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미친X 5
[반짝이는 효과음]
(민경) [소리치며] 변태가 나타났다!
[익살스러운 음악] 변태 잡아라!
동네 사람들!
- (민경) 변태예요! - (휘오) 변태 아니에요
(민경) 변태!
변태, 변태 잡아라!
[부녀회원들의 당황한 신음]
(민경) 변태, 변태, 변태
(인자) 어디요, 어디 오, 오, 남자야, 어머, 세상에 [부녀회원들의 놀란 신음]
오,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마
가, 가지 마, 가지 마, 가지 마 거기 있어, 거기 있어
딱 거기 있어, 어머
[가쁜 숨소리]
어머, 세상에, 뭐야
[휘오의 힘겨운 신음] 뭐야, 507호, 그 차림에
어머, 세상에 오늘 약속 있어 바쁘다더니 진짜
이, 이러려고 그런 거였어?
아이, 그게 아니라요
이건 내가 그…
(인자) 내가 진짜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말이야, 진짜
아휴, 사람을 깜빡 속이고
뒤에서 추잡스러운 짓은 혼자서 다 하고 말이야
어? 순 저거 한 놈이었잖아 못 살아, 정말 내가
아이, 그런 게 아니라요
(휘오) 이거 내가 오늘 그 수사 중인 그 사건 때문에…
경찰 저거 중이라며 수사는 무슨 수사!
[선영의 놀란 신음] (휘오) 아니, 그러니까 그게…
(선영) 그러니까, 아니 변태가 아니면 왜 이러고 돌아다니는 건데요?
(주리) 맞아요, 켕기는 게 없는데 우리 보고는 왜 도망치고? [부녀회원들의 호응하는 신음]
아니, 그건 갑자기 우르르 그냥…
[부녀회원들의 놀란 신음] (인자) 오지 말라고, 오지 말라고
아니, 더 들을 필요도 없어요
변태가 확실해요, 확실해
아니, 변태 아니라고! 아니야, 아니야, 아니라고, 진짜
[성난 신음] [흥미로운 음악]
[개 짖는 효과음]
[호위의 옅은 신음]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김 팀장의 한숨] [종대가 풋 웃는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김 팀장) '나 죽었소' 하라고 했지 '나 죽었소'!
[종대의 말리는 신음]
그게 어려우면 내가 진짜 죽여 줘? 씨
내가 너 잠복 이런 거 하지 말라 그랬지, 어?
본청에서 내가 전화를 몇 번이나 받았는지 알아, 이 새끼야?
아이, 시끄러워
(김 팀장) [버럭 하며] 내가 언제까지 너 커버 쳐야 돼, 이 새끼야!
아, 다리 좀 오므려! 가발은 이게 또 뭐야, 이 새끼야
스타킹 안 벗어, 새끼야!
(인자) 아니, 그러게 내가 그랬잖아
저 총각이 그렇게는 안 보이더라니까
(선영) 아이, 그러니까, 회장님
(주리) 근데 경찰이 진짜 여장하고 수사하고 그렇게도 하나 봐요
어유, 그런 건 영화에서나 봤지
(인자) 아니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해야지
- (선영) 그러니까 - (인자) 말을 안 하고 저렇게…
(선영) 말했어
(김 팀장) 아, 정말 너무 죄송합니다
(파출소장) 아이 성질 좀 죽이시고, 예? [김 팀장이 대답한다]
(휘오) 아니, 이런 옷은 도대체 어디서 사는 거야?
등산도 안 하는데 뭔 등산복…
아이, 왜 또
아이, 경찰이 뭐 수사하다 보면 뭐, 이런 일 저런 일 다 있고 그렇잖아
(김 팀장) 야, 이 새끼야
그래서 네가 지금 경찰이야?
내가 너 복직할 거면 몸 사리랬지 [휘오의 한숨]
그걸 못 해서 파출소에 또 붙들려 와?
(휘오) 아이, 뭔 말을 또 뭐 그렇게 하냐
너 우진이 보고 왔다며
근데도 이래?
(김 팀장) 걔를 보고도 이러고 싶냐고
아이, 우진이 보고 와서 이러는 거 아니야
(휘오) 그날 분명히 그 양삐리 그 새끼 있었다니까
내가 양삐리 그 새끼 어떻게든 잡아서 내가 그거 증명할 거고
우진이가 거기 그날 왜 갔는지 내가 다 밝혀낼 거야
걔가 거길 왜 가서 왜 다쳤는데?
[슬픈 음악]
너 똑똑히 알아 둬
(김 팀장) 우진이 지금 너 때문에 저러고 누워 있는 거야
네가 오늘처럼 수사랍시고 네 잘난 맛에 설쳐 대느라
멀쩡한 애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만든 거라고
그러니까 우진이 위하네 어쩌네 하면서
한 번만 더 네 멋대로 양삐리 수사한다는 소리 내 귀에 들려 봐
그땐 내가 너 복직 못 하게 막을 테니까
알았어?
형…
[휘오의 한숨]
(민경) 오해할 만했잖아
(휘오) 그래서?
(민경) 그래서 뭐?
(휘오) 그래서
또, 또 미안하다는 소리는 죽어도 안 하지
어?
근데 도대체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냐?
어?
아니, 뭘 그렇게 죽을죄를 지어서 맨날 맞고 욕먹고 내가 당해야 되는데
어?
그래도 나는 네가 도와 달라고 부탁하면
내가 개도 찾아 주고 내가 다 했잖아
그런데 너는…
너 오늘 내가 오늘 어땠는지 알아?
내가 오늘 진짜…
[휘오의 한숨]
(민경) 울어? 왜 울어
울지 마, 어? [휘오의 한숨]
(휘오) 너는 지금 이게 재밌지?
사람 의심하고 몰고 골탕 먹인 다음에
이 괴로워하는 모습 보면서 막 희열 느끼고 그렇지?
너 사이코패스야?
너 그래서 병원 다니는구나, 그래?
그게 아니라 나…
내가 대답 들으려고 하는 거 아니야 대답 안 해도 돼
(휘오) 내가 그거 알아서 뭐 하려고
앞으로 네가 싫은 내가, 어?
내가 네 주위에서 열심히 꺼져 줄 테니까
너는 그냥 하던 대로 문 꽁꽁 걸어 잠그고
너 도와주려는 사람 의심이나 하면서 그러고 살아
알겠지?
앞으로 내가 너 한 번만 더 내가 진짜 알은체하면
내가 진짜 그땐 내가 사람이 아니고 진짜 개다, 개야
[차분한 음악]
[휘오의 옅은 한숨]
(휘오) 뭐?
가
[음산한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민경의 놀란 숨소리]
[민경의 겁에 질린 비명]
[민경의 놀란 비명이 계속 들린다]
(민경) 오지 마
(휘오) 뭐야!
[소리치며] 일로 와!
[민경의 겁에 질린 신음]
(휘오) 괜찮아? 어?
안 다쳤어?
여기 있어, 내가 금방 올게
[민경의 다급한 숨소리]
가지 마, 가지 마, 어? 가지 마
(휘오) 왜 그래? 금방 올게, 있어
[민경의 겁먹은 신음]
[숨을 헐떡인다]
[거친 신음]
[휘오가 퍽 때린다] [바바리 맨의 비명]
[바바리 맨의 힘겨운 신음]
(휘오) 일어서, 일어서!
(바바리 맨) 아저씨 뭔데!
아이, 뭐야
(휘오) 너 방금 너 여자 앞에서 너 뭐 했어, 너, 어?
(바바리 맨) 아, 하긴 뭘 해요
내가 몸에 열이 많아서 이러고 다니는 거예요
왜, 안 돼요? 예? 아, 진짜 억울하네
아, 경찰 불러, 경찰
이것 좀 놓고, 진짜, 아유, 아파
가만있어 안 그래도 지금 부른다, 불러
(바바리 맨) 진짜 아파, 진짜 아파요
(휘오) 너 이따 경찰서 가서도 꼭 그렇게 얘기해라
행여나 뭐, 선처 어쩌고 그러면 그것도 진짜 곤란하니까, 가만있어! [바바리 맨의 힘겨운 신음]
[긴박한 음악] (휘오) 이 새끼가 진짜, 씨
(바바리 맨) 아, 진짜
[소란스럽게 싸운다]
[바바리 맨의 비명]
(바바리 맨) 탭, 탭, 탭, 탭, 탭, 탭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휘오) 가만히 있어, 너 팔 부러진다
[휘오와 바바리 맨이 숨을 헐떡인다]
뭐 해! 왔으면 신고 안 하고
어?
어, 어…
(바바리 맨)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바바리 맨의 힘겨운 신음]
[통화 연결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바바리 맨의 힘겨운 신음]
(파출소장) 어유, 수고하셨습니다
- (휘오) 아, 예, 수고하십시오, 예 - (파출소장) 아, 예, 예
[휘오의 옅은 한숨]
[코를 훌쩍인다]
또 뭐!
사과를 할 거면 하고
고맙다는 말은 됐고
(민경) 그게 아니라…
다시 나 알은척하면 사람 아니고 개라며
아니, 그리고 내가 가지 말라 그랬잖아
근데 왜 갔어?
일단 그 변태 놈을 잡아야 될 거 아니야
그래서 내가 잡았지
금방 온다는데도 안 놔주고 말이야
못 잡았으면 어쩔 뻔했어?
성가시게 따라오긴 왜 따라와 가지고
뭐야, 설마 또 내 말 못 믿은 거야?
또 자기 불리할 땐 또 말 안 하지, 또
[밝은 음악]
(민경) 내가…
사람을 못 믿어
그게 잘 안돼
그게 내 병이야
생각보다 병명이 노멀하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정신… 다중 인격
셋 중 하나겠거니 했더니만
(휘오) 당신 캐릭터 다 파악돼 가지고 이제 더 이상 화날 것도 없어
그 알짱거리는 게 더 신경 쓰이니까 빨리 그냥 붙어 와
빨리 붙어 와, 빨리
치
근데 괜찮아? 병원 안 가 봐도 돼?
아까 보니까 막 '윽윽' 이러더구먼
괜찮아, 일시적인 공황 발작이야
비 오는 날 가끔 뒤에서 누가 쫓아오면 그래
그냥 잠깐 숨을 못 쉬겠고 심장이 막 뛰고
어지러워서 졸도할 거 같고 온몸에 식은땀 나고
마비 오면서 막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러다가도 뭐, 아무렇지 않으니까
그게 아무렇지도 않은 게 맞는 건지…
그게 다 심리적인 거야
그럴 때는 감정에 관여하는 우뇌 말고 좌뇌를 써야 돼
병원에서는 그런 것도 안 알려 줬어? 나만 알려 준 건가
(민경) 그걸 어떻게 하는 건데?
가령 뭐 심호흡하면서 숫자를 센다든가
(민경) 에이, 숨을 못 쉬겠다는데 어떻게 심호흡을 하래
(휘오) 아이, 그래도 천천히 이게 깊게 들이마시면…
이게 해 보면 된다니까, 어?
숨 들이마시고 내뱉으면서 하나
[민경이 심호흡한다]
들이마시고 내뱉으면서 둘 [민경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숨 들이마시고 내뱉으면서 셋 [잔잔한 음악]
들이마시고 내뱉으면서 넷
내뱉으면서 다섯
아무튼 뭐, 이렇게 하면 돼
내가 공황 발작이 오나
[휘오의 힘겨운 신음]
[힘주는 신음]
[깊은 한숨]
[한숨]
[애잔한 음악] [민경의 다급한 숨소리]
(민경) 가지 마, 가지 마
[한숨]
[한숨]
하나
둘
셋
넷
다섯
(진영) 강아지 키우는 건 어때요? [밝은 음악]
아무래도 일상에 활력이 좀 되겠어요
네, 같이 있으면 그래도 혼자인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느낌?
안정되는 느낌, 뭐, 그런 거요
호위 견처럼 끌고 다니고 싶은?
(진영) 강아지 이름이 호위라고 했었죠?
이름처럼 호위 무사 역할을 톡톡히 하네요
아니, 그, 호위 얘기는 아니고요
전에 그 크고 사납게 짖지만
여자는 안 무는 개가 그렇다는 건데
씁, 어, 어때요? 계획한 대로 분노 유발 요소는 잘 피해지던가요?
아니, 그게…
이 세상에는 도저히 피해지지 않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그런 말도 있죠
'피할 수 없으면 싸워라' 혹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그럼…
둘 중에 휘오 씨의 선택은요?
[살짝 웃는다]
그냥 뭐
싸우는 걸 즐기게 되는 경지에 이르렀죠, 예
[피식 웃는다]
[사람들이 박수 치고 환호한다] (경비원) 아, 이놈 잡고 나니까 속이 다 시원하다
(선영) 맞아요, 아유, 수고들 하셨어요
(경비원) 아이고, 고생들 하셨습니다 [부녀회원들이 호응한다]
(인자) 아이고, 이제야 두 발 뻗고 자겠네, 그냥 [선영과 주리가 호응한다]
아이고, 507호! 507호, 507호
[부녀회원들의 웃음]
(인자) 아이고, 저기, 잘 잤죠? 어?
아니, 우리가 얘기를 들었어
어제 그 변태를 직접 잡았다며? [선영이 호응한다]
아이고, 우리는 그런 것도 모르고 [선영의 멋쩍은 웃음]
어제 그 난리 친 것만 생각을 하면은 그냥 [멋쩍은 웃음]
아니, 우리는 507호를 믿었다? [선영과 주리가 호응한다]
- 그 506호가 변태라고 하도 그러니까 - (선영) 맞아요
아이, 됐어요
어제는 아주 그냥 셋이서 똘똘 뭉쳐 가지고 사람을 공격하더니
이제 와서 뭐, 믿니 어쩌니, 참
내가 전에 그 705호가 왜 도망갔는지 알겠어, 아주 그냥
우르르 쫓아와 가지고 사람을 그냥 코너로 모는데
그거 도망 안 가고 배기겠냐고
방법이 없잖아, 방법이
아이고, 알았어, 알았어 미안해, 미안해, 어?
아이,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사과하잖아
- (선영) 그래요, 그래요, 미안해요 - (주리) 기분 풀어요 [선영의 웃음]
(인자) 아니, 저기, 그렇다고
삐져 가지고 방범대 순찰 안 나오고 그러는 거는 아니지, 응?
아니, 507호 없으면 엄마들이 다 안 한다 그랬다니까 [선영과 주리가 호응한다]
지금 아주 우리 아파트 영웅이라고 그래
임영웅보다 노영웅! [선영과 주리가 호응한다]
(부녀회원들) 노영웅! 노영웅! [코웃음]
노영웅, 노영웅!
- (인자) 아, 진짜, 진짜 - (주리와 선영) 노영웅, 노영웅!
아이, 나는 뭐, 그 사과는 됐고
그 705호한테나 가서 하세요
(휘오) 그날 제대로 사과도 안 하고 얼마나 억울했겠어요, 쯧
내가 당해 보니까 알겠네
(인자) 알겠어, 우리가 안 그래도 저거 하려고 그랬어
그렇지, 맞지? [선영과 주리가 호응한다]
(주리) 저, 우리 갈 때 뭐라도 사 갈까 봐요 [인자가 호응한다]
(선영) 요 앞에 빵집 새로 생겼더라고요
(인자) 어, 그래, 그, 저기, 705호 맘모스빵 좋아하려나
갈게요 [선영의 웃음]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휘오의 힘주는 신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놀란 신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휘오) 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 먹어 줄게
[놀란 신음]
아, 진짜 미쳤나 봐
[초인종이 울린다]
(휘오) 네 [초인종이 울린다]
[헛기침]
[도어 록 작동음]
(배달원) 아이, 배달 밀렸는데 문 좀 빨리 여시지
(휘오) 이게 다 뭐예요?
나 이거 시킨 적 없는데
(배달원) 홍직 중앙 아파트 5동 507호
맞잖아요, 계산도 다 됐구먼
(휘오) 아니, 그 주소는 맞는데
이거 내가 시킨 거 아닌데 [문이 탁 열린다]
(민경) 아, 아저씨, 아저씨 여기 맞아요, 맞아요, 맞아요 [도어 록 작동음]
- (배달원) 아, 예, 맛있게 드세요, 네 - (민경) 감사합니다, 네
(휘오) 아, 뭐야 왜 우리 집으로 시켜?
아유, 주소를 잘못 썼나 보네
혼자서 많이도 시켰다, 진짜
최소 주문 금액 맞추느라 어쩔 수 없이 많이 시켰는데
좀 줄까?
됐어
아니면 뭐, 이거 뭐 짜장 하나 줘 보든가
어차피 뭐, 불면 못 먹겠네, 어, 줘
(민경) 그럴까?
(민경) 자, 여기, 이것도 [휘오의 헛기침]
근데 이건 어떻게 나누지?
안에 그릇 있지?
(휘오) 아니, 뭐, 그릇은 있는데
아, 아니면 그냥 뭐 그, 들어와서 뭐, 같이 먹든가
[민경의 머뭇대는 신음]
그럴까, 그럼
[발랄한 음악] 그래, 들어와, 들어와
[민경이 후루룩 먹는다]
씁, 잠깐만
근데 이거 약 같은 거 탄 거 아니지? 응?
갑자기 나한테 왜 이러지, 응?
꿍꿍이가 뭐야?
뭐가, 그냥
근데…
(민경) 어제 말이야
그거 어떻게 한 건지 가르쳐 주면 안 돼?
뭐? 그게 뭔데?
그, 파바바박, 툭, 이거
그거 무슨 특공 무술 같은 건가?
아니면 뭐, 절권도 그런 거?
(휘오) 그냥 뭐, 이것저것 종합한 실전 무술이라고 할 수 있지, 응
[민경이 호응한다]
(민경) 나 그것 좀 가르쳐 줘
요 [익살스러운 음악]
(휘오) 뭐, 뭐?
[애교 섞인 말투로] 아, 부탁이에요 제발요, 응, 응, 응?
[피식 웃는다]
꼭 자기 뭐 아쉬울 때만 존댓말 쓰더라
(휘오) 그래서 뭐 정확하게 알고 싶은 게 뭔데?
뭐, 호신술?
응, 그런 거 위험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흥미로운 음악]
그런 거 뭐, 알아서 뭐 하려고?
(휘오) 뭐, 어디 쫓겨? 뭐, 첩보원이야?
또 누구 또 골로 보내려고
아니, 뭐, 그냥 알아만 두려고 그러는 거지
그러면 내가 알려 줄 테니까
그, 앞으로 전기 충격기는 쓰지 마
괜히 그 상대 자극할 수도 있고 그거 뺏기면 더 위험해져, 알겠어?
[호응한다]
자, 따라 해 [민경이 호응한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가장 좋은 거는
가장 좋은 건
두 주먹 꽉 쥐고
꽉 쥐고
[익살스러운 음악] - 팔꿈치 뒤로 세게 차면서 - 차면서
(휘오) 뛰어
발 안 보일 때까지
배 당기고 토할 때까지 응, 오케이?
아이, 뭐야, 그게 그냥 도망치는 거잖아, 그건 싫어
통계적으론 그게 제일 안전해
아, 그런 거 말고 한 방에 기절시키거나
보내 버리는 비기 같은 거
그 급소나 혈 자리 같은 [강조되는 효과음]
[호응한다]
아, 급소 [흥미로운 음악]
어
다른 거 없어
- 남자 급소는 - 급소는
하나다
아, 뭐야, 그건 나도 알거든 [흥미로운 음악]
그 당신 힘으로 상대방을 한 방에 제압할 수 있는 건 그거밖에 없어
(휘오) 자, 봐 봐 [휘오의 힘주는 신음]
어깨 딱 잡고, 어? 내 무릎으로 낭심을 팍 [강조되는 효과음]
오케이?
(민경) 저기, 그럼 나 한 번만 해 봐도 돼요?
뭘?
[애교 섞인 말투로] 한 번만, 한 번만 어? 한 번만, 응, 응?
아, 안, 안 돼
아니, 그냥 자세만 해 볼게
한 번만, 응? 한 번만 해 볼게요 그냥 자세만 해 볼게, 응?
아, 당신은 그 자세만 해 본다 그래 놓고
진짜로 칠 거 같아, 안 돼
아휴, 아니야, 아니야, 절대 안 쳐
여기 급소라며, 근데 내가 어떻게 쳐
아니, 그냥 한 번도 안 해 봐서 감이 안 와서
그 자세만 익히려고 그래요, 응, 응?
한 번만, 한 번만 응, 한 번만, 자세만 해 볼게, 응?
그럼 그…
자세만 익히는 거야 하는 척만 하는 거야, 어?
당연하지, 어?
알았어, 알았어, 오케이
(휘오) 자, 서서 [민경이 호응한다]
상대방의 어깨를 딱 잡고 딱 잡아, 빨리
내 무릎으로 낭심을 정확하게 딱 바라보고
하나, 둘, 셋, 빡
- (휘오) 오케이? - (민경) 응
잘한다, 그렇게 하면 돼, 어, 잘했어 [휘오가 박수 친다]
(민경) 저, 한 번만 해 볼게 내가 해 볼게, 내가, 한 번만, 한 번만
- (휘오) 그래, 어, 한번 해 보자 - (민경) 서 봐
(휘오) 어, 한번 해 봐 자, 어깨 딱 잡고
(민경) 어깨를 끌어당기면서
상대방 낭심을 이렇게… [휘오의 놀란 신음]
(휘오) 어, 그렇지, 그렇지 어, 어, 그렇게 하면 돼
(민경) 아니, 안 했잖아 다시 와 봐 봐
하나, 하나, 둘, 셋!
[휘오의 힘주는 신음]
아, 뭐야! 그, 자세만 잡는다니까!
아이, 내가 반사 신경이 좋아서 그래
나도 자동으로 이렇게 되는 거야
아이, 뭐야, 서 봐, 서 봐 일로 와 봐, 일로 와 봐
내가 여기 오기 전에 딱 멈출 테니까 한 번만, 한 번만
아, 제발, 제발 한 번만, 딱, 어
- 그럼 중간에 가기 전에 딱 멈춰야 돼 - (민경) 어어
- (휘오) 딱 멈춰 - 딱 멈출게, 딱 멈춰
- 진짜 멈춰야 돼 - (민경) 어
[민경의 떨리는 숨소리]
(휘오) 해 봐
(민경) 어깨 딱 잡고
- (휘오) 자, 잡고! - (민경) 응
- 내 무릎으로 - 낭심을
- 낭심을 향해서 - 무릎으로
무릎으로! [늘어지는 효과음]
(민경) 빡! [휘오의 옅은 비명]
[딱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
[익살스러운 음악] [비가 솨 내린다]
[휘오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털썩 쓰러진다]
[민경의 놀란 신음] [휘오가 연신 힘겨워한다]
(민경) 미안해 병원 가 봐야 되는 거 아니야?
[힘겨운 목소리로] 너 가, 너 집에 가
내 눈앞에 보이지 마, 사라져 버려 [휘오의 힘겨운 신음]
(휘오) 너 집에 가, 가라고! 가! 빨리 가!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초인종이 울린다]
[한숨]
누구세요?
[가쁜 신음]
[초인종이 울린다]
[힘주는 신음]
[도어 록 작동음]
[휘오의 의아한 신음]
[문이 철컥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흥미로운 음악]
씨, 뭐야, 왜 자꾸 뭘 먹여
어디, 먹는 걸로 퉁치려고, 진짜, 씨
[휘오의 힘겨운 신음]
[민경이 봉지를 바스락거린다]
[휘오의 성난 신음]
[도어 록 작동음]
[봉지를 바스락 집어 든다] [힘주는 신음]
[힘겨운 신음] [도어 록 작동음]
자기도 사람이면 미안하긴 미안했나 보다 [힘겨운 신음]
[힘겨운 신음]
뭐지? 매운탕인가? [부스럭거린다]
[휘오의 힘겨운 신음]
(휘오) 뭐야?
[장엄한 음악]
이런, 진짜, 씨
이거 진짜 누구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진짜, 씨
이거 뭐, 한번 해보자는 거지, 이거
[문이 덜컥거린다]
어디 갔어?
아이, 어디 갔다 오는 거예요?
손님들 왔다가 그냥 다 갔네, 다 갔어
(수현) 뭐야, 자기가 사장이야?
잠깐 화장실 갔던 건데, 왜요? [자물쇠가 달칵 열린다]
[흥미로운 음악]
[수현의 헛기침]
어서 오세요
화장실 없다고 그러더니만
[바코드 작동음] [휘오가 코를 훌쩍인다]
(수현) 8,700원입니다
카드 받았습니다 [포스기 조작음]
감사합니다 [휘오가 호응한다]
[멀어지는 발걸음]
어이, 잠깐만요
이, 이게 뭐예요?
아, 이거 어차피 폐기니까 그냥 드세요
[익살스러운 음악]
아니, 다들 왜 나한테 먹을 걸 못 줘서 안달이냐
(휘오) 아니, 근데 이거 그 날 지난 거 먹다가
괜히 이거 탈 나는 거 아니에요?
아, 배탈 나면 화장실 쓰게 해 드릴게요
진작에 좀 그러지
아저씨가 그 변태 잡았다면서요?
응, 뭐
알바 끝나고 집에 갈 때마다 신경 쓰였는데
그거 고마워서 드리는 거예요
그래요, 네
네, 잘 먹을게요, 응
아니, 근데 여기 안에 이거 딸기가 들어 있네?
이거 처음 보셨어요?
[휘오와 수현의 웃음] - (수현) 맛있게 드세요 - (휘오) 고마워요, 네
(수현) 어서 오세요
[휘오가 부스럭거린다]
(휘오) 수고하세요
(수현) 안녕히 가세요 [문이 달칵 열린다]
(민경) 계, 계산이요
[바코드 작동음] [안내 음성] 투 플러스 원 행사 상품입니다
(민경) 밥은 잘 먹었어?
근데 그 나머지는 언제 알려 줄 거야? 호신술
장난해? 호신술은 무슨
아니, 그리고 좀 떨어져 올래? 아니면 먼저 가든가
왜… 아까 그건 실수였잖아
[휘오의 한숨]
내가 당신을 너무 과소평가했어
더 이상 당신이랑 엮이다가는 나 어디 뭐 하나 잘못되거나 죽지 싶어
다시 접근 금지야
(민경) 아니, 그런 게 어디 있어 맨날 이랬다저랬다
(휘오) 아이, 훠이, 훠이, 훠이, 훠이
[민경의 성난 신음] (민경) 아이, 진짜 치사하다, 치사해
어, 먹을 건 다 받아먹고
뭐, 대단한 거 알려 준다고
나야말로 내가 다시 널 알은척하면 개다, 개
[버럭 하며] 어? 씨
[민경의 성난 신음]
[멀어지는 발걸음]
[코웃음]
[떨리는 목소리로] 어, 자기야 빨리 타자, 타
뭐야, 또 왜 저래, 진짜, 아, 진짜
(민경) 빨리 와, 빨리, 타자
- 어? - (민경) 자기야
[떨리는 목소리로] 자기야 [긴장되는 음악]
[강조되는 효과음]
어, 어
뭐, 오래 기다렸어?
(휘오) 타 [민경이 호응한다]
[엘리베이터 버튼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유쾌한 음악]
[분위기 있는 음악] [비가 솨 내린다]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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