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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바이, 마마 6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고 차유리"

 

 [흐느낀다]

 

 [다가오는 발걸음]

 

 (금재)  전세 냈어?

 

 그만 처울어!

 

 아유진짜 잠을 잘 수가 없네

 

 (귀순)  왔으면 떡이나 돌릴 것이지  뭘 울어 쌓아쯧쯧

 

 [귀순의 못마땅한 신음]  (만석)  겁먹은 걸 보니 놀랐는데

 

 지금 이게 뭔가 싶고 무섭지?

 

 그뿐이겠어억울해 죽겠지

 

 [유리가 계속 흐느낀다]  (미자)  저렇게 젊은데

 

 마흔도 못 가 귀신 될 줄 알았겠냐고

 

 아휴그 마음 내가 알지

 

 억울하고 무섭고

 

 서러워 눈물이 안 나그렇지?

 

 (유리)  [울며]  남편이 계속 울기만 해요

 

 [유리가 엉엉 운다]

 

 [한숨]

 

 [미자의 한숨]

 

 [무거운 음악]

 

 [혜진이 흐느낀다]

 

 [새가 지저귄다]

 

 (혜진)  어떡해

 

 [혜진이 엉엉 운다]

 

 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떡해

 

 (유리)  죽음이란  그저 신이 내게 허락한 시간 동안

 

 나만의 인생을 잘 살아 내고 떠나면  그만인 것이라 생각했다

 

 "고 박혜진"

 

 (혜진 모)  [울며]  혜진아...

 

 혜진아

 

 [혜진이 흐느낀다]

 

 엄마가 미안해

 

 우리 혜진이

 

 우리 딸 불쌍해서 어떡하지?  [혜진이 계속 흐느낀다]

 

 "고 정귀순"

 

 (귀순)  [울먹이며]  병원에 있어야지

 

 아픈 사람이 여긴 왜 왔어

 

 내 새끼...

 

 [귀순이 흐느낀다]

 

 [금재의 흐느끼는 숨소리]

 

 [귀신1이 흐느낀다]

 

 (유리)  그러나 죽고 나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어쩌면 그 인생은

 

 온전히 나의 것만이 아니었단 사실이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개가 왈왈 짖는다]

 

 (미소 엄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  미소가 눈이 얼마나 높은데

 

 [학부모들이 대화를 나눈다]

 

 [학부모들의 웃음]

 

 [신비로운 음악]

 

 [현정의 놀란 숨소리]

 

 (현정)  어서어서 오세요...

 

 어쩐 일이세요민정 씨

 

 ...

 

 소주 한... 맥주 한 잔 주세요

 

 

 

 [현정의 어색한 웃음]

 

 이 밤에 맥주 칼로리 감당 안 되니까

 

 ...

 

 

 

 [민정이 뚜껑을 잘그락 딴다]

 

 [민정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민정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민정이 술을 졸졸 따른다]

 

 [한숨]

 

 [민정과 유리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잔잔한 음악]

 

 [가족들이 시끌벅적하다]

 

 - (강화서우 오늘 재밌었어?  - (서우

 

 (근상)  집에 가서...

 

 [민정이 술을 졸졸 따른다]

 

 [옅은 한숨]

 

 서우가 그렇게 이상해요?

 

 [의아한 신음]  [캔 맥주를 탁 내려놓는다]

 

 (민정)  하준이랑 많이 다른가 해서

 

 [숨을 하 내뱉는다]  [휴대전화 알림음]

 

 (현정)

 

 [흥미진진한 음악]

 

 (유리)

 

 (유리)

 

 (유리)  두 병 이상 주지 마

 

 (민정)  닮아도 너무 닮았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쩜 그렇게 똑같이 닮았대  [긴장되는 음악]

 

 저기  [어색한 웃음]

 

 (현정)  민정 씨그게 무슨...

 

 이 봐요

 

 (민정)  사이즈만 다르지

 

 붕어빵처럼 똑같이 생겼잖아요

 

 쌍둥이들도 아니고  [유리의 안도하는 한숨]

 

 (현정)  새우새우?

 

 그렇죠저기...

 

 우리 눈에만 다 그렇게 보이겠죠?

 

 자세히 잘 보면 다 다르겠죠

 

 그렇구나새우

 

 (민정)  우리 서우

 

 그렇게 예뻐요?

 

 ...

 

 서우 예예쁘죠

 

 착하고

 

 그럼

 

 그쪽이 서우 엄마 해요  [차분한 음악]

 

 [유리가 기침한다]

 

 [현정의 당황한 탄성]

 

 [숨을 하 내뱉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현정)  주사겠지?

 

 주량 넘겼어

 

 [한숨]

 

 [새가 지저귄다]

 

 [아파하는 신음]

 

 이거...

 

 왜 이래?

 

 [잔잔한 음악]  [유리의 한숨]

 

 [유리의 한숨]

 

 (민정)  딸기는 됐어요안 주셔도 돼요

 

 (유리)  근데 이거 되게 맛있는 딸기인데

 

 괜찮아요

 

 (교사1)  선생님서우 딸기 안 돼요

 

 서우 딸기 알레르기 있어서  먹으면 안 돼요

 

 알레르기?

 

 [유리의 놀란 숨소리]

 

 (유리)  아유죄송해요몰랐어요

 

 [한숨]

 

 [한숨]

 

 [강화의 놀란 탄성]

 

 오빠가 나 때렸어요?

 

 아니...

 

 뭐야얼굴이 왜 그래?

 

 - 몰라요?  - (강화?

 

 난 모르지  나 어젯밤부터 서재에서 잤거든

 

 [한숨]

 

 대체 뭘 한 거야?

 

 왜 이래?

 

 나도 기억이 잘...

 

 (강화)  ?

 

 [강화의 한숨]  괜찮괜찮아안 아파?

 

 (민정)  

 

 [냄새를 킁 맡으며]  이게 무슨 냄새...

 

 (강화)  ...

 

 [근상의 한숨]

 

 내가 정말속상해서 정말

 

 (근상)  그게 뭐야그게얼굴이

 

 [익살스러운 음악]

 

 대체 어젯밤에 뭔 일 있었냐고!

 

 아유몰라도 돼

 

 그리고 괜찮아  코피 하나 가지고 유난은

 

 내가 지금 유난 안 떨게 생겼어?

 

 (근상)  우리 누나가 코피가 터졌는데?

 

 (현정)  ...

 

 (근상)  그럼 상대는 살아 있겠냐고!

 

 내가 내 인생  깽값 물다 끝날 줄 알았어

 

 진즉에 알았어진즉에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그놈의 쌈질아유

 

 (현정)  내가 맞았잖아내가

 

 그러니까누나가 맞았잖아

 

 (근상)  누나가 맞고 다니는 사람이야?

 

 근데 그걸 맞고 걔를 살려 뒀다고?

 

 그렇지살려 두면 안 되지

 

 맞아살려 두면 안 돼

 

 - (현정우리 하준이 눈 감아  - (하준

 

 [현정이 살짝 웃는다]

 

 [현정이 휴지를 탁 튕긴다]  하준아눈 떠...

 

 [근상의 신음]  (현정)  쌈질?

 

 내가 너 때문에 쌈질을 못 끊어  내가?

 

 - (근상누나미안해  - (현정한쪽만 맞으니까 외롭지?

 

 (현정)  아주 외로울 거야

 

 하준이 눈 떠우리 하준이

 

 이제 어린이집 가자

 

 [익살스러운 음악]  아빠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아가자

 

 [유리의 아파하는 신음]

 

 [유리의 아파하는 숨소리]

 

 아씨...

 

 [한숨 쉬며]  진짜...

 

 [한숨]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스님이 불경을 왼다]

 

 [발랄한 음악]

 

 [음 소거 효과음]  (금재)  잡것이

 

 뭘 봐

 

 !

 

 - (만석이놈아!  - (귀신2) !

 

 [귀신들이 저마다 욕한다]

 

 위서 뜨신밥 먹고  이렇게 편파적으로다가

 

 중생을 보살피면 안 되잖으우!

 

 (봉연)  유리는 뭐라고 하고 사람 됐다고?

 

 (대춘)  소 새끼말 새끼

 

 이 세상에 있는 새끼란 새끼는  다 찾아 가지고 얘기를 했대

 

 [귀신들이 계속 욕한다]

 

 [스님이 계속 불경을 왼다]

 

 [귀신들이 계속 욕한다]

 

 아휴쯧쯧

 

 [한숨]

 

 [미자가 혀를 찬다]

 

 [미자의 한숨]

 

 저러다 무슨 천벌을 받으려고들 저래

 

 [종이 딸랑딸랑 울린다]  [미자의 놀란 신음]

 

 [귀신들이 저마다 욕한다]

 

 이씨

 

 [만석의 놀란 탄성]  (만석)  ...

 

 [미동댁이 씩씩거린다]

 

 [귀신들의 놀란 탄성]

 

 [신비로운 효과음]  [귀신들의 비명]

 

 [스님이 계속 불경을 왼다]

 

 [귀신들이 소란스럽다]  [대춘의 아파하는 탄성]

 

 [스님의 헛기침]

 

 [대춘의 다급한 신음]

 

 [한숨]

 

 (미자)  저기다 저런다고 사람이 될까 싶네

 

 [고전적인 음악]

 

 (귀신3)  아가  [미자의 놀란 신음]

 

 (미자)  할아버님

 

 찾아 계십니까?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영심)  미동댁 오면 시간 끌어마 씨

 

 [미동댁의 거친 숨소리]

 

 [한숨]

 

 [미동댁의 당황한 신음]

 

 뭐야

 

 이것들이해보자고?

 

 이건 또 뭐야?

 

 [비장한 반주가 흘러나온다]

 

 ...

 

 (귀신들)  ♪ 너는 듣고 있는가 ♪

 

 ♪ 분노한 귀신의 노래 ♪

 

 ♪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

 

 ♪ 심장 박동 요동쳐 ♪  [귀신1의 겁주는 탄성]

 

 ♪ 북소리 되어 울릴 때 ♪

 

 ♪ 내일이 열려 ♪

 

 ♪ 나는 사람이 되리라 ♪

 

 ♪ 너는 듣고 있는가 ♪

 

 ♪ 분노한 귀신의 노래 ♪

 

 ♪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

 

 ♪ 심장 박동 요동쳐 ♪

 

 ♪ 북소리 되어 울릴 때 ♪

 

 ♪ 내일이 열려 ♪

 

 ♪ 나는 사람이 되리라 ♪

 

 [대춘이 소리친다]

 

 [미동댁과 대춘이 소리친다]

 

 [미동댁이 소리친다]

 

 이게 뭐 하는 짓거리야!

 

 투쟁!

 

 (귀신들)  투쟁투쟁!

 

 - ?  - (금재헌법 1 1!

 

 귀신계는 민주 공화국이다!

 

 (금재)  귀신계의 주권은 귀신에게 있고!

 

 (귀신들)  있고!

 

 모든 귀신이 동등해야 할 민주주의에!

 

 (금재)  유리만 편식하시고!

 

 (귀신들)  하시고!

 

 (대춘)  편식이 아니고 편애야

 

 - (금재편애?  - (대춘편애

 

 편식은... 아니야아니야!

 

 (대춘)  아니야  그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유리 혼자만 사람이 된다는 게  말이 돼?

 

 [미동댁의 짜증 섞인 숨소리]  이제부터 우리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지금부터 투쟁이다투쟁!

 

 (귀신들)  투쟁투쟁투쟁!

 

 (미동댁)  투쟁투쟁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것들이 미쳐 가지고  욕설을 올리질 않나

 

 아주 그냥 올라가고 싶어서  날 잡았지날 잡았어!

 

 내 방울!  내 방울내 방울내 방울내 방울  [귀신들의 겁먹은 신음]

 

 내 방울 어디 갔어내 방울  [손뼉 치는 소리가 들린다]

 

 (귀순)  쫄지들 말아

 

 못 올려저 양반

 

 [귀신들의 웃음]  - (대춘?  - (귀신4) 못 올려못 올려못 올려

 

 (대춘)  ?  [미자의 겁주는 숨소리]

 

 [금재의 겁주는 숨소리]

 

 [성난 숨소리]

 

 [민정의 답답한 한숨]

 

 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필름이 다 끊기고

 

 (민정)  우리 서우  [의미심장한 음악]

 

 그렇게 예뻐요?

 

 (유리)  서우 예예쁘죠

 

 착하고

 

 [민정의 말소리가 아득하게 들린다]

 

 분명 뭐라고 했는데

 

 [민정의 답답한 숨소리]

 

 뭐라고 한 거야대체

 

 (현정)  [웃으며]  서우 안녕

 

 속 괜찮아요?

 

 

 

 (민정)  근데 코...

 

 저기...

 

 아침에 침대에서 넘어져서

 

 [현정과 민정의 어색한 웃음]

 

 [다가오는 발걸음]

 

 [익살스러운 음악]

 

 (현정)  ...

 

 [말을 더듬으며]  가요

 

 갑시다

 

 

 

 (유리)  어디 가시나 봐요

 

 (민정)  

 

 [현정의 어색한 웃음]

 

 (치인 엄마)  뭐야저 조합은?

 

 셋이 치고받고라도 했나?

 

 (은비 엄마)  아니요셋이 같은 팀

 

 - (미소 엄마?  - (치인 엄마?

 

 밴드가 통일됐잖아요

 

 (치인 엄마)  예리한데?

 

 뭔가 있는데

 

 (교사2)  서우 안녕

 

 - (교사1) 안녕하세요  - (현정안녕하세요

 

 [현정의 웃음]  (교사2)  신발 챙기고

 

 옳지잘했어가자

 

 (현정)  하준이신발 벗고 들어가세요

 

 [함께 인사한다]

 

 (교사3)  치인이 왔어?

 

 (현정)  하준이 안녕엄마엄마 인사  [교사들이 말한다]

 

 엄마 안녕  [교사1의 웃음]

 

 [함께 인사한다]

 

 (교사3)  가자

 

 [숨을 크게 내쉰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잔잔한 음악]

 

 (유리)  아이고아이고아이고무거워  [유리와 서우의 웃음]

 

 (치인 엄마)  하준 엄마?

 

 커피 한잔하러 갈 건데

 

 어린이집에 건의 사항이랑  문제 있는 애들

 

 (미소 엄마)  이런 거 같이 얘기 좀 해요

 

 전 제가 문제가 많아서

 

 문제 있는 애들 찾을 시간이 없네요

 

 (현정)  아참

 

 시간 되시면 각자 문제들도 찾아보시길

 

 가요서우 엄마

 

 

 

 [미소 엄마의 어이없는 숨소리]

 

 (미소 엄마)  보자 보자 하니까...

 

 - (치인 엄마아유참아참아  - (미소 엄마나 집에 가는 거야

 

 (치인 엄마)  그래?

 

 (현정)  유난유난

 

 다섯 살이 문제 있어 봐야 뭐가 있겠어

 

 그냥 다 어른들이 만든 거지그렇죠?

 

 그렇죠다 어른들이 만드는 거죠

 

 문제 있는 애이상한 애  말이 느린 애

 

 그 말이 아닌데?

 

 (현정)  별문제 아닌데  어른들이 문제처럼 받아들인다고

 

 (민정)  ...

 

 근데 저 어제 혹시 실수...

 

 [민정이 살짝 웃는다]

 

 가게가 마지막 기억이라

 

 아니요

 

 어제 잘 드시고 갔죠

 

 - (민정...  - 왜요?

 

 (민정)  아니에요그냥

 

 [익살스러운 음악]

 

 [의미심장한 음악]

 

 [흥미로운 음악]

 

 (미자)  이럴 줄 알았어본전도 못 건졌잖아

 

 (금재)  아나미동댁 진짜

 

 원래 이렇게 잔인했어?

 

 (귀순)  필승이네!

 

 네놈들이 그딴 걸 하자 그래 놓고선  이게 뭐여!

 

 (봉연)  미동댁 이렇게 나올 줄 알았나

 

 (영심)  다 동의해 놓고 왜 우리 탓이야?

 

 (만석)  아유깝깝해 죽겄네정말

 

 (귀신5)  나 오늘 우리 손주 보러 가야 하는디  워째!

 

 재롱 잔치 한단 말이에요손주!

 

 "고 이강호"

 

 (교사3)  어서 오세요

 

 - (무풍아유안녕하십니까  - (교사3) 안녕하세요

 

 - (무풍안녕하십니까  - (교사3) 들어오세요

 

 (여자)  아유여기 그림 쪼르르  붙여 놓은 거 좀 봐

 

 [여자의 웃음]  (교사3)  애들 그림이라 정신없죠?

 

 [아이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무풍)  이야이건...

 

 뭐냐

 

 ...

 

 피카소

 

 그래피카소 느낌이 나네

 

 (무풍)  이야이거 색깔 배열 하며

 

 뭔가 심오해

 

 [무풍의 탄성]

 

 천재인가?

 

 [교사3의 웃음]

 

 [발랄한 음악]

 

 (여자)  여기 보세요

 

 (아이들)  !

 

 (여자)  모르는 아저씨가

 

 '이거 줄게같이 갈까?'  이러면 뭐라고 한다고요?

 

 (아이들)  안 돼요싫어요도와주세요!

 

 (여자)  '이리 와따라와이러면서  막 데려가려 그러면?

 

 (아이들)  안 돼요싫어요도와주세요!

 

 (여자)  그러면 이제  여기 아저씨가 나쁜 사람이에요

 

 여러분연습한 대로 잘할 수 있죠?

 

 (아이들)  !

 

 [놀란 숨소리]

 

 뭐야이건?

 

 점심 준비 끝나셨나 봐요?

 

 (유리)  

 

 김 선생님그거 아세요?

 

 원래 유명한 화가들이  어릴 때 다 이렇게 그렸다잖아요

 

 [유리의 감탄]  [발랄한 음악]

 

 천재인가?

 

 [휴대전화 진동음]

 

 (무풍)  아저씨 따라와얼른!

 

 싫어요안 돼요도와주세요!

 

 (여자)  잘했어요박수!

 

 (남자1)  어린이

 

 (여자)  들어가세요

 

 (교사1)  다음은 우리 서우 해 볼까?

 

 (무풍)  이리 와아저씨 따라와

 

 (여자)  봉사자님웃지 마시고 무섭게

 

 

 

 (무풍)  이리 와아저씨 따라와!

 

 [웃으며]  아이고

 

 (여자)  서우야그러면 큰일 나  '안 돼요해야지

 

 - (무풍아가어디 가?  - (교사1) 서우야

 

 - (무풍선생님쉬세요쉬세요  - (교사1) 서우야

 

 제가 갔다 올게

 

 [무거운 음악]  [유리의 놀란 숨소리]

 

 아가이리 와이리

 

 옳지이리 와  [유리의 놀란 숨소리]

 

 (무풍)  어서이리 와이리 와

 

 (교사3)  서우야왜 나왔어?

 

 - (교사3) 친구들한테 가자  - (무풍옳지옳지옳지

 

 (교사3)  가자

 

 [거친 숨소리]

 

 [유리가 가쁜 숨을 몰아쉰다]

 

 (주방 이모)  이상혀

 

 이상혀

 

 [유리의 가쁜 숨소리]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네 아빠 어디 갔니?

 

 아빠아빠를 왜 나한테 찾아

 

 (은숙)  전화도 안 받고 어디를 간 거야?  말도 안 하고

 

 아빠가 애야?  뭐 볼일 있어 나갔나 보지

 

 ...

 

 [문이 달칵 닫힌다]

 

 (연지)  수상함 감지

 

 빠른 귀가 요망느낌표느낌표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휴대전화 알림음]

 

 (무풍)  할아버지 주는 거야이거?

 

 !

 

 [무풍의 장난 섞인 탄성]

 

 (무풍)  뿡뿡뿡뿡

 

 [박수 치며]  잘했어요

 

 [무풍이 서우와 놀아 준다]  [잔잔한 음악]

 

 (무풍)  그렇다니까

 

 [무풍의 웃음]

 

 나도 이제 할아비 된다고인마

 

 그러면 첫째지누구겠어인마

 

 (유리)  대체 몇 통째야

 

 아니할아버지 되는 게  뭐 자랑이냐고

 

 (은숙)  자랑이지

 

 너 요즘 네 아빠 동창회  왜 안 가는 줄 알아?

 

 - ?  - (강화왜요장모님?

 

 (은숙)  가면 다들  손주들 사진 들여다보고 있거든

 

 손주가 있어야 거기 웃으면서 끼지  없으면 배만 아프지

 

 관심도 없는 남의 새끼 구경하냐  뭐 하겠어

 

 (무풍)  [웃으며]  알았어인마

 

 형이 조만간에 소주 한잔 살 테니까

 

 그래형 전화 딱 기다리고 있어

 

 [통화 종료음]  (유리)  연지야너 딸기 좀 가져와

 

 (무풍)  연지야

 

 거기 앉아서 네가 먹고 있으면 어떡해?  언니 갖다줘야지

 

 얼른엄마도 좀 도와주고

 

 [무풍의 웃음]

 

 유리야너는 딱 낳기만 해

 

 이 아빠가 다 키워 줄게

 

 - 진짜?  - (무풍그럼  [무풍의 웃음]

 

 (은숙)  얼씨구우리 새끼 키울 때나  그렇게 좀 키워 주지 그랬우?

 

 그때는 먹여 살리느라고  돈 벌었잖아

 

 (무풍)  자식이랑 손주랑 같아?

 

 아무튼아무튼아무튼

 

 이 할아비가 다 키워 준다  다들 알았지?

 

 [은숙의 헛웃음]  - 장인어른  - (무풍?

 

 - 여기 녹음 좀...  - (무풍그래그래  [은숙의 웃음]

 

 (무풍)  이 할아비가 다 키워 준다  오케이?

 

 [아기 서우의 울음]

 

 [훌쩍인다]

 

 (은숙)  자네 새끼를 내가 왜 키워 줘!

 

 [문이 달칵 닫힌다]

 

 [강화가 흐느낀다]

 

 저 사람 말이 맞네

 

 저 사람은

 

 자네 또 나쁜 생각 할까 봐

 

 [강화가 흐느낀다]

 

 (무풍)  자네한텐 서우가 있어야 돼

 

 그래야 자네가 살겠어

 

 [오열한다]

 

 [한숨]

 

 [강화가 계속 오열한다]

 

 (무풍)  잘했어요

 

 그러면 요번에는

 

 그래포클레인을 갖고 놀자 보자

 

 [무풍의 힘주는 신음]

 

 그렇지그렇지

 

 으쌰다시 한번

 

 (교사1)  서우 예쁘죠?  [무풍의 웃음]

 

 (무풍)  내 딸 어렸을 때랑 똑같아요

 

 [무풍의 웃음]

 

 여기에 한번 실어 봅시다

 

 내려 보세요내려 보세요

 

 그대로옳지옳지

 

 (근상)  너는 이런 날에  꼭 이렇게 입고 와야만 했어?

 

 (강화)  정장 입고 오라며

 

 (근상)  너 내가 정장 입고 오라 그랬지

 

 누가 이렇게  말끔하게 입고 오라 그랬어?

 

 징계를 내리시는 분들도  좀 없어 보이고 불쌍해 보이고

 

 그래야 선처를 하는 거지아유

 

 (강화)  불쌍해 보인다고 선처할 거면  감방은 뭐 하러 있냐인마

 

 (근상)  옛날엔 죽어라  거지 깽깽이처럼 하고 다니더니

 

 그냥 그때처럼 입고 오지

 

 (정 간호사)  조 선생님

 

 오늘도 장 교수님이 계속 찾으시던데

 

 그래요?

 

 언젠간 만나겠죠

 

 [문이 드르륵 열린다]

 

 지금부터 상담받으면서  치료해 나갈 겁니다

 

 (병원장)  흉부는 수술이 90%인데

 

 수술 못 하는 의사가  대학 병원에 왜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조 선생 우리 병원 흉부 톱이었습니다

 

 치료하면 금방 페이스 찾습니다

 

 아유나는 더는 모르겠고

 

 (병원장)  오늘 징계 위원회 결정 나는 대로  진행하세요

 

 병원장님

 

 내가 장 교수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닌데

 

 물론 그 일이  트라우마로 남았을 수도 있어요

 

 (병원장)  그래도 수술실 못 들어가는 의사가  말이 됩니까?

 

 저라도 못 들어갑니다

 

 [강화의 한숨]

 

 [한숨]

 

 (근상)  근데 유리 걔는 어쩌려고  그어린이집까지...

 

 어제 민정 씨랑 유리 보는데

 

 나랑 누나 실려 올 뻔했어  심장 쪼여서

 

 아니걔는 무슨 죽었다 살아난 애가  주방 보조를 한다고...

 

 왜 그러는 거니?

 

 너 정신과 의사 맞냐?

 

 때려치워라이 새끼야

 

 인마?

 

 [문이 드르륵 열린다]

 

 (근상)  오셨습니까교수님!

 

 [장 교수의 한숨]

 

 - (장 교수너 나가 있어  - (근상

 

 (근상)  비켜 주시면...

 

 나가야 돼서

 

 죄송합니다예  [근상의 옅은 헛기침]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강화)  지금부터 제대로 하려고 했어요

 

 잠깐 장난친 거고그거는

 

 [장 교수의 한숨]  아니요즘 그...

 

 내가 진짜 제정신이 아니라

 

 상상을 못 하실 거예요

 

 지금 나한테 막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둘 중의 하나 골라

 

 5년 전 그 일

 

 (장 교수)  걸고넘어져서 내가 잘리든  계속 이따위로 굴어서 네가 잘리든

 

 둘 중의 하나는 해야  네 속이 풀릴 거 아니야

 

 에헤왜 또  그때 일을 꺼내고 그러실까

 

 [무거운 음악]

 

 (강화)  [소리치며]  !

 

 [떨리는 목소리로]  나한테 왜 그랬어요?

 

 [울먹이며]  나 이제 어떡하라고

 

 나 이제 어떡하라고

 

 [강화가 오열한다]

 

 [강화의 한숨]

 

 치료할게요

 

 하면 되잖아

 

 들어와서 치료해

 

 - (근상네  - (장 교수너 말고이 자식아!

 

 

 

 - 잠시만  - (근상

 

 (장 교수)  너희들 둘이 붙어 있으면 그게 치료냐?

 

 이따 징계 위원회에서 말 잘해  진짜 잘리기 싫으면

 

 머리 꼴은자식아  이게 뭐냐이 자식아?

 

 최대한 없어 보이게불쌍해 보이게

 

 - 왜 그러세요아이  - (장 교수?

 

 (근상)  [작은 소리로]  거봐

 

 - 좋아  - (강화조용히 안 해?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미쳤어

 

 미쳤어

 

 [헛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술 취한 말투로]  누가 여기다 돈을 버려 놨어길에

 

 ?  [돈통 열리는 효과음]

 

 [민정의 웃음]

 

 (민정)  5만 원이나...  [민정의 웃음]

 

 돈이다

 

 5만 원이다, 5...

 

 대박

 

 [민정의 환호]

 

 돈이다!

 

 !

 

 어휴

 

 [문이 덜컥 열린다]  (간호사)  언니

 

 (민정)  왔어?

 

 (민정)  복직 좀 알아봐 줄 수 있어?

 

 - 복직?  - (민정

 

 근데 여기 말고 다른 병원으로

 

 알아볼 순 있는데  아기 아직 어리지 않아?

 

 (간호사)  괜찮겠어?

 

 괜찮을 거야

 

 (간호사)  아니형부도 있겠다

 

 그냥 여기로 오는 게 수월할 텐데 왜?

 

 ...

 

 형부 징계 때문에?

 

 하긴 잘릴 수도 있으니까

 

 오늘 지나 봐야 알겠네

 

 오늘이구나징계 위원회

 

 몰랐어?

 

 (간호사)  뭐야

 

 형부 일이라면 눈에서 레이저 나오던  오민정 씨 어디 갔어?

 

 글쎄죽었나?

 

 [간호사가 살짝 웃는다]

 

 (간호사)  싸워서 이러는구먼아유

 

 부부 싸움은 집에서 물 베기로 하세요  이혼할 거 아니면

 

 

 

 할 거야이혼

 

 (대춘)  다시 한번하나!

 

 (귀신들)  미동댁!

 

 [코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귀순)  안 돼야포기햐!

 

 (미자)  [한숨 쉬며]  우리가 하면 안 될 짓 하긴 했지

 

 (금재)  욕은 똑같이 했는데

 

 유리 걔는 상 주고 우린 왜 벌이야!

 

 (영심)  진짜 누구 오기 전까지  계속 이러고 있어야 되는 거야우리?

 

 아씨...  [바람이 휭 분다]

 

 [가족 귀신들의 놀란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가족 귀신들의 탄성]

 

 (대춘)  우아보여  [영심과 봉연의 탄성]

 

 (금재)  뭐야누구 나왔어?

 

 (대춘)  

 

 우리 나왔어우리 나왔어  [대춘과 봉연의 웃음]

 

 부적 떨어졌다  [가족 귀신들의 웃음]

 

 [봉연의 탄성]  (미자)  그럼 우리 것도 어떻게 좀 해 봐

 

 (봉연)  우리가?  [대춘의 당황한 신음]

 

 - (대춘알았어알았어알았어  - (봉연알았어

 

 [신비로운 효과음]

 

 - (대춘아이씨  - (봉연어머안 잡혀

 

 아이씨!  [신비로운 효과음]

 

 [봉연의 다급한 탄성]

 

 잠깐만들 있어 봐  우리가 사람 좀 불러올게

 

 - 가자가자가자  - (대춘가자가자가자가자

 

 (대춘)  기다리고 있어갔다 올게!

 

 이봐마 씨마 씨

 

 (대춘)  [입바람을 하 불며]  이봐이봐

 

 [대춘을 탁 치며]  아빠그쪽은 소용 1도 없어

 

 (대춘)  !

 

 미동댁한테 한번 가 볼까?

 

 에이다시 우리 갇힐 일 있어?

 

 [대춘의 당황한 신음]

 

 !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무풍)  이야서우야

 

 아저씨랑 다음에 또 재밌게 놀자?

 

 밥 잘 먹고

 

 안녕

 

 [차분한 음악]

 

 [한숨]

 

 엄마한테 들키면 또 혼날 텐데

 

 [긴장되는 음악]

 

 [놀란 숨소리]

 

 아니저 집 식구들이  왜 또 어슬렁거려?

 

 (대춘)  너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있잖아

 

 네 딸한테 확 붙는다?

 

 이씨이것들이 진짜

 

 (대춘)  아니...

 

 근데 이게  아이게 아무리 그래도 말이야

 

 이게귀신끼리도 이게  상도라는 게 있잖아

 

 지금 유리 쟬 움직일 수 있는 게  이것밖에 더 있어?

 

 (대춘)  그거는 그런데...

 

 아이아이  아알았어몰라알아서 해

 

 (영심)  아빠

 

 지금 우리가 죄의식 느낄 때가 아니야

 

 다 살고 봐야지

 

 (봉연)  그럼

 

 [입바람을 하 분다]

 

 !

 

 [귀신6의 아파하는 신음]

 

 (영심)  일로 와일로 와

 

 (봉연)  어디 애들한테 붙어서  훔쳐 먹을 게 있다고?

 

 - (대춘너 다 큰 어른 맞냐?  - (영심그러니까빨리 가

 

 - (대춘돌아서 가돌아서?  - (영심빨리 나가

 

 (봉연)  다신 오지 마

 

 [발랄한 음악]

 

 (대춘)  

 

 우리가 진짜 네 딸한테 가 가지고  해코지라도 할까 봐?

 

 (봉연)  아무리 우리가 급했기로서니  귀신을 뭘로 보고

 

 (유리)  아니모양새가 딱 그랬잖아

 

 그리고 나한테 협박도 했었고  심증이 있었잖아  [봉연의 놀란 신음]

 

 (영심)  5년을 백날 같이 살아 봐야 뭐 해

 

 - 이렇게 믿음이 없어요믿음이  - (봉연맞아

 

 (유리)  아이미안해!

 

 그러니까 왔잖아

 

 [대춘의 웃음]

 

 [신비로운 음악]

 

 아니이게 다 뭐야?

 

 미동댁도 화나면 장난 없네

 

 대체 뭔 욕을 얼마나 올린 거야?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

 

 그것도 여기 집단으로다가

 

 [유리의 한숨]

 

 저 무지한 잡귀들을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제가 아주 그냥 큰 엄벌에 처해 놨으니  불쌍히 여기셔 보살펴 주십시오

 

 이것들을 그냥 확 올려 버려

 

 아닙니다아닙니다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불쌍히

 

 [유리의 한숨]

 

 아니그러다가 다들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 올라가면 어쩌려 그래

 

 난 그때 그냥 올라갈 마음으로  작정하고 그런 거고

 

 다들 귀신으로라도  남아 있고 싶은 거잖아

 

 [귀신들이 대답한다]  - (귀신7) 당연한 거 아니야?  - (귀신8) 그건 그렇지

 

 (귀신9)  혹시나아이혹시나 하고...

 

 (혜진)  원래 자리 찾으면 그냥 살 수 있다면서

 

 난 내 자리 찾을 수 있을 거 같으니까

 

 넌 네 발로 죽었잖아

 

 아유나 내 자리 못 찾아

 

 위에서도 그거 다 아니까 그런 거야

 

 (금재)  좋아

 

 그럼 우리 부탁이나 좀 들어줘라

 

 [귀신들이 호응한다]

 

 (유리)  알았어뭔데말해 봐  뭐뭐 들어줄까?

 

 (미자)  우리 아들한테  안치단 사진 좀 바꿔 달라고

 

 그거 시집올 때 찍은 옛날 사진이야  너무 올드해

 

 (상봉)  나도나도 사진

 

 이 구단 사진 말고  전에 있던 구단 사진으로

 

 여긴 유니폼이 영 꽝이거든요  핏도 잘 안 맞고

 

 (금재)  내 장부 우리 엄마 좀 갖다줘라

 

 (귀순)  납골당 노래부터 바꿔 줘  [유리의 한숨]

 

 지겨워 죽겄어매일 똑같은 노래

 

 [귀신들이 저마다 말한다]

 

 (유리)  다들 그만!

 

 그거 다 들어주다 내 49일 쫑이야?

 

 어휴미쳤나 봐안 해

 

 [귀신들이 저마다 말한다]

 

 (미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리 넌 그러면 안 되지

 

 우리 심정 제일 잘 아는 네가 그러면  우리는 어디 가 비벼?

 

 [한숨]

 

 (영심)  우리 상황 뻔히 잘 알면서

 

 [옅은 한숨]  [차분한 음악]

 

 [귀순이 흐느낀다]

 

 (귀순)  아이고내 새끼

 

 우짤까  [귀순 딸의 신음]

 

 아유아유

 

 영애야영애야

 

 [고통스러운 신음]

 

 아유어쩔까아이고

 

 우째아유이를 어째

 

 [옅은 한숨]

 

 [한숨 소리가 들린다]

 

 [꼬르륵 소리가 난다]

 

 [봉연의 한숨]

 

 [귀신들의 한숨]  (귀순)  됐어

 

 사연 없는 인간은 있어도  사연 없는 귀신은 없다는데

 

 며칠 상간에 다 잊어버렸나 보네?

 

 (만석)  너무해

 

 [만석의 헛기침]  [유리의 한숨]

 

 뭘 또 잊어버려

 

 알지

 

 [한숨]

 

 [숨을 크게 내쉰다]

 

 알았어

 

 대신 딱 한 개씩만

 

 [귀신들이 환호한다]

 

 (금재)  진작 그랬어야지

 

 (유리)  조용히 해 봐  한 사람씩 얘기해

 

 할매납골당 BGM 바꿔 줘?

 

 잠깐잠깐잠깐만

 

 그딴 걸 왜 들어줘?

 

 그럼 언니사진 바꿔 줘?

 

 (유리)  제사상에 치킨이랑 술?

 

 장부 어디 있어엄마 갖다줄게

 

 - (상봉아이잠깐... 에이!  - 사진 바꿔 줘그쪽도?

 

 막 던진 거고다  [귀신들이 호응한다]

 

 (유리)  그럼 뭐들어줄게!

 

 [귀신들이 고민한다]  (귀신10)  잠깐만잠깐만

 

 (미동댁)  아유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들키지 말라 그런 거야

 

 착해 빠져 가지고는

 

 고맙게

 

 [잔잔한 음악]

 

 아유나는 쟤네들 부탁  하나도 못 들어주잖냐

 

 무당 팔자 이것도 벌이야

 

 사정 뻔히 아는데 개입하면 안 되고  마음은 안됐고

 

 아이고착해 빠져 가지고

 

 이것아?

 

 [미동댁과 유리의 웃음]

 

 (유리)  아휴

 

 (미동댁)  아유저것들 저거  부탁이래 봤자 안 봐도 비디오다

 

 할매는 뭐 부탁할 건데정했어?

 

 (귀순)  아이씨!

 

 왜 자꾸 나한테 할매래?

 

 [미자의 웃음]

 

 언니야는?

 

 ?

 

 나야 뭐

 

 아들한테 말 좀 전해 달라 할까 했다가

 

 괜히 또 다 잊고 사는데

 

 생각나게 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미동댁)  자기들을 위한 건 하나도 없을 거다

 

 (혜진)  근데 아저씨는 쉽지 않아요?

 

 엄마한테 장부 갖다주면 되는 거잖아

 

 맨날 노래 불러 놓고

 

 거참진짜

 

 참견하지 말고 저리 가

 

 울 엄마

 

 나 공무원이었는 줄 알아

 

 ?  [금재의 괴로운 신음]

 

 (미동댁)  다 자식 걱정부모 걱정에  못 가는 애들 아니냐

 

 (금재)  그럼 너는?  미련 없이 네 발로 죽어 놓고

 

 뭔 미련이 남아 있어서 아직 있냐?  부탁할 게 있긴 있어?

 

 [금재가 혀를 쯧 찬다]  [한숨]

 

 (혜진)  

 

 자살이라고  다 미련 없이 깔끔한 줄 아나

 

 (TV 속 앵커)  며칠 전 치러진 야구 선수  강빈 씨의 빈소입니다

 

 고인을 애도하는 수많은 동료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는데요

 

 구단주 이정희 회장부터  박현석 감독도  [TV에서 카메라 셔터음이 흘러나온다]

 

 슬픔에 찬 눈으로 빈소를 찾았습니다

 

 또 평소 친분이 있던  아이돌 출신 배우 안현숙 씨

 

 걸 그룹 윤보름 씨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대춘)  아유

 

 아니지금 사람이 죽었는데

 

 그저 누가 왔는지 안 왔는지

 

 그게 그렇게 궁금한가 봐

 

 아유셀럽 인생 참 고달프네  [울부짖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미동댁)  죽어 보니 아는 거지

 

 인생에 진짜 중요한 게 뭐였는지

 

 (근상)  너 가서 괜한 소리 하지 말기다?

 

 (강화)  뭔 소리?

 

 (근상)  아무 말이나 그냥 막 막말하지 말라고

 

 무조건 '죄송합니다'

 

 '치료받고 수술하겠습니다'  납작 엎드리라고

 

 - (강화납작?  - (근상그래

 

 - 얼마나?  - (근상최대한자식아

 

 - 어떻게?  - (근상...

 

 (근상)  너 인마무릎이라도 꿇고

 

 [울먹이며]  '진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강화)  잘하네너나 해인마

 

 [강화가 숨을 후 내뱉는다]  (근상)  일로 와 봐

 

 (임원1)  4년째네요수술 안 하신 지

 

 (강화)  

 

 (임원1)  이런 병이 있었으면  보고를 하고 치료를 했어야죠

 

 환자를 개복해 놓고  무슨 의사가 도망을 갑니까그렇죠?

 

 

 

 (임원2)  아내분이 우리 병원에서  안타깝게 됐네요

 

 그것 때문이라고  서류를 제출한 거 같은데

 

 그거 때문에  수술을 못 한다는 건 좀...

 

 그래도 의사인데

 

 그렇죠?

 

 

 

 (임원2)  그럼 저희 결정에 따르시는 걸로  알아도 될까요?

 

 (강화)  

 

 (임원1)  변론 없어 보이는데나가 보세요

 

 [장 교수의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임원2)  깔끔하네

 

 [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뭐 하실 말씀 있으세요?

 

 (장 교수)  의사는 사람 아닙니까?

 

 수술실 안에서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환자들에게 사망 선고를 해요

 

 나중엔 별일 아닌 게 되죠

 

 그냥 '안타깝게 또 한 분이 가셨구나'  그 정도

 

 (임원1)  그렇죠그게 우리 일이니까

 

 (장 교수)  근데 그 수술대 위에서  안타깝게 가신 또 한 분이

 

 별일 아니게 사망한 또 한 분이!

 

 내 아내일 거란 상상 해 보셨어요?

 

 내 엄마내 아버지  내 자식일 거라는 상상 해 보셨냐고요

 

 '그래도 의사인데'?

 

 의사는 뭐사람 아닙니까?

 

 [잔잔한 음악]

 

 [옅은 한숨]

 

 (사장)  어서 오세요

 

 (장 교수)  이 자식이...

 

 조강화!

 

 너 정신 안 차려?

 

 언제까지 이럴 거야정신 차려!

 

 [강화가 피식 웃는다]

 

 (강화)  [술 취한 말투로]  우리 교수님

 

 우리 장 교수님

 

 드시죠

 

 [장 교수의 한숨]

 

 아이화내지 마시고

 

 ?

 

 [잔을 탁 내려놓는다]

 

 화내지 마시고요

 

 내가...

 

 내가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삽니까

 

 내가 무슨 자격으로

 

 (강화)  나 때문에 죽었잖아요

 

 [가슴을 탁 치며]  내가 죽였잖아요내가유리...

 

 내가

 

 내가 죽였잖아

 

 우리 유리 살려 내

 

 유리 살려 내

 

 살려 내이 개새끼야이씨

 

 아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제정신으로 살 수가 없어요

 

 [술을 졸졸 따른다]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현정)  아이스아메리카노요

 

 !

 

 [포스 단말기 작동음]  엄마 아야 했어하준이가 호 해 줘

 

 [현정의 웃음]

 

 

 

 근데 유리 걔는  민정 씨 주량을 어떻게 알아?

 

 - (치인 엄마이혼?  - (미소 엄마

 

 (미소 엄마)  최근에 로펌들 돌아다니면서

 

 - 이혼 상담 받고 있나 봐  - (치인 엄마어머어머

 

 (미소 엄마)  근데 마침 그 로펌이  우리 아주버님이 하는 데잖아

 

 [치인 엄마의 놀란 숨소리]  내가 딱 들었지

 

 (치인 엄마)  거봐내가 그럴 줄 알았어

 

 - 남의 애 키우기가 어디 쉬워?  - (미소 엄마그럼

 

 - 그럼 서우는 이제 어떡해?  - (치인 엄마아유

 

 - 서우만 불쌍하지  - (미소 엄마그러니까

 

 내가 말했지?

 

 서우 아빠 돈 보고 결혼한 거 같다고

 

 그래내가 애를 이 학원 저 학원  뺑뺑이 돌릴 때부터 알아봤어그냥

 

 - 남자 있는 거 아니야?  - (미소 엄마어머머

 

 자기 브레인이 남다르다

 

 [학부모들의 놀란 탄성]  (미소 엄마)  어머깜짝이야

 

 시간 많으신가 봐요

 

 어떻게각자 문제들은 잘 찾으셨나?

 

 (현정)  이렇게 빨리 찾을 만큼  문제가 적지 않았을 텐데

 

 (은비 엄마)  됐어하준 엄마는 갈 길 가

 

 우리가 같이 커피 먹자고 할 때는  콧방귀 뀌더니

 

 (현정)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유언비어 뿌리고 다니면 고소당하는데

 

 아주버님이 안 알려 주셨나 보다

 

 (미소 엄마)  아니그냥 우리끼리 얘기한 건데

 

 애들이 모르는 거 같죠?

 

 다 알아들어요

 

 어린이집에서 다 말한다고

 

 [학부모들의 한숨]

 

 애들 앞에서 실명까지 까고

 

 확 고소해 버릴까 보다

 

 (미소 엄마)  아니내가 없는 말 한 것도 아니고  이거 팩트야

 

 이혼 서류까지 썼어서우 엄마

 

 

 

 그러니까 우린  뭐랄까같은 어린이집 엄마로서

 

 (미소 엄마)  앞으로 서우를 어떻게 보듬을까

 

 이런 상의를 한 거지

 

 정말 뭐랄까

 

 (현정)  

 

 가자하준아

 

 아이고우리 하준이

 

 [힘주며]  아이고아이고

 

 (유리)  언니내 말 들어?

 

 (현정)  미안뭐라고?

 

 아니오늘 하준이가  갈치 토막 보고 울었다니까?

 

 갈치 불쌍하다면서 난리 난리

 

 [유리의 웃음]  (현정)  

 

 유리야

 

 (유리)  ?

 

 ...

 

 어린이집에서 서우 보는 거

 

 (현정)  그거면 돼?  서우 진짜 안 키우고 싶어?

 

 그거면 돼

 

 (유리)  뭘 자꾸 물어말했는데

 

 너 강화랑 거리 두는 거  민정 씨 때문이잖아

 

 강화 옆에 민정 씨 있으니까  아무것도 못 하고

 

 언니

 

 (현정)  ?

 

 그 자린 이미 내 자리 아니야

 

 오민정 그 사람 자리야

 

 [차분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우리 서우 많이 좋아졌네?

 

 (민정)  이제 몇 번만 더 오면 되겠다

 

 [입바람을 후 분다]

 

 고마워

 

 [한숨]

 

 (현정)  이제 나도 모르겠다진짜

 

 어쩌냐그 둘을

 

 [괴로워하는 탄성]

 

 [한숨]

 

 (현정)  민정 씨

 

 이혼 준비 중이래

 

 조강화랑 이혼한다고

 

 (귀순)  진짜 네 자리 안 찾을 거야?

 

 마음을 좀 독하게 먹어 봐

 

 (유리)  됐어

 

 잘 사는 사람들을 내가 왜 망쳐  [귀순의 답답한 숨소리]

 

 생각보다 잘 못 살고 있을 수도 있다고

 

 (귀순)  들여다보면  썩어 문드러졌을 수도 있다고

 

 [신비로운 음악]

 

 [신호등 알림음]

 

 [민정의 거친 숨소리]

 

 [술 취한 말투로]  5만 원이다

 

 [발랄한 음악]  (현정)  그렇지여기 신사임당이 그려져 있다

 

 [민정의 웃음]  그래아이고

 

 [유리의 놀란 탄성]  [현정의 아파하는 탄성]

 

 - (현정아파아이그래  - (민정돈이다

 

 (현정)  아니근데

 

 아니저기...

 

 [현정의 놀란 숨소리]  (민정)  대박

 

 [민정의 환호]

 

 [유리의 당황한 신음]  - (민정돈이다!  - (현정잡아뛰어

 

 (현정)  민정 씨!  [민정의 환호]

 

 [소란스럽다]

 

 [민정의 신난 탄성]

 

 - (현정민정...  - (민정) 5만 원!

 

 [민정의 환호]  (현정)  민정 씨민정 씨!

 

 (유리)  민정 씨안 돼

 

 [현정과 유리의 놀란 탄성]  [민정의 신음]

 

 - (유리어떡해어머  - (현정어떡해

 

 - (유리괜찮아요민정 씨?  - (현정민정 씨괜찮아요?

 

 (현정)  어떡해그러니까 왜 뛰어  [민정의 힘겨운 신음]

 

 - (민정괜찮아요  - (현정어떡해

 

 - (민정괜찮아요괜찮아요  - (현정아니...  [유리의 당황한 신음]

 

 [민정의 환호]  (현정)  아니...

 

 - (유리같이 가!  - (현정안 괜찮아 보이...

 

 [유리의 놀란 비명]  [현정의 다급한 신음]

 

 [민정의 환호]  (현정)  어머

 

 [유리의 힘겨운 탄성]

 

 - (유리잠깐  - (현정이리 와 봐

 

 (현정)  가지 마 봐너 그만 이리 와!  [유리의 힘겨운 탄성]

 

 [유리와 현정의 힘겨운 신음]

 

 [현정의 거친 신음]

 

 - (현정어머어머  - (유리어머

 

 [거친 숨소리]

 

 (현정)  [헐떡이며]  아니무슨 주사가 저렇게 빡세냐

 

 아니아니원랜 안 그러는데  오늘 왜 저러지?

 

 (유리)  한 병 이상 먹이면 안 돼언니

 

 [거친 숨소리]

 

 - (유리숨차  - (현정어마

 

 [현정과 유리의 놀란 탄성]

 

 - (유리어디 가기다려잠깐  - (현정잡아잡아라

 

 (현정)  그래난 못 가겠다난 못 가

 

 [현정과 유리의 거친 신음]

 

 (유리)  [힘겨운 목소리로]  민정 씨괜찮아?

 

 [유리의 거친 숨소리]  [차분한 음악]

 

 [현정이 구시렁댄다]

 

 무서워

 

 그쪽 얼굴

 

 무서워

 

 [유리의 아파하는 탄성]

 

 (현정)  유리야어머유리야괜찮니?

 

 [현정의 아파하는 신음]  [민정의 신음]

 

 아파아유코야!

 

 그럼

 

 그쪽이 서우 엄마 해요

 

 내가 해도 돼요?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남자2)  요즘 같아선 정말 왜 사나 싶다

 

 회사회사

 

 내 인생이 없어이씨

 

 (남자3)  김 대리는 그래도 아직 홀몸이잖아

 

 난 요즘 정말 마누라 때문에 미쳐요

 

 맨날 그놈의 잔소리잔소리아주

 

 마누라 없는 무인도로  휙 하고 피서 가고 싶다정말  [남자2의 웃음]

 

 저도요엄마 잔소리 때문에  독립하려고요

 

 미쳐 버리겠어요!  [남자2가 숨을 카 내뱉는다]

 

 (남자3)  그래여자가 서른 넘어서  엄마랑 사는 건 좀 그렇지?

 

 (귀순)  복에 겨워 지랄들을 헌다옘병헐

 

 (미자)  그러게

 

 있을 때 잘해라이것들아!

 

 나중에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하려고아유  [혜진의 한숨]

 

 난 진짜 죽기 직전에  1초 만에 후회했는데

 

 사람이  '진짜 죽었구나하는 순간에 뭐

 

 주마등처럼 인생이 막 스친다나?  그러잖아?

 

 (봉연)  개나 주나 그래

 

 난 딱 한 문장 생각나더라

 

 '우리 필승이 어떡하지?'

 

 [잔잔한 음악]

 

 [귀신들의 당황한 탄성]  

 

 왜 가져가왜 가져가!

 

 이런이런이런 옘병  아이고아까워아이고!

 

 - (봉연우리 아직 안 먹었어!  - (귀순이 아까운 걸!

 

 (유리)  죽음 앞에서도  나만 생각하지 않게 하는 그 무엇

 

 그건 가족이었다

 

 [감성적인 음악]

 

 (현정)  넌 유리가 좋아민정 씨가 좋아?

 

 (근상)  '엄마가 좋아아빠가 좋아'?

 

 (현정)  난 유리무조건 유리

 

 (근상)  죽은 친구가 살아 돌아왔어요

 

 (미동댁)  죽었다 살아난 친구  한 명씩은 다 있잖아

 

 (봉연)  하원 도우미 해서  그 집 안에 들어가겠다고?

 

 지박령 때문에?

 

 (유리)  그래도 어떡해

 

 우리 서우 지켜 줄 사람이  나밖에 없는데

 

 주방 이모 좋아?

 

 예쁜 이모 좋아

 

 (근상)  지금 와이프랑 살고 있는 집에  유리를 어떻게 들여

 

 어떤 미친놈이 그걸 하라 그래  절대 안 되지  [강화의 한숨]

 

 (유리)  나 하면 안 돼?

 

 꼭 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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