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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바이, 마마 8

 

 [노크 소리가 들린다]

 

 네  [문이 쓱 열린다]

 

 (간호사1)  계 선생님인사 팀에서 뭐 왔는데요?

 

 인사 팀?

 

 (간호사1)  예전에 뭐 신청하셨어요?

 

 아니

 

 [살짝 웃는다]

 

 (근상)  인사 팀에서...  [문이 쓱 닫힌다]

 

 [한숨]

 

 [한숨]

 

 [차분한 음악]

 

 (강화)  한 인생이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왔다

 

 함께한 시절들을 비웃으며

 

 한순간 빠져나가 버리는 이별

 

 [떨리는 숨소리]

 

 [훌쩍인다]

 

 [흐느낀다]

 

 (강화)  이 이별의 순간

 

 누군가는 현실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밀려오는 슬픔에 정면으로 맞설 것이고

 

 [은숙의 힘겨운 신음]

 

 [은숙이 코를 훌쩍인다]

 

 [은숙의 한숨]

 

 (강화)  누군가는 이 감당할 수 없는  이별로부터 자신을 지켜 내기 위해

 

 또 살아 내기 위해

 

 슬픔을 외면하고  방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진리와 외면흐르는 시간

 

 그 어떤 것도  이 슬픔을 극복할 방법은 없을 것이다

 

 (필승)  저기사장님

 

 이거 좀 제가 들면 안 될까요?

 

 (강화)  안 돼요

 

 불편하시면 무임승차하신 분이  내리셔야죠

 

 운전대를 뺏으면 쓰나

 

 - 안 그래요?  - (필승그렇죠

 

 (필승)  가시죠

 

 [강화의 한숨]  (민정)  취소했으니까 이쪽으로 좀 더 해 봐요

 

 (유리)  아니나 여기 지금  흠뻑 젖은 거 안 보여요?

 

 [유리의 못마땅한 신음]  어머머리 이거 어쩔 거야

 

 [유리의 놀란 신음]

 

 아씨

 

 [신비로운 음악]

 

 [놀란 숨소리]

 

 (민정)  오빠

 

 (필승)  코피

 

 [실소하며]  여기서 또 보네요?

 

 [당황한 숨소리]

 

 (유리)  나 좀 먼저 갈게요

 

 (필승)  저 좀 씌워 주세요

 

 생큐생큐

 

 - (필승같이 가같이 가  - (유리어머깜짝이야

 

 - (유리왜요뭐야!  - (필승같이 가?

 

 - (필승좀 같이 가요좀  - (유리진짜

 

 [유리의 짜증 섞인 숨소리]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필승)  어어아줌마아줌마

 

 이모님

 

 내가 여기서 얻어 쓰고  거기까지 갔는데

 

 다시 원점 회귀 하는 게 어디 있어요

 

 뭐래누가 따라오랬나?

 

 여기서부터 알아서 가요

 

 (필승)  아니...

 

 뭐야

 

 코피 빡!

 

 (유리)  집 좀 치우고!

 

 [구시렁댄다]

 

 [유리를 흉내 내며]  '집 좀 치우고'

 

 (강화)  근데 어쩌다가 같이 온 거야?

 

 아니...

 

 원래 동네 사람들하고 말 섞는 거  싫어하잖아

 

 근데 웃으면서 같이 오길래

 

 내가 웃었어요?

 

 (민정)  그랬구나왜 그랬지?

 

 좀 이상한 사람이야

 

 [따뜻한 음악]

 

 서우야

 

 (미소 엄마)  이렇게 버릇없이 굴면 안 돼

 

 살살 가지고 놀아야지살살

 

 이봐요

 

 [학부모들이 웅성거린다]

 

 (미소 엄마)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우리 서우

 

 그렇게 예뻐요?

 

 ...

 

 서우 예예쁘죠

 

 착하고

 

 (유리)  아유이거 뭐괜찮은데

 

 소린 좀 크게 났지만

 

 내가 원래 이마가 좀 발달해서  웬만한 충격으론 끄떡없어요

 

 나보다 본인이 더...

 

 두 군데나

 

 아유아플 텐데

 

 착하대요나보고

 

 (민정)  이상하지?

 

 (강화)  ?

 

 

 

 너 착하지

 

 됐거든요빈말은

 

 왜 빈말이라고 생각해?

 

 (강화)  그분도 봤나 보다

 

 너 착한 거

 

 그럼 저분 해야겠네하원 도우미

 

 그래

 

 (근상)  제정신이냐네가?

 

 그거를 하라 그랬다고?

 

 너 하원 도우미가 뭔지 몰라?  어쩔 거야이제

 

 (강화)  스리랑카 파견 갈까?

 

 [근상의 한숨]  (현정)  아시아권으로 되겠니?

 

 저기 남아공으로 가 버려

 

 (강화)  우리 병원 남아공도 가냐?

 

 - (강화...  - (근상너 지금 장난칠 때냐?

 

 장난같이 보이냐?

 

 (근상)  아니

 

 [근상의 한숨]

 

 너 이럴 거면은

 

 유리한테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을 했어야지

 

 하고 싶다잖아  [현정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서우 옆에 붙어 있고 싶어 하는 애한테  그 말이 떨어지냐?

 

 (근상)  답답해답답해

 

 누나유리 좀 불러 봐

 

 이제 뭐 어쩔 건지  우리 회의를 좀 해 보자

 

 아니얘랑 우리한테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 그래 놓고

 

 자기 혼자 이렇게 훅훅 치고 들어오면  뭐 어떡하자는 거야불러 봐

 

 - 안 온대  - (근상?

 

 맞아나 있어서 안 오는 거야

 

 - 계속 나 피해연락도 잘 안 받아  - (근상?

 

 (강화)  처음부터 내 앞에 나타날  생각이 없었어어쩌다 들킨 거지

 

 - ?  - (현정민정 씨가 있으니까

 

 (현정)  얘 재혼했는데 자기가 나타나면  민폐라고 생각했겠지

 

 나한테도 찾아온 거 아니고  실수로 마주친 거잖아

 

 (근상)  ...

 

 [근상의 한숨]

 

 [현정이 술을 졸졸 따른다]  [한숨]

 

 [현정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민정이한테 그랬대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 착하다고  - (근상유리가?

 

 자기가 뭘 어떻게 알고?

 

 그거 안 친한 사람들끼린  알기 힘든 거야

 

 - 이씨쯧  - (근상

 

 (현정)  너 민정 씨에 대해 말한 적 있어?

 

 어유미쳤어?

 

 처음부터 다 알고 있더라고

 

 재혼한 것도  내 대학교 후배인 것도 다

 

 (근상)  ?

 

 그런 상황이야  알려면 알 수도 있는데

 

 난 왜 유리가 민정 씨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 같니

 

 나만 이상해?

 

 분명 뭔가 숨기는 게 있어

 

 [신비로운 음악]

 

 (유리)  난 널 망치러 온 게 아니야

 

 (강화)  뭔가 기억이 났어?

 

 어떻게 살아났는지 기억이 났어?

 

 그건 아니고

 

 [숨을 쓰읍 들이켠다]

 

 아마 내 생각엔  할 일이 있어서 온 거 같아

 

 무슨무슨 할 일?

 

 그게...

 

 [숨을 쓰읍 들이켠다]

 

 - 알아  - (현정알아?

 

 (강화)  누나가 아는데 내가 그걸 모를까

 

 근데 기다려 달라잖아

 

 [잔을 탁 내려놓는다]  마음 같아선 민정이한테 말하고?  장모님한테 데려가고

 

 뭐 어떻게든  뭘 해야 할 거 같은데근데

 

 그건 내 생각이고

 

 일단

 

 기다려 주려고

 

 [잔을 툭 집는다]

 

 동감  [강화가 숨을 하 내쉰다]

 

 [신비로운 음악]

 

 다른 사람도 아니고 차유리인데

 

 (현정)  뭐 하나 있으면 못 숨기고  입이 근질근질한 애인데

 

 이러는 거 보면 뭐가 있겠지

 

 뭐가 있을 거야

 

 (미동댁)  도통 답을 안 주시네...

 

 암만 유리 고게 욕을 지껄였다지만

 

 그걸로 환생을 시켜 주셨다고?

 

 아니욕 지껄인 귀신이  어디 한둘이야?

 

 분명 뭐가 있는데...

 

 [강화의 한숨]

 

 (현정)  조강화

 

 민정 씨랑은 괜찮아?

 

 그럴 리가  [현정의 놀란 숨소리]

 

 이혼하재?

 

 갑자기?

 

 계근상이랑 살더니 이성을 잃은 거야?

 

 뭐가 이렇게 극단적이야?

 

 - 아니야?  - (강화아니지!

 

 그냥

 

 유리 돌아오고 나서 괜히 미안하고  내가 눈도 잘 못 마주치겠고 그래

 

 그거구나

 

 뭐야

 

 - 맞는다누나  - (현정

 

 (강화)  서우 말이야

 

 어린이집에서 심리 상담인가?  받으라 그랬대

 

 근데...

 

 뭐야그거

 

 언어인지 능력발달?

 

 아무튼 뭐이런 게 다...

 

 미달이래

 

 누나이거 나 어떻게 해야 되지?

 

 ...

 

 예상 못 했던 거는 아닌데

 

 많이 느린가?

 

 (현정)  민정 씨는 뭐래?

 

 민정이한텐 신경 쓰지 말라 그랬지

 

 별거 아닐 수도 있고

 

 조강화

 

 (현정)  넌 진짜

 

 ?

 

 (현정)  [강화를 툭 치며]  그게 지금 나랑 상의할 일이냐?

 

 민정 씨한텐 신경 쓰지 말라 그러고?

 

 아니

 

 민정이 괜히 또 걱정하니까  자기 때문인 줄 알고

 

 (현정)  그건 민정 씨 몫이야

 

 [강화를 툭툭 치며]  네가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게 아니고

 

 [현정의 한숨]

 

 배려도 과하면 그거 배려 아니다

 

 (강화)  알았어

 

 [멀어지는 발걸음]

 

 [유리가 개를 어른다]  [개가 낑낑거린다]

 

 [유리의 달래는 신음]

 

 (유리)  아유포포야잘 있었어?  [낑낑거린다]

 

 누나 보고 싶었지?

 

 [한숨]

 

 이제 거기 못 들어가서  너랑 못 놀아 줘

 

 [개가 낑낑거린다]  [유리의 달래는 신음]

 

 (유리)  누나 말 들어 봐자  [따뜻한 음악]

 

 엎드려

 

 앉아

 

 엎드려

 

 옳지옳지아이고잘했어  아이고잘했어아이고잘했어  [개가 헥헥거린다]

 

 포포 누나 말 진짜 잘 듣네

 

 [헥헥거린다]

 

 (은숙)  아니쟤가 또 저러네자기 혼자?

 

 (무풍)  근데 꼭 누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네

 

 [낑낑거린다]

 

 [한숨]

 

 사람 되니까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네

 

 [옅은 한숨]

 

 [의아한 숨소리]

 

 (연지)  희한하네?

 

 진짜 예상되는 사람 없어?

 

 최근에 고맙단 인사 받을 사람이나

 

 (은숙)  없어

 

 동네 엄마들도 다 아니라 그러고

 

 나도 없어

 

 (연지)  그럼 대체 누구냐고  은혜 갚는 까치처럼 자꾸

 

 [무풍의 한숨]  거기에다 아빠 간 수치 높은 건  어떻게 알고 간 영양제

 

 저번에는 엄마 무릎 약  이번에는 칼슘?

 

 그럼 이건 뭐야?

 

 이게 대박이지

 

 (연지)  나 젤리 맥주 안주로 먹는 거  내 친구들도 다 몰라

 

 근데 이걸 어떻게 알고 딱...

 

 (무풍)  아빠가 종일 거실에 있었거든?

 

 근데 포포가 한 번도 안 짖었어  사람만 오면 짖는 애가

 

 (연지)  진짜 이상하네

 

 누구야대체?

 

 그리고 과일이나 음료수도 아니고  뭔 영양제만 이렇게 날라?

 

 (은숙)  아이고안 먹어안 먹어  [따뜻한 음악]

 

 - 괜찮아  - (유리무릎 아프다며

 

 그럼 칼슘마그네슘  먹어야 돼엄마

 

 (유리)  그리고 아빠도 간 수치 높은데

 

 밀크 시슬 같은 것도  좀 챙겨 드시고

 

 요즘 영양제 하나  안 먹는 사람이 어디 있어?

 

 (은숙)  됐어괜히 쓸데없는 데 돈 쓰려고

 

 너 절대 보내지 마진짜 안 먹어

 

 너 먹어

 

 젊은 내가 왜 먹어?  엄마 아빠가 드셔야지

 

 몰라몰라나 보낸다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한숨]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열린다]

 

 (연지)  엄마어디 가?

 

 한 바퀴 바람 좀 쐬고 오려고

 

 당신자전거 열쇠 얻다 뒀어?

 

 자전거는 왜추워

 

 - 감기 걸려  - (은숙괜찮아

 

 열쇠 어디 있어?  [지퍼를 직 올린다]

 

 [한숨]

 

 약은 잘 먹고 있는 거야마는 거야

 

 들어가 확인해 볼 수도 없고  답답해 죽겠네

 

 [한숨]

 

 [여자1의 웃음]  - (여자1) 그러게  - (여자2) 엄마도 하나 주세요

 

 (여자1)  아이고아기야춥다추워

 

 아이고감기 걸려

 

 아유목도리 해야지

 

 (유리)  귀여워

 

 딱 우리 서우만 하네?

 

 [차분한 음악]

 

 (여자2)  엄마도 감기 걸려

 

 [여자1의 웃음]

 

 (여자1)  난 괜찮아

 

 (여자2)  추워

 

 솔방울 더 주세요  [여자1의 웃음]

 

 (여자1)  오랜만에 나왔더니 잘 노네

 

 [웃으며]  아유이거 솔방울  나한테 이걸 갖다주네

 

 (여자2)  모아 놓은 거야?

 

 [여자1이 말한다]  (유리)  ...

 

 우리 엄마도 손녀 있는데  [여자1의 웃음]

 

 (여자2)  엄마도 하나 줘  [여자1의 웃음]

 

 [잔잔한 음악]

 

 [거친 숨소리]

 

 (여자2)  단거 많이 먹으면 안 되는데

 

 (여자1)  [웃으며]  오늘만 줘

 

 모퉁이 조심하고

 

 [한숨]

 

 [한숨]

 

 [모녀가 대화한다]

 

 [힘주는 숨소리]

 

 [한숨]

 

 (여자1)  여기도 많다여기

 

 잘 노네

 

 [한숨]

 

 [풍경 소리가 들린다]  [새가 지저귄다]

 

 "고 김판석"

 

 [차분한 음악]

 

 [봉연의 놀란 신음]

 

 (봉연)  어머김 씨 딸 결혼해?  [영심의 놀란 숨소리]

 

 - (봉연김 씨 딸 결혼하네!  - (대춘결혼하네  [미자의 놀란 탄성]

 

 [대춘의 웃음]

 

 - (만석축하하네  - (미자그러네

 

 (미자)  드디어 가네축하해김 씨  [대춘의 웃음]

 

 축하는요내가 가나요?

 

 [귀신들의 웃음]

 

 (만석)  말은 안 해도 걱정이 태산이었지

 

 마흔이 다 돼 가는 딸 둘이나  시집을 안 가고 있었는데

 

 [만석의 웃음]  (혜진)  저기요요즘 마흔이면 소녀거든요?

 

 (영심)  그래

 

 이분도 이래 봬도 총각 귀신이잖아요

 

 - (영심마흔은 애초에 넘었는데  - (금재!

 

 (미자)  암튼 김 씨 이제  마음 놓고 올라갈 수 있겠네

 

 딸 둘 중의 한 명이라도 시집가면  올라간다고 했잖아

 

 [미자의 놀란 신음]

 

 미동댁 아주 좋아서 펄쩍 뛰겠네?

 

 [귀신들의 웃음]  (봉연)  어머그러게그러게

 

 (판석)  이제 정말 마음 놓고  올라갈 수 있겠네요

 

 (대춘)  뭐야그러면

 

 지금까지 딸 결혼식 보고 싶어 가지고  못 올라간 거예요?

 

 아니그건 아니고

 

 딸 둘밖에 없으니까  집안에 남자가 없어서

 

 (판석)  여자 셋만 두고  불안해서 갈 수가 있어야지

 

 요즘 세상이 또 얼마나 험악한데

 

 [대춘의 웃음]  아이고또 딸딸이 아버지한테  그런 고충이 있었네

 

 [웃음]  이제 사위도 들어오고 하니까  진짜 마음 편히 갈 수 있겠네요

 

 [대춘의 기분 좋은 숨소리]

 

 (판석)  가게혜수야?

 

 같이 가자

 

 (미자)  아이근데 어째 날 잡은 신부가  매가리가 하나도 없대?

 

 (봉연)  어머그러고 보니까 그러네?

 

 [금재의 의아한 신음]  (대춘)  그러게?

 

 (미자)  아이그나저나 할매가 안 뵈네?

 

 - (미자아직 안 나왔나?  - (봉연할매?  [대춘의 의아한 신음]

 

 (미자)  할매!

 

 오늘 굿판 있어나와 봐

 

 "고 정귀순"

 

 거기 틀어박혀서 뭐 하는 거야

 

 할매!

 

 귀순아!

 

 정귀순!

 

 (만석)  정 씨 안에 없어여보

 

 아까 나갔어

 

 어디를 갔대요말도 없이?

 

 [아파하는 신음]

 

 (귀순 사위)  여보진통제 좀 달라고 할까?

 

 [귀순 딸의 신음]

 

 아니야

 

 괜찮아

 

 [훌쩍이는 소리가 난다]  [귀순 딸의 가쁜 숨소리]

 

 [귀순이 훌쩍인다]  [귀순 딸의 아파하는 신음]

 

 (의사1)  좀 어떠세요많이 아프시죠?

 

 [힘겨운 신음]

 

 진통제 투여를 거의 안 하셨네

 

 (간호사2)  워낙 잘 참으셔서

 

 괜찮아요선생님

 

 견딜 만해요

 

 (의사1)  웬만한 분들은

 

 아파서 진통제 놔 달라고  비명을 지르시는데 진짜 잘 참으시네

 

 그럼요누구 딸인데  [훌쩍인다]

 

 잘했다잘했어

 

 잘했다잘했어

 

 (의사1)  근데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하셔야 해요

 

 - (의사1) 너무 참으시면 안 됩니다  - (귀순 딸

 

 (귀순)  잘 참는 거 가지고도 지랄이여염병할

 

 [떨리는 숨소리]  아이고아이고그래

 

 잘했다잘했어

 

 아이고내 새끼아이고  [귀순 딸의 가쁜 숨소리]

 

 (근상)  나는 이제 요런 거꾸안꾸?  [익살스러운 음악]

 

 꾸민 듯 안 꾸민 듯  [문이 쓱 열린다]

 

 저기 오네쟤는 걍안꾸  걍 안 꾸민 스타일

 

 아직 안 가셨어요남아공을?

 

 (강화)  넌 너희 별로 안 돌아가니?  진료 안 봐?

 

 왜 맨날 여기서 삐대고 있지?

 

 (김 간호사)  조 선생님 남아공 가요?

 

 (근상)  파견 신청을 하신대요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정 간호사)  징계 중에 육아 휴직도 모자라서  파견요?

 

 이것도 역시 안 되겠죠?

 

 미치지 않고서는요

 

 [작은 소리로]  고마워요

 

 (강화)  사람이 참 단호해  거침이 없어거침이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피력할 줄 알아

 

 우리 아빠가 사람의 장점만 보랬어

 

 자기들이 이해를 해

 

 쟤가 요즘 제정신이 아니거든

 

 아무튼 그래서 그 리미티드 시계  결국 못 구한 거예요?

 

 [김 간호사의 탄성]  (김 간호사)  계 쌤이 못 구하는 것도 있네요?

 

 (근상)  내가 해외 직구까지  싹 뒤졌는데 없는 거야

 

 근데 내가 이미 봤잖아

 

 안 봤으면 안 봤지 그걸 봤는데  그래 놓고 어떻게 안 사니?

 

 (정 간호사)  그럼 그 사람한테 물어봐요

 

 누가 찼는데요?

 

 (근상)  강빈

 

 (상봉)  ?

 

 강빈?

 

 [작은 소리로]  그 야구 선수?

 

 (근상)  

 

 조울 수치도 낮고우울 수치도 정상

 

 (근상)  근데 시계는 어디서 사셨어요?

 

 ?

 

 그거

 

 보는 눈이 있네

 

 

 

 [작은 소리로]  고급져

 

 근데 강빈 죽을 사람은  아니지 않았어요?

 

 (정 간호사)  왜 자살한 거예요?

 

 (근상)  내가 그게 미스터리야

 

 나 진짜 진료 봐야 되겠다

 

 커피 한잔해

 

 [정 간호사의 한숨]  [김 간호사의 웃음]

 

 (김 간호사)  뭐야  [정 간호사의 짜증 섞인 신음]

 

 (민정)  어린이집 분이니까  따로 이력서는 안 받으려고요

 

 다음 주부터 잘 부탁드려요

 

 [차분한 음악]

 

 [문을 달칵 닫는다]

 

 - (민정가요?  - (강화일어나지 마갔다 올게

 

 (강화)  서우야아빠 갔다 올게

 

 그래요

 

 저기

 

 왜요?

 

 지난번에 얘기했던  서우 심리 상담 있잖아

 

 (강화)  그거 우리 다음 주에 같이  센터 가 볼까?

 

 신경 쓰지 말라면서요

 

 ...

 

 그랬지

 

 (강화)  아니야신경 쓰지 마갔다 올게

 

 [문이 철컥 열린다]

 

 뭐야

 

 (유리)  됐어됐어  [유리의 기쁜 숨소리]

 

 일단 집에 들어가서  지박령 그거부터 쫓아내야지

 

 (주방 이모)  지박령은 뭔 지박령 타령이여

 

 그 속도로 썰잖아?

 

 우리가 주방 지박령 되게 생겼어

 

 - 허리 업!  - (유리오케이

 

 오케이접수 완료

 

 [주방 이모의 웃음]  (주방 이모)  참 내

 

 (유리)  눈 따가워

 

 [유리가 숨을 쓰읍 들이켠다]

 

 도대체 뭘 접수했을까

 

 [괴로워하는 신음]  [주방 이모의 헛웃음]

 

 (주방 이모)  그 방향이 아닐 텐데?  이쪽으로 썰어이쪽으로

 

 [유리의 당황한 신음]  아이고답답해 죽겄네아주 그냥

 

 [유리의 힘겨운 숨소리]

 

 (유리)  아이고

 

 [유리의 힘겨운 신음]

 

 - 오늘 간식은 귤요  - (혜수

 

 (유리)  김 선생님

 

 결혼 축하해요

 

 [살짝 웃으며]  감사합니다

 

 - (교사1) 벌써 간식 나왔네요?  - (유리네  [교사1의 웃음]

 

 (교사2)  귤 맛있겠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아유귀신 없으니까  친구들이랑 잘 노네우리 서우

 

 [유리의 웃음]

 

 [긴장되는 효과음]

 

 저건 뭐야

 

 아이씨

 

 [의미심장한 음악]

 

 희한하네?

 

 이거 왜 이러지?

 

 [당황한 신음]

 

 [난처한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판석의 놀란 숨소리]

 

 아이...

 

 (유리)  !

 

 너 어디를 들어오려고...

 

 ?

 

 [판석의 당황한 신음]

 

 아저씨

 

 아니어떻게어떻게...

 

 [의아한 신음]

 

 (판석)  아이고난 그것도 모르고  자주 들락거렸는데

 

 본의 아니게 미안하게 됐네

 

 (유리)  아유모르고 그러셨는데요뭐  [판석의 웃음]

 

 저도 5년이나 모르고 붙어 있다가  이렇게 된 거죠

 

 (판석)  그래나 앞으로 절대  어린이집 안에는 안 들어갈게

 

 (유리)  

 

 근데 김 선생님이 따님인 건  진짜 몰랐는데

 

 제 딸 엄청 예뻐하거든요김 선생님이

 

 그래?  [웃음]

 

 어떻게 귀신들 인연이

 

 이렇게 산 사람들까지  연결이 되나 그래

 

 [유리와 판석의 웃음]  (유리)  그러니까요

 

 귀신이나 사람이나 잘 살아야지

 

 세상이 이렇게 좁은데그렇죠?

 

 [웃음]

 

 (유리)  축하드려요

 

 결혼하잖아요김 선생님

 

 (판석)  

 

 이제야 마음 놓고 올라가시겠네

 

 [한숨 쉬며]  그러게

 

 고마워

 

 (판석)  [헛기침하며]  근데 저기

 

 우리 혜수

 

 어린이집에서 뭐 안 좋은 일 있어?

 

 아니요왜요?

 

 아니내일모레 결혼 날짜까지  받아 놓은 애가

 

 한창 좋아야 될 때인데

 

 자꾸 시무룩하고 울고 그러네

 

 (판석)  혹시 같이 손잡고 들어가 줄  내가 없어서

 

 서러워서 저러나 싶어서

 

 내가 뭐제대로 해 준 것도 없고

 

 [멋쩍게 웃으며]  미안해서

 

 내가 그냥 좀 예민한 건가?

 

 [차분한 음악]

 

 [옅은 한숨]

 

 [한숨]

 

 [한숨]

 

 [목탁 소리가 들린다]  [스님이 불경을 왼다]

 

 (근상 이모)  우짜쓰까우짜쓰까

 

 죽은 자식이 엄마가 눈에 밟혀서  이승을 못 떠나네

 

 뭐라고요?

 

 엄마 때문에 매일 울어서  집안에 기운이 몰려 풀리질 않아

 

 (근상 이모)  제사를 지내면 싹 풀릴 텐데

 

 아니면 요 부적이라도?

 

 이 사람이 진짜  못 하는 소리가 없어

 

 [근상 이모의 아파하는 탄성]

 

 (미동댁)  애가 울고 있긴 뭘 울고 있어!

 

 이런 사람 같지도 않은 중생을 봤나!  [근상 이모의 당황한 신음]

 

 어디 비빌 데가 없어서  감히 여길 와 이래!

 

 - (근상 이모?  - 네가 저기 딸을 알아?

 

 - (미동댁뭐야이건  어마

 

 (근상 이모)  이거이거 내내 부적이야!

 

 내가 무슨 닭이야?

 

 - 너 누구야?  - (미동댁?

 

 [미동댁이 부적을 탁 뺏는다]

 

 (미동댁)  여기 'www.midongs.co.kr'

 

 미동스

 

 내가 미동댁이다!

 

 - (근상 이모?  - 어디서 내 거 다운받아 와 가지고는

 

 (미동댁)  그리고 받으려면 유료로 받아

 

 이렇게 불법 다운로드 하지 말고

 

 다 티 나게  [미동댁의 웃음]

 

 이게 뭐야이게이게!

 

 - 진짜 미동댁이야?  - (미동댁그래!

 

 (근상 이모)  미동도 하지 마

 

 !

 

 ...  [근상 이모의 다급한 신음]

 

 얼씬도 하지 마!

 

 훠이훠이훠이!

 

 어디서 저런 것들이  여기까지 기어들어 와 가지고는

 

 에이씨...  [부적을 주머니에 넣는다]

 

 울기는 개뿔잘만 싸댕기는 애한테

 

 싸댕겨요?

 

 내 딸이구천을?

 

 아니그게 아니아니고  저뭐냐면 저...

 

 (은숙)  저 인간이나 그쪽이나  그렇게 굿해서 돈 참 많이 버시겠네

 

 살다 살다  별 꼬라지를 다 보겠네내가

 

 아유아니그게그게 아니고...

 

 ...

 

 아유이놈의 조동아리  아유조동아리조동아리

 

 아휴

 

 [웃음]

 

 [문이 철컥 열린다]

 

 [TV 전원음]

 

 [한숨]

 

 왜 그래?  [은숙이 물을 주르륵 따른다]

 

 [은숙이 물병을 탁 내려놓는다]

 

 절에서 무슨 일 있었어?

 

 [한숨]

 

 아니야아무것도

 

 (무풍)  아니긴 뭐가 아니야  딱 봐도 무슨 일이 있었구먼

 

 (은숙)  별 시답잖은 것들이  사람 속을 다 뒤집잖아

 

 던진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도 아니고내가

 

 아휴아니야아니야  아유됐어됐어

 

 - (원장짠  - (유리수고하셨습니다  [잔 부딪는 소리가 들린다]

 

 (교사2)  수고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함께)  !  [종업원이 인사한다]

 

 (주방 이모)  아유이게 얼마 만이야

 

 [손님들이 종업원을 부른다]

 

 (유리)  !

 

 술 잘 드시네요

 

 제가 또 이 술이  체질적으로 잘 맞거든요

 

 (유리)  소주맥주양주고량주 안 가리고

 

 [원장의 웃음]  (주방 이모)  좋겄네다 잘 맞아서

 

 나랑은 안 맞는 것 같던디

 

 [교사들의 웃음]  (유리)  아닌데나 이모님이랑 엄청 잘 맞는데

 

 모르셨어요?

 

 나만 모르나 봐

 

 (주방 이모)  아니주방이 왜 맨날 어린이집을  휘젓고 싸돌아댕겨

 

 우리가 주방서 나갈 일이 뭣이 있다고

 

 다들 그렇게 이기적으로  자기 할 일만 하면 발전이 없죠?

 

 (유리)  쌤들도 좀 도와주고  원장 쌤도 좀 도와주고 그래야죠

 

 이 어린이집이 내 집이다 생각하면서

 

 자기 일도 제대로 못 하니까 그러지

 

 (주방 이모)  니 일이나 좀 잘하세요

 

 [교사들의 웃음]

 

 (교사1)  근데 진짜 주방 작은이모님이  애들 많이 봐 주기는 해요

 

 (원장)  애들 진짜 좋아하시나 봐요

 

 애들 아니고 서우 아니에요?

 

 (교사2)  전 작은이모님 볼 때마다  서우랑만 노시던데

 

 [유리의 웃음]

 

 아니제가 그또 예쁜 애들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유리)  애가 예쁘잖아

 

 지금 그 정도인데  나중에 크면 어쩔 거야?

 

 배우를 시켜야 되나?

 

 연예인은 시키기 싫은데

 

 아유누가 보면 지 새끼인 줄

 

 [교사들의 웃음]  오버야오버

 

 [주방 이모의 웃음]  (원장)  서우가 이쁘긴 하지마셔

 

 (교사1)  아유김 쌤

 

 아유내일모레 신부 입장 해야 되는데  마시지 마요

 

 아니요주세요

 

 저 오늘은 좀 마실게요

 

 - (교사1) ?  - (원장어어김 쌤김 쌤  [교사2가 걱정한다]

 

 (주방 이모)  그래유부녀 될 생각 하니까 서럽지?  마셔마셔?

 

 (원장)  그래우리도 마셔마셔

 

 (교사1)  !

 

 [혜수의 한숨]

 

 [혜수가 흐느낀다]

 

 [교사1의 걱정하는 숨소리]

 

 김 쌤

 

 (교사1)  왜 그래?

 

 [교사1의 걱정하는 한숨]

 

 (원장)  김 쌤좋은 날 앞두고 왜 그래?

 

 내가 결혼을 해서 뭐 해요

 

 (혜수)  내가 결혼을 해서 뭐 해

 

 [혜수가 계속 흐느낀다]

 

 혹시 아빠 보고 싶어서 그래요?

 

 손잡고 입장할 아빠가 없으니까  서럽구나

 

 아니요

 

 아니에요그런 거

 

 [혜수가 흐느낀다]

 

 [울먹인다]

 

 (판석)  혜수야

 

 왜 그래

 

 뭐 때문에 그래?

 

 [판석의 한숨]

 

 [한숨]

 

 신부 입장 혼자 하는 거

 

 그거 중요하지 않아요

 

 [울먹이며]  그거 잠깐 서러운 거 괜찮아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우리 아빠가  너무 불쌍해서 그래요

 

 [차분한 음악]

 

 아버지가 왜 불쌍해요

 

 (혜수)  내가 결혼 늦게 하지만 않았어도

 

 조금만 더 일찍 했어도

 

 잔치 한 번은 해 보고 갔을 텐데  우리 아빠

 

 [혜수가 흐느낀다]

 

 딸 둘만 바라보고 죽어라 살았는데

 

 잔치 한 번 못 해 보고 갔어요  우리 아빠

 

 '자식 잘 키워 보냈네  고생한 보람 있네'

 

 그런 소리 한 번 못 들어 보고

 

 자랑 한 번 못 해 보고 갔어요  우리 아빠

 

 내일 제가 기뻐 보일수록  사람들은 그럴걸요?

 

 '신부 아빠 참 불쌍하다'

 

 '딸 결혼하는 것도 못 보고 갔네'

 

 그거 다 나 때문이잖아요

 

 불쌍한 우리 아빠

 

 [혜수가 훌쩍인다]

 

 나 우리 아빠한테 해 준 게 없어요

 

 남들 다 해 주는 것도  못 해 줬어요내가

 

 (교사1)  김 쌤...

 

 [판석의 힘겨운 숨소리]

 

 [훌쩍인다]

 

 아저씨

 

 [혜수가 계속 흐느낀다]

 

 왜 나온 겨잘 시간에

 

 (귀순 사위)  당신 항암 받는 날만 되면  잠을 못 자네

 

 (귀순)  그러니까

 

 환자는 잘 자야 하는데

 

 (귀순 사위)  아파 그래?

 

 아파도 잘 참더구먼

 

 아파

 

 많이

 

 근데 희한하게 참아진다?

 

 (귀순 사위)  

 

 몰라

 

 아프면 자꾸

 

 (귀순 딸)  자꾸 엄마 생각 나

 

 [심전도계 비프음]  [귀순 딸이 흐느낀다]

 

 환자분과 마지막 인사 하세요

 

 [훌쩍인다]

 

 엄마

 

 (귀순 딸)  나 영애야

 

 [귀순 아들이 흐느낀다]  내 얼굴 보여?

 

 (귀순 아들)  엄마

 

 (귀순 딸)  엄마제발 정신 차려 봐

 

 엄마제발 정신 좀 차려 봐

 

 엄마한마디만 해 줘한마디만

 

 ?

 

 엄마제발 정신 차리고  제발 나한테 한마디만 해 줘

 

 [귀순 딸이 훌쩍인다]

 

 엄마

 

 [귀순 딸의 떨리는 숨소리]

 

 (귀순)  [힘겨운 목소리로]  아파...

 

 [심전도계 비프음이 빨라진다]

 

 [심전도계가 삐 울린다]

 

 [잔잔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엄마

 

 엄마미안

 

 엄마미안해  [귀순 아들의 울음]

 

 우리 엄마 진짜 아프게 갔잖아

 

 (귀순 딸)  너무 고통스럽게 갔어나 때문에

 

 영애야

 

 [귀순 딸이 훌쩍인다]

 

 내가 우겼었잖아

 

 할 수 있는 거 다 해 보려고  억지로 치료해서

 

 (귀순 딸)  나 때문에 너무...

 

 너무 아프게 갔어우리 엄마

 

 [귀순 딸의 헛웃음]

 

 그래서 그런가 아프면 나도 모르게

 

 '엄마는 이것보다 더 아팠겠지'

 

 '근데 내가 이거 하나 못 견딜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참아져  [귀순 사위의 떨리는 숨소리]

 

 [귀순 사위가 훌쩍인다]

 

 (귀순 사위)  그게 왜 당신 때문이야

 

 [흐느낀다]

 

 [울먹이며]  아이고

 

 아이고미련한 거

 

 저 미련한 거

 

 (미자)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  그딴 게 어디 있어

 

 시간이 지나도 괴로운 거지

 

 잊은 척 꾹꾹 참고 살아도

 

 [가슴을 탁탁 치며]  속에선 다들  어디 하나 고장 나 있는 거야

 

 그래도 할매 죽은 지도 오래됐는데

 

 (미자)  딸이 할매 나이에 가까워질수록  더 아플걸?

 

 원래 세월이 지나고  세상을 알면 알수록

 

 더 아픈 거야이별은

 

 아이

 

 그래

 

 솔직히 죽기 전에 인사 다 하고

 

 (봉연)  유언 다 남기고

 

 그렇게 죽는 사람도 있나?

 

 (미자)  아이고  그렇게 죽을 수만 있다면 생큐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될걸?

 

 (봉연)  그래맞아

 

 아휴그나저나  김 씨는 속상해서 어째

 

 [미자의 한숨]

 

 (미자)  좋은 날 앞두고  그 딸내미도 마음고생했겠네

 

 남들은 안타까워 하는 말이  자식은 듣기 싫을 수 있지

 

 제 아버지 안됐다는 말이  얼마나 상처겠어

 

 [한숨 쉬며]  그러니까

 

 (판석)  유리야

 

 아저씨

 

 저기

 

 [숨을 하 내쉰다]

 

 나 부탁 좀...

 

 숍 가려면 시간 좀 있으니까  천천히 들어갔다 와

 

 (혜수)  

 

 [떨리는 목소리로]  뭐야이게

 

 누가 이걸...

 

 [잔잔한 음악]

 

 (판석)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보석

 

 괜찮아

 

 괜찮아어쩔 수 없지

 

 [어린 혜수의 울음]  (판석)  아이고

 

 [판석의 웃음]

 

 - (판석괜찮아  - (어린 혜수아빠

 

 (어린 혜수)  이거 내가 아끼는 옷이란 말이야

 

 괜찮아괜찮아  어쩔 수 없지?  [어린 혜수의 울음]

 

 [판석의 웃음]

 

 [혜수의 떨리는 숨소리]

 

 (혜수)  [울먹이며]  나 떨어졌어

 

 괜찮아?  [혜수가 흐느낀다]

 

 [혜수를 토닥이며]  괜찮아어쩔 수 없지

 

 - (판석울지 마  미안해아빠

 

 아이고이런

 

 괜찮아?

 

 (혜수)  미안해아빠

 

 아유괜찮아

 

 (판석)  고생스러웠던 아빠의 삶이

 

 본의 아니게 우리 딸 심장에 박혀  상처가 됐네

 

 가난한 아빠라서 미안했어

 

 그런데 딸  [떨리는 숨소리]

 

 아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거친 숨소리]

 

 [입바람을 하 분다]

 

 (판석)  너무나 힘없고 가난했던 삶 속에서도

 

 아빠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는 거야

 

 불쌍하고 안쓰러운 아빠 말고

 

 파이팅 넘치는 아빠로 기억해 줄래?

 

 [흐느낀다]

 

 그리고 해 준 게 왜 없어

 

 네가 해 준 임플란트 잘 지니고 떠날게

 

 [혜수가 흐느낀다]

 

 [카메라 셔터음]  [하객들의 박수]

 

 [작은 소리로]  여기까지 왜 따라와?

 

 (혜진)  언니 보러 온 거 아니거든요?

 

 (미자)  김 씨 딸 결혼식인데  우리가 당연히 와야지

 

 - (영심맞아  - (대춘당연하지

 

 [대춘과 영심이 말한다]  (봉연)  자기 보러 온 줄 알아

 

 - (대춘오해하지 마  진짜 피곤하게 하네이 사람들

 

 뭐라고요?

 

 아니에요원장님

 

 [유리의 어색한 웃음]

 

 혼잣말혼잣말

 

 [원장과 주방 이모의 웃음]

 

 (주방 이모)  독특혀

 

 (사회자)  이제 신부 입장을 하겠습니다

 

 신부 입장

 

 [하객들의 박수와 환호]

 

 (주방 이모)  아유혼자 입장하니 짠하네

 

 아빠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원장의 한숨]

 

 (원장)  그러게

 

 (미자)  김 씨!

 

 [대춘의 웃음]  아유김 씨 조명 받으니까  신수가 훤하네

 

 (대춘)  그러게 말이야

 

 이게이게 조명 때문에  표정이 좋아 보였던 거구먼

 

 [하객들이 계속 환호한다]

 

 (남자1)  내 친구 평생 기사 일 하면서  딸 키운 보람이 있네

 

 어쩜 애가 저렇게 잘 컸어?

 

 (남자2)  그러게애가 속도 깊고 그렇게 착하대

 

 김판석이 정말 수고 많았다

 

 (미자)  사람이 바르게 잘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네

 

 내 인생이기도 하지만

 

 내 부모의 인생이기도 하잖아

 

 [웃음]

 

 [은숙의 의아한 숨소리]  (은숙)  이상하네이거 맞는데

 

 [문이 철컥 열린다]

 

 (연지)  다녀왔습니다

 

 (은숙)  너 잘 왔어

 

 너 이거아빠 거 비밀번호 좀 풀어 봐

 

 기역 자가 맞았는데 자꾸 아니라네?

 

 (연지)  아빠 그제 비번 바꿨어  내가 바꿔 줬는데?

 

 근데 아빠 폰은 왜?

 

 (은숙)  포포 동물 병원 진단서  그때 네 아빠 폰으로 찍어 놨거든

 

 이번에 병원 옮기니까 보내 달래서

 

 (연지)  나 씻는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이 양반이 이게 다 뭐야?

 

 [한숨]

 

 (미동댁)  아휴

 

 아유이놈의이놈의 입이 방정이지

 

 아유왜 쓸데없는 얘길 해 가지고

 

 죽은 딸이 구천을 떠돈다는데  화가 안 날 사람이 어디 있어

 

 [분한 신음]  이게 다 그 망할 놈의  짝퉁 무당 때문 아니야진짜

 

 아유이 차유리 계집애 알면  난리 칠 텐데

 

 가만있어 봐가만있어  어디 갔어어디 갔어

 

 [다급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 여보세요?  - (미동댁

 

 지금 어디야

 

 길바닥?

 

 (미동댁)  너 잠깐 나한테 와 봐 봐  내가 긴히 할 얘기가 있어

 

 - 지금...  - (유리싫어나 배고파

 

 (유리)  지금 밥 먹으러 가던  길이었단 말이야

 

 올 거면 미동댁이 와끊어

 

 [통화 종료음]  

 

 ...

 

 이게 진짜

 

 [휴대전화를 달그락 내려놓으며]  에이씨

 

 [한숨]

 

 [휴대전화 알림음]

 

 (미동댁)  아나이게 말 더럽게 안 듣네진짜

 

 몰라몰라몰라에이

 

 됐어됐어

 

 [꼬르륵 소리가 난다]

 

 [익살스러운 음악]

 

 (유리)  똘끼 아니고 신끼?

 

 가만있어이 계집애야

 

 - 친구...  - (미동댁

 

 (유리)  아휴아니야언니

 

 그냥 아는 무당

 

 내가 뭐얘랑 어딜 봐서 친구야  우리 엄마랑 동년배인데

 

 (미동댁)  아니거든내가 너희 엄마보다  열 살이나 어리거든?

 

 뭐래우리 엄마가  훨씬 어려 보이거든?

 

 (미동댁)  이게 진짜요즘 오냐오냐 봐주니까  아주 호구 잡아그냥

 

 (유리)  이 봐이 봐언니

 

 아주 무당 중에서도  완전 악덕이야악덕

 

 (미동댁)  [이를 악물며]  악덕...

 

 (현정)  근데

 

 네가 이 무당분을 언제 알았어?

 

 너 미신 싫어하잖아

 

 (유리)  ...

 

 그러니까 내가

 

 갑자기 다시 살아나고 보니까

 

 이 무속 신앙에 뭐가 있구나 싶은 게

 

 내가 왜 살아났는지

 

 그런 거 조언 구하다 보니까  친해진 거지

 

 [미동댁의 어색한 웃음]  - (유리그렇지?  - (미동댁

 

 (미동댁)  그리고 미신 아니고 휴머니즘

 

 왜 살아난 건데요어떻게?

 

 그게...

 

 (미동댁)  ...

 

 그게그러니까...

 

 가끔은 그런 경우가 있는데

 

 나도 알아보는 중이에요

 

 죽었던 애가 왜 살아나게 됐는지  [미동댁의 어색한 웃음]

 

 [미동댁이 유리를 톡톡 두드린다]  [어색한 숨소리]

 

 (유리)  언니

 

 - (현정?  - 나 돼지숙주볶음 먹고 싶다

 

 그래

 

 근데 숙주가 없는데

 

 [놀란 숨소리]  잠깐만

 

 [현정의 분주한 발걸음]

 

 [부스럭 소리가 난다]

 

 (미동댁)  숙주가...  [유리의 안도하는 숨소리]

 

 [현정의 발걸음]  [미동댁이 중얼거린다]

 

 (현정)  저기먹고 있어  예드세요

 

 - (현정나 금방 마트 바로 갔다 올게  - (유리역시 울 언니

 

 언니 짱

 

 하긴

 

 자기도 오죽 답답했으면  무당까지 찾아갔겠어

 

 엄마한테?

 

 미쳤어?  무슨 그런 소릴 해

 

 아니그게 아니고...

 

 미안  [유리의 한숨]

 

 (미동댁)  아이이상한 소리 하는  짝퉁 무당 그 여자 쫓아낸다는 게

 

 나도 모르게  이말이 잘못 튀어나와 가지고  [유리의 한숨]

 

 [유리의 성난 숨소리]  이놈의 입이 방정이지정말

 

 어휴못 살아내가 진짜!

 

 [휴대전화 조작음]

 

 당신 이게 다 뭐야?

 

 [졸린 목소리로]  뭐가

 

 (은숙)  서우 어린이집에 봉사 갔었어?

 

 사진도 찍고?

 

 

 

 내가 서우 주변에  얼씬거리지 말라고 했지?

 

 왜 사람 말을 안 들어!

 

 그냥 봉사도 못 가?

 

 (무풍)  내가 뭐죄지었어?

 

 그냥 몰래 가서 보는 것도 안 돼?

 

 우리가 비켜 주는 게 애한테 좋다고  몇 번을 말해

 

 (은숙)  지금 엄마가 엄마인 줄 알고 있는데

 

 나중에 애한테 들키기라도 해 봐

 

 나도 알아나도 아는데

 

 [가슴을 탁탁 치며]  난 마음처럼 안 되는 걸 어떡해

 

 장난감 하나만 봐도 생각나고  사 주고 싶고

 

 난 마음처럼 안 되는데 어떡해!

 

 보고 싶은 걸 어떡해!

 

 당신만 보고 싶어?

 

 [무풍의 한숨]

 

 나도 보고 싶어나도

 

 [떨리는 목소리로]  누구는 이게  쉬워서 참고 있는 줄 알아?

 

 [무풍의 한숨]

 

 나도 내 새끼 보고 싶고  내 손녀 보고 싶어서 죽겠어

 

 (은숙)  [울먹이며]  너무 보고 싶어서

 

 억장이 무너져억장이!

 

 [한숨]

 

 [은숙이 흐느낀다]

 

 [무풍의 한숨]

 

 [한숨]

 

 [은숙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무풍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떨리는 숨소리]

 

 [힘겨운 신음]

 

 (유리)  보기에는 괜찮아 보여도  하나도 안 괜찮아우리 엄마

 

 - 꾹꾹 눌러 참고 있다고  - (미동댁알아나도

 

 아는 사람이 그런 망언을 해?

 

 (미동댁)  미안해

 

 (유리)  아유진짜

 

 (미동댁)  아니근데...

 

 네 엄마 그렇게 힘든 거 알면

 

 너도 이러고 있으면 안 되지 않겠냐?

 

 또 무슨 소릴 하려고?

 

 (미동댁)  당장 네 자리를 찾아야지

 

 살 수 있다잖아  네 엄마 그렇게 안 아파도 된다고

 

 (유리)  그 얘긴 그만해

 

 다 끝난 얘길 자꾸...

 

 안 찾아

 

 우리 서우만 괜찮아지면  난 올라갈 거야

 

 (미동댁)  아니내가 암만 기도를 해도  답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면 윗분들이 뭐 때문에  널 이렇게 살린 건지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거 같아  [한숨]

 

 49일 안에 그냥 네가 네 자리를 찾고

 

 다시 죽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

 

 위의 뜻이고 뭐고  일단 기회가 왔으면 살고 봐야지

 

 그만해  [거친 숨소리]

 

 싫어

 

 [문소리가 쾅 난다]

 

 [신비로운 음악]

 

 (현정)  이게 무슨 말이야?

 

 언니

 

 이게 무슨 말이냐고

 

 49일 안에 네 자리를 찾다니

 

 [떨리는 숨소리]

 

 ...

 

 다시...

 

 죽는다니!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현정)  조강화너 어디야

 

 누나나 집인데?

 

 [유리의 거친 숨소리]

 

 [통화 종료음]  언니그러지 마나 좀 봐줘

 

 이거였어?

 

 (현정)  숨기는 게 이거였어?

 

 49일 뒤에 다시 죽는 거?

 

 왜 다시 죽어!

 

 살 수 있다며

 

 네 자리 찾으면 된다며

 

 근데 왜 죽어?

 

 내 자린...

 

 내 자린 없다니까

 

 왜 없어

 

 [현정이 유리를 탁 붙잡는다]  (현정)  다시 찾으면 돼

 

 지금 민정 씨가 중요해?

 

 네가 살아야지

 

 살아서 서우한테  엄마 소리 안 들어 보고 싶어?

 

 네가 서우 엄마잖아

 

 [한숨]

 

 내가 서우 엄마인 거

 

 그런 건 안 중요해언니

 

 그럼 뭐가 중요해?

 

 [울먹인다]

 

 언니

 

 나 때문에 서우가 아파

 

 나 때문에

 

 난 우리 서우만 안 아프면 돼

 

 그럼 너는?

 

 너는 어떡해?

 

 안 억울해?

 

 그 젊은 나이에  애 한 번 못 안아 보고 죽었어

 

 [유리를 팍 치며]  나도 이렇게 억울한데!

 

 [현정의 거친 숨소리]  [유리의 떨리는 숨소리]

 

 안 돼나 너 그렇게 못 보내안 돼

 

 [울며]  조강화가 사랑하잖아!

 

 오민정

 

 [차분한 음악]

 

 오민정 사랑하잖아강화가

 

 언니도 알잖아

 

 그거만큼 중요한 게 뭐가 있어

 

 언니

 

 ...

 

 난 강화만 안 울면 된단 말이야

 

 [엉엉 운다]  안 울면...

 

 (근상)  강화야그냥 우리 차 타고 가

 

 무슨 운전을 해

 

 차는 내가 내일...

 

 됐어갈 수 있어괜찮아

 

 (근상)  그냥 우리 차 타고 가

 

 (현정)  그래조심히 와

 

 이따 집으로 갈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자동차 경적]

 

 [유리가 엉엉 운다]

 

 [잔잔한 음악]

 

 [강화가 훌쩍인다]

 

 [강화가 숨을 씁 들이쉰다]

 

 [강화의 한숨]

 

 [엉엉 운다]

 

 [한숨]

 

 유리야

 

 [유리의 등을 토닥인다]

 

 알았어

 

 [유리가 계속 엉엉 운다]

 

 알았어유리야

 

 (유리)  언니

 

 [거친 숨소리]

 

 [유리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신비로운 음악]

 

 아버지

 

 (근상)  방에 들어가셔 가지고  잠깐 눈 좀 붙이세요

 

 괜찮아

 

 가 쉬어

 

 [무풍의 한숨]

 

 (근상)  들어가피곤한데

 

 (의사2)  아닙니다

 

 [끙끙 앓는 소리가 들린다]

 

 잠깐만

 

 [무풍이 흐느낀다]

 

 [무풍이 오열한다]

 

 [현정의 울먹이는 숨소리]

 

 (무풍)  [오열하며]  아유이놈의 새끼야!

 

 아유새끼야

 

 아유...

 

 [현정이 흐느낀다]

 

 아유이놈의 새끼야

 

 아유

 

 [흐느낀다]

 

 아유이 새끼야

 

 아유이 새끼야!

 

 [무풍이 계속 오열한다]

 

 [차분한 음악]

 

 (강화)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무풍)  [오열하며]  아유이놈의 새끼야

 

 [부드러운 음악]

 

 (유리)  어떡해우리 엄마 심장도 약한데

 

 - (연지언니는?  - (무풍유리는?

 

 (무풍)  우리 지금 꿈꾸고 있는 거 아니지?

 

 (은숙)  없어졌어?

 

 (민정)  서우 하원 도우미 하시는 분알죠?

 

 (유리)  이제 내가  그런 거 절대 안 보게 해 줄게

 

 - 이 새끼가 진짜  - (민정?

 

 (주인)  애가 엄마랑 붕어빵이네

 

 (현정)  [울며]  원래 유리 거잖아

 

 유리 자리잖아

 

 (스님)  이제 보내 줘도 될 듯합니다

 

 (유리)  [속삭이며]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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