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1. 13
[숨을 들이켠다]
[탁탁 소리가 들린다]
[사현의 추워하는 신음]
[사현의 추워하는 신음] [잔잔한 음악]
[사현이 발을 탁탁 구른다]
[사현의 추워하는 숨소리]
[사현의 가쁜 숨소리]
(사현) 안 추워, 안 추워, 안 추워
더워, 더워, 아, 더워
[웃음] [따뜻한 음악]
하나, 둘
[사현의 추워하는 신음]
어? [차 문이 탁 닫힌다]
아유, 깨셨어요?
식당 잘 걸어 나왔는데 나 정신 잃었어요?
예, 술 못 드시나 봐요
와인 한 잔 정도요
괜찮으세요?
네
아, 좀…
나오면서 긴장이 풀리셨는지
술이 확 올라온 것 같아요
그럴 수 있거든요
[코를 훌쩍인다]
살짝 정신 잃으시는 거 얼른 차로 모셨어요
미안해요
아이, 제가 죄송하죠
술 못 드시는 줄 알았으면은 저만…
저, 아이, 아예 안 마셨을 텐데
약해졌나 봐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떡해요 나 때문에 계속 뛴 거예요?
(사현) 아이고, 괜, 괜찮아요, 운동 겸
[사현이 콜록거린다]
40분 정도
(원) 어머나, 몇 시예요?
[사현의 힘주는 신음]
10시도 안 됐어요
얼굴 얼었어요
동상 걸렸으면 어떡해요
잠깐 올라가요
더운 차라도 한잔 마셔야지 안 돼요, 큰일 나
(사현) 아휴 [코를 훌쩍인다]
- 아휴, 얼른요 - (사현) 네?
[원의 어지러운 신음] [사현의 놀란 신음]
[원이 버튼을 탁 누른다]
[사현의 헛기침] [원의 한숨]
[사현이 코를 훌쩍인다]
[잔잔한 음악]
어떡해
괜찮아요
깨우죠, 얼굴 때려서라도
덕분에 술 완전히 깼어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원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원) 어, 들어와요
[도어 록 작동음] 아휴, 나 말 편히 하는 것 봐
(사현) [살짝 웃으며] 저 한참 아래예요
잠깐이면 돼요
(사현) 예
(원) 소고기죽 있는데 먹을 수 있어요?
뛰고 났더니 다 소화됐어요
몸 덥혀야 하거든요
(사현) 임스시 코스 양이 많지는 않았어요
저 옷 좀 벗을게요
(원) 네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집이란 참 좋은 거예요 내 집, 남의 집 할 거 없이
집 없는 설움이란 말 있잖아요
저 손 좀 씻어야 하는데
아, 저기 욕실이요
[변기 물이 솨 내려간다]
[한숨]
[코를 훌쩍인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어, 앉아요
(사현) 네
(원) 간이 돼 있는데 김치 필요해요?
그대로 먹는 게 난 입에 맞는데
아니요 저도 고기 맛 죽는 거 싫어해요
- (원) 아, 한 번 저어서 - (사현) 아…
[걱정스러운 숨소리]
병나면 안 되는데
몸에 한기 들어가면 감기 걸려요
잘 먹고 운동한 거예요, 달밤 체조
잘 먹겠습니다
[사현이 입바람을 후 분다]
(사현) 음, 맛있다 [정수기 조작음]
[물이 조르르 흘러내린다] 소고기죽은 처음 먹어 봐요
그래요?
평소 죽 싫어하는 거 아니에요?
아니요 전복죽만 자주 먹었어요, 콩죽이랑
저희 아버지가 콩죽 좋아하셔서
난 콩죽은 못 먹어 봤어요
[전자레인지 작동음]
[탄성]
몸이 확 풀려요
올케언니가 제주서 가져온 귤 있어요
아, 두고 드셔야죠 [전자레인지 알림음]
많이 남았어요
감사합니다
(사현) 아, 앉으세요
[살짝 웃으며] 괜찮아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아이, 정말 먹을수록 깊은 맛이 느껴져요
설탕도 안 들어갔는데 달아요
[살짝 웃으며] 몸에 받는 음식은 달잖아요, 아휴
안 괜찮죠?
[살짝 웃으며] 속은 멀쩡한데 몸만 좀 몽롱?
기분은요?
[귤껍질을 쓱쓱 벗기며] 미안한 마음
정신 잃는데 진짜 놀랐어요
병원으로 갈까 했는데
[잔잔한 음악]
얼굴이 너무나도 평온하신 거예요
달콤하게 잠에 빠진 얼굴?
그래서 그냥 모시고 왔어요
아파트 안 말해 주셨으면 병원 갔겠죠?
두고두고 갚아야겠어요, 은혜
(사현) 아이, 무슨 은혜요
이렇게 맛있는 죽 먹게 해 주시고
위 안 좋으신 건 아니죠?
엄마 생각나면 가끔 만들어 먹어요
엄마가 나 입맛 없어 하면 해 주셨거든요, 한 번씩
네
(원) 어깨너머로 본 거 고대로 했는데
엄마가 끓인 맛하고 달라요
(사현) 너무 잘 넘어가고 맛있는데요
음
속이 너무 따뜻하고 좋아요
온몸이 풀리는 게
미안해요, 정말, 민폐 끼치고
(사현) 아휴, 가깝고 거리도 안 멀었잖아요
아까 말씀드렸죠?
술 냄새 풍기고 들어가면 와이프 싫어한다고요
침대서도 못 자고
방 하나예요?
(사현) 아니요, 셋인데
하나는 창고 방으로 쓰고
서재 방엔 책상, 책장으로 거의 꽉 차서요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요, 운전?
설마, 대리 불렀죠?
아, 그럼요
갈 때는 대리 안 불러도 될 것 같아요 술 다 깼어요
안 돼요, 그래도
네
단백질이 알코올 분해 빠르게 해서
숙취에 좋다는 거 알죠?
그렇더라고요
아, 그래서 전
많이 마신 날은 집에서 계란프라이 두 개 해 먹고 자요
계란프라이 나도 좋아하는데
아, 있어요, 계란
아…
드실 거면요
[원이 살짝 웃는다]
(사현) 제가 할까요? 저도 잘 부쳐요 [냉장고 문이 탁 열린다]
손님이에요
아직 덜 깨셨잖아요
(원) 딱 좋은 상태예요
[인덕션 레인지 조작음]
식기 전에
네
[살짝 웃는다]
[웃음]
얼마나 마셨어?
[술 취한 말투로] 많이
마시는 건 좋은데 골골거리지 마
꼴불견이야, 남자도
(사현) 야, 부혜령!
[익살스러운 음악]
- '야'? - (사현) 그래
야
[웃음]
마누라한테 '야'라고 좀 했어
[헛웃음]
나 그…
계란프라이 좀
- 계란프라이? - (사현) 어
뭐가 이뻐서?
(원) 반숙이요, 완숙이요?
쑹위안은 반숙 드세요?
음, 반숙은 노른자 약간 비리고
완숙은 노른자 너무 굳어서
완숙 직전요
어? 저도인데
[살짝 웃는다]
너무, 정말 맛있게 잘 먹었어요
- 귤 들어요 - (사현) 네
네 엄마
언제가 제일 이쁜 줄 아냐?
음식 할 때 [문호가 피식 웃는다]
(예정) 부려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야
[차분한 음악]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의 환호]
[원의 힘주는 신음] [사현의 탄성]
(사현) 못하시는 게 뭐예요?
[원의 웃음]
(원) 프라이는 초등생들도 해요
완전 딱 맞게 익혀졌어요
뒤집을 때 노른자 대개 터지는데
[피식 웃는다]
(원) 차 안에 있지 뛰어요
[살짝 웃는다]
불편하실까 봐요
(원) 뒷좌석에요
잠들었는데 뭐 알아요?
그리고 처음 본 사이도 아니고 같은 피트니스 회원에다
음, 디시 워시 있어요?
아니요, 왜요?
설거지라도 제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해서요
집에서는 제 담당이거든요
(원) 어머
아주머니 안 오시는 날은요
[살짝 웃는다]
몇 가지 안 돼요
요즘 남자들 셰셴처럼 그렇게 다 다감해요?
- 칭찬이시죠? - (원) 그럼요
우리 와이프가 그렇게 길들이기도 했지만
자취 생활 오래 해서 그 정도는 껌이에요
대단해요
여자인 저도 어떤 땐 몰아서 작업해야 할 때 있고
그럴 땐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데
(사현) 저도 사실 집에 오면
퍼져서 리모컨만 누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함께 웃는다]
당연하죠
이런 질문, 아…
뭐, 해요
행복하셨어요, 결혼 생활?
아이 문제 빼고요
네
한 번씩 생각나세요?
많이 잊었었는데
[잔잔한 음악]
얼마 전 백화점에서 봤어요
운동복 고르는데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봤더니
전남편이 재혼한 부인이랑
대여섯 살 정도 여자애 데리고 가는 거예요
행복해 보였어요
(사현) 이 사람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
사실대로 얘기해 봐요
머플러 감아 주는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대로 정신 잃은 거예요?
나 정말 아무 실수 안 했어요?
그럼요
뭐, 저한테 욕하신 것 같아요?
[웃음]
아, 저기, 근데
머플러 한 번만 감으면 되는데, 그…
막 감더니 당겼어요
어, 어머, 정말요?
미친 것도 아니고
[원의 당황한 웃음]
정신 잃으신 게 어쩌면 다행? 저한테는
[웃음]
(원) 안 믿겨, 내가 어떻게…
[원의 웃음]
농담이죠?
(사현) 농담 아니에요 [원의 웃음]
(사현) 언제나 이렇게 웃게 해 줄 수는 없을까?
(원) 차까지는요?
뭐, 어떡해요, 질질 끌다시피
(원) 아, 망신!
아니에요, 어떻게 끌어요
업었어요 지나가는 아주머니가 도와주셔서
아…
잊죠
잊어요, 오늘 밤 일은 다
싫은데요?
소고기죽도 대접했잖아요
몸 다 녹았죠?
[살짝 웃으며] 얼굴색 다 풀렸어요
(사현) 맨입으로는 안 되고
변호사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공짜 자문이에요
(원) 아, 판 변도요?
아, 호칭은 한 가지로만
셰셴도요?
인생 상담 해 주세요, 한 번씩 이렇게
형은 대전 살고 속 얘기 할 사람이 없어요
[피식 웃는다]
친구들은요?
다들 저 살기 바빠요
애 아빠 된 녀석들은 애 돌보미 하랴
결혼 안 한 친구들은 데이트하랴 소개팅하랴
[웃음]
[부드러운 음악]
제 멘토 돼 주세요
인생 멘토
[옅은 웃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함께 환호한다]
(도희) 얼마 만이야, 우리
아, 얼마 만이지, 우리?
(서윤) 1년도 넘었어, 다음에 우리끼리 오자 [도희의 호응하는 신음]
이 계집애 때문에 부킹도 못 하고!
나 빠질 테니까 해, 이제부터 괜찮은 남자들 많더라
(도희) 그렇지?
네 신랑 연락 없어?
방목이야, 방임이야?
[도희가 화장품을 탁 내려놓는다] 내가 길들였지
한 시간 걸러 체크하고 그래 봐 얼마나 피곤해
내가 집순이도 아니고
(도희) 동료 변호사들 중에
괜찮은 싱글 없대? [서윤의 헛웃음]
괜찮은 것들은 다 채 갔어 야, 어린것들이
우리가 어린것들하고 게임이 돼?
우리 정도면 뭐
20대하고 30대는 달라
우리가 너무 잘 알잖아
나 정말 20대 때 내 엉덩이
(서윤) 테니스 볼도 튕겼다
[도희와 서윤의 웃음]
아, 혜령이처럼 연하를 잡아야 하는데
얘는 부혜령이고
셀럽이란 프리미엄 있는
결혼과 함께 다 사라졌다
결혼하고서 잃는 게 너무 많아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거야
(서윤) 넌 너무 욕심 많아, 부혜령
맞아
보면 가진 것들이 더해
나오지 마세요, 추운데
오늘 너무 고마웠어요
덕분에 모처럼 많이 웃었고
(사현) 저 재밌죠?
잘 먹었어요, 내 인생 소고기죽이에요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아요
말해요
끓여서 보온병에 담아 가면 되니까
이 셰셴 아니면
절대 다른 사람하고 술 마시지 마세요
[웃으며] 네
덕분에 술 주량 정확히 알았어요
- 가요 - (사현) 네
[한숨]
[잔잔한 음악]
[나른한 숨소리]
[사현이 컥컥거린다]
[힘겨운 신음]
(사현) 아, 이거…
[원의 웃음] [사현이 컥컥거린다]
[웃음]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다가오는 발걸음]
[문호의 한숨]
(문호) 둘이 옛날에도 알던 사이여?
사돈으로 맺는 겨?
그럼 처음부터 쭉 얘기하라고?
과거 악연 자식끼리 어떻게 연결됐는지, 다?
왜 짜증은 내?
물어보지도 못해?
말시키지 마
하여튼 냉갈스러워
오죽하면, 참
그렇게 성질부릴 거면 결혼식 갔으면 되잖여
기분 잡쳐서 가서 웃는 얼굴로 축하 덕담이 나와?
[문이 달칵 여닫힌다]
(시은) 아, 됐어, 너나 해
(향기) 아, 해 봐, 진짜 촉촉해 [시은이 수납 장을 끼익 연다]
(시은) 끈끈한 거 별로야
건조하면 주름 생겨 요즘 여자들 다 1일 1팩 해
(해륜) 그래, 딸이 권하는데
알았어, 둬
아니, 해 주고 나갈 거야
- 아빠도 하실래요? - (해륜) 그러든가
(시은) 차가워
(향기) 시원하지 뭐 차가워
[해륜의 옅은 헛기침]
(해륜) 어, 정말 시원하네
[웃음]
이러고 얼마 있어?
한 15분?
(향기) 잠깐들 계세요
[해륜의 헛기침] - (시은) 뭐, 찍으려고? - (향기) 응
(시은) 아이, 싫어, 찍지 마
어때, 다 가렸는데
(해륜) 당신, 이렇게 해 봐 [해륜의 헛기침]
뭉크 '절규'?
[향기의 웃음]
[시은이 피식 웃는다] [따뜻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함께 웃는다]
[시은의 장난스러운 신음] [향기의 웃음]
(시은) 친구들한테 올리지 마
아, 그럼
[향기의 웃음]
- 어디 봐 - (향기) 아, 웃긴 건 아니야
기분 가라앉을 때 보세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해륜과 시은의 웃음]
(해륜) 딸 있으니 이런 것도 해 주지
(시은) 딸은 딸대로 이쁜 짓
아들은 아들대로 눈에 넣어도 안 아프고
우린 다 갖췄어, 돈 하나 빼고
은행에 쌓아 두고 사는 거 뭐 큰 의미야?
먹고살 만하면 됐지
그렇게 말해 주니 더없이 고맙고
이시은 덕에 먹고살 만하지 나 혼자 벌었어 봐라
고등학교 때 집안도 괜찮고 이쁜 애 있었어
당시에 30위 안에 드는 재벌 집으로 시집갔다?
아, 그 두나건설?
어, 주마리
결국 이혼했대
- 남편 하도 바람피워서 - (해륜) 애들은?
(시은) 아들 하나인데, 뭐, 인제 다 컸고
밖에서 둘이나 낳았다나 봐, 그동안
(해륜) 외방 자식?
(시은) 응
그러니 그 친구
명품으로 휘감고 살았겠지만 행복했겠어?
에이그, 할 거면 진작 하든가, 아휴
변할까 싶었던 거지, 남편
사람은 변하기 힘들어 다시 태어나야지
난 그래서 아무 불만 없어, 당신한테
고마운 마음이 크지
나야말로
[함께 웃는다]
[감성적인 음악]
[사현의 한숨]
[사현의 한숨]
[사현의 힘주는 신음]
[사현의 아파하는 신음]
[사현의 힘겨운 신음]
[사현의 한숨]
[부드러운 음악]
[한숨]
[잔잔한 음악] (사현) 아휴
끼세요
(원) 너무 편안하고
꿈결 같았던 느낌 있었는데
(서향) 아무래도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 (피영) 응 - (서향) 저기, 꿈을 꿨어
아무래도 신경 쓰여서
무슨 꿈?
신 서방 혹시…
신 서방 뭐?
꿈에 너희 침실인데
[의미심장한 음악] 어떤 여자가 침대에 누워 있는 거야
그래서?
사람 일은 모르니까
신 서방 인물이랑 매너 뭐 하나 빠지는 거 있어?
- 들이대는… - (피영) 바빠
이런 일로 전화하지 마
(피영) 들이대는 여자 없어도 작업이 일상인 남자 있듯이
들이대도 철벽 방어 치는 남자 많아
신 서방 후자고
그래
노파심에
미안해
끊어
(서향) 응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으며] 아휴, 아침부터, 쯧
[자동차 시동음]
[무거운 음악]
[초인종이 울린다]
[한숨]
- (재인) 안녕하세요 - (해륜) 어, 재인이 왔구나
- (해륜) 나갈 거야? - (향기) 그냥 집에서요
[해륜의 힘주는 신음]
- (해륜) 맛있는 거 시켜들 먹어 - (향기) 네
(향기) 아빠, 오늘 멋짐, 특히
[살짝 웃는다]
- 늦으세요? - (해륜) 어, 저녁 약속까지 있어
(향기) 다녀오세요
(해륜) 응
(재인) 하, 너 부러워
[도어 록 작동음] 우리 아빠는 평생 배 끌어안고 사셔
[향기가 살짝 웃는다]
[한숨 쉬며] 날씬한 모습을 본 적이 없어
[향기의 웃음]
아, 술을 안 드셔야 해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살짝 웃으며] 어머
(가빈) 어떻게 벌써 오셨어요
제가 먼저 와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해륜이 살짝 웃는다]
(해륜) 숙녀를 기다리게 하면 되나요
그래도 제가 모셨으니까요 경우 아니죠
제 경우가 맞을 거예요
[살짝 웃는다]
(가빈) 오늘 달라 보이세요, 분위기가
학교에서는 꾸질했다고요?
[웃으며] 아니요
전형적인 학과장님 모습? 프로페셔널
검색해 봤더니 드레스 코드가 있길래요
그래서 정장까지는 아니더라도 [헛기침]
다음엔 미리 알려 드리지 말아야지
왜요?
검색 못 하시게요, 메뉴
[해륜과 가빈의 웃음] 참
무슨 경우세요?
제 경우요
[해륜과 가빈의 웃음]
(가빈) 제가 정해도 되죠?
(해륜) 네
- (가빈) 전 코스요 - (종업원1) 네
2월이 제일 한가하시다 했는데
가족분들이랑 좋은 시간 좀 보내셨어요?
집사람이 일을 해서요
그냥 보고 싶은 책 좀 보고 쉬었죠, 뭐
가빈 씨
남 선생님 공연 동영상 봤고요
(가빈) 무슨요, 아직
편하게 이름 불러 주세요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그렇게 크지 않은 몸에서
가창력에다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고
대단하시더라고요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해륜) 공연하다 보면 진상 관객 있지 않아요?
(가빈) [살짝 웃으며] 있죠
(해륜) 어떤?
공연 좋아하시는 분들이 각양각색인데
기억나는 두 분이
한 분은 여성인데
같은 공연을 또 보고 또 보고 하는 거예요
왜요?
너무 좋대요, 공연이
(가빈) 한 달에 열 번 이상도 왔는데 반응이 없어요
딱 맨 앞줄 정가운데 자리 예약해서
무표정, 무반응으로 공연을 지켜봐요
[해륜의 웃음] 그러니 배우 입장에서
나중엔 민망하기까지 해요, 흥도 죽고
그렇죠
(혜령) 오늘 날씨랑 딱 맞는 곡이었죠?
PD님이 예지력이 있으신지 선곡을 잘하세요, 늘
청취자분들께 DJ 애칭 공모를 할까 합니다
상품요? 물론 있죠
'천디', '현디' 그런 애칭보다
조금 더 독특했으면 하는 바람 가져 보는데요
기대해도 되겠죠? 많이 응모해 주세요 [시은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제가 직접 지어 보라고요?
4588 님, 생각해 볼게요
우리에게 고마우신 분 잠시 광고 듣겠습니다
[시은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낮디' 할 수도 없고
(피영) 분명히 누군가 좋은 아이디어 낼 거야 언제나 보면
청취자들 정말 기발하잖아
제작진 의견도 채택되면 상품 줘요?
- 밥 살게요 - (반) 밥 말고요
상품보다 밥값 더 들어요
상품은 또 회삿돈이고
좋은 애칭 있어요?
- 무슨 밥이요? - (피영) 한식 좋아하시죠?
한정식 살게요
한식 좋아한다고 내 얼굴에 쓰여 있어요?
한국 남자 아니에요?
(피영) 한국 남자들은 다 밥 좋아하고
- (시은) 밥 아니면 국수 - (피영) 맞아
5초 남았습니다
[피영이 살짝 웃는다]
(피영) 5초 남았어요
큐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재밌는 사연 보내 주셨네요
(가빈) 애들한테 어떤 말씀을 주로 해 주세요, 교수님?
(해륜) 전 기본적으로
'너희가 배우가 못 된다고 해서'
'인생 실패하는 건 아니다'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인생에서 일이 전부가 될 수 없다'라는 측면에서요
'이건 수단일 뿐이다'
'이걸 통해서 얻는 뭔가를 생각해야지'
'이거 자체가 목적이 돼서'
'이게 잘된다고 너희 인생이 잘된 거고'
'이게 안된다고'
'너희 인생이 실패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애들끼리 토론도 많이 하게 하는데 사실 그게 쉽지 않아요
처음 1학년들 만나면
애들이 12년 동안 받은 주입식 교육 때문에
자기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까지
[옅은 한숨]
인제 해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힘드실 거예요
발표력도 없고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주제에 대해서 잘 집중도 못하고
[살짝 웃으며] 저도 그랬어요
무슨 말씀이신지 알아요
오늘 밥 한 끼 사고 너무나 좋은 말씀 많이 들어요
아유, 도움 되셨다면 다행이고요
남 선생님도 뮤지컬하고 결혼하셨어요?
[옅은 신음]
그런 셈이죠
남자 팬들 많을 것 같아요
(가빈) 네
꽃들 보내오는 경우도 있고
초콜릿, 책, 작품 맡겨 놓는 경우도 있고 그래요
행복한 직업이에요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인기까지 누리고
저 같은 경우 인기는 없잖아요
대중적 인기는 없어도
학생들 인기는 최고실 것 같은데요?
[웃음]
그렇죠?
[한숨]
동미야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혀 짧은 말투로] 다리가 다 나았어?
(문호) 응, 그래
[문호의 웃음]
사람이나 짐승이나 인연이 중요혀
네 자식들
학대 안 받고 잘들 사는지 모르겠다
아이고, 동미야
동미 밥, 동미 밥, 밥 왔네 [강아지가 왈왈 짖는다]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회장님 강아지 유치원 있는 거 아세요?
[흥미로운 음악]
- 강아지 유치원? - (김 실장) 네
(김 실장) 꼬마들 유치원이랑 똑같대요 간식 타임도 있고요
그, 자세히 알아봐
[헛기침]
[감성적인 음악]
(동마) 공연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동마
[문이 달칵 열린다]
[배우의 한숨]
[배우의 놀라는 신음]
(배우) 이 정도면 100송이 아니에요?
(가빈) 응 [배우의 탄성]
(배우) 100송이가 이만큼이구나
- 누가 보냈어요? - (가빈) 팬
남자 팬이요?
여자 이름이 서동마일 리는 없지?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종업원2) 예약하셨습니까?
- (가빈) 이정민 님이요 - (종업원2) 아, 네
어?
아닌데…
[가빈의 난감한 웃음]
이정민 대표님 약속이시죠?
네
[잔잔한 음악]
(가빈) 아…
비서분이세요?
서동마라고 합니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이 대표님은 안 오세요?
제가 대표님께 자리 주선 부탁드렸습니다
안 오세요
[살짝 웃는다]
[한숨]
[헛기침]
[키보드를 탁 누른다] [컴퓨터 종료음]
[사현의 힘주는 신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덜걱 열린다]
(혜령) 서프라이즈
[놀라며] 웬일?
같이 저녁 먹고 들어가려고, 간만에
아, 나 운동 갈 건데
아침에 안 했어?
(사현) 아, 오늘부터 저녁에 하려고
왜?
(사현) 아침에 하는 거 너무 벅차 오전에 졸리고
시간을 알차게 써야지
저녁때는 일 약속에
나랑도 한 번씩 이렇게 데이트해야 하고
에이, 그땐 빠지면 되니까
(혜령) 당일 캔슬하면 한 회분 그냥 깐다며 아깝지도 않아?
내가 알아서 해
그냥 아침에 해
졸린 건 커피 한 잔이면 해결
한두 번 빠지다 보면 아예 안 하게 돼
(혜령) 응?
[한숨]
우리 프로 청취율 잘 나왔어
잘됐네
더 바빠질지 몰라, 이해해 줘
어쩌겠어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트레이너) 마지막
잘하셨어요
자, 덤벨 내려놓으시고 천천히 일어날게요 [원의 힘겨운 신음]
- (트레이너) 오늘 여기까지 할게요 - (원) 네, 수고하셨습니다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원) 오늘도 안 와 [마개를 달칵 누른다]
매너남이라 내색은 안 했지만
내 진상 짓, 안습이었던 거지 [한숨]
나잇값도 못 하고 주책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살짝 웃으며] 교수님, 피부가 너무 좋으세요
그래요?
(가빈) 뭐 관리받으시는 거 없으시죠?
그럼요, 남자가 뭘 하겠어요
요즘 가꾸고 신경 쓰는 남자들 엄청 많아요
TV에서 봤는데, 실제로도요?
네 [함께 웃는다]
[감성적인 음악]
[물소리가 솨 들린다]
[칫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 요저께 수분 팩 - (시은) 응
그거 있으면 한 장 얹을까?
촉촉하니 좋더라고, 다음 날
(시은) 응
아침 꼭꼭 얻어 드시고 나오는 것 같아요
(변호사) 그럼, 남자들한테 집밥은
휴식, 안식 의미 아니야 [물소리가 솨 들린다]
특히 정성 가득한 상을 받을 땐 대접받는 느낌이고, 제대로
유명 마나님 모시고 살려면 안식, 휴식 정도는 포기해도 되지, 뭐
(사현) DJ가 뭐 얼마나 유명해요
(변호사) 거기다 예쁘고
늙으면 거기서 거기죠
중요한 건 심성이에요
벌써 철든 거야?
[피식 웃는다]
[애잔한 음악]
- (아미) 저거요 - (종업원3) 네
초 몇 개 필요하세요?
[생각하는 신음]
스물여덟 개요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흐느낀다]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미?
(아미) 네
[한숨]
[목멘 소리로] 통화 가능하세요?
(유신) 응
LA야?
아니요
한국 왔어요
어디?
집요
그 아파트?
네
갈게
한 50분 걸릴지 몰라
분당 왔어, 승마장
네
[지퍼를 직 내린다]
[감성적인 음악]
[떨리는 숨소리]
- 또 우리끼리? - (피영) 응
아빠 승마장
(피영) 아빠 멋있지?
짱
너도 중학교 들어가면 승마해
무서워
뭐가 무서워
아빠 한 번도 낙마 안 했다잖아
말 자체가 무서워
큰 눈, 큰 얼굴
[살짝 웃는다]
고기 안 들어갔어?
(피영) 차돌볶음밥이야 [지아의 웃음]
이런 볶음밥 하나라도 팬 채로 그냥 먹지 말고
이렇게 이쁜 접시에 담아서
볶음밥이지만 있어 보이잖아
응, 맛있어 보여
이런 거 이다음에 네 딸한테도 가르치고
아들 낳으면?
결혼 안 하면?
아들이라도 알 건 알아야지
근데 너 결혼할 거야, 틀림없이
- 왜? - (피영) 안 한다는 사람 꼭 해
(지아) 엄마도 안 한다고 그랬어?
(피영) 어
(지아) 왜?
그냥
그냥이 어디 있어, 이유가 있어야지
너부터 이유 말해 봐 결혼 생각 없는 이유
[생각하는 신음]
할래, 굳이 안 할 이유가 없네
[웃음]
왜 안 하려고 그랬는데?
'결혼하면 행복할까'
그런 생각 들어서
해 보기 전엔 모르니까
해 보니까 어때?
우리 딸이랑 아빠랑 너무 행복해
하길 잘했어
나도 나중에 아빠 같은 남자 만나야지
[웃음]
웬만한 남자 데려오면 아빠 눈에도 안 찰 거야
먼저 내 눈에 안 차
[웃음]
[무거운 음악]
[버튼 조작음]
[안내 음성] 문이 닫힙니다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한숨]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스위치를 탁 누른다]
[유신이 지퍼를 직 내린다]
[스위치를 탁 누른다]
(유신) 아미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놀란 숨소리]
어디 갔었어?
잠깐 차에요
이 차림이라 어디 가긴 그렇고
앉으세요
[유신의 한숨]
생일이야?
네
[유신의 한숨]
인제 전화하면 어떡해
언제 왔어?
온다고 했던 날요
[함께 잔을 달그락 집어 든다]
진작 전화하지, 아침에
그럼 어디 예약했잖아
[유신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아프지는 않았어?
몸은요
마음 힘들 때 먹는 약은 없더라고요
주신 약상자에
나한테 와야지, 상담
하라는 대로 할게요
[차분한 음악]
보고 싶었어
보고 싶더라
(유신) 여기 단지 한번…
(지아) 겨울인데 아빠 안 춥대?
(피영) 아빠는 건강해서 열이 많아
시원하고 좋대
[지아의 한숨]
(지아) 이해가 안 가
(피영) 이다음에 너도
이렇게 속옷 냉장고 넣었다가 주면 네 신랑 좋아할 거야
어떻게 하루도 안 빼놓고? 엄마 대단
아빠도 우리를 위해서 헌신하잖아
좋은 아빠, 좋은 남편
효자 아들, 훌륭한 원장님
[함께 웃는다]
이런 와이프 없지
[무거운 음악]
자는 거 아니지?
(사현) 응
[혜령의 기분 좋은 숨소리]
비누 냄새 안 나?
[코맹맹이 소리로] 몰라, 코 막혔어
[놀란 숨소리]
감기기 있어?
(사현) 아, 쑤셔, 팔다리
몸살 시작 같아
아휴, 나 감기 걸리면 안 되는데
온도 좀 올려, 추워
감기 몸살 아니야? [사현의 힘겨운 신음]
우리 쌍화차 있지?
다 먹었어
[사현의 한숨] (혜령) 나도 먹고 스태프들도 주고
나 몸 차잖아
[한숨]
[사현이 콜록거린다]
자기 거실서 자야겠다
(혜령) 나 감기 걸리면 큰일이야
난 되고?
자기가 방송해?
[한숨]
(혜령) 응?
내가 거실서 자?
아휴, 나가라고?
둘 다 아픈 것보다는 낫잖아
[힘없는 신음]
[사현의 힘겨운 신음]
[혜령의 한숨]
나처럼 관리 좀 하지
[한숨]
[사현의 기침]
[사현의 한숨]
이불 두꺼운 거 꺼내 덮어
(혜령) 내가 꺼내 줘?
(사현) 됐어
[사현의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신음]
[추워하는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내일은 헬스 가지 마
[한숨]
잘 자
[문이 탁 닫힌다]
[아파하는 신음]
(예정) 김 실장 다녀갔어요?
(문호) 어
[예정의 힘주는 신음]
- 이거 봐 - (예정) 뭐유?
동미 유치원복
[흥미로운 음악] (예정) 동미 유치원 보낸다고?
어
개 유치원 있어
[웃음]
농담이죠?
아, 진짜
[문호의 웃음]
(문호) 이 모자 좀 봐, 응?
[웃음]
이건 가방, 여기에 간식이랑 사료 싸서 보내래
[어이없는 신음]
별희 말마따나 어이 털려
개를 무슨
다녀야 돼
저, 사회성도 기르고 운동도 하고
돈이 썩어 나
살다 살다
노인들 문화 센터
노인정 가는 거랑 뭐 달라?
개라고 외로운 걸 몰라? 심심하고
얼마인데?
알아 뭐 해
정상이 아니야, 요즘 세상
그래서, 언제부터 가?
[휴대전화 벨 소리] (문호) 아, 저, 전화나 받아
벨 소리 바꿔, 시끄러워
(예정) 우리 변호사님이 웬일이셔, 이 시간에?
[웃음]
(사현) 엄마, 대추생강차 끓여 놓은 거 없어?
[못마땅한 숨소리]
냉동실에 있을 거야 청 만들어 놓은 거
목소리 왜 그래, 아파?
감기 몸살
저런, 얼마나 피곤하고 힘들면
집에 뭐 없어?
조 원장이 지어 보낸 쌍화탕 있을 거 아니야
다 먹었대
(예정) 어쩌지, 혜령이한테 꿀물이라도 뜨끈하게 타 달라고 하든가
대추랑 내가 다 갖다 놨는데 좀 안 끓여 줘?
에이, 지금 언제
두 시간만 끓여도 먹을 수 있어
(사현) 내일 김 실장님 시켜서 좀 보내 줘요
(예정) 알았어, 출근은 할 수 있겠어?
[힘없는 숨소리]
내일 재판도 들어가야 해
얼른 자, 그럼, 응
[힘겨운 신음] [콜록거린다]
감기 몸살기 좀 있다고 그렇게 유난 떨어야 돼?
나 뭐가 돼?
남편 아픈데 생강차 하나 안 끓여 준다 그러실 거 아니야
아, 아픈 거보다 그게 중요해?
하룻밤 자고 나면 나을 수도 있고
내일 나가서 뜨끈한 콩나물국밥 한 그릇 사 먹어도
한결 가벼워질 거고
[귀찮은 신음]
[한숨]
생각이 없어
[떨리는 숨을 후 내뱉는다]
(혜령) 덩치에 안 맞게 엄살은
엄살?
다 죽어 가는 목소리로
나 같으면 부모님 걱정할까 봐 혼자 아프고 말아
빨리 나아야 하잖아
내일 조 원장님한테 쌍화탕 보내 달라면 되지
어머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막내아들 감기 걸렸다니
잠이나 제대로 주무시겠냐고
[한숨]
[스탠드 조작음]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아휴, 인정머리하고는
자기밖에 몰라
[숨을 후 내뱉는다]
[문이 탁 닫힌다] [피영의 놀란 신음]
(피영) 왜 옷은 안 갈아입고?
(유신) 귀찮아서
술들 안 마셨나 봐? [유신의 힘주는 신음]
(유신) 얘기들만
보면 남자들이 더 수다야
내 말이
그러는 원장님은 뭐, 입 닫고 있었나?
[웃음]
[유신의 피곤한 신음]
(유신) 완전 엥꼬다
말 타는 거보다 얘기하는 게 더 힘들어
말 타 얻은 에너지 얘기하는 데 다 썼어
적당히 빠져나오지
인맥 관리 차원에서
한동안 안 오던 회장님도 나오셨고
마누라 안을 힘도 없으셔?
그 힘은 남겨 뒀지
[유신의 웃음] [따뜻한 음악]
[유신의 장난 섞인 웃음]
[웃음]
[콜록거린다]
[힘겨운 신음]
(사현) 아휴
[사현의 힘겨운 신음]
[인덕션 레인지 조작음]
[힘주는 신음]
[숨을 후 내뱉는다]
[한숨]
[잔잔한 음악]
(사현) 쑹위안, 나 병났어요
[콜록거린다]
[코를 훌쩍인다]
[한숨]
[개운한 숨을 내뱉는다]
[콜록거린다]
[숟가락을 툭 놓는다]
[한숨]
(사현) 이렇게 살려고 내가 결혼했어?
기침은요?
기침까지는 안 나고 감기 몸살 초기
쌍화탕보다 감기약 지어 보낼게요
한 팩씩 먹을 수 있게요
그래요, 응 [문이 달칵 여닫힌다]
(문호) [흥얼거리며] 동미, 동미
[웃음]
저, 김 실장 도착했대?
사무실로 갖다주고 출발했다고요
마누라 있으면 뭐 해
마누라 있다고 감기 안 걸려?
- 준재 엄마! - (준재) 네
(문호) 어, 여기다가 동미 사료하고 간식 좀 싸요
- (준재) 네 - 너무 많이 말고
동미가 웬만한 사람 팔자보다 나아
[웃으며] 그러게요
[밝은 음악] [강아지들이 낑낑거린다]
(오드리) 개린이들 [강아지가 왈왈 짖는다]
새 친구 타면 짖지 말고 환영!
신입생 쫄아요
[강아지가 쉭쉭거린다] 아유, 그랬어, 아유, 아유
유치원 가자
동미 기다려, 동미 기다려, 아유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오드리) 아휴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안녕하세요
[오드리의 웃음]
오드리예요
아유, 네가 동미구나 [웃음]
아, 예뻐라 [강아지가 연신 낑낑거린다]
어머머, 어머 [오드리가 강아지를 어른다]
어머나, 세상에
얼굴은 동안인데
그새 몸풀었어? 찌찌 보니까
유부녀예요, 미혼모예요?
[익살스러운 음악] 아버님, 간식이랑 사료 챙기셨죠?
[오드리의 웃음]
자, 자, 자, 자, 아빠, 아빠
아빠, 바이바이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오드리의 웃음]
- 아, 어, 왜요, 아버님? - (문호) 아…
- 나중에 - (오드리) 뭘 나중에요?
얘가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요 나중에 보낼게요
저희 양호실 있어요
(오드리) [애교스럽게] 걱정 마세요
(문호) 글쎄!
등록하셨잖아요
아, 내가 한 거 아니고…
아, 어쨌든요
성함 판문호 님 아니세요?
판문호 님 이름으로 입금됐던데
- (문호) 안 보내! - (오드리) 아유, 왜요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당신 인상 무서워, 애 놀라
뭐라고요?
내 인상이 어때서요?
이보세요, 할아버지!
(문호) 할아버지?
경우가 아니죠
그러는 할아버지 인상은요?
누가 할아버지여!
애 아빠여, 엄연히
글쎄, 아빠건 할배건
왜 멀쩡한 남의 인상에 흠을 잡아요!
됐어
등록금 환불 안 받을 테니까 가셔
존심 상해서 어떻게 가?
가든 말든
[오드리의 힘주는 신음]
(문호) 거울 안 보냐고
우리 애 놀라, 경기 일으키게 생겼어
[익살스러운 음악]
내가 경기하겠어, 정말
[오드리의 답답한 신음]
(오드리) 가슴이야, 가슴이야
우리 개린이들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봐요, 짖지도 않고 얼마나 조용해요
무서워 짖겠어?
[오드리의 성난 신음] (예정) 아이고, 아이고, 저
동네 시끄러워요 [오드리의 분한 숨소리]
어머니, 저요 이런 모욕 진짜 처음이에요
아니, 어떻게 남 생긴 거 가지고 그렇게 상처를 안겨요
[오드리가 흐느낀다]
그러는 분은요? 어머니 바깥분
구린 걸로 치면 도긴개긴, 쌤쌤 마찬가지예요
- (오드리) 아휴 - 우리 양반이 원래 좀 그래요
[오드리의 속상한 신음]
(예정) 심각하네
[차분한 음악] (유신) 자, 반동으로
- (유신) 자, 하나, 둘, 셋 - (아미) 둘, 셋
[아미의 힘주는 신음] (유신) 그렇지
[아미의 탄성] [강사가 말한다]
어, 자, 발이 편안하게
- 뒤꿈치를 살짝 내려 줘 - (아미) 내리고, 오케이
- (유신) 편해? - 어, 편해
(기림) 동미야, 노래 한 곡 뽑아 봐
[동미가 살짝 웃는다]
(동미) ♪ 마른나무 가지에서 떨어지는 ♪
♪ 작은 잎새 하나 ♪
♪ 그대가 나무라 해도 ♪
♪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
(동미) ♪ 우리들의 사이엔 아무것도 ♪ [아미가 말한다]
잘 타네, 탈 만해?
(동미) ♪ 남은 게 없어요 ♪
♪ 그대가 나무라 해도 ♪ [유신이 말을 탁탁 토닥인다]
[유신이 코치한다]
♪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
[애절한 음악]
[아미가 살짝 웃는다]
[키보드를 탁 누른다]
[피곤한 신음]
[숨을 후 내뱉는다]
[혀를 쯧 찬다]
[의미심장한 음악]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유신의 한숨]
[차 문이 탁 닫힌다]
[문호의 옅은 신음]
모처럼 늦잠이네, 웬일로
(문호) 아휴, 잠 설쳤어
어디 안 좋아요?
왜, 지난번의 개 보모 있잖아
- 오드리인지, 나드리인지 - (예정) 응
꿈에 나타난 거야
노려보면서 쫓아댕기는데 아유, 식겁했어
[피식 웃는다]
무슨 식겁까지
오늘 조심해야지
사현이는 나아진 겨, 어떤 겨?
괜찮아졌대요
(예정) 내 손 떠나면 다 고생이니까
내 밥 먹을 땐 감기 '감' 자도 몰랐구먼
그건 맞아
(문호) 소예정이 식구들 건사 하나는 확실해
다른 건요?
다른 건?
오줌 마려워
[문이 달칵 열린다] [피식 웃는다]
[따뜻한 음악]
"고마워"
(유신)
- (경비원)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네 - 예 [휴대전화 진동음]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피영)
[한숨]
(피영) 어? 왜 이렇게 일찍 나왔어?
어떤 예능 PD가 보자고 해서요
(피영) 인제 예능까지 하게?
(혜령) 스케줄 되겠어요?
일단 만나는 봐야 하니까
어머, 이거 신상 아니에요?
언제 사셨어요?
(피영) 우리 남편이, 깜짝선물 [혜령의 탄성]
(혜령) 어머, 부럽, 부럽
완전 멋있으시다
[피영이 살짝 웃는다]
우리 신랑은 뭐야, 나이만 어렸지
우리 신랑도 처음엔 서툴렀어
살다 보면 사랑도 늘고
이쁜 짓도 늘고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어?
- 끝나셨어요? - (원) 네
일부러 시간 맞춰서 왔는데
(사현) 아, 제쳐야지
아, 왜요
어차피 저녁 드실 거죠?
아…
(사현) 옆에 고기 요리 잘하는 집 있어요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 저 아팠어요 - (원) 어머
그날 추위에 떨다…
아니요, 우엉차 못 마셔서요
(사현) 따끈한 우엉차 한잔 마시고 운동하면 속 뜨뜻하고 좋았거든요
[코를 훌쩍이며] 땀 흘리고 냉수 마시니까
[사현이 살짝 웃는다]
과로 몸살요
[안타까운 신음]
출근도 못 했어요?
재판도 있었고 빠질 형편 아니었어요
괜찮아요, 인제?
무리하면 안 되는데
(사현) 음…
나았으니까 왔죠
걱정했어요
이런저런 생각도 들고
어떤 생각요?
그날 내가 실수해서…
아이…
실수 아니라니까요
(사현) 술 약하신 거 모르고 시킨 제가 잘못이죠
혼자 마셨으면 됐는데
그날 어쨌든 즐거웠잖아요
[피식 웃는다]
아이, 우리 와이프가 저녁 운동 못 하게 해요
일, 약속 지장받는다고
그렇죠, 아무래도
어떻게 지내셨어요?
뭐, 번역 작업 하고
집 청소하고 장 보고 운동하면 하루 다 가요
저 안 궁금하셨어요?
궁금보다 걱정됐다니까요
(원) 저녁 운동 못 하게 하는데 어떻게 왔어요, 오늘?
아무 약속 없어서요
아, 그럼 일찍 들어가서 부인하고 시간 보내야죠
오붓이 저녁도 먹고
주중엔 얼굴 보기 힘들어요
서로 자는 얼굴 보는 거예요
아침엔 와이프 자는 얼굴 보고 나오고
[다가오는 발걸음]
- (종업원4) 실례하겠습니다 - (사현) 네
아휴, 술 당기네
한잔해요, 신경 쓰지 말고
아니에요
글라스 와인이라도요
혼자 마시면 맛없어요 한 잔 마시고 대리 부르긴 아깝고
[포크와 나이프를 달그락 집어 든다]
이거 무슨 부위지?
(사현) 우설이요, 맛있어요
[당황한 웃음]
난 안 먹을래요
내 혀에 소 혀 얹고 싶지 않아요
[웃음]
[함께 웃는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동미) 알았어, 응
지아인데요, 스키장 못 가면 스케이트장이라도 가재요
그래?
어디든 우리 손녀가 원하면 가야지
당신 스케이트 타던가?
옛날에 지아 아빠 때문에 좀 탔죠 인제 뭐…
[동미의 웃음] (기림) 하긴 뭐
뼈 조심해야지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소란스럽다]
(향기) 엄마도 타요
(시은) 우람이 조심 [향기의 웃음]
(동미) 지아 아빠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걸
스케이트 타는 거 참 좋아했는데
아빠한테 들었어요
할머니랑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같이 배웠다고
응, 나는 피겨 스케이트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우람) 어? 지아야
[놀라며] 우람아
[지아의 웃음]
- (지아) 여기서 이렇게 만나네 - (우람) 그러니까
(우람) 너 이거 잘 타?
[해륜이 말한다] [향기의 웃음]
[시은과 피영의 웃음]
- (피영) 박 교수님도 오셨네 - (시은) 어
모처럼 다 같이
음, 우리 신랑은 갑자기 번개 모임 생겨서
(피영) 저쪽에 우리 시부모님 [시은의 놀란 신음]
인사드려야겠다
- (기림) 친구 만났나 봐 - (동미) 네
오니까 기분도 새롭고
여기도 많이 변했어요
[무거운 음악]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유신) 잘 잤어?
벨트 해
[아미가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 가자, 응 - (아미) 가자
춥지 않아요?
괜찮아, 뜨뜻이 입어서
[함께 웃는다]
(피영) 같이 일하는 작가 언니요
(시은) 안녕하세요
- (시은) 아유, 앉아 계세요 - (기림) 아니
(피영) 바깥분요
처음 뵙겠습니다, 박해륜입니다
(기림) 아유, 반갑습니다
인상 좋으시네요, 두 분 다
언니네 막내랑 우리 지아랑 1학년 때 같은 반이었어요
- 늦둥이 낳으셨나 봐요 - (시은) 네 [기림의 웃음]
(해륜) 앉으세요
어디 가 차 한잔하지
- 좀 있다 점심을 해요 - (기림) 그럴까?
네
[새가 지저귄다]
오빠
나 원하는 거 아무것도 없어
그냥
이렇게 지내는 걸로 만족해
[잔잔한 음악]
부담 갖지 마
내 입장에선…
오빠가 떠나라고 하면
갈게
[한숨]
[애절한 음악]
(동마) 떠나자, 유 비서 시켜서 티켓팅했어
몇 시 비행기?
여권 챙길 시간은 있어, 30분
- 몇 개? - (사현) 네 개
간섭 마, 난 쭉 이러고 살 거니까
난 여러분들이 솔직하길 바라요
그러기 위해선 나부터 솔직해야겠죠?
(학생) 진행 중이세요, 아직?
날로 먹으면 안 되듯이 날로 채택할 순 없잖아요
(반) 회 좋아하시잖아요
난 다시 태어나면
- 세 번은 결혼할까 해, 내생엔 - (피영) 치…
- 궁둥이라도 흔들어? - (문호) 흔들어
나만 흔들어? 당신도 흔들어
(진아) '남가빈은 계속 무대에 서야 된다'
'무대를 떠나면 절대 안 된다'
(진아) ♪ 죽도록 너만 사랑하는데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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