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미친X 8
(휘오) 어, 어, 왔구나, 어
[민경과 휘오의 힘주는 신음]
[호응한다]
갑자기 라면은…
왜, 왜?
여자가 라면 먹고 가라는 말
무슨 뜻인지 몰라?
(휘오) 노휘오 정신 차려
좌뇌 쓰자, 좌뇌
이성적으로 생각해, 이성적으로
[코웃음]
아이, 미안한데
나는 그 취한 여자는 안 건드려
제정신 아닌 여자도, 응?
아이, 안 넘어오네, 까였네
얼른 먹기나 해, 불어
[살짝 웃는다]
(휘오) 물이 한강이다, 아주
나 이거 먹고도 제 발로 나갈 수 있는 거 맞지?
여기다 뭐 이상한 거 탄 거 아니지?
글쎄, 먹어 보면 알겠지
아니면 뭐 어디 구석에 다잉 메시지라도 남겨 놓든가
아이, 하지 마, 진짜 무섭게 [살짝 웃는다]
[밝은 음악] [휘오와 민경이 웃는다]
아까 그거는 어느 나라 말이야?
뭐?
욕한 거?
욕한 거 맞는구먼!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몽골어
(민경) 전세금 받으면 몽골로 바로 떠날 거야
원래는 좀 나중에 가려고 그랬는데 계획이 좀 당겨졌어
그 웬 몽골?
거기는 인구 밀도가 제일 낮대
거기 가면 지겨운 사람들 좀 덜 부딪치고 편해지려나?
[옅은 탄성]
그리고 거긴 비 오는 게 좋은 거래
(민경) 사람들이 비 오면 다 행복해한대
그러면서 나한테
라면 먹자고 그러냐?
떠날 거면서
이 사람 이거 나쁜 여자네
아휴, 촌스럽긴
아이, 근데 진짜 그, 나만큼 비 오는 거 싫어하는 사람
나 진짜 처음 봐, 응?
왜 그렇게 싫은데?
그냥 비 오면 아픈 데가 더 아파
상처 난 데 물 닿으면 더 아프잖아
(민경) 그런 거 같아
아픈 것도 잊고 지냈는데
따갑고 아프고
쓰라리고
(휘오) 근데 가만히 보면
우리가 정상이고 다른 사람들이 전부 다 미친 거 같아
아, 왜, 그 미친 사람들은 비 오는 거 좋아한다잖아
아, 근데 우린 아니니까, 응?
[잔잔한 음악]
맞아, 우린 아니니까
우린 아니잖아 [웃음]
아, 생각해 보니까 다들 정상이 아닌 거 같아
우리 둘만 빼고, 그렇지? [휘오가 호응한다]
[웃음]
(휘오) [웃으며] 맞아
- (민경) [웃으며] 라면 맛있지? - (휘오) 맛있어
(휘오) 이거 우리 한잔 더 할까?
내가 사 갖고 왔는데
응, 더 먹어 [휘오가 캔을 탁 딴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직원) 맛은 좀 괜찮으신가요?
네
(직원)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손님 [상엽이 대답한다]
(수현) 늦어서 죄송해요 [직원이 호응한다]
안녕하세요, 데브라입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세면대에서 물이 쏴 흘러나온다]
[작은 목소리로] 아, 뭐야 이 동네 알바는 혼자 다 하나
(수현) 며칠 전에 올리비아 오셨을 때 떨어뜨리고 가셨어요
(직원들)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수현) 그때 제가 계산 받았었는데
저 기억 안 나세요?
우리 그 전에도 만난 적 있는데?
그 방범대 아줌마들한테 붙들려 있을 때
아, 난 날 못 알아보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몰라요
(수현) 퇴근하고 편의점에도 자주 오시잖아요
물론 그때는 지금이랑 조금 다르긴 하지만…
[헛웃음]
다 알고 있었구나
뭐, 알바하면서 생긴 직업병 같은 거죠
모르는 척하는 거
특히 편의점
(수현) 카드 잔액 부족 뜨는 사람
결식아동 지원 카드 내미는 아이
전날 술 취해서 토해 놓고 도망간 사람
그리고 주말마다 다른 여자랑 와서 콘돔 사 가는 남자
모르는 척해야 될 게 많아서요
[상엽의 생각하는 신음]
근데 알바를 몇 개나 해요?
음, 편의점이랑 화장품 가게
(수현) 햄버거 가게, 여기 바
그리고 중간중간 땜빵 자리 나면 하고
그게 가능해요?
주휴 수당 안 주려고 짧게 구하는 데가 많아서
보다시피
[놀란 탄성]
여러모로 신기하네
왠지 욕 같은데?
무슨 뜻이에요?
아니, 나쁜 뜻이 아니라
이렇게 알바 많이 하는 사람도 처음 보고 또…
나 보고 안 놀라는 사람도 처음 봐서 그게 신기하다고
나…
이상하거나 무섭지 않아요?
[컵을 탁 내려놓는다]
전 가난 말고 무서운 거 하나도 없어요
호, 혹시…
그 무서운 가난 왔을 때
밥 사 주거나 술 사 줄 동네 언니 필요하면 말해요
내가 돼 줄 수 있으니까
죄송하지만 전 내돈내산 주의라 그런 언니는 별로
[당황한 신음]
(수현) 아, 그래도 뭐, 다른 쪽으로 필요할 때가 있을 수 있으니까
[멋쩍게 웃으며] 네
[살짝 웃는다]
뭐 다른 거 필요한 거 있으세요?
(상엽) 아니요
[새가 지저귄다]
[놀란 신음] [흥미로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휘오의 놀란 신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한숨]
[휘오의 한숨]
[휘오의 힘주는 신음]
[멀어지는 발걸음]
[흥미로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당황한 신음]
[탁 내려놓는다]
[발로 쿵 찬다]
[도어 록 작동음] [영아가 문을 발로 쿵쿵 찬다]
[도어 록 작동음]
(영아) 내가 내 딸년 주소 등본 떼 알아야겠어?
너는 도대체 네 어미, 아비를 뭐로 아는 거야, 도대체가, 어? [도어 록 작동음]
[헛웃음]
참, 어?
[가방을 툭 던진다] 바로 옆집 살면서 아주 살림을 차렸네, 어?
이런 줄도 모르고 딸년이라고 네 걱정 하고 온 내가 돈 년이지
[영아의 어이없는 신음]
[영아의 못마땅한 신음]
(영아) 이 꼴을 보자고 내가…
그러니까 뭐 하러 왔어?
(영아) [버럭 하며] 지금 그게 할 소리야?
너는 남자한테 그 험한 꼴을 당하고도
아직도 몰라?
네가 그렇게 만만하고 헤프게 구니까…
구니까 뭐?
(민경) 엄마는 다 내 잘못이지?
그런 일 겪은 것도 그래서 이 꼴로 사는 것도 다!
[슬픈 음악] 그럼, 네 잘못이지
(영아) 왜? 그것도 네 어미 탓할래?
아유, 아유 그래서 이놈은 뭐 하는 놈인데?
뭐가 알고 싶은 건데?
경찰이야
누굴 반 죽여 놔서 잘렸고
분노 조절 장애로 나랑 같은 병원 다녀
(민경) 어제 내가 술 먹고 같이 자자 그랬어
[울먹이며] 너…
지금 그게 너 낳아 준 어미 앞에서 할 소리야?
(영아) 어떻게 너는 만나는 족족 그런 놈들만…
남자 없이 너 죽어?
죽어
그럼 죽어, 이년아
(영아)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이년아
너랑 나랑 오늘 같이 죽자 [민경이 울먹인다]
[울먹이며] 내가 네년 때문에 얼마나 속을 끓였는지
창자로 젓갈을 담가, 이년아 죽어, 죽어!
(민경) [소리치며] 아, 하지 마 진짜 지긋지긋해
(영아) 같이 죽자, 이러지 말고 [민경이 소리친다]
[영아가 훌쩍인다]
[영아가 훌쩍인다]
재판이고 뭐고 이제 다 그만해
[영아가 달그락거린다]
(영아) 빨리 합의해 주고 치워 버리라고
네가 안 하면 내가 해
어떻게 엄마가…
엄마가 그런 말을 해?
자기 딸한테 그런 짓 한 사람이 엄마는 용서가 돼?
(민경) 아니면 왜?
돈 필요해?
그래서 그래?
[한숨]
[영아의 옅은 한숨]
그럼 너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건데?
숨고 도망 다니면서
약 없인 하루도 못 자고 [애잔한 음악]
(영아)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언제까지 네 어미 피 말릴 거냐고
지금 네 꼴 좀 봐
어떤지
이렇게 살라고 내가
너 배 아파 낳은 줄 알아?
그러게 왜 낳았어?
그냥 낳질 말지
(영아) 아이고, 나쁜 년
아유, 속상해
[훌쩍이며] 어떤 어미가 자기 새끼 잘못되길 바란다고
아이고
말을 얼마나 독하게 하는지
[울먹이며] 아유, 나쁜 년
[한숨]
아유, 아유
(휘오) 저기, 어, 어, 어머니
앞장서
예?
[소리치며] 앞장서라고!
[휘오가 달그락거린다]
[휘오의 헛기침]
(휘오) 드십시오
세상에, 멀쩡한 사람도 미치게 하는 게 사랑이라는데
둘이 뭐 어쩌자는 거야?
(영아) 둘이 만나서 무슨 얘기 해요?
누가 더 미쳤나, 어?
그냥 같이 죽자 이래?
정신 온전치 못한 애라고 만만하게 보다가는
후회할 거야, 당신
[의미심장한 음악] 다시 한번
누가 우리 딸 상처 주면 내가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사지를 발기발기 찢어 버릴 거야
오장육부를 다 꺼내서 재배치시켜 줄 거라고, 알겠어?
[쿨럭거린다]
(휘오) 민, 민… [휘오의 헛기침]
그, 저, 민, 민경 씨가
어머님을 꼭 닮았습니다
무슨 뜻이야?
너무 그…
아름다우십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뭐라고?
[익살스러운 음악]
[영아의 헛기침]
[휘오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그…
민경 씨 요즘 강아지를 키워요
그 이름이 뭐라더라, 그, 예
그, 호위라고 요만한 게 사나워서 제법 깡깡 잘 짖어요
(휘오) 그러니까 그, 호위도 있고 그리고 또 저도 있고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이, 그래도 제가 경찰이었는데요, 예
[휘오의 웃음]
경찰이었는데 뭐?
(영아) 경찰도 음주 운전 하고 내연녀 죽이고 성폭행하고
뭐, 할 거 안 할 거 다 하던데 뭐 어쩌라고?
네, 그러네요
[영아와 휘오의 한숨]
민경이 쟤가 어렸을 때부터 똑똑하긴 한데 싸가지는 없었어
(영아) 그래도 제 엄마 잡아먹을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다 내 탓이지, 뭐
험한 일 당했을 때
내가 믿어 주질 못했어
[애잔한 음악] (영아) 내가…
아휴, 내가 그렇게 사람을 못 믿는다고, 내가
[영아의 한숨]
근데
지금은 그쪽밖에 없네
믿을 사람이
내가 처음으로
사람 한번 믿어 보려고
[영아가 흐느낀다]
우리…
우리 민경이 좀
잘 부탁해요
저 너무 믿지 마세요
저 말고
따님 믿으세요
(휘오) 민경 씨 요즘 강아지랑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고 병원도 다니고
혼자서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영아가 훌쩍인다] 잘 버티고 잘 견딜 겁니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영아가 흐느낀다]
[도어 록 작동음]
(휘오) 저기, 그…
어머니 잘 가셨어
어
아, 저, 근데 그, 어제 비가 와서 호위 산책을 못 시켰어
[생각하는 신음]
난 보통 4시에 산책해
그, 그래
어…
아, 어, 어, 그, 그, 어
네, 네 시? 네, 네 시 맞지?
네, 네, 네 시, 네 시 산책 오케이, 알았어, 어, 네 시
(휘오) 어
[밝은 음악]
네 시, 네 시, 네 시… [도어 록 조작음]
[호위가 왈왈 짖는다]
뭐가?
(민경) [박수 치며] 호위야
산책 가자
[입바람을 하하 분다]
[도어 록 작동음]
(여자1) 보고 고르세요
헐크다
(민경) 그쪽이랑 진짜 닮았어
닮긴 뭐가 닮아
무슨 억지 부리려고
헐크도 영웅이야
'어벤져스' 몰라?
(민경) 난 그중에서 헐크가 제일 멋있더라
(휘오) 내가 충고 하나 할까?
그렇게 시커먼 안경을 쓰고 보니까
세상이 전부 우중충해 보이는 거야
연예인도 그런 건 안 쓰겠다
자, 이거 한번 써 봐
어때? 하늘이 막 노래?
- (민경) 응 - (휘오) 그러면 안 되는데
(휘오) 자, 이거 한번 써 봐
[휘오의 헛기침]
세상이 전부 핑크 핑크 하지?
당연하지, 핑크색 안경 썼는데
[휘오의 웃음]
(여자2) 남자 친구가 하나 사 줘요
저 안경은 2만 원 받아도 아까운데 내가 만 원에 해 줄게
(휘오) 네, 그래요, 네, 하나 주세요
(여자2) 고맙습니다 [휘오의 웃음]
(휘오) 자, 나는 다섯까지 세고 출발할 테니까
나한테 따라잡히면 안 돼
(민경) 아, 따라잡히겠지 맨날 따라잡히는데
(휘오) 아이, 그러니까 오늘은 좀 열심히 해서 한번 이겨 봐
대신에 나 이기면 내가 선물 하나 줄게
- 진짜? - (휘오) 자, 빨리, 자, 준비
시
작! [부드러운 음악]
간다!
[호위가 왈 짖는다] [민경의 놀란 신음]
(휘오) 간다! [민경의 놀란 신음]
따라잡히겠는데!
(민경) 아니거든!
[민경의 힘주는 신음]
[민경의 힘겨운 신음]
(휘오) 따라잡히겠는데 [민경의 힘주는 신음]
[민경이 숨을 헐떡인다]
[민경의 탄성]
봤어? 내가 막판에 막 치고 나오는 거?
(민경) 이제, 이제 줘 봐, 내 선물
아이, 아깝네, 어?
내가 이길 수 있었는데
(휘오) 아이, 어쩔 수 없다
자
우승 메달이다
오, 이거 뭔데?
[호루라기를 삑 분다]
이거 불면 나타나나?
(휘오) 그건 뭐, 들은 사람 누구라도 뭐, 나타나서 도와주겠지
[민경의 못마땅한 신음]
[호루라기를 삑 분다]
(휘오) 그, 시도 때도 없이 불지 말고
진짜 위급할 때만 불어, 위급할 때
[호루라기를 삑 분다]
아이, 진짜 막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민경이 계속 호루라기를 삑삑 분다]
아이, 시끄러워
아이, 진짜
[초인종이 울린다]
(민경) 누구세요?
(중개사) 부동산에서 왔어요
[도어 록 작동음]
어, 잘 있었어요? 손님 또 모시고 왔어
이제 낮이라 괜찮지?
아이, 이쪽으로 오세요, 예 [중개사의 웃음]
어유, 집이 아주 깨끗하고 평수가 아주 잘 빠졌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어 [도어 록 작동음]
아, 좋죠? [중개사의 웃음]
어머, 여기 해 잘 드는 것 좀 보세요
한밤중만 아니면
글쎄, 불도 안 켜고 살아도 된다니까요 그렇죠?
글쎄요, 그 앞 동이 너무 붙어 있어서
저는 늘 커튼 치고 있어서 잘 모르겠는데
[중개사의 당황한 숨소리] (중개사) 맞바람 쳐서 이 공기 순환이 좋으니까
요리하시기도 참 좋으실 거예요
근데 그 아파트가 복도식이라서 소음이 좀 있는데
(중개사) 어, 안방 보셔야죠, 이쪽, 네
[중개사의 당황한 웃음]
[작은 목소리로] 집을 내놓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민경) 제가 뭘요?
(중개사) 아이고, 참
[어색하게 웃으며] 어때요? 구조 좋죠?
베란다가 이렇게 클 수가 없다니까요 어, 환기도 잘되고
[도어 록 작동음] (중개사) 저, 이쪽으로 오시죠 [중개사의 웃음]
마음에 좀 드셨어요?
- (손님) 네, 깔끔하게 썼네 - (중개사) 이만한 집 없어요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세요?
(손님) 아이, 저기, 방금 집 보고 갔던 사람인데요
제가 제 휴대폰을 두고 간 거 같아요
아이, 문 좀 열어 주시면 안 돼요?
[도어 록 작동음]
(손님) 아이, 죄송해요
아휴, 왜 그걸 거기다 떨어뜨려, 글쎄
정말 이렇게 맨날 어디다 두고 다니…
아, 여기, 아휴
이 정신머리하고는 [손님의 웃음]
아유, 아, 뭐 좀 물어봐도 돼요?
부동산에서는 혼자 산다 그러던데?
음, 아닌가 봐요
아, 네
급하게 이사 가서 내놓는 거라고?
왜요?
그게 그, 사정이 좀 있어서요
어디로 이사 갈지는 정해졌나요?
아니요
근데 그건 왜…
[살짝 웃는다]
[헛기침]
저 선호 어미 되는 사람입니다
[무거운 음악]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헛기침]
(선호 모) 저, 이렇게 얼굴 마주 보고 사과하려고 했는데
주소도 바뀌고 뭐, 전화번호도 바뀌고
만날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 늦어졌네요
내가…
[말을 더듬으며] 무릎 꿇고 백팔배하라면 할게요
우리 선호 좀…
분명 합의 의사 없다고 했는데요
아휴, 인연이 좀 꼬이려고 그러는 거죠
(선호 모) 우리가 뭐, 인연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아, 좀 그러지 마세요
아이, 민경 씨도 우리 선호 좋아서 만난 거잖아요
지금 뭐 하시는 거죠?
재판이 길어지면 민경 씨도 힘들어요
(선호 모) 나도 딸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
막말로 유부남하고 처녀하고 만나다 일어난 일인데
누가 피해 보겠어요
나도 민경 씨 걱정돼서 하는 얘기예요
아, 그러니까 우리
새아가 합시다
우리 선호랑 결혼해요
아, 뭐, 아무것도 해 올 거 없어요
그냥 몸만, 몸만 오면 돼
딸 키우신다고요?
부디 따님이 남친한테 속아서 욕먹고 얻어맞고
그것도 모자라서 동영상까지 찍혀서 협박받고
제가 겪은 일 똑같이 당하길 바랄게요
[어이없는 신음]
아이,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민경 씨도 뭐 이 정도면 할 만큼 한 거 같은데
(선호 모) 내가 우리 선호 나오기만 하면
당장 우리 새아가 앞에 데려다 놓고 무릎 꿇릴게
평생 갚으면서 살라고 할게요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말해요 [긴장되는 음악]
다신 찾아오지 마세요
[선호 모의 못마땅한 신음]
그럼 뭐야?
남의 귀한 아들 옥살이시키려는 저의가?
(선호 모)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말해 봐
얼마를 부르든 내가 다 치를 테니까
다시 한번 찾아오면
처벌 불원서는커녕
더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탄원서 넣을 테니까
그렇게 알고 계세요
[문이 철컥 여닫힌다] [선호 모의 기가 찬 신음]
[떨리는 신음]
[숨을 헐떡인다]
[비가 투둑투둑 내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편안한 음악]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를 삑 분다]
[잔잔한 음악] [휘오가 숨을 헐떡인다]
(휘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어? 진짜 왔네?
[휘오의 안도한 신음]
(휘오) 아, 뭐야
또 놀리려고 분 거야?
이번에는 진짜야
진짜 도움이 필요해서 불었어
[호루라기를 삑 분다]
무슨 일 있었어?
나 좀 일으켜 줄래?
[민경의 힘겨운 숨소리]
[민경이 훌쩍거린다]
나 이제 도망 안 칠 거야
버티고 견뎌 내 볼 거야
여기서
[잔잔한 음악]
[의미심장한 음악]
[밝은 음악]
(인자) 어머나, 아, 저 베란다에서 담배 피우는 집이 저 집이구먼
어? 어, 딱 걸렸어
아이고, 저 집은 또 싸우네
아니, 맨날 저렇게 싸우면서 참 용케도 붙어 산다, 응
용해, 용해, 어 [살짝 웃는다]
아니, 집에서 저렇게 운동을 해 대면 저 층간 소음 저거 다 어떡할 거야
아니, 몇 번을 얘기해도 그냥 듣지를 않아, 저 집은
아유, 정말
사만다는 오늘도 퇴근이 늦네, 응?
우리 사만다 마실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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