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2. 5
(남자) 네 [사현의 다급한 숨소리]
- (편의점 직원) 어서 오세요 - (사현) 물
아, 생수 어디 있어요?
(편의점 직원) 저기 안쪽에요
[잔잔한 음악]
[원이 숨을 하 내뱉는다]
(원) 갈칫국…
갈칫국 소리에 올라와요?
와
(사현) 우리 바다 이 녀석…
아, 이 녀석이 아닐 수도 있지 공주일 수도 있지
- 가요 - (사현) 괜찮아요?
가라앉았어요? [원의 옅은 미소]
[휴대전화 진동음] [긴장되는 음악]
여보세요?
(가빈) 저, 이시은 작가님이신가요?
네
(가빈) 저 남가빈이라고 합니다
네
접촉 사고 났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세요?
네
한번 뵙고 싶어요
그래야 할 거 같고요
(시은) 나이 든 얼굴 확인하고 변명 늘어놓고 싶어서?
- 안 내키세요? - (시은) 박 교수 뭐래요?
만나 보래요?
아니요
그냥 제가 걸었습니다
불편하시면 끊을게요
어디서요?
강남 백화점 맞은편 등이란 카페 혹시 아세요?
알아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현) 안 받는 거 내가 먹을게요
아, 아니, 냄새도 그런가?
코스 요리는 별로 냄새 없잖아요
다른 때도 이뻤지만
오늘 특히 더 이뻐요
여자한테 분위기가 있다는 거 당신 보고 처음 알았어요
[옅은 웃음]
난 어때요?
언제나, 단 한 번도
보기 안 좋았던 적 없어요
정말요?
우리 서로 자는 모습 빼고는 다 봤어요
노래 부르는 모습도 안 봤고
춤추는 모습도 안 봤어요
오늘 다 보여 줘요? 먹고 노래방 가요
(사현) 노래방 싫으면 차에서 불러 줄게요, 뭐든
장타령이라도 듣고 싶다면 하고 막춤이라도 출 거고
궁금은 해요
보고 싶고
[한숨]
[쓸쓸한 음악]
두툼한 손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원) 그냥 봐 두려고요
아기 태어나면 닮았나
발도 봐야죠, 그럼
사랑해요
사랑한다고요
[사현의 옅은 웃음]
[옅은 웃음]
지난번에 하고 싶었었는데
목에 걸린 것처럼 안 나오는 거예요
고마워요
남자들 그런 표현 쑥스럽다던데
진심이 왜 쑥스러워요
진심이 아니니까 쑥스러운 거지
(사현) 쑹위안은요? 나 사랑해요?
느껴져도
느껴지는데 확인하고 싶을 때 있어요
많이 생각할 거예요
어쩌면 언제나
잠들 때도
잠 깰 때도
우리 시간 약속해요
(사현) 자는 시간, 깨는 시간
그럼 텔레파시처럼 통할지 모르잖아요
눈으로 못 봐도 마음
지금은 아무것도 안 느껴져요
보고 있으니까 생각할 게 없어요
나 옆에 앉아도 돼요?
오늘은 옆에 앉고 싶어요, 나란히
(문호) 맘 같아선 불러내 맛있는 것 좀 사 먹였으면 쓰겄구먼
귀한 핏줄 잘 품어야 할 텐디 [한숨]
- (문호) 김 실장 - (기사) 네
- (문호) 부부 싸움 혀? - (기사) 그럼요
- 어떻게 풀어? - (기사) 그냥 자연스럽게요
(기사) 옛말이 맞더라고요, 회장님 어른들이 왜
싸워도 꼭 한 이불만 덮고 자라고 하잖아요
그렇지
(문호) 한 이불을 덮어야 말이지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현) 응
중국 많이 가 봤겠어요?
(원) 그럼요
(사현) 오, 난 아직 베이징도 못 가 봤는데
- 정말요? - (사현) 시험 패스하고
[피식하며] 정말 숨넘어가는 생활 했어요
(사현) 선배 로펌으로 옮기고 겨우 숨 돌리고
인간다운 생활 하는 거죠
그 덕에 헬스장 갔다가 당신도 만났고
우리 바다도 생겼고
손잡아도 되죠?
- 나 얼굴 빠지지 않았어요? - (원) 수척해요
좀 만져 줘요
(사현) 재미있는 얘기 해 줄 생각이었는데
블랙아웃이에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불러 오는 배도 만져 볼 수 없고
당신 많이 웃게 해 주고
바다한테 내 웃음소리도 들려주고 싶은데
남자라도 막내로 커서
나 마음만 먹으면 어리광도 부릴 수 있어요
안 보고 싶어요, 내 어리광?
상상해 볼게요
실은 고백할 거 있어요
듣고 뺨 때려도 어쩔 수 없고
그날요
쑹위안 취했던 날요
나도 모르게 입술 댔어요
입에요?
- 이마에 - (원) 거짓말
나 정신 잃었을 때?
아니요
잃기 직전에
[당황한 신음]
그럼 내가 왜 기억 못 해요?
나
머플러 감아 주던 건 기억나죠?
[감미로운 음악]
(원) 그렇게 뜨지 말고 있어요
어떻게 할 건데요?
사라질 거예요
(원) 오늘 모처럼 즐거웠어요
나도 따뜻해요
고마워요
나 지금 이러고 있는 모습
어떻게 보여요?
키다리 아저씨
음, 아니
오빠
나도 모르게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그 순간 그냥 사랑스러운 여자였어요
[피식한다]
[피식한다]
보니까
난 처음부터 감정이 싹트고 있었어
(식당 점원) 실례합니다
- (식당 점원) 맛있게 드세요 - (사현) 네
기분 나빠요?
올리면 기분 나쁜 거고
[커피 머신 작동음]
[비가 쏴 내린다] [긴장되는 음악]
(혜령) 나도 한 번은 바람피울 거다
그래야 용서되고 견딜 수 있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잘 지내고 있어요
크리스마스 때 갈게요
(원) 네
[통화 종료음]
올케언니요
[감미로운 음악]
(사현) 형식적 관계를 떠나서 끼워 주고 싶어요
내 마음이에요
마음의 크기론 눈깔사탕만 한 거 사 주고 싶었는데
무거울까 봐요
[옅은 웃음]
어떻게 이렇게 잘 맞아요?
난 아무 준비도 못 했는데
배 속의 선물
눈깔사탕만 하게 자라지 않았을까요?
[한숨]
점원 손가락이랑 거의 비슷하다고 했더니
7 사이즈라고요
고마워요
잘 끼고 잘 간직할게요
결혼할 때 예물 반지는 내가 장만한 거 아니에요
(사현) 이 반지는 내가 번 돈으로 샀고
언제나 날 행복하게 해 줘요
[옅은 웃음]
[문호의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문호) 비 오면 우산 정도는 들고 맞아 줘야 되는 거 아니야?
그, 뜰 잠깐 나오는 게 힘든 것도 아니고
꺼져
- 꺼져? - (예정) 맞고 내려갈 거 아니면
(문호) 어이가 없어, 정말, 정도껏 혀
너야말로 정도껏 했어야지
간이 배… [예정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문호의 신음]
(문호)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허리야 [예정의 한숨]
[문호의 힘겨운 신음]
아, 허리야
[힘겨운 신음]
쇠심줄만 먹고 컸나 벼
엉덩뼈 아작 날 뻔했어
(사현) 날이 추웠으면 눈이 왔을 텐데
(원) 눈 좋아해요?
(사현) 운전 안 할 때는요
(사현) 하늘이 우리 마음을 대신하나?
우리 형 대학교 들어가서 첫 소개팅 하는 날요
형은 엄마 닮아서 머리카락이 가늘고 직모예요
붙고 처지는 머리?
네, 어떻게든 뿌리 좀 살려 보려고 드라이하는데 잘 안되니까
- 드라이해도 금방 죽어요, 직모는 - (사현) 그러니까요
(사현) 그때 살림 봐주던 아주머니가 열 고데기로 하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형이 머리를 맡겼는데
앞머리를 고데기로 말아 넘기다가 실수로 이마를 데었어요
[원의 놀라는 신음]
벌겋게 바로 화상 입었는데
이마 정가운데라 반창고 붙일 수도 없고
연고만 바르고 그냥 나갈 수도 없고 모자도 못 쓰고요
(원) 잘못하면 물집 잡히죠
[웃으며] 네, 결국 못 나갔어요
(원) [웃으며] 아쉬웠겠어요
대신 친구가 소개팅했는데 그렇게 이쁘더래요
가슴 쓰려하더라고요, 형
(원) 잘됐대요, 친구분이랑?
(사현) 그것까지는 모르고요
(원) 형수님하곤 사이 어떠세요?
보면 열정도 아니고 냉정도 아닌 거 같아요
그냥 편안하고 무난해요
열정은 고통이 따르잖아요
고통 없이 무난한 게 나을 수도요
쑹위안, 그래요?
[애잔한 음악] 무난이 좋아요?
글쎄
나이 들어서도 후회 없는 쪽요
(사현) 우린 나이 들어서 어느 쪽일까요?
(원) 영원히 그리움일 거예요
내일부터 당장 보고 싶을 거고요
보고 싶고 얘기 나누고 싶고
(원) 그쳤다
병원 갈 때
엄마한테 얘기해 놓을 테니까 같이 가요, 혼자 가지 말고
네?
(사현) 한 가지, 바다 태어날 때 나 꼭 옆에 있을 거예요
진통 오면 바로 연락 줘야 해요
어떤 일이 있어도
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옆에 있을 거니까
당신 혼자 힘들게 안 해요
힘들 때 손잡아 줘야 해요
우리 바다
같이 만나야 하고요
현관까지는 같이 올라가요
그냥 여기서요
[쓸쓸한 음악]
(사현) 내가 사 준 장갑 갖고 있어요?
(원) 그럼요
항시 갖고 다녀요
추우면 끼고
내가 선물한 머플러는요?
간직하고 있죠, 당연히
내일 인증 숏 보내요?
부탁이 있어요
번호는 바꾸지 마요
안 걸더라도, 못 걸더라도
알고는 있어야 내 맘 안정돼요, 그나마
[헛기침]
바다
(사현) 엄마 힘들게 말고 얌전하게 잘 커
빨리 엄마 영양가 있는 음식 먹게 됐으면 좋겠다
아빠 마음은
언제나 바다랑
엄마랑 함께야
[숨을 들이켠다]
[슬픈 음악]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기
(사현) 그리고 나 잊지 않기요
[울먹인다]
[한숨]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사현) 반드시 해피 엔딩 만들 거야
안 울어
[한숨]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피영) 어머니 계시니까 너무 좋아요
시간 늦어도 하나 안 불안하고
[TV 전원음] (동미) 2차들은 안 갔어?
모처럼들 모였다면서
(피영) 갈려고들 했는데 저 이가 뭘 가냐고
(동미) 왜?
놀 땐 좀 제대로 놀지 스트레스도 풀고
아이, 다 했어
(유신) 윤철이 자식 기분 나빠서 안 갔어
편육 잡아 줄 때 가만있더라?
예민하면서 그런 건 못 느꼈다고?
자기 편육 먹을 때 붙어서 잘 안 떨어지니까
윤철이가 눌러 줬잖아 자기 먹던 젓가락으로
- 그게 뭐 어때서? - (유신) 어때서?
- 밑의 거 잡아 주는데 - (유신) 자기 마누라나 신경 쓰지
왜 남 마누라 편육 먹는 거 신경 써, 자식이
[흥미진진한 음악]
[옅은 미소]
- 그게 기분 나빴어요? - (유신) 그럼 안 나빠?
맞은편에서 보다 먹게 거들어 준 걸
배려? 아니, 매너구나
그러기 전에 먼저 챙겨 주지 그랬어
맞아요
난 얘기하고 있었으니까
입으로 말하지, 손으로 말하나?
말하면서 고기 눌러 주면 됐잖아
- 웃지 마 - (피영) 왜 나한테?
나 같으면 다른 남자 젓가락 닿은 거 안 먹어
(피영) 어떻게 안 먹어?
먹으려고 했다가 윤철 씨가 젓가락 댔다고 손 거두면
생판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아는 처지에 어떻게 그래?
집어다가 접시에 놓기만 하면 되지
(유신) 기분 좋았어? 먹고 또 먹던데 편육만 연달아
[웃음]
내가 다른 남자 먹는 거 거들어 줬으면 이혼 말 나오겠네
- 일 나지 - (피영) 자기답지 않게 그런 걸로
- (동미) 당연히 기분 나빠 - (유신) 그렇지?
(동미) 지아 아빠가 다른 여자 먹는 거 보고 있다가 챙겨 줘 봐
- 기분 좋은가 - (피영) 친절한 사이엔 그러려니 하죠
(유신) 알았어
다음번에 모이면 깻잎이든 편육이든
자기 신경 안 쓰고 다른 와이프들만 보고 있다가
잘 못 떼면 얼른 젓가락으로 잡아 줄게
- 매너 - (피영) 취소
똑같은 상황 생기면?
자기 말대로 집어다만 놓든가
한 번으로 끝
(동미) 하여튼 우리나라 남자들
자기 마누라들은 신경 안 쓰고
남의 여자한테만 친절하니까
- 좀 그렇죠? - (유신) 난 아닌데
(피영) 우리 남편은 질투 없는 줄 알았더니
(유신) 난 남자 아니야?
남자들 질투가 더 무서워 [피영이 피식한다]
아까 미웠어
그랬쪄?
- 마음 같아선… - (피영) 마음 같아선?
'야, 이 자식아 도운 엄마한테나 신경 써' [피영의 웃음]
(유신) 그러려다 도운 엄마 분명히 속으로 언짢았어
나랑 눈 마주쳤었거든
썩 안 좋더라, 표정
지금 싸우고 있을지 몰라
자기 얘기 듣느라 못 봤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들여앉혀야 하는데
방송국 남자들 더할 거 아니야 자기한테
왜 아니야? [유신의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피영) 어디 가?
(유신) 서재
사표 쓰러, 사피영 사표
내가 쓰리? 네가 쓰리?
절대, 그런 분위기 아니야
자기 있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먹는 데 정신 판 거야
[한숨]
(유신) 에이
[피영의 웃음] 에이!
[함께 웃는다]
- (피영) 어지러워 - (유신) 비행기 타는 거 좋아하잖아
(피영) [웃으며] 내려
[함께 웃는다]
[유신의 익살스러운 신음] (피영) 어지러워
[무거운 음악] 내려
(유신) 거꾸로 한번 들어 줘?
[유신의 익살스러운 신음] (피영) [웃으며] 내려, 내려
(동미) 실컷 웃어 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반) 우리 방송 들었냐?
(동마) 그럴 짬이 어디 있어?
포털 기사는?
남가빈 좋은 사람 생겼대
- 형 프로 출연했어? - (반) 응
[피식한다]
내 귀에 들어가라고
질투심 유발
(가빈) 보란 듯이 꼭 할 거야
[휴대전화 알람음]
[무거운 음악]
(가빈) 애 낳고 잘 사는 모습 지켜봐, 서동마
이 여자, 저 여자 하면서 넌 실속 없이 늙어 가고
(점원1) 감사합니다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재인) 나 방금 누구 봤게? - (향기) 헛거
- [피식하며] 남가빈 - (향기) 정말? 어디서?
- 등 알지? 브런치 카페 - (향기) 어
나오는데 들어가는 거야 사인 부탁하려다 말았어
좀 쑥스러워서
나 막 강남역 내렸거든
어머, 난 막 오빠 차 타고 출발했는데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향기) 저, 안녕하세요
[옅게 웃으며] 네
(향기) 저 팬인데 사인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향기의 기쁜 신음]
[긴장되는 음악]
안녕하세요
아침 드셨어요?
네
(가빈) 메뉴 여기 다양해요
그냥 라테요
[옅은 웃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긴장되는 음악]
오늘 쉬지, 엄마?
(시은) 잠깐 볼일
중요한 거 아니면 미뤄요 장은 내가 몇 가지 봐 와도 되잖아
(향기) 들어오면서
얼굴 꼭 비춰야 하는 모임이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점원1) 실례하겠습니다
- 블랙티요 - (점원2) 네
(가빈)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드려요
제 입장에서 뭐라 말씀드리는 것도 우습지만…
(시은) 어떻게 시작된 사이예요?
연영과 교수고 뮤지컬 배우니까 만날 순 있어요 [긴장되는 음악]
알고 지내는 사이
근데 우리 가정 완전 파탄요
[떨리는 숨소리]
저도 예상 못 했습니다
시간 강의 맡았었어요, 1학기
- 올해요? - (가빈) 네
우리 남편이 좋다고요?
이해가 안 가요, 내 상식으론
(시은) 일반인이면 그럴 수 있다 쳐요
뭐가 아쉬워서 가정 있는 남자를…
(가빈) 말씀 다 옳아요
근데 조건을 떠나서…
끌렸다고요?
누가 먼저?
자연스럽게
마음이요
가정 있는 남자 좋아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예요?
[떨리는 숨소리] (가빈) 이런 말 소용없지만
죄송해요
[긴장되는 음악]
박 교수 애들 얘기 해요, 한 번씩?
요즘은…
[가빈의 한숨]
(시은) 들어요
(가빈) 내색 안 하지만
박 교수님 힘들어하세요
어떻게요?
어떻게 힘들어하는데요? 덮지 말아요
나한테 어떤 말 듣고 싶어요?
악담 같은 거 안 해요
받아들였어요
[점원2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딸이에요
향기야
(향기) 어떤 상대랑 바람났나 너무 궁금했어요
어떤 인간 말종 만나서 마누라, 자식 다 버리고 팽개치고
반강제 이혼 도장 받아 갔나
그럴 만하네요
- (시은) 조용히 해 - (향기) 뭐가 아쉬워서
정말 남가빈이 뭐가 아쉬워서
이랬어야 했어요?
(향기) 딸린 가족 생각 안 했어요?
내 동생 이제 5학년이에요
우리 상처, 충격
그런 거 생각 안 해 봤어요?
부모님 뭐라세요? 잘했다 박수 치세요?
남 가정 파탄 낸 우리 딸 장하다, 기특하다
그러시던가요?
- (시은) 향기야 - (향기) 상식이라는 게 있어요
처녀는 총각 만나고 한 가정의 가장은
사랑과 책임으로 가족 보살펴야 하고요
그런 거 다 저버린 우리 아빠가 좋아요?
사랑해요?
대답해요, 떳떳하면
언제 결혼할 건데요?
(향기) 초대해요
우리 식구 다 같이 가서 꽃가루라도 뿌려 줄게요
[떨리는 숨소리]
억울해요?
내 말 틀렸어요?
[향기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
제가
의지했어요, 많이
그러다 정들었고요
의지할 데가 없어서 박 교수한테요?
네
(가빈) 감정적으로 불안정했거든요
4년 가까이 사귄 남친이랑 헤어지고
[애잔한 음악]
후유증이 컸어요
위로받았어요?
시련 상처 위로받다가 정들었다는 얘기예요?
나쁜 남자한테 데고 나니까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에 끌리는 거예요
처음엔 그냥 단순히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결혼해요?
죄송해요
저 자신만 생각했어요 저 힘든 것만 생각하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저도
[흐느끼며] 부모님께도 아직 못 알렸고요
아시면 허락하실 거 같아요?
후회 안 할 자신 있어요?
오래 행복하게 살 자신
현재로는요
노력이 필요하겠죠, 뭐든
난 노력 같은 거 안 했을까요
말 안 되지만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
너무 많은 걸 바라네요
이해까지?
더 할 말 있어요?
내 인생 아닌데
내가 두 사람 붙여 준 것도 아니고
덕담을 하겠어요?
그렇다고 악담하고 싶지도 않아요
인제 더 이상
볼 일 없겠죠?
[울먹인다]
- (유신) 좀 걷고 올게 - (피영) 머리 무거워요?
약간
[통화 연결음]
(아미) 여보세요?
- 바로 받네? 기분 풀렸어? - (아미) 응
- 꽃 매일 보내야겠다 - (아미) 꽃 보냈어요?
응, 집 아니야?
지금 들어가는 중, 엘리베이터…
[놀라며] 어? 있다
[아미의 웃음]
- (아미) 오빠, 들어가서 할게 - 응 [통화 종료음]
[카메라 셔터음]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 (유신) 응 - (아미) 고마워요, 너무 이뻐
나이 찬 아가씨가 어딜 싸돌아다녀? 오빠도 없이
- 꽃 때문에 기분 풀린 줄 알았더니 - (아미) 잠깐 못 봐?
(유신) 나 휴대폰만 들고나왔어, 동네
택시 타고 와요, 내려갈게
[무거운 음악]
[통화 연결음]
너희 아빠한테 뮤지컬 배우 남가빈 주소 좀 물어봐 줄래?
나중에 얘기할게
응, 지금
(아미) 나 캐스팅됐어
- (유신) 드라마? - (아미) 영화
몇 번 안 나오지만 주인공 첫사랑 역이라 눈에 띄어
- 확정된 거야? - (아미) 응
감독님이 딱 적역이라고 [아미의 옅은 웃음]
(아미) 남궁혁 감독, 지금 한창 찍어
우와, 자기는 그럼 언제부터?
크리스마스 무렵쯤?
(아미) 어떻게 알고 축하 꽃?
(유신) 그러게, 축하 꽃 됐다
[밝은 음악] [아미의 웃음]
한국에 온 보람 있네
그동안 노력 헛되지 않았고
(아미) 응
(유신) 이제 시작이야
저녁 먹고 가면 안 돼?
내일 축하주 근사하게 살게 스카이 호텔에서
[긴장되는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인터폰 작동음]
어쩐 일이니? 어떻게 알고 여기에…
[버튼 조작음] (향기) 아, 오면 안 돼요?
놔요!
아, 만나야겠어, 남가빈!
[향기의 분노에 찬 숨소리]
[향기의 힘주는 신음]
아, 왜 얘기도 못 하게!
뭐가 무서워서? 아빠 당당하잖아!
(해륜) 집에 가서 얘기해 [향기의 거친 숨소리]
향기야, 이건 아니야!
(향기) 뭐가 긴데요, 그럼!
아무리 화나도 선은 지켜
아빠는 지켰어?
우린 지키라고?
[향기의 힘주는 신음]
(해륜) 흉한 모습 보이지 말자 사람들한테
(향기) 우리한테 어떤 모습 보였는데!
아름답고 훌륭한 모습 보였어, 아빠?
아, 이거 놔요!
아, 이거 놔요!
[차분한 음악]
[자동차 시동음]
[자동차 경고음]
[해륜의 한숨]
(해륜) 벨트 매
[향기가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한숨]
죽고 싶어
엄마만 아니면
(해륜) 내 자신한테도 부끄럽다 솔직히
어느 날 잠은 안 오고 생각해 봤어
처음엔 그냥
네 엄마가 정성껏 차려 주는 밥 먹고
깨끗하게 다려 준 옷 입고 그 사람 보러 나갈 때
기분 좋은 정도였어
옛날에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네 엄마 만날 때처럼
그러다 감정이 점차
설렘으로 바뀌고 두근거리고
헤어지기 싫고
너도 이다음에 누구 만나 보면 알게 돼
어떤 감정인지
1, 2년도 아니고 몇십 년 한집서 부대끼고 살다 보면
설렘, 두근거림 같은 거 없어져
너희들이 엄마, 아빠 보면서
설레고 두근거리지 않듯이
그냥 고마운 식구인 거야
가족과 함께 살면서 데이트하는 기분
처음엔 죄책감도 없었고 그러다 이렇게 됐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 혼자 좋은 마음이었으면 그러다 끝났겠지
이성으로 아무리 절제하려 해도
아빠가 수양이 덜 된 탓에 실패했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무거운 음악]
억지로라도 좀 이해해 주면 안 되겠니?
큰 실수 저지른 거 맞는데
염치없지만 이렇게 부탁하마
세월이란 게
사람 얼굴만 변화시키는 게 아니야
마음까지 변하게 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나무에 잎새 오르게 하고
봄꽃 만개시키고
여름엔 짙은 초록으로 무성하게 만들고
가을엔 그 싱싱하던 잎새들
색이 바래 바람에 날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아
상록수처럼 엄동설한에도 푸른 잎 유지하는 나무들 있어
상록수처럼
변치 않고 해로하는 부부들 물론 많고
근데
엄마, 아빤 불행히 상록수가 아니라 활엽수였던 거지
나무로 비유하자면
빈말 아니고 나란 인간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아빠도 자괴감 많이 들었는데
어쩔 수가 없더라
아무리 애쓰고 마음 다잡으려도
내 인생 결국 너희들한테 영원히 한심한 아빠
배신 때린 아빠로 남겠지
어떡하면 네 맘 풀릴지
[훌쩍인다]
[한숨]
[동미의 옅은 웃음]
- (동미) 내가 좀 주물러 줄게 - (피영) 어, 아니에요
(동미) 아유, 아유 저리로 가 앉아, 어디
어유, 뭉쳤네 [피영의 멋쩍은 웃음]
이런 것도 서로 품앗이하는 거야
- (피영) 어유, 살 거 같아요 - (동미) 나 아직 쓸모 있어
(피영) 말씀이라고요 [동미의 웃음]
(동미) 아비는 왜 이렇게 안 들어와? 멀리 간 거 아니야?
입은 채로 나갔어요, 패딩 하나 걸치고
(피영) 체력이 좋아서 일이십 분 걷는 걸로 되겠어요?
나한테 고맙다고 해
내가 인성 교육 잘 시켜서 나쁜 행동 안 하니까
(동미) 남자들 맨 마누라 속이고 다니는데, 요즘
주위에서 보면 그렇더라고요
도박, 술, 여자 대신 운동에 빠져서
운동도 뭐, 과부 소리 들을 만큼 해? [피영이 피식한다]
딱 적당한 정도지
그 덕에 중년이라도 몸은 30대 초반 같잖아 [도어 록 조작음]
[함께 웃는다] [도어 록 작동음]
[현관문이 탁 닫힌다] (동미) 호랑이 들어오네?
(피영) 어유 [문이 드르륵 닫힌다]
(동미) 안 풀렸어, 아직 [유신의 한숨]
(유신) 어?
내가 지금 뭘 보는 거야 [동미의 옅은 웃음]
거꾸로 된 거 아니야?
- (피영) 그러게 - (동미) 등이 딱딱하게 뭉쳐 가지고
(피영) 여태 동네 걸었어요?
어, 강남 공원까지 갔다가 지쳐서 택시 타고 왔어
- 배고파 - (동미) 로스 구워 줄게
(지아) 로스?
부녀가 하여튼 고기만 밝혀
(피영) 제가 할게요!
(해륜) 갈게
[향기의 괴로워하는 비명]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난다]
[무거운 음악]
(시은) 향기야, 향기야
[향기가 오열한다]
상록수가 어떻고 활엽수가 어떻고!
그런 언어유희로 교수님답게 불륜을 미화시켜?
나도 견디고 참고 있어
더 이상 어떻게!
무릎이라도 꿇으랴?
손이 발이 되게 빌어? 그래야 풀려?
더러워, 세상! 인간들!
(향기) 드라마건 책에서건 남녀 사랑 아름답게 그리는데
아름다운 거 아니야
난 절대 사랑 같은 거 안 해!
[향기의 분노에 찬 숨소리] [시은의 안타까운 숨소리]
이런 배신이 어디 있어!
뭐가 진실이야?
진실은 변하지 않는 거잖아
천륜? 개나 주라 그래
개도 아까워!
천륜 끊어 낼 수 없다고 누가 그래, 엄마?
너무나 쉽게 저버리는데
우리 버리고 젊고 이쁘고 재능 넘치는 여자한테 정신 털려서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어
그 사랑하는 여자 어떻게 할까 봐
솜털이라도 내가 건드릴까 봐!
나 개처럼 끌고 나왔어!
[향기의 울음] [시은의 거친 숨소리]
자식들 맘 갈가리 상처투성이인데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나 공부 제대로 집중 안 돼
만난 지 1년도 안 된
피도 뭣도 아무것도 안 섞인 여자 얼마나 소중해서
자기 딸 개처럼…
자기 딸?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시은의 한숨]
솔직히 말할까요?
욕도 아까워
이런!
[시은의 힘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시은) [흐느끼며] 박해륜, 정말 미쳤구나
어떻게 애를…
남가빈 불러
곱게 오늘 끝냈는데
불러서 이 꼴 보여 줘!
이게 박해륜 본래 모습이니까!
[오열한다]
뭘 잘했다고
그 한마디에 손이 나가
그럼 얜?
자식들 가슴 갈가리 발겨 놓고
잊었어, 다?
향기 태어나고 우리 행복했던 거?
그 대가가 이거야?
볼 꼴, 못 볼 꼴 다 보이고 그걸로도 부족해?
부르든지
가
꼴도 보기 싫어
다신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마
목소리도 안 들을 거야
내가 죽었대도 오지 마
영원히 끝!
[시은이 연신 오열한다]
[향기의 울음]
엄마
[서랍을 드르륵 연다]
[한숨]
늦겠어
(혜령) 그거 뭐야?
- (사현) 뭐? - (혜령) 머플러
춥잖아, 오늘
[한숨] (사현) 아, 왜, 왜
싼티 나
아, 무슨 싼티, 울인데
[혜령의 한숨] [흥미로운 음악]
[서랍을 드르륵 닫는다]
- 그 여자가 사 줬어? - (사현) 아니
(혜령) 하긴, 싸구려 선물하면서 남자 맘 잡으려고 안 하지
- 얼마 줬는데? - (사현) 삼만 원이던가?
모양 빠져, 사람까지 싸 보이고
[휴대전화 벨 소리] [혜령의 한숨]
회장님, 안녕하세요
(혜령) 언제요?
좋죠
[문이 탁 여닫힌다] 멤버는 회장님이 정하세요
네
(시은) 엄마가 언젠가 남이 장군 전생 얘기해 줬지, 기억나?
내가 전생에
너희 아빠한테 모질게 군 모양이야 나쁘게
천주교에서도 모든 게 내 탓이라고 하잖아
그 말이 진리일 수 있어
엄마 탓이라고?
엄마가 잘못하고 부족해서 아빠 딴 여자한테 빠졌다고?
전생에 엄마가 그랬을 수 있단 얘기야
말도 안 돼
그럼 마음이 편해져? 그렇게 생각하면?
억울하고 분해하면서 행복함 느끼면 몰라도
그런다고 달라지는 거 없어
달라질 거 없으면 생각을 돌려 보는 거야
[향기의 한숨] (시은) 남가빈 만나서 어쩌려고 그랬어?
생각을 들어 보고 싶었어
어떻게 남의 남편을 좋아할 수 있는지
(향기) 사랑은 국경이 없다지만 내 상식으론 말 안 되니까
더구나 남가빈이
무대에서 그렇게 멋있는 여자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단지 그 이유로 찾아갔어?
확실한 이유, 목적 없었어
그냥 만나서 우리 겪은 얘기
그래도 아빠를 선택할 건지
(향기)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 주고도 싶었고
좋은 모습만 보였겠지, 우리한테처럼
그래서 네 바람대로 남가빈이 맘 돌려먹으면
네 아빠는 어떻게 돼?
[쓸쓸한 음악] (시은) 우리한테 돌아온들
예전 같은 마음으로 우리 이제 못 살아
불가능해
가장으로서 존경도 못 받고
더 이상 사랑도 없어
그리고 혼자 쓸쓸히 늙어 가면 보는 우리 맘은 편하겠니?
처음은 잠깐 고소하고 잘됐다 싶을 수도 있어
[한숨]
그냥 받아들이자, 우리
말처럼 쉽진 않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 보는 거야
너 누구보다 힘든 거 알아, 혼란스럽지
자타 공인 딸 바보였던 아빠가 딴 여자한테 빠져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좋아했던 배우 중 한 사람
(시은) 그러니까 기막히고 하늘이 무너지지
부부는 처음부터 남남이 만난 사이지만
등 돌리면 오히려 남보다 못하고
자식은 천륜 아니야? 핏줄로 이어진
어른들 세상 더럽고 한심한 생각 왜 안 들어, 당연해
근데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야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 아니라
'약한 자여 그대들 이름은 사람이니라'야
강하면서도 모순덩어리고
약할 땐 한없이 약한 게 사람이거든
엄마도 견디려고 읽었던 책들 다 떠올려 봤어
결론은
전생에 나쁜 씨를 뿌린 모양이야
너 복숭아 제일 좋아하지, 과일 중에?
복숭아 열리려면 복숭아씨를 심어야지
호박씨 심고 아무리 물 주고 거름 준들 복숭아 열려?
똑같은 이치래
행복한 삶을 바라면
전생에 행복 씨를 뿌려야 한다고
우리
너나 나나 다 그러지 못했나 봐
누가 잘못했다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렇게 갚음으로 나가면 똑같은 사람 되는 거야
아까 나도 순간 눈 돌아가서 부끄러운 모습 보였는데
뭐가 부끄러워?
하느님 말씀에 '원수를 사랑하라'
사랑까진 아니더라도
마음 변했다고 원수도 아니지만
그냥 잘잘못 따지지 말고 마음 접는 거야
악담, 원망 퍼부어 봐야 우리 맘 편해지지 않아
그럴수록 더 악에 받치고 힘들기만 하지
지금 이 순간부터
그냥 우리 삶에만 집중해
(시은) 시간 낭비, 감정 낭비 말고
인생 각자 만들어 가는 건데
꽃을 심을지 눈물, 한탄을 심을지 우리 선택이야
한탄 대신 우리 꽃 심자, 행복 꽃
엄마는 웬만큼 마음 비워졌어
아까 남가빈 내 앞에서
물 한 모금, 커피 한 모금을 못 마시고 있는데
한편 안된 생각도 들고
엄마 천사야?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란 말
다들 아는 얘기
물 반 컵을 누구는 '반 컵밖에 없네'
누구는 '물이 반 컵이나 남았네'
누구에게나 백 프로 다 갖춰진 완벽한 삶은 없어
아빠랑 행복하게 살면서 엄마가 나쁜 병 드는 것보다
아빠 없이 엄마 건강한 게 낫지 않아?
마찬가지야, 나도
네 아빠랑 살면서 우리 새끼들 아픈 것보다
우리 세 식구 살면서 건강한 게
천 배, 만 배 감사하고 행복해
(시은) 엄마는 너나 우람이가
돈 많이 벌고 유명한 사람 되는 것도 좋겠지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감정을 절제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의연한 사람이 됐으면 해
그게 더 어렵고 대단하거든 아무나 할 수 없는
엄마도 좀 더 노력할 거고
엄만 지금도 거의 그런데, 뭐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현관문이 탁 열린다]
내색 말아 [현관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민폐 안 끼치고 잘들 놀았어?
네
[문이 탁 여닫힌다] 누나 뭐, 혼났어요?
아니, 좀 속상한 일 있었대
무슨 속상한 일요?
[의미심장한 음악]
[스위치를 탁 끈다]
[어두운 음악]
(동미) ♪ 나 혼자만이 ♪
♪ 그대를 알고 싶소 ♪
♪ 나 혼자만이 ♪
♪ 그대를 갖고 싶소 ♪
[해륜의 피곤한 신음]
[한숨]
[컵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해륜) 애들 엄마 만났다면서요
좋은 소리 못 들었지?
그렇지도 않았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 좋은 분이셨어요 - (해륜) 나
다 버리고 당신한테 왔어요
(해륜) 이대로 없던 일로 돌리자 해도
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초록은 동색이란 말 있잖아요
같은 여자 입장에서 보면
난 나쁜 아빠
몹쓸 남편이었어요, 결과적으로
[애절한 음악] 아무도 원망 안 해요
모든 게 내 탓이고
하자는 대로 할게요
내 탓이 더 크죠
돌아가고 싶어요?
당신이 나 버려도 그쪽으론 안 가요 끝났어요, 완전히
나한텐 이제 정말
자기뿐이야
같아요, 나도
[새가 지저귄다]
[의미심장한 음악]
당신?
당신, 나 맞아 줄 거야?
용서했어요, 나?
(도우미) 일어나셨어요?
[한숨]
어머니 그냥 이렇게 우리랑 계속 사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
(유신) 얘기해, 안 외롭고 좋지, 뭐
(피영) 지아도 케어 잘해 주시고
그 덕에 우리도 한 번씩 데이트할 수 있고
마음 편히 시간 구애 안 받고
[문이 탁 닫힌다]
(유신) 이 사람이 어머니 계속 계셨으면 좋겠대, 집 팔려도
나야 좋지, 안 외롭고
우리 엄마보다도 어머님이 더 편해요
아이 [웃음]
정말요
(유신) 지아 [문이 탁 열린다]
그럼 지아나 잘 케어하고 봉사 활동이나 다녀야겠다 [문이 탁 닫힌다]
[동미의 옅은 웃음]
가요
"메리 크리스마스"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한숨]
[혜령의 한숨]
[자동차 잠금장치 작동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직원) 어머, 고객님, 오랜만이에요 오늘 어떻게 해 드릴까요?
- (숍 매니저) 어머, 도련님! - (동마) 네
- (숍 매니저) 옷부터 벗으시고 - (직원) 샴푸 먼저 하세요
(동마) 네
[흥미진진한 음악]
(지배인) 아까 와인 사시려고 했던 분이
계산하고 가셨거든요
저희한테 물어보셨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지배인) 저희 VIP 손님이시라서
죄송합니다
아, 저 기억하세요?
[옅게 웃으며] 네
(유신) 인제 유명해지면 얼굴 보기 힘든 거 아니야?
영화에 세 신 나오고 유명해져?
벼락 스타란 말 왜 있어?
자고 났더니 스타 된 경우도 많고
그래서 싫다고, 좋다고?
우선은 자기 꿈 이루는 게 중요하지 [따뜻한 음악]
꿈 이루어지면 행복할 거고
(아미) 지금도 행복해
성공이 행복은 아니니까
(매니저) 누나
어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아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마다 인사한다]
(감독)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 (여학생1) 헐, 야, 주빈이래, 주빈! - (여학생2) 어, 주빈!
(여학생1) 어떡해! [여학생2의 환호]
오빠, 잘생겼어요!
[여학생들이 소란스럽다]
- (매니저) 떨려요? - (아미) 살짝
(매니저) NG 나면 다시 찍으면 돼요
[감독과 주빈이 대화한다]
(아미) 아, 주빈 오빠 완전 카리스마
(매니저) 성격 그래도 괜찮은 걸로 소문났어요
(아미) 아, 아우라 [코디의 옅은 웃음]
(코디) 오늘 날씨 그래도 이 정도길 다행
어제 같았으면 얼어 죽었다, 우리
- (감독) 자, 가자 - (스태프) 네
(스태프) 자, 조용히 해 주세요!
(감독) 자, 레디
고!
[긴장되는 음악]
컷! NG, 다시
고!
이 패딩 어디 거예요?
(피영) 은색 드문데
내가 안 샀어요
선물받았어요
남자 거 아니에요?
- (스태프) 미셸 - (아미) 네
남친이요, 촬영 때 입으라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피영) 이거 어디서 이랬어?
아, 승마장에서 난로에
어유, 조심하지 한국에서 살 수도 없는 건데
- 속인데, 뭐 - (피영) 속이라도
덧댈 수도 없고
[감독이 말한다]
(감독) 자, 가자
[애절한 음악]
크리스마스 계획 있으세요?
(시은) 아니요
그냥 본론 얘기해요
(혜령) 저녁 약속 있으세요?
있어도 없다고 하고 싶은데요?
(피영) 무슨 드라마 촬영이에요?
[타이어 마찰음]
무슨 얘기야?
- (유신) 모든 건 끝이 있어 - (아미) 지금은 아니야!
(해륜) 지아 아빠 다른 여자 있어 보니까
(동미) 이거 마셔
어머니, 생큐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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