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5
(신영) 국회 의사당 참사 당일 아침
양진만 대통령에게 환경부 장관직에서 해임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
만약 해임이 사실이라면
우리 국민들이 박무진 권한 대행을
행정부의 수반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긴장되는 음악]
(남욱) 대행님 설마...
알고 있었어요, 정수정 행정관?
달라질 건 없어요
권한 대행 자리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거니까
(영진) 실정법보다 더 무서운 게 국민 정서법입니다
지금 고백한다는 건 정치적 자살 행위입니다
대답해 주시죠, 대행님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사람들의 한숨]
[수교의 한숨]
[전화벨이 울린다]
[카드 인식음]
[사무실이 분주하다]
(직원1) 예? 어느 신문사라고요?
(직원2) '뉴스 쇼' 자료 화면요?
(기자1) 어, 국장
- (단) 실시간? - (기자1) 예
(단) 얼마나 나왔어? [기자1의 벅찬 숨소리]
(기자1) 터졌어요
Tbn 뉴스 사상 역대 최고 아니에요, 국장?
정치부 기자씩이나 돼서 무슨 욕심이 그렇게 청빈해?
역대 최고 시청률로 되겠어?
앞으로 일주일은
신문, 공중파 다 우리 뉴스 받아 쓰기만 시킨다
뉴스는 Tbn 시청자들 머릿속엔 땅땅땅
- (단) 알아들어? - (기자1) 예
어때, 여론 반응은?
(기자1) 말해 뭐 합니까? 최고예요, 아주
[어두운 음악] (남욱) 각 포털의 검색어, 연관 기사 모두
대행님 해임 관련 사실이 장악했습니다 [사무실이 분주하다]
해임은 그 누구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었으니까요
(남욱) [한숨 쉬며] 국민들 충격이 큰 모양입니다, 지금
[남욱의 한숨] (희경) SNS엔 청와대와 권한 대행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는 분노가 지배적이에요
현직 대통령과 국무 위원은 모두 테러로 사망했고
대행님은 유일한 생존자이자 헌법이 지정한 권력 승계자였어요
근데 지금
그 자격이 흔들리고 있어요
당연히 패닉이죠 국민들도, 우리 스태프들도
(세영) 대행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만 오천을 돌파했네요
그것도 인터뷰가 방송된 지 한 시간 만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이 생긴 이후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씁, 쉽게 진정되긴
힘들지 않겠어요?
[희경의 한숨]
(영진) 부인하셨어야 했습니다
그럼 치기 어린 기자의 무례한 질문쯤으로 끝났을 일입니다
(수정) 아니요, 우신영 기자
우리도 모르고 있던 해임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생방송 중이었고요
더 큰 사고가 났을 수도 있어요
내일 오후면 여론은 잠잠해질 거예요
법제처에 유권 해석을 의뢰해 놨습니다
아시잖아요 장관직 해임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대통령님 유고로
권한 대행이 되신 거예요 문제 될 것 없어요
그러니까 대행님께서 더 부인하셨어야 했습니다, 끝까지
대행님만 알고 있으면 족했을 해임 사실을
그 정직한 고백 때문에 이제 온 세상이 다 알게 된 겁니다
(영진) 국민 모두가 대행님의 자격을 의심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내가
거짓을 말했어야 된다는 건가요?
(무진) 나와 국민들 모두에게?
난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못 됩니다
진실이 아니라서입니까?
적어도 이 세계에서 진실은 하나뿐입니다
정치적으로 유리한 선택
[무거운 음악]
이래서 비서실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대행님의 정치적 경호실장이 돼 줄
정치적 경호실장이라고요?
대행님을 지켜야 하니까요
바르고 정직해서 늘 대행직을 위험에 빠트리는
좋은 사람, 박무진으로부터
[영진의 한숨]
(수정) 누굴까요? 대행님을 이런 함정에 빠트린 사람
[문이 달칵 열린다]
우신영 기자에게 명해준 동영상과
대행님 해임 사실을 제보했어요 그 사람
[수정의 한숨]
여기 청와대 내부자거나
적어도 내부에 정보원을 가진 사람 아닐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영진의 한숨]
(영진) 하나 더
대행님의 추락이 이 시점에서 꼭 필요했던 사람이거나
[희경의 한숨]
"근조"
[통화 연결음]
예, 차영진입니다
생각보다 대답이 빨리 왔네요?
(영진) [웃으며] 예
대표님 제안이 흥미로운 건 사실이었으니까요
[통화 연결음] [의미심장한 음악]
윤찬경이에요
(찬경) 들으면 흥미로울 얘기가 하나 있어서
아마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글쎄 뭐, 좋은 기회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요
60일 뒤, 정권 교체가 된 뒤에도
차영진 행정관은 여전히 청와대에 남아 있을 거예요
약속하죠, 부족한가요?
[영진의 한숨]
윤 대표님 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찬경) 설마 로열티 같은 건가?
지난 정권에 의리를 지키겠다거나
죽은 대통령에게 신의를 다하겠다거나
뭐, 그런?
(찬경) 생각보다 클래식한 취향이네요
제 상품성이니까요
이 세계에서는 희소가치가 있죠
(찬경) 그러게요, 청와대 비서진들
살길 찾아서 유력한 여권 후보 아래로 헤쳐 모여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박 대행 해임 사실도 그렇게 흘러나왔잖아요
가장 유력한 여권 후보에게 투항하면서 바친 거죠
전리품처럼
여권 후보라고 하셨습니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상구가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앞으로 청와대 출입하는 것도 여의치 않을 텐데
어때요?
내 마크맨 합시다
(상구) 우 기자 특종 덕분에 이 강상구
유일무이한 여권의 대선 주자가 됐어요
책임져야지, 청와대 입성할 때까지
선거 신나게 뛰고, 우 기자
나랑 손잡고 청와대 들어가는 겁니다, 이번엔
청와대 대변인으로, 응?
(신영) 저, 시장님, 저는요 [문이 드르륵 열린다]
(단) 누구 마음대로 인사 발령에 스카우트야?
[문이 탁 닫힌다]
청와대 대변인
길어 봤자 5년짜리 비정규직으로 생색은
국장, 여긴 어떻게...
우 기자 칭찬을 많이 했어요
(상구) 일 욕심은 많고 겁은 없는
씁, 요즘 보기 드물게
야성이 살아 있는 기자라고
[단이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욕심은 많고 겁은 없어서
물불 안 가리고 물어뜯을 테니까
우신영한테 기사를 던져 줘라?
(신영) 그래서 저한테 제보를 하셨다고요?
[웃으며] 난 또
내가 역사에 남는 특종이라도 한 줄 알았죠
강 시장님 선거 운동을 했네요, 제가
더 마시면 안 되겠다
[무거운 음악]
아...
겁나서요
물불 안 가리고 물어 버릴까 봐
[문이 드르륵 열린다]
[상구의 한숨]
[단의 한숨]
(단) 어이, 우, 우신영!
택시비 갖고 가
난 대변인이고 국장은 뭐래요?
문체부 장관이에요?
비정규직이라 싫으신가?
그럼 Tbn 사장요?
[신영의 한숨]
쪽팔려
아이, 차라리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씀을 해 주시죠
그럼 하니, 네가?
(단) 상부 취재 지시니, 편집권 침해니
악악댔을 거 아니야? 기자랍시고, 지금처럼
팩트에만 충실하자, 우리
넌 특종을 했고
우리 '뉴스 쇼'는 동 시간대 1위 찍었어
모두에게 해피 엔딩 아니야?
[단이 어깨를 탁탁 토닥인다]
[신영이 지폐를 부스럭거린다]
[한숨]
[TV 종료음]
[영석의 힘겨운 신음]
(수호) 퇴원 수속은 내일 아침 여덟 시에 밟기로 했습니다
- (영석) 예 - (수호) 댁으로 가셨다가
(수호) 영결식장으로 오시겠습니까?
그, 윤 대표님께서 불편함이 없도록 모시라고
신신당부를 하셔서
[헛웃음]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잔잔한 음악]
(영석) 저 마음들을 다 어떻게 갚아야 할지
(나경) 오영석 의원에 대한 내사 허락해 주세요
내사?
오 의원, 국회 의사당 테러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한모가 파일을 툭 내려놓는다] (한모) 야, 너 그게 무슨 소리야?
(나경) 시정 연설을 듣고 있었다던 오 의원이
폭파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인 3시 14분
자리를 비웠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그 결과 오 의원만
참사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고요
[숨을 들이켠다]
[한숨]
[한모의 한숨]
말이 안 돼
(한모) 테러 사실을 미리 알았다고 치자
그럼 안전하게 여의도 바닥을 벗어났어야지
왜 의사당에 남아 있다 화를 당해?
이유가 있었겠죠 남아 있어야만 했던 이유
그건 내사를 통해서...
(한모) 기적의 생존자야, 오영석 의원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씁, 의심할 수 있다 이거야, 응?
하지만 의혹을 제기하려면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돼
아니면 이거 흠집 내기밖에 더 되겠어?
[한숨]
[한숨]
"인수문"
[프린터 경고음]
[프린터가 멈춘다]
[한숨]
[시완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당황한 숨소리]
(강연)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 안 할 거야?
[강연의 한숨]
너 무슨 일 있니?
학교에서 누가 괴롭혀? 그래서 그래? 응?
- (강연) 시완아 - (시완) 내가 뭘!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시완의 한숨]
무슨 일이야?
[강연의 한숨]
안 하던 짓을 하잖아 지갑에 손을 다 대고
[문이 달칵 열린다] (시완) 나 아니라고, 정말!
(강연) 그럼 왜 그렇게 깜짝 놀란 건데, 왜?
[문이 쾅 닫힌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돈이 필요했으면 얘기를 했어야지
말 못 할 사정 있는 돈이야?
그래서 거짓말한 거니?
[무진의 한숨]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어, 그런데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는 건 비겁한 거야
(무진) 아빠 생각은 그런데
돈에 손댄 건 아니에요
그럼 왜?
사실대로 말해 봐, 시완아, 아빠한테
말 못 할 일도 있는 거잖아요
살다 보면 [차분한 음악]
[무진이 살짝 웃는다]
그렇지
씁, 그렇지, 그럴 수 있지, 응
우리 시완이 많이 컸네 비밀도 다 생기고
(무진) 그래, 일찍 자, 응?
아빠
아빠는
나한테 한 번도 거짓말한 적 없죠?
그렇죠?
[긴장되는 음악] [새가 짹짹 지저귄다]
[무전기 신호음] [금속 탐지기 작동음]
(나경) 내빈석, 그리고 조문객들의 헌화 동선을 중심으로
위험 요소가 있는지 샅샅이 살펴 주세요
(경호원1) 네, 알겠습니다
(나경) A구역 지금 체크됐나요?
[무전기 신호음]
왜, 무슨 일이야?
추도사
오영석 의원이에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탁 닫힌다]
(세영) 나왔습니까? 법제처 유권 해석
[긴장되는 음악]
'장관직의 임기는 법률적으로 차기 장관의 취임 전까지 해당한다'
'따라서 설령 해임안이 통과됐다 해도'
'대통령의 유고는 명백히 장관직 임기 내에 발생한 바'
'권한 대행직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률적으로'
'유효함을 명시한다'
[희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수정의 안도하는 숨소리]
(수정) 이제 더 이상은
해임으로 인한 자격 논란을 수면 위로 올리긴 힘들겠죠?
어, 정치권이나 국민 여론 모두
(희경) 국민들은
박무진 권한 대행에게 투표하지 않았어요
양진만 대통령에게 투표했죠
양 대통령의 신임이 지금의 권한 대행 체제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자 정체성이에요
해임 사실을 통해서 우리는 알게 됐죠
양 대통령이 장관 박무진을
신뢰하지 않았다는 걸
앞으로 청와대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죠?
(영진) 민 비서관님
걱정 말아요, 기록에는
법제처 유권 해석만 남길 테니까
[무거운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완전 폭력배야, 폭력배
[문이 탁 닫힌다]
팩트 폭력배
김남욱 행정관
(남욱) 네? 네
법제처 유권 해석이
언론사에 잘 보도될 수 있도록 신경 써 주세요
각 언론사에 보도 자료 배포하고
(남욱) SNS를 통해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처리하겠습니다
그래도 다행이에요
영결식이 시작되기 전에 법제처 해석이 나와서
(수정) 국민 여론이 바뀌기 위해선 [문이 탁 닫힌다]
오늘 영결식이 중요하니까요
(세영) 국가 공식 행사에서
리더가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뭐...
여론이 급반전될 수도 있겠죠
(수호) 오영석 의원 퇴원해서 자택에 도착했답니다
영결식장으로 바로 오겠다고
[수호의 가쁜 숨소리]
오 의원이 대표님 뜻대로 따라 줄까요?
(찬경) 오 의원은 영결식장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날 도와주는 거예요
(수호) 네?
(찬경) 양진만 정권?
임기 내내 이상만 찾던 무능한 아마추어 정권이었어요
지금은 저들의 유일한 무기인 도덕성마저 땅에 떨어졌고요
[찬경의 가쁜 숨소리]
박무진 권한 대행이
계속해서 대선 주자에 이름을 올려서야 되겠어요?
제자리 찾아 줘야죠
(수호)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럼...
오 의원이 그렇게 만들어 줄 거예요 오늘 영결식장에서
(수호) 대표님!
[수호의 힘겨운 숨소리]
오영석 의원, 추도사 할 자격 없어요
(한모) 한나경, 너 또 그 얘기야?
(나경) 참사 당일 오영석 의원이 자리 비운 그 시간에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이대로 희생자들 영정 앞에
기적의 생존자로 세워 둘 수 없어요, 전
[나경의 떨리는 숨소리]
너 김준오 때문이야?
[쓸쓸한 음악]
(한모) 김준오는 죽었는데 오영석은 살아 있어서 억울해?
그래서 그렇게 오영석 의원 일엔 감정적인 거냐?
- 선배 - (한모) 방첩 2과 김준오
결혼할 사이였잖아, 너희 둘
(한모) 왜, 내가 몰랐을 거 같아?
나 우리 회사 근속 15년이다, 어?
정보 요원 15년 차라고
[한모의 한숨]
우리 한 가지만 하자, 한나경
국정원 대테러 센터 분석관이야? 아니면
희생자 유가족이야?
선택해
[새가 짹짹 지저귄다] [초인종이 울린다]
[개가 왈왈 짖는다]
[영석이 커피를 조르륵 따른다]
(영석)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그때 다 드린 것 같은데
아직도 저한테 궁금한 게 있습니까?
앉으시죠
[영석의 힘주는 신음]
(나경) 참사 당일 본관 회의실에서 의원님 좌석이 찍힌
[무거운 음악] 두 장의 사진이에요
(영석) 근데 이게 뭐...
(나경) 내내 회의실에 앉아 계셨다는 의원님의 말씀과 달리
오후 3시 15분
폭파 당시 의원님께선 그 자리에 계시지 않았어요
말씀해 주시죠
폭탄 테러가 일어난 그 시각 의원님은 어디서 뭘 하고 계셨죠?
[한숨]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영석) 말씀드린 대로 전 이날
대통령님 시정 연설을 듣고 있었어요
그게
제가 기억하고 말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하나는 확실하네요
사진과 의원님
둘 중 하나는 저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영석의 떨리는 숨소리]
(영석) 그만 돌아가 주시죠 영결식에 참석하기로 돼 있어서요
그럼 영결식장에서 뵙죠
[다가오는 발걸음]
(재학) 소령님께서 그날 어디 계셨는지 알고 싶다고 했습니까?
(영석) 하지 마라, 임재학
소령님께서 왜 죄인 취급을 받아야 됩니까?
- (재학) 그날 소령님께서는... - (영석) 임재학 하사
[의미심장한 음악]
그만두지 못해?
(영석) 죄송하게 됐습니다
이제 그만 제 집에서 나가 주세요
지금 당장요
(나경) 어, 서지원
오영석 의원 군에 있었을 때 부대원들 같던데, 이름이...
[타이어 마찰음] [긴장되는 효과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남자1) 7년 전
백령도 앞바다에서 우린 다
(남자1) 그 배에 타고 있었습니다
(나경) 백령 해전 말인가요?
함대 사령관도, 합참 의장도
그리고 청와대마저
이 나라 모두가 우리를 버린 그날
소령님만은 끝까지 우리를 지켰습니다
(남자1) 함부로 죄인 취급 해도 되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 오영석 소령님
(남자1) 임재학 하사
해전 이후 내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생해 왔습니다
소령님은 그날 임 하사와 통화를 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신 겁니다
사고를 막기 위해서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은 거죠?
그 말이 사실이라면요
당신은
우리를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통화 연결음] (지원) 통화 내역 조회 부탁드립니다
명의자는 오영석, 날짜는 3월 4일
오후 3시 13분에서 18분 사이
예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수교) 저, 잠시만요
(대한) 물러나십시오, 물러나십시오
[수교의 당황한 신음] (기자2)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친다]
(기자3) 한 말씀만 해 주세요
[소란스럽다]
(경호원2) 물러나세요, 자, 뒤로 물러나세요
(기자4) 대행님, 해임 사실을 은폐하신 이유가 뭡니까?
(기자5) 해임 사유는 어떻게 되십니까?
(기자6) 권한 대행 자격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앞으로 거취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스스로 물러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대행님, 한마디만 해 주십시오!
(기자5) 대국민 사과는 하실 예정이십니까?
(기자6)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무거운 음악]
(기자5) 대행님, 말씀해 주십시오!
(사회자) 다음은 헌화와 분향이 있겠습니다
[사람들의 야유가 들린다]
[무전기 신호음] (대한) 외부 확인
[사람들의 야유가 계속된다]
[쓸쓸한 음악]
"카이스트"
[소란스럽다]
미안합니다
(진만) 청년 과학 기술 연금은
약속할 수 없는 공약입니다
[사람들이 야유한다]
당신들보다 못 배운 청년들
당신들보다 좋은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
그래서 당신들보다
세상의 찬바람 앞에 서야 하는 그 청년들의
고용 기금이 내한테는 먼저입니다
[학생들이 술렁인다] (학생1) 가자, 뭐야?
[진만의 헛기침]
(학생2) 안 찍을 겁니다!
(진만) 아, 이, 가 뿌네요 [진만의 멋쩍은 웃음]
지금 내 표 500장 잃은 거 맞죠?
[함께 웃는다]
정치적 유불리에 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내가 바꾸고 싶은 거는
청와대 주인이 아닙니다
이 대한민국입니다
우리의 미래입니다!
감사합니다, 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이고, 이거 마, 표도 잃고
[진만의 웃음]
분위기도 마, 썰렁하고
내 노래 한 자락 하겠습니다
[진만의 웃음] [사람들의 환호성]
♪ 꽃 피는 ♪
♪ 동백섬에... ♪
[애잔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확인했어? 오영석 의원 통화 내역
(사회자) 다음은 오영석 의원의 추도사가 있겠습니다
먼저 가신 영령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추도사를 낭독합니다
[카메라 셔터음]
[관묵의 한숨]
[장엄한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추도사는
하지 않겠습니다
여기 이 죽음들을
저는 슬퍼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영석) 한없이 부끄럽고
수치스럽기 때문입니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무능한 국가
아직까지 테러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안일한 나라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의 희생을 되갚는 일엔
비겁한 정부
자격 없는 자들이 권력을 차지한
불행한 국민들의 나라
대한민국
이 대한민국이
한없이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못 견디게 부끄러운 건
생존자라는 이유로
여기 이 자리에 서 있는
저 자신입니다
[차분한 음악]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테러 앞에
속수무책으로
사랑하는 벗과 동료를 잃은 제가
왜 기적의 이름이 되어야 합니까?
7년 전에도 저는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전우들 대신
살아남았을 뿐인 제게
왜 이토록 무거운 훈장을 수여했을까
그건
제게 내려진 명령이었습니다
더 이상 우리들의 조국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앞에
무고한 희생을
허락하면 안 된다는
지엄한 명령
그 명령을 지켜 내지 못한 저는
감히 슬퍼할 수조차 없습니다
부끄러운 생존자란 이름은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다시는
그 누구도
이 나라를
우리 국민을
함부로 대할 수 없도록
강건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 그날까지
한때는 자랑스러웠던
대한민국이 저에게 수여한 이 훈장을
반납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무거운 음악]
(지원) 오 의원 말이 사실이었어요
오 의원이 자리를 비운 시간 3시 14분
(지원) 백령 해전 참전 용사 임재학이랑 통화 내역 확인했습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오 의원, 이 임재학이라는 사람 전화를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네요
선배
우리가 오영석 의원을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헛되이 하지 않을게요
[새가 짹짹 지저귄다]
(무진) 아니,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최종 통보가 왔다고요?
우리 군에게는 협조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까?
(영목) 그게, 북한 정찰 총국 공작원들 역시
명해준을 추적 중이랍니다
탈북한 고위급을 추적해 온 암살조라는데
국정원 말로는 명해준의 동영상의 존재를 알고
북측이 무척 당황한 상태라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이번 테러와 관련이 없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영목) 캄보디아 정부 입장에서는 명해준이 있는 센모나리가
캄보디아와 베트남 사이의 예민한 분쟁 지역인 데다
혹시 모를 우리와 북한의 군사적 충돌을
우려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럼 이제
명해준 신병 확보는 불가능해지는 겁니까?
그래서
[영목이 입소리를 쩝 낸다]
(영목) 사실은 문제가 좀 있습니다, 대행님
[긴장되는 음악]
[시스템 작동음]
(707 대령) 서울 공항에서 수송기를 타고 캄보디아까지 이동한 후
밀림 지역에서 낙하산 부대를 투입 거점 타격 후에
[관묵의 헛기침]
[관묵의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말씀드린 걸로 알고 있는데요
캄보디아 정부 승인 없이 우리 병력을 투입하는 일은...
자격 있다고 생각합니까?
(관묵) 국군 통수권자로서 아직도?
[관묵이 서류를 탁 내려놓는다]
영결식장에서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해임 사실을 은폐한 채 국가 위기 상황을 틈타
대한민국 최고 권력이 된 박 대행 당신에게
우리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맡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겁니까?
[긴장되는 음악]
(관묵) 우리 군의 작전 지휘권은 합참 의장인 나에게 있습니다
대한민국 안보에 필요한 일이라면
내가 판단하고 내가 결정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이 여기저기서 울린다]
[휴대전화 알림이 여기저기서 울린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수정) 대행님
지금 뉴스 속보 좀 연결해 주세요
[직원3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뉴스 속 앵커1)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은
북한군 대좌 명해준 [긴장되는 음악]
군복을 입고 등장한 명해준은
자신이 국회 의사당을 폭파했다고 주장합니다
명해준은 운구 7인방 최서룡의 양자로
최서룡은 북한 국무 위원장의 후계 세습을 주도한
당과 군의 권력자 중 한 명입니다
명해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테러에 북한 고위급이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영목) 도대체 누가
[뉴스가 계속된다] 저 동영상을 언론에 유출...
(남욱) 정말 아니에요, 우신영 기자?
그 동영상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몇 명 안 돼요, 우 기자 당신 포함해서
(신영) [헛웃음 치며] 아니, 뭐, Tbn 기자인 내가
KBC에 제보라도 했다는 거예요, 지금?
그것도 이렇게 큰 특종을?
그럼 짚이는 사람은요?
우 기자한테 동영상 제보한 사람이 유출했을 수도 있잖아요
[한숨]
나도 특종보다 국가 안보가 더 중요하다는 것쯤은 알아요
취재원 보호도 할 줄 알고요
[통화 종료음] 아니...
미치겠네
(남욱) 대행님
명해준 동영상 내용을 부인하는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과
그와는 별개로 명해준 신병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청와대의 공식 입장 또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여론이 가라앉을지는 미지수...
라고 제, 제가 적, 적어 놨네요
혹시 확인해 봤어요?
공보 팀 중에 KBC 방송국과 접촉한 사람 있는지
아, 아닙니다
공보 팀 중엔 동영상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저 말고는
(남욱) 그리고...
저, 아, 저 저는 절대 아닙니다, 대행님
(수정) 청와대 스태프가 왜 언론에 이 동영상을 제보했을까요
하필 이런 때에
대행님
청와대 밖에도 있는데요
이 동영상에 대해 아는 사람
[의미심장한 음악]
(찬경) 나라면 외부의 적을 이용했을 거예요
윤찬경 대표
만나야겠어요, 지금 바로
(찬경) 그러니까 내가
동영상을 방송국에 유출했다?
박 대행과의 약속을 어기고 말이죠?
(무진) 대표님은 처음부터
동영상을 공개하자는 입장이셨으니까요
[헛웃음]
하지만 내가 왜 그런 수고를 하겠어요? 박 대행을 위해서
축하해요, 박 대행
무슨 뜻입니까?
생각보다 빨리 벗어나겠는데요
권한 대행 자격 논란에서
돌아섰어요
돌아섰습니다
(남욱) SNS를 중심으로 대행님에 대한 여론이 돌아서고 있어요
지금 더 이상 그 누구도
대행님 해임 관련 사실에 대해서 문제 삼고 있지 않습니다
자, '테러범 잡기 위해 지금은 분열보다는 국민 통합'
'박무진 권한 대행 중심으로 국론을 통일할 때'
'우리가 진정 분노해야 할 대상은 명해준과 테러 세력'
그렇디
(희경)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도 뒤집혔어요
'명해준', '테러범' '테러범 동영상', '명해준 신병 확보'
해임 이슈는 깔끔히 사라졌네요
(세영) 아, 이거 대단하네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행님의 해임을 요구하던 게시물 대신
명해준 신병 확보를 촉구하는 청원이
한 시간 만에 무려 10만 이상의 동의를 얻었어요
[희경과 수정의 놀란 숨소리]
(수정) 어, 미디어, 방송 쪽은요?
묻긴 뭘 물어?
(단) 박무진 권한 대행, 오영석 아이템 싹 다 보류해
명해준 동영상 진위 여부와 신상 정보 북한의 테러 가능성
[버럭 하며] 내가 더 불러 줘야 돼?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너 따라와
[무거운 음악] (뉴스 속 앵커2) 자신이 테러범이라고 주장하는
(단) 빨리 와!
(뉴스 속 앵커2) 명해준의 동영상을 접한 국민들은
불안과 공포를 호소하며
정부가 명해준의 신병 확보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학계와 종교계의 원로 인사들은
성명을 발표해 지금은 정치 공세를 멈추고
국난 극복의 의지를 다질 때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찬경) '이슈는 또 다른 이슈로 덮는다'
해임 이슈를 덮으려면 명해준 동영상 정도는 돼야죠
대한민국에선 안보 카드를 꺼내는 순간 게임 끝이잖아요
의혹이든 논란이든
다른 어떤 패도 힘을 못 쓰니까
부럽네요, 좋은 참모를 둔 박 대행이
한주승 실장도 없는 청와대에서 누군지
솜씨가 좋아요
(수교) 어? 대행님!
(영진) 국정 운영 지지도 조사 결과는 내일 오전에
모든 언론사에 릴리즈할 생각이니까 그렇게 준비해 주시고
(직원4) 표본은 500명 정도면 될까요? [문이 탁 닫힌다]
(영진) 예, 근데 질문을 좀 쉽고 선명하게 갑시다
아무래도 좀 긍정적인 답변 유도하는 데는 그게 좋아요
- (직원4) 네 - (영진) 어
(영진) 대행님 [영진의 안도하는 한숨]
걱정 안 하셔도 되겠습니다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만 반등하면
이제 해임 논란 때문에 국정 운영 방해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동영상을 유출한 겁니까?
[긴장되는 음악]
[영진이 숨을 들이켠다]
보고드리려던 길입니다
[영진의 한숨]
(수교) 가서 일들 보세요
[수교의 한숨]
[수교의 멋쩍은 웃음]
명해준 동영상은 기밀 사항이었어요
차영진 행정관은 그걸 외부에 유출한 겁니다
사전에 어떤 공유도
허락도 없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도
정치적 선택에 포함되는 겁니까?
국가 기밀 누설죄
또는 국기 문란으로 저를 벌하실 수 있습니다
그걸 알면서 대체 왜...
대행님을 지키는 길이니까요!
이관묵 합참 의장
명해준을 잡기 위해서 이제 캄보디아와 분쟁도 불사할 겁니다
대행님을 국군 통수권자로 인정하지 않으니까
대행님이 선택한 정직의 대가입니다
[한숨]
(영진) 대행님이 왜 스스로 해임 사실을 고백했는지 아십니까?
자기가 권력욕이 없다는 걸 증명하고 싶으셨던 겁니다
보통 정치인들과는 다른 좋은 사람이니까
대행님은 지금 전쟁터에서 나가서 자기 칼이 더럽혀질까 봐 두려워서
맨손으로 싸우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고 계시는 겁니다
길은 두 가지겠죠
피 흘리면서 죽거나 두 손 들고 죽거나
[영진의 한숨]
저는
더 이상 그런 장수 밑에서 싸우고 싶지가 않습니다
[영진의 한숨]
이겨야겠으니까
[한숨] [무거운 음악]
"사직서"
[문이 달칵 열린다]
(영목) 찾으셨습니까?
동영상을 유출한 청와대 스태프가 누군지
[숨을 들이켠다]
이관묵 합참 의장 아직 있습니까?
[긴장되는 음악] 캄보디아로 가는 수송기 엄호는?
(707 대령) F-18 전투기 역시 출격 준비해 있습니다
우리 공군이 캄보디아 현지까지 특임단 병력을 엄호해 수송하고
캄보디아 영공에선 군 사이버 병력이 방공망을 해제해
항공로를 열어 줄 겁니다
(윤배) 아, 저, 의장님
권한 대행에게 통보라도 하셔야...
(관묵) 특임단 대원들에게 연락하지
서울 공항으로 집결하도록
(무진) 기어이 캄보디아로 파병하실 생각입니까?
(관묵) 이 나라 대통령과
우리 국민 200여 명이 희생당한 대참사입니다
게다가 놈은 [시스템 작동음]
감히 청와대로 동영상을 보내와 우리를 조롱했습니다
동영상마저 공개된 지금
국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어요
명해준을 잡아 응징하는 건
주권 국가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난 북한 놈들 손에
명해준을 곱게 내주지 않을 겁니다
(무진) 캄보디아와의 외교적 분쟁은
더 큰 불안과 공포를 가져올 겁니다
(관묵) 모든 외교의 끝은 결국은 전쟁입니다
그리고 우리 군은
바로 그날을 위해서 존재하는 겁니다
[긴장되는 음악]
적은 반드시
힘으로 굴복시키는 겁니다
박 대행
[가슴팍을 탁 치며] 나에게 힘이 있다면 쓰는 겁니다
주저함도, 망설임도 없이
합참 의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힘이 있으니 써야겠습니다 주저함도, 망설임도 없이
합참 의장님의 군 지휘권을 박탈합니다
[긴장되는 음악]
이관묵 합참 의장, 당신을 해임합니다
[무진이 숨을 들이켠다]
지금 이 시간부로
(무진) 국군 통수권자인 내 승인 없이 군 병력을 움직이는 사람은
내란 음모죄로 처벌할 생각입니다
그 누구도
예외는 없을 겁니다
[문이 탁 닫힌다]
(수정) 어, 국정 운영 지지도 조사 결과 나왔는데
언론사에는 아침에 공개하기로 했죠?
청와대 공식 SNS도 그때 같이 공개하는 걸로 할까요?
(영진) 그거는 김남욱 행정관한테 알려 주세요
미디어 담당하는 건 그쪽이니까
자리 옮기기로 했어요?
그런 말 없었잖아요
[한숨 쉬며] 뭐, 허락받아야 됩니까?
[헛웃음]
아니
상의, 의논, 협의
뭐, 이런 듣기 좋고 아름다운 우리말은
국어 시간에 안 배웠어요?
명해준 동영상만 해도 그래요
미리 의논 정도는 해 줄 수 있었잖아요
(영진) 그거 말했다면
[한숨]
찬성했겠어요? [어두운 음악]
박무진입니다
할 얘기가 있어요
(수정) 그럼 제가 집무실로 가면 될까요?
네, 알겠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혹시 뭐 아는 거 있어요?
(영진) 대행님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정수정 행정관일 텐데요
우리 얘기는 다녀와서 하죠
[쓸쓸한 음악]
[액자를 툭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무진) 비서실장직
더 이상 공석으로 둘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생각 끝에 결정했어요
세종시부터 여기 청와대까지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준 스태프는
정수정 보좌관이에요
[긴장되는 음악]
[영진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수교) 이거 아닌 것 같은데요, 뭔가...
[숨을 들이켠다]
비서실장직은
차영진 행정관을 임명하기로 했어요
(무진) 정수정 보좌관에겐
내가 직접 말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요
제가 실망하고 상처받을까 봐요?
[살짝 웃는다]
놀랍긴 한데요
(수정) 전 차영진 행정관이 일하는 방식
대행님께서 싫어하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틀렸나요?
필요하니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수정) 하던 얘긴 끝내고 가야 잠이 올 것 같아서요
동영상을 공개하자고 말했다면
그래요, 반대했겠죠
하지만 나한테 이유를 설명했다면
난 분명 찬성했을 거예요
얼마나 유능한지
내가 아니까
축하해요
차영진 비서실장님
(영진) 저기, 저, 어, 정수정 씨
예, 음...
[영진이 입소리를 쩝 낸다]
치맥 할래요, 같이?
저기...
광화문에 잘하는 데 아는데
아니
저녁 안 먹었으니까
뭐...
물어본 거예요
싫은데요
[잔잔한 음악]
이런 날 축하주를 살 만큼 내가 성숙한 인격도 아니고
[한숨 쉬며] 위로주를 받을 만큼
불쌍해 보이는 것도 기분 별로네요
[문이 탁 닫힌다]
치맥이라고 했냐? 허, 참
뭔데? [한숨]
[웃음]
참 나
[컵라면을 툭 내려놓는다]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수교) 저, 대행님
저, 퇴근 안 하십니까?
약주 좋아하실까 모르겠네요
누구 말씀하시는 건지...
[무전기 신호음] (대한) 아무 이상 없는지 확인하고
(무진) 오늘이 가기 전에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주승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무진이 숨을 하 내뱉는다]
대통령님
임기 내내 외롭고
힘드셨던 건 아닐까
그런 마음이 들어서요
그 말
박 대행이 외롭고 힘들다고 들립니다
(무진) 저 또한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습니까?
대통령님을 외롭게 만들었던
그런 사람
(주승) 대답은
[주승이 숨을 들이켠다]
박 대행도 이미 알고 있지 않나요?
[차분한 음악]
[주승이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힘겨운 신음]
[떨리는 숨소리]
(주승) 아이, 박무진 장관이 그렇게 노여우신 겁니까?
해임까지 하실 줄은
그 반대야
더 탐이 나기 전에 놔주려고
(진만) 정치랑은 안 어울려, 박무진 저 친구
지옥의 링이 될 거야
링에 끌려 나와서 피투성이로 서 있는 건
나 하나로 족해
[멀리서 개가 짖는다]
[한숨]
[나경의 한숨]
(한모) 얘가, 얘가, 지금 뭐 하는 거야! 어?
[나경의 한숨]
고양이 손이라도 빌릴 이 바쁜 때
[나경이 파일을 탁 정리한다]
[한숨]
선배 말이 맞았어요
뭐가?
난 그저 희생자 유가족이었어요
여기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에요, 저
[무거운 음악]
[한숨]
[나경이 스위치를 탁 누른다]
[살짝 웃는다]
(한모) 한나경!
(지원) 아이씨
[애잔한 음악]
[힘겨운 숨소리]
[훌쩍인다]
[훌쩍인다]
[나경이 흐느낀다]
[휴대전화 진동음]
[훌쩍인다]
[힘겨운 숨소리]
[훌쩍인다]
(남자2) [변조된 목소리로] 오영석 의원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알고 싶지 않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나와 세상을 바꿔 보지 않을래요?
(남자2) 국회 의사당 설계 도면에서
119호를 찾아요
[통화 종료음]
[무거운 음악]
(나경) 둘 중 하나겠지
날 노린 함정이거나
결정적 제보자거나
(무진) 오영석 의원에게 국무총리 대행직을 제안할까 합니다
(영석) 이 나라의 불행한 참사가 왜 제 정치적 자산이 되어야 합니까?
(나경) 오영석 의원, 이 테러와 관련 있어요
[유리창이 와장창 깨진다] 반드시
(영목) 현지에 도착한 707특임단에
[버튼을 탁 누른다] 사고가 발생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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