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S3.8
[주제곡]
[무거운 음악] [정빈이 옹알거린다]
[딸랑이가 툭 떨어진다]
[혜령의 놀란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 (문호) 왔어? - 네
[혜령이 가방을 탁 집어 든다] (예정) 가게?
네, 약속 있는 걸 깜빡했어요 스케줄요
(예정) 식혜 이거 안 단데…
내일요, 다음에요!
주무세요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자동차 시동음]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문호) 어쩜 이렇게 순둥이일까
[애잔한 음악]
(예정) 엄마도 없는데 순하기라도 해야지
착한 여자 들어와야 할 텐디
쯧, 그때가 언제인지
팔자 세다 소리 못 들었구먼
- 사현이? - (예정) 응
몇 번 봤거든, 물어보는 데서
엉터리한테 봤나 보지
[휴대전화 벨 소리]
[문호의 놀란 숨소리]
(예정) 아유, 진동 해 놓으라니까
[문이 탁 닫힌다]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피영) 연락도 없이 오신 거예요?
[동미가 살짝 웃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동미) 어떻게 더 이뻐졌어, 젊고?
우리 강아지는 벌써 자?
- (피영) 머리 감아요 - (동미) 응
(피영) 과일 드시죠?
(동미) 먹었어
[힘주는 소리]
[상자를 탁 놓으며] 이거 안티에이징 수분 크림
(피영) 아…
이 비싼 걸 두 통씩이나 하나는 어머니 쓰세요
내 것도 샀지
목에까지 아끼지 말고 발라
난 발뒤꿈치에도 발라
이건 지아 시계
(피영) 잃어버리면 아깝게
적당한 거 사시죠
내 딴에는 적당해
- 안 피곤하세요? - (동미) 뭐 피곤해
(동미) 정말 어미 이뻐졌다
아, 뭐, 좋은 일 있어?
[흥미로운 음악]
오늘 쉬었더니…
맛있는 거 많이 드셨어요?
(동미) 응
정말 싱가포르 음식 천국이야
우리 설 연휴에 가, 지아랑 셋이
지아 중학교 올라가요
볼록 나왔어?
가슴
그냥 조금요
[요란스럽게 하품한다]
(동미) 갈게
(피영) 지아 안 보시고요?
머리 감는다며, 오늘만 날인가
(동미) 나오지 마
네
차 갖고 오셨어요?
그럼
밤 운전 괜찮으세요?
그럼, 베스트 드라이버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동미) 안 보고 싶었어 이 시어미?
잘 계시려니 했죠
[웃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휴대전화 벨 소리]
어
(피영) 옆에 아미 없어?
나 지금 들어왔어
(피영) 바꿔 줘요
잠깐
- 뭔 일 있어? - (피영) 어머님 오셨잖아
[칫솔을 달그락 놓는다]
전화
- 누구? - (유신) 지아 엄마
(아미) 여보세요
전화했더니 꺼져 있어
(아미) 배터리 나갔어요 지아 뭐래요?
[어두운 음악] 지아 뭐?
[아미의 한숨]
저 본 얘기 안 해요?
지아가 봤다고, 자기?
(아미) 네, 서점에서요 암말 안 해요?
- (피영) 응 - (아미) 어머…
같이 있었어? 지아 아빠랑?
(아미) 네
(아미) 그 문제로 하신 거 아니에요?
지아랑 헤어지고 바로 전화드렸는데 안 받으셔서
자세히 얘기해 봐
(아미) 아빠랑 같이 사냐고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아빠한테 전해 달래요
잘 사시라고
지아가 그랬다고?
네
[놀란 숨소리]
그이 뭐래?
(아미) 오빠 지금 알았어요 옆에서 듣고 [유신의 한숨]
[한숨]
언니 성격 닮은 거 같아요
굉장히 차분해요
얼굴하고 다르게 어른스러운 부분도 있고요
왜 전화했냐면
어머니 약간 이상하신 거 못 느꼈어?
- 어머니 오셨어요? - (피영) 몰라?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어요
방금 다녀가셨어
내 느낌엔 그래
[무거운 음악]
[한숨]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정말 지아가?
[한숨]
어떤 표정으로?
[드라이어 작동음]
(동미) 여기 상가에 꽃집 생겼더라?
(아미) 저 주시는 거예요?
그럼, 유신이 주려고 샀겠어?
왜 전화 안 하셨어?
서프라이즈
괜히 반찬 신경 쓸까 봐
나 쪘지?
(아미) 아니요, 그대로신데요
자그마치 3.5킬로 쪘어
(아미) 저녁 혼자 드신 거예요?
과일로
[문이 탁 닫힌다]
(유신) 밥이라도 볶아 드려 김치볶음밥
속 개운하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동미) 응
머플러인데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
응
[한숨]
[쓸쓸한 음악]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문이 달칵 열린다]
저 왔어요
아, 깜짝이야
언제 왔어?
방금요
술 안 마셨어?
네
(사현) 트리 두 분이서 하신 거예요?
(예정) 응
아미?
쑹위안 후배가 아기 보러 왔다가 같이
[예정이 달그락거린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정빈이 보고 뭐래요?
이쁘다고 하지
[잘그랑 소리가 난다] 엄마
쑹위안이
진통 겪는 와중에 뭐라고 한 줄 아세요?
엄마한테 잘하라고
[애잔한 음악]
힘들게 낳아 주셨다고요, 엄마가
[떨리는 숨소리]
식이라도 올렸어야 하는데
그러게
[훌쩍인다]
[문이 탁 닫힌다]
(피영) 할머니한테 전화드렸어? 감사하다고
(지아) 응
지아야
할 얘기 없어?
오늘 아미 언니 만났다며
- 엄마까지 왜 그래? - (피영) 뭐…
무슨 '언니'? [무거운 음악]
어쨌든 너보다 위니까, 한참
책 내용 이해돼?
그냥 보는 거야 이해되는 것도 있고
아빠 안 볼 거 아니지?
몰라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지금은
[문이 달칵 열린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해륜) 아유
밤늦게 죄송합니다, 쉬시는 날
여기 잔 하나 더요
(종업원1) 네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신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유신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무슨 일 있으세요?
[함께 잔을 탁 내려놓는다]
얘기 들으셨어요?
우람이 엄마 재혼한다네요
그새요? 누구랑요?
그러니까요
누군지 말 안 해요
- 확실해요? - (해륜) 직접 들었어요, 오늘
[한숨]
박 교수님은 언제 결혼하시는데요?
끝났어요
헤어지셨다고요?
네, 원래 사귀던 사람한테로 갔어요
[한숨]
[쓸쓸한 음악]
한여름 밤의 꿈이었어요 생각해 보니까
지아 아빠는요?
전 뭐, 이혼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니고
해야겠죠
제비한테 걸렸을까 봐 걱정이에요
(해륜) 세상 순진하거든요
사람 의심할 줄 모르고
그나마 집 한 칸 있는 거 날리면
아무렴 제비를 만났겠어요?
아니면 돈 많은 영감님이거나
[한숨]
상상이 안 돼요
- 한 번씩 보시죠? 지아 엄마 - (유신) 네
좀 알아봐 주실 수 없으세요?
(해륜) 제가 만나서 물으면
바로 또 우람 엄마 귀에 들어갈 테고
다음 달 결혼한대요
너무 힘드네요
애들도 안됐고
다 나 때문에 시작된 불행인데
후회한들 소용없고
저도 마찬가지죠
지아가 나 안 볼 거 같아요
지아가요?
친척들이랑 해서 한 50명 돼?
그 정도로 맞추려고
억지로 맞추지 마 애들은 부를 친구 없대? [도어 록 조작음]
(시은) 향기는 몇 명 있을 거야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무거운 음악]
여보세요?
- 좀 있다 다시 할게 - (시은) 응
[통화 종료음]
어쩐 일이세요?
앉아
[반이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나이 든 태가 나는구나, 너도
동마 어미한테 얼핏 들으니까 결혼한다고?
- 사실이야? - (반) 네
누구랑?
고아도 아니고
제대로 식 올려 우리도 참석할 테니
(서 회장) 응?
제가 알아서 해요
언제까지 꽁해 있을 거야?
(서 회장) 애도 아니고
너도 곧 환갑 돼, 세월 잠깐이야
꽁한 걸로 생각하세요?
말 가지고 트집 잡지 말고
몇 년 만에 보는구먼
어차피 혼자 컸어요
조용한 결혼식 할 거예요
그쪽 양친 부모들 있을 거 아니야
돌아가셨어요
- 두 양반 다? - (반) 네
나이가 몇인데?
몇 살 차이야?
그런 게 왜 궁금하세요?
그럼 안 궁금해?
넌 꼭 네 엄마야, 성격이
아버지 꼭 빼닮은 아들이랑 사시면 돼요, 그러니까 [무거운 음악]
동민아
개명한 지가 언제인데
맺힌 게 있더라도 그만 풀어
너나 나나
산 날보다 이제 죽을 날이 가까워
어쨌든 아비하고 자식 아니야 미우나 고우나
(서 회장) 너도 이제 자식 낳아 보면 내 심정 알 거야
저만 아버지 심정 알아야 해요?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게 있어
네
이런 저도 이해하시고 가세요
나중에 후회해
어쩔 수 없는 게 있다면서요
뭐 하는 친구야?
어차피 아버지 기대에 못 미칠 거예요
네 나이도 있고
산 좋고 물 좋고 경치 좋은 짝 기대 안 해
빈한한 집 여식이냐?
사람 시켜서 조사할 수도 있어
너 통해서 듣고 싶어
동갑이에요
[무거운 음악] 여태 뭐 하고 나이 먹었어?
딸 하나, 아들 하나 있어요
(반) 같이 일한 작가요
과부? 이혼녀?
엄마도 이혼녀로 살다 가셨어요
(반) 궁금한 거 해결되셨으면 가세요
이제 이런 식으로 찾아오지 마시고요
아니야
[한숨 쉬며] 안 돼
(서 회장) 멀쩡한 몸으로 네 자식 안 갖고 싶어?
아버지 보니까 자식이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넌 잘 살아야지
나보다 더 좋은 아빠로
(서 회장) 아비로서 내가 못한 거 있냐?
같이만 안 살았지
됐어요
뭐가 돼?
어디 여자가 없어서…
잘 배우고 컸어요 좋은 엄마고 성실하고
심성까지 갖춘 작가고요
내가 오히려 처져요
모든 면에서
단단히 빠졌구나
기껏 의붓아비 노릇 하려고 결혼해?
뭐가 아쉬워서?
저에 대해서 얼마나 아세요?
- 다 - (반) 제 맘 알면
이렇게 찾아오시지 않아요 나 같으면
네 자식이 나이 쉰에
애 둘 딸린 이혼녀랑 결혼한다면 어떻겠어?
엄마 버림받는 거 지켜보는 것만 하겠어요?
(반) 아버지 처녀장가 가는 것도 봤고요
[한숨]
가세요
저도 과거사 입에 올리고 싶지 않아요
곱씹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기가 찬다, 정말
[엘리베이터 도착음]
[한숨]
[한숨]
가다 식당 들르고
웬만하면 아침은 먹지 말아
(반) 응, 출발하면서 전화할게
- 어 - (반) 누웠어?
(시은) 눕기 전, 침대
- 잘 자 - (시은) 응
너무 늦게까지 영화 보지 마
알았어
(반) 응
[통화 종료음]
[차분한 음악]
[무거운 음악]
[한숨]
[스위치 조작음]
[안내 방송 알림음]
(동마) 응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문이 탁 닫힌다]
- 다 됐어? - (우람) 응
아빠 다녀간 얘기 같은 거 말고 기분 좋게
안 하지, 내가 그렇게 생각 없나?
- (시은) 가자 - (향기) 네!
누나가 전화 좀 해 봐
아빠한테 문자라도
별일 없어, 엄마 별일 있었어?
(향기) 그리고 아빠는 남자고
- (시은) 졸음 오면 얘기해 - (반) 왜 졸려?
왜 보드는 안 배우셨어요?
몸 아끼느라
[향기가 살짝 웃는다]
- 보드가 어울리실 거 같아? - (향기) 네
몇백 번 넘어질 각오 해야 한다며?
그렇대요
우람이 배고프지?
어떻게 아세요?
고픈 얼굴이야
(시은) 도착해서 고기 맛있게 먹어
(우람) 네
- 고기는 언제나 옳지? - (우람) 옳지
[시은과 향기의 웃음]
(피영) 좀 전에 우람 엄마 전화 왔어
용평 내려오라고
인제 중학생 되면 놀 시간 없어
내일 한국월드 갈까?
아쿠아리움 보기로 했잖아
이브라 사람 엄청 많을 거야
[침울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컵을 탁 놓는다]
[흐느낀다]
아빠가 우리한테 이러면 안 되잖아
[한숨]
우린 행복했는데 아빠는 아니었대?
- 그런 문제 아니야 - (지아) 아니면?
- 크면 이해돼 - (지아) 이해하고 싶지 않아
[흐느낀다]
어이가 없어, 생각할수록
그래서 엄마 말문 닫혔던 거 같아, 그렇지?
아니야
뭐 아니야
[지아가 흐느낀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냥 순간 좀 복받쳤어
(피영) 이게 너한테 닥친 첫 번째 시련이야
앞으로 생각지도 못한 더 숨넘어가는 일
사는 동안 계속 생겨
죽을 때까지
누구도 피할 수 없어
좌절하는 사람, 겪어 내는 사람
두 종류라고 했지?
생각하기에 따라선
별거 아닐 수도 있어
마음 약한 사람한텐
하늘이 무너지는 일일 수 있고
하늘이 무너져?
안 무너져
엄마만 있으면 돼
[잔잔한 음악] 엄마한테는 나 있고
고마워
엄마는 너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아빠랑 결혼 잘했다'야
(피영) 아빠 만나서 우리 딸 낳을 수 있었으니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어
세상 진리고 이치
걱정하지 마
아빠 아홉 잘하다가 하나 잘못했어
그 하나 가지고
원망하고 상처 주고 벌줘야 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받은 만큼 돌려주는 건
옹졸한 소인배야
그릇이 큰 사람은
그냥 받아들여
(피영) 그런 면에서 엄마도 큰 그릇은 못 되고
- 인정 - (지아) 엄마 그릇으로 치면?
종지 정도는 아니고
- 주발? - (지아) 주발이 뭔데?
공기 같은, 옛날 밥그릇
냉면 그릇이야, 세숫대야 냉면
[피식 웃는다]
아미가
정말 엄마한테 언니라고 불러?
시키지는 않았어
- 혼도 안 냈어? - (피영) 응
(지아) 왜?
그냥
안된 생각도 드는 게
뭐가 안돼?
사람이 사람한테 끌리는 거
어쩔 수 없잖아
맘대로 되는 거 아니야
그래도 그러면 안 되잖아
드라마에서도 봤고
우리만 안 그러면 돼
지금 마음 변치 말고
사람은 장담할 수 있는 거 아무것도 없어
장담하면 교만이야
마음으로만 새겨
내일 오붓한 이브 보내자
아침에 케이크 사러 가야겠네?
실컷 자, 나 혼자 잠깐 갔다 올게
이브에는 케이크 사러 가는 맛이 있지
[피영이 지아를 토닥인다]
(아미) 내일 10시에 찾으러 올게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종업원2) 네
(아미) 먹고 가게 저 케이크 하나 주세요
- 루이보스티랑요 - (종업원2) 네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한숨] [포크를 잘그랑 내려놓는다]
나 찍었어요?
- 좀 봐요 - (아미) 내 폰을?
반말이에요, 지금?
남의 폰 보자는 건 무슨 경우고?
- 도촬했잖아 - (아미) 아니거든?
찍었어 [아미의 어이없는 웃음]
뭐가 이뻐서? 대단해서?
[헛웃음]
곱다시 드시고 가세요
(아미) 경찰 불러 주세요 강도예요
- 안 찍었으면? - (혜령) 찍었으면?
- 네 어미다 - (혜령) 양아치네, 완전
(아미) 자, 부혜령 씨
보세요, 도촬했나, 안 했나
[익살스러운 음악]
(아미) 사과하세요
[한숨]
- 미안해요 - (아미) 한마디 말로?
(아미) 도둑 취급 해 놓고
도둑 취급 한 거지, 뭐야 얼굴 도둑
남의 폰까지 뺏고
뭐 그렇게 잘났다고!
[차 문이 탁 닫힌다]
(혜령) 내일 봬요
(피영) 응
[흥미로운 음악]
(원장) 왜?
아, 아니에요
(혜령) 뭐 생각난 게 있어서
일부러 이거 주려고?
크리스마스엔 케이크 먹어야지
(아미) 짠
혼자 다 어떻게
소분해서 얼려
여기 거 비싼데
내가 산 거 아니에요
부혜령이 [웃음]
응, 혜령 씨
(혜령) 바쁘세요?
[키친타월을 툭 버린다]
아니야, 집이야
(혜령) 얼마 전에요, 라운지에서
PD님 어떤 젊은 여자분이랑 얘기하고 계셨잖아요
[무거운 음악]
(혜령) PD님 파라파 옷 입고 온 날요
아…
누구예요?
왜?
어제 케이크 하우스에서 봤거든요
그쪽도 자기 봤고?
좀 일이 있었어요
PD님한테 전화 안 왔어요?
아니
얘기가 길어, 만나서 얘기해
네
[식기세척기 알림음]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벨 소리]
[힘주는 소리]
[휴대전화를 달칵 연다] [휴대전화 조작음]
- (피영) 응 - (유신) 옆에 지아 있어?
- 아니 - (유신) 지아가 나 안 보려고 해?
(유신) 단지에 와 있어
(피영) 일부러 들러서 사 온 거야?
아미가, 어제 누구한테 받았다고
지아 위층에
(피영) 친한 친구 이사 왔어
케이크 줄까?
아니
(피영) 왜 그렇게 얼굴이 안됐어 속 끓였어?
잠이 와?
잘 얘기했어
한 번은 치를 일이지, 뭐
나 안 본대?
잘 얘기했다니까
[한숨]
고마워
당신 같은 사람 없다, 정말 모든 면에서
어머니 좀 이상하지 않아?
(유신) 그냥 아미랑 잘 지내기로 한 모양이야
옥신각신해 봤자 서로 모양만 빠지고
윗사람이 어쨌든 손해 아니야
약간…
(유신) 우람 엄마 재혼해?
누구한테 들었어?
박 교수, 어젯밤 찾아왔어
(피영) 뭐래?
맘 안 좋은 모양이야
이제 와서?
자기는 재혼해도 되고 마누라는 안 된대?
상대는 뭐 하는 사람인데?
- 왜 궁금해? - (유신) 박 교수가
혹시 제비 아닌가 걱정해서
[코웃음]
- 걱정 말라고 해 - (유신) 당신도 봤어?
인제 그런 호칭 쓰지 마
아미한테도 경우 아니야
(피영) 모든 면에서 박 교수보다 차고 넘치니까
진심으로 축복만 하면 된다고 그래
어쨌든 돌싱일 거 아니야
애도 있을 거고
- 미혼 - (유신) 총각?
서 부장님
[무거운 음악] 그 엔지니어?
정말 우람 엄마가 좋대?
둘이 잘 어울려
뭐가 아쉬워서? 재벌 집 아들이
어떻게 알아?
[옅은 헛기침]
누구한테 들었어
누구한테?
뒷조사한 거 아니야?
- 아니 - (피영) 했네, 뭐
내가 오해한 거네, 완전
(유신) 미안해
[한숨]
[밝은 음악]
[기분 좋은 숨소리]
[밥솥 작동음]
[한숨]
[김이 쉭 빠진다]
[지글거리는 소리] (우람) 서울 고기하고는 비교가 안 돼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향기) 맞아
(반) 많이들 먹어
[시은이 젓가락을 탁 놓는다]
(시은) 들어요
난 이 집 된장찌개가 맛있어요
두 분 드세요, 전 웬만큼 찼어요
나보다 잘 구울 수 있어?
(향기) 네
- (반) 여기 - (종업원3) 네
(반) 갈빗살 4인분 더요
(시은) 아유, 많아
먹을 수 있지?
당근이죠
[문이 달칵 열린다] [서 회장이 차를 호로록 마신다]
[컵을 탁 내려놓는다] [문이 탁 닫힌다]
네 형 결혼 상대가
이혼녀란다, 애 둘 딸린
동갑
새해 쉰하나
알고 있었어?
- 네 - (서 회장) 네 말도 안 들어?
(서 회장) 말렸을 거 아니야
(동마) 형이 뭐, 내 말 들어요?
[한숨]
방법 좀 생각해 봐, 좋은 머리로
(동마) 어쩔 수 없어요
부모가 돼서 보고만 있으라고?
아빠가 대신 살아 줄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형 인생이에요
남 일이다
돈을 쓰든 어떻게 좀 해 봐
형 성격 아시면서, 역효과 나요
[한숨]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와
[잔잔한 음악] [서 회장의 한숨]
[시은이 숨을 하 내뱉는다]
(시은) 이 공기
이번 주 그냥 쭉 있자
(향기) 저 알바 때문에 안 돼요
알바 그만하고 공부만 신경 써
- 휴학했잖아 - (반) 왜?
제대로 준비해서 사회 나가려고요
(향기) 세상도 좀 알고 미리 마음의 준비도 하고
[우람이 눈덩이를 퍽 던진다]
박우람 [우람의 웃음]
- (향기) 뭐야 - (우람) 아, 진정
(향기) 너, 야! [사람들의 웃음]
[화기애애하다]
[향기가 놀란다] (시은) 야!
[향기의 비명]
[저마다 소리친다]
(향기) 야, 박우람! [시은이 소리친다]
(피영) 어제는 전화도 없고 문자도 없고
[커피 머신 작동음]
(피영) 게르만 금발 미녀한테 빠졌나?
변하든 빠지든
[휴대전화 메시지 알림음]
(유 과장) 안녕하세요
서동마 실장님 모시는 유 비서입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실장님이 크리스마스 선물 지시하셔서
현관문 앞에 뒀습니다, 꾸벅
[도어 록 작동음]
[땡 울리는 효과음] [놀란 숨소리]
[피식 웃는다]
어떻게 된 거예요? 언제 왔어?
(동마) 어제요
수염 좀 떼
[웃음]
[도어 록 작동음]
[따뜻한 음악]
(동마) 보고 싶었어요, 나?
대답 안 하면 안 놔 줘요
보고 싶었어
[숨을 하 내뱉는다]
(동마) 안에 지아 있어요?
차로 가요
싫어
새해 온다더니
(동마) 이브 같이 보내려고 서둘렀어요
옆집 나와
(동마) 선물
[놀란 숨소리]
(동마) 갖고 들어가요 감기 걸리겠다
더 이쁘네
지아 깰 때 됐어요
(동마) 문자할게요
뭐가 이렇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밝은 음악]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지아) 뭐야?
- 아빠가 주고 갔어? - (피영) 아니
엄마 후배가 외국 출장 갔다가
(피영) 이거 네 건가 봐
와…
"독일제"
(지아) 독일어인가?
(피영) 응
독일 출장 갔었나 보지?
(피영) 응
(지아) 센스 있다 여자야, 남자야?
알아맞혀 봐
여자가 이 무거운 걸 들고 왔을 리는 없고
심부름 보냈어, 비서
(지아) 얼른 다 뜯어 봐
[경쾌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함께) 가위바위보!
(우람) 찌, 찌, 묵!
묵, 묵, 빠!
오케이
[흥미로운 음악] (반과 우람) 가위바위보, 보
(우람) 빠, 빠, 찌! 오, 예
(반과 우람) 가위바위보
(우람) 빠, 빠, 묵
(반과 우람) 가위바위보 가위바위보
- 목소리만 들으면 형, 동생 같아 - (우람) 빠, 이겼다!
(시은) 불러
[반과 우람이 묵찌빠를 한다]
식사하세요!
(반) 묵, 묵, 찌
(우람) 빠, 빠, 묵
(반) 찌, 찌, 빠!
아침요
(반) 아메리칸 브랙퍼스트?
(시은) 밥도 있어
- 엊저녁 밥 먹었길래 - (반) 좋아
난 전생에 서양인이었던 거 같아
시골 어르신들 빼고는 다 좋아해
- 앉으세요 - (시은) 네
(반) 고생하셨습니다 설거지는 제가 할게요
무슨 고생요
향기가 거들고
- 잘 먹겠습니다 - (반) 저도요
- 여기 토스터기 없잖아 - (시은) 응
프라이팬에요, 잘 구워졌죠?
(반) 응
우리 엄마 음식 솜씨 킹왕짱이에요
요즘도 그런 표현 쓰냐?
빵은 이 누님이 구우셨다
알았어요
네, 할머니
[잔잔한 음악]
[미스트를 탁 내려놓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지아) 뭐 해?
나이 들수록 더 케어해 줘야 해
(지아) 엄마는 안 해도 이쁜데
그래도 관리하는 엄마 멋지다
엄마
할머니가 홍천 리조트 가고 싶다고 하셔서
간다고 했어
너랑만 둘이? 다 같이?
다 같이
[잔잔한 음악] 정말?
내키지 않으면 억지로 말아
외할머니 보니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싫다고 했다가
나중에 후회하게 될까 봐
그 말은 맞아
엄마도 후회하고
리조트에서 크리스마스 맞고 싶으시대
할머니 잘 살펴봐, 내색은 말고
왜?
어제
좀 이상하셨어
치매?
모르겠어
하여튼 좀
(동미) 앉아 봐, 아미
스키복 챙겨
지금요?
(동미) 응
아비도 얼른 들어오라고 하고
지아랑 홍천 갈 거야
[발랄한 음악] 지아랑요?
(동미) 응
- 간대요, 지아가? - (동미) 응
- 언니도요? - (동미) 아휴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지아 어미가 가면 어떻게 돼?
옛날 이조 시대야?
한집서 '형님', '아우님' 하는?
아…
믿기지가 않아서요
지아만 우리 따라간다는 게
할미 소원이라고 했더니
[웃음]
가서 잘 지내봐
대단하세요
큰일 했지?
감사해요
[함께 웃는다]
하여튼 달라지셨단 말이야
(아미) 가실 때 된 거 아니야?
아버님이 모셔 가려나?
[휴대전화 조작음] (동마)
(피영)
(동마) 지아한테 우선 친구라고 소개하면 안 돼요?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동마)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피영)
(피영) 한두 가지도 아니고
[휴대전화 조작음] (동마) 전혀요, 재밌었어요
[휴대전화 조작음]
(피영)
(동마)
(동마)
(피영)
(동마)
[익살스러운 음악] (피영) 왓?
(피영)
(동마)
(피영)
(동마)
(피영)
(동마)
(동마)
(피영)
(동마)
[매혹적인 음악]
(동마)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동마)
[웃음]
(동마)
(피영)
(동마)
(동마) 행복한 결혼 해서
[웃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짐 다 챙겼어? [문이 탁 닫힌다]
뭐 거들어 줄 거 없어?
스키만
잘하는 건지 모르겠어
동생이 없어 그런지
치 떨리게 아미가 밉지 않은 거야
워낙 엄마한테 고분하기도 하지만
처음 만날 때도 안 싸웠어?
싸워서 뭐 해
험한 소리 하고 싸우면 결과가 달라져?
그 말 알지? 하늘에서 난리 난 거
천사 하나 없어졌다고?
(지아) 어 [피영이 피식 웃는다]
나도 이다음에 엄마 같을 수 있을까?
[차분한 음악] 우리 딸은 그런 일 안 겪어야지
안 겪는 경우도 많아
그 대신 다른 시련이 있겠지만
어떤 시련?
(피영) 음…
남편이 경제적 능력이 달리든가
시댁이 힘들게 할 수도 있고
애들이 병치레하거나 속 썩일 수도 있고
하여튼 뭔가는 꼭 힘든 부분 있어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건 없어
닥치지 않은 일 미리 고민하고 속 끓이는 거
어리석은 짓이야
아미가
엄마 아프면 밤이건 새벽이건 전화하래
와서 간병해 준다고
평생
정말?
립 서비스
엄마는 보면 알아
립 서비스인지 진심인지
좀 큰 실수 저질렀다고
사람 자체가 나쁜 건 아니거든
나쁜 경우도 있지만
야멸차게 대하지 마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시은) 고마워
애들이랑 잘 어울려 주고
내가 고맙지
향기, 우람이가 맞춰 주잖아 열심히
걔들 억지로 하는 거 없어
표정 보면 몰라?
우람이 사우나 안 좋아하겠지?
좋아해 저녁엔 사우나 하면 되겠다
지아야! [차 문이 탁 닫힌다]
[웃음]
[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아미) 언니
[차 문이 달칵 열린다]
- 애 안 다치게 - (아미) 네, 걱정 마세요
(동미) 응, 지아야 [차 문이 드르륵 열린다]
아이고, 우리 지아
[차 문이 달칵 열린다]
(동미) 혼자 쓸쓸히 보내지 말고 친구들 만나 [차 문이 탁 닫힌다]
네
[경쾌한 음악]
- (아미) 목 안 말라? - (지아) 네
(동미) 나 목은 안 마른데 쉬가 마렵네
[지아의 웃음]
왜?
휴게소 10분 정도 남았어요
- 그냥요 - (동미) 쉬 마렵다고 해서?
- 오줌보다는 낫잖아 - (지아) 네
(아미) 어머니 귀여우세요
(동미) 주책이라고? 칭찬이야?
(아미) 좋은 뜻이죠
감사합니다
[아미가 살짝 웃는다] [동미의 웃음]
(아미) 단수가 높아진 건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종업원4) 어서 오세요
꽈배기 한 박스 도넛 한 박스 주세요
(종업원4) 잠시만 기다리세요
네
[애잔한 음악] (원) 아버님도 이런 거 좋아하세요?
(문호) 아, 나라고 특별나? [예정과 원의 웃음]
골고루 줘유, 푸짐히
(종업원4) 이거 하나 서비스 드릴게요
따끈할 때 드세요
감사합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단지 왔어요, 올라갈까요?
아니요
[부드러운 음악]
[안내 음성] 1층
(동마) 지아는요?
싫대요
[웃음]
- 스키장 갔어요 - (동마) 누구랑요?
할머니랑 그쪽 식구들이요
제 아빠 여친이랑
(동마) 와, 쏘 쿨
(피영) 볼 때마다 차가 바뀌어
이 차는 처음 타 봐요
운전해 볼래요?
(피영) 네
[동마가 안전띠를 달칵 푼다] [놀라며] 농담이에요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안전띠를 달칵 푼다]
운전 실력도 타고났어요
(피영) 정말 잘 나간다
묵직하면서
난 농담 안 할 거예요 사피영 씨한텐
(동마) 진담만 할 거예요
지아한테 내 얘기 아직 안 했어요?
네
한 달이나 됐어요
얼굴 본 건 오늘까지
세 번째예요
네 번째요
피부과는 빼더라도 골프장이요
만난 세월이나 횟수는 크게 의미 없어요
뭐가 의미 있어요?
느낌이요
(피영) 골프장에서 처음 볼 때 난 아무 느낌 없었는데
- 지금도요? - (피영) 음, 지금은
지아가 곰 인형 너무 좋아해요
기대했어요
지아랑 털모자 목도리 커플로 하고 나오려나
다시 가서 나라도 하고 나와요?
지아 만날 기대 했다고요
어느 스키장 갔어요?
가자고 하려고
안 될 거 있어요?
[동마의 한숨]
[흥미로운 음악]
(동마) 어떤 아가씨 다리가 이렇게 섹시한 거야?
정말 숨 멎는 줄
(피영) 민망하게, 그만 봐요
보라고 보내 준 거잖아요
누드려니 상상하는 거 같으니까
아, 누드 맞지
(피영) 물속에 잠겨 있는 거지 거품 속에
홀랑 벗고 있는 거랑 같아요?
상상하게 만들어
오해받고 싶어요?
관음증 환자
잊지 마요 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예요
잊지 마요
- 난 짐승과 별로야 - (동마) 네
(동마) 오늘 나 술 마셔도 돼요?
마셔요
곱게 집에 데려다줄게
(문호) 뭐여?
(사현) 꽈배기요
(문호) 그…
찹쌀?
네
[발랄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문이 달칵 열린다]
사현이가 꽈배기 [문이 탁 닫힌다]
(사현) 다녀왔어요
(예정) 응 일부러 가서 사 온 거야?
(사현) 네
(예정) 젖 먹고 잠들었어
무슨 젖이여, 분유지
[문이 탁 닫힌다] (예정) 이게 팥 든 건가?
음…
[문호와 예정의 탄성]
맛있구먼
자식이 최고야
[차분한 음악]
(예정) 안 먹어? [냉장고 문이 탁 열린다]
사는데 줘서 먹었어요, 하나
하나 갖고 돼?
저녁 맛없어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문호) 난 이걸로 때울랍니다 밥이야 매일 먹는 거고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경로 안내를 종료합니다
(피영) 여기도 안에 레스토랑 있어요?
[안전띠를 달칵 푼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엘리베이터 저쪽 아니에요?
(직원) 아… 저, 잠시만요
[달려가며] 매니저님
(매니저) 안녕하세요, 오셨어요?
[잔잔한 음악]
나중에요
(동마) 주문해 놓은 거예요 독일에서
안 맞으면 사이즈 늘려야 해요
잘 맞으시는데요?
다른 것도
저 목걸이 이쁘다
잘 어울리네
그럼
이것만요
크리스마스 선물
- 나만 받아요? - (동마) 나도 사 줄래요?
(동마) 저거요
- (동마) 커플 반지죠? - (매니저) 네
괜찮아요?
같은 걸로
이건 내가 사는 거예요
(동미) 전화해, 엄마한테 잘 도착했다고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진동음]
(피영) 어, 우리 딸
(지아) 잘 도착했어
(피영) 응, 거기 많이 춥지?
(지아) 좀
배고프지 않아? 점심도 조금 먹고
(지아) 인제 식당 내려갈 거야
응, 천천히 맛있게 먹어
체하지 않게
[통화 종료음]
(종업원5) 이건 주류 메뉴입니다
술은 됐고 테이스팅 메뉴요
(종업원5) 네, 혹시 못 드시는 거나
알레르기 음식 있습니까?
없어요
술 마신다면서요?
벌써 취했어요
사피영 씨 때문에
[잔잔한 음악]
[동마가 피식 웃는다]
오늘 저녁은 취하고 싶지 않아요
(동마) 맨정신으로 오롯이 집중할래요
한 달 동안 얼마나 생각했는데
[휴대전화 진동음]
형이네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표 내지 않기
(피영) 같이 있다고
거짓말 나 못 해요
그럼 갈래요
[휴대전화 조작음]
- 어, 형 - (반) 현관 번호 바꿨다
유 비서 때문에
습격하듯이 아버지 모시고 와서
유 비서도 어쩔 수 없지, 뭐
- 어디야? - (반) 스키장 왔어
(동마) 이시은 작가님이랑?
(반) 어떻게 알아? 이름까지
형에 관해서 모르는 거 있어?
(반) 뒷조사했냐?
아니
나중에 얘기할게
(반) 올 때 칼 좀 사 와 주방용 칼
지난번에 사다 줬잖아 그새 무뎌졌어?
(반) 아니
아…
작가님 드리려고?
(동마) 진작 얘기하지
실은 어제 들어왔어
(반) 어제 귀국?
(동마) 응
2, 3일 있겠네?
(반) 모레 올라가
(동마) 응
[통화 종료음]
(동마) 형 모레 올라오면 얘기해야지
시간 끌 일 아니야
그다음은요?
식장 잡고요
(동마) 서울 호텔 영빈관 괜찮지 않아요?
[차분한 음악]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워요?
모르겠어요, 솔직히
모를 땐 그냥 저지르는 거예요
저지른다는 표현 좀 그렇지만
출렁이는 파도에 몸 맡겨 봤죠?
(동마) 튜브 타고
얼마나 편해요
먹고 대강 챙겨서 우리도 서울 떠요
한창 시즌인데 방이 어디 있어
용평엔 형 가 있을 거고
남해에도 우리 별장 있는데
(동마) 너무 멀겠다
아, 근데 남해는 크리스마스 기분이 안 나
겨울에 눈도 거의 안 오고
그냥 이렇게 있어요
시간 아까워, 길에 뿌리는 시간
부장님 결혼식에
아버님 참석하세요?
아직 얘기 안 나왔어요
아빠가 반대할 명분은 없어요
아빠라고 불러요, 아직?
[살짝 웃으며] 집에서는요
아, 고쳐야 하는데
엄마 호칭은 당연한 거고 아빠는 안 되나?
사실
입에 밴 호칭 바꾸는 거 쉽지 않아
어려서 '아빠, 아빠' 하다
호칭 때문에라도 빨리 결혼해야겠어요
이름 부르는 거 거리감 느껴지고 별로예요
사실…
'사실' 뭐요?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없잖아요
우리 어떤 사이인지 잊었어요?
[잔잔한 음악]
[피영의 놀란 숨소리]
엄청 좋아요
좋아한다고요
너무 강요 마요
무슨 강요?
(서 회장) 응
완전 아줌마구먼
[따뜻한 음악]
(동미) 할미는 코 고니까 지아야, 언니랑 자
(유신) 그래 [지아가 지퍼를 직 내린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 (성가대) ♪ 다시 주님의 얼굴 ♪
♪ 내 영혼 볼 수 있도록 ♪
♪ 나를 구원하소서 ♪
♪ 다시 주의 임재 가운데 ♪
♪ 내 영혼 살 수 있도록 ♪
(동마) 식곤증 안 와요?
- (피영) 네 - 피곤할 땐
눈만 감아도 피로 풀리는데
(동마) 그럼 난 홍천으로 차 몰 거고
[피영의 웃음] 정말 그러면 안 될까요?
방은 전화 한 통이면 구해요
어떻게 그래
어디 가서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어요, 그럼
8시밖에 안 됐어
(피영) 이 시간에 젤라토는 없어요 다 떨어지고
12시간을 날아왔구먼 겨우 3시간 얼굴 봐요?
이동 시간까지 4시간이요
(피영) 그리고 어제 온 거잖아
어제 와서 바로 얼굴 보여 줬으면
어디든 따라가지
[피식 웃는다]
산타 의상 구하느라고요
아버지께 보고도 드려야 했고
의상 시켰으면서
본인이 구한 거 아니잖아
아이, 시킨다고 바로…
[피식 웃는다]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 '귀여운 여인' 봤어요? 영화 - (피영) 네
변치 않았으면 좋겠어
사람 들었다 놨다
(동마) 내 성격 어때요? 겪어 보니까
- 다중 인격 - (동마) 질리지 않겠네
[헛웃음]
맞먹으세요
(동마) 시키는 대로 해야지
사피영
[어이없는 웃음] [경쾌한 음악]
[피식 웃는다]
너 왜 그렇게 이쁜 거니?
이쁜데 귀엽기까지 하고
(동마) 씁, 종아리는 사람 심란하게 섹시하고
[웃음]
소리 한번 질러 주지?
응?
안 나와요
나오게 해 주지
어쩌려고?
(피영) 악! [피영의 웃음]
[부드러운 음악]
[무거운 음악]
(혜령) 잘못 본 거 아닐까?
아니야
아휴
[차 문이 탁 닫힌다]
가요
들어가는 거 보고요
[잔잔한 음악]
[안내 음성] 3층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닫힌다]
CCTV 있어요
(동마) 어때요
추울까 봐
[엘리베이터 도착음]
케이크는 내일 사 줄게요
있어요
그럼 젤라토
젤라토도 있고
오면서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했는데
언제?
(피영) 먹자고 했지
먹고 싶은 거하고는 달라
자꾸
오물오물
[차분한 음악] 말하지 마요
[도어 록 작동음]
가면 문자 보내요
[의미심장한 음악]
[스위치 조작음]
[문이 탁 닫힌다]
[고조되는 음악]
[애절한 음악]
(가빈) 어머니 남자는 믿을 게 못 되는 거예요?
남자도 남자 나름이고
나 못됐기도 해
못된 거까지 좋아해
자리 한번 마련해
무슨 얘기 하시려고요
제정신 아니야
본인 정신이나 똑바로 챙기고 살아
그 곰 인형 선물한 아저씨가 엄마 좋대
엄마는 어떤 마음?
[한숨]
아비로서 너무 속상하다
- (디자이너) 어때? - (시은) 수고했어
디자인 덕 본다
(디자이너) 부럽다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더니
엄마, 아기 낳을 수 있지 않아?
(향기) 낳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들어서
(혜령) 애 엄마 나타난다고 알려 줘야 하나?
(동마) 당신한테 나는
하룻밤 상대였어요?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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