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의 전설 16
[잔잔한 음악]
(심청) 허준재, 등대의 전설이 맞았어
그곳에서 헤어진 사람들은 꼭 다시 만난다고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된다고
축하해
너, 엄마를 만나게 됐어
[보행자 신호음]
[보행자 신호음이 연신 울린다]
[울먹인다]
(유란) [울먹이며] 준재야
(어린 준재) 엄마
준재야
준재야
(유란) 미안하다
미안해, 준재야
준재야, 미안하다
엄마가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유란이 흐느낀다]
엄마가 미안해
미안해
(심청) 이곳에 와서 알게 된 많은 말들 중
가장 멋진 말은 '해피 엔딩'이다
지금 이 순간은 분명 해피 엔딩이다
하지만 삶이 주는 희망이자 절망은
시간은 계속 흐르고 순간은 지나간다는 것
잠깐의 찬란한 행복
그 뒤에 그 어떤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
(준재) 몸은 어떠세요?
아픈 데는 없고?
(유란) 너는?
전 괜찮아요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
그만 하세요
(유란) 내가 널 거기에
그렇게 놓고 나오는 게 아니었어
나는
돈 많은 네 아버지가 잘 키워 줄 줄 알았는데
유학 가서 잘 살고 있는 줄 알았어
유학은 안 갔는데 나름대로 잘 살았어요
좋은 사람들도 만났고
고등학교 때 집 나갔다면서?
왜 그랬어, 그냥 좀 참고 살지
엄마 보고 싶어서
너무 보고 싶어서
[애잔한 음악]
금방 찾을 수 있을 줄 알았죠, 나는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
별의별 생각 다 했어요 [유란이 흐느낀다]
혹시
돌아가셨나
그러니까
미안하다는 말 그만 하세요
이렇게 건강하게 계셔 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우니까
[흐느낀다]
그런데 우리 엄마
되게 조그매졌다
나 어렸을 때는 내가 항상 엄마 품에 안겼었는데
이제 내가 맨날 안아 줘야겠다
얼마나 힘들었니
10살짜리 울보 아들이 이렇게 크는 동안
그 긴 세월, 혼자서 엄마도 없이
우리 아들, 얼마나 힘들었겠니
얼마나 외로웠어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그러니까
이제 어디 가면 안 돼요
[울먹이며] 떨어져 있으면 아무것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하, 아무 데도 가면 안 돼
응
[유란이 흐느낀다]
(남두) 진짜?
시아네서 일하시는 그 아주머니가 준재 엄마였다고?
응, 그래서 지금 그 두 사람 얘기하고 있어
(남두) 아, 준재만 자기 엄마 찾아 헤맨 거 아니야
나도 준재 엄마 찾아서 엄청 헤맸다고
근데 이렇게 가까운 데 계신 줄은 진짜 꿈에도 몰랐네
아니, 경사 난 건 축하 할 일인데
생일 파티 어떡하냐? 애매해졌네
(남두) 야, 그러게
너는 날을 잡아도 하필 오늘 잡아 가지고
내가 날을 잘 받아서 허준재가 엄마를 만난 거거든
그러네, 그건 또
야, 우리 청, 말만 는 게 아니고 몹시 논리정연해졌어
여기 접시 비었어요
[남두의 아파하는 신음]
[남두의 아파하는 신음]
[남두의 아파하는 신음]
- (심청) 왜? - (남두) 어?
어, 아니야
(거지) 여기는 리필이 굉장히 더디네
다른 파티 가 보면 접시가 빌 틈을 안 주더만
(남두) 미치겠네, 뭐냐, 이거
분명 뭐가 있는데, 엄청난 게
꿈에도 생각 못 했어 이 집이 네가 사는 집이었다는 게
나도 몰랐어요
그동안 엄마가 해 준 음식 먹어 놓고
맛이 비슷하다고만 생각했지 엄마가 해 준 거였을 줄은
여긴 누구 집이에요?
내 남자 친구...
가 될 사람 집이에요
혹시 지영이 고모 차시아 씨가 네 여자 친구니?
어?
아니야, 시아는 그냥 내 대학 동기야
그렇지? 청이 씨지?
[피식 웃는다]
어머 얘 웃는 거 봐, 그렇게 좋니?
[유란이 피식 웃는다]
아니, 근데 벌써 같이 살아?
걔가 사정상 갈 데가 마땅치 않거든
인연이라는 게 참 이상하지
나 청이 씨한테 여러 번 도움 받았어
소매치기당할 뻔한 것도 도와주고
넋 놓고 가다가 차에 치일 뻔한 것도 구해 주고
어쩌다 차에 치일 뻔해?
아무튼 청이나 엄마나
차가 오면 피해야겠다는 그런 생각 안 들어?
조심 좀 해요, 제발
그래, 알았어
(유란) 근데 너 무슨 돈이 있어서 이렇게 좋은 집에 살아?
나 돈 많이 벌었어요
여기는 전세지만
엄마랑 같이 살 집 정도는 내가 마련할 수 있어
그러니까 이제 힘든 일 그만 하고 나랑 같이 살아요
어떤 일 하는데, 우리 준재?
[당황한 신음]
그냥...
이것저것
들어가세요
(다 같이) ♪ 생일 축하 합니다 ♪
[밝은 음악] ♪ 생일 축하 합니다 ♪
♪ 사랑하는 심청이 ♪
♪ 생일 축하 합니다 ♪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
(준재) 아, 소원 빌었어?
아, 소원
여기서 오랫동안 허준재랑 행복하게 살고 싶다
아, 소원은 속으로 빌어야지 그래야 이루어지지
소리 내서 빌면 안 이루어지지
정말?
하, 어떡해
괜찮아, 소리 내서 빌어도 이루어져
촛불 꺼
[박수와 환호]
아, 잠깐만
우리 촛불 한 번 더 불자
왜, 또?
축하할 일 하나 더 생겼잖아 너랑 엄마 만난 거
(준재) 하나, 둘, 셋!
[박수와 환호]
아, 잠깐만
(심청) 그, 우리 더 축하받을 사람 없어?
나 영어 단어 시험 100점 맞긴 했는데
아휴, 축하해 줘야 되겠네
자, 촛불 한 번 더 불자, 어?
너 이거 재밌어서 그러지?
응
(거지) 어휴, 불자, 불어 뭐 어렵냐
불자!
(준재) 어디 있어, 이거?
[입바람을 후 분다]
[준재의 웃음]
[박수와 환호]
(남두) 야, 축하한다, 축하해
- (심청) 아, 잠깐 - (준재) 또?
그만해, 그만해, 그만해
- (시아) 뭐라고? - (남두) 아, 너도 오라고
아니, 그 전에
(남두) 야, 못 들었어? 준재 엄마 찾았다고
심지어 그 엄마가 너희 집에서 일하시던 그 아주머니라고
[흥미로운 음악] (남두) 야, 이런 일이 있다, 세상에
[놀라는 신음] 어머...
(남두) 야, 너로서는 잘된 거 아니야?
같은 집에서 살았으면 엄청 친했을 거 아니야
아무튼 와서 같이 놀든가
쯧, 여기 지금 난리다
(남두) 초딩에 동네 거지까지 다 와 가지고
아무튼 와, 얼른, 응
[통화 종료음] [시아의 한숨]
(시아) 어떡해, 나 어떡해
(태오) 가자, 데려다줄게, 손
잘 가, 모두 내 생일 파티에 와 줘서 너무 고마웠어
언니, 생일 축하해
오빠도 엄마 만난 거 축하해
[밝은 음악]
그래, 고맙다, 꼬맹아
고마워
- (유나) 안녕 - (준재) 응
(거지) 저기...
구디 백 안 줘요?
- (남두) 뭔 백요? - (거지) 구디 백요, 답례품
(거지) 파티 가면 돌아갈 때 주던데, 다들
음식 남은 거라도 좀 싸 드려요?
아, 난 조리한 지 2시간 지난 음식은 안 먹는데
아, 예, 예, 살펴 가세요
야, 네 친구들은 왜 다 저러냐
좀 정상 범주에 드는 그런 그런 부류 없는 거야?
왜, 난 좋은데
나 여기 와서 사귄 친구들 다 너무 좋아
허준재 엄마도 내 친구야
야, 우리 엄마가 왜 네 친구야?
친구 맞아
거봐, 우리 친구 먹었어
야, 우리 엄마랑 너랑 친구면 내가 뭐가 되냐, 어?
하, 이 집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어
[문이 달칵 닫힌다]
[남두가 헤헤 웃는다]
(남두) 어머니, 제가 어머니 얼마나 찾아 헤맸냐면
어머니 본적, 주소 다 외우고 있고요
친인척 관계 소상히 다 꿰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구나
이혼하고 몇 년을 외국만 떠돌다가
(유란) 가진 돈 다 떨어지고 귀국해서는 남의 집 살이만 했으니까
찾기 어려웠을 거야
(남두) 아이고, 참 고생이 많으셨겠다
우리 그런 의미에서 다 같이 짠 한번...
(남두) 짠!
(남두) 근데, 어머니
뭐, 상봉의 감격스러움도 다소 진정이 된 것 같으니
제가 이쯤에서 뭐 하나 여쭤봐도 될지...
응, 뭔데요?
씁, 혹시 강지현이라는 사람 아세요?
(남두) 같은 고등학교 나오셨던데
[의미심장한 음악]
- (유란) 강지현? - (남두) 네
아는 사람이야?
그 이름을 왜 물어보는 거예요?
(남두) 아, 저희가 뭐 일이 좀 있어서 강지현이란 사람을 좀 알아보고 있는데
뭐, 주민 등록 말소되고 뭐 남아 있는 게 전혀 없어서
아는 사람이지
너무나 아는 사람이지
- (준재) 그래? - (유란) 응
(유란) 너도 아는 사람이야
내가 안다고?
준재, 네 새어머니야
[당황한 신음]
(준재) 아이, 아, 뭐?
그 여자는 그 이름이 아니잖아
개명했다고 했었어, 강서희로
(남두) 개명했다고요?
개명하면 분명히 뭐, 기록이 남을 텐데 아무것도 없었는데요?
(유란) 그것까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학교 다닐 때 이름은 강지현이었어요
(유란) 그건 확실해
강지현이
그 여자였다고
뭔데?
(유란) 왜 그러는 거야?
아, 그게...
아니야, 아무것도
아, 무슨 일인데?
(유란) 왜 그러는 거야?
(남두) 저, 어머니, 탈주범 마대영이라고 아세요?
(유란) 들어본 거 같은데
(남두) 네, 저희가 그, 쯧
마대영 행적을 좀 쫓는 일을 하고 있는데
마대영이랑 강지현이 관계가 좀 있는 거 같아서
무슨 관계인데?
어, 그게...
그만해
(준재) [살짝 웃으며] 별거 아니야
아는 형사님이 물어봐 가지고
[남두의 멋쩍은 웃음]
[시아의 망설이는 신음]
(태오) 뭐 해? [시아의 놀란 신음]
아, 안에 준재 어머니 와 계시지?
그럴걸?
저기 혹시 어머니가 뭐, 내 얘기 안 하시디?
무슨 얘기?
[기운 없는 목소리로] 아니야
안 들어가?
태오야
너 나랑 술 한잔 안 할래?
나, 누나랑 술은 안 먹고 싶은데
마시자고
(시아) 네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도
내가 한 마디로 나한테 정떨어지게 만들어 줄까?
나...
우리 집 아주머니가 준재 어머니인 거 알고 있었어
근데 왜 말 안 했어?
내가 아주머니한테 완전 못되게 굴었거든
그래서 사이가 너무너무 안 좋았어
근데 알게 된 거야
[익살스러운 음악] 준재네 어머니라는 걸
그래서 어떻게든 어머니랑 관계 회복해서
사실을 밝히려고 했는데
이제 끝났어
준재가 이 사실을 알면 나하고 친구도 안 하려고 하겠지?
꺼지라고 하겠지?
[흐느낀다]
알아, 나 나쁜 년인 거
어때? 내 얘기 들으니까
너도 나 좋아하는 마음 싹 사라지지?
넌 고마운 줄 알아
나는...
준재 좋아하는 마음이 싹 사라지는 게 소원이야
근데 그게 안 되니까 이렇게 힘든 거고
너는 나처럼 괴롭지 말라고 말해 주는 거야
나를 향한 그 애틋한 마음
그 사랑, 한 방에 접으라고
[서럽게 흐느낀다]
(준재) 네, 어머니가 알고 계신 강지현은 [의미심장한 음악]
제 새어머니예요
(준재) 만약 그 사람이 마대영과 아직도 관련이 있다면...
그럼 마대영이 널 노려 온 게 네 새어머니의 사주일 수도 있다?
(동표) 근데 왜, 널 왜 죽이려고 해?
허준재 그 자식이 죽이고 싶게 미운 짓을 했겠지
[장 형사의 놀라는 신음]
[준재의 한숨]
(치현) 아버지가 유언 증서 공증받으셨는데
거의 모든 재산을 나랑 어머니 앞으로 돌리셨어
일단 짐작 가는 건 재산 문제
하, 재산 [볼펜을 달칵거린다]
뭐, 규모가 어느 정도인데
무슨 사주까지 해서 널 어떻게 하려고 해?
뭐?
하, 자식이
(동표) 또 사기 치네, 떽, 쯧!
혼난다, 너 네 아버지, 재벌이야?
뭐?
진짜야, 너?
(준재) 그게 중요해요, 지금?
바로 소환 조사 안 돼요?
어, 씁, 결정적인 증거 없이 소환하기도 힘들고
했다가 괜히 우리가 자기 의심하고 있다는 거
다 알려주는 셈이 될 수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뭐, 조금 조심스럽지
증거 찾기 전까지는
(준재) 촉이 왔다고요, 퍼즐이 맞춰진다고!
기다릴 시간도 없고
아, 또 뭐 하게?
(준재) 내 방식대로 할 거예요
증거 찾고 하루라도 빨리 다 밝힐 거야
[휴대 전화 조작음]
[심전도계 작동음] (의사) 불행 중 다행으로
자가 호흡이 어느 정도 가능한 상태에서
약간의 보조 장치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을 때
일어난 일이라
치명적인 어레스트는 오지 않았어요
한 번 죽다 살았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나서...
일어난들 정상 생활이 가능할지
(의사) 환자분 같은 경우는 미만성 축산 손상 케이스인데
이런 경우 가끔 혼수상태에 있다가도 갑자기 멀쩡하게 깨어나기도 합니다
뇌의 손상된 신경이 재생되는 과정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저희는 이런 경우를 그냥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어두운 음악]
[싹둑 가위질한다]
[문이 덜컹 열린다]
[문이 쾅 닫힌다]
[싹둑 가위질한다]
왜, 치현아?
내 아버지, 그 사람이에요?
마대영?
[서희의 한숨] 맞아요?
꼭 대답을 들어야겠니?
네
[한심한 산숨]
정말 이해를 못 하겠다, 치현아
넌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엄마가 다 알아서 해 줄 텐데 뭐가 그렇게 궁금해?
내가 그런 사람의 아들이라는 게
[쓸쓸한 음악]
너무 싫으니까요
그럼 난 영원히 양지로 나갈 수 없는
더러운 이끼처럼 느껴지니까
[안타까운 한숨]
하, 치현아
엄마한테
쌍둥이 언니가 하나 있었어
한날한시에 태어나서 같은 바구니에 담겨
고아원에 버려졌지
언니는 아주 좋은 집에 입양을 갔는데
난 그러지 못했어
술만 마시면 가족들 때리는 아버지 무기력한 어머니
끝이 보이지 않는 가난과 앞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미래
그 상황에서도 나한테 유리한 사실이 하나 있더라
(어린 서희) [울먹이며] 모르겠어요
[어두운 음악] 그냥, 그냥 아버지가 술 드시고 주무시는 줄 알았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어린 서희가 오열한다]
울지 마요
여보
이렇게 가면 나 혼자 어떻게 살아
[흐느끼며] 나도 데리고 가!
(서희) 사람들은 약자의 말이라면
진실일 거라고 믿어 주더라고
엄마는 그거 하나 무기 삼으면서 여기까지 오는 거
아주 피곤하고 먼 길이었어
[한숨]
[애잔한 음악]
치현아
엄마는, 너는 멀리 돌아가게 하고 싶지 않은 거야
마대영이든 허일중이든 그냥 지름길이야
그냥 그 지름길 밟고
네가 나가고 싶은 양지로 나가
나가서 이끼 말고 화려한 꽃으로 살아
그러면 되는 거야
[허탈한 한숨]
데려다줘서 고맙다
[태오의 헛기침]
- (태오) 누나 - (시아) 어
나 생각해 봤는데
누나 좋아하는 거 그만할게
어?
아, 정리가 되겠니?
- (태오) 정리됐어 - (시아) 벌써?
아, 그래
잘됐다, 그래야지
그러니까 누나도 준재 형한테 제대로 고백해 봐
이 상황에?
어떻게 그래
그랬다가 다시 못 보게 되면?
이런 식으로 계속 보는 게 의미 있을까?
[애틋한 음악]
갈게
뭐야, 쟤는 왜 저렇게 정리가 빨라
뭐, 잘됐지, 뭐
네, 그렇게 됐어요
오늘만 자고 내일 갈게요
(진주) 어머, 어머 어머, 그래서 그 아들을 만난 거야?
아니, 무슨 이런 폭풍 전개가 다 있어
어머, 그래서 어떻게 만난 건데?
[진주의 탄성]
[진주의 놀란 숨소리]
아까 그 얘기 좀 해 봐 봐
(남두) 뭐?
(심청) 허준재 새엄마가 마대영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지
그게 네가 왜 궁금한데?
마대영이 허준재랑 나 둘 다 해치려고 했었잖아
마대영한테 딱 한 명 여자가 있었는데 그게 강지현이고
그 여자 주변엔 다 의문사투성이고
씁, 입양했던 가족들도
다 석연찮은 심근경색, 자살, 사고사
씁, 두 남편들도 둘 다 실명 후에 병사, 사고사...
근데 너 지금 내가 하는 얘기 뭔 얘기인지 모르지?
아니야, 나 다 알아들어
나 요즘 뉴스 열심히 보잖아
뭐, 아무튼 강지현에게 아이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뭐, 호적상에는 보이지 않아서 찾을 수가 없었는데
그 강지현이 준재 새어머니라면
그 아이가 그 누구냐, 그 허치현이라는
준재 의붓형일 수도 있는 거고
왜, 표정이 왜 그래?
그냥
허준재가 참 외로웠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뭐, 그랬을 수도 있지
아니, 걔는 집 나와서 나를 만난 게 오히려 다행일 수 있는 거지
그 집 엄청 살벌하거든, 뭔가
또 뭐 새롭게 알게 되면 꼭 알려 줘
뭐, 자기가 알면 뭐 도움 된다고
[답답한 한숨]
아, 이 수영장에서 그날
뭐가 분명히 있었는데
(남두) 울어 봐
[의미심장한 음악]
울어 보라고?
왜, 왜 울어 보라고 했지, 내가?
아, 눈물...
눈물이라, 하
여기가 제 방이에요
(유란) 어머, 아늑하고 예쁘다
나 오늘 여기서 청이 씨랑 같이 자도 될까?
아유, 그럼요
어?
(준재) 내가 사랑하는 멍청이
[밝은 음악] 내 옆에 오느라 수고했고 와 줘서 고맙다
앞으론 예쁜 신발만 신고 좋은 곳으로만 걸어가게 해 줄게
[놀란 탄성]
[심청의 놀란 탄성]
어머!
어머!
(심청) 어머!
[기쁜 웃음]
(심청) 어머, 너 우리 집에 왔구나, 드디어
[기뻐하는 신음]
준재가 준 거야?
(유란) 청이 씨가 이렇게 우리 준재 옆에 있어 줘서
정말 고맙고 든든해
(심청) 나도요
나도 엄마가 허준재 옆으로 와 줘서 너무 고맙고 든든해
(심청) 그런데 만약에요
무슨 일이 생겨서 내가 허준재 옆에 없어도
엄마는 어디 가지 말고 꼭 옆에 있어 줘야 돼요
(유란) 응?
무슨 일?
그냥 만약에요
(심청) 허준재
선물 고마워
[휴대 전화 진동음]
[휴대 전화 조작음]
(준재) 안 자고 뭐 해?
[밝은 음악]
(심청) 나 오늘 생일인데 막상 네 얼굴은 제대로 보지도 못한 것 같아
(준재) 문 열어 봐
(준재) 얼굴 봤으니까 얼른 자
그만 시끄럽게 하고
[휴대 전화 진동음]
(심청) TV 보니까 생일엔 뽀뽀가 필수던데
[멋쩍은 기침]
[작은 목소리로] - (준재) 야 - (심청) 왜
(심청) 생일 뽀뽀 할 거야?
- (준재) 뭐? - (심청) 나는 준비됐어
[잔잔한 음악] [준재의 웃음]
에이, 으이구
아, 뭐야
야, 날라리 인어
너 저번에 로맨틱 러브 어쩌고 하더니
자꾸 더티 쪽으로 흘러가
뭐가 더티 러브야, 이 정도로 장난해?
[준재의 웃음]
너 내가 저번에도 경고하려고 했는데
밤에 잘 때 생각 좀 많이 하지 말고 자, 좀
시끄러워 죽겠어, 아주
치사하게 남의 마음이나 엿듣고
누가 엿들어
나도 듣기 싫어
네가 조잘조잘대니까 들리는 거지
내가 여러 번 말했지만
나는 층간 소음이 싫어서 주택 사는 사람이야
너의 그 층간 수다에 아주 불면증 걸리게 생겼다고
아, 그래서요, 아래층 양반
층간 수다 따지려고 불러내셨어요?
아니지
그럼?
(준재) 이거 하려고
오늘은 심장이 잘 뛰나 어쩌나 확인해야지
근데 좀 시원치 않은데?
그래? 잘 뛰는 거 같은데
[준재가 숨을 씁 들이켠다]
이제 잘 뛰네
[피식 웃는다]
[준재의 흡족한 웃음]
아유, 내가 다 놀라서 잠이 안 오더라니까
그래, 아드님은 잘 컸고요?
네, 그런 거 같아요
아, 다행이다
이제 언니는 아들 손 잡고 룰루랄라
집에 들어앉기만 하면 되겠다
내가 그 집에 왜요
[새침한 신음]
그렇지만 우리 준재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죠
어머, 말하다 말고 어디 가요?
밥하려고...
아휴, 무슨 밥, 아, 됐어
[익살스러운 음악] 아, 오늘 그냥 시켜 먹어
아, 그러지 말고 얘기나 좀 더 해 봐 봐, 언니
그러지 말고 우리
차나 한 잔씩 하면서 그러고 대화를 할까?
언니는 커피?
매실차
어유, 매실차 좋다 그래, 그래, 매실차
매실...
언니, 매실 엑기스 어디 있지?
냉장고 두 번째 칸에
(진주) 아, 맞다, 맞다, 두 번째 칸에
두 번째 칸에
아니, 거기 말고 안쪽에
(진주) 아...
- (유란) 내가 할까요? - (진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 여기 찾았어
어유, 내가 무슨 매실차를 못 탈까 봐, 언니는, 진짜
- (진주) 오! - (동식) 아이고
(진주) 여보, 왔구나, 내가 얘기했지
(진주) 언니, 아드님이랑 상봉했다고
아유, 그러게, 아이고, 축하드립니다
네, 정말 감사해요
(유란) 아니, 그런데 웬 장을...
(진주) 아, 언니, 날도 추운데
차도 없이 장 보고 그러면 피곤하잖아, 힘들잖아
그래서 오늘 이 사람 쉬는 날이라서 내가 장 좀 봐 오라 그랬어요
어머, 세상에, 수고스럽게
(진주) 왜, 뭐, 물건이 별로야?
[멋쩍은 웃음]
아니, 야채가 좀 시들시들
고기도 좀 비계가 너무 많아서...
진짜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진짜 [동식의 아파하는 신음]
장 하나를 야무지게 못 봐 오냐, 어?
죄송합니다, 제가 집어 주는 대로 가져왔더니 좀...
아유, 아니에요 그럴 수 있죠, 남자분이
(유란) 제가 내일 가서 교환해 볼게요
진짜 언니 피곤한데, 진짜, 아휴
(동식) 죄송해서 어쩌지 [진주의 다그치는 신음]
(진주) 진짜 못 살아, 정말
[체념하는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네
지영이 고모
[말을 더듬으며] 네, 들어오세요
알고 있었던 거죠?
우리 준재가 내 아들이라는 거
아, 그게, 얘기하려고 그랬는데
준재한테 말씀하실 거예요?
[유란의 옅은 웃음]
[잔잔한 음악] 아니에요
그동안 우리 준재랑
좋은 친구로 잘 지냈다는 거 얘기 들었어요
고마워요
앞으로도 꼭 그래 줘요
네, 꼭 그럴게요
어머니, 감사해요
[익살스러운 음악] 어머니는요
그러지 말고 예전처럼 대해 줘요
그럼 쉬어요
[문이 달칵 여닫힌다]
분명히 웃으면서 말씀하셨는데
난 왜 이렇게 싸한 느낌이 들지
그으신 건가, 선을
준재랑 나 사이에
[흥미진진한 음악]
아버지, 어디 계시니
먼저들 가시죠
(임원1) 허 회장, 진짜 아들인가?
(임원2) 글쎄요, 그런 거 같은데
네가 여기 웬일이냐?
회사에 계셔?
그때 말했잖아 친구분들이랑 여행가셨다고
그래? 어디로?
휴양 삼아 하와이 가셨어
아, 하와이
꽤 오래 계시네
아버지는 음식 때문에
아무리 중요한 해외 출장도 일주일을 못 넘기시거든
준재야
너 말하고 싶은 게 뭐냐?
너를 못 믿겠다는 이야기
아버지한테 효도하라고 했던 그 말
취소하겠다는 이야기
(동표) 출입국 내역 좀 확인하려고요
이름은 허일중이고 주민 번호가 58110에...
어, 없어, 너희 아버지 출국 이력
하와이고 어디고
최근 6개월 동안 해외 나가신 적 전혀 없다
(동표) 국내에 계신 게 확실해
[통화 연결음]
형, 털어야 할 곳이 생겼어
(남두) 응? 어딘데?
어디를 터는데?
잠깐만
[문이 달칵 닫힌다]
어디를 털자고?
우리 아버지 집
뭐?
(남두) 야, 장난해?
너희 아버지 집 털자는 게 지금 말이 되냐?
그래, 뭐, 들어가서 이것저것 증거 확보도 하고 그러면 좋겠다
야, 그래도 그렇지 그 강서희란 그 여자, 무시무시하더만
괜히 우리까지 걸려 가지고 골로 가는 거 아니냐?
(남두) 여보세요? [통화 종료음]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자동차 시동음]
(심청) 나도 도울게 [남두의 놀란 신음]
돕기는 뭘 도와?
허준재 아버지네 집 터는 거 나도 도울게
다 들은 거야?
아휴, 됐어요
하긴, 너는 그 허치현이라는 그 의붓형을 알고
준재 어머니는 강서희랑 연결되고
에이, 그래도 안 돼 준재 알면 난리 나
모르게 하는 게 어때, 그러면?
뭔데, 뭔데, 어?
내가 뭘 도와주면 돼?
하, 강희빈 그년을 내가 어떻게 해 주면 되는데, 어?
2시간 정도 밖으로 불러낼 수 있을까요?
2시간 정도
강서희 그 여자가 엄청 깍쟁이라서 모임도 진짜 많이 가리고
어유, 불러내기가 좀 힘들기는 한데
방법이 있을 거 같아
안 나오고는 못 배기게 할
[의미심장한 음악]
(서희) 뭐?
안진주가 나만 빼고 사람들을 모았다고?
(여자) 네, 거기서 자기가
어마무시한 팩트를 폭로하겠다고 했다는데요
(여자)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나 뭐라나 하면서요
(서희) 하, 이 여자가 미쳤나
어디야? 시간, 장소 대
(여자) 진짜 사모님한테 얘기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는데
저한테 들었다고 말씀하시면
- (여자) 안 돼요, 사모님 - (서희) 알았다니까! 쯧
어디인지 빨리 얘기해!
(치현) [술 취한 목소리로] 주무세요, 아버지?
응, 약이 독한지 가물가물하는구나
- (일중) 너 술 마셨니? - (치현) 네
(치현) 아버지
아버지 아들은 저 하나만 하면 안 돼요?
씁, 그러면 제가 아버지 끝까지 잘 지켜 드릴 텐데
꼭 준재까지 있어야 돼요?
[무거운 음악]
네?
[어색한 웃음]
저도 속상해서 그래요, 속상해서
(치현) 제가 준재한테 아버지 편찮으시다고 여러 번 연락을 했는데요
근데 안 온대요
저더러
네 아버지니까 네가 알아서 하래요
아버지, 준재 요즘에 뭐 하고 다니는 줄 아세요?
사기 치고 다녀요
제가 걱정이 돼서 좀 알아보니까요 그러고 다니더라고요
그래도 꼭
준재여야만 되겠어요, 아버지?
취했다, 너
가서 자라
네, 아버지
[흥미진진한 음악]
[우아한 음악]
- (준재) 다 됐어? - (남두) 어
너 그러고 어디 가?
- (심청) 너는? - (준재) 나?
아니, 나는 일 있어서
어, 우리 일 있어서 먼저 간다, 청
(남두) 어, 이따 보자, 연락하자
너 겨울에 그러고 안 추워?
짧잖아, 옷 갈아입고 가
이게 뭐가 짧아
야, 객관적으로 짧지는 않다
아니, 그래도 너무...
예쁘잖아, 갈아입고 가!
아유, 가지가지 한다, 가지가지 해
어? 갈아입어
[현관문이 철컥 열린다] (심청) 그런가?
너무 예쁜가?
[현관문이 달칵 닫힌다] 그래, 오늘은 너무 예쁜 건 좀 그래
[동표가 차를 똑똑 두드린다]
야, 우리가 여기서 일주일 잠복해 있었거든
근데 너희 아버지 한 번도 못 봤다
(동표) 외국 말고 어디 지방이라도 가신 거 아니야?
허치현도 오늘 늦는다고 했지?
어, 그거는 내가 확인했지
뚝딱하고 나오자
오케이, 가자
(동표) 이래도 되나, 진짜
나 모르는 일이다, 너희, 어?
불법적인 행동 하지 말고, 가서
몸조심하고
(장 형사) 아들 배웅해요?
[장 형사가 혀를 쯧 찬다]
원샷 원킬, 굿바이 버그 정기 점검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달엔 왜 이렇게 일찍 오는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아? 아, 예, 저기...
(남두) 집개미 트랩이 보름짜리거든요
그래서 이거 회수하고 새로 설치하고 가겠습니다
뭐, 편하게 일 보시면 돼요
(남두) 이 주방에는 트랩이 몇 개나 설치되어 있죠?
전화해 줘서 반갑고 고마웠어요
허치현 씨 나 사실은 궁금한 게 있어요
뭐요?
마대영이라는 사람 알아요?
[어두운 음악]
마대영이란 사람이랑 허치현 씨
그리고 허치현 씨 어머니 무슨 관계예요?
그런 걸 왜 물어봐요?
마대영이 계속 우리 주변에 있어요
그게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게 허치현 씨 가족과 관계된 거라면
허치현 씨가 멈춰 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미안하지만 난 못 해요
난 그 사람이랑 아무 상관 없으니까
[리드미컬한 음악]
"보안 프로그램 제거"
"신호 없음"
[프로그램 알림음]
(남두) 아주머니, 아주머니
집개미 트랩이 [기계가 윙 작동한다]
보통은 아, 구석쯤에... [기계가 작동을 멈춘다]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남두) 아주머니, 아주머니, 아주머니
이쪽으로
여기 설명을 좀 드릴게요
어, 여기 집개미 트랩은 C급이어 가지고
(남두) 어, 집개미 트랩 10개에 바퀴벌레 트랩 10개 설치해 드렸고요
자, 그럼 이제 소독 시작하겠습니다
[장치를 탁 붙인다]
(남두) 어,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집게벌레 흔적이 보이네
아주머니 까만 거 보이시죠? 이거
보이세요?
이거 먼지가 아니고 집게벌레 배설물이에요
[의미심장한 음악] 아이, 참, 방역을 한다고 해도 주택은
밖에서 들어오는 애들은 어쩔 수가 없어요
당신이야?
[비극적인 음악] 치현이냐?
누구십니까?
누구냐니까!
(준재) 이거 찾으세요?
아버지
준재냐?
여기서 뭐 하고 계신 거예요
준재 맞아?
도대체 여기서
뭘 보고 계신 거냐고요!
꼴이 이게 뭐예요
바로 앞에 있는 아들도 못 알아보고
이런 꼴 당하려고 엄마랑 헤어지고
저한테 그렇게 모질게 하셨어요?
뭐야
(남두) 어, 아주머니, 아주머니, 아주머니 아주머니!
여기 좀 보시겠어요?
(남두) 여기 참, 카펫 밑에도 평소에...
방에 좀요
(남두) 어, 아주머니, 아주머니 아, 설명을 좀 더 들으셔야 되는데
[한숨]
[떨리는 숨소리]
[훌쩍인다]
일단 나가요
- (일중) 어디를? - (준재) 어디든요
이 집은 안 돼요
그러니까 왜?
여기 더 있다가 아버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요!
여긴 내 집이야
내 집에서 내가 무슨 일을 당한다고
남 부장 아저씨 그렇게 된 것도
아버지 이렇게 된 것도 전부 다!
새어머니 짓이에요
[어두운 음악] 네가 지금
여길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10년 만에 집에 들어와서 겨우 한다는 짓이
네 어머니를 모함하는 거냐?
누가 제 어머니인데요?
너는 내 선택이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싶겠지
네, 아버지 선택은 잘못됐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네가 뭔데 그걸 판단해
내 선택이야, 내 인생이고
잘못되지 않았어, 난 행복했다
겨우 시력이 조금 떨어진 거 가지고
내 선택이, 내 인생이 실패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냐?
이 눈
수술하면 다 나아져
내 몸 상태가 나빠서 수술을 못 하고 있을 뿐이야
수술만 하면...
아버지는 지금 눈앞에 있는 저만 못 보시는 게 아니네요
아무것도 못 보시네요
아버지 인생이 어디로 떨어지고 있는지
볼 생각조차 없으시네요
네 새어머니를 그렇게 욕하고 싶냐?
이 녀석아
아직도 네 방을 깨끗하게 청소하면서 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착한 여자야
17년을 같이 산 내가 가장 잘 안다
네가 뭘 알아!
강서희의 본명은 강지현
두 번의 결혼을 했었고
[무거운 음악] 두 명의 남편 모두 외상성 각막 손상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신부전증으로 사망했어요
아버지가 이렇게 된 것도 우연이라면 정말 좋겠지만
모든 정황이 그렇지 않다고 말해 주고 있다고요
어디서 그런 거짓말을...
[일중의 떨리는 숨소리]
믿기 싫으시면 믿지 마세요
근데 저 아버지를 이렇게 혼자 두고 못 가요
강제로라도 끌고 가야겠습니다
가세요
가요
너!
사기 치고 다닌다면서!
그래서 지금 네 아비한테까지 와서 이 못된 짓을 하는 거냐, 이 나쁜 놈
[일중이 울음을 삼킨다]
위에서 좀 시끄러운데 이상해서요
아니, 분명 방역 업체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아버지, 어쩌고, 그런 소리도 하고
알겠어요, 아주머니
지금 집으로 바로 갈게요
(치현) 아버지 어디 못 나가게 하시고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세요
[통화 종료음]
오늘 나 보자고 한 거 이것 때문이었어요?
준재가 집에 온 모양이네요
미안해요 오늘은 못 데려다줄 것 같아요
안녕히 가세요
[자동차 시동음]
[음산한 음악]
[긴박한 음악]
[문이 철컥 닫힌다]
이제 당신 기억은 모두 다 지워질 거야
그리고 붙잡혀 가겠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데도
오랫동안 죗값을 치러야 하는 지옥을 맛보길 바랄게
[신비로운 효과음]
[극적인 음악]
(어부) 사람 아니여, 사람 관아에 빨리 알려!
(어부들) 사람이 죽었다, 사람이 죽었다!
(양 씨) 진짜 인어구나
죽여서라도 잡아!
(양 씨) 잡아!
[놀란 숨소리]
[칼로 푹 찌른다]
[담령의 비명]
세화야!
[울먹이는 숨소리]
[울먹이는 숨소리]
(준재) 그 둘은
잘 살아
[쓸쓸한 음악] 아프지도 않고 다치지도 않고
예쁜 아이들도 많이 낳고 잘 기르면서
아주 오래오래 행복하게
함께 늙어 가
또 거짓말
[울먹이는 숨소리]
또 거짓말이었어
[심청의 울먹이는 숨소리]
[울먹이는 숨소리]
(준재) 너 어디 아파? 왜 이렇게 차가워?
(심청) 제발 나한테서 좀 떨어져 줘
(시아) 나, 너 많이 좋아해
친구로서가 아니라 남자로
(대영) 마대영이 어떤 사람이었어요?
야, 이 새끼야! 이제 와서 뭘 해!
(진주) 언니, 들어오세요
(서희) 여기 아무나 들이지 말라고 그랬잖아!
(심청) 왜 거짓말했어?
그래서 후회해? 우리 함께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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