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미친X 1
[반짝이는 효과음]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밝은 음악] (라디오 속 앵커) 오늘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있었는데요
모두들 우산은 챙기셨나요?
서태평양에서 발달한 강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당분간 비 소식이 계속될 예정이라고 하니
대비 철저히 해 주셔야겠습니다
양도 제법 많을 거라는 예보네요
(여자1) 여보세요? 안 들려?
아, 버스 안이라 잘 안 들리나?
아, 나 버스라고 아, 그래서 크게 통화 못 해
(여자1) 또 얼마나 갈구는 줄 아냐?
아, 반차 자기가 주는 거야?
엄연히 법적으로 주게 돼 있는데
그래, 그 과장 새끼
아, 나 갈구려고 출근하는 거 같다니까?
[여자1의 못마땅한 숨소리] 하는 짓 보면 진짜 개념이 없어
- (휘오) 아, 비가 오고 지랄이야 - (여자1) 별의별 남의 사생활은
(여자1) 다 캐묻질 않나
자료란 자료는 다 갖다 달래 놓고
읽지도 않는지 맨날 '다시 보고해라, 다시 보고해라'
아, 그러니까!
그래 놓고 맨날 '일하는 데 힘든 거 없냐' [버스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다 털어놔라', '내가 해결해 줄게'
[휘오의 아파하는 신음]
- (휘오) 아이, 씨, 쯧 - '몰라서 묻냐?'
- '네가 제일 문제야, 네가' - (휘오) 아, 죄송합니다
[하차 벨이 울린다] (여자1) '너만 닥치면 내가 소원이 없겠다'
[오류음] [안내 음성] 한 장의 카드를 대 주세요
(여자1) 확 질러 버리고 때려치울까 보다 [여자1의 웃음]
[안내 음성] 한 장의 카드를 대 주세요
(여자1) 그렇지? [카드 오류음]
[카드 인식음] 어? 누구? 아…
(휘오) 아니, 아, 참 나, 진짜 [버스 문 작동음]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기사님!
여기, 여기 여기 못 내렸습니다, 네?
아, 참…
어떻게 되긴 [휘오의 못마땅한 신음]
(여자1) 아, 연락은 하는데 잘 모르겠어 [휘오의 한숨]
(휘오) 1, 2, 3
4, 5
[깊은 한숨]
아이, 씨
뭔 놈의 통화를 자기 개인 차도 아니고, 진짜, 쯧 [버스 문 작동음]
아이, 진짜 짜증 나게, 쯧
[바람이 거세게 분다]
(휘오) 아아, 아, 안 돼
아이, 씨
[못마땅한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못마땅한 신음]
[한숨]
[분한 탄성]
(진영) 비 오는 날을 싫어하시나 봐요 [못마땅한 신음]
(휘오) 아이, 비가 내린다는 게 뭔데요
눅눅하고 축축하고 꿉꿉하고 우중충하고, 어?
(휘오) 땅은 질고 차는 막히고, 어?
사방에는 그냥 양말 덜 마른 냄새가 그냥 진동하고
바닥은 그냥
걸레 빤 물로 그냥 질질질 흐르고 그냥
[한숨]
아니, 제가 무슨 뭐, 미친놈도 아니고
비 오는 날이 뭐가 좋겠어요
(진영) 화가 났나요?
(휘오) 화가 났냐고요? 아니요, 전혀요
저는 이제 달라졌어요
- 달라졌군요 - (휘오) 네, 완전히 달라졌죠
저는 누구보다 제 문제를 인정하고
내가 진짜 열심히 치료받고 있으니까요
아이, 선생님은 아시잖아요
(휘오) 저는 여기 앉아서 내가 진짜 8살 때까지 바지에 오줌 싼 얘기부터
엄마 지갑에 손댔던 얘기 스타킹이 좋은지 묶는 걸 즐기는지
내 온갖 얘기를 다 해요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내 안의 문제를 찾으려고요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아세요?
매일매일 약 기운에 내가 진짜 깨 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더 많아서 이제는 진짜 내가
오늘이 내일인지 내일이 어제인지 내가 구분도 안 가요
매일매일 하는 거라고는 진짜 먹고 자고 싸고, 먹고 자고 싸고
마치 그냥, 그…
똥 만드는 그 기계가 된 것 같은 진짜 뭐 같은 기분?
[휘오의 한숨]
내가 분노 조절 장애라고?
내가 진짜 이름부터 진짜 마음에 안 들지만
저 진짜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시 전으로 돌아가려고
[혀를 쯧 찬다]
[휘오가 훌쩍인다] 그런데 손은…
아, 왜요, 내가 뭐 어디서 주먹질이라도 했을까 봐요?
아니에요, 이건 내가 그냥 혼자 벽에다가…
(진영) 손은 괜찮아요?
[혀를 쯧 찬다]
[답답한 한숨]
(여자2) 안녕하세요? 잠깐 설문 조사 좀 할…
안녕하세요?
저는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요
마음공부하는 학생인데 잠깐 설문 조사 좀 부탁드릴게요
(휘오) 아아, 아, 아, 아 아니야! 어이, 어이
(여자2) 인상이 참 좋아 보이세요
혹시 그런 말 안 들어 보셨어요?
보기에는 차가운 인상이시지만
그 안에는 누구보다 따뜻한 정이 많으신 분이신데 [잔잔한 음악]
그 누구도 그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거 때문에
안에 쌓여 있는 게 많으시고 그러실 거예요
그게 다 조상의 덕이 부족해서라는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익살스러운 음악] [휘오의 한숨]
(휘오) 가라, 어? 가, 가, 가
가, 절로 가, 아, 나 참, 씨, 쯧
[휘오의 한숨]
안녕하세요? 눈빛이, 영이 참 맑아 보이세요
아, 저는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요
[밝은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안녕하세요? 저는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요
[휘오의 한숨]
[익살스러운 효과음]
[휘오의 못마땅한 신음]
(휘오) 아이, 씨
[휘오의 못마땅한 신음]
어이, 거기 그 슬리퍼 좀 이쪽으로 좀 차 줄래요?
아니, 아니, 거기, 거 당신 그 밑에 있는 거
이쪽으로 좀 차 달라고요
[익살스러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민경의 가쁜 숨소리]
너무 예뻐요
(진영) 꽃 이름 물어봐도 될까요?
제가 이런 쪽엔 문외한이라서
아, 쑥부쟁이예요
미친년 같죠?
[흥미로운 음악]
그래야 사람들이 나를 피하니까
근데…
[분한 탄성]
[분한 탄성]
그 미친놈은 좀 달랐어요
(휘오) 10, 9, 8…
(민경) 제 앞에서 저를 계속 미행한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따라온 건지
씁, 미행을 하려면 뒤에서 따라와야 하지 않을까요?
아, 그러네요
내 목적지를 어떻게 미리 알고…
아, 그 이상한 수작도 걸었어요
어이, 거기, 그 슬리퍼 좀 이쪽으로 좀 차 줄래요?
음…
(진영) 그렇다면 두 분이 목적지가 같은 건 아닐까요?
아니요, 절대
저도 거기서 끝났으면 그런가 보다 했죠
- 또 있어요? - (민경) 네
이 건물 1층에서 또 마주쳤어요 [긴장되는 음악]
제가 딱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순간
따라서 타더라고요
[휘오의 아파하는 신음]
(휘오) 아이, 씨
[휘오의 성난 신음]
[놀란 신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휘오의 성난 신음]
[휘오의 힘겨운 신음]
[민경의 거친 신음]
[민경의 다급한 숨소리]
[휘오의 신음] [민경의 비명]
[민경의 가쁜 신음] [흥미로운 음악]
(민경) 오지 마 [민경의 비명]
[휘오의 아파하는 신음]
오지 마, 오지 마! [휘오의 아파하는 신음]
[민경의 힘주는 신음] [휘오의 비명]
(민경) 분명히 절 덮치려고 한 거일 거예요
아, 아직도 소름 돋아 [소리친다]
마침 제가 우산을 갖고 있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지금쯤 그 엘리베이터에서 어떻게 됐을지
아, 상상만 해도, 아, 아, 진짜
(휘오) 아, 진짜! [휘오의 힘주는 신음]
[민경의 비명] 아, 진짜!
[휘오의 괴성]
아이, 근데 저는 진짜 한 대도 안 때렸어요
오히려 제가 맞았지
[휘오의 힘주는 신음] [휘오의 비명]
(민경) 저리 가, 저리 가, 이 새끼야! [휘오의 비명]
[흥미로운 음악] [민경이 소리친다]
[휘오와 민경의 분한 신음]
가, 가! [휘오의 분한 신음]
아, 싯!
(휘오) 그냥 우산으로 막 패기 시작하는데 진짜
아, 엄마 보고 싶더라니까요?
[휘오가 소리친다]
[휘오가 연신 소리친다]
(휘오) 진짜 운도 지지리도 없지
어쩌다가 진짜 그런 미친 또라이를 만나 가지고, 진짜
아, 근데, 그…
머리에…
꽃을 꽂았더라고요
아, 저, 잠시만요
[휴대전화 조작음] [의미심장한 음악]
[민경의 옅은 한숨]
잠갔네
제가 어디까지 얘기했죠?
(수현) 어서 오세요
[휘오의 힘주는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민경의 놀란 숨소리]
[휘오의 한숨] [민경의 놀란 신음]
[떨리는 숨소리] [물건을 탁 내려놓는다]
[바코드 인식음] [수현이 캔을 탁 내려놓는다]
[바코드 리더기 인식음] (수현) 카드 받았습니다 할인이나 적립 하세요?
아, 아니요
- (수현) 봉투 드릴까요? - (민경) [떨리는 목소리로] 네
[수현이 봉지를 부스럭거린다]
[흥미로운 음악]
저기요, 혹시
저 뒤에 있는 남자 이쪽 보고 있나요?
(민경) 아니요, 아니요 그, 그렇게 보시면…
됐어요
감사합니다
(민경) 저, 뒤에 있는 저 남자 조심하세요
네
[흥미로운 음악]
[민경의 떨리는 신음]
[휘오의 아파하는 신음]
[휘오의 헛기침]
[의아한 신음]
[흥미로운 음악]
어?
(휘오) 저기요 이거 불량인 것 같은데
이거 교환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수현) 죄송하지만 개봉하신 상품은 교환, 환불 어려우세요
네, 아니, 그거 내가 아는데
내가 이거 물 붓고 나서 그걸 찾으니까 그게 빠졌는지 없더라고요
그, 고추기름, 그거 없이는 이거 싱거워서 못 먹죠
어? 다시마 빠진 너구리랑 뭐가 달라요
안 그래요?
이거 바꿔 줘요, 이거
[휴대전화 조작음]
저기요
그래서 나 이거 한 입도 안 먹었어요 고추기름 없어서
제품 불량은 제조업체에 문의하세요
아니, 내가 이걸 여기서 구입했는데 여기서 해결을 해 줘야지
(휘오) 지금 손님한테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뭐야, 이거
[흥미로운 음악]
이거 지금 녹음하는 거예요?
(수현) 여기 CCTV 다 찍히고 있거든요?
더 하시면 신고하는 수밖에 없어요
신고는 무슨 신고를 해 내가 뭐 어쨌다고 신고를 해요!
(휘오) 이 사람 이거 웃기는 사람이네, 이거 진짜
아니, 진짜…
그게 없었, 고추기름이 그게 없었다니까는?
(수현) 마지막이에요
한 번만 더 하시면 저 진짜 신고합니다
(휘오) 아, 됐어요, 됐어요 내가 그냥 먹을게, 됐죠?
무슨 뭐
라면 하나 바꿔 달라 그러는데 무슨 신고를 하고
내가 무슨 뭐, 범죄자야? [흥미로운 음악]
아, 진짜, 씨…
[개운한 탄성]
[헛웃음]
[훌쩍인다] [탄성]
[배가 꾸르륵거린다] [힘겨운 신음]
[배가 계속 꾸르륵거린다]
[휘오의 힘겨운 숨소리]
- (휘오) 여기 그, 그, 화장실이 어디 - (수현) 없어요
아니, 저거, 저거, 저거 화장실 키 아니에요, 저거?
(휘오) 아니, 그러면 알바하다가 뭐, 화장실 어떻게 가요
참아요
[휘오의 어이없는 신음]
그래, 뭐, 참아라
[휘오의 힘겨운 신음]
(휘오) 아아, 아, 씨…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문이 탁 열린다]
[휘오의 힘겨운 신음]
[휘오의 힘겨운 신음]
[배가 계속 꾸르륵거린다] [놀란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힘겨운 신음]
아, 이건…
아, 설사가 왜 나지?
[휘오의 참는 신음] [흥미로운 음악]
[힘겨운 신음]
[민경의 놀란 숨소리]
[휘오가 계속 힘겨워한다]
[민경의 다급한 숨소리]
[민경의 다급한 숨소리]
[휘오의 다급한 신음]
[휘오의 힘겨운 신음] [휘오의 배가 꾸르륵거린다]
아, 큰일 났다, 아, 어떡해, 아
[겁먹은 숨소리]
[힘겨운 신음]
[겁먹은 숨소리]
[휘오의 배가 꾸르륵거린다] [휘오의 힘겨운 신음]
[떨리는 신음]
[휘오의 힘겨운 신음]
[민경의 거친 신음]
[휘오의 거친 신음]
[긴박한 음악] [휘오의 힘겨운 신음]
[비명]
[휘오의 힘겨운 신음] [민경의 비명]
[도어 록 조작음]
[휘오의 배가 꾸르륵거린다]
[도어 록 오류음]
[힘주는 신음]
[도어 록 작동음] [민경의 비명]
[문이 철컥 닫힌다]
[민경의 비명] [휘오의 힘겨운 신음]
[도어 록 작동음] [문고리가 달칵거린다]
[휘오의 다급한 신음]
(휘오) 엄마, 문 열어, 빨리 [흥미로운 음악]
- (순애) 어, 아들 왔어? 아들 왔어? - (휘오) 아, 왜 이걸 걸어 놨어, 이걸
(순애) 어, 잠깐만
(휘오) 빨리, 빨리, 빨리!
(순애) 야, 가만히 있어 닫아야겠다, 다시, 가만히 있어 [휘오의 힘겨운 신음]
(순애) 얼른 와 [휘오의 힘겨운 신음]
- (휘오) 엄마, 언제 왔어 - 야, 너 왜 이렇게 땀을 많이 흘려
- (순애) 어머머, 이거 너 피야? - (휘오) 엄마, 좀 앉아 있어, 좀!
[순애의 놀란 신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 (휘오) 어, 아버지… - (순애) 얘, 너 왜 문을 열어
- (휘오) 나와요, 빨리, 아버지 - (혁호) 미쳤나, 이 자슥이, 저리 가
[흥미로운 음악] [휘오의 힘겨운 신음]
- (순애) 문은 또 왜 열고 - (휘오) 엄마, 집에 요강 없지?
(순애) 엄마한테 얘기해 봐 무슨 일이야?
(휘오) 아니야, 아무 일 없어 [혁호의 아파하는 신음]
- 빨리, 빨리, 빨리 나와 - (순애) 야, 자꾸 문 열어
(휘오) 나오라고
(혁호) 어디서 눈깔을 치켜뜨고! 기다려, 이 자식아! [휘오의 힘겨운 신음]
(순애) 엄마한테 얘기해 봐
엄마한테 얘기할 수 있잖아, 왜 그래
(혁호) 나왔다, 이 새끼야, 나왔어 [순애가 타박한다]
나왔다, 어쩔 건데, 내가, 내가 나온나, 이 자슥아
그래, 나왔다, 어쩔 건데! 왜, 아버지도 칠래? [순애가 말린다]
쳐 봐라, 쳐 봐라, 쳐 봐라, 이 자슥아 [휘오의 힘겨운 신음]
어짤꼬, 눈깔을 얻다 치켜뜨노 이 자슥아, 어?
(혁호) 와, 와, 와, 와, 와?
- 휘오야, 아버지한테 미안하다고 - (혁호) 치면 안 되나? 와?
- 잘못했다고 빌어, 휘오야 - (혁호) 안 되나? 네가…
- (순애) 참아 - (혁호) 가만있어 봐
아버지, 놓으세요
- (순애) 여보, 참아 - 이거 놓으라고
[휘오의 배가 꾸르륵거린다] [잔잔한 음악]
[소란스럽다] [압력 밥솥 소리가 요란하다]
- (혁호) 가만있어 봐라 - (휘오) 놔, 좀! 놓으라고!
[휘오의 거친 숨소리]
[격정적인 음악]
[신음]
[휘오의 비명]
[힘겨운 신음]
[가쁜 숨을 내뱉으며] 엄마
[휘오의 못마땅한 신음]
(순애) 휘오야?
(휘오) 아, 아, 뜨거워
[풀벌레 울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TV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아, 엄마, 그거 그냥 두라니까
(휘오) 그걸 왜 더럽게 손으로 빨아
(순애) 얘는, 뭐가 더러워
네 옛날 아기 때 똥 기저귀도 다 이렇게 빨았어
[웃으며] 야, 이러고 있으니까 그때 생각난다
여보, 당신도 기억나죠?
우리 휘오, 어릴 때 진짜 얼마나 귀여웠게
[혁호의 헛웃음] [순애의 웃음]
(혁호) 귀엽긴, 개뿔
저 새끼는 태어날 때부터 이상하게 징그러웠어, 저거
(순애) 으이구, 저이는, 진짜, 어유
어머나, 내 정신 좀 봐
야, 나 이 말 하려고 들른 건데
휘오야, 하, 보살님 만난 게 진짜 천운이지 뭐냐
보살님이 그러시는데 네가 목의 사주에
이름까지 화 기운으로 똘똘 뭉쳐 있다고 그러더라고
그러니까 나무가 불을 만나서
숯검댕이처럼 막 새까맣게 타 버리는 격이라는 거지
그러니까 수의 기운으로
화기를 눌러 줘야 된다고
아이, 그 보살은 아직도 엄마 돈 덜 당겼대?
(휘오) 아유, 진짜 적당히 하지, 진짜 노인네 불쌍하지도 않나
(순애) 얘, 너 그렇게 얘기하면 못 써
너를 위해서 늘 기도해 주시는 분한테
[휘오의 한숨]
(순애) 그래서 내가 정말 좋은 이름 몇 개 받아 왔거든? 들어 봐
듣고 네가 골라 봐
노류하, 노청호
노연, 또 노담 [휘오의 코웃음]
맑은 연못
엄마는 담이가 마음에 드는데
아이, 내가 무슨 뭐 정수기야, 어?
(휘오) 아이, 왜, 그러면 코웨이라 그러지, 응?
아니다, 어? 노워터, 노아리수 그게 딱이다, 아주 그냥 [코웃음]
휘오야
[순애의 울컥하는 숨소리]
아이, 엄마, 또 왜
아, 아니야, 아니야 [옅은 웃음]
아니, 그냥 야, 엄마가 미안해서 그러지
(순애) 엄마가 네 이름 잘못 지어 줘서 우리 아들이 고생하니까
아이고, 엄마가 미안해
(혁호) 미친놈한테 말도 걸지 마
이러다 성질부려 가지고 똥이나 지리지
아유, 당신은 왜 맨날 말을 그렇게 해요!
당신이 그렇게 매사에 부정적으로 화내고, 어?
욕하고 윽박지르니까 얘가…
(순애) 우리 휘오가 사랑을 못 받아서 이렇게 아픈 거잖아!
(휘오) 아이, 내가 또 무슨 사랑을 못 받아서 아파
엄마, 그것 좀 그만해 여기 뭐 일하러 왔어?
아유, 그리고 다음부터 그거 바리바리 싸 갖고 오는 것도 하지 마
밖에 나가서 그냥 외식하면 되는 거 뭐 하러 고생스럽게, 진짜
(혁호) [웃으며] 아이고, 아주 가문에 길이 남을 대단한 효자가 납셨네
효자가 나셨어, 어, 어, 어?
야, 그렇게 엄마 생각한다는 놈이, 어?
부모한테 손 벌리고 창피한 줄도 모르고
'결혼한다', '집 사 내라' 생난리를 치더니
식 일주일 남기고 혼사를 망쳐서
부모 얼굴에 똥칠을 하냐, 똥칠을!
똥, 똥, 똥! 제발 그 똥 소리 좀 그만해!
(순애) 당신, 나 화나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
내가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지?
[순애의 성난 신음]
(혁호) 미안해, 아, 또 왜 그래
(순애) [울먹이며] 아, 왜 그러긴 내 새끼 불쌍하니까 그러지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순애의 한숨]
우리 아들이 외로워서
똥을 싸네, 똥을 싸
[흐느낀다]
(혁호)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혁호가 중얼거린다]
(순애) 아유, 몰라 맨날, 맨날 그놈의 똥… [혁호가 털썩 넘어진다]
[흐느낀다] [혁호의 당황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오지 마! 야, 가, 가, 가, 가, 가! [휘오의 아파하는 신음]
[민경의 비명]
오호라
그러니까 네가 이 구역의 미친X다 이거지?
근데 어떡하냐
나도 만만치 않은 미친놈인데
[흥미로운 음악] 아주 그냥 한 번만 딱 걸려 봐 그냥 내가 아그작아그작, 그냥…
[휘오의 힘주는 신음]
[휘오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문이 탁 열린다]
[스위치가 탁탁 켜진다]
[냄새를 킁킁 맡는다]
[민경이 냄새를 킁킁 맡는다]
[비가 솨 내린다]
[수현이 흥얼거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수현의 놀란 신음]
[강조되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터진다]
(수현) 어, 어, 잠깐만… [긴장되는 음악]
[수현의 다급한 신음]
- (수현) 아, 아, 왜 이러세요! - (바바리 맨) 내놔!
(수현) 왜 이러세요 아, 살려 주세요!
(수현과 경비원) - 아, 아, 잠깐만, 살려 주세요! - 누구예요?
[수현의 다급한 신음] (경비원) 무슨 일 있어요?
(수현)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저기, 저기 도망가요!
아이, 뭘 그냥 가, 나 다 했다니까 기다려, 내가 데려다줄게
(휘오) 아이, 비도 오는데 버스는 무슨 버스야
아, 무릎도 안 좋다며
아, 아, 있어, 있어, 어
[민경이 달그락거린다]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민경의 놀란 숨소리]
(민경) 너 왜 이런 데서 혼자 있어
[민경의 어르는 신음]
집이 어디야? 언니가 찾아 줄까?
어, 어디 가
글로 가면 안 돼, 잠깐만
(민경) [손뼉 치며] 멍멍아, 멍멍아
멍멍아
[민경의 어르는 신음]
멍멍아
어?
이리 나와 봐
[민경의 반가운 신음]
내가 너희 집 찾아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아, 다 젖었네, 춥겠다
[민경의 어르는 신음]
[민경이 살짝 웃는다]
[휘오의 헛기침]
[긴장되는 음악]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겁먹은 숨소리]
(휘오) 뭐야, 당신 또
[떨리는 숨소리]
여기서 또 보네, 거기 또 앉아서 거기서 또 뭐 해, 또, 거기서
어?
[흥미로운 음악] [거친 숨소리]
(휘오) 왜, 왜, 왜?
[강조되는 효과음] [민경의 떨리는 신음]
왜, 왜, 왜, 왜, 왜 그래
왜, 왜, 왜, 왜, 왜, 왜?
(민경) 사람 살려, 사람 살려! 도와주세요!
[민경의 다급한 신음]
왜, 뭔데?
[강조되는 효과음]
[민경의 다급한 신음]
[자동차 경고음] 뭐 해, 내 차에서 나와!
[민경의 힘주는 신음] [강아지가 왈왈 짖는다]
(휘오) 내려와, 내려와, 내려와!
내려오라고! 나오라고!
[소리친다]
나와! 나와! [민경이 연신 소리친다]
나와!
[강아지가 왈왈 짖는다]
(민경)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사람 살려! 살려 주세요!
[밝은 음악] [민경이 소리친다]
(휘오) 나와, 나와!
미쳤나! 씨
[휘오와 민경의 비명]
[민경의 비명]
[경쾌한 음악]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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