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이 구역의 미친X 7

  (여자1) 왜 안 열리지?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오류음]

 

 [문고리가 달그락거린다]  누구세요?

 

 (중개사) 어? 집에 있었네?  부동산에서 왔어요  [긴장되는 음악]

 

 문 좀 열어 주세요

 

 [가쁜 숨소리]

 

 [민경이 훌쩍인다]

 

 [도어 록 작동음]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비번을 왜…

 

 (중개사) 안에 있는 줄 몰랐네

 

 집 비어 있는 줄 알고  전의 비번 한번 눌러 본다는 게  [살짝 웃는다]

 

 [어이없는 신음]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요?

 

 연락도 없이 밤늦게 불쑥 찾아와서  비번까지 누르고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

 

 아니, 아, 실수였다니까 뭘 그래요

 

 여기 사장님이랑 통화했는데  급하게 집 빼 달라고 그랬다며

 

 됐고요, 이렇게 오시면  문 못 열어 드려요

 

 낮에 연락하고 다시 오세요

 

 아니, 요즘 사람들 다 일 끝나고  어? 집 보러 다니고 그러는 거지

 

 아이, 이것저것 협조 안 하고 그러면

 

 그만큼  이사 늦어지는 거라는 것만 알아요

 

 아, 나야 다른 매물  보여 주면 그만이지, 뭐

 

 아이, 손님 이렇게 세워 놓고  나 오래 얘기 못 하는데, 어떻게

 

 오늘 그냥 가요?

 

 (중개사) 예전에는  신혼부부가 살았었어요

 

 돈 벌어서 집 사 갖고 나갔다니까

 

 [웃음]  [남자가 호응한다]

 

 자재가 좋아서 하자 날 것이 없어

 

 어, 이쪽이 안방, 일로 오세요  [남자가 호응한다]

 

 (민경) 아, 저, 저기…

 

 (중개사) 아가씨 혼자 쓰는 집이라  깨끗해요

 

 뭐, 더 손볼 것도 없어

 

 (남자) 아, 그래요?  [중개사가 호응한다]

 

 아니에요

 

 혼자 안 살아요  [중개사의 옅은 신음]

 

 [문이 철컥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중개사) 잘 봤어요  저희 쪽에서 연락 드릴게

 

 가시죠

 

 [도어 록 작동음]  [문을 철컥 잠근다]

 

 [무거운 음악]  [민경의 한숨]

 

 도망치려고

 

 따라잡히기 전에

 

 뭐야

 

 도망치기 싫다고 그러더니만

 

 [새가 지저귄다]

 

 [휘오의 옅은 한숨]

 

 [휘오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중개사) 아가씨 혼자 쓰는 집이라  깨끗해요

 

 [흥미로운 음악]

 

 (인자) 저…

 

 저 쓰레기 주워 가는 거야, 지금?

 

 - (선영) 그런 거 같은데  - (경비원) 부녀회장님, 나오셨어요?

 

 - (인자) 예, 예  - (선영과 주리) 아, 안녕하세요  [선영의 웃음]

 

 (인자) 아이, 오늘  쓰레기 버리는 날이야  [부녀회원들의 한숨]

 

 (선영) 아유, 그러네요

 

 (인자) 아이, 또 들고나와야지

 

 [흥미로운 음악]

 

 (인자) 아이고, 나 못 살아, 정말

 

 그냥 아주 포장마차를 차려라, 차려

 

 (주리) 남편이 꼭 저녁 먹을 때  반주를 하잖아요

 

 (인자) 아이고, 지겨워  뭐 좋은 거라고, 정말

 

 이러다가 금방 둘째 보겠어?

 

 안 돼요, 이제 좀 살겠는데요  [선영의 힘겨운 신음]

 

 - 큰일 나요  - (인자) 그래?

 

 (선영) 아이고

 

 (인자) 봐 봐

 

 아이, 아이, 요새도  다이어트하는 거야?

 

 [멋쩍게 웃으며] 뱃살 좀 빼 보려는데  잘 안되네요

 

 (인자) 사람이 너무 순하고 좋으니  살이 빠져?

 

 까칠하고 예민해야지 살이 빠지지

 

 506호 아가씨 봐 봐  아주 그냥 빼짝 말랐잖아

 

 (선영) [웃으며] 정말 그런가 봐요  [주리의 헛기침]

 

 아주 야물딱지게도 해 왔네, 저기…  [인자의 헛기침]

 

 이제 다들 잘 알지?  [민경이 달그락거린다]

 

 (인자) 여기 우리 부녀회 회원들

 

 네

 

 우리 부녀회가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이거 분리수거 이것도

 

 일일이 신경 안 쓰면  그냥 막 갖다 버리니까

 

 다 관리 감독을 해야지

 

 아파트 치안도 신경을 써야지

 

 비 오면 물 넘칠라  저 담배꽁초 치워야지

 

 주차 단속도 해야지

 

 (선영) 장터도 열잖아요

 

 (주리) 반상회도 열고  [인자와 선영의 웃음]

 

 그런데요?

 

 (인자) 어…  [인자의 헛기침]

 

 내가 아무나 같이 일하자  선뜻 제안은 안 하는데

 

 어제 반상회 때 보니까 우리 506호도

 

 아파트 발전에 관심이 참 많고, 의외로

 

 아주 적극적이더란 말이지

 

 그래서 내가 우리 부녀회에  자기가 들어와도 되겠다

 

 참 그런 결심이 섰는데 말이야, 응

 

 그건 좀 곤란하겠네요

 

 [인자의 놀란 신음]

 

 아니, 왜요?

 

 제가 곧 이사를 가서요

 

 [인자의 놀란 신음]

 

 [사람들이 웅얼거린다]

 

 [헛기침]

 

 (휘오) 안녕하세요

 

 [선영의 웃음]  [인자가 호응한다]

 

 [휘오의 힘주는 신음]

 

 [인자와 선영의 놀란 신음]

 

 (인자) 아, 이거 다  플라스틱 맞아, 이거? 아이고  [선영의 놀란 신음]

 

 아이고, 정말, 진짜  이거 빼, 빼, 어? 아이고, 이거

 

 아니, 이거 음식물 다 묻었으면  이건 일반 쓰레기지

 

 아, 빨리 빼, 빨리 빼  [선영의 못마땅한 신음]

 

 아니면 설거지를 그냥  싹 해 가지고 오든가

 

 이게 뭐야, 이게, 아이고, 세상에

 

 아, 그거 귀찮아서 시켜 먹은 건데  무슨 설거지를 해요, 바빠 죽겠구먼

 

 (인자) 바쁘기는  출근을 해, 야근을 해?

 

 아이고, 얼른 빼, 다 빼  아이고, 이거를 그냥  [선영과 주리의 못마땅한 신음]

 

 아니, 근데

 

 506호는 갑자기 왜  이사를 간다는 거야?

 

 몰라요, 그걸 내가 뭐, 어떻게 알아요

 

 어머, 왜 몰라? 어?  맨날 붙어 다녔으면서  [휘오가 계속 달그락거린다]

 

 아니, 그새 싸우다가  정든 거 같은데

 

 이제 싸울 사람이 없어 가지고  어떡하나, 허전하겠어?

 

 허전하기는, 무슨  [휘오의 어이없는 신음]

 

 (휘오) 아이, 성가시고  귀찮은 일 없어서 속이 다 시원하구먼

 

 (인자) 아니, 속이 시원하다는 사람이  얼굴은 왜 이렇게 뚱하게 부었어, 응?

 

 (주리) 근데 506호는 아까  내다 버린 신발을 왜 가져갔대요?

 

 (인자) 아이, 뭐 그 운동화가  마음에 들었나 보지 뭐, 그게  [흥미로운 음악]

 

 (휘오) 그 하얀 거?

 

 그 알록달록한 거?

 

 그 밑에 에어 달린 거?  [부녀회원들이 호응한다]

 

 그거 내 건데?  [인자의 의아한 신음]

 

 (주리) 뭐, 어차피 버린 거잖아요

 

 아닌데, 아닌데, 아닌데

 

 (휘오) 그거 내가 버린 거 아닌데

 

 그냥 잘못 섞여서 그거 들어간 건데

 

 아이, 그리고 내가 설령 버렸어도

 

 아이, 누가 그거  자기더러 가져가래, 어?

 

 아주 이상한 사람이야, 아주 그냥

 

 아나, 이거 화나네, 이거

 

 안 되겠다  내가 가서 이거 한 소리 해야지

 

 안 되겠어, 이거

 

 (주리) 왜 저래?

 

 (인자) 어이구, 신나 가지고  저, 싸움하러 가는 거 봐, 저거, 어?  [선영과 주리의 웃음]

 

 [초인종이 울린다]

 

 [휘오가 문을 쾅쾅 두드린다]

 

 (민경) 자기야

 

 내가 나갈게

 

 아이, 자기야  신발 좀 한쪽에 치우라니까

 

 [문이 철컥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도대체 자기가 몇 명이야?

 

 아이, 그 데이트 방해해서 미안한데

 

 그, 아까 그 당신이 주워 간 내 운동화

 

 어? 그 운동화 좀 줄래?

 

 (휘오) 어, 저기 있네  어, 저거, 저거, 저거 줘, 빨리

 

 저거, 내 거야, 저거

 

 버린 거잖아

 

 [헛기침]

 

 야, 이 사람아, 어?

 

 아이, 그거 버렸어도

 

 내가 마음이 바뀌면  다시 주우러 갈 수도 있는 거고

 

 그리고 또, 어!

 

 당신이 그거 주워 갈 줄 알았으면  그거 버려도 버린 게 아닌 거지

 

 무슨 억지를 그렇게 쓰고 있어  빨리 내놔, 내 운동화

 

 저기 있잖아, 저 빨리, 빨리빨리 줘  빨리빨리 내놔, 어서!

 

 [휘오의 헛기침]

 

 [도어 록 작동음]

 

 이게 아닌데, 이게…

 

 [무거운 음악]  (종대) 빨리빨리 좀 하세요  빨리빨리, 예?

 

 - (종대) 뭐, 예비군 훈련 나왔어요?  - (경찰1) 저 아가씨 좀

 

 (고사바리) 아, 지금 입고 있잖아요  아, 진짜

 

 - (경찰1) 이봐요  - (경찰2) 괜찮으세요?

 

 (경찰2) 정신 좀 차려 보세요

 

 - (경찰2) 네? 정신 좀 차려 보세요  - (종대) 이거, 단추 좀 채우고  [고사바리의 못마땅한 신음]

 

 (경찰2) 여기 어디인지 알겠어요?

 

 (여자2) 모르겠어요

 

 (종대) 아니, 사람을 술을  얼마나 먹이면 이렇게 돼?

 

 (고사바리) 아니, 근데 우리 진짜  사랑하는 사이라니까요

 

 (종대) 아, 무슨 사랑하는 사이끼리  이렇게 술을 많이 먹…  [고사바리의 답답한 신음]

 

 아, 저기, 데리고 나가요  [경찰3이 대답한다]

 

 (고사바리) 아이, 놔요  내가 갈게, 좀, 아이

 

 [의미심장한 효과음]

 

 [휴대전화 진동음]

 

 - (휘오) 어이  - (종대) 어, 형

 

 (종대) 나 양삐리 물건 찾았어

 

 뭐?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오류음]  [민경의 놀란 신음]

 

 [도어 록 조작음]  [민경의 놀란 신음]

 

 [도어 록 오류음]

 

 [도어 록 조작음]  [문이 철컥 열린다]

 

 [도어 록 오류음]

 

 [민경이 문고리를 달그락거린다]  [민경의 놀란 신음]

 

 [도어 록 조작음]  (민경) 어떡하지?

 

 그렇게 가리고 누르고 난리더니  자기가 못 들어가고 있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오류음]

 

 (민경) 아이, 씨, 이거 왜 이래

 

 [도어 록 작동음]  (민경) 아이, 씨

 

 아, 뭐더라

 

 - (민경) 아, 안 돼  - (휘오) 아, 왜 그래?  [도어 록 작동음]

 

 (휘오) 안 열려?  [도어 록 오류음]

 

 (민경) 몰라, 비밀번호 바꿨는데  문이 안 열려

 

 이게 왜 안 되지?

 

 [민경의 다급한 신음]

 

 [도어 록 작동음]  (휘오) 아이, 좀 좌뇌를 써 봐, 좌뇌를

 

 (민경) 아이, 진짜 미치겠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오류음]

 

 [민경의 다급한 신음]  아이, 진짜

 

 [도어 록 오류음]

 

 (휘오) 예, 예, 여기 그 비밀번호  바꾸려다가 오류가 났는지

 

 문이 안 열리네요

 

 홍직 아파트요

 

 한 2시간쯤 걸린다고요?

 

 예, 예, 와 주세요

 

 여기 105동 506호요, 예, 알겠습니다

 

 이거 안 뜯고도 열 수 있대

 

 아저씨 2시간 안에 온다니까  기다렸다 열어

 

 분명 난 제대로 했는데

 

 아이, 뭐, 뭐가 잘못 눌렸나 보지, 뭐

 

 [민경의 한숨]  (휘오) 난 간다

 

 아이, 근데 그…

 

 거기서 그러고 기다리게?

 

 어, 휴대폰도 지갑도 다 안에 있는데  어딜 가

 

 (휘오) 아, 안 그러면 뭐, 그  우리 집 들어가 있든가

 

 나 안 그래도 지금 뭐  나가려는 참이니까

 

 아이, 싫으면 말고

 

 아무튼 비밀번호는 그  '2, 3, 4, 5, 별'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잔잔한 음악]

 

 (종대) [작은 목소리로] 형, 형  본청 애들이 저 새끼 이송하러

 

 금방 다시 올 텐데, 뭘 어쩌려고!

 

 아이, 10분이면…  아니야, 5분이면 내가 끝내

 

 5분 안에 끝낼게, 여기 있어  딱 보고 있어  [종대의 못마땅한 신음]

 

 [문이 철컥 닫힌다]  (고사바리) 아이, 다 불었잖아요

 

 아, 설렁탕 시켜 준다더니 또 뭐요!

 

 오고 있어, 오고 있어

 

 '수요미식회' 최고 맛집에서  '해 주세요' 해 갖고

 

 지금 오고 있는 중이야

 

 [웃음]

 

 아, 너, 그 양삐리라고 알지?

 

 양삐리? 아, 당연히 알죠

 

 [흥미로운 음악]  그 양삐리가 누구야? 걔 이름이 뭐냐?

 

 아, 양삐리가 누구긴 누구야, 양삐리지

 

 이 바닥에 뭐, 최 과장이 최씨고  이 사장이 이씨인가?

 

 (고사바리) 피차 서로 통성명하는  경우 없는 짓은 안 하니까

 

 음, 그래?

 

 씁, 그럼 이 양삐리는  어떻게 생겼을까, 이 인상착의가?

 

 아, 뭘 어떻게 생겨  양삘 나게 생겼겠죠, 뭐, 참

 

 아이, 이 바닥 오고 가며  뭐 좋은 꼴 본다고

 

 서로 간에 면 트고 지냈겠어요

 

 (휘오) 그러니까 너는 양삐리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른다 이거지?

 

 [숨을 씁 들이켠다]

 

 그럼 모르는 거지, 새끼야

 

 너 왜 아는 척하고 지랄이야, 지랄이?

 

 아, 이 새끼 사람 열받게 하네, 이거?

 

 너 그러면 혹시 그…

 

 강남서 개새는 알아?

 

 아, 당연히 알죠

 

 이 바닥에 강남서 개새 모르는  그 약쟁이가 어디 있겠어요?

 

 그거 완전 또라이라는데요?  [웃음]

 

 어, 그 또라이 개새가 나야, 새끼야

 

 [휘오가 중얼거린다]

 

 (휘오) 너 아까 뭐라고 그랬냐?

 

 물어보는 대로 족족 다 알면서  정작 대답은 안 해 줘요  [스위치를 탁탁 끈다]

 

 너 아까 뭐라고 했어, 어?  설렁탕 뭐?

 

 [안이 소란스럽다]

 

 [피식 웃는다]

 

 (휘오) 숨 한번 못 쉬게 해 줘?

 

 강남서 개새 아직 안 죽었네  안 죽었어

 

 아, 진짜예요

 

 아, 요즘같이 디프 웹, 텔레그램  SNS로 장사하는 시대에

 

 아, 저 같은 고사바리가  상선 얼굴 볼 일이 뭐가 있겠어요

 

 (휘오) 아, 그러면  그 물건은 어떻게 받는데?

 

 어, 그 물건은  양삐리가 알려 주는 가게 가서

 

 웨이터한테 킵 술 달라고 해요

 

 그럼 그 양주병 안에

 

 (고사바리) 요만한 게, 뭐가 있어요

 

 아이, 잠깐만

 

 웨, 웨이터?

 

 [의미심장한 음악]

 

 [종대가 중얼거린다]  [탁 내려놓는다]

 

 (종대) 어, 당시에 업소 안이랑  입구 쪽 CCTV 영상은 다 삭제됐고

 

 남은 거는 여기  입구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 이게 다야

 

 어, 잠깐 스톱  [마우스 클릭음]

 

 [웨이터1의 힘주는 신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퍽 부딪친다]  [웨이터2의 힘겨운 신음]

 

 [휘오의 못마땅한 신음]

 

 [휘오가 중얼거린다]

 

 확대해 봐

 

 [마우스 클릭음]

 

 [카메라 셔터음]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흥미로운 음악]

 

 [탁 내려놓는다]

 

 [민경이 코를 곤다]

 

 [민경이 코를 곤다]

 

 [보글보글 소리가 들린다]

 

 [칼질하는 소리가 난다]

 

 [순애가 흥얼거린다]

 

 어머, 어머, 어머, 깼어요?

 

 아, 어떡해, 조심한다고 했는데  [순애의 웃음]

 

 안녕하세요

 

 (민경) 저 옆집 사람인데요

 

 문이 잠겨서 휘오 씨가 여기 있으라고

 

 [순애의 웃음]

 

 (순애) 여자 친구라는 얘기를  아주 길게도 하네요

 

 아, 앉아요

 

 아, 저 여자 친구 아닌데요

 

 (민경) 진짜 그런 거 아닌데

 

 아, 전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가긴 어딜?  [흥미로운 음악]

 

 휘오가 여기 있으랬다면서요

 

 (순애) 많이 먹어요

 

 나는 이 세상에서 음식 혼자 먹는 게  제일 싫어

 

 네

 

 아, 저, 근데 저 휘오 씨 여자 친구  그런 거 진짜 아니거든요

 

 오해하실까 봐

 

 아이, 누가 뭐래요?  먹어요, 많이 먹어요

 

 네

 

 [민경의 놀란 신음]

 

 맛있네요  [밝은 음악]

 

 많이 먹어요

 

 그럼 잘 먹겠습니다

 

 요리는 잘해요?

 

 아니요, 할 줄 몰라서  사 먹거나 시켜 먹어요

 

 아이, 아이, 잘했네, 잘했네

 

 괜히 배우고 그러지 마요

 

 배우면 고생이야, 계속해야 돼

 

 (순애) 잘하면 더 고생이야

 

 [순애의 웃음]

 

 아, 우리 휘오가  아주 작고 약하게 태어났거든  [도어 록 조작음]

 

 그래서 얼마나 편식이 심한지

 

 (휘오) 엄마 왔어?

 

 (순애) 어, 아들 왔어? 얼른 씻고 와

 

 (휘오) 언제 왔어?

 

 뭐야? 왜 아직 여기 있어?

 

 아니, 내가 밥 먹으라고 앉혔지

 

 (순애) 아니, 어디까지 얘기했지?

 

 아, 맞는다, 아이, 우리 휘오가 원체  태어나길 작게 태어나 가지고

 

 [순애의 웃음]

 

 11살 때까지 여탕을 데리고 가도  아무도 뭐라고 안 했다니까

 

 [순애의 웃음]

 

 아, 그래서…

 

 아이, 엄마

 

 (순애) 아, 그러면  위로 언니가 한 명 있고

 

 저, 언니 결혼했어요?

 

 (민경) 네

 

 그러면 집에서 빨리 결혼하라고  자꾸 서두르겠다

 

 (순애) 저기, 생년월일시가  어떻게 돼요?

 

 (민경) 91년 4월…

 

 (순애) 오, 양띠, 양띠

 

 자, 자, 자, 그, 밥 다 먹었으면  이제 가자, 일어나, 빨리

 

 (순애) 야, 한 숟가락밖에 안 먹었어

 

 (휘오) 다 먹었어, 빨리, 빨리, 빨리  일어나요, 빨리, 빨리

 

 - (휘오) 일어나자, 어서, 빨리  - (순애) 아들, 어어, 아, 그냥 가면…

 

 (민경) 잘 먹었습니다

 

 (순애) 아니, 잘 먹긴 뭘  다 먹지도 못하고

 

 - (민경) 그럼…  - (순애) 아휴, 미안해서 어떡해

 

 [도어 록 작동음]  (순애) 아휴, 어떡해

 

 자주 놀러 와요

 

 [문이 철컥 닫힌다]  아니, 왜 사람을 그렇게 보내, 아들

 

 엄마 진짜 실망했어

 

 널 구해 줄 복덩이일 수도 있는데

 

 아이, 복덩이는 무슨 복덩이야

 

 아이,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문이 잠겼다 그래 가지고  잠깐 여기 들어와 있으라고 그랬어

 

 (순애) 알아, 들었어

 

 야, 세상에, 한밤중에  전에 집 얻어 준 부동산에서

 

 자기 마음대로 비밀번호 누르고서  그냥 들어오려고 그랬다더라

 

 얼마나 무서웠겠어

 

 네가 잘 몰라서 그러지

 

 여자 혼자 살면은 겁나는 게  한둘이 아닌 거야

 

 [순애의 못마땅한 신음]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비가 솨 내린다]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순애) 여자 혼자 살면은 겁나는 게  한둘이 아닌 거야

 

 [한숨]

 

 [하늘이 우르릉 울린다]  아, 불교에서

 

 쉽게 연을 맺지 말라고 그랬거늘

 

 [천둥이 우르릉 울린다]

 

 [혀를 쯧 찬다]  [힘주는 신음]

 

 [천둥이 콰르릉 울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아니, 이것 좀 열어 봐 봐

 

 이것 때문에  이게 안 들어가잖아, 이게

 

 이게 뭔데?

 

 당신한테 지금 꼭 필요한 거

 

 아이, 안 열어 주면 나 그냥 가고  어떡해?

 

 안 되겠다, 나 그냥 가야겠다

 

 아이, 잠깐만

 

 아, 이거 어떻게…

 

 [휘오의 힘주는 신음]

 

 [휘오의 헛기침]

 

 그래, 이 정도는 돼야  '남자 사는 집이다' 하지

 

 그래야지 이 나쁜 새끼들이  오려 그러다가

 

 마동석이 사나 보다 하고  도망칠 거 아니야

 

 (휘오) 당신 그 좋아하잖아, 마동석

 

 [호응한다]  [잔잔한 음악]

 

 [한숨]

 

 아이, 그래서 그, 뭐  이사는 확실히 가기로 한 거야?

 

 언제?

 

 뭐, 집 나가면, 응

 

 [옅은 한숨]

 

 그래, 그러면 그 물건은

 

 그때 돌려줘

 

 그럼 되겠네

 

 그럼 나 갈게, 어

 

 [휘오의 한숨]

 

 [도어 록 작동음]  [문이 철컥 열린다]

 

 [휘오의 힘주는 신음]

 

 [술을 조르르 따른다]

 

 (휘오) 그러면 이게

 

 송별회쯤 되는 건가?

 

 왜? 막상 이사 간다니까 섭섭해?

 

 아이, 진짜 좀 그러네

 

 이제 이 구역에서  미친놈은 나 하나니까

 

 (휘오) 그래, 뭐, 하기야

 

 같은 하늘 아래에  두 개의 태양이 뜰 수는 없으니까

 

 [코웃음]

 

 [휘오의 코웃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근데 그…

 

 혹시 나 때문에 이사 가는 거면

 

 가지 마

 

 나 이제 뭐

 

 꽤 익숙해졌어, 그, 당신한테

 

 가끔씩 얻어먹는 그 공짜 밥도 좋고

 

 매일매일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애잔한 음악]

 

 내가 진짜 궁금하기도 하고

 

 그리고 또 뭐…

 

 내 인생의 어떤 결정에  영향을 끼칠 만큼

 

 당신 그 정도로 비중 있지 않아

 

 착각하지 마

 

 [잔을 탁 내려놓는다]

 

 그렇게 사람이 무서워?

 

 그렇게 못 믿겠어?

 

 응

 

 (민경) 내가 그랬잖아

 

 나는 아무도 못 믿는다고

 

 그중에서 제일 못 믿는 건 나지만

 

 내가 가스 불을 껐는지  창문을 닫았는지

 

 밸브를 잠갔는지

 

 그래서 무서워

 

 저번에 TV에 나왔던 어떤 할머니

 

 하루 종일 복면 쓰고 냄비 두드리면서  독가스 냄새 난다던

 

 나도 그렇게 될까 봐

 

 아니

 

 난 더 심해지려나

 

 (휘오) 당신은 아마도  그 냄비보다 더 해괴한 걸 두드리겠지

 

 그 오고무 같은 거

 

 허리 막 뒤로 꺾어 가지고  막 꽹과리 같은 거 치고  [휘오의 웃음]

 

 [몽골어로 말한다]

 

 (휘오) 에? 방금 나한테 욕했지?

 

 아, 비 오는 거 너무 싫다

 

 (민경) 아휴, 기분 더러워, 진짜, 아휴

 

 [잔잔한 음악]

 

 나는 당신도 못 믿어

 

 (민경) 당신이 하는 말도

 

 '여자는 못 때린다'

 

 그거 그냥  멋있어 보이려고 하는 말 아니야?

 

 응?  '안녕하세요, 나는 여자 안 때립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여자들이 좋아하는 거였어?

 

 아니, 그건 그냥 남자니까  그냥 당연한 거잖아

 

 안 그런 남자도 있어

 

 뭐 그런 개새끼가 다 있대?

 

 어떤 개새끼냐면

 

 세상 달콤한 말은 혼자 다 하던

 

 숨 쉬는 거 빼고는 다 거짓말이던  유부남 새끼  [어두운 음악]

 

 (민경)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막 돌변해서

 

 거기까지면 다행이게?

 

 유부남인 줄 알면서도 덤벼들었다고

 

 자기 가정 깨 놓으려고  집착하고 협박하고 매달리는

 

 미친년이라고

 

 그래서 때렸다고

 

 당해도 싸다고

 

 사람들이 다 나한테 그러더라

 

 돈 때문에 미친년, 독한 년, 나쁜 년

 

 더러운 년

 

 아이, 그러면은

 

 그 말을 듣고도 그냥 가만히 있었어?

 

 (휘오) 아니라고 얘기를 했어야지

 

 왜?

 

 내가 유부남인 거 알고  만났을 수도 있잖아

 

 내가 진짜 몰랐을까?

 

 [민경의 헛웃음]

 

 (민경) 가스 밸브 하나 잠갔는지도  내가 나를 못 믿는데

 

 누가 알아

 

 진짜 몰랐는지 아니면 알았는지

 

 [휘오의 옅은 한숨]

 

 어쩌면은

 

 사람들은

 

 당신이 그랬길 바랐을 수도 있어

 

 당신이 너무 예뻐서

 

 질투하느라

 

 (휘오) 그러니까 그런 말 그거  너무 믿지 마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의 일에  그렇게 관심이 없어요

 

 아직도 '전원일기'의 최불암이랑  김혜자가 부부인 줄 안다니까

 

 [민경의 웃음]

 

 '전원일기'?

 

 네, 제가 좀  동안이라는 얘기를 들어요, 응

 

 (민경) 아, 그래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망가져 줄게

 

 나 오늘부터 막살 거야

 

 [민경의 한숨]

 

 그러니깐

 

 왜…

 

 우리 오늘 같이 잘래?

 

 [흥미로운 음악]

 

 뭐, 뭐, 뭐, 뭐, 뭐  뭐가 '그러니깐'이야, 어?

 

 그, 뭐, 아까 전에 뭐  막산다고 그러더니만, 뭐

 

 [말을 버벅대며] 어? 나랑 자면  그게 막사는 거냐, 그게? 어?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민경이 사이렌 소리를 따라 한다]

 

 [흥미로운 음악]

 

 [기쁜 탄성]

 

 (민경) 나는 이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너무 좋아

 

 나를 막 구하러 달려오는 것 같아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사이렌 소리를 따라 한다]

 

 아주 그냥 오늘 생일이네, 축하해

 

 어, 생일 축하해

 

 삐뽀삐뽀, 삐뽀삐뽀  이건 구급차고

 

 소방차는 이웅, 이웅

 

 이웅

 

 [울먹이며] 근데 이건 좀 슬퍼

 

 그렇지?

 

 이웅…

 

 [민경이 흐느낀다]

 

 (휘오) 비 그쳤다, 이제 가자  [민경이 사이렌 소리를 따라 한다]

 

 [사이렌 소리를 따라 한다]

 

 (휘오) 여기요, 여기 얼마예요?

 

 [잔잔한 음악]

 

 [옅은 한숨]

 

 (휘오) 뭐, 들어가

 

 어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차분한 음악]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밸브 잠겨 있었어?

 

 어? 어

 

 창문은 닫혀 있었고?

 

 (휘오) 거봐  그러니까 당신 자신을 좀 믿어

 

 당신처럼 집요한 여자가  알면서 속아 줬을 리 없잖아

 

 그러니까

 

 당신 잘못한 거 없다고

 

 [도어 록 작동음]

 

 [차분한 음악]

 

 [한숨]

 

 [도어 록 작동음]

 

 (민경) 저기…

 

 호위가 할 말 있다는데?

 

 '형아, 저번엔 고마웠어'

 

 '라면 먹고 갈래?'

 

 [편안한 음악]

 

 [밝은 음악]

 

 [호위가 왈왈 짖는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