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니스 6
(영인) 매장 앞에 키즈 50% 세일 붙어 있잖아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우리 꼬물이하고 너무 잘 어울려서 하나 샀다?
아니, 남자애인지 여자애인지도 모르잖아
[영인의 웃음]
(영인) 당신 닮은 여자애야
내가 매일 배 두들기면서 그렇게 말하는데?
[한숨 쉬며] 여자애가 나 닮으면 안 되는데
[발소리가 들린다]
어, 회장님 오셨나 보다
(영인) 어, 나도 근처
- 응, 좀 있다 봐 - (영인) 어 [노크 소리]
예 [통화 종료음]
[석주의 내쉬는 숨소리]
- (태석) 오셨습니까? - (석주) 어, 그래
[석주가 숨을 하 내뱉는다]
(석주) 어
[석주의 힘주는 숨소리]
[내쉬는 숨소리]
[그릇을 탁 내려놓으며] 카
아, 그, 식약청에서 최종 허가 결론 냈다고?
네, 내일 오전 중에 발표할 겁니다
성인 ADHD 환자에게만 투약하는 조건이고
효과가 입증되면 환자군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고생했어
그 창고에 가득 쌓여 있는 그 넥스트
내가 다 먹어야 되나 고민했는데 말이야
[멋쩍은 웃음]
(석주) 한 실장 덕에 또 돈 벌게 생겼어
[웃음]
그, 폐렴 치료제로는 실패했지만
성인용 ADHD에는 가능성 있다고 봅니다
(석주) 응, 거,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 있다고
벌써 입소문이 났어
내 주위에서도 아주 여럿이 먹더라니까
[웃음]
[헛기침]
- 넥스트입니까? - (석주) 응
한 실장 안 먹어 봤어?
네
컨디션 떨어질 때 한번 먹어 봐
[물 따르는 소리] 내가 아주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
아주 좋아
[석주의 웃음]
[노크 소리]
(태석) 아
(석주)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박영인이라고 합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 (석주) 자, 앉으세요, 앉으세요 - (영인) 네
- (태석) 이게 그거? - (영인) 기대해
[석주의 옅은 헛기침]
(석주) 그래, 아기가
왕자님입니까, 공주님입니까?
우리 꼬물이요?
여자애 같아요
(석주) [웃으며] 아이고 아이고, 잘됐네 [휴대전화 진동음]
요즘 보니까 딸 하나가 아들 열보다 낫답니다
[석주의 웃음] (영인) 그렇다 그러더라고요
[영인의 웃음]
- 잠깐만 실례하겠습니다 - (석주) 어
(태석) 잠깐만
(석주) 씁, 자, 그러면 언제쯤이나 우리 공주님을 뵙게 되나요?
아, 12주니까 한 6개월 좀 지나서?
[석주와 영인의 웃음]
물어뜯어?
[무거운 음악]
다른 약 하는 거 아니야?
내일이 최종 허가 발표야
당장 입원시키고 애들 입단속해
절대 소문나면 안 돼
죽은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야
치료비랑 보상금 제시해, 그러면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다시 전화할게 [통화 종료음]
[영인의 신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영인의 힘겨운 숨소리]
여보
[영인의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지수) 중…
[숨을 씁 들이켠다]
총리실 호출입니다
[태석의 한숨]
[태석의 한숨]
[무거운 음악]
어디로 가는 겁니까?
쓰레기 매립지
경증 환자 보호 시설이 부족해
(태석) 쩝
[태석의 한숨]
아직도 내가 하는 일이
이해가 안 가나?
아닙니다
난 선택을 한 거야
어느 선에서 피해를 막을지
이 중위도 곧
어디까지 피를 묻혀야 할지 선택할 때가 올 거야
[한숨 쉬며] 치료제는?
후보 물질 추려서 감염자들에게 주입해 봤는데
전부 죽었습니다
다시 해, 될 때까지
버티는 건 내가 할 테니까
[발소리가 울린다]
(현경) 아, 그럼 이제 어떡해요?
밖에는 광인병 환자에
외부 지원도 더 없을 것 같다는 거잖아요
아이, 뚫고 나가야지
(이현) 담벼락마다 가림막까지 설치했습니다
뭐, 뚫고 나가는 데 성공해도
뭐, 그다음엔 어디로 갈까요?
아, 일단 뚫고 나가서 제일 비싼 아파트로 들어가면 돼
(학제) 아, 그럼 자기들이 어쩔 거야
거기도 봉쇄하겠어? 높은 양반들 잔뜩 살 텐데
그, 우리가 당한 건 이 집값이 싸서야
[학제의 못마땅한 소리]
(해성) 근데 진짜 밖에 환자들 있는 건 맞아요?
동 대표 아줌마하고 앞집 오주형 씨
지금 뭐, 다 불참인데
또 임대만 있다?
밖에 나간 분들이 거의 참석을 안 했다는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거잖아요, 쯧
(새봄) 나가고 싶으시면 나가 보세요
다시 돌아올 거란 보장은 못 드리지만요
(이현) 그럼 다들 이해하신 걸로 알겠습니다
슈퍼에서 가져온 물건들이랑 음식은
201호에 있으니까 필요한 거 있으시면 가 보시고요
대신 그분들도 부족한 물건들이 있을 테니까
그 부족한 물건과 교환하는 조건입니다
(새봄) 야, 근데 감염자들 감염 심해지면
[긴장되는 음악] 문 부수고 들어오는 거 아니야?
[문이 탁 닫힌다] 어, 그, 차로 들이받든가 하면은 유리문이라 부서질 텐데
그보다는 쉽게 들어올 방법을 찾을 거야
이게 범죄도 다 그렇게 시작하거든
'그냥 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갔다'
'자전거에 자물쇠를 안 채워 놔서 가져갔다'
씁, 근데 '피가 먹고 싶어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겠다'
그런 결심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
핑곗거리만 안 주면 된다는 건데
[이현이 손가락을 딱 튕긴다]
문은 다 잠가 놨고
[놀란 숨소리]
(이현) 왜?
옥상
[풀벌레 울음]
[문이 탁 닫힌다] (앤드류) 여기 저밖에 없는데요
늦진 않았겠지?
그러길 바라야지
[자물쇠 잠그는 소리] [새봄의 힘주는 소리]
(이현) 앤드류 씨는 도통 놀라지를 않네요
밖에 나가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그렇고
[앤드류의 멋쩍은 숨소리]
(앤드류) 사람들이 절 이상하게 안 보는 것만으로도
전 기쁘거든요
두 분 다 조심하세요
앤드류 씨도요
[문이 탁 여닫힌다]
(새봄) 우리도 숨 좀 돌리고 가자
[이현의 지친 숨소리]
[새봄의 지친 숨소리]
아, 힘들어, 정말
[이현이 살짝 웃는다]
[새봄과 이현의 피곤한 숨소리]
이러고 있으니까 옛날 생각 난다
[감성적인 음악]
언제?
그날?
야
아, 그때는 내가 진짜 순간적으로
날 수 있나 싶었다니까
날았지, 뭐
[이현과 새봄의 웃음]
날았지
날 수 있으면 엄마 요양원에 가 볼 텐데
(새봄) 얼굴 보기 불편하니깐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렇게 됐네
병에 걸린 사람들 다 어떻게 됐을까?
어디 숨어서
목마른 걸 참고 있으려나
무서워하고 있겠지
제일 가까운 사람 물까 봐
완전히 괴물로 변할까 봐
그래도 갈증에 지기 전까지는 계속 싸우겠지
다들 괜찮으시겠지?
(이현) 그럼
우리만 안 다치면 돼, 어?
그래야 뭐, 건강하게 다시 만나지
(새봄) 그러니까 다신 그런 짓 하지 마
야, 어? 그게 어떤 피인 줄 알고
손에 묻히냐? 그걸…
뭐, 오주형 얼굴에 묻힌 건 괜찮고?
먹인 것도 아닌데, 뭐
설마 그걸 이렇게 쪽쪽 빨아 먹겠어?
[웃으며] 그건 절대 아니지
아휴, 자기 몸 끔찍이 아끼는 것 같더라
아까 안 내려온 거 보니까
기는 좀 죽은 거 같아
야, 그러고 보니 동 대표 아줌마도 안 왔지?
[연옥의 힘겨운 숨소리]
(연옥) 아유
[연옥의 힘겨운 신음]
괜찮아?
[연옥이 씩씩댄다]
당연히 안 괜찮지
[연옥의 힘겨운 신음]
[연옥의 놀란 숨소리]
이것 좀 봐
내가 얼마나 놀랐으면, 아이씨
이렇게 된 거 그냥 포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
(우창) 그, 분위기 보니까 입주자 대표 돼도
돈 벌기 힘들 거 같던데
나가면?
여기 이제 나가면 똥값이야, 똥값
손해 보고 나가서
딴 아파트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방법이 없으니까 그렇지
헬스장 승범이도 병 걸린 거 같다며
(연옥) 넌 헬스장 맨날 가더니 거기서 뭐 했어?
그런 거나 감시하지
(우창) 쯧
걔가 그럴 줄 알았나
[연옥의 한숨]
봉쇄 풀리면
아파트 단지 전체 보수해야 될 거야
엘리베이터 내장재도 싹 다 바꾸고
외벽도 치우자고 해야지
그것 때문에 봉쇄가 더 쉬웠잖아
씁, 외곽에다가 나무도 심자고 하자
너 조경업체 아는 데 있다고 했지?
거하게 소독해도 되겠다
감염자들 나왔으니까
그래, 그거야
생각만 바꾸면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고
[연옥이 살짝 웃는다]
근데 입주자 대표 [연옥의 힘겨운 숨소리]
가능하겠어?
[한숨]
내부에 영향력 있는 애들 섭외 좀 해야지
(연옥) 우리 아버지가 조현병이셨거든요
재작년에 돌아가셨는데
그런 유의 병을 보면 제가 좀
쉽게 충격을 받아요
언니 집에 없는데요?
아이씨
[살짝 웃으며] 그래
(연옥) 502호 꼬마구나
그럼 집에 너 혼자니?
501호 사람들은 어디 있니?
[다가오는 발소리] 잠깐 문 좀 열어 볼래?
(새봄) 501호 사람들 여기 있는데요? [연옥의 놀란 숨소리]
깜짝이야
[연옥의 멋쩍은 숨소리]
오늘 낮의 일은
미안합니다
근데 괜찮으면 괜찮다고
제대로 얘기를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연옥) 피만 보면 누가 봐도 오해를 하죠
안 그래요?
(연옥) 너도 많이 힘들지?
그래도 이렇게 봐 주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지?
진짜 다행이죠
우리가 아래층이라 너무 다행인 거 있죠
[그릇 달그락대는 소리]
[연옥이 콜록거린다]
(연옥) 이런 일이 터져서 신혼도 못 즐기고
너무 아쉽죠?
[연옥이 살짝 웃는다]
저도 남편이랑 빌라 1층에서부터 시작했는데
하필 그때 홍수가 나 가지고
아휴, 고생한 거 생각하면
두 분은 어떻게 만났어요?
어머나 [전기 포트 물 끓는 소리]
음
[당황한 숨소리]
인연이 깊으신가 보다
[어색한 웃음]
거기 좀 앉아 계세요
(서윤) 저 아줌마 못 믿겠어요
나도
근데 왜 데려왔어요?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정국의 힘주는 숨소리]
(정국) 어, 아, 새봄이는?
동 대표 아줌마하고 얘기 중이에요
아, 무슨 사과 하러 왔다는데
사과?
사과도 아주 열불 터지게 하지?
(이현) 예
(정국) 사실 그거 안 미안해서 그래
아, 근데 그 아줌마가 무슨
나한테 입주자 대표 노리냐 그랬었거든요
그 여자가 노리는 거네
그, 귀찮은 걸 왜 해요?
뭐, 돈 많이 버는 것처럼 얘기하던데
야, 관리 사무소부터 외주 용역까지
대표 회의에서 다 계약하는 거야, 어?
엘리베이터, 외벽, 옥상 주차, 전기, 조경, 전부 다
- (정국) 그게 다 돈이야 - (이현) 전부 다?
[노크 소리]
(승범) 아, 더 없어요?
아, 저 그래도 운동하는 사람인데
아, 김밥 하나만 더 줘요
- 김밥? - (승범) 예
(정국) 저…
(승범) 저, 아저씨, 그, 저
오늘도 수갑 채우고 갈 거 아니죠?
제가 좀 피가 안 통해요
[이현의 한숨]
- (이현) 김승범 씨 - (승범) 네
여기 입주민들 지금 전부 초긴장 상태입니다
(이현) 지금까지 다들 모르고 넘어갔지만
곧 승범 씨 상태 의심하는 사람도 생길 거고요
그래서요?
사람들 겁먹지 않게
조심하란 겁니다
오늘 수갑은 어쩔 수 없지만
며칠 동안 괜찮으면
이 헬스장 안에서만큼은 편하게 다닐 수 있게 해 줄게요
오늘은 협박 안 하시네요?
[한숨]
저도 김승범 씨가 병에 걸린 게 아니길 바랍니다
김승범 씨 아니어도
[한숨 쉬며] 이 아파트에 문제가 많거든요
[무거운 음악] (주형) 진짜
아이씨, 진짜!
[주형의 성난 숨소리]
죽여 버릴 거야, 아주
두고 봐, 내가
[수도꼭지를 탁 잠근다]
[피식 웃는다]
[스위치 누르는 소리]
야, 뭘 그렇게 봐, 나 괜찮다니까
야, 야, 봐 봐, 깨끗하지?
오빠야말로 겁먹은 거 아니야? 피부 벗겨지게 씻던데
(주형) 야, 야, 야! 야, 야
뭘 먹고 있어
난 또 몸에 안 좋은 이상한 거 먹는 줄 알았지
[약을 탁 내려놓는다] 야, 술 따라 봐
카, 민지
병원에서 약 먹는 거 본 적 있지?
뭐, 영양제나 피로 회복제 이런 거
피곤하면 가끔 뭐 먹긴 했지
무슨 약?
몰라, 뭐, 그냥 알약 같은 거였어
헬스장서 얻은 건강식품이라 그랬는데
헬스장?
(이현) 헬스장 출입 명부에 이름이 없던데
[의미심장한 효과음] 헬스장 거기는 와이프가 다녔었는데
(주형) 광인병 헬스장에서 퍼진 거예요?
[피식 웃는다]
왜? 중요한 거야?
술 적당히 마셔라, 술에 장사 없다
어디 가는데?
응, 어디 가, 신경 꺼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무거운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문이 탁 닫힌다]
[문이 탁 닫힌다]
- (이현) 형, 먼저 들어가요 - (정국) 왜?
나 지갑을 두고 와 가지고 [주머니를 툭툭 친다]
아, 지갑을 왜 갖고 다녀?
아, 금방 다녀올게요 먼저 들어가 있어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스위치 누르는 소리]
[문이 탁 열린다]
(승범) 누구세요?
[문이 덜컹 닫힌다]
(주형) 진짜 이러고 있었네?
아저씨
여기 갇힌 거예요?
예, 뭐, 갇혔어요, 여기
저 위에 5층 사는 경찰이 가둬 놨어요
저, 아저씨
(승범) 저, 저 좀 도와주세요
저 진짜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 저 완전히 깨끗한데
저 위에 사는 경찰이 있잖아요
저 경찰이…
(주형) 그쪽이 내 와이프한테
약 팔았죠?
6층 의사 여자
광인병으로 죽은
[피식 웃는다]
아, 나 그쪽 협박하려고 하는 거 아닌데
복수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나 그쪽한테 고맙다니까?
아저씨
나 그 약 사고 싶은데
아, 전 진짜 모른다니까요
몰라?
(승범) 아, 진짜 몰라요, 저는
[헛웃음]
진짜 몰라?
아, 몰라요
- 몰라? - (승범) 예
아, 진짜
빡치네, 진짜, 씨
너 병 걸렸다고 밖에 내쫓을 거야 이 미친 새끼야, 진짜, 씨
아이씨
[주형이 중얼거린다]
(주형) 어, 넌, 넌 모르지? 넌
[아파하는 신음] 알고 있는 새끼가
몰라? 몰라?
(승범) 아, 진짜 몰라요, 저
아저씨, 아, 잠깐만요 아, 진짜 몰라요, 예?
- (승범) 아저씨 - (주형) 왜 몰라?
(승범) 아, 그만 좀 하세요
[한숨]
[승범이 주형을 말린다]
[퍽 맞는 소리] [초인종이 울린다]
(남자1) 예 국해성 변호사님 맞으시죠?
예, 그런데요
(남자1) 저 102동 사는데
엘리베이터 광고 보고 연락드렸어요
아, 근데 지금 바깥 동들 환자들 엄청나다고 들었는데
아니에요, 몇 명 나오긴 했는데
어린이 도서관에 다 격리를 했어요
(남자1) 101동에서 예민하게 굴면서
출입을 통제하네요
그럼 그렇게 지금 심한 상황은 아니란 거죠?
(남자1) 네
그, 잠깐 뵙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할아버지 선산 문제인데
지금 어디신데요?
지하 1층이요
여기서
잠깐 보면서 이야기 나누면 안 될까요?
(남자1) 여기가 인터넷이 되거든요
이, 지도 보여 드리기도 편하고
거기 계세요, 금방 갈게요
[월 패드 조작음]
[문이 탁 여닫힌다]
(소윤) 방금 누구랑 얘기하지 않았어?
(해성) 어? 몰라 뭐, 밖에서 난 소리 같은데?
[긴장되는 음악] 나 잠깐만 나갔다 올게
어디 가는데?
아유, 좀 답답해
한 바퀴 좀 돌면서 이렇게 힐링 좀 하고 올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월 패드 조작음]
(월 패드 속 남자1) 예 국해성 변호사님 맞으시죠?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무슨 일이세요?
- 안녕하세요 - (소윤) 어, 안녕
저희 남편이 다른 동 사람 만나러 나갔는데요
(소윤) 아까 들어 보니까
밖에 광인병 환자들 많다고 해서요
[도어 록 작동음]
저…
[어이없는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어디예요?
[도어 록 작동음]
[승범의 거친 숨소리] [주형의 다급한 탄성]
[주형의 비명]
[승범의 거친 숨소리]
[주형의 비명]
아니길 바랐는데
[승범의 거친 숨소리]
[주형의 다급한 탄성]
(주형) 이거, 이거 이거 좀 어떻게…
이 미친 새끼 좀 어떻게 좀 해 줘
내가 왜? [주형의 비명]
네가 없는 편이 세상에 더 도움 될 텐데
[주형의 다급한 탄성]
[승범의 거친 숨소리] [주형의 비명]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남자1) 안에만 갇혀 있으니까 상담받으러 나갈 수가 없어서요
네, 잠시만요, 잠시만요
[휴대전화 조작음]
(해성) 어? 이거 인터넷 이거 안 되는데요?
좀 나오셔야 돼요, 이쪽으로
이쪽
[해성의 짜증 섞인 숨소리]
(해성) 아이씨, 어떻게 여는 거야?
[주형의 다급한 탄성]
[승범의 거친 숨소리]
[주형의 신음]
[가쁜 숨소리]
[거친 숨소리] (이현) 운 좋은 줄 알아
새봄이만 아니었어도 너 죽었어
[가쁜 숨소리]
저기 CCTV 보이지?
김승범 씨 얘기 흘리고 다니면
너 덮치는 영상 쫙 뿌릴 거야
그럼 너도 광인병 환자 되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그러니까
집에 처박혀서 숨만 쉬고 있어
[주형의 힘겨운 신음]
왜, 왜, 왜 왜 저 새끼 병 걸린 거 왜
왜 감춰야 한다는 거야, 씨
사람이니까
[승범의 거친 숨소리]
(이현) 김승범 씨, 진정해요
원래로 돌아갈 수 있어요
[긴장되는 음악] [승범의 거친 숨소리]
[긴박한 음악]
[해성의 신음]
[배트 떨어지는 소리] [새봄의 힘주는 소리]
[새봄의 힘주는 탄성]
[새봄의 힘주는 탄성]
[새봄의 가쁜 숨소리]
[문이 철컥 잠긴다] [새봄의 가쁜 숨소리]
아저씨
지금 아파트 봉쇄 중이에요
집에 가서 좀 주무세요
[무거운 음악] [새봄의 가쁜 숨소리]
(해성) 아줌마
뭐 하는 거예요? 놀랐잖아요
(새봄) 가만히 있어요
부수고 들어오면 큰일 나는 거니까
[새봄의 긴장한 숨소리]
[남자1의 떨리는 숨소리]
[새봄의 안도하는 숨소리]
[새봄의 가쁜 숨소리]
아저씨
낮에 얘기했잖아요 밖에 나가면 안 된다고
(해성) 의뢰인이었다니까요 할아버지 선산 문제로
멀쩡한 거 못 봤어요?
지금 아저씨가 선산 들어가게 될 뻔한 걸
구해 준 거잖아요
아줌마 때문에 고객 하나 날렸는데 [문이 탁 열린다]
[뛰는 발소리] 뭔 소리 하는 거야, 악담해?
(소윤) 어머, 여보!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 (소윤) 괜찮아? - (해성) 아이씨
[해성의 짜증 섞인 숨소리] (소윤) 안 다쳤어?
- (해성) 네가 일렀어? - (소윤) 어?
아, 왜 그러는 거야, 너…
[해성의 답답한 숨소리]
(해성) 아휴, 씨
[해성의 아파하는 신음]
[퍽퍽 맞는 소리] [주형의 신음]
(이현) 아주 틈만 나면 뒤통수치려 그러네 [주형의 짜증 섞인 숨소리]
저기 확 던져 가지고 감염시켜 버릴라
[한숨] [승범의 거친 숨소리]
그거 알아?
뭘?
내가
[헛웃음]
겁나
겁나 운이 좋은 사람이거든
(주형) 이거나 먹어, 이 새끼야
(이현) 아, 더럽게 뭐 하는 거야, 씨
밖에
사람 있어, 이 새끼야
(주형) 어, 잘 만났어
당신 남편 아주 미쳤어!
[주형의 신음]
현이 건드렸어?
[콜록댄다]
아이씨, 왜 이래?
(주형) 아줌마 남편이 안경 낀 내 얼굴을 때렸어
살인 미수, 아니, 아니야 죽이려 그랬어, 죽이려 그랬어
일, 일로 와 보세요
이 사람이 저 괴물인지 짐승 이용해서
나 죽이려 했다니까, 진짜
(해성) 저거 뭐예요, 저거, 어?
- (해성) 뭐야, 저거? - 너 괜찮아?
김승범 씨가 발병했어
(이현) 저기요!
위험하니까 가까이 가지 마세요
[긴장되는 효과음] [승범의 괴성]
[거친 숨소리]
[소윤과 해성이 놀란다]
[거친 숨소리] [수갑이 철컥거린다]
[중얼거린다]
[소윤의 놀란 숨소리]
(해성) 아파트 안에 환자 있는 거 알았어요?
그럼 말을 했어야지!
지하 헬스장 트레이너요
[해성의 한숨] 병에 걸린 것 같아요
[난감한 숨소리]
그런 사람이 있어요?
[문이 탁 열린다]
(이현) 좀 어때요?
(정국) 어, 어
10시 45분인가 6분부터 머리 부딪치는 걸 그만뒀어
형, 먼저 올라가세요
전 상황 좀 보고 올라갈게요
조심해
[정국의 한숨]
[문이 탁 여닫힌다]
깼죠?
[차분한 음악]
(이현) 깼네
아마 지금쯤 위에선
김승범 씨 쫓아내자고 얘기 중일 겁니다
(승범) 아, 저 진짜
딱 두 번 먹었어요
피곤할 때 먹으면 좋다고 해서
밖에는 왜 나갔어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다급한 숨소리]
[승범의 힘주는 소리]
약 남은 거 찾으러요
그거 먹으면 집중이 좀 잘되거든요
[한숨]
그 와중에도 약 먹을 생각을 한 겁니까?
저 진짜 두 번밖에 안 먹었다니까요
발병 때 일 기억은 나요?
조금, 조금요
(승범) 6층인가 아저씨가 들어와서 뭐라고 하는데
제가 참아 보려고 했는데
계속 뭐라고 하니까
(이현) 앞으론 더 참는 게 좋을 겁니다
발병 횟수가 늘면
그 정신이 완전히 무너지거든요
(승범) 아까 아저씨한테도 약 얘기 했어요
헬스장 차에 있다고
[한숨]
그건 제가 알아서 하죠
즐거웠어요?
(이현) 발병 상태일 때 즐거워요?
흥분되고 짜릿하고
그래요?
[숨을 씁 들이켠다]
그럼 오래는 못 참겠네
[풀벌레 울음]
[다가오는 발소리]
(이현) 야, 밤에는 추워 뭐 좀 걸치고 다녀
(새봄) 헬스장 아저씨는?
정상으로 돌아왔어
발병 상태 한 15분 정도 유지되다가
정상으로 돌아와
내일 투표하기로 했어
무슨 투표?
김승범 씨 내쫓을지 말지 하는 투표
(새봄) 6층 변호사가
우린 민주주의 국가니까 투표로 결정하재
(이현) 와
야, 나는 솔직히 내가 진짜 성격이 꽤 나쁜 줄 알았거든?
근데 여기서는, 뭐 명함도 못 내밀겠네
동 대표 아줌마는 뭐라고 안 해?
그 아줌마는 입주자 대표 할 생각밖에 없어
자기 편 들어 주면 나중에 관리비 빼 주겠대
(이현) 정국이 형 말이 맞네
근데
오주형 한 말
아니지?
뭐?
내가 죽이려고 들었다는 거?
야, 그거 아니야, 그 새끼가 [감성적인 음악]
걔가 먼저 김승범 씨 협박하고 있어 가지고
(이현) 내가 겁 좀 준 게 다야
- (새봄) 그렇지? - (이현) 아, 그럼
신경이 좀 쓰여서
(새봄) 내가 원래 뭐, 이렇게
마음에 담아 두고 그런 거 못 하잖아
(이현) 알지, 봄아
'굿 캅, 배드 캅' 전략이라고 있거든?
(새봄) 응?
한쪽이 나쁜 경찰을 맡아서 막 화를 내고 겁을 주면
(이현) 한쪽이 좋은 말로 상대를 설득하는 거지
당근과 채찍
근데?
(이현) 내가 나쁜 경찰 할 테니까 네가 좋은 경찰 해
- 싫어 - (이현) 응?
넌 이미 많이 했잖아 내가 악역 할래
(새봄) 마음에 안 드는 놈들 있으면
그냥 확 쥐어패 버릴 거야
[새봄의 기합]
그러니까
넌 착하게 굴어, 알았지?
'비 나이스'
야… [이현의 한숨]
네가 다칠까 봐 그래
나쁜 경찰이
보통 다치거든
[영상 속 승범의 거친 숨소리]
내보내야 돼요 그래야 우리가 살아요
(학제) 아, 이, 다른 사람들은 괜찮아요?
아, 물린 사람은 없는 거예요, 이거?
(해성) 하, 아직 모르는데 발병하면 바로 내보내야죠
(동현) 변호사님
이 영상 저한테 나눠 주시면 안 될까요?
내쫓는 거 동의하시죠?
(동현) 아, 그럼요 저도 밖에서 그 꼴 다 봤는데
[동현이 살짝 웃는다] (학제) 아유, 아이…
아니, 왜 이렇게 보는 걸 가져가나?
(해성)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실의 떨리는 숨소리] 상황이 심각해서, 지금, 그렇죠?
(수민) 야, 야, 그래 내가 이런 거 보고 놀란 거라니까 [영상 속 승범의 거친 숨소리]
너 이제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지?
넌 지금 이게 중요하니?
하, 야, 눈 봐라, 눈, 아유
[영상 속 승범의 거친 숨소리]
오주형 씨는요?
[휴대전화 조작음] [겁먹은 숨소리]
계속 씻는 거 같아요
(해성) 음
그, 원하시면
저희 집에도 빈방 있으니까
와 계셔도 돼요
[샤워기 물소리] [상희의 멋쩍은 숨소리]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워요
[문 고정 장치 올리는 소리]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해성의 힘주는 숨소리]
그럼
아까 나 문 열었어 봐
옆 동 새끼한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었어
그 새끼 선산 얘기 하면서 날 죽이려고 들었다니까!
[해성의 짜증 섞인 숨소리]
그러다 우리도 병 걸리면?
우리가 왜 걸려?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병은 잘못했다고 걸리는 게 아니야
[한숨]
(세훈) 어쨌든
저 봉쇄 끝날 때까지 밖에 안 나갑니다
(새봄) 5분이면 돼요
5분이면 사람 하나 살릴 수 있어요
[세훈의 한숨]
(세훈) 사람이 맞긴 한 겁니까?
그 광인병 환자들이요
아, 그럼요, 내려가면 그 사람이랑 얘기도 할 수 있는데
어쩌면 아저씨가 여기 숨어 있어서
사람 하나가 죽을지도 몰라요
(새봄) 잘 생각해 봐요
[인터폰이 탁 꺼진다] [한숨]
잘 생각해 봐요
"르시엘 펜트하우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이현의 한숨]
여기서 뭐 해?
아니, 너 기다렸지 아니, 어디 갔었어?
15층, 내일 투표하러 오라고 [신발 벗는 소리]
[코를 드르릉 곤다]
[정국이 코를 연신 곤다]
[이현이 숨을 카 내뱉는다]
넌 살면서 후회해 본 적 있어?
(이현) 음
(새봄) 난 있거든
뭔가 일이 닥쳤을 때
최선을 다하지 못했는데 끝나 버리면
그게 그렇게 미련이 남더라고
그런 건 시간 지나고도 계속 생각나, 찝찝하게
그래서 이번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새봄) 응
이번엔 피하지 않으려고
(주형) 빙고
얼래? [살짝 웃는다]
[잘그락거리는 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손전등이 탁 떨어진다]
[피식 웃는다]
(학제) 아유, 가!
[문이 탁 열린다] (성실) 응
(동현) 엄마, 나 폰 좀 빌려줘
(성실) 왜?
(동현) 동영상만 찍고 금방 줄게
내 거 잃어버려서 그래
(학제) 아, 어디서 폰을 잃어 먹어?
아, 너 그 폰도 새 폰 아니었어?
(동현) 엄마 어차피 전화할 때 말고 안 쓰지?
그렇지, 어?
핸드폰 비번, 어, 풀려 있네, 생큐
(성실) 얘, 너 사진 다 찍으면 바로 돌려줘 [신발 신는 소리]
(동현) 알았어요! 아이
- (성실) 가요 - (학제) 가 [문이 탁 열린다]
(해성) 바쁘신데 이렇게 와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요
그, 형법 22조에
'긴급 피난'이라는 관련 법규가 있습니다
제가 한번 읽어 볼게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위난을 피하지 못할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전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간단하게 말씀드려서 저희가 살기 위해서
감염자를 내쫓아도 된다는 겁니다
여기도 다른 동처럼 전부 병 걸려서
돌아 버리고 싶지는 않으신 거잖아요, 그렇죠?
이거 한 번만 보여 드릴게요
무시무시합니다, 봐요, 이거 한번
[거친 숨소리가 흘러나온다]
[영상 속 승범의 거친 신음]
(우창) 주여
(새봄) 여기 코로나 걸리셨던 분 계세요?
(해성) 아, 갑자기 코로나 얘기를 왜…
(새봄) 없으세요, 아무도?
(학제) 내, 내가 걸렸었는데 왜, 왜…
(새봄) 하나만 여쭤볼게요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뭐 잘못해서 코로나 걸리셨던 거예요?
아, 그게 무슨 소리야?
아, 내가 뭘 잘못해?
(학제) 아, 그놈의 영감탱이들이 같이 밥 먹자고만 안 했어도
거기를 왜…
(새봄) 그렇죠
병은
사람 가려 가면서 걸리는 거 아니잖아요
[학제가 호응한다]
코로나 때 기억나시죠?
누가 걸렸다 그러면
막 신상 털고 손가락질하고 뭐, 그런 사람들도 있었지만
보통은 병에 걸린 거 걱정해 주고
쾌유하길 바라고 그랬던 거
그게
치료도 못 받고 내쫓길 일은 아니잖아요
(해성) 아니, 이게 코로나랑 같아요?
(새봄) 다르죠
사람 공격하고 물어뜯고
다들 무섭고 불안하신 거 이해해요 저도 그래요
근데 이게 내 일
내 가족 일이 되면 어떨까요?
김승범 트레이너 내쫓고 나면 또 다음엔 누굴 내쫓을 건데요?
6층 오주형 씨?
아니면 오주형 씨랑 접촉했던 변호사님?
마지막 한 명 남을 때까지
의자 뺏기라도 할까요? [해성의 한숨]
됐고, 투표하죠
내쫓자는 데 동의하시는 분
(해성) 아, 이게 꼭 밖에 내쫓지 않아도 됩니다
정상인과 섞이지 않도록 하자는 거예요
옥상 같은 데 가둬 두고 완전히 따로 지내면
서로 안전하잖아요 그렇지 않아요?
[수민이 호응한다]
[해성이 살짝 웃는다]
아, 눈치 보지 말고 좀 소신껏 들어요
요즘 세상에 왜 그러세요? 빨리 드세요
자, 들어요, 빨리
예, 드세요, 빨리빨리, 예
(승범) [문을 탁 치며] 아줌마!
아줌마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요?
예? 여기 나 불러 놓고서!
(연옥) 평소에 잘 대해 줬더니 배신감 느끼나 봐요
(우창) 하, 음
아, 총 여덟 분이네요
소윤아, 뭐 해? 빨리 들어
야
[상희의 헛기침]
(해성) 아홉
(이현) 그럼 반대하시는 분
[이현의 한숨]
(해성)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뭐, 표가 같은데 어쩔까요?
재투표합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그럴 필요 없겠는데요?
(세훈) 안 내쫓자
한 표
열 표, 끝났네요
[문희의 옅은 한숨]
잘됐네요
(연옥) 같은 아파트에 있는 사람 쫓아내는 거
나도 마음에 걸렸거든요
승범 씨한테 개인감정 없다는 거 알죠?
(새봄) 자, 앞으로 그럼
김승범 씨 어떻게 감시할지 의논하시죠
아, 저희 부부하고 김정국 형사님 세 명이서 감시하는 거
너무 힘들어요, 진짜
(이현) 2인 1조로
김승범 씨 상태 확인하는 걸로 합시다
누가 먼저 하실래요?
뭐, 민주주의 원칙답게
투표할까요?
[현경의 한숨]
(현경) 저희 집이 먼저 할게요
[수민의 한숨]
(남자2) 야, 빨리빨리 열라고!
(여자) 뭐 하는 거야?
[자동차 경적이 요란하다] (남자3) 아, 정말, 아, 답답하네
[저마다 항의한다] [자동차 경적이 요란하다]
[영상 속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무거운 음악]
[태블릿 조작음] [영상 소리가 멈춘다]
[심전도계 비프음]
(석주) 네가 총리실에 건의했다며?
감염자들 많이 나온 지역부터 출입 통제하자고
[태블릿을 탁 내려놓는다]
감염자 수가 늘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한숨 쉬며] 하긴
치료제도 없지
최대한 저온 유지하면서
진정제하고 수면제로 시간 끄는 게 고작 아니냐
씁, 회장님께서도 얼마 안 남으셨죠?
(태석) 아, 길어야 한 달?
네 와이프도 그렇지
(석주) 나랑 비슷한 때 감염되지 않았나?
그래서 한 달 내에 치료제 개발하겠다고 한 줄 알았는데
[한숨]
회장님 마음 급한 건 잘 알겠습니다
[옅은 한숨]
(석주) 현재 격리 지역 전부 포기할 거다
[태블릿을 탁 내려놓는다]
지금까지도 지원 거의 없었습니다
네 말대로 감염자 수 더 늘면 안 되잖냐
(석주) 전기도 끊고 음식도 주지 말고
[의미심장한 효과음]
나라 전체에 에어컨 풀 가동 중인데
전력을 낭비할 필요 없지 [쇠사슬이 잘그락거린다]
(태석) 전기 끊고
감염자들이 알아서 죽기를 기다리자?
치료제가 나와도 문제야
어차피 사람 피 맛을 본 놈들
병 걸렸을 때 얘기라고 봐줄 순 없잖아
회장님이야말로 피 맛에 중독되셨죠?
난 그래도 되니까
(석주) 미리 알고 있으라고 얘기해 주는 거야
너도 계획이 있는 것 같아서
[한숨]
(지수) 막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전기 끊기면 수도도 끊길 거고
감염자 아닌 사람들도 전부 다 죽게 될 겁니다
전기 끊는 시점이 언제인지 알아봐
[도어 록 작동음] [해성의 한숨]
(해성) 야
내가 너랑 왜 결혼했다고 생각해?
비서면 비서답게 알아서 착착착
눈치껏 맞춰 줘야 할 거 아니야
지금은 부부잖아
(소윤) 당신이랑 나랑 생각 다를 수도 있고
난 그래도 내가 잘못 생각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서 병 옮으면 네가 책임질 거야?
[해성의 한숨]
이래서 못 배운 애랑 결혼하면 안 되는 건데
(해성) 아, 내가 실수를 한 것 같아
[문이 탁 닫힌다]
[어이없는 숨소리]
(성실) 어, 동현아, 내 폰
[동현의 짜증 섞인 탄성]
(동현) 엄마, 다 찍어야 주지, 어?
엄마, 오늘따라 이상하게 보챈다 핸드폰에 뭐 있어?
어, 내가 그런 게 어디 있어?
(동현) 아니면 조금만 기다려, 어?
나가서 뭐 더 있나 보고 올 테니까 알았지?
그래도 동현아, 얘
(동현) 엄마! 그, 금방 준다고
아이씨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짜증 섞인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아!
센 게 있어야 조회 수가 오르는데, 진짜, 씨
아니, 노친네 뭐 하는 거야, 지금?
[문이 탁 열린다]
[동현의 어이없는 숨소리]
저기요
[동현이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핸드폰 잃어버리셨죠?
그걸 어떻게 아세요?
우리 들어올 때 떨어뜨리셨어요 바로 앞에
아니, 그러니까 내가 그걸 찾는 걸 어떻게 아냐고
어제도 그걸로 오늘 내내 뭐 찍었잖아요
(보람) 지금도 찍고 있고
찾고 계신 것 같아서요
(동현) 자, 자, 잠깐만요, 잠깐 이보람 씨
[동현의 멋쩍은 웃음]
저 좀 도와주실래요?
저 밖에는 안 나가요
돈 줄게요
(동현) 돈 필요하지 않아요?
(새봄) 뭐든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 주세요
(세훈) 총알 같은 것도 돼요?
되겠어요?
아, 근데 군사용품에 왜 이렇게 관심이 많으세요?
(세훈) 종말에 관심이 많죠
지금 지구는 위기거든요
전염병이 아니어도
기상 이변, 지구 온난화 핵전쟁, 인공 지능
멸종이 멀지 않았어요
(새봄) 응, 네
(세훈) 그래서 [도어 록 조작음]
이런저런 생존 장비를 모으는 중입니다 [도어 록 작동음]
전투 식량 같은 것도 나라별로 모으고요
많이 모았어요?
전투 식량?
(세훈) 컬렉션 좀 보고 가실래요?
컬렉션들? 그럴까요, 그럼? [긴장되는 음악]
[문이 탁 열린다]
그거 힘주면 부서지는 거 아니니? [긴장되는 음악]
잘 모르겠는데요
[헛웃음]
그거 부수면 네 인생도 부서져
쫓겨나기 싫으면 조심해야지
나 약 올리려고 왔어요?
오해를 풀자는 거야
나도 너 돕고 싶었어
근데 네가 약 먹었잖아
이런, 씨
언제 도와줬는데?
(연옥) 목마를 때 마셔
[텀블러를 탁 내려놓는다]
못 참을 거 같을 때만
걱정돼서 온 거야
(수민) 아, 왜 가자 그래 가지고…
- (현경) 시끄러워 - (수민) 뭐?
뭐든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하고
(수민) 아유 너 좀 정신병 있는 거 같아
(현경) 미친 거 아니야? 동생한테 정신병이 뭐야?
(수민) 아, 있다니까, 너도 [문이 탁 닫힌다]
(현경) 아, 진짜 이걸 오빠라고 씨, 진짜
(수민) 야, 잘 생각해 봐 [의미심장한 효과음]
(현경) 시끄럽다고 했다
[연옥의 멋쩍은 숨소리]
(연옥) 동 대표로서 위로를 좀 해 줬어요
젊은 청년이 힘들 것 같아서
그럼
(수민) 저, 근데
아까 제가 내쫓자고 투표했는데
기억하겠죠?
더 미워할 사람들 많으니까 괜찮을 겁니다
(이현) 뭐, 공기 중에 감염은 안 되니까
그런 건 걱정하지 마시고
지켜보시다가 혹시나 심하게 갈증을 느끼면
절대 물은 주지 마시고
그냥 바로 5층으로 올라오세요 아시겠죠?
- (수민) 네 - (현경) 네
(이현) 그리고 이건 수갑 열쇠인데
네, 쓸 일은 없을 테지만 혹시 모르니까요
전 김승범 씨하고 잠깐 얘기 좀 할게요
[블라인드 내리는 소리] (수민) 야, 넌 안 무섭냐?
(현경) 너희 집도 아닌데 뭐, 찬성을 해?
동 대표랑 무슨 얘기 했어?
(승범) 그보다 형사님이 궁금해하는 거요
아, 내가 궁금해하는 게 지금 참 많은데
약 구매자요
아까 방역복 입은 남자요
마지막에 투표한
(주헌) 저희가 기본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면
- (주헌) 근육이 생성이 되잖아요 - (세훈) 네
(주헌) 만약에 이걸 하나를 드시면
운동하시는 거보다
두 배의 효과를 발현할 수 있거든요
보시면 되게 작은 알약으로 되어 있어요
15층?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아, 저기 있었는데 여기선 안 보이네요
어, 후딱 갔다 와요
(동현) 내가 여기서 망보고 있을 테니까
[동현이 살짝 웃는다]
얼른 치웁시다, 예
[보람의 한숨]
[반가운 숨소리]
(남자1) 학생
[긴장되는 효과음]
뭐 찾아?
내가 도와줄까?
[무거운 음악]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새봄아, 김승범 씨가 그러는데…
(이현) 서윤아, 새봄이 어디 갔어?
15층 아저씨하고 올라갔는데요?
[도어 록 작동음]
(수민) 아유, 아유, 예쁘다
현경아, 얘가 재열이인데 [자판 두드리는 소리]
[헛기침하며] 피아노를 그렇게 잘 쳐
어, 너 다음에 음악 소설 같은 거 쓸 때 [현경의 한숨]
재열이한테 조언도 얻을 수 있고
[한숨]
[한숨 쉬며] 그럼 그냥 돈을 빌려주든가
아니, 언니하고 애들 걱정도 안 되냐?
그런 얘기는 봉쇄 끝난 다음에 해
아, 잘 있겠지 그럼 뭐, 무슨 일 생겼겠니?
[자판 두드리는 소리] (현경) 나 지금 일한다
야, 막말로 너 여기서 죽잖아? [마우스 조작음]
그럼 이 집도 내 거야
(수민) 근데 오빠가 널 돕겠다고 여기까지 따라왔으면은 좀…
나 죽이겠다는 것처럼 들린다, 어?
하긴 너 옛날에도 그랬지?
네가 나 그네 탈 때 밀어서 다친 거 아니야, 어?
내가 이것 때문에 이마를 못 까!
아, 그럼 넌, 넌 넌 뭐, 나한테 뭐, 잘했어?
(수민) 야, 고3 때 네가 간염 옮겨서
내가 재수했던 거 아니야!
(현경) 그건 네 면역력 탓이지!
(수민) 네가 동갑들한테
'안녕하십니까' 하는 내 마음을 알아! 어?
[짜증 섞인 숨소리]
밖에서 얘기해
[현경의 짜증 섞인 숨소리] [수민의 짜증 섞인 탄성]
(수민) 그래, 그래 [현경의 짜증 섞인 숨소리]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어?
아, 오빠가 널 뭘 어떻게 하겠다고 꾸미고
뭐, 그런 게 아니라
야, 섭섭해서 그래
뭐가 그렇게 섭섭한데, 어?
오빠는 결혼할 때 재산 받고 대학도 다 보내 줬지만
난 등록금 한 번 받았어
(현경) 나머진 다 내가 냈다고
그래도 내가 아무 말 없이 참았거든?
근데 지금 와서
나한테 뭐 맡겨 놓은 사람처럼 이래도 되냐?
[흐느낀다]
[한숨 쉬며] 저, 뭐, 미안한데 우리, 쯧
너무 막말은 하지 말자, 어?
그래도 우리가 가족이잖아
씨, 가족 좋아하고 있네
아이씨
[훌쩍인다] [쿵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쿵 소리가 연신 들린다]
[현경과 수민이 의아해한다]
(수민) 여긴 안전하잖아, 그렇지?
[쿵] (현경) 어디 가?
(수민) 어? 아, 무슨 소리가 나잖아
[수민의 긴장한 숨소리]
야, 괜찮아, 여긴 안전해
[쿵]
[뛰는 발소리가 들린다]
[동현과 보람의 다급한 탄성]
[동현과 보람의 가쁜 숨소리]
[쿵쿵 소리가 요란하다] [동현과 보람의 겁먹은 탄성]
[동현의 다급한 숨소리]
(동현) 아, 저…
[동현의 다급한 탄성] [보람의 겁먹은 탄성]
(정국) 뭐 해, 두 사람?
[동현의 다급한 탄성]
(보람) 도망가세요!
[긴박한 음악] [정국과 우창의 놀란 탄성]
[정국과 우창의 겁먹은 탄성] [관리 직원의 거친 숨소리]
[정국과 우창의 겁먹은 탄성]
[긴장되는 음악]
[수민의 미심쩍은 숨소리]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수민의 긴장한 숨소리]
야, 열지 마
야
넌 맨날 오빠한테 '야'가 뭐냐, '야'가, 쯧
[한숨]
[수민의 긴장한 숨소리]
[살짝 웃는다]
쫄았냐, 어?
야, 오빠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긴박한 음악] [남자1의 괴성]
[남자1의 거친 숨소리] [수민의 신음]
[놀란 숨소리]
[수민의 놀란 탄성]
[다급한 숨소리]
[현경의 가쁜 숨소리]
[문이 철컥 잠긴다]
[현경의 다급한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다급한 숨소리] (승범) 밖에 무슨 일 있어요?
[현경의 거친 숨소리]
새봄아!
윤새봄!
[무거운 음악] [가쁜 숨소리]
새봄이 여기 있죠?
지금 좀 바쁜데
(세훈) 금방 나올 겁니다 기다리세요
(이현) 약 먹었어요?
헬스장에서 산 거
[긴장되는 효과음]
새봄이 건드렸으면
넌 죽어
[흥미진진한 음악]
(이현) 당신 때문에 사람 하나가 실종됐어요
(연옥) 힘은 있는데 사람이 있어야 돼
우리 시키는 대로 할 놈이
[초인종이 울린다]
(승범) 뭘 마시면 갈증이 풀릴지도 아는데
[현경의 놀란 숨소리] (새봄) 나수민 씨 폰이야
(태석) 오늘 밤 아파트 전기가 끊길 겁니다
[주형의 거친 숨소리]
(이현) 형, 여기 지켜요
새봄이 데리러 왔어요
(태석) 작은 가능성이라도 찾으러 온 겁니다
정 필요하다면 [이현이 소리친다]
감염자에게 물리게 해서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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