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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작사 이혼작곡 S2. 5

 

 (남자네  [사현의 다급한 숨소리]

 

 - (편의점 직원어서 오세요  - (사현

 

 생수 어디 있어요?

 

 (편의점 직원저기 안쪽에요

 

 [잔잔한 음악]

 

 [원이 숨을 하 내뱉는다]

 

 (갈칫국

 

 갈칫국 소리에 올라와요?

 

 

 

 (사현우리 바다 이 녀석

 

 이 녀석이 아닐 수도 있지  공주일 수도 있지

 

 - 가요  - (사현괜찮아요?

 

 가라앉았어요?  [원의 옅은 미소]

 

 [휴대전화 진동음]  [긴장되는 음악]

 

 여보세요?

 

 (가빈이시은 작가님이신가요?

 

 

 

 (가빈저 남가빈이라고 합니다

 

 

 

 접촉 사고 났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세요?

 

 

 

 한번 뵙고 싶어요

 

 그래야 할 거 같고요

 

 (시은나이 든 얼굴 확인하고  변명 늘어놓고 싶어서?

 

 - 안 내키세요?  - (시은박 교수 뭐래요?

 

 만나 보래요?

 

 아니요

 

 그냥 제가 걸었습니다

 

 불편하시면 끊을게요

 

 어디서요?

 

 강남 백화점 맞은편  등이란 카페 혹시 아세요?

 

 알아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현안 받는 거 내가 먹을게요

 

 아니냄새도 그런가?

 

 코스 요리는 별로 냄새 없잖아요

 

 다른 때도 이뻤지만

 

 오늘 특히 더 이뻐요

 

 여자한테 분위기가 있다는 거  당신 보고 처음 알았어요

 

 [옅은 웃음]

 

 난 어때요?

 

 언제나단 한 번도

 

 보기 안 좋았던 적 없어요

 

 정말요?

 

 우리 서로 자는 모습 빼고는 다 봤어요

 

 노래 부르는 모습도 안 봤고

 

 춤추는 모습도 안 봤어요

 

 오늘 다 보여 줘요먹고 노래방 가요

 

 (사현노래방 싫으면  차에서 불러 줄게요뭐든

 

 장타령이라도 듣고 싶다면 하고  막춤이라도 출 거고

 

 궁금은 해요

 

 보고 싶고

 

 [한숨]

 

 [쓸쓸한 음악]

 

 두툼한 손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그냥 봐 두려고요

 

 아기 태어나면 닮았나

 

 발도 봐야죠그럼

 

 사랑해요

 

 사랑한다고요

 

 [사현의 옅은 웃음]

 

 [옅은 웃음]

 

 지난번에 하고 싶었었는데

 

 목에 걸린 것처럼 안 나오는 거예요

 

 고마워요

 

 남자들 그런 표현 쑥스럽다던데

 

 진심이 왜 쑥스러워요

 

 진심이 아니니까 쑥스러운 거지

 

 (사현쑹위안은요나 사랑해요?

 

 느껴져도

 

 느껴지는데 확인하고 싶을 때 있어요

 

 많이 생각할 거예요

 

 어쩌면 언제나

 

 잠들 때도

 

 잠 깰 때도

 

 우리 시간 약속해요

 

 (사현자는 시간깨는 시간

 

 그럼 텔레파시처럼 통할지 모르잖아요

 

 눈으로 못 봐도 마음

 

 지금은 아무것도 안 느껴져요

 

 보고 있으니까 생각할 게 없어요

 

 나 옆에 앉아도 돼요?

 

 오늘은 옆에 앉고 싶어요나란히

 

 (문호맘 같아선 불러내  맛있는 것 좀 사 먹였으면 쓰겄구먼

 

 귀한 핏줄 잘 품어야 할 텐디  [한숨]

 

 - (문호김 실장  - (기사

 

 - (문호부부 싸움 혀?  - (기사그럼요

 

 - 어떻게 풀어?  - (기사그냥 자연스럽게요

 

 (기사옛말이 맞더라고요회장님  어른들이 왜

 

 싸워도 꼭 한 이불만 덮고  자라고 하잖아요

 

 그렇지

 

 (문호한 이불을 덮어야 말이지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현

 

 중국 많이 가 봤겠어요?

 

 (그럼요

 

 (사현난 아직  베이징도 못 가 봤는데

 

 - 정말요?  - (사현시험 패스하고

 

 [피식하며정말 숨넘어가는  생활 했어요

 

 (사현선배 로펌으로 옮기고  겨우 숨 돌리고

 

 인간다운 생활 하는 거죠

 

 그 덕에 헬스장 갔다가 당신도 만났고

 

 우리 바다도 생겼고

 

 손잡아도 되죠?

 

 - 나 얼굴 빠지지 않았어요?  - (수척해요

 

 좀 만져 줘요

 

 (사현재미있는 얘기  해 줄 생각이었는데

 

 블랙아웃이에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불러 오는 배도 만져 볼 수 없고

 

 당신 많이 웃게 해 주고

 

 바다한테 내 웃음소리도  들려주고 싶은데

 

 남자라도 막내로 커서

 

 나 마음만 먹으면  어리광도 부릴 수 있어요

 

 안 보고 싶어요내 어리광?

 

 상상해 볼게요

 

 실은 고백할 거 있어요

 

 듣고 뺨 때려도 어쩔 수 없고

 

 그날요

 

 쑹위안 취했던 날요

 

 나도 모르게 입술 댔어요

 

 입에요?

 

 - 이마에  - (거짓말

 

 나 정신 잃었을 때?

 

 아니요

 

 잃기 직전에

 

 [당황한 신음]

 

 그럼 내가 왜 기억 못 해요?

 

 

 

 머플러 감아 주던 건 기억나죠?

 

 [감미로운 음악]

 

 (그렇게 뜨지 말고 있어요

 

 어떻게 할 건데요?

 

 사라질 거예요

 

 (오늘 모처럼 즐거웠어요

 

 나도 따뜻해요

 

 고마워요

 

 나 지금 이러고 있는 모습

 

 어떻게 보여요?

 

 키다리 아저씨

 

 아니

 

 오빠

 

 나도 모르게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그 순간 그냥 사랑스러운 여자였어요

 

 [피식한다]

 

 [피식한다]

 

 보니까

 

 난 처음부터 감정이 싹트고 있었어

 

 (식당 점원실례합니다

 

 - (식당 점원맛있게 드세요  - (사현

 

 기분 나빠요?

 

 올리면 기분 나쁜 거고

 

 [커피 머신 작동음]

 

 [비가 쏴 내린다]  [긴장되는 음악]

 

 (혜령나도 한 번은 바람피울 거다

 

 그래야 용서되고 견딜 수 있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잘 지내고 있어요

 

 크리스마스 때 갈게요

 

 (

 

 [통화 종료음]

 

 올케언니요

 

 [감미로운 음악]

 

 (사현형식적 관계를 떠나서  끼워 주고 싶어요

 

 내 마음이에요

 

 마음의 크기론  눈깔사탕만 한 거 사 주고 싶었는데

 

 무거울까 봐요

 

 [옅은 웃음]

 

 어떻게 이렇게 잘 맞아요?

 

 난 아무 준비도 못 했는데

 

 배 속의 선물

 

 눈깔사탕만 하게 자라지 않았을까요?

 

 [한숨]

 

 점원 손가락이랑  거의 비슷하다고 했더니

 

 7 사이즈라고요

 

 고마워요

 

 잘 끼고 잘 간직할게요

 

 결혼할 때 예물 반지는  내가 장만한 거 아니에요

 

 (사현이 반지는 내가 번 돈으로 샀고

 

 언제나 날 행복하게 해 줘요

 

 [옅은 웃음]

 

 [문호의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문호비 오면 우산 정도는 들고  맞아 줘야 되는 거 아니야?

 

 뜰 잠깐 나오는 게  힘든 것도 아니고

 

 꺼져

 

 - 꺼져?  - (예정맞고 내려갈 거 아니면

 

 (문호어이가 없어정말정도껏 혀

 

 너야말로 정도껏 했어야지

 

 간이 배…  [예정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문호의 신음]

 

 (문호아이고허리야

 

 아이고허리야  [예정의 한숨]

 

 [문호의 힘겨운 신음]

 

 허리야

 

 [힘겨운 신음]

 

 쇠심줄만 먹고 컸나 벼

 

 엉덩뼈 아작 날 뻔했어

 

 (사현날이 추웠으면 눈이 왔을 텐데

 

 (눈 좋아해요?

 

 (사현운전 안 할 때는요

 

 (사현하늘이 우리 마음을 대신하나?

 

 우리 형 대학교 들어가서  첫 소개팅 하는 날요

 

 형은 엄마 닮아서  머리카락이 가늘고 직모예요

 

 붙고 처지는 머리?

 

 어떻게든 뿌리 좀 살려 보려고  드라이하는데 잘 안되니까

 

 - 드라이해도 금방 죽어요직모는  - (사현그러니까요

 

 (사현그때 살림 봐주던 아주머니가  열 고데기로 하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형이 머리를 맡겼는데

 

 앞머리를 고데기로 말아 넘기다가  실수로 이마를 데었어요

 

 [원의 놀라는 신음]

 

 벌겋게 바로 화상 입었는데

 

 이마 정가운데라  반창고 붙일 수도 없고

 

 연고만 바르고 그냥 나갈 수도 없고  모자도 못 쓰고요

 

 (잘못하면 물집 잡히죠

 

 [웃으며결국 못 나갔어요

 

 () [웃으며아쉬웠겠어요

 

 대신 친구가 소개팅했는데  그렇게 이쁘더래요

 

 가슴 쓰려하더라고요

 

 (잘됐대요친구분이랑?

 

 (사현그것까지는 모르고요

 

 (형수님하곤 사이 어떠세요?

 

 보면 열정도 아니고  냉정도 아닌 거 같아요

 

 그냥 편안하고 무난해요

 

 열정은 고통이 따르잖아요

 

 고통 없이 무난한 게 나을 수도요

 

 쑹위안그래요?

 

 [애잔한 음악]  무난이 좋아요?

 

 글쎄

 

 나이 들어서도 후회 없는 쪽요

 

 (사현우린 나이 들어서  어느 쪽일까요?

 

 (영원히 그리움일 거예요

 

 내일부터 당장 보고 싶을 거고요

 

 보고 싶고 얘기 나누고 싶고

 

 (그쳤다

 

 병원 갈 때

 

 엄마한테 얘기해 놓을 테니까  같이 가요혼자 가지 말고

 

 ?

 

 (사현한 가지바다 태어날 때  나 꼭 옆에 있을 거예요

 

 진통 오면 바로 연락 줘야 해요

 

 어떤 일이 있어도

 

 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옆에 있을 거니까

 

 당신 혼자 힘들게 안 해요

 

 힘들 때 손잡아 줘야 해요

 

 우리 바다

 

 같이 만나야 하고요

 

 현관까지는 같이 올라가요

 

 그냥 여기서요

 

 [쓸쓸한 음악]

 

 (사현내가 사 준 장갑 갖고 있어요?

 

 (그럼요

 

 항시 갖고 다녀요

 

 추우면 끼고

 

 내가 선물한 머플러는요?

 

 간직하고 있죠당연히

 

 내일 인증 숏 보내요?

 

 부탁이 있어요

 

 번호는 바꾸지 마요

 

 안 걸더라도못 걸더라도

 

 알고는 있어야 내 맘 안정돼요그나마

 

 [헛기침]

 

 바다

 

 (사현엄마 힘들게 말고  얌전하게 잘 커

 

 빨리 엄마 영양가 있는 음식  먹게 됐으면 좋겠다

 

 아빠 마음은

 

 언제나 바다랑

 

 엄마랑 함께야

 

 [숨을 들이켠다]

 

 [슬픈 음악]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기

 

 (사현그리고 나 잊지 않기요

 

 [울먹인다]

 

 [한숨]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사현반드시 해피 엔딩 만들 거야

 

 안 울어

 

 [한숨]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피영어머니 계시니까 너무 좋아요

 

 시간 늦어도 하나 안 불안하고

 

 [TV 전원음]  (동미) 2차들은 안 갔어?

 

 모처럼들 모였다면서

 

 (피영갈려고들 했는데  저 이가 뭘 가냐고

 

 (동미?

 

 놀 땐 좀 제대로 놀지  스트레스도 풀고

 

 아이다 했어

 

 (유신윤철이 자식  기분 나빠서 안 갔어

 

 편육 잡아 줄 때 가만있더라?

 

 예민하면서 그런 건 못 느꼈다고?

 

 자기 편육 먹을 때  붙어서 잘 안 떨어지니까

 

 윤철이가 눌러 줬잖아  자기 먹던 젓가락으로

 

 - 그게 뭐 어때서?  - (유신어때서?

 

 - 밑의 거 잡아 주는데  - (유신자기 마누라나 신경 쓰지

 

 왜 남 마누라 편육 먹는 거  신경 써자식이

 

 [흥미진진한 음악]

 

 [옅은 미소]

 

 - 그게 기분 나빴어요?  - (유신그럼 안 나빠?

 

 맞은편에서 보다 먹게 거들어 준 걸

 

 배려아니매너구나

 

 그러기 전에 먼저 챙겨 주지 그랬어

 

 맞아요

 

 난 얘기하고 있었으니까

 

 입으로 말하지손으로 말하나?

 

 말하면서 고기 눌러 주면 됐잖아

 

 - 웃지 마  - (피영왜 나한테?

 

 나 같으면  다른 남자 젓가락 닿은 거 안 먹어

 

 (피영어떻게 안 먹어?

 

 먹으려고 했다가  윤철 씨가 젓가락 댔다고 손 거두면

 

 생판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아는 처지에 어떻게 그래?

 

 집어다가 접시에 놓기만 하면 되지

 

 (유신기분 좋았어먹고 또 먹던데  편육만 연달아

 

 [웃음]

 

 내가 다른 남자 먹는 거 거들어 줬으면  이혼 말 나오겠네

 

 - 일 나지  - (피영자기답지 않게 그런 걸로

 

 - (동미당연히 기분 나빠  - (유신그렇지?

 

 (동미지아 아빠가 다른 여자  먹는 거 보고 있다가 챙겨 줘 봐

 

 - 기분 좋은가  - (피영친절한 사이엔 그러려니 하죠

 

 (유신알았어

 

 다음번에 모이면 깻잎이든 편육이든

 

 자기 신경 안 쓰고  다른 와이프들만 보고 있다가

 

 잘 못 떼면 얼른 젓가락으로 잡아 줄게

 

 - 매너  - (피영취소

 

 똑같은 상황 생기면?

 

 자기 말대로 집어다만 놓든가

 

 한 번으로 끝

 

 (동미하여튼 우리나라 남자들

 

 자기 마누라들은 신경 안 쓰고

 

 남의 여자한테만 친절하니까

 

 - 좀 그렇죠?  - (유신난 아닌데

 

 (피영우리 남편은  질투 없는 줄 알았더니

 

 (유신난 남자 아니야?

 

 남자들 질투가 더 무서워  [피영이 피식한다]

 

 아까 미웠어

 

 그랬쪄?

 

 - 마음 같아선…  - (피영마음 같아선?

 

 '이 자식아  도운 엄마한테나 신경 써'  [피영의 웃음]

 

 (유신그러려다  도운 엄마 분명히 속으로 언짢았어

 

 나랑 눈 마주쳤었거든

 

 썩 안 좋더라표정

 

 지금 싸우고 있을지 몰라

 

 자기 얘기 듣느라 못 봤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들여앉혀야 하는데

 

 방송국 남자들 더할 거 아니야  자기한테

 

 왜 아니야?  [유신의 한숨]

 

 [흥미진진한 음악]

 

 (피영어디 가?

 

 (유신서재

 

 사표 쓰러사피영 사표

 

 내가 쓰리네가 쓰리?

 

 절대그런 분위기 아니야

 

 자기 있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먹는 데 정신 판 거야

 

 [한숨]

 

 (유신에이

 

 [피영의 웃음]  에이!

 

 [함께 웃는다]

 

 - (피영어지러워  - (유신비행기 타는 거 좋아하잖아

 

 (피영) [웃으며내려

 

 [함께 웃는다]

 

 [유신의 익살스러운 신음]  (피영어지러워

 

 [무거운 음악]  내려

 

 (유신거꾸로 한번 들어 줘?

 

 [유신의 익살스러운 신음]  (피영) [웃으며내려내려

 

 (동미실컷 웃어 둬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우리 방송 들었냐?

 

 (동마그럴 짬이 어디 있어?

 

 포털 기사는?

 

 남가빈 좋은 사람 생겼대

 

 - 형 프로 출연했어?  - (

 

 [피식한다]

 

 내 귀에 들어가라고

 

 질투심 유발

 

 (가빈보란 듯이 꼭 할 거야

 

 [휴대전화 알람음]

 

 [무거운 음악]

 

 (가빈애 낳고 잘 사는 모습  지켜봐서동마

 

 이 여자저 여자 하면서  넌 실속 없이 늙어 가고

 

 (점원1) 감사합니다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재인나 방금 누구 봤게?  - (향기헛거

 

 - [피식하며남가빈  - (향기정말어디서?

 

 - 등 알지브런치 카페  - (향기

 

 나오는데 들어가는 거야  사인 부탁하려다 말았어

 

 좀 쑥스러워서

 

 나 막 강남역 내렸거든

 

 어머난 막 오빠 차 타고 출발했는데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향기안녕하세요

 

 [옅게 웃으며

 

 (향기저 팬인데  사인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향기의 기쁜 신음]

 

 [긴장되는 음악]

 

 안녕하세요

 

 아침 드셨어요?

 

 

 

 (가빈메뉴 여기 다양해요

 

 그냥 라테요

 

 [옅은 웃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긴장되는 음악]

 

 오늘 쉬지엄마?

 

 (시은잠깐 볼일

 

 중요한 거 아니면 미뤄요  장은 내가 몇 가지 봐 와도 되잖아

 

 (향기들어오면서

 

 얼굴 꼭 비춰야 하는 모임이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점원1) 실례하겠습니다

 

 - 블랙티요  - (점원2) 

 

 (가빈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드려요

 

 제 입장에서  뭐라 말씀드리는 것도 우습지만

 

 (시은어떻게 시작된 사이예요?

 

 연영과 교수고  뮤지컬 배우니까 만날 순 있어요  [긴장되는 음악]

 

 알고 지내는 사이

 

 근데 우리 가정 완전 파탄요

 

 [떨리는 숨소리]

 

 저도 예상 못 했습니다

 

 시간 강의 맡았었어요, 1학기

 

 - 올해요?  - (가빈

 

 우리 남편이 좋다고요?

 

 이해가 안 가요내 상식으론

 

 (시은일반인이면 그럴 수 있다 쳐요

 

 뭐가 아쉬워서 가정 있는 남자를

 

 (가빈말씀 다 옳아요

 

 근데 조건을 떠나서

 

 끌렸다고요?

 

 누가 먼저?

 

 자연스럽게

 

 마음이요

 

 가정 있는 남자 좋아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예요?

 

 [떨리는 숨소리]  (가빈이런 말 소용없지만

 

 죄송해요

 

 [긴장되는 음악]

 

 박 교수 애들 얘기 해요한 번씩?

 

 요즘은

 

 [가빈의 한숨]

 

 (시은들어요

 

 (가빈내색 안 하지만

 

 박 교수님 힘들어하세요

 

 어떻게요?

 

 어떻게 힘들어하는데요?  덮지 말아요

 

 나한테 어떤 말 듣고 싶어요?

 

 악담 같은 거 안 해요

 

 받아들였어요

 

 [점원2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딸이에요

 

 향기야

 

 (향기어떤 상대랑 바람났나  너무 궁금했어요

 

 어떤 인간 말종 만나서  마누라자식 다 버리고 팽개치고

 

 반강제 이혼 도장 받아 갔나

 

 그럴 만하네요

 

 - (시은조용히 해  - (향기뭐가 아쉬워서

 

 정말 남가빈이 뭐가 아쉬워서

 

 이랬어야 했어요?

 

 (향기딸린 가족 생각 안 했어요?

 

 내 동생 이제 5학년이에요

 

 우리 상처충격

 

 그런 거 생각 안 해 봤어요?

 

 부모님 뭐라세요잘했다 박수 치세요?

 

 남 가정 파탄 낸  우리 딸 장하다기특하다

 

 그러시던가요?

 

 - (시은향기야  - (향기상식이라는 게 있어요

 

 처녀는 총각 만나고 한 가정의 가장은

 

 사랑과 책임으로 가족 보살펴야 하고요

 

 그런 거 다 저버린  우리 아빠가 좋아요?

 

 사랑해요?

 

 대답해요떳떳하면

 

 언제 결혼할 건데요?

 

 (향기초대해요

 

 우리 식구 다 같이 가서  꽃가루라도 뿌려 줄게요

 

 [떨리는 숨소리]

 

 억울해요?

 

 내 말 틀렸어요?

 

 [향기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

 

 제가

 

 의지했어요많이

 

 그러다 정들었고요

 

 의지할 데가 없어서 박 교수한테요?

 

 

 

 (가빈감정적으로 불안정했거든요

 

 4년 가까이 사귄 남친이랑 헤어지고

 

 [애잔한 음악]

 

 후유증이 컸어요

 

 위로받았어요?

 

 시련 상처 위로받다가  정들었다는 얘기예요?

 

 나쁜 남자한테 데고 나니까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에 끌리는 거예요

 

 처음엔 그냥  단순히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결혼해요?

 

 죄송해요

 

 저 자신만 생각했어요  저 힘든 것만 생각하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저도

 

 [흐느끼며부모님께도  아직 못 알렸고요

 

 아시면 허락하실 거 같아요?

 

 후회 안 할 자신 있어요?

 

 오래 행복하게 살 자신

 

 현재로는요

 

 노력이 필요하겠죠뭐든

 

 난 노력 같은 거 안 했을까요

 

 말 안 되지만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

 

 너무 많은 걸 바라네요

 

 이해까지?

 

 더 할 말 있어요?

 

 내 인생 아닌데

 

 내가 두 사람 붙여 준 것도 아니고

 

 덕담을 하겠어요?

 

 그렇다고 악담하고 싶지도 않아요

 

 인제 더 이상

 

 볼 일 없겠죠?

 

 [울먹인다]

 

 - (유신좀 걷고 올게  - (피영머리 무거워요?

 

 약간

 

 [통화 연결음]

 

 (아미여보세요?

 

 - 바로 받네기분 풀렸어?  - (아미

 

 - 꽃 매일 보내야겠다  - (아미꽃 보냈어요?

 

 집 아니야?

 

 지금 들어가는 중엘리베이터

 

 [놀라며있다

 

 [아미의 웃음]

 

 - (아미오빠들어가서 할게  응  [통화 종료음]

 

 [카메라 셔터음]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 (유신응  - (아미고마워요너무 이뻐

 

 나이 찬 아가씨가 어딜 싸돌아다녀?  오빠도 없이

 

 - 꽃 때문에 기분 풀린 줄 알았더니  - (아미잠깐 못 봐?

 

 (유신나 휴대폰만 들고나왔어동네

 

 택시 타고 와요내려갈게

 

 [무거운 음악]

 

 [통화 연결음]

 

 너희 아빠한테 뮤지컬 배우 남가빈  주소 좀 물어봐 줄래?

 

 나중에 얘기할게

 

 지금

 

 (아미나 캐스팅됐어

 

 - (유신드라마?  - (아미영화

 

 몇 번 안 나오지만  주인공 첫사랑 역이라 눈에 띄어

 

 - 확정된 거야?  - (아미

 

 감독님이 딱 적역이라고  [아미의 옅은 웃음]

 

 (아미남궁혁 감독지금 한창 찍어

 

 우와자기는 그럼 언제부터?

 

 크리스마스 무렵쯤?

 

 (아미어떻게 알고 축하 꽃?

 

 (유신그러게축하 꽃 됐다

 

 [밝은 음악]  [아미의 웃음]

 

 한국에 온 보람 있네

 

 그동안 노력 헛되지 않았고

 

 (아미

 

 (유신이제 시작이야

 

 저녁 먹고 가면 안 돼?

 

 내일 축하주 근사하게 살게  스카이 호텔에서

 

 [긴장되는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인터폰 작동음]

 

 어쩐 일이니?  어떻게 알고 여기에

 

 [버튼 조작음]  (향기오면 안 돼요?

 

 놔요!

 

 만나야겠어남가빈!

 

 [향기의 분노에 찬 숨소리]

 

 [향기의 힘주는 신음]

 

 왜 얘기도 못 하게!

 

 뭐가 무서워서아빠 당당하잖아!

 

 (해륜집에 가서 얘기해  [향기의 거친 숨소리]

 

 향기야이건 아니야!

 

 (향기뭐가 긴데요그럼!

 

 아무리 화나도 선은 지켜

 

 아빠는 지켰어?

 

 우린 지키라고?

 

 [향기의 힘주는 신음]

 

 (해륜흉한 모습 보이지 말자  사람들한테

 

 (향기우리한테 어떤 모습 보였는데!

 

 아름답고 훌륭한 모습 보였어아빠?

 

 이거 놔요!

 

 이거 놔요!

 

 [차분한 음악]

 

 [자동차 시동음]

 

 [자동차 경고음]

 

 [해륜의 한숨]

 

 (해륜벨트 매

 

 [향기가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한숨]

 

 죽고 싶어

 

 엄마만 아니면

 

 (해륜내 자신한테도 부끄럽다  솔직히

 

 어느 날 잠은 안 오고 생각해 봤어

 

 처음엔 그냥

 

 네 엄마가 정성껏 차려 주는 밥 먹고

 

 깨끗하게 다려 준 옷 입고  그 사람 보러 나갈 때

 

 기분 좋은 정도였어

 

 옛날에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네 엄마 만날 때처럼

 

 그러다 감정이 점차

 

 설렘으로 바뀌고 두근거리고

 

 헤어지기 싫고

 

 너도 이다음에 누구 만나 보면 알게 돼

 

 어떤 감정인지

 

 1, 2년도 아니고 몇십 년  한집서 부대끼고 살다 보면

 

 설렘두근거림 같은 거 없어져

 

 너희들이 엄마아빠 보면서

 

 설레고 두근거리지 않듯이

 

 그냥 고마운 식구인 거야

 

 가족과 함께 살면서 데이트하는 기분

 

 처음엔 죄책감도 없었고  그러다 이렇게 됐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 혼자 좋은 마음이었으면  그러다 끝났겠지

 

 이성으로 아무리 절제하려 해도

 

 아빠가 수양이 덜 된 탓에 실패했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무거운 음악]

 

 억지로라도 좀 이해해 주면 안 되겠니?

 

 큰 실수 저지른 거 맞는데

 

 염치없지만 이렇게 부탁하마

 

 세월이란 게

 

 사람 얼굴만 변화시키는 게 아니야

 

 마음까지 변하게 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나무에 잎새 오르게 하고

 

 봄꽃 만개시키고

 

 여름엔 짙은 초록으로 무성하게 만들고

 

 가을엔 그 싱싱하던 잎새들

 

 색이 바래 바람에 날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아

 

 상록수처럼 엄동설한에도  푸른 잎 유지하는 나무들 있어

 

 상록수처럼

 

 변치 않고 해로하는 부부들 물론 많고

 

 근데

 

 엄마아빤 불행히  상록수가 아니라 활엽수였던 거지

 

 나무로 비유하자면

 

 빈말 아니고  나란 인간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아빠도 자괴감 많이 들었는데

 

 어쩔 수가 없더라

 

 아무리 애쓰고 마음 다잡으려도

 

 내 인생 결국  너희들한테 영원히 한심한 아빠

 

 배신 때린 아빠로 남겠지

 

 어떡하면 네 맘 풀릴지

 

 [훌쩍인다]

 

 [한숨]

 

 [동미의 옅은 웃음]

 

 - (동미내가 좀 주물러 줄게  - (피영아니에요

 

 (동미아유아유  저리로 가 앉아어디

 

 어유뭉쳤네  [피영의 멋쩍은 웃음]

 

 이런 것도 서로 품앗이하는 거야

 

 - (피영어유살 거 같아요  - (동미나 아직 쓸모 있어

 

 (피영말씀이라고요  [동미의 웃음]

 

 (동미아비는 왜 이렇게 안 들어와?  멀리 간 거 아니야?

 

 입은 채로 나갔어요패딩 하나 걸치고

 

 (피영체력이 좋아서  일이십 분 걷는 걸로 되겠어요?

 

 나한테 고맙다고 해

 

 내가 인성 교육 잘 시켜서  나쁜 행동 안 하니까

 

 (동미남자들  맨 마누라 속이고 다니는데요즘

 

 주위에서 보면 그렇더라고요

 

 도박여자 대신 운동에 빠져서

 

 운동도 뭐과부 소리 들을 만큼 해?  [피영이 피식한다]

 

 딱 적당한 정도지

 

 그 덕에 중년이라도  몸은 30대 초반 같잖아  [도어 록 조작음]

 

 [함께 웃는다]  [도어 록 작동음]

 

 [현관문이 탁 닫힌다]  (동미호랑이 들어오네?

 

 (피영어유  [문이 드르륵 닫힌다]

 

 (동미안 풀렸어아직  [유신의 한숨]

 

 (유신?

 

 내가 지금 뭘 보는 거야  [동미의 옅은 웃음]

 

 거꾸로 된 거 아니야?

 

 - (피영그러게  - (동미등이 딱딱하게 뭉쳐 가지고

 

 (피영여태 동네 걸었어요?

 

 강남 공원까지 갔다가  지쳐서 택시 타고 왔어

 

 - 배고파  - (동미로스 구워 줄게

 

 (지아로스?

 

 부녀가 하여튼 고기만 밝혀

 

 (피영제가 할게요!

 

 (해륜갈게

 

 [향기의 괴로워하는 비명]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난다]

 

 [무거운 음악]

 

 (시은향기야향기야

 

 [향기가 오열한다]

 

 상록수가 어떻고 활엽수가 어떻고!

 

 그런 언어유희로  교수님답게 불륜을 미화시켜?

 

 나도 견디고 참고 있어

 

 더 이상 어떻게!

 

 무릎이라도 꿇으랴?

 

 손이 발이 되게 빌어그래야 풀려?

 

 더러워세상인간들!

 

 (향기드라마건 책에서건  남녀 사랑 아름답게 그리는데

 

 아름다운 거 아니야

 

 난 절대 사랑 같은 거 안 해!

 

 [향기의 분노에 찬 숨소리]  [시은의 안타까운 숨소리]

 

 이런 배신이 어디 있어!

 

 뭐가 진실이야?

 

 진실은 변하지 않는 거잖아

 

 천륜개나 주라 그래

 

 개도 아까워!

 

 천륜 끊어 낼 수 없다고  누가 그래엄마?

 

 너무나 쉽게 저버리는데

 

 우리 버리고 젊고 이쁘고  재능 넘치는 여자한테 정신 털려서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어

 

 그 사랑하는 여자 어떻게 할까 봐

 

 솜털이라도 내가 건드릴까 봐!

 

 나 개처럼 끌고 나왔어!

 

 [향기의 울음]  [시은의 거친 숨소리]

 

 자식들 맘 갈가리 상처투성이인데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나 공부 제대로 집중 안 돼

 

 만난 지 1년도 안 된

 

 피도 뭣도 아무것도 안 섞인 여자  얼마나 소중해서

 

 자기 딸 개처럼

 

 자기 딸?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시은의 한숨]

 

 솔직히 말할까요?

 

 욕도 아까워

 

 이런!

 

 [시은의 힘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시은) [흐느끼며]  박해륜정말 미쳤구나

 

 어떻게 애를

 

 남가빈 불러

 

 곱게 오늘 끝냈는데

 

 불러서 이 꼴 보여 줘!

 

 이게 박해륜 본래 모습이니까!

 

 [오열한다]

 

 뭘 잘했다고

 

 그 한마디에 손이 나가

 

 그럼 얜?

 

 자식들 가슴 갈가리 발겨 놓고

 

 잊었어?

 

 향기 태어나고 우리 행복했던 거?

 

 그 대가가 이거야?

 

 볼 꼴못 볼 꼴 다 보이고  그걸로도 부족해?

 

 부르든지

 

 

 

 꼴도 보기 싫어

 

 다신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마

 

 목소리도 안 들을 거야

 

 내가 죽었대도 오지 마

 

 영원히 끝!

 

 [시은이 연신 오열한다]

 

 [향기의 울음]

 

 엄마

 

 [서랍을 드르륵 연다]

 

 [한숨]

 

 늦겠어

 

 (혜령그거 뭐야?

 

 - (사현?  - (혜령머플러

 

 춥잖아오늘

 

 [한숨]  (사현

 

 싼티 나

 

 무슨 싼티울인데

 

 [혜령의 한숨]  [흥미로운 음악]

 

 [서랍을 드르륵 닫는다]

 

 - 그 여자가 사 줬어?  - (사현아니

 

 (혜령하긴싸구려 선물하면서  남자 맘 잡으려고 안 하지

 

 - 얼마 줬는데?  - (사현삼만 원이던가?

 

 모양 빠져사람까지 싸 보이고

 

 [휴대전화 벨 소리]  [혜령의 한숨]

 

 회장님안녕하세요

 

 (혜령언제요?

 

 좋죠

 

 [문이 탁 여닫힌다]  멤버는 회장님이 정하세요

 

 

 

 (시은엄마가 언젠가  남이 장군 전생 얘기해 줬지기억나?

 

 내가 전생에

 

 너희 아빠한테 모질게 군 모양이야  나쁘게

 

 천주교에서도  모든 게 내 탓이라고 하잖아

 

 그 말이 진리일 수 있어

 

 엄마 탓이라고?

 

 엄마가 잘못하고 부족해서  아빠 딴 여자한테 빠졌다고?

 

 전생에 엄마가 그랬을 수 있단 얘기야

 

 말도 안 돼

 

 그럼 마음이 편해져그렇게 생각하면?

 

 억울하고 분해하면서  행복함 느끼면 몰라도

 

 그런다고 달라지는 거 없어

 

 달라질 거 없으면  생각을 돌려 보는 거야

 

 [향기의 한숨]  (시은남가빈 만나서  어쩌려고 그랬어?

 

 생각을 들어 보고 싶었어

 

 어떻게 남의 남편을 좋아할 수 있는지

 

 (향기사랑은 국경이 없다지만  내 상식으론 말 안 되니까

 

 더구나 남가빈이

 

 무대에서 그렇게 멋있는 여자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단지 그 이유로 찾아갔어?

 

 확실한 이유목적 없었어

 

 그냥 만나서 우리 겪은 얘기

 

 그래도 아빠를 선택할 건지

 

 (향기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 주고도 싶었고

 

 좋은 모습만 보였겠지우리한테처럼

 

 그래서 네 바람대로  남가빈이 맘 돌려먹으면

 

 네 아빠는 어떻게 돼?

 

 [쓸쓸한 음악]  (시은우리한테 돌아온들

 

 예전 같은 마음으로 우리 이제 못 살아

 

 불가능해

 

 가장으로서 존경도 못 받고

 

 더 이상 사랑도 없어

 

 그리고 혼자 쓸쓸히 늙어 가면  보는 우리 맘은 편하겠니?

 

 처음은 잠깐 고소하고  잘됐다 싶을 수도 있어

 

 [한숨]

 

 그냥 받아들이자우리

 

 말처럼 쉽진 않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 보는 거야

 

 너 누구보다 힘든 거 알아혼란스럽지

 

 자타 공인 딸 바보였던 아빠가  딴 여자한테 빠져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좋아했던 배우 중 한 사람

 

 (시은그러니까  기막히고 하늘이 무너지지

 

 부부는 처음부터 남남이 만난 사이지만

 

 등 돌리면 오히려 남보다 못하고

 

 자식은 천륜 아니야?  핏줄로 이어진

 

 어른들 세상 더럽고  한심한 생각 왜 안 들어당연해

 

 근데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야

 

 '약한 자여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  아니라

 

 '약한 자여  그대들 이름은 사람이니라'

 

 강하면서도 모순덩어리고

 

 약할 땐 한없이 약한 게 사람이거든

 

 엄마도 견디려고  읽었던 책들 다 떠올려 봤어

 

 결론은

 

 전생에 나쁜 씨를 뿌린 모양이야

 

 너 복숭아 제일 좋아하지과일 중에?

 

 복숭아 열리려면 복숭아씨를 심어야지

 

 호박씨 심고 아무리 물 주고 거름 준들  복숭아 열려?

 

 똑같은 이치래

 

 행복한 삶을 바라면

 

 전생에 행복 씨를 뿌려야 한다고

 

 우리

 

 너나 나나 다 그러지 못했나 봐

 

 누가 잘못했다고 눈에는 눈이에는 이

 

 그렇게 갚음으로 나가면  똑같은 사람 되는 거야

 

 아까 나도 순간 눈 돌아가서  부끄러운 모습 보였는데

 

 뭐가 부끄러워?

 

 하느님 말씀에 '원수를 사랑하라'

 

 사랑까진 아니더라도

 

 마음 변했다고 원수도 아니지만

 

 그냥 잘잘못 따지지 말고  마음 접는 거야

 

 악담원망 퍼부어 봐야  우리 맘 편해지지 않아

 

 그럴수록 더 악에 받치고  힘들기만 하지

 

 지금 이 순간부터

 

 그냥 우리 삶에만 집중해

 

 (시은시간 낭비감정 낭비 말고

 

 인생 각자 만들어 가는 건데

 

 꽃을 심을지 눈물한탄을 심을지  우리 선택이야

 

 한탄 대신 우리 꽃 심자행복 꽃

 

 엄마는 웬만큼 마음 비워졌어

 

 아까 남가빈 내 앞에서

 

 물 한 모금커피 한 모금을  못 마시고 있는데

 

 한편 안된 생각도 들고

 

 엄마 천사야?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란 말

 

 다들 아는 얘기

 

 물 반 컵을 누구는 '반 컵밖에 없네'

 

 누구는 '물이 반 컵이나 남았네'

 

 누구에게나 백 프로 다 갖춰진  완벽한 삶은 없어

 

 아빠랑 행복하게 살면서  엄마가 나쁜 병 드는 것보다

 

 아빠 없이 엄마 건강한 게 낫지 않아?

 

 마찬가지야나도

 

 네 아빠랑 살면서  우리 새끼들 아픈 것보다

 

 우리 세 식구 살면서 건강한 게

 

 천 배만 배 감사하고 행복해

 

 (시은엄마는 너나 우람이가

 

 돈 많이 벌고  유명한 사람 되는 것도 좋겠지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감정을 절제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의연한 사람이 됐으면 해

 

 그게 더 어렵고 대단하거든  아무나 할 수 없는

 

 엄마도 좀 더 노력할 거고

 

 엄만 지금도 거의 그런데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현관문이 탁 열린다]

 

 내색 말아  [현관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민폐 안 끼치고 잘들 놀았어?

 

 

 

 [문이 탁 여닫힌다]  누나 뭐혼났어요?

 

 아니좀 속상한 일 있었대

 

 무슨 속상한 일요?

 

 [의미심장한 음악]

 

 [스위치를 탁 끈다]

 

 [어두운 음악]

 

 (동미) ♪ 나 혼자만이 ♪

 

 ♪ 그대를 알고 싶소 ♪

 

 ♪ 나 혼자만이 ♪

 

 ♪ 그대를 갖고 싶소 ♪

 

 [해륜의 피곤한 신음]

 

 [한숨]

 

 [컵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해륜애들 엄마 만났다면서요

 

 좋은 소리 못 들었지?

 

 그렇지도 않았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 좋은 분이셨어요  - (해륜

 

 다 버리고 당신한테 왔어요

 

 (해륜이대로 없던 일로 돌리자 해도

 

 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초록은 동색이란 말 있잖아요

 

 같은 여자 입장에서 보면

 

 난 나쁜 아빠

 

 몹쓸 남편이었어요결과적으로

 

 [애절한 음악]  아무도 원망 안 해요

 

 모든 게 내 탓이고

 

 하자는 대로 할게요

 

 내 탓이 더 크죠

 

 돌아가고 싶어요?

 

 당신이 나 버려도 그쪽으론 안 가요  끝났어요완전히

 

 나한텐 이제 정말

 

 자기뿐이야

 

 같아요나도

 

 [새가 지저귄다]

 

 [의미심장한 음악]

 

 당신?

 

 당신나 맞아 줄 거야?

 

 용서했어요?

 

 (도우미일어나셨어요?

 

 [한숨]

 

 어머니 그냥 이렇게 우리랑  계속 사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

 

 (유신얘기해안 외롭고 좋지

 

 (피영지아도 케어 잘해 주시고

 

 그 덕에 우리도 한 번씩  데이트할 수 있고

 

 마음 편히 시간 구애 안 받고

 

 [문이 탁 닫힌다]

 

 (유신이 사람이 어머니 계속  계셨으면 좋겠대집 팔려도

 

 나야 좋지안 외롭고

 

 우리 엄마보다도 어머님이 더 편해요

 

 아이  [웃음]

 

 정말요

 

 (유신지아  [문이 탁 열린다]

 

 그럼 지아나 잘 케어하고  봉사 활동이나 다녀야겠다  [문이 탁 닫힌다]

 

 [동미의 옅은 웃음]

 

 가요

 

 "메리 크리스마스"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한숨]

 

 [혜령의 한숨]

 

 [자동차 잠금장치 작동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직원어머고객님오랜만이에요  오늘 어떻게 해 드릴까요?

 

 - (숍 매니저어머도련님!  - (동마

 

 - (숍 매니저옷부터 벗으시고  - (직원샴푸 먼저 하세요

 

 (동마

 

 [흥미진진한 음악]

 

 (지배인아까 와인 사시려고  했던 분이

 

 계산하고 가셨거든요

 

 저희한테 물어보셨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지배인저희 VIP 손님이시라서

 

 죄송합니다

 

 저 기억하세요?

 

 [옅게 웃으며

 

 (유신인제 유명해지면  얼굴 보기 힘든 거 아니야?

 

 영화에 세 신 나오고 유명해져?

 

 벼락 스타란 말 왜 있어?

 

 자고 났더니 스타 된 경우도 많고

 

 그래서 싫다고좋다고?

 

 우선은 자기 꿈 이루는 게 중요하지  [따뜻한 음악]

 

 꿈 이루어지면 행복할 거고

 

 (아미지금도 행복해

 

 성공이 행복은 아니니까

 

 (매니저누나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아미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저마다 인사한다]

 

 (감독부탁드리겠습니다

 

 - (여학생1) 주빈이래주빈!  - (여학생2) 주빈!

 

 (여학생1) 어떡해!  [여학생2의 환호]

 

 오빠잘생겼어요!

 

 [여학생들이 소란스럽다]

 

 - (매니저떨려요?  - (아미살짝

 

 (매니저) NG 나면 다시 찍으면 돼요

 

 [감독과 주빈이 대화한다]

 

 (아미주빈 오빠 완전 카리스마

 

 (매니저성격 그래도 괜찮은 걸로  소문났어요

 

 (아미아우라  [코디의 옅은 웃음]

 

 (코디오늘 날씨  그래도 이 정도길 다행

 

 어제 같았으면 얼어 죽었다우리

 

 - (감독가자  - (스태프

 

 (스태프조용히 해 주세요!

 

 (감독레디

 

 !

 

 [긴장되는 음악]

 

 ! NG, 다시

 

 !

 

 이 패딩 어디 거예요?

 

 (피영은색 드문데

 

 내가 안 샀어요

 

 선물받았어요

 

 남자 거 아니에요?

 

 - (스태프미셸  - (아미

 

 남친이요촬영 때 입으라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피영이거 어디서 이랬어?

 

 승마장에서 난로에

 

 어유조심하지  한국에서 살 수도 없는 건데

 

 - 속인데뭐  - (피영속이라도

 

 덧댈 수도 없고

 

 [감독이 말한다]

 

 (감독가자

 

 [애절한 음악]

 

 크리스마스 계획 있으세요?

 

 (시은아니요

 

 그냥 본론 얘기해요

 

 (혜령저녁 약속 있으세요?

 

 있어도 없다고 하고 싶은데요?

 

 (피영무슨 드라마 촬영이에요?

 

 [타이어 마찰음]

 

 무슨 얘기야?

 

 - (유신모든 건 끝이 있어  - (아미지금은 아니야!

 

 (해륜지아 아빠 다른 여자 있어  보니까

 

 (동미이거 마셔

 

 어머니생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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