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의 전설 18
[긴장되는 음악]
(일중)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은
다시 한번
내 아내의 남편으로 내 아들의 아버지로
[울먹이며] 그러고 싶은데
그건 내 욕심이겠지
미안하다, 준재야
사랑한다, 내 아들
아버지
아버지
[놀란 숨소리]
[어두운 음악]
[놀란 숨소리]
[컵을 박박 씻는다]
[컵을 박박 씻는다]
[통화 연결음]
119죠
여기 급한 환자가 있어요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수사관1) 최근에 드시던 약은요?
글쎄요, 얼마 전에 뇌출혈로 응급 수술받으시고
(치현) 또 백내장 수술 앞두고 계셔서
아마 그쪽 관련된 약을 드셨을 거예요
다른 외상 없고 시반 색으로 봐서 독극물 반응도 없는 것 같고요
(수사관1) 입술 색깔이 푸른 거로 봐서는 아무래도 심근경색으로 보이는데
더 자세한 거는 검시를 해 봐야 알 것 같습니다
(형사1) 어머니는 어디 계시죠?
외출하셨어요
(치현) 2시간 전쯤에 약속 있다 나가신다고 통화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거 아직 모르고 계시고요
네
제가 경황이 없어서 아직 말씀 못 드렸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알게 되시면 너무 놀라실 것 같아서
(형사1) 아, 예
저, 그럼 일단 진료 기록이 있는 병원으로
고인을 옮기겠습니다
동의하시겠습니까?
네
(치현) [울먹이며] 아, 어떡해
아버지, 어떡해
[구급차 사이렌이 울린다]
안 돼
아, 잠깐만요, 잠깐만, 아버지 아, 잠깐만...
[오열한다]
아직 아니에요, 아버지
아빠
아빠, 미안해 [구급차 문이 탁 닫힌다]
[구급차 사이렌이 울린다]
(준재) 미안해요
검시 끝나면 곧 장례 진행하라고 검사 지휘서 올 겁니다
장례 준비하고 계시면 될 것 같아요
네, 그러겠습니다
허치현
(준재) 이리 와
이리 와, 이 새끼야
[형사1의 놀란 신음]
[형사1의 당황한 신음]
(형사1) 왜, 왜 이래, 이거, 누구야, 당신?
너 때문에 아버지가, 하
너랑 그 여자 때문에...
(준재)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하, 죽여 버릴 거야
둘 다 죽여 버릴 거야!
이 사람이 미쳤나, 왜 이래!
[준재의 힘주는 신음] [형사1의 놀라는 신음]
이 살인자들
너희 둘이 아버지를 죽였어
어!
[형사1의 힘주는 신음]
(형사1) 당신 뭐야, 아유, 뭐냐고! [준재의 가쁜 숨소리]
내가, 내가 허일중 씨 아들이에요
내가
아들이에요
맞아요
제 동생이에요
동생?
[경찰차 사이렌이 들려온다] 내가 네 동생이야?
(준재) 네가 뭔데! [치현의 아파하는 신음]
네가 뭔데, 이 새끼야!
어? 네가 뭔데!
(형사1) 지금 잡혀가고 싶어?
[준재의 분노한 비명]
- (형사1) 여기 좀 어떻게 해 봐, 야! - (준재) 네가 뭔데!
[준재의 분노한 비명]
(준재) 놔, 놔, 놔!
[형사1의 힘주는 신음]
(형사1) 야, 잡아, 잡아, 잡아, 잡아!
(준재) 놔, 놔, 놔!
(동표) 건들지 마, 이 새끼야
뭐야, 이, 씨 [형사1의 아파하는 신음]
다 떨어져, 얘한테 손대지 마, 씨
[준재의 가쁜 숨소리]
(동표) 허준재, 이제 정신 차려
[준재의 가쁜 숨소리]
그래, 그렇게, 정신 차려
[준재가 호흡을 가다듬는다]
아버지가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준재) [흐느끼며] 하, 내가 막았어야 되는데
막지를 못했어요
그러니까, 인마 네가 더 정신 바짝 차려야지 [준재가 흐느낀다]
네가 다 알아내야지 네 아버지 왜 그렇게 됐는지
알아내야지, 네가!
(동표) 일단 아버지한테 가 있고 여긴 내가 알아서 할게
[준재를 탁 치며] 알았어?
야, 장 형사
(남두) 뭐 해?
(심청) 허준재 어떻게 된 거야? 너무 걱정돼서 잠도 안 와
뭐, 홍 형사님이 가셨으니까 연락이 오겠지, 뭐
근데 우리 청, 내가 뭐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아까 그랬잖아
[어두운 음악] (심청) 마대영
마대영이에요
그 사람은 지금 아무것도 기억 못 하니까
뭘 기억 못 한다는 거야?
자기가 누구인지 여태 무슨 짓들을 했는지
정말 마대영이 기억을 다 잃었어?
그거 어떻게 알아?
혹시 우리 청이가 그렇게 만들었나, 마대영을
왜 그런 걸 물어?
아니, 원래도 널 잘 모르겠다, 그랬는데
요새는 더 모르겠거든
네가 어떤 애인지
어떤 능력을 가진 애인지
넌 누구야?
난
네 친구잖아
아, 친구
근데 나는
누군가가 날 친구로 믿게 만들어서
그 친구 뒤통수치는 게 직업인 사람이야
네가 그런 사람인 건 싫지만
난 한 번 친구 먹으면 그거로 끝이야
뒤통수를 치든 말든 그건 네 선택이야
뒤통수 맞게 되면
그때 널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볼게
그때까지
[현관문이 철컥 열린다]
넌 내 친구야
[뛰어오는 발걸음]
왜 전화들을 안 받아?
하, 놀랐잖아, 무슨 일인데?
[준재의 울음 섞인 한숨]
[쓸쓸한 음악]
[준재의 힘겨운 한숨]
[괴로운 한숨]
(준재) 나 좀 지워 줄 수 있어?
아버지에 대한 기억
허준재
넌 할 수 있지?
하, 나 좀 그렇게 해 줘
어?
좋은 기억은
좋아서 아프고
나빴던 기억은
나빠서 아파
아버지에 대한 모든 기억이
[괴로운 한숨]
너무 아파
그래도 못 지워
네가 아무리 아파도 사랑했잖아, 아버지
사랑했던 기억은 아파도 가지고 가는 거랬어
내가 조금만 빨리 왔으면
아버지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아니야
내가 조금만 덜 미워했으면
우리 아버지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아니야
내가 조금만...
아니야
네 잘못이 아니야
[준재가 흐느낀다]
너 때문이 아니야
마지막 전화
내가 받았어야 됐는데
하, 받아서
괜찮다고 나는 다 용서했다고
나도 아버지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됐는데
아, 그 말을 못 했어
내가 너무 미워만 하느라고
그 말을 못 했어
하루만
아니
1시간만
1분 만이라도 시간이 있으면
아버지한테 얘기하고 싶은데
이제 못 해
이제 할 수가 없어
[흐느낀다]
(심청) 어떤 이야기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잖아
다 알고 계셨을 거야
(서희) 하, 여보
당신이 왜 여기 있어요?
[서희의 떨리는 숨소리]
당신이 왜...
(치현) 어머니
(서희) 이럴 리가 없어
[의미심장한 음악]
나보고 잘 다녀오라고 그랬단 말이야
오랜만에 바람 좀 쐬고 오라고
(서희) 이따 만나자고
[가슴을 쿵쿵 때린다]
내가 나가지 말았어야 됐는데
아, 여보!
아, 나 이렇게
당신 이렇게 가면 나 어떻게 살아
[서희가 통곡한다]
안 돼, 나, 이건 말도 안 돼
(서희) 이럴 리가 없어
당신 그렇게 혼자서...
(서희) 나 이렇게 보낼 수 없어
(형사1) 일단은 어머니 진정 좀 시키셔야겠네요
[서희가 소리치며 운다] 영안실 들어가시는 건 무리일 것 같아요
(서희) 안 돼!
여보!
[서희의 혼절하는 신음]
[형사1의 놀란 신음]
(치현) 어머니!
(형사1) 쇼크로 혼절하신 거 같은데요 응급실로 옮기죠
[형사1과 치현의 힘주는 신음]
[동표의 한숨]
야, 이거 혼자 보기 아깝네
아, 썩히기 아까운 재능인데 배우를 하시지
[동표의 한숨]
(유란) 네 아버지 왜 갑자기 그렇게 되신 건데?
아직 검시 중이고요
내일 아침쯤에 결과 나와 봐야 알아요
그러게 술 좀 줄이라니까 담배도 그렇고
말도 참 안 듣더니
[유란의 당황한 신음]
나이 들면 가까운 기억부터 사라지고 옛날 기억만 남는다더니
내가 벌써 그런다
옛날 일이 어제처럼 느껴지고 그래
네 아버지는 안 그런 것 같긴 하더라만
아버지를 만나셨어요?
응
한 달 전쯤 우연히 봤었어 이 병원에서
그런데 날 모른 척하더라
[무거운 음악]
눈이 마주쳤는데도 그냥 가더라고
정말 다 잊어버린 사람의 눈빛이었어
참 모진 사람이다, 네 아버지가
(일중)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은
다시 한번
내 아내의 남편으로 내 아들의 아버지로
[울먹이며] 그러고 싶은데
그건 내 욕심이겠지
아버지 각막 손상이 심해서 눈이 거의 보이지 않으셨어요
뭐?
못 본 척한 게 아니라
보지 못하신 거예요 [유란의 놀란 숨소리]
(서희) 네, 이 변호사님
내일 사망 신고 해 주시고요
증명서랑 필요한 서류들 보내드릴게요
[의미심장한 음악] 그리고 상속 이전 작업 좀 해 주세요
얼마나 걸리죠?
(이 변호사) 일주일쯤 걸립니다
너무 길어요, 최대한 빨리해 주세요
[통화 종료음]
엄마, 이제 괜찮아
약 안 먹을 거니까 처방받지 않아도 되고
어머니시죠?
뭐가?
어머니, 저한테는 얘기해 주셔야 돼요
알아야 제가 돕죠
[옅은 한숨]
그, 그래
맞아
그렇지만
만에 하나라도 넌 아무것도 모르는 거다
"응급 의료 센터"
조남두 씨
[어두운 음악]
[사병들의 기합]
[사병들의 기합]
(교관) 멈춰라
새로 들어온 무사라고?
박무라고 합니다
그래, 무예가 뛰어나다는 얘기는 들었다
(양 씨) 우리 아들 옆에서 잘 보필하도록
가진 게 많으면 노리는 놈들도 많은 법이야
[양 씨가 껄껄 웃는다]
네, 그런데 제 이름을 어떻게...
저 좀 잠깐 보시겠습니까?
준재가 요즘 이상한 일을 하고 다닌다길래
걱정이 돼서 조사를 좀 했었어요
(남두) 아, 예
그러다가 조남두 씨에 대해서 알게 됐는데
준재랑 좀 다르시더라고요
준재는 숨겨진 검은돈이나
신고 못 할 돈 위주로 사기를 쳤는데
조남두 씨는 가리시지 않더라고
한마디로, 하
잡범
예, 예, 저는 안 가려요, 어
식성은 잡식성이고 일도 잡범이고
뭐, 네, 그렇죠
네, 뭐, 그런데요?
[옅은 한숨]
내일이라도
아니면 오늘이라도
너 감방에 넣을 수 있다는 얘기야
너 어떻게 할래?
내 말 들을래, 아니면 썩을래?
아, 왜 반말하세요
다정하게 대해 주세요
나는 항상 돈 많은 사람 편이에요
보니까 형님이 아버지 재산 다 물려받게 생겼던데
그럼 굳이 나 이렇게 험하게 협박 안 해도
나는 그쪽 편에 설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뭘 원해요?
준재 치울 거야
- (남두) 어디서? - (치현) 어디서든
어디에도 없게
씁, 어, 사, 사실
쩝, 내가 너무 갖고 싶은 뭔가 특별한 뭐가 있는데
뭐, 준재가 없어지면 나도 그러기 더 쉬울 것 같거든
아, 뭐, 좋아요, 응
정이 좀 들어 가지고 망설여졌었는데
에이, 씨, 뭐, 그럽시다
언제 쫑 나도 쫑 날 사이
사인은
급성 심부전에 의한 돌연사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돌연사라고요?
독극물 중독이 아니고요?
(의사) 독극물 중독에 의한 사망이면
입술빛이 암갈색으로 진하게 변해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고인의 경우에는 입술이 푸른빛이었어요
일반적으로 심정지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게다가 독극물 중독이라면 시반이 까매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고
고인의 진료 기록을 토대로 봐서
급성 심부전으로 인한 자연사로 추정됩니다
(준재) 청산가리 같은 맹독일 경우 그럴 수 있지만
투구꽃처럼 자연에서 채취한 독극물일 경우
증상이 다르다고 알고 있어요
겉으로는 심부전 증상이랑 흡사하다고요
부검하겠습니다
(준재) 그래서 진짜 사인도 밝히고
각막 손상의 원인도 밝힐 겁니다
네 아버지, 두 번 죽이라고?
왜?
뭐, 들키고 싶지 않은 거라도 있어요?
그런 게 아니고 준재야
난 네 아버지
그렇게 외롭게 혼자 보내드린 것도 미치겠는데
한 번 더 칼로 난도질당하게 하고 싶지 않은 거야
도대체 뭘 찾겠다고 부검을 하자는 거니?
당신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증거
야
그러지 마, 치현아
벌써 10년이다, 준재야
10년 넘게 네 아버지가 너 그렇게 보고 싶어 했어도
너 집에 한 번도 찾아오지도 않더니
너 갑자기 이러는 거
난 그 이유가 궁금하구나
돈 때문에 이러니?
[어이없는 한숨]
(서희) 돈 때문이면 너 다 줄게
그러니까 그 사람 그냥 편안하게 보내드리자
그래도 네 아버지잖니
(서희) 그렇게까지 모질게 하지 말자, 우리
본인도 속일 만큼 완벽한 연기로
많은 사람들을 홀리고 아버지 눈도 가려 왔는지 모르겠지만
더는 안 통합니다
제가 허일중 씨의 유일한 친자입니다
그 집에서 발견된 투구꽃
그리고 강서희의 소지품으로 발견된 미세 바늘과
다량의 항콜린제 약품
모두 타살 의심을 할 만한 증거들이니
부검을 요구합니다
이 집의 장자는 저입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은 유일한 아들이기도 하고요
(치현) 동생은 10년 전 집을 나가 아버지와 연을 끊고 살다가
얼마 전 유산 문제가 불거져 아버지와 불화가 심해졌습니다
저와 어머니는 부검을 원치 않습니다
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하실 거고요
[경찰차 사이렌이 울린다]
압수 수색 영장입니다, 집행하겠습니다
- (동표) 수색해! - (장 형사) 네
(동표) 아, 벌써 상복은 좀 이른 거 아닌가요?
장례식이 곧 시작되니까요
부검하게 되면 장례식 못 하실 텐데
[동표의 어이없는 웃음]
자신 있으신가 봐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어차피 제가 뭐라고 해도 안 믿으실 거잖아요
혹시 강지현 씨라고 아세요?
[긴장되는 음악]
그리고 앞으로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제 변호사를 통해 주세요
아, 변호사라
변호사를 통해 하실 말씀이 있긴 있으신가 보네
하긴, 없을 리가 없겠죠
쌍둥이 동생 이름인데
이게, 어렸을 때 사진을 참 어렵게 구했는데
(동표) 두 분이 정말 많이 닮으셨더라고
이게 일란성인 거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네요
동생 어디 있어요, 지금?
아니면
본인이신가?
[문이 쾅 닫힌다]
(동표) 하, 미치겠네
[카메라 셔터음]
야, 뭐 없어?
(수사관2) 보시다시피, 뭐
선배님, 이번엔 잘못 짚으신 거 아닙니까?
아니라니까 [카메라 셔터음]
이 집에서 빠져나가지 못했어
분명히 이 집 안에 뭔가 있을 거야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진주) 여보, 오늘 레드 아니야
- (진주) 블랙이야 - (동식) 왜?
허 회장님이 돌아가셨대
뭐? 어쩌다가?
몰라, 나도
지금 방금 얘기 들었어
어휴, 이거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이렇게 갑자기 운명을 달리하시면
우리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거야?
그, 허 회장 재산을 그 양아들이랑 강서희한테 다 상속했다며
그랬대
그래도 나는 암만 그 유언장을 공증을 받아 놨어도
결국엔 자기 친아들 주겠지, 그랬거든
그렇지, 유언장이야, 뭐 고치면 그만인데
근데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셔 버리면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거 아니야?
그럼 우리 줄 잘못 선 거야?
잘못 선 정도가 아니지
어휴, 내가 강서희 그 여자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아, 오 마이 갓, 진짜
아, 나는 능지처참이야, 어휴
지금이라도 그거 노선을 갈아타야 하는 거 아니야?
인간이 치사하게
한 번 갈아탄 거 정도야 인간적으로 그럴 수 있다, 그렇지만
두 번 갈아타고 그러면 진짜 인간적으로 글러 먹은 거거든!
내가 그럴 수는 없지!
그럼 어떡해!
몰라, 나도!
[어두운 음악]
(서희) 얘, 여길 오면 어떡하니?
어떡하긴, 사람들 시선 끄는 거지
넌 곤란해지고
(유란) 준재 아빠
당신을 용서할 수 없는 백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래도 당신의 마지막을 보는 건 너무 슬프네
이제 내가 보여?
나 잘 봐
마지막 인사는 해야지
[문이 철컥 열린다] [슬픈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서희의 가소로운 웃음]
(서희) 아들이랑 엄마랑
똑같네
네 아들도 10년 넘게 제 아버지 한 번도 찾아보지 않다가
죽고 나니까 아주 이런 효자가 없다
다 돈 때문이겠지, 뭐
네가 여기 꾸역꾸역 온 것도
뭐 주워 먹을 거 없나 하고 그런 거 아니니?
가만히 좀 있으면 챙겨 줄 텐데
이렇게 시끄럽게 나대면 한 푼이라도 줄 마음 생기겠니?
[서희의 아파하는 신음]
야
미쳤나, 이게!
뭐 주워 먹을 거 없나 기어들어 온 건 너랑 네 아들이잖아
그랬으면 남의 거에 빌붙어 얻어먹는 거에 만족을 했었어야지
이제 도둑이 주인 행세까지 하고 싶어졌니?
욕심이 과하다
뭐? 도둑?
뭐야, 이거
때리게요?
때릴 입장은 아닌 거 같은데
너 뭐야?
네가 뭔데 함부로 끼어들어?
너나 말 함부로 하지 마
아...
네가 아는 애였니?
(서희) 어쩐지
놔, 이거 안 놔?
뭐 하는 거야, 지금
내가 뭐 하자는 거냐면 좀 궁금한 게 있어서
[서희의 당황한 신음]
뭐야?
[어두운 효과음]
(서희) 약, 꼭 챙겨 먹어요
[문이 철컥 닫힌다]
청이 씨, 왜 그래?
도대체 뭐 한 거야, 지금?
뭐든 할 수 있었는데 아무것도 안 했어
(심청) 당신은 당신이 한 나쁜 짓 잊으면 안 될 거 같아서
끝까지 기억해야 할 것 같아서
당신이 욕심내던 그 모든 것들 잘 기억해야
그걸 같이 못 하게 된 당신이 더 고통스러울 것 같거든
그만 가요, 이제
[문이 철컥 여닫힌다]
[힘겨운 한숨]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여기 반찬 좀 더 주세요
저 일하는 사람 아니거든요
(회원1) 네
(회원1) 어머, 사모님
- (회원2) 사모님 - (회원3) 어머, 사모님
(회원3) 얼마나 슬프세요
얼굴이 수척하시다
(회원1) 그래도 아름다우세요, 사모님
(회원3) 아, 괜찮으실까 모르겠어
(진주) 아, 어떻게 저렇게 지조들이 없어 가지고
좋겠다, 아휴
아, 난 왜 이렇게 지조가 대쪽 같아 가지고, 진짜
미치겠네, 하
아, 유란 언니, 어디 간 거야
지금 오리알 된 거 같은데
아, 나도 뭐라도 좀 해야 되나
[휴대 전화 메시지 수신음]
[남두의 피곤한 한숨]
증거 나왔대?
아직
장례식장에 안 가?
안 가
그래도 가 보지 그래
어떻게 가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아직 알아내지도 못했는데
그거 꼭 해야겠냐?
뭐?
[의미심장한 음악]
부검
뭐?
아니, 지난 일이잖아
뭐, 지금 뭐가 밝혀진들
돌아가신 아버지가 뭐, 살아 돌아오시는 것도 아니고
괜히 그쪽 건드리기만 하는 거 같은데
그것보다 최대한 잘 얘기하고 잘 풀어서
네 몫으로 돌아올 최소한의 유산이라도 받아내는 게
남는 장사 아니겠냐고
아무리 남의 일이라고
지금 그게 할 소리야?
쯧, 뭐, 내가 못 할 말 한 거 같진 않은데
[준재의 어이없는 한숨] (남두) 잘 생각해 봐
허준재
내가 뭘 좀 본 거 같아
네가 내 옆에 와서 이런 일에 휘말리고
보지 않아도 될 나쁜 것들을 보고
그게 다 네 기억이 돼 버린다는 게 속상하다
난 내가 가진 거로 널 지켜 줄 수 있어서 좋은데
네가 날 지켜?
왜, 허준재, 내가 못 할 거 같아?
내가 뭍에 올라와서 뭣도 모르고 좀 멍청이 취급 받긴 했는데
나 이래 봬도 바다에서 완전 잘나갔어
하, 그랬어?
그럼, 나 이래 봬도 이 지구상에 얼마 안 남은 소수족 인어거든
아휴, 요새처럼 너희 인간들이
뭐 잠수함이니, 스킨스쿠버니 하면서 막 치고 들어오는 바다 환경에서
인어로 들키지 않고 살아남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 줄 알아?
상어는 아무 때나 물어 죽이겠다고 들이대지
아휴, 우리도 살기 되게 팍팍해
상어가 들이대면 어떡해?
난 상어랑 싸워도 이겨
이야, 그래?
내 여친 짱이네, 응
웃는다
내가 앞으로도 계속 웃게 해 줄게
[밝은 음악]
지켜 준다, 웃게 해 준다
이런 거 다 남자가 하는 말이거든
지켜 줄게, 웃게 해 줄게
하, 쳇
내가 할 말을 자기가 다 하고 있어요, 멍청이가
[심청이 피식 웃는다]
[쪽쪽 입맞춤한다]
[준재의 흐뭇한 웃음]
(동표) [한숨 쉬며] 어쩌냐, 아직 성과가 없다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철컥 열린다]
여기야
어디 가?
(동표) 지하실?
저기는 다 봤는데
이런 데를 만들었네, 원래 없었는데
쯧, 감식반이랑 다 봤다, 여기는
저기예요
[긴장한 헛기침]
투구꽃이에요
(동표) 만지지 마, 아무것도 만지지 마
지문이든 뭐든 다 나올 거니까
(동표) 이건 뭐냐?
그, 인어 아니야?
마대영이야
마대영이 여기 있었어
강서희도 강지현이 맞았고
[긴장되는 음악]
준재야, 잘 왔다
네 형이랑 여기서 상주 노릇 해야지
해야지
당신 감옥 가는 거 보고
뭐?
(동표) 고 허일중 씨에 대한 변사 사건은
지금 이 시간부로 살인 사건으로 전환됩니다
[조문객들이 수군거린다]
(동표) 고인은 부검을 위해 지금 즉시 국과수로 이송됩니다
뭐라고요?
누구 마음대로
강서희 씨
아니, 강지현 씨
당신을 살인 용의자로 긴급 체포합니다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카메라 셔터음]
그 좋아하시는 변호사도 선임할 수 있으니까 마음대로 하시고
(치현) 증거 있어요?
영장 있어요?
네 어머니가 집에 고이 모셔 둔 증거가 많아서 쉽게 확보했다
덕분에 영장 없이 긴급 체포하는 거고
(서희) 지금 제가 제 남편을 죽였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누명 씌울 데 씌우세요
우리 그이가 들으면 얼마나 애통해하실까...
닥쳐!
그 입에 아버지 이름 함부로 올리지 마
(동표) [헛웃음 치며] 얘 말에 일리가 있네
[수갑이 잘그락거린다]
[수갑을 철컥 채운다] 뭐 하는 거야 나한테 이런 걸 왜 채워?
(서희) 풀어, 못 풀어?
풀어, 이거, 풀어, 풀어!
당신들 나한테 실수하는 거야
풀어!
아무 죄 없는 사람한테 이러면 무사할 거 같아?
풀어!
치현아, 변호사한테 연락해
치현아, 변호사 불러, 빨리!
(동표) 이 새끼...
(서희) 치현아!
[슬픈 음악]
[옅은 한숨]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태오) 누나
[잔잔한 반주가 흘러나온다] [시아가 서럽게 운다]
(시아) 응
근데 무슨 일 있었니? 여기 분위기 왜 이래?
[태오의 한숨]
(시아) 하,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니
아휴, 준재 속상하겠다
아니, 엄마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일이 다 생기니
[걱정하는 한숨]
차 어디 있어?
나 버스 타고 왔어
데려다줄까?
[놀란 숨소리]
괜찮은데
뭐, 그럴래? 시간이 늦긴 했네
그렇지만 너 딴마음 품으면 안 된다
나 부담스럽다
[학생들이 시끌벅적 떠든다] (학생1) 야, 이 사람 진짜 잘생겼어
야, 야, 완전 잘생겼지? [학생2가 호응한다]
거참, 되게 떠드네, 쯧
[학생들이 연신 시끌벅적 떠든다]
[로맨틱한 음악]
얘, 뭐야
계 탔네, 계 탔어
내 어깨에 기대서 잠든 거 알면 홀려서 어떡하려고
뭐야
얘 무슨 여자보다 예쁘게 생겼어
- (학생1) 야 - (학생2) 너도 봤어? [하차 벨이 삐 울린다]
- (학생1) 여기 대박이야, 진짜 - (학생2) 나 여기 진짜 좋아해
(학생1) 나 진짜...
어머, 나 내려야 되는데
[교통 카드 인식음]
[버스 문이 쉭 닫힌다]
[준재의 피곤한 한숨]
(준재) 아휴, 여기서 자
근데 마대영은 기억을 다 잃었어도
인어만은 기억하고 있네
그러게
마대영이 담령보다 더 나은 거 같기도
인어를 생각하는 마음은
세화는 말도 참 예쁘게 하던데
미소도 곱고 행동거지도 어? 얌전하고
이게 얼굴만 같다고 같은 사람일까 싶다
[준재의 놀란 신음] 어, 참 왜 그래 정말?
[함께 웃는다]
근데 정말로 전생의 모든 게 똑같이 반복되기만 할까?
왜?
나 사실 마대영의 기억을 지울 때
또 다른 사람 얼굴을 봤어
[의미심장한 음악] 누구?
우리가 죽을 때 맞은 창은 마대영이 던진 창이 아니었거든
그게 무슨 소리야?
[작살이 등에 팍 꽂힌다]
(심청) 다른 사람이 던진 창이었어
그 사람 얼굴을 봤어
누군데?
우리가 아는 사람
[긴장되는 음악]
(변호사) 보니까 정황 증거들만 있지 직접 증거가 없어요
그 독극물을 사모님이 회장님에게 건넸다는 증거
유도 신문 할 거예요, 듣기만 하세요
대답은 단답형으로만
불리한 질문을 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머리가 아프다, 질병이 있다
묵비권 행사하셔도 되고요
영장도 없이 긴급 체포 했기 때문에
붙잡아 둘 수 있는 시간은 48시간뿐이에요
(동표) 빨리 얘기하세요
말씀 없으시면 그냥 증거로 넘어갑니다
(서희) 모릅니다
(동표) [책상을 똑똑 두드리며] 어제 아침에 당신이 했던 그 컵
그릇 열 개에...
모릅니다
(동표) 항콜린제 왜 처방받았어요?
아휴, 머리가 아파요
아닙니다
투구꽃 달인 물로...
아휴, 난 모릅니다, 아
아, 내가 공황 장애가 있어서...
글쎄 난 기억이 안 나고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쟤 완전 모르쇠로 버티기 작전이다
이 정도 증거면 자백할 줄 알았는데
[답답한 한숨]
뭐, 인정하면 상속 결격자 돼서 그 많은 돈이 날아가게 생겼으니까
필사적으로 버티겠지
자백 안 하면 불구속 수사로 넘어가게 되죠?
[경찰차 사이렌이 울린다]
[어두운 음악] 지금 홍 형사 만나고 나오는 거 같네요
오늘 오후 6시면 어머니 풀려나시는 거 맞죠?
그러면
오늘 저녁 어떨까요?
홍 형사가 이대로 가만있을 것 같진 않고
먼저 선수 치는 거지
나도 좀 급하고요
[초침이 재깍거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자동차 시동음]
[휴대 전화 메시지 수신음]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
[긴장한 숨소리]
[놀란 신음]
(심청) 왜 그래?
그게, 준재 형이...
허준재가 왜?
하, 조남두 미친 거 아니야, 어?
대체 왜 그래?
나 혼자 가면 안 될까? 위험하면 어떡해
태오야, 네가 하나 모르는 게 있는데
너 나랑 제대로 붙으면 뼈도 못 추슬러
그냥 내가 너보다 더 많이 세다는 것만 알고
빨리 밟기나 해
[준재의 힘겨운 숨소리]
더 꽉 묶어
(준재) 야, 이 개자식아, 네가 어떻게 이래?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래, 어?
(남두) 아이, 씨...
네가, 이 자식아 여자한테 눈멀어 가지고
나하고 하던 일도 안 하겠다 그러고
네가 배신했잖아, 이 자식아
[가쁜 숨소리]
나도 먹고살아야 될 거 아니냐, 어?
어쨌든 미안하게 됐다
풀어, 풀어, 이 새끼야!
(남두) 야, 그리고 이거
그게 뭐야?
네 유서
[의미심장한 음악] (남두) 내일 아침 네 방에서 발견될 거야
넌 오늘 아버지를 죽인 죄책감에 자살할 거거든
뭐?
하지 마, 아!
(준재) [힘겨운 목소리로] 하지 마, 아...
[괴로운 숨소리]
(남두) 네 아버지 돌아가시게 한 아코니틴이라는 그 성분인데
빠르면 10분, 늦으면 30분이면
편해질 거야
하, 너 이 새끼...
[준재의 분한 신음] (치현) 아버지한테 유산 못 받았으니까
살해 동기 충분하고
또 네가 우리 집 구조 잘 아니까 [준재의 아파하는 신음]
증거, 지하실에 은폐했고
[괴로운 신음]
아이고, 준재야
[괴로운 신음]
아귀 맞추기 어렵지 않을 거 같다
[괴로운 신음]
- (서희) 치현아 - 네, 어머니
저 사람 데리고 나가 있어 줄래?
[준재가 콜록거린다]
아이, 씨...
[준재가 가쁜 숨을 내뱉는다]
[준재의 괴로운 신음]
당신 뜻대로 그렇게 하게 내가 가만둘 거 같아? [문이 드르륵 닫힌다]
가만 못 두면, 어쩔 건데?
원래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네 아버지 봐 봐
아무 말씀 못 하시잖니
당신이
당신이 아버지한테 어떻게 그래
아버지가 당신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서희) 난 못했니?
17년이야
하, 17년을 나랑 치현이 허일중 입속의 혀처럼 굴면서
잘했다
근데
[서희의 헛웃음]
상속할 때 되니까 아주 제 핏줄만 챙기더라
하, 그래서 죽였어?
응, 죽였어
어차피 네 아버지 죽어 가고 있었거든
사실 그 약물
하루 이틀 먹은 거 아니었거든
[어두운 음악]
[국을 휘젓는다]
[서희의 헛웃음]
(서희) 아주 미세하게 중독돼 가고 있으니까
그걸 몰랐던 거지
1년 넘기기 힘들었을 거야
근데 왜 하필 유언장, 응?
작성을 한다는 둥 아주 설쳐대서
내가 아주 일찍 좀 보냈다
당신 전남편들도
다 그렇게 죽였지, 강지현?
[교활한 웃음]
그래
아, 근데
하, 20년이 흘러도 아무도 모르더라
아마
20년 후에도 아무도 모를걸?
내가 네 아버지랑
널 죽인 걸
[비열한 웃음]
[준재의 웃음]
[준재의 의미심장한 웃음]
과연 그럴까?
[휴대 전화 알람이 울린다]
[휴대 전화 알람이 연신 울린다]
[동표의 못마땅한 신음]
[긴박한 음악] (동표) 누가 알람 했어?
근무 시간에 그런 거 하지 말라니까, 나와!
뭐야, 이거?
(서희) 뭐야, 너 뭐야!
이거 안 놔?
이거 놔!
너, 네가 감히... [수갑을 철컥 채운다]
(준재) 당신이 당신 죄 자백하게 만드느라
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쇼를 했는지 좀 봐
[녹음기 조작음] 어?
(동표) 야, 이분 공황 장애셔
빨리 체포해서 감방에 처넣어 드려라 혼자 계시게
놔, 놔!
(서희) 놔, 이거!
놔!
야, 너, 허준재!
너, 이거 못 놔?
[남두의 고민하는 한숨]
나 허치현한테 작업 들어왔다
아, 내가 배신자 타입으로 생겼나 왜 나한테 그래
허치현이 사람 하나 잘 보네
그래서 뭐라 그랬어?
뭘 뭐라 그래, 콜 했지
아이, 씨
못 믿을 인간, 쯧
야, 그렇잖아, 그쪽은 상속자인데 넌 개털이잖아
(남두) 야, 너, 내 원칙 알지
첫 번째, 돈 두 번째, 더 많은 돈
아, 그럼 돈 받고 시키는 대로나 하지
뭐 여기 와서 그런 얘기를 해
아, 안타깝게도 세 번째 원칙이 맞지를 않아
세 번째? 뭔데? [남두가 혀를 쯧 찬다]
예의
뭐? [동표가 피식 웃는다]
나, 예의 중시하잖아
이 자식이 계속 반말하더라고 나이도 어린 자식이
나도 반말하잖아
너는 집주인이잖아
난 집주인에 대한 그, 리스펙트가 있거든, 존중, 존경
하, 그래서
안 한다고 했어?
아니지, 한다 그랬지
어쩌자고?
같이 치러 가야지
- (준재) 뭘? - (남두) 뒤통수
[흥미진진한 음악]
[휴대 전화 메시지 수신음]
(남두) 근처에 도청되고 있음 문자로만 얘기할게
(남두) 증거 나왔대?
아직
장례식장에 안 가?
안 가
(남두) 화난 척해
그래도 가 보지 그래?
어떻게 가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아직 알아내지도 못했는데
(남두) 안 돼, 좀 더 화내!
꼭 해야겠냐?
- (준재) 뭐? - (남두) 부검
아무리 남의 일이라고 지금 그게 할 소리야?
(남두) 그렇지, 잘한다
[자동차 시동음]
슬슬 준비하자
오케이
(장 형사) 참...
[휴대 전화 메시지 수신음]
(남두) 차 문 앞에 서면 칠게
[작은 목소리로] 넘어져, 넘어져, 넘어져
아, 좀 실감 나게 좀 잘해 봐, 좀
(남두) 아, 뒤에서 때렸는데 거기 여기, 여기서 나오는 게 말이 되나?
아, 씨, 아까 진짜로 아팠거든
야, 진짜 쇠파이프도 아니고
흉내 내서 만든 거 가지고 뭘 엄살은
야, 여기 연안 부두 우회전이야, 좌회전이야?
직진
야, 너 때문에 놓쳤잖아, 아
(서희) 놔!
[어두운 음악] 너, 너, 허준재!
아, 이거 못 놔?
아, 놔!
[허탈한 한숨]
[경찰차 사이렌이 울린다]
[서희의 저항하는 신음]
(치현) 어머니
어, 치현아
이 새끼가...
[치현의 씩씩거리는 신음]
(치현) 이거 놔
- (서희) 치현아 - (치현) 안 돼!
(동표) 체포해
(남두) 아이, 수고하셨습니다
야
야!
[치현의 힘주는 신음]
치현아!
(장 형사) 아, 빨리 타요 [서희의 탄식]
(치현) 놔!
[형사2의 아파하는 신음]
허준재!
(심청) 그 사람 얼굴을 봤어
허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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