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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작사 이혼작곡 S1. 1

 

 

 [밝은 음악]

 

 - (피영우리 씨  선배

 

 어제 앵커 멘트 너무 좋더라

 

 선배감사해요  저도 잘 듣고 있어요

 

 - (우리언제 밥 한번 먹어요!  - (피영전화할게

 

 (우리)  네  [휴대전화 문자 알림음]

 

 [무거운 음악]

 

 [밴드가 저마다 악기를 조율한다]

 

 [보컬이 목을 가다듬는다]

 

 [밴드의 흥겨운 악기 연주]

 

 [흥미로운 음악]

 

 (혜령)  우회전

 

 (사현)  우회전  [혜령의 웃음]

 

 (혜령)  직진

 

 (사현)  직진

 

 어떻게가시는 속도는  마음에 드십니까?

 

 [사현의 힘주는 신음]  (혜령)  '낫 배드'

 

 (사현)  '낫 배드'

 

 - (혜령무겁지?  - (사현?

 

 [사현의 코웃음]

 

 (사현)  전혀

 

 [사현의 힘주는 신음]

 

 [사현의 옅은 한숨]

 

 안 무거운데 던져?

 

 뭘 던져  [혜령의 웃음]

 

 [혜령의 신난 탄성]  (사현)  읏차

 

 [사현의 피곤한 신음]

 

 [함께 지친 숨을 내뱉는다]

 

 [사현의 웃음]

 

 (혜령)  고생하셨어결혼하시느라

 

 - 맞아고생했어  - (혜령?

 

 그래서 두 번은 안 해아니못 해

 

 [함께 웃는다]

 

 내가 언제 자기한테  제대로 반했는지 알아?

 

 나 방송하는 거에 빠졌다며?

 

 [부정하는 신음]  실은

 

 얘기해

 

 [사현이 숨을 들이켠다]

 

 종수 형 연습실에서 처음 만난 날

 

 내가 뭐 입었었지?

 

 그때 우리 인사도 안 나눴잖아

 

 통 넓은 바지 입었었는데

 

 자태가 예술이었어

 

 [혜령이 피식 웃는다]  (사현)  통 넓은 바지 입고

 

 여자들 다리 꼬고 앉은 거나 봤지

 

 그런 자세로 드럼을 치는데

 

 

 

 넋이 나가더라

 

 완전 섹시했어

 

 [감성적인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감성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 여보세요  - (사현

 

 "원 웨이  뮤직 스튜디오"

 

 (사현)  [웃으며]  갔다 와

 

 [한숨]

 

 [감성적인 음악]

 

 [매혹적인 음악]

 

 그 생각 할 때마다  왜업되는 거 있지?

 

 [함께 웃는다]

 

 (혜령)  으이그

 

 부탁할 거 없어?

 

 남편한테 바람?

 

 변치 마

 

 '오브 코스'

 

 나한테 물어봐 줘

 

 어떻게 해 주길 바라세요?

 

 [헛기침]

 

 나 환갑 때 그때처럼 입고  연주해 줄 수 있을까?

 

 자기 환갑이면 난 예순둘

 

 예순둘 할머니가  그런 차림으로 멋있으려나?

 

 자기는 멋있어  백 살을 먹어도 안 늙어

 

 - (사현왜인 줄 알아?  - ?

 

 내가 안 늙게 할 거니까

 

 (사현)  여자는 남자 사랑만 있으면 안 늙어

 

 - 어떻게 알아?  - (사현우리 엄마가

 

 어머니는 근데 왜 늙으셨어?

 

 (사현)  ?

 

 [당황한 신음]

 

 우리 아빠 사랑이 조금 부족했어

 

 [웃음]

 

 속 썩이면 뒈진다?

 

 알았다?

 

 [사현의 애교 섞인 신음]

 

 [매혹적인 음악]

 

 [살짝 웃는다]  [밴드가 저마다 악기를 조율한다]

 

 (연희)  이쪽으로 들어오시면 돼요

 

 쭉 앉으시면 되거든요

 

 여기 앉으시면 될 것 같고요

 

 위로 올라가 주시겠어요?

 

 (연희)  이쪽으로 앉으시면 됩니다

 

 빈자리에 앉으시면 돼요

 

 요쪽으로 가시면 될 것 같고요

 

 거기 앉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경쾌한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직원이 말한다]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내려갑니다

 

 ()  오늘 초대 가수 누구예요?

 

 밴드 초대했어요에이프릴 세컨드  신생 밴드요

 

 누가 팬이에요?

 

 (피영)  ?

 

 PD, DJ, 작가 중에

 

 분위기 좀 띄워 보려고요  요즘 반응도 좋고

 

 [시은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옅은 한숨]

 

 - (제작진1)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 (제작진2) 안녕하세요

 

 [파일을 툭 놓는다]

 

 [차분한 음악]

 

 곡목 바꾸면 안 되네신청곡

 

 신청곡을 어떻게 바꿔?  사연하고 맞춘 걸

 

 [휴대전화 벨 소리]

 

 국장님

 

 박수 좀 많이 부탁드려요

 

 (방청객들)  

 

 [살짝 웃는다]

 

 (방청객1)  너무 이쁘세요

 

 감사합니다이모님?

 

 (방청객1)  엄마예요

 

 어머너무 젊어 보이셔서

 

 [혜령이 살짝 웃는다]

 

 윤철완 님?

 

 - (철완네  

 

 (연희)  이따 질문하실 때  여기 잡지 마시고 여기요

 

 (철완)  

 

 - (연희그리고 주미혜 님?  - (미혜

 

 (미혜)  [웃으며]  문제의 그 친구예요

 

 (방청객2)  안녕하세요

 

 이따 3분 정도 말씀하시면 되거든요

 

 (방청객2)  3?

 

 (미혜)  3분을 어떻게 알지?

 

 사연 내용 그 정도면 3분이에요

 

 (미혜)  

 

 서브 작가님

 

 (수정)  한 가지 질문해도 되나요?

 

 (연희)  

 

 우리 남편 어디가 좋던가요?

 

 (수정)  외모예요성격이에요능력이에요?

 

 박재훈 씨내 남편이에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무거운 음악]

 

 대답해 봐요!

 

 유부남 만날 땐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위로 오빠 있고 양친 부모 다 계시고

 

 부모님 아세요?

 

 막내딸이  처자 있는 남자랑 연애하는 거

 

 밥이나 먹고  얘기나 하는 사이는 아니고

 

 여행도 갔었죠얼마 전에?

 

 싱가포르

 

 (방청객3)  싱가포르에?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수정)  연애라기보다는 명백한 불륜인데

 

 불륜 정의가 어떻게 돼요?

 

 국문과 출신에 작가니 잘 알겠네

 

 꿀 먹었어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방청객4)  어이없다

 

 (수정)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치던가요?

 

 남자 유혹해서 남의 가정 파탄 내라고?

 

 - 아니요  - (혜령저기

 

 (혜령)  방송 끝나고 말씀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디서 배웠어요그럼!

 

 사랑을 배워서 해요?

 

 [수정의 기가 찬 신음]

 

 사랑?

 

 (수정)  사랑이라고 그랬어요지금?

 

 - 모시고 나가요  - (수정여기 서브 작가님이

 

 (수정)  우리 남편이랑  몰래 만나고 있는 거예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DJ님 결혼하셨다면서요

 

 이런 경우 어쩌실 거예요?

 

 (혜령)  저기상황 알겠는데요

 

 (수정)  궁금해서 신청했어요

 

 [코웃음 치며]  매력이 넘치네

 

 - (피영죄송한데요  - (철완여자만 잘못 아니죠

 

 남자한테 먼저 책임 있는 거지

 

 (방청객5)  오빠유부남인 거 알면서  만나면 돼요?

 

 길이 아니면 가지 말랬다고

 

 (철완)  학생이 남자를 알아?

 

 (방청객5)  남자는 몰라도  아빠로선 어때야 하는지는 알아요

 

 우리 아빠도

 

 저런 여자 때문에 집 나갔어요

 

 (시은)  10분 있으면 방송 시작이에요  나가셔서

 

 다 했어요

 

 (수정)  진행하세요

 

 (수정)  훔쳐 먹는 사과가 맛있다지만  사과 얘기지

 

 개돼지짐승하고 다를 게 뭐가 있어

 

 안 끝내면 온 식구들

 

 부모 형제 다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할 거예요이연희 씨!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연희의 거친 숨소리]

 

 [무거운 음악]

 

 (연희)  세 남자 삼 다리 걸치다  결혼했다면서요박 대표님?

 

 먼저 친구분이랑 사귀었는데  술 먹고 작업 걸었다면서요?

 

 작업만 건 게 아니라  계획 임신 했다면서요

 

 베프 남친 뺏어서 한 결혼이잖아요

 

 크게 다를 게 뭐 있어요?

 

 생명 지우라 할 수 없고

 

 자의든 타의든 말려들어 일 저질렀으니  '책임은 지자결혼했는데

 

 정이 안 생기더래요

 

 출근할 때 깨어 있은 적  열 번도 안 되고

 

 계란프라이에 시리얼이지만

 

 어쨌든 아침이라고 얻어먹은 거  부모님 오셨던 날 딱 한 번이고요

 

 방방 옷장마다  명품으로 꽉 찼다면서요?

 

 청담 백화점압구정 백화점  VIP 회원이고

 

 제 옷은 안 샀어나만 명품 입었대?

 

 (연희)  내가 좋다는 거예요

 

 허구한 날 청바지만 입어도  늘어진 니트만 입어도 예쁘대요

 

 멋 부릴 줄 모르는 내가

 

 가난하고 촌스러운 내가  어느 날 눈에 들어오더니

 

 온 가슴을 휘젓더래요

 

 떨쳐 보려고 애썼지만 쉽지 않았고

 

 나도 그래요

 

 사실

 

 갈등 많았어요

 

 누구보다 힘들고 괴로웠는데

 

 이제 안 괴로워할 거예요

 

 불륜이라는 단어 왜 안 떠올렸겠어요?

 

 더 이상 안 떠올려요  대표님 하자는 대로 할 거예요

 

 다 털어놓고 나한테 오겠다는 거  두렵고 자신 없어서 밀쳐 냈는데

 

 [피영이 숨을 후 내뱉는다]  물을게요나도

 

 어쩔 건데요  이혼 도장 찍어 줄 거예요?

 

 [사람들의 놀란 신음]  한양유업 상무이신 아버님

 

 음악과 교수이신 어머님께  그렇게 배웠어요?

 

 물건 고르듯 이 남자저 남자  삼 다리사 다리 걸치다

 

 제일 부자 신랑 골라잡으라고?

 

 [연희의 거친 숨소리]  [사람들의 놀란 신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잠깐요

 

 (연희)  동영상 찍어 주세요

 

 치세요

 

 (연희)  잘못한 거 알아요죄라는 거 알아요

 

 그렇지만 부모는 끌어들이는 게 아니죠

 

 [시은의 한숨]

 

 [시은의 거친 숨소리]

 

 [연희가 흐느낀다]

 

 (연희)  [흐느끼며]  죄송해요

 

 [연희가 연신 흐느낀다]

 

 [시은의 한숨]

 

 [피영이 숨을 후 내뱉는다]

 

 - (피영어디서 오셨어요?  - (방청객6) 광주요

 

 - 경기도 광주요?  - (방청객6) 아니요전라도

 

 - 오늘 올라오셨어요?  - (방청객6) 

 

 저희 공개 방송 참석하려고요?

 

 (방청객6)  친구 따라서

 

 [수정이 가방을 탁 집어 든다]

 

 [혜령의 한숨]

 

 (피영)  오늘 너무 죄송합니다

 

 그래도 좀 많이 웃어 주시고  호응 좀 잘 부탁드릴게요

 

 [피영이 손뼉 친다]  (방청객들)  

 

 [서향의 한숨]

 

 (서향)  아참

 

 [버튼 조작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라디오 속 혜령)  우진주 님잠 깨셨나 모르겠어요

 

 깨셨겠죠?

 

 오늘 에이프릴 세컨드 출연하셔서

 

 우리 청취자분들  그리고 저도 많이 업됐습니다

 

 감사드리고요

 

 '부혜령의 사랑과 추억과 음악'  끝 곡 들으면서 마치겠습니다

 

 PD 사피영엔지니어 서반

 

 저 부혜령이었습니다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이스아메리카노

 

 [피영의 힘겨운 신음]

 

 (피영)  언니 웬일?  [시은의 한숨]

 

 더운 거 못 마시겠어

 

 [피영의 한숨]

 

 (시은)  사람 겉 봐선 모른다더니

 

 그렇게 순수하게 생겨 가지고

 

 그래서 유부남한테 말려들었나 보지  순진해서

 

 남자 몇 살이래?

 

 궁금하지도 않아

 

 누구 얼른 찾아

 

 보경이는?  아침 방송 들어갔다 그랬나?

 

 그냥 혼자 할 거야

 

 민경 작가랑  품앗이하기로 했어공개 때

 

 지난번 남자 친구 물어봤을 때  없다고 했는데

 

 있다면 꼬치꼬치 물을 테니까

 

 아휴방송 사고 났으면 어쩔 뻔했어

 

 밖에서 안 지키고 문 안 잠갔으면

 

 도중에 들어와서 난동 부렸을지도 몰라

 

 [피영이 입소리를 쯧 낸다]

 

 (피영)  얘기 퍼지는 거 시간문제라  국장님께 말씀드렸어

 

 - 뭐래?  - (피영다행이라고그나마

 

 일방적으로 요즘 못 자르니까

 

 그 망신 당하고 방송에 지장 주고

 

 어떻게 붙어 있어나쁜 계집애

 

 [시은의 한숨]

 

 (혜령)  인제 사연 체크 잘해 봐야겠어요  진짜인지

 

 다시 읽어 봤는데 감쪽같아

 

 (피영)  글재주 있더라언니?

 

 - (피영지어서 그 정도면  - (시은

 

 (혜령)  다른 방송 각색했을지도 몰라요

 

 중소기업 대표 정도 되려나?

 

 이연희  사모님 소리 듣는 거 아니에요?

 

 [피영이 피식 웃는다]  (시은)  말이 그렇지

 

 남자들 쉽게 가정 안 깨

 

 자식 없으면 모를까

 

 우리 남편도 지아라면 껌뻑 죽잖아

 

 남자들 여자보다 자식 우선이야

 

 (피영)  핏줄이라면 벌벌 떨어

 

 절대 도장 찍어 줄 여자 아니더라

 

 오늘 의지만 더 다졌을걸?

 

 누구 좋으라고 도장 찍어 줘

 

 (시은)  하여튼 남자들은 대부분 들켜

 

 단순해서  [혜령이 피식 웃는다]

 

 (혜령)  경험담은 아니실 거고?

 

 (시은)  우리 남편은 명색이 교수라  바람 못 피우지

 

 (피영)  교수도 남자니까 피울 수 있는데

 

 박 교수님은 완전 학자시니까  인품 자체가

 

 너무 집하고 학교밖에 몰라

 

 남들 다 재밌다는 골프도 별로래

 

 (혜령)  얼마나 좋아요헛돈 안 쓰시고

 

 언니만 좀 신경 써

 

 - (시은?  - 모양도 내고 하라고

 

 (시은)  아휴이게 정상 아니야?

 

 작가들 거의 다 이러고 다니지

 

 여자의 변신은 무죄래요  한번 변화 줘 보세요

 

 자기들도 내 나이 돼 봐

 

 언니내 나이 때도  지금이랑 똑같았거든?

 

 [혜령의 웃음]

 

 [무거운 음악]

 

 자기들은 살림 봐주는 사람 있지만

 

 난 애 둘이다

 

 (혜령)  [한숨 쉬며]  우린 누구 편을 들어야 하죠?

 

 우리 입장으로는  그 여자 역성드는 게 맞죠?

 

 나 같으면  당장 도장 찍어 주고 이혼해요

 

 - 말은 쉬워  - (혜령어떻게 데리고 살아요

 

 PD님 같으면  아무 일 없었던 듯 살 수 있어요?

 

 아무 일 없었던 듯은 안 되지

 

 그러니까요

 

 사랑 없이 부부 생활이 유지되냐고요

 

 사랑 끝나면 정으로 사는 거야부부는

 

 우리 옛날 엄마들도 다 그러고 살았고

 

 옛날엔 여자들 생활력이 없으니까  할 수 없이 참고 살았던 거죠

 

 남자 한눈팔게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지

 

 (피영)  난 노력으로 웬만큼 가능하다고 봐

 

 (시은)  맞아남자들도 생각은 있어 가지고

 

 여자가 착실하면  잠시 한눈은 팔지언정 가정은 안 깨

 

 상대적인 거야  사랑받으려면 사랑받게 행동해야 돼

 

 책임과 의무는  뭐남자한테만 있어?

 

 이혼 맘 없으면

 

 딱 눈감고 모른 체하는 게 답이고

 

 - 그게 쉽냐고요  - (피영절대 안 쉽지

 

 근데 이런 거 저런 거  감수할 자신 없으면

 

 아예 결혼 말아야 돼

 

 [새가 지저귄다]

 

 [기림의 옅은 신음]

 

 지아가 눈에 밟혀요

 

 (동미)  다녀가고 며칠만 되면

 

 [피식 웃으며]  나도

 

 불러와 저녁 먹으라고

 

 - 학원 갈 거예요  - (기림빠져도 돼한두 번

 

 작은애는 밥 먹듯이 학교 빠지고  뻑하면 주먹다짐했어도

 

 멀쩡히 대학 들어갔어

 

 그것도 한국대요

 

 전화해

 

 [휴대전화 벨 소리]

 

 - (동미마침 오네요  - (기림

 

 - (기림지아 어미?  - (동미아니요

 

 여보세요

 

 (유신)  바로 받으시네?  [웃음]

 

 뭐 하고 계셨어?

 

 지아 얘기 하고 있었어

 

 원장님이 저녁 먹으러들 왔으면 하셔

 

 알았어요

 

 지아 엄마 선약 없을까?

 

 [살짝 웃으며]  방금 통화했는데 없어요

 

 [시은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한숨]

 

 [뚜껑을 탁 내려놓는다]

 

 [숨을 들이켠다]

 

 저기

 

 ?

 

 우리

 

 우리 뭐요?

 

 이만 사는 거 어때?

 

 [무거운 음악]

 

 [해륜이 숨을 들이켠다]

 

 [한숨]

 

 [한숨]

 

 [피영이 지퍼를 직 올린다]

 

 (지아)  엄마할아버지가  인제 뽀뽀 좀 안 했으면 좋겠어

 

 나도 열두 살이고  베이비 아니란 말이야

 

 안 그래?  [피영이 살짝 웃는다]

 

 애니웨이오늘 말씀드릴까 봐

 

 할아버지저 이제 꼬마 아니에요

 

 [기림을 흉내 내며]  꼬마 아니면?

 

 소녀죠

 

 오늘부터 뽀뽀 말고 악수가 좋겠어요

 

 서운해하셔그러지 마

 

 허그 정도가 적당한 거 아니야?

 

 (지아)  내 생각은 그래

 

 (피영)  뺨에 하는데 어때?

 

 별로라니까

 

 [피영의 웃음]  [초인종이 울린다]

 

 아빠 오셨나 보다

 

 (우람)  우리 엄마한테도 이런 시절이 있었어  [아련한 음악]

 

 누나는 늙지 마

 

 늙고 싶어 늙냐?

 

 관리 잘하면지금부터

 

 너나 늙지 마  남자가 여자보다 늙는 속도 빨라

 

 (우람)  우린 솔직히 엄마가 더 나이 들어 보여

 

 아빠보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난다]

 

 (우람)  엄마결혼식 때 아빠 우셨어요?

 

 (시은)  결혼사진 봤어?

 

 왜 우셨는데?

 

 (향기)  감격해서

 

 (우람)  드라마 같은 데 보면 신부들이 울던데?

 

 아빠는

 

 그때 여러 감정이셨던 거야

 

 엄마한테도 아주 고마운 감정이었고

 

 (시은)  현실 같지가 않았대

 

 태어나서 그날이  아빠 인생 최고의 날이었고

 

 진짜 행복해도 눈물 나?

 

 (향기)  너 결혼 때 울기만 해

 

 안 울어절대

 

 아빠는 평생 엄마 업고 살아야 돼

 

 엄마 같은 여자가 어디 있어

 

 - 많아  - (향기난 못 봤네요

 

 [도어 록 조작음]

 

 (시은)  아빠 오셨다  [도어 록 작동음]

 

 [해륜의 한숨]

 

 - (향기다녀오셨어요아빠  - (해륜

 

 (시은)  아빠 도시락

 

 (해륜)  좀 남겼어

 

 바빠서입맛 없어서?

 

 바빠서

 

 (향기)  입맛이 없으시구먼

 

 얼마짜리 와인?

 

 (해륜)  몰라

 

 속 안 좋아요?

 

 아니

 

 과일 먼저 먹었더니 배불러서

 

 [시은의 수긍하는 신음]

 

 (향기)  '탈보'니까 맛있겠다

 

 이따 저녁에 한잔씩 하십시다

 

 엄마랑 마실 거야

 

 [잔잔한 음악]  (향기)  알았어요두 분 맛있게 드시고

 

 한 잔 남겨 주시면 생큐

 

 [한숨]

 

 [유신의 웃음]

 

 (유신)  

 

 입 닫아야 하는데

 

 (유신)  잠깐인데

 

 (피영)  학교생활도 만만치 않은 거야

 

 (유신)  만만치 않지

 

 - 오늘 밴드 출연했더라?  - (피영안 바빴어요?

 

 들을 새 있었어?

 

 (유신)  잠깐

 

 자기가 DJ이면 좋을 텐데목소리 듣고

 

 PD가 진행까지 하기도 해

 

 (유신)  

 

 아니야그럼 더 바빠지지?

 

 [피영이 피식 웃는다]

 

 (피영)  아무래도

 

 됐어그럼

 

 [유신이 입소리를 쩝 낸다]  [잔잔한 음악]

 

 (유신)  권태기가 뭐야?

 

 자기들어 봤지?

 

 ?  [피영과 유신의 웃음]

 

 (유신)  참 잘 웃어

 

 헤플 정도로

 

 (유신)  아이고

 

 난 무표정한 여자하고는 못 살아

 

 [피영과 유신의 웃음]

 

 [유신이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피영)  어머님이실 거야

 

 다 왔다고 말씀드려요

 

 (유신)  장모님

 

 통화 괜찮아?

 

 그럼요건강 어떠세요?

 

 좋아신 서방은?

 

 저야 뭐  지아 엄마가 잘 챙겨 주니까요

 

 (유신)  병 좀 나고 싶어도 안 나요

 

 아이고입찬소리

 

 얘기 들었지?

 

 나 아주 한국 들어온 거

 

 언제요?

 

 (서향)  오늘  [자동차 비상등 작동음]

 

 (유신)  아유미리 알려 주시지 않고

 

 자기공항 못 나갔지?

 

 일부러다들 바쁘니까

 

 기사가 모시러 나갔죠

 

 어디집이세요?

 

 (서향)  

 

 이제 좀 웬만큼 정리하고

 

 (유신)  이따 들를게요

 

 아휴피곤하게

 

 무슨 피곤요

 

 (유신)  본가 가는 중이에요저녁 먹으러

 

 식구 다 같이?

 

 

 

 (유신)  따님이랑 통화하셨죠?

 

 [당황한 신음]

 

 

 

 (유신)  지아 지금 뒷좌석에 잠들었는데

 

 좋아하겠어요할머니 오셨다면

 

 [살짝 웃는다]

 

 그럼 이따 봐

 

 

 

 들어가세요

 

 지아 깨워요

 

 (유신)  왜 얘기 안 했어?

 

 (피영)  지아일어나다 왔어

 

 깜빡하고

 

 지아 방언 터지면 혼을 빼 놓잖아

 

 지아야외할머니 오셨대

 

 필리핀 외할머니?

 

 (유신)  

 

 [잔잔한 음악]

 

 [웃음]

 

 [해륜이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무거운 음악]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인터폰 조작음]  (향기)  아빠재인이

 

 자고 갈 거예요

 

 이거 너희 마셔

 

 정말요?  [초인종이 울린다]

 

 (향기)  열렸어  [도어 록 작동음]

 

 [무거운 음악]

 

 [한숨]

 

 어서 와

 

 [재인의 웃음]

 

 - (향기잠옷 가져온 거야?  - (재인

 

 (향기)  내 티셔츠 입으면 되지

 

 아빠재인이

 

 - (재인안녕하세요  - (해륜

 

 (향기)  가자오늘 우리 뭐 먹어떡볶이?  [무거운 음악]

 

 (재인)  아니야오늘 피자야

 

 (향기)  아니야오늘 떡볶이야  [한숨]

 

 [해륜과 시은의 한숨]

 

 (시은)  아휴오늘은 아주 잘 써지네

 

 [시은의 한숨]

 

 (해륜)  나갈까?

 

 (시은)  어딜?

 

 (해륜)  그냥 오랜만에

 

 산책 가자고?

 

 (해륜)  응  [시은의 옅은 웃음]

 

 (시은)  웬일?

 

 재인이 왔어요?

 

 (해륜)  

 

 (시은)  남친 생겼대

 

 의대생

 

 당신 노래 들은 지도 한참 됐다

 

 나도 노래 좀 잘했으면 좋겠구먼

 

 이생에선 틀렸어

 

 [해륜의 한숨]

 

 들어가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린다]

 

 [시은의 시원한 숨소리]

 

 (시은)  당신 학과장 되고서  웃음 좀 없어진 것 같아

 

 힘든 거 있으면 얘기해

 

 (해륜)  이 세상 뭐쉬운 거 있어?

 

 그렇지

 

 여기 시설 좋다  다른 방 전혀 안 들리고

 

 한 곡 들려주세요

 

 (시은)  당신 십팔번 내가 외우고 있지

 

 [잔잔한 반주가 흘러나온다]

 

 [반주가 멈춘다]

 

 시은아

 

 

 

 떠나면 안 될까?

 

 어디로?

 

 당신한테서

 

 농담해?

 

 아니

 

 갑자기 무슨 얘기야

 

 [해륜이 마이크를 툭 놓는다]

 

 [괴로운 숨소리]

 

 고만 살았으면 해

 

 끝내자고?

 

 ?

 

 그냥 그러고 싶어

 

 [허탈한 숨소리]

 

 이유를 얘기해 봐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여자 생겼어?

 

 그럼?

 

 우리 열아홉 때 만나서  31년이야햇수로

 

 그만 살자

 

 [어두운 음악]

 

 싫어졌어싫증 난 거야?

 

 그런 단순한 이유 아니고

 

 그냥

 

 가장으로서 버겁다 생각 들어

 

 그럼 좀 쉬어

 

 오피스텔 얻어 줄게  좀 나가 지내든가

 

 앞으로 몇십 년  똑같이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당신 그런 식으로  무책임한 사람 아니잖아

 

 미안해

 

 [해륜의 힘겨운 숨소리]

 

 (해륜)  힘들었어

 

 [해륜의 한숨]

 

 언제나 맞춰 줬어나한테

 

 이번에도 그래 주면 안 될까?

 

 염치없다정말

 

 [한숨]

 

 애들은?

 

 혹시 병 걸린 거 아니야?

 

 그냥 좀

 

 부탁이야

 

 (해륜)  이제까지와 다르게 살고 싶어

 

 굳이 이유라면

 

 우리 너무 오래 살았다는 거

 

 부모 자식 인연도

 

 30년 이쪽저쪽 끝나

 

 [휴대전화 벨 소리]

 

 받아

 

 (시은)  

 

 (우람)  엄마어디?

 

 아빠랑 밖에 나왔어

 

 (우람)  나 내일 후드 티 입을 건데 쭈글쭈글해

 

 알았어다려 줄게

 

 (우람)  

 

 [통화 종료음]

 

 [쓸쓸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탁 닫힌다]

 

 [훌쩍인다]

 

 [물소리가 솨 들린다]

 

 [물소리가 멈춘다]

 

 (서향)  나 지금 한국 도착했다

 

 짬 날 때 연락 좀 주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당신여기 있어?

 

 

 

 지아 졸려 해

 

 [한숨]

 

 [피영이 살짝 웃는다]

 

 (피영)  나만 엄마 집에 잠깐 내려 줘요

 

 - (유신자기만?  - 나중에 제대로 인사드리고

 

  10분 정도면 되지?

 

 10분 갖고는 안 돼요

 

 지아 잠 때 놓치면 짜증 내

 

 가요

 

 [초인종이 울린다]

 

 [반가운 숨소리]

 

 [인터폰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지아는?

 

 [서운한 숨소리]

 

 [서향의 머뭇거리는 신음]

 

 멜론 깎았는데

 

 왜 왔어?

 

 보고 싶어서

 

 인제 내 나이도 있고

 

 (피영)  다시

 

 [무거운 음악]

 

 네 맘 모르는 거 아닌데

 

 알면 더 말하지 말고

 

 신 서방한테는  이모가 아프다든지 할 테니까

 

 얼른 티케팅 해

 

 [속상한 숨소리]

 

 내 성격 알잖아

 

 두말하기 싫어요

 

 어떻게 해야 네 마음 풀리는데?

 

 두 번 다시 신 서방한테 전화하지 마

 

 이모 연락 받고  급히 다시 떠났다고 할 거야

 

 (서향)  피영아

 

 이제 내 맘대로 할 거야  하고 싶은 대로

 

 언제는?

 

 엄마는 늘 평생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어

 

 근데

 

 내 가족내 결혼 생활엔  끼어들지 말란 얘기야

 

 [힘겨운 숨소리]

 

 내 앞에서 눈물 보이지도 말고

 

 [서향의 괴로운 신음]

 

 [흐느낀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한숨]

 

 - (택시 기사어서 오세요  - (피영

 

 [차 문이 탁 닫힌다]

 

 [버튼 조작음]  [피영이 안전띠를 달칵 잠근다]

 

 [쓸쓸한 음악]  (택시 기사)  어디로 모실까요?

 

 [흐느낀다]

 

 (서향)  [흐느끼며]  피영아

 

 [사현의 놀란 신음]

 

 [사현의 힘겨운 신음]

 

 [피곤한 숨소리]

 

 [스위치를 탁 누른다]

 

 [피곤한 신음]

 

 [피곤한 신음]

 

 [한숨]

 

 [혜령의 한숨]

 

 안 자고 뭐 해?

 

 꿈꿔서

 

 무슨 꿈?

 

 (혜령)  꿈꿔서 자다 일어나 해몽 찾는 거야?

 

 뭔 대단한 꿈이길래

 

 (사현)  

 

 돼지꿈  [혜령의 한숨]

 

 사현 씨 꿈 맞던가?

 

 맞을 땐 맞고

 

 자세히 얘기해 봐나 꿈해몽 잘해

 

 [사현이 책을 탁 덮는다]

 

 돼지가

 

 송아지만 해생긴 건 돼지인데

 

 나한테 확 안기는 거야

 

 (사현)  안겨서 꿀꿀대는 거 쓰다듬다 깼어

 

 복권 사 봐내일

 

 [피식 웃는다]

 

 다음부터는 궁금해도  아침에 찾고 내처 자

 

 나까지 깨게 말고

 

 [문이 탁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책을 탁 집어 든다]

 

 [시은의 옅은 한숨]

 

 [변기 물이 솨 내려간다]

 

 [사현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사현의 힘주는 신음]

 

 [사현의 한숨]

 

 (혜령)  우리가 피임 안 하면 태몽인데

 

 [의미심장한 음악]

 

 - (동미식사 맛있게 하세요  - (기림

 

 [차 문이 탁 닫힌다]

 

 [경쾌한 음악]

 

 !

 

 원장님은 조찬 약속 있으셔 가지고

 

 - 이 호텔?  - (동미아니프린스원 호텔

 

 [자동문 안내 음성]  열렸습니다

 

 - (사현차 어디 있어?  - (혜령저쪽

 

 (사현)  저기?

 

 [사현의 힘주는 신음]

 

 [자동차 시동음]

 

 - (사현수고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자동차 시동음]

 

 [힘주는 신음]

 

 [다급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몸은 좀 어때요?

 

 잠은요?

 

 나 어젯밤 태몽 꿨어요

 

 (사현)  정말요아주 제대로

 

 해변을 걷고 있는데 저만큼

 

 [웃음]

 

 이따 얘기해 줄게요  전화로 들을 얘기 아니에요

 

 한 여섯 시 반쯤요

 

 뭐 먹고 싶은 거 없어요?

 

 

 

 [휴대전화 조작음]

 

 [오디오 조작음]  [장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타이어 마찰음]

 

 [웃음]

 

 (유신)  많이 늘었어

 

 - (동미그래?  - (유신어  [동미의 웃음]

 

 (유신)  잘한다

 

 [동미의 놀란 탄성]

 

 [경쾌한 음악]  (동미)  하지 마

 

 [동미의 놀란 신음]  [유신의 웃음]

 

 - (유신!  - (동미이리 와

 

 [동미의 놀란 신음]

 

 [유신의 장난 섞인 신음]

 

 [유신의 웃음]

 

 물 먹었잖아

 

 [유신의 웃음]

 

 하지 마

 

 [동미의 놀란 신음]  (유신)  !

 

 (유신)  출발!

 

 [동미의 힘겨운 신음]

 

 [유신이 코치한다]

 

 (유신)  그렇지

 

 [매혹적인 음악]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좀 꺼내 줄래요?

 

 (혜령)  받아야 하는 전화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부원장)  여기

 

 어머님

 

 - 일어났지?  - (혜령그럼요숍이에요

 

 (혜령)  오늘 홈 쇼핑 있어서 메이크업요

 

 (예정)  [웃으며]  아유바쁘겠구나

 

 지금 네 아버지 말씀하시는데  요저께 꿈을 꾸셨대

 

 혹시 별다른 소식 없나 해서

 

 무슨 소식요?

 

 (예정)  영락없는 태몽 꾸셨어

 

 [흥미로운 음악]  (혜령)  아이어머님

 

 (예정)  잘 체크해 봐

 

 (혜령)  아니에요

 

 아니야?

 

 확실해?

 

 저희 생각 안 바뀌어요

 

 확실한 태몽인데  [문호의 호응하는 신음]

 

 생리 때 되면 저도 한 번씩 꿔요

 

 - (혜령형님 꿈일 것 같아요  물어봤지먼저

 

 아니래

 

 (혜령)  형님이 막둥이 낳으시는 게 순리인데

 

 그러다 또 딸이면?

 

 딸 꿈 꾸셨어요아버님?

 

 - (예정알았어  - (혜령들어가세요어머님

 

 (예정)  우리 판 변

 

 아침은 먹고 나간 거야?

 

 그럼요어머님 챙겨 주신 밑반찬에

 

 (혜령)  누룽지 뜨끈하게 끓여 먹였어요

 

 - (예정응  - (혜령

 

 아니래?

 

 [한숨]

 

 [통화 종료음]  [혜령의 한숨]

 

 (부원장)  2세 기다리시나 봐?

 

 

 

 조용히 계시다가도  한 번씩 이렇게 스트레스를 주세요

 

 [사현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마우스 클릭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아)  할머니 그럼 못 봐?

 

 (피영)  

 

 (지아)  이모할머니 수술하셔야 된대?

 

 (피영)  그런가 봐

 

 [지아의 걱정스러운 신음]

 

 (지아)  얼마나 무서울까

 

 엄마수술해 봤어?

 

 아직

 

 (지아)  난 영원히

 

 죽을 때까지 수술 안 했으면 좋겠어

 

 (피영)  그러니까 엄마가 먹으라는 거  투정 부리지 말고 먹어

 

 그래야 건강해?

 

 내가 먹는 즐거움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놀라는 탄성]

 

 그런 섭섭한 말이 어디 있어?

 

 엄마아빠할머니할아버지

 

 다 너한테 의미 없다는 뜻이네?

 

 의미하고 즐거움은 다르지

 

 의미 있으면 다 즐거워?

 

 (지아)  아프리카 기아 어린이 돕는 거  얼마나 의미 있어

 

 근데 그거 하면서 즐겁나?

 

 성금 보내면서 막 웃음 터져?  엄마 그래?

 

 [어이없는 웃음]

 

 (피영)  아휴말로는 우리 딸 못 당해

 

 엄마의 삶의 의미는 뭐고

 

 즐거움은 뭐야?

 

 - 의미야 너무 많지  - (지아베스트

 

 가족

 

 (피영)  ?

 

 '세임'  [피영의 웃음]

 

 [기분 좋은 신음]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 (동미응  아이고고맙습니다

 

 (동미)  시럽 안 뿌렸어

 

 와플은 이 호텔이 최고인 것 같아

 

 제대로 굽지바삭하게

 

 (동미)  맛도 있고

 

 버터 많이 넣은 것 같지도 않은데

 

 [함께 살짝 웃는다]

 

 [만족스러운 신음]

 

 사돈어른 한번 초대해야 할 텐데  주말에 약속 있어?

 

 [휴대전화 진동음]

 

 장모님

 

 [동미의 어색한 웃음]

 

 (유신)  장모님

 

 이른 시각에

 

 미안해

 

 괜찮아요

 

 오늘

 

 잠깐 볼 수 있을까?

 

 오전 진료 없으니까 들를게요

 

 (유신)  

 

 [동미가 살짝 웃는다]

 

 먹어  [유신이 휴대전화를 탁 놓는다]

 

 [커피 머신 작동음]

 

 (시은)  언제부터 든 생각이야?

 

 좀 됐어

 

 좀 얼마나?

 

 [차분한 음악]

 

 [한숨]

 

 미안해

 

 정말

 

 [문이 달칵 여닫힌다]

 

 [커피 머신 작동음]

 

 [시은의 한숨]

 

 [힘겨운 신음]

 

 [서향의 한숨]

 

 [유신이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우리 애는

 

 나 때문에 제 아빠 죽었다고 생각해

 

 사실 틀린 얘기도 아니고

 

 피영이 아버지가

 

 실수를 했어여직원하고

 

 [서향이 훌쩍인다]

 

 (서향)  난 용서가 안 된 거야

 

 이혼 절차 밟는 중에

 

 피영이 만나러 학교 찾아갔다가

 

 사고당했고

 

 [서향이 훌쩍인다]

 

 그래서

 

 남들 앞에서는 흔연한데

 

 피영이 눈치 보고 살았어

 

 지아도 볼 생각 말라는 거야

 

 나더러 다시

 

 필리핀 가라고

 

 힘드셨겠어요

 

 더는

 

 [훌쩍인다]

 

 사람 일 모르는 거고

 

 신 서방이랑 지아 한 번씩한 달

 

 (서향)  몇 달에 한 번이라도

 

 보고 살았으면 좋겠어서  같은 하늘 아래

 

 이런 얘기 다 한 거 알면

 

 피영이 또 뭐라고 할 거야

 

 솔직히 말씀하시면 이해할 거예요

 

 10분 이상 말도 안 섞으려고 해

 

 (서향)  신 서방도 필리핀 가는 게  좋겠다고 하면

 

 갈게

 

 (유신)  계셔야죠

 

 제가 잘 설명하고 얘기할게요

 

 너무 걱정 마세요

 

 [감격한 신음]

 

 일찍 말씀해 주시지 그러셨어요

 

 애 마음 편하게 해 주자 생각이었는데

 

 아휴더는 못 견디겠어

 

 전 그런 것도 모르고

 

 알았으니까 저라도  지아 자주 데리고 올게요

 

 지아도 외할머니 많이 보고 싶어 해요

 

 [잔잔한 음악]  그래?

 

 이번 주말 데리고 주무세요

 

 [서향의 감격한 신음]

 

 얼마나 컸을 거야

 

 [서향의 떨리는 숨소리]

 

 (서향)  이뻐라

 

 예뻐라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  태어나는 순간 우리는

 

 인생이란 사각의 링 위에 섭니다

 

 링 위에서 상대 선수한테  단 한 대도 안 맞고 KO 승 했다는 얘기

 

 여러분 들어 보신 적 없을 거예요

 

 세계적 권투 선수  마이크 타이슨도 그랬답니다

 

 링에 오를 때는  맞을 걸 각오해야 한다고요

 

 '부혜령의 사랑과 추억과 음악'  시작합니다

 

 [새가 지저귄다]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문호의 한숨]

 

 (예정)  당신 혹시

 

 동미 꿈 꾼 거 아니에요?

 

 무슨 소리야

 

 새끼 가질 꿈요

 

 내가 할 일 없어서 개 태몽을 꿔?

 

 (예정)  며늘애들은 둘 다 아니래고

 

 꿈은 확실한 태몽이고

 

 그러니까요

 

 동미라면은 또 이뻐 죽잖우당신

 

 누가 할머니 아니랄까 봐

 

 한 번씩 실없는 소리는

 

 요즘 60은 할머니 아니에요  아주머니로 치지

 

 - 누가?  - (예정다들

 

 착각 속에 살아

 

 내가 할머니면은  당신이야말로 영감이지

 

 [예정의 코웃음]

 

 (문호)  우리 회원들  말 안 하면 나 30대인 줄 알아

 

 - 어딜 봐서?  - (문호

 

 모자 쓰고 선글라스만 쓰고 있어도  몸만 보면

 

 (문호)  사람은 체형이 중요한 겨

 

 운동 좀 혀

 

 남들은 필드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구먼

 

 아휴

 

 인물에 학벌에

 

 인정받는 변호사에

 

 애만 하나 낳으면 얼마나 좋아

 

 말 돌리지 말고

 

 (예정)  말 돌리는 게 아니라  속상해 하는 소리예요

 

 당신은 안 속상하우?

 

 (문호)  왜 안 속상햐

 

 생각하면

 

 아들이라고 둘 있는 게  동미만도 못혀

 

 에이그

 

 그래도 어떻게 동미만도 못하대?  개만도

 

 글찮여

 

 때 되면 새끼들 척척 낳고  안 가르쳐 줘도

 

 큰애는 둘이나 낳았어요

 

 열이면 뭐 혀계집애들

 

 (문호)  시집가 버리면 그만이지

 

 우리 제사상 차려 줘?

 

 애들 앞에서  절대 그런 소리 하지 마요

 

 (예정)  세상 바뀌어서  딸 타령아들 타령 했다가는

 

 아마 얼굴도 안 보여 줄 거유

 

 여느 할아버지할머니면 그러겄지

 

 우리한테는 그리 못 혀

 

 (문호)  불효만 혀 봐싸가지 없이

 

 - 하면요?  - (문호다 기부해 버릴 테니까

 

 재산

 

 [애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혜령수고하셨어요  - (피영

 

 ()  수고했어요

 

 다른 때도 좋았지만  오늘 오프닝 좋았어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언니몸 안 좋아?

 

 (피영)  오늘 좀 가라앉아 보여

 

 얼른 들어가 쉬어  서브 없으니까 더 힘들지?

 

 우리 남편이

 

 끝내잔다

 

 끝내다니?

 

 우람 아빠가?

 

 [어두운 음악]

 

 결혼 생활요?

 

 [시은의 한숨]

 

 싸웠어?

 

 (피영)  단지 오래 살았다는 그 이유정말?

 

 말 안 되지?

 

 [피영의 한숨]

 

 휴대폰 한 번씩 체크했어요?

 

 (혜령)  체크해야 돼요

 

 아마 누구 있을 거 같아요

 

 (시은)  우리 남편  그런 쪽으로 일 벌인 적 없어

 

 관심 밖이고

 

 (혜령)  그럼 실례일지 모르는데

 

 잠자리 정상적으로 해 왔어요?

 

 [무거운 음악]

 

 (피영)  ?

 

 피곤하고

 

 성가시잖아

 

 언니가 마다한 거야?

 

 우람 아빠가 관심 없었어?

 

 [한숨]

 

 내가 몇 번 피했더니 언젠가부터

 

 (피영)  얼마나 됐는데?

 

 거의 2?

 

 [놀란 숨소리]

 

 2년 동안 한 번도요?

 

 그랬던 것 같아

 

 그 이유네

 

 안 그래요, PD?

 

 글쎄

 

 요즘 그런 부부 하도 많아서

 

 (혜령)  PD님네도요?

 

 아니죠?

 

 (혜령)  틀림없어요

 

 자존심에 박 교수님은  본인이 거부당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드러내 놓지 못하고 참다가  더는 안 되겠는 거죠

 

 30년 살아 놓고  작가님 그렇게 남자를 모르세요?

 

 (시은)  산 건 20

 

 만난 게 30

 

 31

 

 (혜령)  결혼하고서 첫날밤  루비콘강 건넌 건 아니죠설마?

 

 [시은의 한숨]  오늘 밤 분위기 잡아 보세요

 

 바로 해결될 거예요

 

 그런 거 아니면?

 

 그 문제 맞아요동물의 세계에선

 

 저기혹시

 

 완전히 기능 잃으신 건가그럼?

 

 안 쓰면 뭐든 퇴화한다던데

 

 알아채실까 봐

 

 [시은의 한숨]  (피영)  언니가 스트레스 주지도 않는데

 

 [혜령의 한숨]

 

 어쨌든 제가 말한 대로  오늘 해 보세요

 

 (피영)  그래언니  전후 상황이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혜령)  지금까지 박 교수님 한 남자밖에  모르시는 거잖아요

 

 때 만나서

 

 너무 순진하시다고 할까

 

 직업만 작가지

 

 요즘 애들보다  그 방면으로는 더 무지하세요

 

 피곤해도 할 건 해야 하는데

 

 오히려 피곤이 날아가요

 

 혜령 씨는 그래?

 

 신혼 아니야

 

 (혜령)  애가 없으니까  둘한테 서로 집중하게 되고

 

 가만있어 봐

 

 우리도 그러고 보니까 요즘 뜸하네?

 

 나부터 분위기 잡아야겠다

 

 이것이 바쁘다는 이유로 요즘

 

 [한숨]

 

 (피영)  절대 안 돼요

 

 지난주부터  제가 그 스튜디오 써야 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거 몇 살짜리죠?

 

 우리 손녀 열두 살인데  [휴대전화 문자 알림음]

 

 키가 어느 정도예요?

 

 잠깐요

 

 (피영)

 

 [어두운 음악]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서향)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타이어 마찰음]

 

 [자동차 엔진 가속음]

 

 (해륜)  딱 맞지?

 

 (시은)  

 

 (해륜)  갈 데 있어

 

 (시은)  지금어디?  [해륜의 힘주는 신음]

 

 (해륜)  아셔가 보면

 

 [시은의 당황한 신음]

 

 - (시은아휴  - (해륜아이고파스 좀 떼고

 

 (시은)  아이그런 게 어디 있어갑자기

 

 [해륜의 웃음]  아휴

 

 초대받았어요누구네?

 

 (해륜)  

 

 아유머리는 이게 뭐야아이고

 

 

 

 갑시다

 

 (시은)  아유태그태그

 

 (해륜)  [웃으며]  

 

 (시은)  아휴

 

 이 옷 얼마?

 

 선물 가격 묻는 거 아니지

 

 50만 원 넘어그럼 나 안 입어

 

 안 넘어

 

 [해륜의 웃음]  [시은의 한숨]

 

 (해륜)  

 

 (시은)  가격표 뗐네왜 뗐어?

 

 선물이니까 점원이

 

 [해륜의 웃음]

 

 (해륜)  이야이시은 미모 산다?

 

 옷이 날개라더니

 

 향기야엄마 좀!

 

 (시은)  아휴머리 감아

 

 - (해륜서둘러야겠다자  - (시은?

 

 (해륜)  갑시다

 

 (시은)  나도 아는 사람이겠지?  [해륜의 웃음]

 

 아휴

 

 [가방을 탁 치며]  이거 빈 백이야

 

 (해륜)  [웃으며]  참 나

 

 [부드러운 음악]

 

 - 근교?  - (해륜

 

 누가 바비큐 파티 하나 봐집들이

 

 (해륜)  양갈비 파티

 

 그럼 와인 한 병 정도  들고 가야 되는데

 

 - (시은챙겼죠?  - (해륜몸만 오래

 

 (시은)  누군데?

 

 눈이나 붙이셔잠 부족한데  [해륜의 웃음]

 

 [시은의 한숨]

 

 [새들이 지저귄다]

 

 [피곤한 신음]

 

 [피식 웃는다]

 

 아주 잘 자데잠깐이라도 푹

 

 (시은)  아휴입 안 벌렸어?

 

 (해륜)  왜 안 벌려침 한번 닦아 줬다

 

 ?

 

 [해륜의 웃음]

 

 농담코만 좀 골았어

 

 정말정말 골았어?

 

 아이큰일이야?

 

 큰일은 아니지만  [해륜의 웃음]

 

 해 본 소리야

 

 [해륜의 웃음]  [못마땅한 신음]

 

 [시은의 탄성]

 

 (시은)  집 초대인 줄 알았더니?

 

 [해륜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자동차 알림음]

 

 [해륜의 개운한 숨소리]

 

 [시은의 개운한 숨소리]

 

 [시은의 놀란 탄성]

 

 - (시은아휴예뻐라  - (해륜들어가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결혼기념일도 아니고

 

 좋은 일 생겼어축하받을 일?

 

 그냥 우리끼리 시간 좀 갖고 싶어서

 

 애들 왔으면 더 좋았잖아

 

 (해륜)  앞으로 걔네는  좋은 거 더 많이 먹을 수 있어

 

 여기는 어떻게누구랑 왔었어?

 

 제자들이랑?

 

 여제자?

 

 (해륜)  

 

 난 후순위네제자들이 1순위고

 

 당신 짬 안 나잖아일에 치여서

 

 아무렴 내가 제자들이랑  이런 데 왔을까

 

 학교 앞에서 삼겹살에 어묵탕이지

 

 - 그럼?  - 블로그 하는 친구한테 물어봤어

 

 진짜

 

 [해륜의 웃음]

 

 [시은이 살짝 웃는다]  (종업원)  실례하겠습니다

 

 [새들이 지저귄다]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향기도 양고기 좋아하는데

 

 이 시간에 집중애들은 잠시 잊읍시다

 

 (시은)  

 

 오늘 이벤트가 있어우리만의

 

 이게 끝 아니야?

 

 (해륜)  아무렴 양갈비 하나 뜯으러  여기까지 왔겠어?

 

 (시은)  분위기

 

 (해륜)  와인 한잔해야 하는데

 

 마셔요하우스 와인내가 운전할게

 

 혼자 무슨 맛으로

 

 (시은)  교외라 대리비 꽤 나오겠지?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남 있는 거 싫어우리 차에

 

 그럼 집에 가 마셔

 

 (시은)  빵 맛있다

 

 안 드셔?

 

 빵보다 당신?

 

 [한숨]

 

 - (시은아무래도  - (해륜아무래도 뭐?

 

 뭐 죄지은 거야나한테

 

 죄지었지원죄

 

 이시은 사랑한 죄

 

 [함께 웃는다]

 

 (시은)  아휴옷 선물 얼마 만이야

 

 고마워요

 

 (해륜)  내가 골랐지만 참 이쁘고 보기 좋다

 

 나 하여튼 안목 있어

 

 (시은)  인정그러니까 나 만났고

 

 사실 나 자기 덕에  업그레이드됐다모든 면에서

 

 나 옛날에 얼마나 촌스러웠어  볼품없고

 

 볼품없지는 않았어

 

 촌스럽기만?

 

 3이 멋 내면 정상이야?  그럼 내가 좋아하지도 않았지

 

 좋아했어?

 

 [함께 피식 웃는다]

 

 사실 나 혼자 좋아한 줄 알았거든

 

 (해륜)  근데 그렇게 쌀쌀맞았냐

 

 내가 마음고생한 거 생각하면

 

 (시은)  공부해야 하니까

 

 처음엔 별로였다가 변한 거야정성에

 

 정성이라니사랑이지

 

 무슨 사랑

 

 사랑이었지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래

 

 솔직히 그때는 사랑 아니었잖아

 

 (해륜)  난 사랑이었는데?

 

 - 사랑 아니었으면?  - 그냥

 

 좋은 감정순수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좋음 이상

 

 당신은?

 

 막 좋은 거정신 못 차리게

 

 요즘 그럼 우리 사랑 아니네?

 

 (시은)  정신 못 차리고 그런 거 없으니까

 

 한집서 사는데 무슨 정신 못 차려

 

 못 봐야 돌고 제정신 아니지  [함께 웃는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모시고 나왔잖아

 

 감사해요

 

 오늘 우리 남다르게 보내자

 

 어떻게?

 

 모텔 알아 놨어

 

 [어이없는 웃음]

 

 - 모텔?  - (해륜

 

 농담이지?

 

 왜 농담이야

 

 - 가자고?  - (해륜그럼

 

 우리 한 번도 안 가 봤으니까

 

 - 어떻게 가  - (해륜왜 못 가?

 

 우리가 남이가?

 

 부부야

 

 아휴

 

 (해륜)  그냥 눈 딱 감고 들어가

 

 남들은 다 가

 

 황 교수네도 한 번씩 간대

 

 정말둘이?

 

 

 

 [헛웃음]

 

 그 양반 의외네

 

 그 집이 정상이야

 

 [다가오는 발걸음]

 

 (종업원)  실례하겠습니다  식사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돌아가

 

 (해륜)  ?

 

 [오디오 조작음]  (시은)  이건 아니야

 

 아니뭐가 아니야?

 

 분위기 좀 바꿔 보자

 

 당신 교수야학생 가르치는

 

 교수는 사람 아니야?

 

 부부끼리 모텔 가면 안 된대  도덕적으로?

 

 - 안 내켜  - (해륜난 내켜

 

 오늘은 내 말 듣기남편 말

 

 (해륜)  아휴내가 하자는 대로 하면  자다가도 떡 생겨

 

 안 내켜정말

 

 [해륜의 한숨]

 

 미안해

 

 (해륜)  입던 옷 입다가 새 옷 입으면  기분 좋은 것처럼

 

 (시은)  여길 가자고 이걸 샀어?

 

 (해륜)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당신 변변한 옷 없잖아

 

 (시은)  이해가 안 가

 

 나도 이해 안 가당신

 

 (해륜)  남들은 다 좋다고  부부 동반 해서 이런 데 와

 

 못 들어 봤어?

 

 - (시은들어 봤어  - (해륜근데?

 

 소고기 좋아하는 사람만 있어?

 

 돼지고기 좋아하는 사람  생선 좋아하는 사람 다 각각이지

 

 나 오고 싶었단 말이야궁금하고

 

 그렇게 좋대

 

 뭐가어떤 면에서?

 

 시설도 좋고 우선

 

 자는데 시설 필요해?

 

 (시은)  사랑만 있으면 한 평 방에서도

 

 (해륜)  알아우리 그랬어

 

 근데 뭐든 변화가 필요한 거야

 

 밥 매일 삼시 세끼 먹으면 질리듯이

 

 - 당신 밥 안 질려  - (해륜질려

 

 겪은 건 30년이고  20년 살았는데 몰라?

 

 박해륜 밥돌이야  삼시 다섯 끼도 오케이

 

 (해륜)  알았어밥 얘기고

 

 오붓하게 우리 둘만의 공간 좀 갖자

 

 부탁

 

 우리 요즘 그냥  동거인 비슷하게 살잖아

 

 그래서 불만이야?

 

 - 아니  - (시은애들 키우는 집 다 그렇지

 

 난 바쁘고

 

 그러니까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게 그렇게 중요해?

 

 내가 뭘 하재굳이?

 

 그냥 손만 잡고 있어도 좋을 것 같아  이런 데서

 

 손잡으러

 

 여길 왔어?

 

 (시은)  비싼 옷 선물에

 

 양갈비 몇 대에 두 끼 외식비우리

 

 [해륜의 답답한 한숨]

 

 애들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우리 부모가 모텔 다닌다면

 

 솔직히 깨

 

 뭐 어때서?

 

 이런 데서는  오히려 나 몸 굳을 것 같고

 

 가 보고나 얘기해올라가 보고

 

 침대에 누워 보고 굳나 안 굳나

 

 - 나 몰라?  - 몰라

 

 (시은)  몰래카메라 찍힐 수도 있어

 

 아는 사람이 우리 보고  오해할 수도 있고

 

 이 기분으로 들어간들

 

 [해륜의 한숨]

 

 [무거운 음악]

 

 [해륜의 힘주는 신음]

 

 [자동차 시동음]

 

 [타이어 마찰음]

 

 [한숨]

 

 [한숨]

 

 [시은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한숨]

 

 [물소리가 솨 들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물소리가 멈춘다]

 

 [의미심장한 음악]  [서향의 한숨]

 

 그래서?

 

 신 서방도

 

 다 이해하고

 

 가실 필요 없다고

 

 무슨 권리로  내 남편한테 가정사 다 까발려?

 

 무슨 권리로!

 

 [애절한 음악]

 

 (유신)  내가 있어자기한테는

 

 울고 싶으면 언제든지 울고  나한테 이렇게 안겨서만

 

 (사현)  먼저 자변론 쓸 게 쌓였어

 

 (기림)  동미야나 정말 오래 살아도  뭐라고 안 할 거지?

 

 이렇게 정말 끝내자고?

 

 내가 애들한테 얘기할게

 

 (해륜)  그리고 서류 작성하고

 

 - (유신나 같은 남편 흔치 않아  - (피영알아요

 

 (유신)  자기 같은 와이프는 우주에 하나고

 

 (남자)  알아보면 어디가 덧나냐고

 

 - (아미싫다는데 강요하면 안 되죠  - (가세요

 

 (시은)  엄마랑 아빠랑 따로 살아 볼까 해

 

 이혼은 아니죠맞아?

 

 (예정)  아들이건 딸이건

 

 (혜령)  아버님 태몽 뭘 꾸셨는데요?

 

 (사현)  엄마

 

 나 이혼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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