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3.5
[주제곡]
[의미심장한 음악]
[무거운 음악]
[고조되는 음악]
[매혹적인 음악]
안녕하세요, 저…
- 기억하시죠? - (동미) 그럼요
혼자 오셨어요?
네
부장님도?
네
하실 거죠, 수영?
안 해도 돼요
(반) 그럼…
저희 집이 바로 요 옆이에요
아…
가셔서 와인 한잔 안 하실래요?
(반) 아주 좋은 와인이 있어요 혼자 마시기 아까운
네
부장님은 센 술 좋아하실 거 같은데
와인이 은근히 세요
[감격한 숨소리] 하나님, 부처님, 성모 마리아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동미가 숨을 들이켠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 작가님
저 김칫국 마시는 거 보면서 어떠셨어요?
그런 거 아니고
나도 안 지 며칠 안 됐어
뭘요?
어제 부장님이 공식 커플 되자 하셨어요
(혜령) 저보다 한참 위시고
적어도 솔직은 하셔야죠
자초지종 들어 보면 이해될 거야
(피영) 그래, 혜령 씨
(혜령) 사람 누구나 자존심 있어요
[무거운 음악] 전 솔직히 일찌감치 밝혔잖아요
누구보다 자존심 센 제가요
부장님 일방적인 결정이고 감정이세요?
작가님은 전혀 관심도 끌림도 없는데
부장님 혼자요?
[한숨]
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할 때 속으로 어떠셨을지
정말 화끈거리네요
전 PD님이나 작가님이나
언니처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뭐든 털어놨고
나도 상상 못 했어, 전혀
작가님 마음요
마음만 분명히 밝혀 보세요
부장님 좋아하세요?
싫어하세요?
그냥 일적으로 편한 기술부장님이세요?
그렇게 무 자르듯이…
본인 맘 모르시지 않을 거 아니에요
대답할 필요를 못 느끼세요?
- 나한테는 돌발 상황 같은 거야 - (혜령) 아니
작가님 마음만 분명히 밝혀 보시라고요
나도 밝혔고 부장님도 밝혔어요
이제 작가님 차례예요
(피영) '돌발 상황'에 여러 의미가 있을 거 같아
갑자기 부장님이 작가님한테
(혜령) '마음 있다' 그러셨어요?
며칠 전 회식 때
사 PD랑 혜령 씨 중간에 가고
기다리다 나도 왔잖아
(시은) 근데 서 부장한테서 전화가 온 거야
왜 계산했냐고
(피영) 언니가 계산했어, 그날?
응, 매일 얻어먹고 하니까
무슨 매일
그때 좀 늦은 시간이고
서 부장이 남편분 계시면 인사하겠다고 바꿔 달래
(시은) 그래서 솔직히 이혼했다고 했어
그랬더니 우리 단지로 오겠다는 거야
부장님이?
(시은) 응 [혜령의 어이없는 숨소리]
와서는 나랑 만난 적 있대
[잔잔한 음악]
알고 보니까 5학년 때 같은 미술 학원 다녔어
부장님이 그걸 기억해?
(시은) 응
내 이름은 흔한 이름 아니니까
그리고 또
내가 약간 친절했었대
언니는 전혀 기억 없고?
어려서부터 이 학원, 저 학원 많이 다녔잖아
그리고 서 부장 학원 등록하고
내 기억은 아닌데
열흘도 안 돼서 난 그만뒀대
그런 거구나
(혜령) 근데 며칠 새 공식 커플 되자고 할 만큼
가까워지셨어요?
솔직히 얘기할게
어쩌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
[어이없는 숨소리]
남녀 사이 참 묘해
하여튼 의외야
작가님 마음은요?
(혜령) 그냥 부장님 하자는 대로 휩쓸린 거예요?
작가님도 이성적으로 끌리세요?
싫지는 않아
그렇게 또 두루뭉술요?
정확한 마음 표현하기가 그렇게 힘드세요?
단순히 싫지 않은 정도라고요?
보면 칭찬해 주고 싶고
위로해 주고 싶고 그래
은근히 재밌기도 하고 얘기해 보니까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시은) 근데 얘기 잘 통하고
난 기억은 없지만
어렸을 때 인연 때문인지 편해
어제 아침 생일 밥 같이 먹었고
호텔 조식?
공원에서
도시락 싸 가지고
부장님 감동 먹었겠네
[한숨]
축하드려요
고마워
[못마땅한 숨소리]
[안내 음성]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 버튼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매혹적인 음악]
아, 좋은 데 사시네
[매혹적인 음악]
[달그락거리는 소리]
[도어 록 조작음]
(동미) 슬리퍼가…
깨끗해요
[분위기 있는 음악]
앉으세요
(동미) 이 집서 여보, 당신 하고 살면 얼마나 좋아?
깔끔하네
잘 엮어 보는 거야
신유신보다 훨 낫지, 뭐
총각이겠다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고
아, 너무 많아요
[심장 박동 효과음] (동미) 아휴
지아 말마따나 심장 나대
하느님, 부처님
드디어 소원 이뤄 주시나요?
[무거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기림의 힘겨운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힘겨운 신음]
[무거운 효과음]
[떨리는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힘주는 소리]
[동미의 비명] [고조되는 음악]
[동미가 놀란다]
(동미) 아유, 왜 이러세요, 아유…
[동미의 비명]
[동미가 기겁한다]
[흐느낀다]
[동미가 연신 비명을 지른다]
[동미의 비명]
[겁에 질린 소리]
[비명]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비명]
[흐느낀다]
[기림의 힘겨운 숨소리]
[지친 숨소리]
[동미가 울먹인다] [문이 탁 닫힌다]
[겁에 질린 숨소리]
[흐느낀다]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오늘 송별회 해요, 부장님
(혜령) 미루면 다시 시간들 맞추기 어렵잖아요
그렇지
전화해 보세요, 싫다시면 말고
저녁 스케줄 있다고 하지 않았어?
빠져도 되는 자리예요
[휴대전화 벨 소리]
[잠긴 목소리로] 여보세요
(시은) 자던 목소리야
(반) 응
수영한다더니?
일찍 왔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 씨랑 사 PD랑
부장님 송별회 해 드린다고, 오늘
(반) 응
나올 수 있어?
- 그럼 - (시은) 알았어
문자 찍어 줄게요, 장소 정해서
[한숨]
(시은) 응
(피영) 언니, 완전 자연스러워
몇 년 사귄 사이 같아, 애들 알아?
향기가 잠깐 봤어, 단지 왔을 때
[한숨]
데이데이 예약해 볼게요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재단사) 몸이 정말 좋으시네요
운동 매일 하시는 몸이에요
[살짝 웃으며] 네
(재단사) 아, 부럽습니다 같은 남자로서
[동마의 한숨]
언제 놀이공원 가 봤어?
작년에
송원 언니랑 셋이
- 한국월드 - (가빈) 거길 가자고, 지금?
(동마) 응
(가빈) 왜?
기분 전환
[동마가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뭐, 기분 전환 할 일 있어?
(동마) 그냥
가고 싶어, 안 가 본 데
(기사) 출발하겠습니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침울한 음악]
[노크 소리가 들린다]
허리 괜찮으세요?
(동미) [얼빠진 목소리로] 음
몰라
추우세요?
- 진지 드세요 - (동미) 어
(동미) 안 먹어
- 왜요? - (동미) 그냥 생각 없어
수영하셨어요?
(동미) 응
왜 저렇게 얼 나가 있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피영) 어서 오세요
[살짝 웃는다]
작가님께 들었는데 정말 끈끈한 인연이세요
내색 좀 하시죠
음, 나 같으면 입이 근지러워서라도…
마음 숨기는 게 얼마나 힘든데
그냥 다시 보는 걸로 만족했어요
- 5학년 때라고요? - (반) 네
그러니까 작가님이…
첫사랑?
[멋쩍은 웃음]
- 그렇죠 - (피영) 와…
내 첫사랑은 나 안 찾나?
[피영과 혜령의 웃음]
(혜령) 오늘은 좀 센 술 해요
- 술요? - (피영) 안 당기세요?
(피영) 그래도 송별회잖아요 술이 있어야죠
(반) 와인?
혜령 씨 알아서 시켜
부장님 꽐라 되는 모습도 한번 못 보고
[피영과 혜령의 웃음]
- (반) 술 메뉴 - (종업원1) 뒤에 있습니다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람들의 신난 비명]
- 저거 타자 - (가빈) 저걸?
가끔은 안 하던 짓도 해 보는 거야
이렇게 추억 만드는 거고
이때가 더 무서워
(동마) 무서우면 소리 질러
[피영의 비명이 들린다]
[사람들의 비명] (가빈) [놀란 숨을 들이켜며] 엄마
악!
[가빈의 짧은 비명] 엄마
[사람들의 신난 비명]
(동마) 소리를 질러, 참지 말고
- 안 나와, 어… - (동마) 왜 안 나와?
몰라, 소리 지를 기분 아니야
[가빈의 겁먹은 소리]
[사람들의 신난 비명]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부장님 보면서 남자에 대한 편견?
(피영) 편견 맞지?
[혜령이 살짝 웃는다]
편견이 깨졌어요
우리 다 같은 일 겪으면서
'남자는 전부 똑같은 짐승과구나' 했는데
(혜령) PD님, 남자는 결혼하면서
결혼과 함께 변하는 거 같아요
부장님도 몰라요
혜령 씨 말 맞아요?
아니죠?
예외는 있는 거죠?
사람은 근본이 있어
(혜령) 우리 엑스 남편 근본 얼마나 반듯했는데요
양심적이고 다정하고
근데
내 가슴에 못 박더니
저는 피눈물 흘립디다?
[혜령이 피식 웃는다]
그쪽 커플도 깨졌어?
(혜령) 아니요
술맛 가시니까 나중에요
동생분도 아세요? 작가님
네
- (혜령) 뭐라세요? - (반) 아직 얼굴 못 봤고
할 말 없죠, 안 본 상태에서
참 인상 좋아
부장님이랑 비슷하면서 다른 분위기
귀공자 스타일…
(혜령) 요?
(피영) 응, 어떻게 알아?
[혜령의 어색한 웃음]
느낌에요
우리 같이 일하면서 한 번도 노래방 안 가 봤어요
오늘 가요
맞아, 정말
(혜령) 바로 지하에 있더라고요
노래들 잘하세요?
부장님 노래 들어야죠
언니는 왜 봐요?
나 노래 못해요
알았어요
얼마나 못하는지 증명하세요
[웃음] (반) 그런 거까지 증명하고 살아야 돼요?
때에 따라선요
이렇게 헤어지긴 그렇잖아요
[신나는 노랫소리가 들린다] (혜령) 나이 순서로요, 부장님부터
오늘의 주인공
주인공 이미지 지켜 줘요
난 정말 내가 듣기도 괴로울 정도예요
(혜령) 음…
제일 큰오빠가 빼시면 안 되죠
- 빼는 게 아니라… - (시은) 싫다는 사람 강요 말기
나부터 할게
[아련한 반주가 흘러나온다]
(시은) ♪ 먼 옛날 어느 별에서 ♪
♪ 내가 세상에 나올 때 ♪
(피영) [웃으며] 어머, 언니 [시은이 노래한다]
- 와… - (피영) [웃으며] 언니
(시은) ♪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
♪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
♪ 백만 송이 피워 오라는 ♪
♪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
♪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
♪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
♪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
♪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
♪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
♪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
♪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
(시은) ♪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
♪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
[어린 시은이 붓을 달그락 놓는다]
저기…
(어린 시은) 실물 사이즈를 그리고 있잖아
그러니까 손은 이렇게 잡고
연필 끝부분과 손 끝부분으로
저 벽돌의 비례를 재 주는 거야
(어린 시은) 먹을래?
[웃음]
(시은) ♪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
- (학생1) 안녕, 내일 봐 - (학생2) 안녕
[시은이 노래한다] (어린 시은) 얘들아, 빨리 와
(시은) ♪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
♪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
[즐겁게 대화한다] (시은) ♪ 진실한 사랑은 뭔가 ♪
(혜령) 왼쪽, 다시 왼쪽
[시은의 노랫소리가 계속된다] 아, 사현 씨, 아, 잠깐만
[사현과 혜령의 웃음]
[달그락거리는 소리]
(혜령) 사현 씨
[함께 웃는다]
(시은) ♪ 너무나 슬픈 세상이었기에 ♪
♪ 수많은 세월 흐른 뒤 ♪
♪ 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준 ♪
♪ 빛처럼 홀연히 나타난 ♪
♪ 그런 사랑 나를 안았네 ♪
(시은) ♪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
♪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
♪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
(시은) ♪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
♪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
(시은) ♪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
♪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
♪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
[안전띠를 달칵 푼다]
(가빈) 내일은 나 밤까지 일정 있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올라갔다 가게?
[엘리베이터 버튼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 (가빈) 쉬 마려워? - 아니
아버님 별말씀 없으셔?
(동마) 응
어제 형님 생일 어떻게 보내셨대? [엘리베이터 도착음]
밤에 잠깐 봤어
[스위치 조작음]
[가빈의 한숨]
(가빈) 손 씻으셔
왜?
[살짝 웃는다]
[무거운 음악]
나 한 대 쳐
뺨이든 어디든
오늘 왜 그래? 이상해
나 결혼 못 해
[무거운 효과음]
(동마) 그냥 이대로 할 수도 있지만 아니라고 봐
[쓸쓸한 음악]
용서해 달라고 안 할게
천벌을 받아도 어쩔 수 없고
또?
[어이없는 한숨]
나
갖고 놀아?
왜?
동정이었던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은 맞아
근데?
더 강렬한 감정이라야 돼
사랑 갖고는 안 돼
사랑은 뭐고 강렬한 감정은 뭐야?
(가빈) 나 무대에서
온갖 격정 표현하고 쏟아 내는데
무슨 말인지
의미인지 모르겠어
내가 문제야, 나도 어쩔 수 없는
(동마) 다른 사람들하고 나도 같았으면 좋겠어
그렇게 대단해, 서동마?
신 아니야
(가빈) 그냥 똑같은 사람 인간이야
나 그냥 버려
(동마) 지금 이렇게 끝나는 게 결국은…
[가빈이 울먹인다] [무거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나한테 정말…
한 번 배신도 모자라?
심심하면
건드리고 갖고 놀다가
(가빈) 인제 고아라고
더 맘대로야?
내 스스로도 이해 안 돼
다른 여자 눈에 들어왔어?
눈이 아니라 귀에
농담해, 끝까지?
농담 아니야
꺼져
보상할게, 어떤 방법으로든
[동마를 퍽퍽 때린다] [흐느낀다]
(가빈)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해?
사람 아니야! 아…
냉혈한, 짐승!
차라리 칼로 내 가슴을 찌르든가
[가빈이 흐느낀다]
누구보다 강한 줄 알았는데, 나…
착각이었어
(동마) 내 자신에 번번이 지고 스스로도 짜증 나
'정서적 변태 아닌가' 생각도 들고
맞을지 몰라
[울먹인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엔
오늘이 오히려 감사할 거야 [가빈이 흐느낀다]
[가빈의 분한 신음] [무거운 음악]
[가빈이 흐느낀다]
[가빈의 울음]
남가빈 사랑해
[애잔한 음악]
사랑해서 이 상태로 결혼할 수 없는 거야
궤변처럼 들리겠지만
고마워
정말 고마워
[한숨]
힘든 척하지 마!
눈에 보이지도 잡을 수도 없는 마음에
번번이 휘둘려
[가빈의 힘주는 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가빈이 울먹인다]
(가빈) 기사 올라오라고 그래 남김없이 갖고 사라져
[가빈이 흐느낀다]
가!
갖고 가, 다!
쓰레기!
[문이 탁 닫힌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 말종!
[가빈의 괴로운 신음]
[오열한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흐느낀다]
[흥겨운 드럼 연주]
[드럼스틱을 달그락 놓는다] [어두운 음악]
[한숨]
(혜령) 내가 이시은보다 못한 게 뭐야?
[헛웃음]
감당이 안 되는 거겠지
(반) 기사님, 잠깐만요
아는 사람 봤어?
(시은) 교회 다녀?
신자야?
(반) 아니
그냥 들어오고 싶었어
우리 오늘 별로 안 마셨어, 술
- (시은) 응 - 그림도 잘 그리고
글도 잘 쓰고
누구 닮아서 그렇게 노래까지?
외가 할머니
할머니가 집안 반대 아니었으면
아마 명창 되셨을 거래
난 그냥 흥 맞춰서 부르는 정도
난 아무것도
특출난 게 없어
특출난 게 없다고?
어제 생일 소원
뭐 빈 줄 알아?
나 좀 데리고 살아 주면 안 돼?
[부드러운 음악]
(반) 힘쓰는 거 외엔
그냥 밥벌이랑
내세우고 자랑할 만한 거 없어
엽서 한 장 쓰려도 머릿속 쥐 나고
말주변도 없고
마음뿐이야
이시은 향한 마음
근데 그 마음 간절해
나 지금까지 간절함 같은 거 별로 없이 살았거든
근데 생겼어
이런 내 자신
반갑고 신기하고
거절할 거면 지금은 말고
나중에
충분히 생각해 보고
한 50년 후에
[피식 웃는다]
손 좀 잡아 줘
떨리려고 그래
[따뜻한 음악]
하나님 앞에서 맹세해
지금 마음
죽는 순간까지 안 변해
눈물 나려고 그래
요즘 내 가슴에도
피가 도는구나 느껴져
아침에 눈뜨면서부터 이시은 생각하니까
솔직히
나도
(반) 정말?
애들 나오라고 하면 안 돼?
급할 거 없잖아
급해
우리 쉰
한창 좋은 나이 [시은이 살짝 웃는다]
[다리를 탁탁 치며] ♪ 엄마가 ♪
♪ 섬 그늘에 ♪
(문호) ♪ 굴 따러 가면 ♪
♪ 아기는 혼자 남아 ♪
- (문호) 왜? - 야밤에 무슨 노래야?
노래가 아니라 자장가
- (문호) 자? - 속으로 연습하든가
사현이 겨우 잠들었을 텐데
자장가 부를 줄 알아?
갓난쟁이 키우려면…
지금 그게 중요하우?
중요허지
자는 게 얼마나 중혀?
감성도 발달시킨대
내일 밝는 대로 내려가요
사현이가 그러라고 혀? 정빈이 데리고?
- 당신만 - (문호) 왜 나만?
수시로 깨잖아, 울고 보챌 때마다
하나 안 피곤혀
울음소리가 꾀꼬리 소리로 들려
난 준비됐어, 1등 육아 할아버지
- 며칠이나 - (문호) 두고 봐
[초인종이 울린다]
(문호) 아이고, 아기 깨겄네
누구야?
관리실 아니여?
- 혜령이 - (문호) 혜령이?
열어 줘, 얼른
[인터폰 조작음]
[술에 취한 숨소리]
(혜령) [술 취한 말투로] 저 왔어요
- (예정) 응 - (문호) 어서 와
(혜령) 사현 씨는요?
- (문호) 있어 - (예정) 자는 모양이야
[혜령이 살짝 웃는다]
(혜령) 죄송해요, 회식했어요
(문호) 당연히 하는 거지
[혜령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혜령) 아기는?
(예정) 우유 먹고 잠들었어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보면 안 돼요?
좀 있다 깨면
아기 궁금혀 왔어?
속상하시죠?
(혜령) 내 마음도 이런데
오죽하시겠어요
[한숨 쉬며] 고인은?
그러니까 매장 안 했지?
(문호) 매장혔어 친정 부모들 모신 데
한 번씩 가 보겠네? 생각날 때마다
그거 궁금해서?
아니
아기가 불쌍하고 가엽고
보고 싶어서
(혜령) 안 보여 주실 거예요 어머니?
[발랄한 음악] (혜령) 아이고, 이뻐라
- 우유 먹일 줄 아세요? - (예정) 그럼
저 한번 먹여 볼게요
(예정) 깨야 먹이지
깨믄 힘차게 울어
떠나가게
(혜령) 아휴…
아, 목말라
(예정) 물? 주스?
제가 꺼내 먹을게요
[익살스러운 음악]
[시원한 숨소리] [캔을 탁 내려놓는다]
또 와도 되죠?
(혜령) 아기 뭐 필요한 거 없어요?
(예정) 없어
있어, 분유
- (혜령) 분유랑 또요? - (문호) 기저귀
알았어요, 내일은
(혜령) 맑은 정신으로 올게요
저 오면 저녁 주실 거예요?
그럼
우리 여전하신 아버님
[혜령의 웃음] (혜령) 내일 와?
- 말아? - (문호) 와
싫은가 봐요
왜 싫어
(문호) 경황이 없는 겨, 지금 심적 경황이
- 매니저 기다리겠네 - (혜령) 네
- (예정) 그럼 어서 - (혜령) 네
[예정이 중얼거린다]
(혜령) 아휴
[한숨 쉬며] 정말
사람 일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는 거
맞는 말이에요
- 나오지 마세요 - (예정) 응
- (문호) 살펴 가 - (혜령) 네, 아버님
아휴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호) 이 밤에 저 딴엔 생각하고 왔어 [문이 탁 닫힌다]
야박한 얼굴 말아
[정빈의 울음] 아이고, 저 녀석 깼다
[문이 달칵 열린다]
[정빈의 울음]
[쓸쓸한 음악]
혹시 애들이 나 싫다고 하면 만나게 해 줘
느낌에 안 그럴 거 같아
같이 올라가고 싶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안내 음성]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 버튼음]
[잔잔한 음악]
[안내 음성]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스위치 조작음]
[문호의 한숨]
[예정의 힘주는 소리]
혜령이가 순리여
(문호) 안 그려? 어차피 혼자 살 거 아니고
혼자 산다고 할 거 같아 지금으로 봐선
악담을 혀 남자가 어떻게 혼자 살아?
요즘은 맨이야
나 그 꼴 못 봐
김칫국 마시지 마요, 괜히
떡 줄 사람 생각지도 않는데
아까 정빈이 볼 때 표정 못 봤어?
애 싫어하는 여자 있어?
기본적으로도 모성 본능에
그러니까
그 모성 본능이
정빈이한테 꽂히믄 된다고
(문호) 다시 합쳐서 밑으로 애 하나 더 낳고
정빈이 구박하면? 제 자식 낳고
(예정)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 맘 나올 때 맘 달라
(문호) 그건 그때 가서
일단은 우리 막내
홀아비로 안 늙히는 게 중혀
사현이가 내켜 해?
이미 떨어진 정도 있고
혜령이 입장에선 그럴 만도 혔어
우리라도 분한 맘 없어?
(문호) 사람 맘 다 거기서 거기지
뭐 거기서 거기야?
초 치지 말아, 괜히
[반의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차분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달그락 집어 든다]
(반) 나 막 들어왔어
[휴대전화 조작음] (시은) 씻고 얼른 자요
[휴대전화 진동음]
(반) 알았어, 잘 자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벨 소리]
어, 형
- 밖이니? - (동마) 집
- 내일 역삼 호텔에서 아침 먹자고 - (동마) 우리 둘만?
- 그럼, 우리 둘이지 - (동마) 응
왜 그렇게 가라앉았어?
안 가라앉았어, 자려고
신랑 신부, 동시 입장 하겠습니다
(사회자) 하객 여러분
뜨거운 박수로 맞아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의 박수]
[우아한 피아노 연주가 들린다]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사람들이 술렁인다]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음악]
[무거운 효과음]
[쓸쓸한 음악]
있어요?
쑹위안
정빈 엄마
나 자신 없어
당신 없이 살 자신 없어
결혼식이라도 올릴걸, 진작
[울먹인다]
- (지아) 내가 그렇게 이뻐? - (유신) 그럼
- 눈에 넣어도 안 아파? - (유신) 아파
[지아의 웃음]
이쁜 우리 딸 옛날처럼 매일 보면서 살고 싶구먼
엄마한테 얘기해 엄마 인제 잘 웃고 괜찮아 보여
몰라, 아빠 말은 잘 듣지도 않아
내가 얘기할까? 부탁
(유신) 글쎄, 쉽지 않을 거 같아
엄마 찬스, 아빠 찬스만 있는 거 아니야
딸 찬스도 있어
[웃음]
[잔잔한 음악]
(지아) 왜 빵 한 개?
(피영) 난 됐어
엄마, 나 정서적으로 안정이 필요해
집으로 들어가
여기도 집이야
가족은 한집에서 살아야지, 모여서
지난번에 엄마가 얘기했잖아
(피영) 아빠랑 옛날처럼 연애하는 기분도 들고
서로 간섭, 잔소리 같은 것도 안 하게 되고
장점 많다고
아빠는 우리랑 살고 싶대
(지아) 응?
생각해 볼게
(종업원2) 커피나 차 드시겠습니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반) 네
형 분위기 보니까 좋은 일이네, 용건
(반) 응
결혼하려고
[반이 우유를 조르르 따른다] 그 상대랑?
(반) 응
(동마) 도대체 몇 살…
- 설마 연상? - (반) 같아
- 동갑? - (반) 응
(동마) 돌싱이면 딸린 애는 없겠지?
(반) 있어, 큰딸은 대학생 작은애는 6학년 올라가는데
우람이라는 이름처럼 귀여워 듬직하고
회장님 뒷목 잡으시겠어
어쨌거나 맏며느리인데
회장님 얘기는 할 필요 없고 나한테
미모, 실력, 집안 다 갖춘 미혼들
그동안 눈에도 안 들어왔잖아
인연이라는 게 있어
좋은 인연 아닌 거 같아
일주일 정도라도 내가 먼저 하자, 결혼
(동마) 끝났어, 어제, 가빈이랑
뭘 또 잘못했어?
[컵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반) 네가 또 끝내자고 했어?
- (동마) 응 - (반) 왜?
- 확신이 안 들어서 - (반) 확신 같은 소리 해
벌받아, 너
그래도 어쩔 수 없고
막상 받아 봐
[반의 한숨] (동마) 안 고파?
(반) 음식이 넘어가?
왔으니 먹어야지
[못마땅한 숨소리]
식사해요
- 어디 가요? - (동미) 싱가포르 친구네
(유신) 갑자기? 티켓팅했어요?
- 그럼 - (유신) 얘기하지
김 기사 불렀잖아
(동미) 뭐 하러, 택시 왔어
(유신) 참…
얼마나 있다 오세요?
[도어 록 작동음]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 [웃으며] 부장님
- 아침 먹으러 왔어요? - (혜령) 네
- 안녕하세요 - (동마) 안녕하세요
동생이요 만난 적 있다고 들었어요
어머, 부장님 동생이셨어요?
- 혼자 왔어요? - (혜령) 네
- 같이 먹어요 - (혜령) 그럴까요?
(반) 뭐 하러
- 불편해? - (반) 남가빈 걱정이나 해, 넌
(동마) 야무지고 독한 면 있어
이미 단련도 됐고
- (반) 장점만 닮지 - (동마) 아버지 닮았다고?
[혜령의 한숨]
- (혜령) 여기 조식 메뉴 좋죠? - (반) 네
상대가 부혜령이라면 내 말을 안 해
사람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겉으로 화려한 여자들이
오히려 내면은 소박한 경우 많아
겉이나 속이나 똑같아
(동마) 부혜령? 왜 형한테 찍혔지?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포크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반의 한숨] 왜?
친구 녀석 죽었대
- 병으로? - (반) 아프다 소리 못 들었는데
마저 먹고 가
(반) 얘기해 줘
친구가 죽었다고 연락 왔어요
(혜령) 어머, 주위에 왜 이렇게 죽는 사람이 많아?
[컵을 달그락 내려놓으며] 요즘 내 주위에도요
왜 얘기 안 하셨어요?
- 그럼 더… - (종업원3) 커피 하시겠습니까?
(혜령) 네
'더' 뭐요?
편하고 제가 친절했을 텐데
충분히 친절했어요
- 또 드실 거죠? - (혜령) 네
(혜령) 혹시 아세요?
- 아니에요 - (동마) 형 얘기요?
네, 사귀는 분
들었는데
본인 없는 자리니까 우리끼리 거론할 필요 없고요
네
[흥미로운 음악]
(혜령) 아기집만 정상이면 어떻게 해 보겠구먼
(동마) 좋아 보이세요 [혜령이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혜령이 컵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많이 편해졌어요 주위 분들도 도와줬고요
- 남는 건 사람이에요 - (혜령) 네
전에 골프장에서 PD님 봤는데
- 굉장히 쿨한 성격이시더라고요 - (혜령) 네
(동마) 형이 식구분 다 같이 오셨냐니까
- 바로 이혼했다고 - (혜령) 어머, 그러셨어요?
당당함이 본인 잘못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저랑 같은 경우예요
남편 의사인데 외도요
(혜령) 같은 남자니까 이해되세요?
네
(혜령) 부장님은 이해 안 된다고 하셨거든요
형제분이라도 다르신가 봐요
쌍둥이도 성격은 각각이에요
친구 중에 일란성 쌍둥이 있거든요
하여튼 부장님 같은 분 없으세요 여러 면에서
남자인 내가 생각해도요
[한숨] (혜령) 아깝고 속상해 죽겠어요
- 가만있어 봐 - (혜령) 왜요?
(동마) 알아보는 사람 있으면
- 같이 조식 먹는 거 보고… - (혜령) 아, 어머, 정말
저 먼저 일어날게요
그만 드시고요?
양 찼어요, 많이 안 먹어요, 아침
- (혜령) 안녕히 가세요 - 또 봬요
[흥미로운 음악]
(혜령) 저 뒤태
멋있다 못해 [반짝이는 효과음]
아름답다
(피영) 안녕하세요
(PD) 응
- 자기네 '부추' - (피영) 네?
- '부혜령 사랑과 추억' - (피영) 아…
저희는 그냥 '붐'으로만 불러서
선곡 보면 너무 사 PD 개인 취향이야
[엘리베이터 도착음] 그래요?
청취자들한테는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
네
그리고 음악 평론가 은새 씨랑 친하지? 사적으로
프로 바뀔 때마다 고정 게스트로 꼭 챙기는 거 보면
- 아닌데 - (PD) 뭐 아니야 [엘리베이터 도착음]
[휴대전화 진동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 언니, 안녕하세요 - (피영) 응
오늘 차 마실 시간 되세요?
한 20분?
(피영) 방송 끝나고
(아미) 동치미 여사 싱가포르 갔어요
친한 친구 산다고 들었어
이따 뵙고 말씀드릴게요
[새가 지저귄다]
- 왜 전화 꺼 놓으셨어요, 계속? - (해륜) 어, 어…
(우람) 감기 걸리셨어요?
(해륜) 어
(우람) 아, 용돈 안 주셔도 돼요
걱정했어요, 좀
[애잔한 음악]
빵 사 주실래요?
(해륜) 그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해륜) 아니, 난… - (우람) 단팥빵 좋아하시잖아요
(해륜) 지금은 배불러, 싸 갈게
다치셨어요?
[해륜의 부정하는 소리] (우람) 마스크 벗으시면 안 돼요?
[해륜의 한숨]
잘 안 들려요
아빠…
[해륜의 한숨]
(해륜) 별거 아니야
[무거운 음악]
찬 바람 잘못 쏘여 가지고
침 맞고 약 먹고 있어 금방 낫는대
왜 울어
너도 그러니까 절대 찬 데 얼굴 대고 눕지 말고
몸살감기 같은 거야
어서 먹어, 아빠 속상해
엄마 아세요?
(해륜) 응
- 같이 한의원도 갔었고 - (우람) 네?
(해륜) 한의원도 갔었다고, 같이
(피영) 뭐 마셔야지
(아미) 차도 살쪄요
아주머니가 보니까요
저 없을 때 아주 정성을 다해서 절하고
무릎 꿇고 한참씩 기도 같은 거 하고 그러더래요, 울면서
- 울면서? - (아미) 네
사죄의 울음 아니에요?
켕기는 게 있단 의미죠
(아미) 그러니까 도망치듯 피해서 싱가포르 간 거고요
[무거운 음악] 어제 수영 갔다 와서는
완전 넋 나간 분위기인 거예요
맛 간 얼굴
천도재, 나라도 지내야 하는 거 아니야?
- 소용없어요 - (피영) 그럼 계속 진지 올리고
그렇게 모신다고?
동치미 여사 반응 보려고 해 본 거죠
예상대로 안절부절이고요
제단 치우면 다시 지아 그럴까 봐
(아미) 한을 풀어 드리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에요
어떻게 풀어 드려? 한 아닐 수도 있잖아
정말 본인 말대로 정 떼시려고 그런 거면?
그런 거면 걱정할 일 아니죠
동치미 여사 기겁, 정떨어져서 줄행랑 비행기 탔잖아요
(아미) 혹시라도 지아 다시 그러면
퇴마 전문 스님한테 데려가면 되고요
근데 모든 상황이 분명히 뭔 짓을 했다니까요
정말 언니 못 보셔서 그래요
같이 봤어도 신유신 씨는 어머님 말 믿잖아
남자니까요, 단순해서
뭔 짓을 한 걸까요, 아버님한테?
몰라, 지아만 더 이상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어
걱정 마세요
"CSB 라운지"
(혜령) 내일 봬요
(피영) 응
왜 그렇게 봐? 부혜령 몰라?
알죠
인터뷰 그렇게 떠들썩하게 했는데 왜 몰라요
울고불고
(피영) 안티야?
[한숨 쉬며]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장 봐서 들어가야 해요
반찬 아무것도 없어요
만족해?
이러고 사는 거 [아미의 한숨]
네
언니한테는 항시 죄송한 마음이에요
평생 잘할게요
됐어
[슬픈 음악]
(가빈) 뿌린 대로 거두는 거야
(동마) 마포에서 내려 내가 운전할게
(기사) 네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네
(동마) 사피영 PD님 번호인가요?
네
(동마) 저 서동마라고 합니다
전에 골프장에서 뵌 서반 엔지니어 동생이요
아, 안녕하세요
(동마) 아직 퇴근 전이시죠?
- 지금 하려고요 - (동마) 아…
제가 드릴 말씀이 있어서 방송사 왔거든요
그래요?
- 어디 계세요? - (동마) 주차장이요
- 지상 주차장이요? - (동마) 네
나왔어요, 지금
- 그쪽으로 갈게요 - (동마) 네
[통화 종료음]
[차 문이 탁 닫힌다]
- (동마) 차는… - 아침에 시동이 안 걸려서요
택시로 출근했어요
그럼 제 차로 모셔도 될까요?
안 그러셔도 돼요, 바쁘실 텐데
어차피 뵈려고 왔습니다
근처 카페는 방송국 사람들 많고
일단 출발하죠
[차 문이 탁 닫힌다]
[피영이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부장님이랑 같이 사시는 거 아니죠?
네
전 아직 독립 못 했습니다
부모님 품 떠나면 고생이에요
(피영) 솜니움 아파트요 찍으면 나와요
선약 없으시면 식사 모셔도 될까요?
선약은 없지만…
(동마) 그럼 저녁 먹으면서 말씀드릴게요
네
[휴대전화 진동음]
[피영이 부스럭거린다]
(피영) 시은 언니 문제겠지
부장님 결혼 쉽지 않겠어
[휴대전화 진동음]
- 좀 받을게요, 일 전화라 - (동마) 네
통화 길어질 수 있어요
(동마) [피식 웃으며] 네
조용히 운전만 하겠습니다
[피영이 살짝 웃는다]
여보세요
친구 어떻게 된 거야?
심장 마비로
젊은 나이에 왜?
(반) 자식, 술 너무 먹어 가지고
어떡해
또 들를 거지? 가까운 친구니까
(반) 응
알았어
(반) 뭐 해?
- (시은) 저녁 - (반) 무슨 반찬?
그냥 월남쌈, 애들이 좋아해서
난 월남쌈 맛있는 줄 모르겠어
내가 하는 건 맛있을걸?
식당 거랑은 달라
그래?
건강에도 좋고
언제 먹게 해 줄 건데?
와
간다, 정말
[웃음]
가서 벨 누를게
우람이 덕에 주소 알겠다
나중에 물리도록 해 줄게
얘기했어? 애들한테?
아직
시간 끌 일 아니야
알았어
(피영) 네, 들어가세요
네
[통화 종료음]
(동마) 강남까지 막혀서요
"W.J 그랜드 호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피영) 어느 식당 가지? 자리 있을까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여기 와 보셨어요?
아니요, 강북 호텔은 거의 안 오게 돼요
(지배인) 아, 오셨습니까?
(동마) 예약을 못 했는데
(지배인) 룸 있습니다 오랜만에 오셨어요
[웃으며] 네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지배인) 바로 메뉴 올려 드리겠습니다
메뉴 좀 바뀌었어요?
(지배인) 네, 메인은 그대로고요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하, 뷰 좋다
시장하시죠?
조금요
낮에 뭐 드셨어요?
구내식당 밥이요
저도 형 따라서 한 번 먹어 봤어요
- 별로죠? - (동마) 네
그래서 도시락 자주 싸 가요 샐러드 같은 거
네
부장님 계시면 안 되는 용건이에요?
아, 먼저…
- 차 키 갖고 나오셨죠? - (피영) 네
주시면 저희 직원 시켜서 고쳐 오라고 할게요
아니에요
내일 전 공항 가야 하는데
내일도 택시로 출근하시게요?
여행 가세요?
출장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독일 지사에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요
(피영) AI 만드는 회사?
네, 형한테 들으셨어요?
아니요, 형님 모르세요?
과묵하신 거
[살짝 웃는다]
(피영) 형제분 공통점이요
절제된 감정요
그렇게들 교육받으신 거예요?
아니면 유전 인자가…
형하고는 다르면서도 닮은 부분이 있어요
[문이 드르륵 열린다]
와인 한잔 괜찮으시죠?
네
(향기) 내일 또 장 활동 원활하겠다
(시은) 저기…
먹으면서들 들어
말씀하세요
저기…
[잔잔한 음악]
부장님이랑 엄마 사귀거든
(시은) 알고 봤더니 옛날에 동창이야
미술 학원 같이 다녔어
말씀하세요
저기…
부장님 얘기예요?
(우람) 아니야
오늘 아빠 봤어요 [무거운 음악]
어디서?
전화했어, 너한테?
단지에서요
[한숨]
입 돌아가신 거
너무 가슴 아파요, 속상하고
아빠 입이 돌아가?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지배인) 보틀이죠? - (동마) 네
다 못 마실 텐데
[문이 드르륵 닫힌다] 좋은 와인이니까 가져가면 돼요
[휴대전화 진동음]
좀 받을게요, 독일 지사라
네
(동마) 여보세요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흥미로운 음악]
(피영) 재벌 집 장남이셨던 거네 부장님
어쩐지
형한테 얘기 들었는데요
이시은이라는 작가님 어떤 분이에요?
개인적으로 친한데요
언니 장점 많아요
(동마) 어떤 면에서요?
우선 성품요, 허영, 사치도 모르고
우리 형은 미혼이에요
(피영) 나더러 설득시켜 달라는 부탁이겠지 [문이 드르륵 열린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다가오는 발걸음]
(동마) 찬물 괜찮으세요?
춥죠?
(동마) 따뜻한 물요
(종업원4) 네, 한 잔만요?
(동마) 네
[문이 드르륵 닫힌다]
결론부터 말씀드릴까요 서론부터 시작할까요?
결론요
결론 말씀드리면
결혼하고 싶습니다, 지금 제 앞의
사피영 씨랑요
[무거운 음악]
[애절한 음악]
지금 내가, 제가
바지 내리고 소변보면 기함하실 거예요
짓궂어
- (반) 들러도 돼? - (시은) 와
살아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좋은 사람 얼굴 보고 싶어
- 마음 같아선… - (피영) 마음 같아선요?
안 때린다고 약속하면요
이대로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룸 잡을게요
(문호) 내년 정빈이 돌잔치 때
혜령이가 아마 손님 맞고 있을걸? 예감이 그려
당신 예감 맞는 거 못 봤어
인간적이세요
글로 신혼여행 가요, 우리
어머, 그래요?
저도 갑자기 호감이 생기고 좋아지네요, 할게요, 결혼
(택시 기사) 뒤의 밴이 계속 따라오는 거 같아요
(원) 부탁이 있어요
(사현) 분부만 내리세요
- 얼른 가요 - (동마) 허그 안 해 줄래요?
내가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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