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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작사 이혼작곡 S3.3

[주제곡]

 

바다야 우리가 얼마든지 키울 수 있지만 [슬픈 음악]

 

사현이 어떡혀

 

어떡하믄 좋아

 

생각이 없는 건지짧은 건지

 

키우는 게 문제유?

 

(예정사현이는 어차피 남남 만나는 거

 

능력 있겠다

 

또 누구 만나 정들면 되지만

 

바다는 엄마가 없어

 

하나뿐인 엄마

 

영영 못 본다고

 

그렇긴 한데

 

[문호의 한숨]

 

엄마만은 못혀도

 

우리가 있잖여

 

세상 든든한 할머니할아버지

 

(문호당신도 모르고 있는 게

 

남자한테는 반쪽이 있어야 하거든

 

그냥 반쪽이 아니라

 

마음이 흠뻑 가고

 

사랑할 수 있는 반쪽

 

사현이 마음이 얼마나 깊었어바다 어미한테

 

세월이 가면

 

세월이 아니라 네월이 가도

 

우리 같으면 잊어?

 

[훌쩍인다]

 

(문호눈앞에서 눈도 못 감고 죽었는디?

 

산 사람은 살아야지

 

몸만 살믄 뭐 혀

 

마음이 죽어 있으믄

 

어쩌다 우리 집에 이런 일이

 

꿈자리 안 좋은 거 없었어요?

 

없었어

 

근데 왜 그렇게 꿈 타령을 했어?

 

몰러

 

마음 한편이

 

이상하게 불안하더라고

 

묫자리를 잘못 썼나선대에

 

그런 건 미신이고

 

미신 아니여

 

근디 우리 저녁 먹었던가? - (예정아니

 

점심은? - (예정언제 먹어

 

(문호그럼 엊저녁부터 굶은 거 아니여?

 

지금 밥 먹을 상황이유?

 

밥 생각이 나?

 

(문호밥 생각이 아니라

 

갑자기 맥이 탁 풀리고

 

늘어지고

 

지치는구먼

 

안 지치면 이상한 거지

 

저기 말이여

 

다른 사람보다도 혜령이가 안 낫겄어?

 

(문호다른 사람보다도

 

어쨌든 완전히 혼자 됐응께

 

사현이

 

혜령이 입장에서 못 믿고

 

인자 의심되고 그런 거 없을 거 아니여

 

당신도

 

여자를 이렇게 몰라

 

(예정혜령이가 뭐가 아쉬워서 사현이랑 다시 합칠 생각을 해?

 

어쨌든 상황은 바뀌었잖여

 

우리가 못 해 준 것도 없고

 

원하는 대로

 

달라는 대로 다 해 줬고

 

속으로 아마 고소해할걸?

 

아무리

 

지 어쨌든

 

눈물 바람 하게 만든 장본인 아니유바다 어미

 

그래도 애 낳다 죽은 사람을

 

사현이는

 

'고거 봐라할 거고

 

사람 마음이 그런 게 있어

 

지난번에 와서

 

아기 태어날 때 불러 달라고 했잖여

 

하는 말이지

 

일부러 빈말하러 와?

 

받을 대로 다 받아 놓고

 

사현이 독박 쓰게 했으니까 [휴대전화 진동음]

 

누구야?

 

(문호혜령이네

 

뭐라고 해?

 

일단 받아요

 

(문호사실대로 알려야지

 

(예정) [힘없는 목소리로여보세요

 

저예요어머니

 

[어두운 음악] (예정

 

무슨 일 있으세요?

 

아버님은요?

 

(예정옆에

 

편찮으세요?

 

목소리가 안 좋으세요

 

(예정이 밤에 어쩐 일로?

 

사현 씨 뭔 일 있어요?

 

낮에 친구가 장례식장에서 봤다는데

 

해 보니까 전화를 안 받아요

 

(혜령여보세요?

 

(예정

 

(혜령아주버님 잘못되신 거 아니야?

 

형님 디스크 수술 한 건 어떻대요?

 

후유증 없대요? - (예정

 

(혜령뭐 우환 생긴 거 아니죠?

 

사현이가 전화 안 받는다고?

 

 

전화받을 상황이 아니야

 

왜요? - (예정전화로 할 얘긴 아니고

 

(문호혜령아

 

아버님

 

[문호가 흐느낀다]

 

무슨 일이세요?

 

잘못됐어바다 엄마

 

잘못되다니요?

 

이 세상 사람 아니여

 

[무거운 음악]

 

오늘 아침에

 

새벽에

 

왜요어쩌다

 

몸풀다가

 

(문호우리 지금 다 제정신 아니다

 

아기는요?

 

아들

 

우선은 건강하고

 

인물도 좋고

 

사정이 그려

 

어느 병원이에요?

 

(문호들여다볼 거여혜령이

 

핏덩이는 어떡하고 있는지

 

엄마 간 줄도 모르고

 

가슴이 찢어져

 

(문호왜 아니여

 

[한숨 쉬며옛말에

 

너무 오래 살아도 안 된다더니

 

오래 살아야지우린

 

(문호그래야 바다 챙기고 건사하고

 

어차피 잠도 못 잘 거 나갑시다

 

나가서 바다도 보고

 

눈에 밟혀

 

시도 때도 없이 간다고 보여 줘?

 

면회 시간 정해져 있는데

 

바다는 특별하잖여

 

엄마 그렇게 되고

 

보여 줄 겨

 

(문호머리 아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잘 웃어 주고 명랑한 게 참 좋았어

 

나 초등학교 때

 

가정 통신문에 빠지지 않는 단어가

 

'명랑', '쾌활'이었는데

 

학원 동기 맞네

 

내 어린 시절 성격 알고

 

머리 기른 적 없어?

 

() 5학년 때도 대학교 때도 항시 그 정도 길이

 

어깨 단발 - (시은대학교 때?

 

(우리 학교에 한번 온 적 있거든 [시은이 놀란다]

 

동아리 선배들이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여자 선배 하나가 '시은아부르는 거야

 

순간 돌아봤더니 너였고

 

알아봤어?

 

얼굴은 거의 안 변했던데키만 컸지

 

(너랑 몇 마디 하고 그 선배가 와서

 

집안끼리 잘 아는 친한 동생인데

 

너무 아깝다고

 

[차분한 음악심성 좋고

 

모든 면에서 하나 빠질 것 없는 있는 집 딸이

 

우리 학교 연극학과 애랑 고때부터 만나 사귀어 가지고

 

집안에서 반대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그때 가슴이 아프다고 할까 쓰리다고 할까

 

은은한 촛불이 꺼지는 느낌?

 

다시 돌아봤는데

 

이시은 뒷모습은 명징하게 아름다웠고

 

결과는 이래

 

부모 말은 들어야 하나 봐

 

부모라고 다 옳은 건 아니고

 

근데 방송국에서 또 만났어

 

[달그락거리는 소리]

 

방송국에서 또 만나면서

 

'우린 참 인연이 깊구나생각 들었고

 

근데 깊으면 뭐 해

 

복도 같은 데서 한 번씩 스칠 때

 

내 눈빛 본 적 있어?

 

(참 복잡하고 깊었을 거야

 

(시은어렸을 때 사진 있어?

 

으음

 

보고 싶어

 

보면 기억날 거 같아

 

앨범 본 지도 꽤 됐다

 

나 추워 보인다고 했지?

 

서 부장은 왜 그렇게 밝음이 없어?

 

독신이라도 즐겁게 사는 남자 많은데

 

그래도 러브 스토리는 있지?

 

비슷한 거 서너 번

 

근데 한 번도 확 와닿는 느낌은 없었고

 

확 와닿는 느낌 없으면

 

뭔가 편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마음을 열어 봐먼저

 

아예 열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보여

 

오늘 서 부장에 대한

 

모든 궁금이 풀린 느낌?

 

관심 가져진 적 있어?

 

서 부장한테?

 

그냥

 

다른 작가들이나 여자 PD들이

 

본인 생각

 

눈에는 들어왔지

 

워낙 엔지니어 중에서

 

(시은스스로 본인도 알 거 아니야

 

- (시은괜찮은 하드웨어인 거 - 그게 다야?

 

나 유부녀였어두 아이 엄마고

 

(유부녀고 두 아이의 어머니라도

 

여자잖아

 

나 한 번도 이성 친구로 느낌 같은 거 안 들었냐고

 

사람이 기억은 없어도

 

잠재의식으로는 뭔가

 

남다른 느낌 같은 거

 

상상도 못 했으니까

 

오늘부터라도

 

생각해 보면 안 돼?

 

생각은 의식적의도적인 거야

 

어쨌든

 

싫다고? [잔잔한 음악]

 

(생각이 깊어지면 진심 진실이 되잖아

 

난 쭉 언제나 생각해 왔어

 

생각 안 하려 해도

 

단 며칠이지만 나한테 마음 써 줬고

 

커서 한창 빛나고 이쁜 나이에 우연히 또 봤고

 

그리고 회사에서 또 만나 오늘에 이르렀어

 

듣고 보니까

 

보통 인연 아니지?

 

좀 잘하고 다닐걸

 

보기 좋아

 

평소에

 

요란스럽지 않잖아성격이든 뭐든

 

생각하기에 따라선

 

지루할 수 있지

 

(나한테는 아주 편안함

 

10, 20

 

30대 다시 만나서 열두 살 이후 몇 년이야

 

거의 40

 

[다가오는 발걸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한숨]

 

[문이 탁 닫힌다]

 

(혜령얘기 들었어

 

어떤 말도 소용없지?

 

아기는? - (사현신생아실

 

[숨을 들이켠다]

 

잠깐 봤어

 

[한숨]

 

어떡해

 

(혜령나도 견뎠어 상황은 다르지만

 

아기를 생각해서라도

 

어머님아버님도 목소리 기운 하나 없으시고

 

엄마가 전화하셨어?

 

누가 보고

 

여기 장례식장 왔다가

 

(혜령내가 뭐 해 줄 거 없어?

 

고마워

 

[침울한 음악]

 

"고 송원"

 

(문호) [울먹이며아이고

 

아가

 

(혜령덕은 닦은 데로 가고

 

죄는 지은 데로 간다더니

 

[한숨]

 

엄마는 늘 우울하셨어

 

낮에 뇌출혈 남편 사연

 

우리 엄마도 같은 경우니까

 

(우리 아버지는

 

너무나 건강하게 잘 사시지만

 

몇 살 때아버지랑?

 

열 살 무렵부터 거의 아버지 얼굴 못 봤어

 

(정식 이혼 하고는

 

지금까지 한 여덟 번도 안 될 거야

 

얼마나 힘들었어

 

(즐거움이 없었지

 

엄마 하나 바라보고 사는데

 

엄마가 거의 웃는 일 없으시니

 

일상으로 듣는 게 한숨이었고

 

어느 날 미술 학원 다니라고 해서 갔는데

 

삐쩍 마르고

 

[웃음상냥하게 잘 웃는 애가

 

말 한 번씩 걸어 주고

 

그림도 봐주고

 

초콜릿도 주고 하니

 

음습한 지하실에 비쳐 드는

 

한 줄기 햇살

 

나한테는

 

한창 순수할 때니까

 

그 마음그 친절함 변하지 않았어

 

입사했을 때 국장이 여자였어

 

(은혜는 가슴에 새기고

 

원수는 흐르는 물에 새기는 게 아니라

 

그분은 DNA에 새긴대원수

 

[시은이 피식 웃는다]

 

(시은정말?

 

(

 

하물며 원수도 그런데

 

이시은내가 어떻게 잊어

 

[따뜻한 음악]

 

기적처럼 다시 만났지만

 

눈앞에 보면서 내색할 수도 없었고

 

그냥 말하지편하게

 

(말하면

 

그때부터 이상해질지 모를까 봐

 

괜히 신경 쓰이고 불편해서

 

다른 방송국 일만 할 수도 있고

 

그러면 그나마 얼굴도 못 보잖아

 

그리고 행복한 가정 꾸리고 사는 걸로 보였는데

 

소문도 그랬고

 

남편 교수고 잘 산다고

 

잔잔한 호수에

 

돌 던지면 안 된다는 생각

 

가정사는 아무도 몰라

 

(폭력적이진 않았어?

 

(시은그런 면은

 

성격은 괜찮았는데

 

근데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늦바람에 휘둘려서

 

나도 남자지만

 

(대체적으로 남자들이 좀 어리석어

 

정말

 

감정적으로 미련 없이

 

정리된 거야?

 

나도 사람인데

 

정 안 떨어져?

 

[부드러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나 들어왔어

 

[휴대전화 조작음] (시은

 

(뭐 해?

 

(시은자려고 와인 한 잔 마셔

 

(내일 조식 해 역삼 팰리스 호텔에서

 

우람이향기랑

 

[휴대전화 조작음]

 

(시은호텔 조식보다 애들 주말엔 늦잠 고파

 

(애들 늦잠 잘 때 애들 엄마는 조깅 같은 거 안 해?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시은안 해아침밥 해

 

(나도 아침 먹을 줄 아는데

 

잘 먹는데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흐느낀다]

 

목 시리면 감기 들어요

 

해 주세요

 

[따뜻한 음악]

 

(사현따뜻하다

 

목도 따뜻하고 가슴도 따뜻해요

 

(그렇게 뜨지 말고 있어요

 

어떡할 건데요?

 

사라질 거예요

 

오늘 모처럼

 

즐거웠어요

 

나도 따뜻해요

 

고마워요

 

나 지금

 

이러고 있는 모습

 

어떻게 보여요?

 

키다리 아저씨

 

아니

 

오빠

 

[초인종이 울린다]

 

[스위치 조작음] [어두운 음악]

 

[인터폰 조작음]

 

[유신이 문을 쿵쿵 두드린다]

 

[인터폰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유신의 한숨]

 

내일 온다더니?

 

 

[컵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피영이 상태로 무슨 얘길 해?

 

(유신몸만 좀

 

[한숨]

 

지아 자?

 

자정인데 그럼 안 자?

 

(유신아주머니는?

 

고향 다니러언니 생일이라고

 

[한숨]

 

(유신왜 이렇게 이뻐항시

 

언제나 이뻤지만

 

아름답다오늘

 

[큰 목소리로지아야

 

[무거운 음악]

 

[피영의 힘주는 신음]

 

[피영의 거친 숨소리]

 

(피영!

 

싫어

 

앞으로 안 열어 줘 발 들일 생각 마

 

집은 새집이 좋고

 

사람은 옛 사람이 좋대

 

우리 둘 다 옛 사람 아니야서로한테

 

(유신너무 박대하지 마

 

현재도 중요하지만

 

과거도 중요하고 의미 있어

 

우리 어떻게 살아왔니서로

 

[숨을 푸 내뱉는다]

 

얘기해 - (피영할 맘 없어졌어

 

영화 '왕눈사탕봤어?

 

거기에 그런 대사 나와

 

'나 돌아가고 싶어'

 

(유신아니, '돌아갈래'

 

'나 돌아갈래'

 

내 마음이 그래

 

우리 세 식구 행복하게 살 때

 

그때가 너무 그립다정말간절해

 

아미 기다려 - (유신방법 있다면

 

뭐든 할 텐데

 

(유신우리 너무나

 

정말 다시없이 사랑했는데 이렇게 됐잖아

 

그렇듯이 지금 이 시련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끝낼 수 있어

 

마음이 안 먹어져도저히

 

페이지는 넘어갔어

 

누구 만날 생각은?

 

내가 그런 거 생각할 여유

 

그게 왜 궁금해끝난 마당에

 

지금은 안 해도

 

본인은 생각 없어도

 

누가 대시해 오면?

 

피곤해

 

(피영대리 기다려택시 타고 왔어?

 

(유신지아는 너무 걱정 마 아무것도 아니야

 

사람 하는 일 안 되는 거 있어?

 

사랑 말고는 없어

 

사랑은 정말 뜻대로 안 된다

 

우리 여보

 

나 버렸어

 

(피영아버님 빙의돼서

 

김 여사 때문에 죽었다고 했다며 억울하다고

 

원인 제공 한 거 아니야?

 

무슨 원인 제공을 해영화관에서

 

어둡잖아

 

김 여사 얘기 못 들었어?

 

정 떼시려고

 

얘기 들으니까… - (유신아미가?

 

(유신둘이 왜 그렇게 잘 지내그럴 사이 아니잖아

 

눈앞에서 육탄전 벌이고 싸웠어야 했네

 

그렇게 사피영 쿨하면서 나한테는

 

나한테도 좀 아량을 베풀어 줘

 

말도 있지?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아버님 문제야

 

[무거운 음악] (피영처음부터 뭔가 석연치 않고 찜찜했어

 

건강하시던 분이 영화 보다 갑자기

 

혈압에 심장도 좀 안 좋으셨잖아

 

약 드셨어

 

사람들 다 약 먹으면서 오래 살고

 

병 한두 가지 안 끼고 사는 사람 얼마나 돼?

 

명은 정해져 있어보니까

 

건강한 사람도 갑자기 쓰러지고

 

그래서 전혀 의심 안 든다고?

 

어쩌라고?

 

경찰 수사 의뢰해?

 

관 꺼낸들

 

[유신의 피곤한 숨소리]

 

일어나!

 

[한숨]

 

[피영의 한숨]

 

(피영정신 차려

 

[피영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아빠 왔어?

 

(유신

 

(지아추워들어가 편히 주무셔

 

엄마가 가래아빠 쫓아낸다

 

할머니 걱정하고 기다리셔

 

전화하면 되지 - (유신그러게 말이야

 

(유신우리 딸 으슬으슬 춥거나 하지 않아?

 

(지아

 

됐어

 

[유신의 한숨]

 

건넌방 들어가 자요

 

담요

 

옷은 벗어야지아빠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예정이거 좀야채죽

 

(문호그려

 

네 엄마 날밤 새우고 정성껏 끓였어

 

문상객 맞으려면 한술 떠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어젯밤에 혜령이 안 다녀갔어?

 

[다가오는 발걸음]

 

몇 시에 들어왔냐?

 

3시쯤?

 

[동마의 하품] (근데 왜 일찍 일어나?

 

(동마여기만 오면 잠이 없어져

 

호텔로 가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남가빈이랑 그때까지?

 

아니최신일보 아들

 

갑자기 불러내서

 

술 별로 안 하는 친구잖아

 

(동마애인 자랑 하려고미애

 

그 미애?

 

[피식 웃으며

 

자랑이다 그러다 이혼당하면?

 

뭐가 빠져서 이혼당해?

 

여자들 영양가 있는 남자 절대 안 떠나

 

서일그룹 집안 별 볼 일 없어서

 

그 며느리 이혼하고 나갔어?

 

() [뚜껑을 달그락 닫으며요즘 여자들 옛날하고 달라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 내려

 

그러니까 놀 만큼 놀고 가야 돼 여한 없이

 

그럴 자신 있어? - (동마현재로는

 

[컵을 탁 내려놓는다]

 

그 마음 변치 마

 

친한 직원 남편 늦바람 나서

 

가정 버리고 나갔다가

 

그 상대한테도 버림받았어

 

형도 결혼했으면 장담 못 해

 

(동마형은 남자 아니야?

 

세상은 넓고 여자 얼마나 많아

 

매력 다 각각에

 

음식이나 사람이나 같은 게

 

맛있는 음식 얼마나 많냐?

 

절제 못 하고 먹다가 몸 망가지듯이

 

사람이든 음식이든 절제가 필요해

 

사람하고 음식을 비교하면 안 되지

 

사람특히 여자들

 

(동마형도 인제 연애 좀 해

 

사귀어 보고 얘기해

 

누가 안 사귀어 봤어?

 

(동마건성 사귄 건 안 사귄 거나 마찬가지야

 

진정한 관계는 인생에 한두 번이면 족해

 

[휴대전화 벨 소리]

 

(동마형 전화다 첫새벽에 누구야?

 

[한숨]

 

(여보세요

 

부장님 - (

 

이른 아침에 죄송해요

 

부장님 골든파크 사신다고 들었어요

 

(

 

저 집 좀 보여 주실 수 있으세요?

 

[흥미로운 음악] - 이사 좀 해야지 안 되겠어요 - (왜요?

 

가위눌려요 - (가위요?

 

잠도 잘 못 자고

 

한 번씩 오싹한 게

 

어젯밤에도 죽는 줄 알았어요

 

간신히 눈떴어요

 

기분 아니고요확실해요?

 

부장님가위 안 눌러 보셨어요?

 

 

요즘 집 보려면 예약해야 되고

 

바로 보기 힘들거든요

 

골든파크 구조 좋다고 들은 거 같아요

 

일정 있으세요?

 

오후에요, 11시경 괜찮아요?

 

 

주소는 검색해서 갈게요 - (

 

이따 봬요 - (

 

[통화 종료음]

 

[통화 종료음] [피식 웃는다]

 

(피영지아야일어나

 

수영장 가자

 

오랜만에 다 같이? - (피영우리만

 

아빠는 푹 자야 돼

 

[문이 탁 닫힌다]

 

(지아아빠 서운해하는 거 아니야?

 

일어났는데 아무도 없으면

 

(피영안 그래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방해받지 않고 좋지

 

(동마계란프라이

 

(해 먹어

 

할 줄 몰라 [피식 웃는다]

 

할 줄 아는 게 뭔데?

 

(운동 여자 사귀는 거 말고

 

가위눌리는 게 어떤 거지?

 

몰라나도

 

부혜령 당차 보이는데 겁 많은가 봐은근히

 

이혼하고 약해졌을 수 있어멘털

 

여자한테 얼마나 큰 대미지야

 

일반인도 아니고

 

(남가빈 다시는 울리지 마

 

그럼

 

(동마내일 점심 할까 저녁 할래?

 

오랜만에 가빈이랑

 

생일이라고?

 

신경 쓰지 말고 결혼 준비나 해

 

억지로 신경 쓰는 것처럼 말해 섭섭하게

 

마음이야 - (선약 있어

 

골프를 하루 종일 쳐? - (골프 아니고

 

골프 아니면 누구랑 약속주말에

 

여자 만나라며 - (동마레알? [흥미로운 음악]

 

정말?

 

- ( - (동마누구?

 

너 첫사랑 남가빈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누구누구 만나?

 

농담? - (때 되면 소개시켜 줄게

 

 ''가 언제?

 

(동마한 달 후다음 주?

 

 

이 소식 아빠가 들으면

 

하지 마

 

[새가 지저귄다]

 

[한숨]

 

(유신깜짝이야

 

지아

 

(아미나 혼자

 

언니가 현관 비번 알려 줬고

 

전화했어지아 엄마가?

 

문자

 

(아미 [유신의 힘겨운 숨소리]

 

쓰려? [유신의 한숨]

 

- (아미해장국 먹으러 가 - (유신병원 나가 봐야 해

 

VIP 환자 입원했나 보지?

 

먹는 게 뭐 한 시간 걸려?

 

[쓸쓸한 음악]

 

(해륜다 다녀 봐도 식당이고 우리 집 김치만 한 게 없어

 

(향기요즘 직접 담가 먹는 집도 드물어요

 

(해륜주부가 좀 수고하면 가족들 입이 이렇게 행복한걸

 

행복하우? - (해륜말이라고

 

(해륜우리 딸도 엄마 솜씨 좀 전수받지?

 

가르쳐 주실 거임?

 

정성임

 

[함께 웃는다]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아미어머니

 

?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동미뭐야? [익살스러운 음악]

 

아버님 모시려고요 - (동미모시다니?

 

인터넷 검색하고 절에서 봤던 거 참고했어요

 

(동미미쳤어?

 

뭐가 미쳐요?

 

이렇게라도 모시고 영혼 달래 드려야죠

 

지아 어제 보셨잖아요

 

물어도 안 보고?

 

이러면 망자 안 떠나못 떠나!

 

그러니까요

 

(아미집에서 이렇게 차려 놓고

 

조상님 모시는 집 많잖아요

 

일본에서도 많이들 그래요

 

이 집 안주인 나지!

 

원장님 와이프 나고!

 

어느 원장님요?

 

저 원장님!

 

(아미이 집서 아버님 사신 거 아니잖아요

 

이 집 주인은 오빠고요

 

어쨌든 무슨 자격으로?

 

예비 며느리 자격요

 

꿈 화려해

 

그 꿈 깨 놓고 싶지는 않은데

 

유신이랑 결혼하면 내 손에 장을 지져

 

(동미어제도 봐지아네서

 

인제 한 번두 번 외박 잦을걸?

 

정말 결혼하면 손 지져 드려요?

 

한 마디 하면 두 마디세 마디 말고!

 

입이 왜 있는데요말하라고 있어요

 

!

 

먼저 절하세요향 켜고

 

치워!

 

(동미지금 절 알아보러 나가는 길이야천도재

 

(아미일곱 번 지낸 사십구재도 소용없는데

 

한 번 천도재 지낸들요

 

안 치워? - (아미제 말 들으세요

 

내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의미심장한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아파한다]

 

[놀란 숨소리]

 

[동미의 아파하는 신음]

 

[동미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허리 아작 나셨어요?

 

(아미어머어떡해

 

119 불러요?

 

[못마땅한 신음]

 

아버님 계신 거예요 절에 가지 말라고

 

우리로 치면

 

절밥이 아니라 집밥이 드시고 싶으신 거죠

 

[아미의 한숨]

 

알겠습니다아버님

 

[주전자가 달그락거린다] [동미의 힘겨운 신음]

 

(동미내가 나가든지 저걸 어서

 

[아파한다]

 

(시은좀 어때?

 

(해륜) [웅얼거리며부드러워진 거 같아느낌으로는

 

뭐야?

 

(시은반찬 몇 가지

 

그냥 김치만 있으면 되는데

 

(해륜도마 사야겠다

 

도마도 없어?

 

사 놓고 가라고?

 

아니주문하면 돼

 

어떻게 도마도 없이 지냈어

 

해 먹을 일이… - (시은뭐라고?

 

해 먹을 일이 없으니까나가 먹고

 

우아하게 사셨어팔자 좋게

 

[해륜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네 옷은 네가 개켜 보셔

 

(우람아빠 요즘 통 연락이 없어

 

전화도 꺼져 있고

 

너도 이다음에

 

남자는 반드시 첫 번째 여친한테 차이게 돼 있거든

 

- (우람? - 어쨌든 그래

 

내 친구들 하나같이 첫 번째 남자 친구들 차더라

 

그때 못난 모습 보이지 마

 

(우람

 

(향기쉽지 않거든?

 

그래서 아빠 지금 힘들어?

 

그래서 전화도 꺼 놨나?

 

얼마나 모양 빠져

 

(향기우리한테도 그렇고

 

안 봐도 비디오지

 

우람

 

엄마 만일 남친 생기면?

 

엄마한테 남친말 안 되잖아

 

뭐가 말 안 돼? - (우람엄마니까

 

아빠는 말 돼?

 

아빠도 사귀었어

 

그래도 엄마 나이에

 

나이하고는 상관없는 거야

 

그럼 나이 먹은 사람들 재혼 못 하게?

 

(우람글쎄

 

다른 사람들은 상관없지만

 

솔직히 좋을 건 없는 거 같아

 

엄마한테너한테?

 

[한숨]

 

우리 좋을 걸 따져?

 

(향기엄마 행복을 응원하고 바라야지

 

그게 자식 된 도리야

 

그럼 부모 도리는?

 

엄마는 우리한테 넘치게 헌신하셨잖아

 

말이 헌신이지 희생이나 마찬가지였어

 

(향기너나 나나 다 컸고 아기 아니야

 

그렇다고 난 어른도 아니야

 

어른이라도 애만도 멍멍이 개만도 못한 어른 많고

 

애라도 웬만한 어른보다 철들고 의젓한 경우 많아

 

넌 어느 쪽이야?

 

그런 식으로 부담 주지 말고

 

부모는 무조건 자식한테 헌신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해?

 

(향기평생행복 같은 건 절대 바라면 안 되고?

 

아니

 

엄마 남친 만나러 갔어?

 

(향기아빠한테 반찬 주러

 

난 신경 껐으면 좋겠구먼

 

(우람어떻게 신경을 안 써

 

아빠 우리한테 신경 썼냐?

 

나가시기 전까지는

 

아빠 스스로 가족 버리고 나가서 완벽한 남남 됐어

 

(향기나 같으면 반찬 못 얻어먹어

 

[세탁물을 탁 놓으며무슨 얼굴로 엄마를 보고

 

(해륜애들한테 얘기 안 했지나 이런 거

 

(시은

 

말하지 마

 

그쪽이나 알리지 마 [무거운 음악]

 

'그쪽'?

 

끝난 마당에 '여보', '당신?

 

이름

 

내 이름 부르지 말라고 했지?

 

남보다 못해?

 

남보다 못하냐고?

 

그런 말이 나와?

 

왜 눈물 보여내가 이렇게 만들었어?

 

[해륜이 훌쩍인다]

 

(해륜고마워

 

잘 먹을게

 

[시은의 힘주는 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

 

[시은의 한숨]

 

여보세요

 

(시은잘못 걸렸어요

 

[시은의 한숨] [통화 종료음]

 

혹시 다음에 오게 되면

 

집 된장 몇 숟가락만 - (시은된장?

 

사 먹는 건 닝닝하고 안 넘어가

 

[무거운 음악] [어이없는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한숨]

 

된장 같은 소리 해

 

(혜령구조가 너무 좋아요

 

(

 

대강이라도 꽂아 놓고 갈게요

 

화병 있으시죠?

 

언제부터 여기 사신 거예요?

 

(분양받았어요

 

어마하게 올랐잖아요

 

이런 빌라로 옮기려면 또 그만큼 줘야 하니까요

 

향도 좋고

 

지금 집 남향 아니에요?

 

서북향요추워요

 

집은 남향이라야 하는데

 

(혜령급히 집 구해 나오느라

 

그냥 잘 지은 것만 보고 계약했더니

 

이런 고급 빌라도

 

터가 좋은 데 있고 안 좋은 데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매혹적인 음악]

 

야경 뷰도 너무 좋겠어요

 

저녁에 와서 볼래요?

 

(정취가 있어요

 

[살짝 웃는다]

 

그래서 부장님 분위기가

 

남다르신가?

 

(내 분위기요?

 

(혜령정취 있는 풍경 보면 차분해지고

 

감성도 살고 그렇잖아요

 

음악 틀어 놓고 와인 마시면서 뷰 멍 하면

 

참 좋을 거 같아요

 

(와인 준비해 놓을게요

 

몇 시에 올래요?

 

(혜령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어?

 

[엘리베이터 도착음]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어서 오세요 [혜령의 멋쩍은 웃음]

 

경황없이 오느라

 

경황없이 그냥 오죠번거롭게

 

(혜령어쩜 이렇게 해가 잘 들어요가득

 

정남향이라 - (혜령선글라스 써야겠어요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 계세요?

 

(도와주시는

 

[흥미로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안녕하세요

 

(도우미아유안녕하세요

 

실물이 훨씬 이쁘시네

 

(혜령감사합니다

 

커피 드세요?

 

홍차보이차도 있어요

 

(혜령보이차가 마시는 데 시간 오래 걸리지?

 

보이차요

 

(혜령혼자 있으면 어때서

 

[한숨]

 

우리 집은 서북향인 거예요

 

좀 춥죠그럼

 

 

둘러보세요

 

(향기오늘 무슨 날?

 

아무 생일도 아닌데

 

아빠 또 해다 줄 거?

 

아니

 

뭐래? - (시은고맙다고

 

그래서 엄마는?

 

고맙다는 한마디에 눈 녹듯 풀어지는 거 아니셔?

 

(우람누나!

 

틈을 주지 마괜히

 

그러다 용서 빌고 매달리면?

 

박해륜 씨 은근히 자존심 세

 

중요한 건 엄마 마음이야

 

[냉장고 알림음] (시은난 사람 아니니?

 

목석이고 감정 없어?

 

처한 환경에 따라

 

상대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게 인간이야

 

(우람등에 여드름 난 거 같아 짜 줘

 

어디 봐여드름 아니라 등창일 수 있어

 

제가 꽃 꽂아 놓고 가게 주세요

 

다 했어요

 

(잘하세요꽃꽂이 배우셔서

 

매일 오세요? - (일주일에 서너 번이요

 

아주머니가 알아서

 

(혜령

 

설계가 너무 잘돼 있어요 외국 집처럼

 

스페인 건축가가 했다나 봐요

 

야경도 좋을 거 같아요

 

 

이런 뷰 보면서 살면 없던 감성도 생기겠어요

 

(그렇지도 않아요

 

[매혹적인 음악]

 

(혜령음악 틀어 놓고 와인 마시면

 

너무 좋겠다

 

 

꽃 말고 와인 가져올 걸 그랬나 봐요

 

와인 많아요

 

없는 게 뭐예요?

 

여자요

 

없는 게 뭐예요?

 

털 달린 짐승이요

 

[익살스러운 음악] (혜령)

 

(혜령고양이는 외로움 잘 안 타잖아요

 

가구도 고급이라 안 되겠다

 

(여기랑 또 어디 보시게요?

 

(혜령더 볼 필요 없겠어요 다른 데는

 

집 내놓고 바로 계약해야지 나온 집

 

혹시나 해서 관리실 물어봤는데 나온 집 없대요

 

인터넷 검색했더니 하나 있는 거 같던데?

 

그거 옛날 자료예요, 9층이죠?

 

 

없는 거예요그럼나온 집?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달그락 집어 든다]

 

(여보세요

 

[흥미로운 음악] (혜령안주인 되면 되지

 

"생일 축하합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반이 휴대전화를 탁 놓는다]

 

호출이세요?

 

아니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난다]

 

(혜령민망하여라

 

아침 안 드셨어요? - (혜령

 

(혜령팔렉스 리미티드 에디션 녹판?

 

시계 바뀌셨네요?

 

있던 거예요 - (혜령

 

요 앞의 비스트로 괜찮아요

 

(샐러드도 맛있고

 

점심때네요 [혜령이 살짝 웃는다]

 

집 보여 주시고제가 살게요

 

누가 사면 어때요

 

일어나세요

 

숍 예약이 돼 있어서

 

(저희 아주머니랑 간단히 뭐 좀 들고 갈래요?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아주머니

 

(혜령아니에요

 

저 좀 낯가려요

 

혜령 씨가요?

 

(차 어디지하요, 1층이요?

 

지하요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엘리베이터 버튼음]

 

(혜령

 

(차에요

 

숍 어디 다니세요?

 

데이먼이라고 청담 나무사람들에 있다가

 

들어 본 거 같아요

 

동빙고동에 본인 숍을 냈어요

 

예약 어기면 다시 잡아야 해서요

 

일주일 이상 밀리고

 

 

[분위기 있는 음악]

 

[엘리베이터 도착음]

 

성골로 사셨어요 피골로 사셨어요?

 

(혜령그거 사기 어렵잖아요

 

무슨 시계를 피까지 얹어 사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해외 나갔다가요

 

(혜령진골

 

(가세요

 

감사해요 - (뭘요

 

(혜령매물 혹시 나오면 빛의 속도로 알려 주세요

 

부동산 얘기해 놓는 게 더 빠를걸요?

 

 

[자동차 시동음]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그래도 수확은 있었어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동마부혜령 다녀갔어?

 

방금너 아버지 전화도 안 받았어?

 

형한테 전화하셨어?

 

옆에 있냐고 - (동마그래서?

 

없다고 - (동마다른 말씀은?

 

건강 괜찮냐고

 

형이 챙길 안부 아니야?

 

네 말대로 백기 드실 모양이야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니까

 

들어가

 

[통화 종료음]

 

버티면 돼 [가빈이 살짝 웃는다]

 

나도 더 버텼어야 했어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아무렇지 않은데요?

 

(피영그래도 조마조마해

 

(혜령) PD님 내일 서 부장님 생신이에요

 

본인이 그래?

 

(혜령다 아는 수가 있죠

 

과일이 살찌는데

 

[한숨]

 

우리 부장님 덕을 얼마나 봤어요

 

(피영그러니까

 

뚝한 부장님도 감동 먹으시겠어

 

난 뭐 선물하지?

 

아유제가 대표로 해요

 

혼자 너무 부담 아니야

 

무슨요

 

[흥미로운 음악]

 

[지팡이를 탁탁 짚는다]

 

(아미이쪽요

 

수고하셨어요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노크하고 들어와

 

[똑똑]

 

[문이 탁 닫힌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아버님이 말리시는 거예요 절 못 가게

 

만난 적도 없으면서

 

'아버님소리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와?

 

그럼요살아 계셨으면

 

피영 언니 못지않게 저도 사랑받고 인정받았을걸요?

 

내가 본 중 최강 철판이니까

 

철판목판 따질 때 아니고요

 

허리 좀 나아지셨으면 일어나 절 올리세요

 

[못마땅한 숨소리] [흥미로운 음악]

 

이해 안 가요

 

아니그렇게 사랑하셨다면서요?

 

사랑하니까

 

빨리 좋은 데로 가시게 해야지

 

당신이 마다하시는데

 

어머님 곁에 계시고 싶다잖아요 어머니 해석대로면

 

시끄러워나가

 

(아미아버님 영가 노여움 안 풀리시면

 

이대로 자리보전하실 수 있어요

 

점쟁이야그렇게 잘 알아?

 

내가 영이 맑거든요

 

은근슬쩍 말 아무렇게나 할래? '제가'

 

(동미하긴

 

시어머니한테 주먹 날린 년한테 뭘 기대해

 

''이라니요

 

!

 

지옥 불에 떨어질 거야

 

아버님 진지 올려야지

 

[문이 달칵 열린다]

 

[동미의 못마땅한 숨소리]

 

이 작가님은 단순해서 알면 표 낼 수 있어요

 

정말 이사할 생각이야? - (혜령그럼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죠

 

[잔잔한 음악]

 

(피영부혜령이 작정하고 달라붙으니

 

부장님도 남자겠다

 

시간문제려나?

 

하여튼 여우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휴대전화 벨 소리]

 

혜령 씨

 

아이들이 케이크랑 너무 잘 먹고 있어

 

작가님

 

내일 저녁 약속 있으세요?

 

저녁?

 

없어

 

[혜령의 깊은 한숨]

 

무슨 일 있어? [무거운 음악]

 

(혜령내일 말씀드릴게요

 

내일 저녁은 저랑 해요

 

 PD?

 

(혜령) PD님 지아 때문에

 

그냥 작가님께만 조용히 의논드릴 게 있어요

 

알았어몇 시?

 

(혜령장소랑 내일 문자 찍어 드릴게요

 

(시은

 

(혜령들어가세요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시은설마

 

무슨 병 걸린 건 아니겠지?

 

이 배색은 어때요?

 

괜찮은 거 같아요

 

도련님은 피부가 귀골풍 희셔서

 

(원장검은 사람은 절대 소화 못 하는 컬러예요

 

자기 것도 얼른

 

(원장바쁘세요?

 

할 게 많거든요오늘도

 

정말 인륜지대사예요결혼은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벨 소리]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TV 소리가 멈춘다]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서반이에요문자 확인이 늦었네요

 

뭐 하시다요?

 

[흥미로운 음악]

 

 

내일 저녁 좋은 일 좀 안 하실래요?

 

무슨 좋은 일이요?

 

저랑 어디 참석하셔서 후원요

 

거금은 아니고요

 

어디로 가면 돼요?

 

장소는 내일요 - (

 

감사해요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한숨] [차분한 음악]

 

[화병을 툭 내려놓는다]

 

[초인종이 울린다]

 

회장님께서 실장님 짐 빼 오라십니다

 

방에요

 

실장 알아요? - (유 과장

 

[문이 달칵 여닫힌다]

 

[다가오는 발걸음]

 

[놀란 숨소리]

 

안녕하세요

 

전에

 

송원 언니 후배요

 

(아미언니 전화가 꺼져 있어서요

 

아기 낳았어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예정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올라가요

 

딸이요아들요?

 

아들요 - (아미어머

 

축하드려요기쁘시죠?

 

 

[무거운 음악] (아미

 

아기 건강하죠?

 

 

누구 닮았어요?

 

들어가 얘기해요

 

[울먹이며잘못됐어요

 

언니가요?

 

[조심스러운 숨소리]

 

어떻게요?

 

그럼 아직 병원요?

 

(문호강남 세진병원요

 

몇 호실요?

 

(아미면회도 안 돼요?

 

영안실에 있어요

 

[놀란 숨소리] [절망적인 음악]

 

(예정우리도 믿어지지 않아요

 

[놀란 숨소리]

 

(동마청담 백화점

 

백화점엔 별로 가구 없어 논현동으로 가

 

(동마백화점

 

가구는 천천히 혼자 골라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동마) 2, 3일 안에

 

내일이라도 보자 하실지 몰라

 

두 양반 옷 못 입는 거 싫어하시고

 

저기 있는 게 다예요?

 

아니요안쪽에 또 있습니다

 

어떤 스타일 좋아하셔?

 

아방가르드만 피하면 돼

 

저거

 

[무거운 음악] [아미가 울먹인다]

 

[휴대전화 진동음] (가빈

 

[휴대전화 조작음]

 

 - (아미) [울먹이며언니

 

? [아미가 흐느낀다]

 

무슨 일이야?

 

송원 언니

 

아기 낳다가

 

낳고… - (가빈낳았대?

 

언니 잘못됐대요

 

어떻게?

 

영안실 있대요

 

[놀란 숨소리]

 

말도 안 돼

 

어떡해요?

 

내일 발인이래요

 

강남 세진병원?

 

지금 가려고요

 

나도

 

(가빈

 

[떨리는 숨소리]

 

[통화 종료음누구 입원했어?

 

아기 어떡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시간 꼭 지켜 주세요 절대 늦으면 안 돼요

 

(종업원1) 

 

(종업원2) 주문하신 커피요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열린다]

 

[애잔한 음악]

 

[아기가 옹알거린다]

 

(혜령판사현 닮았으려나

 

궁금은 하다만 잘못하면 발목 잡히니까

 

판사현

 

이혼하고 물러나 줄 때 좋았지?

 

내 앞에선 차마 좋은 체 못 한 거 알아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한숨]

 

[안내 음성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

 

삐 소리 후 통화료가

 

[통화 종료음] [한숨]

 

(동미아미

 

아미

 

(동미나간 거 아니야이거말도 없이

 

[익살스러운 음악매미

 

[큰 목소리로

 

[한숨]

 

매미!

 

아가미!

 

(동미) [악쓰며아가미!

 

[악쓰며]

 

아미

 

- (유신병났어요? - 말도 마

 

아미인지 매미인지 때문에 내가 제명에 못 죽을 거 같아

 

(유신?

 

거실에 못 봤어?

 

[한숨]

 

우선 뱃가죽이 등에 붙었어

 

밥도 안 차려 주고 굶어 죽으라는 거야

 

꼼짝 못 하는 거 눈으로 보고

 

[휴대전화 조작음] (동미꺼져 있어

 

[한숨]

 

[침울한 음악]

 

[아미가 울먹인다]

 

[흐느낀다]

 

[흐느낀다]

 

[아미와 가빈이 흐느낀다]

 

[힘겨운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우람엄마엔지니어 부장님이

 

우리 호수 물으셔서 가르쳐 드렸어요

 

지금? - (우람동은 아신다고

 

오시는 거 아니야?

 

(향기빨리엄마빨리빨리

 

왜 오시지?

 

사람 사는 집에 사람 오는 게 이상해? [문이 탁 닫힌다]

 

PD혜령 언니도 걸핏하면 오고

 

너 보고 싶으신가 보다 [초인종이 울린다]

 

[부드러운 음악]

 

(향기엄마나와 보세요

 

오셨어?

 

[살짝 웃는다]

 

[반짝이는 효과음]

 

몇 송이야? - (향기세어 봐

 

누가?

 

(향기배달 아저씨

 

[웃음] [향기의 탄성]

 

부장님 센스 있으셔

 

누나 맡으세요

 

(우람향기요

 

[함께 웃는다]

 

(향기가득 진동해장미 향

 

[아기들 울음소리가 들린다]

 

[무거운 음악]

 

[한숨]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잔잔한 음악]

 

[발랄한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옅은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 (무슨 꽃 좋아해?

 

장미

 

장미 선물하고 무슨 꽃 좋아하냐고 물으면

 

괜찮아

 

다음엔 제대로 선물하게

 

(시은여자치고 장미 싫어해?

 

다행이고

 

고마워

 

(초콜릿 한 바구니 보내려다

 

초콜릿보다 장미

 

초콜릿 맛있지만 건강 생각해서

 

(시은마음껏 먹을 수 있어?

 

난 과자 자주 먹어

 

안 돼

 

안 돼? - (시은

 

알았어

 

있는 거 버려야겠다

 

얼마나 있는데?

 

버리지 말고 줘

 

과자도 음식인데 버리면 안 돼

 

(시은뒀다가 가끔 우람이 한 봉지씩 주면 되니까

 

내일 정말 아침 줄 거야?

 

(시은

 

집 초대는 나중에

 

제대로 할게

 

(

 

아침 보통 몇 시에 드셔?

 

시간 알려 줘맞출게

 

아침잠 별로 없다고 그랬지? - (

 

8시 먹을 수 있어?

 

'오브 코스'

 

[살짝 웃는다]

 

도착하면 문자해내려갈게

 

오케이

 

[통화 종료음]

 

[행복한 숨소리]

 

[시은이 살짝 웃는다]

 

(간호사사피영 님

 

(피영

 

(직원어떻게 오셨어요?

 

[어두운 음악]

 

(창희오빠

 

[한숨]

 

(직원잠시 앉아 기다리세요

 

(유 과장슈트 한 벌이랑 셔츠는

 

아주머니가 드라이 맡기셨다고

 

그냥 형네 둬 - (유 과장

 

[휴대전화 진동음]

 

[문이 스르륵 열린다]

 

[흥미로운 음악]

 

[피영의 비명]

 

[무거운 효과음]

 

[무거운 음악]

 

[애절한 음악]

 

- (시은어디로 가? - 강릉

 

- (시은강릉 가자고? - (지금

 

(혜령) PD님도 어이없으시죠?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 있어요?

 

나도 좀 놀라긴 했어

 

(해륜우람 엄마 진심으로 용서 구하면

 

받아 줄 거야

 

입만 돌아오면 돼

 

(아미멀쩡한 사람도 심장 마비 일으키겠어요

 

너무 무서워요

 

(혜령) 5시에 저희 매니저가 전화할 거예요가서

 

타고 오세요

 

아줌마 만난다며?

 

흡족해할 만한 여자를 만나야지

 

(내가 그 양반 신경 쓰고 마음에 들게 살아야 돼?

 

(이 작가님

 

잘한 거죠오늘? - (시은

 

비명 소리 - (비명 소리?

 

(동미어머나한테 꽂혔어

 

- (피영일요일 쉬셔야 하는데 - () PD님이야말로

 

(기아 어린이 돕기 그런 행사예요?

 

(피영자세한 설명은 저도 못 들었어요

 

올라가 보면 알겠죠 저도 초대받아서

 

[폭죽이 펑펑 터진다] [스위치 조작음]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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