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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작사 이혼작곡 S2. 6

 

 [잔잔한 음악]

 

 오랜만이에요

 

 - 언제 왔어?  - (아미지난주요

 

 여기 누구 만나러 온 거야?

 

 (감독!

 

 지문을 읽으면 어떡해!

 

 죄송합니다

 

 (주빈죄송합니다한 번 더 갈게요  죄송합니다

 

 

 

 무슨 드라마 촬영이에요?

 

 - (감독레디  - (코디

 

 [휴대전화 진동음]

 

 [놀라는 숨소리]

 

 - (피영어머니  - (동미지아가 학원에서 다쳤대

 

 [긴장되는 음악]  어딜요?

 

 유리 파편에 찔렸다나 봐  저녁 약속 있다고 했지?

 

 누가 찌른 거예요?

 

 (피영병원 갔대요?

 

 지혈 대강 하고 가는 중이래

 

 - 얼굴 아니에요?  - (동미못 물어봤어

 

 학원 선생도 놀라 가지고

 

 가서 전화할게병원

 

 - (피영어느 병원요?  - (동미도착하면 알려 준댔어

 

 - (동미근처 응급실 가겠지  - (피영피부과 가야 해요

 

 내가 전화할게요

 

 [타이어 마찰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 (혜령감사합니다  - (숍 직원다음에 또 오세요

 

 (혜령

 

 [다가오는 발걸음]

 

 (혜령그날 저희 테이블까지  계산하셨더라고요

 

 (동마) [피식하며

 

 (혜령저녁 약속 있으세요?

 

 - 오늘요?  - (혜령

 

 - 있어도 없다고 하고 싶은데요?  - (혜령밥 살게요

 

 돈으로 갚긴 그러니까

 

 - (동마장소는 제가 정해도 될까요?  - (혜령

 

 블루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어때요?

 

 - 정말 약속 없으신 거예요?  - (동마예약도 제가 할게요

 

 자리 없을 것 같은데?

 

 거기 당일 예약 힘들잖아요

 

 밥값 부담스러운 거 아니시고요?  [흥미진진한 음악]

 

 (동마농담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드르륵 열린다]

 

 혹시 노쇼 하실 거면 문자 정돈 주세요

 

 타서 제 번 보낼게요  자리 없다면 알려 주세요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이 들려온다]

 

 (혜령) SF전자 기조실장

 

 (예정!

 

 [흥미진진한 음악]

 

 굴비 좋아하잖여

 

 굴비가 뭔 죄 있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예약하셨습니까?  - (혜령서동

 

 

 

 [노크 소리가 들린다]

 

 (지배인외투 걸어 드리겠습니다

 

 - (종업원식사 준비되는 대로…  - (동마

 

 - (동마와인 한잔하실래요?  - (혜령아니요

 

 (혜령여기 자주 오시나 봐요?

 

 홀 꽉 찼던데  [문이 탁 닫힌다]

 

 먹는 걸 좋아해서요

 

 술은 안 좋아하시고요?

 

 와인 정도는 즐기죠

 

 - 제 프로 청취하시나 봐요  - (동마거의요

 

 - 안 들으신다고요?  - (동마네  [혜령의 멋쩍은 숨소리]

 

 개인적으로 팬 거의 안 만나는데  분간이 안 서요

 

 팬인지 아닌지

 

 전 팬이라고 할 순 없죠

 

 그때 와인은 왜 보내셨어요그럼?  저희 테이블에

 

 그냥 혼자 반가웠다고 할까요?

 

 매스컴 통해서 아는 얼굴 보면  지인 같은 느낌 들고

 

 인심 후하시네요

 

 지인 같은 느낌에  그 비싼 와인값 내 주시고

 

 - 팬 아니라 실망이에요?  - (혜령아니요

 

 어쨌든 받았으니 갚아야죠

 

 갚으려고 오늘 만난 거예요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이랑 같으시네요  똑 부러지는 성격

 

 원래 이렇지 않았는데  방송 생활 하면서요

 

 어땠는데요?

 

 

 

 친구들이 허당이라고 많이 놀렸어요  [동마가 피식한다]

 

 (혜령생각해서 좀 친근하게 대하면

 

 특히 남자들요  좋아하는 걸로 착각하는 거예요

 

 전 착각 안 할 테니까  잘 대해 주세요친절하게

 

 [피식한다]

 

 누가 취미 물으면 음악 감상이겠어요

 

 직업이죠  [동마가 호응한다]

 

 한 번씩 라운딩 나가요

 

 (혜령직함 보니까  저보다 위실 거 같아요나이

 

 프로필에 서른셋으로 돼 있으시던데

 

 - 네  - (동마두 살 위네요제가

 

 캐주얼 면티 같은 거 입으면

 

 20대로도 보는 사람들 있지 않아요?

 

 외국 나가면  학생 취급 받을 때도 있어요

 

 기분 좋으세요나빠요?

 

 나쁠 것까진 없고요

 

 남편분 한 살 연하라고

 

 - 방송에서 들은 거 같은데  - (혜령

 

 [흥미진진한 음악]  (혜령남편 얘기는 왜 해?  우리 얘기나 하지

 

 (동마좋은 점 있어요?

 

 일반적으론 연하 남자랑 결혼하면  능력 있단 소리 듣죠?

 

 결혼 때 그런 축하 인사 많이 받았는데

 

 장점은 더 살아 봐야 알겠어요  [동마가 피식한다]

 

 (동마역시 말씀 잘하시네요

 

 여자들 대개 생각하면서 말하는데  막힘없이

 

 입으로 먹고사는 직업이니까요  [동마가 피식한다]

 

 여자에 대해서 잘 아세요

 

 '많이 사귀었구나뜻이죠?

 

 [옅은 웃음]  (동마제 기준으론  절대 많이 안 사귀었어요

 

 기준으로 몇 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냔 질문은 안 할게요

 

 [피식한다]

 

 아버지 전화라 받아야 하거든요

 

 

 

 (동마아버지

 

 손님이랑 식사 중이에요

 

 

 

 (혜령오너 2?

 

 [문호의 한숨]

 

 (문호요새 걷는 건 어때?

 

 계단 오르기 힘들지?

 

 아직 쓸 만해

 

 (문호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쓸 만할 때부터 다지고 영양 줘야 혀

 

 개는 옆에 두고 먹어도  사람은 옆에 두고 못 먹는다는데

 

 한마디 먹어 보라 소리도 안 혀?

 

 나도 딸기 좋아하는구먼

 

 독혀정말

 

 [흥미진진한 음악]

 

 멀쩡한 남편 귀신 취급도 아니고

 

 내 성질 워낙 뚝하잖여

 

 그래서 세세한 거

 

 신경 못 쓴 부분 있는 걸

 

 오리지널 충청도 사나이라

 

 근데 거기에 반혔다고 안 혔어?

 

 - 언제?  - (문호언젠가 그런 거 같은디

 

 (문호내일 쇼핑 가

 

 당신 물건 사고 고르는 거 좋아하잖여

 

 그짝이라고 해이짝저짝그짝

 

 농으로 한 소릴

 

 내 잘못했다고!

 

 전에 아버님

 

 백 명 여자하고 정분나는 것보다

 

 내 식구 한 사람한테

 

 존경사랑받는 게  더 의미 있다고 하셨어

 

 그러셨지

 

 (문호그래서 나도 평생  한눈 안 팔았고

 

 눈으론 안 팔았지만 가슴으론 팔았어

 

 또 김동미 얘기여?

 

 (예정아버님

 

 어머님한테 얼마나 잘하셨어

 

 어머님은 하대하고  다른 여자 보약 지어 주신 적 있어?

 

 아버지도 몰러

 

 운 좋게 안 들키셨을 수도 있고

 

 돌아가신 아버님 욕보이는 거야?

 

 본인 허물 합리화하려고?

 

 그건 아니고!

 

 (예정그런 아버님께 뭐 배우고 컸어?

 

 보약 한 제 가지고

 

 (예정우리 친정어머니가  뭐라신 줄 알아?

 

 내 살 아껴 주는 남자가 최고라고

 

 [애잔한 음악]  김동미 건강은 터지게 걱정하고  손수 약 지어 보내고

 

 난 눈앞에서 아파해도  병원 가라는 한마디

 

 젊고 펄펄하던 몸

 

 판사현 일가 먹을 거입을 거 해 대다  다 곯고 망가졌는데

 

 김동미 손에  밥 한 끼를 얻어먹어 봤어?

 

 김동미가 빨아 준  손수건 한 장 쥐어 봤어?

 

 - 돈 준 적은 없잖여  - (예정터진 입이라고!

 

 (예정꺼져

 

 자꾸 성가시게 말 걸지 말고

 

 [문호의 한숨]

 

 그래도 그건

 

 먹어 둬

 

 (피영어떤 애가 주스 마시면서  화장실 들어가다

 

 병을 놓쳐 깬 거야

 

 그리고 지아가 바로 화장실 들어가다

 

 유리 파편에 미끄러지면서

 

 (동미병 조각을 짚어 가지고  동맥 딱 1cm 옆이니

 

 어쩔 뻔했어

 

 [피영의 힘겨운 신음]

 

 (피영약상자 어머니 방에 있던가요?

 

 (동미

 

 머리 아파?

 

 나도 지끈거려

 

 [문이 탁 여닫힌다]

 

 (피영

 

 [한숨 쉬며이따 얘기할게

 

 [문이 탁 열린다]  (유신?

 

 (지아상처 아려

 

 [한숨]

 

 (유신학원 바꿔당분간 쉬든가

 

 (피영방학 내 놀 수는 없고

 

 [술 취한 말투로아빠

 

 (문호술 마셨냐?

 

 - [입소리를 쩝 내며네  - (문호팔자 좋다

 

 그 사람 보셨어요?

 

 쑹위안?

 

 전혀 신경 안 쓰시는 거예요?

 

 제주도 갔어

 

 올라오면 연락 준다고 혔고

 

 - 확인하셨어요간 거?  - (문호아니

 

 [무거운 음악]  안 갔을 수도 있단 말이에요

 

 그냥 혼자 조용히 지내려고

 

 (문호그런가?

 

 - (문호?  - (사현남 얘기 하듯 하세요

 

 거짓말할 성격 아니던데?

 

 한 번 봤지만  [사현의 한숨]

 

 왜 한숨이여보고 싶어서?

 

 아빤 내 마음 짐작도 못 해

 

 내가 네 맘 어떻게 짐작하겄어

 

 외방 자식 만든 적도 없고나야

 

 (문호참아참는 자에게 복이 있댜

 

 복 안 받아도 좋겠어

 

 [숨을 씁 들이켠다]

 

 전화만 기다리시지 말고

 

 한번 좀 들러 보세요  잘 있나어쩌나

 

 알았어

 

 (문호어디여?  그만 마시고 얼른 들어가몸 상혀

 

 집이에요

 

 (사현

 

 네  [통화 종료음]

 

 [한숨]

 

 (혜령술을 왜 마시고 있어?

 

 - (사현피곤해서  - (혜령피곤하면

 

 맥주 한 캔으로 충분하잖아

 

 (사현

 

 반응 나올 때 되지 않았어?  테스터기

 

 잘도 아셔

 

 안 됐어이번엔

 

 [한숨]

 

 [무거운 음악]

 

 남친이요촬영 때 입으라고

 

 [다가오는 발걸음]

 

 (유신애한테 일 생기는 게  제일 속상해

 

 진짜 오늘 십년감수했어

 

 자다 가위눌릴 것 같고

 

 (유신당분간 지아 씻겨 줘야겠네

 

 [유신이 스킨 통을 달그락거린다]

 

 - 저기  - (유신

 

 - (유신?  - (피영자기 패딩

 

 (유신패딩 뭐?

 

 (피영) LA 동창 줬다는 패딩  오늘 어떤 여자가 입고 있는 거야  [무거운 음악]

 

 무슨 얘기야?

 

 (피영방송국 뜰에서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촬영하는데

 

 어떤 얼굴 모르는 배우가 자기 패딩을

 

 [피식하며아무리

 

 안자락 그을린 은색 패딩이  세상에 둘이야?

 

 - 정말?  - (피영

 

 어디서 샀냐니까 남친한테 선물받았대

 

 - (유신그 남친 나잖아그럼  - (피영농담 말고

 

 [숨을 들이켜며철호가 누구 줬나?

 

 그럼 그 배우가  당신 중학교 동창 애인?

 

 아이그건 말 안 되고

 

 미국에 있는데 어떻게?

 

 전화해 물어봐요

 

 LA 지금 아침이야

 

 (유신그리고 진짜 누구한테 줬는데  친척이나 누구

 

 그 친구가 한국 입고 나와서  그 배우한테 준 거면

 

 얼마나 미안해나한테

 

 입고 갔는데  LA에선 그런 패딩 입을 날씨 아니니까

 

 다니러 온 친척  누구 입혀 보낸 모양이네

 

 - 그런가?  - (유신그거밖에 말 안 돼

 

 (유신자식이  안 입을 거면 부쳐 주든가

 

 밀라노에서 산 걸

 

 줄 때 내가 사 준 거라고  얘기 안 했어요?

 

 어떻게 해공치사도 아니고

 

 누구라도 잘 입으면 됐지뭐  배우가 입었네

 

 기분 별로야  내가 사 준 남편 패딩엉뚱한 여자가

 

 나중에 새로 좋은 거 사 줘

 

 애지중지 태우지 않고 잘 입을게

 

 이제 남도 절대 안 주고

 

 [피영의 한숨]  (유신자자!

 

 자자자자자자자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형제분 외동아들 아니시죠?

 

 - 어떻게 아세요?  - (혜령느낌에요  [문이 탁 닫힌다]

 

 사랑받고 자란 막내 느낌?  [동마가 피식한다]

 

 위로 형 있어요

 

 - 조카들 이쁘죠?  - (동마조카들 있냐고요?

 

 - 당연히 있지 않아요?  - (동마이 세상에 당연은 없어요

 

 (동마아침에 해 뜬 날은  당연히 저녁까지 맑아야 하는데

 

 중간에 비도 오고  흐리기도 하고 그러듯이요

 

 - 조카들 없다고요?  - (동마

 

 그다음 질문 맞혀 볼까요?

 

 '왜 결혼 안 하세요?' 또는  '독신주의자세요?'

 

 [멋쩍은 미소]  (동마오늘은 뻔한 답 안 해도 되죠?

 

 하세요들을래요  [동마의 의아한 신음]

 

 [흥미로운 음악]  [피식하며농담요

 

 농담이 아니라 진심 아니에요?

 

 - 궁금해요  - (동마할 거예요, 5년 내로

 

 마땅한 분 아직 없으면  친한 아나운서 후배 소개해 드릴까요?

 

 소개받는 거 재미없어요  [혜령의 옅은 웃음]

 

 누구 있으시구나?

 

 아직까진 정착하고 싶지 않아요

 

 - 사람한테요?  - (동마사람이 됐든

 

 (동마부혜령 씨 얘기도 해 봐요

 

 내 과거요?

 

 (혜령현재미래?

 

 현재를 알려면 과거를 알아야죠

 

 - 불자 아니세요?  - (동마불자까지는 아니고

 

 책 몇 권 읽었어요불교책

 

 [노크 소리가 들린다]

 

 (혜령여러 면에서 내 상대가 돼

 

 지루하지도 않고  사람 긴장시키고은근히

 

 [무거운 음악]

 

 [자동차 잠금장치 작동음]

 

 [어두운 음악]

 

 [깊은 한숨]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어머네가 동미구나

 

 - (순한가 봐요  - (문호개는 주인 닮으니까

 

 추울 때는 안에서 재워

 

 개들 은근히 추위 타요  특히 요만한 개들은

 

 준재야

 

 감사합니다

 

 

 

 이런 한옥 처음 와 봐요

 

 (예정자주 놀러 와쉴 겸

 

 (문호집이다 생각하고

 

 [문호의 웃음]

 

 (예정

 

 

 

 들어

 

 [문호의 멋쩍은 웃음]

 

 [문호의 힘주는 신음]

 

 (정원 관리하는 분  따로 있어야겠어요

 

 - (예정응  - (문호우리 손녀들

 

 (문호뜰에서  얼마나 잘 뛰어노는지 몰라

 

 얼른 봄이 돼야 바비큐 파티도 할 텐데

 

 고기 뭐 좋아혀?

 

 다 잘 먹어요

 

 오리고기만 별로 맛있는 줄 모르겠어요

 

 우리랑 똑같네식성  [웃음]

 

 [따뜻한 음악]  (문호당신도 오리 별로지?  한번 체한 뒤로

 

 - 네  - (문호아예 오늘 자고 가

 

 (문호빈방 많겠다

 

 - 아니에요  - (예정내 잠옷 입으면 돼

 

 나중에요

 

 바다야

 

 외할머니할아버지는 안 계셔도

 

 친할아버지할머니는 너 기다리셔

 

 좋은 분들이야

 

 벌써부터 우리 바다 많이 사랑하시고

 

 [휴대전화 벨 소리]

 

 - 여보세요  - (문호받네?

 

 (문호어디여?

 

 그렇지 않아도  전화드리려던 참이었어요

 

 방금 제주서 왔거든요

 

 (문호그려나 올라가고 있는디  볼일 있어서

 

 저녁 할 수 있어?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어서 오세요

 

 [밝은 음악]

 

 (사진작가찍겠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코디아미

 

 - 나오래  - (아미

 

 [긴장되는 음악]

 

 [웃음]

 

 (피영사피영말도 안 되는 상상 마  [한숨]

 

 산타가 정말 있으면 얼마나 좋아  멋지고

 

 선물받고 싶다고?

 

 선물보다도 사슴이 끄는 마차 타고  하늘을 나는 할아버지환상적

 

 (우람정말 동화적일 거 아니야

 

 누난 언제 알았어산타 없단 거?

 

 - 그냥자연스럽게  - (우람초등학교 때?

 

 - (향기응  - (우람엄마는요?

 

 (시은) 3학년 때였어

 

 이브 날 산타 할아버지 직접 보려고  억지로 안 자고 있는데

 

 아빠가 살그머니 들어오시는 거야  선물 상자 들고

 

 [함께 웃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 여보세요  - (가빈남가빈입니다

 

 안녕하세요

 

 - 네  - (가빈언제 좀 뵙고 싶어서

 

 전화드렸어요

 

 용건이 남았어요?

 

 [어두운 음악]  (피영공항 갈 때 패딩 입고 나갔고

 

 차에 벗어 놨던 거  동창 만나서 입혀 보냈다고 했어

 

 그 여자 사귄대도  귀국 날 만나는 것도 말 안 돼

 

 더구나 입던 거 선물할 리 있어?

 

 새로 좋은 거 사 주지

 

 (왜 여태 안 가시고

 

  PD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네  - (왜 여태 안 가시고

 

 (피영선곡표 짜느라고요  집에선 집중 안 돼서

 

 (피영지아 아빠 말이 맞지뭐  [한숨]

 

 - (따뜻한 아메리카노요  - (카페 점원

 

 - (카페 점원한 잔요?  - (

 

 - 내일 봬요  - (

 

 [휴대전화 진동음]

 

 (아미오빠나 막 촬영 끝났는데  승마장 가려고

 

 말 타면 피로긴장 다 풀려서  오빠 못 와?

 

 [한숨]

 

 (아니전 앞에

 

 (문호뒤에 타

 

 [원의 옅은 미소]

 

 (어머님은요?

 

 나만 볼일 있어서  [원이 호응한다]

 

 [문호의 웃음]

 

 - (문호제주 날씨는?  - (별로 춥진 않은데

 

 (바람이 많이 불어요요즘

 

 바닷바람이라 차지?

 

 (네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새 응가 떨어졌어?  [원의 웃음]

 

 (기사

 

 - (문호웃겨그 말이?  - (

 

 (문호웃는 게 좋은 겨태교에도  [함께 웃는다]

 

 [문호의 개운한 탄성]  (어머님 건강은 어떠세요?

 

 (문호그런대로

 

 (이거 지난번 마지막 만난 날  사현 씨가요

 

 보기 좋네

 

 - 우리가 챙겼어야 하는디  - (아닙니다

 

 오빠분 내외는 어떻게쉽게 받아들여?  [무거운 음악]

 

 처음엔 좀 당혹스러워했다가

 

 축하해 줬어요

 

 자세한 얘기는 안 했고요

 

 사현이가 많이 신경 쓰이는 모양이여  걱정되고

 

 (문호왜 안 그렇겠어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 주세요

 

 - 속은 좀?  - (많이 가라앉았어요

 

 다행이구먼

 

 뭐가 막 당기고 생각날 텐디  뭐든 얘기혀

 

 (문호식당에서 안 파는 건  집에서 만들어 주면 돼

 

 우리 집사람  음식 솜씨 하나는 기차니께

 

 - 저예요어머님  - (예정

 

 - 저녁 드셨어요?  - (예정혼자라 일찍 먹었어

 

 그 여자 최근에 만나셨어요?

 

 (예정제주서 아직 안 왔어

 

 올라오면 만나셔서  사진 좀 찍어 보내 주세요

 

 (예정?

 

 궁금해요  어떻게 생겼는진 알아야겠어요

 

 (예정그냥 평범하다니까

 

 그리고 뭐라고 하고 사진 찍어?

 

 너한테 보여 주려는 거 눈치채지  [무거운 음악]

 

 좀 좋은 레스토랑 약속 잡으셔서요

 

 색다른 요리 나오면 찍는 척하고  각도 약간만 올리시면 돼요

 

 (예정경우가 아니지

 

 [한숨 쉬며유부남 애 가진 건  경우고요?

 

 꼭 좀요

 

 (문호집사람 보여 줘야지  [카메라 셔터음]

 

 뭐 먹었나 궁금할 거 아니야

 

 먹음직스럽게 잘 나왔네  [원의 옅은 웃음]

 

 어서 들어

 

 [밝은 음악]

 

 (문호꼬르륵 소리 나던디  나 신경 쓰지 말고 어서 푹푹

 

 - 들으셨어요?  - (문호아직 나 귀 밝아

 

 (혼자 왔어요웬일로?

 

 (아미오빠 금방 올 거예요

 

 (한창 막힐 시간이라

 

 - (?  - (아미많이 마셨어요오늘

 

 - (아미오빠  - (유신

 

 - (유신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들 오셨어요

 

 바빠서요

 

 뭐가 그렇게 바쁜지

 

 - 타셨어요?  - (

 

 (파빌리오 아파트 살죠?  [긴장되는 음악]

 

 (아미

 

 (동창 녀석이 거기로 이사 갔어요  이혼하고

 

 알은체하시지 그러셨어요보셨으면

 

 차 타고 나오다요

 

 우리 집은 불편하다고

 

 

 

 (문호우리 사현이랑 싸운 적 있어?

 

 () [옅게 웃으며아니요

 

 - 한 번도?  - (

 

 그냥 쭉 지인으로 봐 와서

 

 이해가 안 가솔직히

 

 센터에서 운동하다 알았고

 

 주로 사현 씨가  이런저런 문제 생기면 의논해 왔어요

 

 그러니까 그

 

 - …  - (카운슬러요?

 

 그게 정확히 뭔 뜻이여?

 

 내가 학교 졸업한 지 오래돼 가지고

 

 상담조언그런 뜻이요  [문호가 호응한다]

 

 주로 어떤 문제?

 

 일 힘들다고?

 

 (그냥 집에서 좀  안 맞는 부분 같은 거요

 

 혜령이?  [흥미진진한 음악]

 

 이름이 혜령이거든

 

 유순한 성격은 아니여

 

 전형적인 일하는 여성커리어 우먼

 

 - 과일 안 먹어?  - (배불러요

 

 약간 과식했어요맛있어서

 

 고픈 것보다 나아  [원의 옅은 웃음]

 

 [포크를 탁 내려놓는다]

 

 (문호실은 느꼈을지 모르지만

 

 요즘 집사람이랑 좀 그려

 

 한마디로 냉전 중

 

 - 무슨 문제로요?  - (문호오해해 가지고

 

 나랑 말도 안 섞네둘이 있을 때

 

 - 풀어 드리세요잘  - (문호풀려고 해도

 

 돈 가방도 줘 봤는데 소용없고

 

 꽁 맺혀 가지고

 

 어머님 입장에서  화나실 만한 일이에요?

 

 우리 같으면 별일 아닌디

 

 여자라 그런가?

 

 납득을 안 하네?

 

 (문호안 하는 건지

 

 [혀를 차며못 하는 건지

 

 [말 울음]  (유신

 

 [차분한 음악]

 

 - 그건 아버님이 좀…  - (문호잘못한 겨?

 

 - 솔직히 말씀드려도 돼요?  - (문호

 

 충분히 지나치셨어요

 

 (마음은 그 정도 아닌데

 

 오버하셔 가지고 고향 동생분한테

 

 (문호맞아

 

 마음은 정말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어

 

 돈 드리고 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고요

 

 진심으로 사과하셔야 풀리실 거예요

 

 [흥미진진한 음악]  (문호진심으로 풀고 싶다니까

 

 적당히 말고 최선

 

 마음을 다해서요

 

 어떻게 최선?

 

 편지를 써?

 

 남자들 언변이 달려

 

 편지가 더 어려울 수 있어요

 

 한두 마디 사과 계속하셨으면

 

 마지막 방법으로  무릎 꿇어 보시는 거 어떠세요?

 

 그 정도로 잘못한 겨?

 

 (문호사나이 대장부란 말도 있는데

 

 아녀자한테 무릎 꿇어야 쓰겄어?

 

 어머님이 평생 아버님 아닌  첫사랑 가슴에 품고 사셨고

 

 아버님한텐 애정 안 보이시다가

 

 첫사랑 만나 몰래 보약 지어 주셨다면  어떠시겠어요아버님

 

 (풀리실 때까지 사과하시고

 

 용서할 때까지  꿇고 계시겠다 해 보세요

 

 밤이라도 새우겠다

 

 내 무릎은 그럼 어쩌고?

 

 절대 밤새 무릎 꿇게 안 하세요

 

 은근히 독하더라고

 

 이번에 보니께

 

 (그 정도 진정성 있게  정말 잘못했다 인정하시면

 

 분명히 풀리세요

 

 여자들 마음 거의 같거든요

 

 대강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고요

 

 (동미?  아비랑 데이트하는 줄 알았더니?

 

 (피영아비 승마장요

 

 (동미이 시간까지 말을 탄다고?

 

 

 

 [동미의 다급한 신음]

 

 [동미의 옅은 웃음]

 

 (동미이거 마셔

 

 - 어머니생큐  - (동미유어 웰컴  [동미의 옅은 웃음]

 

 (피영저도 모르게 예의 없이  편히 대해 주시니까

 

 격이 없고 좋아  [피영의 옅은 웃음]

 

 너무 달지도 않고 딱 갈증 풀려요

 

 승마장이 아니라 술집 간 거 아니야?

 

 - 여자들 있는 술집요?  - (동미

 

 그런 거 좋아도 안 해요  어머니 아시면서

 

 혹시 모르니까

 

 이 시간까지 무슨 말을

 

 말벅지 보세요체력

 

 (피영맘 맞는 아저씨들이랑  맥주 마시고 수다 떠는 낙도 있어야죠

 

 [밝은 음악]  (유신늦는다고오늘?

 

 - 응  - (유신그럼 난 승마장이나 가련다

 

 (유신사피영 없는 집 들어가기 싫어

 

 지아도 있고 어머님도 있고

 

 (유신맞아 주는 건 당신이라야지

 

 우리 마누라

 

 - [피식하며마누라?  - (유신여보

 

 [웃음]

 

 - (유신피곤 풀렸어?  - (아미

 

 - (유신어디 가서 한잔할까?  - (아미집에 가 마셔

 

 - (유신맥주 있어?  - (아미사면 돼치킨은 시키고

 

 [긴장되는 음악]  (시은둘 사이 문제 생겼나?

 

 그건 아닐 거야

 

 박해륜 어디 안 좋은가?

 

 (아미

 

 [아미의 옅은 웃음]

 

 [아미의 개운한 탄성]

 

 졸업하자마자 한국 올 걸 그랬어

 

 그랬으면 지금 배우로서  입지 굳혔을지도 모르고

 

 그럼 나 안 만났지

 

 (아미만날 운명이면  만나는 거 아니야?

 

 [한숨]  오빤 운명 아니라고 생각해우리?

 

 - (아미?  - (유신운명이면

 

 결혼으로 이어지지

 

 (아미오빠답지 않게 운명론?

 

 결혼은 사랑이  형식적인 절차로 마무리된 거고

 

 그냥

 

 ing 있잖아우리처럼

 

 [아미의 옅은 웃음]

 

 - 우리 사랑 아니야?  - (유신맞아

 

 오빠 오늘 분위기 좀 가라앉았어

 

 에너지 바닥?

 

 우리

 

 이번 달까지만 봐  [무거운 음악]

 

 내가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 들어  자기한테

 

 - 누가 도움받재?  - (유신앞으로 이름얼굴 알려지면

 

 어차피 우리 못 만나는 거잖아

 

 그런 게 어디 있어?

 

 언제 그런 약속 한 적 있어?

 

 유명 연예인들  그럼 다 누구 못 만나게?

 

 경우가 다르고

 

 무슨 의미인지 알잖아

 

 방법은 찾으면 돼

 

 앞길 막는 거야

 

 본격적으로 활동하다 보면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는데  모든 면에서

 

 마음이 중요하지조건이 중요해?

 

 마음만 갖곤 해결 안 되는 게 있고

 

 나 준비 안 됐어

 

 오빠 그렇게 단순한 감정 들었던 거야?

 

 (아미끝내자고 맘먹으면  아무렇지 않게 바로 정리가 돼?

 

 계속 발목 잡는 거 양심상

 

 그런 생각 마!

 

 나 아무 욕심 없고  그냥 오빠만 내 곁에 있으면 된다니까

 

 무슨 도움이 돼서내가?

 

 난 뭐오빠한테 도움 돼?

 

 (아미서로 덕 보자고 만나는 사이야?

 

 순순한 감정 하나야우리

 

 - 모든 건 끝이 있어  - (아미지금은 아니야!

 

 (유신일에만 몰입하고 집중해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그냥 일 겸 어울린 거지베프 있어?

 

 내 감정만 생각하면

 

 - 나도 붙잡고 늘어지고 싶어  - (아미붙잡고 늘어져!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그렇게 못 해

 

 혹시

 

 집에서 알았어?

 

 아니

 

 어차피 끝날 거면

 

 더 힘들기 전에

 

 이미 마음 변한 다음에  안 좋게 끝내는 것보다

 

 좋은 감정일 때 서로 축복해 주면서

 

 [흐느끼며나 아직  그 정도로 성숙하지 못해

 

 한국행 비행기 탈 때 각오 생각해 봐

 

 사랑 다 병행하긴 어려워

 

 뭐 하난 포기해야지

 

 - 차라리 일 포기할래  - (유신그런 게 어디 있어?

 

 나중에 나한테 고마워할 거야

 

 오빠나 사랑 안 해?

 

 흐르는 물처럼  계속 새로운 사람 만나고

 

 옛 사람은 잊어 가면서

 

 그렇게 사는 게 인생이야

 

 몇 달이면 나 잊을 수 있어?

 

 가슴에 남겠지평생

 

 어떻게 잊니?

 

 나도 힘들어벌써부터

 

 그러니까!

 

 왜 미리 끝내야 하냐고!

 

 자신 없어

 

 오빤 날 몰라

 

 나 오빠가 생각하는 것만큼  강하지 못해

 

 왜 몰라

 

 들이대는 남자 한둘 아닌 것도 알아

 

 그중에 하나 골라잡으라고?

 

 백 명이 들이댄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오빤데

 

 (아미무슨 소용 있어?

 

 다른 어떤 남자도 눈에 안 들어와

 

 [아미의 울음]

 

 날 택할 순 없어?

 

 나 욕심낼래이러면

 

 날 택해평생 사랑하고 잘할게

 

 ?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 (기사쉬십시오  - (문호

 

 (문호까짓 무릎 꿇지

 

 [비장한 숨소리]

 

 동미야  [웃음]

 

 아유집 잘 지키고 있었어동미?

 

 (문호아이고잘했어  잘했어잘했어  [강아지가 낑낑거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어디 간 겨?

 

 - 여보세요?  - (가정부회장님

 

 집사람 어디 갔어요전화도 꺼져 있고

 

 (가정부여쭤봤는데  말씀 안 하시고 가셨어요

 

 빈 몸으로가방 들고?

 

 (가정부가방 드시고요

 

 - 얼마만 한 가방?  - (가정부트렁크요

 

 (가정부제일 큰 트렁크

 

 - 외국 간 거 아니여?  - (가정부설마요

 

 (가정부그런 분위기는 아니셨어요

 

 알았어요

 

 [통화 종료음]  [의아한 신음을 내며방콕?

 

 주안지 주안상인지

 

 초등학교 동창 만나러 간 거 아니여?

 

 여권이

 

 동미야여권 어디 있는지 몰라?

 

 (문호모른다고?  [문호의 웃음]

 

 [문호의 한숨]

 

 [무거운 음악]

 

 [얼음을 오도독 씹는다]

 

 [연신 노크 소리가 들린다]

 

 [쓸쓸한 음악]

 

 [흐느낀다]

 

 (문호설마 머리 깎고  절로 들어간 건 아니겠지?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울린다]  [새가 지저귄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미로운 음악]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한숨]  [애절한 음악]

 

 들어가 자요

 

 [한숨]

 

 [문이 탁 열린다]

 

 [감미로운 음악]

 

 (동미원장님  [유신의 당황한 신음]

 

 (문호동미야

 

 아무래도 네 이름 개명해야 쓰겄다

 

 동미가 아니라 예정으로

 

 그럼 또 승질 내겄지

 

 자기가 개냐고

 

 [익살스러운 음악]  이래도 타박

 

 저러면 저런다고 타박

 

 어려워사람으로 사는 것도 쉽지 않다

 

 개 암컷은 바가지도 안 긁고

 

 먹는 거 하나만 줘도 저렇게 좋아하고  환장하는구먼

 

 우리 집 할마시는  시집올 땐 강아지였는데

 

 여우로 둔갑하더니

 

 호랑이가 됐어호랑이

 

 [호랑이 울음 효과음]

 

 근디

 

 무서우면서도 은근

 

 쫄깃하단 말이여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 똑똑  - (유신

 

 - 미안  - (유신뭐가?

 

 - 어제 못 맞아 줬잖아  - (유신

 

 뭐야맞아 달라더니빈말이었어?

 

 많이 피곤했나 보다 했지  뽀뽀해도 모르고

 

 - 뽀뽀했어?  - (유신그럼

 

 [웃음]

 

 오늘 기분 좋은 시작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크리스마스 계획 있으세요?

 

 (시은아니요그냥 본론 얘기해요

 

 형식적 서론 질문 말고

 

 새해 설 지나서

 

 식 올릴까 하고요

 

 왜 안 되겠어요

 

 그래도 여쭤보고

 

 제 나이도 있고 해서요

 

 박 교수가 물어보래요?

 

 결혼식 무사히 치를 수 있나?

 

 - 불안하다고?  - (가빈아니요

 

 박 교수님은 몰라요

 

 마음 편히 진행해요

 

 (시은축하한다는 말까진 못해요

 

 가식이고 거짓이니까

 

 나뿐만 아니라 우리 애들도  아빠에 대한 미련원망 없어요

 

 받아들이고 털었어요

 

 감사합니다

 

 - (시은부모님 허락하셨나 봐요?  - (가빈힘들게요

 

 얼마 전에 가서 뵙고 왔어요

 

 (가빈저 아기도 갖고 싶고요  [무거운 음악]

 

 더 늦기 전에요

 

 사랑하는 사람 아이 갖고 싶은 거  당연하죠

 

 향기우람이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내면 좋을 것 같은데

 

 안 될까요?

 

 쿨하게 외국처럼요?

 

 장담 못 하는 게 사람 일이에요

 

 (시은나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남가빈 씨랑 만나

 

 이런 얘기 나누고 있는 거  상상 못 했고요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낼 날  올지도 모르지만

 

 - 당분간은 불가능요  - (가빈언제건요

 

 몇 년 후에라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가빈솔직히 말씀드려도 돼요?

 

 언니라고 부르고 싶어요제 맘은

 

 허락 안 하시겠지만

 

 [애잔한 음악]

 

 (문호

 

 (

 

 (사현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딜러이 차량은  100% 전기 차량입니다

 

 그래서 실내가 정숙하고  자율 주행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서

 

 젊은 여성분이 타시기에

 

 (딜러차량  댁에서 받으실 수도 있어요

 

 아니요광택 유리막 시공 약속대로요

 

 그럼요

 

 [문이 탁 닫힌다]

 

 (유신뭔가 허전하다 싶더니  트리 치웠구나?

 

 (동미사람 눈이 간사한 게

 

 크리스마스 전에는  트리가 분위기 살고 보기 좋은데

 

 지나면 바로 별로야

 

 어렸을 때 누나랑 트리 장식할 때

 

 참 좋고 행복했는데

 

 (유신내 어린 시절 좋은 추억들은  다 동미 여사가 만들어 줬다

 

 나도 그때가 좋았어젊었고

 

 - 젊어서나랑 함께한 시간이?  - (동미둘 다

 

 (유신누나 한번 나한테 물었는데  기억할지 몰라

 

 동생 갖고 싶으면 낳아 주겠다고

 

 싫다고 했잖아

 

 - 기억해?  - (동미그럼

 

 (유신그때 왜 그랬냐면  누나 사랑 뺏길까 봐

 

 후회돼크고 나니까?

 

 후회 잘 안 하는 성격인데

 

 우리 동미 여사한텐 좀 미안해

 

 (유신여동생 있었으면  훨씬 덜 외로울 거 아니야지금

 

 아들딸 마음대로  골라 낳을 수 있어야 말이지

 

 (유신내가 잘할게  [동미의 옅은 웃음]

 

 뮤지컬 같이 가지 그랬어

 

 모녀끼리 오붓하게모처럼

 

 언젠가 빈 필 신년 음악회  직접 보고 싶다고 했지?

 

 - 응  - (유신알아봤더니

 

 1년 전에도 티케팅이 힘들어

 

 그 정도야?

 

 근데 VIP 인맥 동원하면  구할 수 있어후년 건

 

 아이지아 어미랑 두 장

 

 (유신

 

 (동미어깨 안 결려?  내가 지압해 줄게

 

 내 얼굴에 쓰여 있어어깨 결리는 거?

 

 

 

 신기 있는 거 아니야김동미 여사?

 

 왜 아니야?  나한테 잘못하면 맴매할 거야

 

 네  [함께 웃는다]

 

 (동미누워

 

 키가 있는데 여기 어떻게 누워

 

 [흥미진진한 음악]  (유신웬일전문가 뺨쳐

 

 (동미하나 잘하는 여잔 다 잘해

 

 (유신) [웃으며맞아

 

 (동미실은 배웠어

 

 - (유신배웠다고정말?  - (동미봉사 활동 다닐까 하고

 

 - 요양원 같은 데  - (유신요양원을 왜?

 

 우리 병원 놔두고

 

 (유신우리 병원에서 실력을 펼치셔

 

 불쌍한 어르신들

 

 봉사 활동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그냥 좀 즐기고 살아요인제

 

 나이 먹고 힘 떨어지기 전에  좋은 일 좀 해야지

 

 여태 남을 위해서 수고하고 한 게 없어  생각해 보니까

 

 (유신왜 없어  아버지랑 나한테 평생 덕 쌓았구먼

 

 자꾸 말하면 호흡 흐트러져요

 

 (유신

 

 - 릴랙스  - (유신릴랙스

 

 잠 올 거 같은데  [동미의 옅은 웃음]

 

 자  [유신의 편안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세요?

 

 [도어 록 작동음]

 

 [감미로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한숨]

 

 [자동차 시동음]

 

 - 어쩐 일이세요?  - (해륜엄마 집에 있니?

 

 계실 거예요

 

 전화 안 해 보셨어요?

 

 [무거운 음악]

 

 [물이 쏴 나온다]  (우람엄마단지에 아빠 와 계세요

 

 엄마한테 말씀드릴 게 있는데  못 올라오시겠나 봐요

 

 (우람상가에 있는 카페 가 계시래요

 

 알았다

 

 넌 요즘 어때?

 

 (우람잘 지내요

 

 학원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해륜홍차

 

 커피가 칼슘 배출시키고  뼈 건강에 안 좋대서

 

 - 커피 마실래?  - (시은누가 그래?

 

 뼈 건강에 안 좋다고

 

 (시은커피 시켜 놓고 손도 안 대길래  나 때문에 얼어 못 마시나 했더니

 

 남가빈 원래 커피 안 마시는구나

 

 됐어

 

 (해륜고마워해진심으로

 

 만났다며?

 

 당신만 좋다면  누구보다 가깝게 지내고 싶다고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지

 

 남편을 나눠 가졌으니

 

 (시은사람이 초년중년말년

 

 다 좋을 수 없다는 말 맞아

 

 난 초년만 좋았고

 

 당신박해륜은 초년만 나빴고

 

 중년도 괜찮잖아

 

 말년은 말 그대로 러키일 거고

 

 전생에 잘 살았는지  특히 배우자 복 타고났어

 

 남가빈 그 정도면 맑더라고생각보다

 

 이런 관계로 얽히지 않았으면

 

 충분히 언니동생 하고  지낼 수 있었겠어

 

 이런 말 하기 염치없지만

 

 사실 나도 그랬으면 해

 

 남가빈

 

 요즘 여자들치곤 순수해

 

 당신만큼은 아니지만

 

 남자들 외도 한번 하면 느는 게 많아

 

 입에 발린 소리도 잘하고  거짓말도 늘고

 

 발린 소리 아니고 진심이야

 

 옛날 한집서 시앗이랑 본처  형님아우 지냈듯이

 

 그거 부탁하러 온 거야그래 달라고?

 

 - 아니  - (시은그럼

 

 결혼식 때 우람이 화동 부탁하러?

 

 꽃가루 뿌려 달라고?

 

 (해륜지아네 문제로  얘기해 줘야 할 거 같아서

 

 - 지아네 뭐?  - (해륜지아 아빠

 

 다른 여자 있어보니까  [긴장되는 음악]

 

 (해륜황 교수가 운동으로  승마가 좋다고 하도 그래서

 

 돈도 생각보다 얼마 안 든다고

 

 같이 분당에 있는 승마장 갔었거든  얼마 전에

 

 근데

 

 지아 아빠가 어떤 젊은 아가씨랑

 

 병원 여직원 아니야?

 

 여직원 분위기 아니야  여직원이라도 그렇지

 

 인사 나눴어?

 

 (해륜황 교수도 있고  그냥 타는 거 먼발치서

 

 아는 체하면 당황할 거 같고

 

 여자랑 있으면 다 그렇고 그런 사이야?

 

 그냥 아는 사이인지  남다른 사이인지 느낌이 있잖아

 

 - 스킨십이라도 했어?  - (해륜말 타면서 무슨 스킨십

 

 근데?

 

 - 친척이겠지  - (해륜만일 내 말이 맞으면

 

 모른 체하자니 자꾸 걸리고

 

 호미로 막을 거  가래로 막아야 할지 모르고

 

 우리처럼?

 

 남가빈이 아이 낳겠다고

 

 낳으면 얼마나 예쁘겠어내리사랑이니

 

 (시은박해륜이라도 행복하게 살아  각자 복이니까

 

 우람이랑 향기도  동생 생기면 좋아하지 않을까?

 

 박해륜 같으면 이복동생

 

 피를 나눴단 한 가지로 무조건 좋겠어?

 

 [한숨]

 

 (시은단순한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욕심 끝도 없다지만

 

 정도껏 해

 

 [어두운 음악]

 

 [음산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조작음이 계속 들린다]

 

 [문이 덜컥거린다]

 

 [도어 록 작동음]

 

 (피영왜 록을 걸어 놓으셨어요  대낮에?

 

 그러게

 

 (동미지아 아비가 걸어 놨나?

 

 [문이 탁 여닫힌다]  (피영이이는요?

 

 (동미자는 모양이야조용한 게

 

 저녁까지 먹고 온다더니

 

 [유신이 코를 드르릉 곤다]

 

 (피영세미네 시부모님  올라오셨다는 거예요갑자기

 

 지금 자면 밤에 못 자는데

 

 (동미집 조용하니 절간 같으니까

 

 (피영코까지 골고  [피영이 피식한다]

 

 코 안 골잖아지아 아비

 

 그러니까요

 

 [옅은 웃음]

 

 많이 피곤하면 골기도 해여자들도

 

 - 시부모들 연락도 없이?  - (피영

 

 아휴아무리 아들 집이라도  지킬 건 지켜야지기본 에티켓은  [문이 탁 여닫힌다]

 

 그러니까요  [동미의 옅은 웃음]

 

 - (동미어유쉬 마려웠쪄?  - (지아

 

 손 씻었지?

 

 (지아당근

 

 [긴장되는 음악]  [동미의 한숨]

 

 (동미저녁 먹고 기어들어 오지

 

 [무거운 음악]  (시은지아 아빠도 몰라

 

 박해륜도 나 뒤통수칠 줄  상상이나 했어?

 

 남자들 다 거기서 거기일 수 있고

 

 일단 알려는 줘야 해

 

 일요일이라 같이 있겠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피영부혜령 애 갖겠다 해 놓고  소식이 없어

 

 (시은바로 뭐들어서나?

 

 (피영한창 젊잖아

 

 맘 바뀐 거 아니야?

 

 (시은막상 엄두 안 날 수 있어

 

 임신하면 일도 줄여야 하고

 

 (피영아유일 욕심

 

 시댁 빵빵하구먼

 

 (시은시댁 빵빵한 걸로 치면  자기야말로  [피영이 피식한다]

 

 

 

 누군가한텐 털어놔야겠어

 

 어차피 좀 있으면 알려질 거고

 

 만나는 사람 생겼어?  [시은의 헛웃음]

 

 - 박해륜 결혼 상대  - (피영어머

 

 기어이 결혼까지정말?

 

 남가빈이랑

 

 그 남가빈?

 

 [피영의 기가 찬 신음]  (피영오 마이 갓

 

 말도 안 돼!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

 

 ♪ 오랫동안 숨겨 온 사랑 ♪

 

 ♪ 꺼내 놓지도 못한 사랑 ♪

 

 애도 낳고 싶대

 

 스페인 가서 부모 허락도 받았다고

 

 어쩔

 

 언니괜찮은 거야?

 

 보다시피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맞아

 

 (시은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도 맞고

 

 받아들여지는 거 있지?

 

 자식 잃은 부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 말이 안 나와  - (시은식 올리면

 

 떠들썩하게 나 남편 뺏긴  초라한 여자 되는 거지

 

 가까운 지인들만 불러서  조용히 한다는데말은

 

 일반인 얘기지

 

 결국 기사 안 떠?  [피영의 깊은 한숨]

 

 - 내 맘이 이러니…  - (시은정말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야

 

 교만하게 살면 안 돼

 

 (피영언니는 교만 교 자도 몰라

 

 그래서 어쩌면 당한 건지도 모르고

 

 너무 착해서

 

 어제 박해륜 자기 용건으로 찾아왔어

 

 나 뭐?

 

 (시은박해륜이 승마장에서  자기 신랑 봤다고

 

 (피영그래?  박 교수님도 이제 승마한대?

 

 남가빈이랑?

 

 어떤 아가씨랑 같이 타더래  [긴장되는 음악]

 

 우리 신랑이?

 

 박해륜 말로는  아주 가까운 사이로 보이더라나

 

 직원이나 아는 지인일 거라고 했는데  혹시 모르니까

 

 내 경우를 봐도 그렇고

 

 확인은 해 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인사들 나누고?

 

 뭐라더래?

 

 같이 간 동료 교수도 있어서

 

 지아 아빤 못 보고  박해륜만 먼발치에서 봤다나 봐

 

 - 뭐지  - (시은거기 회원일 수 있어

 

 - 이쁘더래?  - (시은그냥 젊은 아가씨라고

 

 알았어

 

 고마워언니

 

 [차 문이 탁 닫힌다]

 

 [떨리는 숨소리]

 

 [가쁜 숨소리]

 

 [자동차 시동음]

 

 (시은자기야

 

 벨트벨트

 

 [애절한 음악]

 

 [휴대전화 벨 소리]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목을 가다듬는다]

 

 - 여보세요  - (유신어디?

 

 들어가는 중

 

 (유신난 승마장 가

 

 신부 이뻤어?

 

 (유신다른 신부는 이쁜지 몰라

 

 우리 사피영 신부만 정말 아름다웠지

 

 늦겠네

 

 (유신조 원장 나왔으면 늦고

 

 늦게 되면 문자 줘요  저녁 준비 때문에

 

 (유신오케이

 

 (피영

 

 [한숨]

 

 [한숨]

 

 (피영지아 아비도 먹고 들어간대요

 

 (동미

 

 [긴장되는 음악]

 

 (피영아닐 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지아 아빠가

 

 [한숨]

 

 서리야

 

 (서리언니는 어떻게 받을 때마다  기운이 없어?

 

 나이가 있잖아

 

 (서리나 티케팅했어  다음 달에 한국 들어가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애절한 음악]

 

 (향기미안해엄마

 

 (문호내가 잘못했시다

 

 (혜령귀신은 속여도 난 못 속여

 

 - (고맙다  - (동마사실 이러면 안 되는데

 

 ?

 

 (피영날 그동안 속인 건가?

 

 (시은아빠 새로 만난 사람이랑  결혼 소식 들려올 거야

 

 정말요?

 

 [아미의 거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아미신중앙병원요

 

 [문이 드르륵 닫힌다]

 

 (여사장남편분 5번 룸에

 

 (혜령혹시 논현동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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