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결혼작사 이혼작곡 S1. 3

 

 [차 문이 탁 닫힌다]  [혜령의 떨리는 숨소리]

 

 (혜령)  뭐야?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거친 숨소리]

 

 [통화 연결음]

 

 (사현)  아이저기자기야잠깐

 

 (혜령)  아이씨

 

 [혜령의 힘주는 신음]

 

 [사현의 힘주는 신음]

 

 누구야?

 

 여자?

 

 [사현의 아파하는 신음]

 

 바람피워?

 

 [혜령의 분노에 찬 숨소리]

 

 걸어

 

 들어가서 얘기해

 

 만나는 사람이 있어

 

 [기가 찬 숨소리]

 

 - 미안해  - (혜령사람 죽여 놓고  [무거운 음악]

 

 미안하다면 되는 거네?

 

 (혜령)  판 변호사님물었어요

 

 사람 죽여 놓고  '미안해하면 무죄예요?

 

 바람을 피웠다고판사현이?

 

 만나기만 했어?

 

 진도 나갔어?

 

 [혜령의 거친 숨소리]

 

 [혜령의 분한 신음]

 

 [혜령의 힘겨운 숨소리]

 

 누구야?

 

 논현동 살아?

 

 기승전결 얘기 안 할 거야?  변호사답게!

 

 하면

 

 그런다고 자기 맘 풀리겠어?

 

 얼마나 됐어?

 

 그게 뭐 중요해

 

 '뭐 중요해'?

 

 그럼 중요한 게 뭔데뭔데!

 

 나 용서 못 할 거잖아

 

 그래용서 못 해어쩔 건데?

 

 (혜령)  일단 불러걸어서 바꾸든지

 

 ?

 

 (사현)  생각 좀 해 보고

 

 (혜령)  뭘 생각해

 

 생각할 상황이야?  바람피울 때 생각하고 피웠어?

 

 법적 용어로 간통이지?

 

 나 몰래 간통할 때 생각하고 했니?  논리적으로 따져 가면서!

 

 [혜령의 분한 숨소리]

 

 잘못 인정하고 빌기는커녕사람 맞아?

 

 [혜령의 떨리는 숨소리]

 

 [숨을 들이켠다]

 

 잠깐

 

 (사현)  지혈하고 올게

 

 [혜령의 떨리는 숨소리]

 

 [문이 달칵 여닫힌다]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숨을 후 내뱉는다]

 

 [유심 칩을 툭 던진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사현)  어디야?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

 

 ()  실물이 훨씬 이쁘다 소리 들으시죠?

 

 - 그래요?  - (네  [함께 웃는다]

 

 (아미)  요즘 공연 없으세요저도 보고 싶은데

 

 (가빈)  준비 중이에요

 

 전 남가빈인데

 

 아미요본명이에요

 

 송원요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아미)

 

 ()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문호)  동미야

 

 이뻐너무 이뻐

 

 [예정의 어이없는 웃음]

 

 (예정)  여보여보!

 

 [TV 소리가 커진다]

 

 일어나요  [TV 전원음]

 

 왜 깨우고 그래

 

 (예정)  당신은 나보다 동미인가 봐  [익살스러운 음악]

 

 잠꼬대까지 하고

 

 잠꼬대했어?

 

 부산 고거 다녀왔다고 피곤해요?  늙었네

 

 식곤증이야

 

 (문호)  둘째 전화해 봤어?

 

 아휴엄마 밥 먹고 싶어 왔어요

 

 어떻게 알아역술가야?

 

 내기할래요?

 

 집에 먹을 건 없고

 

 왜 먹을 게 없어?

 

 언젠가 보니까 꽉 찼더구먼냉장고

 

 내가 해다 채워 놨죠

 

 채워 놓으면 뭐 해안 차려 먹는 걸

 

 어쨌든 걸어 봐왜 왔었냐고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별희 아비 왔나 봐요

 

 (혜령)  저 왔어요

 

 작은애야?

 

 !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예정)  아니웬일이야이 시간에?

 

 사현이는 화장실?

 

 아니요저 혼자

 

 (문호)  무슨 일 있어?

 

 낮에는 사현이 다녀갔다 하고

 

 (예정)  싸웠니?

 

 (준재)  차나 과일

 

 (혜령)  물요

 

 (예정)  저녁은?

 

 판사현 딴 여자 생겼어요

 

 [무거운 음악]

 

 - 딴 여자라니?  - (혜령바람요

 

 우리 사현이가?  [문호의 한숨]

 

 - 네  - (예정확실해?

 

 본인이 인정했어요

 

 오늘 알았어요좀 전에

 

 - 누구?  - (혜령말 안 해요

 

 이런

 

 (혜령)  물어도 '날 잡아 잡수시오'  다물고 버텨요

 

 당장 내려오라 그래

 

 어머님 하세요

 

 (예정)  걸어 줘

 

 [한숨]

 

 [통화 연결음]

 

 [문호의 한숨]

 

 - (사현어디야?  - 나다

 

 - (사현엄마  - (예정내려와지금

 

 (사현)  아빠도 계신 거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요

 

 엄마골프채 다

 

 (문호)  당장 안 와!

 

 알았어요

 

 [통화 종료음]

 

 [혜령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전혀 눈치 못 챘어?

 

 (혜령)  

 

 아휴진정해

 

 한평생 살다 보면 별일 다 겪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상상이 안 돼요

 

 그러게내 속으로 낳았지만

 

 우리 사현이가 그럴 애가 아닌데

 

 (문호)  꼴에 남자라고

 

 (예정)  술집 같은 데서  이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렇죠여보?

 

 뭐가 '그렇지'?

 

 (문호)  내가 언제 실수했어?  분위기에 휩쓸려서?

 

 말 가려 해  며느리 앞에서 오해받게끔

 

 [머쓱한 숨소리]

 

 (예정)  저기

 

 이것 좀 안 보이게 치워  이따 혹시 찾아도 모른다고

 

 - 네  - (예정

 

 (예정)  [작은 목소리로]  여기 창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신과 지아가 즐겁게 장난친다]

 

 [사람들의 웃음]

 

 - (지아엄마엄마엄마  - (피영?

 

 (지아)  우리 반에  엄청 말 안 듣는 친구가 있어

 

 선생님이 몇 번을 조용히 하라고  경고를 해도 안 들어서

 

 쉬는 시간에 책을 읽으라고 했거든?

 

 - 담임 선생님이?  - (지아

 

 (지아)  말 안 듣는 애가 웬일인지

 

 얌전히 앉아서 멋있게 책을 보는 거야

 

 그래서 '땡땡아뭐 해?' 하고  가서 보니까

 

 [웃으며]  만화책을 읽고 있어

 

 [피영과 유신의 웃음]

 

 - (유신걔 남자아이지?  - (지아

 

 (피영)  그 친구 별명이 땡땡이야?

 

 아니

 

 실명 밝히긴 그렇잖아

 

 어머좋은 얘기 아니라서?

 

 (지아)  응  [피영의 놀라는 탄성]

 

 우리 딸 생각이 이렇게 깊어

 

 (피영)  아니우리한테 실명 얘기해도  별 큰 상관 없는데

 

 누군지 아는 것도 아니고

 

 그러게우리 지아 천사표다

 

 (유신)  현명한 천사표

 

 친구 프라이버시 지켜 주고

 

 ?  [함께 웃는다]

 

 (피영)  아이

 

 (기림)  혼자만 마셔?

 

 잠이 안 와서요

 

 운동 부족하면 잠 안 와

 

 지아네 전화해내일 골프 가자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진동음]

 

 (피영)  어머님!

 

 받아

 

 (피영)  어머님

 

 - 지아 아비 씻어?  - (피영

 

 내일 시간들 돼?

 

 (동미)  원장님이 골프 가자셔오랜만에

 

 [한숨]

 

 [흐느끼며]  저 무시하는 거예요

 

 한국에 가족도 없이 혼자니까

 

 (예정)  무슨 무시를 해

 

 친정 식구들 걱정하게  전화하고 그러지 마

 

 별일 아닐 거야

 

 마스카라 번졌다

 

 [흐느낀다]

 

 (혜령)  어떻게 별일이 아니에요

 

 울지 마라

 

 (문호)  방송국에 얼굴 부어서 가면

 

 (예정)  주말엔 녹음 나가잖우

 

 너도 우리한테는 자식이야

 

 결혼한 지 채 3년도 안 됐어요

 

 어떻게 이래요?

 

 (예정)  집에 일 생기는 것보다

 

 이런 걸로 때우고 넘어가는 게  나을 수도 있어

 

 멀쩡히 나갔다가 다치고 사고 나고  그러지 않던?

 

 가슴이 천 갈래 만 갈래예요

 

 결혼 전에 깊이 사귄 여자 있어요?

 

 (예정)  없어공부하느라

 

 (문호)  있었잖아같은 로스쿨 동기  [흥미로운 음악]

 

 아버지 경동시장에서 약재상 크게 하고

 

 엄마는

 

 그 여자 결혼했어요?

 

 (예정)  몰라

 

 아휴끝난 지가 언제인데

 

 얼마나 사귀었는데요?

 

 1년도 안 돼

 

 (예정)  아마 업소 여자일 거야

 

 사현이가 미쳤다고 너같이 이쁘고  유명세 있는 와이프를 두고

 

 논현동으로 저장했다니까요

 

 (예정)  그러니까아직 진한 사이는…  [초인종이 울린다]

 

 [혜령의 떨리는 숨소리]

 

 [멀리서 개들이 왈왈 짖는다]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사현의 가쁜 숨소리]

 

 동미야이따가

 

 [한숨]

 

 [한숨]

 

 (예정)  어떻게 된 거야?

 

 혜령이 말이 다 사실이야?

 

 (사현)  

 

 - (문호죽통을 날려 버릴라그냥…  - (예정아휴여보

 

 (예정)  아휴좀 일단 들어 보고요!

 

 [문호의 성난 신음]  앉아

 

 (문호)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더니

 

 언제어디서 만난 여자야?

 

 그런 건 중요하지 않고요

 

 그럼 뭐가 중요해?

 

 새파랗게 젊은 게  일이나 열심히 할 것이지

 

 일 열심인 거 아시잖아요

 

 결혼 전 사귀었던 여자야?

 

 로스쿨 동기라는?

 

 - 아니  - (혜령그럼?

 

 그게 뭐 중요해

 

 아까도 그러더니

 

 [혜령의 답답한 숨소리]

 

 (예정)  그러지 마

 

 호랑이한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이런 때일수록 이성적으로

 

 [버럭 하며]  잘했어잘못했어?

 

 (사현)  잘한 거 없습니다

 

 말 빠져나가는 거 보세요

 

 잘잘못 묻는데  잘못했다는 인정 아니잖아요!

 

 변호사라 그래

 

 변호사하고 바람피운 거하고  무슨 상관이야?

 

 직업 정신요

 

 만만한 게 나예요?

 

 내가 헛짓한 것도 아니고  며늘애 앞에서

 

 (예정)  당신은 골프 회장답게 골프 잘 치고

 

 얘는 말 다루고 글 다루는 직업이니까  그런 식으로 대답한다고요

 

 본능적으로

 

 (문호)  잘못했다고 용서 빌어  다시는 안 그런다고

 

 각서 받아

 

 어떻게 믿어요감쪽같이 속였는데

 

 (문호)  내가 이런 문제로  분란 일으킨 적 있냐?

 

 - 네 엄마 실망시킨 적 있어?  - (사현아니요

 

 (문호)  근데 어디서 배웠어명색이 변호사가!

 

 이런 인격인 줄 모르고

 

 그쪽 너 기혼인 거 알아?

 

 (사현)  

 

 [떨리는 숨소리]

 

 (문호)  반지 꼈는데 몰라

 

 (예정)  빼고 만날 수도 있어요

 

 [혜령의 한숨]

 

 - 사진 까 봐  - (사현없어휴대폰

 

 판사현

 

 겨우 이거야?

 

 이 정도밖에 안 돼?

 

 (예정)  어떡할 건지 얼른 얘기해

 

 전화번호 외울 거 아니야

 

 여기 불러다 앉혀당장!

 

 (문호)  이뻐?

 

 혜령이보다 더?

 

 (예정)  지금 이쁘고 안 이쁘고가 중요해요?

 

 인물에 넘어갔을 거 아니야

 

 (사현)  아니요  [혜령의 어이없는 신음]

 

 너 변호사인 거 알고 달라붙은 거야

 

 거기다 시그널 컨트리 아들이겠다  그렇지?

 

 - 아니요  - (예정그럼?

 

 그런 건 중요하지 않고요

 

 뭐가 중요해그럼뭐가!

 

 어쩔 거야?

 

 오늘 결론 내!

 

 얼른 용서 빌어

 

 [침을 꼴깍 삼킨다]

 

 나 용서 못 하지?

 

 잘못한 거 알아

 

 하자는 대로 할게

 

 [무거운 음악]

 

 하자는 대로 하다니?

 

 이혼하자면 한다고?

 

 [기가 찬 숨소리]

 

 [예정의 다급한 신음]

 

 (예정)  아휴

 

 (문호)  콩가루 집안도 아니고

 

 우리 집안에 이혼은 없어!

 

 어디 부모 앞에서 이혼이란 말을 올려!

 

 (혜령)  

 

 (예정)  미안해 그래면목 없어서

 

 용서 빌어빨리

 

 잘못한 건 솔직히 인정하는 게 남자야

 

 (사현)  미안해

 

 단순히 미안함?

 

 (사현)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해요

 

 (문호)  낮에 그래서 다녀갔어이혼 건으로?

 

 (사현)  

 

 (예정)  이실직고하려고 했단다수습하려고

 

 수습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 사람 성격 제가 잘 알거든요

 

 나 봐줄 수 있어?

 

 - 입장 바꿔서 나라면?  - (사현그러니까

 

 어떡하겠다는 얘기야?

 

 (예정)  무릎 꿇었잖아

 

 얘는 말보다 행동이 우선이야

 

 내가 생각해도

 

 (사현)  신뢰가 깨졌어

 

 옛날로 돌아가기 어려워

 

 (예정)  너만 고쳐먹으면 돼정리하고

 

 어머니잠깐요

 

 [떨리는 숨소리]

 

 (혜령)  그 여자 이름 뭐야?

 

 사랑해?

 

 [어이없는 숨소리]

 

 솔직히 대답해

 

 사랑 감정이야?  [무거운 음악]

 

 [침을 꼴깍 삼킨다]

 

 개나발 같은 소리!  [예정의 다급한 신음]

 

 (문호)  아줌마아줌마!

 

 이거이거이거  이거 치는 거골프채!

 

 (준재)  제가 안 뒀는데요

 

 - 현관에!  - (준재

 

 [예정의 한숨]

 

 이런 미친놈 봤나

 

 얘기 끝났네

 

 (예정)  아휴

 

 앉아!

 

 [예정의 한숨]

 

 좁은 골목에  돼지 새끼 몰듯 하면 안 돼

 

 혜령이도 사랑해서 결혼했잖아  죽고 못 살 만큼

 

 스쳐 지나가는 감정을  지금 순진해서 착각하는 거지

 

 얼마나 만났길래 사랑이야?

 

 [기가 찬 숨소리]

 

 (예정)  아휴남자한테 사랑은 한 번이야

 

 당신 언젠가 나한테 그랬어요그렇죠?

 

 사랑이든 나발이든  용서 빌고 끝내오늘부로

 

 얼른 그러겠다고 해

 

 (사현)  죄송해요아빠

 

 - 못 끝내?  - (사현

 

 [어이없는 신음]

 

 이 자식이 지금

 

 (예정)  아이고

 

 혜령아!

 

 얼른!

 

 키 빨리 주고김 실장 따라 보낼게

 

 어떻게든지 수습해!

 

 [풀벌레 울음]

 

 [문이 탁 열린다]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사현의 가쁜 숨소리]

 

 동미야미안다음에  [강아지가 왈왈 짖는다]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차 문이 탁 닫힌다]

 

 [혜령의 한숨]

 

 결혼 때 내가

 

 다시 생각해 보라고 했건만

 

 (문호)  어린거한테 빠졌어필시

 

 살다 보니 별로인 거지

 

 공주 누나 모시기

 

 혜령이 자존심에

 

 어떻게 봐 내

 

 [떨리는 숨소리]

 

 (혜령)  너 사람이야?

 

 얼마나 됐어?

 

 얼마나 됐냐고!

 

 우리 얘기만 해

 

 우리 얘기지 다른 사람 얘기야지금?

 

 (혜령)  판사현이 날 배신 때렸지  다른 사람이 때렸어?

 

 (사현)  운전 중 아니야

 

 [혜령의 한숨]

 

 (혜령)  세워  [사현의 한숨]

 

 - 세워!  - (사현세우면?

 

 택시 타고 갈 거야

 

 (사현)  거의 다 왔어

 

 (혜령)  뭘 다 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피영잠들었어  - (유신

 

 - 기분 새롭지?  - (피영

 

 (유신)  자주 오자지아도 좋아하고

 

 (피영)  따라다닐 때 데리고 다녀야지  중학생 되면 뜨악할 거야

 

 공부도 해야 하고

 

 우리 지아는 안 그럴 거 같은데?  지금 봐서

 

 자식은 맘 비우고 키워야 한대요

 

 부모 뜻대로바람대로 크는 거 아니래

 

 자식이라고 다 똑같나

 

 [만족스러운 신음]

 

 (피영)  맛있다

 

 와인은 역시 분위기도 중요해

 

 (유신)  난 아닌데

 

 누구랑 마시느냐가 중요한데

 

 나도 여기서 혼자 마시면 별로고

 

 [유신이 피식 웃는다]

 

 오늘 제대로 당긴다

 

 적당히 마셔요  내일 일찍 체크아웃해야 하는데

 

 자기 괜찮겠어?

 

 피곤하면 안 간다고 그러지 그랬어?

 

 피곤?

 

 필드 나가는 건데 오히려 풀리죠

 

 [잔을 탁 놓으며]  지아 우리 딸이지만

 

 (피영)  기특해생각할수록

 

 나 같으면  우리가 딴 데 얘기할 것도 아니고

 

 식구니까 당연히 이름 말할 거야

 

 그 순간에 어떻게  친구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요?

 

 열두 살 어린애가

 

 그러게

 

 어른보다 나아

 

 (유신)  할 소리안 할 소리

 

 생각 없이 뱉는 사람  얼마나 많아요즘

 

 나잇값들 못 하고

 

 누구 닮았지?

 

 누구겠어똑똑한 엄마지

 

 아빠 인성 물려받았어

 

 당신 얼마나 생각이 깊어

 

 그래

 

 (유신)  내 유전자도 좋고  당신이 교육 잘 시켰고

 

 그 덕에 난 병원 일에 집중할 수 있고  마음 편히

 

 충분히 좋은 아빠

 

 훌륭한 남편이야넘치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며?

 

 내 영혼 춤추게 하는 건 사피영뿐이야

 

 [벅찬 숨소리]

 

 [함께 웃는다]

 

 [유신의 헛기침]

 

 이리 와

 

 됐어

 

 얼른

 

 [다리를 탁 친다]

 

 (유신)  컴 온베이비

 

 문자라도 보내혜령이한테

 

 (예정)  뭐라고요

 

 우리 믿고

 

 마음 가라앉히라고

 

 마음이 가라앉혀지겠어요?

 

 (예정)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 '죽통'이 뭐유? '죽통'이  무식스럽게!

 

 얻다 무식스럽디야?

 

 혜령이가 속으로 어떻게 생각했을 거야

 

 (예정)  시아버지 입에서  죽통을 날려 버린다고 하고

 

 그냥 내 얼굴이 얼마나 화끈하던지

 

 갱년기라 화끈하지  내 말 때문에 화끈해?

 

 어떤 교수가 TV 나와 그럽디다

 

 옷 잘 입는 것보다

 

 말에서 교양이 묻어 나온다고

 

 (해륜)  우선 옷만 좀 챙길게

 

 나중에 서류 정리되면  그때 나머지 짐 빼고

 

 갈 데랑 다 준비해 놨나 봐

 

 효성이가 자기네 남는 오피스텔 쓰라고

 

 [무거운 음악]

 

 다른 건 달라지는 건 없어

 

 월급도 그대로 입금될 거고

 

 [거친 숨소리]

 

 [사현의 한숨]

 

 (기림)  출발했겠지애들?

 

 (동미)  그럼요언제나 먼저 와 있잖아요

 

 (예정)  골프 약속만 아니면  바로 올라가 보겠구먼

 

 어떡하고들 있는지

 

 (문호)  밤새들 안 다퉜겄어?

 

 혜령이 성격에

 

 (예정)  잠 안 재웠겠죠달달

 

 열흘을 안 재우고 고문한들 어쩌겄어  할 말 없지

 

 때리지는 않았으려나 몰라

 

 얼굴은 이쁜데

 

 애가 모진 데가 있어 가지고

 

 [휴대전화 벨 소리]

 

 (피영)  부혜령 남편이 왜?

 

 - 여보세요  - (사현안녕하세요

 

 (사현)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작년에 친구분 문제로 자문드렸던

 

 부혜령 남편 판사현입니다

 

 안녕하세요

 

 (사현)  아휴이른 시간에 죄송합니다

 

 (피영)  아니에요괜찮아요밖이에요

 

 (사현)  혹시 혜령이 PD님께 연락 안 갔나요?

 

 아니요

 

 무슨 일 있어요?

 

 

 

 어제 다퉜는데  일어나 보니까 없는 거예요

 

 전화도 꺼져 있고

 

 - 어머  - (사현혹시 갈 만한 데 없을까요?

 

 한번 생각해 볼게요

 

 

 

 심각한 상황은 아니죠?

 

 [부드러운 음악]

 

 - (유신사피영  - (피영?

 

 자기는 집 나가고 그러지 마

 

 혹시 살다 속상한 일 있더라도

 

 모르지사람 일

 

 간호부장님이 밥 먹다  남자 의사들한테 조언하길

 

 싸워도 하루 넘기지 말래

 

 (유신)  그날 안으로 풀고  잠자리 들어야 한다고

 

 우린 거의 그랬잖아요

 

 [쓸쓸한 음악]

 

 [차 문이 탁 열린다]  [문호가 중얼거린다]

 

 - 주 원장님 도착하셨나?  - (직원

 

 [차 문이 탁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차 문이 탁탁 닫힌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  

 

 [문이 탁 닫힌다]

 

 [해륜의 헛기침]

 

 혹시 박해강 씨 형제분 아니에요?

 

 저희 형인데요

 

 [놀란 탄성]

 

 아유해강이랑 같은 동아리였어요  과는 달랐지만

 

 

 

 쌍둥이인 줄 알겠어요사람들  완전 똑같으시네

 

 맞아요형이 15분 먼저 태어났어요

 

 

 

 ()  어유해강이 뭐 해요?

 

 졸업하고 완전히 소식 끊겨서  [웅이 피식 웃는다]

 

 죽었어요

 

 언제요?

 

 서른두 살 때요

 

 ()  어쩌다요?

 

 (해륜)  사고로요

 

 [웅의 한숨]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 (피영새로 사신 거죠?  - (동미

 

 너무 영한가?

 

 (피영)  아유골프 웨어야 다 영하죠

 

 어머님은 정말 스타일 좋으세요

 

 뒷모습은 30대세요

 

 아이

 

 생큐

 

 [옅은 신음]

 

 [웅의 한숨]

 

 나이 같겠다 말 편하게 합시다

 

 (해륜)  그래요

 

 특별히 안 좋은 데는 없는 것 같은데

 

 그냥 나이도 들었고

 

 주위 친구들이 다 보약 먹길래  한 제 지을까 하고

 

 [웃음]

 

 정력 예전 같지 않아?

 

 (해륜)  그런 건 아닌데

 

 먹어 두면 좋을 것 같아서

 

 [웃음]

 

 ()  오케이

 

 [웅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여기 단지 사는 거지?

 

 그럼 조 원장도?

 

 나는 강북평창동

 

 좋은 데 사네

 

 부인이 한 미모 하셔

 

 (해륜)  아들 하나?

 

 ()  좀 늦게 결혼했어

 

 부인 오시라 해  여자들 먹으면 좋은 약 지어 드리게

 

 약 먹는 거 싫어해

 

 [새가 지저귄다]  [밝은 음악]

 

 - (남자1) 오케이나이스 샷!  - (남자2) 나이스 샷!

 

 [남자들이 환호한다]  - (남자2) 굿 샷  - (남자1) 굿 샷!

 

 [남자1이 칭찬한다]

 

 [흥미로운 음악]

 

 (기림)  좀 출출해

 

 그늘집 먼저 들를게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호)  잘 맞으시데

 

 [사람들의 웃음]  - (주 원장 처아휴  - (주 원장잘 맞더라고요

 

 (문호)  매일 연습장에서 사시는 거 아니에요?

 

 (주 원장 처)  [웃으며]  아휴

 

 맞아요출퇴근 도장 찍어요

 

 [사람들의 웃음]

 

 - (문호일취월장하셨어실력이  - (주 원장 처아휴참  [예정이 호응한다]

 

 (주 원장 처)  민폐 안 끼치려고요

 

 사모님은 얼마나 좋으실까

 

 매일 공짜로 칠 수 있고

 

 [주 원장 처와 예정의 웃음]  (문호)  이 사람은 큰 재미 못 느껴요

 

 - (주 원장?  - (주 원장 처?

 

 (주 원장)  아니뭐가 좋으세요골프 말고?

 

 (문호)  살림이지그렇지?  [주 원장의 웃음]

 

 (예정)  아니요당신 씹는 거요

 

 [사람들의 웃음]

 

 (주 원장)  남편들 겉으로는 큰소리치는 거 같죠?

 

 다 조종당하며 사는 거예요

 

 [주 원장이 말한다]  (주 원장 처)  아이고

 

 (예정)  사람 나름이에요이 양반은

 

 - (유신자  - (기림

 

 (기림)  

 

 아휴여기 뷰 좋다

 

 - (유신네  - (기림좋아  [흥미진진한 음악]

 

 [기분 좋은 숨소리]

 

 (예정)  아는 분들이에요?

 

 - (동미뷰 너무 좋네  - (기림

 

 [발걸음이 울린다]

 

 [살짝 웃는다]

 

 (문호)  

 

 저기혹시

 

 김동미?

 

 '동미'?

 

 [동미가 살짝 웃는다]

 

 (동미)  

 

 [당황한 신음]

 

 누구신지

 

 누구세요?

 

 저기

 

 연기군 진의면

 

 [당황한 웃음]

 

 (동미)  

 

 김수길 씨 댁 외동딸

 

 (동미)  

 

 

 

 양계장집

 

 어머

 

 (문호)  문호

 

 어머나

 

 - (동미어머  그대로네

 

 - (동미어머  - (문호그대로야

 

 (동미)  고향 오빠분요  [동미가 살짝 웃는다]

 

 아이고반갑습니다

 

 판문호라고 합니다

 

 (주 원장)  여기 오너세요

 

 (기림)  명함을 안 가져와서

 

 - (문호아휴  - (기림우리 아들며늘애

 

 (유신)  안녕하세요

 

 (피영)  처음 뵙겠습니다

 

 (문호)  제 안식구고

 

 (기림)  아이고안녕하세요  [저마다 인사한다]

 

 트렁크들 어디 있어?

 

 저기향기 방

 

 아니베란다 붙박이장

 

 [문이 달칵 여닫힌다]

 

 (향기)  아빠

 

 (해륜)  

 

 저랑 얘기 좀 해요

 

 나갈 짐 싸시려고요?

 

 

 

 (향기)  엄마한테 얘기 듣고  저랑 우람이 충격이 컸어요

 

 미안하다

 

 [향기의 한숨]

 

 이해가 안 돼서

 

 아빠 입장에서도 생각해 봤어요

 

 (향기)  제가 아빠라면

 

 아무리 부부 사이는  부부만 안다고 해도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한테 저희들한테 다요

 

 [해륜의 한숨]

 

 요즘 사실 80, 90 대부분 장수해요

 

 엄마 아빠 이제 쉰이고  결혼 생활 20년이에요

 

 만난 거까지 30년이라고 해도

 

 우람이 이제 열두 살이고 전 스물요

 

 저희는 아직 온전한 가정이  필요한 나이예요

 

 아빠도 있어야 하고  엄마도 있어야 하고요  [시은의 한숨]

 

 그래야 정서적으로 안정돼요

 

 달라지는 건 없어

 

 책임의무 다할 거야

 

 너희들 결혼 때까지  경제적 뒷바라지도 계속

 

 (해륜)  단지 한집서만 안 사는 거야

 

 완전히 서류 정리까지 원하신다면서요

 

 (향기)  가족을 돈으로 만들 수 있어요?

 

 돈으로 꾸릴 수 없어요가족은

 

 저희는 돈 없이 밥을 굶더라도

 

 아빠가 설사 직장을 잃고  벌이가 없어도

 

 우린 아빠한테 등 안 돌려요

 

 죽만 먹으래도

 

 엄마 아빠만 있으면 돼요  저랑 우람이는요

 

 [한숨]

 

 제가 아빠 실망시킨 건 있어요

 

 아빠가 아니라고 했는데

 

 굳이 연극 영화과 들어갔다가  새로 입시 준비하는 거요

 

 대학 들어가면  알바하면서 등록금 보탤게요

 

 다시는 실망시키는 일 없게 할게요

 

 아빠도 저희 실망시키지 마세요

 

 실망이라기보다는

 

 정말 아프고 슬퍼요

 

 우리가 이런데 엄마는 어떻겠어요

 

 [애잔한 음악]

 

 [한숨]  어제 나갔다가

 

 우람이 좋아하는 젤라토 사 줬는데

 

 맛있게 못 먹는 거예요

 

 아빠 없이 우리 어떻게 되는 거냐고

 

 어떻게 사냐고

 

 우람이 태어났을 때

 

 엄마 그때 난산으로 너무 고생했잖아요

 

 아빠 얼마나 기뻐하셨어요  그때 우람이 안고

 

 그렇게 얻은 아들인데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막둥이인데

 

 어린 가슴에 못 박으면 안 되잖아요

 

 다른 사람도 아닌 아빠가

 

 [우람이 흐느낀다]

 

 (향기)  부탁이에요아빠

 

 우람이 제 나이 정도 될 때까지  보류해 주세요

 

 [흐느낀다]

 

 그때도 마음 안 바뀌시면

 

 저희 받아들일게요

 

 흔쾌히 아빠 놓아드릴게요

 

 엄마 제가 평생 책임지고 돌볼 테니까

 

 걱정 말고  홀가분하게 떠나셔도 돼요그땐

 

 [문이 달칵 열린다]

 

 [우람이 울먹인다]

 

 (우람)  누나 말이 맞아요

 

 제 생각도 그래요

 

 저도 부탁이에요아빠

 

 아빠랑 피칭 연습할 때

 

 얼마나 좋고 행복한데요

 

 자전거스케이트스키

 

 다 아빠한테 배웠고요

 

 엄마도 소중하고

 

 누나도 소중하지만

 

 아빠 없이 사는 거

 

 한 번도 생각 안 해 봤어요

 

 상상만으로도 두렵고 싫어요

 

 (향기)  그리고 저 독신주의 아니라고 했잖아요

 

 결혼할 때 두 분 때문에 모양 빠지면

 

 저나 우람이 어떡해요?

 

 [훌쩍인다]

 

 만약 태어나기 전에

 

 이런 조건 알고 선택하는 거였으면

 

 나 아빠 엄마 딸로 안 태어났어요

 

 두 분 의지로 저희 낳으셨어요

 

 엄마 아빠 행복 이전에

 

 부모로서 저희한테  최선을 다할 의무책임감

 

 있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도요

 

 [한숨]

 

 (향기)  결혼 때

 

 모든 사람 앞에서 한 약속

 

 맹세

 

 꼭 지켜 주세요아빠

 

 자식으로서 간절한 부탁이에요

 

 [힘겨운 숨소리]

 

 [한숨]

 

 (시은)  감사합니다하느님

 

 우리 애들  향기우람이저희보다

 

 (향기)  엄마!

 

 (시은)  

 

 [훌쩍인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향기)  이거

 

 우람이랑 샀어

 

 (시은)  뭐야뭘 산 거야?

 

 (우람)  뜯어 봐얼른

 

 (향기)  마음에 안 들면 바꿀 수 있어

 

 우람이가 엄마 이쁜 옷 사 주고 싶다고

 

 나보다 나아막둥이가

 

 나가자엄마 입어 보시게

 

 [잔잔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한숨]

 

 (향기)  영어 학원에서 뭐 배워?

 

 맞아?

 

 (시은)  

 

 (우람)  역시

 

 얼마 줬니엄마가 줄게

 

 (향기)  생각보다 안 비싸

 

 그런 게 어디 있어

 

 (향기)  아끼지 말고 막 입어엄마자주?

 

 

 

 고마워아들

 

 우리가 항시 고맙지

 

 엄마가 우리한테 쏟는 정성 얼마야

 

 [한숨]

 

 [무거운 음악]

 

 [어이없는 신음]

 

 [한숨]

 

 [혜령의 한숨]

 

 [사현의 새근거리는 숨소리]

 

 [한숨]

 

 [한숨]

 

 [혜령의 한숨]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미)  언니!

 

 - (가빈여기  - (어서 와요

 

 (아미)  일찍 왔네요?  [가빈의 웃음]

 

 - (아미저 늦은 거 아니죠?  - (아이그럼요

 

 ()  우리가 일찍 왔어요

 

 - (아미저도 일찍 올게요다음부터  - (에이  [여자들의 웃음]

 

 동미야이뻐

 

 [무거운 효과음]  너무 이뻐

 

 [혀를 쯧 찬다]

 

 [새들이 지저귄다]

 

 (유신)  아깝다좀 셌네  [사람들의 웃음]

 

 (기림)  사귀었어둘이?

 

 (동미)  문호 오빠랑요?

 

 난 그때 초등학생이었어요

 

 - 근데 왜 이렇게 반가워해?  - (동미제가요?

 

 (기림)  아니판 회장

 

 (동미)  고향 동생 만났으니까요

 

 [동미의 놀란 신음]  [사람들의 탄성]

 

 - (동미이야  - (기림나이스  [사람들의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동미가 감탄한다]

 

 (유신)  감사합니다

 

 (캐디)  판 회장님

 

 플레이 끝나면  저희 회장님이 식사 모시겠답니다

 

 클럽 하우스에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종업원1)  부라타샐러드소고기카르파초

 

 문어튀김립아이에그 베네딕트요

 

 ()  

 

 (아미)  , '애프터 웨딩보셨어요?

 

 - (네  - (가빈그 영화 재밌죠?

 

 (가빈)  근데 사실 우리나라 드라마보다  더 막장 아니에요?

 

 막장을 우아하게 포장한 거지

 

 (아미)  맞아요

 

 미국은 뻑하면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 때리는 장면도 나오잖아요

 

 (가빈)  맞아진짜 헐이야  [여자들의 웃음]

 

 (아미)  언니는 작업 언제쯤 끝나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PD한테 전화했었어

 

 - 걱정돼서  - (혜령내 걱정을?

 

 [혜령의 어이없는 웃음]

 

 이혼 원한다고?

 

 - 상황이  - (혜령상황 핑계 대지 말고

 

 (혜령)  아주 원하시네

 

 해 줄게근데 조건 있어

 

 누군지 데려와내 눈앞에

 

 [무거운 음악]  그럼 바로 도장 찍어 줄게

 

 나도 미련 없는데 확인은 해야겠어

 

 언제 데려올 거야?

 

 머리 잡고 그런 거 안 할 테니까  걱정 말고

 

 - 그거 말고  - (혜령그거 말고는 안 돼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 (문호금방들 오실 거야  - (종업원2) 

 

 첫사랑이었어?

 

 (예정)  김동미

 

 [예정의 코웃음]

 

 그러니까 못 잊고 그리워서

 

 개 이름까지 동미로

 

 우연의 일치야

 

 우연입에 침이나 바르고 둘러대

 

 (문호)  들어

 

 (예정)  눈에서 그냥 별이 튀데?

 

 내 눈이 뻥튀기 기계야?

 

 내 생일 며칠인지 대 봐

 

 (예정)  내 생일 언제냐고

 

 그게 뭐가 중요해

 

 (예정)  

 

 아들이나 아비나  하는 짓에 말하는 거까지

 

 내가 바람났어?

 

 정신적인 바람은 바람 아니야?

 

 사람 그만 볶고 다시 전화해 봐

 

 혜령이 들어왔대

 

 (문호)  별일 없이?

 

 여기

 

 [문호가 살짝 웃는다]

 

 [기림이 살짝 웃는다]

 

 (기림)  점심 식사 하셨을 거 아니에요

 

 (문호)  조금

 

 그냥 먹는 시늉만요

 

 [기림이 살짝 웃는다]

 

 몇 타 치셨어요?

 

 (피영)  신중앙병원 외동아들인 거 알고

 

 내가 먼저 다가갔어

 

 여학생들한테 인기 최고라  [무거운 음악]

 

 맘처럼 쉽지 않더라고

 

 어찌어찌해서 프러포즈받고  결혼 날짜 잡혔을 때

 

 사실 속으로 고민됐고

 

 며느리 노릇은 어떻게 해야 하고

 

 아내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본 게 없잖아

 

 고등학교 때 친구 엄마가  신부 수업 요리 선생인데

 

 솔직히 내 환경 밝히고  조언 부탁드렸어

 

 자존심 상하고 얼굴 화끈 달아올랐는데

 

 시댁에랑 책잡히고 싶지 않아서

 

 온전한 가정 꾸려서

 

 잘 살고 싶은 마음에

 

 [힘겨운 숨소리]

 

 아버님 어머님이 고맙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잘난 아들

 

 장안의 이렇다 하는 집에서  물밀듯이 혼처 들어왔는데

 

 받아 주시더라

 

 네 복이야

 

 (피영)  내 복이면 저절로 이루어져야지

 

 내 숨은 노력 없이  먼저 지아 아빠가 나한테 반해야지

 

 인생은운명은

 

 자기 노력인내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거구나 느꼈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

 

 뭔지도 알고

 

 나 정말 애쓰고 최선을 다해 살았어

 

 지아 아빠 몇 번 방송 일 그만두고

 

 지아나 잘 키우고 살라 했는데

 

 내가 안 그만두는 거야

 

 양쪽 다 잘하려니까

 

 도우미 아줌마 있어도  내 할 일은 따로 있고 벅찰 때 많아

 

 그렇지만 집에서 퍼지게 될까 봐

 

 밖에서 단정하게  가꾸고 나온 여자들 보다가 들어와

 

 단지 살림꾼 마누라로만  보여지기 싫어서

 

 매력 떨어질까 봐

 

 귀찮고 힘들어도

 

 매일 이렇게 하고 있어

 

 이런 나한테  우리 남편 만족해하고 잘해

 

 누구보다

 

 나도

 

 [흐느끼며]  고맙다잘 살아 줘서

 

 네가 나보다 나아

 

 (피영)  나 겪은 거 똑같이 겪으라는 마음도  조금은 있어

 

 근데

 

 엄마가 지아 보고 행복해하면

 

 그 옆에 있어야 할 아빠가  생각날 것 같아그래서

 

 [쓸쓸한 음악]

 

 불가능해아직은

 

 [힘겨운 신음]

 

 기다려

 

 (서향)  어미 시한부야

 

 [울먹이며]  네가 찾을 땐

 

 이 세상 없을지 몰라

 

 없을 거야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미의 만족스러운 신음]

 

 [동미가 살짝 웃는다]

 

 (문호)  음식 어떠세요?

 

 (기림)  맛있어요

 

 [문호의 안도하는 탄성]  먹어 본 생선 요리 중에 최고예요

 

 (문호)  신경 많이 썼습니다

 

 명동호텔 셰프 모셔 왔어요

 

 [문호의 웃음]  - (동미음  - (기림어쩐지

 

 [기림이 살짝 웃는다]  (예정)  너무 젊으세요

 

 [기림의 멋쩍은 웃음]

 

 (문호)  염색하신 거죠?

 

 - 염색은 아니고요  - (예정어머

 

 그 연세에 어떻게

 

 - 실은 이 사람이…  - (동미염색하시면

 

 (동미)  두피가 뒤집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가발 맞춰 드렸어요

 

 (예정)  

 

 너무 보기 좋으세요

 

 (문호)  그럼 그렇지

 

 [예정의 웃음]

 

 (동미)  요즘 나이 들어 보이는 게  뭐좋아요?

 

 (예정)  맞아요백 세 시대라

 

 [예정이 살짝 웃는다]

 

 근데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사모님은 오빠 어떻게 만나셨어요?

 

 [웃음]

 

 언니라고 해야 하나?

 

 (동미)  언니시죠저보다

 

 (예정)  그래너 젊다

 

 네 팔뚝 굵어

 

 편하게 불러

 

 (기림)  실은 제가 일찍

 

 (동미)  병원에서요

 

 졸업하고 제 첫 직장이었어요

 

 원장님은 재혼이시고 전 초혼요

 

 (예정)  홀딱 넘어가 조강지처 차셨구먼

 

 사모님 참 좋은 분이셨는데

 

 명이 짧으셨어요

 

 (문호)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미)  우리 원장님

 

 원장님으로서도 훌륭하지만

 

 남편으로서 존경하고

 

 사랑해요

 

 [웃음]

 

 감사합니다

 

 [문호의 한숨]  (기림)  이 사람 호칭을 못 고쳐요

 

 전 물러난 거나 마찬가지인데

 

 (유신)  어쨌든 원장님이세요

 

 명예 원장

 

 (피영)  조금 더 하실 수 있죠아버님?

 

 (기림)  그럼

 

 (동미)  이리

 

 

 

 오늘 밤 잘 주무시겠네

 

 [동미가 살짝 웃는다]

 

 잠 안 올 때는 이 사람  자장가 불러 줄 때도 있어요

 

 (예정)  어휴정말요?

 

 [동미와 기림의 웃음]  (기림)  

 

 (예정)  어머두 분 너무 보기 좋으세요

 

 그렇죠회장님?

 

 [어색한 신음]

 

 젊은 애들보다

 

 나이 들어 금슬 좋은 부부  보기 좋더라고요

 

 어쩔 땐 아름답기까지 하고

 

 [동미의 멋쩍은 웃음]

 

 (기림)  감사합니다

 

 [예정이 살짝 웃는다]

 

 - (동미드셔 봐요  - (기림

 

 [기림의 웃음]  (동미)  안심이라 연해요

 

 (기림)  

 

 [기림의 웃음]

 

 (예정)  당신도

 

 접시에 놔요

 

 (예정)  아휴

 

 ''

 

 [동미와 기림이 살짝 웃는다]

 

 (기림)  큰아드님은?

 

 골프 연습장 크게 하고요  여기 관리도 하고

 

 (기림)  네  [동미의 탄성]

 

 (문호)  작은아들은 변호사예요

 

 며늘애는 아나운서 하다가  음악 프로 진행하고요

 

 (예정)  라디오

 

 그럼 혹시 부혜령 씨?

 

 - (예정네  - (문호?

 

 - (동미어머  - (피영저희 프로 DJ예요

 

 오다 판 변호사님하고도 통화했고

 

 (예정)  어머

 

 (기림)  방송국 PD예요

 

 (문호)  그래요?

 

 (예정)  어떻게 이런 인연이  [사람들의 웃음]

 

 (기림)  한 다리 건너면 다 안다더니

 

 [함께 웃는다]

 

 너무 자랑 같아서  시집 자세한 얘기 안 했나?

 

 부킹 청탁 들어올까 봐 그랬겠지

 

 - 아무리  - (피영방송국 소문나 봐요

 

 요즘 맨 골프들 치는데  너 나 할 것 없이

 

 [스탠드 조작음]

 

 [쓸쓸한 음악]

 

 [사현의 한숨]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현)  이거

 

 아휴싸 주시겠어요?

 

 [예정의 힘주는 신음]

 

 [혜령의 한숨]  (예정)  어디 간 거야?

 

 논현동 갔겠죠

 

 저녁 뭐 좀 시켜 드릴까요?

 

 생각 없어점심 두 번이나 먹고

 

 (예정)  사피영?

 

 저희 프로 PD님요

 

 그 집 식구들 우리 골프장 다녀갔어

 

 [엘리베이터 도착음]  [무거운 음악]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내려갑니다

 

 [초인종이 울린다]

 

 애가 있어야 돼

 

 애 있었어 봐라이혼 얘기 나오나

 

 (예정)  잠시 한눈팔아도 쉽게 이혼 맘 못 먹지

 

 애 있는 사람들도  잘만 갈라서던데요

 

 그런 사람들 얘기고  보고 배우는 게 있어사현이?

 

 (예정)  엄마 아빠 사는 거 보면서  큰 게 있는데

 

 애 아비 없는 자식 만들 것 같아?

 

 진지하게 한번 얘기 나눠 봐

 

 '원하면 이제라도 갖겠다'

 

 다그치지만 말고

 

 마음 정했어요

 

 (예정)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으랬다고

 

 햇수로 3년이야부부 연 맺은 지

 

 끝내자잖아요얼마나 잘나

 

 [혜령의 코웃음]

 

 (혜령)  어린거한테 빠졌을 거예요

 

 (예정)  너희 아버지도 그러더라

 

 이런 때일수록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돼

 

 이성적이니까 이러고 있죠

 

 그렇지 않아 봐요

 

 때리지는 않았지?

 

 아무리 밉더라도  폭력은 여자건 남자건 쓰면 안 돼

 

 (예정)  인생 크게 봤을 때  뭐가 이득인가 생각해 봐

 

 여기서 이만 일 갖고

 

 이만 일은 아니죠어머님

 

 말 있지? '어느 년 좋자고?'

 

 (예정)  우리 사현이 심성이 모질길 해

 

 인물이 빠져직업이 달려?

 

 저한테 얼마나 더 모질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예정)  한마디한마디 안 지니

 

 명색이 시어미한테도

 

 사현이가 얼마나 피곤할 거야

 

 순진해 그래

 

 닳고 닳았으면은 들키지도 않았어

 

 (혜령)  전화기 두 대로 감쪽같이 속였어요

 

 어머님이라도 상상하셨겠어요?

 

 어쨌든 이혼한다고  너 속 시원할 거 없어

 

 (예정)  이혼녀 딱지 붙이고 혼자 사는 거  남 보기 좋을 거 없고

 

 재혼한들 사현이 같은 남자 만나?

 

 못 만나

 

 한 번 갔다 왔는데  네가 아무리 예쁘고 잘나가는 DJ라도

 

 능력 갖추고 집안 좋은 연하 총각이  너 좋다고 하겠냐?

 

 돈 있는 50대들 다 30, 20대 찾아

 

 결혼 만 정 떨어졌어요

 

 (예정)  그리고 미혼이든 이혼남이든

 

 결혼 때까지 온전한 총각 있어?

 

 다 거쳤단 말이야몇 여자몇 남자씩

 

 그거 가지고 결혼하면서 문제 삼아?

 

 그렇게 생각해  모든 건 마음먹기 나름이야

 

 어차피 헌 남자 만날 거

 

 사람은 옛 사람이 좋고  집은 새집이 좋다는 말 들어 봤을 거야

 

 치 떨리고 그렇겠지만

 

 한 번만 딱 눈감아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

 

 이렇게 해

 

 당분간은 아무 말 말고 놔둬

 

 우리가 불러다 혼꾸멍내서 정리시킬게

 

 우리만 믿어

 

 한 살이라도 네가 더 먹었잖아

 

 남자는 몸만 컸지 어린애야

 

 살아 보면 무슨 말인지 알아

 

 사고 치는데

 

 [예정이 입소리를 쩝 낸다]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고

 

 이번에 아주 제대로  버릇 고쳐 놓으면 돼

 

 어떤 인간인지 그래도 보긴 봐야겠어요

 

 아휴봐서 뭐 해  부혜령 모양만 빠지지

 

 (예정)  그리고 이번에 완전히 정리되면

 

 애 하나 얼른 갖고

 

 어른 말 들어서 잘못되는 거 없어

 

 자식이 울타리라는 말이 왜 있는데

 

 [한숨]

 

 [무거운 음악]

 

 [서향의 한숨]

 

 (서향)  사진 좀 찍어 갈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서향)  난 밉더라도

 

 장만해 온 거니까 좀 전해 주렴

 

 내가 사 온 거 몰라도 돼

 

 지아야

 

 (시은)  생각해 보니까

 

 내가 많이 부족했다 싶어

 

 손빨래 깨끗이 해 입히고

 

 밥 정성껏 차려 주고

 

 힘들어도 방송 일 놓지 않았다는 걸로

 

 백 점짜리 주부다 자신했거든

 

 그 이상은  당신한테 해 준 게 없어보니까

 

 바쁘다는 이유로피곤하다는 핑계로

 

 거의 방치한 거나 마찬가지야

 

 사람 밥이 다가 아닌데

 

 살림은 남도 해 줄 수 있는 건데  돈만 주면

 

 내가 당신이라도 외로웠을 것 같아

 

 그러면서 늘 피곤한 모습만 보이고

 

 생활만 이어 갔지

 

 부부로서 어떤 살뜰한 정을  나누지 못했어

 

 나도 마찬가지지

 

 미안해

 

 부부 상담 전문가  초대 손님으로 나온 적 있는데

 

 집안 분위기는  주부한테 달렸다고 했거든

 

 아내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숨]  (시은)  애들 생각해서라도

 

 서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

 

 나한테 바라는 점  고쳤으면 하는 거 얘기해 줘요

 

 파스는 이제 안 붙여

 

 (해륜)  손목 아프잖아그냥 나온 소리야

 

 나 자신한테 화난 거라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이었으면

 

 손목에 파스 붙여 가면서  당신 일 그렇게 안 해도 됐고

 

 여느 여자들처럼

 

 모양내면서 살았을 거 아니야

 

 (시은)  그런 거 안 부럽다니까

 

 난 우리 식구 건강하고 화목하고

 

 애들 잘되면 만족하고 행복해

 

 이제부터 어쨌든  나 자신 돌아보고 신경 쓸게

 

 (해륜)  피곤할 텐데 자어서

 

 [쓸쓸한 음악]

 

 [스탠드 조작음]

 

 [시은의 한숨]

 

 (해륜)  당신

 

 참 좋은 여자야

 

 [한숨]

 

 [깊게 숨을 내뱉는다]

 

 [피곤한 신음]

 

 [혜령의 한숨]

 

 [옅은 신음]

 

 [새근거린다]

 

 [어이없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새근거리는 숨소리]

 

 [발걸음이 울린다]

 

 [혜령의 분한 숨소리]

 

 [애절한 음악]

 

 (혜령)  PD 사피영  엔지니어 서 부장님이었습니다

 

 (문호)  밥맛이 좋냐이 상황에?

 

 (지아)  잘 얘기해 가지고

 

 - (지아아빠 맘 돌리셨대  - (피영그래?

 

 (기림)  나 가고 혼자 남겨지더라도

 

 네가 변치 말고 신경 쓰고 챙겨

 

 누구 마음대로 먼저 가세요?

 

 임신했어요아기

 

 - 혜령이?  - (사현아니

 

 혜령이 아니면?

 

 (문호)  이놈의 자식

 

 (예정)  아휴조강지처라도 피는 안 섞였잖아

 

 ()  행복해요조물주 뜻대로 살아서?

 

 (피영)  행복해요

 

 (사현)  아빠도와주세요  태어날 손주를 위해서

 

 [동미가 애절한 노래를 부른다]

 

 [기림의 탄성]

 

 (유신)  나 자기한테 용서 구할 거 있어

 

 ?

 

 (유신)  먼저 화 안 낸다는 약속  해 주면 안 될까?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