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8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위원장) 후보자께서는 선서하십시오
[장엄한 음악] (영석) '선서'
'공직 후보자인 본인은'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할 것을 맹세합니다'
'2019년 3월 22일'
'공직 후보자, 오영석'
(남욱) 장관 후보자 검증을 위한 청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습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남욱) 이번 거국내각은
여당과 야당의 협치로 이뤄 낸 값진 성과입니다
무엇보다도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엄정하고 차질 없이 치르겠다는 우리 정부의 강한 의지입니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영진) 신임 장관들 임명되고 내각 구성 끝나고 나면
사람들도 체감하겠죠
박무진 권한 대행이 위기 상황에서 적시에 등판한 구원 투수라는 걸
대행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대선 후보가 될 겁니다
(주승) 근육이 단련되기도 전에 등판한 선수는
부상당할 위험이 커
선수 생명만 단축시킬 뿐이야
대선 후보가 되려면 30일 전엔
공직, 권한 대행직에서 물러나야 해
박 대행은
이번엔 무리야
권한 대행직은 새로 임명된 장관들이 승계하면 되는 겁니다
박 대행도 자네와 같은 생각인가?
대선에 나가겠다
수락했어?
[무거운 음악]
(영진) 대통령 후보가 돼 주시겠습니까?
(영진) 대통령 권한 대행이 아닌
차기 대한민국 대통령
내가
그 자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까?
이길 수 있는 후보니까요
대행님은 지금 제가 아는 가장 승산 있는 대선 후보입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수교) 저, 저, 대행님
[수교의 머뭇거리는 신음]
[카메라 셔터음이 흘러나온다]
(영상 속 기자1) 테러범 명해준, 지금 어디 있습니까?
[긴장되는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남욱의 헛기침]
국가 안보상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기자1) 살아 있는 거 확실합니까?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 그건... - (기자1) 사실입니까?
(기자1) 테러범 명해준
사망했다는 설이 있는데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기자2)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기자1) 안보사에서 나온 시신이
국과수로 이동하는 걸 목격한 제보자가 있습니다
[기자들이 술렁인다]
그날 국과수에서 부검한 시신 네 구 중
아직 가족에게 인도하지 않은 시신 한 구가
명해준이라는 제보가 있는데요
사실인가요?
(기자3) 신문 도중에 사망한 건가요?
(기자4) 고문이나 가혹 행위가 있었습니까?
- (기자5) 한 말씀만 해 주시죠 - (기자6) 사인이 뭡니까?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친다]
[기자들의 질문이 멈춘다]
명해준 [남욱의 헛기침]
명해준 신문 과정에서
고문이나 가혹 행위는 전혀 없었습니다
(기자1) 그럼 살아 있다는 겁니까?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친다]
[기자들의 질문이 멈춘다]
명해준에 대한 무분별한 의혹 제기는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친다]
(신영) NCND네요
(신영) 'Neither Confirm Nor Deny'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는 건데
제보 내역이 꽤 구체적인데?
음, 이럴 때 단호히 부인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상 긍정이라는 얘기, 맞죠?
(단) 명해준이 살해를 당했다?
누구한테?
음, 취재해 봐야죠
(단) 야, 우신영
너 이제 청와대 출입 기자도 아니잖아?
[신영의 헛웃음]
아니, 밥상 다 차리고 불러 줄 때까지 어떻게 기다려요?
나는 배가 고프고 이렇게 밥 냄새는 폴폴 올라오는데
(남욱) 기자들이 냄새를 맡았으니까
이제 명해준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겠죠?
(수정) [한숨 쉬며] 아마도요
(남욱) 나한테 대한민국은
[문이 달칵 열린다]
언론의 자유가 완벽히 보장된 나라였어요
내가 태어난 북한과는 달리
근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국민의 알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기자들 앞에서
근엄한 표정을 짓고선 '확인해 줄 수 없다'
라고 방어하는 일뿐인데
무능한 공보 담당
비겁한 대변인이죠
(수정)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보도하면요?
그럼 명해준 살해범을 잡는 데 도움이 되겠어요?
실시간으로 우리 쪽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면 그건 결국
테러범들한테 도주로를 알려 주는 꼴 아닌가?
국민의 알 권리보다
국가 안보가 더 중요한 상황이잖아요, 지금은
그게 공익이니까
음, 상황 판단 빠르고
위기 대처 잘하고
누가 어떻게 더 잘하죠? 김남욱 대변인보다
뭐...
생각보다 어리광은 좀 있는 스타일이긴 하지만요
[경쾌한 음악]
어리광이 좀 있는 남자 어떻게 생각해?
들어가시죠
[문을 탁 닫는다]
기자들만 문제가 아닌 게
(남욱)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야당에서도 가만있지는 않을 텐데요
(수정) 윤찬경 대표 보셨잖아요 탄핵도 서슴지 않는 사람인 거
전면적인 정치 공세를 시작할 거예요
하지만 국가 안보에 관한 일이에요
윤 대표도 야당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진) 윤 대표와 야당이 제일 좋아하는 카드이기도 하죠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수가 있으니까
(주승) 원하든 원치 않든 지금은 대선 정국입니다
블랙홀이죠
모든 상황을 정쟁으로 만들어 버리는
윤찬경 대표에게 우리 청와대는
대선 주자 캠프로 보일 겁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만 할
명해준 살해범을 찾는 일이 급선무겠군요
(무진) 국가 안보를 위해서든
정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든
바로 국정원에 연락해서
명해준 살해범에 대한 단서 찾았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한숨]
선배!
[작은 소리로] 찾았어요
[마우스 클릭음] (지원) 119호
[지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방공호 앞 복도 CCTV 화면에서 오영석
찾았어요
[지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보여요?
(나경) 얼굴 확대해 줘
[지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익살스러운 음악]
내 눈 보라고요, 내 눈
디지털 포렌식 센터에서 복구한 CCTV 영상에서 찾은 거예요, 내가
(지원) 덕분에 토끼 눈이 다 됐는데
안 보여요?
헌신은 요원의 미덕이 아니야, 의무지
[지원의 탄성]
[마우스 클릭음]
요즘 학원 다녀요?
누구한테 배웠어요 그런 꼰대 같은 말은? [나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지원의 한숨]
[지원의 한숨]
(지원) 여기요, 3시 14분 [마우스 클릭음]
폭발물이 터지기 바로 직전이에요
맞죠? 오영석 의원
[긴장되는 음악]
[나경의 한숨]
[지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TV 속 영석) 존경하는 위원장님
그리고 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직무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받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나경) 선배, 찾았어요
테러범들이 사전에 이미 오 의원을 생존자로 지정해 뒀다는
확실한 물증이에요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119호 앞 복도 CCTV 영상에 오영석 의원이 잡혔어요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인 3시 14분에
지금 바로 BH에 직보해야 돼요 장관 청문회가 끝나기 전에
명해준 살해 사건에 책임이 있는 안보 지원 사령부
국방부 산하 기관이에요
오영석이 국방부 장관이 되면
이 사건 덮으려 할 거예요
[한모의 힘주는 신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닫힌다]
(무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한모 요원
명해준 살해범 수사 진척은 좀 있는 겁니까?
(한모) 찾았습니다
명해준 살해범
(무진) 범인을 찾았습니까?
누굽니까, 지금 어디 있습니까? 명해준 살해범
정한모 요원?
누굽니까? 명해준 살해범이
접니다 [무거운 음악]
제가 명해준을 죽였습니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제가 명해준의 살해범입니다, 대행님
(직원1) 소속과 이름, 계급을 말씀해 주십시오
[직원2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모) 국가 정보원 대테러 센터 과장
정한모입니다
[무진의 한숨]
조직에서 꽤
인정받는 요원이라고 했죠? 정한모 요원
(영진) 예, 그럴 겁니다
방첩, 해외 파트 거쳐서 대테러 센터 요원까지
국정원에서는 엘리트 코스를 거쳐 왔으니까
[펜을 탁 내려놓는다]
[지친 숨소리]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근데 왜 그런 무모한 짓을 저지른 걸까요?
[무진이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무진) 지금까지 쌓아 온 경력이나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그 나이에 한 가장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 텐데
왜 명해준을 살해한 걸까요? 정한모 요원
[무거운 음악] (한모) 죽어 마땅한 인간이었습니다
대통령과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테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도
[직원2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반성을 하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난...
[입소리를 쩝 낸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겁니다
(나경) 뭔가 잘못된 거예요 아시잖아요,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거
제가 증인이고 제가 알리바이예요, 차장님
정 선배
안보사에서 명해준 신문할 때 내내 저랑 같이 움직였어요
만약 사실이라면
제가 몰랐을 리가 없잖아요
나도 답답해, 이 친구야
자수했다잖아, 자수!
(윤배) 고문이나 가혹 행위가 있던 것도 아니고
제 발로 걸어 들어가 자백을 했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해?
[전화벨이 울린다] [윤배의 한숨]
[답답한 한숨]
[책상을 쾅 내려친다]
뭐 하는 거예요, 지금?
(직원3) 한나경 요원?
지금 이 시간부로 명해준 사건에 대한 모든 수사 관련 자료는
저희 감찰국으로 이관됩니다
[직원3이 서류를 탁 내려놓는다]
아니, 담당자랑 상의 한마디 없이 이래도...
업무 정지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한나경 요원
[긴장되는 음악]
감찰국으로 동행해 주시겠습니까?
(직원3) 규정에 따라
정한모 과장과 공모 여부를 묻는 신문이 있습니다
공모요?
(직원3) 협조해 주시지 않으면 강제 집행 합니다
어, 거기, USB 같은 거 빠트리지 말고 잘 좀 챙겨요
[긴박한 음악] 어? 어, 잡, 잡아!
잡아!
(직원3) 한나경!
[직원들의 당황한 신음]
[직원4의 비명]
야, 잡아, 잡아!
야, 야, 한나경!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직원3) 아유, 진짜, 씨
야, 한나경!
너 거기 안 서? 이씨
[휴대전화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야, 한나경!
[직원3의 짜증 섞인 신음]
야, 한나경!
아이씨
너 거기 안 서?
[타이어 마찰음]
[자동차 경적] [나경의 가쁜 숨소리]
[직원3의 힘겨운 신음]
- (직원5) 거기 서! - (직원3) 아이씨
- (직원3) 야, 아이씨 - (직원5) 거기 서
- (직원3) 야, 야, 세워, 세워! - (직원5) 야!
[직원들이 소리친다]
(직원3) 야!
야!
[직원3의 힘겨운 신음]
당분간 차적 조회당할 일은 없을 거예요
회사 주차장에 짱박혀 있던 대포차거든요
[나경의 거친 숨소리]
[나경의 불안한 숨소리]
(지원) 정한모 선배가 BH에 보고하려던 자료랑 똑같은 세트예요
[지원의 한숨]
차 세워, 여기부턴 나 혼자 갈게
[나경이 서류를 부스럭거린다]
자리 오래 비우면 너까지 의심받을지도 몰라
[지원의 한숨]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약속해요
중간에 일이 잘못돼도 감찰국에 절대 내 이름 말하기 없기예요
[피식 웃는다]
(나경) 뭐?
아, 나 선배 못 믿겠는데
(지원) 안 되겠다
선배
그냥 성공하는 게 낫겠어요
성공해요, 꼭
잡히지 말고 다치지도 말고
몸조심하라고요, 꼭
(나경) 서지원
고맙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무거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의원) 오영석 후보자
후보자는 7년 전 백령 해전에서
북한군을 상대로 승전을 하셨었죠?
6.25 이후 처음 있는 승전의 주역이신데
맞습니까?
북한군을 패퇴시킨 것은 맞지만
백령 해전은 승전이 아닙니다
(영석) 열네 명이나 되는 부대원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날 현장의 지휘관이었던 저는
그때 패전에 대한 책임을
단 하루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한나경 요원?
[나경의 떨리는 숨소리]
테러범에 대한 의혹이 확신이 될 때 연락 달라고 하셨죠?
(나경) 오영석 의원
국방부 장관이 돼선 안 되는 사람이에요
(찬경) 국방부 장관직에 결격 사유라도 있다는 건가요?
혹시 국회 의사당 설계 도면과 관계있는 일이에요?
자세한 얘기는 뵙고 말씀드리죠
청문회장으로 지금 가고 있습니다
[통화 종료음]
(의원) 후보자님, 다음 질문 드리겠습니다
(찬경) 위원장님
잠시 휴정을 요청해도 될까요?
오영석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기 전에
선진공화당 의원들끼리 논의할 일이 좀 있어서요
[의원들이 웅성거린다]
부탁드립니다
윤찬경 대표의 요청으로 잠시 휴정합니다
[위원장이 의사봉을 탕탕 두드린다]
[긴장되는 음악]
[초조한 숨소리]
[나경의 한숨]
[타이어 마찰음]
[어두운 음악]
[초조한 숨소리]
(수호) 너무 늦는데요?
시간이 다 됐습니다, 대표님
[통화 연결음]
[찬경의 한숨]
(수호) 씁, 저...
믿을 만한 제보일까요?
내가 설계 도면으로 거래를 제안했을 때
보통은 빈말이라도 '그러마' 약속을 하죠
나쁠 게 없잖아요
정권 교체가 눈앞인 상황에서 야당 대표 명함인데
한나경 요원은 거절했어요
난 믿어요, 그 친구
[한숨]
[긴장되는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경찰1) 경찰 통제에 따라 주십시오 사고 현장입니다
잠시만요, 사고 현장입니다
- (경찰1) 경찰 통제에 따라 주세요! - (경찰2) 사고 현장입니다
(경찰1) 감사합니다
[경찰3의 다급한 숨소리] (경찰3) 운전자분, 운전자분!
(위원장) 제보자는 아직입니까?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습니다
윤 대표님
(위원장) 오늘 안에는 끝내야죠
국방부 장관직을 수행해서는 안 되는 결격 사유가 있다고 했어요
[위원장의 한숨] (찬경) 지금처럼 안보가 중요한 때에
다른 부처도 아닌
국방부 장관이에요
날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줘요
저야 믿죠
하지만 다른 의원들도 믿어 줄까요?
대표님이 오 의원을 영입하려다 실패한 걸
(위원장) 저기에 모르는 사람이 있어야죠
[찬경의 한숨]
이번 거국내각 역시 반대하셨잖습니까?
더 지연시키면 대표님이 개인감정으로
청문 절차를 어지럽힌다
오 의원을 음해한다
말들이 많아질 겁니다
[위원장의 못마땅한 한숨]
[한숨]
(경찰3) 운전자분, 들리세요?
운전자분
[경찰3의 한숨]
운전자분, 그대로 있어요, 가만히 [의미심장한 음악]
[경찰3의 힘주는 신음]
[나경의 신음]
[타이어 마찰음]
[나경의 거친 숨소리]
[나경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 (영석) 고생 많으셨습니다, 네 - (의원) 아, 예
(영석) 감사합니다
- (영석) 아, 위원장님 - (위원장) 축하드립니다
(영석) 고생 많으셨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찬경) 축하해요, 오 의원
[살짝 웃는다]
대표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쟁에서도 테러에서도
오 의원은 살아남았네요
(찬경) 다른 사람들에겐 한 번도 허락되기 어려운 행운이
오 의원에겐
두 번씩이나
행운...
앞으로 내내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오늘만큼은
대표님보다 제 차지인 것 같네요
그 행운이란 거
그럼
(수정) 오영석 후보자 청문회
(수정) 지금 막 끝났다고 합니다, 대행님
별 무리 없이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한 모양이에요
[무진의 한숨]
(무진) 너무 늦었죠? 지금 오 의원을 만나기엔
오 의원은 갑자기 왜...
(무진) 씁, 그날 오 의원도 같이 있었어요 이 자리에
정한모 요원이 처음 청와대로 직보하러 왔던 날
어딘가 좀 이상하긴 했어요
(수정) 정한모 요원이요?
네, 들어올 땐 분명
명해준 사건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고 하더니
바로 번복을 하더라고요
그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무진의 한숨]
(무진) 궁금해서요
오 의원도 나랑 같은 생각인지
(강연) 궁금할 게 뭐 있어?
답은 하나지
단서를 가진 증인이나 참고인이
갑작스럽게 증언을 거부한다?
보통 그 얘기를 들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을 때 아니야?
그때 누가 있었는데?
(무진) 단서는 좀 찾은 겁니까? [의미심장한 음악]
(한모) 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무진) 이쪽으로
(영석) 좋은 소식이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의원님이 여기 계신 줄은 몰랐습니다
[직원들이 분주하다]
(수교) 딱 맞춰 주세요, 예? 자, 탁
- 김유미 행정관 - (행정관) 아, 네
아...
청 테이프 아껴도 청와대 경비 절감했다고
[청 테이프를 직 뜯는다] 표창 안 줍니다
아니, 우리 대행님 청와대 오셔서
이런 행사 처음인 거 몰라요?
아, 그리고 자리도, 어?
(수교) 이렇게
하나, 둘, 셋, 정확히, 응?
정확히 내가 원하던 자리네요
[익살스러운 음악] [수교의 당황한 숨소리]
[수교의 당황한 신음]
[수교의 다급한 신음]
아, 차 실장님, 저 부르셨습니까?
아유, 먼지가, 아휴
(영진) 누구시죠?
- (수교) 네? - (영진) 자, 주목
(영진) [피식 웃으며] 내가 방금 박수교 행정관 불렀다, 거수
- (수교) 아휴 - (영진) 안 계시죠?
(영진) 김유미 행정관, 잘하고 계세요
[수교의 멋쩍은 신음]
(강호) 오영석 장관 후보자
지지율이 급상승했습니다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9.8%의 지지율로 윤찬경 대표를 꺾었어요
박무진 권한 대행에 이어 2위를 차지했는데요?
(주승) 어저께
그 청문회에서 국민들의 호감을 산 모양이군
(강호) 오영석 후보자는 영결식장 추도사 이후 여론 조사 대상이 됐습니다
지금껏 쭉 상승세였고요
결과가 재밌네요, 실장님
대선 주자 선호도 1, 2위인 박 대행, 오영석 의원
둘 다 이번 테러의 생존자들 아닙니까?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이번 테러로 상처를 입었다는 뜻 아니겠나
생존자를 영웅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오영석 후보자를 거국내각에 영입한 건 신의 한 수입니다
대행님 국정 수행 동력에 아마 큰 힘이 될 겁니다
수고했네
[피곤한 숨소리]
(찬경) 오영석 의원
국방부 장관직에 부적절하다는 제보가 있었어요
국정원 대테러 센터 한나경 요원이에요, 제보자
앉으시죠
오 의원에게 결격 사유라도?
제보 내용은 뭐였습니까?
아직 몰라요
(찬경) 곧 도착한다고 청문회를 조금만 지연시켜 달라던 사람이
청문회가 끝나고 지금까지 연락 두절 상태예요
어제 그 시간
청문회장 인근에서 꽤 큰 교통사고가 났어요
이상한 일이죠?
사고 현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 어디에도
그 시간에 교통사고로 들어온 환자는 없었어요
한나경 요원이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합니까?
사고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난
[의미심장한 음악]
(찬경) 한나경 요원
국회 의사당 테러 사건의 확실한 단서를 찾았다고 했어요
오 의원이 국방부 장관이 돼서는 안 된다고도 했죠
그러고는 갑자기 사라진 거예요 흔적도 없이
오 의원을 의심하고 계십니까?
날 의심하고 있네요?
오 의원
대한민국을 위해서 헌신해 온 사람입니다
그런 오 의원을 상대로
내가 위험한 상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죠?
아무런 근거도, 단서도 없이
박 대행의 성과인 거국내각을 흠집 내기 위해서?
내 얘기를 쉽게 받아 줄 거란 생각 안 했어요
무슨 뜻입니까?
두렵겠죠, 지금은
내 말이 사실이 될까 봐
(찬경) 더 두려운 건
오 의원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박 대행의 선택이
과오였다는 걸 인정하는 일일 거예요
그렇죠?
- 부탁 좀 드려요, 예 - (수교) 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생각보다 더 유능한 참모였네요, 차 실장
정치인이 다 됐어요, 박 대행
[입소리를 쩝 낸다]
(무진) 국정원에 연락하세요, 차 실장
확인할 일이 있어요
[긴장되는 음악]
(무진) 한나경 요원이 이번 테러 사태의
확실한 단서를 찾았다는데 사실입니까?
네?
확실한 단서라면 어떤...
아, 아, 죄송합니다, 대행님
(윤배) 정한모 과장과 한나경 요원이
대행님께 직보
직접 보고하기로 해서 제가 미처...
한나경 요원
지금 어디 있습니까?
실은 한나경 요원한테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저희 감찰국에서 절차에 따라
정 과장과의 공모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하자
겁을 먹었는지 어제부터 무단결근 상태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윤배) 아, 원에서도 지금
한나경 요원 소재 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나경 요원 찾는 대로 바로 청와대로 보고해 주세요
내가 직접 만나 확인할 일이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대행님
[놀란 숨소리]
[가쁜 숨소리]
[아파하는 신음]
일어났어요?
[혼란스러운 숨소리]
[나경의 아파하는 신음]
(지원) 이거라도 좀 마셔요
(나경)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왜 여기 있어?
[지원의 한숨]
(지원) 내가 묻고 싶은 말이에요
전화가 한 통 왔어요
선배가 사고가 났다면서 우리 집 주소를 묻던데
전화?
누가?
(지원) 발신자 번호가...
[나경의 한숨]
그래서 번호가 어디인데?
[지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시스템 작동음] (지원) 공중전화요
서울시 의회 인근이던데
공중전화?
누가...
벨을 누르길래 문을 열었더니 문밖에 선배 혼자였어요
기억 안 나요?
[힘겨운 신음]
[가쁜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기억나요?
아니
[휴대전화 진동음] [지원의 한숨]
왜 안 받아요?
내가 어제 그 시간에 청문회장으로 가는 걸 아는 사람은
윤찬경 대표밖에 없었어
교통사고는 우연이 아니었고요
[한숨]
(나경) 지금 믿을 수 있는 건
우리 둘뿐이야, 서지원
청문회는?
오영석 의원, 통과됐어?
(무진) 축하합니다, 오 의원
청문회장에선 만장일치로
국방부 장관 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고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소식 못 들으셨나 봅니다?
(영석) 청문회 위원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국정원 한나경 요원이 윤찬경 대표에게
저한테 결격 사유가 있다고 제보를 했다고요
쩝,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무진이 숨을 들이켠다]
(무진) 국정원 한나경 요원이 왜 그랬을까요?
무고한 제보를 해선 안 될 위치에 있는 사람 아닌가요?
(영석) 희생자 유가족입니다, 한나경 요원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국회 의사당 테러에 희생됐다고 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죽고
전 이렇게 살아남았으니까
처음부터 제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의혹을 품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몇 번을 설명해도
그 어떤 진실이라고 해도
받아들이긴 힘들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백령 해전 때 말입니까?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건
(영석) 둘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희생자가 되거나
희생자 유가족이 되거나
[의미심장한 음악]
그날 서해 바다에서
아무런 죄도 없는 어린 전우들이 왜 죽었어야 했는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었으니까
납득할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도
대답해 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안보가 표가 되는 보수 정치인들은
우리를 이용하기만 했고
평화가 표가 되는 진보 정치인들은
우리를 외면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정치를 시작한 겁니까, 오 의원?
스스로 대답하는 길을 택한 겁니다
한나경 요원은
제가 대변하고 싶은
또 하나의 목소리고요
저에게는요
(찬경) 신임 장관 임명식이 몇 시라고 했죠?
(보좌관) 오후 2시입니다, 대표님
(수호) 오 의원을 장관직에 임명 강행할까요? 박 대행
글쎄요 성적표는 내가 받는 기분인데요?
(수호) 네?
내가 신뢰할 만한 정치인이었다면 재고하겠죠
임명을 강행한다면
날 믿을 수 없다는 뜻 아니겠어요?
궁금하네요
박 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의미심장한 음악]
스스로 대답하는 길을 택한 겁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수교) 저, 대행님, 지금 이동하셔야겠는데요
임명식 시간이 다 됐습니다
네
[무진의 헛기침]
[무거운 음악]
[수교의 난감한 숨소리]
(남욱) 임명식을 연기하시겠다고요?
(남욱) 아, 이제 와서 연기하겠다고 하면
또 언론이 무수한 억측을 쏟아 낼 게 분명한데요
그렇지 않겠습니까? 대행님 건강 이상설, 내부 불화설
청와대, 국회 파워 게임설 등등등 장르 한번 다양하게...
아, 좀 도와주십시오 왜 다들 가만히...
(무진) 김남욱 대변인
시간이 필요해서요
후보자 검증을 위한
언론은
잘 부탁합니다
(주승) 오영석 국방부 장관 후보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실 생각입니까?
(영진) 아, 아니요, 어... 그거는 안 됩니다, 대행님
오영석 의원
이번 거국내각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지명 철회는 청와대가 인사 검증에 실패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꼴밖에 안 되는 겁니다
(주승) 예, 그렇게 야당에 빌미를 주게 되면 다음에는
거국내각을 무효화시키겠다고 나서겠죠
대행님의 실정을 공격하면서요
대행님은 지금 윤찬경 대표에게 가장 위협적인
대선 주자니까요
(세영) 윤찬경 대표 주장 말고는
오 의원에 대한 의혹에
현재로서는 아무런 단서도 근거도 없습니다, 대행님
(수정) 윤 대표, 바로 며칠 전에 대행님 탄핵을 주장했던 사람이에요
정치 9단 윤 대표
뭔가 다른 계산이 있을지도 몰라요, 대행님
(희경) 어떻게 할까요 지금이라도 임명식장 연락할까요?
아직은 안 늦었을 텐데
[무거운 음악]
(무진) 하나 묻죠
청문회는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검증 절차 아닙니까?
야당은 검증을 요구했고
난 그 요청에 성실히 응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반대에 나설 만큼
제가 물의를 빚은 겁니까?
[문이 탁 닫힌다]
(영진) 그럼 뭐, 오영석 의원 접견하실 때
무슨 미심쩍은 의혹이라도 발견하신 겁니까?
(무진) 그 반대입니다
(영진) 아, 그럼 뭐 때문에 이런 무리수를 강행하시는 겁니까?
대행님, 윤찬경 대표가 정말 어떤 의도인지 모르시겠습니까?
[주먹을 탁 내리치며] 오영석 의원은 지금 모든 국민이...
윤 대표가 어떤 의도인지
오 의원이 어떤 사람인지 난 잘 모르겠습니다
(무진) 믿고 싶지만 믿을 수 없고
지금으로서는 적군인지 아군인지 가늠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난
두 사람 다 선택하지 않는 쪽을 택한 겁니다
대행님
(무진) 내가 믿는 건
우리 행정부의 원칙과 제도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움직여 온
[영진의 한숨]
오영석 의원의 검증 절차가 끝날 때까지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거국내각
대행님의 행정 능력을 검증받은 시험대였습니다
(영진) 임명식 지연되고
지명 철회까지 가게 되면, 만약에
그때는 명백히 대행님의
과오이자 실정으로 남게 되는 겁니다
국정 수행 지지도 역시 당연히 추락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대통령 후보가 되어 달라고 했습니까?
예!
[무진의 떨리는 숨소리]
난 차 실장이 생각하는 이길 수 있는, 승산이 있는
그런 대선 주자가 못 됩니다
내 대답입니다
[영진의 한숨]
네, 알겠습니다
[떨리는 숨소리]
[코를 훌쩍인다] 음...
임명식 진행은
예, 대행님 뜻대로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쓸쓸한 음악]
[무진의 힘겨운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수정) 뭐라고 하세요, 대행님?
대행님 익숙하지 않으신 거예요
정치적 사안에 승부수를 거는 여기
청와대 생리에
[한숨]
익숙하지 않다고요?
간절하지 않은 겁니다, 대행님
(영진) 나는 아직도 매일매일 생각합니다
저번 정권 때 우리는
우리가 가진 권력을 이용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들, 야당이든 기득권 세력이든
우리한테 반대하는 세력과 반드시 맞서 싸워서 이겼어야 했다고
저들에게 그때 우리가 빌미를 주지 않았다면
아니, 애초에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면
더 밀어붙였었더라면
내가 대통령님한테 한 번만 더 강하게...
[영진의 거친 숨소리]
말했었더라면
그랬다면
대통령님이
저들에게
임기 내내 조롱당하고
끝내
[울먹이며] 이렇게 초라한 뒷모습으로 역사에 남지 않았을 텐데
[영진이 훌쩍인다]
양진만 대통령
내가 만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영진이 훌쩍인다]
[영진이 훌쩍인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한 겁니다
(나경)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
선배가 왜 명해준을 살해했다고 자수를 했을까?
선배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주변 탐문부터 해 봐야겠어
(지원) 함부로 움직이면 안 돼요 모르겠어요?
우린 다 함정에 빠진 거예요
[나경의 한숨]
오영석 의원
직보하러 청와대에 갔던 정한모 선배는 살인범이 돼 갇혀 있고
청문회장으로 향하던 선배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두 사람에게 협조했던 난
무기한 무급
정직 처분을 받았고
[지원의 한숨]
아직 차 할부금도 다 못 갚았는데
미안해하라는 얘기지?
아닌데
요원의 헌신은 미덕이 아니라
의무라는 얘기죠
선배가 했던 말이잖아요
(지원) 국정원 원훈석에 새겨야 돼 이런 꼰대력 만렙 대사는
와, 대체 누구한테 배운 거예요?
내 사수
방첩 2과 김준오
[프린터 작동음]
[종이를 쓱 집어 든다]
명해준 살해범 몽타주예요
(지원) 어제 선배 공격한 놈
맞아요?
[긴장되는 음악]
[경찰3의 힘주는 신음]
맞아, 이 얼굴
(나경) 태익
[긴장되는 효과음]
[문이 탁 닫힌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김 실장) 운동하세요?
사이즈가 줄었네요
(윤배) 아니, 뭐, 골프가 운동인가?
안 줄어, 타수가
응?
80 언저리에서 뱅뱅
[윤배가 혀를 찬다]
[윤배의 한숨]
신경 쓸 일들이 자꾸 생겨서 살이 빠지나?
데리고 있던 애들이 둘이나
김 실장, 내가 마음이 안 좋아요
신경은 안 쓰게 해 줘야지
감찰국 애들한텐
한나경이 찾아보라고는 했어
청와대에서 턱 받치고 기다리겠다니 어떡해
(김 실장) 이번엔 커프스 하시겠어요?
당신이 먼저 찾아야 돼
애들한테 맡기지 말고 뛰라고, 직접
아웃소싱이 문제는 문제야 안 그래, 김 실장?
일을 맡겼으면 기다려 줄 줄도 알아야 아랫사람이 크죠
우리 VIP께선 김 실장을 그렇게 키우셨나 보네
[긴장되는 음악]
너무 믿고 맡기시니까
나랏일 하는 사람들끼리 상견례도 없이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몰라
이렇게 소속감이 없어서야 로열티가 생기겠나, 어디?
모르시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서로를 위해서
[엘리베이터 문이 드르륵 닫힌다]
[버튼 조작음]
[엘리베이터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김 실장) 오래 기다리셨습니까?
[한숨]
나이가 들면 말들이 많아지나 봐요
(김 실장) 지윤배 차장
VIP께서 만나 주시길 기대하는 눈치였습니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소리 없는 헌신'
이런 말들은 왜 앞마당 돌덩이에 새겨 넣나 몰라요
지키지도 못할 거
(김 실장) 권한 대행이 찾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나경 요원
국방부 장관 임명식엔 차질이 없도록
지윤배 차장이 처리하겠답니다
(영석) 임명식이 그렇게 중요해요?
우리가 필요한 건 다 얻은 것 같은데
청문회 과정에서
(김 실장) 저도 봤습니다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청문회 이후 오 의원님 지지율이 급상승해
박 대행과 양자 구도를 이루셨다고요
이제는 대선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될 겁니다
윤찬경 대표나 청와대 모두
사람들 참
얼마나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선거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인간이란 종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선거를 없애 버렸을 겁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안 그래요?
그래서 선거는
어른들의 산타클로스죠
거짓말이지만 믿고 싶은
선물은 오 의원님께서 주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박 대행이 대선 후보로 등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영진의 한숨]
(영진) 언론에 임명식 지연이
아...
행정 절차상의 문제라고 해 두죠
권한 대행 체제에서 처음 있는 일이니까
누굴 생각하세요?
[남욱이 파일을 탁 덮는다]
열흘 남았잖아요, 대선 후보 등록
차 실장님 대행님한테 까였지...
까치
까치가 전해 주는 반가운 소식처럼 [익살스러운 음악]
(남욱) 반가운 뉴 페이스 대선 후보가 꼭 나타날 겁니다
[남욱이 살짝 웃는다]
실장님, 파이팅
[중얼거린다]
[한숨]
뭔 놈의 집구석이 이건 오프 더 레코드도 안 되고
엠바고도 안 되고
[영진의 한숨]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친다]
[긴장되는 음악] [브리핑실이 소란스럽다]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친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희경) 누굴까요? 실장님
이제 와서 왜요?
양진만 정부 장관들의 비리 스캔들이에요
이미 고인이 된 사람들의 스캔들을 왜 지금 굳이...
[희경의 답답한 숨소리] 언론사에 제보한 이유가 뭘까요?
언론 반응은?
(신영) 중앙 일간지, 공중파 보도 채널 앞으로
똑같은 제보가 들어왔다는 거죠?
[TV마다 음성이 흘러나온다]
(단) 청와대 마크가 떡 박힌 내부 문건이야
(신영) 내부 고발이에요? 누구예요?
[단의 한숨]
(단) 너도 깜깜이냐?
청와대 반장 장현이 녀석도 감을 못 잡던데
제보 내용을 봐선
내부자가 확실해
[신영이 서류를 쓱 넘긴다]
(남욱) 제보 내용은 [남욱의 한숨]
이 양반들 참...
전 국방부 장관 장건호 방산 비리 연루 사실
전 건설 교통부 장관 최종복 부동산 투기 내역
전 여성 가족부 장관 박지윤 배우자 성 추문 의혹
그리고 전...
(영진) 이거 민정실에서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인가요?
[한숨]
공직자 감찰은
우리 업무니까요 [세영이 파일을 탁 내려놓는다]
(영진) 허위 문서 아닌 거는 입증됐고
그럼 문제는 누가 이 내부 문건을 언론에 유출했는가네요
청와대에서도 민정실만 알고 있는
고급 정보들을
[헛웃음]
그래서 나다?
솔직하게 말해요, 날 의심한다고 빙빙 돌리지 말고
그거 기분 아주 뭣 같으니까
(영진) 의심이 아니라 합리적인 추론입니다 전적 있지 않으십니까?
(세영) 전적이라면
차 실장도 있을 텐데요?
명해준 동영상 잊었어요?
정치적 승부를 위해서라면
못 할 거 없는 사람이잖아요 차 실장님
(남욱) [서류를 사락 넘기며] 두 분 열띤 토론 중에 죄송한데요
이상하네요
양진만 내각 모든 장관들의 크고 작은 비위 사실이
전부 다 공개됐는데 왜
왜 대행님에 대한 제보는 없는 걸까요?
단 하나도
[의미심장한 음악]
(단) 한편 익명의 청와대 내부 고발자는
이번 제보 문건을 통해
박무진 권한 대행과 관련된 스캔들 자료 역시
(TV 속 단)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승) 양진만 내각을 공격한 게 아니야
목표는 박 대행이야
(남욱) 근데 왜 전임 내각의 비리 사실부터 공개한 거죠?
이미 다 고인이 된 사람들이잖아요
(세영) 사실로 입증된 스캔들이니까
박 대행 스캔들 역시 허위 사실이 아니라는 걸
미리 경고하는 거겠지
우리 모두에게
(TV 속 단) 스캔들 자료 역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TV 속 앵커1) 문건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진) 대행님
혹시
짐작 가는 일 없으십니까?
공적인 업무 영역에서든
사적인 영역에서든
[세영의 한숨] (남욱) 제보자가 쥐고 있는 정보가 뭘까요?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세영) 장관 청문회 때 검증이 끝났고
세종에서도 평판 조회로는 가장 우수했잖아
(남욱) 학교에만 계시던 분이니까 큰 문제는 아니겠죠?
(희경) 학교라면 논문, 임용, 연구비
환경부 때라면 지자체와 결탁?
- (세영) 에이 - (남욱) 에이
(희경) 왜요?
알고 맞는 매는 덜 아프잖아요
피하면 더 좋고
[긴장되는 음악]
(남욱) '지자체와 결탁'
(세영) 아이, 그건 또 왜 써?
(영진) 말씀해 주시면 지금은 수습이 가능합니다
우리 쪽에서 먼저 대응을 하면
최소한 사태가 커지는 일은 막을 수가 있으니까요
(TV 속 단) 또한 제보자는 박무진 권한 대행과 관련된
비위 사실 역시
언론을 통해 내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대행님
[영진의 한숨]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밝은 음악] (TV 속 앵커2) 박무진 권한 대행의 스캔들이
[카메라 셔터음] 향후 정국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각계의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남욱) 대행님 스캔들
제보 내용을 알고 있다는 사람이 나타났는데요
(영진) 이게 지금 이거 말도 안 되는...
이 상황 이거 사실입니까?
(한모) 한나경 요원은 그런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닙니다
(무진) 세상의 박수를 받자고 지옥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겁니까?
(영석) 박무진, 어떤 표정을 할까요?
자신이 국회 의사당 테러 계획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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