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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작사 이혼작곡 S1. 16

 

 [떨리는 목소리로]  교수님

 

 [애잔한 음악]

 

 잠깐

 

 저 좀 안아 주실래요?

 

 [옅은 신음]

 

 [살짝 웃는다]

 

 그럼 오늘 말고  다음에 해 주시면 안 돼요?

 

 밤에 음악 틀면 아래층 들릴 거고

 

 그러는 게 좋겠어요날 밝을 때

 

 주말엔 시간 내시기 어려우실까요?

 

 오히려 주말이 낫죠

 

 학과장님

 

 [피식 웃는다]

 

 너무 호칭 딱딱하죠?

 

 그냥 편하게 선배라고 불러요

 

 싫어요  [살짝 웃는다]

 

 왜요?

 

 난 선배도 드라이해요

 

 사실 드라이한 관계인데

 

 우리

 

 드라이한 관계인가요?

 

 아니면요?

 

 친구 사이도 아니고

 

 그날요

 

 공원에서 노래 불러 주셨을 때

 

 저 정말 감동 먹었어요

 

 교수님만을 위한 스페셜 공연

 

 우리 서로 선생으로 통일해요호칭

 

 (가빈)  네  [가빈이 살짝 웃는다]

 

 전 박해륜 선생님께 수시로 감동해요

 

 [웃음]

 

 제가 뭘잘해 드린 것도 없는데

 

 잘해 주시죠인간적이시고

 

 편하게 해 주세요상대방

 

 편하게 느끼시면 다행이고요

 

 어떤 여자한테 끌리세요?

 

 생각 안 해 봤어요

 

 해 보세요

 

 먼저요생각해 볼 테니까

 

 [살짝 웃는다]

 

 (해륜)  남자들 운전하는 모습에  끌린다면서요?

 

 소매 걷고  한 팔로 핸들 돌려서 후진할 때

 

 [피식 웃으며]  그게 뭐 멋있어요

 

 그럼요?

 

 [생각하는 신음]

 

 그냥 나이 드니까

 

 다정스러운 남자한테

 

 맘 갈 것 같아요

 

 [감성적인 음악]

 

 생각하셨어요?

 

 우리 어머니랑 같으면서 다른 여자요

 

 어머님 어떤 분이셨는데요?

 

 명랑하고 흥도 많으시고 그러셨어요

 

 (해륜)  근데 건강이 안 좋으셨죠

 

 극성맞은 아들 둘에다

 

 시부모 두 분 모시고 사는 게

 

 사실 쉽지 않잖아요

 

 그럼요

 

 할머니랑 어머니 빼고는 다 남자라

 

 국도 거의 한 솥씩 끓이셨어요

 

 (해륜)  옛날 표현으로

 

 골병드신 거예요

 

 쌍둥이 형 잘못된 얘기는 했죠?  지난번에

 

 

 

 그러고 나서  급격히 더 안 좋아지셨어요

 

 어머니 생각하면

 

 아프시던 모습만 떠올라요

 

 (해륜)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은  닮았으면 좋겠고

 

 아픈 모습은

 

 안 닮았으면 좋겠고요

 

 사모님은 건강하시겠어요명랑하시고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원하는 상대 만나니까요대개

 

 (시은)  아휴

 

 [무거운 음악]

 

 (해륜)  라면이나 끓여 달랬는데  거하게 준비하셨어요

 

 차린 것도 아니죠

 

 달랑 세 가지 포장해 왔고

 

 [피식 웃는다]

 

 전 할 줄은 모르면서 먹는 거 좋아해요

 

 맨날 배달 음식으로  때우시는 거 아니에요?

 

 배달은 아니고

 

 집에서 거의 잘 안 먹는 편이요

 

 속으로 흉보셔도 어쩔 수 없어요

 

 무슨요

 

 사람 얼굴 다르듯이 재능 다 각각이죠

 

 [가빈이 살짝 웃는다]  (해륜)  음식은

 

 라면은 애들도 끓여요

 

 근데 가빈 씨

 

 남 선생님

 

 이름 불러 주세요

 

 역량이나 달란트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 같은 몸치박치는  10년 노력해도 불가능해요

 

 왜 대답 피하세요?

 

 (가빈)  사모님 건강하시고 명랑하시냐고요

 

 (해륜)  

 

 직업병 있어요

 

 컴퓨터를 많이 해서  관절이 좀 안 좋아요

 

 명랑보다 조용한 편이고요

 

 얼마큼 행복하세요?

 

 또 생각해 보시게요?

 

 

 

 행복은

 

 생각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거예요

 

 느끼세요?

 

 가슴에 손대 보세요

 

 [잔잔한 음악]

 

 [가빈의 떨리는 숨소리]

 

 

 

 하루에 많을 땐 대여섯 번

 

 가슴에 손 올려요

 

 좀 외롭고

 

 아픈 느낌 들어서

 

 선생님

 

 

 

 그 가슴에 내가 들어갈까요?

 

 내 가슴에 들어오실래요?

 

 잠깐

 

 저 좀 안아 주시면 안 돼요?

 

 거절이세요?

 

 제가 자격이

 

 어떤 자격요?

 

 허그하는 데 자격 있어요?

 

 남 선생께 결례가 되는 것 같아서요

 

 [한숨]

 

 웃는 사람들요

 

 두 가지예요

 

 (가빈)  정말 웃는 거거나

 

 마음 안 들키려고

 

 

 

 두 번째예요

 

 식구들 떠나 많이 힘드세요?

 

 얼마큼 사랑하면

 

 결혼할 마음이 들어요?

 

 그냥

 

 전 아무것도 모를 때

 

 젊어서 생각하는 사랑 감정하고

 

 나이 들어서 생각하는 사랑 감정하고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해륜)  어렸을 때는 그냥 맹목적인 감정을  사랑이라고 착각

 

 착각까지는 아니지만

 

 아무튼

 

 사랑은 단순하지가 않아요

 

 다시 한번

 

 사랑을 꿈꾸지 않으세요?

 

 솔직히 꿈꿉니다

 

 남 선생한테는 솔직하고 싶어요뭐든

 

 [감성적인 음악]

 

 그만 가 볼게요

 

 늦었네

 

 [해륜이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가빈)  

 

 [가빈의 어지러운 신음]

 

 [해륜의 놀라는 신음]

 

 따뜻함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

 

 [한숨]

 

 (종업원1)  8번 테이블에  스테이크를 조금만 더 구워 주세요

 

 (종업원2)  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예약자분 성함이?

 

 - 부혜령 씨  - (종업원1) 

 

 (시은)  잠깐화장실 어디죠?

 

 [피영과 혜령의 놀라는 신음]

 

 (피영)  어머언니

 

 완전 멋있으세요오늘

 

 딴사람 같아

 

 [살짝 웃는다]

 

 [한숨]

 

 [사람들이 대화한다]

 

 (피영)  

 

 [시은의 어색한 웃음]

 

 (혜령)  차 갖고 오셨어요?

 

 (시은)  아니택시

 

 (혜령)  다들 마실 준비 됐네

 

 만찢 아니라 화찢 아니야?

 

 화보 찢고 나온 모델들이다완전

 

 [웃음]

 

 튈까 했더니

 

 (피영)  이 정도는 노멀이야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니까요

 

 난 유죄네

 

 나이도 내가 제일 많아보니까  여기 손님 중에

 

 걱정 마언니

 

 조명발

 

 (시은)  언제 이렇게 늙은 거야

 

 초라하다이시은

 

 [한숨]

 

 [피식 웃는다]

 

 (향기)  엄마오늘 스트레스 좀 풀었어요?

 

 앉아 봐

 

 우리 딸은 늙지 마

 

 잘 먹고 잘 입고

 

 [애잔한 음악]

 

 웬만큼 즐기면서 살아

 

 엄마 오늘 완전 이쁜데?

 

 우리 딸이니까 이쁘게 봐 주는 거지

 

 

 

 이런다고 내가 후회하는 건 아니야

 

 근데 아빠보다  더 능력 있는 남자 만나서

 

 꾸미고 이쁘게 살았으면 좋겠어

 

 네가 버는 거 네가 다 쓰면서

 

 (우람)  아빠 오셨어요

 

 [분위기 있는 음악]

 

 (혜령)  내 아우라에 넋이 나가겠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  먼저 와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매너가 없어

 

 아직 시간 안 됐어

 

 남자가 미리 와서 맞아야죠

 

 뭘 기대해서 부장님한테

 

 (시은)  

 

 (피영)  모델은 저분이셔

 

 일찍들 오셨네요?

 

 (피영)  근처 오니까 차가 잘 빠져서요  [문이 탁 닫힌다]

 

 평소에도 이렇게 입고 다니세요

 

 때와 장소 안 가리고요?

 

 [피영과 시은의 웃음]

 

 언니분이랑 닮았네요?

 

 ?

 

 우리 언니 아세요?

 

 이 작가님 동생분 아니에요?

 

 [시은과 피영의 웃음]

 

 부장님도 농담하실 줄 알아요?

 

 진담인데요?

 

 [편안한 숨소리]

 

 재수 없어

 

 내가 재수 없다고?

 

 (혜령)  아니우리 프로 부장

 

 (사현)  ?

 

 (혜령)  그냥하는 짓이 좀 그래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너무 과용하시는 거 아니에요?

 

 (혜령)  [술 취한 말투로]  애칭 지어 주셨잖아요

 

 ''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부혜령 씨 성에서요

 

 그리고 '붐 일다'란 좋은 표현도 있고

 

 성을 길게 뺐죠

 

 BGM 연상도 되고

 

 ()  

 

 감사의 의미로 한잔 따라 드릴게요

 

 [잔이 쨍 부딪는다]

 

 이름 무시 못 하잖아

 

 애칭 덕인지 청취율 잘 나오고

 

 글 잘 쓰시는 작가님에  PD님 선곡 잘하시고

 

 혜령 씨 진행 잘해서죠

 

 겸손이세요?

 

 ()  사실요

 

 - 부장님  - (

 

 취했는데 안 취한 척하시는 거예요

 

 정말 말짱하신 거예요?

 

 적당히 올라와요

 

 (피영)  

 

 ()  꽤 하세요  [피영이 피식 웃는다]

 

 이런 날도 있는 거죠

 

 마지막 연애 언제 하셨어요?

 

 아니

 

 진행 중이신가?

 

 대답해야 돼요?

 

 물었으니까요

 

 질문에 답하는 게 예의 아니에요?

 

 - 오늘 뭐 언짢으세요?  - (혜령아니요

 

 아이질문 피하지 말고요

 

 역시

 

 요즘 썸들도 타잖아요

 

 썸도 포함되나?

 

 그냥 남자답게 툭 털어놓으면  어디가 덧나요?

 

 ()  솔직히요?

 

 [흥미로운 음악]

 

 연애 별로 관심 없어요

 

 어차피 끝날 거

 

 감정 소모란 생각 들어요

 

 어머

 

 완전 인생에서  손해 안 보고 사시려고요?

 

 손해그런 문제하고는 다르죠

 

 의미가 있냐없냐

 

 어쨌든

 

 마지막 감정 소모는 언제였어요?

 

 [시은의 웃음]

 

 오래됐죠내 기준으로

 

 숫자로 표현해 보세요

 

 몇 달몇 년?

 

 싫어요

 

 - 대답 싫다고요?  - (

 

 - 왜요?  - (취조당하는 기분이에요

 

 그냥 궁금 겸 관심이라고 생각하세요

 

 한 팀이잖아요

 

 여자들은 친하면  그 집 숟가락젓가락까지 다 파악해요

 

 ()  

 

 [시은의 한숨]

 

 (시은)  우리한테 하실 말 없으세요?  [혜령의 한숨]

 

 일적으로 조언

 

 워낙들 프로신데요뭐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피영)  부장님은 꿈을 이루셨어요?  어렸을 때 꿈

 

 어렸을 때 꿈은 파일럿이었어요

 

 근데요?

 

 어머니가 반대하셔서 접었죠

 

 꽃밭에

 

 어머니 표현으로요

 

 꽃밭에 사는 직업 싫다 하셔서요

 

 지금 우리 꽃밭이라고 해야 하나

 

 배추밭이라고 해야 하나?

 

 (시은)  배추밭에 총각무 하나  [익살스러운 음악]

 

 [피영의 웃음]

 

 [함께 웃는다]

 

 (유신)  뭘 이렇게 많이 샀어?  화장 진하게도 안 하면서

 

 (아미)  첫 광고지면이지만

 

 - 화장품?  - (아미

 

 다른 광고도 아니고 광고 중의 꽃

 

 잘됐네축하

 

 [아미의 웃음]

 

 (유신)  남자 바를 건 없어?

 

 선크림골프 나갈 때

 

 (유신)  농담두고두고 써

 

 돈도 첫 월급은 복 돈이라고 해서  일부 남겨 놓는 거야

 

 받아서 다 쓰지 마

 

 [웃으며]  다 쓰려고 했는데

 

 (유신)  오빠 말 들으세요아가씨  [아미의 웃음]

 

 (아미)  듣지

 

 이거 간호사들 주든가 오빠 알아서

 

 [의미심장한 음악]

 

 [화장품을 툭 내려놓는다]

 

 [한숨]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  종료합니다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피영의 놀란 숨소리]

 

 [함께 웃는다]

 

 (유신)  과년한 아가씨가 너무 늦다

 

 (피영)  언제 적 아가씨인데?

 

 과년한 아줌마지

 

 (유신)  나한테는 영원한 아가씨야

 

 [유신의 웃음]

 

 [동미의 한숨]

 

 [무거운 음악]

 

 저기

 

 (직원1)  

 

 우리 원장님 들어가셨어요?

 

 못 뵈었는데요

 

 여기 앉아 계셨는데

 

 안 들어오셨어요

 

 혹시 모르니까  화장실 한번 봐 주시겠어요?

 

 (직원2)  

 

 (직원1)  저기요저기저기저기저기

 

 (동미)  어머

 

 원장님!

 

 [동미가 흐느낀다]

 

 (동미)  어떡해

 

 [동미가 흐느낀다]

 

 [동미가 흐느낀다]

 

 [웃음 섞인 울음]

 

 원장님

 

 원장님

 

 [웃음]

 

 (기림)  동미 씨

 

 동미

 

 더 있다 깨울 걸 그랬나?

 

 [피곤한 신음]

 

 어  [동미의 힘주는 신음]

 

 [동미의 한숨]

 

 무슨 꿈 꿨어?

 

 김새는 꿈요

 

 김새는 꿈인데 웃고 있어?

 

 웃었어요?

 

 [피식 웃는다]

 

 어이가 없어서

 

 얘기해 봐

 

 내가 꿈해몽은 좀 하잖아

 

 복권 맞다가

 

 [피식 웃는다]

 

 백일몽이 뭐 맞아요?

 

 (동미)  뭐 드실래요저녁에?

 

 나야 김동미가 차려 주는 건 뭐든

 

 [무거운 음악]

 

 (동미)  사약이라도요?

 

 같이 먹으면

 

 (동미)  같이 죽자고미쳤남?

 

 [살짝 웃는다]  [초인종이 울린다]

 

 어머지아 아빠

 

 (기림)  나 화장실  [인터폰 조작음]

 

 배가 살살 튼다

 

 (유신)  자  [동미의 의아한 신음]

 

 (동미)  뭐야?

 

 [동미의 웃음]  (유신)  화장품 몇 가지

 

 (동미)  생일도 아닌데

 

 [동미의 탄성]

 

 지아 어미가?

 

 (유신)  아니나도 받았어

 

 [동미의 웃음]

 

 생큐

 

 그러지 않아도 사려고 했는데  나 여기 거 쓰잖아

 

 통했네

 

 옛날 같았으면 뽀뽀라도 해 주겠구먼

 

 [피식 웃는다]

 

 하셔

 

 [흥미로운 음악]

 

 [동미가 살짝 웃는다]

 

 - 저녁 먹고 가  - (유신

 

 (유신)  아버지 볼일 오래 보시네  변비 심하신가?

 

 습관

 

 고기굴비둘 다?

 

 (유신)  그렇지

 

 [동미와 유신의 웃음]  [잔잔한 음악]

 

 ()  어어앞에 잘 보고요

 

 [원의 웃음]  (사현)  아이앞에앞에 보고

 

 [사현의 힘주는 신음]

 

 된다된다

 

 된다된다된다된다

 

 [원의 웃음]

 

 [사현의 웃음]

 

 잠깐만

 

 [사현의 탄성]

 

 [사현의 놀란 신음]

 

 [원의 웃음]

 

 (유신)  우 대표님낙마 턱 내세요  [우 대표의 웃음]

 

 (우 대표)  날짜만 잡아요  [웅의 웃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  오늘은 그렇고 다음 주 오늘 어때요?

 

 (유신)  

 

 (우 대표)  우리 딸 같이 안 왔기 망정이지  놀랄 뻔했어요

 

 요즘 여자애들 그 정도 갖고 안 놀라요

 

 남자애들보다 더 당차요

 

 ()  우리 아들이요

 

 (우 대표)  아유듬직하게 잘생겼네

 

 아들딸 잘 키워 보는 거 어때요?

 

 장래 며느릿감사윗감으로

 

 좋죠

 

 [함께 웃는다]

 

 원장님 소문 자자하더라고요  환자들한테

 

 (유신)  뭐라고요?

 

 치료도 물론 잘하시지만

 

 사모님한테 다시없는 남편이시라고

 

 [함께 웃는다]

 

 사실 쉽지 않잖아요

 

 왜 난 봐요난 잘하고 살아요

 

 [웃음]

 

 나만 못하나?

 

 [잔을 잘그랑 내려놓으며]  난 맨날 구박당하는데

 

 돈 열심히 벌어다 줘도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여자들돈이 다 아니에요

 

 돈 펑펑 벌어다 주고  아부까지 하고 살아야 해요?

 

 왜 아부라고 생각합니까?

 

 아부 좋아하는 사람 없어요

 

 사랑을 표현해야죠

 

 말은 쉬운데

 

 조 원장님은 남자 아니에요?

 

 후배들이 결혼 생활 물어봐요

 

 난 그래요

 

 '아빠로 살 건지  아들로 살 건지 정해라'

 

 난 아빠로 살아요

 

 [우 대표의 웃음]

 

 신 원장님은요?

 

 난 사실 아빠도 아니고  아들은 더욱 아니고

 

 아빠 쪽인가굳이 따지면

 

 보기에 신 원장님도 아빠과

 

 난 그럼 아들과라는 얘기네

 

 맨날 혼나고

 

 [함께 웃는다]

 

 (우 대표)  그래서 우리 집사람  사람들 물어 오면 1 1녀라고 하나?

 

 [함께 웃는다]

 

 (유신)  혼나기 싫으면 오늘부터

 

 [휴대전화 벨 소리]  콘셉트 바꾸시면 되겠네아빠로

 

 ()  집사람인데?

 

 (유신)  받으세요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 어  - (웅 처아빠

 

 (웅 처)  지금 홈 쇼핑에  허리 받침 의자 나오는데 살까요?

 

 ()  누구 쓸 거우리 자기?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현)  이상하게 자전거를 못 배웠어요

 

 킥보드만 타다가

 

 ()  이제라도 배웠으니 됐어요

 

 난 수영을 못 배웠잖아요물 무서워서

 

 - 빠진 적 있어요?  - (아니요그냥요

 

 나한테 배우면 되겠네

 

 - 싫어요  - (사현왜요?

 

 그냥나중에 코치한테 배울래요

 

 나 국대한테 개인 레슨 받았어요

 

 방준철 선수가 이종사촌이에요

 

 ()  어머

 

 [뚜껑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무거운 음악]

 

 [화장품을 탁 내려놓는다]

 

 [동미가 살짝 웃는다]

 

 (동미)  마누라하고 나에 대한 감정은  또 다르지

 

 [기림의 한숨]

 

 꽃구경이나 갈까?

 

 개나리진달래가 만발이야

 

 (동미)  오늘 은근히 바람 차요

 

 따습게 입고

 

 환절기에 감기 드세요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가빈의 웃음]

 

 [사람들의 환호]

 

 죄송해요잘못 봤어요

 

 [피곤한 신음]

 

 [쓸쓸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헛기침]

 

 [통화 연결음]  (가빈)  여보세요

 

 박해륜입니다

 

 (가빈)  선생님

 

 어제도 끝나고 그냥 가셨더라고요

 

 (가빈)  

 

 오디오 고쳐 드려야 하는데  바쁘신가 봐요

 

 고쳤어요

 

 고쳤어요?

 

 

 

 친한 후배가 놀러 왔다가

 

 그렇지 않아도  뵙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요

 

 저 강의 이번 학기까지만 할게요

 

 [쓸쓸한 음악]

 

 이번 학기만요?

 

 

 

 얼른 다른 분 뽑으셔야 할 것 같아요

 

 왜요?

 

 그냥 해 보니까 저한테 좀 벅차요

 

 학생들 반응도 좋고

 

 무엇보다 보람 느낀다고 하셨는데

 

 제 생각이었고요

 

 아무튼 죄송해요

 

 다음 주 정식으로 사직서 낼게요

 

 - (피영심하셔알았어언니  - (유신읏차  [문이 탁 닫힌다]

 

 (피영)  응  [힘주는 신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으며]  박 교수님은 못 가신대몸살 나셔서

 

 방학 중에 뭘 얼마나 과로하셨길래  몸살이야?

 

 그러게

 

 (피영)  비치 볼이랑 다 챙겼어요?

 

 (유신)  그럼

 

 - (피영지아야!  - (지아!  [문이 달칵 열린다]

 

 (우람)  기쁨

 

 못 가나 지금 식구들이랑 호캉스

 

 퀸 호텔

 

 

 

 (향기)  걔네 유럽 다녀왔대?

 

 나도 유럽 가고 싶어

 

 대학 들어가서 배낭여행 가면 돼

 

 - 맘  - (시은

 

 어떻게 안 될까요?

 

 유럽 못 가 본 사람  나 빼고 없는 것 같아요우리 반에

 

 동남아 못 가 본 사람도 많고

 

 내 친구들 일본 못 간 애들도 많아

 

 사람은 내려다보고 살아야지  올려다보면 못써

 

 [무거운 음악]

 

 (기림)  단풍 구경이나 갈까?

 

 (동미)  지금 단풍이 어디 있어요? 9월에

 

 (기림)  강원도 가면

 

 (동미)  강원도라도 그렇죠  10월은 돼야 물들기 시작하지

 

 그런가?

 

 (동미)  치매 오는 거 아니겠지설마?

 

 그럼 큰일인데

 

 [경쾌한 음악]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전원음]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1

 

 (유신)  오늘은 와인 페어링 하자

 

 나 단지 내려 주기 없기

 

 혼자 올라오기 싫어취해서

 

 (유신)  알았어  [아미의 웃음]

 

 [휴대전화 벨 소리]  (아미)  ?

 

 

 

 [영어]  안녕엄마

 

 (수희)  [한국어]  어디냐고 물어봐

 

 어디인데요여행 중아빠랑?

 

 (수희)  인천 공항

 

 [영어]  ?

 

 [한국어]  농담이지?

 

 왜 농담

 

 인제 택시 타면 한 한 시간 걸려

 

 [당황한 신음]

 

 아빠도?

 

 (수희)  아유아빠가 어떻게바쁘신데

 

 [아미의 당황한 신음]

 

 (아미)  정말 한국 왔다고?

 

 (수희)  영상 통화 해?

 

 아이비행기 타기 전이라도 알려 주지

 

 [영어]  깜짝방문

 

 [한국어]  주소?

 

 알아

 

 저기

 

 트래픽 때문에  한 시간 반 넘게 걸릴지도 몰라요

 

 

 

 엄마 오셨어

 

 예약 취소해야겠네

 

 [엘리베이터 도착음]  [당황한 신음]

 

 당분간 문자만내가 할게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미안

 

 (유신)  뭐 미안올라가

 

 [유신의 한숨]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문이 닫힙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피영)  여보세요

 

 아직 방송국?

 

 (피영)  퇴근 중

 

 - 번개 하자  - (피영승마장 간다더니?

 

 말 상보다 자기 얼굴 보고 싶어

 

 [웃으며]  어디서 봐요?

 

 파리의 아침내 이름

 

 나 선약 있었으면 어쩌려고 예약했어?

 

 [웃음]

 

 예감에가 있을게천천히 와

 

 운전 조심해서

 

 (피영)  

 

 지아 아빠 번개 하자고

 

 (시은)  참 재밌게 살아변함없이

 

 우리 신랑  남편 교육 좀 시켜 주실 수 없나

 

 여쭤봐 주세요원장님께

 

 (시은)  자기 신랑도 잘하는 거다그만하면

 

 '그만하면'이 아니라 퍼펙트해야죠

 

 - 차차 나아져  - (혜령다 늙어서요?

 

 신 원장님은 처음부터 계속  쭉 잘하신 거잖아요

 

 복이야복 중에 남편 복이 최고고

 

 언니도 불만 없잖아박 교수님

 

 (시은)  그렇지

 

 뭔가 조미료 같은  자극적인 맛은 없어도

 

 입이랑 속 편하게 해 주는

 

 심심한 된장국 맛?  [함께 웃는다]

 

 [다급한 신음]  [격정적인 음악]

 

 [아미의 다급한 신음]

 

 [다급한 신음]

 

 [아미가 중얼거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놀란 신음]

 

 [함께 웃는다]  (수희)  아휴

 

 (아미)  [반가운 목소리로]  엄마!

 

 [아미가 수희를 탁탁 토닥인다]

 

 슬리퍼

 

 (수희)  아휴우리 딸

 

 얼굴 좋아졌어

 

 [웃으며]  한국이 맞는 것 같아나한테

 

 [수희의 안도하는 숨소리]

 

 (수희)  우선 얼굴 보니까 마음이 놓인다

 

 [함께 웃는다]  (아미)  

 

 (수희)  그래받아 줘

 

 [수희의 탄성]

 

 아빠가 오래 있을 거 같으면  주변 아파트 알아보라셔

 

 (아미)  아휴좋지만 강남 엄청 비싸

 

 (수희)  에이비싸도 뭐

 

 우리가 그 정도 능력 안 돼?  [아미의 웃음]

 

 (아미)  비행기에서 좀 드셨어?

 

 (수희)  비빔밥

 

 (아미)  그래도 금방 출출해지실걸?

 

 한국은 전화로도 얘기했지만 너무 좋아

 

 옛날에 나왔을 때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야

 

 홍차 드실래?

 

 아니

 

 레인지에 잠깐 데워서

 

 (아미)  

 

 우리 딸생기가 넘쳐  [냉장고 문이 달칵 여닫힌다]

 

 (수희)  눈이 그냥 반짝반짝하니

 

 한국이 좋은 거야일이 좋아서야?  [아미의 멋쩍은 웃음]

 

 둘 다

 

 [아미가 물을 조르르 따른다]

 

 관심 보이는 남자들 없어?

 

 (아미)  으음

 

 아무나 사귀지 말아  [전자레인지 조작음]

 

 여자는 항시 조심해

 

 더군다나 혼자 가족도 없이 나와서

 

 [전자레인지 알림음]  (아미)  

 

 - (유신수고하셨어요  - (대리 기사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괜히 페어링했나?

 

 [술 취한 말투로]  몸은 말을 안 듣는데

 

 기분은 좋아

 

 몸 말 안 듣는 건 괜찮아업어 줄게

 

 [웃음]

 

 그 정도 아니고

 

 [유신의 웃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피영의 옅은 신음]

 

 (유신)  자  [피영의 웃음]

 

 안길래업힐래?

 

 자기도 취했으면서

 

 내가 와인 몇 잔에?

 

 (유신)  

 

 [피영이 피식 웃는다]

 

 (피영)  됐어

 

 [웃으며]  누구 봐

 

 아무도 없어있으면 또 어때?

 

 [유신의 힘주는 신음]  [흥미로운 음악]

 

 [피영의 웃음]

 

 (피영)  내려

 

 [함께 웃는다]

 

 [유신의 힘주는 신음]  [피영의 웃음]

 

 (피영)  지아 놀려  [도어 록 작동음]

 

 (유신)  나 사랑해?

 

 (피영)  몰라 물어?

 

 (유신)  내가 물었다  [피영의 웃음]

 

 [구두가 툭 떨어진다]  (피영)  맨날 물어

 

 [유신의 힘주는 신음]  [피영의 웃음]

 

 [스위치를 탁 누른다]

 

 얼마큼 사랑해?

 

 (피영)  많이

 

 - 많이 갖고 안 돼  - (피영어쩌라고?

 

 (유신)  제대로 대답해

 

 제대로 대답했어

 

 (피영)  머리 꺼든다  [유신의 웃음]

 

 - (피영?  - (유신꺼들어

 

 마누라한테 머리채 잡히지 뭐아이고  [피영의 웃음]

 

 (피영)  아유정말  [유신의 웃음]

 

 (유신)  [스위치를 탁 누르며]  

 

 [함께 웃는다]

 

 [유신의 힘주는 신음]  [피영의 웃음]

 

 - 옷 벗겨 줘?  - (피영됐어

 

 취하면 손 하나 까딱하기 힘들잖아

 

 (피영)  됐다고

 

 (유신)  안 됐다고

 

 난 벗기고 싶다고

 

 [유신의 아파하는 신음]  (피영)  말 좀 들어

 

 [함께 웃는다]

 

 (유신)  왜 이렇게 어려운 옷을 입었어?  [피영의 투정 부리는 신음]

 

 (피영)  하지 말라고  [함께 웃는다]

 

 [안전띠를 달칵 푼다]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  

 

 주무세요?

 

 ()  아니요

 

 왔는데 불이 꺼져 있어서요

 

 ()  집 아니에요

 

 그럼요?

 

 ()  어디 좀 와 있어요

 

 

 

 강릉 새벽 바다  보러 가자 하려고 왔는데

 

 [파도 소리가 쏴 흘러나온다]

 

 여보세요?

 

 잘 들어 보세요

 

 [파도 소리가 쏴 흘러나온다]

 

 파도 소리 같아요

 

 [피식 웃는다]

 

 

 

 어딘데요바로 갈게요

 

 강릉요강릉 호텔

 

 정말요?

 

 [살짝 웃으며]  

 

 주무시면 안 돼요갈 때까지

 

 

 

 왜 오는데요?

 

 가서 말씀드릴게요끊어요

 

 [웃으며]  

 

 [휴대전화 조작음]  [피식 웃는다]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어이없는 신음]

 

 삐 소리 후 통화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타이어 마찰음]

 

 [한숨]

 

 ()  어쩐 일이에요?

 

 [살짝 웃는다]

 

 저녁은요?

 

 안 먹었는데 생각 없어요

 

 왜요?

 

 뭐 또 속상하구나

 

 [원의 한숨]

 

 ()  나가요

 

 요 옆에 24시간 하는 식당 있어요

 

 언제 오셨어요?

 

 낮에요

 

 왜요?

 

 그냥요나 강릉 좋아해요

 

 [살짝 웃는다]

 

 (사현)  나도인데

 

 '나도'?

 

 (사현)  저도요  [원의 웃음]

 

 [한숨 쉬며]  나 왔어

 

 (혜령)  

 

 (사현)  [힘주며]  모처럼 일찍 들어오셨네?

 

 왜 버려?

 

 (혜령)  맛 변했어

 

 변하기 전에 먹었어야지

 

 언제 먹어집에서 밥만 먹고 있어?

 

 아니

 

 [한숨 쉬며]  말이 안 나온다

 

 지금까지 엄마가 해 주신 반찬  다 버린 거야?

 

 다는 아니고

 

 (사현)  어떻게

 

 [한숨 쉬며]  냉동시켰다가라도 먹어야지

 

 냉동도 한두 달이야보관

 

 안 먹을 거면 얘기를 하든가  반찬 그만 보내시라고

 

 어떻게 그래어머님 낙이고 기쁨인걸

 

 솔직히 나 먹으라고  보내시는 거 아니잖아

 

 막내아들 먹으라고 해 보내시는 거지

 

 그걸 말이라고

 

 어머님 탓하는 게 아니라  부모 마음 그래

 

 그렇게 배웠어음식 막 버리라고?

 

 [탁 소리가 들린다]

 

 [한숨]

 

 친정 욕하는 거야?  나 제대로 못 배웠다고?

 

 시어머니가 정성 해 보낸 반찬

 

 (혜령)  어쩌라고그럼?

 

 맛 변한 걸 먹어?

 

 끓여 먹으면 돼한 번 더

 

 좀 변한 거 먹었다고 안 죽어!

 

 음식 버리는 게  얼마나 큰 죄인 줄 알아?

 

 너무 많이 해 보내시니까바리바리

 

 안 먹으니까 남아돌지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차려 먹어 봐

 

 직접 차려 먹어

 

 나만 차려야 돼?

 

 자기도 못 하는 걸 왜 나한테 바라?

 

 [한숨]

 

 내 말 틀려?

 

 다 옳아

 

 그만하자

 

 [혜령과 사현의 한숨]

 

 (사현)  엄마한테 전화드려

 

 인제 반찬 그만 해 보내시라고

 

 그럼 자기 굶고 나가려니  속상해하시지

 

 굶지내가 먹고 나가배 터지게?

 

 여태까지 내가 거짓말한 게 되잖아

 

 정성 음식 버리는 것보다는 나아

 

 수거해서 사료로 만들어

 

 그냥 버려지는 거 아니야

 

 봤어?

 

 사료로 만들어도 짐승 먹지 사람 먹어?

 

 엄마가 우리 먹으라고  만들어 보내셨지

 

 음식 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명절에 전 몇 가지 부치는 것도  힘들다고 불평하면서!

 

 [한숨]

 

 (혜령)  정말 이러고 살 필요가 없어

 

 [혜령의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냄새를 킁킁 맡는다]

 

 [한숨]

 

 [무거운 음악]

 

 [사현의 지친 숨소리]

 

 [한숨]

 

 차에도 그럼 옷 없어요?

 

 (사현)  [한숨 쉬며]  

 

 오다 타이만 풀었어요

 

 가을 바닷가 얼마나 바람 센데

 

 정말 그만 사는 게 맞지 않아요?  와이프도 뻑하면 그러고

 

 안 그래요

 

 여자들 그만 일로  절대 이혼 맘 안 먹어요

 

 말로만 그러는 거지

 

 내가 잘못한 거 아니죠?

 

 분별은 전혀 도움 안 된다니까요

 

 정말

 

 [한숨]

 

 너무 안 맞아요하나부터 열까지

 

 음식을 어떻게 버려요

 

 그렇죠그건

 

 어머니께 잘 말씀드리세요

 

 '요즘은 너무 바쁘고'

 

 '아침 거르는 게 건강에도 좋다'  그런 식으로

 

 그리고 안 먹는 반찬들  나한테 주든가요

 

 내가 먹을게요맛있게

 

 어떻게 그래요

 

 엄마 돌아가시고

 

 어른들이 해 주시는 반찬 그리워요

 

 어서 들어요

 

 - (사현여기 소주 한 병요  - (종업원3) 

 

 우리 해물라면 먹을까요?

 

 아니야

 

 매운탕에 그냥 밥이 낫겠다속 편하게

 

 저녁 드셨다면서요

 

 그냥 먹는 둥 마는 둥 했어요

 

 (사현)  왜요?

 

 별로혼자 먹으려니까

 

 셰셴 올 걸 알았나?

 

 [잔잔한 음악]

 

 정말 텔레파시 통한 거  아니에요우리?

 

 [웃음]

 

 [한숨]

 

 [한숨]

 

 [한숨]

 

 술도 안 먹히나 봐오늘은

 

 쑹위안도 안 마시는데요

 

 대리 안 불러요?

 

 빨리 올라가라고요?

 

 차에 있다 일출 봐요같이

 

 이제 11시밖에 안 됐어요

 

 졸리시죠?

 

 아니요잠 없는 편이에요

 

 걱정해요안식구

 

 결혼 생활에도 골든 타임 있어요

 

 놓치면 화해 힘들어요  감정 골만 깊어지고

 

 이미 깊어졌어요

 

 사랑싸움이에요

 

 (사현)  올라갈게요

 

 내가요

 

 ()  여기

 

 - (계산 좀 해 주세요  - (종업원3) 

 

 - 왜요  - (여기까지 왔잖아요

 

 내가 먼저요

 

 [살짝 웃는다]

 

 [폭죽이 연신 펑펑 터진다]

 

 (사현)  아이

 

 ()  난 괜찮아요이거 걸쳤잖아요

 

 (사현)  감기 걸려요괜히 나 때문에

 

 ()  대리 얼른 불러요바람 차요

 

 (사현)  시원해요뜨거운 탕 먹었더니

 

 ()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다 좋고

 

 선한 사람은 좋은 쪽으로 생각해요

 

 쑹위안이 그래요

 

 그렇게 하루 한 번씩  칭찬 건네 봐요집에 가서

 

 처음엔 빈말이라도  하다 보면 진담 돼요

 

 그만 정리해야겠어요

 

 [무거운 음악]

 

 그게 서로를 위해 좋을 것 같아요

 

 결혼 생활 정리한다고요?

 

 (사현)  

 

 내 말 좀 들으면 안 돼요?

 

 (사현)  이번만요계속 들어 왔잖아요

 

 내가 틀렸다고요?

 

 맞고 틀리는 문제 아니에요

 

 내 마음 100% 설명할 수도 없고요

 

 (사현)  여기 혹시 대리 번호 알아요?

 

 [한숨]

 

 올라가 차 한잔 마시고 가요

 

 차는 됐어요

 

 (사현)  그냥 얘기하세요

 

 해로하고 산 부부들도  다 이혼 맘 몇 번씩 먹었대요

 

 그만한 일로 끝내면

 

 부모님들 얼마나  상심 크시겠어요양가

 

 전에 자기 마음도  뜻대로 안 될 때 많다고 했어요

 

 지금 그래요

 

 '참아 보자', '또 넘겨 보자'  하는 마음 있어요

 

 그 마음 하나만 생각해요

 

 [한숨]

 

 (사현)  우린

 

 왜 인제 만났죠쑹위안하고?

 

 늦지 않았어요이제라도

 

 무슨 뜻이에요?

 

 쑹위안

 

 나 어떻게 생각해요?

 

 [애잔한 음악]  (사현)  얘기 안 해도 알아요느껴져요

 

 내 마음도 느껴지죠?

 

 [한숨]

 

 내일 올라올 거예요?

 

 정리하고 자격 만들어서  정식으로 프러포즈할게요

 

 말도 안 돼요

 

 지금 즉흥적으로 하는 결정이에요

 

 우리 얘기는 나중에 해요

 

 이혼요

 

 도착하면 문자할게요

 

 ()  저기

 

 내 생각은 안 중요해요?

 

 정정할게요

 

 쑹위안이랑 상관없이  일단 결혼 생활 끝낼 거예요

 

 ()  잠깐요

 

 이리 와 앉아요

 

 지금도 안 늦었어요우리

 

 본인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해요

 

 여러 사람 앞에서  맹세서약한 결혼이에요

 

 감정은 서약하는 게 아니에요보니까

 

 사랑은

 

 감정이고요

 

 [애잔한 음악]

 

 나에 대해서 좋게만 생각해요

 

 내가 좋은 모습만 보였을 수 있어요

 

 ()  그래요

 

 우리 말도 잘 통하고  같이 있으면 편하고 즐거워요

 

 위안되고요

 

 성격적으로는 그런데

 

 다른 건 아닐 수 있어요아니에요

 

 ()  부인 서른셋이고 난 마흔둘이에요

 

 셰셴보단 열 살이나 위고요  [사현의 한숨]

 

 나이가 중요해요?

 

 빠른 사람은 지금부터 갱년기 와요

 

 폐경을 앞둔 나예요

 

 그래서요?

 

 나도 남자 알 만큼 알아요

 

 결혼 생활 5년 했어요

 

 모든 여자가 다 같지 않듯이  남자도 그래요

 

 오늘 보니까 같아요

 

 ()  어떻게 그만 일로 이혼 생각

 

 나한테는 그만 일 아니에요

 

 다 알잖아요

 

 사사건건 속상하고

 

 나 마음 다쳤던 거

 

 일에는 순서가 있어요우선

 

 결혼 생활 매듭지을 거예요  올라가서 바로

 

 부인 생각 안 해요?

 

 좋다고 할 거예요, 1초의 망설임 없이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원의 한숨]

 

 내 실체

 

 알고 가요

 

 알아요

 

 몰라요

 

 젊음만 알지

 

 나이 듦에 대해선

 

 [무거운 음악]

 

 [숨을 들이켠다]

 

 [사현이 숨을 들이켠다]

 

 사랑이 어떤 건지

 

 어떤 감정인지

 

 인제 정확히 알겠어요

 

 [애잔한 음악]  저기

 

 내 자존심 지켜 줘요

 

 평생요

 

 오늘 내 실체 정확히 알고

 

 끝내자는 뜻이에요

 

 [강렬한 드럼 연주가 계속된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떨리는 숨소리]

 

 [한숨]

 

 [잔을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벨 소리]

 

 [무거운 음악]

 

 [한숨]

 

 [힘겨운 신음]

 

 [서향의 아파하는 신음]

 

 우리 이만 사는 게 좋겠지?

 

 (사현)  나랑 살면서 안 행복하잖아

 

 알았어

 

 도장 찍어 줄게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혜령이 흐느낀다]

 

 아빠 암 진단 나왔대

 

 [극적인 음악]

 

 - 어떡해?  - (사현무슨 암?

 

 대장암

 

 언제 전화 왔어했어왔어?

 

 어젯밤

 

 들어가 봐야 돼?

 

 엄마 아빠 나오신대

 

 아버님한테 병원 예약 좀 부탁드려

 

 최대한 빨리 검사받으실 수 있게

 

 [혜령이 훌쩍인다]

 

 본가에서 잤어?

 

 아니

 

 왜 전화는 꺼 놨는데?

 

 그냥

 

 어디서 잤어그럼?

 

 (사현)  거의 안 잤어

 

 그게 뭐 중요해?

 

 [혜령의 한숨]

 

 [사현의 한숨]

 

 [사현이 숨을 후 내뱉는다]

 

 [애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진동음]

 

 [원의 한숨]

 

 [휴대전화 종료음]

 

 (문호)  대장암은 크게 걱정할 거 없어

 

 잘라 내기만 하면 돼말기만 아니면

 

 말기일지 모르잖아요

 

 내 친구 언니

 

 말기도 아니었는데  여기저기 전이돼 결국 죽었어요

 

 인명은 재천이지

 

 남의 일 같지 않아

 

 [키보드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삐 소리 후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숨을 후 내뱉는다]

 

 [한숨]

 

 (혜령)  왜 불도 안 켜고

 

 [혜령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안 써져?

 

 아니

 

 집 나가는 습관 고쳐

 

 나랑 문제만 생기면 나가  인제 외박까지 하고

 

 - ?  - (사현

 

 [한숨]

 

 (혜령)  치킨 시킬까오랜만에?

 

 (사현)  

 

 [살짝 웃는다]

 

 [한숨]

 

 [감성적인 음악]

 

 어쩐 일이세요?

 

 차도 안 주실 거예요문전 박대?

 

 (가빈)  스페인 7월에 갔다가

 

 그저께 왔어요

 

 (해륜)  가족분들 좋아했겠네요

 

 [가빈이 살짝 웃는다]

 

 (가빈)  안 드세요?

 

 - (해륜네  - (가빈

 

 떫어져요

 

 다이어트하셨어요?

 

 [잔을 탁 내려놓으며]  아니요빠져 보여요?

 

 (가빈)  

 

 얼굴만 빠졌나?

 

 체중은 그대로인데

 

 [옅은 웃음]

 

 저녁 약속 있으세요?

 

 아니요

 

 그럼 저랑 저녁 먹어요

 

 [휴대전화 벨 소리]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 (시은응  - (해륜어쩌지

 

 (해륜)  약속이 생겼어

 

 먼저들 먹어

 

 아이향기 실망하겠다

 

 (해륜)  중학교 동창 녀석 하나가  갑자기 이민 떠난다고

 

 송별회?

 

 (해륜)  그런 셈

 

 향기한테 문자 좀 보내 줘요

 

 (해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가빈)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이요

 

 (해륜)  

 

 (가빈)  사랑하는 연인이 가면 안 헤어진대요

 

 (해륜)  그래요?

 

 (가빈)  저도 갔었고요

 

 (해륜)  가족분들이 그라나다에 사세요?

 

 아니요식구들은 바르셀로나요

 

 (해륜)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 꽤 멀죠?  얼마나 걸려요?

 

 비행기로도 한 시간 넘게요

 

 (해륜)  방송에서 봤는데 참 아름답더라고요

 

 찍은 사진 있겠네요

 

 있었는데 지웠어요최근에

 

 (해륜)  왜요?

 

 함께 갔던 사람이랑

 

 헤어졌거든요

 

 작년 초 헤어졌는데

 

 이제야 지웠어요

 

 마음에 남아 있고요아직

 

 많이 좋아하셨나 봐요

 

 

 

 

 

 선생님 이용하면 안 될까요?

 

 어떻게요?

 

 선생님 통해서 그 사람 잊고 싶어요

 

 가능할 것 같아요

 

 [한숨]

 

 [멋쩍게 웃으며]  말 안 되죠?

 

 염치없다는 거 알아요

 

 (가빈)  이 용건으로 강의 그만뒀던 거고요

 

 이 부탁 하려고

 

 선생님하고 있으면

 

 마음이 뭐랄까

 

 안정되고 편해져요

 

 단지 안정이 필요해서요?

 

 그만큼 절실해요저한테

 

 나쁜 남자한테 끌렸는데

 

 이제야 철이 났는지

 

 인품에 끌려요

 

 이성으로서는요?

 

 선생님하고 있을 때 좋아요

 

 친구도 같이 있으면 즐거워요

 

 친구 하죠그럼

 

 밤새워 얘기하고 싶은 감정요

 

 얘기만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가빈)  손도 잡고 싶고

 

 선생님 얼굴턱선만져 보고 싶어요

 

 어떤 느낌인지

 

 [다가오는 발걸음]

 

 (종업원4)  맛있게 드십시오  [무거운 음악]

 

 (우람)  ♪ 생일 축하합니다 ♪

 

 ♪ 생일 축하합니다 ♪

 

 ♪ 사랑하는 향기 누나 ♪

 

 ♪ 생일 축하합니다 ♪

 

 [우람과 시은의 박수]  [시은의 환호]

 

 [우람의 환호]  [입바람을 후 분다]

 

 [함께 웃는다]

 

 (시은)  자  [우람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이거 엄마 선물건강에 좋은 거야

 

 역시 우리 엄마

 

 감사합니다

 

 아빠는 오시는 중인가?

 

 아이그러지 마

 

 (우람)  누구보다 딸 바보이신데

 

 함께 못 하는 아빠 마음은 어떻겠어

 

 또 애늙은이 대사 나온다

 

 맞지

 

 딸이 아빠 맘 짐작 못 해?

 

 [무거운 음악]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가빈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무슨 생각 하세요?

 

 후회요?

 

 아니요

 

 [가빈의 한숨]

 

 안 가시면 안 돼요?

 

 혼자 잠들기 싫어요

 

 선생님 외엔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을게요

 

 그냥 이렇게 한 번씩

 

 같이 있어 주는 걸로 만족할 수 있어요

 

 - (환자감사합니다  - (

 

 물리 치료 좀 잘해 드려요신경 써서

 

 (간호사1)  

 

 ()  

 

 [문이 달칵 열린다]  [흥얼거린다]

 

 [마우스 조작음]  [문이 탁 닫힌다]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의미심장한 음악]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앉으세요

 

 [문이 탁 닫힌다]

 

 [수희의 한숨]

 

 어디가 안 좋으세요?

 

 그냥

 

 가끔 잠이 안 오고

 

 전체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것 같아서요

 

 

 

 교포시네요

 

 

 

 맥 좀 볼게요

 

 [수희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한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간호사1)  김 쌤잠깐만요

 

 (간호사2)  

 

 [문이 탁 닫힌다]

 

 오랜만이에요

 

 [피식 웃는다]

 

 

 

 변했네요많이

 

 (수희)  내 소식

 

 알고 있다고 들었어요

 

 미국 들어갔다는 얘기까지는

 

 그리고?

 

 궁금한 거 없어요?

 

 [한숨]

 

 나 그때

 

 아기 안 지우고

 

 낳은 것도 알고 있지 않아요?

 

 [한숨]

 

 아들이 몇 살이에요?

 

 열여섯

 

 띠동갑이네

 

 제 누나랑

 

 우리 딸

 

 스물여덟이니까

 

 [애절한 음악]

 

 [감성적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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