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바이, 마마 7
[밤새 울음] [웃음소리가 들린다]
(근상) 나는 홍콩!
(현정) 홍콩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어?
여행 가서 그저 쇼핑이나 하려고, 저거
(유리) 아이슬란드 어때?
그, 오로라? 그거 엄청 멋지던데, TV에서 보니까 [현정의 놀란 숨소리]
- (현정) 아, 그래? - (유리) 어
- (현정) 오로라... - (강화) 난 아이슬란드 좋아
(강화) 아니면 히말라야 이런 데?
히말라야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네
(근상) 너나 가, 옷 다 버려
야, 대자연을 마주하면 말이다
(강화) 네 존재가 얼마나 하찮은 생명체인지 딱 느낄 거다
나를 돌아보는 여행
- 얼굴이나 돌려 봐 - (강화) 응
[밤새 울음]
(현정) 쯧, 야, 로션은 알아서 좀 발라라, 어?
저거 와이프 없으면 얼굴에 버짐 피게 생겼어
좋아, 그러면 아이슬란드, 그리고
아, 히말라야, 몽골 셋 중에 하나 가자
- 난 콜 - (유리) 나도
(근상) 아, 됐어, 아, 싫어
그런 데는 누나 칠순 때나 가
그리고 무슨 20년도 훨씬 넘게 남은 환갑 여행을 벌써 정하냐? [현정의 한숨]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붙어 놀 줄 알고
야, 너만 사고 안 치면 평생 붙어 놀아
- (유리) 걱정 마 - (현정) 맞아
(강화) 누나, 나는 무조건 아이슬란드
(현정) 오케이, 콜!
(유리) 야, 계근상, 너 왜 앉아? 밥해 준다며
했잖아, 여기
[카메라 셔터음]
(강화) 에이, 설마, 너 이게 끝이니?
[카메라 셔터음]
[강화가 봉지를 부스럭거린다]
(근상) 나와, 불 가리지 말고 나와 봐
누나, 빠져, 빠져
아, 불 가리잖아, 빠져 봐
누가 옆에서 찍어 준 것처럼 나와야 된단 말이야 [현정의 한숨]
[카메라 셔터음]
- 우리 이 새끼 죽여 버릴까? - (유리) 왜, 왜? [카메라 셔터음]
(강화) 이 새끼 쌀 한 톨 라면 하나 안 사 왔는데?
[카메라 셔터음] - (현정) 뭐? - 진짜?
(근상) 라면은 집에 가서 처끓여 먹고 [현정이 씩씩거린다]
캠핑의 꽃은 감성이지, 럭셔리
야, 이 미친놈아, 고기도 안 사 왔어?
- 배고파 죽겠는데? - (근상) 어
- 진짜? - (근상) 응!
- 정말? - (근상) 응!
(현정) 오, 네가 아주 죽으려고 환장을 했지 [근상의 아파하는 탄성]
[근상이 버벅거린다] 아주 네가, 네가 제정신이 아니지
[근상의 아파하는 탄성] [현정이 계속 화를 낸다]
- (유리) 매를 벌어요, 매를 벌어 - (현정) 어떻게 네가, 어? 야
(강화) 우리가 여기를 몇 시간을 걸려서 왔는데
(현정) 내가 여기 굶으려고 왔어? 어? [강화의 짜증 섞인 탄성]
내가 굶으려고 왔냐고 내가 굶으려고 왔냐고 [유리가 화낸다]
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네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근상의 아파하는 신음]
(유리)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중
각자의 인연을 만나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우리 [잔잔한 음악]
나 또한 나의 사람들 틈에서
꽃처럼 환하게 피어나던 시절이 있었다
[함께 웃는다]
[무풍이 기침한다]
- (무풍) 아빠 물 - (유리) 아빠 물, 물, 물, 빨리빨리
- (유리) 빨리 물 가져와 - (은숙) 아이고, 참
[무풍의 웃음]
[무풍이 기침한다]
(연지) 물
[여자들이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여자1) 야, 유리야!
[유리의 신난 탄성] [여자들이 반긴다]
- (유리) 오래간만, 잘 지냈어? - (여자2) 아, 진짜 오랜만이야 [여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유리) 미안
- (여자1) 아, 왜 이렇게 늦게 왔어 - (유리) 아, 그러니까
(유리) 아니, 강화랑 같이 오려다가
아, 병원 일이 죽어도 안 끝나는 거야
[여자들이 호응한다] 그거 기다리다가 진짜
아, 일단 우리 먹고 있으면 계산하러 올 거야, 나중에
[여자들이 호응한다] - (여자3) 진짜? - 어
(유리) 짠 하자
(함께) 짠!
(여자4) 얘기해, 얼른, 얼른 얘기해 봐, 빨리
(여자2) 아, 공연 때문에 막 이렇게 하다가 [여자4의 웃음]
- (여자2) 몰라, 그냥... - (여자1) 뭘 몰라! [여자들의 웃음]
(유리) 그러나 굳건히 터를 잡고 피워 냈다 생각했던 나의 꽃은
너무 빨리 스러졌다
[신호등 알림음]
[신비로운 음악]
내가 해도 돼요?
"영업 중"
"영업 종료"
[차분한 음악] 너 강화랑 거리 두는 거 민정 씨 때문이잖아
강화 옆에 민정 씨 있으니까 아무것도 못 하고
언니
(현정) 응?
(유리) 그 자린 이미 내 자리 아니야
오민정 그 사람 자리야
민정 씨 이혼 준비 중이래
조강화랑 이혼한다고
무, 무, 무슨 소리야, 언니
아, 그럴 사람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나도 안 믿었지
(현정) 근데 맞는 거 같아
저기, 다른 생각 하지 말고 일단 너만 생각하자
이유가 뭐야?
조강화 이혼하면 안 돼, 언니
(유리) 아, 절대 안 돼
왜? [의미심장한 음악]
왜 안 돼?
아, 그, 그냥...
안 돼
유리야, 언니 봐 봐
(현정) 유리야, 언니 봐 봐
너 뭘 숨기고 있는 거야?
(현정) 이상해
분명 뭐가 있어, 걔
주량도 그렇고
어떻게 나보다 민정 씨를 잘 알아?
알던 사람처럼
[한숨]
(근상) 속은 타냐? [한숨]
장 교수님 아니었으면 넌 인마 그냥 모가지였어
뭐, 복권이라도 됐어? 우리 동네 재개발이라도 된대?
대책이 없어, 대책, 이 새...
네가 뭐, 정신과야, 피부과야 성형외과야, 뭐, 정형외과야
내과야, 이비인후과야 넌 흉부야, 흉부, 흉부외과
흉부가 대학 병원 나가서 뭐 먹고 살려 그래, 어떻게 살려 그래
내가 진짜 속 터져 가지고 아유, 진짜 속 터져, 이씨
[근상이 캔 맥주를 탁 내려놓는다] 근상아
(근상) 그래, 뭐? 다 얘기해 봐
정신 사나워, 집에 좀 가
아유, 시끄러워
아유, 얘 말 참 많이 해, 아유
(근상) 야, 야, 그만 먹어, 그만 먹어
[캔 맥주를 탁 내려놓으며] 뭐, 술만 집어넣는다고 뭐, 답이 나오냐?
그건 네 옆에 계신 분한테나 여쭤봐
(근상) 뭐야, 뭐야! 뭐야, 이 누나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가게는?
접었어, 오늘
(근상) 아, 영업시간 칼인 사람이 왜?
야, 조강화
(강화) 응, 왜, 뭐? 얘기해, 응
너, 이씨...
안 빼?
(현정) 넌 민정 씨가 지금...
됐다
뭘 내가 얘길 하냐
넌 진짜, 넌...
[현정의 한숨] 아, 왜 이래, 누나까지
얘 지금 머리 터져, 누나, 보태지 마
아휴, 나도 모르겠다, 진짜
[작은 소리로] 모셔다드려라, 저러다 입 돌아간다
야, 네가 좀 모셔다드리면 안 되겠냐?
알았어, 알았어, 가
아휴, 싫어
아휴, 저 부부 정신 사나워
(현정) 애쓰지 말랬지, 내가
애쓰지 말랬잖아, 누르지 말랬잖아
너 원래 그런 애 아니라고
원래 난 어떤 앤데?
들어가
진짜 입 돌아간다
(현정) 저, 씨...
저, 저...
뭐 하는 거야, 누나? 뭐를 애써? [현정의 한숨]
저게 애쓰니까 옆에 있는 사람이 외로운 거 아니야
(근상) 민정 씨 외롭대? 왜? 쟤가 얼마나 잘하는데
야, 넌 유리가 좋아, 민정 씨가 좋아?
뭔 말이야, 방귀야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야?
난 유리, 무조건 유리
[어두운 음악]
어린이집 주방 일도 쉽지 않을 텐데
서우 하원 도우미를 한다고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네
그, 주방 일은 하원 시간 전에 끝나니까
기다렸다가 하원시킬 수 있어요
[민정의 한숨]
(유리) 아, 저기, 다른 건 몰라도 다른 사람한테 맡기시는 거보단
제가 나을 건데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우리 잘 모르는 사이인데
아, 그렇죠
[초조한 숨소리] 그러네요
나 몰래 나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요?
네?
어제 술집에서도 그렇고
(민정) 내 눈을 자꾸 피하길래
뭐가 많이 미안한 사람처럼
어, 어, 내가 그랬나?
(유리) 난 잘 모르겠는데
미안해요
아니, 그...
이마
내가
박치기했잖아요
기억이 다 나 버려서
아... [멋쩍은 웃음]
아유, 뭐, 이거 괜찮은데
아유, 소린 좀 크게 났지만
(유리) 내가 원래 이마가 좀 발달해서 웬만한 충격으론 끄떡없어요
아휴, 나보다 본인이 더...
두 군데나
아플 텐데
[픽 웃는다]
[잔잔한 음악]
[민정과 유리의 옅은 웃음]
서우야
아까 그 주방 이모 좋아?
응, 예쁜 이모 좋아
엄마한텐 그렇게 안 웃어 주더니
엄마 좀 서운한데
[서우가 입을 쪽 맞춘다]
(서우) 엄마가 더 좋아
[새가 지저귄다]
[믹서 작동음]
[믹서 작동음이 뚝 멈춘다]
[강화의 다가오는 발걸음]
(민정) 또 안에서 머리 다 말리고 나왔네요
응, 밖에서 말리면 머리카락 떨어지니까
[놀란 숨소리]
아이고, 녹즙 괜찮다니까 괜히 당신만 번거롭게
[문이 달칵 열린다]
(민정) 서우 일어났어? 우리 씻을까?
(강화) 아, 아니야, 아니야, 볼일 봐 내가, 내가 할게
자, 씻으러 가자, 읏차
[옷을 툭 내려놓는다]
오빠
(민정) 나 상의할 게 좀 있는데
왜, 무슨 일 있어?
서우가 다른 애들이랑 좀 다르다고
(민정) 검사 좀 해 보래서 해 봤어요
근데 좀 문제가 있나 봐
아, 괜찮아, 민정아
(강화) 이런 데 원래 다 이렇게 심각하게 얘기해
[종이를 탁 내려놓으며] 응, 신경 쓸 거 없어
아니, 뭐, 애들마다 다 다를 수 있고 좀 느릴 수도 있고 그런 거지, 뭐
걱정하지 마
응, 그럴게요 [강화가 옷을 탁탁 턴다]
(민정) 아, 그리고 내가 좀 바빠질 거 같아서
서우 하원 도우미 다시 구하려는데
음, 하원 도우미분 쓰면 편하지
(민정) 서우 어린이집 새로 온 주방 이모요
그분 어때요?
- 누구? - (민정) 주방 이모, 젊은 분
(민정) 그분이 하고 싶다네
음, 아, 진짜?
그래서... 그, 하라고 했어?
생각해 본다고 했어요
어떨 거 같아요?
뭐...
뭐, 당신은 어때?
고민해 보려고
음, 그래
[살짝 웃는다] 편한 대로 해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이놈의 귀신들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아침 댓바람부터
얼마 안 남았다며, 아깝게 자긴 뭘 자
괜히 쓸데없는 고민 하다가 우리 순서 밀리면 안 되니까
[봉연의 웃음] 우리가 먼저 부탁하는 거야
(영심) 뭐야, 왜 다들 숨어 있어?
- (대춘) 나가, 나가, 나가는 길이야 - (봉연) 어, 어, 어
[유리의 한숨]
(영심) 너 왔다 가고 지금 납골당 다들 묵언 수행 중인 거 알아?
[만석의 한숨]
[만석과 혜진의 한숨]
딱 하나만 어떻게 정하냐고!
(영심) 가뜩이나 선택 장애 있는 귀신들한테
부탁을 딱 하나만 들어준다고 했으니
아주 고문이 따로 없지 [도어 록 작동음]
[문이 철컥 열린다] [놀란 숨소리]
(봉연) 나온다, 나온다 [대춘의 웃음]
뭐야, 백수 아니었어? [도어 록 작동음]
(대춘) 우리 아들 파일럿이야, 파일럿 [봉연과 대춘의 웃음]
저거 봐, 저거 봐, 저거 봐 저 슈트 핏 봐
[웃으며] 머, 머, 멋지지?
(봉연) 가 보자, 가 보자
[도어 록 작동음]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놀란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영심) 웰컴
돼지 키워?
(유리) 나 안 해, 못 해
[귀신들의 다급한 신음] (영심) 야, 너 부탁 들어준다며
부탁도 양심이 있지, 어?
(유리) 저, 저 돼지 뒷간보다도 못한 곳을 나보고 치우라고?
씨, 누가 부탁 들어준댔지 노가다 뛴댔어?
미쳤나 봐
(봉연) [큰 소리로] 흑!
너 아무리 그래도 정말 너무한다
뭐야, 왜 이래?
(봉연) 남의 자식한테 돼지가 뭐냐, 돼지가
[봉연이 흐느낀다]
[어이없는 숨소리]
아니, 울긴 왜 울어, 갑자기!
(대춘) [울며] 돼지 새끼라 그랬잖아
(봉연) 돼지 새끼라니, 돼지 새끼라니!
아니, 아니, 내가 언제 돼지 새끼라 그랬어?
말이 그렇다는 거지
(대춘) 말을 어떻게 말을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니
[답답한 한숨]
- (교사) 안녕하세요 - (민정) 안녕하세요
(교사) 서우 왔어?
자, 신발 벗고
서우야, 주방 이모님한테도 인사할까?
[사람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주방 이모) 아이고, 인사한 겨?
[주방 이모의 웃음] (민정) 그...
젊은 이모님은 아직 출근 안 하셨나 봐요?
아, 오늘 반차 쓰셨어요
(교사) 뭐 볼일 있으세요?
아, 아니에요, 그럼
서우야, 이따 봐
(교사) 가세요
[차분한 음악]
(판석 딸) 아빠, 엄마랑 나 왔어
잘 있었지?
"고 김판석"
언닌 출근해서 주말에 온대
[판석이 살짝 웃는다]
(판석) 아, 왜 또 왔어, 일들 보지
아이고, 저런 건 또 왜 무겁게 싸 들고 왔어, 그래, 어?
[판석의 웃음] - (판석) 참... - (삼동) 아휴
(삼동) 좋단다, 응?
[삼동의 비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하여튼 없는 것들이, 어? 뭘 해도 티를 내, 티를
(판석) 아, 회장님, 일어나셨습니까?
(삼동) 뭐야, 저걸 과일이라고 또 사 왔어? 어?
물기 하나 없이 푸석푸석한 저 싸구려를?
[삼동의 웃음]
우리 집 똥개도, 어? 저건 안 먹겠다
[어색한 웃음] 예, 그렇죠
아, 그래도 뭐, 애들 성의니까요
(삼동) 에이씨
[판석의 헛기침] 뭐야, 저거
바로 옆에 딱 붙어 가지고 급 떨어지게
(삼동) 저기 저 아래에 있는 종이 쪼가리, 어?
만 원짜리 좀 치워
저게 뭐니, 없어 보이게
왜, 제 아버지 살아생전에 돈 못 벌었다고
죽어서 돈 많이 벌라고? [판석의 멋쩍은 숨소리]
이, 효녀들 났네, 어? 효녀들 났어
뭐, 없이 살았으니까 죽어서라도 마음껏 써 보라는 거겠죠
[판석의 헛기침] (삼동) 멀쩡한 생사람 죽이고
넌 편히 돈 쓰며 쉬라고?
아니요, 아닙니다, 회장님 죄송합니다
(미자) 아이고, 저 회장 할배 또 저러네
아니, 한날한시에 죽었으면 부부보다도 더 연이 깊은 건데
맨날 쥐 잡듯 잡네, 잡아
(귀순) 죽어서도 지 운전기사인 줄 아는갑지?
(혜진) 뭐, 저 아저씨가 운전한 차에 죽었으니까
뭐, 회장님은 그럴 만도 하죠
"고 백삼동"
- (미동댁) 예, 또 오세요 - (여자5) 예 [미동댁의 웃음]
- 물 조심하시고 - (여자5) 네, 네
(미동댁) 아유, 이 어린 귀 새끼, 진짜
정말 아무것도 안 보여?
안 보이는데
(상봉) 뭐, 미래 뭐, 이런 게 보여야 되는 건가?
(미동댁) 아니, 딱 보면 뒤에 색감이 있잖아 막 오라 같은
보랏빛이다 그러면 우울증이나 가난
핏빛이다 그러면 백발백중 남편 불륜!
[손뼉을 짝 치며] 뭐, 이렇게 딱 때려 맞히는 거지
아, 이 핏덩이를 데리고 와 가지고 오늘 하루 완전 공쳤네, 정말, 아유
이게 뭐야, 이게, 이게 이거 봐, 이게, 이씨, 쯧
[미동댁의 분한 신음]
건들지 마, 건들지 마!
밥값도 못 하는 게 뭘 처먹기만 하려고
뱉어! 뱉어! 쯧
(근상) 예?
어서 오세요
[미동댁의 웃음]
[문이 쓱 닫힌다] (미동댁) 잘 좀 봐, 좀 잘, 어?
(상봉) 안 보이는데
어? 의사 쌤?
[익살스러운 음악] 그, 다음에 만날 때
그 시계를 꼭 차고 오세요
(근상) 맞아요!
어, 맞아요
어떻게 알았지, 하얀 가운?
(상봉) 구단에서 우울증 치료 받으라 그래서 갔는데 거기 의사 쌤
하얀 가운에
(미동댁) 주로 이 멘탈 전문이네? [근상의 놀란 숨소리]
- 와, 씨... - (미동댁) 우울증...
뭐, 이런 정신과?
마, 마, 맞아 [근상의 다급한 숨소리]
(근상) 맞, 맞아, 맞고요
어, 용하, 용하다
아, 용하시다 [미동댁의 웃음]
선생님
제 친구가요
[근상의 당황한 숨소리] (미동댁) 복채 먼저 올리고!
- (근상) 아! - 여기 계신 분한테 예의는 갖춰야지?
[익살스러운 음악] 누, 누구?
누구 있어요?
[속삭이며] 쌤, 나야, 나
나만 보여, 나만
(미동댁) 괜히 보려고 하지 마, 붙어
부, 붙어?
(미동댁) 쭉쭉, 쭉쭉
[미동댁의 웃음]
그래, 뭐가 궁금해 오셨어?
죽은 친구가 살아 돌아왔어요
뭐?
5년 전에 죽어서 여기 납골당에 모신 앤데 살아 왔어요
그럴 수가 있어요?
차유리
그분 얘기하네
[어색한 웃음]
[미동댁이 손가락을 딱 튀긴다]
[웃음]
(미동댁) [머뭇거리며] 그럴 수 있지, 어
[익살스러운 음악] 종종 있어, 그런 일
그럴 수 있다고요? 종종?
(근상)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게 종종?
그럼
다들 뭐, 죽었다 살아난 친구 한 명씩은 다 있잖아
- 너, 너 있다며 - (근상) 예?
- 예 - (미동댁) 나도 있어, 그런 애
뭐, 다, 다 있네?
그렇네? 근데...
- 아이, 근데... - (미동댁) 쉿! 쉿
(미동댁) [작은 소리로] 괜히 그런 거 가지고
딴 무당집 찾아가서 떠벌리고 다니지 마
(근상) 아...
촌스러워
[의아한 숨소리]
아니야, 촌스럽게 이러지 말자
아, 이놈의 차유리
이놈의 계집애 때문에 내가 제명에 못 죽지
근데 저건 의사 맞아?
영 모질이인데
어디, 아이...
근데 이, 봉인가 빈인가 하는 이놈은 또 어디로 내뺀 거야?
[자동차 시동음]
[기어를 달그락거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유리) 아니, 이게 다 뭐야?
(봉연) 아니, 일하는 아줌마들이 [익살스러운 음악]
다들 일주일을 못 넘기고 관두니까
아이참, 참을성도 없지
일주일이나?
난 하루면 관뒀다
[유리의 어이없는 숨소리]
(유리) 아니, 이건 진짜 오래된 거 같은데 어떻게 안 상했네?
벌레도 안 꼬이고?
(봉연) 당연하지
[봉연의 웃음] - (대춘) 우리, 우리가 누군데 - (영심) 그래
[입바람을 하 분다]
[봉연의 웃음]
(유리) 대단들 하다, 진짜
아니, 벌레 좀 들끓고 해야 자기가 치우지
안 돼, 우리 아들 아토피 있어
(봉연) 벌레 생기면 큰일 나거든
그래도 이런 거라도 해 줄 수 있는 게 어디냐
난 너처럼 49일까지도 안 바라
그냥 딱 하루만
[차분한 음악] 하루만이라도 사람 돼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우리 아들 크는 동안 아무것도 해 준 것도 없는데
밥 한 끼라도 해 먹이면 얼마나 좋아
(대춘) 우리 필승이는 그...
그 흔한 집밥이라는 게 뭔지도 몰라
20년이 넘게 그런 걸 먹어 봤어야 알지
[대춘의 한숨] 남들한테는 공기처럼 다 있는 게
내 새끼한테만 없어, 내 새끼한테만
[대춘이 숨을 크게 들이쉰다]
[함께 웃는다]
(봉연) 정말 선생님이 칭찬만 하시더라
(영심) 아유, 뭘 또...
(대춘) 아유, 잘해, 잘해 내 딸 잘해, 기특해, 어?
[함께 웃는다]
- 아, 맞는다, 아빠 - (대춘) 어
(영심) 우리 학교 엄마들 중에 우리 엄마가 제일 예쁜 거 있지?
(대춘) 아유, 그건 당연하지, 어?
너희 엄마 있잖아
너 학부모 상담 한다고, 카 옷을 빼 가지고
이거 입었다, 저거 입었다 아주 그냥
한 수천 벌의 옷을 갈아입었어 [대춘의 웃음]
(봉연) 아유, 필승이 학교 끝나겠네 얼른 가기나 해요
(대춘) 아이고, 참 나
너희 엄마 좀 오늘 귀엽다
[필승 가족들의 웃음]
어? 필승이다
[대춘과 봉연의 웃음]
(대춘) 아이, 저놈 내가 기다리라 그랬더니
꼼짝도 안 하고 저기 서 있는 거 봐, 저기
(봉연) 착해라
[대춘이 숨을 씁 들이켠다] (대춘) 가자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슬픈 음악]
[울먹이며] 엄마
[흐느낀다]
[떨리는 숨소리]
가
아가...
[떨리는 숨소리]
가
[힘겨운 숨소리]
[옅은 숨소리]
(봉연) 아, 뭐야, 그 눈빛은
[멋쩍은 신음] 야, 됐거든요? 너나 나나
[멋쩍은 신음]
(유리) 하긴 안 짠한 귀신이 어디 있어
그래도
애 만져 볼 수 있는 거
(봉연) 그거는 부럽다
[옅은 웃음]
아이, 그거 말곤 안 부러워
나는 49일 동안 뭐
'잠깐 환생했다 올라갈래? 평생 지켜볼래?' 그러면 후자거든
우리 아들 장가가는 거, 아빠 되는 거
옆에서 다 지켜봐 줄 거야
[봉연의 옅은 한숨]
[영심의 한숨] [영심이 식탁을 탁탁 친다]
(영심) 수다 그만 떨고 이거 청소 안 해, 이거?
[한숨]
[한숨]
야, 조 선생
(강화) 응?
(의사) 목 막혀, 오늘은 또 왜 이래?
[한숨]
(정 간호사) 오늘은 이쪽도 정상이 아니시네요
야, 들아, 아, 아니, 얘들아
(근상) 혹시...
너희 주변에도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 있어?
[강화가 기침한다] - (정 간호사) 네? - (김 간호사) 네?
(의사) 예수님?
(강화) [작은 소리로] 너 지금 뭐 하냐, 미친놈아
(근상) 아, 아니, 종종 있다 그래서
종종 있대, 그런 일이
(의사) 아니, 누가?
(강화) [작은 소리로] 그만하라고, 이 미친놈아
무당
엄청 용한 무당
(근상) 내가 우리 이모가 신발이 좀 떨어졌다 그래서
다른 데를 가 봤거든?
근데 그 무당이
지렸다리 지렸다
[컥컥거린다]
다 맞혀, 야, 너 가 볼래?
(의사) 나 목사님 아들이잖아
아, 그렇지
야, 너희 안 가 볼래?
- (김 간호사) 갈게요 - (정 간호사) 네
[의사의 한숨]
- (근상) 잘 가 - (강화) 가, 먼저 가
아유, 저 아무것도 모르는 것들, 아유
하, 진짜 용한데
야, 너 안 가 볼래?
유리가 서우 하원 도우미 한대
그래, 그래... 그래?
[큰 소리로] 그래?
(근상) 그...
하원 도우...
야, 하원 도우미면... [강화의 한숨]
애 하원시키고
너나 민정 씨 오기 전까지 집에서 데리고 있어야 되는 거잖아
근데 그걸 하겠대? 어? 너랑 민정 씨랑 같이 사는 집에서?
(강화) [한숨 쉬며] 어
아, 유리는, 하, 걔는
그럼 민정 씨한테 확 커밍아웃을 하게 해 주든지
그것도 안 된다 그러면서 보는 사람 심장 쪼이게 이게 무슨...
딴건 몰라도 이건 안 돼
당연하지
서우가 보고 싶겠지, 보고 싶지
(근상) 그럼 어린이집에서 실컷 보면 되잖아
아니, 대체 왜? 굳이?
(영심) 지박령?
그 집에 지박령이 살아?
(유리) 어
내가 귀신일 때 몇 번 쫓아내긴 했는데 아직 집에 있을 거 같아
그래서 하원 도우미 해서 그 집 안에 들어가겠다고?
지박령 때문에?
어린이집 귀신들은 내가 다 처리했는데
집에는 내가 들어갈 수가 없잖아, 이제 이 방법밖엔
그러네
집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을 텐데
(영심) 거기 귀신 있으면
애 귀신 못 보게 하는 것도 다 도루묵이지
(대춘) 아, 근데 말이야, 잠깐만 잠깐, 이게, 내가 지금
같은 남자로서 말이야 내가 이 동병상련의 마음을 가지고
내가 곰곰이 지금 생각을 좀 해 봤거든?
와, 근데 이거는 진짜 네 남편한테 진짜 못 할 짓이다
봐 봐, 지금 부인 있는데 갑자기 전 부인이 나타나 가지고
이제 집까지 막 밀고 들어오는 거 아니야
와, 나 같으면 완전 환장할 노릇이지
알아
아, 그래서 내가 엄청 고민했는데
아, 그래도 어떡해?
우리 서우 지켜 줄 사람이 나밖에 없는데
(봉연) 이이는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어
아이, 됐어 네가 지금 산 사람 걱정할 때야?
애가 무당 되게 생겼는데?
- 맞아 - (대춘) 그러네, 맞네, 응
[도어 록 조작음]
(대춘) 어? [도어 록 작동음]
(필승) 여보세요?
[도어 록 작동음] 어, 휴무인데 비행 스케줄 착각하고 출근했어
응
야, 잠깐 끊어 봐
[통화 종료음]
집 꼴이 왜 이래?
왜 깨끗해? [의미심장한 음악]
에이씨, 이놈의 귀신들 진짜
나가기만 해, 아주
(유리) 아이씨...
(남자1) 삼촌, 저희 왔어요, 엄마 모시고
잘 지내셨죠?
그래
[웃음]
아이고, 누님 오셨우?
(판석) 아, 몸도 성치 않은 양반이 뭘 여기까지 와, 그래
[판석의 웃음]
[아이가 소리를 지른다] (남자1) 아이고
- (판석) 아이고, 저 녀석 봐라 - (여자6) 쉿 [아이의 신난 신음]
(미자) 아유, 잘하네 [미자의 웃음]
(남자1) 여기서 뛰는 거 아니야, 읏차
[아이의 웃음] (판석) 아, 괜찮아, 괜찮아
아이고, 우리 진경이도 참 많이 컸네
(삼동) 작작 해
(판석) 아이고
납골당 전세 냈어?
죄송합니다, 회장님
아, 저, 누님이 또 오셔 가지고요
허구한 날 네 손님뿐이잖아
여기서 제일 싸구려 칸 쓰는 게 사람들은 제일로 많이 와
이거 안치단 금액에 따라 손님 수도 제한해야 돼
그래, 안 그래? 그렇지?
(귀순)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릴 지껄이나 몰러 [미자의 헛웃음]
(삼동) 뭐야?
지금 저, 저, 저 할망구 뭐라 그랬어?
(귀순) 뭐? 할망구?
너 지금 나한테 할망구라 그랬냐 이 영감탱이야?
[웃음]
(삼동) 아니, 별 없는 것들이 성질은 있어 가지고, 어?
[웃음]
아니, 할망구를 할망구라 그러지 그럼 뭐라 그러나?
뭐? 이씨...
(미자) 야!
지금 내 동생한테 뭐라 지껄였어?
(삼동) 이 여편네는 왜 또 끼어! 쯧
(미자) 여편네?
[미자의 헛웃음]
여, 여...
[흥미진진한 음악]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어린놈의 새끼가
(미자) 뭘 처먹고 간땡이가 배 밖으로 튀어나왔을까?
눈알을 쏙 빼 가지고 알 까기를 해 줄까?
창자를 쭉쭉 늘려 가지고 쌩쌩이를 해 줄까?
이건 뭐,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삐악삐악 삐악이 주제에
야, 야, 야!
내가 너보다 똥을 싸도, 어?
한 몇천만 번은 더 쌌을 거다 이 똥만아
[미자의 한숨]
(삼동) 야!
내가, 내가 누군 줄 알아? 어? 내가?
귀신이지
(미자) MI 회장이 죽어서도 MI 회장인가?
그 많은 돈 10원짜리 한 장이나 쓸 수 있나?
매한가지 인생일세
뭐?
내가 대한민국 경제를 살린 사람이야
(삼동) 세계가 인정한 사람이라고! 어?
자식들한테 빚만 잔뜩 남기고 죽은 이따위 인생하고
뭐? 매한가지?
(판석) 아이고, 그럼요, 회장님
어떻게 저 따위하고, 비교도 안 되죠
아, 고정하십시오, 제발
[웃음]
이 영감탱이가 누구 인생을 논햐?
막말로 세종 대왕이 김 씨보다 값지게 살았다고 누가 보장할 건데?
(귀순) 김 씨가 만수르보다 이승에 남긴 게 없다고 누가 보장할 거냐고
지 인생은 지 마음에 들어야지 [미자의 호응하는 신음]
세계고 나발이고 그것들이 인정해 줘서 뭐 할 건데!
김 씨, 어깨 펴, 어깨 펴
[판석의 웃음]
[판석의 신음]
(삼동) 내가 이 세상에 남긴 게 얼마인데, 어?
내 재산이 얼마지?
아, 조, 조, 조, 조, 조
그럼, 조야, 몇 조, 몇 조
아이고, 그러세요, 회장님? 몰라뵀습니다요
[놀란 숨소리] 저, 그러면 저 넓디넓은 안치단에 어서 좀 쏙 들어가시지요
(귀순) 돈이 조면 뭐 하냐
[혀를 찬다]
(삼동) 뭐야, 어?
싸우다 말고 어디 가, 일로 안 와? 이리 와!
(판석) [삼동을 탁 잡으며] 아, 회장님, 고정하십시오
- (삼동) 일로 와! - (판석) 아, 회장님, 고정하세요
- 일로 와! 일로 와! - (판석) 아, 고정하시라니까요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
[주방 이모의 한숨] [통화 종료음]
이모님, 연락 되셨어요?
안 받아
아, 출근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무단결근을 한대?
아유, 아유!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주방 이모) 쯧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봉연) 맛있지, 아들, 응?
[필승의 개운한 숨소리] (필승) 이건 진짜 찐이다
[봉연의 한숨]
이렇게 잘 먹으면
(봉연) 엄마가 너무 미안하잖아
(대춘) 뭐야, 왜 그래, 갑자기, 당신은 또
(봉연) 이렇게 씩씩해도 얼마나 우릴 원망할까, 여보?
이 험한 세상에 자기 혼자만 덩그러니
[한숨 쉬며] 내 새끼 불쌍해서 어째
[트림]
[필승의 시원한 숨소리]
[필승이 숨을 쉭 내뱉는다] [봉연의 헛기침]
(영심) 저 새끼 저거, 보여, 응? 다 보여
(봉연) 이놈의 계집애
동생한테 '저 새끼'가 뭐냐, 넌
(필승) 아, 배불러
아유, 잘 먹었다
아유, 숨이 안 쉬어지네, 숨이
(대춘) 아들, 이거 먹었으면 치워야지, 응
- (대춘) 아들, 치우고 가, 어디 가? - (봉연) 어, 어디 가?
- (봉연) 어디 가, 야, 야, 야 - (대춘) 어디 가, 어디 가 [익살스러운 음악]
[저마다 말한다] (봉연) 안 돼, 안 돼, 거기 안 돼
(영심) 안 돼, 가지 마
- (봉연) 거기 들어가면 안 돼 - (대춘) 야, 거길 옷 벗고... [문이 달칵 열린다]
[필승이 익살맞은 입소리를 낸다]
[놀란 숨소리]
(유리) 뭐야, 옷은 왜 벗었어?
[필승이 서랍을 덜그럭 연다]
(필승) 한번 씻어 볼까
[필승이 서랍을 탁 닫는다]
(영심) 어, 씻을 건가 봐
욕실에 들어가면 바로 나가자
[놀란 숨소리]
(대춘) 저기, 아들 네가 지금 아빠 닮아 가지고
거울 보는 이유는 알겠는데 말이야
너 좀 빨리빨리 좀 들어가는 게 어때?
저러다가 애, 애 잡겠다, 잡겠어
(봉연) 들어가려고 하잖아, 어?
간다, 간다, 간다, 간다
(대춘) 유, 나와, 유리야, 나와, 나와
(영심) 지금, 지금, 지금!
지금, 지금 빨리 나가면 된대 [유리가 중얼거린다]
(대춘) 들어가! [영심의 놀란 숨소리]
(영심) 들어가, 들어가, 들어가, 들어가래 빨리 들어가, 빨리 들어가
- (유리) 아씨 - (영심) 들어가, 빨리
(영심) 아, 진짜 왜 이래
[영심의 답답한 숨소리] 왜, 왜 또, 뭐
아씨, 놀라라 귀신 심장 떨어지겠네, 씨
(필승) 안 빤 게 왜 여기 있어?
(영심) 왜 거기 있겠니? 네가 넣어 놨지
아, 더러워 죽겠네, 진짜
(필승) 오케이, 빤 거
[긴장되는 음악]
(영심) 왜, 너 가, 그냥, 씻으러
어? 어, 어, 엄마! 아빠!
- (대춘) 왜, 왜, 왜, 왜, 왜 - (봉연) 왜, 왜, 왜, 왜, 왜
(영심)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놀란 숨소리]
(봉연) 아들, 아들, 이거 아니야, 어? 내려놔, 안 돼, 어?
(영심) 일 났어, 일 났어
(대춘) 아들, 그거 내려 그, 그거 위험한 물건이야
내, 내려놔 지금 뭐, 뭐 하는 거야, 뭐 하는 거야
(유리) 왜, 왜, 왜, 뭐, 뭐, 뭐야 무슨 상황이야?
[필승이 숨을 옅게 내쉰다]
- (봉연) 아, 안 돼, 안 돼 - (대춘) 아들, 아들, 아들
(대춘) 하, 하지 마, 하지 마 하지 마, 하지 마!
(영심) 문 잡아, 문! [유리의 다급한 숨소리]
- (유리) 아이씨 - (대춘) 문 잡아, 문 잡아, 꽉!
- (대춘) 잡아, 꽉, 꽉 - (봉연) 문 잡아! [필승의 비명]
[극적인 음악]
(유리) 아!
아줌마 뭐야?
[신음]
(강화) 괜찮아, 민정아, 신경 쓸 거 없어
너무 신경 쓸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여자7의 어이없는 숨소리]
(여자7) 무슨 다 내 탓이래
그럼 당신이 살림하면서 애 보든가
아, 끊어! 쯧
[여자7의 속상한 한숨] [통화 종료음]
(여자8) 우리 남편도 그래요
아, 그럼 자기들이 보든가
속상한 건 알겠는데 말을 그렇게밖에 못 하나 몰라
[답답한 숨소리] 괜찮다고 좀 해 주면 어디가 덧나요?
[여자8이 호응한다]
(여자7) 아, 누군 안 속상하나
그렇죠?
네?
[살짝 웃으며] 아, 네
(정 간호사) 육아 휴직은 왜요?
어, 아, 그냥
(강화) 와이프가 좀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내가 도와주려고
그래도 그, 하원 도우미분보다는 아빠가 낫지 않을까?
(김 간호사) 징계 중에 육아 휴직을 낸 분은 없었죠 지금까지
뭐, 옷 벗겠단 소리니까
옷... 음, 그렇지? 방법이 없겠지?
- 네 - 네
왜
(근상) 네가 직접 하려고? 하원 도우미?
생각하는 거하고는 참 단순해, 응?
퇴근들 해요
[강화의 한숨]
[한숨]
[유리가 씩씩거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필승) 아니, 집안일을 해 주시러 오셨으면 하고 가시든가
저긴 왜 들어가 자요, 아줌마?
아줌마 아니거든?
요!
뭐, 그럼 이모님
[기가 찬 숨소리]
(필승) 와, 근데 사람 인연이 좀 신기하긴 하네
아, 어떻게 또 우리 집 일을 봐 주러 와?
코피 빡도 일관성 있고
[유리의 분한 숨소리]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유리) 아씨, 기껏 밥해 먹여 놨더니 사람이나 패고
(영심) 그러니까 처음부터 가정부라 그랬으면 됐을 것을, 어?
뭐 하러 굳이 숨자 그래 가지고
(대춘) 쟤가 일하는 아줌마라고 생각할 줄 알았냐
- (대춘) 몰랐지 - (봉연) 몰랐지
(영심) 그렇지, 몰랐지
(봉연) 아, 유리야, 미안해, 아프지?
(영심) 미안해
왜요, 어디 봐요, 뭐 있어?
(필승) 또, 또 시작이야?
(유리) 암튼 난 오늘 일당 했으니까 가요
- (봉연) 어디 가, 어디 가, 어디 가 - (영심) 유리야 [대춘의 다급한 신음]
(유리) 치우고 살아, 좀!
[작은 소리로] 더러워 죽겠어, 씨
- (필승) 아, 저기... - (유리) 또, 왜, 뭐!
(필승) 아니, 그, 뭐냐
또 와요?
[유리의 어이없는 숨소리] 아니, 그...
뭐, 할아버지한테 페이는 잘 챙겨 주라 할게요
밥이 입에 맞았구나
[픽 웃는다]
내가 한 거 아닌데, 그거
[발랄한 음악]
- (봉연) 꿀, 꿀 - 꿀?
(봉연) 어, 꿀
- (봉연) 한 바퀴 더, 한 바퀴 더 - (유리) 한 바퀴...
우리 필승이가 이 꿀 넣은 사라다를 엄청 좋아했거든 [유리의 한숨]
더, 더, 더, 더, 더, 더, 더, 더 [유리가 칼질한다]
(봉연) 잘게, 더 잘게 양파 싫어한단 말이야
살살, 살살, 살살, 골고루
아, 그렇게 막 하면 안 돼
지금! 지금 뒤집어! [유리의 한숨]
빨리!
[봉연의 멋쩍은 웃음]
(봉연) 아들
뭐야, 그럼 사 왔어요?
(필승) 여기 밥전집이 있나?
난 암만 찾아봐도 없던데 [유리의 한숨]
암튼 내가 뭐라 해 줄 말은 없고
(유리) 그쪽이 잘 먹어 다행이네
[유리의 한숨]
(필승) 아, 저, 저기요
뭐, 그렇게 맛있지도 않았다, 뭐 [도어 록 작동음]
아휴, 진짜, 씨...
[봉연의 놀란 숨소리]
[봉연의 놀란 신음]
그만 따라와
(유리) 아들한테 '네가 목구멍으로 넘긴 밥이 다 네 엄마가 해 준 거다'
- (유리) 확 까발리기 전에 - (봉연) 어유, 야, 안 돼, 안 돼
- (영심) 안 돼 - (봉연) 우리 아들 얼마나 무섭겠어
- (봉연) 절대 안 돼 - (대춘) 어, 가, 이제 가, 갈 거야
- (대춘) 어? 우리 가, 갈 거야 - (봉연) 어, 갈게, 갈게
- (영심) 간다, 안녕 - (봉연) 갈게, 안녕
- (봉연) 어, 가자 - (대춘) 가, 가
아유! 저 화상들 진짜
[유리의 성난 숨소리]
[한숨]
[잔잔한 음악]
[쓰레기가 달그락거린다] [숨을 후 내쉰다]
아이, 더러워 [쓰레기를 툭 버린다]
진짜, 씨...
[한숨]
(유리) 아, 근데 맨날 '아들, 아들' 하면서 왜 집에만 있어?
나 같으면 회사든 어디든 다 따라다니겠네
(대춘) 우리 아들 파일럿이야, 파일럿, 비행사
근데?
(영심) 괜히 비행기 따라 탔다가, 응?
진짜 올라가 버리면 어떡해 [봉연의 한숨]
성층권 밖으론 위험해, 철칙이야
아니, 얘는 하고많은 직업 중에 왜 하필 비행사가 돼 가지고
귀신 무섭게, 응? [대춘의 한숨]
아, 그러니까 말이야
애가 평범하게 공부 잘했으면 그냥 의사나 판사, 변호사
- 그래, 아니, 땅에서 일하면 안 돼? - (대춘) 이런 거 하면 되지
[유리가 쓰레기를 툭 버린다] (대춘) 그러니까, 내 말이 그 말이야
[가족 귀신들이 계속 말한다] 아유, 새가슴들하고는, 쯧쯧
어휴, 진짜
[유리의 힘주는 신음]
(유리) 응?
오...
[가족 귀신들의 웃음]
[한숨]
아휴, 쯧
[달려오는 발걸음]
(강화) 어디 갔었어, 전화도 안 받고
코는 왜 그래, 다쳤어?
아, 아, 아니
[유리의 어색한 웃음] (유리) 그냥 약속이 좀 있어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유리의 놀란 숨소리]
[난처한 한숨]
[호출 벨이 울린다] (종업원) 네
[탄성]
(강화) 지금 시간까지 밥도 안 챙겨 먹고 어디서 뭘 한 거야
(유리) [살짝 웃으며] 아
누가 부탁 좀 들어 달래서 그거 도와주고 왔지
코피는? 왜 났어?
아...
아, 요즘 좀 피곤했나 봐, 괜찮아
야, 피곤해서 코피까지 흘리면서 무슨 하...
[한숨]
아, 아니야, 먹어
넌 왜 안 먹어?
어, 먹을게, 먹어
- 하원 도우미? - (근상) 어
(근상) 조강화 멘탈 나가 있어, 지금
[근상의 괴로운 신음]
아이,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나 진짜, 누나
나 유리 살아 와서 기뻐
막...
막 복받치게 기뻐
근데 그러면
빨리 다 얘기를 하고 다시 살길을 찾아야 되잖아
뭐, 둘이서 뭐
'내가 서우 엄마요'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더라도
민정 씨도 알 건 알아야 되고
유리 조강화랑 다시 잘해 볼 마음 전혀 없어
서우 엄마 자리도 안 바라
(근상) 뭐?
아니, 그럼 하원 도우미는 뭐야
- (유리) 강화야 - 응
(유리) 나 이렇게 신경 안 써도 돼
내 걱정 말고 너 볼일 봐
나 실은 매일매일이 엄청 바빠
그러니까 안 이래도 돼
언제까지?
어?
언제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까?
(강화) 너 엄마 안 보고 싶어? 네 딸 안 보고 싶어?
장모님 보고 싶잖아, 서우도 보고 싶고
근데 왜 맨날 계속 몰래 봐, 네가 왜?
일단 장모님한테 다 말씀드리고 민정이한테도 다 얘기하자
그래, 다 말하면 뭐, 다들 엄청 놀라겠지
놀라 자빠질 거야, 그래도 그래도 유리야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응?
나 하원 도우미 하고 싶다는 거
들었구나
응
아기 옆에는 있고 싶은가 보지
야, 그냥...
하게 하면 안 되냐?
누나
유리 걔 하원 도우미까지 하잖아?
조강화 쟤 피 말라 죽어
(근상) 생각을 해 봐
지금 와이프랑 살고 있는 집에 어떻게 유리를 들여?
어떤 미친놈이 그걸 하라 그래? 절대 안 되지
나 하면 안 돼?
서우 하원 도우미
나 꼭 해야 되는데
[한숨]
[차분한 음악]
미안해, 서우야 [서우의 울음]
울지 마
엄마가 미안해
[강화의 거친 숨소리]
(유리) [울며] 엄마가 미안해
[유리와 서우가 흐느낀다]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래, 해
[떨리는 숨소리]
해도 돼
(현정) 야, 생각을 해 보니까 기분이 나쁘네?
넌 네 친구 생각밖에 안 하냐?
- 유리는? - (근상) 어머, 내가 그랬어?
(근상) 내가 왜 그랬지?
아, 아니, 그러니까
이게 또 이게 생물학적으로 내가 남자다 보니까
자꾸 감정 이입이 조강화 쪽으로 돼서 그러는 거지
유리...
유리 당연히 불쌍하지 [휴대전화 진동음]
이모, 이모, 이모
[놀란 숨소리]
싸, 싸, 쌍둥이 이모님?
[휴대전화 조작음]
이모
(근상) 아, 왜 전화를 안 받아?
(근상 이모) 어, 아유, 이모가 너무 바빠
정신 빠진 처녀 귀신 붙잡으러 다니느라고
너 근데 왜?
미동댁?
몰라
뭐, 무당이라고 다 아는 사이게?
- 왜, 용하냐? - (근상) 엄청 용해
(근상) 나 정신과 의사 그거까지 다 맞혔다니까?
[웃음] 용하네
누가 너를 보고 정신과 의사로 보겠냐? 환자로 보지
근데 어디인데?
평온사?
[터치 패드 조작음]
야, 근데 너 무당집 들락거리지 말라 그랬지?
귀신 붙기 딱 좋은 기야, 너
아유, 귀신 그까짓 거 붙으라 그래 우리 누나가 다 이겨 [익살스러운 음악]
(근상) 오라 그래!
처녀 귀신이 오면 아주 머리끄덩이를 잡고
총각 귀신이 오면 장가를 보내지
- (현정) 야, 이... - 이거 봐, 이거 봐
(근상) 귀신은 뭐 하나 몰라 우리 누나 안 잡아가고
(현정) 죽어, 진짜! [근상 이모가 기침한다]
(근상 이모) 아유, 그냥 기름이 딱 떨어져 갖고 아주 추워 죽겠다
어, 엄마 몰래 10만 원만 계좌 좀
아니다, 20만 원 보내라, 응?
아...
이모, 나한테 계좌 보내
아이 러브 유
[입을 쪽 맞춘다]
[통화 종료음] 미동댁...
이게...
나보다 용하단 말이지?
[터치 패드 조작음]
(TV 속 앵커) 백삼동 회장의 사망 이후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 MI그룹 소식입니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흘러나온다] 백 회장의 자녀들과 백 회장의 형제들이
또 한 번 주주 총회에서 폭언과 막말 등을 일삼았는데요
이번에도 역시나 백 회장이 남기고 간...
(남자2) 저, 저, 콩가루 집구석 또 난리다 또 난리야, 아이고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여자9) 저 많은 돈을 남기고 죽으면 뭐 해
새끼, 형제들 피 터지게 싸우는데
헛살았지, 헛살았어
(남자2) 그러니까
암만 돈이 많아도 내가 저따위로 살다가
죽고 싶지는 않다, 정말
[남자2의 웃음]
뭐야, 이 새끼야?
거지 같은 게, 이씨, 퉤! 쯧
(남자2) 아이고
쯧, 가자고
(TV 속 앵커) 첫째 아들의 계열사 갑질 사건 [남자2의 헛기침]
둘째 아들의 부정 채용 의혹
그리고 막내딸의 직원 폭언, 폭행 논란까지
계속해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중에
[판석의 한숨]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장남 백진현 부회장의 혐의 관련 재판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비 오네?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이 흐른다] (민정) 응, 집도 가깝고 좋아
고맙다, 신경 써 줘서
복직되면 밥 사 줄게
[웃으며] 응
[통화 종료음]
뭐야, 비 와?
우산 없는데
[한숨]
[민정의 놀란 숨소리]
[따뜻한 음악]
아, 그...
(유리) 이게 미, 미세 먼지 비라 맞으면 안 되는데
아, 네
[웃으며] 같이 가요
아, 그, 음...
가는 길이기도 하고
아, 이게 보기보다 엄청 널널해서
[숨을 쓰읍 들이켠다]
가, 같이 쓸래요?
그럼 좀 씌워 줄래요?
(필승) 아, 이거 소나기 같은데
우산을 사, 말아?
쯧
[포스 단말기 작동음] [한숨]
(강화) 민정아, 통화 중이네? 우산 안 챙겼지?
내가 데리러 가?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강화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강화의 당황한 신음]
뭐, 뭐, 뭡니까?
어디까지 가세요?
(강화) 예?
- (강화) 아니, 나는 저... - 저 아파트 맞죠?
- (강화) 응 - 가는 길까지만 데려다주시죠?
이거 딱 봐도 소나기 같은데 우산 사기 아깝잖아요, 안 그래요?
아...
아까, 아까워서...
(필승) 응
아, 뭐, 저기 살아요? 우리 동네?
(필승) 아니요, 저기서 또 다른 분한테 갈아타면 되죠
그렇게 집까지 환승, 환승
환승...
예, 뭐, 가시죠
(필승) 갑시다
원래 그렇게 사람 눈치를 잘 보나?
아닌데, 나 눈치 안 보는데
아닌데, 처음부터 계속 그러던데
아, 그건 그쪽한테만...
(민정) 어린이집 엄마들이 그래요?
나 재수 없다고? 오만정?
알아요?
나 재수 없는 거?
아, 아니, 그, 오만정
별명
알죠
오만 정 다 떨어진다고 오만정
치, 유치하게
(민정) 괜찮아요
그런 거 신경 안 써요, 전
[유리의 한숨]
참 못돼 처먹었어, 사람들
(민정) 그렇죠?
신경 안 쓴다면서요
네, 신경 안 쓰여요, 전
아, 자꾸 자신을 속이시네, 어?
(유리) 사람인데 욕먹으면 당연히 신경 쓰이지
다들 욕하면 왜 욕하냐 가서 따지지 신경 안 쓰는 척 안 참아요
(민정) 그래요?
(유리) 그럼! 원래 신도 욕먹으면 버럭 해요
우리 그냥 같이 가서 확 다 엎어 버릴까요?
(민정) 아니요, 싫어요
[유리의 답답한 한숨] 사람이 착해 가지고
[잔잔한 음악]
나 착하다는 사람은 그쪽이 처음인데
사람 잘 못 보나 보다
[유리의 헛웃음]
참 나
아, 칭찬해 주고 태클받긴 또 처음이네
근데 아까부터
나 계속 어깨 젖고 있는데
(유리) 나도 다 젖고 있거든요? 이, 이쪽?
(민정) 널널하다더니 작네, 우산
이쪽으로 좀 이렇게...
아, 이거 내 거거든요?
(유리) 와, 착하다는 거 완전 취소
(민정) 취소했으니까 이쪽으로 좀 더 해 봐요
(유리) 아니, 나 여기 지금 흠뻑 젖은 거 안 보여요? 어?
[유리의 못마땅한 숨소리]
(유리) 너 죽을래?
(강화) 죽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 [유리의 한숨]
(유리) 장난이지?
내가 어젯밤에 챙기라고, 챙기라고 입이 닳도록 얘기했는데
아니, 그게...
이씨, 드라마 보느라 내 말 못 들었다 해 봐, 아주
[유리가 씩씩거린다]
너도 잘 알다시피
그, 어제가 '응사' 마지막 회였잖아
(강화) 그, 나정이 남편은 확인해야지
[어이없는 한숨]
아이, 무슨 캠핑 전날 말이야, 어?
준비할 것도 많은데 말이야, 어?
무슨 드라마 마지막 회를 방영하고 난리야
드라마가 잘못했네, 그렇지? [유리의 짜증 섞인 숨소리]
(현정) 에라, 이 미친놈아
[카메라 셔터음] 저걸 또 말이라고 지껄인다, 어?
저거, 저거, 어? 마누라 없으면 바로 객사할 거야, 저거
(유리) 언니, 남는 핫 팩 없어?
[카메라 셔터음이 계속 울린다] (현정) 있겠니? 어?
이 자식도 허세 부릴 것만 챙겼지 핫 팩 하나도 안 챙겨 왔어 [유리의 한숨]
아, 추워, 씨
그만 찍어라
[카메라 셔터음]
[성난 숨소리]
아, 추운데 핫 팩 하나 없이 어떻게 자!
핫 팩이 왜 없어?
응? 여기, 여기 있잖아, 인간 핫 팩
[성난 숨소리]
(강화) 알았어, 일로 와, 자 안고 자면 하나도 안 추워
자, 일로 와, 일로 와 [유리의 짜증 섞인 신음]
[강화의 힘주는 신음]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덮자
자, 따뜻하다, 따뜻하다 하나도 안 춥다
(유리) 춥고 배고프단 말이야
춥고 배고파?
거지가 따로 없네? [유리의 짜증 섞인 숨소리]
♪ 자장자장 우리 거지 ♪
(강화) ♪ 자장자장 ♪
[감성적인 음악]
(유리) 세상에 의미 없이 피는 꽃은 어디에도 없듯
내가 피고 진 자리엔 또 다른 나의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근상) 그거를 하라 그랬다고? 어쩔 거야, 이제
(강화) 스리랑카 파견 갈까?
- (근상) 불러 봐 - (현정) 안 온대
(강화) 응, 맞아, 나 있어서 안 오는 거야
(현정) 왜, 이혼하재?
(근상 이모) 죽은 자식이 엄마가 눈에 밟혀서 이승을 못 떠나네
(은숙) 지금 엄마가 엄마인 줄 알고 있는데 나중에 애한테 들키기라도 해 봐
보고 싶은 걸 어떡해!
(미자) 내 인생이기도 하지만 내 부모의 인생이기도 하잖아
(판석) 유리야
(현정) 나도 이렇게 억울한데!
나 때문에 서우가 아파
(유리) [울먹이며] 난 우리 서우만 안 아프면 돼
.하이바이, 마마↲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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