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1.15
(해륜) 저, 실은
가빈 씨 팬 됐어요
[웃음]
그럼 다음 주 봬요
(가빈) 아, 저…
차라도 한잔 드시고 가세요
올라가셔서
[감성적인 음악]
그럴까요?
아니에요, 가 봐야죠, 쉬셔야 하는데
[살짝 웃는다]
[한숨]
[차창이 스륵 내려간다]
(해륜) 들어가세요, 바람이 차요
[자동차 시동음]
저 탈게요, 제가 운전해도 돼요?
[차분한 음악]
(해륜) 예 [가빈이 살짝 웃는다]
[가빈이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가빈이 살짝 웃는다]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해륜) 저 정말 저녁 생각 없어졌어요
(가빈) 불안하세요?
[가빈의 웃음] (해륜) 아니요
[심장 박동 효과음]
(가빈) 이 동네 제가 잘 아니까요
네
(가빈) 차가 학과장님 같아요
부드럽게 잘 나가고
학과장님이랑 있으면 어떤 사람도 성질 못 부리지 않아요?
그렇지도 않아요
[웃음]
[한숨]
[가빈이 살짝 웃는다]
모자 쓰고 자주 산책 와요
[해륜의 호응하는 신음]
앉으세요
[가빈이 살짝 웃는다]
- 춥지 않으시죠? - (해륜) 시원한데요
저의 특별 팬이세요
(가빈) [코를 훌쩍이며] 지금 꼴 엉망이지만
더 보기 좋으세요
이 순간은 그냥 제 특별한 관객이시고
뮤지컬 배우예요
(가빈) ♪ 생각해 보면 나 혼자만의 착각 ♪
♪ 그대를 만날 생각에 ♪
♪ 혼자 들떴나 봐 ♪
♪ 누가 그랬지 아직 소녀 같다고 ♪
♪ 그대를 생각하면 ♪
♪ 아직도 두 뺨이 붉어지는걸 ♪
(영상 속 가빈) ♪ 사람들 모두 ♪ [애잔한 음악]
♪ 바보라 해도 ♪
♪ 괜찮아 ♪
♪ 난 ♪
♪ 널 사랑해 ♪
[옅은 웃음]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시은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문이 달칵 열린다]
[시은이 코를 훌쩍인다]
[한숨]
[뚜껑을 탁 내려놓는다]
[펌핑기를 탁탁 누른다]
[손뼉을 딱딱 두드린다]
[잔잔한 음악]
[시은이 살짝 웃는다]
[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잔잔한 음악] (가빈) 청렴하고 스위트한 학자셔
[한숨] 존경할 만한
[가빈이 노래한다]
(해륜) 브라보
[해륜의 웃음]
너무 감동이에요 [가빈의 웃음]
(가빈) 순수하시고
[유신의 웃음]
(유신) 운동 신경 있어
밸런스도 좋고
빨리 구보하고 싶어, 오빠
좌속보가 완벽해야 돼
- 매일 와서 레슨받을까? - (유신) 그럴 시간 돼?
왜 안 돼, 회사원도 아니고 아침 일찍
[피식 웃는다]
매일 타면 엉덩이 다 까져
[아미의 웃음] [분위기 있는 음악]
[유신의 기합] [말의 거친 숨소리]
[중얼거린다]
[유신의 기합]
[새가 지저귄다]
[말 울음]
[웅의 웃음]
우리 마순이, 잘 있었어?
[다가오는 발걸음] [웅의 웃음]
[웅의 탄성]
(웅) 아,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유신의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미국서 온 사촌 동생이요
(유신) 같은 자마 회원님
안녕하세요
아유, 동생분도 한 미모 하시네요
[웃음]
미국서 좀 타셨죠?
아유, 아니요
어려 탔을 때 놀라 가지고요
(유신) 은근히 겁 많아요
[웃음] 마순아
이름이 마순이에요?
네, 까탈스럽지 않고 착해요
그렇지? 우리 마순
개나 말이나 주인 닮아
[말이 투레질한다]
- 그럼 - (웅) 네
[의미심장한 음악]
(유신) 근처에 분식 잘하는 집 있어
(아미) 오빠도 분식 먹어?
(유신) 그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신의 생각하는 신음]
(유신) 저, 김밥이랑
(아미) 어, 떡볶이
[유신이 피식 웃는다]
- (유신) 우동도 하나 주세요 - (종업원1) 네
[아미가 살짝 웃는다]
(아미) 말 타니까 먹어도 살 안 찌는 게 너무 좋아
[물병을 탁 내려놓는다]
점점 힘 안 들어가는 거 느껴져?
어
아까 그분도 의사?
어떻게 알아?
느낌에 그냥
말 타더니 영이 순수해지나?
나 정도면 순수하지 않아?
순수한 사람은 스스로 순수하다고 안 해
[헛웃음]
어, 닳고 닳았어
[웃음]
양의 아니고 한의사
(유신) 한의사들이 말 많이 타
말 기가 좋잖아, 좋은 기 받으려고
[웃음]
(아미) 촬영할 때 김밥, 햄버거 같은 거 준비해 놓거든
스태프들도 많고 하루 종일 작업하니까
힘들지?
내 나이에 뭐 힘들어, 재밌어
(아미) 모델들 얼굴로 나이 구분 안 되잖아?
근데 김밥, 햄버거 먹으면 30대야
20대는 안 먹어
왜? 배들 고플 텐데
그냥 싸 온 과일이나 커피 그런 걸로 때워
- 별로? - (아미) 아니, 맛있어
[아미의 웃음]
김밥은 우리 김 여사가 잘하는데
이런 김밥 아니고 묵은지김밥
첫사랑 여자?
소싯적에
[기림의 한숨]
(기림) 어쩌누
왜요?
내일 조찬 약속 잡혔어
수영 혼자 가
네
(동미) 생큐 소 머치죠
- 뭐야? - (동미) 간장게장 잘하는 집 있어서
주문했어요
밥도둑 반찬
[무거운 음악] (동미) 네, 밥도둑 반찬 해서 고봉밥 드셔야죠
[경쾌한 음악]
(유신) 아유, 늘었네?
[동미의 웃음]
(유신) 둘, 아, 잘한다, 하나
허리 딱 평행으로, 뒤쪽, 오케이
(유신) 끝에 이렇게, 힘줘
하나, 둘
[유신의 탄성]
아휴, 개운해
딱 적당히 지친다
우리 지아 엄마도 수영 시작해야 하는데, 늦기 전에
수영은 나이하고는 상관없는데, 뭐
다 처진 다음에 하면 소용없잖아
김 여사처럼 일찌감치 유지, 관리 해야지
[웃음]
강제로 그냥 끌고 나와야겠어
아유, 그러지 마
지아 엄마가 지금 수영할 형편이야?
시간은 내면 돼, 지아랑 다 같이
너무 과로하면 병나, 괜히
집에서 노는 사람도 아니고
몸매 관리엔 수영만 한 게 없는데
[헛기침]
타고나는 것도 있지
나 20대 때는 친구들이 조각 같다고 했고
맞아
수영장 가면 다들 흘끔흘끔 쳐다봤지
기억해?
(유신) 그럼
지금도 그만하면 조각이야 [동미의 웃음]
그 연세에
연세?
[분위기 있는 음악] [유신의 웃음]
[함께 웃는다]
[헛기침]
방년 몇 살이십니까?
내일모레 환갑 됩니다, 됐습니까?
[함께 웃는다]
[사현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사현의 힘주는 신음]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나 얼굴에 뭐 묻었어?
[아이의 옅은 웃음]
[여자1이 피식 웃는다]
(여자1) 잘생긴 형아들만 보면 시선을 못 떼요
[웃으며] 아…
동생 이쁘네, 그렇지?
(사현) 아기 돌 지났어요?
(여자1) 다음 달요
아…
[잔잔한 음악]
(원) 아기 한번 안아 봐도 돼요?
(여자2) 그럼요
[여자2가 살짝 웃는다]
[원이 아기를 어른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여자1) '안녕히 가세요' 해
[여자1의 웃음] (사현) 안녕
(여자1) 가자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한숨]
(사현) 아…
[사현의 한숨]
어
[휴대전화 벨 소리]
여보세요
(사현) 셰셴이에요
네
(사현) 운동 끝나셨어요?
네, 방금 집에 왔어요
(사현) 잠깐 내려오실 수 있으세요?
어머, 단지에 왔어요?
(사현) 네
내려갈게요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버튼을 탁 누른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내려갑니다
[한숨]
(사현) 어
[사현이 살짝 웃는다]
(사현) 안녕하세요 [원이 살짝 웃는다]
이거 드리려고요
아, 일부러 산 거 아니고요
클라이언트 선물이요, 소송 이겼다고
(원) 어머
(사현) 잠 안 올 때 한 잔씩 드세요
보니까 유퍼스 텐보다 두 배 비싸더라고요
아이, 그럼 셰셴 마셔요
난 제대로 와인 맛도 몰라
전 또 있어요
아, 아깝게
근데 책은 왜 안 주세요?
마음을 담은 책
아, 줄 기회가 없었잖아요
기회야 만드는 거고요 전화 한 통화면 되는데
갖고 내려올게요
저…
딸 줄 아세요, 와인?
안 따 봤어요
안 따 봤으면 못 따요 제가 따 드릴게요
[살짝 웃으며] 그럴래요?
[원의 멋쩍은 신음]
(원) 오늘 청소도 안 했는데
안 했는데 이렇게 깨끗해요?
어지르는 사람이 없어서, 앉아요
오프너 있죠? 와인
있을 거예요
[피식 웃는다]
- 배워 두는 거예요? - (원) 네
[뻥 소리가 난다] [사현의 힘주는 신음]
저 불러요, 드시고 싶을 땐
[원이 살짝 웃는다] (사현) 와인은 한번 따 놓으면 맛 변해요
혼자 한 병 다 비우려면 몇 날 며칠 걸릴 테고
(원) 치즈가…
(사현) 안주 없어도 돼요
그래도…
한번 맛보고요
(사현) 자
[함께 향을 씁 맡는다]
[잔이 쨍 부딪는다]
(원) 음
와인 맛 잘 모르는데 부드럽게 넘어가요
잘 숙성된 맛
[입소리를 쩝 낸다]
그냥 와인만 마시는 게 낫겠어요
(원) 음
[입소리를 쩝 내며] 에이
부인이랑 마시지
우리 와이프는 집에서 마시는 거 별로 좋아 안 해요
분위기 없다고
잘 풀었어요, 그날?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흥미진진한 음악]
[못마땅한 숨소리]
미안해, 풀어
사람 맘 다 뒤집어 놓고 '미안해' 하면 다야?
[못마땅한 숨소리]
[문이 쾅 여닫힌다]
[혜령의 짜증 섞인 숨소리]
[혜령의 한숨]
[혜령의 한숨]
인제 화장 갖고 뭐라 안 할게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해
[한숨]
내 딴에는 생각해서 한 얘기인데
방법이 잘못됐어
[흥미로운 음악] [씩씩거린다]
- 변했어 - (사현) 안 변했어
예전의 판사현 아니야 인정할 건 인정해
결혼 전하고 같을 순 없잖아
(혜령) 왜? 난 달라진 거 없어
내 친구 수미 신랑은 오히려 더 잘한대, 결혼하고서
(사현) 그럼 수미 신랑이랑 살아
그쪽은 또 다른 문제 있을 거야, 아마
인제 팔도 안 내주고
(사현) 내줄게
옆구리 찔러서? 구걸해 가지고?
(사현) 어쩌라고, 그럼?
[한숨]
어떡하면 풀릴 건데?
몰라
가뜩이나 배고파서 예민해졌는데 기름 붓고
- 라면 끓여 줘? - (혜령) 본인 먹고 싶은가 보지
나가자, 해피디너, 인제 안 막혀
먹었을 거 아니야
어디서 술까지 걸쳤네
(혜령) 역한 막걸리 냄새 풍기고
[혜령의 거친 숨소리]
난 굶고 있는데 막걸리가 넘어가?
[한숨]
속상해 마셨어
기껏 생각해서 일찍 들어왔구먼 밥 먹자는 거 뿌리치고
(사현) 어쩌라고, 그럼?
뭘 어째?
[답답한 숨소리]
[사현의 짜증 섞인 신음]
[사현의 한숨]
나 치고 싶은가 보지?
[한숨]
(사현) 그만하자
쳐
[사현의 한숨]
우리 참고 살 필요 없지 않아?
사랑 식었는데 같이 사는 게 무슨 의미야
누가 그래, 사랑 식었다고?
예전에 우리 이랬어? 신혼 초에?
말 함부로 말고
마누라 곰돌이 패대기치는 건 함부로 하는 거 아니구먼?
[답답한 신음]
[사현의 한숨]
(혜령) 어디 가?
(혜령) 이혼해!
[격정적인 음악]
(사현) 하자, 그래
[힘겨운 숨을 내뱉는다]
[한숨]
[사현의 깊은 한숨]
[사현이 입소리를 쩝 낸다]
(사현) 그리고 냉전 중요
(원) 지금까지요?
(사현) 네
안 돼요, 빨리 풀어야지
감정 골 깊어져요
방법이 없어요
그만큼 했는데 계속 성질부려요
배고프니까 그랬을 수 있어요
우리도 짜증 나잖아요 고플 때 식당에서 음식 빨리 안 나오면
그럼 어떻게 해야 했어요?
침실로 들어갈 때 잡았어야죠
잡고 그 자리에서 무릎이라도 꿇으면
누구라도 맘 풀려요
부부 사이에 자존심 필요해요?
여자나 남자나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종종 애처럼 돼요, 떼쓰는
그럴 때 한쪽이 마음 딱 내려놓고
적당히나 시늉 아니라
끝까지 풀어 주는 게 해결책이에요
[잔잔한 음악]
[원이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오늘이라도 안 늦었어요
[살짝 웃는다]
내일 저랑 저녁 하실 수 있으세요?
네
[사현의 한숨]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문호의 피곤한 신음]
미니야
[스피커 안내 음성] 네
TV 꺼
[스피커 안내 음성] TV를 끕니다
[TV 전원음]
[문호의 힘주는 신음]
미니야
[스피커 안내 음성] 네
동미 예쁘지?
[스피커 안내 음성] 죄송해요,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헛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하여튼 점점 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열린다]
(혜령) 수고하셨습니다
오늘도 시간 정확히 맞췄다
(반) 잠깐들 계실래요? 1층 라운지에
뭐 좀 드릴 거 있어요
네
[혜령이 살짝 웃는다]
(혜령) 뭐, 티켓 아닐까요? 공연
(시은) 그럴 거야
(피영) 신랑이랑 풀었나 봐, 오늘 얼굴 보니까
- 네 - (피영) 사랑싸움?
이번엔 좀 오래갔어요
(시은) 처음엔 잡느냐, 잡히느냐 기 싸움
(혜령) 3년 차 접어들었어요
어떻게 완전 굽히고 들어왔나 봐, 신랑?
그래야지 어쩌겠어요?
부혜령 이기기 쉽지 않지
한 번씩 풀었다 감았다 해
너무 팽팽하게 당기기만 해도 끊어져 나가
온다
[다가오는 발걸음]
[흥미로운 음악]
세 분 나눠 가지세요
- (혜령) 뭐예요? - (반) 캐비아요
- 캐비아요? - (혜령) 어머 [시은의 놀란 숨소리]
- 이게 다요? - (반) 서른 개일 거예요
- 어머 - (시은) 받아도 되는 거예요?
뭐, 가수, 매니저한테 뇌물 받았을까 봐요?
집에서 가져왔어요
일부러 사신 거 아니죠?
누가 보냈는데 난 캐비아 맛있는 줄 몰라요
우선 먹기가 귀찮아요
그래도 보낸 사람 성의를 생각해서…
27일 7시요?
네, 예약이 그때밖에 안 된대요 풀이라고
거기 드레스 코드 있어요
네
감사해요, 부장님
- (혜령) 저도요 - (시은) '미 투'요
[혜령의 놀라는 숨소리]
[혜령의 놀라는 신음]
[흥미로운 음악]
[함께 놀란다]
사려면 이거 얼마예요, 개당?
[시은의 놀란 숨소리]
우리 뭐 좀 마셔, 목마르다
[함께 감탄한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 부잣집 아들인가 봐요
(시은) 인물에, 학벌도 기본 이상이고
전자과?
(피영) 응
(혜령) 모레 술 꽐라 되게 먹여 가지고 우리 한번 파헤쳐 봐요
[피식 웃는다]
먹이려면 먹어야 돼, 우리도
먹죠 [피영이 살짝 웃는다]
(혜령) 그냥 허세 쩔어서 분위기 연출인지 [흥미로운 음악]
첫사랑 아픔이 있는 건지
- 뭔 생각으로 사는지 알아야겠어요 - (시은) 왜?
함께 일하는 팀이니까요
[웃음]
(피영) 궁금한 건 짚고 넘어가야 돼
몰라, 북 치고 장구 치고 해 보든가
[함께 웃는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다가오는 발걸음]
[음악이 뚝 멈춘다]
[피영의 놀라는 신음]
[피영의 웃음]
(피영) 지아가 치는 줄 알았잖아, 버릇없이
(유신) 딸내미가 치는 거랑 남편이 쓰다듬는 거랑 같아?
안 쓰다듬었거든? 쳤거든?
(유신) 이게 치는 거지
[애교스럽게] 아파
(유신) 음, 미안, 미안, 미안
[유신의 웃음]
[유신의 만족스러운 신음]
돈 좀 쓰셨네? 울 마님, 오늘
이거 한 스푼 한 5만 원?
선물받았어
뇌물 받은 거 아니야?
[달그락거리며] 우리 엔지니어 부장님이
- 서반? - (피영) 응
- 자기만? - (피영) 우리 팀 다
왜 주는 거야? 한두 푼짜리도 아니고, 자기 먹지
본인도 받았는데 입에 안 받는다고
(유신) 촌스럽구먼, 입맛
캐비아가 왜 맛없어
(피영) 모처럼 일찍 들어오셨어, 우리 신랑?
- 내 솔직한 맘은 - (피영) 응
일 안 하고 자기랑 맨날 이러고 집에서
빈둥거리고 싶어
나 먹여 살려 줄래?
어
[유신이 뽀뽀를 쪽쪽 한다] [피영의 웃음]
[함께 웃는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원) 어제 깜빡하고 못 챙겨 줬어요
- 번역서요? - (원) 네
집에 가 읽어야지
안에 사인하셨죠?
아니요
왜요?
[웃으며] 내가 작가도 아니고…
번역가도 작가죠
(사현) 이거 사인해서 다시 주세요
아, 아이, 지금 해 주세요
(향기) 아빠 드실 것도 있죠?
말이라고?
[피식 웃는다]
우린 지금 돈을 먹고 있는 거다
(향기) 입에 맞냐?
뭔가 끌리는 맛이야
[향기의 웃음]
표현 정확해
(향기) 영화에서만 본 캐비아를 이렇게 막 먹다니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현의 옅은 탄성]
(사현) 겨울 홋카이도는 완전 눈밭이잖아요
그렇죠, 어딜 가든
(사현) 오타루 구경하는데 어느 식당에
줄이 아주 길게 서 있는 거예요
검색해 보니까 스테이크 맛집인 거예요
그래서 와이프랑 줄 섰죠
아주 작은 식당이라서
기역 자 오픈 주방 테이블에 열 명 앉으면 꽉 차는데
한 팀 열 명 들어가면 거의 40분 이상 걸려요
그렇죠, 주문하고 요리하고
먹고요 [원이 살짝 웃는다]
(사현) 삼사십 분 되니까 눈밭에 발이 시려 오더라고요
다들 발 시리니까 제자리 움직이면서
격자창으로 들여다보는데
동물원 우리 들여다보듯이
'언제 다 먹나' 하고
[웃음]
아, 나중엔 기다린 게 아까워서 못 가겠는 거예요, 추워도
그렇죠
씁, 정확하게 1시간 40분 눈밭에 떨다가 들어갔어요
[놀란 탄성]
맛있었어요?
(사현) 생각보다 '쏘쏘'요
아, 일단 들어가 앉으면 절대 창 쪽을 안 봐요
들여다보는 거 아니까 눈 마주칠까 봐
[웃음]
난 오타루는 안 갔어요
- 그럼 삿포로? - (원) 네, 삿포로하고 하코다테
(종업원2) 실례합니다
아보카도 우니 크렘 브륄레입니다
살짝 깨서 우니랑 드시면 됩니다
(사현) 네, 감사합니다
[옅은 탄성]
여기 정말 요리 훌륭해요
보면 미식가예요
[피식 웃는다]
선배들 따라 많이 다녔어요
(사현) 클라이언트들 초대도 받고
[함께 숟가락을 잘그랑 집어 든다]
[만족스러운 신음]
[만족스러운 신음]
(사현) 그 식당 스테이크만 있는 거 아니고
우동이랑 우니 생선 요리 있는데
어떤 여자요
일본 여자인지 중국인인지, 한국 여자인지
얼굴로 구분 안 되는데
수저에 천천히 우동 가락 올려서
김 불어 가면서 먹는 거예요
밖에 사람들 줄 서서 떨고 있는데
얼마나 밉던지
[웃음]
여자들 잘 그래요
나도 수저에 우동 올려 먹으면 안 되겠어요
(사현) 아니, 사람들이 떨고 있잖아요
자기도 떨다가 들어갔으면
그 정도는 배려할 줄 알아야죠
아, 수저에 올려 먹으면 더 맛있어요?
[웃음]
괜찮으세요?
딱 알맞게 마셨어요
[사현이 숟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오늘 나 생일 밥 먹은 거 아니죠?
아니요
(사현) 있죠
우리 오늘 끝 만남이에요?
아니요
어제 덕분에 와이프랑 화해했어요
내 말 들으면 잘못되는 거 없어요
같은 여자 마음 잘 알고 결혼 생활 선배고
요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봐요
우린 아무 관계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관계 그 이상
부모 자식 관계
부부 사이, 친구
누나, 동생도 아닌
그냥 쑹위안과 셰셴이요
[차분한 음악]
관계는 보니까 금 가고 깨지더라고요, 언젠간
쑹위안하고는 깨지고 싶지 않아요
그냥 이렇게 평생 좋은 사이로요
(사현) 아무 사이 아니면서 가장 가까운
아프거나 어려울 때 제일 먼저 달려가고
힘들 때 손잡아 줄 수 있는
난 그럴 수 있거든요
오빠분 제주에 살고
아무도 없으시잖아요, 친구들 외엔
그렇다고 불쌍하다, 안됐다는 뜻 아니고요
제일 가까운 사람으로
이름 붙여진 사이도 아니면서 늘
항상 이렇게 편히 밥 먹고 얘기하고
조언도 듣고
그렇게 나이 먹어 가고 싶어요
부담스러운 얘기 아니죠?
관계를 떠나자는 얘기니까
[애잔한 음악]
네
[떨리는 숨소리]
가슴이 왜 먹먹해지지?
나 속상한 일 생기면 달려갈지도 몰라요
그래도 돼요?
돼요
쑹위안도 아무 때건 나한테 SOS 쳐요
어, 하수구가 샌다거나 가구 망가졌다거나
그런 거 할 줄 알아요?
몰라요, 사람 불러야죠
[웃음]
그래도 여자 혼자 부르는 것보단 낫잖아요
고마워요
마음 든든해져요
속 썩이는 사람 있으면 다 얘기하고요
어떡할 건데요?
(사현) 나 변호사예요
직업을 떠나서
어떤 식으로든 해결할 수 있어요
층간 소음 때문에 잠을 못 자요
알았어요
[피식 웃는다]
아니에요, 농담이요
(사현) 아, 나눠 마셔요 괜히 또 정신 잃으면
(원) 두 번 겪고 싶지 않아요?
그런 뜻 아니고요
들쳐 업고 강북까지도 갈 수 있어요
[살짝 웃는다]
[잔이 쨍 부딪는다]
(사현) 우리 정한 거 잊지 않기요
관계를 떠난
가장 가깝고 편한 사이
[경쾌한 드럼 연주]
[개 짖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혜령) 어
[휴대전화 조작음]
네, 어머니
집이니?
아니요, 아직
- (예정) 여태? - (혜령) 연습실 왔어요, 드럼
저기, 모레들 올 거지?
모레 왜요?
네 아버지 생신 아니야
[놀란 숨을 들이켜며] 어머
몰랐어?
아휴, 죄송해요, 어머님
그날그날 스케줄만 체크하다
당연히 가죠
주말이니까 방송도 녹음 나갈 거고
혹시나 해서 전화했어
네, 어머님
(예정) 응, 들어가
네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골프 약속 어쩌지?
안 주무세요?
어, 씻고 자야지
[힘주는 신음]
(동미) 오늘 뭐, 나가서 언짢으셨어요?
박민 원장
(동미) 네
졸혼했대
어머, 왜요?
금슬 괜찮아 보이셨는데
누가 원해서요?
박 원장님 누구 있으신 거 아니에요?
내일모레 팔순에 누가 있어
그 부인이 하자고 해서
자기는 어떻게 생각해? 졸혼
글쎄요
생각 안 해 봤어요
[흥미로운 음악] 해야 돼요?
진실 게임 합시다, 우리
졸혼 문제요?
혹시 그런 마음 없어?
저 같으면 깨끗하게 마무리 짓지 그런 거 안 해요
아예 이혼?
네
[웃음]
이혼의 '이' 자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
- 정말? - (동미) 원장님은요?
나야말로
(동미) 우리
정답게 늙어 가요
- 문제가 - (동미) 네
나만 늙으니까
자기는 반대로 젊어지고, 나날이
[웃음]
아이, 저도 하루하루 달라요
우리 원장님이 사랑으로 봐 주셔서 그렇지
[브러시를 탁 놓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혜령) 오늘 특별한 데이트 준비했어
동일대로 27길, 도착하면 전화해
여섯 시 반 괜찮아?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사현) 오케이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유신) 지아!
(지아) 5분요, 아빠
(유신) 응
오늘 장모님 생신이지?
(피영) 그런가?
어째, 참…
딸 맞아? 그것도 무남독녀 외동딸
안 보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 맞나 봐
신경 쓸 게 한둘이라야지, 안팎으로
그럼 아무것도 선물 안 보내 드렸어?
[피영이 살짝 웃는다]
[유신의 한숨]
나도 할 테니까 전화드려, 꼭
(유신) 얼마나 서운하실 거야
같은 하늘 아래 사는 것도 아닌데, 뭐
그러니까
같은 하늘 아래 사는 것도 아니고
1년에 한 번 생신은 신경 써 드렸어야지 [문이 달칵 여닫힌다]
알았어요
(유신) 지아야
가면서 필리핀 할머니한테 전화하자 오늘 생신이셔
응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피영)
[한숨]
어, 왔더니 여기 상가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 2층
2층에 레스토랑 있어?
올라오면 풋 마사지 숍 있어
풋 마사지 숍?
(혜령) 일단 올라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직원1) 안녕하세요 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신발을 달그락 벗는다]
(혜령) 자기 발톱 잘 파고들잖아
우리 신랑요
(직원2) 아, 안녕하세요
(혜령) 문제성 발톱이에요
(직원2) 아, 네
[사현이 코를 훌쩍인다]
- 피로 싹 풀리지? - (사현) 응
내일 아버님 생신 아니야
푹 자고 점심 먹게 내려가자
(사현) 아침은 형네가 와서 차려 드릴 거야
나 못 가
골프 약속
내일 생신인 거 알면서 골프 약속…
몰랐어, 깜빡
깜빡할 게 따로 있지
(원) 갈라설 거라도 잘못, 불만 따질 필요 없어요
헤어질 마당에 안 좋은 얘기 해 뭐 해요
좋게, 좋은 이미지로 끝내는 게 낫지
살 거면 더욱요
받아들이는 타입 아니면
무조건 마음 비우고 맞춰 줘 봐요
서서히 변해요, 분명히
[한숨]
(사현) 그럼 어떡해
자기가 골프 약속 잡았는데 부부 동반
VIP 클라이언트라 절대 캔슬 못 한다 말씀드려
그리고?
(혜령) 컨트리 오너신데 아버님 이해 못 하시겠어?
일요일 내려가고 내일 케이크랑 꽃 보내 드릴게
일찍 못 끝나?
사정 얘기하고 저녁은 대전 가서 먹자
어떻게 그래
[한숨]
(혜령) 응? 나 미운털 박힌단 말이야
[사현의 한숨] [혜령이 살짝 웃는다]
언제 전화할 거야?
[문이 드르륵 열린다] - 이따 - (혜령) 우리 신랑 최고
[문이 드르륵 닫힌다]
[풀벌레 울음] (문호) 아이고, 잘 자
우리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딸
너만 못한 인간도 많다
[문호의 웃음]
[칼 가는 소리가 쨍쨍 난다]
(준재) 고기 다 꺼내요?
우선 국거리
[냉장고 문이 탁 열린다]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 (예정) 준재야 - (준재) 네
여자 나이 환갑이면 하늘이 솜씨를 거둔다는데
난 아직 입맛 정확하지 않아?
그럼요, 완전 정확하시죠
사모님은 일흔 되셔도 그대로실 것 같아요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사람 일이야
내일 새벽같이 큰며느님 오실 거잖아요
며느리 할 일 따로 있고 내 할 일 따로 있고
그리고 입장 바꿔서 생각해 봐
(예정) 아무리 시아버지 생신이라도
새벽같이 와서 음식 하려면 얼마나 부담이고 고단해
그렇긴 하죠
(준재) 우리 사모님 같은 시어머니 없으세요
(예정) 왜 없어,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서
[휴대전화 벨 소리]
- 둘째 아드님요 - (예정) 응
(예정) 응
아직 안 주무시지?
그럼, 오늘 12시 넘어야 자
미역국도 애벌 끓여 놔야 하고
내일 몇 시에 와?
우리 막내아들 본 지도 오래됐어
저, 저기, 엄마, 어쩌지?
왜?
클라이언트랑 골프 약속 있는 걸 깜빡했어
우리 골프장?
아니요, 용인
아유, 그럼 저녁때나 오겠네
저녁 자리까지 이어져서
작은애는 그럼 혼자 오는 거야?
부부 동반 모임이라
저희는 일요일 갈게요
죄송해요, 엄마
너희 아버지 기분 별로 안 나겠다
늙었는지 요즘 부쩍 서운함 타는데
모레 가서 잘 풀어 드릴게요
알았어
엄마, 너무 무리하지 말고
네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 통화했어? - (사현) 응
(혜령) 뭐라셔?
(사현) 알았다 하시지, 뭐
이거 어때?
새로 샀나 보지?
협찬 들어왔어
(사현) 다 잘 어울리잖아
[사현이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혜령) 내가 옷발이 좀 좋지
(학생1) 안녕하세요
(학생2) 쌤! [학생2와 가빈의 웃음]
- (학생2) 우리 이모가 쌤 팬인데 - (가빈) 응
- 사인 한 장 받아 오래요, 응? - (가빈) 응 [함께 웃는다]
(해륜) 안녕하세요
어, 안녕하세요
수업 마치고 내 방으로 좀 와
(학생2) 네
[한숨]
앉아
너희들 강사님들한테 왜 '쌤'이라고 불러?
'쌤' 호칭에 대해 얘기해 봐
어떨 때 어떤 상대한테 쓰는 건지
(해륜) 썼으니까 알 거 아니야
강사님들…
강사님들한테 쌤이라고 부르라고 어디 나와 있어?
너희가 맹신하는 네이놈에?
(해륜) 축약이잖아, '선생님'
요즘 단어들 다 줄여 말하니까
근데 누구는 '교수님', 누구는 '쌤'
교수랑 강사 차별하는 거야?
우리랑 똑같이 공부해서
너희들한테 지식과 지혜를 가르치고 전수하는 분들인데
일반적으로 병원이나 대학 같은 데서
같은 교수들끼리
의사, 간호사 동료끼리
일일이 '선생님', '교수님' 기니까 서로 쌤이라고 불러
그리고 윗사람이
나이는 아래지만 일적인 면에서 동급이거나 위일 때
쌤이라고 호칭해
어쨌거나 나이는 위인데 '선생님' 하긴
듣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편치 않으니까
강사님들이 너희랑 동급이야?
그럼 나이는 위라도 너희가 가르치는 입장이야?
명색이 대학생이 경우도 모르고 예의 없이 쓰면 돼?
분별, 차별부터 배웠어?
죄, 죄송합니다
(해륜) 정확히 알고 써 사람 사이 호칭 중요해
네가 이다음에 학위 따 가지고 강단에 섰는데
배우는 학생들이 차별해서 '쌤'이라고 하면 기분 어떻겠어?
죄송합니다 [노크 소리가 난다]
(해륜) 가 봐
앉으세요, 선생님
[해륜의 힘주는 신음] (가빈) 아…
뭐 지적하셨어요? [문이 탁 닫힌다]
홍차 드시죠?
네
아, 아니, 번거롭게 타시지 마세요
저도 목 좀 축이려고요
[전기 포트 조작음]
(문호) 작은애는 확실히 손이 커
커리어 우먼은 달라
[문호의 웃음]
왜 말이 없어?
아, 남편이 말하면 맞장구쳐야지
(예정) 치
뭐가 이뻐서 맞장구?
내가 밉단 소리여? 둘째가 마음에 안 든단 소리여?
둘째? 생일날 밥 같이 못 먹었다고?
(문호) 둘째 탓 아니잖아
사현이가 클라이언트랑 약속 잡은 걸 어쩌
당신 자식 그렇게 몰라요?
아버지 생일날 골프 약속 잡을 애예요?
[흥미로운 음악]
(예정) 혜령이가…
아유, 됐어요
혜령이 골프 약속이었다고?
시아버지 생신도 잊고 잘해
자세히 얘기해 봐
아휴, 입 아파
입 아픈데 시작은 왜 했어?
말 꺼냈으면 끝까지 해야지
(해륜) 있죠, 애들이 '쌤'이라고 부르면 그냥 듣고 있지 마세요
(가빈) 야단쳐요?
잘못을 바로잡아 줘야죠
지적 안 하면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사회 나가서도 해요
그러다 조용히 찍히거나 혼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살짝 웃는다]
(해륜) 대학은 단순히 지식만 습득시키는 게 아니라
그런 기본적인 것도 가르쳐야 해요
요즘 사회가 이상하게 돌아가서 예의고 뭐고 없는데
잘못된 건 알아야 하니까
네
'김 쌤', '이 쌤'
교수들이 자기네 동료예요 손아래예요?
[가빈의 웃음]
웃을 일 아니에요
이러는 나 꼰대처럼 보이세요?
아니요
맞는 말씀이에요
호칭 하나로 상대방한테 나쁜 감정 안길 필요 없으니까요
옛말 그른 거 없잖아요
이쁜 자식 매 한 대 더 치고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라고
네, 저희는 원칙적인 걸 가르치는 게 옳아요
세상 어떻게 돌아가든 핑계 대지 말고
그러니까요 [가빈의 웃음]
흉터 없이 깨끗하게 나았네요?
네, 덕분에
빨리 병원 데려가 주셔서
[휴대전화 진동음]
(가빈) 좀 받을게요
(해륜) 네
(가빈) 오디오 고장 나서 [함께 웃는다]
여보세요
네, 기사님
왼쪽 스피커 소리가 안 나왔는데
어, 케이블 제대로 꽂혔어요
근데 엊저녁부터 아무것도 안 돼요
켜지지도 않고, 아예
[차분한 음악]
네
언제 오실 수 있으세요?
[가빈이 살짝 웃는다]
다른 기사님이어야 한다고요?
그럼 다시 전화드릴게요
네
오디오 작동이 안 돼요?
네
(해륜) 어디 거예요?
(가빈) 두겔이라고 수입하던 회사가 문을 닫았어요
그래서 그냥 수리하는 업체 찾아서 연락했어요
잘못하면 수리비 200 가까이 나올 수도 있어요
어,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봐야 알지만 150 넘는다고
제가 고칠 수 있어요
오진아랑 불러서 라면 끓여 주세요 김에 즉석 밥 주시든가
어머, 정말요?
한때 오디오에 미쳤었거든요
모르면 바가지 쓰는 게 오디오 수리비예요
솜씨는 없고 출장 뷔페 부를게요
아휴, 정말 김밥 한 줄이면 돼요
김밥으뜸 맛있어요
오진아는 술만 있으면 될 거고
종류별로 다 있어요
혼자 좀 드세요?
저희 아빠가 애주가셨어요
스페인 이민 가실 때 술 제가 다 물려받았잖아요
양주, 고량주, 코냑, 위스키, 와인 할 것 없이
몇 병 드릴게요
아, 있으면 마시게 돼요
오진아 언제 시간 되나 물어보세요
[웃음]
[향기가 목을 가다듬는다]
(향기) ♪ 아, 아, 아, 아, 아 ♪
[목을 가다듬는다]
♪ 아, 아, 아, 아… ♪ [노크 소리가 난다]
들어와
♪ 아, 아, 아, 아… ♪
[살짝 웃으며] 아, 우람이인 줄 알았어요
아령 네가 치웠니? 엄마 모른다는데
버렸을걸요?
버려? 그걸 왜?
다용도실에 뒀던가?
베란다랑 봐 봐
있어요
[스위치를 탁 누른다]
운동하게? 달밤에?
오십견 올까 봐
(향기) 아, 맞아
재인이 엄마도 오십견 와서 요즘 고생하세요
[힘주는 신음]
너무 무리하지 마요, 갑자기
(해륜) 응
[차분한 음악] [힘주는 신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힘주는 신음]
[해륜이 휴대전화를 달그락 집어 든다]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벨 소리]
(가빈) 어
네, 학과장님
단지 도착했는데, 오진아 왔어요?
금방 도착한대요, 올라오세요
아니, 제가 내려갈까요?
아닙니다
호수…
네
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버튼을 탁 누른다]
[한숨]
[인덕션 레인지 조작음] [초인종이 울린다]
[인터폰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가빈) 열렸어요
[도어 록 작동음]
[가빈이 살짝 웃는다]
어서 오세요 [도어 록 작동음]
[가빈이 살짝 웃는다]
(해륜) 오진아는 정시에 오는 법이 없어 항상 10분, 20분
[함께 웃는다]
오늘은 저희 집이니까 그냥 이해하세요
네, 남 선생님이 호스트니까
이거 저도 선물받은 건데
(해륜) 보이차 잘 아는 친구가 아주 좋은 거래요
차 좋아하시니까
아휴, 댁에서 드세요
집에 있어요 근데 애들 엄마도 거의 커피만 마셔요
[초인종이 울린다]
[인터폰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진아) 어? 하이
[가빈과 진아의 웃음]
(해륜) 선배가 항시 늦는 후배 맞는 거야 그렇지, 우리나라 정서는?
(진아) 죄송해요 [함께 웃는다]
(해륜) 꼭 차가 막히고 늦게 출발한 게 아니라
- (진아) 그렇죠 - (해륜) 참… [함께 웃는다]
- (진아) 자 - (가빈) 어? 그냥 오시라니까
나 먹을 거, 고기
(가빈) 선배 회 좋아하시잖아요
(진아) 아유, 한의사가 나 회 먹지 말래
소음인이라 고기가 받는다고, 소고기
돈 많이 들겠어
어유, 우리 남편이랑 똑같은 소리를 하세요 [해륜의 웃음]
[웃음]
많이도 사셨어요 [휴대전화 벨 소리]
(진아) 응, 오랜만
어떻게 알았어? 정말?
[놀라며] 어, 대박
어, 어, 알았어, 금방 갈게, 응
[휴대전화 조작음] 고등학교 동창인데
지난주에 이쪽으로 이사 왔다는 거야
베란다에서 화분 손질하다가 들어오는 거 봤다고
앞 동
[놀라며] 어머
잠깐 가서 얼굴만 좀 보이고 올게
(가빈) 네
(해륜) 빨리 와
(진아) 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시장하시죠?
아니요, 괜찮아요
드시고 하세요, 천천히
- 손 좀 씻을게요 - (가빈) 네
(해륜) 아, 예
[문이 달칵 여닫힌다]
[부드러운 음악]
[살짝 웃는다]
(가빈) 교수님, 와인 딸까요? 양주 드실래요?
전 상관없고 오진아 와인 좋아하잖아요
고기랑 먹으려면
(가빈) 네!
[힘주는 신음]
제가 딸게요, 골라만 놓으세요
[해륜의 힘주는 신음]
(가빈) 교수님은 회 드실 거죠?
너무 많은데요
그냥 고기만 구워 먹어요
회는 냉장고 뒀다 전 부쳐 드셔도 되고
[잔을 탁 놓으며] 제가 음식에 통 소질 없어서 머리가 안 돌아가요
제가 부쳐 드리고 가요?
[함께 웃는다]
[한숨]
댁에서 사모님 많이 도와주시나 봐요
자랄 때 어머니요
형제만 커서, 딸 없이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아…
[향을 씁 맡는다]
좋은데요? [해륜이 살짝 웃는다]
술 좀 구경해도 돼요?
그럼요
마음에 드시는 술 있으면 챙겨 가세요
정말 먹을 사람도 없어요
식구분들 한 번씩 안 나오세요?
나오시는데 아버지 연세 있으시니까 거의 안 드세요
못 드시는 거죠
(해륜) 스페인은 얼마에 한 번씩 가세요?
(가빈) 두 번 갔었는데 인제 안 가게 돼요
시간 나면 딴 데 여행 가게 되고요
일부고 양평 집에 여기 두 배 정도 있어요
양평에 집 있으세요?
부모님이 천년만년 사실 것처럼 지어 놓으시고는
이민 가셨어요, 작은집 따라서
저, 제가…
[가빈이 살짝 웃는다]
[해륜의 힘주는 신음]
(해륜) 아, 여기요?
(가빈) 아, 네
[해륜의 힘주는 신음]
(가빈) 아, 맛있게 못 굽는데 어쩌지…
제가 구울게요
해 보셨어요?
캠핑 가면 고기는 제 담당이에요
[달그락거리며] 잘못 구우면 육즙 다 빠지고 맛없어요
[잔잔한 음악]
[옅은 탄성]
자, 먼저
[함께 웃는다]
[피식 웃는다]
(해륜) 오진아 왜 안 와?
설마 그 집서 저녁 먹는 거 아니겠죠?
전화해 볼게요
(해륜) 자기 먹으려고 사 왔으면 본인이 구워야지
선배, 왜 안 오세요?
[웃으며] 네
[휴대전화 조작음] 금방 온대요
금방이 한 시간일 수 있어요
[웃음] [휴대전화를 툭 내려놓는다]
양평 집까지 관리하시려면 쉽지 않으시겠어요
관리해 주는 분 근처에 사세요
(진아) 건배 [함께 웃는다]
[진아의 탄성]
자주 초대해 줘
(가빈) 수시로 오디오 고장 나야겠어요
(진아) 어? 오디오 고장 났어?
네
그래서 고쳐 주러 오셨어요
[진아의 헛웃음]
뭐야, 그럼 난? 들러리도 아니고
수리 보조도?
마셔, 마셔, 그런 게 뭐 중요해
(해륜)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함께하는 이 순간이 중요하지
(진아) 맞아
♪ 이 순간 ♪ [해륜의 웃음]
[함께 웃는다]
[해륜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진아의 만족스러운 탄성]
혀처럼 간사한 게 없어
좋고 맛있는 건 너무 잘 알아
[진아와 해륜의 웃음]
고기는 우리 박해륜 교수님이 잘 굽지
(해륜) 일부러 늦게 온 거지? 다 구운 다음에
[진아의 웃음]
그렇다고 내 입으로 어떻게 인정해요
[함께 웃는다]
[감탄하며] 맛있다
(진아) 남의 손으로 한 건 다 무조건 맛있어
- (해륜) 집에서 음식 하지? - (진아) 응?
우리 남편한테 들었을 거 아니에요
[진아의 웃음]
(진아) 어머님이 다 하고 사시는 거 [진아의 웃음]
(해륜) 안 그러던데?
(진아) 오, 마누라 욕 안 먹이려고
[진아의 웃음] (해륜) 정말 친구지만 승재 인품 훌륭해
아휴, 인품 하면 우리 박해륜 선배죠
(진아) 정말 선배 부인은 남편 잘 만났어
만났는지 골랐는지
헛짓도 안 해
온화한 성품에 학교에선 존경받아
우리 남편 말이 한 번도 여자 문제 안 일으켰다고
오!
그러기 쉽지 않은데
(해륜) 어려우면 어렵고 쉬우면 쉽고
상위 1%에 해당되는 성품
(해륜) 어서 드세요, 체하려고 그래요, 나
[진아의 웃음]
[함께 잔을 쨍 부딪는다]
[차분한 음악]
(가빈) 너무 잘 알아요
짐승과에 가까운 남자 때문에
내 가슴 아직도 아프니까
[여자3의 웃음]
[함께 웃는다] (여자3) 아, 진짜 너무 웃겨
(동마) 아유
(해륜) 아유, 뭘 이렇게 자꾸 갖고 오세요
(진아) 아휴, 와인엔 치즈 아닙니까
(해륜) 난 좋은 와인은 그냥 마시는 게 나아
(진아) 아, 혼자 사니까
고급지고 깔끔하니 좋다 [해륜이 피식 웃는다]
[해륜이 마개를 뽁 딴다] 선배네 그럼 다섯 식구 사세요?
어, 치워도 소용없고
치울 생각을 안 해, 아예 포기
[진아의 웃음]
그런 생각 들어
전생에 죄를 많이 지으면
아들만 낳는 거 아닌가 [해륜의 웃음]
한때야
크면 철들고 효도해, 날 봐도 그렇고
(진아) 아휴, 전업주부들
나 정말 존경해
아휴,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해륜의 웃음]
(해륜) 자
[해륜이 술을 조르르 따른다]
[해륜이 술을 조르르 따른다]
- (진아) 응 - (가빈) 제가…
(해륜) 아, 아이, 괜찮아요
(진아) 아유, 자작하는 거 아니야 [진아의 웃음]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함께 잔을 쨍 부딪는다]
(진아) 주량 얼마나 돼?
(가빈)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서요?
[해륜이 살짝 웃는다] (진아) 기분 좋을 땐?
[휴대전화 벨 소리]
(진아) 집이다
[진아의 헛웃음]
[잔을 탁 내려놓으며] 집에서 전화 오면 불안해
쉿
[해륜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네, 어머니
어머
아비 안 들어왔어요?
곧 갈게요, 어머님
[휴대전화 조작음]
- 왜요? - (진아) 둘째가 코피를 흘리는데
잘 안 멈춘대
(가빈) 어머
(진아) 먼저 갈게요, 죄송해요
미안
[통화 연결음]
어머님, 119 부르세요, 우선
[새들이 지저귄다]
[쓸쓸한 음악] [사람들의 웃음]
[가빈이 피식한다] [해륜이 달그락거린다]
[한숨]
[함께 웃는다]
탔네요
금방은 안 되겠어요?
그렇죠
한 두 시간?
이거 조립 직접 하셨어요?
아니죠?
이사 올 때 아저씨들이요
대강 엉망으로 세팅해 놨어요, 선을
그래서 고장 났고요
[떨리는 목소리로] 교수님
[긴장되는 음악]
잠깐
저 좀 안아 주실래요?
[애절한 음악]
(동미) 마누라하고 나에 대한 감정은 또 다르지
옛날 같았으면 뽀뽀라도 해 주겠구먼
하셔
(혜령) 내 아우라에 넋이 나가겠지?
(피영) 어머, 언니
완전 멋있으세요, 오늘
딴사람 같아
[술 취한 말투로] 숫자로 표현해 보세요
싫어요
얼마큼 사랑하면 결혼할 마음이 들어요?
(가빈) 손도 잡고 싶고
선생님 얼굴, 턱선 만져 보고 싶어요, 어떤 느낌인지
아무나 사귀지 말아
- 여자는 항시 조심해 - (아미) 응
(유신) 읏차 [피영의 웃음]
- (피영) 내려 - (유신) 나 사랑해?
(유신) 내가 물었다
(사현) 우린 왜 인제 만났죠?
(원) 저기…
내 자존심 지켜 줘요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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