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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작사 이혼작곡 S1. 8

 

 나가서 길 막고 물어봐  [무거운 음악]

 

 한 남자가 죽을 때까지 어떻게  한 여자만 사랑하다 죽을 수 있냐고

 

 (해륜)  내가 예수 그리스도도 아니고

 

 석가모니부처님도 아니고

 

 알았어요

 

 충분히 알았어요

 

 이런 모습까지 보여야겠어애들한테?

 

 오죽하면

 

 아무도 몰라

 

 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훌쩍인다]

 

 얼마나 갈등 때리면서  고민했는데나도

 

 [해륜이 흐느낀다]  (우람)  울지 마요아빠

 

 저도 눈물 나는 거 참고 있어요

 

 잘들 봐 둬

 

 이게 내 모습이야

 

 가장이라는 무게 때문에

 

 힘들어도 힘든 내색 못 했어

 

 아버지니까

 

 남편이니까

 

 이래도 참고 저래도 참고

 

 뭘 그렇게

 

 (해륜)  맨 지뢰밭이야삶 자체가

 

 그동안 유혹 셀 수 없이 많았어

 

 잘 피하고 잘 견디다 이렇게 된 거야

 

 나라고 하고 싶은 거 없었나?

 

 바이크 타고 전국 일주도 하고 싶었고

 

 인도 명상 여행도 가고 싶었고

 

 카메라 한 대 매고

 

 정처 없이 어디로  떠나고 싶을 때도 많았어

 

 요즘 소도 개도 다 치는 골프

 

 난 돈 많이 들어서 엄두도 못 냈고

 

 [훌쩍인다]

 

 오십 줄에 어쩔 수 없이 새 사람 만나  몸만 나가겠다는데

 

 [해륜이 울먹인다]  (향기)  저도 하고 싶은 말 마저 할게요

 

 길 가다 보면  디저트 가게케이크 하우스 즐비해요

 

 먹고 싶으니까 눈으로라도 볼 겸  들어갈 때 많아요

 

 그렇지만 먹고 싶어도  훔쳐 달아나지는 않잖아요

 

 다이아 반지 탐난다고  도둑질할 맘 안 갖잖아요

 

 대부분 사람들은

 

 다른 여자 눈에 들어올 수 있어요

 

 여자들 명품 백 갖고 싶은 것처럼요

 

 애초에 마음을 내면  안 되는 거였잖아요

 

 [떨리는 숨소리]

 

 마음처럼 쉽지 않더라

 

 (해륜)  노력하고 마음 다잡았었는데  [해륜이 훌쩍인다]

 

 어느새 정이 들었어

 

 정으로 치면 엄마고 저희죠

 

 그렇지

 

 (우람)  아빠늑대는

 

 평생 암컷 한 마리하고 늙어 간대요

 

 사람이

 

 늑대만도 못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

 

 늑대만도 못해서 미안하다

 

 됐니?

 

 더 이상 원망 없어요

 

 맘 편히 서류 정리하세요

 

 [무거운 음악]

 

 내일 일어나면

 

 아빠 없는 거예요?

 

 [사람들의 웃음]

 

 [아미의 신난 탄성]

 

 [가빈의 웃음]  (아미)  언니!

 

 [아미의 환호]  [아미와 가빈의 웃음]

 

 너무 재밌다

 

 [가빈과 아미가 대화한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서향)  아까 놀이공원서

 

 신 서방이랑 너희 시어머니 봤어

 

 근데 두 사람 사이가

 

 남들 보기엔 연인 사이 같다고 할까?

 

 너무 친한 거야

 

 애초에 간호사 누나

 

 병원장 막둥이 아들이었으니  스스럼없지

 

 그렇긴 한데

 

 보기엔 좀 그랬어

 

 스스럼없는 거하고

 

 어떤 감정?

 

 뭔 얘기 하고 싶어서?

 

 남녀 사이는 모르는 거야

 

 넌 아직 몰라 그렇지  세상 별별 사건 많아

 

 어쨌길래?

 

 하여튼

 

 너무 다정들 했어즐겁고

 

 지금 그럴 때야?

 

 사돈 양반 돌아가신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피영)  아버님 돌아가시기 전날  무슨 예감 있으셨는지

 

 끝까지 잘 챙기고 돌봐 주라고  당부하셨대

 

 그런데 어떻게 신경을 안 써

 

 우울증 올까 봐 신 서방 걱정해

 

 두 분 워낙 금슬 좋고 각별하셨더랬어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난다]

 

 [인덕션 레인지 조작음]

 

 [TV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조작음]

 

 (유신)  TV 보면 잠 달아나요

 

 (동미)  오늘은 하루가 빨리 지나갔어

 

 (유신)  다행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유신)  부혜령궤양이라지?

 

 몰라내일 문자해 보려고

 

 병원 갔었던 거 아니야?

 

 아니엄마 잠깐

 

 [TV 전원음]  (유신)  또 장모님께 한 소리 했어?

 

 아니

 

 엄마 땅 처분할 모양이야

 

 혹시 주위에 살 사람 없냐고

 

 어디?

 

 - 평창  - (유신알아봐 줘?

 

 [애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멀리서 개들이 왈왈 짖는다]

 

 [애절한 음악]

 

 [약통을 탁 내려놓는다]

 

 (유신)  가자오빠가 맛있는 거 사 줄게

 

 [사람들의 신난 비명]

 

 [웃음]

 

 [원의 탄성]

 

 [한숨]

 

 [심전도계 비프음]

 

 집에 가서 나 목에 하는  스카프 좀 갖다줘

 

 끝낼게

 

 붙잡고 매달리는 것도 아니고

 

 나만 정리하면 돼

 

 [침울한 음악]

 

 자기가 붙잡고 매달렸단 얘기네

 

 뭐가 그렇게 좋은데?

 

 자기 애 가져서?

 

 다른 건?

 

 [떨리는 숨소리]

 

 [아미의 웃음]  (가빈)  밤에 와 보긴 처음인데 괜찮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  북적대지도 않고

 

 (아미)  생각했던 이상이에요

 

 - (어머니 닮았어아미 씨는?  - (아미

 

 - (음  - (가빈미인이시겠다

 

 [웃음]

 

 다음 주 저희 집 초대할게요

 

 다음 주 나 제주도 가는데

 

 그럼 그다음 주요

 

 집안 행사 있어요?

 

 오빠네 결혼 15주년인데 오래서요

 

 본 지 꽤 됐다고

 

 같이들 안 갈래요?

 

 가 봤어제주도?

 

 전에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엄마랑 2 3일 갔었어요

 

 아유, 2 3일은 그냥 잠자고 온 거고

 

 그래도 좋더라고요

 

 (가빈)  제주도는 최소한 일주일은 있어야 돼

 

 특별한 스케줄 없으면 같이들 가요

 

 오빠네 여유 방 있어요  집 웬만큼 넓어서

 

 - 가요  - (가빈그럼 잠은 호텔에서 자면 돼

 

 나 멤버십에다가 50% DC 받아

 

 [아미와 원의 탄성]  [함께 웃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아무 생각도 안 혀

 

 나 백 하나만 사 줘요

 

 사 들어내가 꼭 사 줘야 혀?

 

 나도 남편이 사 주는 백 좀  들고 싶어서

 

 나 일찍 죽길 바라?

 

 백하고 명하고 무슨 상관이유?

 

 사람이 안 하던 짓 하면은  갈 때 된 거라잖여

 

 안 하던 짓 시키지 말어

 

 스스로 마음을 냈어야 안 하던 짓이지

 

 그리고 마누라한테 잘하면은  복받아서 오래 살아요

 

 착한 마누라 속 썩이는 남자들 보면

 

 명 짧습디다하나같이

 

 하긴

 

 내 초등학교 동창 순길이

 

 그렇게 이 여자저 여자 하더니  작년에 갔어

 

 아들 장가가는 것도 못 보고

 

 그렇다니까

 

 얼마짜리 사 줄 거유?  제대로 좋은 것 좀 사 줘요

 

 명품도 급이 여러 가지야

 

 알았어

 

 [예정의 웃음]

 

 그렇게 좋아가방 하나에?  [예정이 피식 웃는다]

 

 여자들 원래 큰 거 바라우?

 

 작은 거에도 감동하지

 

 아휴해 본 소리고

 

 혜령이 좋은 가방 하나 사서

 

 돈 봉투 두둑이 채워 주자고요

 

 (예정)  우리한테 그렇게 얘기는 했지만

 

 지금 마음속은 전쟁이에요필시

 

 우리라도 계속 다독여야지

 

 어제도 목소리가 싸하더라고

 

 청취자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느껴졌어

 

 그러니까요

 

 - (지아아빠!  - (유신

 

 나 비자금이 좀 필요해

 

 뭐에 쓰게?

 

 친구들 간식 좀 쏘려고

 

 [문이 달칵 열린다]  (피영)  식사해요

 

 지아?

 

 그냥

 

 네가 '그냥'이 어디 있어?

 

 [지아의 어색한 웃음]

 

 너 너무 많이 써어린애가

 

 친구들 간식 사 준대

 

 호구야간식도 돌아가면서 사야지

 

 얻어먹는 것보다 사는 게 나아

 

 (유신)  

 

 그래

 

 [놀란 숨소리]  많아너무

 

 (지아)  생큐 소 머치

 

 [함께 웃는다]

 

 나도 줘요용돈

 

 옜소다 가지슈지갑째

 

 [웃음]

 

 [심전도계 비프음]  [쓸쓸한 음악]

 

 

 

 부혜령 씨 좀 어때요?

 

 이따 들르려고요  급성 십이지장 궤양이래요

 

 ()  안부 전해 줘요

 

 (피영)  같이 안 가실래요?

 

 

 

 (피영)  저기요부장님

 

 가신다고요안 가신다고요?

 

 안 가죠

 

 [흥미로운 음악]  (피영)  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 (왜요?  - 같이 일하는 팀이니까요

 

 내가 가서 위로될 것도 아니잖아요

 

 저기요부장님

 

 혈액형 뭐예요혹시 B형 아니세요?

 

 아니요

 

 

 

 [피식 웃는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호)  동미한테 딱 어울리겄구먼

 

 저거요

 

 [예정의 탄성]

 

 - 어때요?  - (문호너무 점잖지 않아?

 

 혜령이한테?

 

 나 들 거요

 

 혜령이 사 주자며?

 

 난 사람 아니에요?

 

 사람이 여기서 왜 나와?

 

 좀 사 주면 안 돼요?

 

 (문호)  왜 안 돼요얼마예요?  [점원이 살짝 웃는다]

 

 (예정)  뭘 물어요모양 빠지게  그냥 탁 사 주지

 

 가격들 안 묻고 사요?

 

 대개 선물하실 때는

 

 (문호)  모양이 밥 먹여 주나

 

 가격을 알고 사는 게 정상이지

 

 (문호)  원님 덕에 나팔이 아니라  며느리 덕에 나팔 불었어

 

 백 얻어 갖고 싶어  혜령이 들먹인 거 아니야?

 

 그래요들먹였어요며느리  [문호의 웃음]

 

 아휴쪼잔시러워  시그널 컨트리 회장님이

 

 그냥 하는 소리지

 

 [문호의 웃음]

 

 전화나 넣어

 

 (남자)  나오지 마세요변호사님

 

 - (사현아휴  - (남자들어가십시오

 

 [사현이 버튼을 탁 누른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들어가시죠  [엘리베이터 문이 쓱 열린다]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사현)  그럼 검토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남자)  

 

 [엘리베이터 문이 쓱 닫힌다]  [휴대전화 진동음]

 

 (사현)  엄마

 

 (예정)  방송 끝났을 시간인데  혜령이 전화가 꺼져 있어서

 

 [사현의 한숨]

 

 홈 쇼핑 있나오늘?

 

 아니요

 

 혜령이 입원했어요

 

 입원?

 

 (예정)  ?

 

 자세히 얘기해 봐

 

 혜령이한테도 약속했어요

 

 걱정 마세요

 

 

 

 [통화 종료음]

 

 (문호)  내 그럴 줄 알았어

 

 사달 날 줄 알았어

 

 - (예정상암병원  - (김 실장

 

 (문호)  잠깐차 돌려

 

 (예정)  왜요?

 

 - 판 변 사무실  - (김 실장

 

 (예정)  사현이한테요?

 

 혜령이가 믿게끔

 

 안심하게 해 줘야 혀

 

 정리한대요

 

 쉬워?

 

 가서요?

 

 [타이어 마찰음]

 

 (문호)  사현이 타믄 문 잠가

 

 (김 실장)  

 

 [문호의 한숨]

 

 [통화 연결음]

 

 (사현)  아버지

 

 손님 있어?

 

 (사현)  아니에요

 

 좀 내려와그럼

 

 오셨어요?

 

 (문호)  

 

 알았어요

 

 [버튼을 탁 누른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한숨]

 

 어쩌려고요?

 

 (예정)  나오네

 

 잠깐 타

 

 (사현)  돌아가면 큰 카페 있어요

 

 (김 실장)  

 

 [차 문이 달칵 잠긴다]

 

 (사현)  문은 왜 잠가요?

 

 그 여자한테 가  [흥미로운 음악]

 

 어디여?

 

 - 아버지  - (문호주소 대언능

 

 (문호)  논현동이라 했지?

 

 무슨 아파트여?

 

 왜 이러세요아빠까지  일하는 중이에요

 

 넌 왜 그런 겨새애기한테?

 

 (예정)  혜령이믿고 안심하게 해 줘야 돼  확실히

 

 네 말은 이제 신뢰할 수 있어?  혜령이 입장에서

 

 - 그래서요?  - (문호우리가 만나서 매듭짓고

 

 약속받고

 

 혜령이한테 설명해 줄 겨

 

 그 사람은 무슨 죄예요?

 

 (문호)  너랑 엮인 죄

 

 빨리

 

 [한숨]

 

 내 성격 알아몰라?

 

 밤을 새우고 돌더라도  직접 만나야 쓰겄어

 

 혜령이 저런데  또 한 사람 드러눕게 하실 거예요?

 

 그쪽은 홑몸도 아니에요

 

 쳐들어가서 애 잘못되면요?

 

 (사현)  자식을 못 믿으시면 어떡해요

 

 저도 지금 미치겠는 심정이에요

 

 끝내려니까?

 

 

 

 목소리에 힘은 왜 들어가!

 

 부모한테

 

 뭘 잘했다고!

 

 [한숨]

 

 (문호)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택하는 겨

 

 네 감정 따위는 중요치 않아  지금 상황이

 

 무조건 정리가 답이여

 

 차 돌려

 

 - (김 실장사무실요?  - (문호

 

 (예정)  오죽하면 피를 토했겠어  [문호의 한숨]

 

 그것만 생각해

 

 (문호)  내 딸이 혜령이였으면

 

 사위 놈 다리몽뎅이를 꺾어 놨어

 

 갈비뼈를 아작 내든가

 

 [한숨]

 

 (환자)  아휴원장님 상담 받고 나면  며칠은 정말 마음이 편해요

 

 [함께 웃는다]

 

 - (환자수고하세요  

 

 [휴대전화 벨 소리]

 

 [지퍼를 직 닫는다]

 

 여보세요

 

 뭐 하십니까?

 

 그냥 집안일 조금신경도 돌릴 겸

 

 아직 진료 시간 아니야?

 

 막간에

 

 아까 간호사들 김밥 먹는 거 보니까

 

 우리 김 여사 김밥 생각이 나서

 

 해 줄게

 

 오늘 저녁 먹을 수 있을까?

 

 (동미)  장 좀 보러 가자

 

 (가사 도우미)  

 

 [심전도계 비프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 (매니저1) 안녕하세요  - (문호

 

 [문이 드르륵 닫힌다]

 

 [문호의 속상한 숨소리]  (예정)  아휴

 

 누워 있어그냥

 

 [기운 없는 숨소리]

 

 음료수 좀

 

 (예정)  아니생각 없어요

 

 

 

 앉으세요

 

 우린 이런 줄도 모르고

 

 네 아버지랑 이거 사 가지고  전화했더니 꺼져 있는 거야

 

 사현이한테 전화했다가 알았어

 

 어제도 올라오셨었잖아요

 

 어떠냐?

 

 (혜령)  인제 괜찮아요

 

 아버님앉으세요

 

 이거는 이따가 끌러 봐

 

 [문호의 한숨]

 

 (문호)  의사 선생은 뭐래?

 

 (혜령)  일주일 정도 입원하라는데

 

 내일 잠깐 방송은 하고 오려고요

 

 할 수 있겠어?

 

 (혜령)  

 

 우리가 면목 없다

 

 사현이

 

 가서 다잡고 오는 길이여

 

 맹세하고 약속받았어

 

 정리한다고

 

 (예정)  넌 아무쪼록

 

 맘 편히 하고 신경 쓰지 마

 

 자꾸 생각하는 것도 몸에 나빠

 

 

 

 - 당분간 아무거나 못 먹지?  - (혜령

 

 매니저보다 간병인이 낫지 않겄어?

 

 매니저가 편해요

 

 내가 의사 만나서

 

 잘 좀 당부할게

 

 주치의가

 

 안 그러셔도 돼요

 

 신경 써 주고 있어요

 

 [복합기 작동음]

 

 [무거운 음악]

 

 [한숨]

 

 [한숨]

 

 살짝만 데쳐너무 무르게 삶지 말고

 

 (가사 도우미)  

 

 (피영)  서 부장님

 

 은근히 예리하다고 할까?

 

 자기 혈색이 안 좋다는 거야  방송할 때

 

 어머그랬어요?

 

 그래서 보니까  내 눈에도 창백해 보였고

 

 시어른들 아셔?

 

 오셔서 저거 주시고 가셨어요

 

 이제 스트레스 못 주시겠다  애 문제로

 

 그 원인 아니야?

 

 꼭 그 이유겠어요?

 

 그럼 댓글?

 

 배들 아파 그래

 

 신경 쓰지 마

 

 (혜령)  안 써요

 

 이 작가님 다녀갔어?

 

 아니요

 

 문자는?

 

 워낙 바쁘시잖아요

 

 이해해언니 요즘 좀 상황이 그래

 

 어차피 자기도 알 테니까

 

 자기 말이 맞았어

 

 박 교수님

 

 여자 있단다

 

 [무거운 음악]  [놀란 신음]

 

 폰 뒤지셨대요?

 

 본인이 얘기하더래

 

 그러면서 제대로 법적 절차 밟자고

 

 어머나

 

 그런 양심이 있니?

 

 어떤 여자길래

 

 (피영)  모르지말해?

 

 찾아가서 어떻게 할까 봐

 

 언니 지금 심정 말 아닐 거야

 

 언니가 잘사는 친정서

 

 버린 자식 취급 받으면서  뒷바라지했구먼

 

 - 그랬어요?  - (피영

 

 그렇게 교수 됐는데  몇십 년 살고 배신 때리니

 

 작가님 어떻겠어

 

 끝내려면 젊을 때 진작 끝내든가

 

 여자 나이 쉰에 뭘 어떻게 해?

 

 어떡해요작가님

 

 - 우람이 지아랑 동갑이죠?  - (피영

 

 남자 믿을 거 못 되나 봐요

 

 나름이지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들 쌨어

 

 그러니까 여자들도 노력이 필요해

 

 결혼했다고 끝이 아니야

 

 [한숨]

 

 (피영)  신랑 퇴근하고 바로 오겠네?

 

 (혜령)  

 

 상황 아니까  작가님한테 문자도 못 하겠고

 

 (혜령)  그렇죠

 

 근데 아기 낳고 나면  여자로서 매력 반감되지 않아요?

 

 산후조리 잘하면 돼

 

 우린 지아 태어나고 더 좋아졌어

 

 그래요?

 

 

 

 그리고 남자들 자기 핏줄  얼마나 벌벌 떠는데

 

 그것도 아니구나

 

 작가님언니가 너무 무심하게 살았어

 

 자신은 너무 안 돌보고 안 가꾸고

 

 살림하고 일만 죽어라 하더니

 

 [한숨]

 

 (향기)  [떨리는 목소리로]  우릴 위해서

 

 엄마 대신 장 봐 온 적 있어요?

 

 단 한 번도 없잖아요

 

 엄마가 아빠를 위해 평생 차린 밥상

 

 셀 수도 없어요

 

 그런 엄마한테

 

 단 한 번이나 아빠가  상 차려 준 적 있어요?

 

 [애잔한 음악]

 

 [목멘 소리로]  존경하고 사랑하던 아빠가

 

 눈앞에서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 차에 태우고 가셨어요

 

 [한숨 쉬며]  그 차!

 

 엄마가 원고료 모으고 모아  아빠 생일날 선물로 바꿔 준 차예요!

 

 [시은이 흐느낀다]

 

 [시은의 한숨]

 

 [자동차 시동음]

 

 - (향기월남쌈이네?  - (시은

 

 (시은)  조심해우람이물 뜨거워

 

 이런 좋은 점도 있군

 

 (향기)  무슨?

 

 (우람)  아빠는 월남쌈 안 좋아하시잖아

 

 밥만 좋아하고

 

 - (향기그래서 한 거예요엄마?  - (시은

 

 먹자

 

 좀 식어야 할 것 같아

 

 (시은)  이제 우리 세 식구 오붓하게 사는 거야

 

 (우람)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아빠 교통사고 같은 거 나서  잘못된 것보단 나아

 

 (시은)  불치병 걸려서 이별하는 것보다도 낫고

 

 보고 싶으면 얼마든지 볼 수 있고

 

 근데 별로 보고 싶은 일  없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

 

 어디까지나 너희한테는 아빠야  [따뜻한 음악]

 

 아빠 아니었으면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없었어

 

 말 있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그런 말이 있어요?

 

 처음 들어 봐요

 

 내려오는 말이야

 

 옛날 말 그른 거 없고

 

 사람으로 태어나서  얼마나 누릴 게 많아

 

 뭐든 될 수 있고노력만 하면

 

 그렇잖아?

 

 

 

 난 우리 아들딸  큰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라

 

 누가 좀 서운하게 했다고

 

 가슴에 꽁 맺혀서 담고 있지 말고

 

 너른 가슴으로 포용하는 사람

 

 (시은)  쉽지 않거든

 

 (우람)  

 

 엄마 아빠 인연은 여기까지인 거야

 

 엄마는 받아들였고

 

 편해인제

 

 정말

 

 혹시 아빠 만나더라도 좋게 대해 드려

 

 문자 오면 씹지 말고

 

 당분간은 힘들어솔직히

 

 그래천천히

 

 엄마더 좋은 사람 만나

 

 남자 친구?

 

 친구가 됐든

 

 이왕이면  더 젊고 능력 있는 남자 만나서

 

 엄마도 재혼했으면 좋겠어

 

 - 진심 하는 얘기야?  - (향기

 

 말은 고마운데

 

 사람이 너무 과한 욕심 부리면 안 돼

 

 엄마가 지난번에

 

 지분수분안분

 

 분수를 알고 분수를 지키고  지킨 분수 속에서 안식

 

 아빠는

 

 분수를 지킨 걸까요?

 

 (시은)  모르지

 

 우리가 판단할 문제 아니야

 

 먹자

 

 (유신)  김밥은

 

 손으로 먹어야

 

 이 맛이지

 

 체하겠네

 

 국물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지아 엄마도 음식 잘하는데  김밥은 못 따라가

 

 [동미가 살짝 웃는다]  (유신)  안 드셔?

 

 만들면서 꽁댕이 먹었더니

 

 나 꽁댕이 좋아하는데?

 

 (동미)  좀 싸 놓으려다가  김밥은 하루 지나면 맛없거든

 

 밤에 살찔까 봐  지아 어미 안 먹을 거고

 

 고등학교 친구 녀석 하나는

 

 지금도 만나면 이 묵은지김밥 얘기해

 

 - 여태 기억하고?  - (유신

 

 사람 누구나  맛에 대한 기억 강해생각보다

 

 (동미)  하긴나도 엄마가 해 주던 음식

 

 그리우니까

 

 언제 한번 불러

 

 김밥 몇 줄 말기 힘든 것도 아니고

 

 제 끝나면

 

 [살짝 웃는다]

 

 (가사 도우미)  저 갈게요

 

 (동미)  수고했어

 

 (가사 도우미)  제가 깎을까요?

 

 아니야차 밀리기 전에 어서 가

 

 

 

 우리 병원서 처음 본 날

 

 슈퍼 데리고 가서  아이스크림콘 사 줬거든기억해?

 

 (동미)  

 

 그때 얼마나 맛있던지

 

 더 좋은 거 많이 먹었을 텐데

 

 누가 사 줬느냐가 중요한가 봐

 

 [웃음]

 

 [피영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 (가사 도우미안녕하세요  - (피영

 

 - 우리 지아 아빠 와 있죠?  - (가사 도우미

 

 (동미)  난 실은 솔직히 얘기하면

 

 지아 아빠 챙겨 주고 싶어서  원장님이랑 결혼했어

 

 [의미심장한 음악]

 

 - (유신그랬어?  - (동미

 

 (유신)  난 누나 아니었으면

 

 [유신의 한숨]

 

 음식은 같이 먹어야

 

 [유신의 웃음]

 

 (동미)  어머

 

 (피영)  아줌마 퇴근하시더라고요

 

 에이그연락하지

 

 (유신)  같이 왔으면 되잖아

 

 마트 갔다가 전복 보니까  갑자기 어머님 생각이 나서

 

 [피영이 장바구니를 툭 놓는다]  (동미)  잘 왔어

 

 그러지 않아도  지아 아비 김밥 먹고 싶대서 했는데

 

 지아 엄마 싸 보내나 어쩌나 했거든

 

 아휴크기도 하다

 

 반 나눠 가

 

 (피영)  

 

 망고 하나밖에 없네요

 

 떨어지면 아줌마 시키면 되지

 

 바쁜 사람이 이런 거까지 신경 써

 

 저녁 전 아니야?

 

 

 

 어서 앉아젓가락이랑 앞접시하고

 

 어서 와음식은 여럿이 먹어야 맛있어

 

 [피영의 탄성]

 

 (피영)  맛있다

 

 (유신)  자기도 이 맛은 못 내지?

 

 [유신이 살짝 웃는다]  (피영)  어머님 묵은지는

 

 뭔가 비법이 있는 것 같아요

 

 무슨

 

 들기름이 좋아서

 

 (동미)  지아는?

 

 - (피영친구네 생파요  - (동미생일 파티?

 

 국도 너무 깔끔하고 맛있어요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어제 놀이공원 가셨다면서요?

 

 (동미)  

 

 옛날하고 많이 달라졌더라고

 

 우리나라야 뭐나날이 새로워지죠

 

 밥도 어떻게 좀 하신 것 같아요

 

 (동미)  응  [피영의 탄성]

 

 식초 맛도 안 나고

 

 (피영)  어떻게 하셨어요?

 

 말 있잖아

 

 며느리도 안 가르쳐 준다고

 

 [동미가 살짝 웃는다]

 

 [피영과 유신의 웃음]

 

 힘드셨겠어요김밥이 쉽지 않은데

 

 음식 하면

 

 이런저런 생각도 안 하게 되고 좋아

 

 [심전도계 비프음]  치 떨릴 정도로 밉겠지만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이다음에 늙어서 구박하면 돼

 

 우선은 눈 딱 감고  더 이상 몰아붙이지 마라

 

 (예정)  좁은 골목에 돼지 새끼 몰듯 하면  [무거운 음악]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글로 맘 기울 수 있어

 

 우선은 덮어

 

 그래

 

 내가 많이 혼냈고

 

 다짐도 받았어

 

 [한숨]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좀 어때?

 

 (혜령)  그냥

 

 누구 다녀갔어?

 

 PD어머님아버님이랑

 

 - 매니저는?  - (혜령아래 식당에

 

 들어가라고 그래내가 있을 테니까

 

 - 뭐 하러  - (사현내가 있을 거야

 

 어머니 걱정하셔잠 편히 못 자고

 

 괜찮아

 

 옷이랑 좀 챙겨 오든가

 

 다른 건?

 

 스카프 바꿔야 하지?

 

 [한숨]

 

 저거 집에 갖다 놔

 

 어머님아버님이 사 갖고 오셨어

 

 마음에 안 들면 바꿔 올게

 

 아니

 

 자기 시계 고장 나서 아예 내 것까지

 

 [시계를 달칵 채운다]

 

 채워 줄래?

 

 [시계를 달칵 채우며]  인제 뭐든 세트로 할 거야

 

 [어두운 음악]

 

 [서향의 한숨]

 

 할머니잠 안 와?

 

 [살짝 웃으며]  

 

 우리 지아가 와 설레 그런가?

 

 내가 자장가 불러 줘?

 

 (서향)  

 

 ♪ 엄마가 섬 그늘에 ♪

 

 (지아)  ♪ 굴 따러 가면 ♪

 

 ♪ 아기는 혼자 남아 ♪

 

 ♪ 집을 보다가 ♪

 

 (지아)  ♪ 바다가 불러 주는 ♪

 

 ♪ 자장노래에 ♪

 

 ♪ 팔 베고 스르르르 ♪

 

 ♪ 잠이 듭니다 ♪  [애달픈 숨소리]

 

 [고통스러운 신음]

 

 

 

 [탄성]

 

 시원하고 날아갈 것 같아입을 때마다

 

 이런 호강 하고 사는 남자  한국에서 나 하나일걸세계에서도

 

 [살짝 웃는다]

 

 지아 말이

 

 우람이 엄마 아빠 이혼한다던데  사실이야?

 

 직접 들어 봐야지

 

 [의미심장한 음악]

 

 (유신)  뭐야이 밤에?

 

 내일 출근할 때 갖고 나가요

 

 출장도 안 가는데?

 

 어머님 우리 집  와 계시라 했더니 싫다셔

 

 자기는 매일 어머님 잘 계시나  확인해야 맘 편하고

 

 (피영)  그러니까

 

 몇 달이건 1년이건 괜찮아

 

 내가 얘기했잖아

 

 아버지 당부 있으셨다고

 

 누가 뭐래요왔다 갔다 피곤해

 

 (피영)  지아도 이상하게 생각 안 해

 

 [문이 드르륵 열린다]

 

 [치약 뚜껑을 탁 닫는다]

 

 [치약을 탁 내려놓는다]

 

 [피영의 한숨]

 

 (유신)  좀 나와 봐

 

 ?

 

 - 오해 말고  - (피영전혀

 

 두 사람 어쨌거나  모자로 거의 30년 살았어

 

 [무거운 음악]  누가 오해해?

 

 누구보다 다정한 새엄마고 아들인데

 

 실제 모자 관계보다 훨씬 애틋해

 

 무슨 애틋?

 

 여느 가정에서 엄마

 

 손으로 김밥 먹여 주는 아들  몇이나 돼?

 

 애면 몰라딸들도 안 그래

 

 먹여 주는 신유신이나  좋다고 받아먹는 김동미 씨나

 

 '김동미 씨'?

 

 이름도 부르면 안 돼?

 

 [한숨]

 

 [유신의 한숨]

 

 자기 말 들으니까

 

 아까 기분 나빴을 수도 있어  자기 입장에선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려 마요

 

 충분히 알아  어떤 감정어떤 정서인지

 

 누가 타박해?

 

 피곤하게 왔다 갔다 말고  길에 시간 쓰지 말고

 

 한집서 편히 정답게 지내시라고

 

 위로하고 서로 위로받고

 

 미안해

 

 자기 맘 못 헤아렸나 봐

 

 나도 요즘 제정신일 수 없어

 

 멀쩡하시던 아버지

 

 처리해야 할 일도 많고

 

 유산 문제랑 처리할 거 많은데  어머님이 1순위지?

 

 - 우울증 걸릴까 봐  - (피영그러니까 가요두말 말고

 

 [한숨]

 

 아버님 살아 계실 때도  애틋했던 두 사람이야남달리

 

 무슨

 

 어려서부터 누나였으니까

 

 내 편 들어 줬던 단 한 사람

 

 평생 그 마음으로 사세요

 

 비아냥거리지 말고

 

 비아냥으로 들려요?

 

 너무나 진담이에요  [유신의 한숨]

 

 자기야

 

 한 달만 봐줘

 

 오케이

 

 한 달간 내 눈앞에서 그러지 말고  그 집 들어가서

 

 [유신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전동 칫솔 작동음]

 

 [한숨]

 

 [애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미야

 

 [한숨]

 

 [낑낑거린다]

 

 (문호)  뭐 하는 짓이여?

 

 동미 놀랐잖여시방

 

 깊은 밤 홀로 깨서 눈물 흘려?

 

 통 잠 안 와?

 

 (문호)  진짜

 

 - (문호주워  밤마다 뭐 하는 짓이야?

 

 정말 그렇게 그리워?  오리지널 동미인지 나발인지?

 

 말이 안 나와

 

 애들 생각 혔어속상해서

 

 [코웃음 치며]  애들 생각?

 

 노래도 마음대로 못 들어?

 

 노래 나름이야!

 

 나 이선희 좋아하잖아

 

 언제 이선희 노래 좋아했어?

 

 김추자하고 등려군 노래 좋아했지

 

 (예정)  오리지널 동미 만나니까

 

 밤마다 사무치게 그립고  가사가 절절히 가슴에 와닿아?

 

 또 한 번만 이러고 있어!

 

 어쩔 건데?

 

 갈라섭시다이참에

 

 갈라서믄 나 아쉽남?

 

 말이면 다여?

 

 [익살스러운 음악]

 

 아홉 번 참았어요

 

 궁금하면 열 번 채워 봐  어떻게 되나!

 

 사현이가 누굴 닮았겠어?

 

 내가 외방 자식 만들었어?

 

 대한민국 남자들이 이러고 산다

 

 동미야

 

 대한민국 여자들은!

 

 [스탠드 조작음]

 

 [한숨]

 

 ?

 

 [깊은 한숨]

 

 내가 돌아가신 우리 엄마 얘기  잘 안 하잖아

 

 (유신)  어린 시절 얘기하면

 

 어쨌든 낳아 주셨는데

 

 엄마 흉보는 게 될 수 있고

 

 안 좋은 기억 떠올리기도 싫고 해서

 

 자기 물어도 대충 얼버무렸던 거야

 

 별로 기억 없다고

 

 엄마는 형만 이뻐했어

 

 아버지는 한창 병원 늘리고  환자들한테 치여서

 

 난 관심도 없었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게

 

 엄마 절친 중에 태릉에서  배나무밭 과수원 하는 분이 있었어

 

 그 집에서 바비큐 파티 한다고  초대했는데

 

 엄마는 그날도 형만 데려가더라

 

 나도 정말 따라가고 싶었는데

 

 갔다 와서 형 말이

 

 배꽃이 눈처럼 날리는 과수원에서

 

 숯불에 소갈비 구워 먹었다고

 

 너무 멋있었다고 자랑하는 거야

 

 난 그날 밤 울다 잠들었고

 

 그런 식이었어엄마는

 

 내가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나 향한 눈은

 

 아무 감정 없이 드라이함

 

 그러다 형 볼 때는

 

 가득 사랑이 눈 속에 피어올라

 

 오해 아니야?

 

 아니

 

 말 있잖아

 

 애도 자기 이뻐하고  미워하는 거 안다는 말

 

 정말 이유 없이?

 

 이유?

 

 언젠가 할머니랑 얘기하는 거  들었는데방에서

 

 아픈 손가락 얘기하다가

 

 엄마가 똑같이 배 아파 낳았어도

 

 덜 아픈 손가락 있다면서

 

 유신이는

 

 이상하게 정이 안 간다고

 

 (유신)  어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였겠어

 

 지금도 못 잊고 이렇게 얘기하잖아

 

 자기한테 고자질이다

 

 [피식 웃는다]

 

 [유신의 한숨]  [쓸쓸한 음악]

 

 우리 엄마는

 

 내 가슴에 못 많이 박으셨어

 

 그러다 하늘나라도 형만 데리고 가고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엄마가 똑같이 이뻐했으면  해수욕장 나도 갔을 거 아니야

 

 하긴갔어도 난 안 죽었을지 모르지만

 

 그나마 병원 가면

 

 나만 이뻐해 주는 동미 누나 덕에

 

 동미 누나 아니었으면

 

 나 완전히 삐뚤어졌을지 몰라

 

 그럼 자기도 못 만났을 거고

 

 '전생에 내 엄마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가끔 들었어

 

 그런 사이야우린

 

 그때하고 지금은 달라

 

 일곱 살 꼬마 아니고

 

 내 맘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아

 

 그래서 엄마 돌아가시고  아버지 재혼할 때

 

 반감 조금도 없었어

 

 오히려 좋았지

 

 다른 사람 새엄마 들어오는 거보다  얼마나 다행이야

 

 중학교 때 잠깐 쌈 잘하는 친구들하고  어울린 거 외에는

 

 무난하게 잘 컸어

 

 김 여사가 정말 나한테  최선을 다했어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정상적인 아빠 역할  남편 노릇 할 수 있고

 

 자기랑 결혼도

 

 사실 아버지는  친구분 딸하고 했으면 하셨는데

 

 김 여사가 내 편 들어 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하고 하는 게  순리라고

 

 난 자기가 이해해 줬으면 해

 

 당분간이니까

 

 내 어린 시절 누나 덕에

 

 이런저런 힘든 거 버텼듯이

 

 이번엔 내가 그래 줘야 할 것 같거든

 

 ?

 

 [입소리를 쩝 낸다]

 

 [휴대전화 조작음]

 

 (피영)  내가 젊은 의붓아빠랑 이러고 다니면

 

 좋겠어요?

 

 엄마랑 상처한 의붓아빠 챙기느라

 

 자기나 지아한테는 소홀하고

 

 매일 눈도장 찍듯 만나서  그렇게 다정히 지내면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친구한테까지 사진 날아와  보기 안 좋고

 

 남들 딱 오해하기 십상이라고

 

 자기는 신경 안 쓴다지만 난 쓰여

 

 가서 맘 편해질 때까지 있다 와요

 

 [유신의 한숨]

 

 [충전기 작동음]

 

 딱 한 달만 참고 봐줘

 

 그다음부터는  자기 신경 거슬리게 안 할게절대

 

 한 달도 안 돼?

 

 - 수영은?  - (유신그만둘 거고

 

 딴 호텔로 옮기면 돼

 

 한 달은 성의를 보여야지

 

 우리 집서 한 번씩 밥이나 먹고

 

 안부 전화 정도

 

 (유신)  그리고

 

 사람 가슴 철렁하게 마라

 

 나도 아버지처럼  심장 나빠지면 좋겠어?

 

 ?

 

 몰라

 

 [유신의 힘주는 신음]

 

 (유신)  감히 나한테 등 돌려?

 

 [피영이 피식 웃는다]

 

 [잔잔한 음악]

 

 지아가 엄마 닮아서  한 성깔 해보니까

 

 [피영이 살짝 웃는다]

 

 미안해

 

 자기 마음도 살폈어야 했는데

 

 김 여사한테 받은 것만 생각하고

 

 어머님한테만 받고  나한테는 받은 거 없나 보지?

 

 말이라고

 

 자연스럽게 거리 둘게

 

 김 여사도 홀로서기 해야지

 

 - 조건이 있어  - (유신또 무슨 조건?

 

 정말 순수하게 마음 쓰이는 거면

 

 순수하지무슨 딴마음 있어?

 

 신유신을 뭘로 보고

 

 어쨌든 정말 안쓰럽고 걱정되면

 

 누구 소개해 드려좋은 분

 

 [유신의 한숨]

 

 그 생각은 안 했나 봐?

 

 - 싫어?  - (유신아니야

 

 그것도 괜찮을 것 같다

 

 지난번 누구 있다며?

 

 그 양반은 나이 좀 안 맞아

 

 어쨌든 알아볼게

 

 [부드러운 음악]

 

 [유신의 편안한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분노에 찬 숨소리]

 

 [서랍을 드르륵 닫는다]

 

 [동미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옅은 신음]

 

 [한숨]

 

 (피영)  서 부장님

 

 은근히 예리하다고 할까?

 

 자기 혈색이 안 좋다는 거야  방송할 때

 

 (혜령)  부장님도 나한테 관심 있는 걸까?

 

 [문이 드르륵 열린다]

 

 (간호사)  잘 주무셨어요?

 

 [살짝 웃으며]  적당히요

 

 체온부터 좀 잴게요  [체온기 작동음]

 

 이따 방송만 잠깐 하고 올 거거든요  [사현의 피곤한 숨소리]

 

 (간호사)  주치의 선생님 아시죠?

 

 말씀드렸어요

 

 혼자서 막 움직이시면 안 돼요

 

 매니저 있어요

 

 (사현)  괜찮겠어?

 

 (매니저2)  저희 이거 5시 미팅은 취소할게요  [휴대전화 조작음]

 

 (혜령)  

 

 (매니저2)  그리고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서로 사귀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고'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르나니'

 

 '연정에서  근심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혜령)  오늘은 부처님 경전에 나오는 문구로

 

 '부혜령의 사랑과 추억과 음악'  시작합니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라디오 속 혜령)  청취자 여러분 중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분도 계실 것이고

 

 부처님 말씀처럼  혼자 인생을 사는 분도 계실 거예요

 

 (혜령)  인생 살다 보면 몇 번씩은  비바람폭풍에 시달리는 초목처럼

 

 시련에 부딪치죠

 

 [한숨]

 

 그럴 때 손 내밀어 주는 분  옆에 있으면 다행인데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혼자일 때

 

 스스로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내 자신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아껴 줄 사람은

 

 오직 내 자신이니까요

 

 오늘은 내 마음을 살펴보고  감정이 처져 있다

 

 아프고 힘들다 싶으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위로를

 

 내 자신에게 건네는 겁니다

 

 '괜찮아힘내'

 

 음악이 조금이나마 도움 될 거예요

 

 (라디오 속 혜령)  오늘 준비한 첫 곡

 

 아주 로맨틱한 피아노곡입니다

 

 여름 저녁의 산들바람처럼  부드러운 선율과 함께

 

 '부혜령의 사랑과 추억과 음악'  시작합니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훌쩍인다]

 

 엄마

 

 [울먹인다]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잔잔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키보드 조작음]

 

 (청취자1)  영화에서는 감미로웠는데  왠지 슬프게 들리네요

 

 (청취자2)  저야말로 제 자신을  끄집어 올려야겠어요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햇살 가득한 옥상으로

 

 (청취자3)  저만 그렇게 들리나요?

 

 DJ님 오늘 목소리  디프레스돼 있는 것 같은데

 

 ()  오늘 분위기 왜 이렇게 가라앉아요?

 

 다들

 

 혜령 씨 몸 안 좋으니까

 

 (지아)  그래서 너희 아빠 나가셨다고?

 

 (우람)  

 

 나 학원들 이번 달까지만 다닐 거야

 

 엄마가 그러라셔?

 

 아니내 결정

 

 (혜령)  병원 들어가기 싫어  책도 안 봐지고

 

 (피영)  이따 들를게

 

 (혜령)  바쁘세요작가님?

 

 곧장 들어가실 거예요?

 

 은행 볼일 있어마치고 갈게

 

 (피영)  저기차 한잔하실 수 있으세요?

 

 좀 부탁드릴 게 있어요

 

 

 

 두 분만요우린 들으면 안 돼요?

 

 다 같이 병문안 어때요이따?

 

 환영요

 

 기쁨조요?  [혜령이 살짝 웃는다]

 

 (피영)  

 

 ()  내려가 있어요

 

 (피영)  네  [흥미로운 음악]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1

 

 [엘리베이터 문이 쓱 닫힌다]  무심한 건지 자기 본위인지

 

 둘 다지

 

 담백해서 좋잖아  말 많은 남자 피곤하지 않아?

 

 (매니저2)  입은 말하라고 있는 거 아니에요?

 

 자기는 말 많은 남자가 좋은가 보지?

 

 우리 아버지가 부장님 같은 스타일인데  정말 재미없어요

 

 - 뭐 드실래요?  - (아메리카노 마시죠?

 

 - (피영아니요제가  - (아메리카노 두 잔요

 

 제가 사야죠제 용건인데

 

 - 따아요?  - (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선배분 중에 괜찮은 돌싱 없으세요?

 

 많죠

 

 저희 시어머님 때문에요

 

 너무 힘들어하셔서요

 

 힘든 게 당연하잖아요

 

 시어머님 소개시켜 준다고요?

 

 우울증 올까 봐

 

 [생각하는 신음]

 

 내년 쉰아홉 되시거든요한국 나이로

 

 연상요연하요?

 

 연하면 사실 좋겠지만

 

 불가능하잖아요

 

 뭐 불가능해요?

 

 장례식장에서 뵈니까 젊으시던데  나이보다

 

 본인 의사 확인했어요?

 

 소개해 달라세요?

 

 - 아직요  - (그럼 여쭤보세요

 

 아는 형들은 많아요

 

 [흥미로운 음악]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예순한둘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PD님 같으면 근데

 

 남편 떠나보낸 지 몇 달도 안 돼서  남자 만나고 싶겠어요?

 

 정도 각별하셨다면서요

 

 그렇잖아요

 

 남자들도 실연당하면  새 사람으로 이겨 내고

 

 여자들 다 안 똑같듯이  안 그런 남자도 많아요

 

 부장님요?

 

 여쭤보고 좋다 하시면  적당한 형 찾아볼게요

 

 [반이 잔을 달그락 든다]

 

 [문이 달칵 열린다]

 

 [혀를 쯧 찬다]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으며]  아이고

 

 [문호의 한숨]

 

 - 두통약 있지?  - (예정머리 아파요?

 

 (문호)  

 

 웬일이실까생전 안 아프던 머리가

 

 - (문호?  - 첫사랑이 혼자 됐으니 머리가 아프지

 

 가뜩이나 속상하고 짜증 나는구먼

 

 [헛기침]

 

 자식이 사네못 사네 그러는 마당에

 

 바가지가 긁고 싶어?

 

 무슨 바가지야사실이지

 

 - 준재야!  - (문호우리 핏줄

 

 시방 어디서 크는지도 모르고

 

 배 속에서 크지어디서 커?

 

 하여튼

 

 질겨지치지도 않아?

 

 몇십 년 인고의 세월을 보낸  당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나야

 

 [익살스러운 음악]  골프장서

 

 김동미 만났을 때 그 표정 나 못 잊어

 

 초등학교 동창 갑자기 만나면  안 반가워?

 

 아들 둘 낳아 주고

 

 어머니아버지 10년 모신 나한테

 

 한 번도 그런 얼굴  그런 눈빛 한 적 없어

 

 동창이냐고그짝이!

 

 동창이 더 중해?  한 이불 덮고 산 마누라가 더 중해?

 

 중하고 덜 중하고 문제여?

 

 (준재)  부르셨어요사모님?

 

 (예정)  물 좀미지근한 물약 먹게!

 

 (준재)  

 

 [익살스러운 음악]

 

 나한테는 중요해아주

 

 [못마땅한 신음]

 

 아니도장을 왜 찍어 주세요?

 

 작가님 천사표예요?

 

 천사 무조건 좋은 거 아니에요

 

 향기가 용납 안 돼 해

 

 용납 안 되는 만큼 대미지를 안겨야죠

 

 (피영)  말처럼 쉽지 않아향기가 오죽했으면

 

 다시 생각하세요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읍소하는데

 

 읍소를요교수님이?

 

 결정짓고 나니까 편해몸도 마음도

 

 (시은)  당장 빨래도 줄고

 

 남자들 얼마나 손 많이 가

 

 누군지 잡아서 족치고 끝내도 끝내야죠

 

 궁금하지도 않아요?

 

 봐서 뭐 해

 

 달라지는 거 있어?

 

 애들 마음이

 

 언니도 언니지만

 

 괜찮은 척하는 게 더 가슴 아파

 

 작가님 이해가 안 가정말

 

 나 같으면 도장 찍어 줄 때  찍어 주더라도

 

 당한 만큼 갚아 줘

 

 드라마 나오는 것처럼

 

 머리채라도 잡아?

 

 심부름센터 부탁하면 찾을 수 있어요

 

 (피영)  섣불리 그러면 안 되는 게

 

 그 사람들 오히려 남편들한테  역으로 알려 주고 돈 받는대무마비

 

 그런가재는 게 편이야그것들이

 

 돈은 양쪽에서 챙기고

 

 [피영과 혜령의 한숨]

 

 부장님 안 오네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노크 소리가 들린다]  [흥미로운 음악]

 

 (피영)  

 

 정말 오셨네요

 

 ()  오라면서요

 

 (피영)  마음에서도 우러나 오셨죠?

 

 [반이 살짝 웃는다]  (시은)  앉으세요

 

 아니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깨죠괜히

 

 - 가신다고요?  - (얘기들 나누세요

 

 (피영)  어머

 

 몸조리 잘해요

 

 (피영)  잠깐 앉지도 않으시고

 

 - 내일 봬요  - (시은

 

 [문이 드르륵 열린다]  감사해요

 

 [피영의 헛웃음]

 

 (피영)  그래도 케이크는 제대로  맛있는 거 사 왔네

 

 냉장고에 넣어 놓을게

 

 (혜령)  아이드세요

 

 (피영)  자기는 못 먹잖아

 

 (혜령)  두 분요전 눈으로 먹을게요

 

 한 입은 맛봐도 돼요

 

 [피영이 케이크 상자를 달그락 연다]

 

 [피영의 탄성]

 

 여자들 입맛 제대로 알아

 

 부장님 선수예요

 

 선수라도 여자들 울리지만 않으면 뭐

 

 선수는 자기는 안 울고  여자들만 울려요

 

 [살짝 웃는다]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동미)  지아 아빠제주도는 왜?

 

 (피영)  고등학교 때 은사님이 낙향하셨는데

 

 건강 안 좋으시다는 얘길 들었대요

 

 이강재 선생님 아니야?

 

 그런 것 같아요

 

 (동미)  그분 지아 아빠 아주 이뻐하셨어

 

 아휴

 

 아프지 않고들 갈 수 없나

 

 몇 시 비행기?

 

 좀 있으면 탑승할 거예요  3시 비행기요

 

 하루 자고 오겠네

 

 (피영)  

 

 [문이 달칵 열린다]

 

 [웅의 개운한 신음]

 

 사현아

 

 

 

 아이왜 이렇게 심각해?

 

 고민 있어?

 

 아니야  [피식 웃는다]

 

 [힘주는 신음]

 

 일 고민?

 

 (아미)  설레서 어제 잠 설쳤어요

 

 [원이 살짝 웃는다]

 

 ()  아미 씨 성게국수 먹으려나?

 

 (가빈)  먹지얼마나 맛있는데  [함께 웃는다]

 

 (아미)  검색해 보니까 흑돼지 유명하더라고요?

 

 단골집 있어연탄불에 굽는  [아미의 웃음]

 

 난 보리쉰다리가 맛있던데특히

 

 맛있지

 

 [가빈과 원의 웃음]

 

 - 음식 이름이 보리쉰다리예요?  - (가빈

 

 [여자들의 웃음]

 

 - (?  - (가빈탑승 시작하네?

 

 [아미의 힘주는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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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코드 인식음]  - (직원확인되셨습니다  - (아미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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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코드 인식음]

 

 [기내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  여기

 

 [아미가 살짝 웃는다]

 

 (승무원)  안녕하십니까티켓 확인 도와드릴게요

 

 [의미심장한 음악]

 

 (유신)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애절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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