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바이, 마마 12
[숨을 들이켠다]
음, 맛있다
(강화) 와, 그걸 어떻게 먹어, 안 매워? [유리의 탄성]
맵지, 음, 매운맛에 먹는 거지
- 먹어 볼래? - (강화) 어유, 야, 왜 이래
가만있어 봐
[강화가 콜록거린다] [유리의 웃음]
(강화) 어유, 캡사이신
어유, 이게 지금 인간이 먹을 음식이야?
나는 이거 먹으면 바로 화장실이야
매운 것도 먹다 보면 느는데
이거 스트레스 엄청 풀려
아니, 그걸 왜 늘려, 도대체 쓸데없이, 안 먹으면 그만이지
아유, 나 진짜 딱 질색 이거 진짜 왜 먹는지 몰라, 아...
[유리의 못마땅한 신음] 아유, 됐다, 됐어, 어?
네가 이 맛을 알 날이 오겠니? 응?
(강화) 그것보다
[강화가 입소리를 카 낸다]
(강화) 이모 내장 넣어 준 스케일 봐
크, 느낌 아니까
단골이잖아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오, 한다, 한다
- 어, 마지막 회지? - (유리) 응
[TV 속 아이가 말한다] (강화) 이야, 아기가 연기를 잘하네
[유리의 놀란 신음] [강화가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닭발 왔는데, 나와 먹어요, 오빠
(유리) 어유, 다른 것도 좀 사 오지
얘 이거 먹으면 바로 화장실인데
(강화) 오, 닭발
이거 되게 매운 거네?
응, 매운 게 맛있잖아요
아, 오빠한텐 너무 매우려나?
맵지, 매워, 이거 먹다 얘 죽어
(강화) 먹어 보지, 뭐
[강화의 감탄하는 숨소리]
(유리) 어?
야 [유리의 놀란 신음]
[유리의 걱정스러운 신음]
많이 매워요?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강화) 매운데
참을 만해
스트레스 풀리죠?
(강화) 응
맛있네
[강화의 탄성]
뉴스 볼 거죠?
(민정) 틀어 줄게요
[차분한 음악]
[강화의 매워하는 숨소리]
[문이 철컥 닫힌다]
[신발을 달그락 벗는다]
(강화) 민정아!
내가 진짜 매운 닭발 사 왔어
- 진짜? - (강화) 어
여기 병원 옆에 있는 데인데 여기가 진짜 짱이래
(민정) 오...
[강화의 놀란 신음] 오빠 매운 거 킬러 됐네요?
- (강화) 자 - 맛있겠다
(민정) 으음!
어때? 매워?
[민정의 탄성] (강화) 매워?
오, 진짜 맛있게 매운데요?
- 진짜? - (민정) 응
어때요?
안 매운데?
(강화) 씁, 난 괜찮은데?
(유리) 살아가는 동안 나는
날 둘러싼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 믿어 왔다
(사장) 단골이라 많이 줬어요
- (강화) 고맙습니다 - (유리) 감사합니다
- (사장) 예, 또 오세요 - (유리) 네
- 하나, 둘, 셋 - 하나, 둘, 셋
- 하나, 둘, 셋 - 하나, 둘, 셋
- (강화) 됐어? - 됐다, 응
[유리가 말한다]
[한숨]
(여자) 야, 내가 담배 피우지 말라고 했지?
(남자) 네가 언제 그랬는데?
[티격태격한다] (유리) 그러나 내가 가려진 시간 동안
세상은 어김없이 하루하루 돌아갔고
많은 것들이 변해 가고 있었다
(강화) 짠
이거는 어디다 붙일까?
응?
서우야, 어디 가?
[강화의 웃음]
그거는 왜?
어이구, 잘 붙였네
우리 서우 여기다 붙이고 싶었어?
근데 서우야
이건 누구야, 그럼?
차유리
[신비로운 음악]
서우야
(강화) 누구?
차유리
차유리?
서우야, 그게 누군데?
예쁜 이모
[초인종이 울린다]
(서우) 예쁜 이모
(유리) 뭐라고?
지금 뭐라 그랬어?
서우가
네 이름을 알아
[당황한 숨소리]
어, 말도 안 돼
(유리) 아,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알 리가 없잖아
분명 차유리라 그랬어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마, 말도 안 돼
이게 왜?
서우가 붙인 스티커
그게...
차유리래
[잔잔한 음악]
(유리) 아이고, 잘 타네, 재밌어?
- (봉연) 차유리! - (대춘) 차유리!
아, 왜!
- (대춘) 가야 돼 - (유리) 어딜?
[대춘의 말소리가 멀어진다]
(민정) 아빠 안 오시나 봐
그냥 케이크 먼저 먹자
[한숨]
[TV에서 발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리) ♪ 콩콩콩 ♪
- ♪ 너도 나도 콩콩콩 ♪ - ♪ 너도 나도 콩콩콩 ♪
(유리) 와, 다 일어나서
♪ 콩콩 콩순이 콩콩콩 ♪
♪ 다 같이 춤을 춰 ♪
[유리의 신난 탄성]
[유리가 흐느낀다]
(강화) 유리야, 왜 그래
어?
(유리) 계속...
계속 날 보고 있었어, 그래서...
그래서...
(교사) 하원 도우미세요?
데려가시면 돼요
네?
(유리) 서우야, 나 누군지 모르지?
알아
알아?
내가 누군데?
몰라
[유리가 흐느낀다]
[유리가 숨을 길게 내쉰다]
저...
현정 언니가 내 이름 부르는 거 들었나 봐
미안
민정 씨 앞에서 내 이름 말하면 안 되는데
어쩌지?
강화야, 네가...
왜 그렇게까지 해?
그만해, 이제
너
엄마로 서우 봐
- 민정이한테도 말할게 - (유리) 안 돼
왜
안 돼
그럼 계속 이렇게
너는 서우 보면서 가슴 쥐어뜯고 민정이는 계속 속고 있고
이게 맞는 거야?
[울먹이는 숨소리]
(유리) 미안, 정말 미안해
근데...
안 돼, 정말 안 돼
(강화) 왜, 대체 왜, 유리야
[흐느끼는 숨소리]
[한숨]
유리야
유리야
네가...
네가 다 걸고 지킨 서우잖아
[유리가 흐느낀다]
[잔잔한 음악] 어?
[유리의 떨리는 신음]
(유리) [흐느끼며] 아, 아기가 있어요
살, 살려 주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나한테 왜 그랬어요?
[울먹이며] 나 이제 어떡하라고
나 이제 어떡하라고
[강화가 오열한다]
너랑 나
우리가 지킨 서우잖아
너 서우 엄마잖아, 근데 왜 숨어!
[흐느낀다]
안 돼, 안 돼
[계속 흐느낀다]
[한숨]
[유리가 흐느낀다]
♪ 이츠 외로워도 슬퍼도 ♪
♪ 이츠, 이츠 아, 이츠 나는, 나는 ♪
♪ 이츠 나는 5만 원을 ♪ [돈통을 드르륵 연다]
(근상) ♪ 5만 원 ♪
[돈통을 탁 닫는다] [놀란 탄성]
누가 셀러리에 돈통을 넣어 놨어
아니, 돈통에 셀러리를...
왔어, 누나?
[한숨]
왜 그래?
졌네
졌어, 어? 우리 누나 졌네
우리 누나가 이겼으면 지금 이런 표정이 안 나오거든, 응
어깨에 뽕 빡 들어가 가지고
'확, 씨, 내가 고현정, 확, 씨' [현정의 한숨]
왜 그래
근데 생각해 보니까
내가 너무 많이 사랑해요, 오빠
[살짝 웃는다]
[다가오는 발걸음]
(유리) 언니
(근상) 누나
[현정의 한숨]
[현정의 놀란 탄성] (현정) 아, 깜짝이야, 아, 깜짝, 아이!
확, 씨, 아이...
(근상) 너무 잘생겨 가지고 깜짝깜짝 놀라지?
왜 그래, 정신 줄 놓고
뭐,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고 그런 거지
하마라고 맨날 이겨?
졌겠냐, 내가?
아니, 다 죽여 놨겠지
(근상) 잘했어, 깽값은 내가 잘 마련해 둘게, 잘했어
[한숨]
(퇴마사) 헬로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숨소리]
뭐야
[음악이 늘어지는 효과음]
(퇴마사) 저, 저, 저...
야, 야
야
야
[신비로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유리의 비명]
[유리의 힘겨운 신음]
[유리가 콜록거린다]
[유리의 놀란 숨소리]
다, 당신 누구야?
네 딸 데리러 왔어
[신비로운 효과음] [유리의 놀란 신음]
[유리의 비명]
[방울이 딸랑거린다]
[유리의 거친 신음]
국봉아!
(미동댁) 상도는 지키자, 좀!
미동댁
[신비로운 효과음] [유리의 신음]
[유리의 거친 숨소리]
저 사람 누구야?
내 딸이면 서우 얘기하는 거야?
[한숨]
쉬시라고요, 미동댁
(미동댁) 얘들은 내가 알아서 한다고 했잖아!
언제까지?
전국 각지에서 무당, 퇴마사 깡그리 몰려들 때까지?
[작은 소리로] 그게 무슨 소리야?
[미동댁의 난감한 숨소리] (퇴마사) 미동댁
정신 차려
쟤 네 친구 아니야, 밥줄이야
[미동댁의 떨리는 숨소리]
다음엔 딸이랑 같이 봐
차유리
[긴장되는 효과음] [놀란 숨소리]
[미동댁의 떨리는 숨소리]
(유리) 아니, 이게 다 무슨 소리야?
서우 데리러 왔다는 건 또 뭐고
무당, 퇴마사가 몰려든다니?
[난처한 숨소리]
아, 미동댁!
네 딸 아직 귀신 보잖아
어
지박령까지 다 쫓아냈는데 계속 봐
이제 주변에 귀신도 없는데 왜 계속 봐?
아, 그거야...
몰라, 나도
암튼 네 딸 계속 그렇게 귀신 보면
나나 아까 저 퇴마사처럼 살아야 돼
싫어, 절대 안 돼
[한숨]
저기, 그...
아직 지박령 기가 안 빠져서 그런 거 아닐까?
며칠 지나면 안 볼 거야
내가 남아 있는 시간 동안 귀신 근처에도 못 오게 할게
넌 아직도 네 자리 찾을 마음 없는 거야?
어
없어
왜?
딴 사람 같았으면 진즉에 욕심부렸어
살 수 있다잖아, 이것아
서우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
뭔데?
엄마
[잔잔한 음악]
[훌쩍인다]
우리 서우가 제일 환하게 웃을 때가 언젠지 알아?
엄마 보고 달려갈 때
[한숨]
(유리) 아이, 예뻐라
우리 서우가 제일 좋아하는 공주 인형이네?
엄마
엄마?
엄마가 좋아?
엄마가 제일 좋아
[문이 철컥 열린다]
(민정) 서우야 [문이 철컥 닫힌다]
엄마!
[서우의 아파하는 신음] (유리) 어? 어, 서우야, 괜찮아?
아이고
[유리가 털썩 떠밀린다]
- (민정) 어, 뛰지 마, 뛰지 마 - (서우) 엄마
(민정) 뛰지 말랬잖아, 괜찮아?
우리 서우가 엄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우리 서우 엄마 없으면 안 되는데
내가 그 자릴 어떻게 뺏어
[떨리는 목소리로] 아이고
(유리) 내가 갈게, 내가 없어질게
그럼 우리 서우 괜찮은 거지?
귀신 안 봐도 되는 거지?
그건 몰라
내가 올라가서 빌어 볼게
나 환생 안 해도 돼
[흐느끼며] 나 지옥 가도 돼
[훌쩍인다]
난 어차피 죽었었잖아
(유리) 미련 없어
욕심은 아무것도 못 내려놓은 사람이나 부리는 거야
다 내려놔 본 사람은 욕심도 미련도 없어
그래
[훌쩍인다]
그래, 알겠다
새끼를 위해서라면 대신 죽을 수도 있는 게 어미인데
그 앞에서 뭔 말이 먹히겠냐
그럼 49일 되는 날까지만 네 딸 옆에 딱 붙어 지켜
(미동댁) 저 퇴마사 또 올 거야
네 딸 데려다가 우리처럼 살게 만들 거고
하늘이 두 쪽 나도 그럴 일 없어
내 딸 내가 지켜
어, 그래
아, 저기...
근데 나 아까
(유리) 여기 어떻게 붙은 거야?
나 이제 사람이잖아
[당황한 신음]
그게, 뭐, 네가...
완전한 사람이냐
이도 저도 아닌 거지, 뭐
[의미심장한 음악]
[미동댁의 한숨]
이러실 거였으면
보내 주신 의도가 뭔지
[연지의 놀란 신음]
[연지의 헛웃음] (은숙) 유리는?
(연지) 방에서 안 나온 거 같은데
- 가 볼게 - (은숙) 아니야, 아니야
엄마가 가, 엄마가
퇴마사?
내 딸 건드리기만 해 봐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은숙) 우리 딸
(유리) 어, 엄마
나와 밥 먹어
어
[달력을 툭 내려놓는다]
[유리의 어색한 웃음] [무풍의 웃음]
[유리의 어색한 웃음] [연지가 살짝 웃는다]
[유리의 옅은 한숨]
[발랄한 음악]
(무풍) 유리야, 이것도 좀 먹어
너 감자 좋아했잖아
(연지) 아이, 계란말이를 더 좋아했지, 아빠
(무풍) 감자도 좋아했어
너희들 어릴 때 내가 사다 나른 감자가 얼만데
(연지) 그래? 그랬나? [유리의 웃음]
다 좋아했어, 다
감자도 좋아했고, 계란말이도 좋아했고
(은숙) 아, 알아서 먹겠지
각자들 먹어, 유난은
아, 어디 부담스러워서 애 먹겠어?
(연지) 엄마, 그런 멘트 치시기엔
곰국이 너무 편파적이지 않나?
(은숙) 아유, 너하고 아빠는 자주 먹었잖아
남기지 말고 싹 먹어
(유리) 응
- (은숙) 아, 먹어, 얼른 먹어 - (무풍) 자, 먹자
[픽 웃는다] [저마다 국을 후룩 먹는다]
[무풍이 개운한 숨을 내뱉는다] [연지의 놀란 신음]
[연지의 탄성]
[발랄한 음악]
(민정) [술 취한 목소리로] 잠깐!
- (민정) 다시, 다시, 다시 - (현정) '잠깐'은 안 돼
- (민정) 다시, 다시 - (현정) 안 되는데
- (현정) 그래, 그러자 - (민정) 그래
[민정의 힘주는 신음]
(민정) 언니는
- 언니? - (민정) 38살
(유리) 응, 맞아, 38살
- (민정) 언니는 44살 - (유리) 38 [현정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 (현정) 쉿 - (민정) 어유
- (민정) 많구나 - (현정) 야!
(유리) 뭐라는 거야, 이거 [현정이 구시렁거린다]
(현정) 어유, 나이 징그러워
(유리) 이래서 언니 어린것들이랑 놀면 안 돼
어린데 또 이뻐, 이쁜데 또 어려
씨, 이런 애들 제일 싫어 [현정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현정) 나는 그냥 이쁜 것들이 싫어
(민정) 그럼 나 다 언니라고 부른다 [유리의 술 취한 신음]
- (민정) 언니 - (유리) 부르든가 말든가
[현정과 민정의 웃음] (유리) 아이고
[유리의 술 취한 신음]
- (민정) 언니? - (현정) 동생 [유리의 웃음]
[민정의 웃음]
(민정) 좋다, 좋다, 친구 생겼다
(현정) 왕따시켰다더니
진짜 친구 처음 사귀어 보는 거 아니야?
[민정의 기분 좋은 신음] (유리) 왕따 맞아, 왕따
- (민정) 뭐라고? - (유리) 자발적 왕따긴 했어
(현정) 간지러워
- (직원1) 여기 언니들 - (직원2) 안녕하세요
(직원1) 분위기 좋아 보이시는데 사진 한 장 찍어 드릴까요?
(현정) 아니요 [민정과 유리가 '네' 하고 대답한다]
- (직원1) 네, 하나, 둘 - (현정) 그럽시다 [유리와 민정의 웃음]
(직원1) 찰칵 [카메라 셔터음]
[민정과 유리의 신난 신음] (유리) 예쁘게 나왔을 거 같아
(현정) 주십시오! [유리의 환호]
(유리) 누가 누가 제일 예쁘게 나왔나
보자, 보자, 보자, 보자, 보자, 보자
[함께 웃는다]
(민정) 아무것도 없어
- (유리) 진짜 - (현정) 하얘!
- (유리) 우리 없어, 왜 그래? - (민정) 왜 아무도 없어?
(유리) 이거 왜 그래?
[피식 웃는다]
[차분한 음악]
[흐느낀다]
(유리) 계속...
계속 날 보고 있었어, 그래서...
그래서...
[한숨]
대체 뭘 보고 있었다는 거야
[답답한 한숨]
[한숨]
- (민정) 가요? - (강화) 응
(민정) 많이 친해졌죠?
그러네
좋아?
(민정) 응
같이 있으면 많이 웃어
갔다 올게
(민정) 아, 오빠
비 올지도 모른대서
(강화) 아, 우산 챙겼어
큰 우산이 안 젖어요
어, 그렇지
[어색한 웃음] 그렇게 보지 마요
내가 이제 오빠 배려 안 한다고 했잖아
[살짝 웃는다]
이게 배려 안 하는 거야?
(민정) 응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
오빠도 나 배려하지 마요
에이, 내가 뭘 얼마나 배려했다고
갔다 올게
[민정이 숨을 후 내뱉는다]
- 민정아 - (민정) 응?
우리...
하원 도우미 바꾸자
[삑 울린다]
[강조되는 효과음]
퇴마사고 뭐고 아주 얼씬거리기만 해, 아주
[씩씩거린다]
좋아
어?
(유리) 서우야
[유리의 웃음] [민정의 놀란 신음]
(민정) 이 시간에 여긴 왜...
아, 그, 어...
(유리) 산책 좀 하다가
어, 마침 지나는 길에 같이 가면 좋을 거 같아서
네, 가요, 같이
(유리) 가자, 서우야
가자
[유리의 탄성]
우리 서우 오늘은 더 예쁘네?
(민정) 원래 애들을 좋아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유리) 네?
우리 서우만 예뻐하잖아요
(유리) 아, 뭐...
두, 두루두루 다 예뻐하긴 하는데
어유, 유독 예쁘잖아요, 서우가
엄마 하고 싶은 건 아니고?
예? 어, 엄마...
뭘 그렇게 놀라요?
원래 요만한 애들 좋아하기 시작하면 결혼하고 싶은 거라잖아요
[안도하는 숨소리]
아, 예
아직 결혼 안 했으니까
언니는
[살짝 웃는다]
(민정) 어, 서우야, 괜찮아
요즘엔 괜찮잖아
괜찮지?
[민정의 웃음]
얼마 전까지 희한하게
동네 개들이 서우만 보면 짖었거든요
[신비로운 음악] [놀란 숨소리]
[왈왈 짖는다]
(유리) 어? 시끄러워!
우리 서우 무서워하잖아 절로 가, 절로 안 가? 어?
조용히 해 [개가 계속 왈왈 짖는다]
어유, 진짜
[유리의 겁주는 탄성] 왜
(민정) 요즘엔 괜찮네?
애가 좀 컸다고 그러나?
[민정이 살짝 웃는다]
[연지의 한숨]
내가 엄청난 걸 발견했어, 아빠
(무풍) 엄청난 거? 뭐?
우리 포포 천재 견이 확실해
- 갑자기? - (연지) 그렇잖아
우리 가족 빼고 모든 사람한테 짖잖아
(연지) 매일 오는 택배 아저씨한테도 한결같이 짖어 대는데
언니한테 한 번도 안 짖었어
아, 그러네
씁, 그러고 보니까
포포는 유리 가고 왔으니까 처음 본 건데
어, 아는 거야, 이게
'아, 이 사람은 가족이구나'
천재 아니야?
'동물농장' 제보해 볼까?
- 전화해 봐 - (연지) 응
[무풍의 의아한 숨소리] (연지) 그래, 말이 안 돼
[왈왈 짖는다]
[왈왈 짖는 소리가 들린다]
[한숨]
[잔잔한 음악]
(무풍) 여보
유리...
[머뭇거리는 신음]
그, 서우 한 번은 보여 줘야 하지 않을까?
놔둬, 저 알아서 잘 보고 있어
봤대?
언제 봤대? 조 서방이 보여 줬대?
(무풍) 아, 다행이다
아니네
이게 다행인 건가?
[은숙의 한숨]
[무풍의 한숨]
그거 보고 또
내 새끼 속이 어땠을까
[무풍의 한숨]
이제 언니 왔는데 서우 데리고 와야 되는 거 아니야?
얘가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애가 물건이야? 뭘 데리고 와
(연지) 아니...
아, 엄마 아빠도 보고 싶잖아
(은숙) 됐어
어른들 욕심에 6살 난 애한테
'실은 이쪽이 네 엄마다' 그럴 거야?
사람이 욕심부리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어
[한숨]
(연지) 치, 자기도 보고 싶으면서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무풍의 한숨]
(현정) 엄마 빨리 갈 거야, 엄마가 먼저 가 [하준의 웃음]
엄마, 엄마가 이겨야지 엄마가 이겨야지
엄마가 이길 거야
- (유리) 언니 - (현정) 엄마가 하준이 잡아...
(유리) 언니
(민정) 언니
[유리의 웃음]
- 서우 왔니? - (유리) 아니, 아까도 그렇고
태어나서 언니 처음 불러 보는 사람 같은 거 알아요?
(유리) 엄청 어색해
[유리의 웃음] (민정) 아, 내가 뭘
[어색하게] 언니
이거 뭐, 하나도 안 어색한데
[유리와 현정의 웃음] 언니
넘어가요
- (유리) 응, 넘어가자 - (현정) 어
- (유리) 빨리, 빨리 넘어가자 - (현정) 가요, 동생, 어
(민정) 네
[현정이 말한다]
[함께 웃는다]
(민정) 그래요, 언니
[흥미진진한 음악]
(치인 엄마) 아, 언니 때문에 이게 뭐야
(미소 엄마) 아, 뭐
영역 싸움에서 진 길냥이 마음을
내가 또 이렇게 이해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 은비 엄마 - (미소 엄마) 아, 왜 나한테만 그래
(미소 엄마) 아, 몰라, 몰라, 빨리 가, 가, 빨리
[치인 엄마의 못마땅한 신음] (미소 엄마) 가, 가
야, 이건 진짜 이상하다
아니, 유리 걔가 그걸 어떻게 알고?
그러니까
그냥 촉이 왔대
촉? 무슨 촉?
뭐, 형사야? 범인 잡아?
(근상) 촉은 무슨
의료진들도 그거 열심히 들여다봐야 보이는 거를
내 말이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건 확실한데
아, 지금 뭐가 다 이상해
야, 이상한 건 처음부터 알았잖아
(근상) 유리가 뭐, 49일 동안 말하지 말라고 막 그랬던 것도 이상했고
민정 씨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도 그것도 이상했고
[한숨]
한숨 쉬지 마
한숨 좀 쉬지 마
내가 그놈의 한숨 때문에 한숨도 못 잔 사람이야
(강화) 왜
아, 누나?
야, 누나는 별말 없냐?
(근상) 야
누나가 별말은 없는데
근데
- 그냥 - (강화) 그냥 뭐?
미친 거 같아
[익살스러운 음악] (현정) 살아야지
응, 이게 맞아
살릴 수 있다는데 살려야지
살려야 돼, 살릴 거야, 내가
[술 취한 목소리로] 아니야
둘이 사랑한다잖아
이혼 안 한다잖아
[현정의 놀란 신음]
내가 미친년이지
어머,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아, 내가 뭐, 그때 알았나
이럴 줄?
[현정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아니? 그래도 살아야 돼, 이혼시켜
그럼
애는 어째
[근상의 놀란 신음]
(근상) 그래, 그 표현이 맞아 미친 게 확실해
(강화) 너한테 뭐, 별다른 말은 없었고?
(근상) 아니, 뭔가를 알고 있는 거 같기는 한데
근데 언제부턴가 유리에 대해서 아예 말을 안 해
그냥 한숨만 쉬어
[한숨]
[바람 소리가 윙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현정의 거친 숨소리]
- (현정) 확! - (근상) 어머, 깜짝이야
[현정이 거친 숨을 내뱉는다] (근상) 아, 누가 쫓아와?
뭘 그렇게 빨리 가, 누나
아, 뭐야, 너희들이었어?
(강화) 왜 이래 [현정의 안도하는 숨소리]
(현정) 확, 놀랐잖아, 진짜, 씨
이름? 미쳤어?
(현정) 아, 서우 앞에서 내가, 어? 유리 이름 부르게?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현정) 왜
(근상) 아니, 서우가 유리 이름을 알더래 '차유리' 그러면서
이상하지?
(강화) 뭔가 숨기고 있는 건 확실한데
[한숨]
그게 다 이상해
뭐가 이상한데?
[의미심장한 음악]
(강화) 처음엔 그냥
나 결혼한 거나 민정이에 대해서 뭐, 어떻게 알았나 보다 했어
근데 생각해 보니까
나 처음 봤을 때 놀라지도 않았어
그냥...
숨어 있다가 들킨 사람처럼
[빨대를 잘근잘근 씹는다]
몰라, 그냥 다 이상해
[한숨]
[떨리는 숨소리]
누나 뭐 알지?
(강화) 아니, 누나 지금 뭐 알아
(근상) 응, 알아
이 누나가 지금 뭘 알아
지금 딱, 딱 뭐 알 때 표정...
[슬픈 음악]
누나
아, 누나, 왜 그래
[흐느끼는 숨소리] 왜 울어
누나
(현정) 나도 몰라
[현정이 흐느낀다]
아, 내가 어떡...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아, 뭔데
(근상) 아, 그러니까 왜 그러냐고
아,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누나, 울지 마
누나, 울지 마
[한숨]
[신비로운 음악]
이게 다 뭐예요?
아, 이거 그, 3단 봉...
(유리) 손목으로 한 번에 쫙
에, 스냅으로 뽑아야 되고요
호신용 경보기
당기면 소리 나요
누가 혹시 서우 데려가려고 한다거나 그러면
이거 안전핀 뽑아 가지고 눈알에다가 확 뿌려요, 알았죠?
누가...
(민정) 누가 서우를 데려가요?
아, 그...
유, 유괴범
(유리) 유괴범이 요즘 많대요
검은 옷 입고 다니면서 서우만 한 애들 많이 데려간대요
그러니까 이거 꼭 갖고 다녀요
네
[콜록거린다]
[피식 웃는다]
(유리) 자
우리 서우 오늘 학원 끝
[유리의 웃음]
서우, 학원 재밌어?
(서우) 응
(유리) 다행이다
서우, 나 누군지 알지?
옛날부터 나 계속 봤지?
(서우) 응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서우 옆에 있어서
우리 서우 무서웠겠다
미안
[잔잔한 음악]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한숨]
(무풍) 조 서방?
여기 어쩐 일이야?
그냥 지나가다가...
고개 들고, 어깨 펴
(무풍) 자네가 뭐, 죄지었어?
사내자식이 왜 이래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강화) 어떻게 해야 될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버님
[강화의 한숨]
예전처럼
자네는 자네대로 살아
(무풍) 우리는 우리대로 살게
자네가 이러면
우리 유리 돌아온 게 미안해지잖아
그러니까
그냥 뻔뻔하게 살아
응?
서우
예쁘게 잘 키워 줘서 고맙네
자네 처한테도
[대문이 철컥 닫힌다]
[무풍의 발걸음이 멀어진다]
유리야
(유리) 응?
하원 도우미
안 하면 안 될까?
어, 엄마
[은숙이 숨을 길게 내쉰다]
서우
너 닮아 이쁘지?
[한숨 쉬며] 나도
(은숙) 30년을 키운 내 딸이 아직도 이렇게 이쁜데
안아 보지도 못한 그 콩알만 한 게 얼마나 이쁘겠어
[떨리는 숨소리]
근데 유리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속이면서 이런 식은 안 돼
그냥 강화 처한테 말하고
가끔 아이 보여 달라 그러자
[떨리는 숨소리]
[울먹이는 신음]
(유리) 안 돼, 엄마
왜
[잔잔한 음악]
[유리의 등을 토닥이며] 내 딸이 왜 그럴까
[흐느낀다]
(유리) 미안
엄마도 손녀 보고 싶지?
미안해
전혀
나는 내 딸이 더 보고 싶었어
아, 뭐, 여기 있는다고 뭐
국봉이 걔가 뭐, 안 잡아가?
유골로 가
(귀순) 무서워서 못 가겄어
(금재) 아닌 밤중에 이게 웬 날벼락이야
혜, 혜진이 걘 어디 갔어?
(미자) 자살귀라고 제일 먼저 올린다고 했으니까
어디 도망가 있겠지
[미자의 한숨]
[한숨]
(혜진) 엄마
[잔잔한 음악]
엄마
태어나서 내가 제일 후회하는 게 뭔지 알아?
죽은 거
왜 죽었는데?
왕따
직장 내 왕따
- 관뒀으면 됐잖아 - (혜진) 그러니까
지금 생각하면 그렇지
그땐 그런 생각이 들어오나
[혜진이 숨을 후 내쉰다]
(혜진)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어
패션지 편집자
죽어라고 공부해서 어렵게 이곳에 들어왔다
(직원3) 어, 일해, 일해
오, 제법인데?
- (직원3) 팀장님 - (팀장) 응?
(직원3) 네, 요거 한 번만 봐 주시죠
[팀장과 직원3이 대화한다] (혜진) 근데 꿈이랑 현실이 너무 다른 거야
선배들의 갑질
(혜진) 안녕하세요, 아,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직원4의 헛웃음]
(직원5) 미안
(혜진) 견딜 수가 없었어
방황하다 보니까 적응도 못 하고
왕따까지 당하고
결국은...
근데
[헛웃음]
죽고 나서 빛의 속도로 후회했다
[유족들의 울음]
[혜진의 흐느끼는 숨소리]
[통곡한다]
(혜진) 엄마, 엄마, 미안해
엄마, 엄마
꿈이
내 인생의 다가 아니었더라고
(혜진) 우리 엄마, 아빠, 친구들
그것도 다 내 인생이었는데
난 꿈이 다인 줄 알았어
[한숨]
아, 왜 인간은 항상 지나고 나서 후회할까?
아, 뭐, 쪼다인가?
미리 알고 후회 안 할 짓만 하면 신이지
[한숨]
[옷을 툭 내려놓는다]
[잔잔한 음악]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유리) 전데요, 혹시 오늘 바쁜 일 있으면
제가 종일 서우 봐 줄 수 있는데
[한숨]
아니, 뭐, 놀이터에서 노나 우리 집에서 노나
매한가지지, 뭐
[휴대전화 진동음]
(민정) 괜찮아요
[한숨]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당황한 신음]
서우야
(강화) 아, 그게, 내가 갑자기 급한 일이 조금 생겨 가지고
서우 좀 잠깐만 맡길...
아니, 아니, 그, 오래 좀 맡길게
괜, 괜찮을까?
어, 어
[유리의 기쁜 숨소리]
서우야, 아빠가 이따 데리러 올게, 응?
(강화) 재밌게 놀고 있어, 응
서우야, 아빠 갈게
[멀어지는 발걸음]
[차분한 음악]
[숨을 후 내쉰다]
[서우의 웃음]
[옅은 웃음]
아이고, 내 새끼
[무풍의 웃음]
[졸린 목소리로] 아이고, 내 새끼
[퍽 소리가 난다] [무풍의 아파하는 신음]
[무풍의 다급한 신음]
(은숙) 아이고, 우리 서우
[은숙의 웃음] 이게 뭔 일이야?
(무풍) 우리 서우가 왜 여기 있어?
(연지) 형부가 맡기고 갔대, 봐 달라고
- 진짜? - (연지) 어
(무풍) 진짜?
아, 그럼 빨리 깨웠어야지
아, 오늘 오래 있을 거야
(유리) 오래오래 데리고 노세요
(무풍) 그럴까, 그럴까?
- (무풍) 그럴까? - (은숙) 우리 서우 사과 먹을까?
자, 옳지, 잘 먹네 [무풍의 웃음]
(은숙) 꼭꼭 씹어서
맛있어?
서우야, 할아버지 본 적 있지?
(무풍) 어, 그렇지, 있지?
[무풍의 웃음]
- 야, 야, 야, 귤, 귤, 귤 좀 줘 - (연지) 어, 어
(연지) 자, '아'
아니야? 이모가 먹을까?
[함께 웃는다] [연지의 장난 섞인 탄성]
- (연지) 음, 맛있다 - (무풍) 아이고, 귤은 싫어하는구나?
[연지의 탄성]
(무풍) 사과 좀 더 먹을까? 어?
- (연지) 사과 먹여, 사과 - (무풍) 그래그래
(은숙) 자, 요거 마저 먹을까?
[연지의 놀아 주는 신음]
(무풍) 우리 서우가 귤을 싫어하는구나
[무풍의 웃음]
(연지) 서우, 귤 아니야? 이모가 다 먹어?
(무풍) 야, 그 큰 걸 한꺼번에 주면 어떡하냐 [은숙이 말한다]
(연지) 이모가 먹을게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종업원) 자몽 음료 두 잔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근상) 야, 잘했다, 진짜
유리도 있으니까 어머니도 서우 보실 거고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으셨겠냐
(강화) 나 너랑 하준이랑 넷이 놀러 간다 그랬다
누나한테 말 맞춰라
(근상) 이응, 키읔, 오키
(강화) 기역, 시옷
(근상) 기역, 시옷? 욕이지?
(강화) 기역, 시옷이 왜 욕이야
(근상) 기, 개...
(강화) 욕 맞아, 근상
[아이들의 노는 소리가 들린다]
뭐냐, 이게
바람피우는 것도 아닌데 거짓말이나 하고, 아...
(근상) 민정 씨랑 유리를 따로따로 놓고 보면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바람피운 게 아니잖아
생각을 해 보면 둘 다 네 와이프란 말이지
[한숨]
근데 상황이 그렇네
- 뭐가 - (근상) 바람피우는 새끼 같아
(강화) 에이, 씨, 진짜
[근상의 한숨]
너 뭐 하냐?
[답답한 숨소리]
아, 자몽이가 안 나와
[한숨]
(근상) 아...
너 의대 어떻게 갔냐?
음! 상큼하네
(근상) 똑똑하고
바람피우는 새끼 같고
(강화) 에이, 씨, 진짜
- (민정) 안녕히 계세요, 네 - 예, 다녀가세요
[현정의 웃음]
(현정) 신났어? 좋아?
[현정의 웃음]
어? 장 봐 오나 봐요
네, 근데 하준이는 왜 여기...
(현정) 어?
[현정의 호응하는 신음]
오늘 종일 안 떨어지려 그러네
서우는 집에 있나 봐요?
네?
아, 네
[차분한 음악]
- (강화) 서우 여기 앉아 볼까? - (민정) 도시락이라도 싸 가지
(민정) 밖에서 사 먹을 거 아니에요
어, 아니야, 괜찮아
(강화) 저기, 그... 근상이가 다 알아서 싸 올 거야
(민정) 서우는 좋겠네, 하준이랑 놀러도 가고
나중엔 다 같이 가요
(강화) 어?
하준 식구랑 여섯이
어, 그래, 그러자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어, 유리야
[달려오는 발걸음]
(유리) 어, 아빠 왔다, 서우야 [강화의 거친 숨소리]
(강화) 서우야, 잘 놀았어?
더 데리고 놀아도 되는데
아니야, 됐어
민정 씨 기다릴 거 아니야
부모님은?
좋아하셨어, 많이
다행이다
(강화) 다행이야
서우야, 이제 갈까?
(유리) 아, 저기
딴 데 가지 말고 바로 집으로 가
서우 손 꼭 잡고 조심해서
알았지?
어, 그렇지, 당연히 그래야지
추운데 들어가
(유리) 응
(강화) 가자, 서우야
저, 강화야
고마워
[잔잔한 음악]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옅은 한숨]
[휴대전화 알림음]
(민정) 오빠, 어디예요?
(퇴마사) 서우야
[긴장되는 음악]
[강화의 거친 숨소리]
당신 누구야
(강화) 누구냐고, 당신
차유리 친구
뭐?
(강화) 깨어나 보니까 납, 납골당이었다고?
죽었던 기억은 나는데
깨, 깨어나 보니까 지금이야
(민정) 착하대요, 나보고, 이상하지?
(근상) 뭐, 유리가? 아니, 자기가 뭘 어떻게 알고?
그거 안 친한 사람들끼리는 알기 힘든 거야
난 왜 유리가 민정 씨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 같니
(현정) 나만 이상해?
차유리 몰라?
(퇴마사) [작은 소리로] 아기랑 네 옆에 붙어 있던
귀신
[떨리는 숨소리]
- 뭐? - (퇴마사) 무려 5년이나
(퇴마사) 무섭게
[퇴마사의 웃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훌쩍인다]
(근상) 귀, 귀, 귀신?
유리가 그러면
5년 동안 귀신이었다고?
내내 조강화 옆에 있었다고?
어
[현정의 한숨]
[현정이 휴지를 탁 든다] 누나는 미쳤어?
아니, 그런 걸 이제 말하면 어떡해
[휴지를 툭 내려놓는다]
나도 최근에 알았어
아휴, 그거...
(근상) 그거 강화가 알면...
아, 우리 강화 그거 어떻게 감당하라고
[강화의 거친 숨소리]
왜, 왜 그래?
강화야, 왜 그래
[강화의 거친 숨소리]
무슨 일 있어?
쭉...
[떨리는 숨소리]
내 옆에 있었어?
[놀란 숨소리]
[강화의 떨리는 숨소리]
그거를...
[울먹이며] 그걸 다 봤어?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강화) 그걸...
[떨리는 숨을 후 내쉰다]
그걸 어떻게 봤어
(강화) [술 취한 목소리로] 좋아하면
그다음은 어쩔 건데?
뭐, 연애해? 결혼해?
[잔잔한 음악]
- (강화) 어, 갈게 - (현정) 어
[의료진들의 웃음]
[의료진들이 대화한다]
- (강화) 우리 서우 춤춰 볼까? - (서우) 네
(민정) 춤
[강화의 웃음]
- (강화) 비행기 태워 줄까? - (서우) 응
(강화) 하나, 둘, 셋
[서우의 신난 탄성]
한 번 더, 하나, 둘, 셋
[강화의 탄성] [서우의 웃음]
[강화의 웃음]
하나, 둘, 셋
[강화의 탄성] [서우의 웃음]
하나, 둘, 셋
[강화의 탄성] [서우의 웃음]
(강화) [흐느끼며] 그걸 어떻게 봤어
[흐느낀다]
(강화) 그거를...
그걸 다 봤어?
[유리의 걱정스러운 한숨]
야, 씻고 면도 좀 해
주말이라도 꼴이 그게 뭐냐?
[유리의 답답한 숨소리]
(유리) 아휴, 내가 끝에서부터 짜라고 했지?
(유리) 씁, 안에서 머리 말리고 나와 머리카락 흘리지 말고
[슬픈 음악]
[강화가 신발을 달그락 신는다]
또 우산 안 챙긴다
(강화) 네가 사라진 시간 동안
세상은 어김없이 하루하루 돌아갔고 [문이 철컥 열린다]
[문이 철컥 닫힌다]
함께했던 우리의 시간들이
간절히 나를 바꿔 가고 있었다
.하이바이, 마마↲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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