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10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

 

 (경찰1)  정현기 모친  사망 이틀 뒤에 신고가 됐네요

 

 신고는 친척이 했고요

 

 (동기)  고지자는?

 

 [의아한 숨소리]

 

 왜?

 

 고지자가 사법 경찰이에요

 

 출입국 외국인청 소속

 

 출입국청이 왜?

 

 그러니까요, 이상하네

 

 (동기)  어디 소속 누구야?

 

 이름이 황현승이고요

 

 (경찰1)  출입국청 단속국 7과

 

 단속국 7과?

 

 [펜을 달칵 누른다]

 

 오케이

 

 (동기)  야, 나중에 밥 한번 살게

 

 아니요, 그게 아니고…

 

 (동기)  왜?

 

 출입국청 단속국은  6과까지밖에 없거든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새가 지저귄다]

 

 [초인종이 울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도어 록 작동음]

 

 누구세요?

 

 황현승 씨 따님 되시죠?

 

 그런데요

 

 경찰입니다

 

 아버님에 대해서  몇 가지 여쭐 게 있어서요

 

 [지영이 물을 조르르 따른다]  [아기가 옹알거린다]

 

 [지영이 달그락거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지영)  뭐 드릴 게 없네요

 

 (동기)  괜찮습니다

 

 아버님께서 국정원에 계셨다고요?

 

 네

 

 5년 전에 정년퇴직하셨다던데

 

 그 뒤로 다른 일은 안 하시나요?

 

 몰라요

 

 혹시 업무에 복귀하셨다든가  하는 말씀은…

 

 엄마 돌아가신 뒤로는  연락 아예 안 해요

 

 결혼할 때도 안 불렀고

 

 (지영)  애 돌잔치 때도 안 불렀어요

 

 연락이 끊긴 지는 얼마나…

 

 (지영)  끊긴 게 아니고 끊은 거예요

 

 10년 됐어요

 

 엄마 위암 걸렸을 때  병원도 제때 안 데려가고

 

 [헛웃음]

 

 환자한테 아침밥까지  얻어먹던 사람이에요

 

 무슨 불체자인지 뭔지

 

 그런 사람들 잡는다고  집에도 안 들어와서

 

 엄마 돌아가실 때도 저 혼자였고요

 

 불체자요?

 

 네

 

 아버님 연락처라도 좀 알 수 있을까요?

 

 [숨을 들이켠다]  [수첩을 탁 닫는다]

 

 (동기)  네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영)  아빠한테 무슨 일 있나요?

 

 아니요, 그냥 뵐 일이 좀 있어서요

 

 잠시만요

 

 [지영이 바스락거린다]

 

 (지영)  실은 지난달에 이런 게 왔어요

 

 누군진 몰라도  우리 가족 세 명 이름으로

 

 풀 빌라까지 예약했더라고요

 

 "에어 코리아나  황지영, 괌행"

 

 이런 짓 할 사람

 

 아빠밖에 없으니까

 

 [의미심장한 효과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안녕하세요, 자애병원입니다

 

 진료 문의는 1번, 예약…

 

 [통화 종료음]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어, 서해야

 

 어, 어제 재밌게 놀다 왔어?

 

 (동기)  응, 아, 미안해, 아빠 너무 바빠서

 

 서해야, 엄마 좀 바꿔 줄래?

 

 (어린 서해)  알겠어, 잠깐만

 

 (은희)  어

 

 어, 우리 잘 갔다 왔어요

 

 아니, 집에 와서 먹었어

 

 근데, 저기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는데

 

 (동기)  무슨 일, 큰일이야?  [긴장되는 효과음]

 

 [무거운 음악]

 

 아니에요, 아무 일도 아니야

 

 와서 얘기해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동기)  그래, 미안하다

 

 어, 고생했어

 

 응

 

 [긴장되는 음악]

 

 끊어

 

 어?

 

 어?

 

 어, 케이크

 

 무슨 맛?

 

 [웃으며]  초코 맛

 

 알았어

 

 [통화 종료음]  [긴장되는 효과음]

 

 저기요, 이렇게 좁은 데선  총이 아무 소용 없는데

 

 [긴박한 음악]

 

 [소란스럽게 싸운다]

 

 [유리가 쨍그랑 깨진다]

 

 너 뭐야  [남자의 힘겨운 신음]

 

 [남자의 힘주는 신음]

 

 [총성]

 

 [총성이 연신 울린다]

 

 (동기)  너 이 새끼야

 

 [남자의 힘주는 신음]

 

 [남자의 기합]

 

 [총성]

 

 [소란스럽게 싸운다]

 

 [남자의 힘겨운 신음]

 

 [남자의 힘주는 신음]

 

 [남자의 비명]

 

 [남자의 힘겨운 신음]

 

 [남자의 힘주는 신음]

 

 [여자1의 웃음]  (여자2)  마늘은 올해 좀 싸죠?

 

 - (여자1) 마늘은 싸  - (여자3) 어, 마늘은 좀 쌌어  [엘리베이터 도착음]

 

 [저마다 말한다]

 

 [긴장되는 효과음]

 

 (여자1)  뭐야?

 

 [긴박한 음악]  [사람들의 비명]

 

 (여자4)  아저씨!

 

 [남자의 힘겨운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동기)  뭐야, 이거?

 

 단속 7과?

 

 [남자의 힘겨운 신음]

 

 7과는 없댔잖아

 

 [신분증을 툭 던진다]

 

 [어두운 효과음]

 

 '강서해'

 

 [어두운 효과음]

 

 '부친 강동기'

 

 '모친'…

 

 [놀란 숨소리]

 

 이거 뭐야  [남자의 힘겨운 숨소리]

 

 이거 뭐야, 새끼야

 

 뭐냐고!  [사이렌이 울린다]

 

 [힘겨운 신음]

 

 [타이어 마찰음]

 

 [어두운 음악]

 

 [남자의 아파하는 신음]

 

 [비상벨이 울린다]

 

 [문이 철컹 닫힌다]

 

 [휴대전화 조작음]

 

 [현기의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문이 철컹 열린다]

 

 [경보음이 울린다]  [안내 방송]  보안 시스템 이상 발생

 

 [흥미진진한 음악]  [안내 방송이 연신 흘러나온다]

 

 (단속국 대원1)  나오지 마!

 

 나오지 말고 방에 있어, 이 새끼들아!  [단속국 대원들이 경고한다]

 

 (단속국 대원2)  들어가라고!

 

 (단속국 대원3)  야, 나오지 마

 

 가만히, 가만히 있어, 이 새끼야

 

 (단속국 대원1)  들어가, 이 새끼야!

 

 (단속국 대원3)  다 방에 들어가, 당장, 새끼들아!  [옅은 탄성]

 

 [웃음]

 

 [박 사장의 탄성]

 

 [박 사장의 웃음]  방으로 들어가, 이 새끼들아!

 

 이게 뭔 일이야, 어?

 

 [소란스럽다]

 

 [긴장되는 효과음]

 

 [서해의 힘주는 신음]

 

 [서해가 수갑을 탁 집는다]

 

 [현기의 힘겨운 신음]

 

 [서해의 힘주는 신음]

 

 [서해의 힘겨운 신음]

 

 [서해의 힘주는 신음]  [현기의 힘겨운 신음]

 

 [현기의 아파하는 신음]

 

 [힘겨운 신음]

 

 [서해가 총을 탁 집는다]  [현기의 고함]

 

 [총을 달칵 장전한다]

 

 [현기의 거친 숨소리]

 

 [총성]

 

 난 아무도 안 죽였어

 

 거짓말

 

 미래에서 온 너를 만났어  후회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서해)  너희 어머니는

 

 끝까지 널 원망하지 않으셨어

 

 [어두운 음악]

 

 [힘겨운 숨소리]

 

 [현기의 다급한 신음]

 

 [한숨]

 

 우리 다 똑같아

 

 후회투성이잖아

 

 이제부터라도 잘하면 돼

 

 [거친 숨소리]

 

 (현기)  야

 

 야!

 

 야!

 

 [현기의 고함]

 

 (현기)  야!  [서해의 힘겨운 숨소리]

 

 [현기의 고함]

 

 [지직거린다]

 

 [힘겨운 신음]

 

 [단속국 대원들의 거친 숨소리]

 

 [태술의 못마땅한 신음]

 

 "작동 중"

 

 [태술이 스위치를 달칵 끈다]  [흥미진진한 음악]

 

 [태술의 힘주는 신음]

 

 [숨을 후 내쉰다]

 

 (태술)  식사요!

 

 [철창을 툭툭 치며]  식사 시키신 분!

 

 [지직거린다]  [단속국 대원들의 힘겨운 신음]

 

 [숨을 후 내쉰다]

 

 아이씨

 

 [전선이 툭 떨어진다]

 

 (태술)  아씨, 미안합니다

 

 [무전기 작동음]  (무전 속 단속국 대원4)  침입자 위치 확인 바란다

 

 [무전기 작동음]  침입자 발견

 

 (태술)  현재 로비로 도주 중, 로비로 도주 중

 

 (단속국 대원4)  로비 쪽이다, 로비 쪽으로!

 

 [단속국 대원들이 대답한다]

 

 (태술)  미안해요

 

 서해, 서해야

 

 서해야

 

 강서해

 

 [긴장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두운 효과음]

 

 (태술)  서해야

 

 [태술의 다급한 신음]

 

 서해야

 

 [서해의 힘겨운 신음]

 

 서해야

 

 서해야

 

 [놀란 숨소리]

 

 서해야, 너 괜찮아?

 

 서해야, 정신 차려 봐

 

 서해야, 서해야

 

 괜찮아?

 

 어떡해

 

 서해야, 서해야

 

 하, 씨, 어떻게 한 거야

 

 이 새끼들 다 죽여 버릴 거야

 

 아, 서해야, 미안해

 

 미안해, 서해야, 내가 빨리  빨리 데리러 왔어야 했는데

 

 [태술의 애타는 숨소리]  [서해의 힘겨운 신음]

 

 (서해)  좀 떨어지지?

 

 뭐라고?

 

 [힘겨운 신음]

 

 (서해)  왜 왔어, 위험하게

 

 네가 없으면 누가 나 구해 주냐?

 

 그래서 구하러 왔지

 

 [살짝 웃는다]

 

 가자, 빨리 가자

 

 [전력 가동음]  [긴장되는 음악]

 

 (태술)  잠깐만

 

 [접속 오류음]

 

 젠장

 

 [못마땅한 숨소리]

 

 [서해의 힘겨운 숨소리]  (태술)  서해야

 

 가야 돼  [서해의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오, 오랜만이다

 

 [태술의 초조한 숨소리]

 

 따라와

 

 [카드 인식음]  [잠금장치 작동음]

 

 [문이 철컹 열린다]

 

 [단속국 대원들의 거친 숨소리]

 

 [안도하는 숨소리]

 

 (태술)  이걸 어떻게 얘기를 해야 되나

 

 (서진)  아니야, 됐어

 

 모르고 있는 게 나을 거야

 

 나가서 왼쪽으로 가

 

 가면 C 구역이야

 

 거길 지나면 병원의 후문 쪽이라서

 

 아마 아무도 모를 거야

 

 고마워해야 하나?

 

 찾아와서 장례 비용이랑  다 내고 갔다면서?

 

 그럴 필요까진 없었는데

 

 [한숨]

 

 이사장님

 

 따지고 보면 내 탓이니까

 

 우리 아빠

 

 경찰에 신고 안 한 거 고마워

 

 덕분에 부끄럽지 않게 가셨어

 

 [태술의 한숨]

 

 [서해의 힘겨운 숨소리]  (태술)  서해야

 

 얼른 가 봐

 

 [태술의 힘주는 신음]

 

 [휴대전화를 달칵 연다]

 

 [통화 연결음]

 

 후문 쪽으로 보냈어요

 

 우리 엄마 약

 

 다시 주세요

 

 [어두운 음악]

 

 [버튼 조작음]

 

 [카드 인식 오류음]

 

 [카드 인식 오류음]

 

 (태술)  하, 김서진, 씨

 

 [태술의 짜증 섞인 숨소리]

 

 [달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긴박한 음악]

 

 나…

 

 나 10월 31일에 죽는다며

 

 (서해)  어

 

 나 그 말만 믿고 들어온 건데

 

 아무래도 하와이는 못 가겠다, 그렇지?

 

 거기 되게 좋다던데

 

 너랑 가려고 아껴 놨단 말이야

 

 (태술)  있잖아

 

 하, 너한테 미안한 거 되게 많았는데

 

 말도 못 했네

 

 고마운 것도 되게 많았는데

 

 미안한 것도 많고 고마운 것도 많고

 

 [서해의 힘겨운 숨소리]

 

 그랬다고, 서해야

 

 [숨을 후 내쉰다]

 

 [태술의 떨리는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다가오는 발걸음]  (선재)  사장님, 저거 문 아니에요?

 

 (박 사장)  아이고, 한 회장!

 

 [흥미진진한 음악]  [박 사장의 웃음]

 

 여기 있었어? 아유

 

 [박 사장의 웃음]

 

 반갑네

 

 (혁범)  멈춰!

 

 아니면 쏜다

 

 (박 사장)  아, 자식

 

 야, 내가 너는 살려 줄게

 

 살려 준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리고

 

 나 오늘 죽는 날 아니야, 이 자식아

 

 [문 작동음]

 

 [당황한 신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총성이 연신 울린다]  [소란스럽다]

 

 [먹먹한 효과음]

 

 [소란스럽다]

 

 [총성]

 

 [총성]

 

 [태술의 놀란 신음]

 

 [총성]

 

 [태술의 못마땅한 신음]

 

 [총성이 연신 울린다]  [수감자의 힘겨운 신음]

 

 [단속국 대원5의 힘겨운 신음]  [수감자가 콜록거린다]

 

 [박 사장의 웃음]

 

 [총성]

 

 [태술의 다급한 숨소리]  [태술이 문고리를 달칵거린다]

 

 (박 사장)  아유, 한태술!

 

 [박 사장의 웃음]

 

 이야, 이거 반갑다고 얘기를 해야 되나

 

 안 반갑다고 얘기를 해야 되나  결론을 못 내리겠네

 

 저기, 나는 지금 되게 반가운데

 

 되게 오랜만이죠?

 

 (박 사장)  야, 네 투철한 신고 정신 때문에

 

 내가 여기서 아주 개고생을 했거든, 씨

 

 (태술)  아, 아, 아, 아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자, 자, 잘 생각해 봐요

 

 자, 여기서  여기서 어떻게 나갈 거야, 어?

 

 여기 시내 한복판인데

 

 뭐, 택시 불러서 갈 거야?

 

 [웃음]  지하철 타고  뭐, 아시아 마트까지 갈 거야? 어?

 

 바로 잡히는 거야

 

 잘 생각해 봐

 

 여기 위에 지금 차 대 놓고 있어, 어?

 

 한 시간 지나도 나 안 나오면  바로 떠나기로 했고

 

 지금, 지금 한 5분 남았을걸?

 

 (박 사장)  야, 이거 또  또 이 잔머리 굴리네, 어?

 

 진짜라니까

 

 4분 42, 1, 0

 

 (태술)  어? 우리 같이 가자

 

 어, 우리 같이 안락하게 가자

 

 아시아 마트까지, 제발, 어?

 

 내 차 좋아

 

 저,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니고

 

 지금 서해 아파

 

 좀 도와줘라!  [간절한 숨소리]

 

 [웃음]

 

 도와줘

 

 [긴장되는 효과음]

 

 하, 제발

 

 [총성]  [태술의 겁먹은 신음]

 

 [무거운 음악]

 

 [박 사장의 한숨]

 

 너는 내가 밖에 나가서 꼭 죽여 줄게

 

 [박 사장의 웃음]

 

 (박 사장)  가자

 

 [힘겨운 숨소리]

 

 [총성이 연신 울린다]

 

 (박 사장)  어디야?  [태술의 가쁜 숨소리]

 

 [통화 연결음]

 

 (태술)  어, 썬, 너 어디야?

 

 나 여기 병원 앞이요

 

 [사람들의 놀란 신음]

 

 (썬)  여기 난리 났는데?

 

 서해는?

 

 데리고 나왔어

 

 1분 뒤에, 저, 후문 쪽에서 봐

 

 (태술)  시동 끄지 말고

 

 어디, 어디?

 

 (태술)  후문이라고! 이 새끼야

 

 아, 후문이 어디야!

 

 (태술)  저기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 (박 사장) 어디?  - (태술) 여기, 여기, 빨리

 

 [태술의 다급한 숨소리]

 

 (박 사장)  걔 주사 맞았네

 

 (태술)  주사? 무슨 주사?

 

 (박 사장)  그런 게 있어, 걔 오래 못 살아

 

 야, 야, 야, 저 차야?

 

 - (태술) 어  - (박 사장) 야, 빨리 타!

 

 (박 사장)  야, 너, 너 내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썬)  뭐야, 왜 이렇게 많이 와?

 

 [태술의 다급한 신음]

 

 (박 사장)  야, 빨리 타

 

 (선재)  야, 나와

 

 (박 사장)  야, 빨리 타!  [총성]

 

 [선재의 힘겨운 신음]  - (선호) 형!  - (태술) 뭐야?

 

 뭐야?

 

 [선재의 힘겨운 신음]  [긴장되는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거친 숨소리]

 

 [태술의 긴장한 숨소리]  [서해의 힘겨운 숨소리]

 

 죽어

 

 [긴장되는 효과음]

 

 [총성]

 

 [테이저 건이 지직거린다]

 

 [태술의 놀란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아빠

 

 - 아빠  - (태술) 서해야, 강서해, 강서해

 

 [태술의 다급한 숨소리]

 

 (박 사장)  야, 뭐 해, 빨리빨리 타!

 

 [차 문이 탁 닫힌다]

 

 [선재가 숨을 헐떡인다]

 

 [선호의 거친 숨소리]

 

 [선재가 콜록거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에디)  오늘 오전 일정 기사 내용입니다

 

 [경찰2의 의아한 탄성]

 

 (경찰2)  저, 근데

 

 [경찰2의 의아한 숨소리]

 

 어떻게 자애병원에서  홍채 인식이 되셨을까요?

 

 아니, 제가 그걸 어떻게 압니까?

 

 CCTV 확인해 보세요

 

 [난감한 숨소리]

 

 없습니까, CCTV?

 

 [헛기침]

 

 저, 정말로 아시는 게 없으신 겁니까?

 

 없다고요, 없다고요, 없습니다!

 

 [에디의 한숨]

 

 - (에디) 몇 시야?  - (비서) 12시 다 됐습니다

 

 (에디)  아씨, 미치겠네, 씨

 

 점심 일정 어디야?

 

 (비서)  파주 IDC 준공식 참석하시고

 

 도지사님과 첫 번째 점심 식사 후에  다시 서울로 오셔서…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에디)  서진아

 

 [서진을 탁 잡으며]  서진아

 

 병원 일로 온 거야?

 

 아, 너 계속 전화도 안 받고

 

 괜찮아?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비서)  회장님

 

 (에디)  병원에 내가 들어갔냐고 하더라고  보안 기록이 남았다고

 

 태술이 같아

 

 알고 있었어?

 

 [한숨 쉬며]  아니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태술이

 

 무슨 일인 거야?

 

 오늘은 알아야겠다

 

 뭘?

 

 (에디)  콘퍼런스에서 태술이가  누구한테 왜 납치됐던 건지

 

 파티 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우리가 왜 태술이한테 거짓말을 했고

 

 걔가 왜 다시 도망간 건지

 

 그리고 어제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한숨 쉬며]  네가 알 필요 없는 일이야

 

 지금까지 네가 한 말 다 믿었어

 

 네가 하란 대로 다 했고

 

 그러니까 오늘은 말해

 

 (에디)  혹시 태술이가 했던 말들

 

 [한숨]

 

 그 말도 안 되는 소리들

 

 (태술)  말해 줘도 안 믿겠지만 진짜야

 

 이 세상에  우리만 사는 게 아니야, 승복아

 

 진짜니?

 

 [무거운 음악]

 

 [한숨]

 

 [한숨]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타이어 마찰음]

 

 [다가오는 발걸음]  [입바람을 후 분다]

 

 [접시를 탁 내려놓는다]  [랜턴을 달칵 끈다]

 

 [총을 철컥 장전한다]

 

 - (박 사장) 뭐 해, 전화 안 받고!  - (빙빙) 사장님

 

 [선호의 다급한 숨소리]  (박 사장)  야, 여기, 여기 눕혀

 

 [어두운 음악]  (선호)  괜찮아, 형, 괜찮아

 

 (빙빙)  선재 왜 이래?

 

 [썬이 간이침대를 탁 펼친다]  (박 사장)  야, 빨리 의사 불러, 인마!

 

 그리고 너, 저기, 빙빙  아이스박스 꺼내

 

 [선재의 힘겨운 신음]

 

 [썬의 초조한 숨소리]

 

 - (빙빙) 몇 개요?  - (박 사장) 아, 그냥 다 가져와! 씨

 

 (박 사장)  뭐 해, 그냥 빨리 가져오라니까! 씨

 

 야, 너, 너 괜찮아

 

 [답답한 숨소리]

 

 너, 저기, 다운로더는?

 

 (빙빙)  비상 발전기 돌려 놨어요

 

 (박 사장)  야, 그리고 얘 좀, 저, 잘 봐, 어?

 

 [못마땅한 신음]

 

 [기계 작동음]

 

 [어두운 음악]

 

 [안도하는 한숨]

 

 [한숨]

 

 [프로그램 작동음]

 

 [무거운 음악]

 

 [벅찬 숨소리]

 

 [살짝 웃는다]

 

 [웃음]

 

 하, 그래

 

 아유, 씨

 

 [한숨]

 

 [장리의 힘주는 신음]

 

 [장리가 달그락거린다]

 

 (선호)  어때요?

 

 [장리가 케이스를 탁 닫는다]

 

 총알도 뺐고 구멍도 다 꿰매 놨는데  심박이 너무 약해

 

 (장리)  안 될 거 같아

 

 살아도 다리는 못 쓴다

 

 밤새 같이 있어라

 

 [장리가 케이스를 탁 집는다]

 

 (썬)  저기요, 어이

 

 [태술이 장리를 탁 잡는다]

 

 우리도 봐 줘야지

 

 저쪽은 약 없어

 

 손이나 꼭 잡아 줘  [태술을 툭 친다]

 

 (썬)  야, 이 돌팔이, 야, 야, 돌팔이  너 그냥 가면 어떡해!

 

 (빙빙)  야!

 

 진짜 겁나 시끄럽네

 

 귀에 물 들어갔냐? 약 없다잖아

 

 건너온 애들 열에 아홉은 죽어

 

 좋아해 봤자 사약 길이야

 

 [한숨]

 

 [태술이 스위치를 달칵 켠다]

 

 (박 사장)  나가라

 

 [태술의 거친 숨소리]

 

 (태술)  서해 어떻게 해야 돼?

 

 [무거운 음악]  (박 사장)  저 여자 죽어

 

 (태술)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되냐고

 

 내가 아까 얘기했지?

 

 여기서 나가면 한 회장하고  저 여자 죽일 거라고

 

 근데 지금 감정 같아서는  당장 죽일 거 같으니까 나가

 

 얘기는 내일 해

 

 하, 그래?

 

 (태술)  알았어

 

 (박 사장)  [헛웃음 치며]  왜 또? 경찰에 신고하시게?

 

 그래, 해라

 

 이번엔 아주 너 뼈도 못 추릴 거야

 

 (태술)  그러려나?

 

 다운로더가 그렇게 중요한가 봐

 

 오자마자 이거부터 확인하는 거 보니까

 

 왜, 뭐 중요한 거 받을 거 있나 보지?

 

 내가 한번 맞혀 볼까요?  [박 사장이 피식 웃는다]

 

 처음 여기 왔을 때부터  좀 이상하긴 했어

 

 왜 박 사장은 아시아 마트 사장일까?

 

 목숨 걸고 과거로 건너왔는데

 

 왜 남들처럼 한몫 잡고  편하게 살 생각은 안 하고

 

 이 브로커 짓을 계속하고 있을까?

 

 이거 한다고 떼돈 버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야

 

 누구 기다리는 거 맞지?

 

 같이 건너오기로 했는데 못 왔어?

 

 [헛웃음]

 

 야, 주둥이 닥쳐라

 

 알았어

 

 뭐, 우리끼리 정겨운 대화는 됐고

 

 [휴대전화 조작음]

 

 자

 

 [기계 전원음]  [어두운 음악]

 

 [태술의 한숨]

 

 이건 어때?

 

 [휴대전화 조작음]  [기계 전원음]

 

 이게 뭐야?

 

 [키보드 조작음]

 

 (박 사장)  뭘 어떻게 한 거야, 이 새끼야!

 

 이거 내가 코딩한 거잖아

 

 백도어 같은 것도  안 만들어 놨을 거 같아?

 

 서해 어떻게 해야 살릴 수 있어?

 

 [긴장되는 효과음]

 

 이거 열어 놔

 

 안 그러면 네 대가리 열린다

 

 어떻게 해야 살릴 수 있냐고!

 

 아, 죽여, 그냥 쏴!

 

 (태술)  어? 근데 그럼  다운로더 다시는 못 열어

 

 열고 싶어? 어?

 

 빨리

 

 빨리!

 

 [태술의 거친 숨소리]

 

 [박 사장의 한숨]

 

 [박 사장의 한숨]

 

 [박 사장이 총을 툭 내려놓는다]

 

 (박 사장)  하, 그래

 

 저 여자애

 

 없어지고 있어

 

 [의미심장한 음악]

 

 뭐?

 

 (박 사장)  귀신처럼 이 시간대 저 시간대  방황하고 다니는 거지

 

 뭐, 이틀 후면은

 

 완전히 없어질걸?

 

 그래서?

 

 뭘 그래서야

 

 데려와야지

 

 어떻게?

 

 [못마땅한 숨소리]

 

 아주 처음에  이곳으로 넘어온 선발대가 있었어

 

 (박 사장)  다운로더를 타고 넘어온  첫 번째 선발대

 

 뭐, 나도 그중의 하나고

 

 그, 그럼, 그럼 시, 시그마 그 새끼도?

 

 그래, 그 새끼도 첫 번째야

 

 [게이트 작동음]

 

 (박 사장)  우리 모두는 각자 임무를 가지고  이곳으로 넘어왔어

 

 단속국이 없던 그 시절에

 

 (태술)  시그마 누구야?

 

 왜, 궁금해?

 

 아, 누구야, 말해!

 

 몰라

 

 내가 알아도 한 회장한테  이야기해 줄 이유가 없잖아

 

 (태술)  그래, 알았어

 

 아예 없애 줄게

 

 [박 사장의 못마땅한 신음]

 

 [한숨]

 

 저 여자애가 맞은 주사

 

 그 선발대 중의

 

 한 사람이 들고 온 거야

 

 아그네스

 

 [의미심장한 효과음]  [무거운 음악]

 

 (박 사장)  이 여자가 그 약을 만든 여자야

 

 저 여자애 구할 수 있는 방법도  그 여자한테 물어봐

 

 아, 그리고

 

 시그마가 누군지 얘는 알 수도 있겠다

 

 어어, 잠깐만, 한 회장, 한 회장

 

 내가 아주 중요한 걸 깜빡했네

 

 운이 좋아서 한 회장이 저 여자를

 

 데려온다고 해도

 

 아마 예전에 한 회장이 알던  그 여자애가 아닐 거야

 

 뭐?

 

 다시 데리고 오면  뭔가 바뀌어 있을 거라고

 

 (박 사장)  세상일이 그렇잖아

 

 내가 원하는 걸 받았으면  저쪽이 원하는 걸 또 줘야지

 

 그게 뭐, 이 눈깔이 됐든 코가 됐든

 

 아, 기억, 기억이 됐든

 

 그리고 한 회장이  그 약을 구하고 나서 멀리멀리 째면

 

 내 다운로더는 어떡하고?

 

 [헛웃음 치며]  그래서 나도 같이 갈 거야

 

 알았지?

 

 저 여자 없어지기 전에

 

 [박 사장이 총을 탁 집는다]

 

 가자

 

 (태술)  썬아, 썬

 

 (태술)  약 있대

 

 (썬)  정말요?

 

 어, 내가 구하러 갈 거야

 

 그러니까 넌 서해 데리고 집에 가 있어

 

 빙빙아, 총

 

 [빙빙이 총을 철컥 장전한다]

 

 (박 사장)  얘 서버실에 데려가서  아주 그냥 꽁꽁 묶어 놔

 

 [박 사장의 웃음]

 

 저요?

 

 나 말이야? 왜?

 

 아니, 뭐 하는 거야, 지금?

 

 응, 한 회장이  신용 등급이 워낙에 낮아서

 

 (박 사장)  이런 인질은 하나 데리고 있어야지

 

 그리고 나랑 둘이  오손도손 갔다 오는 거야

 

 얘는 아무 상관 없잖아

 

 아무 상관이 없으니까 인질이지

 

 상관이 있으면 인질이 되나?

 

 (썬)  아, 저기, 이 인간 나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거예요

 

 그래?

 

 그럼 더 잘됐네

 

 [박 사장의 웃음]

 

 (박 사장)  그리고 저 서버 24시간 안에 안 열리면

 

 너, 이 계집, 이 새끼 다 전부 뒈진다

 

 [지직거린다]

 

 빙빙아, 이 새끼 헛짓거리하면 그냥…

 

 아, 그냥 쏴 버려, 어

 

 (빙빙)  네

 

 [풀벌레 울음]

 

 [어두운 음악]

 

 [현기의 힘겨운 신음]

 

 [어두운 효과음]

 

 (동기)  하도 지랄을 하길래 묶어 놨다

 

 [동기의 한숨]

 

 네 어머니 상은 내가 치렀다

 

 잠수를 타더라도, 인마  사람 도리는 해야지

 

 [떨리는 숨소리]

 

 걱정했는데 사지 멀쩡한 거 보니까  잘 지내는 거 같네

 

 너

 

 단속 7과 맞지?

 

 [긴장되는 음악]  [동기가 전단을 바스락거린다]

 

 이거 어떻게 된 건지  얘기해 줄 수 있냐?

 

 [어두운 효과음]

 

 왜 여기에 내 이름이 있고  우리 애 이름이 있는 건지

 

 이 여자 사진은 또 뭐고

 

 나 이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현기야

 

 너 이젠 나 같은 민간인하고는  얘기도 하면 안 되는 거냐?

 

 [떨리는 숨소리]

 

 대답해

 

 어떻게 된 거야?

 

 [긴장되는 효과음]

 

 왜 우리 서해 이름이 여기 있는데?

 

 왜 9살 애 이름이  수배 전단에 있냐고, 왜!

 

 [떨리는 숨소리]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현기야

 

 뭐라고 말 좀 해 줘라

 

 너

 

 나랑 이것밖에 안 되냐?

 

 정현기!

 

 [사이렌이 울린다]

 

 [문이 쾅 닫힌다]

 

 [어두운 효과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 (은희) 어, 왔어?  - 서해는?

 

 (은희)  [하품하며]  몇 시인데, 아까 잠들었지

 

 (동기)  여보, 옷 입어, 우리 지금 나가야 돼

 

 (은희)  어? 왜?

 

 [한숨]

 

 (은희)  아, 무슨 일이야?

 

 (동기)  나도 모르겠어

 

 우리 여기 있으면 안 돼, 빨리 나가자

 

 (은희)  여보

 

 [동기가 총을 탁 집는다]

 

 [놀라며]  아, 저…

 

 [동기가 총을 달칵 장전한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은희의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누구야?

 

 [은희의 놀란 숨소리]

 

 이거 왜?

 

 일단 서해 방에 들어가 있어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겨누고 방아쇠만 당기면 돼

 

 무슨 일인데, 누군데?

 

 여보, 나도 모르겠어

 

 일단 들어가 있어

 

 (은희)  여보…

 

 [은희의 초조한 숨소리]

 

 [은희의 놀란 숨소리]

 

 (동기)  여보, 들어가 있어

 

 (은희)  여보, 알았어

 

 [문이 달칵 닫힌다]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강동기 씨?

 

 [긴장되는 효과음]

 

 너 누구야?

 

 [동기의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칼 치워

 

 이 거리에선 내가 더 빨라

 

 아니, 두 분 그만하시죠  애들도 아니고

 

 10분이면 돼

 

 [피식 웃는다]

 

 5분

 

 (태술)  저 한태술이라고 하는데요

 

 저 누군지 아시죠?

 

 제가 급하게 드릴 말씀이 있는데

 

 안에 잠깐 들어가도 될까요?

 

 [동기의 한숨]

 

 [은희의 못마땅한 신음]  (동기)  일단은 가서 얘기를 들어 보자

 

 [은희의 한숨]

 

 여보, 나도 지금 모르겠어

 

 근데 일단은 가서 얘기를 들어 보자

 

 (은희)  누군지도 모르고 어떻게…

 

 [동기와 은희의 힘주는 신음]

 

 자, 그러니까 우리 서해가

 

 미래에서 타임머신이 발명됐는데

 

 그걸 타고 현재로

 

 지금 이 시간으로 왔다고요?

 

 네

 

 [헛웃음]

 

 [동기를 탁 짚으며]  당신은 그래서 누군가가, 어?

 

 단속 7과

 

 아, 그래, 어떤 사람들이  우릴 잡으러 온다는 거고, 지금

 

 [은희가 쓱 일어난다]  [은희의 헛웃음]

 

 (은희)  당황스럽네요

 

 여보, 둘이 짠 거야?

 

 몰래카메라야?

 

 [은희를 탁 잡으며]  은희야

 

 (은희)  아, 그만

 

 말이 안 되잖아

 

 [태술이 목걸이를 잘랑거린다]

 

 (태술)  [한숨 쉬며]  이거요

 

 [태술이 목걸이를 달칵 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서해가 차고 다니던 겁니다

 

 [조용한 음악]  (은희)  아, 고마워요

 

 (은희)  어?

 

 어, 그거 제 거랑 똑같네요

 

 와, 신기하다

 

 [당황한 신음]

 

 [태술이 숨을 씁 들이켠다]

 

 (태술)  지금 분위기랑 맞진 않지만  제가 신기한 거 하나 보여 드릴까요?

 

 그것 좀…

 

 [태술이 목걸이를 탁 닫는다]

 

 이 업로더와 다운로더의 원리는

 

 쉽게 말하면

 

 컴퓨터 파일 복사하는 거랑 같습니다

 

 미래에서 복사해서  여기로 보내는 거거든요

 

 하지만 같은 위상에서

 

 원본과 복사본이  공존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복사할 때 임시로  위상을 지정해 주는 방식이라서요

 

 그래서

 

 이렇게 정보가 겹치게 되면

 

 [지직거린다]  [어두운 효과음]

 

 [놀란 숨소리]

 

 저도 처음엔 못 믿겠더라고요

 

 갑자기 모르는 여자가 찾아와서

 

 저를 살리겠다느니  세상을 구하겠다느니

 

 나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인데  [무거운 음악]

 

 (서해)  한태술, 엎드리라고!

 

 [총성]

 

 (태술)  조그마한 몸으로  혼자 세상을 구하겠다고

 

 쉬지도 않고 뛰어다니는데, 저는

 

 예, 그냥 보고만 있었습니다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아니, 알면서도  도망 다니기 바빴어요, 비겁하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지금 따님께서 많이…

 

 예, 따님께서 많이 안 좋습니다

 

 알고는 계셔야 할 거 같아서  이렇게 찾아왔고요

 

 [당황한 숨소리]

 

 내가 직접 봐야겠어요

 

 [자동차 엔진음]

 

 [박 사장의 헛웃음]

 

 (박 사장)  야

 

 야, 얘는, 저, 왜 데리고 온 거야?

 

 (태술)  아, 왜는

 

 서해 아버지니까

 

 (박 사장)  아, 왜? 동네 사람들 다 데리고 오지

 

 친구들도 좀 부르고  [동기의 어이없는 숨소리]

 

 [박 사장의 한숨]  (동기)  저 사람 누굽니까?

 

 [박 사장의 헛웃음]  (태술)  참…

 

 알 거 없어

 

 [박 사장의 웃음]

 

 [동기의 한숨]

 

 [박 사장이 코를 훌쩍인다]

 

 [박 사장의 한숨]

 

 "아시아 마트"

 

 [기계 작동음]

 

 [어두운 음악]

 

 [어두운 효과음]

 

 (태술)  아, 이게  [태술의 힘주는 신음]

 

 어렸을 때 자전거 연습 하다가  다쳤다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말도 안 돼

 

 저, 서해가 아버님 얘기 많이 했습니다

 

 (태술)  참 강한 분이라고요

 

 전쟁에서 살아남는 법도  아버님한테 다 배웠다고요

 

 이제 곧

 

 핵전쟁이 날 거랍니다

 

 다 죽는대요

 

 그래서 서해가 그 과거를 바꾸려고

 

 여기로 온 거라고

 

 [지직거린다]

 

 얘가 왜 이러는 거죠?

 

 [한숨]

 

 지금 없어지고 있습니다

 

 없어지다니요?

 

 그 목걸이처럼?

 

 왜요?

 

 단속국 놈들이 이렇게 만들었어요

 

 [혼란스러운 숨소리]

 

 그,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지직거린다]

 

 데리고 와야죠

 

 하, 아, 빨리 다녀와요

 

 (태술)  너 괜찮겠어?

 

 (썬)  당연히 안 괜찮죠

 

 근데 다른 방법 없잖아요

 

 난 어차피 지금 아무 도움도 안 되니까

 

 그냥 빨리 다녀와요

 

 (박 사장)  빙빙아

 

 내일 이 시각까지 나 안 오면 알지?

 

 그냥 다 쏴 버려

 

 네

 

 (박 사장)  갑시다

 

 (태술)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무거운 음악]

 

 [태술의 한숨]

 

 [바람이 휭 분다]

 

 [한숨]

 

 [동기가 콜록거린다]

 

 아빠

 

 [동기의 힘겨운 숨소리]

 

 (서해)  식후에 두 알씩 먹으래

 

 위궤양이 생길 수가 있대

 

 위궤양이 뭐야?

 

 위에 구멍이 뚫려서 배가 엄청 아픈 거

 

 [놀란 숨소리]

 

 (서해)  그럼 더 먹어

 

 [피식 웃으며]  아빠 이제 괜찮아

 

 [동기가 통조림을 툭 내려놓는다]  [동기가 콜록거린다]

 

 [동기의 힘겨운 신음]

 

 [한숨]

 

 아빠

 

 (동기)  응?

 

 한태술이 누구야?

 

 [어두운 효과음]

 

 한태술을 구하면 전쟁을 막을 수 있어?

 

 어디서 들었어?

 

 그런 사람 몰라

 

 (동기)  그리고 이미 벌어진 전쟁을  무슨 수로 막아?

 

 (서해)  업로더 타면 되잖아

 

 과거로 가서…

 

 강서해

 

 너 이 얘기 다시는 안 하기로 했잖아

 

 한태술 아는구나?

 

 그렇지?

 

 몰라

 

 왜 얘기 안 했어?

 

 - 왜 얘기…  - (동기) 엄마랑

 

 약속했으니까

 

 거짓말

 

 네가 못 할 거니까

 

 할 수 있어

 

 - 아니  - (서해) 아빠가 어떻게 아는데?

 

 알아

 

 봤으니까

 

 겪었으니까!

 

 네가 죽어 가는 모습을!

 

 내가 직접 봤으니까

 

 [무거운 음악]

 

 [동기의 한숨]

 

 네가 거기서 하려는 거?

 

 다 실패해

 

 네가 만나는 사람들 전부 다 죽어

 

 세상 사람들 전부 다  너 하나 죽이려고 달려들어

 

 넌 계속 도망쳐야 돼, 계속!

 

 [떨리는 숨소리]

 

 (동기)  서해야

 

 과거는 여기보다  훨씬 더 무서운 곳이야

 

 알겠니?

 

 그러니까 이 얘기는 다시는 꺼내지 마

 

 (서해)  아빠

 

 아빠

 

 [냉장고 문이 달칵 열린다]

 

 (서해)  아빠

 

 [잔잔한 음악]  약은 하루에 두 번, 20mL씩

 

 식후에 꼭 챙겨 먹어

 

 통조림은 열두 개밖에 안 남았네

 

 아껴 먹으면 상처 나을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거야

 

 권총이랑 총알 반은 내가 가져갈게

 

 아빠가 나 실패한다고 했잖아

 

 근데 해 보려고

 

 난 아직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한태술을 구하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었지?

 

 나야

 

 내가 나한테 남긴 일기장에  그렇게 쓰여 있었어

 

 다른 사람이 한 이야기면  그냥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아빠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한 이야기니까 믿어 보려고

 

 [총을 달칵거린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고

 

 아빠가 너무 불쌍해

 

 내가 그랬어

 

 이번엔 할 수 있을 거라고

 

 내가 다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다녀올게, 아빠

 

 사랑하고 모든 게 다 고마웠어요

 

 [잠금장치를 철컹 돌린다]

 

 [서해의 힘겨운 신음]

 

 [서해의 거친 숨소리]

 

 [아이들이 시끌시끌하다]

 

 (박 사장)  아이고, 어

 

 [박 사장의 웃음]

 

 아이고

 

 맞아, 얘들 다 밀입국한 애들이야

 

 전부 해외로 다 입양 보낼 거야

 

 (태술)  훌륭한 분이네?

 

 [박 사장이 피식 웃는다]

 

 근데 뭐, 해외 입양은 불법 아니야?

 

 아유, 꼽고 궁금하면  네가 직접 들어가서 물어봐, 아유

 

 왜, 같이 안 들어가고?

 

 나 도망가면 어쩌려고?

 

 [박 사장의 헛웃음]

 

 그냥, 그냥 도망가, 응

 

 아, 싫어, 난 안 들어가

 

 저 여자하고 좀  껄끄러운 관계가 좀 있어서

 

 (태술)  와, 천하의 박 사장이  막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네

 

 뭐, 돈이라도 꿨어요?

 

 야, 그런 거, 그런 거 아니야

 

 나 이 주변 둘러볼 테니까  너 혼자 들어가

 

 [헛웃음 치며]  난 안 가

 

 (박 사장)  아이고, 참, 싸우지 마, 싸우지 마

 

 [박 사장의 웃음]

 

 [차분한 음악]

 

 [문이 덜컹 닫힌다]

 

 (박 사장)  아그네스

 

 [비밀스러운 음악]  이 사람이 그 약을 만든 거야

 

 저 여자애 구할 수 있는 방법도  그 여자한테 물어봐

 

 [의미심장한 효과음]

 

 [철컹하는 소리가 들린다]

 

 [태술의 당황한 숨소리]

 

 (태술)  뭐야?

 

 (아그네스)  이게 누구세요

 

 한태술 회장님 아니세요?

 

 [의미심장한 효과음]

 

 [조용한 음악]

 

 아, 예, 뭐, 이름은 맞고요

 

 저 잘려 가지고 전 회장인데요, 지금은

 

 (아그네스)  [헛웃음 치며]  그러셨지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로?

 

 아, 그게

 

 어떤 세상 나쁜 인간 하나가  어, 아주 무서운 약을 만들어서

 

 그것 때문에 사경을  헤매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요

 

 어, 어떻게 좀 고칠 수 있는 법  있나 해서 와 봤습니다

 

 김, 어, 아그네스 원장님

 

 (아그네스)  여기는 어떻게 알고 왔어요?

 

 박형도

 

 그 사람이 알려 줬나?

 

 그 아저씨 이름이 형도였어요?

 

 응, 뭐, 아무튼

 

 (아그네스)  무슨 소리를 듣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한태술 씨가 찾는 건

 

 여기 없는 것 같네요

 

 여기는 그냥

 

 고아원이에요

 

 [탄성]

 

 씁, 장난 그만하자, 시간도 없는데

 

 김서진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두운 음악]

 

 (태술)  저거

 

 저거 네가 쓴 논문이잖아

 

 옛날에 잠 안 올 때  한번 읽어 봤었거든

 

 [옅은 한숨]

 

 너도 왔구나

 

 [어두운 효과음]

 

 [게이트 작동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태술)  선발대라고?

 

 대단한데?

 

 약 좀 줄래?

 

 그런 거 없어

 

 네가 만든 거라며

 

 단속국에서 사람들 괴롭힐 때 쓰는 약

 

 그럼 해독제도 있을 거 아니야

 

 (태술)  씁, 자

 

 참고로 지금 이 시점에서  너랑 나랑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가

 

 내가 자애병원에서 도망쳐 나올 때  너랑 딱 마주쳤을 때였거든?

 

 그래서 내가 너한테 감정이 안 좋아

 

 아니, 실은

 

 아주 많이 안 좋아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시그마의 휘파람]

 

 누가 쓸 건데?

 

 서해

 

 내가 왜 걔를 살려야 되는데?

 

 네가 죽인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리고

 

 이젠 내가 걔를 잃고 싶지가 않거든

 

 [숨을 들이켠다]

 

 넌 오늘 여기 오면 안 됐어

 

 왜?

 

 (아이1)  귀여워

 

 (시그마)  안녕

 

 (아이2)  안녕하세요

 

 (시그마)  우리 원장님 어디 가셨을까?

 

 얘기 중에 갑자기 나가셨는데

 

 (아이3)  원장실 들어가시던데요?

 

 내 잘못 아니야

 

 무슨 소리야?

 

 [시그마의 휘파람]

 

 (아그네스)  그 사람

 

 지금 여기에 있어

 

 그 사람?

 

 누구?

 

 [시그마의 휘파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애절한 음악]

 

 (아그네스)  저 애의 과거, 거기서 저 애를 찾아

 

 실패하면 너도 영영 못 돌아올 거야

 

 (서해)  왜 계속 네 과거에서  헤매고 있는 거야?

 

 (태술)  뭐가 잘못됐어

 

 (현기)  미래에서 지금으로  저도 업로더를 타고…

 

 (현승)  우린 밀입국자 말 듣지 않는다

 

 (박 사장)  네가 한태산한테 한 짓  한 회장한테 얘기하면

 

 너 다시는 안 보려고 할걸?

 

 (시그마)  너는 내 계획의 마지막 퍼즐이야

 

 (태술)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쏴 봐

 

 [긴장되는 효과음]

 

 (태술)  이제 더 보기도 싫어

 

 [어두운 효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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