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미친X 2
[반짝이는 효과음]
[문이 철컥 잠긴다]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휘오의 한숨] [흥미로운 음악]
[민경이 강아지를 어른다]
[민경의 어르는 신음]
(민경) 자
[휘오의 어이없는 신음]
[형사1의 힘주는 신음]
아이, 제대로 진술해라, 어?
오늘 낮 16시경
당신이 여기 있는 이 우산으로
나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어?
쳤지, 어?
고의적으로 다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도
그래, 그랬다
(휘오) 어, 형법 제261조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당신 지금 특수 폭행 했다고 지금 자백한 거야 [형사1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형사님, 저, 받아 적고 있죠?
(형사1) 네? 아, 네, 네
고시생이에요?
그리고 같은 날 21시경
(휘오) 지하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내 차 위로 기어 올라가서
발로 차고 두드리고 궁둥이로 찍고, 어?
다 인정하지?
CCTV 찍혔으니까 빠져나갈 생각 하지 말고
형법 제366조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재물 손괴죄 추가고
이야, 이 여자 이거 아주 그냥
콩밥 먹으려고 작정을 했구먼, 작정을 했어 [휘오의 헛웃음]
내가 왜 그랬는데?
어, 그래, 옳지 이제 그 범행 동기 그거 진술해 봐
당신이 하루 종일 날 미행하고 수작 걸고 위협하고
그리고 아까 지하 주차장에서 저를 덮치려고까지 했다니까요?
(민경) 제가 그 CCTV 찍히는 곳으로 유인하느라
차 위에 올라가고 그런 건데
[휘오의 탄식] 만약에 제가 안 그랬으면
지금쯤 저는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휘오의 한숨]
아, 진짜… [한숨]
너도 무서웠지? 그렇지?
[떨리는 목소리로] 떠는 것 좀 봐
아, 보세요, 얘 떨고 있잖아요 [익살스러운 음악]
괜찮아, 괜찮아, 응
[휘오의 한숨]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그렇게 혼자서 열심히 하고 그래
왜 말이 안 돼?
[작은 목소리로] 형사님 이 사람 성범죄자예요
전자 발찌도 차고 있어요 확인해 보세요
전자 발찌, 전자 발찌
(휘오) 뭐? 전…
[휘오의 어이없는 웃음]
목욕탕 신발장 키다, 어?
내가 밖에 있는 슬리퍼가 이씨, 내 거인 줄 알고
내가 급하게 신고 나오느라고
내가 이거 차고 있는 줄도 몰랐고
뭐, 전자 발찌? 전자 발찌?
아, 저, 아, 그럴 리가 없어요, 저…
[휘오의 한숨]
여기 [익살스러운 음악]
(민경)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어? 어
이거 나라고 그러는 거야, 지금? [민경의 호응하는 신음]
자, 자, 이렇게 하면 똑같나?
자, 어때? 자, 괜찮아?
- 눈 뒤집어 봐 - (휘오) 자, 자, 자, 눈 뒤집었다, 자
(휘오) 어, 어, 어, 어때? [형사1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뭐, 똑같아?
왜 말이 없어 왜, 스스로도 우기기가 민망한가 보다
성형했어?
(형사1) 그, 그, 그 두 분 다 조용히 좀 하시고요 [휘오와 민경의 탄식]
두 분 주소를 보니까 바로 옆집인 게 확인이 됐고
서로 간에 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서로 그냥 둘이 사과하시고 원만하게 해결하시죠
- (휘오) 뭘 사과를 해요! - (민경) 뭘 사과해요!
(휘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진짜
(형사1) 이쯤에서 그냥 합의를 하시는 게… [민경의 한숨]
노 형사님!
[흥미로운 음악]
(휘오) 야, 너, 너, 너, 너, 너, 너 여기 웬일이야
(종대) 아, 그러는 형은 여기 웬일이야
- (종대) 형 - (휘오) 어
(종대) 뜨거워, 뜨거워
(휘오) 아니, 넌 여기 어떻게 왔냐?
(종대) 어? 아, 뭐 마침 공조 수사 요청 건으로 왔다가
공조 수사? 무슨?
아이, 뭐, 별건 아니고
아, 형, 근데 왜 자꾸 팀장님이랑 내 연락 피해, 어?
왜 씹어, 왜?
이제 우리 더 이상 안 볼 거야?
(종대) 아니면 뭐 꼴도 보기 싫어졌어?
아이, 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아니, 그, 우진이는?
어떻게, 괜찮아?
(종대) 네, 뭐, 많이 좋아졌어요
근데 다시는 현장 뛰기 힘들 거라고
아니, 형, 어떻게, 한번 안 가 봐요?
우진이 걔, 형 원망 안 해요, 그러니까
그래, 나중에
(김 팀장) 야, 이 미친놈아!
너 지금 제정신이야? 네가 여길 왜 와!
내가 너 복직해서 오기 전까지는 경찰서 근처에 얼씬도 말라고
했냐, 안 했냐!
(휘오) 아, 좀 시끄러워
아이, 누구는 뭐 오고 싶어서 왔냐?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래
파면에 파혼에 이대로 인생 종 치고 싶어?
땡, 땡, 땡! 땡, 땡, 땡, 땡!
(휘오) 아, 진짜! 쯧
왜 사람 인신공격을 하고 그래
(김 팀장) 쯧, 그러니까, 어?
너는 이런 말 들어도 절대 화내면 안 된다고
근데 이거는 치료를 받기는 받는 거야, 어?
그 지랄맞은 성격은 영 안 고쳐지는 거래?
형
형까지 지금 나 지금 환자 취급하냐?
그러니까 너는 경찰이라는 새끼가
왜 애먼 데 가서 사람 패 가지고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내가 뭘
그게 전부 다 양삐리 새끼 잡으려다 그런 거 아니야
그래서 양삐리를 잡았냐?
(김 팀장) 얼굴도 정체도 모르는 마약 상선을
뭔 수로 잡겠다고 그 난리를 쳐서 하여간에
아휴, 야, 됐고
너 아무튼 딴생각 말고 '나 사람 패는 미친놈 아님', 어?
'완전 정상임' 이렇게 쓰인 소견서만 받아 와
나머지는 내가 힘써 볼 테니까
얼씨구, 무슨 뭐 어디 쓸 힘이 있기는 하고?
그렇게 쓰인 소견서가 어디 있다고
(김 팀장) 새끼가 아주 그냥 살 만하지?
그래서 이대로 경찰 옷 벗어도 상관없다 이거야?
상관없기는 [혀를 쯧 찬다]
나 이제 돈도 없고 나 가오도 없고
진짜 내, 이, 씨…
요즘 같아서는 진짜 내가 진짜 씨발 왜 사나 싶기도 하고, 진짜… [혀를 쯧 찬다]
내가 오늘만 해도 진짜, 씨
[울먹이며] 아, 씨발…
[흥미로운 음악]
(김 팀장) 너 울어? [휘오의 못마땅한 신음]
뭐, 화내다 갑자기 왜 울어?
(휘오) 몰라, 요즘에는 막 이렇게
갑자기 씨발,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하네
(김 팀장) 야, 그러니까 더 미친놈 같잖아, 어?
울지 마
[휘오의 한숨]
뚝
(휘오) 쯧 [김 팀장의 한숨]
(김 팀장) 야, 아무튼 복직할 때까지는 '나 죽었소' 하고 살아, 알겠어?
(휘오) 멀쩡한 사람 또 송장 만드네, 아유
어서들 들어가세요, 빨리 들어가
- (김 팀장) 간다 - (종대) 형, 갈게요
(휘오) 들어가, 어
어이, 어이, 어이, 저기
전화번호 뭐야, 자, 여기 찍어
뭐야? 진짜 미친 거 아니야?
[휘오가 픽 웃는다]
(휘오) 내가 진짜 환장하겠다
당신 혹시 그, 누가 자기 미행하고 감시하고 지켜보는 것 같고 그래?
어? [흥미로운 음악]
집 안에서 갑자기 없어진 물건을 뜬금없이 다른 데서 찾고
어디서 나는지 모르겠는데
지지직, 삐 소리 이런 거 들리고 그러지, 어?
그게 왜 그런 건데?
맞나 보네, 와, 참, 나, 진짜
(휘오) 내가 진짜 머리에 꽃 꽂고 있을 때부터 알아봤다, 어
아이, 미치려면 진짜 곱게 미쳐야지
아니, 내가 합의금 때문에 내가 번호 물어보는 거 아니야
아니면 내가 뭐 한다고 당신 번호를 물어봐
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 하고 사는 거야, 이거
아까 그 경찰이 하는 말 못 들었어?
내가 합의 안 해 주면 당신 지금 콩밥 먹는 거야, 콩밥
뭘 알고나 설쳐!
[휴대전화 조작음]
[헛기침하며]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가지고 와
내가 분노 조절 장애거든?
그러니까 앞으로 한 번만 더 진짜 나 건드려 봐?
그때는 나도 진짜 내가 어떻게 할지 몰라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강아지가 으르렁거린다]
개놈의 새끼, 그냥 확! 조용히 안 해?
새끼가 막, 그냥, 쯧
주인 닮아 가지고, 확
분노 조절 장애?
(민경) 여자, 동물, 약자한테만 발동하는
선택적 분노 조절 장애는 아니고?
정확히 조절 안 되는 게 분노는 맞아?
뭐?
(민경) 아니, 난 또
파혼당하셨다길래
몰랐어?
내가 당신 귀에 도청 장치 달아 놨는데
[흥미로운 음악]
조절 장애, 그거 고치고 싶으면 마동석 앞에 가봐
그렇게 안 되던 조절이 자동으로 잘 조절 조절 될 테니까 [혀를 쯧 찬다]
(휘오) 야, 야!
(김 팀장과 종대) - 야, 노휘오, 나 죽었소, 나 죽었소 - 형, 형, 형, 형
- (종대) 아, 형 - (휘오) 놔 봐 봐, 놔 봐
(휘오) 경찰 그냥 그만할까 봐
- (김 팀장) 나 죽었소 - (휘오) 야!
(휘오) 너 앞에 '분노' 안 붙여? '분노'! [김 팀장의 말리는 신음]
'분노' 붙여, '분노'! [김 팀장의 말리는 신음]
'분노' 붙이라고!
[카메라 셔터음]
[사이렌이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계속 울린다]
(휘오) 얼씨구, 뭐, 자기가 무슨 뭐 경찰이야, 뭐, 탐정이야
또 누구 애먼 사람 잡으려고, 또
어휴, 진짜, 이씨 [카메라 셔터음이 계속 울린다]
아이, 씨, 뭐야? 왜 찍어?
찍지 마, 찍지 마!
증거를 남겨야지
당신 아까 나 협박했잖아
강아지 위협하고 나한테 죽어라 달려들고
이게 다 내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범인이 너라는 증거가 되겠지
(휘오) 야, 야, 야, 야! 잠깐, 잠깐, 서, 서, 서, 서 [흥미로운 음악]
당신, 그거 초상권 침해야 어, 알았어, 찍어?
난 뭐 못 찍을 줄 알아? 나도 찍어, 어 [민경의 놀란 숨소리]
[카메라 작동음] - (휘오) 하하, 하하 - (민경) 찍지 마, 하지 마
- (휘오) 아 - (민경) 찍지 마
피해도 소용없어, 이건 동영상이야
[휘오의 장난스러운 웃음] (민경) 찍지 말라니까
(휘오) 그러게 왜 나를 찍었어
[휘오의 웃음] [민경의 못마땅한 신음]
[의아한 신음]
[휴대전화가 탁 떨어진다]
[가쁜 숨소리]
[밝은 음악]
[휘오의 성난 탄성]
아이, 씨, 모서리 다 나갔네 진짜, 씨, 쯧
[익살스러운 음악]
(휘오) 왜, 뭐
아이, 뭐 딱 정해
내가 앞으로 가 아니면 뒤로 가, 어?
아이, 또 뒤에서 누가 쫓아온다고 또 신고할 거 아니야
나도 뭐, 내 집 가는 건데 내가 신경 쓰여서 어떻게 갈 수가 있나
어떻게 해
집에 가자
[흥미진진한 음악]
[휘오의 헛기침]
[도어 록 조작음]
[구시렁댄다]
[코웃음]
[도어 록 작동음] [휘오의 한숨]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순애) 담이야, 엄마 기다리다 간다
국은 레인지에 돌려서 뜨끈하게 먹어라 [잔잔한 음악]
사랑한다
아휴, 진짜, 씨…
[혀를 쯧 찬다] [한숨]
(민경) 목욕하니까 진짜 예쁘네? [드라이기 작동음]
아이고, 예쁘다
읏차
[민경의 힘주는 신음]
근데 아까 너 좀 제법이더라?
[살짝 웃는다]
[한숨 쉬며] 근데 널 어떡하면 좋니
[한숨]
[훌쩍인다]
[슬픈 신음]
(진영) 체질에 따라서 약물에
장이 과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말을 미리 해 드렸어야 됐는데
아, 힘드셨다니까 약은 다시 처방해 드릴게요
아니면 좀 잠시 복용을 중단하시는 건 어떠세요?
아니요, 그냥 아예 그냥 더 센 걸로 주세요
마취 총 같은 거 없어요?
그냥 한 방 맞으면 그 자리에서 뻗어 버리는
(진영) [웃으며] 네
[한숨 쉬며] 아, 선생님, 사실은
아직도, 이…
너무 화가 많이 나요
누구나 화는 내죠
분노도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휘오의 한숨] (진영) 억지로 누르는 것만이 정답일까요?
방법의 문제죠
화는 내되 건강하게 내는 것
[휘오의 옅은 한숨] 그러려면 휘오 씨의 분노의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야 돼요
그 대상과 이유
그날 얘기를 해 볼까요?
[휘오의 옅은 한숨]
그날도
[무거운 음악] 뭐, 평소랑 비슷했어요
(휘오) 딱 하나
비가 지랄맞게 퍼부었다는 것만 빼고는
(종대) 형, 오긴 오는 거야?
(휘오) 기다려 봐
(종대) 아, 약쟁이 이 새끼들은
밤잠도 없나, 씨 [우진의 한숨]
아, 뭐야
아, 여기 일방통행인데
저 새끼 저거 역주행 아니야?
형, 아까 그 번호 뭐였지?
- (휘오) 야, 저 새끼 맞나 보다 - (종대) 맞지?
(휘오) 준비해 [휴대전화 진동음]
(종대) 새끼…
여보세요?
(김 팀장) 영장 안 떨어졌어 당장 철수해
(휘오) 뭔 소리야 영장이 왜 안 떨어져
형, 양삐리가 오늘 VIP들한테 물건 직접 드롭하러 온다고
확인 다 했어
오늘 놓치면 이거 못 잡아, 이거!
(김 팀장) 글쎄, 그걸 난들 알아?
아무튼 당장 애들 데리고 서로 복귀해, 얼른!
[통화 종료음]
(휘오) 여보세요, 여보세요!
에이, 진짜, 이씨
(종대) 형, 왜, 영장 안 나왔대?
그럼 이제 어떻게 해?
어쩌긴 뭘 어째
경찰은 뭐, 술집에 술 마시러 가는데도 영장 필요하냐?
(종대) 오케이, 좋았어, 가자
- (휘오) 가 - (종대) 가, 가, 가
[직원들이 제지한다] (종대) 가만있어 봐, 가만있어 봐
- (휘오) 야, 종대야 - (종대) 네
(휘오) 저 안으로
- (여자) 오셨어요? - (휘오) 어, 네, 오랜만이네
- (휘오) 어어, 잠깐만, 놔봐 - (여자) 아니, 왜…
[손님들이 소란스럽다]
[손님들이 소란스럽다]
- (남자1) 뭐야! - (휘오) 아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문이 철컥 열린다] (업주) 아유, 노 형사님
아니, 지금 영업 중인데 갑자기 찾아오셔 갖고 [휘오가 호응한다]
아, 우리도 먹고살게 해 줘야지 [문이 철컥 열린다]
[손님들이 소란스럽다]
그러다가 정도 쌓이고 그러는 거지 잘 알면서 [문이 탁 닫힌다]
- (휘오) 종대야, 없어? - (업주) 어? 아이
- (업주) 이쪽으로 모실게, 이쪽으로 - (휘오) 아, 이 새끼들
(업주) 자,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으로 모실게, 제가, 응? [업주의 어색한 웃음]
- (휘오) 야, 저건 뭐야 - (업주) 좋은 데로 모실 테니까…
[업주의 말리는 신음] (휘오) 야, 종대야, 일로 와 봐
[못마땅한 신음]
야, 그쪽으로 갔어 그쪽으로 갔다고, 이씨
[휘오의 힘주는 신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웨이터의 힘겨운 신음]
[휘오의 못마땅한 신음]
(휘오) 야, 문 닫아
(직원) 이 새끼들 뭐야, 이거
(휘오) 경찰이다
[유리가 와장창 깨진다]
[휘오의 힘주는 신음]
(남자2) 빨리빨리, 빨리 도망쳐!
(휘오) 야, 종대야, 이 새끼들 봐라 빨리 와, 빨리 와!
(종대) 형, 형, 형
형, 여기서 증거 찾아, 증거
(휘오) 빨리빨리, 빨리빨리 [소란스럽다]
어디 있어
[휘오의 다급한 신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오케이
[맥주병이 와장창 깨진다] [휘오의 비명]
[삐 소리가 울린다]
[무거운 음악]
[휘오의 거친 신음]
[우진의 비명]
(휘오) 우진아
[우진이 푹 찔린다] [우진의 비명]
우진아!
[휘오의 성난 신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유리가 와장창 깨진다]
[사이렌이 울린다]
- (휘오) 일어나, 이 새끼야 - (종대) 일어나
[휘오의 성난 신음] [휘오가 퍽퍽 때린다]
(종대) 정신 차려, 야, 이 새끼야 [우진의 힘겨운 신음]
[휘오가 퍽퍽 때린다] (종대) 형!
[휘오의 성난 신음] 형, 그만해, 그만해
형, 그만해, 그만해
[문이 철컥 열린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경찰) 단속 팀입니다 가만있어, 가만있어
뭐야, 이 자식아, 떨어져!
[소란스럽다]
영산 경찰서에서 성매매 단속 나왔습니다
[휘오의 힘주는 신음] (종대) 야, 뭐냐고, 우리 경찰이야! 씨
[휘오의 분한 탄성] (경찰) 가만있어, 가만있어 이 새끼야!
(휘오) 놔!
(TV 속 앵커) 비밀 통로를 만들어 놓고
유흥업소와 숙박업소를 결합해 불법 성매매 영업을 하는
강남의 한 업소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관할 경찰서 경찰관
노 모 경사가 시민을 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돼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형사2의 한숨]
- (형사2) 또 시작이네, 또 시작이야 - (형사3) 똘끼 돌았네, 진짜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김 팀장) 야, 이 새끼 책상 좀 뒤져 봐
뭐 이상한 거 나오면 좀 치워
(형사2) 네
[무거운 음악] (감찰관) 자, 다시 물을게요
경찰관 셋이 근무 시간 중 자기 관할 불법 성매매 업소에 갔다
왜 갔을까?
제가 또 말해요?
왜긴 왜입니까?
그 마약 사범 검거하러 제가 수사차 갔었고
그리고 그날 제가 분명히 그 양삐리 새끼 이 마약 봉투
그걸 제 두 눈으로 확인을 했고
근데 그건 어디 갔을까?
(감찰관) 수사 개시 기록도 없고 영장 발부는 기각됐는데
'수사하러 갔다'라 [휘오의 한숨]
향응 제공을 강요받았다는 업주 자백이 있는데도
그래요, 뭐, 그렇다 칩시다
거기서 무고한 시민은 왜 폭행했을까? [휘오의 한숨]
그 무고한 시민이 아니라
마약 사범이 먼저 뒤에서 경찰을 공격을 했고
마약 사범이요?
누가요?
(감찰관) 당시 폭행 피해자는 지병으로 정식 처방 받은 케타민 복용 후
심신 미약 상태란 게 확인됐는데
아니, 무슨 심신 미약입니까
약쟁이들 뻔한 레퍼토리인 거 아시잖아요, 그거!
자, 자, 벌써부터 힘 빼지 맙시다
갈 길이 멀어요
아니, 지금 계속 똑같은 질문…
(휘오) 애초에 그 자식은 나한테 질문을 한 게 아니었어요
답은 정해져 있었으니까
(휘오) 내가 무슨 뭐, 앵무새야! [강조되는 효과음]
(휘오) [한숨 쉬며] 성매매 혐의를 벗고도
독직 폭행, 초과 근무 수당 부당 수령
근무지 이탈, 음주 추태 공무원 품위 유지 위반
온갖 걸 그냥 다 엮어서 만들어 낸
내 징계 사유만 진짜 11개였어요, 네?
아니, 선생님, 제가 사람 패고 싶어서 내가 진짜 환장한 놈이어서
내가 그 약쟁이 놈을 때렸겠냐고요
아니요, 그건 엄연히 그냥 정당방위였어요!
[가슴을 탁 치며] 왜? 난 내 동료를 보호해야 했으니까
아니, 물론 뭐…
그것도 뭐, 실패했지만
(진영) 하, 그럼 그날을 제외하곤
이 피의자에게 과도한 폭력을 행사한 적은 없었나요?
아니, 뭐, 그…
현장에서 수사를 하다 보면
[휘오가 혀를 쯧 찬다]
전에 몇 번 그런 적이 있죠
(진영) 스스로 충동 조절, 분노 조절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인정한다면
앞으로는 그 분노를 유발할 만한
구체적인 상황이나 대상을 인지하고
가급적 피하는 게 도움이 될 거예요
음, 네, 씁, 분노 유발 대상이라
[흥미로운 음악]
어?
가급적 피하는 게 도움이 될 거예요
[민경이 잡지를 사락 넘긴다]
(간호사) 네, 노휘오 님
진료 잘 받으셨어요?
- (휘오) [작은 목소리로] 예 - (간호사) 네
(간호사) 진료비는 오늘 3만 5천 원 나왔습니다 [간호사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여기 처방전 받으시고요
어, 예약 날짜는 언제로 잡아 드릴까요?
[작은 목소리로] 그, 같은 날 같은 시간으로
- (간호사) 맨날 똑같은 시간이요? - (휘오) 네
(간호사) 네, 알겠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아, 네, 아, 수고하십시오, 네
[휘오의 헛기침]
[강조되는 효과음] [휘오의 놀란 탄성]
[휘오의 탄식]
뭐야, 당신이 왜 또 여기 있어? [휘오의 한숨]
(민경) 왜 여기 있냐고!
아, 여기 병원 다니니까 있다, 왜
(휘오) 내가 전에도 분명 말했지?
나 그, 분노 조절 장애라고
자랑이다
어유…
아, 그래, 뭐, 내가 자랑 아닐 건 뭐냐
난 뭐, 당당해
그렇게 당당한데 왜 피해?
너 싫어서, 너, 어?
(휘오) 아, 야, 됐고 나한테 시비 걸지 말고
들어가서 진료받으세요, 네?
병명이 뭔진 모르겠지만
증세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으니까
(민경) 뭐? 심한 꼴 좀…
(간호사) 이민경 님 진료실로 들어오실게요
저, 자기 부른다 빨리빨리, 빨리 가, 가
(휘오) 빨리 가
아이, 씨
[자동문이 윙 열린다]
(수현) 근데 갑자기 뒤에서 확 튀어나왔다니깐요?
(형사1) 씁, 그럼 그 뒤따라온 거네요, 그렇죠?
(수현) 이어폰을 꽂고 있어서 인기척을 못 느꼈어요
그래서 그것도 잘…
- (수현) 어서 오세요 - (휘오) 플러스 한 갑 주세요
(수현) 플러스요
4,100원입니다
어? 노휘오 경사님 아니세요?
[흥미로운 음악]
(휘오) 아아, 예, 저번에, 네 [형사1의 웃음]
- (형사1) 네 - (휘오) 아, 깜짝이야, 네
(형사1) 아이, 저번에 제가 몰라뵙고 아유, 죄송합니다
(휘오) 아이, 아니에요, 네 [형사1의 웃음]
[감탄하며] 강남서 강력 팀에서 유명하셨다고
[형사1의 웃음] (휘오) 아니, 뭘
(형사1) 사실 저도 다음에 희망 근무 때 신청 한번 해 보려고요
[휘오가 호응한다] [형사1의 웃음]
(휘오) 예, 아니, 근데 여기는 그 어쩐 일로?
아니, 그, 이 부근에 뭐 바바리 맨이 떴다 그래 가지고요
아, 바바리 맨, 아 [형사1의 멋쩍은 웃음]
- 아이, 고생 많으십니다 - (형사1) 아이, 뭘요
그, 진척 상황 생기면 알려 줄게요
아, 네, 여기
네, 수고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 (휘오) 아이, 경장이라고 그러셨죠? - (형사1) 아, 네, 네, 그렇습니다
[형사1과 휘오의 웃음]
[문이 탁 여닫힌다]
[휘오가 흥얼거린다]
[엘리베이터 버튼음]
[휘오가 이를 탁탁 부딪친다]
[리드미컬한 음악]
[휘오의 한숨]
[한숨]
[엘리베이터 도착음]
[휘오의 헛기침]
[휘오의 헛기침] [엘리베이터 버튼음]
[휘오가 휘파람을 분다]
[엘리베이터 버튼음]
[흥미로운 음악]
뭐 하는 거야?
아니, 층수를 아직도 안 눌렀어?
누르든 말든?
(휘오) 아니, 나는 엘리베이터 올라간 줄 알고
기다렸다가 타려 했지
(민경) 왜? 지금 타면 안 되는 이유가 뭔데?
뭔 수상한 짓이야, 빨리 타
싫어, 안 타, 혼자 타
그러니까 왜!
내가 앞으로 너를 피할 거니까!
뭔 구린 게 있어서 뭐가 무서워서 날 피해?
똥이 뭐, 어디 뭐, 무서워서 피하지 더러워서 피하나, 에이
(휘오) 진짜 말도 헛나온다, 어유
[휘오의 한숨]
[엘리베이터 버튼음] [휘오의 한숨]
[휘오의 한숨]
[도어 록 작동음] [밝은 음악]
[휘오의 한숨]
[휘오의 힘겨운 신음]
(휘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휘오가 중얼거린다]
[휘오가 흥얼거린다]
(민경) 가자, 가자, 가자
옳지
- (아이1) 우와, 강아지다! - (아이2) 우와, 강아지다!
(아이2) 만져 봐도 돼요?
(아이1) 이거 줘도 돼요?
(민경) 안 돼, 가
가자, 가자, 가자, 가자
[휘오의 못마땅한 신음] (민경) 옳지, 옳지
- (아이1) 뭐야, 만지고 싶은데 - (아이2) 가자
[한숨]
[낑낑거린다]
(민경) 어, 그거 안 돼
그거 지지야, 지지
먹으면 살찌고 병 걸려서 죽는 거야
언니가 이따 집에 가서 맛있는 거 줄게, 어?
아, 진짜
(민경) 아이, 그러니까 왜 여기서 그런 걸 먹어
강아지가 먹고 싶어 하잖아
(휘오) 사람 먹는 건데 좀 먹으면 어떠냐?
자, 햄버거
[휘오의 어르는 신음]
맛있어? [민경의 한숨]
아니, 근데 뭐 딱히 하는 일은 없나 보다, 어?
병원 다니고 동네 돌아다니는 거 말고는
(민경) 응, 자기소개
(휘오) 뭐?
그래, 나도 그런다, 어
씁, 근데 자동차 그 수리비가 꽤 많이 나올 것 같네, 응?
문짝에, 보닛에, 백미러까지 그거 다 교체하려면
[숨을 씁 들이켠다] 아, 그게 돈이 얼마야, 그게
문짝은 원래 먹어 있었잖아 나 다 봤거든?
아, 그러니까
(휘오) 나도 뭐 바꿔야지, 바꿔야지 했는데
고맙게도 거길 딱 차 주셔 가지고 말이야, 어?
씁, 수리비에 감가상각비에 정신적 피해 보상, 대차 비용까지 하면
[숨을 씁 들이켠다]
내가 합의금을 내가 얼마를 불러야 되나
내가 고민 중인데 말이야, 어?
어떻게 생각해?
입에 있는 거 삼키고 말해
내가 뭐, 같은 이웃끼리 내가 그거 뭐 다 받기는 그렇고
내가 좀 깎아 줄 의향은 있는데
대신에 조건이 있지
뭔데?
아니, 뭐 별로 어려운 건 아니고
당신 그, 좀 병원을 옮기는 건 어때, 응?
(휘오) 동네 오다가다 부딪히지 않게 서로 조심 좀 하고
내가 왜?
내가 치료 중에는
분노 유발 요소를 최대한 멀리해야 되는데
(휘오) 나도 내 나름대로 멀리한다고 하는데도 오늘만 해도, 봐, 어?
집도 바로 옆인 데다가 병원까지 같으니 이게 되겠어, 이거?
피차 서로 엮어서 좋을 거 없잖아
그런 말 들어 봤어?
'내가 싫으면 네가 꺼져라'
[풀벌레 울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흥미로운 음악] 아니, 그래서 내가 집 주변에서는 열심히 꺼지고 있는 거 모르나, 어?
근데 병원은
[강아지가 왈왈 짖는다]
(휘오) 알았어, 알았어
이 주변에 여자 의사가 하는 데가 내가 거기밖에 없어서 그래 [강아지가 왈 짖는다]
[헛웃음]
너도 참 꼴에 가지가지 한다, 어?
[못마땅한 신음] 그게 아니라
내가 그나마 여자 앞에서는 이 폭력적 성향이 좀 참아지니까
조절 장애라며, 허언증도 있나 봐?
그거야 뭐 조절되고 안 되고가 아니라 뭐 당연한 거 아닌가, 어?
남자가 그러면 여자를 뭐 어떻게 때려? 어?
내가 당신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지금 당신 사지가 멀쩡한 거 보면 몰라, 어? [의미심장한 음악]
(휘오) 아휴, 진짜, 씨, 쯧
[한숨]
미친놈
[차분한 음악]
뭐, 뭐, 뭐, 미친놈?
(휘오) 미친놈?
누가 누구 얘기하는 거야, 지금?
넌 양심도 없냐?
양심도 없어, 어?
이 구역에서 미치긴 네가
[강아지가 왈왈 짖는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네가 제일 미쳤어, 어?
뭐, 미친놈?
내가 미친놈이면 내가 미친놈이면 너는!
너는!
이런 미친, 진짜…
아유, 이런 상미친 진짜
미친 뭐!
[당당한 음악]
아유, 진짜, 씨!
[휘오의 분한 신음]
[경쾌한 음악]
[휘오의 옅은 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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