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3. 15
[잔잔한 음악]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시은의 떨리는 숨소리]
[노크 소리가 들린다]
(반) 신랑 신부 도착이요
네
(반) 속 안 좋아요?
(시은) 양치, 나가요
[따뜻한 음악]
(서 회장) 배들 고플 거야
어서
(시은) 아, 네
저기
지아는 향기랑 수영 갔다 와서
떡실신 잠들었어
여태 기다리다 좀 전에
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예정일이 정확히 언제야?
9월 20일이요
괜찮아, 몸 상태?
네
혹시 꿈 같은 거 안 꿨어?
[무거운 음악]
커튼 쳐
이게 다 기도 탓이야
기도인지 불공인지
(혜령) 스님 나한테 팥 확 뿌리는데
너무 섬찟하고 기분 나쁘더니
어머님, 아버님이 스님 모셔서 불공드렸어
순산 불공이 아니라
언제? 자세히 얘기해 봐
(서 회장) 왜 우리만?
애들 못 일어나요
향기는 친구 생파 갔고요
생일 파티?
(시은) 네
왜 국 없어요?
별로 국이 안 당겨 냄새 맡고 했더니
[서 회장의 헛기침]
고기가 나한테만…
[서 회장의 헛기침] [차분한 음악]
[서 회장의 한숨]
(피영) 드세요
아버님이 잘 드시고 오래 건강하셔야죠
씹는 거 좋아도 안 해, 나
[동마가 살짝 웃는다]
(동마) 내가 누구 닮아 고기 좋아하는데?
식당 내려가 먹었어? 룸서비스시켰어?
시켜도 먹고 내려가 먹기도 하고요
(서 회장) 양식 좋아해? 한식 좋아해? 평소에
다 잘 먹어요
(서 회장) 연어도 오메가3야
(피영) 네
- (서 회장) 단추는? - (피영) 지아 방에 있어요
(서 회장) 밥 줬고?
네
사람 사는 거 같구먼, 북적북적
정신없으시지 않으세요?
(서 회장) 왜 정신이 없어 집은 사람 온기가 끓어야 돼
과일 고루 있지?
멜론이랑 배, 단감요
(서 회장) 나 좋아하는 거만 있네
새아기 딸기 먹고 싶은 거 아니야?
(피영) 아버님이 말씀하시니까 먹고 싶은데요
[동마가 피식 웃는다]
사다 대령하겠습니다
(피영) 농담이에요
- 사 오라 그래 - (피영) 아니에요
(반) 아주머니
[다가오는 발걸음]
(도우미1) 네
- 딸기 좀 - (피영) 정말 농담이에요
무슨
(시은) 앞에 대어 먹는 과일집 있다고 했죠?
딸기 좀 배달시켜요
지금 갖다 달라고
(도우미1) 네
푹푹 먹고 살 좀 붙여야지
네 [서 회장의 헛기침]
(아미) 꽃 사신 거예요? 선물받으신 거예요?
(동미와 유신) - 알아 뭐 해? - 하루 종일 어디 갔었어요?
바빴어
뭐 하느라? 전화도 꺼 놓고
성가셔서
애도 아닌데 찾아 쌓아
사랑 없으면 찾아 쌓지도 않지
맞아요, 어머니
- (동미) 찍어 봐 - (아미) 네
(동미) 너 말고
(유신) 자
하나, 둘
[카메라 셔터음]
잘 나왔네, 우리 김 여사 미모는
어떻게 세월을 거슬러? [동미의 웃음]
빤히 쳐다보지 말고 텔레비전이나 켜
네, 어머니
(동미) 약 잘못 먹었어? 안 하던 짓 하면 죽을 때 된 거래
살가운 척은
지아 아빠 없으면 나한테 눈깔 부라려
(아미) 아이, 어머니
'깔'이 뭐예요
주둥이 놀리지 마! 나불나불
[TV 전원음]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분위기 있는 음악]
[웃음]
[웃음]
어머니, 짱!
[차분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 다녀왔습니다 - (피영) 어
엄마 주방요?
숍 가셨어, 머리 다듬으러
[단추가 낑낑거린다]
단추야
[향기의 힘주는 소리]
얘가 우리 집 막내예요
[웃음]
(피영) 지아 뭐라는 줄 알아?
단추 심심하다고 친구 한 마리 들이재
왜 심심해? 식구들 많은데
오히려 질투 낼 수 있어요
혼자만 이쁨받다가
그렇지?
(아미) 어머님 못하는 게 없으세요
요리면 요리, 춤이면 춤
아, 어제 찍어 놨어야 하는데
초상권 침해야
(아미) 식구끼리 무슨요
오늘은 저랑 안 추실래요?
오빠보다는 내가 나을걸요?
아…
리처드 강
리처드 강이 누군데요?
나 전의 춤 선생
[흥미로운 음악]
어쩐지, 보통 실력 아니시더라
아버님이랑 같이 배우셨어요?
(동미) 미쳤어?
피트니스 다니는 걸로 하고 살짝살짝
[동미가 살짝 웃는다]
몰래 먹는 사과가 맛있다고
참 스릴 있었는데
몇 살이었어요, 리처드란 분?
여덟 살 연하
어머, 좋으셨겠다
춤 선생이면 스타일도 예술이었을 거고
(동미) 예술이었지
완전 내 스타일
어머님 스타일을 모르겠어요
어떤 스타일 좋아하세요?
- 남자는 - (아미) 네
우선 떡대가 좋아야 돼
그렇죠, 떡대
그리고 코가 우뚝 서야 하고
배는 절대 나오면 안 돼
원장님 내가 막 먹이니까
(동미) 배가 그냥 남산만 하게 불러 오는 거야
손 닿는 것도 싫었어
그래서요?
- 그래서 - (아미) 잠깐요
어머니 목마르시겠어요 주스 갖고 올게요
[무거운 음악]
[아미의 다급한 숨소리]
(아미) 바이타민C 드세요
그래서요?
뭐?
아버님 배 남산만 하게 불러서
손 닿는 것도 싫으셨다고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각방은 안 쓰셨죠?
각방을 썼건 독방을 썼건 왜 궁금해?
그 리처드 춤 선생하고는
거의 매일 보셨겠어요
(아미) 네?
먹고 싶은 거 많지? 궁금한 거 많아서
[한숨]
(동미) 갖고 나가
(아미) 같이 장 보러 안 가실래요?
- 맨입으로? - (아미) 맛있는 거 사 드릴게요
화분 하나 사 와, 저기에 놓게
- 향기 - (향기) 네?
[무거운 음악] (도우미1) 컵 정도는 씻어 놔야지 먹었으면
남의 집 가서 그래 봐
욕먹어, 애도 아니고
네
컵 하나 씻기 뭐, 힘들어?
(피영) 됐어, 올라가
두세요
애들 일 시키지 마세요
시킨 건 아니고…
(피영) 나가면 다 할 줄 알고 잘해요
월급 받으시잖아요
가사 해 주시는 대가로
[헛기침]
알바하랴 자기 개발 하고 공부하랴
누구보다 바쁜 애예요
이런 걸로 10분이라도 쓰는 거 아까워요
그리고 할 말, 용건 있으면
애들한테 말고 저나 형님한테요
(도우미1) 네
[도우미1의 한숨]
[정빈의 울음이 들린다]
[짜증 섞인 한숨] [무거운 음악]
[정빈의 울음이 계속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울음]
(혜령) 우는 거밖에 몰라?
[기저귀를 직 뜯으며] 싸지도 않았구먼, 왜 울어, 왜?
진득이 있지, 사내 녀석이
사람 찾는 거야
외로워서
아기가 외로운 걸 알아요?
사람 손길 얼마나 타는데
어서 가 누워
잠들려다 깼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진아) 아는 기자한테 들었는데
서동마 씨 결혼 상대가 이혼녀라는 거야
아이, 설마요
그룹 차원에서 철저히 함구들 하는데, 씁…
그런 신부 배경 때문 아닌가 추측 돈다고
[무거운 음악]
(서 회장) 우리 얘기만 해
너보다 크게 나을 것도 없어
(진아) 풋풋한 재벌 집 이혼녀 아닐까?
[웃음]
[가빈이 잔을 달그락 든다] [진아의 헛기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피영) 여보세요
뭐 해?
(피영) 남편들 씹고 있었는데 형님이랑
텔레파시 전해졌나?
옆에 형수님 계셔?
[문이 탁 닫힌다] 방금, 나가셨어
형수님한테는 알려도 되지 않아?
그래야 도움도 받고
아, 창피해
두세 달 있으면 어차피 배불러 올 거고
어쨌든, 지금은 아니야
결혼하자마자
다음 병원 갈 땐
- 나랑 꼭 같이 가요 - (피영) 네
시아버님이 나오라셔
고기 좋은 스테이크집 생겼다고
나만?
그래야 마음 놓고 챙겨 주시지
좀 눈치 보여, 거짓말할 수도 없고
내 핑계 대
[따뜻한 음악]
아버지, 손주 보실 기대감에 슬픔 견디신다
알았어요
[한숨] [쓸쓸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반이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남가빈이에요
안녕하세요
동마 씨 결혼 상대 이혼녀예요?
(가빈) 그런 소문 돌아요
네
연애결혼 맞고요?
네
얘기가 긴데 어쨌든 잘 살길 바라야죠
이혼녀고
나랑 나이가 같고요?
네
[버튼 조작음]
(동료) 가다 내려 줘 약속 있는데 차가 퍼졌어
알았어요, 들어가세요
[동료의 힘주는 소리]
네
[통화 종료음]
[가빈의 한숨]
목욕하셔
[스위치 조작음]
(아미) 어머니 춤바람까지 나셨던 거 같아
[침울한 음악]
리처드 강이란 춤 선생한테
여덟 살 아래였는데 몸도 좋았고
아버님 몰래 배우셨다고
몰래 배운 이유 뻔하지 않아?
몰래몰래, 살짝살짝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사셨어, 보니까
일평생 재밌게 누릴 거 다 누리고
전혀 존경할 게 없으신데?
- 관심 꺼 - (아미) 어떻게 꺼?
그런 거 일일이 나한테 전하지 말고
환자인데 신경 써야지
공감해 주고 얘기 들어 주라며?
[차분한 음악]
[반짝이는 효과음]
(해륜) 어쩐 일이요? 이거밖에 없네
나 강의 좀 들을 수 있어?
요즘도 도강들 하나 몰라
동상 강의
[발랄한 음악]
[동미의 웃음]
농담이고
마음으로는 듣고 싶어 [해륜의 한숨]
왜 왔냐면
소개해 주고 싶은 사람 있어서
아휴, 누굴 만나요
남자로서 한창나이야
[뚜껑을 달그락 따며] 여자들 무서워
속을 알 수 없고
- (동미) 나도? - (해륜) 여자 무섭다고
누나는 누나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아가씨
(동미) 그냥 아가씨 아니고 대단한 분인데
나 믿고 만나 봐
대단한 분이 나 같은 홀아비 좋대요?
나 인생 60년 살았어
보면 알아, 맞을지, 안 맞을지
[피식 웃는다]
(동미) 틀림없이 보는 순간 서로 끌려
이뻐요?
어, 한 미모 해
- 나이는? - (동미) 동상보다 한참 어리지
(동미) 자세히 얘기하면 괜히 부담스럽다고 그래
그냥 나가서 직접 봐
들어요
나 약속 잡는다?
그쪽에서 좋대, 정말?
나 믿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시은) 왜?
아니야
남가빈인 줄 알았더니
(피영) 왜 결혼 소식 없는 거야?
- 했으면 기사 났을 텐데 - (시은) 그렇지
깨졌을 리는 없고
상대 남자 너무 다정하고 보기 좋았거든
천천히 하려나 보지
(시은) 남자 몇 살쯤으로 보였다고?
확실한 연하
30대 초중반
남자 집에서 반대할지도
[다가오는 발걸음]
(시은) 온다
[우물거리며]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하지?
그러게
[차분한 음악]
운명들 믿으세요?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우리 엄마랑 이모 보니까
전혀 없지는 않은 거 같아, 왜?
내 팔자 좋은 건가요 안 좋은 팔자일까요?
화려한 팔자
센 팔자 같아요
뭐가 세?
첫애는 원래 잘 유산돼
운 좋게 생겼던 거죠
내 친구도 기형이라고 했는데 낳았어
어디 뭐 좀 잘 보는 데 없어요?
괜히 부정 타
두 분 부러워요
두 번 면사포 쓴 거 부럽다고?
그런 면사포면 세 번은 못 써요?
악담을 해라
(혜령) 솔직히 한 남자하고 평생 가는 거
질릴 거 같아요
판 변 얼마나 멋있어
복에 겨워서
[피식 웃는다] (피영) 이해심 많고
능력 있는 시부모에
애들 생각하면 생모, 생부랑 살아야지
그게 베스트긴 하지
애들 뭐, 눈치 봐요?
(시은) 아니
부부는 어차피 남남이 만나는 거니까
새 남편, 새 아내
(피영) 다시 정 주고 사랑하면 되는데
애들은
천륜 아닌 생판 남을
부모로 받아들여야 하니, 쉬워?
맞아
남만 못한 친부모도 얼마나 많아요
좋은 새엄마, 새아빠도 많고
자기처럼
저도 몰라요
(피영) 뭘 몰라?
정빈이 이뻐서 다시 합치기까지 했으면서
좋은 소식 또 있을 거야, 복받아서
[새가 지저귄다]
[경쾌한 음악]
(동마) 굿 샷
[골프공을 탕 친다] [박수 소리]
굿 샷
[여자들의 웃음]
(여자1) 아니, 맞아 봤지, 나도 봤어 [여자2가 호응한다]
(여자2) 맞아 완전 웃기게 생긴 거 [여자들의 웃음]
[여자들이 화기애애하다]
길 가다 짧은 치마 입은 여자 보면
(서 회장) 자연히 눈길 가게 돼
보다가 안식구한테 들켰어
죄지은 거처럼 움찔하지 마
'쟤 봐라, 쟤'
'하고 다니는 꼬라지하고는'
'아예 벗고 다니지?' 그래
그렇지 않으면 두고두고 피곤해
[동마가 피식 웃는다]
일단 보고 아니다 싶으면 더 이상 안 만나시면 돼요
(가빈) 어떻게 그래요 소개하신 입장이 있는데
친한 동생이라니까요
다시없는 인품이에요
남가빈 님이라고는 얘기 안 했어요 [어두운 음악]
생각해 볼게요
(동미) 제 말만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겨요
[동미의 웃음]
중신 두 번 섰거든요, 그동안?
너무들 잘 사는 거예요 두 커플 다
난 딱 보면 안다니까요
외모건 성격이건 틀림없이 잘 맞아요
남자 직업도 좋고요
그냥 먼저
제가 모르게 보면 안 될까요? 두 분 만나시고
아, 그래도 되겠다
선글라스 쓰고 떨어져 앉아 있으면 모르지
(동미) 네
네
[통화 종료음]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동미가 숨을 들이켠다]
[편안한 숨소리]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TV 전원음] [유신이 리모컨을 툭 내려놓는다]
뭐야?
야식
(유신) 그렇지 않아도 출출했는데
(피영) 그럴 거 같았어
[차분한 음악]
- 국물부터 드세요 - (유신) 네
(유신) 제대로 우러났다 멸치 국물
씁…
아까워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야식 좀 먹자
치킨?
고려치킨은 너무 짜고 달아
- 서울치킨 시킬게 - (유신) 아니, 잔치국수
- 이 밤에? - (유신) 10시인데, 뭐
아이, 내일 해 줄게, 아침으로
그게 뭐 힘들어?
육수 우리려면 시간 걸려
사과 씹고 자, 입 심심하면
됐어
[시은의 한숨]
왜?
섭섭하지? 아버지한테 [잔잔한 음악]
(반) 표 나게 사 PD만 좀 챙기시잖아
내리사랑이신 거야
누구나 어쩔 수 없어
내가 잘할게
- 어떻게? - (반) 말 그대로 뭐든
충분히 잘하고 계셔, 넘치게
이번 주말에 외식하자
애들도 좋아할 거야
(반) 여기 아줌마들 음식 입에 안 맞지?
아니
요기 면할 정도로만 먹던데
우리 서방님 사랑 지극하시니까
별로 배도 안 고파
다음 달부터는 슬슬 우리가 반찬 하려고
이제 좀 편히 지내, 대접받으면서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어머님, 진지 드세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아미) 왜?
푹 잘 잤나 보네, 얼굴 보니까
(동미) 응
- 안 먹어 - (아미) 밥 안 했어요
[무거운 음악] 먹지 마, 독약이나 마찬가지야
어머니, 신성한 음식을
굶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동미) 다 먹어!
오빠가 먹고 싶대서 했어요
무슨 얼어 죽을 '오빠'
다 오빠래!
버릴 수도 없고
(유신) 김치라도 썰어서 얹어 줘
잔치국수는 육수 맛이지
별로?
그냥 그래, 고명이 없으니까
(아미) 오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반찬 투정은 안 좋은 거라고 했어
음식은 무조건 감사함으로 먹어야 복이라고
[시원한 숨소리]
(동미) 성경 말씀에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창성하면 사망을 낳는다고 했어
과식은 병을 낳고 병이 심각해져 봐
죽는 거야, 꼴까닥
어머니, 식욕 떨어져요
[의미심장한 음악] 식욕 떨어지면 얼마나 좋아?
오래 살고
그렇죠, 하나님?
하나님이 답하셨어, 그렇다고
(약사) 어서 오세요
[차분한 음악] 임신 테스트기요
다른 메이커도 있죠?
네
몇 가지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피영) 네
(집사) 토마토주스 드실래요?
아니요
(집사) 토마토 좀 갈아 와요 한 잔
(도우미2) 네
[무거운 음악]
(집사) 우선 저희들 급여 좀 올려 주셨으면 해요
여섯 식구 늘고 먹는 거, 입는 거
일이 몇 배로 늘었어요
어머님 계실 때보다는 다섯 식구 는 거죠
여사님들이 굉장히 힘들어해요
세 분이서 35평 아파트 무상 거주 하시고
(피영) 급여도 꽤 많던데요
어쨌든 일이 늘었으니까요
설거지며 빨랫거리 당연히 는 거 맞아요
근데 단 한 분이 하는 거 아니고
최 집사님이 거드시면 되겠네
전 사모님 오른팔로 들어왔어요
하는 일이 달라요
오른팔 노릇 하셔야 할 어머님 돌아가셨어요
(피영) 집사님이 하던 일
인제 형님이랑 내가 하면 되고요
집안일 나눠 하시면 될 거예요
마땅히 하실 일 없잖아요
왜 할 일이 없어요?
메뉴 짜야지 이런저런 공과금, 세금 납부
(집사) 얼마나 골치 아픈데요
매일매일 식자재 주문이랑
메뉴 우리가 짤 거고
세금 납부 우리한테는 일도 아니고
(피영) 식자재 주문 해 오던 일이고요
내 일 왜 뺏으려고 해요?
그만두시라 하는 게 뺏는 거죠
(피영) 총각김치 담그는 사람한테
배추김치 담그라면 일 뺏는 거예요?
아니잖아요
형님이랑 저 바쁘게 살아왔어요
빈둥빈둥 안 놀아요
우리가 할 건 하고 살아야죠 [어두운 음악]
나 채용하신 분은 사모님이에요 사모님 지시 아니면…
어머님 아니면 지시할 자격 없다고요?
네
고용 계약서 쓰고 들어오셨어요?
아니요
(피영) 그럼 그런 내용 어디 있는데요?
그렇게 일해 왔어요
(피영) 해 오시던 여사님들 관리 집 관리
우리가 한다고요
형님이랑 저 손님 아니에요
어머니 대신할 이 집 며느리들이에요
회장님도 저한테 함부로 안 대하세요
지금 내가 함부로 대하고 있어요?
반말해요? 깍듯이 경어 써 가면서…
(집사) 돌아가신 사모님
수족 돼서 일한 지 12년째예요
경숙 씨 얼굴은 못 봤지만
- 집사님 때문에 나갔다면서요? - (집사) 도련님이 그래요?
누구한테 들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집사) 어쨌든 작은 며느님은
저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으세요
그럼 누구한테 있어요?
돌아가신 사모님 말고 아버님요?
아버님께 위임받아요?
(피영) 어머님 말씀하실 때도 걸핏하면 말 잘랐어요?
[도우미2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나도 경우 따질게요
아주머니들 월급 집사님 번 돈으로 줘요?
우리가 지불하니까 우리만 시킬 수 있는 거예요
따지자면 물 한 잔이라도
[무거운 음악]
안 그래요?
그리고
여사님들 일 관리하신다고 했는데
빨래는 어떤 식으로 하라고 디렉션 주세요?
어떤 식으로 하라고 지시하셨냐고요
빨래가 별다른 거 있어요?
세탁기 돌리는 거죠
(피영) 얼룩 보이죠?
수건으로 얼굴만 닦아요?
발가락, 몸 구석구석 닦아요
세탁기만 돌리면 어떡해요
비벼서 넣어야지, 수건만큼은 꼭
입술은 왜요? 기분 나쁘다는 표시예요?
말씀 잘하셨어요
지난주에 향기한테 한 소리 했다고
- 박 아줌마 잡도리했는데… - (피영) 잡도리요?
잡도리 뜻 아세요?
아주 요란스럽게 족치고 야단치는 거예요
그날 내가 몇 마디 차분히 얘기했지
집사님 눈엔 요란스럽게 족치는 걸로 보였어요?
(피영) 말 가려 해요 입이 화구예요
과대망상도 아니고
어쨌든 [도어 록 조작음]
아줌마들한테 용건 있으면 저한테 얘기하시라고요, 앞으로
다 했어요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피영) 안 끝났어요
[어두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얘기하자면서요 내 얘기도 들으셔야죠
(피영) 여사님들 용건은 다라고요
오셨어요, 형님?
앞으로 오늘 같은 용건은
형님께 말씀드리는 게 순서예요
그리고 이런 사소한 문제
직접 회장님께 거론하면
그날로 일 그만두셔야 할 거고요
누구 맘대로요?
기업을 거느리시는 분이에요 아버님
(피영) 결정하고 머리 쓰셔야 할 문제
우린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이런 사소한 집안 일
형님이랑 저 건너뛰고 경우 없이 아버님께 말씀드리면
용납 못 하죠, 하극상도 아니고
[긴장되는 음악]
저 뽑은 사람 사모님인데?
계속 돌아가신 어머님 들먹거릴 거예요?
얘기 끝났어요
(피영) 이거요
다시 빨아야 돼
주스요
우리가 만만해 보여?
인간적으로 대해 주니까 누르려고 그래, 어디서
(시은) 인상이 좀 그렇더라니
사람들이 잘 대해 주면 고마운 게 아니라
무시하고 선을 넘어
그러다들 아작 나지
단추 같은 년
[어두운 음악] - 들었어? - (도우미1) 네
[분한 숨소리]
어떻게 밟아, 저걸?
쉽게 안 밟힐 거 같아요
회장님께 이를 수도 없고요
(집사) 이렇게 해
내일 우리 다 그만둔다고 그래
- 그랬다가요? - (집사) 셋이 동시에 그만두면
이 큰살림 어떻게 꾸려 가?
뭘 알아서? 당장 여덟 식구 먹는 거부터
그렇죠
(집사) 그냥 그렇게 살던 것들이
언제 적부터 SF전자 며느리였다고
우리가 좀 매너를 가르쳐야 돼
그러게 말이에요
처녀도 아니고
평민, 이혼녀 아줌씨들이 들어와서
판을 흔들어 놓을 거야
(집사) 똑 부러지게들 같이 대차게 나가
(도우미1) 네
(집사) 있어 달라고 사정하면
월급 확 올려 달라야지
적어도 30%
[도우미2가 살짝 웃는다] (도우미1) 집사님
- 파이팅! - (도우미2) 파이팅!
(해륜) 나도 보란 듯이 재혼하는 게 복수야
[차분한 음악] 부자 의붓아비 만나더니 우람이, 향기도 소용없고
[한숨]
마음에 안 들어?
내가 가방이 없어서? 그냥 물러
[한숨 쉬며] 뭐 갖고 싶은데 그럼?
갖고 싶은 건 자기 사 줄 형편 안 돼
보석?
옆구리 찔러서 받는 건 의미 없고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쉬며] 힘들어, 나도
[어두운 음악]
내가 뭐랬어?
[옷걸이를 탁 건다]
뭐랬다고 힘들대?
그냥 나온 소리야
신경 건드려 놓고 '그냥 나온 소리'?
[한숨]
말도 못 해?
불만 있으면 얘기해
마음에 안 드는 거 있으면
[한숨]
해, 뭐?
마음에 안 들어도
스케줄 힘들게 조정해서 4시 사무실 나왔어
(사현) 차는 오늘따라 왜 그렇게 막히던지
이 매장, 저 매장 열심히 발품 팔아서 사 왔어
나 같으면 사 온 성의를 생각해서 별로여도
기분 좋게 받아 줄 거야
한두 푼짜리도 아니고
앞으로는 물어보고 사
선물을 물어보고 사?
내가 지금 가방 하나에 좋다고 웃을 기분이야?
그러니까, 기분 풀어 주려고…
내 자식이기도 해
내 마음은 멀쩡하고 안 속상해?
그래도 참고 뭐 좀 선물하면 위로될까
그 마음으로 사 왔는데
[한숨]
미안해
[휴대전화 조작음]
그놈의 너튜브 좀!
아이, 사람이 들어왔는데 너튜브만
왜 소리는 질러? 우리만 있어? [긴장되는 음악]
(사현) 때리는 척하면 울랬다고 애쓰는 거 안 보여?
혼자만 힘들고 나 로봇이야?
부혜령 기분 살피고 맞춰 주는 로봇?
뭘 얼마나 맞춰 줘서?
유산 내가 시켰어?
나 때문에 유산됐어?
그 말 언제 나오나 했지
그래, 나 애 낳기 힘들어, 텄어
(혜령) 옛날로 치면 칠거지악 조건인데
또 도장 찍어 줘? 그거 원해?
[고조되는 음악]
[혜령의 성난 숨소리]
[달그락거리는 소리]
[한숨]
뭐 하는 거야?
[무거운 음악]
(혜령) 쇼하지 마 속으로는 바라면서
엄마, 아버지 계시는데
알면서 소리 지른 사람 누구야?
미안해
[혜령이 화장품을 달그락 담는다] 잘못했어
부혜령
[한숨]
[지친 숨소리]
[깊은 한숨]
[작은 목소리로] 모른 척혀
[인덕션 조작음] (예정) 아휴, 배고플 텐데 뭣들 가지고
속상할 땐 고픈 거 몰라
그래서 전에 입씨름하고도 밥 차리라고 했구먼?
내가?
수저나 놔요
어디 있어, 수저통?
[짜증스럽게] 저기 있잖아, 몰라?
왜 나한테 역정이여?
(예정) 화풀이야? 당신은 안 속상해? [문이 달칵 열린다]
속상한들
[문이 탁 닫힌다]
[드르륵거리는 소리]
(문호) 어디 가려고?
[한숨 쉬며] 무서워서요
- 치려고 해요 - (문호) 사현이가?
[어두운 음악]
(예정) 나와 봐
나와 보라고!
(문호) 애 깨겄어!
[문이 달칵 여닫힌다]
- (문호) 때리려고 혔어? - (사현) 아니요
타이 빼서 나 대신 벽 쳤잖아
나 치고 싶은 거
미안해, 치려던 거 아니야
감정 조절이 안 된 거지
[혜령의 못마땅한 숨소리] (문호) 감정 조절이 안 됐디야
들여놔
감정 조절이 왜 안 됐는데?
(예정) 대화로 풀어 이러는 거 아니야
가방 하나 사 들고 와서 사람 속을 긁잖아요, 있는 대로
제 딴에는 생각해서 사 왔는데 몰라줬나 보지
(문호) 그래
네가 이해혀
남자들 부족혀, 매사 서툴고
점점 정떨어지게 행동해요
(문호) 앉아, 응
어서
(예정) 배고파도 예민해 쟤 배고픈 거 못 참고
[문이 탁 닫힌다] 금방 돼
[문이 탁 닫힌다] (문호) 다 풀어 놔, 얼른
여자랑 싸우는 거 아니여
싸워서 얻을 거 1도 없어
간, 쓸개, 신장 다 빼놓고
잘못한 거 없어도 잘못혔다고
[침울한 음악]
그럼 만사 오케이여
질려요
사는 과정이여
(문호) 나 자신도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허는디
남이, 그것도 명왕성에서 온 여자가?
지는 게 이기는 거여
사나이 대장부라고 왜 허는디?
대강 풀어 놓고
나와 밥 먹어
[긴박한 음악] 혜령아
왜 이려?
혜령아!
(문호) 빨리, 119
(예정) 사현아!
때린 거 아니여, 참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차분한 음악]
(시은) 무사히 낳을 수 있을까요?
도와주세요
정말
소중한 아기입니다
- 발레요 - (직원) 네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주문하시겠습니까?
- 루이보스티요 - (종업원) 네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아휴
종이 냅킨 좀 갖다주시겠어요?
네
[애잔한 음악]
[쿠키를 툭 내려놓는다]
오랜만이에요
네
잠깐 앉아도 돼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 번씩 검색하곤 했어요
좋은 소식 있나
건강 좀 안 좋으셨단 얘기 들었어요
잘 치료됐어요
또 끝났어요
왜요?
결혼할 인연은 아닌가 봐요
[한숨]
(해륜) 오래 우리면 떫어요
떫은 차 안 좋아하잖아요
여전히 일찍 도착하시네요 약속 시간보다
누구 오세요?
아는 누님이요
(해륜) 늦을 분 아닌데
혹시 김동미 님이요? [차분한 음악]
네
[가빈의 놀란 숨소리]
그럼…
네 [해륜의 헛웃음]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 누나랑?
열 팬이세요
네
한 번도 가빈 씨 얘기 안 했는데
최근에요
전화해 볼까요? 늦을 양반 아니거든요
그러게요
혹시 접촉 사고 났을 수도 있고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통화 종료음]
안 받아요
사고 나셨나?
늦으면 전화하실 거잖아요
그러니까요
[휴대전화 진동음]
(해륜) 아, 누나요
여보세요?
(동미) 전화했었네?
- 막혀요? - (동미) 왜 막혀?
오고 있어요?
(해륜) 어디예요?
(동미) 집 [무거운 음악]
집이요?
누나, 오늘 보기로 했잖아
지금 강남 호텔 와 있는데
나 기분 별로야, 끊어
[통화 종료음]
맞나 보네
뭐가요?
동미 누나 이상한 거 못 느꼈어요?
그냥 쾌활하고 밝은 분…
[헛웃음]
(간호사1) 그냥 정신 잃으셨다고요? [어두운 음악]
- 네 - (간호사1) 뭐, 충격이나
스트레스받은 거 있으세요?
[의사가 펜라이트를 달칵 켠다]
[의사가 펜라이트를 달칵 끈다]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모님
재혼하셨다고요?
(가빈) 건너 건너 들었어요
네
좋은 분 만나셨나 봐요
네
[한숨]
그냥 재충전 기회로 삼아
우리 한두 번 겪는 일이야?
(시은) 자기도 밥도 사고 술도 사고 좀 해
김 PD 그런 거 좋아한다고 소문났어
그래
응
[통화 종료음]
[부드러운 음악]
속상한 일 있어?
(시은) 아니, 그냥
이뻐서
내가?
(시은) 응
안 늦게 들어오면 맨날 이렇게 환영해 줄 거야?
(시은) 어
[통화 종료음] [문호의 한숨]
[문호가 입소리를 쩝 낸다]
(문호) 정신 들었대
괜히 정빈 어미 쫓아냈나 봐
(예정) 퇴마인지 뭔지 되는 일이 없어
[한숨]
뇌에 이상 있으면 어떡해?
요즘 젊은 사람들도 뇌졸중 걸린다는 소리 들었는데
아닐 거여
이래저래 사현이만 죽어 나
(예정) 퇴원한 지 얼마나 됐다고
문자 좀 보내요, 뭐라도 먹으라고
[자동차 경적]
엄마 일 쉬니까 너무 좋아
아예 그만뒀으면 좋겠어, 완전히
실장님은 늦으셔?
10시쯤 들어오실 거야
친구들이 단추 보고 싶대
하루 애들 부르면 안 돼?
왜 안 돼? 우리 집이야
불편하게 하는 사람 없잖아
(피영) 할아버지도 이런저런 마음 써 주시고
잘 웃으시지는 않지만
회장님이라
일반 할아버지하고는 아무래도 달라
평생 몸에 밴 분위기가 있으시니까
서씨 남자들
다 웃음엔 좀 약해 [지아의 웃음]
맞아, 그런 거 느꼈어
근데 그게 매력이기도 해
[피영이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
- 아는 애야? - (지아) 아니, 부러워서
- 뭐가? - (지아) 동생일 거 아니야
(지아) 나도 어린 동생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
손잡고 다니고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기어 조작음]
얘기할 거 있어
좋은 얘기, 나쁜 얘기?
마음 준비 하게
나쁜 얘기라고는 할 수 없고
(피영) 우리 딸이 어떻게 받아들일진
모르겠어
하셔
병 걸린 건 아니지?
됐어, 그럼, 병 걸린 것만 아니면
너 동생 생겨
(피영) 9월에
찐?
[따뜻한 음악] [지아의 웃음]
(지아) 깜놀, 농담 아니지?
(피영) 응
웃지 마, 엄마 좀 민망해
무슨 민망? 기쁜 소식이구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줄 거야?
당연하지
완전 좋아
살았다
(지아) 새아빠 아셔?
그래서 결혼 서두른 거임?
아니
결혼은 처음 만나는 날부터 하자고 그랬고
식 올린 날 얘기했어
(지아) 굿, 굿
[살짝 웃는다]
우람이한테랑은 비밀
(피영) 엄마 아직 마음의 준비 안 됐어
무슨 뜻인지 알지?
축하받을 일이야
- 어쨌든 - (지아) 오케이
(지아) 와… 나한테 동생이 생긴다니
열네 살 차이인가?
(피영) 열세 살
엄마,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사 줄게
[함께 웃는다]
[심전도계 비프음]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힘겨운 숨소리]
- (혜령) 어머님 - (예정) 어
정빈이는 어떡하고 오셨어요?
아버지도 있고 아줌마도 있잖아
머리 아프거나 그러진 않아?
[쓸쓸한 음악] [한숨]
안 좋아?
[울먹이며] 아무래도
저…
잘못될 거 같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고
그런 생각이 들어요
[훌쩍인다]
우울증이야, 아기 잃고
두 분이 저 안 붙잡았으면
차 안에서 정신 잃었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대
어른 말 들어서 잘못되는 거 없어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 (간호사2) 검사 가실게요 - (예정) 또 무슨 검사요?
심전도 검사랑 경동맥이요
저녁에 만두 해 먹을까?
아버님 늦으신대
계실 때 해 먹어야지 일요일 같은 때
(피영) 애들은 고기 매일 해 줘도 안 질리나 봐
[살짝 웃는다]
자기 뭐 먹고 싶어?
[의미심장한 음악]
(피영) 뭐요?
(집사) 저희 그만두려고요
집사님 안 계시면 저희 있을 이유가 없어요
- 그래요? - (시은) 언제요?
오늘요
(피영) 그러세요
[흥미로운 음악]
가겠다는 사람 잡으면 안 되지
- 그렇죠, 형님? - (시은) 응
2개월 치 더 드릴게요 그동안 수고들 하셨으니까
(피영) 퇴근하세요, 일찍
출퇴근이라 뭐, 짐 따로 챙겨 갈 건 없죠?
- 저녁은 하고 가야죠 - (도우미1) 네
내가 할 거예요, 걱정들 마시고
회장님 퇴근하시면 인사는 드리고요
(피영) 아니요
회장님이 아주머니들 인사까지 일일이 받으셔야 해요?
(시은) 혹시 물으시면 잘 말씀드릴게요
뭐라 안 하시게
원래 그만둘 때도 내보낼 때도
적어도 한 달 전에 얘기하는 게 경우니까
(도우미1) [헛기침하며] 그럼 한 달 더…
아니에요, 마음들 먹었을 때
키들 주세요, 아파트 키랑 다
전 아직 갈 데가 없거든요
오늘부로 그만둔다고들 했어요
일 그만두면서 아파트는 쓰겠다는 건
말 안 되잖아요
(피영) 여기 일하는 조건으로 제공된 집이니까
(시은) 본가들 있다면서요 원래 살던 데
전 세줬어요
우리가 세준 거 아니고
한 달 기한 줄 테니까 구해 나가세요
[멀어지는 발걸음]
(피영) 참, 그만둔다면 사정하고 붙잡을 줄 알았나?
잘못 봤지
난 그렇다 쳐도 사피영
어디서 나쁜 것만 배워 가지고
최 집사가 선동한 거야
우리 이렇게 나올 줄 모르고
어디 가서 이런 데 구해?
복들을 차느라고
(시은) 성격이 사주팔자란 말 맞아
(도우미1) 어떡해요!
[한숨] (도우미2) 집사님이 사과하고 수습해요
그 수밖에 없겠어요
(도우미2) 월급 안 올려 줘도 된다고요
[한숨] [흥미로운 음악]
(도우미1) 깜냥도 안 되면서 일은 벌여 가지고
갈 만한 데 구해 줄게요
정말 이렇게 그만둬요?
아니죠, 이건
(집사) 그럼 두 사람은 그냥 있겠다고 하든가
(도우미1) 아이, 어떻게 그래…
- 집사님이 선동해 놓고! - (집사) 선동?
'단추 같은 년' 하면서
다 같이 그만두자고 했잖아요
나한테 '파이팅!'들 해 놓고
[문이 탁 닫힌다]
[새가 지저귄다]
(동마) 아가씨들
[부드러운 음악]
뒤에서니까 완전 아가씨야 두 분 다, '영'한
의상발
[박수 소리] (동마) 굿 샷
(피영) 굿 샷
(피영) [놀라며] 얼로 갔어?
홀인원?
설마요
홀인원 맞아 [피영의 놀란 숨소리]
[피영의 웃음] (시은) 와…
[시은의 탄성] [사람들의 웃음]
올해 운수 대통 하려나 봐요
[시은의 웃음]
- 쟤 뭐야? - (시은) 개야, 사자야?
- 차우차우 - (피영) 어머, 정말?
(피영) [웃으며] 얘 데려가
주인 어디 있을 텐데?
[음산한 음악]
[무거운 음악]
- 구렁이? - (반) 네
- (서 회장) 누런? - (반) 네
얼마만 해?
어른 주먹만 해요, 굵기가
좋은 꿈 꾸셨네요
홀인원 하려나?
(서 회장) 꿈 팔아, 동마한테
사
대신 꿔 준 거야
- 동마가 샷 날렸다며? - (반) 네
그러니까
빨리 사, 당장
- 얼마? - (서 회장) 만 원
- 꿈 맞으세요? - (반) 가끔요
[새들이 지저귄다] [경쾌한 음악]
[말 울음]
(유신) 영화 보러 갑시다 그러고 누워 있지만 말고
안 자는 거 알아
김 여사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뭐 재밌는 거 한대?
(아미) 어머니, 얼른 옷 입으세요
입었는데 또 입어?
외출복요
(반) 세척기 돌려
- 접시 몇 개를? - (반) 모아서
저것 좀 꺼요
[인덕션 조작음] (반) 아줌마 한 사람 갖고 돼?
여기 평수가 얼마인데
일주일에 세 번은 한 사람 더 오고
우린 음식만 하면 되니까
별로 힘들 거 없어
확실히 반찬들 맛이 달라
쓸데없이 가짓수 안 많고
음식 낭비 때문에라도 아줌마들 내보내야 했어
알맞게 적당히 하래도 안 듣는 거야
- 꿈값 받았어? - (반) 응
- 얼마? - (반) 10만 원
- 너무 많이 받았다 - (반) 주니까
[살짝 웃는다]
(시은) 저거 좀 따라서 아버님 갖다드려요
저 컵에
홍삼 직접 달인 거라고 말씀드려요
산 거 아니라고
(반) 응
(서 회장) 큰애가 꾼 꿈 태몽인 거 알지?
[차분한 음악]
태몽이야
재수 꿈인 줄 알았어요
(반) 홍삼 달인 건데 드시래요
[쟁반을 탁 내려놓는다] (서 회장) 응
(피영) 형님이 정성껏 달였어요
(아미) 다 입으셨어요?
- 안 가 - (아미) 왜요?
(아미) 재밌는 영화예요
웃는 게 건강에 좋다잖아요
[음산한 음악]
나 죽으면 어떡해?
어머님이 왜 돌아가세요?
원장님도 가슴 움켜잡았는데?
[긴장되는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아버님이 가슴을요?
- 영화관에서요? - (동미) 응
- 그래서요? - (동미) 뭘 그래서야
모른 체했지
[한숨]
모른 체하셨어요?
(아미) 아버님 서운하셨겠다
날 무섭게 흘겨보는 거야
[거친 숨소리]
말씀은 안 하시고요?
말을 어떻게 해? 숨을 제대로 못 쉬는데
생생해
어떡하셨어요?
내 팔을 잡길래
싹 뺐어 [아미의 놀란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어쩔 수 없었어
안 쳐다봤어
[동미가 깔깔 웃는다]
[요란스럽게 웃는다]
(반) 음
- (반) 잠깐 나갔다 올게 - (시은) 어딜?
- 바람 쐬러 - (시은) 머리 아파?
아니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컵을 탁 내려놓는다] [부드러운 음악]
[자동차 시동음]
[반이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불길한 음악]
[반의 한숨]
형 꿈 완전 기가 막혀
[피영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한 번에 홀인원
[피영이 피식 웃는다]
[음산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도어 록 조작음]
아주버님 들어오시나 봐요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시은) 꿈 너무 비싸게 사셨어요 [문이 탁 닫힌다]
좋은 꿈 꿔 줬잖아요
[도어 록 작동음]
[무거운 음악]
(반) 아버지, 방에?
[고조되는 음악]
[애절한 음악]
이 병원 부혜령 입원해 있어
스스로 모르세요?
이럴 거 뭐 하러 불러들이셨어요? 저희까지
가끔씩이라도 내 생각 했어요?
안 했다면 거짓말이죠
내일 침대 하나 더 들여놔
아예 각방을 써
(혜령) 아미랑 어떤 사이야?
(유신) 아버지가 싫었어?
애야? 아빠 찾게?
(동미) 누구셔, 이 총각들은?
(동미) 놔! 직접 죽이든가!
그래! 네 손에 죽을게, 아들 손에!
[동미가 악쓴다]
(원장) 인제 출산 후에나 오시겠어요
네
(원장) 조심
(원) 여기 왜 오신 거예요?
- 데려갈 사람 있어서 - (원) 누구요?
[흐느끼는 소리]
[음산한 효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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