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의 전설 11
[몽환적인 음악] (세화) 오래전 한 소년이 인어를 사랑하여
인어의 목소리를 들었지요
내가
그 소년이냐?
(담령) 그는 인어를 사랑하여 인어의 목소리를 들었던 소년이었다
(세화) 하지만 그는 중요한 걸 모르고 있었지요
인어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걸
바로...
입맞춤으로 인간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지워 버릴 수 있다는 것
(담령) 기억을 지우고 지워도 다른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준재의 가쁜 숨소리] 다시 인어를 사랑할 운명을 갖게 될 소년이었다
(인어) 날 구해 주세요
[괴로운 신음]
(심청) 나도 달라
허준재
(심청) 내가 다르다는 걸 알면 허준재는 날 싫어하게 되겠지
떠나겠지
오지 마, 허준재!
(심청) 내 비밀은
내가 너랑 다르다는 거
내가 인어라는 거
(담령) 그리하여
결국엔 다시 인어의 목소리를 듣게 될 소년이었다
[가쁜 숨소리]
[괴로운 숨소리]
(심청) 사랑해
(준재) 바로
[극적인 음악] 나였다
[자동차 경적이 울린다]
(준재) 저기요, 혹시 이렇게 생긴 사람 보셨어요?
(여자1) 아니요
[힘겨운 신음]
(준재) 저기요, 혹시 이렇게 생긴 사람...
[준재의 가쁜 숨소리]
[힘겨운 신음]
[가쁜 숨소리]
(라디오 속 진행자) 자, 오늘은 블랙 문이 뜨는 날입니다
블랙 문은 한 달에 삭이 두 번 일어날 때 뜨는
두 번째 그믐달이죠
[긴장되는 음악] 달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고 해서
블랙 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과거에는 불길함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고 하네요
(포졸1) 양승길이 평소 뇌물을 대어 왔던 한양의 장명 조봉학에게 연통을 넣어
흡곡현 현령 담령이 요물인 인어에 홀려
민심을 혼란케 하고
(포졸1) 자신에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웠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답니다
하여, 조봉학이 임금께 상소를 올렸다고 하니
이를 어찌할지요?
또한 양 씨의 수하들이 매일같이 바다에
두릿그물, 후릿그물 망선망 할 것 없이 드리워 놓고
인어를 잡으려 혈안이 되어 있답니다
- (담령) 문을 열라 - (포졸2) 네
[양 씨의 힘주는 신음]
[담령이 칼을 뽑아 든다]
[양 씨의 웃음]
나리, 왜 이러십니까?
죽어라
그리고 다신 태어나지 마라!
[비명]
(대영) 요즘 꿈이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어두운 음악]
[옅은 한숨]
(양 씨) 진짜 인어구나
두고 보자, 그래
내 반드시 저 인어를 다시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양 씨) 저 철모르는 현령 놈을 내 손으로 없애 버릴 것이야
(담령) 죽어라, 그리고 다신 태어나지 마라
[양 씨의 비명]
허준재, 그리고...
[헛웃음]
인어
[음산한 효과음]
이거 다 돈으로 바꿔 주세요
[난감한 웃음] 이걸 다...
[준재의 가쁜 숨소리]
청이 아직 안 왔어?
아, 태오가 집 CCTV랑 동네 거 다 보고 있는데
(남두) 우리 강남 백화점 싹쓸이한 물건들 있잖아
그거 들고 나갔나 봐
그거 뭐 한다고?
모르지, 뭐, 팔아 가지고 월세방 얻으려고 그러나
월세방을 왜 얻어, 자기 집 놔두고
(준재) 비켜 봐, 좀
여기가 청이 집이냐, 네 집이지
네가 말끝마다 그랬잖아, 네 집이라고
(준재) 어디로 갔어? 백화점 봤어?
백화점 뚫기는 쉬운 줄 알아?
아, 빨리빨리 좀 해 봐, 빨리빨리
[남두의 기지개 켜는 신음] 해커 맞아?
(남두) 아휴, 야, 백화점 뚫으면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데 그게 찾기 쉽냐, 언제 찾냐?
핸드폰 위치 추적해 봐
꺼져 있으니까 그렇지
야, 어째 느낌이 싸하다
얘 영영 간 거 아니야?
[따뜻한 음악] [걱정스러운 한숨]
(관계자) 좋은 조건으로 계약 갱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치현) 그럼요
아버지 때부터 계속돼 온 좋은 관계인데요
[관계자의 웃음]
아, 허 회장님께서는 요즘 통 안 보이십니다
아, 아버지께서 컨디션이 좀 안 좋으셔서요
[관계자의 이해하는 신음]
아, 뭐, 아드님이 이렇게 든든하시니까 믿고 맡기시는 거겠죠
아닙니다
[관계자의 놀란 신음]
(관계자) 아, 저, 저거 타면 안 되는데
[관계자가 숨을 씁 들이켠다]
(치현) 오, 잠깐만요
폐점 시간이고 손님들도 없고 하니까 잠깐 있게 하죠, 뭐
아, 네
[애잔한 음악] (심청) 내 비밀은 내가 너랑 다르다는 거
내가 인어라는 거
넌 내가 누군지 알면 놀랄 거야 상처받을 거고 무서워할 거야
날 떠날 거야
그러니 난 최선을 다해서 안 들키고 싶어
[텔레파시가 울려 퍼진다]
나 무슨 동화 속에 온 거냐
아니면
네가 세상 속으로 나온 거냐
(동식) 아니, 근데 두 분 너무 잘 어울리시는데
결혼은 언제쯤 예정이신지?
곧 할 겁니다
(준재) 내년 초에 두바이나 유럽 쪽에서
(진주) 어머, 그러시구나
(준재) 그래, 나 거짓말하는 사람이야
남 속이고 속여서 돈 벌고
그래, 난 그런 사람이야
그게 내 비밀이야
(준재) 네 비밀은 뭔데?
어, 허준재 가족?
아, 그, 그냥 음, 허치현이라고 불러 주세요
허치현 씨?
네, 고마워요
아, 근데 혼자 온 거예요? 준재는요?
여긴 참 예쁘고 좋은 게 많아요
(심청) 내가 살던 데는 이런 게 없거든요
어딘데요?
어디든 크리스마스는 있을 거 아니에요
없는 데도 있어요
(치현) 청이 씨는 집이 어디예요?
나 허준재랑 같이 살아요
같이 산다고요?
나는 윗방, 허준재는 아랫방
(심청) 허준재가 집주인이죠
아, 그렇구나
차 안 가져왔죠?
데려다줄까요?
나 그럼 집 말고 거기 데려다줄래요?
아, 진짜 여기서 잔다고요?
네, TV 보니까 집 나온 사람들은 다 여기서 자던데
뭐, 알겠어요, 근데 조심하고요
- (심청) 안녕 - (치현) 안녕
[익살스러운 음악] (치현) 어, 저, 청이 씨!
[남자들이 소리친다] (남자1) 여기 남탕이야!
[남자들이 소란스럽다]
- (치현) 여기가 여탕 - (심청) 아...
(치현) 아니...
[남자들이 소란스럽다] 죄송합니다
(치현) 여기가 여탕
아, 안녕
잘 들어간 거죠?
[키 인식음]
[키 인식음]
[휴대 전화 전원 종료음]
[휴대 전화 전원 종료음]
[태오의 개운한 신음]
(준재) 아직 멀었어?
(태오) VVIP 룸은 보안 이유로 CCTV가 없어
아, 빨리 좀 해라, 좀, 아...
(남두) 내가 어째 불안, 불안하다 했다
너희 둘이 막 아무 말도 안 하고 눈싸움하는데
(남두) 야, 청이도 그러고 있으니까 뭔가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더라
- (준재) 형 - (남두) 어
혹시 인어 공주 이야기 알아?
어머, 뜬금없이, 개뜬금
그게 뭐, 인어 공주가 뭍에 올라와서 왕자 좋아하고 그런 건가?
그렇지, 그 마녀가 다리를 주는데
12시 넘어서 그게 꼬리로 변해 가지고
[준재의 이해하는 신음]
(남두) 유리 구두 못 신고 왕자가 유리 구두 주인 찾고
그거 다른 거 아니야?
신데렐라
넌 이거나 찾아
(남두) 아이, 뭐, 동화가 다 거기서 거기지, 뭐
그러다가 왕자랑 사랑해서 결혼하고 끝
그랬나
그건 디즈니 거고 원래는 죽지
[흥미로운 음악] - (준재) 죽는다고? - (태오) 죽을걸
누가, 왕자가?
인어가?
맞다, 인어 죽었던 거 같다
인어가 왜 죽어?
아이, 뭔 동화가 그따위야
(남두) 아, 그러게, 애들 읽는 건데 왜 그러냐
아니, 근데 이 새벽에 우리가 그 얘길 왜 하고 있어야 되는 거냐
요새는 애들도 안 읽는다는데, 명작 동화
(준재) 아, 몰라, 쯧
넌 빨리 찾아, 쯧
[태오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걱정스러운 한숨]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남자2가 코를 드르렁 곤다]
(여자2) 아가씨!
여기 내 자리야!
(남자3) 아, 뭐야
[여자2의 힘겨운 신음]
[밝은 음악]
[옅은 한숨]
[준재의 화난 신음]
[준재가 하품한다]
[피곤한 신음]
[깊은 한숨]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깊은 한숨]
(준재) 안녕하세요
[준재의 가쁜 숨소리] (거지) 또 뵙네요
(준재) 아, 네
그, 혹시 우리 청이, 여기 안 왔어요?
[피식 웃는다]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이 뭐예요?
네?
난 '로미오와 줄리엣'
나 울었잖아
(거지) 셰익스피어가 괜히 거장이 아니더라
봤냐고요, 청이
[바닥을 탁탁 치며] 여기 잠깐만 앉아 봐요
[준재의 못마땅한 한숨]
[준재의 옅은 한숨]
세상엔 많은 러브 스토리가 있어요
근데 그 많은 사랑 이야기들
미사여구 떼고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딱 한 문장이 남아
뭘 거 같아요?
뭔데요?
있을 때 잘해
[흥미로운 음악] [준재의 짜증 내는 신음]
(거지) 아니, 있을 때 잘하면 안 떠난다니까 이렇게 찾으러 다닐 일도 없고
만고의 진리야
청이 보면 나한테 꼭 연락하라고 전해 줘요
꼭요, 네? 꼭
(거지) 저 또, 저 또, 나중에 무릎 치지 말고 내 말 들으라니까
또 오겠네, 또 오겠어
월, 수, 금은 내가 이 시간에 이 자리에 있다고
월, 수, 금에 와 월, 수, 금!
[준재의 힘주는 신음]
[GPS 오류음]
[한숨]
- (학생1) 와, 대박 - (학생2) 야, 대박
- (학생1) 야, 대박 - (학생2) 대박
(학생3) [놀라는 숨을 들이켜며] 야, 대박!
[학생들의 놀라는 탄성]
- (학생2) 뭐 하는 여자야? - (학생1) 저 여자 뭐 하는 여자냐?
(학생3) 야, 야, 다른 거 더 있나 더 찾아보자
(학생2) 핸드폰 좀 켜 봐 [학생3의 놀라는 신음]
- (학생1) 야, 빨리 - (학생2) 망 좀 보라고!
[휴대 전화 알림음]
[깊은 한숨] [휴대 전화 조작음]
[GPS 알림음]
어?
어... [휴대 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자동차 시동음]
[리드미컬한 음악]
[엔진 가속음]
(학생1) 야, 그 여자, 내가 먼저 발견했거든
(학생2) 문은 내가 땄거든
(학생3) 야, 그냥 똑같이 엔분의 일 해
동작 그만!
[리드미컬한 음악] (준재) 야, 야, 야, 스톱, 스톱
(준재) 열심히들 논다
일단 핸드폰 주고
[학생1의 당황한 신음]
[학생2의 헛기침] (준재) 이거 어디서 났어?
제 건데요
아, 그래?
[통화 연결음] [휴대 전화 벨 소리]
(학생2) 야, 씨...
내 여자 친구 건데
[학생들의 헛기침]
내 여자 친구 어디 있냐?
모르는데요
아, 돈은 너희 그냥 다 가져
어디 있는지만 말해
(학생2) 요 앞에 청해 찜질방
- (학생4) 야! - (학생2) 왜?
[학생들이 소곤거린다]
고맙다
친구, 악수나 한번 하자
(학생1) 아, 아저씨, 뭐예요?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준재) 야, 야, 야, 야, 야
[학생들이 씩씩거린다] (준재) 나?
사기꾼
[학생3의 어이없는 신음]
너희 이러고 다니다가 나처럼 된다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다 거짓말해야 돼
(준재) 거짓말
그래도 좋아?
(학생1) 저거 뭐야? [학생들의 짜증 내는 신음]
- (학생1) 아, 뭐야, 다 뺏겼잖아! - (학생3) 아, 진짜
(학생2) 나 방금 좀 설렜다
나쁜 남자 스타일
좀 멋있긴 했어
(학생3) 아, 어떡해 [학생들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깊은 한숨]
[심청이 달걀 껍질을 바스락 깐다] [치현의 수줍은 웃음]
잘 잤어요?
아니요
(심청) 잠도 잘 안 오고 그래서인지 입맛도 별로 없네요
[익살스러운 음악] [치현이 피식 웃는다]
안 그래도 걱정이 돼서요
마침 저도 오늘 쉬는 날이고 해서 와 봤어요
[당황한 신음]
입맛 돌아왔나 봐요
여기 식혜랑 좀 같이 드세요
[가쁜 숨소리]
[잔잔한 음악]
(심청) 너 좋은 사람이야
이름은 없지만 이상한 사람은 아니라고 했어
누가요?
어떤 좋은 사람이
나 알아요?
나한테 해 줄 얘기 없는 거죠?
그럼 따라오지 마요
(준재) 너 그럼 안 나갈 거야?
그거 갖고 나가
허준재
너 진짜...
누가 집 나가서 이런 데 있으래
내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하,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허치현 씨가 데려다줬어
뭐?
네가 여긴 왜...
오해하지 말고
어제 밖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청이 씨가 집에 안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안 들어가...
(준재) 너 그랬어?
어, 그랬어
[어이없는 한숨]
넌 먼저 가 보고
(준재) 넌 나랑 어디 막힌 데 가서 얘기 좀 하자
[숨을 후 내뱉는다]
(심청) 허준재
나 지난번에 산 물건들 다 돈으로 되돌려 받았어
어차피 나 그 옷들 필요 없으니까 너 돌려줄게
(준재) 어, 잘 받았어
(심청) 어떻게 된 거야?
핸드폰도 좀 잘 챙기고
아니, 그걸 어떻게 네가...
(준재) 나도 나쁜 놈인데
여긴 나보다 나쁜 놈들이 더 많다고
그러니까 조심 좀 하라고, 제발
밥은 먹었고?
계란이랑 식혜 먹었어
더 먹고 싶은 건 없고?
없어
[발랄한 음악] (심청) 떡볶이, 순대, 김말이, 탕수육
딸기 맛 빙수, 멜론 맛 빙수
군만두, 찐만두, 옹심이 미역국
입맛이 없구나
난 너 올 줄 알고 집에 갈비 해 놨는데
(심청) 아, 갈비는 양념갈비인데
양념갈비로
(심청) 아, 야들야들하겠다
되게 야들야들하더라고
(준재) 나는 막 입에서 녹는 줄 알았어
나 괜찮아
(심청) 먹고 싶어, 양념갈비
[피식 웃으며] 그래서 진짜 안 갈 거야?
안 갈 거야
- (준재) 진짜? - (심청) 응
[애잔한 음악] - (준재) 왜? - (심청) 너 사기꾼이잖아
사람들 속이는 나쁜 놈이잖아
(심청) 나도 속였잖아
(심청) 그런데
나쁜 놈인 너에게 난 왜 실망할 수가 없지?
날 속인 널 왜 떠날 수 없지?
집에 오기 싫으면 여기 있어
(준재) 대신 어디 가지 말고 여기 있어
인사도 없이
막 다른 데 가 버리면 안 된다
- (심청) 알겠어 - (준재) 약속했다
어?
(준재) 나 그럼 갈게
간다고
가라고
[헛기침]
뭐야
[심청을 흉내 내며] '가지 마, 허준재' 이런 거라도 할 줄 알았더니
뭐 이렇게 냉정해
(치현) 준재야
아버지가 요즘 몸이 좀 안 좋으시다
(준재) 그래서?
[어두운 음악] [옅은 한숨]
왜?
뭐, 어디가 어떻게 안 좋으신데?
백내장이라는데
시력이 많이 약해지셨어
말했잖아
네가 옆에서 열심히 효도하라고
병원 잘 모시고 다니고
너한텐 처음부터 있었던 아버지지만
나한텐 처음이었던 아버지야
그래, 네 말대로
가짜 아들이 진짜 아들 노릇 하는 셈이지만
난 아버지가 내 아버지 되어 주신 게 너무 고마웠어
그래서 늘 잘 보이고 싶었고
지켜 드리고 싶어
그래
고마워해
계속 잘 보이고 꼭 지켜 드려
내 아버지가 네 아버지 되시느라
지키지 못하고 잃어버린 게 꽤 많거든
[문이 쿵 여닫힌다]
- (공무원) 네 - (동표) 저, 어떻게
- 공문은 받으셨죠? 네 - (공무원) 네
(공무원) 88년 수정동 423번지 전입 세대 열람표 원하시는 거죠?
- (동표) 네, 감사합니다 - (공무원) 네
- (장 형사) 고맙습니다 - (공무원) 네
(동표) 88년 4월 15일 마대영 전입
같은 날짜에 전입 신고한 동거인이 있네
강지현?
- (동표) 강지현 - (장 형사) 마대영, 결혼했었어요?
(동표) 아니, 마대영이 전과는 복잡한데 가족 관계는 심플해
고아에 결혼한 적도 없고
씁, 강지현
아, 이게 누구지?
초동 수사 때도 안 나왔던 이름인데
그 마대영이 마지막으로 일했던 건설 현장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뭐, 여자 없다 그랬었거든요
강지현, 강지현
야, 강지현 등, 초본이랑 혼인 관계서 한번 떼 봐
결혼을 두 번 했는데
(동표) 남편이 둘 다 사망
[어두운 음악]
(주민1) 여자가 고왔지
그러니까 애까지 있는데 결혼했겠지, 남자가
결혼할 때 애를 데리고 왔어요?
(주민1) 그럼요
아휴, 근데 남자가 갑자기 죽었어요
결혼한 지 한 1년쯤 지나서
아니, 왜요?
처음엔 멀쩡하던 신랑이 어쩌다가 실명을 했는데
- (장 형사) 실명요? - (주민1) 아, 예, 실명
(주민1) 아이고, 안 보이는 눈으로 밖에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죽었을 거야
그 여자가 보험 설계사였는데
(주민2) 결혼하고 얼마 안 있다가 그 집 남편이 눈이 멀었대
씁, 그러다 무슨 합병증으로 죽었다던데
[피식 웃는다]
여보, 좀 어때요?
응, 김 박사한테 다시 가 봐야겠어
약이...
아유, 듣는 거 같지가 않아, 어
(서희) 아휴, 참
김 박사님께 전화드렸었어요
일단 약 꾸준히 챙겨 먹고 집에서 푹 쉬는 게 제일 좋대요
그냥 쉬어요
그래
[어두운 음악]
[깊은 한숨]
연락 안 돼?
[휴대 전화 조작음] 안 돼
구백이 아빠, 지금 내 전화를 철저하게 씹고 있어
아니, 김 대표네 회사도 암만 전화해도 연결을 안 시켜 줘
그날 우리가 뭘 잘못한 걸까?
아니
밥까지는 좋았어, 밥까지는, 그렇지?
좋았지
김 대표, 계란말이 두 접시 먹는 거 봤지?
그러니까
그다음에 뭐가 문제였지?
설레발
[익살스러운 음악] 뭐라고요, 아줌마?
그냥 제가 왔다 갔다 하면서 듣기엔 지용 아빠가 설레발을 좀...
(유란) 처음 본 분들 같은데
어떻게든 도움받겠다, 엉겨 붙겠다
그런 의지가 엿보이더라고요
[진주의 짜증 내는 신음] (유란) 상대 입장에선
부담스러웠을 수도...
(진주) 어이구, 진짜 못 살아 [동식의 아파하는 신음]
내가 당신 때문에 못 살아! [동식의 아파하는 신음]
아니, 의지를 숨긴다고 숨겼는데 보이나?
[진주의 탄식] (유란) 보이더라고요
(진주)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데 그걸 모르겠어?
하, 그래, 그거네, 그거야
부담스러웠네
어, 내가 진짜 어떻게 마련한 자린데, 진짜
당신 때문에, 진짜 다 까였잖아, 진짜, 어쩔 거야, 이제? [동식의 아파하는 신음]
(진주) 어쩔 거야, 어? [동식의 아파하는 신음]
진짜 못 살아, 정말!
아니, 따뜻한 집 내버려 두고 걔는 무슨 찜질방에서 잔다고
[도어 록 작동음] [준재가 구시렁거린다]
어, 청이는 찾았냐?
어
왜 같이 안 와?
[준재의 피곤한 신음]
(남두) 야, 내 방 지금 보일러 터져 가지고 너무 춥다
나 오늘 여기서 잘게
(준재) 아니...
그렇잖아, 어?
무슨 문제가 있으면
서로 같은 공간에서 얼굴 마주 보고 대화로 풀어야 되는 거잖아
왜, 청이가 집에 오기 싫대?
어디 가출하는 못된 버릇부터 배워 가지고
고등학교 때 가출한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헛웃음]
아니, 뭐? 집에 안 들어오고 싶다고 그랬어?
청이가? 누구한테 그랬어?
있어, 그 또라이 자식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준재) 또라이네, 그 자식
[밝은 음악]
(준재) 걔가 뭐, 막 잘해 주고 그러디?
비 올 때 우산 씌워 주고 혼자 있을 때 손잡아 주고
(준재) 아, 손?
(심청) 라면도 끓여 주고
라, 라면?
와, 라면
라면도 먹고 가라던?
(준재) 와, 완전 그 속 시꺼먼 놈
[탄성]
[깨달은 신음]
아, 너 왜 그래?
걔가...
- (준재) 나였어? - (남두) 어?
라면...
(준재) 기생오라비처럼 생겼구먼
미친놈이라고
(준재) 완전 속물에 날라리네 너 그런 놈이랑 같이 놀지도 마
너 그렇게 생긴 애들을 특히 조심해야 되는 거야
그런 애들이 이 속이 구린 법이라니까
[천둥 치는 효과음] [준재의 깨달은 신음]
[괴로운 신음]
[괴로운 신음]
[남두의 놀란 신음] [준재의 괴로운 신음]
(준재) 아, 그게 나였어, 그러면?
또라이가 나야?
(준재) 아, 걔가, 그 기생오라비가 나야
아니
그러니까
걔가
나였네
다른 놈이 아니고
뭐라고?
아니, 걔가...
나, 나네
(준재) 어? 형
[어이없는 웃음]
(준재) [웃으며] 나였어
아니, 걔가, 걔가 걔네, 내가...
(남두) 야, 난 내 방 냉골이어도 그냥 내 방에서 잘게
- (준재) 형, 그거 나네 - (남두) 어, 좀 쉬어라, 약을 먹든지
[새어 나오는 웃음]
[남자4의 잠꼬대하는 신음]
[남자4가 코를 드르렁 곤다]
저 새끼가...
[남자4가 코를 드르렁 곤다]
- (남자4) 아이고, 아이고! - (준재) 아이고!
아이고, 죄송
(준재) 앞이 잘 안 보여 가지고
아, 씨
(준재) 에이...
[로맨틱한 음악]
(심청) [놀라며] 허준재다
눈뜨지 마라, 허준재
깨지 마라, 허준재
그냥 이렇게 보게
(심청) 못 본 만큼 더 보게
내가 너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아도 되고
너도 나에게 아무것도 감추지 않아도 되게
눈 뜨지 마, 허준재
(심청) 아, 추워
허준재도 추울 텐데
왜 이렇게 덥냐
(심청) 따듯해
아줌마
(시아) 아줌마
뭐야, 어디 갔어
뭐, 아들은 잘생겼네
(유란) 뭐 하세요?
(시아) 아...
김장 김치 어디 있나 해서요 어디 좀 갖다줄 데가 있어서
김치가 거기 있어요?
나와요
네
준재, 네가 우리 집 반찬을 좋아하잖아
그래서 이것저것 좀 싸 와 봤어
그렇지, 너희 집 집밥 진짜 맛있더라
[준재의 헛기침]
다들 우리 집 한번 안 올래?
(시아) 바로 막 해서 따뜻하게 먹으면 더 맛있는데
어
(준재) 아니, 나는 음식은 식은 걸 더 좋아해
그냥 이렇게 먹을게
(남두) 나도, 나도 식은 게 더 좋더라 이상하게
그렇지?
[준재의 헛기침]
청이 씨는 이제 아주 간 거지?
(남두) 준재랑 화해하면 다시 들어오겠지
[찌릿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준재) 뭘 봐?
[태오가 혀를 쯧 찬다]
[한숨]
[시아의 한숨]
[시아의 한숨]
태오 너,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티 내면 어떡해?
(태오) 내가?
난 그래도 네가 좀 똑똑한 애인 줄 알았는데
정말 사랑 앞에선 속수무책 바보구나
[익살스러운 음악] 아까도 준재 앞에서 막 질투하고 째려보고
그게 나 때문인 거잖아, 지금
[콧방귀를 뀐다]
내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힘들어?
아니야, 나 다 잊었어
진짜야, 누나
[안타까운 한숨]
거짓말해서라도 내 마음 편하게 해 주고 싶어?
사랑이라는 게 그렇게 떡 썰듯이 딱 끊어지는 게 아니라는 거
난들 모르겠니
[한숨]
내 번호는 알아?
핸드폰 줘 봐
왜? 괜찮아
괜찮아, 얼른 줘 봐
(시아) 줘 봐
아이, 줘 봐
[시아의 한숨]
[휴대 전화 조작음]
(시아) 너무 힘들면 참지 말고 연락해
보고 싶은 거 너무 참으면 병 돼
누나가 마음은 못 줘도 술은 사 줄 수 있어
[시아의 한숨]
[시아의 한숨]
[텔레파시가 울려 퍼진다]
(심청) 저런 걸 그림의 떡이라고 하는구나
[심청의 놀란 신음]
[경쾌한 음악]
(심청) 하, 큰일 날뻔했어
물에 빠졌으면 완전 다 들통날 뻔했어
야, 너 이런 데서 미끄러져서 자빠지면
최소 뇌진탕이야
아, 좀, 조심 좀 해
[여자3의 웃음]
- (준재) 괜찮아? - (심청) 허준재, 너 괜찮아?
(심청) 다 젖었는데
아, 난 괜찮아
(준재) 아니, 물장구를 치시려면 수영장을 가셔야지, 무슨 족욕 탕에서
(여자3) 뭐야, 별꼴이야, 진짜
(준재) 뭐야, 내가 별꼴이야, 진짜
안 되겠다 여기 요소, 요소가 너무 위험해
일단 좀 나가자
(준재) 아니, 좀 드라이한 데 없어? 드라이한 데?
(준재) 야!
[준재의 힘주는 신음]
(준재) 야, 너 조심해야지
물을 막 이렇게 흘리고 그러면 어떡해, 위험하게!
(여자4) 어머! 물이 뭐가 위험해요? [아이1의 울음]
물이 왜 안 위험해요?
(준재) 이거 제일 위험한 거예요 까딱하면 이거 전기 합선될 수도 있고
접시 물에 코 박으면 사람이 죽는다잖아요
[아이1의 울음] (여자4) 태우야, 가자, 어머머, 참
[여자4의 한숨]
(준재) 괜찮아?
[아이들의 웃음] (준재) 이놈의 새끼들, 떽!
저기 아이스 방 같은 데 가서 너희끼리 하고 놀라고
(준재) 이 물총이 얼마나 길게 발사가 되는 건데
무고한 사람 다리 맞힐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 해?
이건 흉기라고, 흉기
가
가!
[여자들이 수군거린다]
(준재) 흉기를 들고 다녀, 어린 놈의 새끼들이
저거 완전 정상이 아니네
저, 긴 바지는 없나요, 여성용?
네? 저희는 남녀 다 반바지인데요
하나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요?
긴 바지나 긴 치마나 통 큰 거, 네? 여기까지 오는 거
이 안에 위험한 거 천지던데
[준재의 힘주는 신음] [여자들의 놀란 신음]
[여자5의 웃음]
[준재의 힘주는 신음]
(여자5) 자기야, 집에 언제 들어갈 거야?
- (심청) 네? - (여자5) 아니, 뭐
나도 뭐, 부부싸움 하고 지금 이 찜질방 생활하는 이 처지에
뭐,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우리는 지금
(여자5) 자기 신랑 때문에 정말 너무나도 지금 굉장히 불편해
[여자들이 호응한다] 제 신랑요?
그럼 자기 신랑이지 내 신랑이야?
[밝은 음악] (여자5) 자기 신랑, 자기 신랑
너무 인간이 지금 너무 유별나다고 지금
짜증 난다고, 우리가 [여자들이 수군거린다]
(여자5) 좀 들어가면 안 되겠어, 그냥?
이유야 뭔지 모르겠지만 뭐, 웬만하면 풀고, 응?
들어가자 할 때 들어가
(여자5) 응? 못 이기는 척하고
날 봐, 응?
우리 집 이 앞에 사거리인데 안 오잖아
나 여기 있는지 뻔히 알면서 이 인간이 안 온다고, 지금
나는 타이밍을 이미 놓쳐 버렸어
내 발로 기어들어 가야 돼
(여자5) 좀 들어가!
지금 자기 신랑 때문에 너무 지금 우리 생활이 안 돼
- 찜질방에서 생활이! - (여자6) 그래, 맞아
(여자5) 가라고, 좀
아, 진짜 말을 안 하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 엄마!
(진주) 어
유나는?
몰라
(진주) 같이 좀 다니라니까
엄마가 볼 때는 걔가 김 대표네 비선 실세란 말이야
그게 뭐야?
그런 게 있어
어머, 유나야, 안녕
- (유나) 안녕하세요 - (진주) 어, 그래
어, 너 수영 배우고 싶다고 했다며?
(진주) 엄마한테 가서 말씀드려
우리 엘리자베스 수영 팀에 너 넣어 준다고
네, 고맙습니다
그래
아, 그리고
그때 편의점에서 만난 그 언니
그래, 그 언니 또 만나면
아줌마 얘기 하고 싶으면, 너 해도 돼
- (유나) 네 - (진주) 뭐라고 할 거니?
'어떤 아줌마가 요즘 이상하게 잘해 줘'
[익살스러운 음악]
(진주) [어색하게 웃으며] 그래
너 참 솔직하고 착한 어린이구나, 그래
이건 어떨까?
'요즘 엘리자베스 엄마가 날 돌봐 주셔서 학교 다닐 맛이 나'
(유나) 요즘 엘리자베스 엄마가
날 돌봐 주고 계셔서 학교 다닐 맛이 나
- (심청) 정말? - (유나) 아니
(유나) 그건 그냥 하라고 해서 해 본 말이고요
학교 다닐 맛 안 나요
왜?
좀 있으면 예능 발표회인데 가족들 다 초대하거든
근데 난 그게 너무 싫어
난 올 사람이 없는데
엄마는 또 바빠?
작년에 유치원 때도
춤추고 노래해 봤자 봐 주는 사람도 없고
손 흔들어 주는 사람도 없고
시시했단 말이에요
(아이2) 아저씨, 가짜 산타죠?
[산타의 기침] (아이3) 엄마, 산타 할아버지한테 담배 냄새 나
나 TV에서 봤어
크리스마스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도 주고 소원도 이루어 준다면서?
언니는...
애예요?
[한숨]
그러려면 안 울어야 한다고요
전 이미 여러 번 울어서 안 돼요
하, 나도 여러 번 울었는데
[안타까운 한숨]
우린 안 된다고요
[잔잔한 음악]
(산타) 자...
저 사람한테 부탁해 보면?
아저씨
(유나) 제 소원 좀 진짜 산타 할아버지한테 전해 주실 수 있으세요?
어, 그건 내가 전하는 게 아니고
(산타) 자, 여기 써서 여기 나무에 매달아
그럼 뭐, 읽으실 거야, 응
(심청) 못 전해요, 정말?
뭐, 뭐, 뭘요?
산타한테 내 소원도 좀 전했으면 해서요
내가 울긴 몇 번 울었지만 그게 다 사정이 있었거든요
(심청) 그래서 좀 설명을 하려고
어떻게 연락 안 돼요?
연락이 될 거 같아요
(산타) 아마 연락이 될 거예요
전화번호 주시면 제가 바로...
아, 전화번호
(심청) 여기요, 제 핸드폰
(유나)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진주) 여기! [카메라 셔터음]
자, 여기
[카메라 셔터음] (진주) 아, 예쁘다
포즈, 큐트하게
아, 우리 엘리자베스 오늘 너무 예쁘다 [카메라 셔터음]
어머, 유나야
(진주) 유나야, 안녕 [카메라 셔터음]
안녕하세요
그래, 오늘 어머니 안 오셨니?
(엘리자베스) 얘네 엄마는 원래 이런 데 안 와
(진주) 바쁘시니까 그런 거지, 얘는
(심청) 서유나
[밝은 음악]
(진주) 어머
잘해, 엄마가 부탁하셨어
(심청) 엄마 대신 손 흔들어 주고 사진 찍어 주고, 응원해 주라고
[멋쩍은 웃음]
안녕하세요
(진주) 어, 유나 엄마랑 친하신가 봐요
네, 완전 베프
아...
(준재) 먼저 와 있었네
[희망찬 음악]
[놀라는 탄성]
김재이 대표...
(준재) 내가 좀 늦었지?
- (심청) 아니야, 나도 방금 왔어 - (진주) 안녕하세요
(심청) [작은 목소리로] 어떻게 알았어?
(준재) [작은 목소리로] 내가 모르는 게 어디 있냐?
어이, 꼬맹이
(준재) 어이구, 네가 여기서 제일 예쁘다, 어?
잘해, 너만 볼 거니까
응
어머, 구백이 아빠
[어색한 웃음] 아, 안녕하세요, 네
- (진주) 제가 얼마나 전화를 했다고요 - (남두) 아, 그러셨어요
(진주) 전화를 안 받으세요
아, 여, 여기 계셨구나, 아...
- (진주) 반가워요, 여기서 뵙네 - (남두) 네
- (남두) 네, 네 - (진주) 안녕하세요
- (진주) 안녕하세요 - (남두) 네
(남두) 반갑네요
(진주) 아유, 얼마나 애가 탔다고
(아이들) ♪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
♪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
♪ 당신과 만나는 그날을 ♪
♪ 기억할게요 ♪
♪ 헤어져 있을 때나 ♪
♪ 함께 있을 때에도 ♪
♪ 나에겐 아무 상관 없어요 ♪
♪ 아직도 내 마음은 ♪
♪ 항상 그대 곁에 ♪
♪ 언제까지라도 영원히 ♪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의 환호성]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밝은 음악]
- (남두) 아니요, 저는... - (준재) 웃어야지
(진주) 아니, 그래도 그렇지 전화를 너무 안 받잖아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유나) 저, 줘 봐요
언니랑 오빠도 서 봐요
나 아저씨에서 오빠 된 거냐?
내가 찍어 줄게요
[준재의 옅은 웃음]
[카메라 셔터음]
에이, 붙어 봐요
[텔레파시가 울려 퍼진다] (심청) 행복해
[카메라 셔터음]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여자7) 청담동요
(대영) 오늘 쉬는 날입니다, 영업 안 합니다
(여자7) 어떡해, 빨리 가자, 야, 큰일 났다 영업을 안 한대
[어두운 음악]
[자동차 시동음]
씁, 이거 봐
다시 집에 이렇게 청이가 돌아오게 되니까 얼마나 좋아
(남두) 우리 청이가 집에 없으니까
그동안 냉장고는 꽉 찼지만 내 마음은 텅 빈 것 같았어
[준재의 헛웃음]
(심청) 나도 오늘 유나 때문에 거짓말은 했지만
좀 할 만은 했어
(남두) 그렇지? 세상에는 하얀 거짓말이란 것도 있는 거거든
근데 너희는 하얀 거짓말만 하는 건 아니잖아
청이 요즘 어디 스피치 학원 다니니? 말이 왜 이렇게 늘었어?
허준재
나랑 약속할 수 있어?
좋은 거짓말만 한다고
다른 사람한테 상처 주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고
[당황한 웃음] 아니, 그걸 얘네들 앞에서 하라고?
(심청) 응
[한숨]
약속해
[잔잔한 음악] - (심청) 정말? - (준재) 응
안 해, 절대
(남두) 내가 지금 잘못 들었냐?
아니면, 너 지금 이것도 뻥이냐, 허준재?
먼저들 들어가 나는 청이랑 어디 좀 갔다 갈게
가자
[종소리가 들려온다]
여기 잠깐만 있어, 어디 가지 말고
- (동표) 지원 요청했지? - (장 형사) 네
근데 이번에도 허위 신고면 어떡해요?
아니면 어떡할래?
여기 근처에서 마대영이 본 것 같다고 하잖아
(장 형사)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무슨...
- (동표) 야, 너 저쪽으로 가 봐 - (장 형사) 네
[로맨틱한 음악]
(심청) 허준재
너를 찾아서 멀고 먼 바다를 건너올 때
밤마다 이렇게 예쁜 별들을 봤어
(심청) 하지만 혼자여서 외로웠어
고단했어, 불안했어
그런데 지금 이렇게 편안해도 될까
행복해도 될까
사랑해도 될까
[사이렌이 울린다] 아, 이거 맞았네
[어두운 음악]
이 미꾸라지 같은 놈
(동표) 내가 범 잡으러 왔다가 토끼 잡은 기분이지만
어쨌든 잡힌 건 잡힌 거니까
[무전기 신호음] 형안아, 여기 광장에 수사 보충 하나 하고
- (준재) 갈게요 - (동표) 뭐?
[쓸쓸한 음악]
그냥 조용히 따라갈 테니까 사람 더 부르지 말아요
새끼가...
(심청) 허준재, 빨리 와
(담령) 그는 인어를 사랑하여 인어의 목소리를 들었던 소년이었다
기억을 지우고 지워도 다른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다시 인어를 사랑할 운명을 갖게 될 소년이었다
(담령) 그리하여
결국엔 다시 인어의 목소리를 듣게 될 소년이었다
(담령) 바로
나였다
[애잔한 음악]
(심청) 산타한테 내 소원도 좀 전했으면 해서요
내가 울긴 몇 번 울었지만 그게 다 사정이 있었거든요
(심청) 그래서 좀 설명을 하려고
어떻게 연락 안 돼요?
연락이 될 거 같아요
(산타) 아마 연락이 될 거예요
전화번호 주시면 제가 바로...
[익살스러운 음악] 아, 전화번호
(심청) 여기요, 제 핸드폰
[준재의 한숨]
- (준재) 저기요 - (산타) 네?
진짜 연락이 돼요, 산타랑?
되냐고
내 여자 친구 얘기를 전해 준다고 번호를 딴 거 같아서, 좀 전에
아, 진짜 연락되면 나도 좀 할 얘기가 있어 가지고
아, 저, 여자 친구분인 줄 모르고...
그새 외운 거 아니지?
[따뜻한 음악] (유나)
(심청)
(심청)
(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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