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미친X 6
[반짝이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엘리베이터 조작음]
[엘리베이터 도착 알림음]
[장엄한 음악]
[날카로운 효과음]
[문이 철컥 열린다]
(남자1) 얘들아
[강조되는 효과음] (남자1) 국자맨
(아이들) 아빠
(남자1) 와, 얘들아, 가자
[민경의 옅은 한숨]
[문이 철컥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휘오) 아니, 그…
내일 그, 점심 메뉴는 뭐야?
어?
그, 든든히 먹어야 되지 싶은데
호신술
내가 내일은 좀 빡세게 가르칠 생각이라
[잔잔한 음악]
(휘오) 아이, 뭐, 그렇게 볼 거 없어
아니, 그래야 나도 뭐, 오늘처럼
팔 빌려줘야 되는 귀찮은 일 같은 거 없을 거 아니야
안 그래?
응
드, 들어, 들어가, 들어가
어 [휘오의 헛기침]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당찬 음악]
(휘오) 나는 오늘 훈련을 맡은 노휘오 교관이다
이민경 훈련생
선글라스 벗어
뭐?
(휘오) '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이제부터 모든 대답은 '악'으로 합니다, 알겠나?
- '악'? - [소리치며] 알겠나!
악
(휘오) 선글라스 벗어!
(민경) 아니, 너도 썼잖아 왜 나만 벗으래
(휘오) 씁, 또, 또, 또 말대꾸
너 인성에 문제 있어?
너 인성…
그래, 너는 인성에는 문제가 있지, 어
선글라스 벗어!
악
어제는 내가 그… 하나 간과했던 게 하나 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급소를 보호하려고 한다
그래서 페이크를 준 다음에 시야를 차단한 상태에서
(휘오) 공격을 해야 한다
눈 찌르고
그다음 급소 빡
- 알겠어? - 악
그렇지, 해 봐
- (민경) 눈 찌르고! - 아이, 진짜, 쯧
어제 그래 놓고도 그래?
이미지 트레이닝 하면서 나 말고 이쪽으로 보고 하라고
여, 여기 허공에다가
왜 나한테 하고 그래?
(휘오) 쯧, 해 봐
(민경) 악!
[휘오의 힘주는 신음]
눈 찌르고
- (민경) 빡! - (휘오) 그렇지
- (민경) 눈 찌르고 - (휘오) 절도 있게
(민경) 빡, 빡, 빡 찌르고, 빡, 찌르고
[휘오의 기합]
(휘오) 다음은 그 괴한이 뒤에서 끌어안았을 때
발뒤꿈치로 상대의 발등을 빡
돌아서 낭심 빡
알겠어?
뒤로 돌아
자, 괴한이 뒤에서
안는다
[부드러운 음악]
뭐 해, 느껴?
- 빨리해! - 악!
(민경) 발등 찍고 [휘오의 비명]
(민경) 빡! [휘오의 겁먹은 신음]
(휘오) 아휴, 잘했어
자, 다음은 기초 체력 증진 및
담력과 순발력 향상 훈련이다
엎드려!
(민경) 악!
(휘오) 하나에 '정신을' 둘에 '차리자'
하나
(민경) 정신을
(휘오) 둘
(민경) 차리자
(휘오) 하나
(민경) 정신을
(휘오) 더 내려가 [민경의 힘겨운 신음]
- (민경) [힘겨워하며] 정신을 - (휘오) 더 내려가!
(휘오) 둘, 하나, 둘, 하나, 둘 힘 있게!
하나, 둘
일로 돌아 와, 일로 돌아 와 돌아 와, 일로, 일어서! [민경의 힘겨운 신음]
버텨, 버텨, 버텨, 그렇지 버텨, 하나, 둘 [민경의 힘겨운 신음]
하나, 둘 [민경의 힘겨운 신음]
(휘오) 일어서
아, 이걸 왜 하는 건데, 왜!
(휘오) 자, 이제 몸 다 풀렸겠지, 어?
이번에는 실전 달리기다
뒤에서 진짜 괴한이 쫓아온다고 생각하고 뛰란 말이야, 어?
이 괴한이 나타났을 때 달리기만 한 게 없어, 알겠어?
악
소리 봐라, 알겠어?
[소리치며] 악!
(휘오) 준비
[익살스러운 음악] 뛰어!
뛰어, 뛰어, 뛰어, 뛰어, 뛰어, 뛰어 더 빨리 뛰어!
할머니도 그거보다 빨리 뛰겠다
더 빨리!
진짜 뒤에서 괴한이 쫓아온다 이렇게 생각하고
'일로 와'
'거기 서' [민경의 다급한 신음]
'일로 와! 일로 와!'
[민경의 비명]
'일로 와' [민경의 비명]
[민경이 계속 비명을 지른다]
[가쁜 신음]
(휘오) 일행이에요, 일행
아니, 옆집에 사는 사람이에요 옆집에 사는 사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 (남자2) 당신 뭐 하는 짓이에요! - (남자3) 괴롭혔잖아, 여자를!
(휘오) 아니, 아니, 같은 일행인데…
(남자3) 아니, 소리 지르고 가고 있잖아, 지금!
(휘오) 아니, 같이 그냥 달리기하고 있었어요, 달리기 [사람들이 다그친다]
[발랄한 음악] 아니, 아니라니까요
아니, 내가…
아니, 저기 있다, 잠깐만, 잠깐만
저기요, 506호! 506호! 빨리 와요, 여기, 여기
저 봐, 저 봐 아는 사람이야, 아는 사람
옆의 주민이에요, 주민
[민경의 헛기침] 아이, 죄송합니다, 예, 예
너 진짜! 일로 와 너 죽었어, 일로 와!
일로 와!
일로 와, 너 일로 와 [민경의 웃음]
(민경) 메롱
[도어 록 작동음] 아들, 어?
[도어 록 작동음]
어디 갔나?
[힘주는 신음]
아이고, 이게 뭔 냄새야, 응?
아이고
캔맥주에 또 사발 면까지, 응?
[힘주는 신음]
[못마땅한 신음]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나
엄마가 우렁이 할매냐, 응
네가 우렁이 각시를 데리고 오든가
어머, 이게 뭐야
어머머, 어머머
[종이 뎅 울리는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보살이 쌀을 뿌린다]
[한숨]
[혀를 쯧쯧 찬다]
이름 바꿔
네?
안 되면 물가로 이사라도 가야 된다니까
아이, 그러면 좋은데
집값이 떨어져서, 아휴 집을 팔 수가 없다니까
이를 어째요?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익살스러운 음악]
보살님, 뭐, 뭐, 뭔데요?
수의 기운이 강한 여자를 만나면 또 모르지
(보살) 비를 몰고 와 가슴을 숯덩이로 만든 그 불을 꺼 줄지
수의 기운이 강한 여자요?
(수현) 어서 오세요
(휘오) 무슨 사람을 그 고생을 시켜 놓고
무슨 아이스크림으로 퉁치려고 그래
(민경) 아니, 내가 사 준다니까 일로 와 봐, 일로 와 봐
(휘오) 그럴까, 그럼
[휘오의 웃음]
(민경) 딸기 먹을 거지, 딸기? 딸기, 딸기
[어두운 효과음] 뒤에 있는 남자
조심하세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 (민경) 아이, 없어, 딸기 먹어, 딸기 - (휘오) 녹차
[민경의 못마땅한 신음]
(민경) 이거 비싼 건데
[바코드 작동음]
[안내 음성] 투 플러스 원 행사 상품입니다
하나 더 가져오세요 투 플러스 원이라
[휘오와 민경이 호응한다]
[수현의 헛기침]
이거는 폐기 아니고 내가 직접 산 거예요, 내돈내산
(수현) 드세요
아니, 이게 뭐야?
(휘오) 아이고 [흥미로운 음악]
아니, 그 알바하면서 돈이 어디 있다고
(수현) 뭐, 그래도 백수보단 낫겠죠 [바코드 작동음]
그래요, 그렇겠네요, 예 [휘오의 웃음]
- 참… - (수현) 그냥 말 놓으세요
보니까 저보다 나이도 한참 위신 것 같고
완전 존댓말도 안 하면서 [바코드 작동음]
[웃으며] 그럴까, 그럼
(휘오) 그래, 아무튼 고마워, 어
아이스크림 하나 남는데
먹어
[휘오의 권하는 신음]
[밝은 음악]
(휘오) 아니, 근데 경찰 준비하나 봐? 뭐 때문에?
(수현) 공무원이잖아요
알바하다가 순찰하는 경찰들 보면 편해 보이기도 하고
파출소가 여기보다 더하면 더했지 그거 덜 하진 않을걸
그 진상 천지에 술 취한 사람들 뒤치다꺼리하다 보면 하루 다 가고
그래도 되기나 하면 좋겠네요
(수현) 그 사람도 취업 안 돼서 스트레스받아서 그런 거래요
합의해 달라고 계속 연락 와서는
자기 전과 생기면 영영 취업 못 한다
그럼 나 때문에 자기 인생 끝나는 거라고
한 번만 봐 달라고 어찌나 그러던지
괜히 내가 나쁜 사람 된 거 같다니까요 찝찝하게
자기 인생 자기가 망친 거지 어쩌라고! 쯧
(민경) 그리고 왜 피해자가 가해자 상황을 참작해야 돼요?
자기는 알바하면서 공부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
사정 헤아려서 그딴 짓 했나?
(휘오) 어떻게 하다 보니까 피해자 모임이 돼 버렸네
아이, 여기도 변태한테 피해를 봐 가지고
하긴, 공연 음란죄 해 봐야 뭐 벌금 조금 내고 말 거 아니에요
아니, 경찰은 왜 맨날 합의하래?
(민경) 재판도 하기 전에 자기가 형량을 어떻게 안다고
그리고 이 말 진짜야?
벌금형밖에 안 나온다는 게?
아니야, 아직 공부 덜 했네
(휘오) 아니, 그, 길 가로막고 자기 신체 특정 부위 보도록 강요해서
수치심 들게 하고 위협적으로 다가왔다며
그러면 그거는 강제 추행 미수지
그리고 그거 합의해 주고 말고는 본인 스스로 잘 판단해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없는 거야
(수현) 진짜 해 주기 싫어요
근데 합의 안 해 줬다가 괜히 찾아와서 해코지하면 어떡해요
(휘오) 원치 않는 합의 종용하고 그러면
신변 보호 요청할 수 있어
더 강력히 처벌해 달라고 탄원서도 쓸 수 있고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혹시나 수상한 낌새 있으면 바로 나한테 얘기해
내가 뭐,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줄 테니까 [오토바이 엔진음]
(휘오) 넌 저기 그, 손님 들어가는데? [수현의 놀란 신음]
가
[멀어지는 발걸음]
(휘오) 가자, 우리도
[밝은 음악]
- (민경) 가? - (휘오) 가야지
(민경) '나 미친놈 아님' 이렇게 쓰여 있는 소견서만 있으면
진짜 경찰 복직할 수 있는 거야?
(휘오) 치, 그 얘기는 또 언제 들었냐?
(민경) 꼭 복직해
이 정도면 꽤 괜찮은 경찰인 것 같아
(휘오) 아주 누가 보면 그냥 경찰청장인 줄 알겠다
아니, 그냥 대통령인 줄 알겠네
[휘오가 살짝 웃는다]
(민경) 아주 그냥 뭐, 여기저기서 먹을 거만 주면 다 좋다고 받아먹고
쯧, 아휴
(휘오) 뭐? 달라고?
자, 먹어라
[익살스러운 효과음]
(민경) 아니, 근데
왜 저 알바생한테는 바로 말 안 놔?
나한테는 바로 놨으면서?
(휘오) 그걸 몰라 물어?
쟤는 나한테 말 안 놨잖아
너는 나 보자마자 반말하고
그리고 욕도 했잖아
그런데 가만히 보면 너는 나한테만 반말하더라
[새가 지저귄다] [민경의 배가 꼬르륵거린다]
[휘오의 어이없는 웃음]
(민경) 빨리 가자, 내가 밥 살게, 응?
(휘오) 누굴 진짜 무슨 거지로 보나
오늘 저녁은 내가 사, 내돈내산 [휴대전화 진동음]
[휘오의 옅은 신음]
어
오늘?
어, 그래, 알았어, 이따 보자
어이
오늘 안 되겠다 내가 일이 있어 갖고
내가 밥은 다음에 살게, 가자
[배달원이 달그락거린다]
(종대) 오, 역시 짜장 어떻게 한 번에 잘 찾아온다?
아, 진짜, 그 '짜장, 짜장'이라고 하지 말라니까요
멀쩡한 배달 라이더란 말 두고 말이야
아니, 내가 형사님한테 '짭새, 짭새' 이러면 기분 좋아요?
야, 인마, 너 짭새라고 하잖아, 인마
(종대) 너 내가 못 들은 줄 알았지 [한숨]
딱 걸렸어, 인마 이게 어디 형사 앞에서, 씨
저도 다 귀가 있거든요, 응?
이 형사님, 노 형사님 없을 때 맨날
'개새' 이러는 거 내가 다 듣고 있었구먼
(휘오) 뭔 '새'?
(종대) 아니, 형, 그 개새가 아니고…
너 이 새끼야,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해
아니, 그게 뭐냐 하면, 형
그러니까 개새라고 개처럼 한번 물면 절대로 놓지 않는 짭새
어? 그만큼 형이 집념이 강한 경찰이다 뭐, 이런 뜻이지
아, 다들 그렇게 부르는데 형 설마 몰랐어?
(휘오) 야, 너는 기껏 나오라고 불러내더니만 이러자고 불렀어?
아, 형이 맨날 그랬잖아
이 잠복하면서 먹는 짜장면이 제일 맛있다고
형 생각해 주는 사람 나밖에 없지?
징그럽다, 징그러워
그래봤자 뭐, 짜장면이지
(종대) 빨리 먹기나 해, 불어
형, 그 저번에 파출소에서 팀장님이 말 심하게 해서 좀 서운했지?
가만 보면
분노 조절 장애 치료는 내가 아니라 형이 받아야 되는 것 같아
아니면 갱년기가 와서 그러나? 그렇지?
아니, 형, 그게 아니고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던 게
본청에서 그날 형 함정 수사 하다가 만난 거 얘기하면서
앞으로 양삐리 사건에서 손 떼라고 얼마나 지랄을 하는지
아, 심지어는 형 복직에 문제 생길 거라고
막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해 버리니까
아니, 그래서 팀장님이 그러신 거지
형 가고 나서 얼마나 마음 쓰고 그러셨는데
알잖아, 성격
(휘오) 형도 나이 먹더니만 쫄보 다 돼 가지고
아이, 근데 본청 걔네들은 뭐 양삐리랑 뭐, 연애한다냐, 어?
양삐리는 뭐, 자기네만 잡아야 된대?
뭐, 예약 걸었어?
왜 이렇게 집착을 하냐, 어?
아니, 내가 양삐리 잡으려다 당한 것만 해도, 응?
성매매 단속에 감찰 조사에 내가 이번에 당한 것까지…
[의미심장한 음악]
씁, 근데 이 새끼들 뭐가 있나
뭐가?
(휘오) 아니, 그렇잖아
전부터 항상 그 양삐리 사건에 손만 대면
본청에서 바로바로 움직이는 게
에이, 설마
아니, 그럼 본청에
양삐리 뒤 봐주는 사람이라도 있다는 거야, 뭐야?
씁, 아니, 뭐, 그건 아니겠지만
아, 뭐가 있는 거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네
(휘오) 아무튼 너는 그 양삐리 사건 진전 있으면
나한테 바로바로 보고해, 알겠어?
아이, 안 돼, 팀장님 아시면 또…
(휘오) 콱 진짜, 씨, 알았어?
아,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알았다고, 알았어
[편안한 음악]
(직원들) 반갑습니다 여기는 행복한 올리비아입니다
찾으시는 물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수현이 달그락거린다]
(수현) 아니요, 키부터 얼굴까지 완전 달라요
(수현) 봉투 필요하세요?
(상엽) 네
손잡이 있는 봉투는 100원 추가되시는데 괜찮으시고요?
네
(민경) 호위야, 가자
[호위가 숨을 헐떡인다]
산책 가자, 산책 가자, 산책
(휘오) 사만다
[휘오와 상엽의 반가운 탄성]
(휘오) 그, 지난번에 여장했을 때 아, 진짜 발이 너무 아프더라 [상엽의 옅은 웃음]
아니, 그 여자들은 이 뾰족구두 신고도 잘 뛰던데 발 안 아픈가?
(상엽) 자주 신다 보면 익숙해져
(휘오) 아이, 다리도 너무 춥고 씁, 감기 안 걸리나?
내가 어디선가 봤는데
중국 사람들은 우리나라 여자들이
겨울에 짧은 치마 입고 다니는 거 보면 완전 그냥 기겁을 한대
(상엽) 문화적인 차이겠지
우리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잖아
(휘오) 아, 맞는다 내가 그 원피스 드라이해서
갖다준다 했는데 내가 정신이 없었네
(상엽) [웃으며] 괜찮아 어차피 나한텐 안 어울렸어
기념으로 갖든가 [휘오와 상엽의 웃음]
[상엽의 옅은 한숨]
[휘오의 한숨] 그 부녀회 아줌마들이 빵 들고 찾아왔더라
그날은 미안했다나
(휘오) 아, 그랬어?
(상엽) 모른 척하긴, 그쪽이 시켰지?
[휘오의 멋쩍은 웃음] 뭐 하러 그랬대, 괜히 성가시게
(휘오) 아이, 뭐, 쯧, 그냥
(상엽) 고마워
나 사만다, 언젠간 이 은혜 갚아
[휘오의 웃음]
[상엽의 옅은 한숨]
근데 저 여자 아는 여자야?
혹시 여친?
[휘오의 의아한 신음]
(휘오) 누구?
[익살스러운 음악]
아이, 놔 봐라
[호위가 왕왕 짖는다]
[헛기침]
[호위가 왈 짖는다] (상엽) 허, 어머, 나 몰라, 어떡해
저 여자가 나 질투하나 봐
아이, 질투는 무슨, 무슨 사이라고
솔직히 말해 아직 여친은 아닌데 잘해 보고 싶어?
뭐래, 아이, 그런 거 아니야
(상엽) 그런 거면 도와줄 수 있다고
어떻게, 도와줘?
[호위가 왈왈 짖는다]
[어이없는 신음]
[흥미로운 효과음] [사만다의 힘주는 신음]
[호위가 계속 짖는다]
(상엽) 질투만큼 사랑을 불붙게 하는 건 없다고
뭐야
일 있다더니
[어이없는 신음]
호위야, 가자
(민경) 아, 진짜, 순 바람둥이야
아까 편의점 여자애랑도 그렇고
아, 또 저 여자는 또 누구야
[여자의 반가운 탄성]
(여자) 안녕
[웃으며] 아이고, 귀여워
[호위를 어르며] 간다
[호위가 헥헥거린다] [민경의 놀란 신음]
(민경) 호위야, 가자, 어?
아, 가자, 어? 야!
[못마땅한 신음]
(민경) 야, 너 정말 실망이다
호위 무사는 무슨
주인한테 충성을 다하고 의리를 지켜야 호위 무사지
나 지켜 주라고 지어 준 이름이잖아
누가 주는 거만 보면 넙죽 다 받아먹고
동네 여자만 보면 좋다고 따라다니고
아무랑 팔짱 끼고 돌아다니고
아이, 그게 무슨 호위 무사야
그건 양아치지 [혀를 쯧 찬다]
[휘오의 한숨]
저녁 잘 먹었어?
아이, 내일 점심 메뉴는 뭐야?
저녁은 뭐, 내가 사기로 했으니까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는데?
아이, 호신술
(휘오) 마저 안 배울 거야?
강습료를 내야…
(민경) 아이, 그게 뭐라고?
달리기야 혼자 뛰면 되지
이제 필요 없어 여친이나 만나러 가시지
(휘오) 아아, 그… [헛기침]
그, 혹시 오해했나 본데
그, 아까 같이 있던 여자는…
관심 없어, 말하지 마
아니, 여자 친구 아니라고
그 3동에 705호 사는 동네 친구야
어쩌라고! 안 물어봤어!
아니, 아니라고
아, 그러니까 그걸 왜 나한테 말하는데?
아니니까 그냥 아니라고 하는 거야
아닌 게 아닌 건 아니고?
[웃으며] 그게 무슨 소리야
그거 아니라고 [편안한 음악]
(민경) 확실히 아니라는 거냐고!
(휘오) 아니야, 아니라고 직접 찾아가서 물어봐
아니라고, 아니야
그럼 됐어
가자, 호위야
[휘오의 웃음]
[초인종이 울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세요?
(집배원) 우체국에서 왔습니다
[도어 록 작동음]
이민경 씨 되시죠?
법원에서 등기 왔는데 서명 한 번만 부탁드릴게요
네
[의미심장한 음악]
[봉투를 북 찢는다]
[떨리는 신음]
(민경) 저는 분명 합의 의사 없다고 밝혔고
제 개인 정보 주는 데 동의한 적 없거든요?
근데 왜 제 주소가 여기 적혀 있는 거죠?
저는 알려 준 적이 없는데
그럼 이 사람들이 제 주소를 안다는 거잖아요
(공탁관) 주소지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 저희도 알려 드릴 수 없고요
다른 사건 기록 열람하다 알았을 수도 있고
확실한 건 저희도 잘 모릅니다
[성난 신음]
네, 죄송합니다 제가 급하게 사정이 좀 생겨서…
(집주인) 아니 무슨 급한 사정인지 몰라도
이사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집을 빼 달래?
이럴 거면 전세 계약은 뭐 하러 하겠어 안 그래?
죄송합니다
(집주인) 내가 세입자들 이렇게 속 썩이는 게 머리 아파서
집을 매매하려고 해도 요즘 갑자기 집값이 떨어져서 팔 수가 있나
아무튼 나도 내놓기는 하겠지만
세입자 안 구해지면 난 몰라
당장 빼 줄 돈도 없고
막말로 계약 기간 안에 빼 줄 의무도 없고
(민경) 네
저도 세입자 찾아보도록 최대한 알아보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민경의 깊은 한숨]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문이 쿵쿵 울린다]
어, 저기…
[휘오의 헛기침]
[휘오의 옅은 헛기침]
지금 나간다
[도어 록 작동음]
[선영의 웃음]
[도어 록 작동음] [살짝 웃는다]
왜요? 또 뭔데요?
(인자) 누가 물어보면 내가 연봉이 3, 4천이라고 그래
1년에 우리 아파트값을 그만큼 올리면 그게 다 우리 연봉이지, 안 그래요?
비록 우리 아파트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바닥을 탁 쳤으니까 오를 일만 남았다 하는 희망을 가지고
우리가 가만히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뭐라도 한번 해 봐야 된다 요런 생각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그 우리 아파트 이름을 요즘 그…
저, 뭐, 그…
트렌드?
어, 어, 그 트렌드한 이름으로 좀 바꾸는 것이 어떻겠느냐 [사람들이 호응한다]
(인자)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이 그…
네이밍
어, 아파트 네이밍에 기탄없이 의견을 좀 내 주시면 되겠습니다
아이고, 507호 삼촌 얼른 와, 얼른 와
여기 우리 507호 삼촌 오셨습니다 얼른 와 [선영의 웃음]
- (휘오) 예, 안녕하세요 - (인자) 기탄없는 의견 주세요
(선영) 어, 저기…
'홍직 센트럴 아파트' 어때요? 중앙이라는 뜻을 살려서
(인자) 어, 좋아
홍직 빼고 '마포 센트럴 아파트'가 더 낫지 않나?
(선영) 마포, 음…
(휘오) 근데 여기가 그… 마포구가 아닌데
마포구 센트럴 뭐 그건 좀 그렇지 않나?
[휘오의 어색한 웃음]
(인자) 아니
그, 저, 마포 생활권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뭐 그런 거 아니야
[버럭 하며] 아, 마포갈비는 저 마포에만 있나? 어?
평양냉면은 평양에만 있고?
LA갈비는 저 LA 가서 먹고 오냐고!
아니, 그 젊은 사람이 저렇게 그게 없어 가지고
융통성, 융통성
그래, 융통성이 없어 가지고서야 원, 저거 [인자가 혀를 쯧쯧 찬다]
아이고 [인자의 힘주는 신음]
뭔가 입에 착착 감기면서 뭔가 고급진 그런
(인자) 예를 들어서 우리가 택시를 탔을 때
'어디 어디로 가 주세요' 해야 기분이 좋을지
한번 상상을 해 보라는 거지, 응?
[민경이 쪽쪽댄다]
거, 506호 다 먹었으면 의견 한번 내 보지 그래?
[자동차 경적 효과음]
[차 문이 탁 열리는 효과음] [차 문이 탁 닫히는 효과음]
[자동차 엔진 효과음] 기사님
'마포 프레스티지 센트럴 캐슬'로 가 주세요
[분위기 있는 음악]
'마포 더 프리미엄 센트럴 포레스트'로 가 주세요
[주리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마포 노블레스 센트럴 리버'로 가 주세요
기사님, '센트럴 메종 마포'로 가 주세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민경이 의자를 드르륵 당긴다]
그러니까 하루빨리 아파트 이름도 바꾸고
입구 개폐 장치도 자동으로 바꾸고
아파트 외벽 도색도 새로 하고 해서
저평가된 우리 아파트값을 하루빨리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환호] [흥미로운 음악]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주민) 잘하더라, 센스 짱이야
(인자) 씁, 아니, 506호는 전세라 그러지 않았어?
(선영) 네, 맞는데? 이상하다
[휘오의 힘주는 신음]
[휘오가 연신 중얼거린다]
(휘오) 캐릭터 다 파악한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
아파트값 사수하는 데 그렇게 관심 많을 줄 또 몰랐다
(민경) 관심 없어
이사 가야 되는데 아파트값 내려가면
전세금 못 뺄까 봐서 그러는 거지
(휘오) 이사? 아니, 뭐, 이사를 오자마자 또 가?
도망치라며
도망치려고
따라잡히기 전에 [무거운 음악]
[호위가 왈왈 짖는다]
[호위가 계속 짖는다]
호위야, 왜 그래?
어?
왜 그래, 어?
[긴장되는 음악]
[겁에 질린 신음]
[겁먹은 목소리로] 하나, 둘
셋, 넷, 다섯…
[도어 록 오류음]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오류음]
[문고리가 달그락거린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오류음]
[문고리가 달그락거린다] [겁에 질린 신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오류음]
[문고리가 달그락거린다] [겁에 질린 신음]
[유쾌한 음악]
[호위가 짖는다]
(아이들) 아빠!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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