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9
[긴장되는 음악] (단) 한편 익명의 청와대 내부 고발자는
이번 제보 문건을 통해
박무진 권한 대행과 관련된
(TV 속 단) 스캔들 자료 역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진만 내각을 공격한 게 아니야 목표는 박 대행이야
(영진) 대행님
혹시
짐작 가는 일 없으십니까?
공적인 업무 영역에서든 사적인 영역에서든
말씀해 주시면 지금은 수습이 가능합니다
우리 쪽에서 먼저 대응을 하면
최소한 사태가 커지는 일은 막을 수가 있으니까요
(TV 속 단) 또한 제보자는
박무진 권한 대행과 관련된 비위 사실 역시
언론을 통해 내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대행님
[영진의 한숨]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미안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생각나는 일이나
해명할 일이 없어요
없습니다
그럼 비서실에서는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대한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영진) 잠시만요
정수정 비서관 역시 마찬가지입니까?
뭐 짐작 가는 일이나 생각나는 일 없어요?
대행님 체면이나 명예 생각해서
정수정 비서관 혼자 어떻게 해 보겠다
이런 어리석은 생각 하는 거 아니면 말해요, 지금
대행님 내내 학교에만 계셨던 분이세요
제보자가 뭘 갖고 있는지 모르지만
차 실장님이 아는 기성 정치인들 스캔들하곤 다를 거예요
기성 정치인들이었다면 나는 걱정도 안 했을 겁니다
정치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나 아십니까?
하나뿐인 자기 자식이 사고로 무릎이 나가도
제발 군대 가게 해 달라고 병무청에 탄원서 쓰는 사람들입니다
아픈 자식을 군대에 밀어 넣는다고요?
[수정의 헛웃음]
선거에서 공격당할까 봐?
대한민국 선거에서 병역만큼 아킬레스건은 없으니까
훈련받은 정치인들은 그런 사람들입니다
다행이네요
내가 그런 집 딸이 아니라서
(영진) 예?
아니, 대행님 같은 정치 신인들은 [수정의 한숨]
아무리 본인이 단정하다고 해도
언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어요
모르겠어요?
나는 대행님을 지키고 싶은 겁니다
지키고 싶은 건
대선 주자 박무진의 지지율이겠죠
정권 재창출도, 대행님도
아직 포기 못 했으니까
[무진의 한숨]
(대한) 대행님
대통령 경호에 관한 법률 제9조에 이런 항목이 있습니다
'경호처 소속 공무원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선 안 된다'
저 규정 잘 지킵니다
대행님께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강대한 수행 부장
네
[의미심장한 음악]
(TV 속 앵커) 박무진 권한 대행의 스캔들이 향후 정국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각계의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리모컨 조작음]
(TV 속 단) 청와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TV 종료음]
[강연의 한숨]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비서실에선 연락 없었나요?
(은주) 아직은요 전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시완이 일찍 왔네?
배고프니?
엄마 옷부터 좀 갈아입고
(시완) 엄마는
알고 있지?
[문이 달칵 열린다]
(시진) 오빠, 이거 봐라, 나...
(은주) 시진아, 우리 들어가서 놀까? 가자, 응?
나한테 할 말
없어?
(세영) 대행님이 내외를 하시나
우리가 당신 사람들이 아니라서
아니, 그래도
차 실장한테는 말씀을 하셔야지 명색이 비서실장인데
(영진) 아, 못 미더울 만도 하죠, 뭐, 쯧
청와대 스태프 중에
그것도 민정실 특별 감찰반에서 내부 고발자가 있었다는 얘기인데
[세영의 기침]
특별 감찰반 내부 고발자 누군지 빨리 파악해 주세요
어떻게든 언론에 보도되는 거 막아야 되니까
[다가오는 발걸음]
(남욱) 대행님 스캔들 제보 내용을 알고 있다는 사람이 나타났는데요
- (세영) 아, 그래? - (남욱) 실장님 만나고 싶답니다
- (세영) 실장님 - (영진) 예
(세영) 가지
[한숨]
(영진) 뭡니까, 우 기자? [의미심장한 음악]
[신영의 한숨]
박 대행 스캔들요
(신영) 제보자가 내일 언론을 통해 공개한다고 했던
[영진의 한숨]
근데 아마 못 할 거예요
내가 먼저 단독으로 보도할 거니까
[한숨]
(시완) 이 사진 속에
나도 있는 거지?
엄마랑 같이
- 뭐? - (시완) 뉴스에서 말한 아빠 스캔들
(시완) 내 얘기 아니야?
아니야, 시완아
(강연) 이 사진은
너랑 관계없는 어른들 문제야
혼자 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너?
(시완) 나
애 아니야
나
아빠 아들
맞아?
당연하지
(강연) 이렇게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론 내리고
딱 네 아빠 빼닮았는데, 그럼
네가 누구 아들이겠어?
[강연의 헛웃음]
애건 어른이건, 이리 와
넌 엄마, 아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지
엄마가 너한테 거짓말하는 거 봤어?
[강연이 살짝 웃는다]
[강연이 시완을 탁탁 토닥인다] [강연이 숨을 들이켠다]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희경) 예
(수교) 어? 안녕하세요
(희경) 예, 그리 가겠습니다
(영진) 대행님
이거, 저... [문이 탁 닫힌다]
[영진의 한숨]
아이씨
[영진의 한숨]
이거, 이거 사실입니까?
자
이거는 시완 군의 출생증명서
그리고 이거는 여사님과 전남편의
결혼과 이혼 내용이 담긴 혼인 관계 증명서입니다
자, 여기 있는 서류대로
시완 군이
당시 미혼이셨던 대행님과
이미 혼인 상태였던 여사님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자 맞습니까?
여사님의 이혼 사유가 그러니까 평범했던 가정이 깨진 이유가
다른 누구도 아닌 대행님 때문입니까? 이게 지금, 이거 말도 안 되는...
이 상황 이거 사실입니까?
대행님
[무진의 한숨]
[펜을 탁 내려놓는다]
[무진이 테이블을 탁탁 두드린다]
[무진의 한숨]
사실
(무진) 맞습니다 [무거운 음악]
(지원) 선배 전화는 추적당할 거예요
아, 하나 더 있어요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자동차 시동음]
말했죠?
할부도 다 안 끝난 녀석이라고요 그러니까 이번엔 꼭
조심해서 타요
사람 놀라게 하지 말고
고맙다는 말 더는 안 할 거다, 서지원
쩝, 좀 하죠?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당분간은 너한테 도움받을 일밖에 없어
선배 노릇도 못 하고
말로 다 어떻게 갚아
[차 문을 탁 닫는다]
참, 교통사고 CCTV 영상부터 확보해 줘
몽타주 속 태익이랑 동일범이 맞는지 확인해야 되니까
그럴게요
바로 정한모 선배네로 간다고 했죠?
- (나경) 응 - (지원) 잠시만요
[휴대전화 조작음]
가족사진이에요, 필요할 것 같아서 [휴대전화 진동음]
[어두운 음악]
갑자기 자수를 한 데는 이유가 있을 거야, 분명히
[문이 달칵 열린다]
[초조한 숨소리]
(윤배) 단식 투쟁 하냐? 왜 식음을 전폐하고 그래, 이 친구야
[입소리를 쩝 낸다]
잠깐 카메라 좀 끕시다
녹취도 모니터도 하지 말고 딱 10분만
[버튼 조작음]
한모야
여기 이제 정말 우리 둘밖에 없다
나 봐, 인마
[한모의 한숨]
[윤배의 한숨]
알지?
탈륨
명해준 독살에 사용한
감찰국 애들이 이걸 찾아왔어, 어디서?
한나경네 집에서
[의미심장한 음악]
너랑 한나경이 공범이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거다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 겁니까?
저 혼자 한 겁니다, 저 혼자
언제? 어떻게!
[한숨]
(윤배) 넌 이 친구야
안보사에 있을 때 내내 한나경이랑 같이 있었어
한나경 본인도 인정한 사실이야, 그건
차장님, 차장님도 잘 아시잖아요 한나경은
한나경 요원은...
그런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닙니다
(윤배) 정황 증거에 거기다 물증이 말해 주고 있잖아
(한모) 아니요, 이거, 이거, 이거 뭔가 잘못된 거예요
이거 뭔가 잘못됐어요, 이거
[한숨 쉬며] 이거 함정에 빠진 겁니다 이거 확실해요, 이거
(윤배) 그래
한나경이도 너랑 똑같이 말하더라
넌 그럴 사람 아니라고 함정에 빠진 거라고
정말로 너희들 둘이 함정에 빠진 거라면
당신들 도와줄 사람은
이 세상에 나밖에 없어요 이 답답한 사람아
한나경이 성격 몰라?
너 구명하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러다 다쳐요
[한숨]
너희를 함정에 빠트린 놈들이 가만두겠어?
그래도 여기 우리 식구들이 보호하는 편이 낫지
한나경이 지금 어디 있을 거 같아?
생각해 봐
테러 이후의 한나경 모든 동선은 네가 제일 잘 알잖아, 정한모
[한모가 숨을 들이켠다]
잘 생각해 보고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라
그래도 내가 인마, 네 사수 아니냐?
[의미심장한 음악]
[바코드 인식음]
[긴장되는 음악]
[직원1의 한숨]
(직원2) 어?
(직원1) 씨...
[초조한 신음]
[한모 처의 다급한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한모 처가 훌쩍인다] [문이 탁 잠긴다]
[휴대전화 조작음]
[훌쩍인다] [통화 연결음]
우리 애 지금 어디 있어요?
[한모 처의 놀란 숨소리]
(한모 처) [울먹이며] 약속이 틀리잖아요, 약속이
[훌쩍인다]
제발, 제발 우리 재민이 집에 좀 보내 주세요
[무거운 음악]
그, 알레르기가 심한 아이예요
그냥 유제품이나 빵 잘못 먹으면
호흡 곤란 있을 수도 있어요
부탁드릴게요, 제발 부탁드릴게요 우리 재민이 좀 제발...
[통화 종료음]
여보세요?
[힘겨운 숨소리]
여보세요?
[괴로운 숨소리]
[한모 처가 흐느낀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한모 처가 훌쩍인다]
(나경) 아드님 때문이네요
정 선배가 자수한 건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한모 처가 문을 달칵 연다]
대테러 센터 한나경 요원이에요
누구죠? 아드님을 납치한 사람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네요
(나경) 협조해 주세요, 사모님
아드님을 찾고 남편분 무죄를 구명하는 데
제가 도움이 되고 싶어요 [물이 졸졸 흘러나온다]
아이가 언제 납치된 거죠? 연락은...
(한모 처) 난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내가 바라는 건
다시 전처럼 우리 가족이 아무 일 없이 사는 것뿐이에요
[한모 처의 놀란 신음]
[긴박한 음악]
저기 한나경 있어요
(직원3) 한나경, 거기 서, 거기 서!
(직원1) 한나경!
[소란스럽게 싸운다]
[직원들의 힘겨운 신음]
[긴박한 음악]
[자동차 시동음]
[타이어 마찰음]
[버튼 조작음] 서지원
정한모 선배 집 주변 CCTV 영상부터 확보해야겠다
선배 아들한테 무슨 문제가 생긴 건지 알아내야겠어
아들 문제 맞지, 어?
[수교가 입소리를 쩝 낸다]
[수교의 한숨] (남욱) 알지? 같이 있었다면서
다 들었다면서? 대행님 스캔들 [수교의 난처한 숨소리]
비서실장님께 물어보세요, 나 말고
(남욱) 나라 잃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한테? 사람이 왜 이렇게 잔인해?
- 아... - (남욱) 생각해 봐
제보자는 내일 언론에 공개한다 그러지
우신영이는 단독 한번 내겠다고 부릉부릉 시동 걸고 난리라고
(수교) 그러니까
아, 몰라, 몰라, 아, 몰라요 아, 몰라, 몰라
(남욱) 기자들의 집중포화 상대는 나야, 어?
내래 방탄소년단이야?
뭘 알고는 있어야 최소한의 준비를 하든
장렬히 전사를 하든
할 거 아니냐고요, 응?
[수교의 한숨]
[수교가 속삭인다] [의미심장한 음악]
(세영) 네, 응
김남욱 대변인
알고 있지?
우신영 기자가 뭐래? 대행님 스캔들
아니, 차 실장은
제보자가 언론에 공개하기 전에 내부자를 색출하라는데
알잖아
사안별로 정보 취급 권한이 다르다는 걸
아니, 스캔들 내용을 알면
내부 고발자를 훨씬 빨리 찾을 거 아니야?
[남욱의 한숨]
[큰 목소리로] 아, 안 그래?
나는 알아야지
(남욱) 그럼 민정 수석님만 알고 계시는 겁니다
[직원들이 대화한다]
(세영) 응?
[어색한 웃음]
'굿 애프터눈'
응?
실장님께선 알고 계셔야 될 것 같아서요
(희경) 비서실에서 언론 보도는 막을 수 있겠죠?
실장님?
(주승) 어...
쉽지는 않겠군
네?
정치인 출신도 아닌 박 대행이
단번에 대선 주자 1위가 됐어 왠 줄 아나?
(희경) 그거야...
테러 이후 정국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어서
(주승) 도덕성
[의미심장한 음악]
우리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늘 요구를 하지만
단 한 번도 만족할 수 없었던 그 도덕성을
박 대행에게서 찾은 거야
[멋쩍은 신음]
해임 사실을 고백할 만큼
청렴하고 투명한
게다가
새로운 정치인
하긴 네티즌들
박무진 권한 대행을 '파파미'라고 부르고 있어요
(희경) 파도 파도 미담뿐이라고요
(주승) 파파미 박 대행에게 스캔들이라니
언론이 놓칠 리가 있나
(희경) 훨씬 더 치명적이겠죠? 기성 정치인들보다
그래서 양날의 검이야 정치인에게 도덕성은
씁, 기대치를
너무 높여 놨어, 박 대행
그러니까 애들 아빠, 남편이
아니, 권한 대행...
[강연의 한숨]
김 비서관님, 이럴 때 제가
어떤 호칭을 써야 맞는 거죠?
여사님 편하실 대로요
[강연의 멋쩍은 웃음]
그래요
그럼
모든 사실을 다 인정했단 말인가요?
(은주) 네
당시에 유부녀였던 여사님과의 불륜으로
혼외자인 시완 군을 낳고
전남편과 이혼하게 만든
가정 파괴범이라는 사실 전부를
[쓸쓸한 음악]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강연) 제가
지금 좀 만날 수 있나요?
(영진) 아니
여사님께서 절 찾아오실 거라고 생각을 못 했습니다
앉으시죠
김은주 비서관이 말해 줬어요
(강연) 비서실장은 권한 대행을 지켜 주는
그러니까...
정치적 경호실장 같은 역할을 한다고요
무슨 일이십니까?
사실이 아니에요
차 실장님이 알고 계신 건
사실이
아니에요
(무진) 씁, 사실이 아닙니다
나성전자와 노동자들의 질병이
반도체 공장에서 나온 화학 물질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어요
[강연의 헛웃음]
어느 쪽이에요?
네?
나성전자에서 연구비 받기로 했어요?
아니면 취업 알선?
[헛웃음]
내 얘기가 아닙니다
데이터가 한 얘기죠 더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물어보시죠
[무진이 서류를 쓱 넘긴다]
[무진의 못마땅한 신음]
[무진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숨] [마우스 클릭음]
도와줘요
산재 판정 받을 수 있도록
제대로 얘기하게 만들면 되잖아요
지금 실험 결과를 훼손하고 데이터를 왜곡해 달라는 말입니까?
[헛웃음]
큰일 날 사람이네, 아이고, 참
(무진) 위험한 사람이야
결론적으로 좋은 일이잖아요
처음 설정값이 잘못된 실험은 결국 실패한 연구일 뿐입니다
결론적으로 좋은 일 같은 건 나한텐 없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답답하다고 안 해요?
사람들이
(무진) 무례하다고는 안 합니까?
지난 5년간 [마우스 클릭음]
[무진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폐암, 신장암, 루푸스, 백혈병으로
산재를 신청한 사람들이 100명이에요
[무거운 음악] (강연) 그중 60명은
이미 목숨을 잃었죠
그런데도 인과 관계가 없다고요?
그걸 믿으라고요? [마우스 클릭음]
제가 무례한가요?
누구 잘못인지 뻔히 알면서 데이터나 들먹이는 선생님보다
[강연의 헛웃음] 제가 더요?
[무진이 책장을 사락 넘긴다]
[한숨 쉬며] 선생님이 도와주지 않으셔도 돼요
난 포기 못 하니까
[한숨]
[강연의 힘주는 신음]
[강연의 비명]
[강연의 짜증 섞인 신음]
[무진의 한숨]
(무진) 사람들이 성격 급하다고는 안 해요?
재판을 포기하라고는 안 했어요
아픈 사람들이 산재로 인정받고
보상받으면 원하는 좋은 결론 아닌가요?
나라면 근로 복지 공단과
산업 재해 보상법을 상대로 싸울 겁니다
병을 키운 건 나성전자지만
그 병을 산재로 인정해 주지 않은 건 우리 정부니까
[무진의 힘주는 신음]
[잔잔한 음악]
(대법관) 산업 재해 보상법에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 관계는
의학적, 자연 과학적 증명뿐만 아니라
법적, 규범적 관점에서 인과 관계가 증명된다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산업 재해로 인정한다
- (여자1) 아유, 감사합니다 - (여자2) 아이고, 아이고
(여자1) 아유, 감사합니다, 아유, 수고하셨어요
(여자2)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남자1) 아유, 고맙습니다
- (남자2) 수고하셨어요 - (여자1) 아유, 감사합니다
(여자3) 저희 살려 주신 거나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이 연신 감사 인사를 한다]
[새가 짹짹 지저귄다]
(무진) 반성문이라도 쓰는 얼굴이네요
누가 보면 패소한 줄 알겠어요
최 변호사님이 이겼어요, 항소심까지
누구보다도 열심히 싸워서
문효정 씨는
전신 경화증을 앓고 있어요
딸아이를 낳고도
한 번도 안아 보지 못했대요
[한숨]
재판에서는 이겼지만
앞으로도 아이를 안아 볼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런데도
우리가 이긴 게 맞아요?
그래도
이겼다고 생각해요, 난
[부드러운 음악]
(무진) 저분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나성전자도 세상 사람들도 다 알게 됐잖아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왔네요
저도 혼자는 아니었나 봐요
[살짝 웃는다]
밥 같이 먹을래요?
재판 이긴 턱이라면 좋아요
대신 제가 사는 거예요
뭐, 이유가 중요합니까? 우리가 같이 밥 먹는 데
저한테는요
[휴대전화 진동음]
(강연) 아, 잠시만요, 잠시만요 [무진의 헛기침]
어, 아들
시완아, 엄마야, 엄마
[강연의 웃음]
이모님, 저예요, 지금 들어가요
네, 감사합니다
네
(무진) 아들이 계셨네요, 아니
있었네요
결혼하신 줄 몰랐습니다
(강연) 이혼도 했는걸요?
이제 아시겠죠?
밥 먹는 이유가
저한테는 왜 중요했는지
(무진) 그럼
밥 말고 데이트할까요?
[잔잔한 음악]
데이트합시다, 우리
[피식 웃는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무진의 헛기침]
(영진) 대행님 기사
제보자도, 우신영 기자도 쓰지 못할 겁니다
청와대가 언론보다 먼저 공개하는 겁니다
제보자보다, 우신영 기자보다 빨리 그리고 사실대로요
사실대로라면...
여사님께서 저 만나러 오셨습니다
차 실장을 왜...
아이참, 그거 왜 저한테 말씀을 안 하신 겁니까?
(영진) 자 [영진의 헛기침]
이런 겁니다
시완 군이 사실은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다
친부에게 부정당했던 시완 군과 여사님이었지만
극적으로 대행님을 만났고
당시 미혼이셨던 대행님은 가족의 반대와
세상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을 사랑으로... [무진의 한숨]
- (무진) 차 실장 - (영진) 대행님
(영진) 대행님의 가족사는 스캔들이 아닙니다
또 다른 미담이죠
[무거운 음악]
(강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김 비서관님은 저한테
비서실장 같은 분이니까
청와대에 오고 나서
그 사람이랑 헤어지고 처음으로 연락이 왔어요
금전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우리 시완이를
[헛웃음]
내가...
불륜으로 낳은 혼외자로
세상에 폭로하겠다고요
(영진) 시완 군의 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 결과만 있으면 돼요
언론에서 뭐라고 떠들든 간에 모든 논란을 종식시킬 수가 있습니다
우리 애한테
유전자 검사를 받게 하자는 겁니까?
생물학적 친부가 밝혀져야
대행님이 불륜남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가 있으니까요
이게 스캔들이 미담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입니다
(영진) 대행님, 이거 충분히 해 볼 만한 모험인데요
장관 임명식 지연으로 주춤했던 지지율도 반등할 겁니다
난 반대입니다, 차 실장
(영진) 유감스럽게도 내부 고발자든 우신영 기자든
이제 대행님의 가족사가 공개되는 건 불가피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둘 중 하나죠
스캔들, 아니면 미담
대행님께서 반대하신다면
대한민국 행정부 최고 수반은
불륜남과 혼외자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는 겁니다
감수하죠
아들애가
세상 사람들 앞에서 내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게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영진) 대행님, 대행님, 제발 지금 가족이 아니고 정치를 생각하십시오
(무진) 행정부의 수반으로! [영진의 한숨]
권한 대행직을 성실히 수행하는 일과
내 가족의 과거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 (무진) 아닙니까? - (영진) 언론, 언론과 야당은
(영진) 대행님과 청와대의 도덕성을 매일같이 공격할 겁니다
정책이나 비전을 공격하는 거보다 그게 훨씬 더 쉽고 선명한 명분이니까
대행님, 국민들이 도덕성에 낙인이 찍힌 정부를
얼마나 신뢰를 하고 지지를 해 줄 것 같습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도덕성 있는 정부의 선택입니까?
난
(무진) 이 자리를 받아들였다지만 우리 애는 [영진의 한숨]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한숨]
[숨을 들이켠다]
끝까지 반대하실 생각입니까?
시완 군은
좋은 아버지를 만났네요
[영진이 입소리를 쩝 낸다]
대행님 말씀이 맞습니다
[영진의 헛기침]
대행님은 이길 수 있는
승산 있는 대선 주자는 되지 못하실 겁니다, 응
(영진) 지금 계시는 그 자리는
좋은 사람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니까요
[성난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무진의 거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수정) 대행님 허락하셨어요?
청와대가 우신영 기자보다 먼저 발표하려면
내일 오전보다는 늦게라도 오늘이 낫겠죠?
저 춘추관에 연락할게요
(영진) 아이, 그럴 필요 없어요
(수정) 네?
[한숨 쉬며] 대행님께서 반대하시네
차 실장님 생각은요?
대행님 뜻대로 해야죠
그 말
차 실장님이 대행님을 포기했다는 뜻이에요?
[무거운 음악]
[주승의 한숨]
말이 되나?
차 실장마저 손 놓고 언론이 공개하겠다는 걸 기다리겠다니
그래서 한 실장님께 보고드리는 거예요
자네는?
(수정) 네?
(주승) 정수정 비서관
지금 청와대 부속실에서 해야 할 일은
단지 보고가 아닙니다
[숨을 후 내뱉는다]
[통화 대기음] [버튼 조작음]
[통화 연결음]
어, 지금 대행님 어디 계신가?
[주승이 수화기를 탁 내려놓는다]
[무진이 책장을 사락 넘긴다]
[주승의 한숨]
(주승) 지금부터 이 책들을 다 독파하고
박 대행이 직접 언론들을 상대할 생각입니까?
[무진이 책을 탁 덮는다]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피해
숨어 있고 싶은 겁니까? 박 대행이 가장 익숙한 곳에서
시간이 없어요, 박 대행
내일 아침이면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을 겁니다
실장님, 아십니까?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전 매번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지금처럼
제가 받아들일 수 없는 하나
(무진) 그리고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또 하나
[주승의 한숨]
차악을 선택하는 일이
정치니까요
나는 그동안 박 대행이
그 선택을 잘해 왔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까지 일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뭡니까?
[아련한 음악]
[어린 시완이 엉엉 운다] (무진) 시완아, 아유, 시완아
- (무진) 시완아, 엄마 저기 있잖아 - (어린 시완) 엄마
(무진) 시완아, 아저씨 봐 봐, 아저씨 봐 봐
- (어린 시완) 엄마, 엄마! - (무진) 시완아, 시완아...
- 아유, 주세요 - (어린 시완) 엄마 [무진의 당황한 신음]
[어린 시완이 엉엉 운다] (강연) 어, 울지 마, 울지 마, 울지 마, 어유
- (강연) 어, 엄마가 잘못했어 - (무진) 어
[강연이 숨을 들이켠다]
(강연) 시완이
당신 때문이 아니에요
애 아빠 때문이지
[퍽 소리가 난다]
(강연) 우리 시완이한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일걸요?
어른 남자
나
약속했어요
더는 시완이한테
상처를 주지 않겠다고요
(무진) 네, 강연 씨
이모님 지금 막 가셨어요 오고 있어요?
(강연) 아휴, 어쩌죠?
재판 준비가 아직 안 끝나서
30분은 더 있어야 될 텐데
괜찮겠어요?
시완이는 걱정하지 말고요 천천히 와요
[무진이 살짝 웃는다]
[입바람을 후후 분다]
[쨍그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린 시완의 울음]
[놀란 숨소리]
[어린 시완이 엉엉 운다] [무진의 다급한 숨소리]
(무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선생님, 선생님! 우리 애
[의사의 놀란 신음] (무진) 우리 애 얼굴이 찢어졌어요...
(의사) 아이고, 아프겠다, 잠깐만 잠깐 선생님이 좀 볼게
아이고 [무진의 안쓰러운 신음]
- (의사) 좀 찢어졌네, 예 - (무진) 예?
(의사) 괜찮으니까 일단 접수부터 좀 해 주세요
- (무진) 빨리빨리 - (의사) 예
- (간호사1) 아이 이름이 뭔가요? - (어린 시완) 엄마
[어린 시완이 엉엉 운다] (간호사2) 시완아, 누워 보자, 아유
- (간호사2) 누워 보자 - (무진) 시완아, 일단 누워 보자
(무진) 눕자 [어린 시완이 엉엉 운다]
(의사) 안 되겠다 그냥 아빠가 안고 계셔야겠네
(무진) 네?
안고 계시라고요, 아빠가
아...
[잔잔한 음악] (의사) 자, 어디 보자
- (의사) 아이고, 아파요? - (어린 시완) 엄마!
- (의사) 자, 어디 보자, 잠깐만 - (어린 시완) 안 돼!
(의사) 아팠어? 아이고, 자
[힘겨운 숨소리]
(어린 시완) 엄마!
(의사) 자...
[다급한 숨소리]
[놀란 숨소리]
[가쁜 숨소리]
(강연) 무진 씨
강연 씨
[무진의 한숨] [강연의 안도하는 숨소리]
(무진) 걱정 많이 했죠?
어머
[무진이 살짝 웃는다]
아...
아
[멋쩍은 숨소리]
[무진의 긴장한 숨소리]
시완이한테 더는 상처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했죠?
그 약속
내가 지키게 해 줄래요?
[강연이 살짝 웃는다]
(무진) 약속했습니다
더는 상처 주지 않겠다고
한참 예민한 아들애
우주가 무너지는 심정일 겁니다
세상의 박수를 받자고 자식을
지옥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겁니까?
정치는 그렇게 하는 건가요?
- (기자1) 대표님 - (기자2) 여기도 좀 봐 주세요
(찬경) 많이 먹어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3) 대표님, 여기 좀 봐 주세요, 자
- (의원1) 맛있게 먹어 - (기자2) 여기 좀 봐 주세요
(기자4) 대표님, 이쪽도요, 이쪽도요
[무거운 음악] (의원2) 천하장사 되겠네, 맛있게 먹어
(학생1) 고맙습니다
- (찬경) 소시지 좋아해? - (학생2) 네
(찬경) 응, 많이 먹어요
- (의원1) 자 - (의원3) 많이 먹어
[기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찬경) 아이고, 우리 친구는 많이 먹고 키 커야 되겠다
(수호) 오늘 오후 대표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라이브 방송을
각종 SNS와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찬경)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꼭꼭 씹어 먹어요
(의원3) 내일부터 대표님 지지도가
박 대행을 꺾는 골든 크로스가 일어날 거라고
다들 전망하던데요?
출마 선언에 따른 컨벤션 효과예요, 일시적인
(수호) 하지만 대표님
박 대행 지지도가 하락세로 돌아선 건 처음입니다
장관 임명이 지연된 여파가
크긴 큰 모양인데요
(의원3) 쐐기를 박아 버리죠
박 대행, 대선은 감히 엄두도 못 내게
그 스캔들 말입니다
제가 청와대에서 들은 얘기가 있어서요
(찬경)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박 대행을 스캔들로 공격하라고요?
간통죄도 사라진 대한민국에서요?
(의원3) 2040 젊은 여성 유권자에겐
아주 치명적인 스캔들입니다
박 대행 지지율이 가장 높은 계층 아닙니까?
게다가 대표님
표밭이기도 하고요
민 의원, 아이들 학교 몇 번이나 가 봤어요?
- (의원3) 예? - 운동회, 입학식, 졸업식
(찬경) 어린이날 행사
난 한 번도 못 가 봤어요
아유, 지역구 행사 다니느라 엄두도 못 냈죠
그래요 남의 자식 등 뒤에서 박수 치느라
내 자식 외롭게 만들면서 그렇게 해 온 정치예요
그런데 온 국민이
남의 집 이불 속만 궁금해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어요?
난 그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는 게 아니에요
[긴장되는 음악]
[한숨]
[수정이 식판을 탁 내려놓는다]
[수정이 의자를 드르륵 뺀다]
(수정) 윤찬경 대표
오늘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한다면서요?
인지도로나 경력으로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네요
이렇게 정권 교체 수순으로 가나 봐요
[숟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모르는 거죠
(희경)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는 아직 대행님이시니까
대행님으로는 힘들죠
(수정) 훈련받은 기성 정치인도 아닌 데다
민 비서관님 말대로 무소속이시잖아요, 대행님
(희경) 국이 좀 짜네, 오늘
[헛기침]
윤찬경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대북 강경 노선으로 돌아서겠죠
(수정) 그럼 양진만 대통령님이 그렇게 염원하던 평화 협정도
다 수포로 돌아가겠네요
[영진의 헛기침]
(영진) 많이 드세요
오늘따라 왜 이래요? 정수정 비서관 사람 밥도 못 먹게
저 지금 부속실 업무 수행 중인데요
(희경) 예? [익살스러운 음악]
제가 좀 알거든요
비서실장님을 움직이는 방법
(세영) 아
강상구 시장한테 좀 가 봐야겠어요 차 실장
(영진) 왜요?
(세영) 강 시장, 김단 보도국장이랑 막역한 사이잖아요
(영진) 예
그쪽으로 대행님 스캔들 들은 모양인데?
아니야
이번엔 나 진짜 아니라고
쩝, 상관없어요
(영진) 어차피 내일이면 뭐 5천만 국민이 다 알게 될 텐데요, 뭐
(세영) 아, 차 실장, 진짜 괜찮겠어요?
강 시장이 주중에 출마 선언을 하면서
박 대행 도덕성에 대해서
불신임 운동을 하겠다는데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닫힌다]
(상구) 어서 와요, 차 실장
청와대와 시청이 참 가깝고도 먼 거리예요
대행님 스캔들로 대통령 선거 운동 시작하시면
(영진) 아마 그 길이 더 멀어지게 될 겁니다
우리 당 지지자들 집안싸움 제일 싫어하는 거
잘 아시지 않습니까?
[상구가 입소리를 쩝 낸다]
(상구) 서울 시장 3선?
결국 난 지역구예요
전국구가 되려면 별수 있나
지지율 1위, 박 대행을 때려야지
[헛웃음]
(영진) 그래서 장관 임명식이 지연된 지금 상황을
매일같이 SNS에서
공개적으로 이렇게 비난하고 계신 겁니까?
'행정 무능아 박퇴행' '행정 테러리스트 박무능'
갈수록 점점 더 듣기 고약한 막말로 레벨 업 하시면서
막말?
(상구) 노, 노, 노
사이다 발언은 내 콘텐츠입니다 차 실장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그럼 시장님의 콘텐츠는 대행님에 대한 비난 말고는
또 뭐가 더 있습니까?
(상구) 차 실장이 나를 한번 만들어 보는 건 어때요?
[의미심장한 음악] 안세영 수석이 그러더군
박 대행을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로 만든 건
다 차 실장의 공이라고
내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때
차 실장이 옆에 있어 주면 좋겠는데
양진만 정권의 후계자
그림 좋잖아?
막말이 콘텐츠고 전략이라고 하셨습니까?
정치는
시끄럽고 추하고
권력 싸움에나 열중한다는 정치 혐오를
시장님의 막말이 부추긴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습니까?
이거는 이기는 전략이 아닙니다 다 같이 죽는 전략이지
(상구) 우물에 침을 너무 독하게 뱉고 가시네, 차 실장
십 리도 못 가고 발병 나서 돌아오면 다시 마셔야 할 텐데
후보 등록일까지 열흘 남짓 남았어
콘텐츠라고는 생존자라는 사실밖에 없는 박 대행은
내일이면 스캔들로
도덕성마저 흠집이 날 거고
당신은 날
다시 찾아올 수밖에 없어
(사람들) 윤찬경, 윤찬경!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윤찬경, 윤찬경!
윤찬경, 윤찬경, 윤찬경!
(찬경) 저는 오늘 이곳 전쟁 기념관에서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을 선언합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TV 속 사람들) 윤찬경, 윤찬경!
(TV 속 찬경) 우리는 이제 깨달았습니다
참혹한 희생을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평화는 감히 정치권의 야합과 거래로 살 수 없다는 것을
[TV 속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세영의 웃음]
(세영) 출마 선언을 전쟁 기념관에서 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네
(희경) 오영석 의원 영입 실패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이죠
국방, 안보에 취약할 거라는 편견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TV 속 찬경) 선진공화당은 평화를 구걸하지 않겠습니다
윤찬경은 국가 안보를 거래하지 않겠습니다
[한숨]
(기자5) 청와대의 장관 임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어, 박무진 권한 대행의 위기관리 능력
행정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요, 그 반대입니다
(TV 속 찬경) 우리는 누구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정부도, 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선 작업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인정하는 용기는
모두에게 주어지는 미덕이 아닙니다
박 대행에겐 그런 용기가 있었을 뿐입니다
박무진 권한 대행이
(TV 속 찬경) 저의 가장 강력한 정적인 건 사실입니다
테러 이후 국정을 기대 이상 안정적으로 잘 이끌었으니까요
힘든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박무진 대행에게
진심 어린 지지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TV 속 찬경) 이제 우리가 박무진 대행에게 선물을 줄 차례입니다
임기를 마친 박 대행이 학교로 돌아가
편안한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게 해 줍시다
그때 대한민국엔 대통령 윤찬경이 있기 때문입니다!
[TV 속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수교의 한숨]
(수교) 윤 대표 진심 아니죠? [TV 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아니, 탄핵하자 할 때는 언제고?
아휴
나, 나 레드 선 한 번만 해 줘 봐 봐 지금 윤 대표 진심으로 보여
[희경의 헛웃음]
[수정의 한숨]
(수정) 열흘 안에
상대할 만한 후보 찾을 수 있겠어요?
대행님을 포기하더니 이번엔
정권 교체까지 포기한 얼굴이네요
[무거운 음악]
[수정의 한숨]
(수정) 청와대 부속실은
비서실의 비서실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전 역부족인가 봐요
이대로 내일이면 대행님은 스캔들을 감수하셔야 하고
차 실장이 꿈꿔 왔던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한 현실이 되겠지
[풀벌레 울음]
(강연) 얘기 들었어
비서실에서
시완이 친자 확인 검사 받자고 했다면서?
당신한테
꼭 필요한 일이야?
내가 알아서 해
[서류를 쓱 넘긴다]
[한숨]
이 일에 당신까지 나설 필요는 없었어
[살짝 웃는다]
우리 때문에 당신이
억울한 비난을 받게 될까 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 난
그 '우리'에
난 없는 거야?
내가 차 실장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묻는 거야?
난 시완이를
그런 인간의 아들로 단 하루도
살게 할 수가 없어
내 아들이니까
[잔잔한 음악]
(무진) 무엇보다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시완이가
자기 잘못도 아닌 일로 전전긍긍하면서
온 세상의 눈치를 보게 만들지는 않아
지금 당신처럼
[한숨]
[새가 짹짹 지저귄다]
"인수문"
[수교의 가쁜 숨소리] (수교) 저기, 대행님 안에 계시죠?
- (수교) 대행님! - (강연) 아이고, 이뻐라, 응?
[수교의 다급한 신음] (수교) 아, 저...
대행님, 지금 뉴스에서 여사님 뉴스가
어, TV 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대행님, 아휴
(무진) 박수교 행정관
- (무진) 박수교 행정관 - (수교) 예
[한숨]
집무실에서 보고받는 걸로 하죠
(수교) 아니, 지금 켜 보셔야...
시완이는 얼른 밥 먹고
[수교의 당황한 숨소리]
아...
아이, 켜 보셔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보고는 집무실이죠
(수교) 저, 대행님
[TV 전원음] 지금 뉴스에서
[TV에서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 (수교) 여사님을 우신영 기자... - 응? 엄마다
(수교) 엄마가... '엄마가'?
야, 시진아, 시...
(TV 속 신영) 박무진 권한 대행의 배우자
최강연 여사의 패션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이른바 워킹 맘이 청와대 관저에 입성한 일은
최강연 여사가 처음입니다
삼사십 대 직장 여성들은
그녀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패션에 공감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강연) 아니, 저 사진들은 누가 다...
(은주) 여사님 패션은 정치적 메시지니까요
스캔들 따위보다
더 많은 의미가 부여될 수 있죠
[무진의 한숨]
할 말 있으면 하세요
시완이 너
아빠가 준 연고 잘 바르고 있어?
(무진) 말했지? 남자는 얼굴이 생명이라고
언제 적 얘길, 다 아물었어요, 상처
봐요
봐야 뭐, 잘생겼지
[피식 웃는다]
나
아빠 아들이잖아요
[차분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놀란 숨소리] [숟가락을 쟁그랑 내려놓는다]
[떨리는 숨소리]
(희경) 대행님 스캔들 기사 김남욱 대변인이 막은 거예요?
[남욱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 (남욱) 그럴 리가요 - (희경) 응?
우 기자, 그 독종 막을 사람 청와대에, 응?
한 명밖에 더 있겠습니까?
(희경) 응?
그 한 사람이
아직 대행님을 포기 못 했나 본데요?
[살짝 웃는다]
[무거운 음악]
(영진)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지금 어떻게 하면 되는 건지
[한숨]
윤찬경 대표
대항마가 없습니다
박무진 권한 대행 말고는
[스위치를 탁 누른다]
(주승) 말했지 않나
난 박 대행은
반대라고
실장님
[주승의 힘주는 신음]
(영진) 실장님
실장님!
[피식 웃는다]
(주승) 나라면
지금은 지지율보다
후보의 마음을 얻겠네
정말 내가
확신할 수 있는 후보라면
자네
자신 있나?
박 대행에 대한 확신이
있어?
(무진) 미 환경청의 대기 오염도 조사 결과는
계산에 오류가 좀 있는데요
제 계산으로는...
[무진의 당황한 신음]
(주승) 이렇게
[휴대전화 조작음]
권한 대행의 공식 일정을 시작하신 겁니다, 박 대행
(무진)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건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 아닌가요?
오늘 우린 그 일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아직 기회가 있어요
[차분한 음악]
대통령령
발령해야겠습니다
(무진) 권한 대행인 제가 지켜야 할 대한민국 기준 질서에는
탈북민 차별 정책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신영) 대답해 주시죠, 대행님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무진) 내가 믿는 건
우리 행정부의 원칙과 제도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움직여 온
[영진의 한숨]
대통령 후보가 되어 달라고 했습니까?
(영진) 예!
난 차 실장이 생각하는 이길 수 있는, 승산이 있는
그런 대선 주자가 못 됩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닫힌다] [옅은 웃음]
차 실장
우신영 기자 뉴스는...
(영진) 다시 생각해 주시겠습니까?
대한민국 21대 대통령
되어 주십시오
이 자리의 주인
[헛웃음]
차 실장도 말하지 않았습니까?
(무진) 난 이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 번은 보고 싶어졌습니다
좋은 사람이 이기는 세상을요
(김 실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 대행이 대선에 출마할까요?
글쎄요
내가 궁금한 건 따로 있어서
박무진
어떤 표정을 할까요?
자신이 국회 의사당 테러 계획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영진) 특종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고마워요, 우 기자
(신영) 기자다운 걸로 해야죠
예를 들면 박 대행 대선 출마 선언 단독 인터뷰 같은?
약속 꼭 지켜요
약속합니다
(영진) 그럼 이제 오픈하시죠
스캔들 제보한 사람
내부 고발자 누굽니까?
우리가 내부 고발자를 막아야
우 기자도 스캔들 기사 물을 안 먹죠
무슨 소리예요? 내 취재원은 내부 고발자가 아니에요
최강연 여사 전남편
그 사람이 저한테만 직접 제보한 거예요
청와대 내부 고발자 아직 못 찾은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 (세영) 차 실장 - (영진) 예
(세영) 찾았어요
특별 감찰 팀에서 당시 박무진 장관과
양진만 내각의 존안 자료를 준비했던 직원
(영진) 그래서 이 직원이
언론에 제보한 내부 고발자란 말입니까?
국정원에서 파견 나왔던 직원인데
(영진) 예
사망했어요 테러 당일 국회 의사당에서
어?
(영진) 아이, 그럼 대체 내부 고발자가 누구란 말입니까?
찾은 겁니까? 내부 고발자
(무진) 누굽니까, 그 사람?
누가 제보했는지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대행님
(대한) 대행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시완 군과 가족 이야기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민정 수석실과는 별도로 움직여 왔습니다
청와대 사이버 안보 요원들과 IP 주소를 중심으로 추적해 본 결과
내부 고발자는 찾았습니다만
그 내부 고발자가 대행님과의 독대를 원하고 있습니다
대행님께서 자신을 찾을 수밖에 없도록
대행님께는 치명적인 스캔들을 이용한 겁니다
[기계 작동음]
[지원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시스템 작동음]
찾았어요!
(지원) 선배 교통사고 현장 CCTV 영상
[긴장되는 음악]
맞죠? 태익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남자3의 힘주는 신음]
[나경의 신음]
봐요, 여기
이 사람이 선배 도와준 사람인 것 같은데요
[지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지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지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서지원
영상 확대해 봐
왜요, 아는 얼굴이에요?
[지원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대한) 제보자가 청와대 비서진 그 누구도 모르는
은밀한 독대를 요구해 와서
여기 안가로 모셨습니다
[대한이 문을 탁 닫는다]
(대한) 권한 대행이십니다
그 사람이야
[놀란 숨소리]
국정원 방첩 2과
김준오입니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지원) 김준오라고요?
이 사람이?
[나경의 떨리는 숨소리]
살아 있었어
살아 있었어
[안도하는 한숨]
[지원의 놀란 신음]
죽은 사람입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무슨 뜻입니까?
(준오) 그날
참사 현장에 있었습니다
대통령님께 테러 음모를 직접 보고드리기 위해서
청와대에서는
그 누구도 진실을 보고하지 않았으니까요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대행님
테러범과 공모한 자가
지금 청와대에 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지원) 아, 살아 있었다면 왜?
선배 앞에 안 나타난 거예요 지금까지?
(윤배) 한나경 요원 살인 사건의 피의자일 뿐입니다
[총성]
(수정) 이 청와대에
이 파일을 테러 조직에 넘긴 공모자가 있단 말씀이시죠?
테러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어요
(관묵)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박 대행?
(영진) 대통령 선거일까지 앞으로 40일 남았습니다
(준오) 아무도,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대행님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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