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기록 10
(정하) 아빠, 밥 먹자!
[승조가 호응한다]
[헛기침] [정하가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승조) 우아, 이게 다 뭐야?
아니, 아침부터 고기 먹어?
(정하) 어
(승조) 어, 원래 이렇게 먹어?
아빠가 와서 이렇게 차려 준 거야?
씁, 둘 다?
빵, 백 점짜리 대답이다
[피식 웃는다] [입소리를 딱 낸다]
[승조의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승조) [헛기침하며] 먹자
잠깐만
- 어 - (혜준) 너무 일찍 전화했나?
- (정하) 아빠랑 밥 먹고 있었어 - (혜준) 아버님 오셨어?
(정하) 응
(혜준) 아이, 그래서 문자 확인 안 했구나?
무슨 일 있는 줄 알았다
[피식 웃으며] 걱정했어?
이제 됐어
밥 잘 먹고 일 잘해
알았어, 너도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남자 친구 생겼냐?
어 [승조의 헛기침]
많은 걸 물어보고 싶지만
묻지 않겠다
고마워
[젓가락을 달그락 집으며] 때가 되면 많은 걸 알려 줄게
(승조) 좋아
하, 이제
진짜 널 만나러 온 이유를 말해 줄게
(혜준) 너무 긴장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해, 할아버지
뭐가 고마워?
할아버지 첫 광고 촬영인데 당근 기억해야지
응, 오늘은 집에 갈 수 있을 거야
어, 알았어요, 잘하고 와
네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전화번호 안 바꿨네?
웬일이야?
(지아) 아, 미치겠어!
시험 얼마 안 남았는데 스트레스 너무 쌓여
너 잘하잖아, 잘할 거야
너 어디야? 지금 밖인 거 같은데
(혜준) 촬영 왔어
[한숨 쉬며] 나 지금 어디든 가고 싶어
[피식 웃으며] 너 무대 설 때마다 따라다녔었는데
기억나?
지난 일이야
[통화 종료음]
(승조) 너 결혼할 때 주려고 모은 돈이야
이거 안 받으면 아빠 엄청 삐질 거야
아빠
다시 그림 그린다
잘했어
[살짝 웃으며] 사실 그린 지 몇 년 됐는데
너한테 쑥스러워서 얘기 못 했어
(승조) 전시회도 열 거야
내가 왜 다시 그림 그리게 됐는지 알아?
(정하) 하, 몰라
너한테 보여 주려고
[잔잔한 음악]
(승조) 아빠 끝까지 열심히 산다
네 어린 시절은 망쳐 버렸지만
삶을 소중하게 열심히 살았던 사람으로는
기억되고 싶어
[피식 웃는다]
(이영) 산학 협력단 멘토링 프로그램 회의니까
이게 좋겠다
그냥 무난하게 흰색 줘
이것도 무난해요, 스카이블루잖아
(이영) 말 좀 들어요 내 말 들어서 손해 볼 거 없어
손해 보는 거 없는 거 맞아?
해효 어떻게 할 거야?
(태경) 이번 드라마 시작할 때 뭐라고 했어?
잠깐 봤는데 박도하한테 완전히 밀리더라?
스타 된다며?
스타가 됐는데 내가 모르는 거야?
야지는 놓지 말자
작가가 주인공 위주로 다 쓰는데 그만큼 한 것도 잘한 거야
[헛웃음]
'그만큼'?
(태경) 그딴 소리 들으려고 지금까지 내가 당신 방식 존중해 준 거 아니야
당신 대표작 원해효
이제 중간 점검 받아야 돼
해나 잘 가고 있잖아
내 방식대로 했으면 해효 지금 미국에서 MBA 하고 있어야 돼
MBA 해서 뭐 해?
(이영) 교수 할 것도 아니고 회사 취직할 것도 아닌데
실전에서 구르는 게 나아
해효, 모델, 배우 했다는 이력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 수 있어
해효 생각은 어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얘기 좀 하자
(해효) 나 나가야 되는데?
(태경) 잠깐이면 돼
이제는 중간 결산을 좀 해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태블릿 PC 조작음]
[태블릿 PC 조작음]
(태경) 지금까지 네가 활동한 자료 보고 분석했어
[헛웃음]
아빠가 내 일에 관심 있는 줄 몰랐네
(태경) 네 삶에는 관심 있어
내 삶하고 연결돼 있으니까
너 군대 언제 가?
내가 이 자료 분석한 결과
넌 지금 군대 가는 게 좋겠어
[차분한 음악]
생각하고 있어요
네가 생각이라는 걸 한다니까 다행이다
아빠
그만큼 너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야
(태경) 엄마 아바타야?
말로는 독립적이다 하면서 엄마 가이드라인대로 따라가고 있잖아
(해효) 그건 엄마랑 싸우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야
내가 할 일은 다 하고 있다고
스타가 되고 싶은 거야? 배우가 되고 싶은 거야?
배우요
근데 왜 '잡아라'에 출연했어?
(태경) 박도하 받쳐 주는 역이잖아
너 말하고 행동하고 따로 노는 애구나
어쩌다 이렇게 됐어?
엄마랑 너랑 하는 대로 놔뒀어
이제는 두 사람이 선택한 게 옳았다는 성과
보여 줘야 돼
아니면 접어
[한숨]
성과?
하, 중간 점검?
[코웃음 치며] 웃기고 있어
항상 과정에는 없고 결과만 따 먹으려고 하지?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해효) 엄마, 왜?
아빠 말이 아주 틀린 거 아니야 엄마가 뭐라 그랬어?
'잡아라' 대본 보고 처음에 별로라고 했잖아
하, 이제 와서 그거 따져서 뭐 해?
(이영) 따져야지 다음에는 이런 선택 안 하지
아, 너무 속상해
(해효) 엄마가 나보다 속상해?
[이영의 한숨]
(이영) 난 네가 좀 더 공격적이었으면 좋겠어
너무 나이브해
환경이 좋아서 그런가 근성이 없는 거 같아
혜준이 너한테 자극 안 돼?
물론 지금 걔가 대단한 거 아니라는 거 알아
근데 추세라는 게 있잖아
뭔가 올라가는 추세 같잖아
난? 내려가는 추세야?
넌 정체되어 있어 그래프가 쭉 일직선 같다고
엄마가 날 위해서 날 지지해 준다고 생각했어
널 지지해 줬을 때 뭐라고 했어?
엄마한테 떨어지라고 했잖아 네가 모든 걸 다 알아서 할 수 있다고
내가 다 알아서 했어
과연 그럴까?
[무거운 음악]
[한숨]
(해효) '잡아라'가 생각보다 안된 거 맞지만 다음에 주인공 가면 돼
나 아직 안 끝났어
아빠에 엄마까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영) 아빠나 엄마는 아는 거야
지금 너한테 엄청 중요한 시기라는 걸
결정해야 돼
군대 지금 갈 건지 더 미룰 건지
미룰 거야
나도 뭔가 승부 보기 전까지는 못 가
(정하) 저, 원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원장) 음…
나갈 거라는 얘기는 들었어
좀 섭섭했어, 잘해 줬다고 생각했는데
잘해 주셨어요
아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해효 씨나 사혜준 씨는 안정하 씨 따라 나가나?
잘 모르겠어요
나간다는 사람 안 잡아
(원장) 당분간은 후임자는 안 구할 거야
정리되는 대로 알려 줘
(정하) 저 개점 전에 진주 쌤하고 잠시 얘기하고 와도 되죠?
정리에 진주 쌤이 필요해?
[옅은 웃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정하) 드세요
(진주) 할 말이 뭐야?
같이 뭘 먹기에는 불편한 사이 아니야?
네, 그래서 극복해 보려고 먹고 있습니다
[탄성]
[한숨]
[봉지를 부스럭거린다]
언니
- 뭐? - (정하) 언니라고 부를게요
저 이제 숍 그만둬요
(정하) 더 이상 직장 후배 아니니까 편하게 부를게요
(진주) [헛웃음 치며] 진짜
끝까지 마음에 안 드네
난 너하고 언니 동생 하고 싶은 생각 없어
저도 언니 마음에 안 들어요
(정하) 그렇지만 노력은 해 보려고요
호칭을 언니로 바꾸면
비호감 지수가 좀 낮아질 거 같아서 바꾸려고요
도저히 같이 못 앉아 있겠다
[휴대전화 조작음] (영상 속 진주) 근데 이 와중에 좋은 게 뭔지 알아?
[흥미로운 음악] 파이팅이 넘쳐
내쫓을 방법 찾느라 머리가 팽팽 돌아가
(영상 속 정하) 불쌍한 사람이네요, 이제 보니까
(영상 속 진주) 이게 진짜!
[영상 속 진주의 거친 숨소리]
지금 협박해? [영상 속 정하가 말한다]
[휴대전화 조작음] 세 가지 옵션이 있어요
(정하) 뭘 선택할지는 언니가 결정해요
첫째, 내가 사람들한테 이 동영상을 보낸다
둘째, 사람들을 모아 이 동영상을 튼다
셋째, 언니가 나한테 사과한다
사과하면 이 영상은 지울게요
그걸 어떻게 믿어?
(정하) 그러니까요, 그걸 어떻게 믿어요?
사과한 다음에 나중에 딴소리할 수도 있는데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진동음]
에이 요, 도하!
[피식 웃으며] 기분 좋은 일 있냐?
(해효) 아니
기분 너무 나빠서 자체 띄우기 들어갔어
엄마 아빠한테 잔소리 엄청 들었어
하, 잔소리 듣고 싶다, 난
이제 아무도 나한테 잔소리 못 해
뭐 했냐?
필라테스, 넌 어디냐?
(도하) 아직 런던, 내 SNS 안 봤어?
손흥민 경기 직관 간 거 올렸어
아직 확인 안 했어
(도하) 아, 너 SNS 팔로워 수 100만 가까이 되더라?
왜 이렇게 높냐? 이상해
(도하) 네가 뭘 했다고 이렇게 많지?
말 참 이쁘게 한다, 너
[웃으며] 내가 말을 이쁘게 하지 너 이제 날 잘 아는구나
필라테스 끝나고 뭐 할 거냐?
- 숍 가야 돼 - (도하) 너 아직 그 숍 다니냐?
옮기라니까, 우리 숍으로
(해효) 싫어
넌 네가 좋으면 강요하는 버릇이 있더라
그건 그래
너 정하 좋아하냐?
(도하) 그래서 못 옮기냐?
내가 전에 메이크업 사귀었던 경험으로 말해 주자면…
말 많네, 너 친구 없냐?
없어, 쯧
아, 혜준이 드라마 시작하지?
걔 망했으면 좋겠다
선 넘지 말자
(도하) 솔직히 그렇잖아, 어?
우리 드라마 쏘쏘했는데 걔 대박 나면 기분 좋겠냐?
[도어 록 조작음]
형이다, 화보 촬영 때문에 일찍 나가야 돼 [도어 록 작동음]
(해효) 응
[카메라 셔터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태수) 뭐 그런 걸 찍냐?
요즘 나의 SNS 감성이야
(도하) 이런 게 더 있어 보여
나 자체가 화려하니까 소품은 수수한 걸로
너무 자주 올리지 마
삐끗하는 거 한순간이다?
(장 매니저) 이게 계속 사진을 올려 줘야 팔로워 수가 많아지거든요, 네
[흥미로운 음악] [태수의 한숨]
돈 주면 올려 주는 팔로워 수 뭐가?
뭔 말이야?
올려 주는 업체들이 있어
입금만 하면 원하는 대로 올려 줘
(태수) 모델 에이전시 할 때 내가 그거 좀 이용했지
모델들은 인지도 때문에 될 일도 안 되는 경우가 있거든
다, 다, 다 옛날얘기다, 아유
(도하) 해효도 해 줬어?
야, 씨, 해효는 어나더 월드였지 내 소관 아니었어
[촬영장이 분주하다]
(혜준) 감독님
이건이 궁에서 쫓겨날 때 시간이 튀잖아요, 5년이나
뭔가 달라진 분위기를 내야 될 거 같은데
(감독) 이게 사극이라 확실하게 차이 내기가 어렵기는 해
(제작진) [힘주며] 감독님, 팥빙수 드세요
(감독) 뭐야?
(제작진) 혜준 씨 여자 친구인 거 같은데요? 완전 예뻐요
[제작진의 웃음] 네?
[의미심장한 음악]
[감독의 탄성] (제작진) 어? 저기 오신다
(혜준) 너 뭐냐?
(지아) 뭐긴, 응원하러 왔잖아
감독님 맞으시죠?
(감독) 예
(지아) 안녕하세요, 감독님 저 사혜준 씨 친구예요
더운 날 촬영하기 힘드시죠?
(감독) 직업인데요, 뭐
(지아) 저 로스쿨 학생이에요
이번 변시 붙으면 로펌 가니까 그때 오시면 싸게 해 드릴게요
넌 지금 그걸 인사라고 해?
살면서 변호사 볼 일 있으면 어떡하냐?
(감독) 두 사람 진짜 친구인가 보네요?
설렘이라고는 1도 없네
[감독과 제작진의 웃음]
[팥빙수를 탁 내려놓는다]
(지아) 아, 좋다
서울 벗어나니까 살 거 같아
(혜준) 앞으로는 이런 거 하지 마
너랑 걷고 있는 거 누군가한테 미안해져
(지아) [웃으며] 야, 유부남도 너처럼 벽 치지는 않겠다
(혜준) 내가 널 몰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쓱 밀고 들어오잖아
이런 게 너무 그리워
나에 대해 너무 잘 알고 가시 돋친 말 막 해 주는 거
가시 빼내면서 쾌감 있어, 변태인가 봐
그걸 잊지 못하겠어
(혜준) 그런 남자 만날 수 있을 거야
(지아) 나 예전의 정지아 아니야
부모님한테도 내 목소리 낼 수 있어
로펌 가면 경제적 독립도 할 수 있고
나도 널 만날 때 사혜준 아니야
[차분한 음악]
[쓴웃음]
(지아) 알았어
추잡스럽다, 내가 봐도
친구로 지내
할 수 있겠어?
내가 왜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우리가 왜 헤어졌니?
두 번 다 내가 찼다는 거 잊지 마
(혜준) 이거 봐
자존심 상하니까 금방 태세 전환해서 상대를 물어뜯잖아
감정 기복 심한 것 좀 고쳐
(지아) 나에 대해 아는 거 말하지 마 설레니까
난 너랑 친구 못 해
[휴대전화 조작음]
(민재) 서울 도착하려면 세 시간 정도 있어야 돼, 눈 좀 붙여
[혜준의 한숨]
[메시지 수신음]
아, 누구니? 눈 좀 붙이게 하려고 했더니
[피식 웃는다]
내가 붙이게 한다고 붙이니?
(민재) 계속 촬영하는데 힘들잖아
내가 널 안 위하면 누가 위해?
[메시지 수신음]
(정하)
[휴대전화 조작음]
(혜준) 지금 올라가
[휴대전화 벨 소리]
어, 정하야
아까 아빠 있어서 전화 그렇게 끊어서
- 아버님은 내려가셨어? - (정하) 어
아, 목소리 들으니까 보고 싶다
보면 되지, 그럼 [정하의 옅은 웃음]
아직 퇴근하려면 멀었어
그리고 어디서 만나? 너 이제 알아보는 사람들 많잖아
너희 집으로 갈게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내가 집 비밀번호 알려 줄게 조신하게 기다리고 있어 [다가오는 발걸음]
(수빈) 언니, 해효 오빠 왔어
알았어
나 가야 돼
고객님 오셨어, 원해효
- (혜준) 응 - (정하) 응
[혜준이 안전벨트를 딸깍 푼다]
- 정하 집 앞까지는 안 간다 - (혜준) 어
밖에서 둘이 껴안고 뭐, 이런 사진만 찍히지 마
누나
짬뽕엔터테인먼트 이민재 대표로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민재) 스캔들 노, 노
너 이제 보는 눈 많아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지만 조심은 할게
기사 나면 정하가 힘들어지잖아
아유, 재수 없어
집에 가서 쉬어, 갈 때는 알아서 갈게
(민재) 응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숨]
(정하) 피곤해?
힘들어
[피식 웃으며] 왜?
점심 메뉴가 마음에 안 들었어?
진지하게 받아 주면 안 돼?
[멋쩍은 신음]
(해효) 아이, 그렇다고 뭘 그렇게 주눅 들어?
말한 사람 민망하게
(정하) 씁, 고객님
제가 최선을 다해서
메이크업이 마음에 들게 해 드리겠습니다
[정하가 화장품을 달그락거린다]
넌 날 고객으로만 생각해?
[화장품을 탁 내려놓는다]
내가 뭘 해도 네가 화날 거 같아
(정하) 나한테 화나는 거라면 좋겠어
속상한 일 있는 거 아니고
[부드러운 음악]
[피식 웃는다] [정하가 화장품을 탁 내려놓는다]
좀 낫다
애정이 좀 묻어 있었어
(정하) 아, 원하는 게 애정이었어?
애정을 듬뿍 받은 스킨 갑니다
[피식 웃는다]
[정하가 화장품을 달그락거린다]
[카메라 작동음] [긴장되는 음악]
[카메라 셔터음]
"아웃뉴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배우 중에 제일 친한 배우는 누구예요?
사혜준요
[당황한 신음]
(수만) 단 1초의 망설임 없는 대답이네요?
박도하 씨가 섭섭하지 않을까요?
도하 씨 인터뷰할 때 제일 친한 친구로 해효 씨 뽑았거든요
아…
혜준이는 자타공인 베스트 프렌드예요 초등학교 때부터
성장 배경이 비슷하니까 취미도 비슷하고
그렇지는 않아요
혜준이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편이거든요
(해효) 근데
저에 대한 질문은 없어요?
[어색한 웃음]
아, 저 사실 어머니하고 잘 알아요
(수만) 해효 씨 얘기 많이 들었어요
아…
(수만) 기사 잘 써 줄게요
사진 좀 더 찍어요
그, 우리 옥상 괜찮지 않아요?
야외 사진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숨]
- 다 끝난 거 같은데요? - (양 매니저) 네
(양 매니저) 수고했어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혜준)
[흥미로운 음악]
[고민하는 숨소리]
[마우스 클릭음]
[직원들의 피곤한 신음]
[컴퓨터 알림음] (차장) 어유, 수고하셨습니다!
(경준) 예, 수고하셨습니다 [직원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네, 수고했어요
(차장) 수고했어요
- (경준) 네, 수고하셨습니다 - (차장) 자, 이제 퇴근합시다
동생 사인 언제 줄 거야?
(차장) 하, 내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봐야 되나?
나 정말 참다 참다가 물어보는 거야
[멋쩍게 웃으며] 아, 걔가 요즘 바빠서 저도 잘 못 봐요
(직원1) 좋겠어요, 사 주임님
아, 광고 엄청 찍던데?
TV만 틀면 나와요 저, 극장 가도 나오고
(경준) [웃으며] 아이, 거,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직원2) 아, 왜 상관없어요?
형이잖아요, 그것도 하나밖에 없는 형
[멋쩍은 웃음]
(차장) 형이어도 끗발은 없어
사인 하나도 못 받아 주는데, 뭐
아이, 차장님, 받아다 드릴게요
받아다 줘도 이미 상한 내 마음은 어떡할 거야?
- 아, 밥 살게요 - (직원2) 감사합니다
(직원2) 아, 요 앞에 새로 생긴 해물탕집이 있는데
거기 가죠, 우리
(차장) 쯧, 그러자, 그럼
(직원2) 네!
[직원2의 옅은 웃음]
뭐야, '우리'?
(직원1) 아이, 저기 근데 혹시
그, 찰리 정이라고 아세요?
굉장히 유명한 남자 디자이너인데 동생한테 못 들었어요?
- 못 들었는데요 - (직원1) 아, 못 들으셨구나
이딴 새끼들은, 이거 가만두면 안 되는데 말이야, 어?
요거 한번 봐 봐요
(직원1) 참…
아이, 찰리 정하고 사귀었다는 게 이게 말이 돼요, 이게?
[의미심장한 음악] [직원1의 헛웃음]
(경준) 이 새끼가 먹이네?
말 안 되는 거 알면서 왜 알려 줘?
(직원1) 아, 또 이딴 것도 있어요, 이거 봐요
클럽 죽돌이라고 그것도 성 소수자 전문 전용 클럽
[직원1의 헛웃음]
[직원1이 머뭇거린다]
(경준) 뭐 하자는 거예요?
걔 클럽 안 다녀요
왜 화를 내요?
지금 이딴 거 보여 주는 의도가 뭡니까?
- 의도라니요? - (경준) 하, 의도 있잖아요
(경준) 위해 주는 척, 걱정해 주는 척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냐' 그러잖아요, 지금
나 사 주임님 그렇게 안 봤는데 굉장히 감정적이시다
그러게요, 나 왜 이러지?
(경준) 제가 육군 34단 훈련소 조교 출신이거든요?
제 별명이 깐돌이라고 까고 까고 또 깐다고
근데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폭력을 쓴다는 게 아니라 말로 조지는데
왜 이번에는 주먹으로 조지고 싶지?
저기요, 깐돌이 님
저는 저녁 같이 안 먹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어요
허, 동생이 뭘 하고 다니는지 네가 어떻게 아냐?
말해 줘도 지랄이야 [부드러운 음악]
[보글보글 소리가 난다]
(해효) 아침부터 기분 나쁜 일로 시작하니까 저녁까지 계속이야
오늘 마무리는 즐겁고 싶어
매니저 오빠랑 맛있는 거 먹어
(정하) 어, 메인 디시는 단백질 달달한 디저트까지
그럼 풀릴 거야
(해효) 그걸 같이 해 줄 생각은 없는 거야?
[잔잔한 음악]
[멋쩍게 웃으며] 미안, 나 집에 가야 돼
(해효) 집에 꿀이라도 발라 놨냐?
너 나한테 고마운 거 하나 갚을 거 있잖아
그거 오늘 갚아
아, 오늘은 진짜 안 돼, 좀 봐줘라
(정하) 대신 나중에 두 개 갚을게, 그럼 되지?
(해효) 혜준이가 집에서 기다리기라도 하냐?
어
현관 비밀번호도 공유하는 사이가 된 거야?
[엘리베이터 알림음]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
(정하) 오늘 마무리는 즐겁게 됐으면 좋겠다
네 의지로 만들어 '웃을 수 없어도 웃는다'
간다
나도 같이 가면 안 돼? 나도 혜준이 보고 싶어
[안타까운 웃음]
아, 진짜진짜 미안해
(정하) 딴 데서 보기로 했으면 같이 밥 먹으면 좋은데
집이잖아, 아직 집은…
아, 됐어, 나쁜 계집애
(정하) 나중에 두 배로 갚을게
데려다줄게, 빨리 가서 만나고 싶잖아
(정하) [웃으며] 고마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거의 다 했어
천천히 해
[해나가 피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해나가 책장을 사락 넘긴다]
해, 해효인데?
받아
어, 해효
(해효) 술 마시고 싶어
나 아직 일 안 끝났어
너까지 날 깔 거야?
[진우가 숨을 카 내뱉는다]
뭐가 그렇게 힘든데?
힘든 게 아니라 짜증 나
왜 자꾸 나랑 혜준이랑 비교하지?
뭐, 새삼스럽게
너희 맨날 비교당했어
(진우) 같이 모델 활동 했지, 같이 배우 하지
친하지
(해효) 그래?
근데 그때는 걸리는 게 없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걸리지?
그거야 그때는 네가 잘나갔고 지금은 혜준이가 잘나가니까
아, 이 새끼 진짜 친구네?
[웃음]
[잔잔한 음악]
혜준이 나랑 비교돼서 힘들어했냐?
(진우) 아니
걔는 돈 벌기 바빠서 그럴 틈이 없었다
[진우가 숨을 카 내뱉는다]
[한숨]
[진우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 (혜준) 왔어? - (정하) 어
(혜준) 배고프지?
손 씻고 와, 밥 먹자
[정하와 혜준의 웃음]
[정하의 탄성]
[혜준이 밥솥 뚜껑을 달칵 연다]
[혜준이 그릇을 달그락거린다]
[정하의 웃음] (혜준) 조심해
(정하) 보고 싶었어
나도, 배 안 고파?
- 고파 - (혜준) 씻고 와
[문이 달칵 열린다]
[흥미로운 음악]
(혜준) 자, 먹자
[정하의 웃음]
고기 하나에
고추 둘
마늘 하나
기본이면서 깔끔한 맛이야
[부스럭거린다]
(정하) 치…
자
고기에
떡을 올리고
김에 싸서 요렇게
음, 맛있어
느끼할 거 같은데
느끼한 거 좋아해
[정하와 혜준의 웃음]
(정하) 나
숍 관둬
1인 숍 할 곳 정했어
문래동인데 요즘 핫한데 월세가 싸
그리고 이 집은 팔지 않기로 했어
아빠 도움 받을 거야
[젓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잘했어?
잘했어
(혜준) 집 안 팔기로 한 거
아빠 도움 받은 거
제일 칭찬받고 싶은 선택이야
(정하) 남한테 도움 주는 건 좋아하면서
왜 남의 도움은 잘 받지 못하는 걸까?
[젓가락을 쓱 집으며] 이것도 결핍이야
결핍이 과잉보다 낫대
(혜준) 계속 발전하고 있잖아
도움받았잖아
[피식 웃는다]
(정하) 네가 밥 차려 줘서 다 좋은데
딱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네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지금 가서 사 올게 [정하의 웃음]
[긴장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TV 속 배우) 오셨습니까!
(TV 속 배우들) 오셨습니까, 형님!
[정하의 웃음]
(정하) 저 옷 되게 잘 어울려
(혜준) 내 거야, 저건
뉴욕 쇼 서고 받은 옷이야
(정하) 씁, 런웨이 작품치고는 너무 노말하다
[작은 목소리로] '개새끼야'?
[정하의 탄성]
[정하의 웃음]
[혜준이 리모컨을 달그락 집는다]
(정하) 아, 왜?
(혜준) 보지 마, 쑥스러워
[정하의 못마땅한 신음]
[정하의 기대하는 숨소리] 으음?
[발랄한 음악]
- (정하) 하, 줘 - 아, 싫어
- (정하) 아, 빨리 줘 - (혜준) 아, 싫어!
- (정하) 아, 나 계속 볼 거야! - (혜준) 보지 마라
(정하) 아이, 빨리 줘!
[혜준의 웃음] 내놔
- (정하) 빨리 줘 - (혜준) 달리기 좀 빠른 듯?
(정하) 당연하지 [혜준이 말한다]
[휴대전화 진동음] [혜준과 정하의 다급한 신음]
(혜준과 정하) 엄마다
(정하) 어떡해?
[통화 연결음]
[한숨]
촬영 중인가 보다
하, 얼굴 좀 보려고 했더니
[영남의 피곤한 신음]
[한숨]
[풀벌레 울음]
(정하) 어머니 섭섭해하시겠다
오랜만에 서울 올라왔는데 집부터 안 가서
(혜준) 그럴 만하다고 이해해 줄 거야
엄마한테 네 얘기 했더니 보고 싶어 해
[정하의 당황한 웃음]
(정하) 한 번도 없어, 남자 친구 부모님 뵌 적
[어색하게 웃으며] 어…
넌 사귀면 가족한테 다 보여 주는 스타일이구나?
(혜준) 그건 아니야
(정하) 맞는다고 해도 아니라고 해도 기분 별로다
(혜준) 난 기분 좋아, 네가 질투해서
(정하) [피식 웃으며] 치…
요즘 어때?
상상이 안 돼, 어떤 기분이야?
(혜준) 불안해
[잔잔한 음악] 하루에 몇 번씩 내 이름 검색해 봐
(정하) 이름 검색해서 나오는 사람 돼서 좋겠다
(혜준) 불안하다는 건 안 들렸어?
(정하) 알은척 안 하고 싶어, 나도 불안하거든
하, 숍 냈다가 망하면 어떡해?
누구는 잘돼서 불안한데 누구는 망할까 봐 불안해하잖아
불안에도 급이 있다
사혜준은 언제나 뭐든 급이 높아
(혜준) 알았어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할게
(정하) 말귀 잘 알아들어 좋다
내가 다시 데려다줘야 될 거 같아
어머니 기다리시잖아
주무실 거야
우리 집 식구들은 10시만 되면 곯아떨어져
"링크"
[휴대전화 조작음]
(혜준) 불안은 성공에 딸려 오는 부록 같은 거다
어떤 책은 부록이 더 가치 있기도 하지만
[경준의 긴장한 숨소리]
[한숨]
할아버지
(민기) 쉿
(경준) 아, 저 지금 회사 가야 된다고요
(민기) 내가 받아 줄게 놓고 가
(경준) 아, 저 지금 받아야 된다고요, 하
(민기) 씁, 아, 너 때문에 깼잖아
[민기의 힘주는 숨소리]
더 자라, 응? 더 자
[혜준의 졸린 숨소리]
[혜준의 피곤한 신음] [작은 목소리로] 야, 가
- (민기) 가 - (애숙) 사혜준!
(경준) 아, 진짜
(애숙) 혜준아!
일어나! 밥 먹고 자, 밥 먹고
(경준) 역시 엄마, 야, 밥 먹고 자, 어?
(애숙) 어서 [혜준의 피곤한 숨소리]
(경준) 어서 나와
[민기가 말한다]
[민기의 힘주는 신음]
(경준) 박수연, 이름도 써
너 찰리 정이라고 아냐?
알지
그 선생님 작품 많이 입었었어
날 많이 아껴 주셨어
아, 아, 아낀다는 게 무슨 뜻이야?
내 재능을 알아보고
내가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 많이 주셨어
(경준) 아, 그래?
그럼 그건 그렇다 치고
너 클럽 다니냐?
내가 클럽 다닐 시간이 어디 있냐!
(경준) 아이, 깜짝이야 근데 왜 댓글에 그런 게 달리지?
그럼 너 옛날에 다녔냐, 모델 할 때?
[경준의 아파하는 신음] (애숙) 그런 걸 믿어? 혜준이 몰라?
(혜준) 엄마, 한 대 더 때려
아, 누가 믿는대?
(민기) 다 지어내는 거야 남 잘되는 거 배 아파서
그, 형이라는 놈이 그런 걸 믿으면 되냐? [애숙의 한숨]
[민기의 헛기침]
(경준) 아이, 누가 믿어요?
난 그냥 그런 말 들어서 걱정되니까
너 조심해라!
(영남) 얘가 조심할 게 뭐 있어? 얘가 잘못했어?
[익살스러운 음악]
아빠까지 왜 그래?
(경준) 무슨 말을 못 하겠네, 이제
야, 뭐, 궁금한 거 묻지도 못하냐!
아, 물어서 기분 나쁜 말을 왜 물어? 피곤한 애한테
[한숨]
님은 갔습니다
(경준) 나의 시절은 갔습니다
이 집안의 권력 구도가 변하고 있습니다
- (영남) 너 회사 안 가? - (경준) 가!
(경준) 쯧, 하
[커피 머신 작동음]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저예요
(이영) 알아요, 웬일이야?
내일 일 못 가겠어요
(애숙) 모레 가면 안 될까요? 아니면 주말에 가든지
무슨 일 있어?
혜준이 촬영 때문에 계속 지방에 있다 집에 왔거든요
(애숙) 애가 핼쑥해져서 몸보신 좀 시켜 주려고요
내려가기 전까지
알았어요, 모레 와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톡톡 친다] [다가오는 발걸음]
(해효) 엄마, 해장할 거 없어?
어제 술 마셨더니 속 쓰려
혜준이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엄청 바쁜가 봐
(이영) 넌 좋겠다, 한가해서
취해서 친구 등에 업혀 들어오고
엄마, 아빠한테 계속 푸시받고 있어
엄마
더는 훔쳐 가지 마, 내 거
내가 뭘 훔쳐?
자존감
[헛웃음]
더 훔쳐 가야겠다
(이영) 남한테 뺏길 수 있는 자존감이라면 엄마한테 뺏기는 게 나아
(진우)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머니
(이영) 어, 그래
시켜 먹어
밥 먹고 가
(진우) 네, 어머니 [이영의 옅은 웃음]
[진우의 피곤한 숨소리]
(해효) 나가서 먹자
혜준이 온 거 같던데, 부를까?
놔둬, 엄청 피곤할 거야
[옅은 웃음]
[민기가 신문지를 사락 넘긴다]
(민기) 응, 자냐?
(애숙) 네, 완전 곯아떨어졌어요
저렇게 피곤한데 여자 친구 만날 체력은 있나 봐요
[웃음]
그러니까 청춘이지
(민기) 하, 부럽다
(애숙) [피식 웃으며] 그러게
부럽네요, 정하가, 보지는 못했지만
아버님,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장 보러 갈 거예요
한의원 가서 보약도 짓고
[웃음]
해 줄 일 많아서 너무 좋아요
[민기의 웃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배달원) 어, 안녕하세요, 배달요
(스태프) 어, 누가 배달시켰지?
- (정하) 제가 시켰어요 - (배달원) 아
- (정하) 감사합니다 - (배달원) 맛있게 드세요
제가 한턱 쏩니다, 퇴사 기념으로
휴게실에 놓을 테니 와서 드세요
(직원들) 잘 먹겠습니다!
(정하) 맛있게 드세요
[직원들이 저마다 말한다]
(디자이너) 음, 맛있다
잘 먹을게
숍 그만두면서 제일 감사한 사람은 진주 쌤이에요
[흥미로운 음악]
[진주가 컵을 탁 내려놓는다]
(진주) [헛기침하며] 내가 하드 트레이닝을 시키긴 했어
미안하게 생각해
(디자이너) [당황해서 웃으며] 아, 지금까지 트레이닝이었어?
그럼 남자 고객 뺏는 킬러라는 게 말이 돼요?
(디자이너) [어색하게 웃으며] 알고 있었구나
아, 진주 쌤이 저보다 예쁜데
(정하) 왜 남자 고객들이 저한테 오겠어요?
[디자이너의 웃음] [진주의 어색한 웃음]
(디자이너) 그건 그렇지
- 좀 드세요 - (진주) 잘 먹을게
(정하) '나 안정하는'
'박진주가 사람들 앞에서 사과하면'…
'나 박진주는'
'안정하를 숍에서 내보내려 한 것을'…
(정하) '남자 고객 뺏는 킬러라는 프레임을 씌워'
- '내쫓'… - (진주) 그렇게 구체적으로 쓰지 마
쪽팔려
언니
쪽팔린 건 알아요?
[익살스러운 음악] 기분 나빠
(진주) 나 안 쓸래
나도 안 써, 쓰지 말아요, 그럼
에이씨
그냥 영상이라고 해
[한숨]
'트집 잡아'…
(진주) 트집도 빼! 줘라
[옅은 웃음]
[비장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함께 가지 않으면!
- 가지 않겠다 - (TV 속 성운) 대군!
(정하) 오빠!
(TV 속 혜준) 너희들도 나의 백성이다! [정하의 웃음]
(정하) 오빠, 오빠
(TV 속 혜준) 단 한 명의 백성도 [정하의 웃음]
아, 오빠!
(혜준) 그만해
네가 이건이야?
(정하) 아니야! 건이 아니야
건이 데려와, 데려와 줘, 사혜준!
하지 마!
네
이건!
[정하의 웃음]
(정하) 이건, 건이 데려와
(혜준) [웃으며] 어휴
[휴대전화 진동음]
민재 누나
- (혜준) 어, 누나 - (민재) 어, 혜준아
이번 연말 연기 대상 MC 한다고 했어
너
남자 연기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다?
[민재의 웃음]
- 진짜? - (민재) 어, 진짜 [잔잔한 음악]
(민재) 축하한다, 사혜준
나 인제 집에 가야 돼 [통화 종료음]
(정하) 뭐가 '진짜'야?
남자 연기상 후보에 올랐대
[놀란 숨소리]
MC도 본다?
[놀라며] 너 진짜 대단하다
이제 진짜 스타가 됐어
아, 나 아직 실감 안 나
시상식 시작되면 실감 날 거야
[리드미컬한 음악] [정하의 신난 탄성]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팬들의 환호성]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팬들의 환호성]
- (기자1) 여기 한번 봐 주세요! - (기자2) 여기 한 번만 봐 주십시오!
[기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팬들의 환호성]
(팬1) 멋있다!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팬2) 오빠, 사랑해요!
(기자3) 한 번 더 봐 주세요!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팬들의 환호성]
(민재) 할아버지, 이쪽에 앉으시면 돼요
- (민기) 저… - (민재) 네, 네 [민재의 웃음]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민재) 어머님은 할아버님 옆에
(경미) 아, 내가 언니 옆에 앉아야 돼 오빠가 먼저 들어가
(영남) 아, 그래, 그럼
[민재의 웃음]
[영남의 힘주는 숨소리]
(애숙) 와, 아, 저, 혜준이는 어디 있어요?
시상식 대본 보고 있어요 다 봤을 거예요
(경미) 아, 대본이 있구나
(영남) 방송국에서 하는 건 다 대본이 있어
(경미) 오빠,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찾아보면 알아 [애숙의 옅은 웃음]
- (민재) 그럼 재밌게 보세요 - (민기) 참 나
(애숙) 감사합니다 [민기의 헛기침]
[탄성]
[흥미진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열린다]
신인상 타는 게 뭐 대단하다고 이렇게까지 해?
(이영) 자존감 도둑 소리 들었어
오늘은 채워 주려고
당신도 해효한테 칭찬해 줘
애를 너무 나약하게 키워, 당신은
온순하고 밝게 키웠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격이야
(이영) 사람들이 좋아해야 일도 잘돼
당신 김 이사장 배배 꼬여서 싫다며?
해효랑 걔랑 갖다 대면 안 되지!
김 이사장, 아주버님이랑 성격 비슷해
(이영) 우리 해효도 양육 태도가 잘못됐으면 그런 성격이 될 수 있었다고
형 얘기는 왜 하냐? 성질나게!
(해나) 오늘 밖에 나가면 안 돼?
안 돼
(이영) 가족 중에 누군가 기쁜 일이 생겼을 때는
함께 축하해 줘야 돼
이건 우리 가족 규칙이야
[TV에서 환호성이 흘러나온다]
[해나의 한숨]
(TV 속 기자) 이쪽요!
(해효) 머리 너무 힘준 거 같지 않아?
(정하) 아니야, 괜찮아
(혜준) 안정하 씨는 원해효 씨 일 할 때는 제 일은 내팽개치시나 봐요?
당연한 거 아니야?
(해효) 안정하 씨는 맨 처음 내가 발견한 메이크업 아티스트야
그건 아니지
(혜준) 내가 소개해 줬잖아, 처음에
내가 돈이 없어서 너한테 뺏겼지
(정하) 또 시작이다
차라리 둘이 사귀어
너희들 사랑 놀음의 희생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함께 웃는다]
(해효) 최우수상 시상자 민수 형이더라?
시상만 하고 바로 가지는 않겠지?
미리 얘기해 놔야겠다, 민재 누나한테
너 상 타면 민수 형한테 타겠네, 좋겠다
- 탈 수 있겠냐? - (도하) 해효!
[도하가 해효의 어깨를 툭툭 친다]
(도하) 여기 있었네?
오늘 신인상 네가 탈 거야
(해효) 경쟁자들이 세
(도하) 그래도 네가 타 '잡아라'가 제일 잘됐어
너하고 오른 후보들 작품 중에
그럼 최우수상은 혜준이가 타겠네
(해효) 후보들 작품 중에 혜준이 작품이 제일 잘됐잖아
너는 오늘 말이 있으면 가는 말이 있어야지
(태수) 도하 이번에 잘했잖아 너 옆에서 봤잖아
(민재) 애들 말하는 데 채신없이 이사님이 끼고 그러세요
안녕하세요, 인사했어요
매니저의 기본은 인사라고 배웠습니다
그래그래
[옅은 웃음] (태수) 좋겠어, 혜준이 잘돼서
그, 첫 끗발이 개끗발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그렇게 끝까지 잘될지는 모르겠지만
(민재) 첫 끗발일 때
혜준이 대표님이랑 있을 때인데
[민재의 옅은 웃음]
혜준이 좀 데려갈게요
[한숨]
(혜준) 왜 그러는데? [민재의 들뜬 신음]
[놀란 신음]
시상식 시간에 딱 맞춰 올 줄 알았는데 미리 왔어
대기실에 있대
[신난 탄성]
(민재) 빨리 와
- (혜준) 안녕하세요 - (민수) 어, 혜준아
(민수) 야, 오랜만이다 [혜준의 웃음]
너 오늘 사회라며?
(혜준) 형 왔다길래 인사하러 왔죠
(민수)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사성 참 밝네
요만할 때부터 봤는데 많이 컸다?
(민재) 그때랑 지금이랑 키는 똑같을걸요?
[민재의 수줍은 웃음]
[입 모양으로] 누구?
매니저
(혜준) 형 팬이라고 사인받고 싶대
[웃으며] 아…
(혜준) 왜 이래?
이 누나가 이런 누나가 아니거든 [민재의 긴장한 숨소리]
(민재) 제가 진짜 좋아하거든요
송민수 씨 나오는 드라마, 영화 다 봤습니다
- (민수) 감사합니다 - (민재) 이민재예요
(민재) 꼭 제 이름 넣어서 사인해 주세요
[발랄한 음악] 네
[민재와 민수의 웃음]
(민수) 오늘 네가 상 받아?
- 몰라요 - (민재) 가르쳐 주지를 않아요
(민재) 사회까지 보는데 가르쳐 줄 수도 있지
너무 빡빡하게 구는 거 같지 않아요?
아, 이런 스타일이시구나?
(혜준) 아니야, 여기서 좀 더 나가
여기요
[감격한 숨소리]
(민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혜준) 이따 시상식 끝나고 볼 수 있어?
해효도 형 엄청 보고 싶어 해
어, 해효도 신인상 후보 올랐더라
오늘 둘 다 상 받으면 나한테 뭐 해 줄 거야?
타기만 하면 뭐든 해 드립니다
(민재) 저는 못 타도 뭐든 해 드리겠습니다
- 누나, 하지 마 - (민재) 알았어
(민재)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정말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 (민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민수) 저도 반가웠습니다, 네
이따 봐
[입 모양으로] 어, 이따 봐
- (민재) 감사합니다! - 네
-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 (민수) 네, 네
[민재의 웃음]
[문이 달칵 닫힌다] 어, 정신없어, 아
(도하) 형
나 오늘 상 타는지 확실히 알아봐
못 타면 지금 집에 갈 거야
(태수) 90%는 네가 탄다니까?
어? 아무리 혜준이가 핫하다고 해도
야, 신인상도 못 탄 애한테 최우수상 주겠냐고
(민수) 2019년 OVN 연기 대상 최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수상자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네, 이분이시네요
'왕의 귀환' 사혜준, 축하드립니다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 [당당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감사합니다
(혜준) 이런 날이 오네요
1년 전까지만 해도
전 이름 없는 배우이면서 알바생이었습니다
그때 저를 응원해 주고 지지해 줬던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피식 웃는다]
그리고
[초침이 째깍째깍 돌아간다] (TV 속 혜준) 아낌없이 주는 나무 팬 여러분
[TV 속 팬들의 환호성]
[아련한 음악] 제가 모델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해 준 여러분 응원
잊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뭐든 다 해 주고 싶은 우리 다혜준다
[TV 속 팬들의 환호성]
감사합니다
[TV 속 관객들의 박수]
[TV 속 관객들의 환호성]
(태경) 이제 와인 열렸겠다
[한숨 쉬며] 우리끼리 한잔하자
[태경이 와인을 주르르 따른다]
(해나) 오빠한테 다시 전화할까?
안 받는다며
[한숨 쉬며] 놔둬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물이 쏴 흘러내린다] [진우가 코를 훌쩍인다]
(진우) 너도 혜준이처럼 최우수상으로 건너뛰어
까짓 신인상? 야, 그냥 줘 버려
[물이 뚝 끊긴다]
까짓 신인상
나도 혜준이 따라가면 된다
빨리 나가자, 사진 찍어야지
[문이 탁 여닫힌다]
[숨을 후 내뱉는다]
[숨을 하 내뱉는다]
(진우) 우리 민수 형님이 중앙에 서시고
야, 너희 쭈구리
민수 형님 양옆으로 서
(민수) 그래도 되나?
- (해효) 야, 우리가 쭈구리면 넌? - (진우) 나?
(진우) [웃으며] 나는 쭈구리 친구 쭈구리
[민수가 피식 웃는다]
(민수) 내가 낯을 좀 가리는데 마음에 드네 [혜준의 웃음]
(진우) 감사합니다, 형님
나도 그 안에 들어가고 싶다
들어와
누나
[진우의 의아한 신음]
(민수) 그래, 같이 찍어
(진우) 여기 이거 누르시면 돼요
(민재) 응
(진우) 앗싸
(민재) 하, 나도 그 안에 들어가고 싶다
(혜준) '하나, 둘, 셋' 하고 찍어
(민재)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민재) 이제 가야 돼, 부모님 기다리셔
(혜준) 먼저 가시라 그러지
(진우) 우리 엄마가 난리다 너 얼굴 보고 간다고
(해효) 난 빠질래, 집에 가야지
(진우) 그래, 해효는 집에 가야지 해나가 너 걱정하더라
해나가 연락했어?
(진우) 어?
걔랑 나랑 연락하는 거 이상하냐?
아니, 누가 이상하대?
(혜준) 둘 다 안 이상해, 가자
[진우의 어색한 웃음]
(민재) 오래 기다리셨죠? [가족들의 웃음]
[경미의 탄성]
(경미) 혜준아, 너 오늘 정말 멋있었어
나도 다혜준다 회원이야
우리 회원들이 네가 말해 줘서 너무 좋아해
(민기) 넌 떨지도 않고 어떻게 그렇게 말을 잘하냐?
(애숙) 배고프지 않아?
(혜준) 이제 긴장 풀리니까 배고프긴 하다
(민재) 제가 식당 예약해 놨거든요? 다 같이 그리로 가시죠
[웃으며] 치영이가 안내할 거예요
(치영) 이쪽으로 오세요, 이쪽으로
(민재) 가시죠
(치영) 이쪽으로 오세요 [민재의 웃음]
(혜준) 누나, 정하 못 봤어?
(민재) 아, 내가 오늘 정신이 없다
응, 가자
오늘 두 배로 갚아
(해효) 또 안 된다고 할 거야?
(민재) 아유, 아니에요, 아, 예, 감사합니다
아, 네, 조만간 봬요, 네, 네
[민재의 웃음]
[잔잔한 음악]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전화벨이 울린다]
[터치 패드 조작음]
(해효) 왜?
[술 취한 목소리로] 어, 너 어디냐?
와라
(도하) 와서 술 마시자
(도하) 너나 나나 오늘 엿 됐잖아
(해효) 지금 친구랑 같이 있어
혹시 사혜준이랑 있어?
(도하) 넌, 씨, 밸도 없어?
너 많이 취한 거 같다
아이, 고상한 척 좀 하지 마!
(도하) 사혜준 잘되는 거 누구보다 네가 제일 싫잖아
왜 위선 떨어!
[통화 종료음] [해효의 헛웃음]
(해효) 위선자라는데?
우리 엄마는 '근성이 없다', '정체되어 있다'
오늘 나오기 전 들은 말은
'신인상은 타 봐야'
'최우수상 후보 오른 혜준이보다 못하다'
[헛웃음 치며] 근데 그 초라한 상도 못 탔네?
아, 나 배고프다
(해효) 진지한 얘기 하는데 아무튼 넌…
[정하의 웃음]
뭐 먹을 거야?
[만족스러운 신음] [해효가 뚝배기를 박박 긁는다]
[웃음]
너도 배고팠구나?
(정하) 아, 야, 천천히 먹어
[구역질한다]
[아련한 음악] [해효의 사레들린 기침]
왜 그래?
[해효가 웩웩거린다]
[해효의 힘겨운 신음]
[해효가 웩웩거린다]
[해효가 기침한다]
[가쁜 숨소리]
[한숨]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정하) 병원 안 가도 돼?
(해효) 원래 스트레스 심할 때 음식 먹으면 토해, 좀 예민해
아, 그럼 안 먹는다고 하지
널 어떻게 거절하겠니?
[한숨]
신인상 너무 타고 싶었어
(해효) 다른 상은 평생에 몇 번씩 탈 수 있지만
신인상은 한 번이잖아
혜준이랑 비교당하는 거 너무 싫어
[마우스 휠 조작음]
[경준의 한숨]
아, 이 새끼들 고민되네
한 놈만 패자
[흥미로운 음악]
[한숨 쉬며] 아니다, 두 놈 다 패자
[마우스 클릭음]
[경준의 한숨] [마우스 클릭음]
(경준) 아, 이 새끼 내가 다른 기사에서도 봤는데
따라다니면서 다네?
쯧, 씨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인기척이 들린다]
(민기) 혜준이 수고했어, 고생했어 [혜준이 호응한다]
[민기의 탄성]
(애숙) 아유, 피곤하다, 아버님, 물 드릴까요?
(민기) 어, 그래, 아이고
나도 줘
[민기의 피곤한 숨소리]
(경준) 다녀오셨어요 [민기가 호응한다]
(영남) 너 친구들하고 논다고 하더니 언제 들어왔어?
(민기) 같이 갔으면 좋잖아
혜준이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할아버지 감사하다고
(애숙) 엄마 사랑한다고도 했어요
[민기와 애숙의 웃음] (경준) 다 봤어요, 실시간으로
너 아빠만 쏙 빼놨더라? [애숙이 물을 조르르 따른다]
[애숙의 어색한 웃음]
(애숙) 엄마한테 했으면 아빠한테 한 거나 마찬가지야
(영남) 네 얘기도 안 했어
(경준) 난 거기 안 갔잖아
너 지금 말해 봐
아빠한테 감사해, 안 감사해? 왜 거기서 말 안 했냐?
형 너는 유치하게
(경준) 말하기 곤란하니까 일어나네
(애숙) [어색하게 웃으며] 너는 애가 왜 그래? 기분 좋은 날
(경준) 내가 아빠를 몰라?
아빠 성격에 마음 상했다니까, 쯧
[영남의 못마땅한 신음]
(민기) 너 왜 일어나?
아, 들어가 쉬려고
(영남) 아유, 너무 짜게 먹었나, 아
[애숙의 못마땅한 신음]
아니, 말 안 했잖아
혜준이가 당신 미워서 빼먹은 건 아니야
하, 참
아이, 섭섭한 것도 아니고 '미워서'까지 가는 거야?
(영남) 내가 쟤한테 그렇게 못되게 했냐?
(애숙) 아니, 그건 아니야
좋냐? 공개적으로 사랑한다는 말 들어서?
(영남) 아, 어떻게 한마디를 해도
아빠한테 '감사합니다 해야지'라는 말을 안 해?
(애숙) 취해 있었어, 사랑한다는 말에
[한숨 쉬며] 만감이 교차하더라
해 준 것도 없는데 사랑한다잖아
당신하고 결혼해서 고생하면서 산 보람이
오늘에야 생겼어
자식 잘되니까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를 않네
[차분한 음악]
[감격한 숨소리]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새근거린다]
(치영) 이쪽에 놔 주세요
네
[민재의 놀란 신음] 어, 그건 이쪽에 놔 주시고요
- (치영) 주세요, 저 주세요 - (민재) 아, 선물 엄청 들어오네
[기사의 힘주는 숨소리]
(치영) 주세요, 주세요
아, 사장님
네,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민재) 감사합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경쾌한 음악] [탄성]
[민재의 웃음]
완전 떴다, 내 배우 스타다!
이제 완전 꽃길만 펼쳐져 있어
설레발 노, 노, 노
설레발이 아니라 팩트야
[민재의 웃음]
(민재) 우리 사 스타님 어디까지 오셨나?
[통화 연결음]
어디야?
(혜준) 주차장이야, PT받다가 좀 늦어졌어
감독님한테 촬영 언제부터인지 물어봤어?
(민재) 다음 달부터야
바로 시작이야, 워커홀릭 스타님
(혜준) 난 일하는 게 좋아
그동안 못 했던 일 싫증 나도록 할 거야
[기어 조작음] 지금 올라간다
[안전벨트를 딸깍 푼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형사) 안녕하세요
서울 강남 경찰서 수사과 형사 1팀 이진영 형사입니다
사혜준 씨 맞으시죠?
(혜준) 예, 맞는데요
(형사) 찰리 정 씨의 사망 사건 관련해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위해서
[무거운 음악] 저희 서로 출석을 부탁드리려고 연락드렸습니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 찰리 정이 오늘 아침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앵커) 경찰은 일단 정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걸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차분한 음악]
"영원히"
"원해효"
(혜준) 2020년
새해는 밝았다
[흥미진진한 음악]
(혜준) 암만 생각해도
'안정하 스튜디오'가 제일 좋은 거 같아
(애숙) 혜준이가 집을 사든 뭘 하든
우리가 얘기할 건 아니라고 봐
빚 갚을게요
(민재)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그런 기사 쓰시면 안 돼요
혜준이가 남자를 사랑한대
(경준) 하, 이건 고소해야 돼
(정하) [울먹이며]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해
(민재) 네가 망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혜준) 망하기 바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잘되기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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