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니스 9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이현의 한숨]
(서윤) 아까 동 대표 아줌마가 [도어 록 작동음]
정국이 아저씨 데리고 나갔는데요
둘 다 좀 이상해 보였…
[도어 록 작동음]
[무거운 음악]
(연옥) 안녕
[연옥이 살짝 웃는다]
[새봄의 한숨] (서윤) 아저씨
(정국) 어, 어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너도 목마르니?
애 건들 생각 하지 마요
(새봄) 할 말 있으면 나한테 하고
아저씨도요
새봄아
(정국) 그래도 감염자는 찾아야지
자기도 모르게 병 걸릴 수도 있잖아
형사님, 어깨 펴요 지금 질서 지키는 거예요!
[연옥의 어이없는 숨소리]
(연옥) 이 집엔 마실 물이랑 먹을 게 아직 많네
(이현) 우리 집 안에만 있을 테니까
이제 그만들 하고 나가 주시죠
(새봄) 지금 당장요
저 지금
인내심 끝나 가거든요?
저 눈 치켜뜬 거 봐요
뭐 해요, 총 안 겨누고?
[정국의 떨리는 숨소리]
[뒤적이는 소리가 난다]
(이현) 와, 저거 진짜 미친놈이네
이봐요 [문이 탁 닫힌다]
뭐 찾으세요?
예? 뭐 갖다드릴까?
아, 뭐, 나는 그냥
(주형) 신혼집 분위기는 잘 안 나네
댁만 없으면 좀 나요
(주형) 아, 근데 그 꼬맹이
여기 두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 두 사람한테 물리면 어떡해
그럼 어디로 갈까요? 뭐, 오주형 씨 집에?
그래도 되고
나 애 잘 보는데
과외도 가능하고
약 찾으러 왔죠?
광인병 걸리는 약
그거 나 주고
쥐 죽은 듯이 안에서 숨어 있어요
(주형) 그럼 내가 여기서 살게 해 줄게
그거 찾아서 뭐 하시려고?
그, 아파트 감염 쇼도 실패로 끝났는데
내가 생각을 해 봤는데
내 와이프 그 약 먹고 살아난 거잖아
머리가 박살이 났는데도
위험해지면 나도 그 약 먹으려고
(주형) 그 괴물들한테 물려서
과다 출혈로 사망할 가능성도 없어지는 거고
안 아프게 병도 걸릴 수 있잖아, 어
아, 뭐, 병은 안 무서워요?
병에 걸리는 게 뭐?
무서울 게 없어지는데?
아저씨
이거 마약 아니에요
[헛웃음]
(이현) 어?
[문이 탁 여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문희의 놀란 숨소리]
(문희) 너 저기서 뭐 해?
3층에 있는 거 아니었어?
저 501호 형사님한테 허락받고 저기로 옮겼어요
근데 무슨 일 있어요?
(소윤) 아, 앞집 분들 병 걸렸다고 해서요
(문희) 너 물려고 막 이렇게 막 덤비지는 않았고, 어?
(보람) 네, 그런 적 없는데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희) 여보 진짜 병 걸린 거 맞아?
[우창의 한숨]
(연옥) 이후 벌어지는 일은 다 그쪽 책임이에요
자, 자, 오신 분들 잠깐 모여서 얘기 좀 해요
501호 분들
[무거운 음악] 후속 대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을 거 같아서요
(새봄) 여러분! [소윤의 놀란 탄성]
회의는 동 대표님 집에 가서 하세요
거기 텅 비어서 아무것도 없거든요!
아마 여기에 있는 분들 다 들어가도
넉넉할 거예요, 그렇죠?
(연옥) 형사님!
(정국) 야, 새봄아, 너 왜 그러니?
[새봄의 거친 숨소리]
(이현) 새봄아, 야, 심호흡하고
[새봄의 거친 숨소리] 침착하고, 괜찮아?
다 들어가세요, 네
들어가자
(정국) 새봄아
너 괜찮니?
[새봄의 한숨] 목 안 말라?
(새봄) 아저씨한테 진짜 실망했어요
(세규) 맞네 그, 동 대표님 집 좋네, 예?
이번 기회에 로열층 구경도 하고
(문희) 그러게, 우리 201호는
이렇게 귀한 분들 모시기에는 너무 누추했잖아, 쳇
집이 청소가 덜 돼서요
[연옥이 살짝 웃는다] (소윤) 전 청소 덜 돼도 괜찮은데
(주형) 동 대표님 집 좋네
가 보죠, 뭐, 어
- (세규) 어, 올라가, 가 - (문희) 가요, 가자
- (세규) 올라가, 가, 가 - (문희) 가자
- (우창) 아이… - (세규) 가
(이현) 괜찮아요?
야, 내가 설마 새봄이 병 걸리기를 바라겠니?
난 그냥 걱정돼 가지고
너도 봤지? 새봄이 손에 그…
(이현) 그거 진짜 아무것도 아니에요, 형
상처예요, 상처
형 걱정도 아무것도 아니고
현아, 너 먼저 들어가
내가 책임지고 여기 지키고 있을게
며칠 지나도 아무 일 없으면은
저 사람들도 안심하겠지, 뭐
형, 조심해요
저 사람들
믿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에요
(세규) 아, 진짜 머네, 여기, 예? [사람들의 가쁜 숨소리]
아, 머네, 멀어, 진짜
[문희의 가쁜 숨소리] (연옥) 그러니까요
로열층이 꼭 좋은 게 아니거든요
제가 늘 희생해서 내려갔던 거예요 [신발 벗는 소리]
다음엔 아래에서 얘기해요
(문희) 오, 아니, 아무것도 없네요
진짜 여기 사시는 거 맞아요, 예?
(세규) 아, 그나저나
아, 동 대표님 청소 견적 좀 나오시겠는데, 예?
아, 목사님이 무슨 술을 이렇게 마셔요?
(연옥) 그보다
감염자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윤새봄 씨 태도 보셨죠?
이러다 갑자기 여기 쳐들어올지도 몰라요
전에 그, 602호 변호사가 얘기했죠, 긴급 피난
근데 어떻게 오늘 안 보이시네?
제가 말씀드릴게요
말씀하신 조항을 적용하기엔
거기가 그분들 집이기도 하고
아직 발병한 것도 아니라서요
(보람) 맞아요 뭐, 아직 해 끼친 것도 아닌데
(연옥) 자, 5층 여자 경찰분이 감염됐다는 증거
저한테 있어요
(주형) 아예 집에서 내쫓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사람이라는 게 뒤가 없으면 원래
이상하게 용감해지거든
감염자들 물 마시면 발병하잖아요
그 집 물
거기다 두면 더 위험한 거 아니에요?
(연옥) 그렇네요
그 집 물 많던데
그냥 버릴 순 없고
봉쇄가 길어져서 다들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테니까
(주형) 입주민들끼리 공평하게 공평하게 나누죠
아, 진짜, 씨
(서윤) 다들 너무한 거 같아요
그래도 나쁜 사람들은 아니야
사람이 겁이 나서 그래
601호 아저씨도요?
응, 그 사람 빼고
그 사람은 옆에도 가지 말고 말 걸어도 대답도 하지 마
그냥 없는 사람 취급 해, 알겠지?
- (새봄) 쳐다보지도 마 - (이현) 응
(새봄) 야, 근데 정국이 아저씨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그래도 우리가, 어?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었는데
(이현) 아, 내가 편드는 건 아닌데 [새봄의 성난 숨소리]
지금 정국이 형 집에 못 간 지 좀 됐잖아
형수님이 얼마나 보고 싶겠어 걱정도 되고
(새봄) 너 내가 점수 매기는 거 알지?
좋은 일 한 번에 플러스 1점 나쁜 일 한 번에 마이너스 1점
정국이 아저씨 지금 마이너스야
씁, 그, 내 점수 좀 나눠 줘 난 많을 거 아니야
난 플러스 맞지?
[노크 소리]
[새봄의 한숨]
[도어 록 작동음]
[앤드류의 옅은 헛기침]
[새봄의 의아한 숨소리]
(앤드류) 형사님 올라가셨어요
어디로 올라가요?
(앤드류) 아, 위에서 두 분 내쫓을 계획 짜고 있거든요
그 얘기 했더니 올라가시더라고요
어딜 내쫓아요?
(앤드류) 밖에요
물이랑 먹을 것도 뺏는다고 하던데
(새봄) 서윤이랑 잠깐 있어
(이현) 야, 봄아, 야, 윤새봄
[당찬 음악] 야, 흥분하지 마!
[문이 탁 열린다] [이현의 불안한 숨소리]
걱정돼요?
[문이 탁 닫힌다]
새봄이 말고
사람들
걔네들 공무원이라 사람 물면은 집도 뺏겨요
다 아시잖아요, 예?
새봄이가 아파트 생겼다고 얼마나 좋아했는데
아니, 같은 아파트 사시면서 왜들 그러시는지 모르겠네…
[사람들의 놀란 탄성]
(정국) 야, 새봄아
너 여기 왜 왔어?
내가 다 설명할 테니까
먼저 집에 가 있어, 어? [문희의 겁먹은 숨소리]
(연옥) 형사님, 뭐 해요 저 여자 칼 들었어요!
다들 무슨 얘기 하고 계셨어요?
[사람들의 놀란 탄성] (정국) 아이…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사람들의 비명] (연옥) 어떡해!
[정국의 다급한 숨소리]
[사람들의 놀란 탄성]
[철컥]
[사람들의 겁먹은 숨소리] 왜? 쏘려고?
[무거운 음악] 다 쏴서 죽이게?
(정국) 야, 새봄아, 진정해, 응?
(주형) 괜찮아, 괜찮아, 그냥 놔둬
이 여자 쏠 용기도 없어, 쏴 봐!
[주형이 씩씩댄다]
[겁먹은 숨소리]
[철컥] [사람들의 비명]
[연옥의 놀란 숨소리]
[주형이 울먹인다]
[문희의 안도하는 탄성]
경찰은 첫 발 비워 두거든요
[겁먹은 신음]
(연옥) 이제 어쩔 건데요? [보람의 거친 숨소리]
우리 겁주고 감염 상태로 여기서 살겠다?
쩝, 그냥 열받아서 온 건데
이왕 이렇게 모인 거, 감염자
찾아 볼까요?
[소윤의 거친 숨소리]
(소윤) 방법이 있어요?
(새봄) 음
감염자들 갈증 느끼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거고
갈증 참고 감추고 있다가
눈앞에서 사람 피를 보면 어떻게 될까요?
피가 어디 있는데?
여기요
[다가오는 발소리]
[쓱 베는 소리]
[무거운 음악] [사람들의 비명]
아이씨
(이현) 괜찮아
[피가 뚝 떨어진다]
[사람들의 긴장한 소리]
아이씨
[거친 숨소리]
[보람의 괴성] [사람들의 비명]
[긴박한 음악] [보람의 거친 숨소리]
[사람들의 겁먹은 탄성]
[사람들의 비명] [괴성]
[새봄의 힘주는 소리]
[이현의 힘주는 소리]
[보람의 괴성]
[보람의 거친 신음]
[사람들의 비명]
[무거운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새봄) 좀 전에 조용해졌어요
(정국) 이제 어떡하냐?
일단 기다려 봐야죠
대화 가능해질 때까지
정국 아저씨도 왔으니까
넌 올라가서 치료받자
(새봄) 피 냄새 나면 보람 씨도 더 힘들어
아저씨는 여기 좀 계세요
(정국) 아이…
(이현) 야, 물린 건지 약 먹은 건지 알아봐야 돼
(새봄) 알았어 내가 이따 물어볼게
[이현의 아파하는 숨소리]
야
[이현의 아파하는 숨소리]
빨리 가자
이러다 세균 감염되면 큰일 나
(이현) 진정해, 어?
내가 이래 봬도 면역력이 좀 강해
[문이 탁 열린다] [옅은 한숨]
(정국) 저기
이, 이, 이보람 씨가 움직여
(이현) 나 혼자 갈 테니까 들어가 봐
아, 나도 간단한 응급 처치 정도는 할 줄 알아
피만 멈추면 되잖아
약 바르고 새 수건으로 갈아
손 높은 데 두고
(새봄) 가만히 누워 있어
[한숨]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세규) 아, 저기 나도 물 좀 주세요, 예?
[연옥의 가쁜 숨소리] 아, 진짜 깜짝 놀랐네, 물 좀…
(연옥) 맡겨 놨어요? 씨
[연옥의 당황한 숨소리]
다들 그만 가 보세요
더는 의논할 분위기가 아니네요
[소윤의 한숨]
(세규) 여보, 갑시다
(문희) 아유
(세규) 응
[연옥의 한숨]
[발소리가 들린다] [이현의 가쁜 숨소리]
(이현) 아이고 아직도 안에들 계시네
(주형) 왜요?
(이현) 그냥 가시면 안 되죠
새봄이가 그 고생을 했는데
(주형) 아이씨
감염자 끝까지 찾아야 되지 않겠어요?
(이현) 오주형 씨도 감염 상태인지 아직 모르잖아요
[주형의 한숨] 안 그래요?
[가쁜 숨소리]
동 대표님도요
(새봄) 저 들어가요
빨리 나가요 [문이 탁 닫힌다]
저 다시 변할지도 몰라요
(새봄) 안심하세요
발병 방금 끝났으니까
당분간 그럴 일 없어요
중요한 얘기 하려고 왔어요
이보람 씨가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아야 돼요
그래야 우리도 대비를 할 수 있거든요
혹시
헬스장에서 약 받은 적 있어요?
슈퍼에서 걸린 거예요
(보람) 감염자들 피하러 숨었을 때
[사람들의 거친 신음] 다리를 긁혔나 봐요
[무거운 음악] [보람이 흐느낀다]
말하면
아파트에 안 들여보내 줄까 봐
무서웠어요
여긴 아무도 안 올 테니까
좀 쉬어요
(보람) 저, 고마워요
언니 아니었으면
누구든 물었을 거예요
그건 모르죠
아무도 안 물고
끝까지 참았을 수도 있죠
비상계단
(새봄) 거기 피 묻은 수건 버렸어요?
쓰레기봉투에?
아니요, 저 아니에요
[쿵 소리가 들린다]
(새봄) 왜요, 뭐 있어요?
밖에서 소리가 나
[쿵 소리가 들린다]
[무거운 음악] 골프장 쪽에서
[쿵 소리가 연신 들린다]
거기
나수민 씨 있지 않나?
[우창의 가쁜 숨소리]
(우창) 그
5층 여자도 감염된 거 같다고
한마디만 해 주시면 된다니까요
왜요?
그, 저쪽에서 무슨 소리 난 것 같은데요?
(우창) 감염자 있는 데를 누가 내려와요?
[우창의 웃음]
[우창의 준비하는 소리]
[수민의 옅은 한숨]
아
우리 형제님도 골프 좀 치시나요?
뭐, 스크린만, 가끔요
오, 그럼 편하게 연습하시면 되겠네요
싱글 플레이어 돼서 나가시는 거죠
[우창의 멋쩍은 숨소리]
[우창이 살짝 웃는다]
치료제 나오면 맞고
무사히 집에 가셔야지요
(우창) 광인병 걸렸던 거 알려지면
가족들이 좋아하시겠어요?
[한숨]
5층 여자 때문에 그래요?
그 여자 경찰 특공대였다고?
[살짝 웃는다]
저도 군 출신이에요, 카투사
미국에서도 켄터키주 방위군에 있었어요
제가 딱 보면 아는데
그 여자 아무것도 아니에요
[우창의 웃음] (새봄) 확실해요?
[우창의 놀란 숨소리]
군대에 있었던 거 확실해요?
군종병이었습니다
[우창이 살짝 웃는다] [헛웃음]
집에 가 보세요 사모님 많이 놀라셨을 텐데
(우창) 아, 예
[우창의 힘주는 숨소리]
[우창의 멋쩍은 웃음]
(새봄) 골프채는 두고 가요
[우창의 멋쩍은 웃음]
(이현) 들어가시면 다른 분들한테도 사정 알려 주시고
서로 조심하세요
사람을 만날 땐 여러 명이서 만나시고요
(문희) 예, 예
아, 고생하셨어요
오주형 씨도 감염 안 되게 쭉 조심하시고요
걱정 마세요 늘 조심하면서 삽니다
들어가시면 바지도 갈아입으세요
(이현) 축축해진 것 같은데
[주형의 분한 숨소리] [문 고정 장치 올리는 소리]
제발 좀 가세요, 나 좀 혼자 있게
동 대표님도 당분간 집에 계세요
아직 잠복기인지도 모릅니다
[헛웃음]
[도어 록 작동음]
[한숨]
[연옥의 개운한 탄성]
[연옥의 개운한 숨소리]
[영어] 뭐야 [음 소거 효과음]
어떻게 된 거야 [음 소거 효과음]
[놀란 탄성] [문이 탁 열린다]
[한국어] 여보! [도어 록 작동음]
(우창)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어?
어?
[놀란 숨소리]
[어두운 음악] [우창의 겁먹은 탄성]
[긴장되는 효과음]
[문이 탁 열린다]
- (연옥) 뭐 해? - (우창) 피가 있어서
5층 부부가 또 미친 짓 하잖아
[연옥의 거친 숨소리]
다시 입주민들 모아야겠어
(연옥) 이번엔 확실히 내부 감염자들 뿌리 뽑는 거야
[도어 록 작동음]
[새봄의 한숨]
[도어 록 작동음] [이현의 긴장한 숨소리]
어디 갔다 와?
분명히 집에 있겠다고 했는데
그랬지
손 높이 들고 누워서
근데
내가 올라가다 더 좋은 생각이 났거든
(새봄) 얼마나 좋은 생각이었을까?
(이현) 잘 들어 봐라, 어?
이왕 피도 냈겠다
감염자들 더 찾으면 좋지 않을까, 뭐
그래서 찾았어, 감염자?
아니
아, 뭐, 그건 다행이긴 한데
이건 다행 아니네
네가 약 발라 주면 되지
야, 이거 금방 나아, 금방
(이현) 어? 들어가자
[발소리가 들린다]
거기서 뭐 해요?
(정국) 어
너희들 볼 면목이 없다
내가 팔랑귀라 너희들 고생만 시키고
난 그냥 저 2층이나 헬스장 가 있을게
서윤이 볼 자신도 없고
(새봄) 아, 됐으니까 빨리 와요
현이 상처 치료해야 돼
[새봄의 한숨]
아저씨
기운 내요
앞으로 고민 있으면 말하고
배신하지 좀 말고
(정국) 아, 배신…
나 진짜 처음이야
(새봄) 아유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정국이 주머니를 찍 연다] [문이 탁 닫힌다]
(이현) 자, 들어갑시다
[도어 록 작동음] 어, 고, 고맙다
(정국) 저기
내가 진짜 열심히 살게
(이현) 아, 빨리 와요, 들어가게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서윤) 아저씨, 많이 다쳤어요?
(이현) 응? 아니야 그냥 살짝 긁힌 거야
감염자 말고 칼에
(정국) 저기…
(이현)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긁은 게 아니라 내가
(정국) 저, 서윤아, 저기 치료해야 되니까 우린 나가자, 응?
- (이현) 내가 자해… - (새봄) 야
[잔잔한 음악]
(정국) 나가자, 나가
(새봄) 여기 앉아
[이현의 헛기침]
넌 어떻게 그렇게, 어?
멀쩡하게 생겨 가지고
그렇게 갑자기 사고를 치냐!
아, 그럼 어떡하냐? 그럼 네가 손 긋는 거 쳐다만 봐?
예쁘게 잘 그었다고 칭찬할까?
너, 나랑 너랑 같냐?
하, 난 살짝 그었지, 피 몇 방울
그냥 겁만 주면 될 걸 피바다를 만들어 놓고
아, 내가 심장이 뜨거워서 그래
아, 진짜 피만 난 거지
혈관이랑 힘줄 다 무사하다니까 봐 봐
내가 그 정도로 바보로 보여?
[한숨]
맞지? 괜찮지?
아니야?
야, 나 손 못 써? [새봄이 약을 잘그락 집는다]
[이현의 아파하는 신음]
안 꿰매도 되겠다
(이현) 응
다음부터 이러지 마
(새봄) 너 다치니까 속이 안 좋아
배도 더부룩하고
저녁도 못 먹을 거 같아
나도 그래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너 노려보고
넌 손 긋겠다고 칼 쳐들고
근데 어떻게 내가 가만히 있냐?
난?
아, 난 이래도 되는데 넌 하지 마
왜?
그냥 하지 말라면 하지 마
(이현) [아파하며] 씁, 아, 아
엄살은
[새봄이 입바람을 호호 분다]
[문이 탁 닫힌다]
감염자라며? 왜 아직 저기 있어?
하, 조용히 해
(해성) 아니, 감염자 맞다며 네가 그랬잖아
저 여자 묶어 놓은 건 맞지?
[문이 덜컹 열린다] (이현) 잠시 나와 주실래요?
[무거운 음악]
[한숨] [문이 탁 닫힌다]
데려갈 테니까 너 여기 상황 수습해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주형) 아이씨
(새봄) 어디로 갈래요? 골프장에도 빈 데 있고
(보람) 답답해요 어디든 확 트인 데로요
그래요
[연옥이 칼을 탁 내려놓는다]
오실 분들은 다들 오셨네요
(연옥) 15층은 원래 안 오고
3층 할아버지 댁은 집에만 있겠다고 하셨으니까
(이현) 목사님이 안 오셨는데요
몸이 안 좋다고 집에서 쉰대요
그분도 병에 안 걸렸나 꼭 체크하세요
뭐예요?
(정국) 아, 저, 저 저, 진정들 좀 하시고
(문희) 청소 아줌마도 안 왔는데
혹시 지금 그 집에 있어요?
(현경) 아니요 저희 집에 안 오셨는데
(세규) 지하로 간 거 아니야?
그, 지하실에 직원용 휴게실이 있다고 했잖아
(해성) 그, 시간 끌지 말고 빨리 좀 색출을 하죠?
피를 보면 막, 어? 돌아 버린다면서요
저 진짜 아니에요
(해성) 형사님, 좀 좀만 스피드 있게
[이현의 어이없는 숨소리]
- (이현) 형, 컵 좀 가져와 - (정국) 어
(이현) 뭐, 그러면
우리 변호사님이 직접 하시면 되겠네
여기 칼도 있겠다 [이현이 칼을 탁 내려놓는다]
여기에 반만 채우세요 소변 채울 때처럼
아이, 아니, 그런 건 경찰이 해야지
(해성) 어차피 지금 뭐, 상처도 나 있고
(주형) 응, 그러게
(이현) 아, 뭐 상처를 다시 헤집어요?
경찰 헌혈원 아니니까 하고 싶은 사람이 하세요
예?
[해성의 한숨] 없어요?
(문희) 어?
[사람들의 놀란 탄성]
[사람들의 놀란 숨소리]
[피가 주르르 흐른다]
(앤드류) 이거면 되겠죠?
[앤드류의 힘겨운 숨소리]
(이현) 빨리 지혈하세요
이제 좀 안심되세요?
여기
[무거운 음악] 여기에 감염자가 있으면
낌새가 좀 있을 거 같죠?
[문희의 한숨]
(동현) 아이씨, 진짜
(이현) 이리 오세요
[동현의 한숨]
(주형) 조심해, 조심해
[동현의 한숨] (이현) 똑바로 보세요
[동현의 떨리는 숨소리]
괜찮죠?
하, 예
[동현의 짜증 섞인 숨소리] (상희) 그러니까
우리 중에는 감염자 없는 거죠?
[한숨 쉬며] 예
(해성) 그럼 이제 우리 좀 먹을 거에 대해 얘기 좀 하죠?
2층 분들이 이번에 뭐, 한몫 잡으려고요?
아주 뭐, 말도 안 되게 돈을 요구하던데?
아, 말이 안 되긴 뭐가 안 돼?
공급과 수요, 자본주의 몰라요?
이렇게 좋은 아파트 사시는 분들이
- (문희) 그 정도 돈도 없어요? - (세규) 참
(주형) 아니, 말을 짧게 하시네 왜 말을 놓으세요, 예?
누가 말을 짧게 했는데, 지금?
(주형) 아, 지금도 말을 놓았잖아요
[문희의 어이없는 숨소리] 그리고 두 분 자본주의에 대해서 뭘 아세요?
[긴장되는 음악]
(지수) 중증 환자 사이에서 새로운 변이가 확인됐습니다
뭐가 다른데?
발병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평상시엔 갈증을 억누르다
들키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을 때만 발병합니다
[태석의 한숨]
교활한 병이야, 사람만큼이나
상부에선 후속 대책을 원하고 있는데
변이 감염자 확보가 어렵습니다
(태석) 지금 상태는?
(지수) 진정제 카틴 투입했습니다
정상 상태로 10분 정도 유지하겠지만
대신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석) 10분이면 돼
[무거운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잘 지내셨어요?
회장님 때문에 일이 많아져서 좀 늦었습니다
장례식
무사히 잘 치렀습니다
(태석) 임상 자처하셨다는 말에 우는 분들도 좀 있었고요
씁, 사태가 종결되면 아마
국가 유공 훈장 받으실 겁니다
[태석의 한숨]
자녀분들께서 많이 우시던데
비자금 계좌는 아직 안 알려 주셨죠?
(석주) 이렇게 끝날 것 같냐?
당연히 이렇게 안 끝나죠 아직 실험할 게 많은데
(석주) 위에서
지저분한 결정은 다 너한테 미루고 있지?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버티면 네가 뭐라도 될 줄 아냐?
[코웃음]
그렇게 안 된다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필요 없어지는 거거든
네 와이프, 네 새끼
다 나처럼 될 거다
[옅은 한숨]
쩝, 씁
이제 5분 정도 남았네요
(태석) 회장님 멀쩡하게 말할 시간이요
사냥개?
씁, 제가 치료제 확보하면
과연 누가 개 취급 당할까요?
[문이 탁 열린다] [무거운 음악]
[석주의 괴성]
(태석) 윤새봄 혈액 분석은? [문이 탁 닫힌다]
(지수) 빠르면 내일 중으로 결과 나올 겁니다 [석주의 괴성이 계속된다]
중증 변이자 확보가 어렵다고 했지?
네, 갈증을 잘 감추는 데다
겉보기로는 구별이 불가능해서요
기존 감염자가 변이를 일으킬 때까지
(지수) 모아 둘 수도 없고요
세양숲
중증자들 거기 많이 모여 있잖아
아파트 봉쇄한 지 열흘이야
그럼 변이도 충분하게 발생했겠네
[긴장되는 효과음]
그래서 봉쇄를 고집하셨던 겁니까?
바이러스 변이를 추적하려고?
자연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이하는지 알아야 되니까
병균을 모아 둔 배양 용기 같은 거네요 [무거운 음악]
운이 좋으면 항체도 나올 수 있다고
(지수) 판단하셨을 거고요
(태석) 아파트 문 살짝 열어 놔
한 명만 나올 수 있는 사이즈로
그러면 감염자들 알아서 나올 테니까
잡아서 연구 진행해
[도어 록 작동음]
남편분한테 얘기하고 오셨죠?
[살짝 웃는다]
부탁할 게 좀 있어서
(새봄) 야외 서바이벌에 필요한 용품들 좀
가지고 계신 거 좀 있죠?
그리고 물하고 먹을 것도 좀 나눠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먹을 건 아니고
다른 분이 저 옥상에…
(새봄) 당분간 여기 계세요
내려가는 문은 다 막아 둘 테니까
진짜 감사해요, 언니
물하고 먹을 것도 좀 가져왔거든요
(새봄) 집에 있는 것도 좀 가져올게요
저, 물은 가져오지 마세요
(보람) 마실수록 목이 말라요
그냥 살짝 입술만 축이는 게 나아요
아이스박스
그때도 물 안 마셨었죠?
[의미심장한 효과음]
[연옥의 힘주는 숨소리]
(보람) 네
그때 물 안 마셨던 사람이 또 누가 있었죠?
[이현의 힘주는 숨소리]
(이현) 물은 일부러 조금만 담았어요
물은 조금씩만 드시고
갈증이 느껴지면 꼭 얘기하세요
먹는 동안 좀 풀어 드릴… [수민의 놀란 탄성]
(수민) 오지 마세요
[거친 숨소리]
아, 가까이 오면
갈증이 더 심해져서요
괜찮아요, 그냥 이렇게 먹을게요
(이현) 아, 근데 어제는 괜찮았어요?
12층 목사님이 오셨다고 들었는데
그때 꽤 오래 얘기하지 않았어요?
[거친 숨소리]
아, 근데
그 사람은 별로, 예
광인병도 사람 가리나 봐, 어?
모기들도 사람 여럿 있으면 그중에 한 사람만 물잖아
그때, 형
목사님한테 감염자들이 안 덤볐다고 했었죠?
어, 그분 아주 독실한 분이야
영험이 있어
(우창)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의미심장한 음악]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에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며'
'주옵시고'?
'주옵시'…
[흥미로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물병을 탁 내려놓는다]
[숨을 씁 들이켠다]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한숨]
[놀란 숨소리]
피 아직 못 지웠어?
[연옥의 짜증 섞인 탄성]
(우창) 다른 감염자 나왔어?
(연옥) 아직
3층하고 15층에도 한번 가 봐야겠어
아파트를 지킨 동 대표로 어필하는 거 괜찮지?
아유
[연옥의 한숨]
피
감염자들 잡으려면 재료가 있어야 되잖아
2층에 그, 얼굴 뭐 뒤집어쓴 애 건데
아유, 그 새끼도 이상해
물고 싶으면 물어
뭐?
[긴장되는 효과음]
나 머리 빠졌냐고
어, 조, 조금
뭐?
[놀란 숨소리]
진짜?
(연옥) 아, 아이씨
[문이 탁 여닫힌다]
[문이 탁 열린다]
[짜증 섞인 숨소리]
(연옥) 어디가 많이 빠졌어, 어? [긴장되는 음악]
아니, 괜찮은 거 같은데?
[웃음]
[연옥의 비명]
- (새봄) 어 - (이현) 보람 씨는?
[이현의 가쁜 숨소리] (새봄) 괜찮아
야, 근데 그것보다 그 아이스박스 물
(이현) 어
그거 목사님이 안 먹었어
야, 나도 그 생각 했는데
감염자들이 목사님 안 물었잖아
그렇지, 어? 사이비인데 이상하지?
일단 가 보자
(이현) 바이러스의 목적은 병을 더 퍼뜨리는 거야
그러니까 감염이 됐다 싶을 때 피를 그만 빠는 거고
그럼 감염자들끼리 있을 땐 어떨까 서로 물까?
[이현의 가쁜 숨소리]
(새봄) 안 물겠지?
그래, 이게 서로에게 갈증을 느끼지 않아야 말이 돼
그럼 목사님도…
확인해 봐야지
[새봄의 한숨]
[겁먹은 탄성]
[문이 철컥 잠긴다] [쿵쿵]
[힘주는 소리]
[쿵쿵 소리가 요란하다]
[흐느끼는 숨소리]
오해야, 오해
(우창) 연옥아, 우리
[긴장되는 음악]
얼굴 보고 얘기하자, 어?
얼굴은 왜 봐, 이 개새끼야
[떨리는 숨소리]
너 언제 병 걸렸어?
승범이가 약을 줬는데
[떨리는 숨소리]
거기에 뭐가 있었나 봐
그러면 말을 했어야지!
(우창) 그러면 네가 날 가만 놔뒀겠어?
나도 참으려고 해 봤어
내 피도 먹어 봤는데
그래도 소용없어
[웩웩거린다] 퉤!
아이씨
[거친 숨소리]
[힘주는 소리]
목만 더 마르고
나도 힘들어!
(우창) 나도 그냥
헬스장으로 내려갈까?
[놀란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우창 씨
우리 많이 힘들었잖아
(연옥) 당신 병 걸린 거 들키면
나도 입주자 대표 되는 거 힘들어
이렇게 그냥 포기할 거야?
그럼 어쩌자고
방에, 방에 가 있으면 내가, 내가 밥 갖다줄게
(연옥) 어
그냥 아프다고 하는 거야
며칠만 참으면 군인들 들어올 거야
그때까지만 버티자, 어? 그럴 수 있지?
여보, 우창 씨?
우창아!
안에 계세요?
문 부수고 들어갈까?
(새봄) 야, 진정해
아, 내가 나서면 네가 말려야지
가끔 바꿔서도 해야지
(이현) 동 대표님!
[도어 록 작동음]
목사님 안에 있죠?
아니요
밖에 나갔어요
진짜 안에 없어요?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우창의 가쁜 숨소리]
[놀란 탄성]
(정국) 저기, 목사님 저, 기도 좀 드리고 싶은데… [문이 탁 열린다]
[상희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쿵]
[긴장되는 음악]
여기, 여기서 뭐 하세요?
[긴장되는 효과음] [거친 신음]
[놀란 탄성]
[주형의 다급한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도어 록 조작음] [우창의 괴성]
[주형의 비명]
(해성) 상담할 게 몇 가지 좀 남아 있더라고요
그래 갖고, 아, 날씨가 더워…
[긴장되는 효과음] [문이 탁 닫힌다]
[해성의 놀란 탄성]
[상희의 비명] [해성의 놀란 탄성]
[해성과 상희의 겁먹은 탄성] [우창의 거친 숨소리]
[해성과 상희의 놀란 탄성]
[우창의 거친 숨소리]
[새봄의 힘주는 소리]
[우창의 힘주는 소리]
[우창의 기합]
[새봄의 신음]
[우창의 괴성]
[우당탕 부서진다]
[긴장되는 효과음]
[해성과 상희의 겁먹은 탄성]
(정국) 저기, 목사님이…
[우창의 거친 신음]
[새봄의 힘주는 소리]
[우창의 괴성] [쓱 베는 소리]
(이현) 야!
[긴장되는 음악]
[우창의 괴성] [새봄의 힘주는 소리]
[우창의 거친 숨소리] [새봄의 힘겨운 숨소리]
이게 더 맛있지 않겠냐?
[새봄의 힘주는 소리]
[침을 꿀꺽 삼킨다]
[거친 숨소리]
[긴박한 음악] [이현의 기합]
[우창의 괴성] [이현의 힘주는 탄성]
[이현의 힘주는 소리] [새봄의 다급한 숨소리]
[새봄의 힘주는 소리] [이현의 가쁜 숨소리]
[우창의 괴성]
[우창의 괴성]
[이현의 힘주는 소리]
[우창의 괴성] [이현의 거친 숨소리]
[이현의 거친 숨소리]
[새봄의 힘주는 소리]
[새봄의 가쁜 숨소리]
[이현의 힘주는 소리]
[이현의 가쁜 숨소리]
[이현의 힘주는 탄성]
[이현과 새봄의 가쁜 숨소리]
[어두운 음악]
[무거운 효과음]
또 약 발라 줘야겠다
(이현) 가자
[이현의 힘주는 숨소리]
[이현과 새봄의 가쁜 숨소리]
[멀어지는 발걸음]
[도어 록 작동음]
(새봄) 피 냄새 맡으면 발병 더 심해져요
진정되면 그때 들어가요
(이현) 이제 감염자에 대한 생각은 좀 바뀌셨어요?
[쿵]
[쿵]
[쿵쿵]
[무거운 음악]
[쿵]
[쿵]
[긴장되는 효과음]
[우창의 거친 숨소리]
[우창의 거친 숨소리]
[우창의 괴성] [긴장되는 효과음]
[탁 떨어지는 소리]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긴장되는 효과음]
[무거운 음악]
(연옥) 당신들이 죽인 거야
당신들이
[이현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이현의 한숨]
(이현) 혹시 여기 계속 있었어요?
밖에 감염자들 있는 거 같아서요
(주형) 어떻게, 정리된 거죠?
[한숨]
[해성과 상희의 안도하는 숨소리]
[해성의 안도하는 탄성]
(해성) 하, 무서웠지?
아, 내가 너를 좀 지켜 줬어야 됐는데
앞으로 그럴 거잖아
나 오빠 믿어
오주형, 목사하고 같이 있었잖아
병 걸렸을지 몰라
그럼 어떡해?
당신 집에 가 있을 수도 없잖아
아이씨
씁, 내가 와이프한테 한번 얘기해 볼 테니까…
(상희) 안 돼
우리 사이 눈치챌 거야
아, 그래도 좀…
내가 말했잖아 오주형 파산 가짜라고
전부 코인에 투자했어
그 암호만 알면
(상희) 그거 전부 우리 거야
[무거운 음악]
응?
[상희의 기분 좋은 숨소리]
[기분 좋은 탄성]
[살짝 웃는다]
[문이 탁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어디 갔다 와?
(소윤) 12층 아저씨 죽었다는데 얘기 들었어?
그러니까, 아유, 좀 놀라서
옥상에 그, 바람 좀 쐬고 왔어
옥상?
거기 이보람 씨 있잖아
그렇지, 그, 뭐
문 앞에서 잠깐 거기 좀 앉아 있었어
아, 내가 얼마나 놀랐으면 그랬겠냐고
(해성) 아, 12층 아저씨가 갑자기 막
눈이 하얗게 변해 버리는데
와, 그, 네, 네가 봤어야 돼, 그걸
근데 너 말이야
그, 예를 들어서
너한테 아주 중요한 암호가 있다고 쳐
아주 길고 복잡한 거 남한테 절대 들켜서는 안 돼
그런 게 있으면
어디다 감춰 두겠냐?
외워야지
(소윤) 아니면 남들 모르게 적어 놓든지
나만 알 수 있게
[주형의 개운한 숨소리]
[주형의 개운한 탄성]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상희의 한숨]
[문이 탁 열린다]
(주형) 목말라? 너 어디 아픈 거 아니지?
[어이없는 숨소리]
머리 감았어, 물도 없는데?
(주형) 그럼 어떡해 가렵고 찝찝한데
그리고 걱정하지 마 곧 물 나올 데 생길 거니까
[문이 탁 여닫힌다]
[이현이 코를 훌쩍인다]
[부스럭대는 소리] (새봄) 다음부터 절대 이러지 마
우리 항생제도 없어
내가 인간 비타민, 인간 항생제야
(이현) 끄떡없어
12층 목사님
우리 잘못 아니야
알아
그래도 기분이 안 좋아
(새봄) 아프다고 말을 하지
[새봄의 한숨]
(이현) 병에 걸렸다고 고백하기 힘들지
다른 사람 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도 무서울 거고
어찌어찌 이렇게 버티다 보면
치료제가 나오진 않을까 싶기도 할 거고
제일 가까웠던 사람이
이젠 자기를 무서워할까 봐 그것도 힘들 거고
[이현의 한숨]
왜? 열나?
내가 나네
[살짝 웃는다]
[새봄이 부스럭 정리한다] (새봄) 방에 해열제 있지?
혹시 모르니까 그것 좀 먹고
내일은 쉬자, 뭐 하지 말고
잘 자
잘 자
괜찮지?
(새봄) 쩝
어여 자
[문이 탁 닫힌다]
[무거운 음악]
[한숨]
[풀벌레 울음]
[겁먹은 숨소리]
[한숨]
[쿵쿵 두드리는 소리]
[쿵쿵 소리가 연신 들린다]
여보?
[반가운 숨소리]
[도어 록 작동음]
[옅은 한숨]
[새가 지저귄다]
[쿵쿵 두드리는 소리] [새봄의 놀란 숨소리]
[쿵쿵 소리가 연신 들린다]
[새봄의 힘주는 숨소리]
(세규) 아, 우린 전혀 몰랐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진짜, 예? [문희의 한숨]
(문희) 12층 목사님 감염자였다면서요?
돌아가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 주세요 [도어 록 작동음]
(세규) 이야, 부부가 감쪽같이 우릴 속였네
그, 우리 아파트 질서는
두 분이 잡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예
(새봄) 그 얘기 하러 오신 거예요?
그것도 있고 물이요, 물
(문희) 요즘 다 물 부족한 거 아시죠?
그, 그날 보니까 이 집에 물 많던데
(새봄) 물 나눠 달라고요?
[문희의 멋쩍은 웃음]
(앤드류) 이 집하고 15층이요
다른 분들은 다 15층으로 갔어요
(세규) 아, 옥상 가 봤더니
슈퍼 아가씨가 자긴 물 안 마신다고
이걸 주더라고요
이보람 씨 건드린 건 아니죠?
(세규) 아이씨 건드리긴 뭘 건드려요?
감염자가 얼마나 무서운데
(문희) 그, 이거
15층 물 맞죠, 예?
그 집 아저씨 집에 물 많은 거 맞죠?
(세규) 맞네, 응?
맞아, 거기부터 가 봐야 되겠다
- (문희) 거기부터 갈 걸 그랬어 - (세규) 어
[이현의 한숨]
(새봄) 비 언제 와?
(이현) 어?
나 느낌 없는데
아, 근데
우리 물도 나눠 줘야 되나?
[새봄의 한숨] 우린 그렇다 쳐도 서윤이
그보다 15층
지금 사람들 15층 가 있다잖아
(세규) 저기, 잠시만 문 좀 열어 보세요, 예?
[도어 록 작동음] - (세규) 저기, 어? - (문희) 오
[문희와 세규의 멋쩍은 숨소리]
(세훈) 뭡니까?
(해성) 물 많이 가지고 계시죠? 다들 지금 고생 중이잖아요
있으면 좀 나눠 먹죠 어차피 며칠이면 봉쇄 풀릴 텐데
(세훈) 안 풀리면요?
(주형) 돈 줄 테니까 좀 나누죠
이 청소, 이 날강도가 물 500밀리를 20만 원에 팔아
석유보다 훨씬훨씬 비싼 거 아니야
(세규) 아, 그럼 당신도 팔아
(이현) 저기요!
제가 얘기해 볼 테니까 다들 가 보세요
[문희의 난감한 탄성] 여기서 이러신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에요
[문희가 사정한다] (해성) 입주민끼리 좋게 지내야죠, 예?
[해성이 말한다] 안녕하세요
(세규) 그, 6층 의사 새끼 성질 더러운 거 알죠?
댁에 불 지를지도 몰라요
(주형) 왜 사람한테 '새끼'라 그래요?
- (이현) 알겠으니까… - 잠깐 얘기 좀 하시죠
말해 보세요
(새봄) 미안해요
내가 괜히 이것저것 부탁해서
(이현) 이왕 이렇게 됐는데
물 많이 남으시면 나눠 주는 건 어때요?
많이도 필요 없고 조금씩만 주면 될 거 같은데
(새봄) 꼭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생각 좀 해 보세요
정 힘들어지면 저희가 밖에 나가서 구해 올게요
밖에까지 나가실 필요 없어요
103동
경로당 아래 전기실에 EPS라고
비상 전원 있거든요
(세훈) 엘리베이터 비상등 같은 거 켜라고 만든 건데
그거 전체 전원 올리면
아파트 전기, 수도 다 켜질 거예요
근데 디젤 발전기로 시동 거는 거니까
소리가 엄청 크긴 할 거예요
소리 듣고 감염자들 다 몰려오겠네요?
저희가 의논해 보겠습니다
(세훈) 내일이요
아침에
뭘 줘도 되는지 오늘 좀 골라 볼게요
나눠 주시려고요?
- (새봄) 아, 선생님 - (이현) 아유
- (새봄) 아, 복받으실 거예요 - (이현) 고맙습니다
복받으실 거예요
[도어 록 작동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문희) 그래서… [세규와 문희의 놀란 탄성]
(세규) 아, 저기, 물 준대요?
[문이 탁 닫힌다] (해성) 딴건 뭐 안 준대요?
저 집 먹을 거 많을 거 같던데
(주형) 상식적으로 물을 나누는 게 맞는 거 아니야?
(문희) 같이 나눠서 먹자고 얘기 좀 해 주세요
(새봄) 진정하시고요
일단 저희 집에 있는 것 좀 나눠 드릴게요
1501호는 내일까지 생각해 본다고 하시니까
방해하지 마시고요
아, 같이 내려가시죠
[저마다 말한다] (주형) 물이 많긴 많은 거죠?
(새봄) 아, 같이 내려가시죠! 다 내려가시죠
(세규) 아니, 마음 바뀌면 어쩌려고 그래요?
(새봄) 내려가세요, 내려가세요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노크 소리]
한태석 아직 연락 없어?
쩝, 어
뭐,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할 건가 봐
- (이현) 근데 뭐 찾아? - (새봄) 아, 그게
(새봄) 씁, 이거
FBI 기동 타격대 연수 갔을 때 받은 건데
라지 맞네
[옷장 문이 탁 닫힌다] 아, 근데 이건 왜?
(새봄) 15층 아저씨한테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려고
틱틱대긴 해도 해 줄 건 다 해 주잖아
아, 그럼 나도
그, 이탈리아 선수권 우승 티 있는데
그것도 가져갈까?
아니야, 그건 넣어 둬
[심전도계 비프음]
[무거운 음악]
[힘없는 웃음]
여보
응, 영인아, 나야
(영인) 모든 게 다 꿈 같아
깨면 그냥 우리 집일 거 같은데
[떨리는 숨소리]
우리 꼬물이는?
잘 있어
여보
우리 꼬물이부터 꺼내면 안 돼?
감염 상태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태석) 당신하고 피를 공유하니까
- 여보 - (태석) 응?
[울먹이며] 우리 꼬물이
포기하면 안 돼, 어?
그래
[흐느끼는 숨소리]
[태석의 옅은 한숨]
[영인이 흐느낀다]
[태석의 흐느끼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진정하는 숨소리]
[문이 탁 열린다]
[흐느낀다]
[태석이 훌쩍인다]
[헛기침]
[거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내쉬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문이 탁 열린다]
출산
더는 미루기 힘듭니다
결정을 하셔야 할 겁니다
유산이 가능했다면 진작 했어
영인이 신체 기능이 무너져서 애가 없어지면
감염 상태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하거든
그래도 선택하셔야 합니다
둘 중의 한 명만 살린다면 누굴 살릴지요
내 선택은 하나야
(지수) 윤새봄 씨 혈액 분석 결과 나왔습니다
항체가 있습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거친 숨소리]
[거친 숨을 내뱉는다]
[태석의 한숨]
[바닥을 쓱쓱 닦는다]
(새봄) 다녀올게
같이 갈까?
아니야 너 보면 좀 예민해지는 것 같더라
(새봄) 낯가리는 사람들이 원래 좀 그래
금방 갔다 올게
조심히 다녀와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한숨]
[물이 찰랑거린다]
[차분한 음악]
[물이 연신 찰랑거린다]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이현의 긴장한 숨소리]
[우창의 괴성]
[이현의 힘주는 탄성]
[한숨]
[무전기가 지직거린다]
(태석) 정이현 씨
[무전기 작동음]
듣고 있습니다
(이현)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라는 게 뭘까?
(지수) 아파트 안에 계신 분들 신원 조회 결과 받았는데
이상한 게 나왔어요
(새봄) 진짜 김세훈 씨 짓일까?
[상희의 비명] (새봄) 사람이 죽었어요
(세규)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먹을 게 없어졌다고요!
(태석) 많이 위험합니까?
침투조 대기시켜
[긴장되는 효과음] (이현) 새봄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태석의 거친 숨소리] [사람들의 신음]
이게 제 마지막 부탁일 겁니다
(새봄) 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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