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3.2
[주제곡]
[긴박한 음악]
[달그락거린다]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휴대전화 조작음]
춥지 않으세요, 어르신?
안 추워요
건강하시네요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동미) 어딜 가?
(아미) 교회요
(동미) 아침 거드는 것도 싫어서 인제 교회?
[무거운 음악]
보면 어쩔 건데?
[한숨]
안 하던 짓 하면 죽을 때 된 거라던데
아빠 돌아가셨어요
[상부 장이 탁 닫힌다]
(동미) 저기, 그럼
교회가 아니라 공항 가야 하는 거 아니야?
[기림의 헛기침] [버튼 조작음]
아유
거스름돈 됐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지아) 거스름돈 됐어요
[웃으며] 아유, 감사합니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택시 기사) 어서 오세요
그분이 오셨네, 알지?
(여자) 아주 제대로
[딸랑거리는 소리]
꺼져, 썩!
다물어
(택시 기사) 네
[무령을 잘그랑 내려놓는다]
불산동 굿당 가시죠?
"라센"
[내려오는 발걸음]
(아미) 저기…
지아?
[아미의 다급한 숨소리]
[초인종이 울린다]
[무거운 음악]
야들하게 생겨 가지고
냉수 먹고 속 차려!
[놀란 숨소리]
[인터폰 조작음]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물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닫힌다]
(유신) 어쩐 일이야, 우리 딸?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혼자 왔어?
[지아가 방귀를 뿡 뀐다] [지아의 헛기침]
[유신의 웃음]
(유신) 숙녀께서
아비, 골프 가자
준비해
지아야, 할아버지 흉내 내는 거야?
(동미) 음, 엄마는?
김동미! [무거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너!
너 때문에 내가
(지아) 너, 너 때문에 내가
지아야
[고조되는 음악]
(유신) 지아야!
(기림) 나 억울하게 죽었다!
[무거운 음악] 억울하게 죽었어, 김동미 때문에!
(지아) 놔!
[동미의 비명]
[동미의 겁먹은 숨소리]
[발을 탁 구른다] [음 소거 효과음]
[동미가 울먹인다]
[아미가 놀란다]
[동미의 비명]
지아야, 왜 이래!
[동미의 비명] [아미가 놀란다]
우리 딸 정신 차려! 지아야!
(기림) 나 더 살 수 있었어
원장님, 아니에요, 아니에요
나랑 가! 혼자는 못 가!
[동미의 비명]
- (동미) 엄마, 무서워! - (기림) 내가 분해서, 억울해서! [동미의 비명]
(동미) 악! 원장님!
뭐 해?
[동미의 비명]
원장님!
악, 원장님! [아미의 놀란 숨소리]
[동미의 힘겨운 신음]
지아야…
[어두운 음악] 할미야, 할미, 제발 정신 차려
억울한 거
풀어 줘
[분한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음악]
[아미의 놀란 숨소리] (유신) 지아야
[지아의 힘겨운 숨소리] 지아야!
[고통스러운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놀란 숨소리]
(아미) 병원에 전화할까?
119?
[휴대전화 벨 소리] [피영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여보세요
(아미) 언니 지아 우리 집 왔어요, 아세요?
[차분한 음악] [옅은 한숨]
거기 갔어?
네, 근데 동치미…
김 여사한테 달려드는 거예요
달려들었다고, 할머니한테?
(아미) 네, 얘기가 길어요 빨리 오세요
[통화 종료음]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안녕하세요
[아기들 울음소리가 들린다] [웃음]
(문호) 네, 이른 시각인디
기쁜 소식 알려 드리려고
방금 손주 태어났어요
그건 아직 모르겄고
가족 분만실에서 몸풀었는디
지금 글로 가고 있어요
쑹위안이 오빠분 잠 못 자고 걱정할까 봐
낳으면 알리라고
[문호의 웃음]
감사합니다
네
초산이라 시간은 좀 걸렸는디
몸조리 잘하면 되쥬
(예정) 걱정 마세요 저희가 잘 돌볼게요
(문호) 들으셨쥬?
[따뜻한 음악]
[달그락거리는 소리] (원) 저 봐요
(간호사1) 어머, 정말
손가락, 발가락…
(의사) 다 정상이에요
[안도하는 숨소리]
아가
우리 아가도 힘들었지?
(의사) 엄마 젖꼭지 좀
(간호사2) 네
[무거운 음악] [원의 힘겨운 신음]
[간호사2의 놀란 숨소리]
(간호사2) 선생님
(원) 수, 수, 수, 수…
(간호사2) 숨이 안 쉬어지세요?
어, 어, 어떡해, 어떡…
[원의 힘겨운 신음] [간호사2의 놀란 숨소리]
[간호사2가 당황한다]
[무거운 효과음]
(의사) 기관 삽관! 혈압!
(간호사1) 네
[의료진의 다급한 숨소리]
[간호사2가 원을 탁탁 친다] [심전도계 경고음]
[힘겨운 신음]
[원이 울먹인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힘겨운 숨소리]
(간호사2) 산모님
[의사의 다급한 숨소리]
[간호사2가 원을 탁탁 친다]
[힘겨운 숨소리]
[원의 가쁜 숨소리]
(의사) 송원 님!
[원의 힘겨운 신음]
엄마!
[의료진의 가쁜 숨소리]
[의사의 다급한 신음] [아기 울음]
[무거운 효과음] [심전도계가 삐 울린다]
[아기 울음]
[무거운 음악]
[의사가 심폐 소생술을 한다] [의사의 가쁜 숨소리]
[간호사1의 한숨]
[의사가 심폐 소생술을 한다] [의사의 가쁜 숨소리]
[의사의 가쁜 숨소리]
[심전도계가 연신 삐 울린다]
[애잔한 음악]
[의사의 한숨]
[아기 울음]
(예정) 산후조리원 싫대
우리 있는데, 뭐
어미, 미역국 좀 끓여서 갖고 올 수 있어?
(문호) 족발 좋다 소리도 들은 거 같은디?
(예정) 그래, 응
- 큰 거 봤냐? - (사현) 아니요
소변이 끝도 없이 나오는 거예요
보니까 한 번도 화장실을 안 갔어
아유, 얼마나 긴장하고 맘 졸였으면
부부 의리지
[문호의 웃음]
얼른 들어가 봐
기다리시고 전화하지 마세요
문자는 되지 않아?
궁금해 죽겄어
- 아참, 꽃 사야 하는 거 아니여? - (예정) 맞아
최 기사 시키세요
(문호) 그려
[문호의 기분 좋은 숨소리]
딸이에요, 아들이에요?
부모님들이 궁금해하세요
아들이요
- 아들요 - (문호) 됐어!
[사현의 웃음] (예정) 아유
[문호의 웃음]
(사현) 축하드려요, 아빠
축하한다, 내가 오늘을 기다렸어
[문호의 웃음] (예정) [웃으며] 아이고
산모는요?
[어두운 음악]
안 좋아요?
(의사) 안타깝게
불의의 상황이 생겨서
운명하셨습니다
[무거운 효과음] [놀란 숨소리]
우, 운…
불의?
- 운명? - (예정) 운명이라고 하셨어요?
네
(문호) 뭔 소리여, 이게?
운명했다고요?
네
(문호) 그럼…
(의사) 마지막 모습 같이 보시겠습니까?
마지막 모습이라니
(의사) 죄송합니다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는데
[놀란 숨소리]
선생님
도통…
어떻게 된 일이여?
[힘겨운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애잔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울먹인다]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힘겨운 신음]
[놀란 숨소리]
선생님, 빨리 심폐 소생이요 따듯해요, 아직요
다 했어요
(사현) 만져 보세요, 따듯하다고요
저 보고 있잖아요, 안 보이세요?
[한숨]
선생님
어떻게 좀, 아직, 아니라고요
얼른요, 제발
쑹위안, 바다 엄마, 자기야!
선생님 [사현이 훌쩍인다]
제발 그러고 있지 마시고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예?
양수 색전증이라 어쩔 수 없었어요
[무거운 음악] 양수 색전증이요?
- 양수가 혈관을 타고 올라… - (사현) 아, 어쨌든요!
(사현) 그런 설명 할 시간에 수술이라도요!
[사현의 다급한 숨소리] 손대지 마세요
(직원) 고 송원 님 영안실로 이동하겠습니다
무슨 영안실요? 못 가요!
다 해 볼 거예요, 뭐든!
전기 충격기 있잖아요
보호자님 심정은 알지만…
몰라요
몰라요
[애잔한 음악]
[사현의 떨리는 숨소리]
바다 엄마
제발…
나예요
(사현) 바다 봐야지, 응?
어떻게 낳았는데
바다는 어떡하라고, 우리 아기
[애처로운 음악]
[의료진이 울먹인다]
[사현이 흐느낀다]
나 어떻게 살아요?
나 어떻게 견뎌?
[사현의 떨리는 숨소리]
제발, 제발
[사현이 흐느낀다]
(직원) 저기, 이동하셔야 하거든요
누구 맘대로 누가 옮기래요? 절대
[사현이 울먹인다]
[사현이 울먹인다]
[흐느낀다]
[오열한다]
[동미의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피영의 가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피영의 힘겨운 숨소리]
(유신) 몰랐어? 애 나가는 것도?
머리 감고 나왔더니
새벽에 내 방 와서 같이 잤거든
(동미) 그럴 수 있어
그러고 앉아 있지 말고 커피라도…
내가 내려?
(피영) 됐어요
(아미) 언니
저희 아빠 돌아가셨어요
한국 아빠요, 생부
교회 가서 기도라도 드리려고 나서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는지 선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난 타고 올라왔어
어머
(아미) 허, 소름 돋으려 그래
(피영) 근데?
그래서 비상계단으로 내려가다 지아를 만났어요
(아미) 사진이랑 똑같아서 딱 알아봤고요
내가 '지아?' 그랬는데
뒤도 안 돌아보고 계단 올라가는 거예요
반응이 없이
현관 앞에 와서 벨 누르더니
저보고 뭐라는지 아세요?
야들하게 생겨 가지고 냉수 먹고 속 차리래요
애들이 쓰는 표현도 아니고
분위기 자체가 이상한 거예요, 완전
[피영의 기가 찬 숨소리]
- 그러고 들어와선… - (유신) 빙의된 거 같아
아버님요
지아한테
아버님…
(동미) 원장님 못 떠나셨어 보니까
내가 밤마다 눈물 바람 하거든
정 떼시려고
눈물 바람 하세요? [익살스러운 음악]
산 세월이 몇십 년이야
(동미) [흐느끼며] 식구들 앞에선 멀쩡한 척하지만
가신 지 2년이 됐어? 10년이 됐어?
[동미가 훌쩍인다]
맨날 울다 잠들어
못 잊고 그리워하면 망자가 못 떠난다더니
맘대로 돼?
[동미가 흐느낀다]
어떡해?
일단 일어나면 상태 보고
(동미) 퇴마 하면 돼
- 직접요? - (동미) 내가 어떻게?
전문으로 잘하는 스님들 있어
[작은 목소리로] 저랑 얘기 좀여
(동미) 나도 억지로라도 원장님 고만 생각해야지
[동미가 훌쩍인다]
천도재 큰 절 가서 다시 올리고
[동미가 훌쩍인다]
전에 어머니도 꿈에 나타나서 정 떼셨다고 그랬지?
- 그랬어? - (동미) 그랬어
어렸을 때라 까먹었네
(아미) 아유…
까먹을 게 따로 있죠
- 빠져 - (아미) 지혜를 모아야 하잖아요
다 같이
보통 일이에요?
상중이라며?
본인 슬픔이나 생각하라고
[떨리는 숨소리]
- (피영) 어떡해… - (동미) 걱정 마
[피영의 한숨] (동미) 우선 아빠가 정신과고
(아미) 빙의는 말로 되는 치료 아니잖아
부정적으로 자꾸 얘기할 거면 얼른 교회나 가!
(동미) 때리는 시누이보다 말리는 시어미가 밉다더니
[한숨]
치매 검사 좀 받아 보세요
'때리는 시어머니'예요
(유신) 일시적 현상일 거야
잠든 모습만 봐도 안정됐고
전에 할아버지 봤다고 그랬어
(피영) 잠결에
난 꿈일 거라고 했는데
진짜 본 걸까?
(아미) 언니 저랑 교회 가서 기도해요
절보다는 교회예요, 이런 문제는
(동미) 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아침들 먹어
금방 돼
한 다리 건너 천 리라고
밥이 넘어가는 상황이에요?
누가 나 먹는대?
굶으실 거 아니잖아요
[의료 기기 작동음]
(예정) 정신 들어요?
[훌쩍이며] 누워 있어요
(문호) 어떻게 된 겨?
[애잔한 음악] [울먹인다]
[문호의 한숨]
아휴…
바다 어미야
(문호) 어떻게 좀 해 보지 않고
[흐느끼며] 아이고…
어쩐디야, 이 일을
핏덩이는 어쩌
아가
한 번도 아가라고 못 불렀는디
눈도 못 감았네
아들 낳았어
자식 끼고 키워야지, 엄마가
[문호가 흐느낀다]
어린거 불쌍해서 어떡해
제 엄마 얼굴도 못 보고
[흐느낀다]
품에 안아 보지도 못하고
저승길 어떻게 가!
[문호가 흐느낀다] (예정) 아이고
사현아
(문호) 방법이 없는 겨?
이렇게 보고만 있으면 어쩌
뭐라도…
하늘이 무너져도
이건 아니여
하늘도 무심하지
어떻게 이런 일이
찢어지네
(문호) 찢어져
[문호가 흐느낀다] (예정) 아이고…
있죠, 언니
(아미) 김 여사 때문에
아버님 돌아가신 거 같아요
뵙지는 못했어도
[의미심장한 음악]
지아가요
완전히 할아버지 돼 가지고요
김 여사한테 달려들면서
너 때문에 죽었다고
- 정말? - (아미) 네
호러 영화가 따로 없었어요
(아미) 김 여사 파랗게 질려 가지고 와들와들
[아미의 한숨]
열두 살짜리 소녀 힘이 아닌 거예요
[피영의 놀란 숨소리] 의도적으로 어떻게 한 거 같아요
핑계가 정 떼는 거지
분명히 억울하게 죽었다고 했거든요
믿으라고?
내 눈…
저 혼자 봤어요?
셋이 다 같이 봤어요
확인해 보세요, 오빠한테
(아미) 더 살 수 있었다고 억울한 거 풀어 달라고요
[아미의 한숨]
무슨 짓 한 게 맞아요
그렇지 않고선…
영화관에서
심장 마비 일으키셨어
(아미) 봤냐고요, 들은 거지
그것도 당사자 김 여사 말
조사해 봐야 해요
지아 아빠가 응하겠어?
괜히 집안 망신이라고 하지
그럼 조용히요
언니는 바쁘니까 제가 알아볼까요?
(아미) 그럴게요
사설탐정 있다는 얘기 언니도 들었죠?
우리 지아는 어떻게 되는 거야
[아기들 울음소리가 들린다]
[문호가 울먹인다]
[애잔한 음악]
[훌쩍인다]
[흐느낀다]
[흐느낀다]
(문호) 인물 좀 봐, 이목구비가
딱
판씨 집 핏줄이여
바다야, 어쩌냐
아이고, 가여운 것
할아버지여, 나
[문호가 흐느낀다]
어미는 갔어도, 그려도
이 할아버지도 있고
할머니도 있고
큰아빠
아빠
사촌 누나들도 둘씩이나
[문호가 흐느낀다]
[한숨]
나 보면 또 흥분할지 모르니까
[차분한 음악]
(아미) 한 번도 아빠라고 부른 적 없는
불러 보지 못한 아빠
죄송해요
좋은 모습 보여 드리지 못하고
이렇게 끝났네요
한 번씩
한 번이라도 저 생각한 적 있으세요?
전 많이 생각했어요
궁금하고 만나고 싶었어요
어쨌든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
[휴대전화 벨 소리]
(시은) 응
(해륜) [웅얼거리며] 못 오면 주소 찍어 줘
골든 타임 놓치면 안 돼
뭐라고?
(해륜) [웅얼거리며] 골든 타임 놓치면 안 된다고 빨리 한의원 가야 돼
지금 주차장이야
[무거운 음악]
[해륜의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해륜의 한숨]
어느 정도야?
심해?
[해륜의 한숨]
- 벗어 봐 - (해륜) [웅얼거리며] 봐서 뭐 해
(시은) 그럼 왜 연락했어?
(해륜) 치료받아야 하니까
전에 한의원 얘기 들은 기억 나고
발음이 그렇게 안 돼?
(해륜) 나도 답답해, 힘들고
놀란 거 생각하면
(시은) 아침은 안 먹었어?
침 맞는 것도 힘들대
빈속에 어떻게 맞아
(시은) 아무것도 없어?
(해륜) 먹기 힘들어
다른 데는 괜찮아?
(해륜)
무슨 마비?
(해륜) [웅얼거리며] 말초성 안면 신경 마비
[쓸쓸한 음악]
[문호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문호) 응
VIP 2호실
[통화 종료음]
큰애네 왔디야
[문호의 한숨]
한의사 친구 있다고 하지 않았어?
(해륜) [웅얼거리며] 죽었어
죽었다고?
(해륜) 응, 며칠 전에
왜?
병으로 죽었을 리는 없고 교통사고?
- (해륜) 낙마 - (시은) 뭔 마?
(해륜) 낙, 마
말 타다가 떨어져 가지고
[한숨]
몇 달 코마 빠졌다가 죽었대
[차분한 음악]
(동미) 영감탱이 징하다, 정말
죽어서까지 안 떨어지고
내가 목 조르기를 했어? 가슴을 쳤어? [한숨]
저 혼자 죽어 놓고 어쩌라고?
아가미랑 지아 어미랑 쏘삭질해서 나 최면 거는 거 아니야?
유신이…
걸면 걸린 척하지, 뭐
내 멘털 누가 이겨?
그나마 어린거한테 씐 게 다행이지
식겁했네, 아주
무조건 오리발로 나가면 돼
[익살스러운 음악]
(동미) 저 영감탱이 내가 눈에 들어오는구먼
나이를 생각하셔
[동미의 놀란 숨소리]
[남자가 놀란다]
[아파하는 신음]
아유…
[동미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 아유, 아유, 아이고, 아유
- (남자) 괜찮으세요? - (동미) 아이…
- (남자) 아유, 예? - (동미) 으…
(남자) 아유, 데지 않으셨어요?
[동미의 짜증 섞인 숨소리] 아유, 참
- (동미) 응? - (남자) 에?
[남자의 힘주는 신음]
(남자) 이거 오리발이네?
왜 이런 게 여기, 아휴
- (남자) 괜찮으세요? - (동미) 네
- (남자) 아유, 손 까지셨네, 예? - (동미) 아…
- 저, 약국 가십시다 - (동미) 됐어요
(남자) 아유, 저 무릎 까지셨을 거예요, 예?
된통 오지게 넘어지셨어요
씁, 저, 여기요, 손 닦으세요
아, 아이, 저… [흥미로운 음악]
아, 이, 이리 주세요 제, 제가 버려 드릴게요, 예? [동미의 힘겨운 신음]
[남자의 웃음]
저, 저 잡으세요 [동미의 한숨]
(동미) 됐어요
(남자) 저, 제가
강남역 사거리에서 오리구이 식당을 크게 하거든요
저희 식당 가셔서 저…
영감님
가던 길 가세요!
[남자의 웃음]
(남자) 나 육십다섯밖에 안 됐어요 무슨 영감님이에요?
[남자의 웃음]
여사님
[남자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당겼구먼, 얼굴
뒷모습은 할머니네, 완전
에헤, 참!
뭐라고요?
[차분한 음악]
(한의사) 어디 봅시다
어, 오늘 새벽에요?
(해륜) 네
(한의사) 그 전에 어떤 증상 같은 건 없었고요?
- 마비감이나 - (해륜) 없었어요
(한의사) 뭐 신경 쓴 일은요?
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있거든요
(시은) 차였어요
친한 친구한테 배신당했나 봐요
침 얼마나 맞으면 돼요?
바로 오셔서 다행히 오래갈 것 같지는 않은데
(한의사) 약재를 같이 써야지 침 치료만으로는 안 돼요
잘 부탁드립니다
"VIP 병동"
[문이 탁 닫힌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동마) 밥 생각 없으면 드레스 맞추러 가
알아봤더니 적어도 한 달 걸려
오늘 아예 다 하자
반지랑 식장까지
다 준비해 놨다가…
결혼 우리가 해
- 청담동 앙뚜아 - (기사) 네
- (동마) 어머니 전화하셨죠? - 네
일일이 보고드리지 말아요
물으셔서…
그 정도 머리 안 돌아가요?
나 출근해야 돼
(해륜) 고마워
[잔잔한 음악]
[통화 연결음]
지아 어때?
어떻게 괜찮아?
깨 봐야 알잖아
밤에 설치긴 했지만 그렇게 오래 자는 거
저녁에 좀 봐요
[차분한 음악]
(반) 이시은, 우리 만났었어
(시은) 미팅에서 만났을 리도 없고
한동네 살았나?
(혜령) 어제 부장님이랑 작가님
오붓이 얘기 나눈 건 아니겠지?
나눈들 게임이 돼?
[물소리가 멈춘다]
[문이 달칵 열린다]
(혜령) 아, 안녕하세요
어제 매니저 목 다쳤다며?
차도 많이 파손되고
네
(혜령) 한 달 정도 깁스해야 되나 봐요
[물소리가 쏴 들린다]
어제 술 많이 드셨어요?
두 분이?
잠깐 기다리다 먼저 나왔어, 난
(시은) 늦어지는 거 같아서
부장님 못 보고 가셨다고요?
(시은) 응
(혜령) 부장님 40분도 안 돼서 올라가셨는데
(시은) 응
부장님 거금 쓰셨는데 마무리가 그렇게
다음엔 제가 사야지
지아 다쳤대요?
통화 못 했어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잔잔한 음악]
(반) 와이오유 몇 시 괜찮아요?
6시? 7시?
(시은)
[문이 달칵 열린다]
(혜령) 안녕하세요
어제 지아, 뭐 다쳤던 거야?
얘기가 길어
실제로 그런 일이 있어요?
(피영) 안 믿겨
내 눈으로 본 거 아니라
그래서 빙의돼 가지고
뭐 말 같은 거 했대요? 생시처럼?
몰라, 자세한 건 못 들었어
(피영) 애는 자고 출근하느라
할아버지가 손녀딸 특히 이뻐하셔 가지고
손녀딸 밟혀서 못 떠나셨나 보네
그럼
부인분한테 빙의되는 게 맞지 않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아는 사람이야?
(승아) [살짝 웃으며] 친구 엑스 남편요
엑스 남편? 인물 좋구먼, 왜 이혼했어?
인물값 해서요
[문이 달칵 열린다]
"CSB 라디오"
[차분한 음악]
[스튜디오 문이 달칵 열린다]
[스튜디오 문이 탁 닫힌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마) 나한테 집중해
친한 언니 아기 낳았나 하고
낳을 때 됐거든
낳았으면 연락 왔지
친하다며?
(가빈) 내가 통 신경을 못 썼잖아
(동마) 이해해
[한숨]
거의 전화 꺼 놓는 일 없는데
낳았나?
피곤하면 반지는 다음에 골라?
그냥 오늘
내일은 또 내일 할 거 있잖아
혼수 뭐 해 올 거야?
들어가 살아?
자신 없어?
아니
나 외롭게 컸잖아
근데 두 분이 그러라시겠어?
우리 아버지 보수적이거든
(동마) 나이를 떠나서
양평 집 팔까?
어른들 눈에 차게 준비하려면
확실한 혼수
우리 2세
[한숨]
2세부터 빨리 갖자
[주전자 뚜껑을 탁 닫는다]
아기 안 생기면 결혼 못 하겠네
나 스트레스 줄 거야?
[동마의 한숨]
무자식도 운명이지, 뭐
[주전자 내려놓는 소리] 입양하든가
밖에서 낳아 와?
드레스 캔슬해
농담
(가빈) 농담 아니야
충분히 그럴 인격이야
[가빈이 차를 조르르 따른다]
진짜 내 인격 겪어 봐
오래오래, 평생
몰랐던 면 많을 거야
진지한 적이 없어
사랑할 때만 진지하면 돼
그렇잖아
언제 웃어 줄 거야?
[한숨]
(동마) 아직 맺혔던 거 다 안 풀린 거지?
결혼과 함께 서운함
불신
불신까지는 아니겠다
나 믿지?
마셔요
부모님 앞에선 꼭 존대해 줘
처음엔 아마 숨 막힐 수도 있어
어머님도?
우리 아빠랑 살면 다 물들어
나 빼고
(혜령) 오늘 마지막 사연입니다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여러분
특히 여성분들
시원한 사이다
청량음료 앞에 준비해 놓으시고 들으셔야 할 것 같아요
'결혼해서 3년은 부지깽이도 산다는 말' [잔잔한 음악]
'어렸을 때 들은 적 있습니다'
'근데 제 경우는요'
'저희 남편 혼인 신고 한 지 2년 4개월 만에'
'딴 여자랑 살겠다고 집을 나갔습니다'
'이혼 요구 받았지만 저는 버텼고요'
'딸 생각해서요'
'딸아이 유치원 다닐 때 그쪽이랑 끝내고 들어오더군요'
'뒤늦게라도 마음잡고 살려나 했습니다'
'둘째 딸도 생겼고요'
'근데 둘째 네 살 되던 해'
'또 딴살림 차려 나갔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생활비는 일부라도 대 줬다는 거요'
'재작년 동거녀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남편이 쓰러졌다고'
'뇌출혈 수술 받고'
'왼쪽이 완전 마비돼 누워 있더군요'
'당연히 동거녀 떠났고요'
'살던 집이랑 다 정리해서요'
'연락 두절 상태입니다'
'저는 반쪽 불구 된 남편'
'먹이고 씻기고 운동시키고'
'그러면서 딸 둘 건사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개고생'이란 단어를 떠올립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견딜 수 없이 밉고 힘들고 울화가 치밀 때마다'
'팔자려니'
''어쨌든 애들 아빠니까' 하면서'
'제 자신을 달래 왔는데요'
'더는 못 하겠습니다'
'근데 물건처럼 버릴 수도 없고'
'아주 몸져누운 것도 아닌데 요양원 보낼 수도 없고요'
'아기들 위탁 맡아 키우면서'
'그동안 일부 보내 준 생활비랑 해서'
'두 딸 가르치고 먹고살았거든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나 같으면 요양원 보내겠어요
(혜령) 애초에 미쳤다고 떠맡아요?
(피영) 그래도 생활비 일부씩은 보내 줬다잖아
그렇게 됐다고 어떻게 모른 체해? 인간적으로
(혜령) 하늘이 보면, 있나 봐요
벌받은 거잖아요
벌인지
운명인지
(혜령) 벌이죠, 천벌
작가님 같으면요?
불구 남편이라도 없어야
나가서 제대로 돈을 벌 거 아니에요
애들도 웬만큼 컸겠다
[시은의 한숨]
(시은) 내가 지금 그 짝이야
박 교수 입 돌아갔어
- 어머나 - (피영) 구안와사?
- [컵을 탁 놓으며] 언제? - (혜령) 정말요?
새벽에 연락받고
한방 병원 데리고 가서
침 맞는 거 보고 왔어
연락했어요, 작가님한테?
끝난 건 확실하네, 남가빈이랑
그래서 다시 합치자고요?
무슨 합쳐?
케어하실 거예요, 작가님이 계속?
(혜령) 남가빈한테 연락해요
보라고
보고 더 정떨어지게
[한숨]
[혜령의 한숨]
나 같으면 그러겠다
계속 병원 다녀야 돼, 같이?
오늘만, 애도 아니고
솔직히 어떤 마음 드세요?
(혜령) '쌤통이다'요?
안된 생각? 걱정요?
몰라
(혜령) 모르다니요
짠하신 거네
마음 가고
그런 거 아니야
언니
(혜령) 정 안 떨어지셨어요?
- 떨어졌지 - (혜령) 근데요?
- 흔들리고 계세요 - (시은) 인간적으로
- (혜령) 인간적으로 - (시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합치시겠어, 곧
- 절대 아니라고 봐 - (시은) 오버들 마
중풍은 아니잖아요
(혜령) 끼니, 애도 아니고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고
인제 신경 끄고 모른 체하세요
(피영) 맞아
알았어
하늘이 잘못 알고 반성하라고 그렇게 만든 거예요, 잠시
뼈저리게 느껴야 해요
(피영) 음식 제대로 먹기 힘들다던데, 흘리고
(혜령) 아, 맞아, 그렇겠다
[풋 웃는다]
[한숨]
그냥 가고 싶었어
머리 아프거나 그러진 않아?
(지아) 아니
요즘도 가끔 꿈에서 할아버지 봐?
요즘은
(도우미) 식사하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시은) 어, 왔어?
나가셔요?
(시은) 응, 갑자기 또 누가
국이랑 생선만 데워 먹으면 돼
우람이 금방 올 거고
네
엄마, 그 코트 잘 샀어 [시은이 구두를 툭 놓는다]
- 스타일 제대로 살아 - (시은) 그래?
비싸지도 않은데 있어 보이고
그러게
다녀오세요
(시은) 응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스위치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동마) 응
어느 병원?
[가빈이 냉장고 문을 달칵 연다]
[도어 록 작동음] 심해?
[문이 탁 닫힌다] 얼굴만?
[한숨]
알았어 [조르르 따르는 소리가 난다]
[통화 종료음]
(가빈) 와인?
(동마) 마실 거면
일요일 형이랑 밥 먹자
주말인데 골프 안 치셔?
쳐도 뭐, 저녁까지 치나
(가빈) 어쨌든 회사 나가라도 봐야 하는 거 아니야?
- 쫓아내시겠어 - (동마) 밥 굶길까 봐?
밥은 나도 먹여 줄 수 있어
잘됐잖아
같이 결혼 준비 하러 다니고
편치 않아, 내 입장에선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난관 생겨
극복하면 돼
난관 없이 살아왔잖아
일적으로는 수도 없었어
[동마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그랬어?
박 교수 [무거운 음악]
구안와사 치료받았다네
구안와사 알지?
(동마) 알은체하는 거 싫을 거야, 나라도
치료받으면 돼
죄받을 거야, 나
(동마) 다 성격이고 운명이지
따지면
내가 원인 제공한 부분도 있고
실연당했다고 다 입 돌아가?
본인은 안 당해 봤으니까
나도 쉽지 않았어
또 꼴 보기 싫어?
[동마의 한숨]
(동마) 호텔 가자
이 집 별로 기가 안 좋은 거 같아
결혼도 전에 소문나라고?
혼자 있을 수 있겠어?
집부터 얼른 구해야겠다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시은) 나도 10분 일찍 왔는데…
(반) 집에 들렀었어요?
애들 저녁 차려 놓고
(반) 내가 그냥 주문했는데
좋아하는 거 아니까
저기…
(시은) 생각해 봤는데
착각 아니에요? 다른 사람이랑
개명한 이름이면 그랬을 수도
그럼 동명이인
아직 나 치매기 없어요
전혀 기억에 없거든요, 난
내 이름 바뀌었어
학교 때 친구도 아니라며?
(종업원) 식전 빵입니다
(시은) 네
바뀌기 전 이름 뭐였는데요? [종업원이 물을 조르르 따른다]
(반) 대치 미술 학원 다녔었지?
초등학교 때
겨울 방학 시작하면서 그만뒀고 5학년
그랬었던가?
미술 학원만 다닌 게 아니라서
거기 다녔었어요?
'요' 자 빼
어떻게 갑자기
실감도 안 나고
서동민
[부드러운 음악]
섭섭한데
그때는 잘해 줘 놓고
내가요?
어떻게?
배 안 고파?
식은 빵 안 좋아하잖아
(반) 나 다니기 시작하고 열흘 만에 그만두더라
어쩜 그렇게 기억력이 좋아?
(반) 이시은에 대한 기억
그림 잘 그렸는데
미대 갈 줄 알았어
학원 3년 다니면 다 그 정도 그려
얼마나 다녔어?
그때 겨울 방학 때만
그림엔 별로 재능 없어
두루 거의 다 재능 없지만
골프 잘 치잖아
말한 적 없는데?
(시은) 말 안 하면 몰라?
소문에
골프 잘 칠 몸이고
사 PD랑도 몇 번 골프장에서 봤잖아
나한테 관심 있었어?
있으면 이상한 거 아니야?
뭐 이상해?
사람이 사람한테 관심 갖는 거
다른 사람한테 무관심하잖아, 평소에
(반) 지금까지 내가 한 얘기는?
누구나 옛날 기억은 선명해
(반) 근데 나만 선명하고
이시은 나에 대한 기억은 전무
한 공간에서 여섯 번 같이 그림 그렸는데
나란히 앉아서
(시은) '나란히 앉아서'?
알은체하지, 진작
내가 섭섭하네
그냥, 혼자 지켜봤어
(시은) 내 입장에선 좀 그래
알고 나니까
기분 나빠?
기분 나쁠 이유는 아니고
옛날에도 그렇게 말 없었지?
(시은) 까불었으면 기억했을 거야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참 효율적으로 살아
에너지 낭비 없이 꼭 할 말만 하고
(반) 명랑하고 친절했어 특히 나한테
나 혼자 그렇게 느꼈는진 모르지만
그랬을지도
지금 분위기 같았다면, 어린애가
키 161이었어
걸핏하면 중학생으로 오해받고
[피식 웃는다]
이름은 왜 바꿨는데?
서동민
서반이 낫네
(시은) 더 어울려, 현재 분위기랑
어머니가
이복동생하고 같은 돌림자 싫으시다고
(반) 근데
집에서 쫓겨나면 나한테 올 만큼 잘 지내
누가 노력했어?
(반) 동생
나랑 다르게 붙임성 있고 잘 따르니까
저절로 마음이 가고, 나도
대학교 때 처음 봤는데
몇 살 차이?
열다섯
(반) 어려도 장점 많아
나보다 여러 면에서
서 부장도 장점 많아
(반) 이름 불러 주지?
[따뜻한 음악]
옛날에 내가 불렀었어?
그럼
옛날 이름은 낯설고
반
[웃음]
시은아
참 좋다
나만 좋은 거야?
난 아직 얼떨떨해
등록하고 학원 처음 간 날
네가 '먹을래?' 하고 초콜릿 나눠 줬어
(반) 내가 먹었던 초콜릿 중에서 제일 맛있었고
그 전엔 초콜릿 좋아하지도 않았어
서 부장은 나한테 준 거 없어?
이름 부르기가 그렇게 어려워?
(시은) 응
좀 어색해
하긴
호칭은 안 중요해
마음이 중요하지
[힘겨운 숨소리]
[해륜의 한숨] [쓸쓸한 음악]
[한숨]
[상자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아직 안 들어오셨어?
(혜령) 아까 다 같이 차 마시고 헤어졌는데
전화 꺼져 있어서 계신 줄 알았더니
들어왔다 나가셨어요
- 늦으신대? - (향기) 안 여쭤봤어요
(혜령) 이거 팬들이 기획사에 보내온 거
아, 생신이세요, 오늘?
아니, 시도 때도 없이들 보내
- 냉동해 놓고 먹어 - (향기) 네
(혜령) 우람인?
(향기) 아, 씻어요
저녁 안 드셨죠?
어떻게 알아?
안 먹었는데 생각 없어
음료 많이 마셨어
음, 뭐든 같이 먹어야 맛있어
(향기) 전 케이크는 혼자 먹어도 맛있어요
엄마 닮아서 안 찌는 체질?
조금은 찌죠
공부하랴, 알바하랴 힘들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잖아요
나도 이혼할 때 정말 힘들었는데
남친 있어?
(향기) 아니요
- 왜 안 사귀어? - (향기) 굳이… [향기가 살짝 웃는다]
20대 연애, 30대 연애 달라
남들 하는 건 다 해 보는 게 좋고
- 인생 목표 정했어? - (향기) 효도요
아유, 엄마 든든하시겠다
언니는요?
나이 먹으면서 목표도 바뀌어
인생은 보니까 힘들어도 절망할 필요 없어
(혜령) 견디고 버티면
또 다른 희망, 용기가 생겨
나 얼마나 시끄러웠니?
이혼 기사 터질 때
다시 평화가 찾아왔어
견디고 나니까
재혼 안 하실 생각 아니죠?
방송만 하고 사시기엔 언니 아까워요
엄마가 아무 말씀 안 하셨나 보지?
누구 좋은 분 있으세요?
아직
엄마, 아빠한테 가신 거 아니야?
빈손으로 나가셨어?
네
아빠가 연락하셨대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스위치 조작음]
(혜령) 박우람
(우람) 안녕하세요
- 케이크 먹어 - (우람) 네
늦으신다
(혜령) 가 볼게
견학 왔을 때 부장님이 용돈 많이 주셨다며?
- (우람) 네 - (혜령) 뭐 했어?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책도 사고요
부장님 어떤 분이세요?
[가방을 달그락 집어 든다]
(혜령) 좋은 분, 멋지고
(향기) 어떻게 멋지신데요?
(우람) 독특하셔, 좀
- (우람) 그렇죠? - (혜령) 응
(향기) 멋진 분이 왜 결혼은 안 하세요?
독신이시라면서요
모르지, 뭐
[향기가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 늦어요? - (유신) 녹음 나가지, 내일?
(피영) 응
(유신) 오전 진료 있고 오후에 들를게
(피영) 응
(유신) 애 혼자 재우지 마
같이 잘 거야, 당분간
(유신) 나이대접 좀 해 주면 안 돼?
계속 반말
존댓말, 반말이 지금 중요해요?
(혜령) 부장님
[흥미로운 음악] 골든파크 사신다면서요?
(반) 네
오늘 집 좀 보여 주시면 안 돼요?
(혜령) 난 너무 뇌가 좋아
[풋 웃는다]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무거운 음악]
[문호의 깊은 한숨]
(예정) [울먹이며] 핏덩이 생각만 하면…
내 가슴이 이러니
바다 어미
(문호) 눈 못 감은 얼굴
평생 안 잊힐 거 같아
[예정이 훌쩍인다]
(예정) 나도
구천을 떠돌 거구먼
사십구재
잘 지내 줍시다
생일 봄이지?
모르는 거 뭐야?
마음
마음은 자신도 모를 때 있어
내 생일 안 궁금해?
(시은) 언제인데?
[시은이 피식 웃는다]
잘 적응 안 돼
뭐가?
(시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서 부장이랑
[웃음]
사 PD랑 알면
[시은의 웃음] 들어가서 바로 얘기하겠네
(시은) 싫어?
왜 싫어?
말 안 하는 게 나아
- 왜? - (시은) 입에 오르내려, 괜히
얘기하다가 서로 알게 된 거면 모르는데
사람들 억측 잘하고
결과는 달라질 거 없어
[잔잔한 음악]
모레 일요일이야, 내 생일
(시은) 농담이지?
집에 초대해 주면 고맙고
(반) 다 같이 저녁 먹어 우람이, 향기랑
애들 좋아할 만한 데 예약할게
원래 생일인 사람이 밥 사는 거니까
내가 살게
(시은) 애들 괜히 혼란스러워해
우람이 나 좋아해
(시은) 어떻게 알아?
느낌, 향기도 봤고
(시은) 어쨌든
애들 한가하지도 않아
물어나 봐
물어보면 싫다고 그래? 엄마 말에
단지 들어가지 마, 여기서 내릴게
(반) 몇 동?
(시은) 저기 1109동
(시은) 고마워
반갑기도 해 옛날 학원 동기라니까
단 며칠이었더라도
왜?
실감이 안 나, 나야말로
어제 잠도 좀 설쳤어
[살짝 웃는다]
[시은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반) 기다려
[반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이런 매너로 왜 여태 혼자신지
타, 추워
부담스럽지 않았지?
반가웠다니까
사슴 같은 눈으로 잘 웃던 열두 살 소녀가 [차분한 음악]
지금 내 앞에 있다
민망하게
(시은) 오십 줄이야, 인제
그동안 시침 떼 놓고
결과가 중요하다 그랬지?
인생 결과는
살아 보니까 아무도 장담하면 안 돼
안 할게
가, 뒷모습 보는 거 별로야
알았어
이시은
도착해서 문자 보내도 돼?
[로비 폰 작동음]
[스위치 조작음]
[스탠드 조작음]
아빠 만났어요?
아니
(향기) 부혜령 언니 다녀갔어
- 왜? - (향기) 팬들한테 받은
케이크, 쿠키 잔뜩 가지고
아빠 연락됐어? [시은이 옷걸이를 탁 건다]
(시은) 응
그럼 얘기해 주지
[차분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향기) 괜찮아?
그렇지, 뭐
엄마한테 힘든 내색 해?
멀쩡한 척하는 것도 우습잖아
[한숨 쉬며] 어떤 경우에도 맘 약해지기 없지
응
세탁기 돌렸어요
고마워, 우리 딸
[흥겨운 드럼 연주]
[휴대전화 벨 소리] [드럼스틱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어, 승아야, 오랜만이다
(승아) 어디니? 들어갔어?
아직
(승아) 판 변 상 당한 거 같던데, 알아?
[무거운 음악]
상?
(승아) 낮에 우리 직원 모친상 당해서
세진병원 장례식장 갔다가 봤거든
나만
아, 시, 시부모님 돌아가셨을 리는 없고
(승아) 모르잖아
가족 상 당한 분위기였어 내가 볼 땐
차림이랑
- 확인해 볼게 - (승아) 응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진동음]
[무거운 음악]
[애절한 음악]
(유신) 지아야, 아…
보통 인연 아니지?
듣고 보니까
다른 사람보다도 혜령이가 안 낫겄어?
혜령이가 뭐가 아쉬워서 사현이랑 다시 합칠 생각을 해?
(혜령) 판사현 이혼하고 물러나 줄 때 좋았지?
(혜령) 내 앞에선 차마 좋은 체 못 한 거 알아
- 미쳤어? - (아미) 뭐가 미쳐요?
무슨 자격으로?
예비 며느리 자격요
(혜령) 구조가 너무 좋아요 향도 좋고
음악 틀어 놓고 와인 마시면서 뷰 멍 하면
(반) 와인 준비해 놓을게요 몇 시에 올래요?
(혜령) 없는 게 뭐예요?
(반) 여자요
내일 저녁 좋은 일 좀 안 하실래요?
- (반) 어디로 가면 돼요? - (피영) 장소는 내일요
[비명이 들린다]
아미
(간호사3) 사피영 님
(피영)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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