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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구역의 미친X 8

 


 

 (휘오) 어, 어, 왔구나, 어

 

 [민경과 휘오의 힘주는 신음]

 

 [호응한다]

 

 갑자기 라면은…

 

 왜, 왜?

 

 여자가 라면 먹고 가라는 말

 

 무슨 뜻인지 몰라?

 

 (휘오) 노휘오 정신 차려

 

 좌뇌 쓰자, 좌뇌

 

 이성적으로 생각해, 이성적으로

 

 [코웃음]

 

 아이, 미안한데

 

 나는 그 취한 여자는 안 건드려

 

 제정신 아닌 여자도, 응?

 

 아이, 안 넘어오네, 까였네

 

 얼른 먹기나 해, 불어

 

 [살짝 웃는다]

 

 (휘오) 물이 한강이다, 아주

 

 나 이거 먹고도  제 발로 나갈 수 있는 거 맞지?

 

 여기다 뭐 이상한 거 탄 거 아니지?

 

 글쎄, 먹어 보면 알겠지

 

 아니면 뭐 어디 구석에  다잉 메시지라도 남겨 놓든가

 

 아이, 하지 마, 진짜 무섭게  [살짝 웃는다]

 

 [밝은 음악]  [휘오와 민경이 웃는다]

 

 아까 그거는 어느 나라 말이야?

 

 뭐?

 

 욕한 거?

 

 욕한 거 맞는구먼!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몽골어

 

 (민경) 전세금 받으면  몽골로 바로 떠날 거야

 

 원래는 좀 나중에 가려고 그랬는데  계획이 좀 당겨졌어

 

 그 웬 몽골?

 

 거기는 인구 밀도가 제일 낮대

 

 거기 가면 지겨운 사람들 좀  덜 부딪치고 편해지려나?

 

 [옅은 탄성]

 

 그리고 거긴 비 오는 게 좋은 거래

 

 (민경) 사람들이 비 오면  다 행복해한대

 

 그러면서 나한테

 

 라면 먹자고 그러냐?

 

 떠날 거면서

 

 이 사람 이거 나쁜 여자네

 

 아휴, 촌스럽긴

 

 아이, 근데 진짜 그, 나만큼  비 오는 거 싫어하는 사람

 

 나 진짜 처음 봐, 응?

 

 왜 그렇게 싫은데?

 

 그냥 비 오면 아픈 데가 더 아파

 

 상처 난 데 물 닿으면 더 아프잖아

 

 (민경) 그런 거 같아

 

 아픈 것도 잊고 지냈는데

 

 따갑고 아프고

 

 쓰라리고

 

 (휘오) 근데 가만히 보면

 

 우리가 정상이고  다른 사람들이 전부 다 미친 거 같아

 

 아, 왜, 그 미친 사람들은  비 오는 거 좋아한다잖아

 

 아, 근데 우린 아니니까, 응?

 

 [잔잔한 음악]

 

 맞아, 우린 아니니까

 

 우린 아니잖아  [웃음]

 

 아, 생각해 보니까  다들 정상이 아닌 거 같아

 

 우리 둘만 빼고, 그렇지?  [휘오가 호응한다]

 

 [웃음]

 

 (휘오) [웃으며] 맞아

 

 - (민경) [웃으며] 라면 맛있지?  - (휘오) 맛있어

 

 (휘오) 이거 우리 한잔 더 할까?

 

 내가 사 갖고 왔는데

 

 응, 더 먹어  [휘오가 캔을 탁 딴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직원) 맛은 좀 괜찮으신가요?

 

 네

 

 (직원)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손님  [상엽이 대답한다]

 

 (수현) 늦어서 죄송해요  [직원이 호응한다]

 

 안녕하세요, 데브라입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세면대에서 물이 쏴 흘러나온다]

 

 [작은 목소리로] 아, 뭐야  이 동네 알바는 혼자 다 하나

 

 (수현) 며칠 전에 올리비아 오셨을 때  떨어뜨리고 가셨어요

 

 (직원들)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수현) 그때 제가 계산 받았었는데

 

 저 기억 안 나세요?

 

 우리 그 전에도 만난 적 있는데?

 

 그 방범대 아줌마들한테  붙들려 있을 때

 

 아, 난 날 못 알아보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몰라요

 

 (수현) 퇴근하고  편의점에도 자주 오시잖아요

 

 물론 그때는  지금이랑 조금 다르긴 하지만…

 

 [헛웃음]

 

 다 알고 있었구나

 

 뭐, 알바하면서 생긴 직업병 같은 거죠

 

 모르는 척하는 거

 

 특히 편의점

 

 (수현) 카드 잔액 부족 뜨는 사람

 

 결식아동 지원 카드 내미는 아이

 

 전날 술 취해서 토해 놓고 도망간 사람

 

 그리고 주말마다 다른 여자랑 와서  콘돔 사 가는 남자

 

 모르는 척해야 될 게 많아서요

 

 [상엽의 생각하는 신음]

 

 근데 알바를 몇 개나 해요?

 

 음, 편의점이랑 화장품 가게

 

 (수현) 햄버거 가게, 여기 바

 

 그리고 중간중간 땜빵 자리 나면 하고

 

 그게 가능해요?

 

 주휴 수당 안 주려고  짧게 구하는 데가 많아서

 

 보다시피

 

 [놀란 탄성]

 

 여러모로 신기하네

 

 왠지 욕 같은데?

 

 무슨 뜻이에요?

 

 아니, 나쁜 뜻이 아니라

 

 이렇게 알바 많이 하는 사람도  처음 보고 또…

 

 나 보고 안 놀라는 사람도 처음 봐서  그게 신기하다고

 

 나…

 

 이상하거나 무섭지 않아요?

 

 [컵을 탁 내려놓는다]

 

 전 가난 말고 무서운 거 하나도 없어요

 

 호, 혹시…

 

 그 무서운 가난 왔을 때

 

 밥 사 주거나 술 사 줄  동네 언니 필요하면 말해요

 

 내가 돼 줄 수 있으니까

 

 죄송하지만 전 내돈내산 주의라  그런 언니는 별로

 

 [당황한 신음]

 

 (수현) 아, 그래도 뭐, 다른 쪽으로  필요할 때가 있을 수 있으니까

 

 [멋쩍게 웃으며] 네

 

 [살짝 웃는다]

 

 뭐 다른 거 필요한 거 있으세요?

 

 (상엽) 아니요

 

 [새가 지저귄다]

 

 [놀란 신음]  [흥미로운 음악]

 

 [익살스러운 효과음]

 

 [휘오의 놀란 신음]

 

 [휘오의 힘주는 신음]

 

 [한숨]

 

 [휘오의 한숨]

 

 [휘오의 힘주는 신음]

 

 [멀어지는 발걸음]

 

 [흥미로운 음악]

 

 [도어 록 작동음]

 

 [당황한 신음]

 

 [탁 내려놓는다]

 

 [발로 쿵 찬다]

 

 [도어 록 작동음]  [영아가 문을 발로 쿵쿵 찬다]

 

 [도어 록 작동음]

 

 (영아) 내가 내 딸년 주소  등본 떼 알아야겠어?

 

 너는 도대체 네 어미, 아비를  뭐로 아는 거야, 도대체가, 어?  [도어 록 작동음]

 

 [헛웃음]

 

 참, 어?

 

 [가방을 툭 던진다]  바로 옆집 살면서 아주  살림을 차렸네, 어?

 

 이런 줄도 모르고 딸년이라고  네 걱정 하고 온 내가 돈 년이지

 

 [영아의 어이없는 신음]

 

 [영아의 못마땅한 신음]

 

 (영아) 이 꼴을 보자고 내가…

 

 그러니까 뭐 하러 왔어?

 

 (영아) [버럭 하며] 지금 그게  할 소리야?

 

 너는 남자한테 그 험한 꼴을 당하고도

 

 아직도 몰라?

 

 네가 그렇게 만만하고 헤프게 구니까…

 

 구니까 뭐?

 

 (민경) 엄마는 다 내 잘못이지?

 

 그런 일 겪은 것도  그래서 이 꼴로 사는 것도 다!

 

 [슬픈 음악]  그럼, 네 잘못이지

 

 (영아) 왜? 그것도 네 어미 탓할래?

 

 아유, 아유  그래서 이놈은 뭐 하는 놈인데?

 

 뭐가 알고 싶은 건데?

 

 경찰이야

 

 누굴 반 죽여 놔서 잘렸고

 

 분노 조절 장애로 나랑 같은 병원 다녀

 

 (민경) 어제 내가 술 먹고  같이 자자 그랬어

 

 [울먹이며] 너…

 

 지금 그게 너 낳아 준  어미 앞에서 할 소리야?

 

 (영아) 어떻게 너는 만나는 족족  그런 놈들만…

 

 남자 없이 너 죽어?

 

 죽어

 

 그럼 죽어, 이년아

 

 (영아)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이년아

 

 너랑 나랑 오늘 같이 죽자  [민경이 울먹인다]

 

 [울먹이며] 내가 네년 때문에 얼마나  속을 끓였는지

 

 창자로 젓갈을 담가, 이년아  죽어, 죽어!

 

 (민경) [소리치며] 아, 하지 마  진짜 지긋지긋해

 

 (영아) 같이 죽자, 이러지 말고  [민경이 소리친다]

 

 [영아가 훌쩍인다]

 

 [영아가 훌쩍인다]

 

 재판이고 뭐고 이제 다 그만해

 

 [영아가 달그락거린다]

 

 (영아) 빨리 합의해 주고  치워 버리라고

 

 네가 안 하면 내가 해

 

 어떻게 엄마가…

 

 엄마가 그런 말을 해?

 

 자기 딸한테 그런 짓 한 사람이  엄마는 용서가 돼?

 

 (민경) 아니면 왜?

 

 돈 필요해?

 

 그래서 그래?

 

 [한숨]

 

 [영아의 옅은 한숨]

 

 그럼 너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건데?

 

 숨고 도망 다니면서

 

 약 없인 하루도 못 자고  [애잔한 음악]

 

 (영아)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언제까지 네 어미 피 말릴 거냐고

 

 지금 네 꼴 좀 봐

 

 어떤지

 

 이렇게 살라고 내가

 

 너 배 아파 낳은 줄 알아?

 

 그러게 왜 낳았어?

 

 그냥 낳질 말지

 

 (영아) 아이고, 나쁜 년

 

 아유, 속상해

 

 [훌쩍이며] 어떤 어미가  자기 새끼 잘못되길 바란다고

 

 아이고

 

 말을 얼마나 독하게 하는지

 

 [울먹이며] 아유, 나쁜 년

 

 [한숨]

 

 아유, 아유

 

 (휘오) 저기, 어, 어, 어머니

 

 앞장서

 

 예?

 

 [소리치며] 앞장서라고!

 

 [휘오가 달그락거린다]

 

 [휘오의 헛기침]

 

 (휘오) 드십시오

 

 세상에, 멀쩡한 사람도 미치게 하는 게  사랑이라는데

 

 둘이 뭐 어쩌자는 거야?

 

 (영아) 둘이 만나서 무슨 얘기 해요?

 

 누가 더 미쳤나, 어?

 

 그냥 같이 죽자 이래?

 

 정신 온전치 못한 애라고  만만하게 보다가는

 

 후회할 거야, 당신

 

 [의미심장한 음악]  다시 한번

 

 누가 우리 딸 상처 주면  내가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사지를 발기발기 찢어 버릴 거야

 

 오장육부를 다 꺼내서  재배치시켜 줄 거라고, 알겠어?

 

 [쿨럭거린다]

 

 (휘오) 민, 민…  [휘오의 헛기침]

 

 그, 저, 민, 민경 씨가

 

 어머님을 꼭 닮았습니다

 

 무슨 뜻이야?

 

 너무 그…

 

 아름다우십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뭐라고?

 

 [익살스러운 음악]

 

 [영아의 헛기침]

 

 [휘오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그…

 

 민경 씨 요즘 강아지를 키워요

 

 그 이름이 뭐라더라, 그, 예

 

 그, 호위라고 요만한 게 사나워서  제법 깡깡 잘 짖어요

 

 (휘오) 그러니까 그, 호위도 있고  그리고 또 저도 있고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이, 그래도 제가 경찰이었는데요, 예

 

 [휘오의 웃음]

 

 경찰이었는데 뭐?

 

 (영아) 경찰도 음주 운전 하고  내연녀 죽이고 성폭행하고

 

 뭐, 할 거 안 할 거 다 하던데  뭐 어쩌라고?

 

 네, 그러네요

 

 [영아와 휘오의 한숨]

 

 민경이 쟤가 어렸을 때부터  똑똑하긴 한데 싸가지는 없었어

 

 (영아) 그래도 제 엄마 잡아먹을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다 내 탓이지, 뭐

 

 험한 일 당했을 때

 

 내가 믿어 주질 못했어

 

 [애잔한 음악]  (영아) 내가…

 

 아휴, 내가 그렇게  사람을 못 믿는다고, 내가

 

 [영아의 한숨]

 

 근데

 

 지금은 그쪽밖에 없네

 

 믿을 사람이

 

 내가 처음으로

 

 사람 한번 믿어 보려고

 

 [영아가 흐느낀다]

 

 우리…

 

 우리 민경이 좀

 

 잘 부탁해요

 

 저 너무 믿지 마세요

 

 저 말고

 

 따님 믿으세요

 

 (휘오) 민경 씨 요즘  강아지랑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고 병원도 다니고

 

 혼자서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영아가 훌쩍인다]  잘 버티고 잘 견딜 겁니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영아가 흐느낀다]

 

 [도어 록 작동음]

 

 (휘오) 저기, 그…

 

 어머니 잘 가셨어

 

 어

 

 아, 저, 근데 그, 어제 비가 와서  호위 산책을 못 시켰어

 

 [생각하는 신음]

 

 난 보통 4시에 산책해

 

 그, 그래

 

 어…

 

 아, 어, 어, 그, 그, 어

 

 네, 네 시? 네, 네 시 맞지?

 

 네, 네, 네 시, 네 시 산책  오케이, 알았어, 어, 네 시

 

 (휘오) 어

 

 [밝은 음악]

 

 네 시, 네 시, 네 시…  [도어 록 조작음]

 

 [호위가 왈왈 짖는다]

 

 뭐가?

 

 (민경) [박수 치며] 호위야

 

 산책 가자

 

 [입바람을 하하 분다]

 

 [도어 록 작동음]

 

 (여자1) 보고 고르세요

 

 헐크다

 

 (민경) 그쪽이랑 진짜 닮았어

 

 닮긴 뭐가 닮아

 

 무슨 억지 부리려고

 

 헐크도 영웅이야

 

 '어벤져스' 몰라?

 

 (민경) 난 그중에서  헐크가 제일 멋있더라

 

 (휘오) 내가 충고 하나 할까?

 

 그렇게 시커먼 안경을 쓰고 보니까

 

 세상이 전부 우중충해 보이는 거야

 

 연예인도 그런 건 안 쓰겠다

 

 자, 이거 한번 써 봐

 

 어때? 하늘이 막 노래?

 

 - (민경) 응  - (휘오) 그러면 안 되는데

 

 (휘오) 자, 이거 한번 써 봐

 

 [휘오의 헛기침]

 

 세상이 전부 핑크 핑크 하지?

 

 당연하지, 핑크색 안경 썼는데

 

 [휘오의 웃음]

 

 (여자2) 남자 친구가 하나 사 줘요

 

 저 안경은 2만 원 받아도 아까운데  내가 만 원에 해 줄게

 

 (휘오) 네, 그래요, 네, 하나 주세요

 

 (여자2) 고맙습니다  [휘오의 웃음]

 

 (휘오) 자, 나는 다섯까지 세고  출발할 테니까

 

 나한테 따라잡히면 안 돼

 

 (민경) 아, 따라잡히겠지  맨날 따라잡히는데

 

 (휘오) 아이, 그러니까 오늘은 좀  열심히 해서 한번 이겨 봐

 

 대신에 나 이기면 내가 선물 하나 줄게

 

 - 진짜?  - (휘오) 자, 빨리, 자, 준비

 

 시

 

 작!  [부드러운 음악]

 

 간다!

 

 [호위가 왈 짖는다]  [민경의 놀란 신음]

 

 (휘오) 간다!  [민경의 놀란 신음]

 

 따라잡히겠는데!

 

 (민경) 아니거든!

 

 [민경의 힘주는 신음]

 

 [민경의 힘겨운 신음]

 

 (휘오) 따라잡히겠는데  [민경의 힘주는 신음]

 

 [민경이 숨을 헐떡인다]

 

 [민경의 탄성]

 

 봤어?  내가 막판에 막 치고 나오는 거?

 

 (민경) 이제, 이제 줘 봐, 내 선물

 

 아이, 아깝네, 어?

 

 내가 이길 수 있었는데

 

 (휘오) 아이, 어쩔 수 없다

 

 자

 

 우승 메달이다

 

 오, 이거 뭔데?

 

 [호루라기를 삑 분다]

 

 이거 불면 나타나나?

 

 (휘오) 그건 뭐, 들은 사람 누구라도  뭐, 나타나서 도와주겠지

 

 [민경의 못마땅한 신음]

 

 [호루라기를 삑 분다]

 

 (휘오) 그, 시도 때도 없이 불지 말고

 

 진짜 위급할 때만 불어, 위급할 때

 

 [호루라기를 삑 분다]

 

 아이, 진짜  막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민경이 계속 호루라기를 삑삑 분다]

 

 아이, 시끄러워

 

 아이, 진짜

 

 [초인종이 울린다]

 

 (민경) 누구세요?

 

 (중개사) 부동산에서 왔어요

 

 [도어 록 작동음]

 

 어, 잘 있었어요? 손님 또 모시고 왔어

 

 이제 낮이라 괜찮지?

 

 아이, 이쪽으로 오세요, 예  [중개사의 웃음]

 

 어유, 집이 아주 깨끗하고  평수가 아주 잘 빠졌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어  [도어 록 작동음]

 

 아, 좋죠?  [중개사의 웃음]

 

 어머, 여기 해 잘 드는 것 좀 보세요

 

 한밤중만 아니면

 

 글쎄, 불도 안 켜고 살아도 된다니까요  그렇죠?

 

 글쎄요, 그 앞 동이 너무 붙어 있어서

 

 저는 늘 커튼 치고 있어서  잘 모르겠는데

 

 [중개사의 당황한 숨소리]  (중개사) 맞바람 쳐서  이 공기 순환이 좋으니까

 

 요리하시기도 참 좋으실 거예요

 

 근데 그 아파트가 복도식이라서  소음이 좀 있는데

 

 (중개사) 어, 안방 보셔야죠, 이쪽, 네

 

 [중개사의 당황한 웃음]

 

 [작은 목소리로] 집을 내놓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민경) 제가 뭘요?

 

 (중개사) 아이고, 참

 

 [어색하게 웃으며] 어때요?  구조 좋죠?

 

 베란다가 이렇게 클 수가 없다니까요  어, 환기도 잘되고

 

 [도어 록 작동음]  (중개사) 저, 이쪽으로 오시죠  [중개사의 웃음]

 

 마음에 좀 드셨어요?

 

 - (손님) 네, 깔끔하게 썼네  - (중개사) 이만한 집 없어요

 

 [한숨]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세요?

 

 (손님) 아이, 저기, 방금  집 보고 갔던 사람인데요

 

 제가 제 휴대폰을 두고 간 거 같아요

 

 아이, 문 좀 열어 주시면 안 돼요?

 

 [도어 록 작동음]

 

 (손님) 아이, 죄송해요

 

 아휴, 왜 그걸 거기다 떨어뜨려, 글쎄

 

 정말 이렇게 맨날 어디다 두고 다니…

 

 아, 여기, 아휴

 

 이 정신머리하고는  [손님의 웃음]

 

 아유, 아, 뭐 좀 물어봐도 돼요?

 

 부동산에서는 혼자 산다 그러던데?

 

 음, 아닌가 봐요

 

 아, 네

 

 급하게 이사 가서 내놓는 거라고?

 

 왜요?

 

 그게 그, 사정이 좀 있어서요

 

 어디로 이사 갈지는 정해졌나요?

 

 아니요

 

 근데 그건 왜…

 

 [살짝 웃는다]

 

 [헛기침]

 

 저 선호 어미 되는 사람입니다

 

 [무거운 음악]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헛기침]

 

 (선호 모) 저, 이렇게 얼굴 마주 보고  사과하려고 했는데

 

 주소도 바뀌고 뭐, 전화번호도 바뀌고

 

 만날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 늦어졌네요

 

 내가…

 

 [말을 더듬으며] 무릎 꿇고  백팔배하라면 할게요

 

 우리 선호 좀…

 

 분명 합의 의사 없다고 했는데요

 

 아휴, 인연이 좀 꼬이려고 그러는 거죠

 

 (선호 모) 우리가 뭐, 인연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아, 좀 그러지 마세요

 

 아이, 민경 씨도 우리 선호  좋아서 만난 거잖아요

 

 지금 뭐 하시는 거죠?

 

 재판이 길어지면 민경 씨도 힘들어요

 

 (선호 모) 나도 딸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

 

 막말로 유부남하고 처녀하고  만나다 일어난 일인데

 

 누가 피해 보겠어요

 

 나도 민경 씨 걱정돼서 하는 얘기예요

 

 아, 그러니까 우리

 

 새아가 합시다

 

 우리 선호랑 결혼해요

 

 아, 뭐, 아무것도 해 올 거 없어요

 

 그냥 몸만, 몸만 오면 돼

 

 딸 키우신다고요?

 

 부디 따님이 남친한테 속아서  욕먹고 얻어맞고

 

 그것도 모자라서  동영상까지 찍혀서 협박받고

 

 제가 겪은 일 똑같이 당하길 바랄게요

 

 [어이없는 신음]

 

 아이,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민경 씨도 뭐  이 정도면 할 만큼 한 거 같은데

 

 (선호 모) 내가 우리  선호 나오기만 하면

 

 당장 우리 새아가 앞에 데려다 놓고  무릎 꿇릴게

 

 평생 갚으면서 살라고 할게요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말해요  [긴장되는 음악]

 

 다신 찾아오지 마세요

 

 [선호 모의 못마땅한 신음]

 

 그럼 뭐야?

 

 남의 귀한 아들  옥살이시키려는 저의가?

 

 (선호 모)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말해 봐

 

 얼마를 부르든 내가 다 치를 테니까

 

 다시 한번 찾아오면

 

 처벌 불원서는커녕

 

 더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탄원서 넣을 테니까

 

 그렇게 알고 계세요

 

 [문이 철컥 여닫힌다]  [선호 모의 기가 찬 신음]

 

 [떨리는 신음]

 

 [숨을 헐떡인다]

 

 [비가 투둑투둑 내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편안한 음악]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호루라기를 삑 분다]

 

 [잔잔한 음악]  [휘오가 숨을 헐떡인다]

 

 (휘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어? 진짜 왔네?

 

 [휘오의 안도한 신음]

 

 (휘오) 아, 뭐야

 

 또 놀리려고 분 거야?

 

 이번에는 진짜야

 

 진짜 도움이 필요해서 불었어

 

 [호루라기를 삑 분다]

 

 무슨 일 있었어?

 

 나 좀 일으켜 줄래?

 

 [민경의 힘겨운 숨소리]

 

 [민경이 훌쩍거린다]

 

 나 이제 도망 안 칠 거야

 

 버티고 견뎌 내 볼 거야

 

 여기서

 

 [잔잔한 음악]

 

 [의미심장한 음악]

 

 [밝은 음악]

 

 (인자) 어머나, 아, 저 베란다에서  담배 피우는 집이 저 집이구먼

 

 어? 어, 딱 걸렸어

 

 아이고, 저 집은 또 싸우네

 

 아니, 맨날 저렇게 싸우면서  참 용케도 붙어 산다, 응

 

 용해, 용해, 어  [살짝 웃는다]

 

 아니, 집에서 저렇게 운동을 해 대면  저 층간 소음 저거 다 어떡할 거야

 

 아니, 몇 번을 얘기해도 그냥  듣지를 않아, 저 집은

 

 아유, 정말

 

 사만다는 오늘도 퇴근이 늦네, 응?

 

 우리 사만다 마실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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