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의 미친X 9
(휘오) 자, 마셔
근데 진짜 어떻게 딱 찾아왔대
(민경) 잠깐만
나 미행했어?
[웃으며] 그래, 이, 이래야지
(휘오) 이제야 내가 좀 안심이 된다 [웃음]
치
[코를 훌쩍인다]
아니, 그…
도망 안 치겠다는 건 그, 이사 안 가겠다는 얘기지?
응
도망친다고 쳤는데도 따라잡혀서
도망칠 이유가 없어졌어
[무거운 음악] 그 사람 엄마라는 사람이 합의해 달라고 날 찾아왔어
(휘오) 아니, 그래서 만났어?
아니, 그런 일이 있으면 나한테 얘기를 하지
왜, 왜, 혼자 상대하고 그래 겁도 없이
아니, 와서 뭐라는데?
어?
아니, 뭐라고 그랬길래 혼자 울…
와서, 와서 뭐래?
[훌쩍인다]
내 일이야, 내가 알아서 해
그리고 겁나긴
잘못한 자기들이 겁나지 내가 왜 겁나?
난 하나도 잘못한 거 없는데, 뭐
그럼, 당연하지
나한텐 이것도 있고
[잔잔한 음악]
[휘오가 살짝 웃는다]
[한숨]
(휘오) 아니, 근데, 그…
이사 안 가겠다는 그, 그게 다야?
그, 이사 안 가겠다는 이유, 그게?
아니, 뭐…
막상 떠나려니까
마음에 좀 걸리긴 하더라
[흥미진진한 음악] 뭐가?
아, 부녀회에서 스카우트 제의 받았거든
(민경) 나 같은 인재가 꼭 필요하다고
거절한 게 좀 마음에 걸려서
[민경이 후루룩 마신다]
진짜 그게 다… 그게 다다, 이거지?
[휘오가 살짝 웃는다]
[잔잔한 음악] [휘오가 살짝 웃는다]
[웃음]
[비가 솨 내린다]
[어두운 음악] (선영) '청담동 데이트 폭행의 진실 피해녀, 알고 보니 상간녀'
'사실 유부남에게 스폰을 받던 상간녀라'
'자살 시도를 하며 이혼을 종용하고'
'쌍방 폭행 정황 있음'
'두둑한 합의금으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했으니'
'그 결과가 두려울 만함'
[의아한 신음]
[선영 남편이 뒤척인다]
(선영) '헙, 대박 여기 우리 동네인데'
'이거 맘 카페로 퍼 가도 되죠? 정의 구현 고, 고'
- (여자1) 상간녀래 - (여자2) 어? 우리 아파트야? [여자3이 호응한다]
(여자2) 완전 집값 떨어지게 생겼네
(여자3) 그 여자 보통 여자 아니더라
- (여자4) 돌았나 - (여자3) 한번 찾아봐
(여자5) 어? 왜?
- (여자5) 왔어? 진짜? - (여자6) 어
(여자7) 돈 뜯어내려고 그런 거네
이거 보자, 이거 보자
아, 그러니까 이 상간녀가 우리 동네에 산다고?
[선영과 주리가 대답한다] (주리) 그래서 요즘 다들 이 얘기로 난리잖아요
얼른 찾아내서, 어? 아주 개망신을 줘야 된다고
- (선영) 그러니까 - (인자) 어?
(인자) 아니, 근데 동네가 암만 빤하다지마는 그걸로 뭘 어떡해
어? 민경, 이름이야 흔하지
아니, 그렇게 따지면 저기 어디야
101동인가, 102동의 303호 거기도 민경이고
아이고, 그 집은 아기 이름이 민경이고요
아, 그랬나? [선영이 호응한다]
아, 그러면 저 누구야 저, 전에 저거 했던 그이
- (주리) 총무, 총무? - (인자) 어, 어
(주리) 걔는 이민정이고 여기, 여기 보세요
'얼마 전에 홍직동으로 이사 온 이민경'이라고
아, 이거 '얼마 전에 이사 온'이면 가만있어 봐
[발톱을 탁 깎는다]
어, 그래! 506호
(인자) 506호가 이민경이었다
[선영과 주리가 놀란다] 아, 그러면 506호가 그 상간녀…
[의미심장한 음악]
상간녀?
506호 이름이 이민경이었어요?
(선영) 어머, 봐 봐
어, 어, 맞네, 맞아
이 사진 어쩐지 나는 낯이 익다 싶더라고 [주리의 놀란 신음]
- (선영) 맞네, 맞아, 맞아 - (주리) 어머머
(인자) 아니야, 가만있어 봐 그러면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 (선영) 어머, 웬일이야 - (인자) 가만있어 봐, 가서 물어볼게
(주리) 아유, 우리가 가서 뭘 물어본다고
506호가 '네, 저 그 상간녀 맞아요' 뭐, 이러겠어요? 물어보나 마나지
(선영) 그러니까, 아유, 상간… 아휴, 난 입에 담기도 좀 그렇다, 응?
(인자) 아유, 아니, 그래도 이거 직접 물어보고 확인을 해 봐야 될 거 아니야
이게 보통 일이야, 응?
- (주리) 아, 회장님 - (인자) 가만있어, 가만있어
(인자) 나 옷 갈아입고 가게, 응?
- (주리) 어떡해 - (선영) 가자, 가자
씁, 아, 아무래도 맞는데
(휘오) 양삐리가 이거 확실한데
이거 증거가 없으니까 막 들이댈 수도 없고, 이거
[한숨]
몇 시야
아이고
[고민스러운 숨소리]
[초인종이 울린다] (민경) 어, 나가
[도어 록 작동음] 왔어?
[무거운 음악]
[민경의 한숨]
그날 얘기 다 끝난 거 아닌가요?
얘기는 합의를 해야지 끝이 나는 거고
(선호 모) 그러니까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으면
그냥 합의해요, 하라니까?
이사 간다고 내가 거기는 또 못 찾아낼까?
이제 아주 대놓고 협박하시네요
[선호 모의 헛웃음]
(선호 모) 이 마당에 그럼 피차 패 감춰서 뭐 하겠어?
이렇게 애먹이는 것도 지금 합의금 올리려고 하는 짓인 거
내가 다 아니까 이제 그쪽도 패 까요
그래, 얼마면 되겠어? [어두운 음악]
얼마를 부르려고 이러는지 한번 들어나 보게
얼마면 되냐고요?
그렇게 합의가 하고 싶으시면
당신들 가진 전 재산 한번 다 가져와 보든가
그럼 또 알아요? 내가 합의해 줄지?
(선호 모) 아니, 결국 그러면 돈이 목적이었어요?
[울먹이며] 기어이 돈 때문에
가정 있는 내 아들 꾀어 한 가정 파탄 내고
그것도 모자라서 가정 지키겠다는 남자 누명 씌워서
사회에서 매장시키고 그런 거예요?
[선호 모의 속상한 숨소리]
세상에, 나이도 젊은 아가씨가 어떻게 이렇게 무서운 짓을
아가씨… [민경의 어이없는 신음]
이러면 안 돼요
아무리 세상에 돈이 중하대도 사람 괴롭히고 상처 주고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에요
나중에 정말 후회합니다
지금 누가 할 소리를…
그딴 가정 파탄 난 거 내가 상관할 바 아니고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당장!
[분노에 찬 숨소리]
[선호 모의 힘겨운 신음]
[당황한 신음]
[선호 모의 힘겨운 신음] - (인자) 아니, 저, 저, 저 - (주리) 어머나, 어머
- (선영) 어머, 어머 - (인자) 아니
(인자) 아니, 아주머니 아주머니, 괜찮으세요? [선영이 말한다]
- (인자) 일어나 여기 앉아 진정하시고 - (주리) 아이고, 어떡해
(선영) 어떡해, 어떡해
(선호 모) [힘든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부녀회원들이 저마다 걱정한다]
- (주리) 여기 앉으세요 - (인자) 좀 앉아 봐요
(인자) 아니, 저, 아니!
[초인종이 울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다가오는 발걸음]
[한숨]
(인자) 그래서
이사를 언제 간다고?
저 이사 안 갈 건데요?
(선영) 간다더니 왜 또 안 간다고?
(주리) 어차피 정체 탄로 난 거 이제 갈 필요 없다 이건가?
됐고, 이사 되도록이면 빨리 가 줘야겠어
제가 왜요?
(인자) 상간녀가 우리 아파트 산다는 게 부녀회장으로서
내가 용납이 안 돼
뭐, 물어보나 마나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지 싶고
- (주리) 그럼요 - (선영) 암요
제가 상간녀라고요?
[무거운 음악] 왜, 우리가 방금 들은 게 있는데 아니라고 한번 우겨 보게?
(인자) 506호가 보통 뻔뻔한 게 아니라는 거는 알겠는데
아무리 그렇대도 신상 다 털리고
맘 카페에 글도 퍼질 대로 다 퍼진 이 마당에
동네에서 얼굴이나 제대로 들고 다닐 수 있겠어?
이러다가 이거 우리 아파트 이름까지 인터넷에 다 알려져 가지고
'상간녀 아파트' 이러고 돌면은, 응?
아파트 이미지만 다 망가지는 건데 그거는 어떻게 책임지게?
그러니까 본인도 괴롭고 여러모로 피해 주기 전에
얼른 이사 가야겠지, 그렇지?
[떨리는 신음]
(인자) 응
이 정도 얘기했으면 알아들었겠지, 응
- (주리) 그렇겠죠, 가겠지 - (선영) 그럼요
(인자) 아휴,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가 그냥, 응? [선영의 한숨]
(휘오) 어이, 회장님
- (인자) 어, 어, 어, 응 - (휘오) 네, 예, 예 [선영이 호응한다]
- (휘오) 아니, 저 혹시, 그… - (인자) 응
그, 506호…
(인자) 그래, 506호! [선영과 주리가 호응한다]
507호도 얘기를 들었구나, 응?
아니, 세상에, 506호가 그런 사람인지 누가 알았겠어? [선영이 호응한다]
우리는 막 지금도 심장이 두근두근해
방금 난리도 아니었잖아 [선영이 호응한다]
아니, 뭐, 506호가 왜요?
뭐, 뭐, 뭐가 난리 이게 무슨 소리야, 이게
- (인자) 엥? - (선영) 모르나 보네
[무거운 음악] (인자) 아니, 몰라?
[떨리는 숨소리]
(인자) 지금 그거 때문에 온 동네가…
아, 잠깐만, 좀
(인자) 그게 506호 얘기잖아 [선영이 호응한다]
그거 때문에 온 동네가 난리인데 나는 또 아는 줄 알았네
아, 진짜…
- 회장님 - (인자) 어?
이거 아니에요
- (인자) 응? - (휘오) 내가 또 말해야 돼요?
(휘오) 이거 아니라고, 이거 아니야
[버럭 하며] 이거 아니라고! [부녀회원들의 놀란 신음]
아니, 아니, 그거 왜 저 소, 소리를 지르고 그래 [선영이 호응한다]
아니, 왜 확인도 안 된 얘기를 덥석 믿고들 그래요?
아니, 우리가 본 게 있다니까 [선영이 호응한다]
(인자) 본인한테 직접 확인도 했어
당장 이사 가라는데 그냥 아무 말도 못 하고 내빼는 게
그게 맞는다는 거지, 뭘 [선영이 호응한다]
아니, 506호한테 이사 가라 그랬다고요?
응
[한숨]
아니, 이제 좀 동네에 마음 붙이고
부녀회 든다고 신나 있는 사람한테, 뭐?
(휘오) 아니, 진짜 어쩜 사람들이 진짜 이러냐, 어?
진짜 이러다가 506호 이사 간다 그러면 진짜
회장님이 진짜 다 책임져요, 알겠어요?
[놀란 신음]
아, 진짜, 씨…
[휘오의 성난 숨소리]
(인자) 아니…
그걸 왜 내가 책임을 져, 아유…
[직원이 인사한다]
[휘오의 한숨]
- 여기 같은 걸로 하나 주십시오 - (직원) 예
전화 왜 안 받아
(휘오) 여기 있는 줄 모르고 한참 찾았잖아
아무튼 사람 진짜 고생시키는 데는
누가 찾아오래?
다 들었어
(휘오) 아니, 센 척을 하지를 말든가
안 도망치겠다면서 왜 또 도망치는데?
도망친 거 아니야
그럼 뭐야
아니면 아니다 당당하게 얘기를 하면 되지
왜 또 피하고
말해 봤자 소용없다는 거 아니까
[애잔한 음악]
전에 회사에도 찾아와서 마음대로 떠들고
게시판에 글 올리고 하는 거
아니라고 억울하다고
해명하고 반박하고 나는 안 해 봤을 것 같아?
그래 봤자 달라지는 거 없어
(민경) 다들 그렇다는데
나 혼자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어차피 아무도 안 믿으니까
내 편은 하나도 없는데
쪽 수부터 밀리는 싸움 지는 게 당연하잖아
왜 편이 하나도 없는데?
여기 있는 나는 뭐, 사람 아니야?
나 있잖아!
[탁 내려놓는다]
내 편 하겠다고?
왜?
그거야 뭐…
그쪽 같은 캐릭터를 적으로 두기엔 무서우니까
(휘오) 그냥 뭐, 같은 편 하는 게 뭐, 속 편하겠다 싶어서 그런 거지, 뭐
그럼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이해해 주고 무조건 믿어 주고 같이 싸워 주겠다고
약속해 줄 수 있어?
그건 뭐,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네
까짓거 내가 그거 해 준다, 그쪽 편
(휘오) 자
이제부터 우리 같은 편
[밝은 음악]
빨리 잡아
증거 남겨야지
당신 좋아하잖아, 증거
핸드폰 어디 있어, 핸드폰으로 찍어
- (휘오) 찍어 - (민경) 어
[민경이 훌쩍인다] [카메라 셔터음]
얼, 얼굴 나오게
[카메라 셔터음]
(직원) 맛있게 드세요
[휘오의 헛기침]
아이, 그러니까 이제 쪽 수 밀린다고 쫄 거 없어
(휘오) 나 혼자서 그 아줌마들 그, 다, 다 이겨, 내가
웃기네, 자기도 아무 말도 못 하면서
아까 나를…
봤, 봤어야 되는데
머, 머, 먹어
[바코드 인식음]
카드 받았습…
[수현과 남자의 당황한 숨소리]
(남자) 여기서 일해?
어, 봉투 필요해? 20원인데
어, 줘
[봉지를 바스락거린다]
그, 공부는 잘되고?
어, 뭐…
(여자8) 오빠, 누구?
(남자) 아, 그, 인사해
그, 학교 때 알던 그냥 친구
(여자8) 아, 안녕하세요
아, 네
(남자) 넌 누구 만나는 사람 없어?
아, 공부하느라?
있어, 남자 친구
이제 데리러 올 때가 됐는데
[코웃음]
(수현) 자기야
왜 이제 왔어, 한참 기다렸잖아
나 배고파
[흥미진진한 음악]
어, 자기야, 배 많이 고프지?
(상엽) 우리 오늘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수현) 응
[봉지를 바스락거린다] 감사합니다
아, 예
[한숨]
왜 안 갔대, 민망하게
오늘 같은 날이 동네 언니가 필요한 날이 아닐까 해서
(상엽) 전 남친 맞죠?
이어폰 꽂은 거 안 보여요?
다 들리면서
(상엽) 내가 오버한 건가?
- 아니, 나도 모른 척하려고 했는데 - (수현) 고마워요
(수현) 안 그래 줬으면 내가 너무 비참했을 거예요
(상엽) 다행이다
아, 아까 그 계집애 왜 이렇게 화장은 떡칠했어? 참 [수현이 픽 웃는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 (가수) ♪ 너무 힘들었잖아, 우리… ♪
[가수가 계속 노래한다] (수현) 회사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연애는 사치라고 헤어지자더니
플렉스를 하고 앉아 있네
[상엽이 살짝 웃는다] (상엽) 근데 왜 욕은 하다 말아요?
분 풀릴 때까지 실컷 더 해 주지
사실 별로 안 미워요 어차피 헤어져야 됐는데요, 뭐
나한테야말로 연애는 사치니까
내 주제에 연애는 무슨
이럴 때 자기 비하는 좋지 않은데
자기 객관화 한 거거든요
공시생 알바 주제에 연애가 가당키나 한가
(가수) ♪ 잘 지내고 있어 ♪
♪ 굳이 내게 전하더라 ♪
♪ 잘했어, 넌 못 참았을 거야 ♪ [수현이 노래를 따라 부른다]
(가수와 수현) ♪ 그 허전함을 견뎌내기에 ♪
(수현) ♪ 좋으니, 사랑해서 ♪
♪ 사랑을 시작할 때 ♪
♪ 네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
♪ 그 모습을 아직도 못 잊어 ♪
♪ 헤어 나오지 못해 ♪
♪ 네 소식 들린 날은 더 ♪
♪ 좋으니, 그 사람 ♪
♪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
♪ 네가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
♪ 진짜 조금 ♪
♪ 내 십 분의 일만이라도 ♪
♪ 아프다 ♪
♪ 행복해 줘 ♪
[상엽의 웃음] [사람들의 환호]
(수현) 감사합니다
그냥 공시생 알바가 아닌데
노래를 왜 이렇게 잘해?
(수현) 아이고, 아무 의미 없다
그냥 공시생 알바나 노래 잘하는 공시생 알바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요, 치
[다가오는 발걸음] (인자) 사만다!
(수현) 안녕하세요 [상엽이 호응한다]
[인자의 반가운 탄성]
(인자) 아니, 어떻게 둘이 같이 와?
(상엽) 아, 편의점 들렀다가 [인자가 호응한다]
근데 왜요?
어, 저기 사만다, 그 컴퓨터 이런 거 좀 잘할 줄 안다 그랬지?
(상엽) 그러니까 이 글을 쓴 사람을 찾아 달라 이거죠?
근데 이건 왜…
(인자) 아, 이게 저 105동의 506호 얘기라는 거 아니야
[흥미진진한 음악] 506호면…
(주리) 그 시커먼 선글라스 쓰고 다니는 아가씨
아, 그 휘오 씨랑 썸 탄… [인자가 의아해한다]
(상엽) 그 여자가 그럼 여기 상간녀…
(인자) 아휴, 글쎄 이 글도 그렇고 맞는 거 같은데
일단 확실하게 좀 알아보려 그래
(상엽) 그러니까 이 글을 쓴 사람을 찾아서 팩트 체크를 하겠다?
(인자) 그렇지
알아낼 수 있겠어?
뭐, 공식적으로는 안 되는 거지만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해 볼 수는 있겠죠
[주리가 호응한다] (선영) 아, 아니에요, 이게 뭐…
전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될 일인가 싶은데요
[상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인자) 이게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일이지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데
아까 그 507호 소리 지르는 거 못 봤어, 응?
어? 이 사람 아이피 주소가 여기에… [선영의 놀란 숨소리]
[강조되는 효과음]
(선영) 저, 저예요, 이 글 쓴 사람
제가 맘 카페에 올렸어요
(주리) 언니! [인자의 놀란 탄성]
(선영) 아니, 내가 쓴 게 아니고
난 그냥 어디서 퍼 온 건데
(인자) 어머머, 어머, 어머, 자기
악플러 그런 거야? 악플러?
아휴, 아니 그냥 다른 사람들도 다 욕하길래
저도 그냥 댓글 하나 딱 올리고 [선영의 당황한 신음]
그냥 퍼 온 것뿐인데…
- (선영) 어휴, 잠깐만요, 제가 - (인자) 어머머
- (선영) 찾아 드릴게요 - (인자) 세상에, 어머머
- (상엽) 아, 예, 예 - 어디냐 하면…
[마우스 클릭음]
(인자) 아니, 그거 퍼 오고 댓글 달고 그런 게 다 악플러야, 그게, 어?
- (선영) 여, 여기요 - (인자) 뭐, 어디? [상엽이 호응한다]
[마우스 휠 작동음] (상엽) [놀라며] 댓글들이 엄청 많네
(인자) 뭐야, 어머, 어머 [주리의 놀란 신음]
- (주리) 어… - (인자) 아니, 가만있어 봐, 이게…
(주리) '가정 파괴범이 피해자 코스프레한 거였다'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수현) 저기, 저기, 저기…
(인자) 이게 진짜라는 거야, 뭐야?
- (인자) 뭐, 왜, 뭐? - (수현) 저기
(수현) 근데 지금 혹시 그
경찰 아저씨랑 같이 다니는 언니 얘기 하시는 거예요?
[사람들이 대답한다] (인자) 근데 왜?
그렇다면 제가 팩트를 아는 것 같은데
[무거운 음악] (민경) 분명 합의 의사 없다고 했는데요
딸이 있으시다고요
부디 따님이 남친한테 속아서 욕먹고 얻어맞고
동영상까지 찍혀서 협박받고
제가 겪은 일 똑같이 당하길 바랄게요
(선호 모) 아이고, 세상에 아니, 젊은 년이 어찌나 되바라졌는지
[한숨]
내 억울해서 이렇게 당하고만은 못 살지
이게 팩트예요 [마우스 클릭음]
제가 직접 듣고 본 팩트
(선영) 아휴, 그것도 모르고 우리 아까 뭐라 그런 거야
상간녀라고, 당장 이사 가라고
[선영의 탄식] (주리) 회장님, 우리 이제 어떡해요
아, 그러게 내가 아까 그랬잖아 506호가 그렇게는 안 보이더라니까
(상엽) 아줌마들 또 사고 쳤나 보네
(인자) 씁, 누님 아니면 언니
(상엽) 어? 원글 작성자 아이디랑 댓글 단 아이디들
대부분 아이피 주소가 같아요
[흥미진진한 음악] 비방 글 쓰고 거기에 악플 달고
신상 털어 올린 사람이 다 같은 사람이라는 거니까 [선영이 놀란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506호를 노리고 한 짓 같은데 [선영의 놀란 숨소리]
- (주리) 한 사람이? - (인자) 누군가
- (선영) 누, 누가? - (인자) 악의적으로
(인자) 어머, 가만있어 봐 그러면 이거 다 아까 그…
[사람들이 저마다 놀란다]
일부러, 일부러! [선영과 주리가 호응한다]
아니, 이씨 이, 이 교활한 할망구가 정말!
[밝은 음악]
(민경) '온전한 내 편 한 명만 있으면 살아진다'
그런 말 있잖아요
내 편이 생기니까 그게 무슨 뜻인지 좀 알 것 같아요
유일하게 믿어 주고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면
버티고 싸울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도 같고
씁, 음, 그러니까 지금 내 편이라고 표현하신 게
그 사납고 크고…
크고 사납게 짖지만 여자는 안 무는 개
네, 맞아요
내 편
요즘 뭐, 그래도 기분이 썩 괜찮을 때도 있고
그리고 또 뭐, 자주 웃기도 하고 아, 그랬는데
[탄식]
또 화가 나더라고요
씁, 화가 난 이유가 전에 그 피할 수 없다고 했던
분노 유발 요소 그거 때문일까요?
네, 네, 맞아요, 씁
[탄식]
[잔잔한 음악]
(휘오) 정말 막, 그…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막 이렇게 화가 나더라고요
도대체 혼자서 뭘 얼마나 어떻게 견딘 건지
[한숨]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또 혼자서 뭐, 울고 있는 건 아닌지
이러다가 또 갑자기 막 도망친다고 그러는 건 아닌지
아니, 막 자꾸 걱정되고 막 신경 쓰이게 하니까
[한숨]
그런 식으로 분노를 유발한다는 거죠?
예, 그러네요
[민경이 손뼉 친다]
[휘오와 민경이 대화한다] [민경의 웃음]
[인자의 놀란 신음]
[인자의 헛기침]
(인자) 저기, 5, 506호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민경) 제가 먼저요
저 이사 못 가요
아니, 안 가요
어, 그, 그래, 그래 이사는 뭐 하러 가게
(인자) 여기만큼 살기 좋은 데가 또 어디 있다고
(선영) 아유, 그렇죠, 철도 아니고
그리고 부녀회 들 거라면서요 근데 이사 가면 어떡해
(주리) 너무 잘됐다 가뜩이나 우리 일손 달리던 참인데 [선영이 호응한다]
진짜 우리 부녀회 들어오는 거 맞죠?
네, 부녀회도 들 거예요
못 들 이유 없으니까
그럼, 당연하지 [선영과 주리의 웃음]
- (인자) 못 들 이유가 없지 - (선영) [웃으며] 잘됐다
(인자) 어, 저기… [인자의 헛기침]
맘 카페에 그 글이랑 그거 다 아니라며 [멋쩍은 웃음]
아이고, 저, 아니라고 말을 하지
우리는 저기 그 아줌마가 너무 막 저거 하니까
막 오해를 했잖아
미안해, 응?
- (선영) 미안해 - (주리) 미안
아닌 거 알았으니까 됐어요
(인자) 아이고, 정말, 됐기는!
이제는 저기, 506호가 됐다 그래도 이제는 우리가 안 되지, 응
어, 우리 506호가 우리 부녀회에 들어온 이상
이것은 506호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부녀회에 대한 도전이자
우리 아파트 전체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이 없는데 [선영이 호응한다]
이것을 우리가 그냥 넘어갈 수 있겠어, 응? [선영의 부정하는 신음]
자, 이제는 우리만 믿으라고 [인자의 힘주는 신음]
- 가시죠 - (인자) 응 [흥미로운 음악]
(휘오) 가자
[밝은 음악]
[휘오와 민경이 대화한다]
[휘오의 웃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여자9) 이번 자선 바자회에도
권사님께서 기부를 그렇게나 많이 하셨다고요?
(선호 모) 아니, 뭐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의미심장한 음악]
(여자10) 어쩜 권사님의 인품과 신앙은 저희가 흉내 낼 수도 없겠어요
그러니 자제분도 그렇게나 훌륭하시고 [여자10과 선호 모의 웃음]
[부드러운 음악]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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