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바이, 마마 6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고 차유리"
[흐느낀다]
[다가오는 발걸음]
(금재) 전세 냈어?
아, 그만 처울어!
아유, 진짜 잠을 잘 수가 없네
(귀순) 왔으면 떡이나 돌릴 것이지 뭘 울어 쌓아, 쯧쯧
[귀순의 못마땅한 신음] (만석) 겁먹은 걸 보니 놀랐는데
지금 이게 뭔가 싶고 무섭지?
그뿐이겠어? 억울해 죽겠지
[유리가 계속 흐느낀다] (미자) 저렇게 젊은데
마흔도 못 가 귀신 될 줄 알았겠냐고
아휴, 그 마음 내가 알지
억울하고 무섭고
서러워 눈물이 안 나, 그렇지?
(유리) [울며] 남편이 계속 울기만 해요
[유리가 엉엉 운다]
[한숨]
[미자의 한숨]
[무거운 음악]
[혜진이 흐느낀다]
[새가 지저귄다]
(혜진) 어떡해
[혜진이 엉엉 운다]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떡해
(유리) 죽음이란 그저 신이 내게 허락한 시간 동안
나만의 인생을 잘 살아 내고 떠나면 그만인 것이라 생각했다
"고 박혜진"
(혜진 모) [울며] 혜진아...
혜진아
[혜진이 흐느낀다]
엄마가 미안해
우리 혜진이
우리 딸 불쌍해서 어떡하지? 응? [혜진이 계속 흐느낀다]
"고 정귀순"
(귀순) [울먹이며] 병원에 있어야지
아픈 사람이 여긴 왜 왔어
내 새끼...
[귀순이 흐느낀다]
[금재의 흐느끼는 숨소리]
[귀신1이 흐느낀다]
(유리) 그러나 죽고 나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어쩌면 그 인생은
온전히 나의 것만이 아니었단 사실이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개가 왈왈 짖는다]
(미소 엄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미소가 눈이 얼마나 높은데
[학부모들이 대화를 나눈다]
[학부모들의 웃음]
[신비로운 음악]
[현정의 놀란 숨소리]
(현정) 어, 어서, 어서 오세요, 저...
어, 어쩐 일이세요, 미, 민정 씨
아...
소주 한... 맥주 한 잔 주세요
아, 네
[현정의 어색한 웃음]
이 밤에 맥주 칼로리 감당 안 되니까
아...
네
[민정이 뚜껑을 잘그락 딴다]
[민정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민정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민정이 술을 졸졸 따른다]
[한숨]
[민정과 유리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잔잔한 음악]
[가족들이 시끌벅적하다]
- (강화) 서우 오늘 재밌었어? - (서우) 응
(근상) 집에 가서...
[민정이 술을 졸졸 따른다]
[옅은 한숨]
서우가 그렇게 이상해요?
[의아한 신음] [캔 맥주를 탁 내려놓는다]
(민정) 하준이랑 많이 다른가 해서
[숨을 하 내뱉는다] [휴대전화 알림음]
(현정)
[흥미진진한 음악]
(유리)
(유리)
(유리) 두 병 이상 주지 마
(민정) 닮아도 너무 닮았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쩜 그렇게 똑같이 닮았대 [긴장되는 음악]
아, 저기 [어색한 웃음]
(현정) 민정 씨, 그게 무슨...
이 봐요
(민정) 사이즈만 다르지
붕어빵처럼 똑같이 생겼잖아요
쌍둥이들도 아니고 [유리의 안도하는 한숨]
(현정) 아, 새우, 새우?
그렇죠, 저기...
우리 눈에만 다 그렇게 보이겠죠?
자세히 잘 보면 다 다르겠죠
그렇구나, 새우
(민정) 우리 서우
그렇게 예뻐요?
아...
예, 서우 예, 예쁘죠
착하고
그럼
그쪽이 서우 엄마 해요 [차분한 음악]
[유리가 기침한다]
[현정의 당황한 탄성]
[숨을 하 내뱉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현정) 주사겠지?
어, 주량 넘겼어
[한숨]
[새가 지저귄다]
[아파하는 신음]
이거...
왜 이래?
[잔잔한 음악] [유리의 한숨]
[유리의 한숨]
(민정) 딸기는 됐어요, 안 주셔도 돼요
(유리) 어, 근데 이거 되게 맛있는 딸기인데
괜찮아요
(교사1) 어, 선생님, 서우 딸기 안 돼요
서우 딸기 알레르기 있어서 먹으면 안 돼요
알, 알레르기?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 아유, 죄, 죄송해요, 아, 몰랐어요
[한숨]
[한숨]
[강화의 놀란 탄성]
오빠가 나 때렸어요?
아니, 뭐...
뭐야, 너, 얼굴이 왜 그래?
- 몰라요? - (강화) 나?
난 모르지 나 어젯밤부터 서재에서 잤거든
[한숨]
야, 대체 뭘 한 거야?
왜, 왜 이래?
나도 기억이 잘...
(강화) 뭐?
[강화의 한숨] 괜찮, 괜찮아? 안 아파?
(민정) 응
[냄새를 킁 맡으며] 이게 무슨 냄새...
(강화) 술...
[근상의 한숨]
내가 정말, 속상해서 정말
(근상) 그게 뭐야, 그게, 얼굴이
[익살스러운 음악]
대체 어젯밤에 뭔 일 있었냐고!
아유, 몰라도 돼
그리고 괜찮아 코피 하나 가지고 유난은
내가 지금 유난 안 떨게 생겼어? 어?
(근상) 우리 누나가 코피가 터졌는데? 어?
(현정) 치...
(근상) 그럼 상대는 살아 있겠냐고!
내가 내 인생 깽값 물다 끝날 줄 알았어
진즉에 알았어, 진즉에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그놈의 쌈질, 아유
(현정) 야, 내가 맞았잖아, 내가
그러니까, 누나가 맞았잖아
(근상) 누나가 맞고 다니는 사람이야?
근데 그걸 맞고 걔를 살려 뒀다고?
그렇지, 살려 두면 안 되지
맞아, 살려 두면 안 돼
- (현정) 우리 하준이 눈 감아 - (하준) 응
[현정이 살짝 웃는다]
[현정이 휴지를 탁 튕긴다] 하준아, 눈 떠, 눈...
[근상의 신음] (현정) 쌈질? 어?
내가 너 때문에 쌈질을 못 끊어 내가, 어?
- (근상) 아, 누나, 미안해 - (현정) 한쪽만 맞으니까 외롭지?
(현정) 아주 외로울 거야
하준이 눈 떠, 우리 하준이
자, 이제 어린이집 가자
[익살스러운 음악] 아빠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아, 가자
[유리의 아파하는 신음]
[유리의 아파하는 숨소리]
아씨...
[한숨 쉬며] 진짜...
[한숨]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스님이 불경을 왼다]
[발랄한 음악]
[음 소거 효과음] (금재) 잡것이
뭘 봐
요!
- (만석) 야, 이놈아! - (귀신2) 야, 이!
[귀신들이 저마다 욕한다]
위서 뜨신밥 먹고 이렇게 편파적으로다가
중생을 보살피면 안 되잖으우!
(봉연) 유리는 뭐라고 하고 사람 됐다고?
(대춘) 소 새끼, 말 새끼
이 세상에 있는 새끼란 새끼는 다 찾아 가지고 얘기를 했대
[귀신들이 계속 욕한다]
[스님이 계속 불경을 왼다]
[귀신들이 계속 욕한다]
아휴, 쯧쯧
[한숨]
[미자가 혀를 찬다]
[미자의 한숨]
저러다 무슨 천벌을 받으려고들 저래
[종이 딸랑딸랑 울린다] [미자의 놀란 신음]
[귀신들이 저마다 욕한다]
이씨
[만석의 놀란 탄성] (만석) 아, 저...
[미동댁이 씩씩거린다]
[귀신들의 놀란 탄성]
[신비로운 효과음] [귀신들의 비명]
[스님이 계속 불경을 왼다]
[귀신들이 소란스럽다] [대춘의 아파하는 탄성]
[스님의 헛기침]
[대춘의 다급한 신음]
[한숨]
(미자) 저기다 저런다고 사람이 될까 싶네
[고전적인 음악]
(귀신3) 아가 [미자의 놀란 신음]
(미자) 예, 할아버님
찾아 계십니까?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영심) 미동댁 오면 시간 끌어, 마 씨
[미동댁의 거친 숨소리]
[한숨]
[미동댁의 당황한 신음]
뭐야
이, 이것들이, 뭐, 뭐, 뭐, 해보자고?
이건 또 뭐야?
[비장한 반주가 흘러나온다]
씨...
(귀신들) ♪ 너는 듣고 있는가 ♪
♪ 분노한 귀신의 노래 ♪
♪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
♪ 심장 박동 요동쳐 ♪ [귀신1의 겁주는 탄성]
♪ 북소리 되어 울릴 때 ♪
♪ 내일이 열려 ♪
♪ 나는 사람이 되리라 ♪
♪ 너는 듣고 있는가 ♪
♪ 분노한 귀신의 노래 ♪
♪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
♪ 심장 박동 요동쳐 ♪
♪ 북소리 되어 울릴 때 ♪
♪ 내일이 열려 ♪
♪ 나는 사람이 되리라 ♪
[대춘이 소리친다]
[미동댁과 대춘이 소리친다]
[미동댁이 소리친다]
이게 뭐 하는 짓거리야!
투쟁!
(귀신들) 투쟁! 투쟁!
- 뭐? - (금재) 헌법 1조 1항!
귀신계는 민주 공화국이다!
(금재) 귀신계의 주권은 귀신에게 있고!
(귀신들) 있고!
모든 귀신이 동등해야 할 민주주의에!
(금재) 유리만 편식하시고!
(귀신들) 하시고!
(대춘) 편식이 아니고 편애야
- (금재) 편애? - (대춘) 어, 편애
편식은... 아, 아니야, 아니야!
(대춘) 아니야 그,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어?
왜, 유리 혼자만 사람이 된다는 게 말이 돼? 어?
[미동댁의 짜증 섞인 숨소리] 이제부터 우리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지금부터 투쟁이다, 투쟁!
(귀신들) 투쟁! 투쟁! 투쟁!
(미동댁) 투쟁? 투쟁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것들이 미쳐 가지고 욕설을 올리질 않나
아주 그냥 올라가고 싶어서 날 잡았지, 날 잡았어!
어, 내 방울! 내 방울, 내 방울, 내 방울, 내 방울 [귀신들의 겁먹은 신음]
내 방울 어디 갔어, 내 방울 [손뼉 치는 소리가 들린다]
(귀순) 쫄지들 말아
못 올려, 저 양반
[귀신들의 웃음] - (대춘) 에? - (귀신4) 못 올려, 못 올려, 못 올려
(대춘) 와, 와, 어? [미자의 겁주는 숨소리]
[금재의 겁주는 숨소리]
[성난 숨소리]
[민정의 답답한 한숨]
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필름이 다 끊기고
(민정) 우리 서우 [의미심장한 음악]
그렇게 예뻐요?
(유리) 예, 서우 예, 예쁘죠
착하고
[민정의 말소리가 아득하게 들린다]
분명 뭐라고 했는데
[민정의 답답한 숨소리]
뭐라고 한 거야, 대체
(현정) [웃으며] 서우 안녕
속 괜찮아요?
아, 네
(민정) 근데 코...
아, 저기...
아침에 침대에서 넘어져서
[현정과 민정의 어색한 웃음]
[다가오는 발걸음]
[익살스러운 음악]
(현정) 어, 저...
[말을 더듬으며] 가, 가요
갑시다, 응
가
(유리) 아, 저, 어디 가시나 봐요
(민정) 아, 네
[현정의 어색한 웃음]
(치인 엄마) 뭐야, 저 조합은?
뭐, 셋이 치고받고라도 했나?
(은비 엄마) 아니요, 셋이 같은 팀
- (미소 엄마) 어? - (치인 엄마) 어?
이, 밴드가 통일됐잖아요
(치인 엄마) 오, 예리한데?
뭔가 있는데
(교사2) 서우 안녕
- (교사1) 안녕하세요 - (현정) 어, 안녕하세요
[현정의 웃음] (교사2) 신발 챙기고
옳지, 잘했어, 가자
(현정) 하준이, 신발 벗고 들어가세요
[함께 인사한다]
(교사3) 치인이 왔어?
(현정) 하준이 안녕, 엄마, 엄마 인사 [교사들이 말한다]
엄마 안녕 [교사1의 웃음]
[함께 인사한다]
(교사3) 가자
[숨을 크게 내쉰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잔잔한 음악]
(유리)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무거워 [유리와 서우의 웃음]
(치인 엄마) 하준 엄마?
커피 한잔하러 갈 건데
어린이집에 건의 사항이랑 문제 있는 애들
(미소 엄마) 뭐, 이런 거 같이 얘기 좀 해요
전 제가 문제가 많아서
문제 있는 애들 찾을 시간이 없네요
(현정) 아참
시간 되시면 각자 문제들도 찾아보시길
가요, 서우 엄마
네
[미소 엄마의 어이없는 숨소리]
(미소 엄마) 보자 보자 하니까...
- (치인 엄마) 아유, 참아, 참아 - (미소 엄마) 놔, 나 집에 가는 거야
(치인 엄마) 그래?
(현정) 유난, 유난
다섯 살이 문제 있어 봐야 뭐가 있겠어
그냥 다 어른들이 만든 거지, 그렇죠?
그렇죠, 다 어른들이 만드는 거죠
문제 있는 애, 이상한 애 말이 느린 애
그 말이 아닌데?
(현정) 별문제 아닌데 어른들이 문제처럼 받아들인다고
(민정) 아...
근데 저 어제 혹시 실수...
[민정이 살짝 웃는다]
가게가 마지막 기억이라
아니요
어제 잘 드시고 갔죠
- (민정) 아... - 왜요?
(민정) 아, 아니에요, 그냥
[익살스러운 음악]
[의미심장한 음악]
[흥미로운 음악]
(미자) 이럴 줄 알았어, 본전도 못 건졌잖아
(금재) 아나, 미동댁 진짜
원래 이렇게 잔인했어?
(귀순) 필승이네!
네놈들이 그딴 걸 하자 그래 놓고선 이게 뭐여!
(봉연) 아, 미동댁 이렇게 나올 줄 알았나, 뭐
(영심) 아, 다 동의해 놓고 왜 우리 탓이야?
(만석) 아유, 깝깝해 죽겄네, 정말
(귀신5) 나 오늘 우리 손주 보러 가야 하는디 워째!
재롱 잔치 한단 말이에요, 손주!
"고 이강호"
(교사3) 어서 오세요
- (무풍) 아유, 안녕하십니까 - (교사3) 안녕하세요
- (무풍) 안녕하십니까 - (교사3) 들어오세요
(여자) 아유, 여기 그림 쪼르르 붙여 놓은 거 좀 봐
[여자의 웃음] (교사3) 애들 그림이라 정신없죠?
[아이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무풍) 이야, 이건...
씁, 그, 뭐냐
그, 그...
피카소
그래, 피카소 느낌이 나네
(무풍) 이야, 이거 색깔 배열 하며
씁, 뭔가 심오해
[무풍의 탄성]
천재인가?
[교사3의 웃음]
[발랄한 음악]
(여자) 자, 여기 보세요
(아이들) 네!
(여자) 자, 모르는 아저씨가
'이거 줄게, 같이 갈까?' 이러면 뭐라고 한다고요?
(아이들) 안 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
(여자) '이리 와, 따라와' 이러면서 막 데려가려 그러면?
(아이들) 안 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
(여자) 자, 그러면 이제 여기 아저씨가 나쁜 사람이에요
여러분, 연습한 대로 잘할 수 있죠?
(아이들) 네!
[놀란 숨소리]
뭐야, 이건?
점심 준비 끝나셨나 봐요?
(유리) 네
김 선생님, 그거 아세요?
원래 유명한 화가들이 어릴 때 다 이렇게 그렸다잖아요
[유리의 감탄] [발랄한 음악]
천재인가?
[휴대전화 진동음]
(무풍) 아저씨 따라와, 얼른!
싫어요! 안 돼요! 도와주세요!
(여자) 어, 잘했어요, 박수!
(남자1) 어린이
(여자) 들어가세요
(교사1) 자, 다음은 우리 서우 해 볼까?
(무풍) 이리 와, 아저씨 따라와
(여자) 봉사자님, 웃지 마시고 무섭게
아, 예, 예, 예, 예
(무풍) 이리 와! 아저씨 따라와!
[웃으며] 아이고
(여자) 어, 서우야, 그러면 큰일 나 '안 돼요' 해야지
- (무풍) 아가, 어디 가? - (교사1) 서우야
- (무풍) 아, 선생님, 쉬세요, 쉬세요 - (교사1) 어? 서우야
제가 갔다 올게
[무거운 음악] [유리의 놀란 숨소리]
아가, 이리 와, 이리
옳지, 이리 와 [유리의 놀란 숨소리]
(무풍) 어? 어서, 이리 와, 이리 와
(교사3) 서우야, 왜 나왔어?
- (교사3) 친구들한테 가자 - (무풍) 옳지, 옳지, 옳지
(교사3) 가자
[거친 숨소리]
[유리가 가쁜 숨을 몰아쉰다]
(주방 이모) 이상혀
이상혀
[유리의 가쁜 숨소리]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네 아빠 어디 갔니?
아빠? 아빠를 왜 나한테 찾아
(은숙) 아, 전화도 안 받고 어디를 간 거야? 말도 안 하고
아, 뭐, 아빠가 애야? 뭐 볼일 있어 나갔나 보지
참...
[문이 달칵 닫힌다]
(연지) 수상함 감지
빠른 귀가 요망, 느낌표, 느낌표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휴대전화 알림음]
(무풍) 할아버지 주는 거야? 이거?
자!
[무풍의 장난 섞인 탄성]
(무풍) 뿡뿡, 뿡뿡
[박수 치며] 잘했어요
[무풍이 서우와 놀아 준다] [잔잔한 음악]
(무풍) 그렇다니까
[무풍의 웃음]
나도 이제 할아비 된다고, 인마
아, 그러면 첫째지, 누구겠어, 인마
(유리) 아, 대체 몇 통째야
아니, 할아버지 되는 게 뭐 자랑이냐고
(은숙) 자랑이지
너 요즘 네 아빠 동창회 왜 안 가는 줄 알아?
- 왜? - (강화) 왜요, 장모님?
(은숙) 아, 가면 다들 손주들 사진 들여다보고 있거든
아, 손주가 있어야 거기 웃으면서 끼지 없으면 배만 아프지
관심도 없는 남의 새끼 구경하냐 뭐 하겠어
(무풍) [웃으며] 알았어, 인마
형이 조만간에 소주 한잔 살 테니까
그래, 형 전화 딱 기다리고 있어, 어
[통화 종료음] (유리) 연지야, 너 딸기 좀 가져와
(무풍) 연지야
거기 앉아서 네가 먹고 있으면 어떡해? 언니 갖다줘야지
얼른, 엄마도 좀 도와주고
[무풍의 웃음]
유리야, 너는 딱 낳기만 해
이 아빠가 다 키워 줄게
- 진짜? - (무풍) 그럼 [무풍의 웃음]
(은숙) 얼씨구, 우리 새끼 키울 때나 그렇게 좀 키워 주지 그랬우?
아, 그때는 먹여 살리느라고 돈 벌었잖아
(무풍) 아, 그, 자식이랑 손주랑 같아?
아, 아무튼, 아무튼, 아무튼
이 할아비가 다 키워 준다 다들 알았지?
[은숙의 헛웃음] - 장인어른 - (무풍) 어?
- 여기 녹음 좀... - (무풍) 그래그래 [은숙의 웃음]
(무풍) 자, 이 할아비가 다 키워 준다 오케이?
[아기 서우의 울음]
[훌쩍인다]
(은숙) 자네 새끼를 내가 왜 키워 줘!
[문이 달칵 닫힌다]
[강화가 흐느낀다]
저 사람 말이 맞네
저 사람은
자네 또 나쁜 생각 할까 봐
[강화가 흐느낀다]
(무풍) 자네한텐 서우가 있어야 돼
그래야 자네가 살겠어
[오열한다]
[한숨]
[강화가 계속 오열한다]
(무풍) 잘했어요
어, 자, 그러면 요번에는
그래, 포클레인을 갖고 놀자 보자
[무풍의 힘주는 신음]
그렇지, 그렇지
으쌰, 다시 한번
(교사1) 서우 예쁘죠? [무풍의 웃음]
(무풍) 내 딸 어렸을 때랑 똑같아요
[무풍의 웃음]
자, 여기에 한번 실어 봅시다
내려 보세요, 내려 보세요
자, 그대로, 옳지, 옳지, 자
(근상) 너는 이런 날에 꼭 이렇게 입고 와야만 했어?
(강화) 정장 입고 오라며
(근상) 너 내가 정장 입고 오라 그랬지
누가 이렇게 말끔하게 입고 오라 그랬어?
야, 징계를 내리시는 분들도 좀 없어 보이고 불쌍해 보이고
그래야 선처를 하는 거지, 아유, 씨
(강화) 불쌍해 보인다고 선처할 거면 감방은 뭐 하러 있냐, 인마
(근상) 옛날엔 죽어라 거지 깽깽이처럼 하고 다니더니
그냥 그때처럼 입고 오지
(정 간호사) 조 선생님
오늘도 장 교수님이 계속 찾으시던데
아, 그래요?
언젠간 만나겠죠, 뭐
[문이 드르륵 열린다]
지금부터 상담받으면서 치료해 나갈 겁니다
(병원장) 흉부는 수술이 90%인데
수술 못 하는 의사가 대학 병원에 왜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조 선생 우리 병원 흉부 톱이었습니다
치료하면 금방 페이스 찾습니다
아유, 나는 더는 모르겠고
(병원장) 오늘 징계 위원회 결정 나는 대로 진행하세요
병원장님
내가 장 교수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닌데
물론 그 일이 트라우마로 남았을 수도 있어요
(병원장) 그래도 수술실 못 들어가는 의사가 말이 됩니까?
저라도 못 들어갑니다
[강화의 한숨]
[한숨]
(근상) 근데 유리 걔는 어쩌려고 그, 어린이집까지...
어제 민정 씨랑 유리 보는데
나랑 누나 실려 올 뻔했어 심장 쪼여서
아니, 걔는 무슨 죽었다 살아난 애가 주방 보조를 한다고...
왜 그러는 거니?
너 정신과 의사 맞냐?
때려치워라, 이 새끼야
뭐, 인마?
[문이 드르륵 열린다]
(근상) 오셨습니까, 교수님!
[장 교수의 한숨]
- (장 교수) 너 나가 있어 - (근상) 네
(근상) 저, 비켜 주시면...
나, 나가야 돼서
죄송합니다, 예 [근상의 옅은 헛기침]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강화) 그, 지금부터 제대로 하려고 했어요
잠깐 장난친 거고, 그거는, 예
[장 교수의 한숨] 그, 아니, 요즘 그...
내가 진짜 제정신이 아니라
아, 상상을 못 하실 거예요
지금 나한테 막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둘 중의 하나 골라
5년 전 그 일
(장 교수) 걸고넘어져서 내가 잘리든 계속 이따위로 굴어서 네가 잘리든
둘 중의 하나는 해야 네 속이 풀릴 거 아니야
에헤, 왜 또 그때 일을 꺼내고 그러실까
[무거운 음악]
(강화) [소리치며] 왜!
[떨리는 목소리로] 나한테 왜 그랬어요?
[울먹이며] 나 이제 어떡하라고
나 이제 어떡하라고
[강화가 오열한다]
[강화의 한숨]
치료할게요
하면 되잖아
들어와서 치료해
- (근상) 네 - (장 교수) 너 말고, 이 자식아!
네
- 잠시만 - (근상) 예
(장 교수) 너희들 둘이 붙어 있으면 그게 치료냐?
이따 징계 위원회에서 말 잘해 진짜 잘리기 싫으면
머리 꼴은, 자식아 이게 뭐냐, 이 자식아, 응?
최대한 없어 보이게, 불쌍해 보이게
- 아, 왜 그러세요, 아이 - (장 교수) 응?
(근상) [작은 소리로] 거봐
- 좋아 - (강화) 조용히 안 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미쳤어
아, 미쳤어
[헛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술 취한 말투로] 누가 여기다 돈을 버려 놨어, 길에
어? [돈통 열리는 효과음]
[민정의 웃음]
(민정) 5만 원이나... [민정의 웃음]
돈이다, 돈
5만 원이다, 5만...
아, 대박
[민정의 환호]
돈이다, 돈!
와, 돈!
어휴
[문이 덜컥 열린다] (간호사) 언니
(민정) 어, 왔어?
(민정) 복직 좀 알아봐 줄 수 있어?
- 복직? - (민정) 응
근데 여기 말고 다른 병원으로
어, 알아볼 순 있는데 아기 아직 어리지 않아?
(간호사) 괜찮겠어?
응, 괜찮을 거야
(간호사) 아니, 형부도 있겠다
그냥 여기로 오는 게 수월할 텐데 왜?
아...
형부 징계 때문에?
하긴 잘릴 수도 있으니까
오늘 지나 봐야 알겠네
오늘이구나, 징계 위원회
몰랐어?
(간호사) 아, 뭐야
형부 일이라면 눈에서 레이저 나오던 오민정 씨 어디 갔어?
글쎄, 죽었나?
[간호사가 살짝 웃는다]
(간호사) 싸워서 이러는구먼? 아유
부부 싸움은 집에서 물 베기로 하세요 이혼할 거 아니면
응
할 거야, 이혼
(대춘) 다시 한번, 하나, 둘, 셋!
(귀신들) 미동댁!
[코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귀순) 안 돼야, 포기햐!
(미자) [한숨 쉬며] 우리가 하면 안 될 짓 하긴 했지, 뭐
(금재) 아, 욕은 똑같이 했는데
유리 걔는 상 주고 우린 왜 벌이야!
(영심) 아, 진짜 누구 오기 전까지 계속 이러고 있어야 되는 거야, 우리?
아씨... [바람이 휭 분다]
[가족 귀신들의 놀란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가족 귀신들의 탄성]
(대춘) 우아, 보여 [영심과 봉연의 탄성]
(금재) 왜, 왜, 왜, 뭐야, 누구 나왔어?
(대춘) 어, 어, 어
아, 우, 우리 나왔어, 우리 나왔어 [대춘과 봉연의 웃음]
부적 떨어졌다 [가족 귀신들의 웃음]
[봉연의 탄성] (미자) 그럼 우리 것도 어떻게 좀 해 봐
(봉연) 어? 우, 우리가? [대춘의 당황한 신음]
- (대춘) 어,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 (봉연) 어, 어, 알았어
[신비로운 효과음]
- (대춘) 아이씨 - (봉연) 어머, 안 잡혀
아이씨! [신비로운 효과음]
[봉연의 다급한 탄성]
잠깐만들 있어 봐 우리가 사람 좀 불러올게
- 가자, 가자, 어? 가자 - (대춘) 어, 가자, 가자, 가자, 가자
(대춘) 기다리고 있어, 갔다 올게!
이봐, 마, 마, 마, 마 씨, 마 씨
(대춘) [입바람을 하 불며] 이봐, 이봐
[대춘을 탁 치며] 아빠, 그쪽은 소용 1도 없어
(대춘) 오!
그, 미동댁한테 한번 가 볼까?
에이, 다시 우리 갇힐 일 있어?
[대춘의 당황한 신음]
아!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무풍) 이야, 서우야
아저씨랑 다음에 또 재밌게 놀자?
밥 잘 먹고
안녕
[차분한 음악]
[한숨]
엄마한테 들키면 또 혼날 텐데
[긴장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아니, 저 집 식구들이 왜 또 어슬렁거려?
(대춘) 너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있잖아
네 딸한테 확 붙는다?
이씨, 이것들이 진짜
(대춘) 아니...
근데 이게 아, 이게 아무리 그래도 말이야
이게, 귀신끼리도 이게 상도라는 게 있잖아
지금 유리 쟬 움직일 수 있는 게 이것밖에 더 있어?
(대춘) 그거는 그런데...
아이, 아이 아, 알았어, 몰라, 알아서 해
(영심) 아빠
지금 우리가 죄의식 느낄 때가 아니야
다 살고 봐야지
(봉연) 그럼
[입바람을 하 분다]
야!
[귀신6의 아파하는 신음]
(영심) 일로 와, 일로 와
(봉연) 어디 애들한테 붙어서 훔쳐 먹을 게 있다고, 응?
- (대춘) 너 다 큰 어른 맞냐, 어? - (영심) 그러니까, 빨리 가
- (대춘) 돌아서 가, 돌아서, 어? - (영심) 빨리 나가
(봉연) 다신 오지 마, 쯧
[발랄한 음악]
(대춘) 왜
우리가 진짜 네 딸한테 가 가지고 해코지라도 할까 봐?
(봉연) 야, 아무리 우리가 급했기로서니 귀신을 뭘로 보고
(유리) 아니, 모양새가 딱 그랬잖아
아, 그리고 나한테 협박도 했었고 심증이 있었잖아 [봉연의 놀란 신음]
(영심) 5년을 백날 같이 살아 봐야 뭐 해
- 이렇게 믿음이 없어요, 믿음이 - (봉연) 맞아
(유리) 아이, 미안해!
아, 그러니까 왔잖아
[대춘의 웃음]
[신비로운 음악]
아니, 이게 다 뭐야?
와, 미동댁도 화나면 장난 없네
아, 대체 뭔 욕을 얼마나 올린 거야?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
그것도 여기 집단으로다가
[유리의 한숨]
저 무지한 잡귀들을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제가 아주 그냥 큰 엄벌에 처해 놨으니 불쌍히 여기셔 보살펴 주십시오
아, 이것들을 그냥 확 올려 버려? 쯧
아닙니다, 아닙니다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불쌍히
[유리의 한숨]
아니, 그러다가 다들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 올라가면 어쩌려 그래
난 그때 그냥 올라갈 마음으로 작정하고 그런 거고
다들 귀신으로라도 남아 있고 싶은 거잖아
[귀신들이 대답한다] - (귀신7) 다, 다, 당연한 거 아니야? - (귀신8) 아, 그건 그렇지
(귀신9) 혹시나, 아이, 혹시나 하고...
(혜진) 원래 자리 찾으면 그냥 살 수 있다면서
난 내 자리 찾을 수 있을 거 같으니까
넌 네 발로 죽었잖아
아유, 나 내 자리 못 찾아
위에서도 그거 다 아니까 그런 거야
(금재) 좋아
그럼 우리 부탁이나 좀 들어줘라
[귀신들이 호응한다]
(유리) 알았어, 뭔데, 말해 봐 뭐, 뭐 들어줄까?
(미자) 나, 우리 아들한테 안치단 사진 좀 바꿔 달라고
그거 시집올 때 찍은 옛날 사진이야 너무 올드해
(상봉) 나, 나, 나, 나도, 나도 사진
이 구단 사진 말고 전에 있던 구단 사진으로
여긴 유니폼이 영 꽝이거든요 핏도 잘 안 맞고
(금재) 내 장부 우리 엄마 좀 갖다줘라
(귀순) 납골당 노래부터 바꿔 줘 [유리의 한숨]
지겨워 죽겄어, 매일 똑같은 노래
[귀신들이 저마다 말한다]
(유리) 다들 그만!
아, 그거 다 들어주다 내 49일 쫑이야?
어휴, 미쳤나 봐, 안 해
[귀신들이 저마다 말한다]
(미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리 넌 그러면 안 되지
우리 심정 제일 잘 아는 네가 그러면 우리는 어디 가 비벼?
[한숨]
(영심) 우리 상황 뻔히 잘 알면서
[옅은 한숨] [차분한 음악]
[귀순이 흐느낀다]
(귀순) 아이고, 내 새끼
우짤까 [귀순 딸의 신음]
아유, 아유
영애야, 영애야
[고통스러운 신음]
아유, 어쩔까, 아이고
우째, 아유, 이를 어째
[옅은 한숨]
[한숨 소리가 들린다]
[꼬르륵 소리가 난다]
[봉연의 한숨]
[귀신들의 한숨] (귀순) 됐어
사연 없는 인간은 있어도 사연 없는 귀신은 없다는데
며칠 상간에 다 잊어버렸나 보네?
(만석) 너무해
[만석의 헛기침] [유리의 한숨]
아, 뭘 또 잊어버려
알지, 다
[한숨]
[숨을 크게 내쉰다]
알았어
대신 딱 한 개씩만
[귀신들이 환호한다]
(금재) 진작 그랬어야지
(유리) 아, 조, 조용히 해 봐 한 사람씩 얘기해
할매, 뭐, 납골당 BGM 바꿔 줘?
아, 자, 잠깐, 잠깐, 잠깐만
아, 그딴 걸 왜 들어줘?
아, 그럼 언니, 사진 바꿔 줘?
(유리) 제사상에 치킨이랑 술?
장부 어디 있어, 엄마 갖다줄게
- (상봉) 아이, 잠깐... 에, 에이! - 사진 바꿔 줘, 그쪽도?
막 던진 거고, 다 [귀신들이 호응한다]
(유리) 아, 그럼 뭐? 드, 들어줄게!
[귀신들이 고민한다] (귀신10) 자, 잠깐만, 잠깐만
(미동댁) 아유,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들키지 말라 그런 거야
착해 빠져 가지고는, 쯧
고맙게
[잔잔한 음악]
아유, 나는 쟤네들 부탁 하나도 못 들어주잖냐
무당 팔자 이것도 벌이야, 벌
사정 뻔히 아는데 개입하면 안 되고 마음은 안됐고
아이고, 착해 빠져 가지고
뭐, 이것아?
[미동댁과 유리의 웃음]
(유리) 아휴
(미동댁) 아유, 저것들 저거 부탁이래 봤자 안 봐도 비디오다
할매는 뭐 부탁할 건데? 정했어?
(귀순) 아이씨!
아, 왜 자꾸 나한테 할매래?
[미자의 웃음]
언니야는?
나?
나야 뭐
아들한테 말 좀 전해 달라 할까 했다가
괜히 또 다 잊고 사는데
생각나게 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미동댁) 자기들을 위한 건 하나도 없을 거다
(혜진) 근데 아저씨는 쉽지 않아요?
엄마한테 장부 갖다주면 되는 거잖아
맨날 노래 불러 놓고
아, 거참, 진짜
아, 참견하지 말고 저리 가
울 엄마
나 공무원이었는 줄 알아
에? [금재의 괴로운 신음]
(미동댁) 다 자식 걱정, 부모 걱정에 못 가는 애들 아니냐
(금재) 그럼 너는? 미련 없이 네 발로 죽어 놓고
뭔 미련이 남아 있어서 아직 있냐? 부탁할 게 있긴 있어?
[금재가 혀를 쯧 찬다] [한숨]
(혜진) 치
뭐, 자살이라고 다 미련 없이 깔끔한 줄 아나
(TV 속 앵커) 며칠 전 치러진 야구 선수 강빈 씨의 빈소입니다
고인을 애도하는 수많은 동료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는데요
구단주 이정희 회장부터 박현석 감독도 [TV에서 카메라 셔터음이 흘러나온다]
슬픔에 찬 눈으로 빈소를 찾았습니다
또 평소 친분이 있던 아이돌 출신 배우 안현숙 씨
걸 그룹 윤보름 씨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대춘) 아유, 참
아니, 지금 사람이 죽었는데
그저 누가 왔는지 안 왔는지
아, 그게 그렇게 궁금한가 봐
아유, 셀럽 인생 참 고달프네 [울부짖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미동댁) 죽어 보니 아는 거지
인생에 진짜 중요한 게 뭐였는지
(근상) 너 가서 괜한 소리 하지 말기다, 어?
(강화) 뭔 소리?
(근상) 아무 말이나 그냥 막 막말하지 말라고
무조건 '죄송합니다'
'치료받고 수술하겠습니다' 납작 엎드리라고
- (강화) 납작? - (근상) 그래
- 얼마나? - (근상) 최대한, 자식아
- 어떻게? - (근상) 얘...
(근상) 야, 너 인마, 무릎이라도 꿇고
[울먹이며] '아, 진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강화) 어, 잘하네, 너나 해, 인마
[강화가 숨을 후 내뱉는다] (근상) 일로 와 봐
(임원1) 4년째네요, 수술 안 하신 지
(강화) 네
(임원1) 이런 병이 있었으면 보고를 하고 치료를 했어야죠
환자를 개복해 놓고 무슨 의사가 도망을 갑니까, 그렇죠?
예
(임원2) 아내분이 우리 병원에서 안타깝게 됐네요
그것 때문이라고 서류를 제출한 거 같은데
그거 때문에 수술을 못 한다는 건 좀...
그래도 의사인데
그렇죠?
네
(임원2) 그럼 저희 결정에 따르시는 걸로 알아도 될까요?
(강화) 네
(임원1) 변론 없어 보이는데, 나가 보세요
[장 교수의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임원2) 깔끔하네, 뭐
[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뭐 하실 말씀 있으세요?
(장 교수) 의사는 사람 아닙니까?
수술실 안에서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환자들에게 사망 선고를 해요
나중엔 별일 아닌 게 되죠
그냥 '안타깝게 또 한 분이 가셨구나' 그 정도
(임원1) 그렇죠, 그게 우리 일이니까
(장 교수) 근데 그 수술대 위에서 안타깝게 가신 또 한 분이
별일 아니게 사망한 또 한 분이!
내 아내일 거란 상상 해 보셨어요?
내 엄마, 내 아버지 내 자식일 거라는 상상 해 보셨냐고요
'그래도 의사인데'?
의사는 뭐, 사람 아닙니까?
[잔잔한 음악]
[옅은 한숨]
(사장) 어서 오세요
(장 교수) 이 자식이...
조강화!
너 정신 안 차려?
언제까지 이럴 거야, 정신 차려!
[강화가 피식 웃는다]
(강화) [술 취한 말투로] 아, 우리 교수님
우리 장 교수님
드시죠
[장 교수의 한숨]
아이, 화내지 마시고
예? 예?
[잔을 탁 내려놓는다]
화내지 마시고요
아, 내가...
내가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삽니까
내가 무슨 자격으로
(강화) 나 때문에 죽었잖아요
[가슴을 탁 치며] 내가 죽였잖아요, 내가, 유리...
내가
내가 죽였잖아
우리 유리 살려 내
야, 야, 야, 유리 살려 내
살려 내, 이 개새끼야, 이씨
아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제정신으로 살 수가 없어요
[술을 졸졸 따른다]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현정) 아이스아메리카노요
아!
[포스 단말기 작동음] 엄마 아야 했어, 하준이가 호 해 줘
[현정의 웃음]
아, 예
씁, 근데 유리 걔는 민정 씨 주량을 어떻게 알아?
- (치인 엄마) 이혼? - (미소 엄마) 쉿
(미소 엄마) 최근에 로펌들 돌아다니면서
- 이혼 상담 받고 있나 봐 - (치인 엄마) 어머, 어머
(미소 엄마) 근데 마침 그 로펌이 우리 아주버님이 하는 데잖아
[치인 엄마의 놀란 숨소리] 내가 딱 들었지
(치인 엄마) 거봐, 내가 그럴 줄 알았어
- 남의 애 키우기가 어디 쉬워? - (미소 엄마) 그럼
- 그럼 서우는 이제 어떡해? - (치인 엄마) 아유
- 서우만 불쌍하지 - (미소 엄마) 그러니까
내가 말했지?
서우 아빠 돈 보고 결혼한 거 같다고
그래, 내가 애를 이 학원 저 학원 뺑뺑이 돌릴 때부터 알아봤어, 그냥
- 남자 있는 거 아니야? - (미소 엄마) 어머머
자기 브레인이 남다르다
[학부모들의 놀란 탄성] (미소 엄마) 어머, 깜짝이야
시간 많으신가 봐요
어떻게, 각자 문제들은 잘 찾으셨나?
(현정) 이렇게 빨리 찾을 만큼 문제가 적지 않았을 텐데
(은비 엄마) 아, 됐어, 하준 엄마는 갈 길 가
우리가 같이 커피 먹자고 할 때는 콧방귀 뀌더니
(현정)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유언비어 뿌리고 다니면 고소당하는데
아주버님이 안 알려 주셨나 보다
(미소 엄마) 아니, 뭐, 그냥 우리끼리 얘기한 건데
애들이 모르는 거 같죠?
다 알아들어요
어린이집에서 다 말한다고
[학부모들의 한숨]
애들 앞에서 실명까지 까고
확 고소해 버릴까 보다
(미소 엄마) 아니, 내가 없는 말 한 것도 아니고 이거 팩트야
이혼 서류까지 썼어, 서우 엄마
쉿
그러니까 우린 뭐랄까, 같은 어린이집 엄마로서
(미소 엄마) 앞으로 서우를 어떻게 보듬을까
뭐, 이런 상의를 한 거지
참, 정말 뭐랄까
(현정) 쯧
가자, 하준아
아이고, 우리 하준이
[힘주며] 아이고, 아이고
(유리) 언니, 내 말 들어?
(현정) 어? 어, 미안, 뭐라고?
아니, 오늘 하준이가 갈치 토막 보고 울었다니까?
갈치 불쌍하다면서 난리 난리
[유리의 웃음] (현정) 어
유리야
(유리) 어?
너...
어린이집에서 서우 보는 거
(현정) 그거면 돼? 서우 진짜 안 키우고 싶어?
어, 그거면 돼
(유리) 아, 뭘 자꾸 물어, 말했는데
너 강화랑 거리 두는 거 민정 씨 때문이잖아
강화 옆에 민정 씨 있으니까 아무것도 못 하고
언니
(현정) 응?
그 자린 이미 내 자리 아니야
오민정 그 사람 자리야
[차분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우리 서우 많이 좋아졌네?
(민정) 이제 몇 번만 더 오면 되겠다
[입바람을 후 분다]
고마워
[한숨]
(현정) 아, 이제 나도 모르겠다, 진짜
하, 어쩌냐, 그 둘을
[괴로워하는 탄성]
[한숨]
(현정) 민정 씨
이혼 준비 중이래
조강화랑 이혼한다고
(귀순) 진짜 네 자리 안 찾을 거야?
마음을 좀 독하게 먹어 봐
(유리) 아, 됐어
잘 사는 사람들을 내가 왜 망쳐 [귀순의 답답한 숨소리]
생각보다 잘 못 살고 있을 수도 있다고
(귀순) 들여다보면 썩어 문드러졌을 수도 있다고
[신비로운 음악]
[신호등 알림음]
[민정의 거친 숨소리]
[술 취한 말투로] 5만 원이다
[발랄한 음악] (현정) 그렇지, 여기 신사임당이 그려져 있다
[민정의 웃음] 그래, 아이고
[유리의 놀란 탄성] [현정의 아파하는 탄성]
- (현정) 아, 아파, 아이, 그래 - (민정) 돈이다, 돈
(현정) 아니, 근데
아니, 저기...
[현정의 놀란 숨소리] (민정) 대박
[민정의 환호]
[유리의 당황한 신음] - (민정) 돈이다! 와! - (현정) 잡아, 뛰어
(현정) 민정 씨! [민정의 환호]
[소란스럽다]
[민정의 신난 탄성]
- (현정) 민정... - (민정) 5만 원!
[민정의 환호] (현정) 민정 씨! 아, 민정 씨!
(유리) 민정 씨, 안 돼
[현정과 유리의 놀란 탄성] [민정의 신음]
- (유리) 어떡해, 어머 - (현정) 오, 어떡해
- (유리) 괜찮아요, 민정 씨? - (현정) 오, 민정 씨, 괜찮아요?
(현정) 오, 어떡해, 그러니까 왜 뛰어 [민정의 힘겨운 신음]
- (민정) 괜찮아요 - (현정) 아, 어떡해
- (민정) 괜찮아요, 괜찮아요 - (현정) 아니... [유리의 당황한 신음]
[민정의 환호] (현정) 아니...
- (유리) 같이 가! - (현정) 안 괜찮아 보이...
[유리의 놀란 비명] [현정의 다급한 신음]
[민정의 환호] (현정) 어머
[유리의 힘겨운 탄성]
- (유리) 잠깐 - (현정) 이리 와 봐
(현정) 가지 마 봐, 너 그만 이리 와! [유리의 힘겨운 탄성]
[유리와 현정의 힘겨운 신음]
[현정의 거친 신음]
- (현정) 어머, 어머 - (유리) 어머
[거친 숨소리]
(현정) [헐떡이며] 아니, 무슨 주사가 저렇게 빡세냐
아니, 아니, 워, 원랜 안 그러는데 오늘 왜 저러지?
(유리) 한 병 이상 먹이면 안 돼, 언니
[거친 숨소리]
- (유리) 아, 숨차 - (현정) 어마
[현정과 유리의 놀란 탄성]
- (유리) 어디 가! 기다려! 잠깐 - (현정) 야, 잡아, 야, 잡아라
(현정) 그래, 어, 난 못 가겠다, 난 못 가
[현정과 유리의 거친 신음]
(유리) [힘겨운 목소리로] 아, 민정 씨, 괜찮아?
[유리의 거친 숨소리] [차분한 음악]
[현정이 구시렁댄다]
무서워
그쪽 얼굴
무서워
[유리의 아파하는 탄성]
(현정) 유리야! 어머, 유리야, 괜찮니?
[현정의 아파하는 신음] [민정의 신음]
아, 아, 아파, 아유, 코야!
그럼
그쪽이 서우 엄마 해요
내가 해도 돼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남자2) 아, 요즘 같아선 정말 왜 사나 싶다
집, 회사, 집, 회사
내 인생이 없어, 이씨
(남자3) 김 대리는 그래도 아직 홀몸이잖아
난 요즘 정말 마누라 때문에 미쳐요
맨날 그놈의 잔소리, 잔소리, 아주
마누라 없는 무인도로 휙 하고 피서 가고 싶다, 정말 [남자2의 웃음]
저도요, 엄마 잔소리 때문에 독립하려고요
미쳐 버리겠어요! [남자2가 숨을 카 내뱉는다]
(남자3) 그래, 여자가 서른 넘어서 엄마랑 사는 건 좀 그렇지?
(귀순) 복에 겨워 지랄들을 헌다, 옘병헐
(미자) 그러게
있을 때 잘해라, 이것들아!
나중에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하려고, 아유 [혜진의 한숨]
난 진짜 죽기 직전에 1초 만에 후회했는데
왜, 사람이 '진짜 죽었구나' 하는 순간에 뭐
주마등처럼 인생이 막 스친다나? 뭐, 그러잖아?
(봉연) 개나 주나 그래
난 딱 한 문장 생각나더라
'아, 우리 필승이 어떡하지?'
[잔잔한 음악]
[귀신들의 당황한 탄성] 왜, 왜, 왜
왜 가져가, 왜 가져가!
이런, 이런, 이런 옘병 아이고, 아까워, 아이고!
- (봉연) 우리 아직 안 먹었어! - (귀순) 아, 이 아까운 걸!
(유리) 죽음 앞에서도 나만 생각하지 않게 하는 그 무엇
그건 가족이었다
[감성적인 음악]
(현정) 넌 유리가 좋아, 민정 씨가 좋아?
(근상)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야?
(현정) 난 유리, 무조건 유리
(근상) 죽은 친구가 살아 돌아왔어요
(미동댁) 죽었다 살아난 친구 한 명씩은 다 있잖아
(봉연) 하원 도우미 해서 그 집 안에 들어가겠다고?
지박령 때문에?
(유리) 아, 그래도 어떡해
우리 서우 지켜 줄 사람이 나밖에 없는데
주방 이모 좋아?
예쁜 이모 좋아
(근상) 지금 와이프랑 살고 있는 집에 유리를 어떻게 들여
어떤 미친놈이 그걸 하라 그래 절대 안 되지 [강화의 한숨]
(유리) 나 하면 안 돼?
꼭 해야 되는데
.하이바이,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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