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10
[긴박한 음악]
(준오) 잠시만요
[준오의 다급한 숨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지하철 도착 알림음] 원장님
대통령님 모시고 지금 바로 대피하십시오
자세한 건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서두르십시오
저를 꼭 믿으셔야 됩니다, 원장님
[안내 음성] 스크린 도어가 열립니다
어, 나야
오늘 안 되겠는데?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준오) 일 끝나려면 시간 좀 걸리겠다
[안내 음성] 국회 의사당역입니다
아쉽네, 드레스 입은 모습 꼭 보고 싶었는데
[휴대전화 조작음]
조용히 갑시다
공중도덕을 지켜야죠, 공무원이
[긴장되는 음악]
(남자1) 아이씨
[사람들의 놀란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승객) 뭐야?
[사람들의 비명]
[지하철 문이 쉭 열린다] [남자1의 비명]
[사람들의 비명]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가쁜 숨소리]
[준오의 가쁜 숨소리]
[안도하는 숨소리]
[폭발음]
[무거운 음악]
(지원) 아, 살아 있었다면 왜?
선배 앞에 안 나타난 거예요 지금까지?
참사 현장에서 유류품도 발견됐다면서요?
선배가 말했잖아요
김준오 요원 핸드폰도 발견했다고
(준오) 참사 현장에서
핸드폰이나 제 유류품이 발견된다면
죽은 사람으로 간주하고
더는 저를 추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진이 숨을 들이켠다]
(무진) 이 보고를 하려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온 겁니까 지금까지?
못다 한 책임을
이번만큼은
다해야 했으니까요
내가 몰랐던 거야
그 사람은 신호를 보내왔어 가까운 곳에서
[의미심장한 음악]
(준오) [변조된 목소리로] 오영석 의원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알고 싶어요?
"전화"
국회 의사당 설계 도면에서
119호를 찾아요
(준오) 오영석 의원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지원) 아니, 그 전화가 김준오 요원이었다고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요?
그 사람
김준오 요원은 알고 있었으니까
알다니, 뭘요?
국회 의사당에 폭탄 테러가 일어날 거라는 사실
미리 알고 있었어
(준오) 국회 의사당 테러 시뮬레이션 영상입니다
1년 전에 만들어졌습니다
[놀란 숨소리]
이 파일 누가 만든 겁니까?
양진만 대통령입니다
(남욱) 내부 고발자가 지금 막
모든 언론사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세영) 대행님 스캔들 공개한 겁니까? 가정사 맞아요?
봐 봐요
(남욱) 공개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영진의 한숨]
지금은 국정 안정을 위해
대행님의 리더십을 존중하기로 결단을 내렸다는
뭐, 그런 의례적인 마무리예요 메일상으로는
(세영) 씁, 아니, 믿어도 되나, 응?
아니, 왜 갑자기 노선 변경이야? 사람 헷갈리게
(영진) 이게
처음부터 스캔들 폭로가 목적이 아니었다면 말이 되죠
- (세영) 음 - 뭔가 원하는 게 따로 있었으면
[세영의 생각하는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준오) 1년 전, 북한과 평화 협정 논의를 시작하면서
대통령님께서는
혹시 모를 테러와
무력 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놀란 숨소리]
그래서 만든 겁니까?
국가 안보를 위해 예방 차원에서?
NSC 산하 특별 위원회에서 추진한 1급 기밀 프로젝트였습니다
(준오) 당시 청와대에 파견 나와 있었던 저는
동영상 파일을 암호화하는 데 참여했었습니다, 그리고
2월 말 국정원에 복귀한 뒤 휴민트의 보고를 받게 됐습니다
셈텍스 폭약을 불법으로 구입한 업체가 있다고요
조사 결과 그 업체가 바로
국회 의사당 랜선 공사를 담당한 통신망 설비업체였습니다
랜선 공사 업체가
셈텍스 폭약을 말입니까?
전 알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국회 의사당 폭탄 테러를 모의하고 있다는 걸, 그것도
이 테러 시뮬레이션 영상과 똑같은 방법으로 말입니다
미리 알고 있었다면 왜...
[준오의 한숨]
테러 위험을 경고한 제 보고는
국정원과 청와대에서 모두 조직적으로 은폐됐습니다
[무진이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그렇다면
이 1급 기밀 파일을
테러 조직에 넘긴 사람이
양진만 행정부에 있었다는 뜻입니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NSC 성원은 대통령님
당시 국방부 장관, 국정원 원장 그리고
안보 지원사 사령관입니다
그분들은 모두
이번 테러의 희생자 아닙니까?
단 한 명
살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진의 떨리는 숨소리]
누굽니까? 그 사람이
당시 안보 지원사 사령관이었던
이관묵 합참 의장입니다
[어두운 음악]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영진) 어?
얘기 들었어요
내부 고발자가 대행님 스캔들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요?
해프닝으로 끝났네요, 다행히
(영진) 그렇죠
(수정) 우신영 기자 스캔들 기사를 막지 못했다면
아마 모든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대행님 흠집 내기에 들어갔을 텐데
차 실장님 덕분이에요
고맙습니다
정수정 비서관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준 거잖아요
(영진) 그래서 지금 나 칭찬이라도 하겠다는 거예요?
- (수정) 아니요, 나는... - (영진) 아니면 뭐, 어?
청와대 치프 스태프인 비서실장을
산하 부속실 비서관이 업무 평가라도 하겠다는 거예요?
어차피 대행님 복심은 정수정 비서관이니까?
고맙다는 말 몰라요?
(수정) 왜요?
주어가 없어서 몰라요 목적어가 없어서 몰라요?
내가 고맙다고요, 차 실장님이
청와대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걸
믿게 해 줘서 고맙고
차 실장님이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라서 더, 더 고맙고요
칭찬도 평가도 아니에요, 됐어요?
내가 좋은 사람인데 정수정 비서관이 왜 고마워해요?
(영진) 아니...
칭찬도 아니고
평가도 아니면 그러면 뭐...
응?
고백이라도 하겠다는 거예요?
지금
여기서
[영진이 숨을 들이켠다]
광화문의 치맥집 내일도 운영은 할 텐데
대답 잘해요, 진짜 나 세 번은 안 권합니다, 진짜
오늘은 어때요?
[경쾌한 음악]
(수정) 대답
잘해요
마음 바뀌기 전에
가야죠
오늘
마음 바뀌면 큰일 나니까
[함께 웃는다]
[수교가 말한다]
(수교) 어? 두 분 여기 계셨네요
플랫치노 레귤러 사이즈 휘핑크림 빼고, 맞죠?
(수정) [말을 더듬으며] 내부 고발자는
정리됐다고 제가 한 실장님 보고드릴게요
- (영진) 응, 예 - (남욱) 이...
[영진의 한숨]
(남욱) 그, 저기...
[수교의 한숨]
[수교가 음료를 쪽쪽 마신다] (남욱) 지금 이 분위기
경기장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판정패당한 느낌이라면
내가 지나치게 예민한 거지?
[수교가 음료를 쪽쪽 마신다]
[수교가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수교) 촉이 좋으신 거죠
(남욱) 응?
(수교) 예?
[어두운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규정, 잘 지킨다고 했습니까?
(대한)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은 절대 누설하지 않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대행님
김준오 요원
당분간 안가에서 보호하면 좋겠는데요
제보 내용이 사실인지
내부 공모자가 확인될 때까지는
믿을 만한 경호처 요원들로 배치해 놓겠습니다
(윤배) 한나경 요원 자택 압수 수색에서 발견된 탈륨입니다
명해준 살해 당시 사용된 독극물과 같은 화약 약품입니다
[윤배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저희 감찰국 내사 결과
한나경 요원은 정한모 요원과 공모해 명해준을 독살하고
범행 사실이 밝혀지자 도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정원 요원이 왜?
살해 동기가 있었습니까?
[윤배의 한숨]
약혼자가 이번 테러로 사망했습니다
(윤배) 신문 과정에서 명해준이 뻔뻔한 태도를 보이자 그만
극단적인 선택을 한 모양입니다
(영진) 대행님, 한나경 요원이 제보하려고 했던
오영석 의원 결격 사유
지금 이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걸까요?
하지만 상대는 야당 대표 윤찬경 의원이에요
한나경 요원이 굳이 거짓 제보까지 했을 리가...
[무진이 숨을 들이켠다]
감찰국 내사 과정에서 따로 밝혀진 건 또 없었습니까?
한나경 요원이 오 의원에 대해 어떤 의혹을 갖고 있었는지
(윤배) 한나경 요원이 수사하던 모든 자료는
감찰국으로 이첩해 검토해 봤습니다만
오 의원에 대한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설령 발견됐다 해도
신뢰할 수는 없을 겁니다, 대행님
한나경 요원
더 이상 국정원 요원 아니지 않습니까?
살인 사건의 피의자일 뿐입니다
(지원) 회사에서 선배를
명해준 살해 공범으로 지목했대요
[한숨 쉬며] 공사를 한 모양이에요
감찰국 직원들이
선배 집에서 탈륨을 발견했다고
[어이없는 숨소리]
정한모 선배는 함정을 파고
난 증거 조작인 거야?
(지원) 확실해졌네요
테러 조직과 공모한 사람이 우리 원에 있다는 거
우리 원에만 있다고 생각해, 서지원?
그럼...
이제야 알겠어
김준오 요원이 왜 그날 이후 죽은 사람으로 살아야만 했는지
국정원이든 아니면 그 위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던 거야
(지원) 테러 조직과 공모한 사람들 때문에요?
[나경의 힘겨운 숨소리]
(나경) 두려운 건
내가 누명을 쓴 게 아니야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우리 국민 250여 명이 목숨을 잃었어
[무거운 음악] 그런데 누가
왜 이런 무서운 짓을 저질렀는지
우린 아직 이 테러의 시작과 끝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는 거야
탈북 용병인 명해준
(나경) 자신이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허수아비에 불과했어
테러범들은 오영석을 국민 영웅으로 만들었고
별 이변이 없는 한
국방부 장관이 돼 행정부의 중심이 될 거야
그다음엔
그들이 뭘 원하는 걸까?
[한숨]
[불안한 숨소리]
상상이 돼?
(무진) 그 문제는 그렇게 하는 걸로
(수정) 네, 알겠습니다
(영진) 그, 보류했던
장관 임명식부터 거행하셔야 됩니다, 대행님
(주승) 대통령 선거를 위한 거국내각 아닙니까?
윤찬경 대표는 이미 출마 선언을 했고
강상구 시장 역시 출마 선언을 할 겁니다
더 미루시는 건 정치적으로나 행정적으로나
부담입니다
[세영이 테이블을 탁 짚는다] (세영) 임명식을 더 미룰
명분도, 이유도 없겠는데요
오영석 의원에 대한 의혹도
신빙성이 없다고 판명된 마당에
(준오) 오영석 의원의 생존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계획된 일이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오 의원이 테러 조직과 관련이 있단 말입니까?
그 사실을 밝히려던 사람들은 모두 함정에 빠지거나
위험에 처했습니다
(준오) 제가 대행님 앞에 이렇게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떨리는 숨소리]
아무도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대행님
(영진) 아, 그래서 말인데요
임명식 장소
청와대 대신에 국회 의사당 어떻습니까?
장관 임명식을 내일 국회 의사당에서 말입니까?
(영진) 예, 지금부터 부지런히 SNS 계정 통해서 홍보도 하고
그리고 임명식에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하는 겁니다
그래서 외부 가림막으로 가려 놨던
참사 현장을 재건 현장으로 공개하는 거죠
(남욱) 전 찬성입니다
시민들이 임명식에 참여하면
국정 운영을 함께 할 수 있다라는 그런 어떤
의미 부여도 할 수 있고
여론 반응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수정) 좋은데요?
한 번 지연된 임명식이라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져 줄지 걱정했었는데
거국내각 출범과 함께 새로운 시작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겠어요
(희경) 나쁘지 않네요
뭐, 경호처가 현장 통제하긴 어렵겠지만
[영진이 숨을 들이켠다]
(영진) 대행님
임명식은
그렇게 하는 걸로 하죠
[문이 탁 닫힌다] [영진의 한숨]
(영진) 대통령 선거일까지
앞으로 40일 남았습니다
선거에 입후보할 공무원은 적어도 30일 이전에
그러니까 앞으로 열흘 이내에
사퇴를 해야 한다는 뜻이죠
저는 대행님 대답을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대행님
[한숨]
우리 얘긴 다음에 하죠, 차 실장
예, 알겠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대한) 김준오 요원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습니다, 대행님
양진만 대통령께서는 남북 정상 간 대화를 시작한 지난 4월
NSC 특별 위원회를 구성해
청와대와 국회 의사당 그리고 울진, 고성 원자력 발전소에
테러와 국지전을 대비한 위협 평가 파일을 만드셨습니다
(무진) 공모자
청와대나 행정부 내부 인사가 아닐 수도 있어요
위협 평가 파일을 만든 실무자들 그리고
설계나 시공을 담당했던 사람들도 확인 가능합니까?
국회 의사당 랜선 공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공사 직후
이미 사고나 질병으로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두운 음악]
(대한) 1급 기밀 파일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 중
생존해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관묵) 무슨 일입니까, 박 대행?
기어이 북한이 도발이라도 한 겁니까?
왜 나 혼자입니까?
직접 옷을 벗긴 늙은 장수마저 불러들일 만큼
위급한 사태인 줄 알았는데
합참 의장님께 확인할 사실이 있습니다
[대한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입소리를 쩝 낸다]
국회 의사당 폭파 상황을 재구성한 겁니까?
나한테 확인할 게 뭡니까, 박 대행?
(무진) 합참 의장님께서도 잘 알고 계실 텐데요
테러와 국지전을 대비해 지난해
NSC 특별 추진 위원회에서 만든 파일입니다
작전 계획, OP 5015-18
국가 안보 1급 기밀 파일
[무거운 음악]
(무진) 그리고 테러가 일어난 지금
합참 의장님께선
이 1급 기밀 파일을 알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이십니다
아니요, 아니요
유일하게 OP 5015-18 파일을 보지 못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열람 권한이 제한됐으니까
(관묵) 파일이 완성된 바로 그날 국방부 장관은 내 비취인가
그러니까 비밀 취급 인가를 박탈해 버렸습니다
사실입니까?
나도 묻고 싶었소, 사실인지
(관묵) 군 최고 정보기관인 안보사 사령관의 비취인가를 취소한 건
아마 전례가 없는 일일 겁니다
그래서 더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요
OP 5015-18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
(무진) 국방부 장관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린 겁니까?
고인에게는 안된 말이지만
군복 벗고 공무원이 다 된 국방부 장관에게
그럴 만한 소신이나
권한이 있었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관묵) 장관직에 있었다면 잘 알잖아요
700으로 시작되는 전화번호가 얼마나 힘이 센지
국방부 장관
그 전화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합참 의장님의
비밀 취급 인가 박탈 명령
청와대였습니까?
난 그 사람들과는 대북관도, 안보관도
다른 사람이니까
[무거운 음악]
(관묵) 그래서
테러범에게 국가 안보 1급 기밀을 넘긴 이적 행위자가
우리 내부에 있다는 겁니까?
지금이라도 날
제자리로 돌려놔요, 박 대행
지금은 우리 군과 정보기관이 중심이 돼서
이적 행위자를 색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때입니다
테러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어요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박 대행?
[떨리는 숨소리]
[한숨]
오늘 하신 말씀
사실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합참 의장님을 자택 구금에 처합니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
(영진) 춘추관에서는 재건 현장에 대한 기획 기사나
시민들의 내각 출범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 반응을
좀 기사화하는 쪽으로 논의해 주세요
- (남욱) 예 - (영진) 예
(영진) 그렇게
[영진의 헛기침]
[남욱의 한숨]
(남욱) 아, 전 또 당부하실 말씀이 더 많으실 줄 알고요
예, 그래서 그 넓은 비서실장 집무실 놔두고
굳이 이 복작복작한 사무실로 들어오신 줄 알고
[휴대전화 진동음] [남욱이 살짝 웃는다]
(수정) 어, 대행님 호출이세요
(영진) 아...
(남욱) 응? 난 안 왔는데
내일 임명식 준비 때문인가?
(수정) 전 가 봐야겠어요
(영진) 나는 [영진의 헛기침]
곧
장관 후보자들 미팅 있어요
(남욱) 미팅...
(영진) 임명식 예행연습 때문에
근데 늦지 않게 끝날 겁니다
(수정) 저도 늦지 않게 끝날 거예요
(영진) 응
그럼 우리 셋이 치맥이라도 할까요?
(영진과 수정) 아니요
[경쾌한 음악]
아...
대행님 기다리시겠다
(영진) 약속 시간 다 됐어, 씨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랑 서로 상생 좀 하자는데
(남욱) 사람들이 협조를 안 해, 협조를
[파일을 탁 내려놓는다]
치맥이 싫은 거디 내가 싫은 거이 아이디?
[긴장되는 음악]
[수정의 한숨]
이 파일을
테러 조직에 넘긴 공모자가 있단 말씀이시죠?
(수정) 그것도 이 청와대에
오영석 의원은 테러 조직과 관련이 있지만
입증해 줄 한나경 요원은 명해준 살인범이 돼 있고
장관 임명식은
내일이네요
정수정 비서관의 도움이 필요해요
테러 당시
청와대에 없었던 사람은 지금으로선 우리 둘뿐이니까
- 제가 뭘 하면 될까요? - (무진) 이관묵
당시 안보사 사령관의
비밀 취급 권한을 박탈한 사람이 있어요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명령을 내린
청와대 인사부터 찾아야겠어요
통신 기록부터 확인하고 보고드릴게요
[심란한 숨소리]
대행님
(수정) 혹시
짐작 가는 사람이라도 있으세요?
전화 한 통화로
국방부 장관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
국가 안보 1급 기밀에도
접근이 자유로운 사람
양진만 대통령님
최측근이라는 말씀이시네요
(영진) 그래서 기획 재정부, 국방부 행정 안전부
부처 서열대로 임명장이 수여될 예정이고요
아... 그러면 됐죠, 뭐, 예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내일 임명식장에서 뵙겠습니다
(함께) 수고하셨습니다
(수교) 자리 확인 부탁드립니다
(함께) 예
[저마다 대화한다]
(후보자1) 아유, 실장님, 아이고
[영진과 후보자1이 대화한다]
[영진의 피곤한 신음]
(영석) 대행님께서는 이제
저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신 건가요?
민정 수석실 공직 기강 비서관의 재검증도 끝났고
또 의혹을 제기했던 한나경 요원은
이제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지 않습니까?
[영진이 입소리를 쩝 낸다]
(영진) 뭐, 저는 내일 뵙겠습니다
(영석) 얘기 들었습니다
차 실장이 서둘러서
임명식을 내일로 앞당겼다고 [의미심장한 음악]
임명식장도 청와대가 아닌
국회 의사당 재건 현장으로
[입소리를 쩝 낸다]
우리는 뭐, 다 각자 맡은 바 업무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오 의원님도, 저도
[멀어지는 발걸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대한) 대행님
김준오 요원 주변을 탐문하다... 보고드릴 사실이 있습니다
국정원 지윤배 차장이 말한 한나경 요원 약혼자 말입니다
기억납니다
이번 테러에서 희생자가 됐다는
네, 그 한나경 요원 약혼자가
김준오 요원이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준오) 죽은 사람입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그날
참사 현장에 있었습니다
(윤배) 약혼자가 이번 테러로 사망했습니다
신문 과정에서 명해준이 뻔뻔한 태도를 보이자 그만
(윤배) 극단적인 선택을 한 모양입니다
임명식 전에
오영석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가 가능할 수도 있겠어요
김준오 요원에게 연락하세요
한나경 요원의 행방을 알고 있는지
(대한) 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마우스 클릭음]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한나경 요원은?
(정보원) 예, 예, 예, 예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별일 없던데요?
씁, 오늘 외출도 안 하고 내내 집에만 있던데
아, 방금 가스 검침원 왔다 갔어요
가스 검침?
[의미심장한 음악] 정기 점검인가? 그 건물 전체가?
(정보원) 어...
잠깐만요
[한숨]
[마우스 클릭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정보원이 숨을 들이켠다]
[한숨 쉬며] 정기 점검 아닌 것 같은데요?
그 집만 가스 고장인가?
[불안한 숨소리]
[불안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대한) 김준오 요원이
경호처 직원들 눈을 피해 안가를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대행님
도대체 왜?
이 밤늦은 시간에 어딜 간 걸까요?
집에서 나와요, 지금 당장
집에 있으면 안 됩니다, 어서!
(지원) 누구세요?
글쎄, 누군지 먼저 밝히는 게 순서지 누구야, 너?
[다급한 숨소리]
(나경) 선배 맞죠?
[나경의 떨리는 숨소리]
나예요
어디예요, 지금?
[가스가 쉭 새어 나온다]
[버튼을 달칵거린다]
[버튼을 달칵거린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나경의 놀란 숨소리]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준오의 놀란 숨소리]
(주민1) 아까 우리 어떻게 알고 데리고 내려왔어요, 예?
어떻게 알았어요, 예?
어떻게 알았어요?
[차분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긴장되는 효과음]
[나경의 놀란 숨소리] [긴박한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기어 조작음]
[준오가 툭 쓰러진다]
(주민2) 어떡해, 어?
[준오의 힘겨운 신음]
- (주민2) 119? - (주민3) 아, 어떡해
[나경의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힘겨운 신음]
안 돼
안 돼...
[준오의 힘겨운 숨소리]
[나경이 울먹인다]
[준오가 손을 툭 떨군다]
[울먹이며] 안 돼
[흐느낀다]
안 돼, 가지 마
[통화 연결음]
[남자2의 한숨]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남자1이 속삭인다]
(김 실장) 시골에서 부모님이 닭을 좀 기르시는데
들쥐들이 자꾸 장난질을 해 대서요
덫을 놔 잡으시라고 했더니 덜컥 오소리가 잡혔다네요
손을 좀 봐야겠는데요?
(영석) 김 실장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내가
이번 테러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긴장되는 음악]
기적의 생존자에서
장관 자리에 앉게 됐다고
(김 실장) 언론이야 그렇게 생각하겠죠
지방의 무소속 국회 의원에서
단번에 대선 주자군이 되셨으니까
박무진 권한 대행이야말로
최대의 수혜자 아닙니까?
이번 테러로 단번에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됐으니까
(김 실장) 내일 임명식이 끝나면
가장 큰 수혜자는 의원님이 되실 겁니다
VIP께서도 그렇게 알고 계십니다
(수정) 작년 6월 20일경 국방부 장관실로 전화한
청와대 부실이 어디인지 알 수 있을까요?
수신처가 국방부 장관실이면 [마우스 클릭음]
748국이니까
아, 여기 있네요
[직원1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시스템 작동음]
(수정) 지난해 6월 20일 청와대 수발신 통화 목록입니다
그날 국방부 장관실로 전화를 건 청와대 내 회선은
단 하나뿐이었어요
비서실입니까?
그런데 대행님
(수정) 그 비서실 번호
당시 한주승 비서실장님과 차영진 선임 행정관이
같은 전화번호를 공유하고 있었다는데요
[무거운 음악] [놀란 숨소리]
한주승 실장님과 차영진 실장
테러 이후 지금까지 그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일해 온 분들이에요
그런데 왜...
[수정의 한숨]
믿어지세요, 대행님?
[놀란 숨소리]
부속실 정수정 비서관이 통화 내역을 알려 달라고 해서요
혹시 제가 실수한 건가요?
정수정 비서관이 요구한 통화 내역 날짜 어떻게 됩니까?
(직원1) 지난해 6월 20일이었어요
예, 감사합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무거운 음악]
[다이어리를 탁 덮는다]
(영진) 어?
끝났어요?
시간 많이 필요해요? 정리하고 나와요, 같이 갑시다
[수정의 난처한 신음]
(수정) 아무래도 오늘 안 되겠는데요
(영진) 아, 아직 안 끝났어요?
천천히 나와요, 기다릴게요
(수정) 아니, 아니요, 기다리지 말고 가요 피곤하니까
그러니까 내 말은 차 실장님이 피곤하다고요
내일 임명식도 있고 그래서
미안해요
기억하죠?
나 세 번은 안 권한다고 했어요 분명히
다음번엔 정수정 비서관이 먼저 말해요
치맥 하러 가자고
그럴게요
[영진이 벽을 탁탁 두드린다] (영진) 네
고생해요, 그러면
(대한) 김준오 요원이
사망했습니다
[어두운 음악]
김준오 요원 뒤를 쫓던 경호처 요원들 말로는
총성이 난 직후
차 한 대가 빠르게 도주했다고 합니다
[놀란 숨소리]
(대한) 탐문 결과
그 자리에 한나경 요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는데
저희 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습니다
[멀리서 개가 짖는다]
[지원의 한숨]
미안해요
(지원) 마지막 배웅도 못 하게 해서
김준오 요원도 원하지 않는 일일 거예요
선배가 위험해지는 건
[지원의 한숨]
배 안 고파요?
간식거리라도 사 올게요
혹시 모르니까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요
[차 문이 탁 닫힌다]
[애잔한 음악]
(준오) 미안하다, 나경아
네 앞에까지 나타날 수 없었던 내 무모한 선택을
지금은 너도 이해할 거라고 믿어
내내 후회했다
내가 널 위험에 빠트렸다는 생각에
다른 누구도 아닌
[나경의 힘겨운 숨소리] 내가 널
(준오) 그보다 더 후회하는 건
내가 너의 사수였던 모든 시간
[총성]
[나경이 숨을 후 내뱉는다]
(나경) 더는 안 되겠어요, 소질이 없어요, 전
122937, 한나경 요원
예
네
[준오의 한숨]
넌 앞으로 국가 정보원 요원의 이름으로
뭐든 다 할 수 있다
(준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법과 제도의 틀을 넘어서
대한민국에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 다
하지만 한 가지
절대로 할 수 없고 또 해서는 안 되는 게 있다
그건
안 된다는 말이다
[총성]
[총성]
[총성]
[준오가 탄창을 달그락 뺀다]
다시
[총성]
[총성]
[총성]
[나경의 가쁜 숨소리]
[나경의 가쁜 숨소리]
그건 직급과 상관없이 유효한 거죠?
[나경이 총을 철컥 장전한다]
국정원 요원이 절대로 할 수 없는 한 가지
[나경이 탄창을 달그락 뺀다]
안 된다는 말
그럼 선배도 마찬가지겠네요
(준오) 당연하지
우리 결혼할래요?
[애잔한 음악]
[나경이 피식 웃는다]
(준오) 내가 했던 모든 말은 잊어
(준오) 난 더 이상 네가 위험해지는 걸 지켜볼 수가 없어
이제부턴 내가 해
테러범을 잡는 일도
내부 공모자를 찾는 일도
넌 그동안 좀 쉬면서 날 기다리면 돼
(준오) 나경아
[흐느낀다] 우리
행복해지자
최선을 다해서
[나경이 오열한다]
김준오 요원 가족들에겐 연락을...
이미 법적으로는 사망 신고마저 끝난 상황이라서 말입니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김준오 요원
큰 희생을 치렀습니다
(무진) 그런데 난 이 자리에서
그 가족들에게 조전 한 장
조화 하나를 보낼 수가 없네요
[무진의 허탈한 숨소리]
[무거운 음악]
(무진) 아, 인사가 늦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책임을 다해 줘서
고맙습니다
헌신은
요원의 미덕이 아닙니다
의무입니다, 대행님
[웃음]
[힘겨운 숨소리]
방법을 찾아 주시겠습니까?
최대한 예우를 갖춰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매일 이렇게 퇴근 시간이 늦으신 겁니까?
무슨 일입니까? 이 시간에
이 시간에 퇴근하시는 실장님
귀찮게 좀 해 드려야겠습니다
(무진) 후회하고 있습니다
장관 임명식 청와대에서 할 걸 그랬습니다
(주승) 현장 준비 다 끝났다고 들었는데
뭐가 잘못된 겁니까?
[무진이 숨을 들이켠다]
테러범 배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왜 테러가 일어났는지
진실을 규명하는 일은 아직 시작조차 못 했습니다
(무진) 대한민국에선
테러는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전 내일이면 국회 의사당에서
여기는 이제 재건 현장이라고
웃으며 말하게 되겠죠
토끼가 용궁에 갈 땐
양지바른 곳에 간을 묻고 가죠
대한민국 정치인이 여의도에 갈 땐
뭐를 묻어 두고 가는지 압니까?
부끄러움
(주승) 박 대행은
아직 정치인 되려면 멀었습니다
테러 배후,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진) 왜 테러를 저질렀을까요, 뭘 위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상상이 되십니까?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박 대행?
누군가는 테러를 저지르고 [쓸쓸한 음악]
또 누군가는 그 테러를 막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존재일까요?
(무진) 같은 나라이긴 한 걸까요?
한 실장님께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그 질문에 대답할 의무
내가 아니라 박 대행에게 있을 텐데요
(주승) 지금 이 나라 최고 권력이자 결정권자
박 대행이니까요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박 대행?
[나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지원) 아, 잠 좀 자 두라니까
진짜 말 안 듣네요
어젯밤부터 그렇게 앉아서 지금까지
몇 시간째인 줄 알아요?
선배
찾았어, 서지원
어제 그 살해범
찾았어
[의미심장한 음악]
[나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나경) 이건 건물 관리실에서 받아 온 복도 CCTV 영상이야
어제 가스 점검하러 온 사람
[나경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청문회 날 교통사고 현장 영상에선 경찰로 위장한 여기 이 사람이랑
동일 인물이야
그럼 태익이랑 한패였네요? 김준오 요원 살해범...
잡을 수 있어, 태익만 찾으면
태익 정체만 알아내면 내가
내 손으로 잡을 수 있어
그렇지, 서지원?
(지원) 아니, 내가 뭐 틀린 말 했어요? 어제 봤잖아요
그 인간들 못 할 짓이 없는 놈들이라고요!
우리 둘만으로는 안 돼요 [나경의 한숨]
회사에 도움을 청하든 경찰을 부르든 해야 된다고요
날 명해준 살해범으로 만든 회사에 도움을 청해?
경찰엔 뭐라고 신고할까? 그 사람은...
이미 사망 신고도 끝난 사람이야
회사에 우릴 도와줄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서지원, 너도 이제 날 힘들어하는데 누가?
내가 누굴 믿을 수 있는데?
(지원) 걱정되니까 그렇잖아요 선배가 다칠까 봐!
(나경) 그 사람이 내 눈앞에서 죽었어
그것도 나 때문에 [무거운 음악]
나한테 지금보다 더 최악이 있다고 생각해?
아니요!
김준오 요원이 희생당한 건 선배 때문이 아니에요, 우리가
테러의 진실을 추적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 그러니까
(나경) 태익이든 누구든
내가 찾아낼 거야
내가
내 손으로 테러범들을 잡아서 꼭 법정에 세울 거야
그 사람이 헌신했던 이 나라가 대한민국이
그렇게 엉망은 아니란 걸 확인하고 싶어, 보여 주고 싶어
그래야 그 사람이 덜 억울하지
[지원의 한숨]
나도 좀 보여 줘요
정말 이 나라가 그렇게 엉망은 아닌 건지
한번 확인해 보자고요
타요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한모 처) 도와주세요, 우리 애 재민이 좀
구해 주세요
재민이 어머님?
[긴장되는 음악]
[한모 처가 울먹인다]
애 아빠가 자수만 하면
재민이 보내 주기로 약속했어요
[힘겨운 숨소리]
[직원2의 한숨]
(한모) 저기!
[직원2의 놀란 신음]
집에
전화 한 통만 하게 해 주십시오
[직원2의 한숨]
우리 아들애가 잘 있는지
걱정이 됩니다
[한모 처가 흐느낀다]
근데...
아, 아직 우리 애 안 보내 줘요
어떡해요, 우리 재민이
재민이 마지막으로 연락된 게 언제죠?
[훌쩍인다]
이틀 전에요
[가쁜 숨소리]
재민이 동영상 보내 줬어요
잘 있다고
(영상 속 재민) 나 아이스크림 좋아하는데
하나 더 먹어도 돼요?
[지원의 한숨] (지원) 애는 잘 있나 본데요, 다행히
[기차 알림음이 흘러나온다]
잠깐만
(지원) 왜요, 선배? 뭐가 있어요?
[무거운 음악]
태익이야
청와대 내 통화 내용요?
그건 왜요, 갑자기?
대행님 통화 내용도 다른 대통령님들처럼
녹취 상태로 대통령 기록관으로 가는 거 맞나 싶어서요
[희경이 펜을 탁 내려놓는다] 당연하죠
그럼 비서진들이 각 부처와 주고받은 통화 내용은요?
그것도 따로 녹취 상태로 보관되나요?
전 청와대 생활이 처음이라서
(희경) 당연히 녹취 상태로 보관하죠 보안상 중요하니까
하나도 안 빼놓고 다 보관해 둬요
정수정 비서관이 한 통화 내용도 전부 다
(수정) 네? 훼손됐다고요?
(직원1) 네, 지난번 청와대 해킹 사태 때 방화벽이 무너지면서
그 이전 음성 파일들이 훼손된 모양이에요
복구 안 될까요?
전산 팀이 노력은 해 보겠지만 시간이 좀 걸릴 텐데
부탁드립니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서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직원1) 복구되면 연락드릴게요
(영진) 전산실에 무슨 일입니까?
[어두운 음악]
정수정 비서관
별일 아니에요
(영진) 청와대에
비서실장인 내가 모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부속실 비서관은 그 사실을 보고하는 것조차도
거부하고 있고요
이거보다 더 큰 별일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대행님께서 독자적인 업무 맡기신 겁니까?
[입소리를 쩝 낸다]
[헛기침]
이 일은
임명식 끝나고 와서 다시 얘기하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니까
(영진) 정수정 비서관
지금 실수하고 있어요
업무적으로
또 인간적으로
[기차 알림음]
[나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영상 속 재민) 나 아이스크림 좋아하는데
(지원) 재민이가 앉아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영상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바로 여기예요
(영상 속 재민) 우아, 기차다
기찻길 건널목은
저기, 보이죠?
[의미심장한 음악]
2019년도에
(지원) 기찻길 근처 방앗간이 흔치 않아서 쉽게 찾을 수 있었어요
여기, 맞죠?
[나경의 한숨]
[나경의 한숨]
저, 선...
[남자2의 짜증 섞인 신음]
(남자2) 아, 아침부터 재수 없게 눈물이야, 이씨
(남자1) 야
[남자1이 입소리를 낸다]
(나경) 이 아이 본 적 있어요?
(가게 주인) 글쎄요, 워낙 드나드는 애들이 많아서요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남자2가 냉동고 문을 쓱 연다]
[긴박한 음악]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나경의 힘주는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총성]
[나경의 힘겨운 신음]
[놀란 숨소리] [남자2의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음악]
[나경의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남자2의 신음]
[무거운 음악]
[나경의 떨리는 숨소리]
[나경의 떨리는 숨소리]
(수정) 임명식 전까지 공모자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길 바랐는데
이대로 오영석 의원이 국방부 장관이 돼도 괜찮을까요?
국가 안보에 관한 모든 기밀 사항들은
미리 보안 등급을 조정해 뒀어요
국방부 장관이 함부로 열람할 수 없도록
한나경 요원을 찾아 주세요
국정원 감찰국보다 더 빨리
오 의원을 장관직에서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까
(대한) 네
[무진의 한숨]
큰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국군 통수권자인 내가 이 자리에 건재한 이상
오 의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
[긴장되는 음악]
(재학) 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감히 생각도 못 했습니다
(남자3) 소령님
아니
장관님은 저와 전우들의 명예이자 자부심입니다
전우들이 원하던 새로운 대한민국을
꼭 만들어 주십시오
(신영) 한 차례 지연됐던 거국내각의 장관 임명식이
오늘 국회 의사당 재건 현장에서 거행됩니다
국민들은 여야가 합의한 거국내각의 출범이
(TV 속 신영) 행정부 재건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호) 청와대 민정 팀에서 재검증한 결과
오영석 의원에 대한 의혹은 신빙성이 없는 걸로 판정이 났답니다
[TV 뉴스가 계속된다]
재밌네요
(찬경) 입법 기관 앞마당에서 행정부 국무 위원 임명식을 다 하고
(수호) '여야 합의로 만든 거국내각이다'
이걸 강조하고 싶었던 걸까요? 박 대행
[찬경의 한숨]
그림을 그린 건 차영진 비서실장이겠죠
참사 현장이 재건 현장으로 바뀐 것처럼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리더십은 박무진 권한 대행에게 있다
이런 그림인 거잖아?
네
이 정도면 이거
박 대행 사전 선거 운동 아닌가?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차분한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통령 권한 대행, 박무진입니다
(지원) 도어 록 키 맞고요
여의도에 있는 은산빌딩에서 일괄적으로 사용하는 키예요 [나경의 힘겨운 신음]
은산빌딩은 13층, 1306호
- 태익의 은신처일까요? - (나경) 여의도?
(나경) 여의도 어디?
(지원) 국회 의사당 인근인데요
450m쯤 되나?
[힘겨운 신음]
[나경의 힘겨운 숨소리] 오늘 장관 임명식
[의미심장한 음악]
국회 재건 현장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1306호 창문이 어느 쪽으로 나 있는지 확인해 봐
국회 방향인지, 한강 쪽인지
[지원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나경의 한숨]
국회 의사당 방향인데요, 선배
[나경의 초조한 숨소리]
450m면 충분한 사거리야 근접 저격이 가능한
[자동차 엔진 가속음]
[긴장되는 음악]
[도어 록 작동음]
[힘주는 신음]
[무거운 음악]
[조준경 조작음]
[경찰이 호루라기를 삑삑 분다]
[타이어 마찰음]
[사람들의 박수] (무진)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후보자2) 예
[휴대전화 진동음]
정수정입니다
통신실이에요, 통화 내역 녹취록이 복구돼서 연락드렸어요
파일 지금 받아 볼 수 있을까요?
2018년 6월 20일
비서실과 국방부 장관실 통화 녹취록 맞죠?
지금 전송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사람들의 박수]
[휴대전화 진동음]
(녹음 속 영진) 예, 국방부 장관님이십니까?
비서실 차영진 행정관입니다
OP 5015-18 파일에 대한 이관묵 안보사 사령관의 비취인가
박탈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맞는 책임을 다해 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준경 조작음]
(경호원) 거동 이상자 발견 [무전기 신호음]
[무전기 신호음] 총이다, 총
[총성]
[성난 신음]
[총성]
[무거운 음악]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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