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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작사 이혼작곡 S1. 7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삼겹살을 툭 내려놓는다]

 

 [바코드 인식음]

 

 - (해륜감사합니다  - (향기…  [점원이 인사한다]

 

 감사합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타이어 마찰음]

 

 [옅은 한숨]

 

 (향기)  좀 걷고 올게요

 

 (시은)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쓸쓸한 음악]

 

 남편분오래 살아서가 아니라

 

 여자 있는 거예요

 

 부부 사이는 부부만 알아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왜 있는데요

 

 [한숨]

 

 [자동차 시동음]  (유신)  갈까요?

 

 [분위기 있는 음악]

 

 [새들이 지저귄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훌쩍인다]

 

 (향기)  

 

 (해륜)  어디 있니도착했어?

 

 안으로 들어오세요

 

 [한숨]

 

 [향기와 해륜의 한숨]

 

 (향기)  아빠어디서 주무셨어요?

 

 (해륜)  친구 집

 

 여자 친구요남자 친구요?

 

 (해륜)  ?

 

 [향기의 떨리는 숨소리]

 

 어제 강남 마트에서 아빠 봤어요

 

 조수석 여자 누구예요?

 

 [무거운 음악]

 

 (향기)  그 여자네 집에서 주무신 거예요?

 

 [떨리는 목소리로]  아빠

 

 엄마 아셔 봐요아빠가 어떻게

 

 - 엄마도 알아  - (향기엄마도 알아요?

 

 [혼란스러운 숨소리]

 

 (해륜)  면목 없다

 

 면목 없는데

 

 그런 게 있어어쩔 수 없는 거

 

 넌 아직 사랑을…  [향기의 답답한 신음]

 

 [한숨]

 

 어떻게

 

 (향기)  어떻게 아빠가

 

 [한숨 쉬며]  이건 아니지아빠

 

 뭐 하는 여자예요?

 

 아니알 필요 없어

 

 쓰레기일 테니까

 

 아빠 아직 주무셔요?

 

 어제 지인 댁에서 주무셨어

 

 누나는?

 

 운동

 

 나에 대한 엄마의 마음?

 

 (시은)  

 

 [휴대전화 조작음]

 

 내일도 오므라이스 해 주세요

 

 [통화 연결음]  맛있어?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걱정스러운 숨소리]  삐 소리 후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왜 전화 꺼 놨어걱정되게  [문소리가 탁 난다]

 

 향기인 줄 알고

 

 향기 안 들어왔어?

 

 좀 걷고 온다고

 

 아침 들어요

 

 (우람)  아빠 오셨어요?

 

 아주 일찍 들어오시네요

 

 

 

 [시은의 한숨]

 

 (우람)  오므라이스는  맨날 먹어도 안 질릴 것 같아요

 

 자주 해 줄게

 

 [해륜의 한숨]

 

 식사하라고

 

 [해륜의 한숨]

 

 향기가 알았어

 

 (시은)  ?

 

 말했어?

 

 [해륜의 한숨]

 

 어제 삼겹살 구워 먹으려고  강남 마트에서 장 봤거든

 

 그걸 향기가 본 모양이야

 

 상대 여자랑 같이 장 봤다고?

 

 아니혼자

 

 차에 있었고

 

 차 타고 가는 걸 봤대

 

 [무거운 음악]

 

 새벽녘에 반포공원으로 나오라고  향기가 전화했어

 

 묻길래

 

 봤는데 둘러댈 수도 없고

 

 [깊은 한숨]

 

 (해륜)  당신 걱정해서

 

 엄마도 안다고 했어

 

 구워 먹으니 삼겹살 맛있습디까?

 

 [한숨]

 

 [시은의 한숨]

 

 [시은의 떨리는 숨소리]

 

 (해륜)  별일 없을 거야  나 안 보고 싶은 거겠지

 

 그 핑계로 나가겠다고?

 

 아니

 

 (시은)  [울먹이며]  어떡해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통화 연결음]

 

 (우람)  안 드세요?  [시은의 놀란 숨소리]

 

 (해륜)  

 

 [문이 탁 닫힌다]

 

 (우람)  싸우셨어요엄마랑?  [해륜의 한숨]

 

 아니누나 얘기 하고 있었어

 

 걱정이네

 

 걱정 마

 

 [무거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발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서향)  왜 안 먹고?

 

 할머니 오셔야 먹지

 

 아휴

 

 우리 지아나무랄 데가 요만큼도 없어

 

 예의 바르고

 

 할머니요즘 한국에선

 

 (지아)  '나무랄 데가 1도 없어', 그렇게 말해

 

 - '1'?  - (지아

 

 알았어

 

 우리 손녀 덕에 또 하나 배웠네?

 

 [함께 웃는다]

 

 (지아)  왜 고것만 드셔?

 

 

 

 또 먹을 거야

 

 [어색한 웃음]

 

 살찔까 봐

 

 꿈만 같아

 

 여기 온 거내가 할머니 집 간 거?

 

 지금 이 순간

 

 [웃음]

 

 (서향)  이런 데

 

 혼자 처량맞게

 

 아침 먹기 그렇잖아

 

 (지아)  좀 그렇지심심하고

 

 [서향의 놀란 탄성]

 

 우리 지아는 먹성도 훌륭해

 

 골고루 다 담아 왔어감자까지

 

 에지 있으니까 에지 감자

 

 [함께 웃는다]

 

 할머니한국월드 가 보셨어?

 

 네 엄마랑 이모 어렸을 때 두 번인가?

 

 요즘 완전 좋아눈이 휙 돌아

 

 그래?

 

 우리 거기 가

 

 백화점은?

 

 한국월드서 놀고 가면 되지

 

 오케이

 

 [함께 웃는다]

 

 (지아)  이모할머니도 궁금하다

 

 [어두운 음악]

 

 (서향)  곧 보게 될 거야

 

 할미 눈감으면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신의 힘주는 신음]

 

 (동미)  제대로 브렉퍼스트네

 

 김 여사랑 난  외국 나가서도 잘 살 거야

 

 [살짝 웃으며]  맞아

 

 (유신)  우리 지아 엄마는  김치 한두 끼 거르면 생각난다고

 

 (동미)  한국 사람들 대부분 그렇지

 

 쌍둥이

 

 - (아이아빠한국월드 멀어요?  - (남자아니

 

 (여자)  아유흘리지 말고

 

 - (여자먹는 데 집중  - (아이

 

 (유신)  어렸을 때 누나가 나  한국월드 데려갔던 거 기억나?

 

 기억하지

 

 그때 참 좋았어

 

 유치원에서 갔을 땐 그냥 그랬는데

 

 [피식 웃는다]

 

 그 후로 가 봤나?

 

 아니

 

 오늘 가요

 

 아이

 

 어떻게 달라졌나

 

 갑시다

 

 사람 구경도 하고  모처럼 이것저것 다 잊고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서향)  어머나  [밝은 음악]

 

 [서향의 탄성]

 

 [함께 웃는다]

 

 너무 좋다?

 

 어머나아유  [지아의 웃음]

 

 (지아)  할머니분장한 거야코스튬

 

 - (서향아휴아휴  - (지아우리도 해요  [지아가 발을 동동 구른다]

 

 (지아)  괴물 말고 이쁜 옷 많아

 

 - 그래?  - (지아!

 

 (지아)  [애교스럽게]  가자

 

 - (지아여기여기여기  - (서향?

 

 [서향의 탄성]

 

 (서향)  너무 멋있어

 

 - 이쁘지?  - (서향

 

 (지아)  가자  [서향이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아버님

 

 (문호)  집이여?

 

 아니요방송국 녹음하러 왔어요

 

 언제 끝나?

 

 너 보약 한 제 지어 주려고  지금 서울 들어섰는디?

 

 겸사겸사

 

 전 한약 별로예요

 

 별로래도 한 제 먹어야 써

 

 (문호)  예비 엄마 몸이 따뜻해야 허거든

 

 한 시간 정도면 끝나?

 

 아니요  나중에 컨디션 좋을 때 먹을게요

 

 그려그럼

 

 [휴대전화 조작음]

 

 - (문호김 실장  - (김 실장회장님

 

 '회장님빼고

 

 요즘 컨디션 어뗘?

 

 (김 실장)  저야 뭐항시 괜찮죠

 

 회장님이 잘 챙겨 주신 덕에

 

 - 단전 아래에 문제없어?  - (김 실장

 

 (김 실장)  회장님도 좋으시죠?

 

 비 플은 돼

 

 나이가 있으니까  [김 실장이 살짝 웃는다]

 

 (김 실장)  

 

 [한숨]

 

 (문호)  오리지널 동미는 어떡하고 있는 겨?

 

 답도 없고

 

 [경쾌한 음악]

 

 (유신)  옛날이랑 분위기가 완전 다르네

 

 (동미)  그러게

 

 코스튬?

 

 [동미의 멋쩍은 숨소리]  (유신)  갑시다

 

 여기네

 

 마음에 드는 걸로 갈아입어요

 

 [동미의 난처한 숨소리]  [유신의 웃음]

 

 [서향의 탄성]

 

 [서향과 지아의 웃음]

 

 (지아)  할머니 저거 못 타지?

 

 [사람들의 신난 비명]  못 타지너 타  할미가 사진 찍어 줄게

 

 (지아)  어  [사람들의 비명이 계속된다]

 

 (서향)  비명들 지르는데 너 탈 수 있겠어?

 

 난 맨 뒤에 타

 

 [사람들이 연신 소리 지른다]

 

 [카메라 셔터음]

 

 (서향)  지아야!

 

 [카메라 셔터음]

 

 [의미심장한 음악]

 

 !

 

 역시 뭔가 통해

 

 아주 잘 어울리잖아

 

 나 웃으면 안 되는데

 

 [함께 웃는다]

 

 뭐 어때

 

 (동미)  [웃으며]  나 어떡해

 

 나 미쳤나 봐

 

 (유신)  가자  [함께 웃는다]

 

 [분위기 있는 음악]

 

 [서향의 놀란 탄성]

 

 (서향)  무섭다

 

 [지아의 웃음]  [서향의 놀라는 신음]

 

 어머머막 나한테로 달려오는 것 같아  [카메라 셔터음]

 

 [유신과 동미의 신난 비명]

 

 [유신과 동미가 즐거워한다]

 

 [유신의 놀란 신음]  [함께 웃는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문이 열립니다

 

 - (혜령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강아지나 고양이 키우세요?

 

 ()  아니요

 

 [흥미로운 음악]  털 달린 짐승 싫어하세요?

 

 ()  아니요

 

 안 키워요못 키워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알레르기 있으신가 보다

 

 [엘리베이터 문이 덜걱 열린다]  불쌍하잖아요

 

 하루 종일 혼자 두기

 

 못 할 짓이에요

 

 누나 아직 안 들어왔어?

 

 (시은)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안녕하세요

 

 [퍼레이드단의 경쾌한 악기 연주]

 

 [사람들의 탄성]

 

 [서향의 탄성]  [지아의 웃음]

 

 [지아의 신난 탄성]

 

 [웃음]  [카메라 셔터음]

 

 (지아)  ?

 

 [지아의 웃음]

 

 [지아가 연신 즐거워한다]

 

 여보세요

 

 [트레이를 달그락 놓으며]  안녕하세요사모님

 

 무슨 '사모님'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웃음]

 

 별고 없으시죠?

 

 별고 없는데

 

 우리 양반 혹시

 

 무슨 약 부탁 안 하던가?  지어 달라고?

 

 아니요

 

 하도 정 많고 오지랖 넓은 양반이라

 

 주위에서  누구 조금만 안 좋은 것 같으면

 

 약 지어 주지 못해서

 

 

 

 그러니까 계속 잘되시는 것 같아요

 

 잘되긴

 

 알았어요

 

 들어가세요

 

 

 

 [휴대전화 조작음]

 

 [피식 웃는다]

 

 [퍼레이드단의 연주가 계속된다]  [지아와 서향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

 

 [서향의 탄성]

 

 (서향)  인제 그만 나가자

 

 - (서향백화점도 가야 하니까  - (지아

 

 지아오늘 재밌었어?

 

 완전 재밌었어요  [서향의 웃음]

 

 나도 우리 지아 덕에 구경 잘했어

 

 (유신)  셀카 한번 갈까?

 

 하나셋  [카메라 셔터음]

 

 [놀란 숨소리]  [무거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

 

 - 할머니저쪽  - (서향그래  [지아가 살짝 웃는다]

 

 (지아)  가자가자

 

 (지아)  할머니저 언니 무서워

 

 [서향의 어색한 웃음]

 

 (혜령)  여자 친구 강아지가 죽은 거예요  어찌나 낙담하고 슬퍼하는지

 

 제가 기르는 개를 주었죠

 

 정말 똑똑하고 말 잘 듣는  블랙 푸들이었어요

 

 혜령 씨 얼굴색이 좀 창백하지 않아요?  [혜령이 사연을 읽는다]

 

 좀 안 좋아 보여요

 

 (혜령)  문제는 우리가 사소한 걸로 다투다가

 

 자존심 때문에 결국 헤어진 겁니다

 

 (원장)  아이고

 

 (혜령)  제 강아지 돌려받고 싶은데 어떡하죠?

 

 돌려 달라자니  강아지 잃은 슬픔 겨우 가라앉혔는데

 

 야박한 것 같고

 

 안 돌려받자니  제가 보고 싶어 견딜 수 없고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원장님말씀해 주시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고민되시겠어요

 

 원장님개 키우세요?

 

 (원장)  저도 두 마리 키우고 있는데

 

 문제는 여자 친구한테 간 그 개가

 

 그 집에서 행복하냐는 거죠

 

 내용 보면  여자 친구분이 케어를 잘해서

 

 그 강아지도 잘 지낼 것 같은데

 

 (혜령)  두 분이 사귈 때는

 

 원래 주인이  지속적으로 찾아오고 하니까

 

 잘 지내고 잘

 

 (피영)  부장님 같으면요?

 

 개 생각해서 데려와야죠  [혜령이 말한다]

 

 여자 친구는  새로 한 마리 사 주든가 하고

 

 [호응하는 신음]

 

 (원장)  강아지 생각하면 그런데

 

 사람 입장에서

 

 어쨌든 한때 좋아하고  사랑했던 남자 친구가

 

 강아지를 돌려 달라고 하면

 

 그동안 좋고 애틋했던 추억들이

 

 '내가 고작  이 정도 사람을 좋아했나?'

 

 그런 생각 안 들 수가 없거든요  [호응하는 신음]

 

 여자 입장에서요

 

 [옅은 신음]

 

 그렇죠

 

 저는 그냥 돌려받지 마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원장)  그리고 여친은 그 강아지를 보면서

 

 헤어진 남자 친구를 계속  한 번씩이라도 생각하게 되고요

 

 (혜령)  

 

 (원장)  어쩌면 다시 연락이 올 수도 있어요

 

 맞아

 

 한번 헤어졌으면 그만이지

 

 (원장)  자존심 싸움 하다  헤어지는 경우들 많은데

 

 자존심 때문에 전화도 못 하고요

 

 (원장)  

 

 강아지 아프거나 상태 안 좋을 때  그 핑계?

 

 그 핑계 대고?

 

 그래서  다시 이어질 수도 있잖아요?

 

 [살짝 웃는다]

 

 도움 되셨으면 합니다

 

 케일럽 CC '스윙 오브 더 도그'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의 힘겨운 신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피영의 다급한 신음]  [혜령의 힘겨운 숨소리]

 

 (시은)  휴지

 

 [혜령의 힘겨운 신음]

 

 [통화 연결음]

 

 ()  여기 상암동 CSB 방송인데요  환자가 생겼거든요

 

 빨리 좀 와 주시겠어요?

 

 [프린터 작동음]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 여보세요  - (피영저 사피영이에요

 

 안녕하세요

 

 (피영)  혜령 씨가 피를 토해 가지고요

 

 [무거운 음악]  피를요?

 

 (피영)  지금 119 기다리고 있어요

 

 아마 상암병원 응급실로 갈 거예요

 

 알겠습니다

 

 [다급한 숨소리]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타이어 마찰음]

 

 [피영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피영)  위암이면 어떡해?

 

 설마

 

 피를 왜 토해?

 

 자기네 병원이 낫지 않을까?

 

 결과 나오는 거 보고

 

 [자동문이 스르륵 열린다]

 

 (피영)  지금 검사받고 있어요

 

 (시은)  피를 많이 토해 가지고요

 

 [여자들의 웃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미)  난 한국서 놀이공원을 안 가 봤어요

 

 ()  어머정말?

 

 못 가 본 거죠

 

 (가빈)  저런얼마나 좋은데

 

 드라마서 보니까 그렇더라고요

 

 (가빈)  언제 가지오늘이라도?

 

 [놀라며]  좋아요

 

 [함께 웃는다]

 

 (가빈)  미국 디즈니랜드는 가 봤을 거 아니야

 

 (아미)  그렇죠

 

 난 디즈니랜드보다  한국 놀이공원이 낫더라?

 

 (가빈)  나도  [가빈이 살짝 웃는다]

 

 ()  몇 살 때 미국 들어갔다고?

 

 네 살 때요

 

 중간에 몇 번 안 나왔어?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요

 

 외할머니?

 

 

 

 한 번씩 생각나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미)  논알코올 같지가 않아

 

 논알코올 맞아  [동미가 살짝 웃는다]

 

 어렸을 때 김 여사가 나  박물관전시회

 

 그런 데 엄청 데리고 다녔는데

 

 정서적으로 좋을 것 같아서

 

 오늘도 정서적으로  괜찮았던 것 같은데?

 

 재밌었어

 

 [살짝 웃으며]  아무 생각도 안 나게

 

 [유신의 한숨]

 

 [한숨]

 

 나이 들어서

 

 여자 옆모습 이쁘기 힘든데

 

 [피식 웃는다]

 

 매번 안 짚어 줘도 나이 먹은 거 알아

 

 나이를 떠나서 이쁘다고

 

 칭찬해 주는 건 지아 아빠뿐이야  [살짝 웃는다]

 

 난 뭐 칭찬할 거 없지?

 

 (동미)  없는 게 아니라 못 해너무 많아서

 

 [유신의 웃음]

 

 나 잘 견딜게

 

 인제 일부러 자꾸 신경 쓸 거 없어

 

 충분해

 

 일부러 신경 쓴다고?

 

 (유신)  섭섭하네

 

 김 여사 일부러억지로

 

 나한테 잘해 주는 척했던 거야?

 

 나야 온 마음이었고저절로

 

 이심전심

 

 김 여사하고 난

 

 우린 평생 서로 챙겨 주며  살게 돼 있어

 

 그게 우리 운명이야

 

 전생 믿어?

 

 전혀 근거 없지 않잖아여러 정황이

 

 우린 전생에 어떤 사이였을까?

 

 [유신의 생각하는 신음]

 

 연인 사이였을 수도 있고

 

 (유신)  애틋한 모자 사이였을 수도 있고

 

 어쨌든 좋은 사이였을 것 같아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

 

 [호응하는 신음]

 

 아버지나 없었으면

 

 눈도 제대로 못 감으셨을지 몰라

 

 김 여사 혼자 세상에 남기고

 

 어떻게 눈감으시겠어

 

 [한숨]

 

 빨리 마음 안정 찾아야

 

 아버지도 마음 편히 떠나셔

 

 [훌쩍인다]

 

 남은 식구들 애통해하면

 

 영가 잘 못 떠난다며

 

 [목멘 소리로]  걱정 마

 

 신경 안 쓰게

 

 그런 말 인제 더 이상 말고

 

 [훌쩍인다]

 

 (동미)  실은 어제  춘천에서 좀 허기졌는데 참았어

 

 ?

 

 막국수랑 배부르게 먹으면

 

 운전해 올 때 졸릴 거 아니야

 

 (유신)  뭐 졸려기껏 거기까지 갔구먼

 

 [분위기 있는 음악]

 

 졸립지

 

 고팠다가 막국수 같은  탄수화물 배부르게 먹으면

 

 인제 나 챙기지 마

 

 내가 챙길 거니까

 

 (유신)  대답하셔

 

 (동미)  알았어

 

 [유신이 살짝 웃는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시은)  누나 들어오면 나한테

 

 우람이 네가 전화해 줘바로

 

 

 

 [시은의 괴로운 숨소리]

 

 (피영)  향기 나갔어?

 

 (시은)  우리 남편

 

 여자 있었어

 

 [무거운 음악]

 

 그거 향기가 알고

 

 안 들어와

 

 [기가 찬 숨소리]

 

 그런 거였어결국?

 

 그런 거였어

 

 부혜령 말이 맞았어

 

 [어이없는 숨소리]

 

 나도 토요일 밤 알았고

 

 (시은)  애들 한창 파자마 파티 할 때

 

 술 먹고 들어와 부는 거야

 

 나 헛산 거지?

 

 안 믿겨져

 

 그러니 언니는 오죽하겠어?  내가 이런데

 

 받아들였어포기하고

 

 포기는 하지만 그 배신감

 

 향기

 

 누구보다 존경하고 사랑했는데  제 아빠

 

 이런 표현 그런데

 

 누구한테 미쳤대?

 

 어떤 거한테 빠진 거야?

 

 알아 뭐 해

 

 그런다고 뭐달라질 문제도 아니고

 

 [휴대전화 진동음]

 

 [시은의 한숨]

 

 누나 들어왔어?

 

 (우람)  지금

 

 [안도하는 숨소리]

 

 바꿔

 

 아니야엄마 들어갈게

 

 [변기 물이 솨 내려간다]  

 

 [문이 탁 닫힌다]  [휴대전화 조작음]

 

 (우람)  하루 종일 어디 갔었어엄마 걱정하게

 

 (향기)  아빠가

 

 만일 아빠가

 

 큰 실수를 했어

 

 - 그럼 어떡할 거야?  - (우람?

 

 그래도 사랑할 거냐고

 

 아니사랑할 수 있냐고

 

 엄마가 그러잖아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큰 실수

 

 (향기)  인터넷에 기사 뜬 거  너도 본 적 있을 거야

 

 그런 드라마도 있었고

 

 아빠

 

 엄마 말고 다른 여자 만나

 

 [침울한 음악]

 

 무슨 뜻인지 알지?

 

 그래도 사랑할 거냐고아빠

 

 글쎄

 

 사랑할 수 있다는 얘기네

 

 누나는?

 

 우선 네 생각 얘기해 봐

 

 모르겠어엄마도 아셔?

 

 근데 엄마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는데

 

 (향기)  우리 때문에

 

 힘들어도 내색 못 하신 거지

 

 우리 상처 안 받게 하려고

 

 [한숨]

 

 그러니 얼마나 힘드시겠니속으로

 

 정말이면

 

 엄마 너무

 

 믿어지지 않아

 

 나도 내 눈으로 못 봤으면 안 믿어

 

 [우람의 한숨]

 

 아빠한테 직접 물어보고

 

 묻기 전에 먼저 마음 준비해

 

 사실이면 어떡할 거야?

 

 누나는?

 

 난 더 이상  아빠랑 같이 살고 싶지 않아

 

 엄마는 어쨌든 부부니까  봐주자 하실지 모르지만

 

 (향기)  넌 아빠랑 헤어지기 힘들지?

 

 힘들지

 

 가족은 거짓말하고  속이는 사이가 아니라

 

 사랑과 진실로 살아야 하는 관계야

 

 신뢰

 

 아빠가 반성할지도 모르잖아

 

 그럼 용서해 드리는 게 맞고

 

 [한숨 쉬며]  기대 마

 

 넌 용서될지 모르지만 난 아니야

 

 누나나 내 생각보다는

 

 엄마 생각이 중요할 것 같아

 

 이따 아빠 생각 들어 보자근데

 

 (향기)  어떤 경우든  너 상처 덜 받았으면 좋겠어

 

 아주 안 받을 순 없겠지만

 

 너무 걱정 마

 

 (의사)  급성 십이지장 궤양인데

 

 최근에 뭐 스트레스받은 일 있어요?

 

 

 

 (의사)  십이지장 궤양은  스트레스가 원인이에요

 

 방송 일이 힘들어요?

 

 안티 글 같은 거 읽지 말아요

 

 검색해 보니까 좀 있던데

 

 병실 좀 있으면 나거든요?

 

 얼마나 입원해야 하죠?

 

 (조무사)  병원에선 얼굴 안 가리거든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시은)  우람인?

 

 (향기)  기쁨이네

 

 아빠 다른 여자 있는 거  엄마도 안다고?

 

 토요일 날

 

 털어놓더라

 

 토요일 언제?

 

 애들 파자마 파티 할 때?

 

 [어이없는 숨소리]

 

 엄마 심정 어땠어?

 

 글쎄

 

 애들 분위기 깨면 안 되니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빠가

 

 (시은)  너희들 장래 문제도 있고

 

 서류 정리는 안 된다고 했어

 

 그 대신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라고

 

 나가든 들어오든 신경 안 쓸 테니

 

 우린 걱정 마엄마

 

 어떻게 걱정을 안 해

 

 지난번 너희 뭐랬어?

 

 이건 다른 문제야

 

 (향기)  호랑이한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대

 

 엄마우리 정신 차리자

 

 그래

 

 (향기)  부부는 등 돌리면 남이라지만

 

 난 엄마 딸이야분신

 

 엄마 솔직한 생각 듣고 싶어

 

 아빠한테 미련 있어?

 

 [한숨 쉬며]  나도 마찬가지야

 

 실망 크겠지만 나하고는 달라

 

 부부는 정말 마음 떠나면  끝나는 사이야

 

 근데 너나 우람이한테는  어쨌거나 아빠고

 

 아빠한테 우리

 

 아무 의미 없어 보이니까

 

 그렇지 않아

 

 엄마는 아직 아빠를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

 

 옛말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딱 아빠 아니야

 

 어떻게 우릴?

 

 엄마를 이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가 있어?

 

 미안하다

 

 엄마가 왜 미안해

 

 내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온 것 같고

 

 (향기)  말도 안 되는 얘기 하지 마요

 

 엄마가 부족한 거면

 

 이 세상 다른 엄마들은?

 

 방송 일 때문에

 

 네 아빠한테 아무래도 소홀했으니까

 

 아빠가 그래?

 

 엄마가 소홀해서 딴 데 눈 돌렸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아니원인을 찾자면

 

 원인을 찾자면 아빠지

 

 [목멘 소리로]  엄마한테 평생 감사하고 살아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이런 배신을 안겨

 

 사람 마음이 다 같을 순 없나 봐

 

 내 마음도 내 뜻대로 안 될 때 많고

 

 아빠 두둔하지 마

 

 참지도 말고병 돼

 

 욕하고 싶으면 욕해

 

 욕먹을 짓 했어아빠

 

 엄마는 괜찮아

 

 너랑 우람이만 별일 없으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해

 

 (시은)  삶이란 게 원래 녹록지 않은 거니까

 

 (향기)  어쨌든 정말

 

 조금도 미련 없으면  아빠 떠나라고 그래

 

 너희는우람이는 아직 어리고

 

 좀 있으면 사춘기인데

 

 대강 얘기했더니 믿기지 않는 모양이야

 

 (향기)  당연하지

 

 아빠 생각 직접 듣고 싶대

 

 뭐 하러 얘기했어

 

 우람이도 알아야지덮을 일이야?

 

 그리고 난 엄마처럼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못 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거운 음악]

 

 엄마는 우리 때문에  죽을힘으로 참았겠지만

 

 (향기)  우리 식구들  나쁜 병 걸린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

 

 그럼

 

 너희들 말처럼  세상 살면서 이 정도는 껌이야

 

 우람이도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속 깊고

 

 (향기)  나도 있고

 

 엄마도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시은)  어느새 우리 딸다 커 가지고

 

 너희만 있으면 돼

 

 (향기)  우리도

 

 [도어 록 작동음]

 

 (지아)  아빠!

 

 있었구먼

 

 (유신)  방금 들어왔어요뭘 이렇게

 

 할머니가 사 주셨어

 

 (유신)  앉으세요

 

 뭐 드릴까요과일 아마 있을 거예요

 

 연휴라 아주머니 없어요

 

 배불러

 

 (지아)  할머니 많이 안 드셔살찔까 봐

 

 - 큰돈 쓰신 거 아니에요오늘?  - (서향아휴무슨

 

 오늘 한국월드도 가고

 

 한국월드?

 

 (유신)  아빠도 갔었는데친할머니랑

 

 정말?

 

 전화할걸

 

 그러게아빠는 생각도 못 했지

 

 나도

 

 (유신)  이쁜 옷 사 주셨네  우리 지아 제대로 공주님 되겠다

 

 학교는 못 입고 가튀어서

 

 식구들 모임이랑 파티 같은 때

 

 저녁 드시고 가세요  요 근처 괜찮은 맛집 있어요

 

 [살짝 웃는다]

 

 소화도 안 됐어

 

 (지아)  [어리광스럽게]  더 있다 가요할머니

 

 나도 가서 쉬어야지

 

 하루 종일 잘 놀았으니

 

 학교 숙제 다 했어?

 

 - 모셔다드릴게요  - (서향지아

 

 혼자 두지 말고 있어

 

 그럼 택시 불러 드릴게요

 

 (서향)  고맙다

 

 하루 지아랑 잘 보냈어

 

 신 서방이 택시 불러 줬는데

 

 - 가요  - (서향저기

 

 잠깐 얘기 좀 못 해?

 

 이따가라도

 

 (유신)  모셔다드린다니까 됐다고

 

 (피영)  멀지 않은데

 

 늦을 줄 알았더니

 

 부혜령이 피를 토한 거야

 

 급성 궤양인가 보네

 

 (지아)  엄마

 

 (유신)  이쁘다

 

 (지아)  !

 

 장모님 오늘 돈 많이 쓰셨겠어

 

 하루 종일 백화점 돈 거야?

 

 한국월드

 

 아빠도 왔었대근데 못 봤어서로

 

 - 어머님이랑?  - (유신

 

 그건 좀 깬다

 

 (유신)  옛날 생각 나 갔어추억 겸

 

 [지아와 유신이 살짝 웃는다]

 

 이뻐

 

 [심전도계 비프음]

 

 (사현)  얘기하지

 

 혈변 보고 그랬으면

 

 [애잔한 음악]

 

 [한숨]

 

 [한숨]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해륜의 한숨]

 

 언제 들어왔니?

 

 [도어 록 조작음]  [한숨]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 기쁨이네서 저녁 먹었어?  - (우람

 

 하실 말씀 하세요

 

 먼저

 

 당신이나 너희들한테

 

 미안하고 면목 없다는 말부터 해야겠다

 

 우람이 어디까지 아는진 모르지만

 

 거의 알아요

 

 실망들 클 거야

 

 (해륜)  어쨌든 아빠가 엄마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다

 

 사람은 누구나  결국은 헤어지게 돼 있는 거고

 

 죽어서라도

 

 우리 인연은

 

 아빠 몸만 떠나는 거야

 

 마음은 그대로세요?

 

 자식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아

 

 너도 이다음에 자식 낳아 보면 알아

 

 엄마에 대한 사랑은 변했고요?

 

 (향기)  [한숨 쉬며]  참 자식 앞에서

 

 엄마 비참한 여자 만드시네요

 

 - 향기야  - (향기그래서요?

 

 몸만 나가시고

 

 법적으로는요?

 

 (향기)  말씀하세요

 

 딸 앞에서 외간 여자랑  장 보는 모습까지 보이신 마당에

 

 숨기고 감출 거 없으시잖아요

 

 법적으로도 정리해야겠지

 

 이혼하신다고요?

 

 엄마랑?

 

 대답하세요

 

 (해륜)  

 

 왜요?

 

 엄마가 뭘 잘못했는데요?

 

 (해륜)  너희 엄마는 잘못한 거 없어

 

 아빠가 부족한 거지

 

 (향기)  단어 선택을 제대로 해 주셨으면 해요

 

 부족한 문제랑은 다르죠

 

 능력이 달리거나 실력이 안 될 때  그럴 때 쓰는 표현 아니에요?

 

 이번 사태는

 

 소위 말하는 불륜이잖아요

 

 - 향기야  - (향기맞잖아엄마

 

 (향기)  이 상황에 아빠 두둔하고  변명해야겠어요?

 

 우리가 모르면 모를까  내 눈으로 안 봤으면 모를까

 

 맞는다

 

 네 지적 옳아

 

 우아한 표현으로는

 

 인성이 부족하달 수도 있겠네요

 

 (향기)  저희한테 자주 인성 교육 시키셨죠?

 

 사람은 항상  인성이 제대로 돼 있어야 한다고

 

 남한테 피해 끼치지 말고

 

 항시 정직진실로 살라고요

 

 계속하세요

 

 바로 가방 챙겨서  이 집서 해방되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시고요

 

 (우람)  저희보다엄마보다

 

 다른 듣보잡 여자가

 

 아빠한테는 소중해요?

 

 [한숨]

 

 [해륜이 훌쩍인다]

 

 [해륜의 한숨]

 

 결과적으로 그런 셈이 됐어

 

 왜요?

 

 전혀 그럴 생각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미안하다

 

 [어이없는 신음]

 

 평생 나 원망해도 아빠 할 말 없어

 

 원망은요아빠

 

 기대가 있을 때 해요

 

 아빠에 대한 기대치

 

 1도 없어요이제

 

 [한숨]

 

 (향기)  행복하실 일만 남았네요

 

 걱정 마세요

 

 아빠 대신에 우리가 엄마  잘 보살펴 드리고 케어할 테니까평생

 

 홀가분하게 떠나시면 돼요

 

 [무거운 음악]

 

 [향기의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행복하세요?

 

 새 여자랑 사랑에 빠져서  얼마나 행복하신지 궁금해서요

 

 엄마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빤 이러면 안 되잖아요

 

 아빠 교수 만들어 준 거 엄마예요

 

 아빠 대학 등록금도  몇 번이나 대 줬다고

 

 아빠 입으로 말씀하셨어요

 

 유학 뒷바라지에다

 

 엄마 대학 때부터 방송 알바 했어요  아빠 뒷바라지하려고

 

 아빠 때문에 일찌감치  집안에선 내놓은 자식 됐고요

 

 저 세 살 때  겨우 외할머니 얼굴 봤다면서요

 

 부모 형제 다 포기하고  등 돌리고 내쳐지면서 선택한 아빠예요

 

 손에 물 한 번 안 튀기고 산  부잣집 딸이

 

 지금 어떻게 됐나 보세요

 

 손가락손목

 

 거의 다 망가졌어요

 

 새끼한테 다 빨리고  빈 젖만 남은 개처럼

 

 엄마 그렇잖아요

 

 생기젊음

 

 찾아 볼 수 없는  피곤에 찌든 초로의 중년 여자

 

 그 이상그 이하도 아니에요

 

 그래서 이제 싫은 거예요?

 

 대놓고 여자로서 더 이상  매력을 못 느낀단 배신이잖아요

 

 매력이 없어도 그렇죠

 

 아빠를 위해서우리를 위해서

 

 그만큼 애쓰고 고생했는데

 

 단물 빠졌다고  이런 식으로 내팽개치는 게 말 돼요?

 

 [한숨]

 

 그 여자가  아빠 얼마나 행복하게 해 주는데요?

 

 그런 게 아니야

 

 아니면 뭐예요?

 

 부정 안 해

 

 네 말 다 옳아

 

 내가 한심하고 나쁜 놈이다알아

 

 아니요

 

 제대로 아시려면 멀었어요

 

 지금은 그저 빈말이에요

 

 (향기)  가슴에서 나오는 사과 아니에요

 

 어떤 쓰레기인지  완전히 호적 정리하고 오래요?

 

 쓰레기 아니야

 

 정정할게요  어떤 양아치가 끈질기게 요구해요?

 

 '세컨드는 싫다'

 

 정식으로 박해륜 교수  와이프 되고 싶다고?  [문소리가 탁 난다]

 

 [다가오는 발걸음]

 

 (시은)  향기야고만해

 

 우람이도 자야 하고

 

 아기도 아니고  이 상황에서 잠이 오겠어요?

 

 [한숨]

 

 (향기)  지난번엔 순진하게  아빠 말 곧이곧대로 믿고

 

 떠나지 마시라 했어요

 

 인제 저희가 노 생큐예요

 

 ?

 

 제 생각도 누나랑 같아요

 

 내일이라도 서류 작성해서  제출해요엄마

 

 (향기)  하루라도 시간 끌 필요 있어요?

 

 우람이 씻고 자

 

 얘기 다 끝났어너도

 

 우리를 위해서

 

 엄마 대신 장 봐 온 적 있어요?

 

 단 한 번도 없잖아요

 

 근데 장 봐서 차에 타는 아빠 모습

 

 [떨리는 숨소리]

 

 너무나 생기 넘쳐 보였어요

 

 (향기)  엄마가 아빠를 위해 평생 차린 밥상

 

 셀 수도 없어요

 

 그런 엄마한테

 

 단 한 번이나 아빠가  상 차려 준 적 있어요?

 

 엄마 입장에서

 

 아빠가 엄마라고 생각해 보세요  어떻겠나

 

 혼란스러워요

 

 아빠한테 교육받은 게 있는데

 

 어떻게 저희한테 이래요?

 

 어떤 게 아빠 진면목이에요?

 

 어떤 모습을 본받으면 될까요

 

 할 말 없다정말

 

 전에 저희한테  마약도박 얘기 하시면서

 

 길이 아니면  아예 가질 말라고 하셨어요

 

 그 여자는

 

 길이다 싶으셨어요?

 

 향기야네 심정 충분히

 

 아빠도 알 거야

 

 아세요?

 

 느껴지세요?

 

 [한숨]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기가 훌쩍인다]

 

 그럼 생각 바꾸실 마음은요?

 

 [목멘 소리로]  제 심정 느껴지신다면서요

 

 [향기의 힘겨운 숨소리]

 

 존경하고 사랑하던 아빠가

 

 눈앞에서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 차에 태우고 가셨어요

 

 그 차!

 

 엄마가 원고료 모으고 모아  아빠 생일날 선물로 바꿔 준 차예요!

 

 [한숨]

 

 [향기의 한숨]

 

 짐작도 못 하세요

 

 짐작하면

 

 이럴 수 없어요

 

 [향기의 떨리는 숨소리]

 

 한 가지는 궁금하네요

 

 그쪽 돌싱이에요미혼이에요?

 

 미혼

 

 (향기)  아들딸 낳고 사시면 되겠네요

 

 즐겁게 잘 사세요

 

 전 이제 결혼 맘 접었으니까

 

 남자를 어떻게 믿어요?

 

 장담할 수 있는 게 없어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나도 이럴 줄 정말 몰랐고

 

 우람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전 평생 못 잊어요

 

 나도 못 잊을 것 같아

 

 최선을 다하면

 

 하늘이 돕는 게 아니라

 

 감사와 보답으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배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도  좀 가르쳐 주시죠

 

 (향기)  그럼 제 맘

 

 우람이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이렇게 찢어지지는 않을 거예요

 

 정말 너희들한테 미안하고 면목 없는데

 

 그렇지만

 

 아버지로서 책임은 다할 거야끝까지

 

 돈요?

 

 [피식 웃으며]  됐어요

 

 엄마가 버는 걸로 우리 먹고살래요

 

 나도 알바 뛸 거고요

 

 엄마 생각은?

 

 넌 공부나 신경 써

 

 알바해서 얼마나 벌어

 

 단돈 만 원이라도요

 

 맘 떠나고 몸 떠난 아빠한테  더 이상 생활비 받아 쓸 이유 없어요

 

 난 학원 안 다녀도 돼엄마

 

 정말

 

 이렇게까지들 해야겠냐?

 

 (향기)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아빠한테

 

 [해륜의 한숨]

 

 엄마 가슴에 두 번 못 치신 거예요

 

 너무 가슴 아파요자식으로서

 

 마지막으로 아빠한테 할 말 없어?

 

 아빠한테 하는 말은 아니고요

 

 가슴이 아프다는 말이

 

 어떤 건지 알겠어

 

 [애잔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문이 달칵 여닫힌다]

 

 [시은이 훌쩍인다]

 

 [문이 탁 닫힌다]

 

 [숨죽여 흐느낀다]

 

 [향기의 한숨]

 

 (향기)  힘내엄마랑 나 있어

 

 누나도 힘내

 

 나 남자야

 

 (우람)  크면 내가 엄마랑 누나 보살필게

 

 부탁 하나 해도 돼?

 

 우리 어떤 일이 있어도  엄마 속 썩이지 말자

 

 (향기)  우리까지 엄마 힘들게 하면

 

 엄마 인생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거야

 

 엄마 못 견뎌

 

 [힘겨운 숨소리]

 

 [한숨]

 

 [시은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지퍼를 직 연다]

 

 [울먹인다]

 

 [쓸쓸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괴로운 숨소리]

 

 [캐리어를 달그락거린다]

 

 [시은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솔직히 이시은 당신도

 

 나 아닌 다른 남자도  만나 보고 살아야 할 거 아니야

 

 다물어고양이 쥐 생각 해?

 

 사람 심리가

 

 그동안 수많은 PD들하고 일했는데

 

 남자로 보인 상대 없었어?

 

 나만 죽일 놈 됐는데

 

 그래죽일 놈 맞아

 

 근데 내 입장에서 한번 이해해 보려고  노력이라도 해 주면 안 되냐고

 

 노력?

 

 평생 잘하다가 한 번 실수했다고

 

 향기 내 가슴에  비수 박아 대는 거 봤지?

 

 (해륜)  그럼 이제까지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내가 해 온 건?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당신만 고생한 거 아니고

 

 나 정말 이번 일만 아니면  하늘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어

 

 고의도 아니었고

 

 [한숨]

 

 (시은)  조용히 짐 싸 나가

 

 내일이든 모레든 만나 서류 접수하고

 

 이렇게 내쫓기듯이?

 

 내쫓기는 거 맞아

 

 (시은)  속으로는 좋지?

 

 붙잡고 매달리지들 않으니

 

 고맙고 감사해

 

 근데 인간적으로 헤어질 수도 있잖아

 

 덕담하면서?

 

 축원하면서?

 

 [한숨]  (시은)  아까 향기 덕담으로는 부족해?

 

 더 이상 어떻게 더 인간적으로?

 

 향기가 막말이라도 했어?

 

 원망 퍼부었어?

 

 막말원망보다 더한 비수 박아 댔어

 

 그래서

 

 향기 불러다 사과시켜?

 

 (시은)  '아빠 가슴 아프단다풀어 드려라'?

 

 애들 가슴엔 솜사탕 박혔을까?

 

 박해륜은 원인 제공이라도 했지

 

 애들이 무슨 잘못 있는데?

 

 잘못한 거 없이 세상 착한 아들딸이  왜 버림받고 상처받아야 하는데?

 

 오늘은 너무나 이성적이고  멀쩡해 보이지만

 

 교통사고보다 더한 후유증 올 거야

 

 마음의 상처는 약도 없으니까

 

 나만 죽일 놈이야?

 

 세상 남자 다 거기서 거기지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들 못 봐?

 

 뭐 눈엔 뭐만 보여?

 

 (시은)  인터넷에 쓰레기들 기사만 올라와?

 

 더없이 올곧고 반듯한 가장들 기사는?

 

 이면은 몰라

 

 겉으로는 반듯해 보여도  동전 양면처럼

 

 하늘의 태양달처럼

 

 검은 고양이흰 고양이처럼

 

 사람 다 두 마음 있어

 

 그런 말로 합리화 말고

 

 내가 지금까지 밥을 굶겼어  월급을 탕진했어?

 

 당신이나 애들 학대를 했어?

 

 단 한 번 허물이고 잘못인데

 

 그렇게 생각해?

 

 단 한 번 허물이라고?

 

 (시은)  단 한 번 그 여자랑 잤어?

 

 단 한 번 자고 이혼 요구해?

 

 훌륭하신 교수님

 

 어서 짐 싸세요마저

 

 비아냥거리지 마

 

 자식이 고 몇 마디 했다고 억울하면

 

 향기나 우람이 속은 어떻겠어

 

 (시은)  생판 모르는 남 택해서  자기들 떠나겠다는 아빠

 

 향기

 

 언성 하나 안 높이고  눈 한 번 안 부릅떴어

 

 마지막으로라도 양심 좀 있어 봐

 

 [무거운 음악]

 

 [한숨]

 

 [문소리가 달각 난다]

 

 [한숨]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해륜의 한숨]

 

 [캔을 달칵 딴다]

 

 [뚜껑을 달칵 딴다]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시은의 한숨]

 

 [시은이 칫솔을 달그락 놓는다]

 

 [핀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시은의 한숨]

 

 (해륜)  너희들좀 나와 봐

 

 [불안한 숨소리]  [핀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우람이 너도

 

 (시은)  ?

 

 (해륜)  앉아

 

 [시은의 못마땅한 숨소리]

 

 내가 너희라도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일 거고

 

 향기 네가 아빠한테 한 말지적  다 맞아

 

 근데

 

 아빠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봐 줄 수 없니?

 

 엄마 아빠 만난 지 31년째야

 

 네 엄마한테도 내가 첫 남자고  나한테도 네 엄마가 첫 여자고

 

 확률적 아니라도 감정적으로

 

 어떻게 평생  단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어

 

 안 그래?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우린 굳이 문제점을 짚자면  너무 일찍 만났다는 거

 

 몇 남자몇 여자 사귀다가  조금 늦게 만나 결혼했으면

 

 오늘 이런 결과 안 왔을 거야

 

 내 말 틀려?

 

 아빠는 정말 결혼 때 맹세하던 맘  그대로 살 줄 알았고 그러려고 했어

 

 돌발 상황변수라는 말 있잖아

 

 그런 일이 일어난 거야

 

 네 엄마가  내 가슴을 차지한 것처럼 똑같이

 

 속수무책

 

 인정할게

 

 아빠 이성이 무너졌어

 

 한 가정의 가장이고 교수 이전에

 

 그저 평범한 남자야

 

 이성으로 절제하려도 안 되는 게 있어

 

 전지전능 신이 아니거든

 

 그게 그렇게 비난받아야 할 일이니?

 

 [기가 찬 숨소리]

 

 [무거운 음악]  악담만 안 퍼부었지

 

 한마디한마디 들으면서  가슴이 찢어졌다

 

 좀 과장하면

 

 절로 뛰어내리고 싶은 맘도 들었고  모멸감에

 

 협박하시는 거예요?

 

 솔직한 심정을 얘기하는 거야

 

 위로해 드려야겠네요

 

 사과드려요  떠나시는 맘 무겁게 해 드려서

 

 본의는 아니었어요저도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싶은데

 

 입이 말을 안 들어서요

 

 한 가지만 대답해 줄래?

 

 너 같으면 한 남자만  평생 사랑할 수 있어?

 

 불가능한 일 아니죠

 

 테레사 수녀처럼  하느님만 평생 사랑하신 분도 계시고

 

 평생 일부종사일처종사 한 사람들  의외로 많아요

 

 그런 노부부 다큐도 있었고요

 

 아시잖아요

 

 당연하고 일반적인 얘기 아니잖아

 

 그런 사람들도 있고  아빠 같은 경우도 있고

 

 (해륜)  더한 사람도 많고

 

 그러니까 좀 이해해 달라고

 

 버림받으면서  이해까지 해 드려야 돼요저희는?

 

 (향기)  아빠는 엄마 희생으로

 

 희생이란 단어 안 쓸게요

 

 엄마 헌신

 

 도움으로

 

 없는 형편에 유학까지 마쳤고  원하는 교수님 되셨어요

 

 그 근사한 직함으로 새 여자 만났고요

 

 엄마랑 저희가 붙잡지 않을 테니  떠나시라 했어요

 

 그걸로는 부족하시다고요?

 

 마음까지 편하셨으면 좋겠다고요?

 

 너무 이기주의 아니세요?

 

 내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달라는 뜻이야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너희들 이해는

 

 너희들한테 몹쓸 인간으로 몰리는 게  너무 가슴 아파서

 

 세상이 내 원하는 대로 돌아가요?

 

 아빠 원하는 대로  지금껏 맞춰 온 사람은

 

 엄마 한 사람이었고

 

 엄마 같은 사람 쉽지 않을 거예요

 

 잠깐은 모르지만 평생은 힘들어요

 

 아빠한테 엄마는 로또였어요

 

 됐어

 

 다 지나간 일이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고 그러셨잖아요  [문이 달칵 열린다]

 

 새로운 사랑 얻은 대신  [문이 탁 닫힌다]

 

 아버지로서 존경 잃은 것뿐이에요

 

 외국은 부부 사이하고  자식 관계 별개야

 

 엄마하고는 결국 이렇게 끝나도

 

 너희들이랑 남남 돼야겠냐?

 

 남남보다 못할 수도 있어요

 

 생판 모르는 남이  뒤통수치지는 않으니까요

 

 자식으로서 저희는

 

 충분히 아빠 존경하고 사랑했어요

 

 엄마랑 저희가 아빠 저버렸어요?

 

 아빠 믿음신뢰  [무거운 음악]

 

 저희가 깼어요?

 

 (향기)  엄마가 새벽같이 일어나 차려진  정성

 

 사랑도시락

 

 날마다 드시면서  그럴 마음이 드시던가요?

 

 도시락 한번 싸 보세요  얼마나 힘든가

 

 작년에 우람이랑  김밥 한 번 싸 먹고 저 나자빠졌어요

 

 [훌쩍인다]

 

 엄마는 헛산 거예요완전히

 

 보람도 없이수십 년 인생

 

 (시은)  헛살지 않았어

 

 너희들이 이렇게  잘 자라 준 걸로 충분해

 

 어차피 우린 남남 만난 거고  뭔 말인지 아니까 들어가요

 

 애들 피곤하게 말고

 

 반복해서 해명한들  아닌 밤중에 날벼락이 꽃 벼락 돼?

 

 [해륜의 한숨]

 

 (해륜)  갑자기 비 쏟아지고 벼락 칠 때  누가 벼락 원망해?

 

 살다 보면 비바람도 맞고  천둥번개도 치려니 하지

 

 막말로 이혼을 할 수도 있는 거지

 

 [가슴을 툭툭 치며]  나도 사람이고 남자인데

 

 뭔 그렇게 큰 죄를 지었다고!

 

 [흐느낀다]

 

 [무거운 음악]

 

 아홉 잘하다가 하나 잘못했다고  셋이 날 이렇게 공격해?

 

 [흐느낀다]

 

 없는 집에서 태어나

 

 우리 아버지는  나 같지 않고 무책임했어

 

 당신이 나한테  얼마나 잘해 줬는지 알아

 

 나무랄 데 없이 좋은 아내고

 

 훌륭한 엄마고

 

 난 당신만 못한 거야

 

 미안한데

 

 내 인격이

 

 그릇이

 

 고작 이 정도인 걸 어쩌라고

 

 차라리 내 뺨이라도 치든가

 

 평생 죄책감으로 살아야 돼?

 

 아빠가 뿌린 씨예요

 

 다시 말해요?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고

 

 [시은의 힘겨운 숨소리]

 

 나가서 길 막고 물어봐

 

 한 남자가 죽을 때까지 어떻게  한 여자만 사랑하다 죽을 수 있냐고

 

 내가 예수 그리스도도 아니고

 

 석가모니부처님도 아니고!

 

 [흐느낀다]

 

 [향기와 시은의 어이없는 신음]

 

 [흐느낀다]

 

 [애절한 음악]

 

 (서향)  신 서방이랑 너희 시어머니 봤어

 

 너무 다정들 했어즐겁고

 

 ()  부혜령 씨 좀 어때요?

 

 (피영)  같이 안 가실래요?

 

 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문호)  그 여자한테 가어디여?

 

 - 아버지  - (문호밤을 새우고 돌더라도

 

 (문호)  직접 만나야 쓰겄어

 

 무조건 정리가 답이여

 

 (시은)  엄마 아빠 인연은 여기까지인 거야

 

 혹시 아빠 만나더라도 좋게 대해 드려

 

 당분간은 힘들어솔직히

 

 나 제주도 가는데

 

 집안 행사 있어요?

 

 - 같이들 가요  - (아미가요

 

 (동미)  몇 시 비행기?

 

 좀 있으면 탑승할 거예요  3시 비행기요

 

 (동미)  난 실은 지아 아빠 챙겨 주고 싶어서

 

 원장님이랑 결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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