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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바이, 마마 11

 

 뭘 하자고?

 

 서로 좋아하는 거 한 가지씩 해 주기

 

 (유리)  이제 아기 나오면  서로 신경 쓸 틈도 없으니까

 

 마지막 신혼을 즐긴달까?

 

 [강화와 유리의 웃음]

 

 웃자고 한 말 아니야  말해 봐다 들어줄게

 

 - (강화진짜?  - 

 

 그렇다면

 

 (강화)  이거 쉽게 오지 않을 기회니까

 

 아주 신중하게 심사숙고를 해야겠군

 

 비 오는 날 우산 들고 마중 나오기

 

 꼴랑?

 

 꼴랑이라니

 

 어릴 때?

 

 (강화)  비 오는 날 엄마들이 우산 들고  학교 앞에 이렇게 마중 나오잖아

 

 나는 그게 얼마나 부러웠다고  우리 엄마는 안 왔거든

 

 뭐야갑자기 훅 들어오는 슬픈 사연은

 

 어머니는 일하셨으니까

 

 좋아접수

 

 진짜마중 나올 거야?

 

 [우물거리며]  그럼껌이지

 

 (유리)  비만 와 봐  아주 내가 맨날 나간다

 

 (강화)  이야막 던져이제?

 

 요즘 비 엄청 자주 와  지금 장마 수준이야괜찮겠니?

 

 - 당연하지  - (강화오케이

 

 (강화)  다음은 네 차례?

 

 좋아하는 것을 말씀해 보세요

 

 다 말해 봐내가 다 들어줄게  뭘 원해?

 

 난 별로 바라는 게 없는데

 

 그냥 다이아?

 

 [침을 꿀꺽 삼킨다]

 

 이만한 걸로

 

 얘 선 넘네?

 

 [유리의 웃음]

 

 그동안 즐거웠고

 

 [유리의 웃음]

 

 (강화)  행복하길 바랄게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하품]

 

 [빗소리가 들린다]

 

 (유리)  비 오네?

 

 [피곤한 신음]

 

 [휴대전화 알림음]

 

 (강화)  여봉봉비가 주룩주룩 내려  약속은?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찌뿌둥한 신음]

 

 아유귀찮아아유

 

 아유귀찮아

 

 [한숨]

 

 (유리)  신랑나 몸이 너무 무거워

 

 오늘은 걍 패스?

 

 (강화)  

 

 어련하시겠어

 

 [비가 솨 내린다]

 

 [잔잔한 음악]

 

 [피곤한 신음]  [문이 철컥 열린다]

 

 [유리의 반가운 숨소리]

 

 [문이 철컥 닫힌다]

 

 (유리)  남편왔어?

 

 - (강화우리 부인  

 

 (강화)  아니언제는

 

 하늘에서 비만 오면  마중 나오신다고 하시더니

 

 (유리)  내가 안 그래도  딱 나가려 그랬는데

 

 [웃으며]  귀찮아 가지고

 

 (강화)  그랬어요?

 

 아이됐어요  뭐몸도 무거운데 어딜 나와요  [유리의 놀란 탄성]

 

 (유리)  왜 이렇게 많이 젖었어

 

 (강화)  저 완전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어요

 

 (유리)  그러니까아이고생쥐 됐네

 

 (강화)  혹시 우리 열무는

 

 '아빠 마중 나가야 된다나가야 된다'  했는데

 

 본인께서...  [유리가 핑계를 댄다]

 

 (유리)  그 시절 하루하루  당연하게 찾아온 오늘처럼

 

 내일 또한  당연하게 찾아올 거라 믿었다

 

 (강화)  근데 이미 자는 애한테  귤을 또 그렇게 먹였어요?

 

 (유리)  귤을 되게 좋아해

 

 - (여자1) 여보  - (남자1) 여보

 

 - (남자1) 마중 나왔어?  - (여자1) 

 

 [남자1과 여자1이 도란거린다]

 

 [버스 문이 쉭 닫힌다]

 

 (유리)  오늘과 같은 내일이

 

 다신 오지 않을 거란 걸  그때 알았더라면

 

 난 이렇게 소중한 하루하루를  덧없이 흘려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무슨 주방에 소금이 떨어져

 

 그래도 당근 깎는 거보다는  외출이 낫지

 

 외출이 나아  [자동차 경적]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유리의 다급한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어두운 음악]

 

 (여자2)  어떡해  [차 문이 탁 닫힌다]

 

 [유리와 할머니의 가쁜 숨소리]  (남자2)  , 119 불러!

 

 [할머니의 아파하는 탄성]  [유리의 힘주는 신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  할머니할머니

 

 [놀란 숨소리]

 

 - (남자3) 괜찮으세요?  - (여자2) 어떡해

 

 - (남자4) 괜찮으세요?  - (남자2) 아유저기요

 

 - (남자2) 정신 좀 차려 봐요!  - (남자5) 아저씨!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유리의 거친 숨소리]

 

 [쾅 부딪는 소리가 들린다]

 

 [쿵 소리가 난다]

 

 (유리)  살려 주세요

 

 [흐느끼며]  아기가 있어요

 

 살려 주세요

 

 [거친 숨소리]

 

 [사이렌이 울린다]

 

 (의료진)  사고 난 지 얼마나 됐습니까?

 

 (유리)  이분이분 급해요!

 

 빨리요

 

 - (유리저기할머니 좀 봐 주세요  - (의료진빨리 치프 쌤 연락하고

 

 - (의료진수술방부터 잡아빨리  - (유리저기 할머니 위급해요

 

 (유리)  저기 할머니 좀 봐 주세요  할머니 좀...

 

 (간호사)  어르신은 너무 놀라 그러신 거니까  이분부터...

 

 (유리)  아니라고저 할머니 죽는다고!

 

 [유리의 거친 숨소리]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  [떨리는 목소리로]  할머니안 돼

 

 할머니제발...

 

 어떡해

 

 (근상)  

 

 강화야어디 가!

 

 - (유리강화야  - (구급대원교통사고 환자예요

 

 (구급대원)  일단 응급실로

 

 [응급실 안이 소란스럽다]  (유리)  여기 있는 할머니 좀 봐 주세요?

 

 누가 좀 봐 주세요!

 

 [울먹이며]  여기 급해요어떡해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조강화

 

 왜 그래괜찮아?

 

 난 괜찮은데

 

 (유리)  저기 할머니 좀?

 

 [유리의 거친 숨소리]

 

 [가쁜 숨을 몰아쉰다]

 

 저기 저 할머니 돌아가실 거 같아?

 

 할머니 좀 어떻게 해 줘?

 

 여기도 의료진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아니라고!

 

 (유리)  할머니 죽어?  강화야빨리?

 

 빨리빨리

 

 [유리의 거친 숨소리]

 

 - 여기요!  - (간호사

 

 (강화)  이 환자 흉부 엑스레이랑  심전도 체크하고 심장내과 빨리 콜해요

 

 (간호사)  아니그게...  [강화가 창을 쾅쾅 친다]

 

 - 뭐 해요급해이 환자!  - (간호사!

 

 (간호사)  빨리요!

 

 (유리)  제발

 

 [유리의 거친 숨소리]

 

 (유리)  제발...

 

 [유리의 한숨]

 

 - (강화자  고마워

 

 (강화)  일단 급한 불은 껐고

 

 보호자분들 오시는 대로  바로 수술 들어갈 거야

 

 (유리)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행이다

 

 난 진짜 그 할머니  돌아가시는 줄 알고...

 

 [유리의 안도하는 숨소리]

 

 - 어떻게 알았어?  - (유리?

 

 뭐가?

 

 아니...

 

 의사들도 알아채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걸 네가 어떻게...

 

 ...

 

 ...

 

 (유리)  ?

 

 (강화)  ?

 

 알잖아나 촉 좋은 거

 

 (유리)  뭐냐  네가 맨날 얘기하던 거...

 

 골든 타임

 

 어유골든 타임 놓치면 큰일 난다며

 

 내 촉이 딱 그건 거야골든 타임

 

 (강화)  통증 호소도 없는 할머니한테서  골든 타임 촉이 왔다고?

 

 

 

 나 일하러 가야겠다

 

 (유리)  너도 얼른 볼일 봐

 

 나 먼저 갈게

 

 (강화)  아니저기...

 

 유리야

 

 [유리의 옅은 한숨]

 

 ?

 

 속은 좀 괜찮아?

 

 ... 

 

 꿀물이라도 좀 타 먹지

 

 [잔잔한 음악]

 

 (유리)  아유죽겠다

 

 아유배야...

 

 (강화)  쭉 들이켜빨리  [유리의 괴로운 신음]

 

 아니술만 마시면  속이 뒤집어지는 애가 술을 못 끊어!

 

 (유리)  잔소리하지 마죽을 거 같아

 

 나처럼 아예  술을 마시지 말라니까진짜

 

 얼른얼른 마셔빨리

 

 [헛구역질]

 

 어유이거 마시면 토할 거 같아

 

 - 아이그래도 마셔속 다 버려  - (유리...

 

 (유리)  진짜 지금 아무것도 안 들어가

 

 얼른좀만 마셔좀만 먹자?  [유리의 힘겨운 신음]

 

 - 좀만 먹어  - (유리꼭 마셔야 돼이거?

 

 - 그래  - (유리사약 같아

 

 사약 같다니  [유리의 괴로운 신음]

 

 지금 남편을 뭐로 보고지금

 

 [유리가 꿀꺽 삼킨다]

 

 - (유리됐다많이 마셨어  더 먹어

 

 [살짝 웃는다]  괜찮아걱정하지 마

 

 [유리의 술 취한 웃음]

 

 - (현정유리야  - (유리아유기분 좋다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유리)  조강화

 

 [강화의 거친 숨소리]

 

 [한숨]

 

 [한숨]

 

 [긴장되는 효과음]

 

 [미동댁의 당황한 숨소리]

 

 [신비로운 음악]  (미동댁)  아이씨

 

 (퇴마사)  [더듬거리며]  이봐

 

 (미동댁)  아이씨어떡해  일 났네일 났어

 

 [퇴마사가 노크한다]

 

 (퇴마사)  뭐야

 

 문 열어

 

 [노크 소리가 들린다]

 

 미동댁

 

 피한다고 될 문제 아닌 거 알잖아

 

 알았어

 

 알았어그럼 얼굴이라도 보고  얘기하자고?

 

 [미동댁의 초조한 숨소리]  [노크 소리가 들린다]

 

 얼굴이라도 보여 줘

 

 [문고리를 달그락거린다]

 

 (귀순)  저 인간은 또 뭐여?

 

 [미자의 웃음]

 

 (봉연)  ?

 

 (미자)  미동댁 연애하나 봐  [봉연의 놀란 신음]

 

 (봉연)  어머나저렇게 젊은 놈이랑?

 

 (미자)  요즘엔 젊은 놈이 대세래

 

 - (봉연어머나능력자네  - (귀순대세여?  [혜진의 놀란 숨소리]

 

 저 사람...

 

 (혜진)  퇴마사!

 

 (함께)  퇴마사?

 

 [신비로운 음악]

 

 [유족들의 울음]

 

 (유족)  [울며]  아유어떡하나아유어떡하나

 

 우리 재영이 불쌍해서 어떡하나

 

 (퇴마사)  헬로

 

 (혜진)  있잖아

 

 서울시 귀신들 씨를 말렸던 7급 공무원

 

 (퇴마사)  죽었으니 이제 올라가 볼까

 

 친구들 손 잡고

 

 [신비로운 효과음]

 

 (혜진)  보이는 귀신마다 인정사정 안 봐주고  족족 올려서 실적 99.9%

 

 강남구강동구강서구  저 인간이 맡고

 

 귀신들 다 전멸했잖아

 

 (미자)  그런 게 왜 여길 와?

 

 [함께 놀란다]

 

 - (봉연빨리 도망가!  - (귀순빨리빨리빨리!

 

 (미자)  빨리 가  [귀신들의 다급한 신음]

 

 [퇴마사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

 

 이건 뭐고무신이야뭐야

 

 (퇴마사)  이야조선 시대도 아니고

 

 올드하게

 

 북쪽 무당도 이거보단 세련됐겠다

 

 [꽹과리가 꽹 울린다]  왜 왔어여기

 

 (미동댁)  잘나가는 엘리트 퇴마사가

 

 - (퇴마사몰라 묻나?  - 아이씨

 

 (퇴마사)  실적 99.9%의 퇴마사를

 

 실적 0%의 납골당에 왜 보내셨을까

 

 위에서

 

 0% 아니거든?

 

 엊그제 두 명 올렸다

 

 (퇴마사)  아이코장하다

 

 두 명씩이나 보냈어?

 

 10년 만에그렇지?

 

 [장부를 탁탁 친다]

 

 자살귀 하나 못 올리고 말이야?

 

 영혼 리셋하려고 죽어 버린 애들까지  못 올리고 있으면 어쩌라고

 

 [지팡이를 탁 짚는다]

 

 갑갑하네

 

 [퇴마사가 숨을 깊게 들이쉰다]

 

 내가 해결할게

 

 좀 쉬어

 

 [답답한 한숨]

 

 [무거운 음악]

 

 (퇴마사)  걔들은 어쩔 거야?

 

 차유리

 

 조서우

 

 저기그건 내가 알아서...

 

 (퇴마사)  위에서 계시를 준 지가 언젠데

 

 언제까지 모른 척할 거야?

 

 그러지 마

 

 (미동댁)  내가내가 처리할게  그그러는 거 아니야

 

 불쌍한 애들이잖아

 

 [웃음]

 

 아직 멀었네미동댁

 

 세상에 안 불쌍한 귀신은 없어

 

 저기저기잠깐만

 

 (미동댁)  저기 말이야이봐

 

 [문이 탁 닫힌다]

 

 [미동댁의 떨리는 숨소리]

 

 [걱정되는 숨소리]

 

 "고 차유리"

 

 (유리)  근데 그...

 

 만약에혹시나 만약에

 

 우리 서우 계속 귀신 보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야?

 

 뭐 어떻게 돼그냥 뭐...

 

 나처럼 사는 거지

 

 무당?

 

 [유리의 놀란 신음]  (유리)  말도 안 돼절대 안 돼!

 

 [유리가 연신 퉤퉤거린다]

 

 !

 

 [유리의 거친 숨소리]

 

 [한숨]

 

 [떨리는 목소리로]  너무들 하시네

 

 [한숨]

 

 [새가 지저귄다]

 

 (유리)  나 귀신이었어, 5년 동안

 

 나 아무것도 바라는 거 없어

 

 언니도 엄마니까 알잖아

 

 [흐느끼며]  난 우리 서우한테 해 줄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어언니

 

 [현정의 다급한 숨소리]  유리야

 

 (유리)  언니 자꾸 이러면  나 지금 바로 올라가 버릴 거야

 

 [괴로운 한숨]

 

 (현정)  모르겠다

 

 [현정의 답답한 신음]

 

 나보고 어쩌라고...

 

 깜짝이야

 

 (현정)  뭐야어머어머니

 

 [현정의 당황한 신음]

 

 아이날도 추운데 나와 앉아 뭐 해

 

 저기머리도 좀 식힐 겸  생각 좀 하느라고

 

 (현정)  장 봐 오세요?

 

 커피 좀 드릴까요?

 

 오랜만에 그럴까?

 

 [웃음]

 

 [현정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은숙)  고마워

 

 (현정)  오랜만이시죠저희 가게

 

 강화 마주칠까 봐 통 안 오셨잖아요

 

 그런 것도 있고

 

 괜히 생각날까 봐 그런 것도 있고

 

 [은숙이 커피를 호록 마신다]

 

 유리

 

 하원 도우미 한다며?

 

 어린이집 일도 하고

 

 유리가 말해요?

 

 아니

 

 조 서방한테 들었어

 

 (은숙)  유리 앞에서는 차마 입이 안 떨어져서

 

 자기도 일부러 그러는지  애 얘기는 입도 안 떼

 

 (현정)  

 

 너한테도 별말 없지?

 

 ...

 

 [살짝 웃으며]  

 

 [한숨]

 

 죽었다 살아났는데

 

 자기 남편도 자기 게 아니고

 

 (은숙)  열 달 품은 애도 자기 애가 아니고

 

 방에 있던 서우 물건들도  속상한지 싹 치웠더라고

 

 그래도

 

 좋으시죠?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어

 

 [컵을 달그락 든다]

 

 [은숙이 커피를 호록 마신다]

 

 (유리)  언니

 

 (은숙)  유리야  [문이 탁 닫힌다]

 

 엄마

 

 [은숙의 웃음]

 

 [유리의 어색한 웃음]

 

 (유리)  엄마가 왜 여기 있어?

 

 언니가 불렀어?

 

 엄마언니가  이상한 소리 안 했지?

 

 (은숙)  이상한 소리무슨 소리?

 

 지나가다 내가 들렀지

 

 내가 커피 한잔 못 드려?

 

 [어색하게 웃으며]  혹시나 해서

 

 아이미안

 

 (유리)  엄마우리 집에 가자

 

 나 배고파엄청 고파

 

 아이고알았어알았어

 

 - (은숙잘 마셨어또 올게응  - (현정어머니

 

 - (은숙가  - (유리가자가자

 

 (현정)  조심히 가세요

 

 [은숙과 현정의 웃음]

 

 [문이 탁 열린다]

 

 - 그렇게 배가 고파?  - (유리

 

 (유리)  엄마뭐 샀어?

 

 - (은숙아이고됐어됐어됐어  내가 들게내가 들게빨리

 

 (유리)  아이...  [은숙의 웃음]

 

 [유리와 은숙의 웃음]

 

 (현정)  살고 싶지 않아?

 

 [잔잔한 음악]

 

 정말 살고 싶지 않냐고

 

 살고 싶지

 

 너무 살고 싶어언니

 

 - 엄마  - (은숙?

 

 [유리의 웃음]  (은숙)  ?

 

 (유리)  그냥불러 보고 싶어서

 

 내가 계속  '엄마엄마불러서 귀찮아?

 

 (은숙)  아니너무 좋아

 

 재잘재잘거리는 내 딸 목소리가  얼마나 듣고 싶었는데

 

 (유리)  정말?

 

 다 기억했어

 

 우리 딸 얼굴우리 딸 성품  발가락 모양까지도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목소리가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아무리 기억을 하려고 해도  안 나더라고

 

 엄마는 그게 너한테 너무 미안했어

 

 [유리의 울먹이는 숨소리]

 

 뭘 미안해

 

 원래 사람이 제일 먼저 잊어버리는 게  청각이래

 

 당연한 거야

 

 (은숙)  자기 새끼 목소리도 까먹는 어미가  뭐가 당연해

 

 [은숙의 한숨]

 

 이게 무슨 기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도해

 

 '부처님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유리의 한숨]

 

 [유리가 훌쩍인다]

 

 예뻐사 줄까?

 

 아니나 말고 사 줄 사람 있어서

 

 엄마잠깐만 여기서 기다려 봐  내가 얼른 가서 사 올게

 

 (장 교수)  들어와쥐어패 버리기 전에

 

 난 잘못 들어왔나 하고

 

 [문이 탁 닫힌다]

 

 (강화)  아니...

 

 주인도 없는 방에  왜 그러고 계시는 걸까?

 

 생각 좀 하느라

 

 왜 생각을 남의 방에서...

 

 넓은 방 놔두시고

 

 [장 교수의 한숨]

 

 (의사)  죄책감요

 

 지금까지 치료 안 받았던 건

 

 이거라도 붙들고  기억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어두운 음악]

 

 진짜 다 잊혀질까 봐

 

 근데 지금은  잘 받고 있다는 거지치료

 

 - 네  - (장 교수?

 

 내가 난리 피운다고 할 놈이 아닌데

 

 근래에 무슨 변화라도 있었나 보죠

 

 말해 주진 않아요

 

 왜요

 

 혼낼 거 있으면 빨리 혼내시든가

 

 (강화)  부담스럽게 그 아련한 눈빛은 뭐야  안 어울리게

 

 (장 교수)  너만 사인 안 했어

 

 난 또 뭐라고

 

 그거 의무 아니잖아요

 

 (장 교수)  [버럭 하며]  네가 만든 거잖아, VIP 우선 수술 반대

 

 그런 거 한다고 뭐바뀌나?  바뀌었나?

 

 (강화)  교수님은 바뀌었네

 

 내가 그거 할 땐  죽자고 반대하시더구먼

 

 이젠 아주 그냥  일선에 서 계시네일선에

 

 [장 교수의 한숨]  [서류가 탁 떨어진다]

 

 치료 제대로 받는다면서

 

 (장 교수)  ?

 

 받으라면서요

 

 그러니까 왜

 

 (장 교수)  5년 동안 그렇게 버티다가

 

 무슨 결심이라도 있었을 거 아니야

 

 결심?

 

 없는데그런 거

 

 (강화)  그냥그냥요

 

 뭔 죄다 그냥...

 

 너 사는 게 그냥이냐?

 

 (강화)  

 

 [문이 쓱 열린다]

 

 노친네가 너 찾는대

 

 (강화)  [작은 소리로]  미친놈아

 

 찾았네?

 

 (장 교수)  저 새끼...

 

 [장 교수의 힘주는 신음]  [근상의 다급한 탄성]

 

 (장 교수)  안 열어?  [근상이 웅얼거린다]

 

 [장 교수의 힘주는 신음]

 

 [무거운 음악]

 

 [한숨]

 

 가벼운 거는 이런 거

 

 지금 쓰시는 거보다  훨씬 가벼울 거예요

 

 한번 착용해 보시겠어요?

 

 (동료1)  요즘 맨날 칼퇴네연지 씨?

 

 집에 꿀 발라 놨어?

 

 - 더 좋은 거요  - (동료1) ...

 

 [동료1의 놀란 숨소리]  (동료1)  이거 뭐야?

 

 아나진짜이 계집애 또...

 

 [동료1의 짜증 섞인 한숨]  진짜...

 

 - (동료2) 왜요또 동생?  - (동료1) 

 

 (동료1)  나 몰래 또 입고 갔었어

 

 맨날 이러고 묻혀 와

 

 [발을 탁 구르며]  아나진짜

 

 아나진짜 뒈졌어

 

 저 먼저 갑니다

 

 [동료1의 한숨]  - (동료2) 들어가세요가세요  - (연지고생하셨어요

 

 [콧노래를 부른다]

 

 [부드러운 음악]

 

 [살짝 웃는다]

 

 뭐야

 

 이게 왜 여기...

 

 - (연지언니이거 언니 거...  - (유리이거 네 거야

 

 그게 왜 또 거기...

 

 [놀란 숨소리]

 

 ...

 

 [피식 웃는다]

 

 ...

 

 [긴장되는 음악]  [성난 숨소리]

 

 (유리)  엄마얘 봐!

 

 아이씨

 

 내려놔라진짜 죽인다

 

 엄마!

 

 내 옷 입지 말라 그랬지?

 

 그것도 내 거잖아!

 

 (연지)  입기만 하면 맨날 이상한 거  다 묻히고 다니면서!

 

 [유리가 씩씩거린다]  난 분명 한 번만 더 내 옷 입으면

 

 언니고 뭐고  네 옷 다 찢어 버린다고 말했다

 

 이게, ''? 언니한테 ''?

 

 빨리 그거 안 내려놔?

 

 강화가 준 거란 말이야!

 

 내 알 바 아니거든?

 

 빨리 내 거 내려놓으라고!

 

 [유리의 거친 숨소리]  이게 진짜이씨

 

 !

 

 (유리)  ...

 

 [연지와 유리가 소리친다]

 

 (유리)  언니한테 네가 이게 할...

 

 이게너 죽고 나 죽자진짜이씨

 

 - (연지!  - (유리이게 죽으려고!  [연지의 비명]

 

 [흐느낀다]

 

 (연지)  ...

 

 [꺽꺽거리며]  언니

 

 [차분한 음악]  [유리가 흐느낀다]

 

 내 동생

 

 울지 마

 

 울지 마내 동생

 

 [연지가 흐느낀다]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픽 웃는다]

 

 예쁘네잘 어울린다

 

 그래?

 

 (유리)  아이

 

 이거를 이렇게 센터를 딱 맞춰야지

 

 됐다

 

 ...

 

 [연지와 유리의 웃음]

 

 [흐느끼는 신음]

 

 [무풍이 훌쩍인다]

 

 아빠

 

 [무풍이 웅얼거린다]

 

 [무풍의 울먹이는 한숨]

 

 (유리)  아빠왜 그래

 

 아니야아빠 괜찮아

 

 [흐느끼며]  괜찮아

 

 [유리의 한숨]

 

 (무풍)  괜찮아

 

 [유리가 숨을 깊게 내쉰다]

 

 [함께 흐느낀다]

 

 저 양반이

 

 애 앞에서 저러지 말라니까

 

 [무풍과 유리가 계속 흐느낀다]

 

 (민정)  [술 취한 목소리로]  우리 언니

 

 [현정이 대답한다]

 

 - (민정이제 우리 언니야  - (유리?

 

 (유리)  이씨

 

 - (유리이씨내 언니야  - (현정

 

 (민정)  내 언니거든?  [현정의 아파하는 탄성]

 

 [믹서 작동음이 멈춘다]

 

 기분 좋아 보이네?

 

 (민정)  그래요기분 좋은가 보지  [강화가 냉장고 문을 탁 연다]

 

 하준 엄마 있잖아요

 

 현정 누나?

 

 (민정)  이제 친하게 지내보려고

 

 좋은 사람 같아서요

 

 그래좋지

 

 현정 누나가 성격이 좀 거지 같긴 해도  사람은 참 좋아

 

 (민정)  [웃으며]  좋다는 거야나쁘다는 거야

 

 이제 오빠한테 배려 같은 거 안 하려고

 

 무슨 배려?

 

 하준 엄마랑 친하게 지내겠다고요

 

 (민정)  그리고

 

 유리 씨 닮은 그분도

 

 [흥미진진한 음악]  [민정이 콧노래를 부른다]

 

 (미동댁)  뭐야?

 

 뭔 기가 이렇게 세?

 

 [어색한 숨소리]

 

 며칠 남았냐고요우리 유리

 

 [쿨럭거린다]

 

 (미동댁)  내가...

 

 남의 개인사를 갖다가

 

 막 함부로 이렇게 발설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미동댁의 헛기침]

 

 어이구

 

 한 반 남았나?

 

 2, 20?

 

 [신비로운 음악]

 

 20?

 

 한 달도 안 남았네

 

 [한숨]

 

 [숨을 크게 들이쉰다]  방법 좀 찾아줘요

 

 무슨 방법을 내가 찾나

 

 안 해 본 것도 아니고

 

 꼭 조강화 옆자리 아니어도

 

 유리 가족들  그 자리도 유리 자리잖아

 

 그 자리 찾으면 안 돼요?

 

 (미동댁)  우리 입장에선 그런데

 

 지금은 나도 손쓸 수 없는...

 

 [탁자를 쾅 치며]  이런 게 어디 있어?

 

 (현정)  처음부터 살려 주질 말든가

 

 상도가 있어야지

 

 줬다 뺏는 게 어디 있냐고!

 

 아유내가 준 게 아니고 저...

 

 그럼 조강화 이혼하고  유리가 다시 그 자리 찾으면

 

 진짜 그럼 안 죽어도 되는 거예요?  확실해?

 

 [헛기침하며]  ...

 

 하준아

 

 아침 댓바람부터 말도 없이  엄마 하마가 사라졌어

 

 - 어디로 갔을까?  - (하준동물원

 

 (근상)  동물원뭐야뭐야저 그림은

 

 출장도 다니시는구나

 

 아유부지런하시다

 

 하준아우리 동물원 구경 좀 할까?

 

 [익살스러운 음악]

 

 (현정)  [탁자를 쾅쾅 치며]  확실하냐고요!

 

 (미동댁)  ...  [미동댁의 헛기침]

 

 ...

 

 일단은 그...

 

 깜짝이야

 

 (현정)  아유깜짝...

 

 [어색하게 웃으며]  우리 하준...

 

 안 가...  [미동댁의 어색한 웃음]

 

 [현정의 어색한 웃음]

 

 가라고

 

 [하준의 웃음]

 

 가라고

 

 저 물건은 왜 저기에 붙어 있어?

 

 (현정)  ?

 

 아니에요아니에요아무것도

 

 (상봉)  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  [미동댁이 씩씩거린다]

 

 - 아파요!  - (미동댁아유

 

 [상봉의 아파하는 탄성]  (미동댁)  너 그 의사 선생한테 왜 붙어 있어?

 

 - (미동댁?  - 뭘 또 붙었다 그래

 

 (상봉)  그냥 따라다닌 거지

 

 (미동댁)  그거나 그거나!  [상봉의 아파하는 탄성]

 

 너 상담 제대로 못 해 줬다고  해코지하려 그러는 거 아니야!

 

 (상봉)  해코지는 무슨  아알았어놓고놓고놓고

 

 - (상봉놓고놓고!  - 빨리 와

 

 (상봉)  간다고놓으라고좀  [미동댁이 구시렁거린다]

 

 [귀신들이 속삭인다]  (미동댁)  아주 오냐오냐해 줬더니

 

 (상봉)  힘 왜 이렇게 세

 

 [작은 소리로]  저거 봐저거

 

 (미동댁)  뭐 해?  [귀신들이 저마다 속삭인다]

 

 [또각대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퇴마사)  일빠

 

 [혜진과 영심의 놀란 숨소리]

 

 너부터 간다

 

 들었지?

 

 인생 리셋하려고 죽었으면  빨리하고 다시 태어나야지?

 

 [혜진의 떨리는 숨소리]  (금재)  얘만 자살귀야?

 

 얘도야

 

 얘부터 데려가!

 

 (상봉)  아이씨

 

 [지팡이를 탁 짚는다]

 

 누가 쟤 자살이래?

 

 여기서 제일

 

 억울하고 잔인하게 죽었구먼

 

 [떨리는 숨소리]

 

 (미소 엄마)  애들 등원시키는 게 제일 힘들지

 

 - (치인 엄마아유말해 뭐 해  - (은비 엄마너무 힘들어

 

 (미소 엄마)  특히 치인이가 힘들지

 

 [학부모들의 웃음]

 

 (미소 엄마)  작은이모님?

 

 - (유리?  - (미소 엄마출근하시나 봐요?

 

 퇴근할 시간은 아니잖아요

 

 (미소 엄마)  그렇지그렇죠  [치인 엄마의 웃음]

 

 아니...

 

 주방 일에  서우 하원 도우미까지 한다면서요?

 

 (치인 엄마)  그러니까서우 엄마  보통이 아닐 텐데힘들죠?

 

 - (유리?  - (미소 엄마서우가

 

 (미소 엄마)  다른 애들이랑 좀 다르잖아?

 

 (치인 엄마)  아이좀 달리잖아요그렇죠?

 

 [치인 엄마의 웃음]  (미소 엄마)  아유

 

 [옅은 한숨]

 

 서우...

 

 달리죠

 

 (유리)  여섯 살치곤

 

 근데

 

 어린이집에서 제가 쭉 보니까

 

 - 더 달리는 애들이 있어요  - (미소 엄마어머

 

 - (은비 엄마누구요?  - (치인 엄마누군데요?

 

 하준이구나

 

 미소  [익살스러운 음악]

 

 - 치인이  - (치인 엄마?

 

 은비

 

 ...

 

 (은비 엄마)  지금 저 여자 뭐라고 말한 거예요?

 

 (미소 엄마)  아니우리 미소가 달려?

 

 (치인 엄마)  아니우리 치인이?

 

 아니미친 거야?

 

 아니우리 애가 어디가 달려!

 

 (유리)  자기 새끼 욕은 듣기 싫은 거 봐?

 

 자기 새끼만 귀해아주 그냥  못돼 처먹어 가지고

 

 평생 살 거 같지?

 

 죽어 봐라그러고 다니는 시간이  얼마나 후회되는지

 

 (교사)  ?

 

 [미소가 소곤거린다]

 

 (유리)  안녕미소야뭐 해?

 

 (미소)  [소곤거리며]  비밀 놀이요

 

 (유리)  [작은 소리로]  비밀 놀이무슨 비밀 놀이?

 

 (미소)  서우 엄마가 서우 버릴 거래요

 

 ?

 

 [유리의 당황한 신음]  누가 그런 소릴 해미소야

 

 (미소)  우리 엄마 아빠가  내가 들었어요

 

 [유리의 놀란 숨소리]

 

 

 

 이 여자들이 진짜

 

 [거친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 여보뭐 해  - (미소 엄마?

 

 가만있어 봐

 

 서우네랑 하준이네 얘기 들은 거  알려 줘야 돼

 

 치인 엄마랑 은비 엄마한테

 

 (미소 아빠)  아이고아이고

 

 진짜 할 일 없다  할 일 없어아유

 

 [미소 아빠가 혀를 찬다]

 

 (미소 엄마)  오늘 자 업데이트 소식이야

 

 서우 엄마 이혼 소송에  위자료 청구는 안 했음

 

 왜일까?

 

 하준 아빠가  죽은 야구 선수 강빈 주치의였음

 

 직무 유기로 팬들한테 계란 폭격 맞음

 

 (미소 엄마)  전송

 

 [흥미진진한 음악]

 

 뭐야?

 

 [아기 웃음 효과음]

 

 어머어떡해

 

 (미소 아빠)  

 

 [익살스러운 효과음]  (미소 엄마)  어떡해!

 

 어떡해

 

 안 돼보지 마

 

 어떡해!

 

 (미소 아빠)  왜  [울먹이는 신음]

 

 [현정의 어이없는 숨소리]

 

 보자 보자 하니까

 

 이것들이 진짜!

 

 [긴장되는 음악]  [현정의 거친 숨소리]

 

 언니!  [현정의 놀란 숨소리]

 

 [휴대전화 알림음]

 

 (치인 엄마)  언니이 방이 아닌데...

 

 [기가 찬 웃음]

 

 [휴대전화 알림음]

 

 [민정의 어이없는 숨소리]

 

 [숨을 후 내쉰다]

 

 [한숨]

 

 참 못돼 처먹었어사람들

 

 (민정)  그렇죠?

 

 신경 안 쓴다면서요

 

 (민정)  안 쓰여요신경

 

 (유리)  자꾸 자신을 속이시네?

 

 사람인데 욕먹으면 당연히 신경 쓰이지

 

 다들 욕먹으면 왜 욕하냐 가서 따지지  신경 안 쓰는 척 안 참아요

 

 - 그래요?  - (유리그럼!

 

 원래 신도 욕먹으면 버럭 해요

 

 우리 그냥 같이 가서  확 다 엎어 버릴까요?

 

 [긴장되는 음악]

 

 [유리의 기가 찬 숨소리]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어떻게 애들 듣는데 그런 소릴 해?

 

 [현정의 성난 숨소리]

 

 [어이없는 숨소리]

 

 (유리)  이 미친 여자들

 

 돈 거 아니야?

 

 아니어린이집에  대자보라도 붙이지?

 

 이것들을 어떻게 발라 버리지?

 

 확 엎어 버릴까요?

 

 엎어뭘 엎어?

 

 뭘 맨날 엎어아니야누나

 

 그러지 마여보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큰일 났다큰일 났어

 

 (강화)  너희 부부는 어떻게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냐

 

 진짜 지겹다지겨워

 

 - 너는 둘이야새끼야  - (강화뭐래

 

 (강화)  뭐래?

 

 [비장한 음악]

 

 [포효하는 효과음]

 

 [뼈가 우두둑거린다]

 

 [입바람을 후 분다]

 

 (현정)  키즈

 

 카페

 

 (근상)  여의도 이소룡 기억 안 나?

 

 내가 그랬지?

 

 내가 깽값 물다가 내 인생 끝날 거라고

 

 너도 만만치 않아

 

 (강화)  유리

 

 (근상)  누나랑 유리랑  어떻게 만났는지 잊었어?

 

 (강화)  그걸 어떻게 잊겠냐

 

 [달려오는 발걸음]

 

 (현정)  내가 먼저 집었어

 

 (유리)  웃겨내가 먼저 집었거든?

 

 (현정)  누가 봐도 내가 먼저 집었어

 

 내가 집었어!

 

 이게 진짜!  [유리의 아파하는 탄성]

 

 - (유리야  놓으라고

 

 [현정의 아파하는 탄성]  - (유리야  

 

 (현정)  이게 진짜놔  [유리의 아파하는 탄성]

 

 - (유리노랭이 주제에  !

 

 [계속 싸운다]  (근상)  여의도 이소룡

 

 (강화)  여의도 쌍방울

 

 [바람이 휭 분다]

 

 [비장한 음악]

 

 (강화)  잠깐만그럼 민정이는 중간에서 뭐야?

 

 (근상)  똘마니?

 

 (현정)  서우하준이!

 

 [하준의 웃음]

 

 [뼈가 우두둑거린다]

 

 [포효하는 효과음]

 

 (미소 엄마)  우아다리 덮기

 

 !

 

 하준 엄마

 

 [띵 울리는 효과음]

 

 (미소 엄마)  하준 엄마잠깐만하준 엄마

 

 하준 엄마잠깐  말로 해하준 엄마

 

 하준 엄마하준 엄마!  [현정의 기합]

 

 [부드러운 음악]  하준 엄마!

 

 왜 이러는 거야아유

 

 (현정)  미소야괜찮아아유재밌다  [미소 엄마의 힘겨운 신음]

 

 (치인 엄마)  으악!

 

 [치인 엄마의 당황한 탄성]

 

 [신난 탄성]

 

 (치인 엄마)  미안미안해미안!  [유리의 신난 탄성]

 

 [치인 엄마의 비명]

 

 (은비 엄마)  아야아야아야  서우 엄마서우 엄마

 

 나 서우 엄마 편이야

 

 [은비 엄마의 당황한 신음]  미안미안미안미안해  왜

 

 [민정의 힘주는 신음]  [은비 엄마의 아파하는 탄성]

 

 [민정의 기합]

 

 [은비 엄마의 비명]

 

 [밝은 음악]  [함께 웃는다]

 

 [함께 환호한다]

 

 (현정)  완전우리 완전  [유리의 신난 신음]

 

 다 쑥대밭 만들어 놨어

 

 (유리)  머리 어쩔 거야둘이 어떻게 싸웠길래

 

 (현정)  아유그랬나?

 

 언니미소 엄마 헤드록  제대로 걸린 거 알아?

 

 사람 죽일 뻔했어

 

 이씨그 정도로 안 죽어

 

 민정 씨가 대단했지

 

 그냥 야구 배트 가지고 무표정으로

 

 [현정이 입소리를 카 낸다]  (유리)  그러게

 

 배트 아니고 애들 장난감이에요

 

 - 무슨지금  - (현정어머

 

 살인 무기를 가지고  풀 스윙으로 휘두르던데

 

 [현정과 민정의 웃음]

 

 - 나 치인 엄마 죽는 줄 알았잖아  - (현정나도나도

 

 속은 시원하던데

 

 아니똘마니인 줄 알았더니만  대가리였어

 

 (현정)  그러니까

 

 [현정과 유리의 웃음]  대가리요?

 

 우두머리대빵두목

 

 [사람들의 웃음]

 

 (민정)  

 

 근데 두 분은 싸울 때  합이 잘 맞던데맞췄어요?

 

 (현정)  ...

 

 우리는 첫 만남부터  쌈박질이었거든

 

 젝키 팬클럽, Club H.O.T.

 

 [사람들의 웃음]  진짜요?

 

 민정 씨는  이런 거 안 좋아했을 거 같은데

 

 - 그러니까  - (현정공부만 했죠?

 

 저도 좋아했는데

 

 - 누구?  - 누구?

 

 - (현정놓으라고!  - (유리네가 놓으라고!

 

 - (현정내 책이야!  - (유리내가 먼저 잡았거든?

 

 [현정이 말한다]  [유리의 힘주는 신음]

 

 - (현정내 거라고놓으라고!  - (유리오빠한테 다 얘기할 거야

 

 [유리의 분한 신음]  (현정)  고등학고삐리...

 

 [유리가 말한다]

 

 (강화)  똘마니?

 

 

 

 고현정차유리가 관우장비면  민정이는 제갈공명이야

 

 누나랑 유리는  욱하기나 할 줄 알지 바보잖아

 

 우리 누나가 관우야

 

 (근상)  나이 제일 많아

 

 (강화)  그래축하한다

 

 (근상)  고맙다

 

 아씨

 

 근데 이 셋을  계속 이렇게 둬도 되는 거냐?

 

 나중에 민정 씨 알게 되면  어떻게 수습해

 

 [강화가 탁자를 쿵 친다]

 

 좋대누나랑 유리가

 

 나 진짜 민정이가  사람 저렇게 좋아하는 거 처음 본다

 

 [근상의 한숨]

 

 ...

 

 (강화)  어쩌다가 이렇게 됐냐

 

 (근상)  뭘 왜 이렇게 돼

 

 유리가 말하지 말라고  막 사정사정을 해서 이렇게 된 거지

 

 아휴우리 누나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그 속에서 아마 죽어날 거다

 

 요즘 유리 걱정에 잠도 못 자  머리도 막 빠지고

 

 [한숨]

 

 (사람들)  위하여!

 

 [탄성]

 

 [저마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저마다 숨을 카 내뱉는다]

 

 (유리)  나 은비 엄마 생각만 해도 웃겨  어떡해

 

 [함께 웃는다]  약간 미안하던데

 

 대책 없이 막  흉하게 만들어 놔 가지고내가

 

 제일 착한데 미안해

 

 저기나 잠깐 화장실 좀

 

 (민정)  화장실 그쪽 아닌데

 

 [살짝 웃는다]

 

 그냥 바람 쐬러 가는 거예요둬요

 

 (민정)  

 

 우리 한 잔 더 할래요?

 

 [웃음]

 

 [술을 졸졸 따른다]

 

 [숨을 하 내뱉는다]

 

 [민정과 유리의 웃음]

 

 [잔잔한 음악]

 

 (유리)  아니그래도 확 다  엎어 버리고 나니까 속이 다 뚫리죠?

 

 그동안 어떻게 참고 살았나 몰라

 

 안 참았어요

 

 나름대로 풀었는데

 

 (유리)  혼술로?

 

 어떻게 알았어요?

 

 (유리)  ...

 

 관상?

 

 [민정의 어이없는 웃음]  [유리의 웃음]

 

 (민정)  그쪽 볼수록 참 희한해요

 

 어쩔 때 보면 나보다 더  날 잘 아는 거 같기도 하고

 

 원래 사람은 자기 자신은 잘 못 봐요

 

 다른 사람 들여다보기도 바쁘니까

 

 [살짝 웃는다]

 

 (민정)  그런가?

 

 그게 또 착하다는 증거고

 

 [유리가 살짝 웃는다]  (현정)  추워

 

 [현정의 가쁜 숨소리]  - 나도 화장실 좀  - (현정

 

 민정 씨

 

 (민정)  ?

 

 ...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민정)  그러세요

 

 이혼...

 

 할 거예요?

 

 [차분한 음악]

 

 [한숨]

 

 ...

 

 카톡 방

 

 아니요

 

 안 해요이혼

 

 하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민정)  ...

 

 다 들켜 버렸네

 

 하려고 했어요

 

 너무 지쳐서

 

 오빠랑 결혼한다고 할 때  사람들 다 반대했거든요?

 

 근데 전 자신 있었어요

 

 너무 좋았으니까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알겠더라고요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구나'

 

 다른 평범한 부부들은

 

 같이 차곡차곡 벽돌을 쌓으면서

 

 부부만의 집을 지어 나가는데

 

 ...

 

 폭격 맞아 박살 난 집을

 

 다시 수리하는 기분이었어요

 

 집은 군데군데

 

 폭격을 맞았던 흔적을 끌어안고 있었고

 

 쉽게 잊혀질 기억은 아니니까

 

 (민정)  그렇죠

 

 오빠 마음 어딘가에  방이 하나 있거든요?

 

 오빠도 알고

 

 하준 엄마도 아는 방

 

 알죠?

 

 알죠

 

 세상 사람들 다 열어 봐도

 

 나는 절대 열어 보면 안 되는 방인데

 

 (민정)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하려고 했어요

 

 이혼

 

 근데?

 

 근데 생각해 보니까

 

 내가 너무 많이 사랑해요오빠

 

 [잔잔한 음악]

 

 [살짝 웃는다]

 

 [울며]  조강화가 사랑하잖아!

 

 오민정

 

 오민정 사랑하잖아강화가

 

 언니도 알잖아

 

 [강화가 쓴 숨을 내쉰다]

 

 너 그 간호사 좋아하잖아  왜 자꾸 아니래

 

 [술 취한 목소리로]  뭘 좋아해아니야

 

 아니야누나

 

 평생 유리만 끌어안고 살래?

 

 (현정)  유리 없으면 네 삶은 끝난 거야?

 

 다른 사람 좋아하는 게 뭐

 

 죄지었어?

 

 [한숨]

 

 (강화)  그다음은?

 

 어쩔 건데?

 

 연애해?

 

 결혼해?

 

 (현정)  못 할 건 또 뭐야?  서로 좋아하면 하는 거지

 

 유리도 그거 원할 거야

 

 [쓱쓱 비질하는 소리가 들린다]

 

 - 좋아?  - (강화깜짝이야

 

 (현정)  꽃 이쁘네

 

 - (현정가  갈게

 

 (현정)  

 

 [다가오는 발걸음]

 

 (유리)  언니

 

 [유리가 살짝 웃는다]

 

 [어색한 웃음]

 

 [현정의 어색한 웃음]

 

 뭐 심각한 얘기 하고 있었어?

 

 (강화)  붙여

 

 목에다가

 

 잘했어목에그렇지그렇지

 

 어이구잘 붙였어요

 

 또 뭐 붙일까서우야

 

 

 

 이거는 어디다 붙일까?

 

 ?

 

 서우야어디 가?

 

 [강화의 웃음]

 

 그거는 왜?

 

 어이구잘 붙였네

 

 우리 서우 여기다 붙이고 싶었어?

 

 근데 서우야

 

 이건 누구야그럼?

 

 차유리

 

 [신비로운 음악]

 

 서우야

 

 (강화)  누구?

 

 차유리

 

 (유리)  아이고잘 타네재밌어?

 

 재밌다

 

 [유리의 웃음]

 

 - 아이신나아이고신나  - (영심유리야!

 

 - (봉연차유리!  - (대춘차유리!

 

 !

 

 - (대춘가야 돼  - (유리어딜?

 

 [귀신들이 대화한다]

 

 [긴장되는 효과음]

 

 [유리의 한숨]

 

 [씩씩거린다]

 

 아니이게 대체 며칠째야?

 

 오늘은 꼭 해 준다며

 

 [강화가 그릇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강화)  아니...

 

 저기가 콘크리트라  저런 일반 못으로는 안 돼요

 

 드릴도 있어야 되고

 

 어제도 똑같은 얘기 해 놓고

 

 오늘은 꼭 갖고 와서  해 준다고 했잖아!

 

 (유리)  [한숨 쉬며]  나 이거 몸도 무거운데

 

 이거청소기 주워 쓰는 거  얼마나 힘든지 알아?

 

 - 미안해  - (유리이씨

 

 (강화)  내가 깜빡해 버렸지 뭐야  [유리의 어이없는 숨소리]

 

 내일은 진짜 내가  다 사 갖고 와 가지고

 

 완벽하게 다  해결해 놓을게여보야?  [유리가 씩씩거린다]

 

 걱정하지 마내가 진짜

 

 이거 내가 내일도 안 해 놓으면  내가 진짜 인간이 아니다인간이

 

 [청소기를 달그락거리며]  그리고 여보야이거 대충  얼추 이렇게이렇게 세워 놔도

 

 절대로 안 넘어져걱정하지 마  [유리가 씩씩거린다]

 

 [유리의 놀란 신음]

 

 (유리)  이씨정말...

 

 [유리가 씩씩거린다]

 

 [차분한 음악]

 

 (강화)  우리에게 주어진 우리 몫의 시간이

 

 이리도 짧을 줄 알았더라면

 

 이 모든 사소한 것들을

 

 허투루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강화)  그러나 삶은  또 다른 내 몫의 시간을 남겨 놓았다

 

 [부드러운 음악]

 

 (현정)  미쳤어?

 

 서우 앞에서 내가?  유리 이름 부르게?

 

 (근상)  서우가 유리 이름을 알더래  '차유리그러면서

 

 - 나 누군지 알지?  - (서우

 

 (유리)  미안

 

 (강화)  민정아우리 하원 도우미 바꾸자

 

 (미동댁)  저 퇴마사 또 올 거야

 

 네 딸 옆에 딱 붙어 지켜

 

 (민정)  이게 다 뭐예요?  [호신용품이 삑 울린다]

 

 (유리)  누가 혹시  서우 데려가려고 한다거나 그러면

 

 눈알에다가 확 뿌려요알았죠?

 

 (퇴마사)  헬로

 

 네 딸 데리러 왔어  [유리의 놀란 숨소리]

 

 서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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