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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바다의 전설 13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하려고 그래?

 

그냥 밤새...

 

밤새?

 

네가 머릿속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는 몰라

 

[잔잔한 음악] (준재모르는데

 

그게 뭐든

 

안 하면 안 될까?

 

(심청이건 또 무슨 소리지?

 

자기 생각 하지 말란 얘기인가?

 

저 눈빛은 뭐지화났나?

 

나한테?

 

이제 조용하고 좋네

 

지금부터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또 아무것도 하지 마

 

[로맨틱한 음악]

 

허준재

 

[긴장되는 음악]

 

(양 씨현령이 풍등을 바다에 띄웠던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터

 

바다에 풍등을 띄우면 언어는 반드시 물 위로 올라올 것이다

 

[놀라는 숨소리안 돼세화야

 

[가쁜 숨소리]

 

(심청괜찮아?

 

[텔레파시가 울려 퍼진다]

 

괜찮아이제 꿈 아니야

 

[준재의 떨리는 숨소리]

 

[조용한 음악]

 

[준재의 한숨]

 

무서운 꿈 꿨어?

 

무서웠어

 

?

 

(준재그러게

 

나 원래 무서운 게 없었거든 잃어버릴 게 없어서

 

근데

 

이제 무섭네

 

잃어버릴까 봐

 

- (심청누굴? - (준재?

 

- (심청세화? - (준재?

 

나 다 들었거든 '안 돼세화야이러는 거

 

...

 

누구야?

 

누구야세화

 

걔도 물고기야네가 어장 관리 하는?

 

아니그런 건 아니고

 

그럼 누군데?

 

여자야?

 

[부드러운 음악]

 

[살짝 웃는다]

 

그렇지여자야

 

여자야

 

예뻐?

 

솔직히 말해?

 

솔직히 말해야지 우리 거짓말하지 않기로 했잖아

 

예뻐엄청

 

엄청 예뻐?

 

그럼 난?

 

너도 예쁘지

 

(심청뭐야선택해 둘 다 예쁘면 어쩌자는 거야

 

양다리문어 다리야?

 

아이너 그런 말도 아냐?

 

빨리 대답해나 지금 궁서체니까

 

(준재궁서체가 뭐야?

 

궁서체라고나 진지하다고

 

이런 말 몰라허준재인터넷에선 다 나오는데

 

아무튼 빨리 대답해 나 지금 궁서체니까

 

아니당연히...

 

너지

 

(심청정말일까?

 

어장 관리 때문에 하는 말 아니고?

 

세화는 어떻게 된 거지진짜일까?

 

(심청사기 치는 거 아니야?

 

내가 정말 세화보다 예쁜 거야 그런 거야?

 

세화 어디 살지뭐 하는 애야?

 

너라고

 

개좋아

 

[웃으며?

 

여기서 '개좋아'란 개가 좋다는 뜻이 아니라

 

아주 정말 넘나 좋다는 뜻이야

 

(심청인터넷에선 다들 그렇게 쓰더라고

 

모르면 외워허준재?

 

어디 가?

 

올라가야지

 

가지 마

 

허준재취했어?

 

'가지 마'는 취했을 때 하는 말인데

 

취했다고 치고 어쨌든 가지 마

 

나는 안 가지

 

[심청이 숨을 들이켠다]

 

- (심청허준재 - (준재?

 

근데

 

아까 그거

 

그거 뭐?

 

아니아까 그거...

 

[밝은 음악]

 

이거?

 

 

(심청이거 이번에는 안 잊어버려도 되는 거야?

 

안 되지잊어버리면 되겠니?

 

[심청의 웃음]

 

이번 건 안 잊어버릴게

 

[준재의 웃음]

 

(준재자자

 

나 너랑 이렇게 자야 무서운 꿈 안 꿀 것 같아

 

(심청허준재 매일 밤 무서운 꿈 꿨으면 좋겠다

 

[웃으며무서운 꿈 개좋아

 

[심청의 신나는 탄성]

 

(심청)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심청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흡족하게 웃으며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아휴얘 이러다 터지는 거 아니야? [심장 박동 효과음]

 

[가쁜 숨을 내뱉는다]

 

후끈후끈하다진짜 아주 그냥

 

(심청나 왜 이렇게 덥지?

 

[심청의 탄성]

 

나 힘이 진짜 주체가 안 돼

 

[신나는 웃음]

 

[깊은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진주) [힘겨운 목소리로아줌마...

 

꿀물 한 잔...

 

뭐 해?

 

나 진짜 이제 술만 봐도 넘어올 거 같아

 

아휴진짜 소주에다 김치를진짜

 

[진주의 괴로운 신음]

 

[진주의 개운한 신음]

 

(진주아줌마는 왜 술 먹고 있었어?

 

무슨 일 있어?

 

?

 

고마워서요

 

누군가 나한테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 준 게 너무 오랜만이라

 

(진주) [한숨 쉬며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

 

[쓸쓸한 음악실은 오늘 밖에 나갔다가 전남편을 만났어요

 

어머머머우연히?

 

그런데

 

분명 눈을 마주쳤는데도 모르는 척하더라고요

 

진짜?

 

당황해서 그랬나?

 

(유란놀라거나 당황해서 그랬다면 이해도 됐을 텐데

 

[한숨 쉬며그냥 정말

 

모르는 사람을 보는 눈빛

 

약이 안 되는 세월도 있나 봐요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데

 

아직도 아프네요

 

[진주가 잔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뭐 하세요 술만 보면 넘어올 것 같다더니

 

이런 얘길 듣고 어떻게 술을 안 먹어

 

[진주가 혀를 쯧 찬다] [진주가 와인을 쪼르르 따른다]

 

아줌마 소주 먹지 마 우리 와인 마시자

 

어떻게 그런 놈이랑 살았대

 

한잔해요우리

 

[쓴 신음]

 

나도 오늘 진짜 속상했는데

 

왜요?

 

(진주내가 맨날 반찬 해서 갖다 바치는 그 여자 있잖아

 

아니내가 술을 좀 먹고 그 여자한테 꼬장을 살짝 부렸는데

 

글쎄 그랬다고 날 어찌나 쌩까는지

 

내가 무릎까지 꿇었는데 끝까지 모른 척하더라니까

 

무릎까지 꿇었어요?

 

그랬다니까

 

그런데 솔직히 뭐내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니야

 

그 여자자기 고등학교 때 동창 남편을 뺏어 가지고

 

그 자리를 꿰찬 거거든

 

[어두운 음악진짜 못돼 처먹었지그렇지?

 

원래 부인은 글쎄 위자료 한 푼도 못 받고

 

그냥 쫓겨나다시피 나가서 소식도 모른대

 

행방불명

 

[놀라는 숨소리]

 

그거

 

어느 댁 이야기예요?

 

아줌마는 잘 모를 거야

 

허일중이라고 있어

 

부동산 재벌인데

 

강남에 쓸만한 빌딩 서너 채 중의 한 채는 그 집 거다

 

아주 장난 아니야

 

근데 그 집 사람들이 얼마나 웃기냐면

 

지금 신도시 개발을 하고 있거든

 

근데 거기에 우리를 안 끼워 준다

 

우리가 반찬을 그렇게 많이 해다 갖다 바쳤는데

 

우리를 안 끼워 주잖아

 

그 집이 거기였어요?

 

그랬다니까

 

내 반찬

 

계속 갖다 먹던 집이 그 집이었다고?

 

근데 [진주의 한숨]

 

이런 식으로 계속 나를 쌩까면 나도 가만 안 있지

 

내가 그 소문을 아주 강남 바닥에 쫙 다 퍼트려 버릴 거야

 

내 입은 한다면 해

 

세상 참 좁네요

 

(진주좁지좁아

 

소문도 금방 퍼지고

 

[코웃음 치며두고 봐아주

 

[진주의 쓴 신음]

 

유언장 내용 내가 얘기한 대로 다 고치셨죠?

 

나랑 치현이 앞으로 전부 상속하는 거로

 

그런데 최소 재산은 그래도 허준재 군한테 상속을 한다고 해 놔야

 

추후 친자 반환 소송에 휘말리지 않을 텐데요

 

친자 반환 소송 같은 건 없을 거니까 내 말대로 진행하세요

 

그리고 조 대표랑 정 상무 증인 나설 거죠?

 

얘긴 다 됐고요?

 

되긴 됐습니다만

 

정말 괜찮을까요?

 

다들 공짜로 해 주는 거 아니잖아요?

 

변호사님도 마찬가지고요

 

이번 건 잘 끝나면 로펌 하나 차리실 수 있을걸요

 

[의미심장한 음악]

 

(이 변호사이상회장님 말씀하신 대로 작성했고요

 

'작성 일자 2016 12 28일 유언자 허일중'

 

모두 확인하셨습니까?

 

(조 대표확인했습니다

 

(이 변호사그럼 회장님 공증한 유언장에 인감도장 찍어 주시죠

 

내가 지금가만있어 봐

 

(일중잘 보이질 않아서어디야이거?

 

(이 변호사이쪽...

 

 

[남두의 찌뿌둥한 신음]

 

[심청의 힘주는 신음]

 

[남두의 의아한 신음]

 

(남두뭔가 많이 바뀐 거 같다

 

밤에 잠도 안 오고 해서 내가 좀 바꿔 봤어

 

이걸이걸 혼자서?

 

이거 엄청 무거웠을 텐데

 

안 무거웠어

 

넘나 가벼운 것

 

[발랄한 음악]

 

힘청이네힘청오늘은 힘청이야

 

[칼을 휙 돌린다]

 

(심청)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웃으며]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심청의 신나는 웃음]

 

(심청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고음으로]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아휴나만 듣는 게 얼마나 다행이냐 [심청이 연신 속으로 노래를 부른다]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심청이 연신 속으로 노래를 부른다] (준재그만해라이제

 

굿 모닝

 

(심청허준재

 

허준재우리 전세 만기 되면 어디로 이사 가?

 

글쎄그건 아직 한참 남아서 생각 좀 해 봐야지?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가구들 좀 미리 하나씩 옮겨 놓으려고

 

?

 

(남두준재야우리 힘청 건전지 누가 갈아줬냐?

 

빼 줘라정신없다

 

왜 빼좋구먼

 

아침 뭐 먹을래?

 

- (남두 - (심청파스타

 

(남두아침부터 무슨 면 먹어밥 먹어

 

- (준재파스타 면이 없는데 - (심청내가 사 올게내가

 

(남두아니나는 밥이라니까

 

그럴래얼른 사 와

 

- (준재토마토 파스타? - (심청

 

[경쾌한 음악]

 

(심청할머니제가 도와드릴게요

 

- (할머니아니무거워 - (심청내려놓으세요

 

(할머니무거운데

 

[총알 지나가는 효과음]

 

[임산부의 힘겨운 숨소리]

 

[임산부의 놀란 신음]

 

(임산부감사합니다 [심청의 웃음]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린다]

 

- (구급대원1) 전화 걸어 봐 - (구급대원2) 없어요

 

(구급대원1) 큰일 났네차 빼야 되는데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구급대원3이 소리친다]

 

(구급대원2) 아까 여기 차 있었는데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린다]

 

[심청이 손을 탁 턴다]

 

얘는 무슨 파스타 면을 만들러 갔냐 왜 이렇게 오래 걸려

 

전화해 봐태오야

 

[남두의 헛기침] [휴대 전화 조작음]

 

(심청)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 허준재는 나를 좋아해 ♪

 

[심청이 연신 속으로 노래한다] (준재다 왔네

 

(남두다 왔다고어떻게 알아?

 

[현관문이 달칵 열린다]

 

나 왔다

 

(남두너희 이제 무슨 뭐텔레파시까지 통하냐?

 

[작은 목소리로귀엽긴

 

(남두우리 거기안진주네 건 이번에 공치고 손해가 너무 큰데

 

그래서 이번에 내가 지금 새로 알아보고 있는 일이 있거든

 

[밝은 음악]

 

아니야이번에 이건 진짜 나쁜 일 아니야

 

(남두아니그 사람이 더 나쁜 사람이야

 

보이스 피싱 이런 거로 떼돈 번 사람인데

 

[헛기침]

 

안 한다고 했잖아

 

- (남두안 해? - (준재

 

(심청) ♪ 허준재는 역시 날 좋아해 ♪

 

[준재의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준재먹어

 

많이 먹어

 

(준재?

 

(남두앉아

 

(준재?

 

(남두이제 나랑 이렇게 따로 얘기하는 시간도 지겨워?

 

(준재아니누가 그렇대?

 

태오가 마대영 택시 찾아서 이따 홍 형사 만나기로 했단 말이야

 

잘한다사기꾼이 형사한테 자기 주거지를 까고

 

만나기로 약속해절친이냐?

 

나중에 뭐우정의 표시로 자수하겠다

 

하고 싶은 말이 뭔데?

 

그래네가 청이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거 알겠어

 

근데 너 쟤 만난 지 얼마 됐어?

 

얼마 안 됐어석 달밖에 안 됐어

 

너 나하고는 10년이야

 

[헛웃음 치며아니그거랑 그거랑 같냐?

 

청이랑의 석 달은 중요하고 나하고의 10년은 그냥 쓰레기인가 봐

 

내가 어쟤랑 약속을 했잖아

 

그거 지키고 싶어서 그래

 

(남두나랑은 약속 안 했니너 엄마 찾을 때까지 같이 일한다며

 

그 약속 하나 믿고 나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가출 청소년 데려다가

 

먹여재워입혀학교 보내

 

지금은 형이 내 집에 얹혀살고 있거든

 

그 얘기 내가 왜 안 하나 했다

 

안 그래도 날 풀리면 네가 나가지 말래도 나갈 참이었어

 

(남두내 방 보일러 터졌다고 너한테 얘기한 지가 언젠데

 

고쳐 주지도 않고

 

나도 이제 네 무심함에 지친다지쳐

 

- (준재에이 - (남두다시 앉아 봐

 

(남두 [준재의 짜증 내는 신음]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빈천지교불가망 조강지처불하당'

 

가난하고 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버리면 안 되고

 

조강지처 버리면 안 된다

 

형이 조강지처야?

 

아니지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 사귄 친구지

 

그래하나만 묻자

 

나랑 청이랑 물에 빠졌어 누구부터 구할 거야?

 

[유쾌한 음악]

 

 

- (남두진짜? - (준재

 

놔두면 우리 청이가 형 구할 거 같거든

 

그건 싫어

 

[어이없는 한숨]

 

그래나는 그렇다고 치자

 

태오는 어떡할 거야태오?

 

일본에서 잘사는 애를 네가 꼬셨잖아

 

한국만큼 인터넷 빠른 나라 없다고 네가 꼬셨잖아!

 

틀린 말도 아닌데

 

그 말 하나에 여기까지 온 우리 단순한 태오어떻게 할 거야?

 

(남두이 무책임한 자식아!

 

[휴대 전화 벨 소리]

 

홍 형사님

 

지금 어디세요나갈게요

 

[문이 달칵 닫힌다]

 

[무전기 신호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동표이 차 블랙박스 영상 가지고

 

관제 센터에 공조 요청해도 못 찾은 거를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너희가 어떻게 찾았냐?

 

실력이죠

 

이것들이이게 해킹이나 하는 주제에

 

(동표우리는 정정당당하게 과학 수사를 하거든

 

하시라고요글쎄

 

(장 형사아직은 네 말만 있지

 

이 차를 마대영이 운전했는지 안 했는지도 알 수가 없어

 

이거 블랙박스 영상 봐도 뭐

 

어둡고 모자 써서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더만

 

그래서 정정당당 과학 수사 하잖아요지금

 

아니뭐든 나오겠죠 DNA든 지문이든

 

(장 형사어휴쟤는 너무 얄미워

 

확 그냥 한 대만 때려도 돼요?

 

(동표안 말릴게

 

(감식반원지문 채취가 전혀 안 됩니다

 

신발 자국도 없고요

 

이거 운전자가 도주 전 모두 제거한 것 같은데요

 

차량 파손 흔적은요?

 

도주 중 차체에 긁힌 흔적이 일부 보입니다

 

내부 파손 흔적은?

 

내부 파손은 없고요

 

(준재) [손가락을 딱 튕기며오케이그럼 차 내 혈흔은?

 

(감식반원혈흔도 보이지 않습니다만

 

누구신지검찰 쪽...

 

(동표신경 쓸 거 없고 뭐 안에 더 나온 거 없어?

 

 

(감식반원차내에 있었던 게 이 인형 하나뿐입니다

 

(동표문어 [인형에서 삑삑 소리가 난다]

 

이거이거이거 네 거지이거그때 떨어트린 거

 

근처 쓰레기통도 한번 뒤져 보세요

 

(준재위장했던 옷가지든 주사기 같은 거 버리고 갔을 수 있으니까

 

 

너 내가 경고했지

 

네가 뭔데 이래라저래라...

 

병원

 

병원?

 

[긴장되는 음악택시는 버리고 갔으니까 지문을 지웠는데

 

병원에선 급하게 도망갔으니까 그럴 시간 없었을 거예요

 

(준재수술실 안에 큰 물통이 있었는데

 

부유물이 얼마 없었던 거로 봐서 그날 받은 물 같았거든요

 

(준재마대영 그 자식이 그 물통을 옮겼다면

 

손잡이 안쪽으로 지문이 남아 있을 거예요

 

근데 만약에 그런 거라면 마대영 그 자식물은 왜 받은 거야?

 

뜬금없이

 

관둔다고요?

 

(진주어머왜요아줌마

 

내가 뭐 섭섭하게 한 거 있어요?

 

아니요그냥 좀 쉬고 싶어서 그래요

 

안 돼요

 

아줌마만큼 일 잘하는 사람 구하는 거 쉽지도 않고

 

아니처음에는 솔직히

 

성격 참 이상하다그랬었는데

 

그것도 다 적응이 됐단 말이에요

 

죄송해요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방문이 달칵 열린다]

 

[진주의 아쉬운 신음]

 

(시아페이 올려 달라고 시위하는 거 아니세요?

 

아니에요그런 거

 

고모고모는 좀 빠져요

 

아니이미 마음 다 떠나신 것 같은데 뭘 붙잡아요언니는

 

아줌마갈 땐 가더라도

 

(진주사람 구해질 때까지만

 

그때까지만 일해 주고 그러고 가요?

 

그게 매너잖아

 

그럼 새 사람 구하실 때까지만 할게요

 

죄송하게 됐어요

 

그럼 당분간은 더 하시는 거 맞죠?

 

(시아저 이따 퇴근 시간 맞춰서 같이 어디 좀 가세요

 

어디요?

 

제가 주소 찍어 보내드릴게요 그쪽으로 오세요

 

(시아이따가 제가 아주머니 좀 쓸게요 괜찮죠언니?

 

(진주아유저거 진짜...

 

[다가오는 오토바이 엔진음]

 

[유란의 비명]

 

[박진감 넘치는 음악] (유란어머어머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퍽퍽 소리가 들린다]

 

[비장한 음악]

 

[놀란 숨소리]

 

(심청여기요

 

어머세상에이걸 어떻게...

 

(심청아휴

 

(유란어머

 

- (유란고마워요 - (심청아니에요

 

정말 고마워서 무슨 사례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지...

 

아유괜찮아요

 

(심청그럼안녕

 

[발랄한 음악]

 

안녕

 

(날치기아이진짜 또라이를 만났어진짜아이

 

(시아아주머니, 10분이나 기다렸잖아요 왜 이렇게 늦으세요

 

미안해요밑에서 소매치기를 만나서

 

[초인종이 울린다]

 

(유란여긴 누구 집이에요?

 

내 남자 친구...

 

가 될 사람 집이에요

 

(시아아주머니 요리를 입에 맞아 하니까 잘 좀 부탁드릴게요

 

[초인종이 울린다]

 

(시아왜 안 열어

 

[문손잡이를 달그락거린다]

 

[도어 록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

 

[밝은 음악어머아가씨

 

아가씨 집이에요?

 

차시아 어머니세요?

 

어머니가 아니고 우리 집 일 하는 아주머니

 

근데 둘이 어떻게 아세요?

 

아까 소매치기 만났다고 했잖아요

 

내 가방 찾아 준 아가씨

 

(시아...

 

(시아너 소매치기도 막 때려잡고 그러니?

 

어 [시아를 탁 친다]

 

(유란둬요내가 할게

 

어휴저게 진짜...

 

(시아역시 허준재방도 깔끔하네

 

저기가 그 계집애가 사는 방이라고

 

진짜 짜증 나

 

(시아...

 

(시아준재야지난번에 네가 부탁했던 김담령에 관한 자료들이야

 

자료 정리하다 다시 봐도

 

난 김담령이랑 너랑 정말 닮은 것 같더라

 

(시아어머니신가?

 

고우시네

 

[긴장되는 효과음]

 

[유쾌한 음악]

 

[놀란 숨소리]

 

[시아의 다급한 숨소리]

 

[놀라는 한숨]

 

아니야아니야 닮은 사람이겠지아닐 거야

 

애들 얼굴이 다 거기서 거긴 거지그럼

 

(준재폐원한 사랑병원 진료 기록 있다고 했잖아요

 

마대영은 거기서 뭘 치료받은 거예요?

 

(동표신경정신과

 

피해 망상증에 조울증 때문에

 

일 년에 한 두어 번은 뭐 통원 치료 받고 약 처방 받고 그랬어

 

약을 안 먹으면 폭력성을 통제할 수 없었겠지

 

그럼 지금도 은둔 생활 하려면 약이 필요하겠네

 

안 그러면 그걸 어떻게 누르고 살겠어요

 

그럴 수도

 

혹시 마대영을 진료했던 의사 중에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은?

 

(장 형사설마어떤 미친 의사가 탈주범한테 약을 대 줘

 

그래도 정신과 진료했던 의료진들 알아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그래그쪽도 한번 확인해 보자

 

저는 요 앞에 세워 주세요

 

(준재아니여기 말고 조금 더 앞에 밖에 추우니까

 

 

(준재그럼 수고들 하십시오

 

[장 형사의 어이없는 탄식]

 

난 무슨 팀장님 모시고 다니는 것 같아

 

아니왜 이렇게 고분고분해요?

 

다 페이크지인마

 

(동표허준재 쟤는 마대영 잡을 한낱 미끼일 뿐이야

 

우리가 쟤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거라고

 

나는 왜 자꾸 그게 아닌 것 같지?

 

[밝은 음악]

 

(시아이제 준재 어머니 얘기나 해 줘

 

(남두나도 잘 몰라

 

10살 때 헤어졌는데 여태 준재가 찾고 있다는 것밖에는

 

(남두어디 꽁꽁 숨어 계신지

 

전혀 흔적을 안 남기고 다니셔서 찾을 수가 없다

 

내가 찾아 주고 싶다

 

어디 계신 거야어머니

 

(시아내가 진짜 잘해 줄 자신 있는데

 

어때?

 

- (심청핵꿀맛 - (유란?

 

모르시는구나 인터넷 세상에선 다들 쓰는 말이죠

 

핵꿀맛완전 맛있다고요

 

(유란어쨌든 맛있다니 다행이네

 

(유란남자 친구는 언제 와요대충 다 해 가는데

 

(심청어머누가 남자 친구...

 

혹시 허... [시아의 놀란 신음]

 

(시아저희 이제 그만 갈까요?

 

(심청아유왜 이래차시아

 

지금?

 

(시아지금요지금 가요

 

(시아좀 빨리

 

- (유란갈게 - (시아가세요가세요

 

안녕

 

(시아빨리!

 

[문이 쿵 닫힌다] [시아의 놀란 신음]

 

(시아가세요가세요!

 

쭉쭉 가세요가세요가세요

 

(시아조금만 더 빨리 가 주시면... [애잔한 음악]

 

(시아타세요

 

(유란어머내가 열어도 되는데

 

(시아급한 일이 있어서 타세요타세요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엘리자베스

 

[현관문이 달칵 열린다]

 

너는 진짜 누굴 닮아서?

 

[현관문이 달칵 닫힌다]

 

지금 구구단을 열 달째 못 떼고 있어진짜? [문이 탁 닫힌다]

 

[진주의 짜증 내는 신음]

 

- (유란저 다녀왔어요 - (진주

 

[진주의 짜증 내는 신음]

 

(진주어떻게 해야 되니너를정말

 

- (시아언니 - (진주왔어요

 

빨리 풀어뭐 해

 

(진주아줌마랑 어디 갔다 오신 거예요?

 

저 아주머니아들 있다 그랬죠?

 

왜요?

 

그 아들에 대해서 뭐 들은 거 있어요?

 

...

 

[진주의 생각하는 신음]

 

자기 아들 엄청 잘생겼다는 거랑

 

카이스트 다녔다고

 

[익살스러운 음악]

 

[시아의 옅은 한숨]

 

(진주아니...

 

(진주연락을 하는 그런 사이는 아닌 것 같고

 

이혼한 다음에 따로 사는데 가끔 소식만 듣는 그런 눈치던데

 

(진주근데 왜 그래요?

 

아주머니저 지금 가르치세요?

 

(시아언니저 아줌마 왜 저래요?

 

아주머니제 시어머니세요?

 

(시아어머나 무슨 시집살이하는 것 같아

 

아니이미 마음 다 떠나신 것 같은데 뭘 붙잡아요언니는

 

아니아니에요아니에요

 

왜 저래

 

6 6이 왜 40이야정신 안 차려!

 

[휴대 전화 조작음]

 

[시아의 망연자실한 신음]

 

지영이 고모

 

(유란뭐 해요또 내 방에서

 

혹시

 

저 사진아드님이세요?

 

그래요

 

(시아아드님이 엄마를 많이 안 닮았네요

 

안 닮긴요우리 아들 나랑 똑같다고 다 그랬는데

 

[익살스러운 음악]

 

왜 그래요?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 봤는데요

 

지금까지 제가 아주머니...

 

여사...

 

어머님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내가 왜 지영이 고모 어머니예요?

 

엄밀히 말하면 어머니는 아니시죠아니신데

 

또 어머니 같기도 하고 어머니가 될 수도 있고 뭐 그런...

 

(유란어디 아파요?

 

아니요아픈 건...

 

예전에 제가 아팠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죠

 

지금의 저는 오히려 정신을 차린 것 같고요

 

(시아) [웃으며목이 타네

 

물 한 잔만 갖다주시겠어요어머니?

 

[놀란 숨소리]

 

아니물 한 잔 드실래요제가 갖다 드릴까요?

 

아니난 괜찮아요

 

물 갖다줄게요

 

(시아아니에요아니에요!

 

그게 그러니까...

 

실은...

 

왜 그래요나한테 뭐 할 말 있어요?

 

[답답한 한숨]

 

나중에

 

조금만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죄송해요아줌...

 

어머니

 

왜 저래

 

[헛웃음]

 

(심청웬일이야허준재?

 

맨날 '어이윗방내려와이러더니

 

춥지 않아저번에 보니까 이쪽으로 바람이 좀 새던데

 

추우면 내려와서 자

 

(심청너랑 같이?

 

[심청의 웃음]

 

내가 올라와서 잘 테니까

 

아니야그런 건 뭐안 추워

 

나 궁금한 게 있는데

 

(심청

 

너 마대영한테 끌려갔던 날

 

 

혹시 그 자식이 물통에 물을 받았었어?

 

[의미심장한 음악] - (심청 - (준재?

 

(심청마대영이 알아

 

내가 인어라는 걸

 

(심청꿈에서 봤다고 했어

 

그래서 직접 확인해야겠다고 했었어

 

(심청그렇지만 허준재 나 이 얘긴 할 수가 없어

 

하지 마

 

하기 힘든 이야기면 억지로 하지 않아도 돼

 

[로맨틱한 음악]

 

(심청겁이 나그 사람이 내 비밀을 알게 돼 버렸으니까

 

겁낼 필요도 없어

 

(준재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아무것도 반복되지 않을 거야

 

예전에 그 어떤 일이 일어났든지

 

이제 일어나지 않아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여보

 

(일중서희야

 

[음산한 음악]

 

[괴로운 신음]

 

여보

 

서희야

 

[일중의 놀란 신음]

 

(치현아버지!

 

아버지

 

(치현김 비서님지금 집으로 돌아와 주세요

 

아버지가

 

쓰러지셨어요

 

[문이 드르륵 열린다]

 

(의사응급실 오실 때 외상으로 인한 뇌출혈이 많았는데

 

수술은 다행히 잘됐습니다

 

[안도의 한숨]

 

감사합니다

 

다시 일상생활은 가능하신 거죠?

 

마취 깨고 의식 돌아오면 며칠 지켜봐야겠지만

 

아직은 속단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아버님이 아드님 찾으시는 것 같아요

 

잠시만요

 

[심전도계 작동음]

 

아버지

 

[일중의 신음]

 

[웅얼거린다]

 

(치현아버지

 

(일중준재야

 

- (일중준재야 - (치현아버지

 

(일중준재야

 

준재야

 

[비극적인 음악준재야

 

준재...

 

[문이 쾅 여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시아김담령의 유물들이 나온 난파선

 

유배 가는 배였던 것 같아

 

유배 가는 길에 배가 난파되어 죽었던 것 같고

 

폭우를 만났거나 했겠지

 

[종이를 사락 넘긴다]

 

(준재그래서 그쪽은 잘 지켜낸 겁니까?

 

(준재안 자고

 

허준재나 알 거 같아

 

?

 

나 사실 오늘 많은 걸 알게 됐어

 

[발랄한 음악]

 

(영상 속 여자남자는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여자에게 끌린다

 

도대체 그게 뭐야 쉬워 보이는데 어려운 거

 

(영상 속 여자데이트 신청은 받아주되 스킨십은 거부해라

 

아니그 좋은 걸 왜 거부해?

 

개짜증

 

(영상 속 여자꼭 두 번 튕기고 세 번째 오케이

 

아니꼭 두 번 튕기고 세 번째 오케이 해야 돼아니?

 

(영상 속 여자)

 

[충격적인 효과음]

 

(심청남자에게 첫사랑이란 낙인 같은 거라며?

 

가슴에 한번 쾅 찍히면 영원히 안 없어지는 거

 

첫사랑?

 

너한테 세화란 여자가 그거잖아첫사랑

 

아니그건 꼭 그런 게 아니라...

 

아니야괜찮아

 

세화란 여자가 네 가슴에 엄청 크게 낙인을 찍었으니까

 

그렇게 슬픈 꿈도 꾸는 거지

 

[살짝 웃으며그게 아니라...

 

그런데 나 그것도 알았거든

 

남자의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잔잔한 음악그러니까 첫사랑 낙인은 나그 세화란 애가 찍게 놔둘래

 

내가 네 첫사랑이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우리가 이루어지지 못할 뻔했잖아

 

[어두운 음악]

 

[개운한 신음]

 

[휴대 전화 진동음]

 

[깊은 한숨]

 

- (대영? - (서희?

 

[헛웃음]

 

허준재 잡으랬더니

 

어떤 여자애 태우고 도망 다니다가 잡힐 뻔해?

 

(서희그리고 내 전화도 안 받고

 

- (대영지현아 - (서희정신 차려누가 지현이야

 

나 강서희야

 

- (대영내가 요즘 꿈을 꾸는데 - (서희?

 

꿈속에서 내 전생이 보인단 말이지

 

[서희의 헛웃음] (대영안 믿겠지만 정말이야

 

내 꿈속에서 허준재도 나오고 너도 나오고

 

[어이없게 웃으며그 여자도 나와

 

그 여자라는 게 당신이 납치했던 그 여자 얘기하는 거야?

 

(대영정말이야

 

[서희의 헛웃음그 꿈속에서 그 여자가

 

그 여자가 인어였단 말이지

 

(서희요즘 약 안 먹지?

 

(서희당신약 끊어서 그래

 

그래그래 못 믿겠지만 나도나도 미치겠다

 

내가 미친놈 같아서한데

 

그 꿈이 너무 생생해서 나도 미치겠어

 

(서희) [한숨 쉬며이제 거의 다 와 가잖아

 

허 회장도 거의 해결 돼 가고 있어

 

(서희당신이 준재만 정리해 주면

 

우리 치현이랑 나랑 당신이랑

 

우리 셋 다 행복할 수 있어

 

(서희우리 얼마나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 왔는데이날을

 

[깊은 한숨]

 

제발 정신 차리고 약 먹자?

 

(서희이상한 꿈 얘기 같은 거 그만하고?

 

 

그 뒤로도 가끔 꿈을 꾸는데 잘 이어지지가 않아요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갑자기 이상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장 형사마대영이 2009년부터 몇 달에 한 번씩

 

비정기적으로 가장 많이 찾아서 진료받았던 사람이

 

이 사람

 

진경원 교수

 

[의미심장한 음악] [옅은 한숨]

 

그래서 넌 그 꿈의 끝을 보고 싶은 거냐?

 

만약 그 사람이 그토록 절박하게 저한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 마지막을 꼭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걸 보는 게

 

어쩌면 너한테 심각한 트라우마를 만들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겠니?

 

 

[긴장되는 음악]

 

[손가락을 딱 튕긴다]

 

(담령내 부탁 잊지 말게

 

이보게

 

그런 부탁을 하고 가면 나는 어떻게 살라고

 

(선비우리 언제 또 볼 수 있단 말인가?

 

(담령오늘이 며칠인가?

 

섣달 보름입니다

 

(준재같은 해 섣달 열하룻날

 

스물일곱의 젊은 나이로

 

사망?

 

[몽환적인 음악앞날을 알아도 조금 미뤄질 뿐

 

[코웃음]

 

내 힘으론 바꿀 수가 없더군

 

우리가 또 볼 날이 정해져 있으니

 

또 만나게 될 걸세

 

좋은 벗으로서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저마다 '나리'를 외친다]

 

[저마다 '나리'를 외친다]

 

(김현지금 출발하셔야 합니다

 

자네라서 다행이군

 

사사로운 옛 인연은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제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어두운 음악]

 

[준재의 힘겨운 숨소리]

 

[준재의 괴로운 신음]

 

[그물을 바다에 던진다]

 

[애잔한 음악]

 

[텔레파시가 울려 퍼진다]

 

[준재의 힘겨운 숨소리]

 

[텔레파시가 울려 퍼진다]

 

[긴장되는 음악] [준재의 괴로운 신음]

 

지금이다쳐라!

 

뱃머리를 돌려 주시게

 

뭐라 하셨습니까?

 

돌리시게

 

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러네

 

불가합니다

 

내 가장 은애하는 이의 목숨이 달린 일이네

 

송구하오나 불가합니다

 

나 역시 불가하네

 

[어두운 음악]

 

(담령약속하지내 할 일을 마치고 나면 가던 길 계속 가겠다고

 

부탁하네

 

내가 그 사람을 지켜 주지 못한다면

 

난 더 살 이유가 없네

 

물러서라

 

이분은 억울하게 돌아가실 뻔한 내 아비를 구해주신 분이다

 

물러서라 하지 않았느냐!

 

(김현내 책임질 테니 뱃머리를 돌려라

 

(양 씨걸렸느냐?

 

잘 좀 보거라걸렸는지!

 

(양 씨저기 화살을 쏘든지 작살을 던져서라도 죽여서라도 잡아!

 

잡는 놈은 내가 평생 먹고살 만큼 해 주마

 

- (하인들! - (양 씨잡아!

 

잡아!

 

이런이런줘 봐!

 

[양 씨의 기합]

 

[긴장되는 음악] [하인1의 비명]

 

[하인1의 아파하는 신음]

 

(양 씨아이고이게 뉘시오

 

현령 나리...

 

아니지아니지

 

(양 씨절도안치를 명받은 전 현령 나리 아니시오?

 

멈추어라!

 

(양 씨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이군

 

어디 감히 멈춰라 마라야 죄인 주제에!

 

(김현의금부 나장 김현이오!

 

그대들은 여기서 어떤 해괴한 짓을 벌이고 있는 중인가?

 

사냥꾼이 산에서 사냥을 하고 어부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법

 

해괴한 일이 아니오

 

(하인2) 피다피다!

 

뭣들 하느냐!

 

(양 씨화살을 쏘고 작살을 날려서 잡아!

 

(하인들!

 

[양 씨의 비열한 웃음]

 

[하인들이 연신 화살을 쏜다]

 

[양 씨의 비열한 웃음]

 

[하인3의 비명]

 

[하인4의 힘주는 기합]

 

[담령의 힘겨운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어두운 음악]

 

[하인5의 신음]

 

[하인6의 신음]

 

[담령의 힘겨운 숨소리]

 

[소란스러운 싸움이 계속된다]

 

[소란스러운 싸움이 계속된다]

 

[양 씨의 비열한 웃음]

 

세화야!

 

[양 씨의 비열한 웃음]

 

[작살이 등에 팍 꽂힌다]

 

[애잔한 음악]

 

[깊게 푹 찌른다]

 

[비극적인 음악]

 

[갈매기가 끼룩거린다]

 

(어린 세화너는 뭍에나는 물에 사는데

 

나중에 우리가 죽어서 가게 되는 하늘은

 

같은 곳일까다른 곳일까?

 

우리가 죽어서 가게 되는 하늘은

 

다 같은 곳이야

 

하늘은 물과 뭍이 나뉘지 않아

 

있잖아담령아

 

만약에 나중에 우리가 다른 곳에서 만나게 돼도

 

너는 너고 나는 나였으면 좋겠어

 

그래야 알아보지

 

그럴 거야

 

다시 만나도

 

너는 너고 나는 나일 거야

 

기억할 수 있을까?

 

지금 이야기

 

(어린 담령약속할게

 

다시 태어나도

 

너를 찾고 만나고 은애하고 지켜줄게

 

(어린 담령지금 이야기

 

꼭 기억할게

 

[애잔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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