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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바이, 마마 4

 

 (TV 속 앵커)  오늘 오전 4시경 서울의 한 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19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삽시간에 건물 안을 태우고  앞을 분간할 수 없는

 

 (강화)  또 불이야?

 

 (TV 속 앵커)  유독 가스로 가득 채웠습니다

 

 (강화)  아이고많이 죽었네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이따 진짜 갈 거야?

 

 전시품을 샀으면  자기들이 알아서 좀 고쳐 쓸 것이지

 

 왜 귀찮게 오라 가라야  몸도 무거운 사람한테!

 

 괜찮아

 

 임신한 게 유세도 아니고  할 건 해야지프로가

 

 눈 온대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차 프로

 

 (유리)  ...  [강화가 혀를 쯧 찬다]

 

 (강화)  아휴내가 가지 말란다고  안 갈 분도 아니시고

 

 진짜 조심해서 갔다 와

 

 그럼

 

 (강화)  근데 이것만 줘?

 

 뭐 잊은 거 없어?

 

 너 뭐 잊었어지금  [유리의 황당한 숨소리]

 

 [뽀뽀를 쪽 한다]  [유리의 웃음]  [강화의 환호]

 

 (유리)  [강화를 톡톡 치며]  갔다 와

 

 (강화)  조심해서 갔다 와

 

 - 알았어아유  - (강화갔다 올게

 

 - 잘 다녀와응  - (강화응  [문이 탁 열린다]

 

 (강화)  갔다 올게  [유리의 웃음]

 

 - (강화갔다 올게  아유알았어

 

 [문이 탁 닫힌다]

 

 [TV 속 사람들이 오열한다]

 

 [잔잔한 음악]  (유리)  세상엔 자신의 마지막 날을

 

 미리 알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살아가며 수많은 죽음들이  우릴 스치지만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그들의 가슴 아픈 드라마로  여겨지고 만다

 

 (유리)  아유괜찮다고엄마  안 죽어안 죽어

 

 [유리의 웃음]

 

 

 

 신속하게 일 마치고  집으로 복귀할게요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가방에 툭 넣는다]

 

 [숨을 작게 내뱉는다]

 

 아유열무야  저런 건 보지 마보지 마

 

 [자동차 경적]  [유리의 놀란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긴장되는 효과음]

 

 [타이어 마찰음]

 

 [쾅 부딪는 소리가 들린다]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유리의 떨리는 신음]

 

 [무거운 음악]  살려 주세요

 

 (유리)  [흐느끼며]  아기가 있어요

 

 살려 주세요

 

 미안해

 

 어떡해

 

 [유리가 흐느낀다]

 

 [사이렌이 울린다]

 

 [심전도계 비프음]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심전도계 비프음이 빠르게 울린다]

 

 [유리의 거친 숨소리]

 

 [심전도계가 삐 울린다]

 

 (TV 속 앵커)  지금 사망자가 30명으로  늘었다는 소식 막 들어왔는데요

 

 그럼 여기서 화재 현장 취재 중인  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TV 뉴스가 계속된다]  (유리)  가슴 아픈 드라마의 주인공은

 

 나의 엄마일 수도나의 아빠일 수도

 

 나일 수도 있다는 사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에서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일은 없다

 

 [강화의 거친 숨소리]

 

 오빠

 

 (강화)  ...

 

 안녕하세요

 

 [문이 탁 열린다]

 

 (교사1)  도연 씨?

 

 [다가오는 발걸음]

 

 [한숨]

 

 이거 쓰시다 말고 갑자기 왜...

 

 주방 보조 면접?

 

 화장실 좀 갔다가...

 

 아기가 이거 놓고 가서...

 

 [강화의 거친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강화가 숨을 후 내뱉는다]

 

 뭐 잘못한 거 있어요?

 

 잘못한 거?

 

 잘못이 있으니까 징계를 받죠

 

 (민정)  가만히 있는데 받은 건 아닐 거 아니야

 

 (강화)  [멋쩍게 웃으며]  그거...

 

 외진만 보니까매번 그러잖아

 

 [강화가 코를 훌쩍인다]

 

 많이 닮았네유리 씨랑

 

 사진으로밖에 못 본 나도 놀랐는데  오빤 더 놀랐겠다

 

 그런가?

 

 [멋쩍은 신음]

 

 [잔잔한 음악]

 

 (강화저기 있잖아민정아

 

 (민정)  ?

 

 그러니까 그게 그...

 

 (강화)  그게그게 실은

 

 아니야

 

 가자

 

 [강화가 코를 훌쩍인다]  어디 갔다 오나 봐?

 

 (민정)  잠깐 볼일 보러

 

 ...

 

 (원장)  유리 공예 전공하셨네요?

 

 나이도 어리시고

 

 [옅은 한숨]

 

 주방 보조 일 하실 수 있겠어요?

 

 [한숨]

 

 나오세요내일부터

 

 ?

 

 뽑아 달라고 너무 간절하게 어필해서

 

 안 뽑으면 바로 한강 다리 가겠는데요?

 

 ...  제가 그것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유리의 한숨]

 

 (원장)  내일부터 출근하세요전도연 씨

 

 (유리)  여기 다니라고요?

 

 (원장)  

 

 그래서 이력서 낸 거 아니에요?

 

 그렇죠

 

 감사합니다  [원장이 살짝 웃는다]

 

 [유리가 흥얼거린다]

 

 (유리)  거기 있으면 서우 옆의 귀신들도  다 쫓을 수 있고

 

 우리 서우도 매일 볼 수 있고

 

 일석이조일거양득

 

 꿩 먹고 알 먹고

 

 [TV 속 음악이 흘러나온다]

 

 (TV 속 남자 배우)  진왕그룹 고태성 이사님과

 

 진왕갤러리 마홍주 실장님의  결혼식을...

 

 (강화)  뭐야

 

 저놈 저거 지금 재혼한 거야?  딴 여자랑벌써?  [TV 속 배우가 말한다]

 

 [TV 속 배우들의 박수]

 

 에라이 나쁜 놈아

 

 넌 나 죽으면 재혼 안 하게?

 

 (강화)  얘가 사람을 뭘로 보고

 

 당연하지!

 

 아유아유미안해열무야?

 

 물을 걸 물어뭔 재혼이야

 

 난 무조건 너 따라가

 

 그럼 애는?  애는 누가 키워야 될 거 아니야

 

 그러네맞네

 

 열무야미안하다  아빠가 경솔했다?

 

 그러면 혼자 키우면서 살면 되지

 

 여자 없으면  못 사는 것도 아니고

 

 무슨 결혼을 또 해?

 

 ...

 

 할 줄 알았지?

 

 함부로 속단하지 마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쟤도 처음엔 안 그랬겠냐?  [강화가 목을 툭툭 두드린다]

 

 다 자기가 겪어 봐야 아는 거야

 

 (강화)  아니거든나 진짜 그럴 거거든?

 

 재혼재혼?  재혼을 왜 해?

 

 나 그렇게 쉬운 남자 아니야

 

 [머뭇거리는 신음]

 

 - 저기...  - (강화...

 

 [머뭇거리는 숨소리]

 

 어떻게 알았어?

 

 그러니까 그...

 

 - ...  - 재혼한 거?

 

 그냥 어쩌다

 

 그래서 어떻게 살았는지  안 물어본 거야?

 

 (강화)  왜 그랬는지는

 

 안 물어봐?

 

 왜 그랬는데?

 

 ?

 

 그게...

 

 (강화)  그게그러니까 그...

 

 어쩌다 보니까 그...

 

 '넌 이미 죽었고  난 남은 인생을 살아야 했어'

 

 이거지

 

 (유리)  '어쩌다 보니'가 뭐냐?  [옅은 한숨]

 

 대학 후배였잖아간호학과

 

 (강화)  ...

 

 미안해

 

 뭐가뭐가 미안해?

 

 잘못한 게 없는데

 

 그냥...

 

 그냥 다...

 

 난 널 망치러 온 게 아니야

 

 너 뭐... 뭔가 기억이 났어?  [익살스러운 음악]

 

 (강화)  너 어떻게어떻게 살아났는지  기억이 났어?

 

 그건 아니고

 

 [숨을 쓰읍 들이켠다]

 

 아마 내 생각엔  할 일이 있어서 온 거 같아

 

 할 일무슨무슨 할 일?

 

 (강화)  뭘까그게?

 

 그게...

 

 [숨을 쓰읍 들이켠다]

 

 [놀란 숨소리]  이건 뭐야?

 

 (강화)  이거?

 

 [문이 달칵 열린다]  (연지)  엄마

 

 뭐 했어?

 

 (은숙)  뭘 뭘 하긴  곗날 잡고 있었지계원들하고

 

 [연지가 대답한다]  너는 노크도 할 줄 몰라?

 

 노크는 무슨

 

 (연지)  그리고 이거 앞집 아줌마도 아니래

 

 진짜 누가 놓고 간 거야?  홍길동도 아니고

 

 아니야진짜 형부 아니야

 

 진짜 이상한 소리만 하고 갔다니까?

 

 먹어그냥

 

 아무튼 너 형부하고 연락만 해  가만 안 둬

 

 (연지)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잔잔한 음악]

 

 본인은 꽁꽁 싸매고 지내면서

 

 [한숨 쉬며]  딴 사람들은 아무 일 없듯이  지내길 바라시네

 

 우리 엄마

 

 [연지의 한숨]

 

 [연지의 놀란 숨소리]

 

 (연지)  [작은 소리로]  깜짝이야

 

 

 

 아이뭔데?

 

 - (연지?  - 

 

 서우 새엄마 이제 서우 사진을  안 올리는 거 같아

 

 내가...

 

 (무풍)  이게 석 달 전에 올린 건데

 

 이러고 이제 안 올린다?

 

 뭔 일 있는 거 아니겠지?

 

 네가 모르는 사람인 척하고

 

 아기 사진 좀 올려 달라고  얘기하면 안 될까?

 

 바쁘니까 그러겠지

 

 그리고 이거 들여다보고 있다  엄마한테 걸린다

 

 [무풍의 한숨]

 

 [연지의 한숨]

 

 내가 할아비라고 말을 할 수가 있나

 

 (무풍)  손녀한테 선물을 하나 사 줄 수가 있나

 

 길을 가다 마주쳐도 모른 척

 

 내가...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그래

 

 아이고진짜 홍길동이 여기 있었네

 

 근상 오빠 거 들어가 봐

 

 (연지)  같은 어린이집이니까  같이 찍은 사진 있겠지

 

 - 근상네랑 친구겠네  - (연지그렇지줘 봐

 

 (무풍)  뭐야이건?

 

 사진을 왜 죄다 대가리를 잘랐어  해괴하게?

 

 뭔 자기 사진만 처발라 놨네  이 자식은 이거

 

 대가리도 없는 걸그냥

 

 아이고이 자식이이거 정말

 

 [한숨]  [신비로운 음악]

 

 (강화)  유리가 살아났어  유리가 살아 돌아왔다고

 

 [근상이 입바람을 후 분다]

 

 [근상의 의아한 숨소리]

 

 이 미친놈 진짜

 

 [현정의 의아한 숨소리]

 

 내가 여기 곰장어 좋아하는 거

 

 아는 사람 거의 없을 듯싶은데

 

 거기 유리랑 가다가 발 끊은 지  4년 넘었잖아

 

 (현정)  그러니까

 

 누나귀신

 

 귀신이야

 

 [근상의 신음]  (현정)  귀신귀신그냥

 

 그놈의 입을 확 째 버릴라그냥

 

 (미소 엄마)  여기 맥주 한 잔 더요

 

 - (현정네  - (근상

 

 - 누나  - (현정?

 

 근데 저 아줌마는  누나 싫어한다면서 왜 맨날 오냐?

 

 안주에다가 머리카락 넣으려고  오나 보다

 

 감정은 속여도  맛을 아는 혀는 못 속이는 거거든

 

 (근상)  하준아가자

 

 아빠 일하는 거 같이 가자

 

 [근상의 힘주는 신음]

 

 어유조심해

 

 (미소 엄마)  애가 또 여기 있네요하준 엄마?

 

 [웃음]  [미소 엄마가 살짝 웃는다]

 

 술 파는 곳인데  애 정서에 안 좋지 않나?

 

 유아 땐 좋은 것만 봐야 되는데

 

 [작은 소리로]  이런 거 보이지 마요

 

 [미소 아빠의 어색한 웃음]

 

 - 그만해  - (미소 엄마괜찮아

 

 손님?

 

 상대가 구하지 않은  조언과 충고는 뭐다오지랖이다

 

 (현정)  애가 술집에 있든 다리 밑에 있든

 

 부모가 함께 있다는 게  더 중요한 거 같은데

 

 [웃음]

 

 아니나는 걱정돼서 그러지

 

 (미소 엄마)  그래도 이런 데서  애가 뭘 배우겠어요?

 

 어디서 뭘 배우든

 

 내 생각이 곧으면 내 새끼도 곧아요

 

 (현정)  아니이러면 안 된다저러면 안 된다

 

 뭔 육아에 행동 강령이 그리도 많은지

 

 군대도 아니고

 

 [현정이 살짝 웃는다]

 

 각자 육아는 알아서

 

 (현정)  많이 드세요  [현정의 웃음]

 

 (미소 아빠)  

 

 (현정)  우리 하준이!

 

 [현정이 하준과 놀아 준다]  - 맛있게 드세요  - (미소 아빠

 

 (근상)  아까

 

 나 들으라고 한 말이야?

 

 뭔 소리야?

 

 (근상)  ...

 

 유리 죽었을 때

 

 우리 엄마...

 

 [무거운 음악]

 

 [흐느낀다]

 

 (근상 모)  아가!

 

 아가아가

 

 아니아가

 

 아이고너 가면 안 돼?  [현정의 다급한 숨소리]

 

 제발 어머니...

 

 (근상 모)  애 낳고서 그런 데 가면  안 되는 거 몰라?

 

 애 삼칠일도 안 지났는데  거기 가서 뭐 하려 그래그 장례식에!

 

 괜히 갔다가 무슨 부정이라도 타면  어떡하려 그래!

 

 - (근상엄마!  - (현정어머니

 

 - 그냥 돈이나 보내  - (현정어머니...

 

 - (현정어머니어머니  - (근상엄마그만 좀 하라고!

 

 (근상 모)  아이좀 가만 좀 있어왜 이래!

 

 피만 안 나눴지  친자매 같은 사이라고!

 

 가뜩이나 제정신 아닌 사람한테진짜

 

 - (근상 모들어가자  - (현정어머니!

 

 - 빨리 가누나누나빨리 가  - (현정어머니

 

 - 아이고좀 가만 좀 있어!  - (근상아씨...

 

 요새 사람들 그거 다 이해해!

 

 (근상 모)  애 낳고서 그장례식 그  [흐느끼는 숨소리]

 

 결혼 날짜 같은 거 받은 사람들  다 장례식 못 간다

 

 - (근상 모그러니까 들어가  - (현정어머니

 

 (근상 모)  부정 탄다니까  얘가 왜 이래진짜!

 

 - 그러지 말고 들어와  - (현정어머니

 

 아니그걸 법으로 정해 놨어?  안 된다고?

 

 아유부정 탄다니까  왜 이러는 거야도대체!

 

 엄마는 내가 죽어도  누나 내 장례식장 못 오게 할 거요?

 

 - 애 부정 탄다고?  - 아이고진짜!

 

 너 그 얘기가!  그거하고 그거하고 똑같아?

 

 (근상)  뭐가 달라  누나한테 그런 사람이 죽었다고!

 

 (근상 모)  네 자식한테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하려 그래?

 

 (근상)  됐어  누나빨리 가유리 기다려

 

 (근상 모)  너 가지 말아

 

 (현정)  죄송해요어머니

 

 (근상 모)  네 자식한테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하려 그래!

 

 - (근상다 쓸데없는 소리라니까!  - (근상 모이거 놔 봐!  [현정이 흐느낀다]

 

 - (근상따라와  - (근상 모저기 갔다가...

 

 [근상의 짜증 섞인 신음]

 

 [흐느끼는 신음]

 

 (현정)  뭐냐이 맥락 없는 포인트는?

 

 - (근상?  - (현정그 일이 왜 갑자기 연결돼?

 

 하여튼 참 이상한 포인트에  피해 의식 있어

 

 (근상)  아니...

 

 그때 엄마가 막

 

 이러면 안 된다저러면 안 된다

 

 했잖아

 

 [웃음]

 

 얼씨구

 

 그게 계속 마음에 얹히셨어요?

 

 난 그때 어머니도 이해해

 

 (현정)  원래 오래 사신 분들일수록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몸 사리는 법이야

 

 그만큼 소중한 순위가  확실해진 것도 있고

 

 우리 엄마였어도 그랬을 거야

 

 [감탄하는 숨소리]

 

 - 여보  - (현정?

 

 - 이리 와 봐뽀뽀 한번 하자  - (현정왜 이래징그럽게

 

 (근상)  진짜...

 

 확실히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생각이 깊어

 

 (현정)  이씨

 

 [발랄한 음악]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  대박진짜 똑똑해

 

 내 얼굴 어떻게 알고 열려?

 

 !

 

 [놀란 숨소리]

 

 [놀란 숨소리]

 

 (현정)  유리야

 

 강화 원망하지 마

 

 축하해 주자우리

 

 [슬픈 음악]  오늘은 서우와 하준이가  처음 어린이집에 갔어

 

 [떨리는 숨소리]

 

 오늘 내가 네 남편 혼 좀 냈다  정신 차리라고

 

 내 친구

 

 내 마음의 언덕나의 차유리

 

 유리야

 

 보고 싶어  [발랄한 효과음]

 

 [유리의 놀란 탄성]  [긴장되는 효과음]

 

 [카메라 셔터음]

 

 좋아

 

 신메뉴 출시

 

 (현정)  샐러드하트

 

 좋았어

 

 [알림음]

 

 [긴장되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현정의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발랄한 효과음]

 

 [놀란 숨소리]

 

 이게이게이게...

 

 이게 왜...  [유리의 놀란 탄성]

 

 [놀란 신음]

 

 취소취소취소취소취소

 

 (유리)  취소된 건가알람 간 거 아니야?

 

 미치겠네진짜

 

 무슨 짓을 한 거야

 

 이거 어떡해

 

 미치겠네진짜

 

 ...

 

 나 왜 이래정말

 

 [가쁜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이거 진짜 된 건가?

 

 [짜증 섞인 신음]

 

 (강화)  서우 엄마가

 

 살아 돌아왔어

 

 이게 말이야방귀야

 

 이거는 방귀야이게 방귀지

 

 그래말했다고 쳐  민정이보고 뭐 어쩌라고

 

 어쩌라고!

 

 [익살스러운 음악]  ...

 

 뭐가 뭔지 나도 미치겠는데  멀쩡한 사람까지 뭘 또 미치게 하냐

 

 [한숨]

 

 (유리)  대학 후배였잖아간호학과

 

 진짜 어떻게 안 거야

 

 이거 말...

 

 말을 해도 내가 했어야 하는데

 

 ...

 

 (강화)  ...  [답답한 한숨]

 

 "고 심금재"

 

 (금재)  '오빠사랑해'

 

 '진심 죽을 때까지'

 

 [익살스러운 음악]  정다방 장미?

 

 에이걔는 시집갔고

 

 순자천순자!

 

 [손가락을 딱 튀긴다]  걔네

 

 아유계집애 진짜

 

 이젠 날 좀 잊으라니까

 

 이씨

 

 [웃음]

 

 아직까지 못 잊고 그냥  날 아주 그냥!

 

 [한숨 쉬며]  하긴

 

 내가 막 쉽게 잊혀질  그런 스타일은 아니...

 

 [무거운 효과음]

 

 오빠 자리 여기야

 

 [익살스러운 음악]

 

 [1의 한숨]  오빠...

 

 [울먹이며]  왜 그랬을까...

 

 [팬들이 흐느낀다]

 

 (2)  이제 도루왕 누가 하라고오빠

 

 뭐야이것들

 

 (만석)  팬클럽이래

 

 깜짝이야이씨

 

 [금재의 어이없는 숨소리]

 

 무슨 야구 선수 주제에

 

 (금재)  자기가 연예인이야?

 

 그러니까

 

 (만석)  누가 보면 한류 스타 나신 줄  [금재의 헛웃음]

 

 팬 서비스다 승부 조작이다  헛짓거리할 시간에

 

 야구 더 했으면 여기 안 있고  메이저에 있지

 

 (금재)  

 

 안 일어나?

 

 [상봉의 헛웃음]

 

 (금재)  어어?

 

 쪼개냐?

 

 남의 자리 침범하지 말라 해라

 

 

 

 (금재)  아유씨  [상봉의 헛웃음]

 

 [팬들이 연신 흐느낀다]  [흥미진진한 음악]

 

 (귀순)  여기야여기

 

 [거친 신음]

 

 [유리의 긴장한 숨소리]

 

 어휴

 

 뭐야면담 시간이네

 

 (귀순)  망할 놈의 영감탱이

 

 [울먹이며]  을마나 애 속을 뒤집었으면  애가 암이 재발햐?

 

 씹어 먹을 영감탱이  명도 길어아주  [익살스러운 음악]

 

 평생 날 잡아 잡수더니  이젠 새끼들마저 잡아먹겄어

 

 빨리 뒤져서  새끼들이나 좀 편하게 해 줄 것이지

 

 그러니까 딸 암 재발 때문에  못 올라가겠다는 거야?

 

 서방이 빨리 안 뒈져서야?

 

 노선을 정확하게 하라고

 

 그놈의 영감탱이 뒤지든가 말든가!

 

 내 새끼 안 아픈 것만은  보고 가야제?

 

 [미동댁의 한숨]

 

 "통과"

 

 [기쁜 신음]

 

 [유리의 놀란 숨소리]

 

 [답답한 숨소리]

 

 [거친 숨소리]

 

 깜짝이야

 

 (혜진)  붙게?

 

 에이하지 말지

 

 너 얻어터져

 

 나 강빈이야

 

 깡패 출신

 

 깡패?

 

 전직 사채업자였는데

 

 돈 꾼 사람들 괴롭히는 데 유명했나 봐  [리드미컬한 음악]

 

 (금재)  이거 해 가지고 언제 갚을 거냐고  내 돈?

 

 일하는 거 보니까 말짱하네?  [인부1의 겁에 질린 신음]

 

 뭐 하나 떼자고그럼 되겠네

 

 빨리 떼자고!

 

 (사채업자)  감사합니다형님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인부2)  어어!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인부들이 놀란다]

 

 (혜진)  공사장에서 돈 받고 나오다가

 

 떨어지는 철근에 그만...

 

 고건 쌤통이네

 

 (혜진)  덕분에 채무자들은 빚 청산한 거고

 

 자기는 억울한 거고

 

 - 근데 진짜 게이예요?  - (상봉?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그러니까

 

 그쪽이 우리 엄마한테  내 장부 있는 곳만 알려 주라니까?

 

 나 그럼 올라간다고

 

 장부 같은 소리 하고 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내가 인간사 관여했다가  뭔 천벌을 받으려고

 

 (미동댁)  그러게 식구한테도  떳떳하지 못할 짓을 왜 해!

 

 인과응보

 

 에이씨

 

 내 돈 꾼 인간들 지금 입 싹 닫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지금

 

 (미동댁)  산 사람은  당연히 잘 먹고 잘 살아야지!

 

 [금재의 어이없는 숨소리]  원래 후회는 죽어서 하는 거야

 

 올라간다실시!

 

 (금재)  어디서 명령질이야나한테

 

 안 가!

 

 오늘 너 죽고 나 죽고  아주 다 죽어아주 그냥!

 

 배 째

 

 [금재가 소리 지른다]

 

 [익살스러운 음악]

 

 저 미친...

 

 "통과"

 

 ♪  ♪

 

 ♪ 육신 ♪

 

 아드님 두고 못 가시겠다고요?

 

 ♪ 외로이 ♪

 

 그럼 아들 손 잡고 가면 되겠네

 

 아들 불러  [귀신1이 기침한다]

 

 [헛기침]

 

 [기가 찬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그러니까 여기 아들이 여기

 

 (미동댁)  여기 아들은 저기

 

 (귀신2)  아들아

 

 (만석)  저기...  [만석의 헛기침]

 

 제 아들은 아직 살아 있어서

 

 죽으면 같이 갈게요

 

 [어이없는 웃음]

 

 나도알지?

 

 (귀신1)  어허!  [미자의 놀란 신음]

 

 어디 계집이!

 

 어디 계집이  사내들 말하는데 입을 섞어!

 

 (미동댁)  [팥을 탁탁 뿌리며]  이놈의 집구석은

 

 [귀신1의 아파하는 신음]  아주 그냥 이놈의 집구석은

 

 [귀신들의 당황한 신음]  대를 끊어야 빠르겠네대를

 

 아주 그냥 대를 끊어야 돼이거

 

 이놈의 집구석 그냥?  [귀신들의 놀란 신음]

 

 대를!  [귀신들의 비명]

 

 대를 끊는 게 빠르겠어?

 

 [익살스러운 음악]  [성난 신음]

 

 가지 마아무도 가지 마!

 

 (미동댁)  나중에 환생시켜 달라고  아주 싹싹 빌어 봐들!

 

 아주 그냥 내가 보내 주나!

 

 에이씨

 

 [미동댁의 성난 탄성]

 

 에이씨에이

 

 이씨...

 

 (미동댁)  [작은 소리로]  여기가 어디라고 와!

 

 나 부적 하나만 써 줘센 걸로다가

 

 ?

 

 올라가겠다고 난리 난리를 치더니  살고는 싶은가 보네

 

 (미동댁)  애 유치원에 취직을 다 하고

 

 됐다  [미동댁이 가위를 탁 내려놓는다]

 

 어디 보자

 

 이 모양이...

 

 근데 이게

 

 이런 게이게 어린 영한테  먹힐지는 모르겠다아유

 

 들어가라들어가라

 

 

 

 (유리)  이게 뭐야  뭔 부적을 이렇게 줘안 그려?

 

 조선 시대냐?

 

 요즘 컬러 프린트가  얼마나 잘돼 있는데

 

 (미동댁)  강남의 잘나가는 무당들도  다 내 디자인 다운받아 쓴다고

 

 - 뭐 알아?  - 진짜정말리얼리?

 

 싫으면 갖고 와내놔

 

 - 줘  - (유리아유누가누가 싫대?

 

 (유리)  아유사람이 극단적이야

 

 그러니까 고걸로 애 옆에 있는  귀신들을 쫓아 보내시겠다?

 

 나 때문에 우리 서우  귀신 보며 살게 할 수 없어

 

 힘들잖아

 

 하이고알아주니 고맙다

 

 (미동댁)  아유이 길이 쉬운 삶은 아니지

 

 무지하게 외롭거든  [미동댁이 살짝 웃는다]

 

 그럼 너는?

 

 너는 네 자리는 언제 찾을 건데?

 

 애한테는 유치원에서  그렇게 서서히 다가가면 될 거고

 

 남편한텐...

 

 남편한텐?

 

 남편...

 

 에이그냥 확 이혼시켜 버려

 

 [유리의 놀란 신음]  혹시 알아이미 진행 중일지?

 

 시간이 별로 없다이제 46일 남았어

 

 [물건을 정리하며]  됐거든요?

 

 우리 서우 옆의 귀신들 다 쫓아내고

 

 원래대로 돌려놓고 올라갈 거야

 

 간다고?

 

 그냥 올라간다고?

 

 (미동댁)  [손뼉을 짝 치며]  ?

 

 (유리)  [손뼉을 짝 치며]  내 맘

 

 (미동댁)  하지 마

 

 [유리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서우야

 

 오늘 엄마랑 여기 온 거 비밀

 

 (민정)  알았지?

 

 엄마는 곰 젤리 안 좋아해

 

 [차분한 음악]

 

 (유리)  서우야

 

 [놀란 숨소리]

 

 서우안녕  [현정의 웃음]

 

 (현정)  [놀라며]  우아!

 

 이거 이모 주는 거야?

 

 먹어 볼까?

 

 !

 

 우아엄청 맛있네이거?

 

 [현정의 웃음]

 

 서우 지금 등원하나 봐요

 

 수고하세요

 

 [한숨]

 

 (근상)  그즈음 이야기부터 해 볼까요?

 

 환자분?

 

 그즈음 이야기부터 찬찬히 해 봅시다

 

 (강화)  꺼져

 

 (근상)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꺼져'

 

 [근상이 숨을 쓰읍 들이켠다]

 

 그럼 뭐지금 심정은 어때요?

 

 (강화)  [이를 악물며]  꺼지라고고만해

 

 (근상)  , '꺼지라고고만해'

 

 고만해고만해고만하자

 

 이 새끼너 진짜  치료 안 받을 거야?

 

 너 장 교수님 몸빵해 주는 것도  정도가 있어작작 해너 잘릴래?

 

 - 넌 어쩔래?  - 뭐를 어째뭐를?

 

 (근상)  뭘 맥락도 없이 자꾸 어쩌겠...  뭔데

 

 (강화)  현정 누나가 죽었는데  다시 살아 돌아왔어

 

 근데 너는 재혼을 했단 말이지

 

 너 어떻게 할래?

 

 어떻게 할... ...

 

 누나가 죽었어

 

 - 그리고 난 재혼을 했어  - (강화

 

 - (근상근데 누나가 다시 깨어났어  

 

 난 뒈졌네?

 

 잠깐만

 

 잠깐...

 

 누나가 재혼을  아니내가 재혼을 했...

 

 누나가 깨...  왜 깨어났지?

 

 (근상)  안 깨어났으면 모두가 행복하고...  [한숨]

 

 아니야

 

 잠깐만

 

 짜증짜증 나

 

 짜증 나

 

 이거 그냥 생각만 하는데도  짜증이 나는 거를

 

 내가 왜 계속  생각을 하고 있게 하는...

 

 너 이거 신종 고문이냐?

 

 (강화)  아유됐다됐어

 

 너한테 물어본 내가 미친놈이지

 

 됐어너 나가?

 

 너 나가서 그, OODT인가  그거나 찍어빨리

 

 멜빵 메빨리그거빨리아유

 

 - 야  - (강화가라고

 

 [책상을 탁탁 치며]  여기 내 방이야

 

 그러냐아이씨몰라

 

 (의사)  서운하긴 하겠지만  남편 입장에선 재혼할 수도 있죠

 

 어차피 난 죽었는데

 

 - 그래?  - (정 간호사맞아

 

 (정 간호사)  남편 재혼하든 말든  애가 더 보고 싶지

 

 남편보다 애가 더?

 

 (의사)  당연하지  헤어지면 남인데 남편은 무슨

 

 애는 천륜이잖아

 

 요즘 애 엄마들한테  많이 생기는 병이 뭔지 알아?

 

 죽음 공포증

 

 죽음 공포증?

 

 (근상)  까봐병의 일종인데  자신이 죽을까 봐 걸리는 병 있어

 

 근데 특이한 게

 

 (의사)  아이 엄마 환자들은

 

 자신의 죽음 자체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내가 죽으면 우리 애는 어쩌지?'

 

 '이 작은 애는 엄마 없이 크겠지?'

 

 이런 공포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거야

 

 (정 간호사)  아이를 두고 죽는 것 자체가  공포인 거죠

 

 그런 엄마의 심정은어휴

 

 아이됐어어  이런 얘기 그만해

 

 너는 뭐자꾸 쓸데없는 소릴 물어?

 

 다 먹었으면 일어나자

 

 조 선생이 커피 쏜다니까 가자

 

 [차분한 음악]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힘겨운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유리가 기침한다]

 

 (유리)  저기요

 

 우린 애들 언제 봐요?

 

 우리가 애들 볼 시간이 어디 있어?

 

 (주방 이모)  저 많은 애들 해 먹이기가  쉬운 줄 알아?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가 울먹인다]

 

 따가워

 

 아씨  [따뜻한 음악]

 

 [주방 이모가 흥얼거린다]

 

 [유리의 한숨]

 

 [유리의 힘겨운 신음]

 

 [삭 베는 효과음]

 

 [유리의 힘겨운 숨소리]

 

 [유리의 힘겨운 신음]

 

 [유리의 지친 신음]

 

 아니야이건 아니야뭔가 잘못됐어

 

 계속 이럴 순 없어

 

 이건 아니야

 

 (주방 이모)  좀 쉬어요곧 밥시간이니께

 

 [놀란 숨소리]

 

 - 진짜요?  - (주방 이모

 

 (주방 이모)  아유빨라빨라

 

 [유리의 거친 숨소리]

 

 (유리)  분명히 여기 어딘가 있을 텐데

 

 [놀라며]  또 우리 서우 옆에  붙어 있는 거 아니야?

 

 [잔잔한 음악]

 

 주방 보조?

 

 (강화)  아니그걸 왜 네가 해?

 

 서우 보려고?

 

 걱정하지 마  사람들한테 내 얘긴 안 할 거야

 

 서우한테도

 

 내가내가 보여 줄게서우

 

 너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서우...

 

 [긴장되는 음악]  (유리)  쟤가쟤가...

 

 ?

 

 [아이 귀신의 웃음]  아기야!

 

 (유리)  아휴아줌마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미안해아기야

 

 어유왜 그래마음 약해지게

 

 아니야

 

 미안

 

 [아이 귀신의 웃음]

 

 [흥미로운 음악]

 

 (유리)  뭐야이거 왜 안 들어?

 

 ?  [신비로운 효과음]

 

 [어이없는 숨소리]

 

 아이씨미동댁 이 돌팔이

 

 [난감한 숨소리]

 

 그래저거저거

 

 (유리)  아기야아프면 도망가

 

 [신비로운 효과음]  [아이 귀신의 웃음]

 

 [웃음]

 

 (유리)  ?

 

 [신비로운 효과음]  어어이거 안 아파?

 

 이거 엄청 아픈 건데?  [흥미로운 음악]

 

 ?  [신비로운 효과음]

 

 (미동댁)  어린 영한테 이런 게 먹힐지 모르겠다

 

 [당황한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진짜 너무 어려서 안 듣는 거야?

 

 [난감한 신음]

 

 그럼 나 얘 어떻게 쫓아내야 돼?  [아이 귀신의 웃음]

 

 더 주세요

 

 [허탈한 숨소리]  [팥이 떨어진다]

 

 [후드득 소리가 들린다]

 

 [하품]

 

 [의아한 신음]

 

 [유리의 난감한 신음]

 

 (주방 이모)  이것이 다 뭐대?  [유리의 놀란 신음]

 

 죄송해요죄송해요

 

 (주방 이모)  아니...

 

 [아이 귀신의 웃음]  (유리)  !

 

 [유리의 당황한 신음]

 

 쟤 진짜 누구야?

 

 (유리)  나 어째야 돼?  [유리의 한숨]

 

 왜 이랴무섭게

 

 [유리의 한숨]

 

 [여자1의 떨리는 숨소리]

 

 (스님)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 오온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풍경 소리가 들린다]

 

 [스님이 불경을 계속 왼다]

 

 그 보살님 오늘 또 오셨죠?

 

 아유아직 많이 힘드신가 봐요

 

 (미동댁)  서방 잃은 여자는 과부라 그러고

 

 마누라 잃은 남자는 홀아비

 

 부모 잃은 자식은 고아라 그러는데

 

 자식 잃은 부모는  왜 아무 단어도 없는 줄 알아요?

 

 표현할 수가 없어서

 

 어떤 단어가 저 말도 안 되는 고통을  표현하겠어요

 

 [차분한 음악]

 

 (은숙)  하나도 괜찮지 않죠?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자식 잃은 불쌍한 사람들인데

 

 나는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

 

 내가 왜 하필 여기에 섞여 있나  싶을 거야지금

 

 나도 그랬거든

 

 내 사정 아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  [잔잔한 음악]

 

 다 내 눈치 보면서  웃지도 못하는 거 같고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  다들 웃는데

 

 새끼 앞서 보낸 내가  웃을 자격이 있나 싶고

 

 그래서 같은 처지 사람들 찾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대체 왜 이 불쌍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나 싶고

 

 그랬어요

 

 (은숙)  여기 온다고 하나도 괜찮아지지 않아

 

 그냥...

 

 각자 끌어안고 알아서 찾아내야지

 

 참고 살아갈 방법을

 

 [여자1이 흐느낀다]

 

 [멀리서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여기서 보고 있으면

 

 (은숙)  하루에도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는데

 

  '나는 아니겠지'

 

 '내 새끼는 더더욱 아니겠지하면서

 

 당연하게 살았나 몰라

 

 [여자1이 계속 흐느낀다]

 

 [풍경 소리가 들린다]

 

 [울먹인다]  (교사2)  왜 울어왜 울어

 

 [발랄한 음악]  에이울지 마울지 마  밥 더 줄게알겠지?

 

 맛있게 먹으면 더 줄게요

 

 앉아서 맛있게 먹자

 

 옳지숟가락 들고

 

 어어진이 뭐 해뭐 해  뭐 해뭐 해

 

 밥 먹어야지  [아이1이 칭얼거린다]

 

 밥 먹어야 키 크고 멋있어지지

 

 먹을 거야안 먹을 거야?  어어선생님 발로 찼어?

 

 너 안 되겠어일로 와  선생님이 아주 혼내 줘야겠어

 

 [교사2의 힘주는 신음]

 

 [아이들이 종알거린다]

 

 (주방 이모)  아유우리 아기

 

 [유리가 말한다]  읏차

 

 (유리)  [놀라며]  서우 왔어?

 

 [장난스러운 웃음]

 

 [반찬을 덜어 주며]  아이고

 

 [놀란 숨소리]  소시지맛있어이거

 

 많이 먹어

 

 우리 서우  꼭꼭 씹어서 많이 먹어알았지?

 

 (주방 이모)  양파도

 

 그리고 국

 

 (유리)  아이잠깐

 

 건더기 많이 해 가지고

 

 우아

 

 맛있겠다

 

 많이 먹어

 

 (주방 이모)  아이고애라 많이 못 먹어

 

 아는 애야?

 

 ?

 

 [유리의 웃음]

 

 (유리)  잘 알죠우리 서우

 

 (주방 이모)  그래도 잘 다니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아주 그냥 난리였구먼

 

 난리무슨 난리요?

 

 쟤 또래보다 말도 느리고

 

 (주방 이모)  못 어울린다고 엄마들이 극성이었거든

 

 [어이없는 숨소리]

 

 자기 애도 아니고

 

 좀 느리고 못 어울릴 수도 있지

 

 피해 주는 것도 아닌데

 

 피해를 줘서가 아니라 줄까 봐

 

 (주방 이모)  자기 애들이랑 같은 반에 있으면

 

 덩달아 같이 말도 느려지고  그럴 거라고

 

 한 살 어린 애 반으로 옮겨라어째라

 

 그중에 유별난 엄마 하나 있었어

 

 누구누구누구 엄마요?  확 그냥

 

 (주방 이모)  있어  [유리의 헛웃음]

 

 아니자기 애는  날 때부터 말 잘했나?

 

 말이 좀 빠른 애가 있으면  느린 애도 있고

 

 시끄럽게 떠드는 애가 있으면  조용히 혼자 노는 애도 있는 거지

 

 (유리)  공장에서 애들 찍어 냈어?  다 똑같게?

 

 웃겨진짜

 

 애들 들어웃어

 

 [주방 이모의 웃음]

 

 [유리의 한숨]

 

 (주방 이모)  먹어먹어먹어

 

 아유맛있다

 

 [교사들이 수업한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차분한 음악]

 

 (교사3)  서우야왜 자꾸 거기다 그래?

 

 거기 아니고 여기

 

 [서우가 칭얼거린다]

 

 (교사3)  어디 가!

 

 (서우)  혁진이!

 

 [어두운 음악]  [놀란 숨소리]

 

 [한숨]

 

 (교사2)  서우 어머니한테

 

 말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원장님한테라도

 

 실은...

 

 몇 번 더 들었어요

 

 (교사3)  나도

 

 [교사3의 한숨]

 

 아니야아직 어려서

 

 이름이 기억나서 그러는 거겠지

 

 (교사1)  그래도 자꾸 죽은 애 이름을...

 

 [어두운 음악]

 

 [한숨]

 

 [놀란 숨소리]

 

 (유리)  여기 다니던 애였네

 

 하기야

 

 그러니까 안 가고 여기 있지

 

 자기가 죽은 줄도 모르고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아이2의 울음]

 

 잠깐만

 

 (교사3)  ?

 

 왜 울어

 

 일로 와 봐일로 와 봐

 

 [교사3의 힘주는 탄성]

 

 ?

 

 왜 울어

 

 가자

 

 [잔잔한 음악]  [초인종이 울린다]

 

 (아이3)  엄마다!

 

 (교사4)  가라은채 안녕

 

 [초인종이 울린다]

 

 (아이4)  엄마다!

 

 [초인종이 울린다]

 

 엄마다!

 

 [초인종이 울린다]

 

 (아이5)  엄마

 

 [교사4가 인사한다]  (여자2)  갈까?

 

 [잔잔한 음악]

 

 (교사1)  아직 퇴근 안 하셨네요?

 

 (유리)  이제 해야죠

 

 (교사1)  시끄럽던 애들 다 어디 갔나 싶죠?

 

 하원할 때 되면

 

 애들 멘탈 무너지거든요

 

 친구 엄마들 한 명 한 명 올 때마다

 

 심해지고요

 

 [유리가 호응한다]

 

 [한숨]

 

 너 엄마 기다리는 거였구나

 

 혁진아

 

 (유리)  아유착하네

 

 [유리가 살짝 웃는다]

 

 (남자1)  연락 좀 하지 말라고요엄마!

 

 그 사람 엄마 무섭대

 

 계속 이 짓 할 거면 내가  인연 끊자고 했죠?

 

 내 아들 다섯 살이야

 

 귀신 몰고 다니는 무당을  어떻게 만나요?

 

 그럼 이 짓을 하지 말든가!

 

 이 짓?

 

 [남자1의 한숨]

 

 (미동댁)  넌 이게 내가 하고 안 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일로 보이니?

 

 나도 내 인생이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그럼 이게 정상이야지금?

 

 연락하지 마요

 

 (유리)  참 나내가 듣다 듣다

 

 어디 인생 반도 안 산 놈이  반백 년 산 엄마한테 훈계질이야!

 

 엄마 돈으로 입고먹고자란 놈이!

 

 [유리의 성난 숨소리]

 

 ?

 

 당신 누구야?

 

 넌 왜 왔어?

 

 ?

 

 다섯 살 난 귀신  좋은 데 보내 주려고 왔다

 

 너희 엄마밖에 못 해 주거든

 

 [헛웃음]

 

 또 귀신...

 

 [어이없는 숨소리]

 

 [유리가 숨을 후 내뱉는다]

 

 너 귀신이 우습지?

 

 (유리)  어제도 그제도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으니까

 

 내일도 모레도 그럴 거 같지?

 

 넌 귀신 안 될 거 같지?

 

 근데 어쩌지?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건데

 

 [남자1의 헛웃음]  [유리의 성난 숨소리]

 

 (미동댁)  아유녀석아밥 먹고 가!

 

 [답답한 숨소리]

 

 맨날 큰소리치더니  아들한테 꼼짝도 못 해

 

 그랬잖아

 

 외로운 삶이라고

 

 (미동댁)  아유그래도 아기 땐 착했어

 

 자기도 크면서  소중한 게 많아지니까 저러지

 

 근데 왜 왔다고?

 

 [잔잔한 음악]

 

 [밝은 음악]

 

 (미동댁)  죽음이라는 걸 잘 모르는 아기귀들은

 

 원하는 것만 이뤄지면  자연히 올라가게 돼 있어

 

 (유리)  그래그럼 엄마만 만나면 되겠네?

 

 그렇지

 

 [함께 인사한다]

 

 (주방 이모)  아이고신입이라고 일찍도 왔네

 

 주방에 있지 여기서 뭐 해?

 

 (교사1)  안녕하세요

 

 원장님

 

 (원장)  

 

 (유리)  저 사진

 

 이제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원장)  그러네요

 

 혁진이 보낸 지  벌써 몇 달이나 지났는데

 

 [차분한 음악]

 

 [손을 탁탁 털며]  저 잠깐 화장실 좀요

 

 (주방 이모)  어딜 가바쁜데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왜 안 와?

 

 빨리 와라저 어린 게 기다리는데

 

 [떨리는 숨소리]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초인종이 울린다]

 

 (혁진)  엄마!

 

 [잔잔한 음악]

 

 오셨어요어머니

 

 잘 지내셨어요?

 

 

 

 서우야

 

 (원장)  무슨 일 있는 거야?

 

 서우야무슨 말 하고 싶은 거야?

 

 서우야이거 누구 주는 거야?

 

 [떨리는 숨소리]

 

 [흐느낀다]

 

 여기에...

 

 누가 있어?

 

 [따뜻한 음악]  [흐느낀다]

 

 [안타까운 숨소리]

 

 [혁진 모가 흐느낀다]

 

 (교사1)  서우가?

 

 (교사3)  혁진이 거라고 장난감 갖다주더래  [교사1의 놀란 숨소리]

 

 (교사1)  웬일이야혁진이 엄마 좀 미안했겠다

 

 혁진이 서우랑 못 놀게 하려고  엄청 유난이었잖아

 

 (교사3)  그러니까

 

 (교사1)  서우 다른 반 보내려고 막 그러고

 

 알았겠어?  자기 자식이 그렇게 될지

 

 서우 엄마

 

 ?

 

 내가 다 미안했어요

 

 그냥 다...

 

 서우한테 고맙다고 전해 줄래요?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근상)  누나!

 

 어디 간 거야

 

 또 장 보러 갔나?

 

 맨날 장 보고  [모니터 전원음]

 

 맨날 자기가 다 드시고

 

 아유코딱지만 한 데서  뭐 훔쳐 갈 거 있다고...

 

 [새가 지저귄다]

 

 우리 서우 괴롭히던 엄마였어?

 

 [한숨 쉬며]  더 힘들겠네그 엄마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부드러운 음악]

 

 [유리와 현정의 웃음]  (유리)  심심하지언니?

 

 좀만 기다려  다음 주면 나도 올 거니까

 

 안 그래도 너 올 날만  기다리고 있다내가

 

 [유리와 현정의 웃음]

 

 아니둘은 무슨 영혼의 단짝도 아니고

 

 그렇게 죽고 못 살더니  애까지 무슨 일주일 차이로 낳아?

 

 일부러 날짜 맞췄어?

 

 [유리의 어이없는 숨소리]  (강화)  맞췄지?

 

 그걸 맞춘다고 되냐?  이 멍충아

 

 (유리)  그러니까  [현정의 헛웃음]

 

 근데 쟨 아까부터 왜 저러고 있어?

 

 [익살스러운 음악]

 

 미친놈이니까

 

 놔둬

 

 어이사내

 

 (강화)  저거 봐저거 봐  저거 미친놈 맞잖아

 

 너는 그냥 사내

 

 (근상)  나는 아빠

 

 이제 아빠

 

 - 어디 아파?  - 아니아버지아비

 

 [한숨]

 

 내가 일주일 먼저 아빠가 된  선배로서 알려 줄까?

 

 이게 말이야

 

 기분이 되게 묘해

 

 (근상)  애를 이렇게 처음 딱...

 

 애를 딱 보면

 

 그냥

 

 [울먹이며]  눈물 막...

 

 눈물나도 모르게 후드득후드득...

 

 (근상)  막중한 책임감

 

 우주도 들어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어

 

 겪어 봐

 

 [구시렁거린다]

 

 [근상이 훌쩍인다]  - (현정쟤 왜 저러니?  - (강화미친놈이라니까

 

 누나고생했어

 

 [현정의 손을 탁 잡으며]  아니엄마

 

 엄마고생했어

 

 (근상)  우리 엄마 노산인데  어떡하냐진짜

 

 (현정)  노산노산?  [근상의 신음]

 

 - (강화에이...  - (현정노산?

 

 (강화)  왜 애를거기를에이...

 

 [근상의 신음]  (현정)  

 

 - (현정너 노산...  - (근상엄마잠깐만...

 

 [현정의 아파하는 탄성]  (유리)  어머어머언니

 

 (강화)  계근상뭐 하는 짓이야!

 

 (근상)  [힘겨운 목소리로]  엄마보다 내가 더 죽을 거 같아

 

 (강화)  아유유리야  이거 지지보지 마태교에 안 좋아

 

 [유리의 웃음]  아유진짜

 

 [근상의 신음]  (현정)  자기야많이 아파?

 

 (근상)  정통...

 

 - (현정어떡해  - (근상정통

 

 - (유리몸조리 잘해  - (강화갈게

 

 (유리)  아니아빠 된 것치곤  변한 게 없는데쟤는?

 

 (강화)  할아비가 돼 봐라저놈이 변하나  [유리의 웃음]

 

 근데 진짜 많이 울긴 한다더라

 

 아기 처음 딱 보면은 다 운대

 

 울긴 왜 울어네가 울겠지

 

 '엉엉우리 아기 반가워하면서

 

 맙소사아니거든?

 

 나는 우리 아기  엄청 스위트하게 맞을 거거든?  [유리의 헛웃음]

 

 '안녕나왔구나?'

 

 [유리의 웃음]  내기할까먼저 운 사람이 닭 쏘기

 

 (유리)  !

 

 (강화)  진짜다너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다

 

 (유리)  너나 딴말하지 마치  [강화의 헛웃음]

 

 막 찔끔 이 정도도 안 봐준다

 

 (강화)  너 진짜 괜찮겠니나 엄격하다  [차분한 음악]

 

 [유리의 웃음]

 

 - (남자2) 여기 한번 봐 봐  - (여자3) 엄마까꿍

 

 (남자2)  아유라운아천사 같아

 

 - (여자3) 엄마야엄마  - (남자2) 여기 좀 봐 봐

 

 [감성적인 음악]

 

 그만 봐

 

 (영심)  피 나는 거 보니까 진짜 사람이네

 

 유리누나누나 뒤에...  누나미안해!

 

 [흐느낀다]  (유리)  언니가 나 엄청 보고 싶어 했잖아

 

 (강화)  근데 그거 어떻게 알았어?

 

 (근상)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거 같아

 

 혹시 얘 49일 뒤에  다시 가는 거 아니야?  [미동댁이 소리친다]

 

 - 야  - (근상갑자기 왔으니까

 

 갑자기 사라지고 그럴 수도 있지

 

 [환호]

 

 (근상)  너 내가 어떻게든 짱구 굴려서  오늘 오지 말라 그랬지?

 

 (강화)  오고 싶어 왔냐오고 싶어 왔겠어?

 

 (유리)  몰라마주칠 일 뭐 있겠어?

 

 (민정)  저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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