결혼작사 이혼작곡 S1. 10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여자들이 대화한다]
(여자) 야, 야, 아까 틀린 거 봤어?
[함께 웃는다]
(후배1) 형, 다음에 어디 갈까요?
[여자들의 웃음] (반) 다음에…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후배2) 여기 분위기 좋죠?
[의미심장한 음악]
H
저기…
아니에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여자) 누구? 옛날 남친?
[살짝 웃으며] 아니요
- (후배1) 처음 보는데 - (후배2) 어, 형 왔다
(후배2) 저희 먼저 들어갈게요
- (후배1) 연락할게요, 형, 네 - (반) 어
- (대리 기사) 안녕하세요 - (반) 안녕하세요
- (반) 저쪽 지상에 댔어요 - (대리 기사) 예, 알겠습니다
(혜령) [술 취한 말투로] 어, 세워!
(사현) 어, 야, 자기야, 자기야!
(혜령) 부장님! [차 문이 탁 닫힌다]
나 궁금한 거 못 참아요, 잠 안 와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이유 말해 주세요
(사현) 죄송합니다
(혜령) 하나도 안 죄송
빨리요 [사현의 난감한 숨소리]
- (사현) 자기야, 어? - (혜령) 아이!
[혜령의 술 취한 숨소리]
오늘 좀 술이 안 받는지…
[익살스러운 음악] [혜령이 살짝 웃는다]
그냥 후배들이 인사 나누고 하면
소개시켜 달랄 거 아니에요
(반) 그럼 좋겠어요?
합석하자고 할지도 모르고
좀 그런 성향 쪽 후배들이라서요
부장님은
[힘겨운 신음]
어떤 성향 쪽이세요?
[사현의 당황한 웃음]
[혜령이 살짝 웃는다]
(혜령) 아이씨 [사현의 당황한 신음]
그 이유였구나
[웃음]
그런 깊은 마음
배려가 있으셨네요
근데요
소개시켜 달라면 어때요?
인사 한 번 한다고 내 얼굴 닳아요?
[혜령이 살짝 웃는다]
맞아요
좀 성가시긴 해
사인해 달라, 사진 찍자 [자동차 경적]
(사현) [난처해하며] 뒤에 차 와
부장님, 그럼
간다고요
네
신사시다, 어쨌든
- (사현) 아휴 - (혜령) 내 생각 해서
(혜령) 그렇죠? [혜령의 웃음]
(사현) 죄송합니다
가자 [혜령의 한숨]
아이고
- (혜령) 아이, 싫어 - (사현) 아이, 자기야…
[사현이 중얼거린다]
(사현) 잡아, 잡아
[문이 달칵 여닫힌다]
[유신의 개운한 신음]
[유신의 헛기침]
[피영의 놀란 숨소리]
(피영) 감기 들겠어, 안 추워요?
(유신) 안 추워
음, 냄새 좋아
[유신이 살짝 웃는다]
얼마큼 보고 싶었어?
하늘만큼 땅만큼은 아니고
(유신) 어?
우주만큼
[웃음]
[피영의 웃음]
(유신) 잠 잘 오더나?
어떻게 잠이 와 서방님이 안 계신데, 옆에
(유신) 그래서 허벅지 찔렀어?
[피영의 웃음]
(피영) 나 칼 들었어
든들 내가 무서워해, 칼?
- 들어가자 - (피영) 뭘 들어가? [피영이 과도를 달그락 놓는다]
과일 먹어야 돼, 비타민 섭취
매일 먹는 과일
(유신) 안아 줄까?
(피영) 응
[피영의 놀라는 신음]
그냥 서방님 얼굴 보면서 정담 나누고 싶어
오붓하게
(유신) 얼굴, 목소리, 보디 중에 하나 선택하라면?
마음
사피영을 사랑하는 내 영혼?
(피영) 응 [유신이 입소리를 쩝 낸다]
그래, 알아주면 됐어
[살짝 웃는다]
옆자리에 친구 앉았던 건 아니지?
아니지, 라운지에서 만났어
- A380? - (유신) 응
옆자리 누가 앉았어?
아무도, 다행히
그 친구는 언제 들어간대?
한 달 있으면 볼일 끝날 거라고
초대해야겠네
자기가 놀아?
내가 그냥 갈 때 밥 한 번 더 살 거야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피영) 그 친구인가 봐
[의미심장한 음악]
[유신이 포크를 달그락 놓는다]
[유신의 한숨]
(유신) 스팸
(아미) 정리 마쳤어요
오늘 너무 감사해요
[유신이 휴대전화를 탁 놓는다]
- (피영) 누구야? - 어떻게 알아, 잘못 보낸 거지 [문이 달칵 여닫힌다]
(지아) 엄마
(피영) 어
나 목에 뭐 났어
[피영이 포크를 툭 놓는다]
[피영의 놀란 신음]
(피영) 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유신) 푹 자요,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고
[웃음]
뭐 해?
어, 내일 막둥이 7시 출발하잖아
(시은) 샌드위치 싸 주려고
(해륜) 아휴
- (해륜) 감자샌드위치? - (시은) 응
휴게소 들를 텐데 힘들게
휴게소 음식 좋아해야 말이지
한 끼 정도는 먹어도 돼
엄마 정성
- 아휴 - (시은) 기쁨이네도 먹게
스키장 데려가 주는데
우리도 데려갔었는데, 뭐
(해륜) 내가 할게, 당신 손목도 안 좋은데
[한숨] [따뜻한 음악]
설레서 잠 안 올 것 같아
와인 한 잔 마셔
한 잔 갖고 안 될 것 같아, 입 대면
좋긴 한데
당신 고생했을 생각 하니까
차 한두 푼도 아니고
무슨 고생
어차피 쓰지 않으면 모으는 거지
(시은) 원래 작년에 바꿔 주려고 했는데
1년 더 걸렸어
잘할게
[잔잔한 음악]
[문이 스르륵 열린다]
[문이 스르륵 닫힌다]
[유신의 힘주는 신음]
어서 오너라
어?
[화장품을 탁 내려놓는다]
안 피곤해?
피곤하니까 우리 마누라 얼른 오라고
내 엔도르핀
[웃음]
[기림이 코를 드르렁 곤다]
[동미의 한숨]
[동미의 한숨]
[기림이 방귀를 뿡 뀐다]
[동미의 짜증 섞인 한숨]
[기림이 연신 코를 드르렁 곤다]
[동미의 한숨]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자동차 알림음]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문이 열립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9층
[흥미진진한 음악]
아, 저도 리버파크 피트니스…
아, 네
강준 코치님 잘 가르치세요?
(사현) 어제 운동하시는 거 봤거든요, 잠깐
아…
(원) 전 그분한테 안 배워요
저희 코치분 안 나와서요, 어제
(사현) 아, 네 [엘리베이터 도착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원) 등록하셨어요?
(사현) 아, 예
몸 좋으신데 더 좋아지시려고요?
(사현) 아,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야말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난다]
[문호의 한숨]
(예정) 손 마디마디가 저리고 아파
[문호의 한숨]
[문호가 컵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여보
- (예정) 나 손 좀 - (문호) 손 뭐?
좀 주물러 달라고요
내가 왜?
(문호) 내 손이여?
마디가 아프다고, 양손 다
[문호의 한숨]
[예정의 아파하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반지를 툭 던진다] [예정의 한숨]
- 작작 껴 - (예정) 아휴
반지 때문에 아프다고?
언젠가 보니까 양손에 세 개를 끼고 있더만
제정신인가 했네
(예정) 평생 해 먹이느라
관절이 다 닳아서! [문호가 서랍을 드르륵 연다]
(문호) 뭘 얼마나?
도우미 아주머니들이
다 씻고 다듬고 자르고 하더구먼, 볶고
도우미 쓴 지 몇 년이나 돼서?
(문호) 햇수로 20년
21년
마누라 생일도 모르면서 그건 기억해? [문호가 서랍을 탁 닫는다]
(문호) 기억해
월급 나가니까
정떨어져, 정말
서울 가면은 조 원장네 들러
(문호) 적외선 치료 받고
파라핀에 손 담그는 거 좋아하잖여
[익살스러운 음악] 버는 놈 따로 있고
쓰는 여인 따로 있고
왜? '년'이라고 하지? '쓰는 년'
비아냥거리는 겨? 아침부터?
아침부터 돈타령 아니야, 살 떨려요?
(문호) 살은 안 떨리고 마음이 떨려
시집와 자그마치 여섯 식구 건사했어
애들 태어나고는 여덟 식구
(문호) 우리 엄니는 뭐
손 놓고 며느리 밥상 받으셨디야?
아무것도 모르는 서울내기
몇 년을 수발들면서 가르치셨는디
우리 엄니가
[예정의 한숨] 호강에 겨워서
(예정) 나 빠질 만한 요강 하나 만들어 오든가
[문호가 혀를 쯧 찬다]
[문이 탁 닫힌다] 미워, 정말
내 발등 내가 찍었어
언제나 되면 공손해질까 마누라 소중한 줄 알고
[혀를 쯧 찬다]
아휴
(문호) 동미야, 왜 이려?
[흥미로운 음악]
아이고
어쩌
[문이 드르륵 열린다]
- (예정) 저, 동미 잘못됐어요? - (문호) 부었어, 다리가
[예정의 걱정하는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 (준재) 아침 차려요? - 아니, 잠깐 [문이 탁 닫힌다]
(문호) 빨리 차 대
- (예정) 어, 병원 가게요? - (문호) 응
(예정) 아침도 안 먹고?
아침이 문제여, 시방?
다리가 부었다고, 동미 다리가, 쯧
내 손은 안 중요하고 개 다리는 중요해?
바지 어디 있어?
병원 데려간다고, 직접?
소예정이 데려갈 거 아니면 다물어
바가지 긁지 말고
바가지로 들리우?
청춘을 바쳐 수발든 마누라 손가락은 아프거나 말거나!
저리다며
저리고 아프다고!
(문호) 붓지 않았잖여, 쯧
동미 다리, 동미 다리
[문이 탁 닫힌다]
개 아니랄까 봐 개라면 껌뻑 죽어!
(문호) 동미야, 말도 못 하고 얼마나 아팠어
판문호
아플 때 봐!
[휴대전화 진동음]
어
(문호) 조 원장한테 가는디 따라나서
안 가!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휴대전화를 탁 놓는다]
(문호) 얻다 소리 질러? 귀청 떨어지게!
첫새벽부터!
(예정) 내 입 갖고 내가 소리 지른다!
(문호) 올 때까지 간 집어넣어
안 집어넣어
판문호 간이나 집어넣어!
(문호) 얼씨구
[늘어지는 효과음] 절씨구
절씨구!
참, 노망났어, 할망구
(문호) 아이고, 아이고 [문호가 강아지를 어른다]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문호의 힘주는 신음]
아이고, 동미야, 아이고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 (준) 그렇죠, 쭉, 좋아요 - (사현) 아휴, 씨
(준) 조금만 더 힘내고 [사현이 숨을 후 내뱉는다]
[숨을 후 내뱉는다] [트레이너가 코치한다]
(트레이너) 네, 좋아요, 다시 마시고
[숨을 후후 내뱉는다]
내쉬면서 올라올게요, '후' [원이 숨을 후 내뱉는다]
다시 마시고 무릎 더 열어 보고 상체 더 세우고
내쉬고 [원이 숨을 후 내뱉는다]
(준) 자, 시선은 정면 보고 [숨을 후 내뱉는다]
아, 예
[숨을 후 내뱉는다]
개같은 인간
[목멘 소리로] 나보다 개가 더 소중해?
(문호) 조 원장, 나여
일어났지?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우리 동미가…
강아지, 우리가 키우는
잉
(문호) 전에 한번 보니까 개도 처치하더구먼
부었어, 다리가, 일어나 보니까
그래서 지금 가려고
아, 그러게
아주 짠해 죽겄어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냄새를 킁 맡으며] 아니, 무슨 냄새가 이렇게 맛나?
[웃으며] 닭볶음탕요
지아 아비 온다고?
네
당신 같은 사람 없다
친엄마라도 그렇게 하기 힘들 거야
[살짝 웃는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준) 좀 빡세게 했는데 할 만하세요?
(사현) 아이, 그럼요
많이 땅기시면 내일은 쉬시고요
아유, 아니에요
(준) 저쪽 휴게실인데
물 있어요, 간단한 간식도 있고
(사현) 아, 네
- (사현) 수고하셨어요 - (준) 네, 고생하셨습니다
[지친 숨소리]
[한숨]
[숨을 깊게 들이켠다]
[물이 조르르 흘러내린다]
[사현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사현) 이거 먹어도 돼요?
(원) [살짝 웃으며] 네
근데 그거 먹으면 운동 효과 없는데
오늘만요
(사현) 첫날이니까
싸 오셨어요, 직접?
[살짝 웃으며] 네
이 아침에요?
간단해요
[잔잔한 음악]
(원) 운동 끝나면 막 식욕 폭발하죠?
지하에 식당 있어요
아, 죄송해요, 식사하시는데
- 아니에요 - (사현) 그럼
[사현이 봉지를 부스럭거린다]
[종업원1의 웃음]
- (종업원1) 어서 오세요 - (사현) 네
[사현의 힘겨운 신음]
[한숨]
순두부요
(종업원1) 네
[한숨]
[사현의 힘겨운 신음]
[사현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사현의 힘주는 신음]
어
PT 받았어?
어
- 잘 가르쳐? - (사현) 응
살 빠지는 소리 들려?
들려, 벌써 배가 홀쭉해
밥 먹으면 운동한 거 헛수고야
굶어, 그럼?
서울머핀 가, 샐러드 많아
갈 기운 없어, 거기까지 근처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검색해 보면 되지
지하 식당 왔어
뭐 시켰는데?
순두부
미쳤어?
밥이랑 먹으면 빠져? 찌개에 나트륨 많고
반 공기만 먹을 거야
반 공기 먹고 수저 놓게 돼?
저기, 그럼 나 도시락 좀 싸 줘라 [흥미로운 음악]
도시락?
어, 고기 넣어서 샐러드
고기 같은 소리 해, 내가 놀아?
놀아, 다 그만두고 내가 잘 먹여 살릴게
그 월급 갖고
(혜령) 아휴, 아침부터 하나 마나 한 소리 하지 마
뭐가 하나 마나 한 소리야 농담 아니야
끊어, 나갈 준비 해야 돼
(사현) 어, 어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어휴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해륜의 힘주는 신음]
[자동차 시동음]
들어가, 추워
가는 거 보고
벌써 느낌이 달라
나 좀 있어 보여?
언제나 있어 보이지
- 갔다 올게 - (시은) 응
(시은) 창 올려요
[타이어 마찰음]
[따뜻한 음악]
[기분 좋은 숨소리]
[옅은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동미가 핀을 달칵 채운다]
[초인종이 울린다]
(기림) 지아 아비 왔나 봐
네!
원장님 화장실
(동미) 잠은? 시차 바뀌어서
(유신) 잠깐 깼다가 다시 잤어
[동미가 살짝 웃는다]
[분위기 있는 음악]
왜?
더 영해지셨어
[웃음]
아유, 나이가 있는데, 무슨
(유신) 여자하고 집은 가꾸기에 달렸다더니
내가 뭐 가꿔
퍼져 있는 걸 못 봤으니까, 한 번도
- 고파? - (유신) 조금
[서류 봉투를 툭 내려놓으며] 응, 손 씻어
- (유신) 여기서 씻어도 되지? - (동미) 응
[물소리가 솨 들린다]
비행기 옆자리 누구 앉았어?
풋풋한 젊은 아가씨
[분위기 있는 음악]
(동미) 지아 아비
LA 갔다 올 때 옆에 이쁜 아가씨 앉았대
아무도
[살짝 웃는다]
(기림) 왔냐?
(유신) 네
[유신이 수전을 툭 잠근다]
(유신) 한번 보세요
뭐 하러 봐, 내가
2주 후 집값 입금될 거예요
아버지 계좌로 넣어 드릴게요
됐어, 어차피 네 명의였고
명의만 제 이름이었죠
(기림) 상속
(동미) 오세요
(유신) 야, 닭볶음탕 [동미가 살짝 웃는다]
(기림) 새벽부터 일어나 했어
(유신) 감사합니다
[기림의 웃음]
(동미) 아이고, 앞접시, 어머
(기림) 오, 음
아이고, 보리새우 들어가서 아주 시원하다
뭐 작은 거라도 안 사 왔냐?
(유신) 아, 예
아이, 뭘 사 와요 여행 간 것도 아니고
촌스럽게
[앞접시를 달그락 놓으며] 어서 드셔
(유신) 이번엔 다 생략했어요
그럼, 물건 사는 게 얼마나 부담이야
간이 안 짠가 몰라
(기림) 아, 음식이 짤 때도 있고 싱거울 때도 있지
[옅은 탄성]
아, 딱 맞아요
[웃음]
집 산 사람들 좋아했을 거야
그렇게 관리 잘된 집 어디 있어
바다 뷰에다
[동미의 웃음] (유신) 아주 만족하더라고요, 고맙다고
지아 엄마 아쉬워 안 해?
(기림) 지아 크니까 어디 가게 돼? 세금만 나가고
(유신) 맞아요
이 닭볶음탕은 매일 먹어도 안 질릴 것 같아
하여튼 솜씨가 남달라
[기림과 동미의 웃음]
매일 먹어서 안 질리는 음식 어디 있어
정말
지아 어미한테 전수해 줘, 양념 비법
싫어요
며느리도 모른다는 말 왜 있는데요
[함께 웃는다] (기림) 나 참, 사람
별거 없어요, 들어가는 양념 똑같고
[동미가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유신) 어
패딩 차에 있는 거지? 어제 안 입고 들어오고
어, 그거 중학교 동창 줬어
그 비싼 걸?
얇은 가죽 잠바 하나 입고 들어온 거야
어제 날씨 무지 추웠잖아
아주?
그럼, 뭘 돌려받아
아휴, 아끼는 패딩이구먼
똑같은 걸 살 수도 없고
됐어, 입을 만큼 입었어
아침 먹는 중이야
알았어요
[휴대전화 조작음]
[아쉬운 신음]
[혀를 쯧 찬다]
동미 어떻게 됐어요, 회장님?
네, 제가 잘 치료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기림) 규식 엄마 오늘 못 온다 그러지 않았나?
(동미) 그래서 다른 아줌마요, 하루
[동미가 살짝 웃는다] (기림) 응, 응
(유신) 이만 가 볼게요
- (기림) 어, 오늘도 수고하시게 - (유신) 네
[서류 봉투를 부스럭 집으며] 이거
아
[유신이 살짝 웃는다]
(유신) 점심 생각 없을 것 같아 아침 너무 잘 먹어서
(동미) 먹는 게 남는 거래, 뼛속으로 살찌고
[동미와 유신의 웃음]
추운데 나가시지 말고 계세요 웬만하면
아, 차 타고 움직이는데, 뭐
지아 하루 와서 자고 가라 그래
네
(유신) [작은 소리로] 갈게
어디 리조트 가면 좋은데
가면 되지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지아는 스키장 가는 거 좋아할 거예요
스키장 간 지도 꽤 됐다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안녕하세요
아, 네, 아, 신으세요
아, 네
[동미가 살짝 웃는다] [가사 도우미의 탄성]
사모님, 사장님 어쩜 이렇게 인물들이 좋으실까
(가사 도우미) 지금 바깥분 나오시는데
순간 배우인 줄 알았어요 너무 잘생기셔서
[헛기침]
아버님 닮으셨네요, 사장님이
- 아주머니 - (가사 도우미) 네
우리 집사람이에요
모르면서 함부로 관계 설정하는 거 아니에요, 초면에
죄송해요, 사모님이 너무 젊으셔서
[문이 달칵 여닫힌다] [동미의 옅은 웃음]
우리 집 일이 좀 까다로워요 그래서 더 드리는 거고
- 이쪽 - (가사 도우미) 아, 네
[고마운 숨소리]
[전동 칫솔 작동음]
[동미의 망설이는 신음]
(동미)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여튼
왜 그렇게 남한테 관심이 많은지 [물소리가 솨 들린다]
[전동 칫솔 작동음]
아, 저기…
(기림) 뭐?
[살짝 웃으며] 아니에요
말해
좀 있다요
(기림) [전동 칫솔을 탁 놓으며] 응
[전동 칫솔 작동음]
[기림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사현의 힘주는 신음]
(변호사) 오늘 혈색이 좋아?
[사현이 피식 웃는다]
운동 시작했어요
- (변호사) 아침에? - (사현) 네
[변기 물이 솨 내려간다]
운동하는 여자들요
좀 섹시하지 않아요? [물소리가 솨 들린다]
(변호사) 섹시하지, 애플 히프에 레깅스 입어 봐
[흥미로운 음악]
[변기 물이 솨 내려간다]
[물소리가 솨 들린다]
괜찮은 여자 있어? 센터에?
[피식 웃으며] 아니요
거의 남자 회원들이에요, 아침이라
[휴지를 탁 넣는다]
아, 서면 언제까지 돼?
(변호사) 급해, 모레까지 끝내야 돼
오전에 돼요
(변호사) [살짝 웃으며] 그래
[새가 지저귄다] (기림) 응
[동미의 한숨]
아침에 밥 드셨으니까 점심엔 빵 어때요?
- (기림) 빵? - 샌드위치요
(기림) 응
(동미) 저기…
가발 하나 맞추는 거 어떠세요?
가발 쓰라고?
[살짝 웃는다]
젊어 보이고 좋을 것 같아요
아, 얼마나 불편하다는데
내 친구들 몇몇 쓰거든요
요즘은 안 불편하대요, 잘 만들어서
염색약은 피부 트러블 생겨서 안 되고
불편하면 안 쓰면 되니까
일단 한번 맞춰요
그랬으면 좋겠어?
(동미) 머리만 까매도 20년 젊어지세요
[동미의 옅은 웃음]
대머리도 아닌데
저 자꾸 오해받는 거 좀 그래요
제가 머리 흰 칠 해요?
(동미) 어떨 땐
불륜 커플 보듯이 하고, 사람들
너무 기분 나빠요
알았어
오늘 맞춰요
[감성적인 음악]
박해륜 학과장님이세요?
아…
아, 남가빈 씨?
네
들어오세요
(해륜) 아이고 [해륜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아유, 청소를 안 해서
(가빈) 어머, 깨끗한데요
(해륜) 앉으세요 [가빈이 살짝 웃는다]
아이, 잠깐만
- (해륜) 아휴 - (가빈) 아니, 괜찮습니다 [해륜의 웃음]
커피 드시죠?
아니요, 앉으세요
(해륜) 깜짝쇼 좋아하세요?
아니요
[웃음]
주 교수님께 말씀 못 들으셨어요?
(해륜) 네
저 오늘 인사드리러 온다고 했는데
아, 그래요?
아, 주 교수, 집에 일이 좀 생겨서 정신없을 거예요
(해륜) 그러셨구나
한참 기다리신 거 아니에요, 그럼?
한 40분?
아이, 저런
전화를 하시죠 과 사무실에 물으시든가
오시려니 했어요
추우시겠네
(해륜) 아, 뭐 따뜻한 거 한잔 마셔야 하는데
(가빈) 괜찮습니다
[해륜이 살짝 웃는다]
제가 솔직히 남 선생님 공연은 못 봤어요
몇몇 기사만 훑었고요
평 좋으시더라고요
악평도 있어요
[함께 살짝 웃는다]
뮤지컬 안 좋아하세요?
뮤지컬 싫어하는 사람 거의 없죠
유명 배우들 공연만 보시나 봐요
아이, 그렇지 않고요
남 선생 정도면 유명하시죠
훨씬 실물이 동안이시네요
나이만 먹었어요
배우로 입지를 다지셨는데 무슨 나이만 먹어요
대답 돌리시지 말고요
아…
네
[멋쩍은 신음]
아, 돌리는 건 아니고
어쩌다가요
굳이 이유를 찾으면 먹고살기 바빠서?
인연이 안 닿았던 거죠
저도 동료들 공연 다 못 보니까
어쨌든 모시게 돼 영광입니다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회를 주시면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네
아이, 근데
저, 강의료 많이 못 드려서 죄송해요
아이, 돈 때문에 하는 거 아니고요
어떤 수업을 해야 하는지 겸사겸사 인사드릴 겸 왔어요
네, 그, 뮤지컬 실기니까 실기 과목1
2학기 땐 뮤지컬 실기2
(해륜) 아유, 12시네
(가빈) 갔다가 다음에 다시 찾아뵐까요?
아니요, 뭐 하러 시간 힘들게 오셨는데
차 갖고 오셨죠?
사람들 알아보고 하니까
네
괜찮으시면 제가 오늘 점심 살게요
안 괜찮아요
구내식당이 좀 먼데
(가빈) 도시락 싸 오셨어요?
(해륜) 아, 예, 집에서
[해륜의 힘주는 신음]
[해륜이 숨을 들이켠다]
나가 먹기 귀찮고
유부초밥이네, 오늘은
[해륜이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가빈) 어머, 맛있겠다
같이 드실래요? 어, 구내식당 밥보다는 나을 거예요
네 [함께 살짝 웃는다]
완전 정성이세요
[놀라며] 어, 아니, 제가
손님이세요
손님이니까요, 경우가 아니에요
[살짝 웃는다]
[힘주는 신음]
[뚜껑을 달그락 놓으며] 장국 드세요
(가빈) 아, 전 국 잘 안 먹어요 끓일 시간 없어서
끓일 시간 없는 건 아니지
하여튼 안 먹어 버릇하니까 맨밥이 오히려 편해요
아, 네
- 드세요 - (가빈) 먼저 드셔야죠
[살짝 웃는다]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가빈) 저, 모자라신 거 아니에요?
저 뺏어 먹으면
아니요, 부르게 먹으면 졸려요
적게 먹는 게 건강에도 좋고
부족한 듯이
[살짝 웃는다]
(해륜) 다이어트하세요?
아니요, 전 먹는 재미로 살아요
[함께 웃는다]
[감탄하며] 맛있다
어, 유부초밥이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네요
사모님 음식 솜씨 좋으세요
(가빈) 일식집보다 훨 나아요
(해륜) 많이 드세요 [가빈이 살짝 웃는다]
맛있네요, 혼자 먹을 때보다
혼자 먹는 기분 알죠
독립하셨어요?
그럼요, 나이가 몇 개인데
식구들 다 이민 가고 혼자 남았어요
[가빈의 헛기침] (해륜) 어…
[해륜의 힘주는 신음]
종이컵이…
(가빈) 그냥 마실게요
[해륜이 살짝 웃는다]
(해륜) 아
(가빈) 감사합니다
[살짝 웃는다]
[헛웃음]
몇 년 전 공연할 때요
이 생수 따서 들이켜는 설정인데
마개가 안 따지는 거예요
그래서요?
또 해도 안 되고, 애드리브했죠
'따 주세요', 상대 배우한테
[함께 웃는다]
그럴 상황이 아니었는데
순발력 있으시네요
객석 웃음 안 터졌어요?
터졌어요 [가빈의 웃음]
음
진짜 맛있다 [웃음]
(가빈) 학생들 사진이죠?
(해륜) 네
오른쪽은 학부, 왼쪽은 대학원생들
- (가빈) 이름 외우려고요? - (해륜) 네
열정이 느껴지세요
보기엔 열정 없어 보여요?
[웃으며] 아니요
아까 처음 뵙는 순간
굉장히 차분하시다는 인상 받았어요
[웃음]
은근 덜렁대요
전혀 안 그래 보이시는데
(문호) 집사람 어디 간다 하고 갔어요?
모르겠어요, 말씀 안 하시고
(문호) 마실 거 한 잔 줘요
(준재) 차요?
[한숨]
맥주 있어요?
[흥미로운 음악]
(예정) 물으셔도 모른다고 해
네
얼마나 계실 건데요
우리 양반 하는 거 보고
가만 봐주니까 그냥 갈수록 더해
[웃음]
[수납 장을 탁 닫는다]
[맥주 캔을 쉭 딴다]
[맥주 캔을 탁 놓는다]
[통화 연결음] [한숨]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코웃음]
삐 소리 후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전화기까지 꺼 놓으셨어? [익살스러운 음악]
[안내 음성이 계속 새어 나온다]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오징어 한 마리 구워 드릴까요?
됐어요
땅콩 있으면 좀 주든가
(문호) 운동 차림으로 나갔어요?
(준재) 아니요
[맥주 캔을 탁 내려놓는다]
시위는 아닐 테고
시위다
나도 시위할 줄 알아
[지퍼를 직 연다]
(가빈) 시험 끝나서 좀 한가하시겠어요
(해륜) 네, 이제 좀
다음 달 초에 교강 세미나 있는데 그때 정식으로 인사하시면 돼요
네
공연하시면서 어떻게 석사까지 하셨어요?
쉽지 않았는데 했어요, 어떻게 [해륜이 피식 웃는다]
편하게
우리 사적으로는 선후배 관계예요
네
애들한테도 항상 첫 강의 때 제 소개를
'90학번 박해륜입니다' 이렇게 소개해요
(해륜) 너희들 선생이기 전에 선배니까
뭐든 문제가 있거나 어려운 게 있거나 하면
터놓고 얘기하라고
어머, 인간적이세요, 완전 멋있으시고
[살짝 웃는다]
[전화벨이 울린다]
[해륜의 힘주는 신음]
- 여보세요 - (조교) 전데요
(조교) 교양 과목 개편 관련으로 교무처에서 공문이 왔습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
(해륜) 우리 해당 사항 없다고
- (조교) 알겠습니다 - 응
(가빈) 가 볼게요, 시간 제가 너무 뺏었죠?
아니에요
후배로서 밥 한번 살게요 교강 세미나 전에요
네
(가빈) 어, 나오시지 마세요
[함께 살짝 웃는다]
[가빈의 옅은 신음]
너무 맛있게 먹고 가요, 점심
궁금한 거 있으면 전화 주세요
네
[감성적인 음악]
[기분 좋은 숨소리]
[살짝 웃는다]
(혜령) 모니터해 보니까 애칭 같은 거 있더라고요, DJ
(피영) 어, 이제 경품 걸고 애칭 공모하면
물밀듯이 들어올 거야
(시은) 혜령 씨 주로 어떤 곡 들어요?
전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서
선곡은 주로 어느 분이 하세요?
거의 PD가, 매일 아침
- 쉽지 않죠? - (피영) 그렇지
이 세상 쉬운 거 1도 없어
(피영) 맞아, 글 쓰는 것도 어렵고
DJ도 아무나 하는 거 아니고
그래도 TV보다 악플 덜 달리죠?
악플은 덜한데
인제 봐
청취자가 DJ 길들이려고 한다?
어머, 그래요?
(시은) 별별 청취자 다 있어
- (피영) 응 - 열혈 팬부터
[웃음]
[다가오는 발걸음] [흥미로운 음악]
(피영)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멋쩍은 신음]
제가 어제 좀 그랬죠?
아니요, 별로
[혜령의 어색한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아, 제가 어제 좀 취해 가지고
친구들이랑 와인 바 갔는데 계시는 거예요
혜령 씨, 주정 있어?
[풀벌레 울음]
[쓸쓸한 음악]
[한숨]
[떨리는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혜령) 어? 깜짝이야
어머님
[웃음]
사현이가 얘기 안 했어?
네
[옅은 한숨]
[예정이 살짝 웃는다]
(예정) 바빴나 보네
너 프로도 맡았다 하고
단 며칠이라도 내가 좀 챙겨 주려고 왔어
(혜령) 아버님 그러라세요?
너희 아버지가 뭐 감 놔라, 배 놔라 해?
(혜령) 그래도 어머니 손길 필요하실 텐데
- 불편해? - (혜령) 아니요
저야 감사하고 좋죠
됐어, 그럼
며칠이라도 시어미 해 주는 밥 좀 먹어 봐
편히 계세요, 오셨으면
밥이야 나가 먹어도 되고
너나 사현이나 밖에서 질리도록 먹잖아
씻기나 해
[웃음]
[스위치를 탁 누른다]
[한숨]
[가방을 달그락 뒤적인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가방을 툭 내려놓는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어
어머님 오셨어
어, 내가 비번 가르쳐 드렸어
며칠 계신대
계실 수 있지, 아들 집
(사현) 우리가 장만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장만했어도, 부모님 못 오셔?
불편하잖아
남이야?
갑자기…
(사현) 나 지금 바빠, 끊어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아무리 아들 집이라도 갑자기 오시면 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한국엔 어쩐 일로?
그냥요
- 여행? - (아미) 기획사 미팅 있어요
- 방송 쪽요? - (아미) 네
만나서 얘기해 보고 방향 정하자고요
모델 쪽이건 연기 쪽이건
좀 믿을 만한 데예요?
네, 전훈, 이세랑 소속사예요
그래도 그쪽 계통 일이 위험한 부분도 있는데
(아미) 그래서 아빠가 충분히 알아보셨어요
아빠 지인분이 대신 대표랑 직접 만나기도 했고요
서울에 친척은 아무도 없어요?
- 네 - (유신) 어떻게 연락 왔어요?
- SNS 그런 거 보고? - (아미) 네
(유신) 어쨌든 조심, 또 조심하는 게 좋아요
혼자는 안 만났으면 좋겠는데
아빠 친구분 따님 중에
이 계통 일하시는 분이래요
내일 같이 가기로 했어요
원래 관심 있었어요?
- 전혀요 - (유신) 근데?
아빠 도와서 호텔 일 했거든요
오렌지 카운티랑 샌디에이고에 저희 호텔 있어요
아…
변화를 좀 갖고 싶던 차에 연락 와서?
[피식 웃는다]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이승일 님이 원장님 다시 좀 뵙고 싶다세요
(간호사) 말씀 안 드린 게 있다고
- 5분 후에요 - (간호사) 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저 아미예요
네
(아미) 병원 근처 와 있는데
바쁘시면 원장님 패딩 직원분한테 맡기고 갈까요?
근처 어디요?
아
한 삼사십 분 기다리기 힘들죠?
아니요
마지막 환자 보고 갈게요
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종료음]
[피식 웃는다]
[다가오는 발걸음]
[휴대전화 벨 소리]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네
응, 미안
갑자기 누가 보재서 저녁 먹고 들어갈게
[의미심장한 음악]
누가 갑자기?
그냥 아는 선배가 번개 하자고 무슨 일 있는지
알았어요
술 먹겠네?
[살짝 웃으며] 안 먹을 거야
그 선배가 권하면?
그 선배 술 잘 못해
공주님이랑 오붓하게 드셔
(유신) 응
[휴대전화 조작음]
(피영) 지아야
지아야, 일어나
[피곤한 신음]
졸려
안 돼, 저녁 먹고 자
[예정이 살짝 웃는다] (혜령) 저 뭐 해요?
(예정) 할 거 없어
화장이나 지워, 눈 안 무겁니?
[웃으며] 떼면 오히려 허전해요
- (혜령) 꽃게탕 끓이시게요? - (예정) 응
찜이 맛있지 않아요?
날도 추운데 찜 하면 바로 식어 뻐드러져
들어가, 가루 걸려
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TV 전원음]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삐 소리 후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어딜 간 거야?
[혀를 쯧 찬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미가 살짝 웃는다]
- (유신) 뭐 마셨어요? - (아미) 네
(아미) 뭐 드실래요?
아예 저녁 먹어요, 여기까지 왔는데
(유신) 그냥 입어요
아휴, 보니까 비싼 거예요
기획사 미팅 했어요?
네, 계약하기로 했어요
잘 따져 보고 사인해요
- 표준 계약서 있더라고요 - (유신) 뭐래요?
우선 모델 일 시작하고, 광고랑
한 2, 3년 연기 공부 병행해서 드라마 출연하자고요
드라마 제작도 시작했대요
본인이 끼 있다고 생각해요? 그 방면으로, 달란트
음, 해 봐야 아는데
재밌을 것 같아요
아무것도 시도 안 해 보고
호텔 일만 평생 매달리고 싶지는 않아요
가업이잖아요, 안전하고
동생들 있으니까요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 그만두고 돌아가면 돼요
(유신) 그럼 그 패딩 필요해요
야외 촬영 하는 거 보니까 다 그런 큰 사이즈 입더라고요
의상 위에 걸치는 거라
(아미) [웃으며] 아, 그렇겠다
감사해요, 잘 입을게요
오늘 밥은 제가 사는 게 맞죠?
한국 와서 먹으려고 한 거요
많아요
비빔밥, 불고기?
비빔밥, 불고기는 저희 엄마가 해 주셔서 자주 먹었고
(아미) 갈비찜이랑
냉면 먹으러 한국 식당도 몇 번 갔었고
사찰 음식이 1순위예요
막상 먹으면 입에 안 맞을 수 있어요
건강식 좋아해요?
잘 먹어요
사찰 음식 잘하는 식당은 있는데 예약해야 하고
- 오늘은 그냥… - (아미) 미슐랭 레스토랑요
(아미) 이 근처에
(유신) 모네키친이라고 프렌치 요리 잘하는 레스토랑 있어요
[유신의 한숨]
오늘도 춥게 입었네
미팅 때문에요
- 잠깐 들어가 있어요 - (아미) 괜찮아요
시원해요, 안에 너무 후끈해서
오늘은 제가 사는 거예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랬다고
한국에 왔으면 한국 정서를 따라요
한국에선 오빠가 사는 거예요, 오케이?
(유신) 고맙습니다
[아미가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카페도 발레파킹되고, 되게 신기해요
[안전띠를 달칵 채우며] 한국에 신기한 거 많아요
[흥얼거린다]
[휴대전화 벨 소리]
[이어폰 조작음] 네, 아빠
저, 네 엄마 혹시 너희 집 안 갔냐?
(사현) 오셨어요
아빠, 모르세요?
알았어
두 분 싸우셨어요?
아니
아이, 또 투닥거리셨네, 뭐
아니라고, 끊어
네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조작음]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네, 아버님
네 엄마 전화를 꺼 놨어
지금 저녁 하세요
바꿔 드릴게요
[예정이 뚜껑을 달그락 닫는다]
- (혜령) 아버님요 - (예정) 응
여보세요
뭐 하는 짓이야?
[익살스러운 음악] 네?
(문호) 뭐 허는 짓이냐고
[옅은 웃음]
안 들려요, 뭐라고요?
빨리 내려와!
네, 알았어요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한숨]
아
[예정의 힘주는 신음]
끊어?
[익살스러운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미의 만족스러운 신음]
[입소리를 쪽쪽 낸다]
[입소리를 쪽 낸다]
[함께 웃는다]
(아미) 상상 이상이에요
(유신) 맛이?
(아미) 맛, 분위기, 다요
[잔을 탁 내려놓는다]
이태리는 언제 갔었어요?
마지막으로 간 게 한 3년 됐나?
어디가 제일 좋아요?
오빠는요?
- 아말피 해변 가 봤어요? - (아미) 네
거기 바다 동굴
네, 바다 색깔 너무 아름답죠
[아미의 탄성]
(유신) 참 잘 먹어요 [아미의 웃음]
그러다 체하고
[웃음]
이제 체하면 생각날 것 같아요, 오빠
체하지 말아야지 체하는 게 얼마나 힘들어
[살짝 웃는다]
어머니 닮았어요?
조금은요
안 닮았다는 사람들도 있고
오빠는요?
난
할아버지, 돌아가셨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떠올릴 때
혹시 눈물 나세요?
눈물 나요?
외할머니 생각하면요
저 네 살
미국 들어갈 때까지 키워 주셨거든요
돌아가시는 것도 못 보고
아픔으로 남아 있어요
(종업원2) 다 드셨으면 정리해 드려도 될까요?
(유신) 네
(아미) 어, 제가…
한 가지 청이 있어요
들어주실 거예요?
들어 보고
[실망한 숨소리]
[피식 웃는다]
얘기해요
2차 제가 살게요
(아미) 술
2차라는 말은 어떻게 알아요?
한국 드라마 몇 편을 봤는데요
웬만한 표현 다 알아요
[잔을 탁 내려놓는다]
이유는 이따 말씀드릴게요
술 사는 이유
(사현) 와, 꽃게탕 [예정의 웃음]
- (혜령) 어떡해요, 어머님 - (예정) 왜?
밥도둑 반찬들이에요
[예정의 헛웃음]
먹으면 되지
(사현) 언제 이걸 다 하셨대?
갓김치는 내가 갖고 왔고
(사현) 어
김, 엄마가 직접 구운 거지?
(예정) 그럼, 들기름 발라서
(사현) [숨을 들이켜며] 아, 들기름 냄새
[예정의 웃음]
냄새 배니까 그 장갑 끼고 게살
아이, 집에선데 뭐 어때
- 국물도, 음 - (사현) 드셔, 엄마도
차리느라 힘드셨겠어
뭐 힘들어
[예정의 웃음]
(사현) 으음
- 고거 먹게? - (혜령) 네
아니, 기껏 잘 좀 먹으라고 힘들게 했구먼
내일 얼굴 부어요
(예정) 하나부터 열까지
[살짝 웃는다]
밥살이 올라야 이쁘지
체력이 능력 아니야?
반찬 먹을게요
- 쌈 싸 줄까? - (사현) 어
[예정이 살짝 웃는다]
(예정) 자
(혜령) 자기 요것만 먹어
[흥미로운 음악] (사현) 응?
왜 남 먹는 것까지
저녁은 적게 먹어야 돼요
- 초저녁이야 - (혜령) 8시예요
(예정) 밥 한 공기에 돼지 돼?
[한숨]
맨 비루먹은 망아지들처럼 삐쩍들 말라서
말도 있지?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다르다고
내가 얘 제대로 안 먹였어 봐 이렇게 컸나
[예정의 웃음]
[사현의 탄성] [혜령의 옅은 한숨]
인스턴트가 살찌지 쌈이 살쪄?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준재) 누룽지 드실 거예요?
됐어요
차 대
(향기) 막둥이 왔어요, 엄마
(시은) 어, 어
우리 아들, 어떻게, 잘 탔어?
- 어 - (향기) '어'가 뭐야, 이 녀석아
안 넘어졌어?
오늘은 딱 한 번
- (우람) 아빠는? - (향기) 아빠야 늦으시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미) 골프 말고 다른 취미는 없으세요?
(유신) 씁, 승마 시작한 지 좀 됐고
- (아미) 어머 - (유신) 왜요?
(아미) 어제 꿈꿨는데
저 데려다주실 때요
(유신) 아, 잠깐 졸더니, 무슨 꿈요?
웃지 마세요
꿈에서 말 탔어요
뭐, 웃을 일 아니고, 꿈 맞아요?
맞는 건 맞아요
일 잘 풀릴지도 모르겠다
말 타는 건 좋은 꿈이니까
(유신) 승마해요?
어려서 기승했다가 바로 포기했어요 무서워서
[아미가 살짝 웃는다]
(유신) 어, 독하면 칵테일 시켜요
마실래요
언제 말할 건데요, 이유? [아미가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하고 싶을 때요
언제 하고 싶을까?
(아미) 음…
편해지면?
불편해요?
내가 사람 불편하게 하는 타입 아닌데
꿈에서 말 타고 해변을 달렸어요 오빠랑
[숨을 들이켠다]
같이 잘되려나?
얼마큼 마시면 취하세요?
- 아미는? - (아미) 난 기분 따라 달라요
나도
오늘 똑같이 취하면 안 돼요?
안 될 건 없고, 왜 취해야 하는데요?
[아미의 생각하는 신음]
꿈 얘기 하려고 2차 사는 거예요?
아니죠
(아미) 궁금하세요?
그럼 취하세요, 몸만
마음은 말고
어떻게 마시면 몸만 취하고 마음은 안 취할까?
마음만 취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몸보다?
그래야 상대방도 안전하고 여러 면에서
비우세요
[피식 웃는다]
[잔이 땅 부딪는다]
[함께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유신) 아유, 올라오네, 와인이랑 섞었더니
술 세요?
우리 몇 잔 마시고요, 반말하기
[유신이 피식 웃는다] (아미) 그게 이유예요
- 편하게 말하고 싶은데 - (유신) 해요
(아미) 오빠, 동생 하자면서 전 오빠라고 부르는데
계속 '이랬어요', '저랬어요'
그러는 본인은?
존대가 오는데 어떻게 반말이 가요?
편하게 해 주리다, 아가씨
- 지금부터 시작 - (유신) 반말?
(유신) 어, 이렇게 해요, 아, 아, 이렇게 해
'요' 자 붙이면
씁, 꿀밤 맞기도 그렇고
벌주 마시기
지금부터 쭉
며칠 후에 만나서 또 '이랬어요', '저랬어요' 하면
또 술 마시고 [아미의 웃음]
[손가락을 딱 튀기며] 오케이
- 아미 - (아미) 네?
(유신) 마셔
[옅은 한숨]
(아미) 응
(유신) 한 번은 봐주고
사모님
언니는 어떤 분이세요?
[함께 웃는다]
[어두운 음악]
아주아주
괜찮은 여자
모든 면에서?
모든 면에서
[생각하는 숨소리]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피영) 과일 줘?
아이스케이크
아이스케이크 없어 인제 안 사다 놓을 거야
어른들 술 마시는 것처럼
우린 그런 게 맛있단 말이야
둘 다 몸에 안 좋아
몸에 안 좋아도 어른들 마시잖아
엄마도 한 번씩 마시고 들어오고
할 말 없지?
[함께 웃는다]
아이스크림도 없어?
내일 사다 놓을게
(지아) 아이스크림도 배달되면 얼마나 좋아
저거 아빠들 바람피우는 드라마지?
[TV 전원음]
(피영) 어떻게 알아?
(지아) 인터넷에서 제목 봤어
바람피우는 게 뭔지 알아?
인제 열두 살 됐는데, 그럼 몰라?
(지아) 들어갈 테니까 마저 보셔, 편하게
(피영) 지아야
[무거운 음악] 이다음에…
아니야
이다음에 나 결혼했는데
혹시 내 남편 바람피우면 어쩔 거냐고?
(피영) 응
그걸 가만 놔둬?
엄마는?
[피식 웃으며] 엄마야 뭐
아빠는 바람의 '바' 자도 모르니까
아빠는 딸 바보보다 와이프 바보
[함께 웃는다]
우리 딸도 이다음에 사랑받고 살 거야
엄마보다 더
[긴장되는 음악]
[애절한 음악]
(혜령) 자기야, 나 어떡해?
- 어, 어, 금방 갈게 - (혜령) 빨리
(사현) 저, 어떡하죠? 와이프가 좀…
- 오빠, 뭐 좋아해? - (유신) 사람
여자 사람, 남자 사람?
진실 게임 하는 거야?
솔직해 봐, 오빠, 나한테는
뭘 잘했다고 기어 올라와서 또 염장이야? 사람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뭐?
(아미) 인상적이야, 오늘 밤
나한테는
싸가지 없는 게 물어도 안 보고
까탈스러워 보인다고요?
좀 그래 보이세요
올라가 손 씻고 가요
(아미) 오빠
뭐?
나
처음으로 집 떠나 혼자야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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