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기록 11
(혜준) 주차장이야, 피티받다가 좀 늦어졌어
감독님한테 촬영 언제부터인지 물어봤어?
(민재) 다음 달부터야
바로 시작이야, 워커홀릭 스타님
(혜준) 난 일하는 게 좋아
그동안 못 했던 일 싫증 나도록 할 거야
[기어 조작음] 지금 올라간다
[안전벨트를 딸깍 푼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형사) 안녕하세요
서울 강남 경찰서 수사과 형사 1팀 이진영 형사입니다
사혜준 씨 맞으시죠?
(혜준) 예, 맞는데요
(형사) 찰리 정 씨의 사망 사건 관련해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위해서
[긴장되는 음악] 저희 서로 출석을 부탁드리려고 연락드렸습니다
[옅은 한숨]
좀 전에 정확하게 못 들었는데
어느 경찰서라고 하셨죠?
(뉴스 속 기자) 강남구 논암동의 한 주택입니다
경찰이 출입 금지선을 쳐 놓고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통화 연결음]
이곳에서는 한국 천재 패션 디자이너 찰리 정
본명 정진수 씨는 오늘 오전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혜준) 어
너 정 선생님 사망 뉴스 봤어?
(혜준) 아니, 나 지금 경찰서 가는 중이야
참고인 조사 받으러
며칠 전에 부재중 통화 들어와 있었어
[TV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아, 그래?
- 너 놀랐겠다 - (혜준) 엄청 놀랐어
난 이따 빈소 갈 건데 넌 어떡할래?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라파르"
"라파르 프린세스 드레스"
(경미) 언니
어때?
(애숙) 예쁘다
에이, 영혼 없는 대답이네
언니는 왜 안 고르고 있어?
내가 백화점에서 옷 사는 거 봤어?
지금은 그때랑 달라졌지
(경미) [큰 목소리로] 사혜준 엄마인데
(직원) 사혜준?
[놀라며] 배우 사혜준 어머니세요?
(애숙) 아, 네
(직원) 어머, 어머니!
(애숙) 아, 네
(직원) 제가 어머니한테 꼭 맞는 옷 골라 드릴게요
(애숙) 아니, 전 오늘 사려고 온 게 아니라
친구 옷 봐 주러 왔어요
(경미) 언니, 내가 친구는 아니지
제가 동생이에요, 친동생은 아니지만
이 집안하고 우리 집안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예요
(직원) 차라도 드릴까요?
- (경미) 탄산수 없어요? - (직원) 있어요
[경미와 직원의 웃음]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경미) 언니, 진짜 안 살 거야?
사혜준 엄마인데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
(애숙) 나 옷 입은 게 초라해 보여?
(경미) 그건 아니고
기분이가 있잖아
(애숙) 혜준이가 돈 많이 버는 거랑 나랑 무슨 상관이야?
(경미) 부모인데 왜 상관이 없어?
말은 안 하지만 분명히 계획이 있을 거야
무슨 말 없었어?
(혜준) 엄마
(애숙) 어, 뭐, 뭐 줘? [애숙이 식기를 달그락거린다]
우리 집 빚 얼마야?
(경미) 이사 가자 그래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애숙) 혜준이 얼마 버는지도 모른다니까
해효네 옆집으로 가
(경미) 혜준이 재력이면 갈 수 있어
빚은 오빠보고 갚으라 그러고 오빠 빚이잖아
왜 자식이 빚을 갚아야 돼?
그러니까
왜 혜준이 번 돈에 우리가 관심을 가지라 그래?
난 걔한테 조금이라도 돈 얘기 하고 싶지 않아
언니는 해도 돼
오빠가 하면 그렇지만
(영남) 여기가 원장실이고 여기에 비품실 세우고
나머지 큰 홀로 만들어 달라는 거잖아?
아, 이거 금방 끝나겠네
(장만) 말하면서 웃음이 얼굴에서 새네, 우리 형님
아, 내가 뭐랬어
혜준이 이번에는 진짜 다르다고 했잖아
야, 진짜로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다
(장만) 형, 고생 끝났어
이제 아들 밥 먹고 살 수 있겠다 [영남의 웃음]
아이고, 우리 진우 이 새끼는
오늘 아침에도 10만 원 달라 그래서 내가 줬잖아
[웃음] 직장을 다녀도 제 용돈도 못 벌어 써
(창민) 아, 형님들, 왔습니다
- (장만) 어, 왔어? 일단 앉아 - (영남) 어, 왔냐? 어
[힘주는 신음]
(창민) 형님, 축하드립니다
[웃음] 이제 이 동네 뜨시는 거 아니에요?
(호철) 야, 야, 야, 뜨고도 남지 혜준이 스타 됐는데
오늘 저녁도 한턱 쏘세요
(영남) 아, 이 자식이
(장만) 야, 그저께도 형이 샀잖아
(창민) 아, 오늘은 오늘의 해가 뜨잖아요
형님, 돈 많이 들어오면 돈 더 쓰셔야 더 많이 들어와요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영남) 이 새끼들이 남의 속도 모르고
(영남) 야, 혜준이가 많이 벌지 내가 버냐?
혜준이, 아직 형 용돈 안 줘?
(장만) 아, 그럼 안 되지!
돈을 그렇게 많이 버는데
(영남) 아, 밥 쏘면 되잖아
아, 뭐 먹고 싶어? 1인당 5천 원 이하로
[호철의 한숨] (장만) 아, 됐어
야, 5만 원짜리 한정식 먹으러 가자
- (창민) 아, 거기 좋겠네 - (장만) 오케이!
(호철) 소고기 먹자, 한우 먹자, 오늘 소고기 먹자
(영남) 없던 걸로 해, 없던 걸로 해
(창민) 아, 있던 걸로, 있던 걸로! [호철의 탄식]
(여자) 혜준이 오빠랑 친한 척 좀 하지 마요
[이영의 헛웃음]
[내려오는 발걸음] 누가 친한 척을 한다 그래?
(이영) 상갓집 가?
찰리 정 선생님
아까 뉴스 나오더라
그 선생님 무대 메인으로 많이 안 섰지, 넌?
혜준이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셨어
- 혜준이는 안 가겠다? - (해효) 나랑 같이 가기로 했어
허, 참
(이영) 아니, 걔네 매니저 누구니?
걔 인터넷 댓글 보면 찰리 정하고 관련된 악플 많아
괜히 갔다가 구설수나 오르지
(해효) 혜준이가 핫하니까 그딴 말들 하는 건데
뭐 하러 거기에 휩쓸려? 걔는 그런 애 아니야
[헛웃음]
넌 진짜 속도 좋다
아,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이영) 친구라도 경쟁자잖아
아휴, 엄마는 요즘 잠을 못 자, 너 때문에
신인상이라도 탔어야지
아빠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어
[이영의 한숨]
엄마 또 잠 못 잘 일 말해 줄까?
뭔데?
(해효) 혜준이 이번에 들어가는 드라마 나도 해
- 누구 마음대로? - (해효) 언제나 그랬듯 내 마음대로
네 마음대로라고 착각한 거겠지
(이영) 결정적인 순간에 엄마가 있었어
'잡아라' 네가 하고 싶대서 내가 어떤 짓까지 했는지 알아? [긴장되는 음악]
(태수) 사과하신다고 오셨잖아요
[떨떠름하게 웃으며] 왜 말씀이 없으시나?
암만 생각해 봐도
(이영)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태수)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금까지 생각나는 건
[헛웃음]
'순진한 애들 데려다가 착취해 먹는 인간'
[코웃음]
근데
[잔을 탁 내려놓으며] 진짜 사과받고 싶은 거 맞아요?
(이영) 이 이사님 조금 알아봤는데
이런 말에 상처받을 사람 아니던데?
친해지고 싶습니다
사과 핑계로 한 번 더 뵈려고
이렇게 나오니 좀 호감이 생기네
나한테 뭘 얻고 싶은데요?
인맥과 투자처
약간의 호감?
(이영) 내가 너 아니면 그런 인간을 왜 상대하고 있겠어?
(해효) 하, '잡아라' 캐스팅
박도하가 감독님한테 말해서 된 거야
이태수랑 상관없어
[헛웃음]
아, 그럼 내가 속은 거야?
[기가 찬 숨소리]
(이영) 내가 이태수한테 소개해 준 회사 대표만 몇 명인지 알아?
나한테 말을 했어야지
(이영) 여기서 네가 알아야 될 건
엄마는 널 위해선 엄마가 진짜 싫어하는 일도 한단 거야
'평범' 캐스팅에 너하고 혜준이 놓고
감독하고 PD하고 저울질할 때 엄마가 개입했어
또 네가 그렇게 자랑하는 SNS 팔로우?
[문이 달칵 열린다]
(해나) 웁스
[해나의 어색한 웃음]
아, 두 분이 심각한 얘기 하고 계신 거 같은데
저는 빠지겠습니다
(이영) 넌 어디 가? 방학인데
스터디
[한숨] (해효) SNS 팔로우 뭐?
아, 맥 끊겼어, 다시 얘기하기 싫어
(이영) 하, 다음 주에 소개팅해
무슨 소개팅!
(해나) 안 해
엄마 요즘 신경 날카로워
(이영) 오빠 하나로 족해, 엄마 신경 긁는 거
네가 가진 것 어느 하나
너 혼자 힘으로 가진 건 없어
제발 현실을 좀 알아
[해나의 한숨]
(해나) 오빠 너 때문에 나 뭐니?
[문이 달칵 여닫힌다] 나 아니어도 소개팅은 하는 거야 남자 친구 없잖아
너라도 엄마 말씀 좀 들어라
[해나의 어이없는 숨소리]
[한숨]
[경찰서 안이 분주하다]
(혜준) 1년 넘었어요, 만나 뵙지 못한 지
(형사) 아, 근데
아니, 왜 전화했을까요?
문자 메시지 아직 확인 안 하셨나요?
[휴대전화 진동음]
[형사가 입소리를 씁 낸다]
- 잠깐 전화받아도 될까요? - (형사) 받으세요
(혜준) 어, 누나
(민재) 어떻게 된 거야, 주차장이라며? 왜 안 올라와?
지금 경찰서야
(혜준) 찰리 정 선생님 돌아가셔서 참고인 조사 받고 있어
거기를 혼자 갔어? 아니…
(민재) 그렇게 중요한 문제를 왜 나하고 상의도 안 하고 가?
빨리 가 봐야 된다는 생각밖에 안 했어
(민재) 너, 알아? 너한테 달리는 악플
거의 다 그 선생님하고 관련된 거라는 거?
사실 아니잖아
언제 끝나?
(혜준) 지금 시작했어
끝나고 해효랑 장례식장 가기로 했는데…
나랑 회의하기로 했잖아
(혜준) 말을 끝까지 좀 들어
사건 종결될 때까지는 장례 못 치른대
내가 갈게, 지금
[통화 종료음]
[한숨]
(치영) 형 차 어디 있어요?
(민재) 우선 타! 그걸 왜 지금 물어?
(혜준) 저 뒤쪽에 있어
(치영) 누나 무섭다
[의미심장한 음악]
[안전벨트를 딸깍 채운다]
[기어 조작음]
[민재가 안전벨트를 딸깍 푼다]
너 정신이 있는 애야, 없는 애야?
대체 왜 이렇게 화가 나 있는 거야?
너 지금 위치가 어떤지 몰라?
(민재) 할리우드 에이전시에서 또 연락 왔었어
마크 제임스 감독 에이전시에서도 연락 왔어
이번에 방문하면 너 만나 보고 싶대
[수납함을 탁탁 치며] 세계적인 감독이 널 만나러 온다고!
그게 한 사람 죽음보다 더 중요해?
(혜준) 한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졌어
유불리 따져서 행동해야 돼?
그 순간까지 계산하는 인간으로 살았으면 좋겠어?
어, 그랬으면 좋겠어!
지금 이 순간에도
네가 망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민재) 너도 알잖아
그 선생님하고 너하고 엮어서 자꾸 악플 올라오는 거
왜 그런 사람들한테 먹이를 줘?
망하기 바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잘되기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도 있어
[차분한 음악]
(혜준) 누나
난 세상의 선한 힘을 믿어
그러니까 내가 스타가 된 거야 내가 스타가 된 과정을 봐
기적이야, 이게 어떻게 인간의 힘이냐?
누나 마음 아는데, 고마운데
선생님 가시는 길에
꽃 한 송이라도 놓고 싶은 내 마음도 알아줘라
[코를 훌쩍인다]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잘나고 싶냐?
[한숨]
[안전벨트를 딸깍 풀며] 우리 누나 마음이 이렇게 약해서 어쩌나?
(혜준) 이래서 우주 대스타 사혜준을 지킬 수 있겠어?
어?
저리 가
(민재) [훌쩍이며] 기자가 보기라도 했으면…
하, 생각하기도 싫어
[민재가 훌쩍인다]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안녕하세요, 이사님
[문이 탁 닫힌다] (태수) 뭐야?
우리 김 기자님 요즘 얼굴이 점점 피시네?
[수만이 피식 웃는다]
어? 왜 그래?
카메라, 어, 샤워 받아서 그러시나?
(수만) 아, 아직 고정 아닌데요, 뭐
선배들이 딱 자리를 잡고 있어 갖고
제일 잘나가잖아요 단독 기사 또 냈던데
그래 봤자 월급쟁이인데요, 뭐
쯧, 작은 오피스텔이라도 내 거 하나 있으면 좋겠어요
뭐, 금방 사게 되지 않겠어요?
나와서 유튜버 해도 되잖아
(태수) 우리 회사가 셀럽들 매니지먼트도 해요
[웃음]
아유, 무슨 셀럽!
되고야 싶죠
(태수) 하, 나는 김 기자 이런 게 너무 좋아 [수만의 웃음]
아, 솔직한 거
씁, 그래서 제가 운도 따라 주나 봐요
저 사혜준 봤어요, 경찰서에서
[의미심장한 음악] (수만) 참고인 조사 받았더라고요?
그래서 나 만나자고 하셨구나
(수만) 누구보다 사혜준에 대해서 잘 아시잖아요
더구나 이사님이 모델 할 때 매니저셨잖아요
뭘 알고 싶은데요?
찰리 정과 사혜준
사귀었었나요?
또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아휴
(태수) 어떻게 대답을 해 줄까요?
(수만) 드라마틱하게요
저 나중에 드라마 작가 할 생각 있거든요
약속 취소됐어
네가 있는 데로 갈게
[밝은 음악]
[정하의 옅은 웃음]
미안, 여기까지 오라고 해서
(해효) 바쁘시다고 하니 안 바쁜 내가 움직여야지
뭐 먹을래?
- (해효) 여기서 강의하는 거야? - (정하) 응
(해효) 만나자는 용건부터 듣고 밥 먹자
중요한 얘기가 뭐야?
난 너한테 항상 고마움을 갖고 있어
(해효) 음, 좋은 태도야
너도 알다시피 내가 숍을 차렸잖아
근데 고객이 많지를 않아
[웃으며] 어떡하니?
(정하) 하, 너 되게 좋아한다?
(해효) 나한테 더 고마울 거 아니야 고객이 귀하니까
그래서 널 정리할 거야
(해효) 날? 왜?
(정하) 씁, 안전한 인맥에 안주하다가 굶어 죽을 거 같아서
남자 메이크업은 단조롭고 재미가 없어
여자 메이크업은 훨씬 섬세하고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올 때가 많아서 재미있어
(해효) 사실 남자는 메이크업보다는 헤어가 더 중요해
(정하) 그러니까
너희들이 날 위해서 항상 메이크업 출장 불러 주는 거 아는데
이제 그만하고 싶어
- 아예 그만두겠다고? - (정하) 아니
지금처럼 항상 대기 타야 되는 거 말고 특정한 행사 때만 할게
(정하) 물론 너희들이 원한다면
너한테 먼저 말하는 거야 혜준이한테 아직 말 안 했어
일단
나한테 먼저 말한 건 마음에 든다
그리고 또 마음에 드는 건
내가 정리하기 전에 네가 먼저 정리해 줘서
(정하) 고맙다
(해효) 어떻게 알았냐?
(정하) 그동안 너희들한테 배려 많이 받았어
형편상 눈 질끈 감고 있었는데
더 그러다가는 너희들한테 너무 의존적이 될 거 같아서
의존적인 게 나쁜 건가?
(정하) 나쁜 거야
시간이 오래되면 그 사람 없이 살 수 없는 거니까
그럼 좋은 거 같은데
(정하) [웃으며] 공포 영화 찍을래?
[잔잔한 음악]
(정하) 안녕하세요
(학생들) 안녕하세요
(정하) 어…
오늘 일일 강사를 맡게 된 메이크업 아티스트 안정하입니다
다들 진로 설계관에서 적성 검사 하셨죠?
(학생들) 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적성에 맞아 되고 싶어서 오신 거예요?
[학생들이 저마다 대답한다] - (학생1) 그냥 왔어요 - (학생2) 심심해서요
제가 오기 전에 여러분들께 질문지를 드렸는데
가장 많이 한 질문이
'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려고 했었나?'
(정하)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 가기 전에 머리를 감으면
엄마가 꼭 얼굴에 로션을 발라 주셨어요
로션을 바를 때 닿는 엄마의 손길이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다른 사람들과 그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학생들의 탄성] (학생3) 멋있다
[마우스 클릭음]
- (학생4) 어, 뭐야? - (학생1) 헐, 뭐야?
[학생들이 저마다 말한다]
[정하가 키보드를 탁 누른다]
"전, 후"
- (학생5) 뭐야? - (학생6) 뭐야? [학생1의 탄성]
- (학생2) 애프터가 너무 예뻐 - (학생1) 진짜 이쁘다
(정하)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외모를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과 동시에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그런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은행 안이 분주하다]
[전화벨이 울린다]
네, 여보세요?
아, 네, 지점장님
네, 알겠습니다
[차장이 수화기를 달칵 내려놓는다]
(차장) 부행장님 오셨대
지나가는 길에 사 주임 보려고
절 왜요?
[문이 탁 닫힌다]
(차장) 사경준 주임입니다
사혜준 씨 형
(부행장) 반가워요
우리 은행에 이런 인재가 있었네?
(지점장) 아, 사혜준 씨 우리 은행 모델로 추진 중이야
사혜준 씨 우리 은행하고 거래는 하고 있지?
(차장) 그럼요
[익살스러운 음악] 뜨기 전에는 밥 사 달라고 은행 앞으로 오기도 했습니다
사 주임이 제 사인도 받아다 줬고요
(지점장) 아이, 그럼 우리 은행 VIP겠네
요즘 광고 엄청 찍던데
왜 나랑 식사 자리 안 만들어?
[차장과 지점장의 웃음]
[어색한 웃음]
[옅은 웃음]
(차장) 지점장님 말씀 들었지?
사혜준 씨랑 식사 자리 언제 잡을 거야?
(경준) 제가 언제 잡는다고 했어요?
(차장) 안 잡는다고도 안 했잖아
(경준) 먼저 들어가세요 저 화장실 좀 갔다 갈게요
우리 은행 보배 사경준 주임
파이팅
(차장) 힘내
(경준) 뭐야, 왜 저래? 씨
도저히 이렇게 못 살아
[한숨]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네
PDF 저희도 따고 있어요
보내 주시면 고소할 때 같이 쓸게요
[치영이 수화기를 달칵 내려놓는다]
(민재) 악플과의 전쟁이야
스타가 됐다는 반증이기도 해
박도하 팬들이, 어?
네가 자기네 오빠 상 뺏어 갔다고 악플 엄청 달아, 요즘, 쯧
(혜준) '게이트웨이' 끝나고부터 엄청 많아졌지?
어, 이상해
(민재) 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어
(치영) 역바이럴이라니까
그거 업체 쓰는 거예요
(민재) 그러니까
누가 왜 업체를 쓰냐고, 혜준이한테
광고 경쟁자?
넌 아는 거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
(치영) 나 나가서 짬뽕 먹고 와도 돼?
(민재) 짬뽕은 언제나 옳아
먹고 와
(치영) 아, 형
다음 스케줄 어떻게 돼?
(혜준) 네가 나한테 알려 줘야지 형이 알려 줘야 되냐?
쏘리
퇴근해도 돼, 내가 운전해서 갈게
(치영) 대표님, 갈게요
(민재) 가
[도어 록 작동음]
통장 확인했어? [문이 달칵 닫힌다]
정산 다 했어 [도어 록 작동음]
알아
재테크 어떻게 할 거야? 현금만 쌓아 둘 거야?
지금 그 집에서 계속 사는 거 무리 아니야?
(민재) 네 방도 없잖아
독립해, 강남으로
[휴대전화 진동음]
(경준) 오늘 가족회의 해요
안건은 혜준이 스타 된 걸로 받는 스트레스
뭔 스트레스?
(영남)
그렇지
형이 말하는데 아빠가 한 말씀 하셔야지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혜준)
혜준이가 삐졌나?
(장만) 이제 형 혜준이 눈치 보냐?
출세하고 볼 일이다
(영남) 아, 누가 눈치를 봐?
아이, 그, 거기다 놓으면 어떡해?
이쪽으로 빼놔야지
[영남의 못마땅한 신음]
[아파하는 신음]
(호철) 아이고 [장만의 놀란 신음]
[영남의 아파하는 신음] (장만) 아, 이걸 왜 들어!
(호철) 혀, 형님, 괜찮아요?
(장만) 괜찮겠냐? 이씨
병원 가자, 어?
아, 아니야, 안 가도 돼
[영남의 아파하는 신음] [장만의 다급한 신음]
[호철의 안타까운 신음]
(영남) 너는 왜 따라와 갖고
(장만) 안 갈까 봐 따라왔지
[문이 달칵 열린다]
(간호사) 사영남 씨
[영남의 힘주는 숨소리]
[영남의 아파하는 신음]
[영남의 아파하는 신음]
(장만) 심각한가요?
MRI상으로는 수술할 정도는 아닌데 통증이 심하시네요?
(장만) 오래 방치해 둬서 그래요
조심을 안 해요
(의사) 이제 조심 안 하시면
힘줄 더 약해져서 완전 파열될 수 있어요
그럼 재수술하셔야 돼요
(영남) 하, 어깨 쓰는 일로 밥 먹고 사는데
조심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어차피 어깨 망가지시면 일 못 해요
(의사) 당분간은 주사 치료랑 재활 치료 병행해 보면서 상태 보죠
(장만) 아, 예
[한숨]
(학생들) 안녕히 계세요
(정하) 조심히 가요
(해효) 내가 도와줘?
진짜 기다렸어?
심심하지는 않았어?
여기 재밌는 거 많더라
[피식 웃는다]
(해효) 좀 보다 갈래?
(정하) [웃으며] 재밌겠다
[휴대전화 진동음]
(혜준)
[휴대전화 조작음]
(정하)
혜준이 못 본 지 5천 년은 된 거 같아
슈퍼스타잖아
어, 슈퍼스타야, 잘돼서 너무 좋아
자주 못 만나는데도?
(정하) '아웃 오브 사이트 아웃 오브 마인드'가
적용되는 연애라면 빨리 끝나는 게 나아
그런 의미로 우리는 아주 바람직한 연애를 하고 있어
그 정도로 굳건해?
굳건해
(정하) 나 이제 집에 갈래
(해효) 넌 나만 보면 집에 간다 그러더라?
불안해, 요즘
숍 망하면 어떡해?
(정하) 진짜 고객이 너무 없어
영업 방식을 점검해 봐야 되겠어
여자 연예인 소개해 줄까?
(정하) 음…
두 가지 마음이 있어
소개받고 싶은 마음
'해효한테 너무 신세 졌다' 그러지 말자는 마음
[웃으며] 소개시켜 준다 그랬지 된다는 보장 없어
걔도 지금 하고 있는 담당자 있을 거야
[발랄한 음악]
(진우) 좋으냐?
(해나) 별로야
(진우) 그만 탈까, 그럼?
(해나) 아니
(진우) 뭐 먹을까?
(해나) 그래
(진우) 와, 맛있겠다 [해나의 탄성]
[만족스러운 신음]
엄마한테 거짓말했어
(해나) 스터디 간다고
아이, 뭐, 괜찮아
(해나) 엄마가 소개팅하래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나야 하지 말라고 하고 싶지…
(진우) 만
쯧,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되는 거니까
그에 따른 책임이 뭐야?
(진우) 책임지는 건
겨, 결혼하는 거냐?
[구역질하는 시늉을 한다] [진우의 웃음]
아, 그래그래, 그래, 결혼은 아니야
음, 결혼은
서로 책임지는 거야
내가 일방적으로 책임지겠다고 하면
씁, 그건 네 권리를 침범하는 거야
좀 똑똑해졌다?
[웃음]
매력 떨어져
(진우) 떨어, 어디, 어디, 떨어져?
[해나의 웃음] 잡아, 주웠다, 주웠다, 주웠다
도로 매력덩어리 됐네
[해나와 진우의 웃음]
우리 이렇게 만나서 웃을 수 있으면 된 거잖아
- 근데 있잖아, 오빠 - (진우) 응
난 결혼하고 싶어
[익살스러운 음악] [사레들린 기침]
자꾸 오빠랑 결혼하면 어떨지 궁금해져
(해나) 계속 웃을 수 있을까? 아니면 파탄일까?
계속 궁금해져
(정하) 난 바로 집에 갈 거야
잠깐만 볼 시간이 될까?
씁, 시간은 만들면 되지 않을까?
[방향 지시등 작동음]
"베이식 닷컴"
[한숨]
(민재) '짬뽕엔터 일 더럽게 못함'
'그냥 이제 짬뽕 좀 나왔으면 좋겠어'
'개싫음'
[헛웃음]
나도 싫어 너희만 나 싫어하는 줄 아니?
아니, 내가 무슨 일을 못했다 그래?
먹여 살리긴, 어?
나도 내 밥값은 한다고
[민재의 짜증 섞인 신음]
[휴대전화 진동음]
하, 쯧
[헛기침]
- 네, 김 기자님 - (수만) 대표님 [웃음]
제가 원래 용건만 말하잖아요
그, 사혜준 씨 찰리 정하고 사귀었다는 말 있던데
누가 그래요? 아, 말도 안 돼요
[코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아이, 그 바닥에서 버티려면 돈 필요하잖아요
(수만) 사혜준 씨 집 부자 아니잖아요
[한숨]
그럼 우리 사 배우 벌써 터졌죠
왜 이렇게 개고생했겠어요?
혜준이는 제가 모델 때부터 봤어요
[헛웃음]
아이, 모델 때부터 본 사람 어디 한둘인가?
(수만) 알았어요 [통화 종료음]
뭐야?
하, 기분 나빠
오늘 다 기분 나쁘네?
모델 때부터 본 사람, 뭐, 누구!
이태수?
아, 설마
자기가 너무나 잘 알 텐데
아, 이런 짓까지는 안 하겠지
할 수도 있겠지
아, 아, 모르겠어
닥치면 생각해
이것도 그만 봐
(태수) 대낮부터 좀 심한 거 아니냐?
너 내일 팬 미팅 하러 일본 가야 돼
[술에 취한 목소리로] 형이 여기서 놀라며
안전하다며!
(도하) [가슴을 탁 치며] 내가
마상이 너무 심해서, 응?
마음의 상처
[웃음]
최우수상 못 탄 게
엄청 힘들게 하네
인기상은 받았잖아
(도하) 인기상은, 씨
내 팬들이 열라 클릭질 해서 준 거고
[가슴을 탁 치며] 나 진짜
사혜준한테만큼은 지고 싶지 않아
[흥미로운 음악] (태수) 어째 내리막길이 더 빨라질 거 같다
(도하) 형 누구 팬이야?
저번에 대기실에서 혜준이 보던 표정이
꼭 헤어진 애인 보는 거 같더라?
[헛웃음]
[한숨] (태수) 얘도 여기까지 그냥 올라온 거 아니야
눈치 진짜 빨라
(도하) 왜?
혜준이 잘되니까 다시 맡고 싶어?
[도하가 손뼉을 치며 웃는다]
[풀벌레 울음]
(정하) 저기가 우리 집이야
에이, 여기 골목까지 안 들어와도 되는데
고집 세다, 너도 [해효가 피식 웃는다]
(정하) 여기, 여기 세워 줘 [기어 조작음]
[정하가 안전벨트를 딸깍 푼다]
바로 앞에 내려 주겠다는데도 고집 세다, 너도
네 고집에 꺾였잖아, 오늘은
[피식 웃으며] 고마워
[문이 탁 닫힌다]
[피식 웃는다]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한숨]
[병을 탁 내려놓는다]
뭐 하는 거야?
[웃음]
[잔잔한 음악] (정하) 아, 놀랐잖아
(혜준) 뭔데?
클렌징, 안 씻고 자다가 뾰루지 날까 봐
내가 그렇게 좋아?
(혜준) 내가 좋아서 내 피부까지 소중해?
아니
너무너무 소중해
[웃음]
(정하) 가족회의 있다며?
(혜준) 집에 바로 온다며?
바로 온 시간이 아닌데?
하, 바로 온 거 맞거든?
(정하) 보고 싶었어
[정하의 웃음] (혜준) 나도
[휴대전화 진동음]
누구야?
미워할 거야
[정하의 웃음]
(정하) 아, 왜 그래?
[통화 연결음]
- (정하) 어 - 너희 집 몇 호야?
책 두고 내렸어, 지금 갖다줄게
(정하) 아니야, 메이크업하러 만날 때 줘
잠깐이면 돼
너 아니면 네가 집 앞으로 나올래?
(정하) 미안해, 지금은 내가 안 돼
알았어
[통화 종료음]
[잔잔한 음악]
[한숨]
(정하) 오늘 주제는 뭐야?
(혜준) 내가 스타가 돼서 받는 스트레스란다
우리 형이
아, 그거 완전 공감
너까지 왜 그래?
진짜 나도 할 말 많아
해 봐
막상 하라면 못 하지
왜냐? 생각이 안 나
[정하와 혜준의 웃음]
너 벌써 그러면 어떡해?
(혜준) 나 몰래 술 많이 마시냐?
(정하) [웃으며] 아니야!
막상 만나면 좋으니까 생각이 안 난다고
섭섭할 때 적어 놔야 되겠어
[잔잔한 음악]
섭섭했어?
(정하) 섭섭했어, 아주 많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아니
(정하) 나 네 메이크업 전담 안 할래
왜?
섭섭해서?
여자 메이크업을 많이 하고 싶어 해효한테도 말했어
(혜준) 일에 있어서는 해효가 나보다 우선이군
(정하) 질투하는 건 언제나 좋아
[피식 웃는다]
[피식 웃는다]
난 네가 하는 모든 선택을 지지해
고마워
너도 그랬잖아, 나한테
함께 있는 시간 많이 못 내서 미안해
너만 못 낸 거 아니거든?
(정하) 나도 바빠
아시다시피 안정하스튜디오 대표입니다, 제가
그 스튜디오가 너 혼자 만든 거냐?
[피식 웃는다]
[혜준이 잔을 달그락 집는다]
[부드러운 음악]
(혜준) 여긴 메이크업 룸 하고
이쪽에는 고객 대기실
저쪽에는 화장실 하면 되겠다
(정하) 씁, 내가 준비하고 쉴 공간도 좀 있어야 되는데
[생각하는 신음]
(혜준) 응
[손가락을 딱 튀기며] 여기가 좋겠다
넌 어떻게 이렇게 공간에 대한 개념이 딱 들어와 있어?
우리 아빠가 목수잖아
이제 다 됐지?
아니, 이름 남았어, 뭐라고 하지?
(혜준) 암만 생각해도
'안정하스튜디오'가 제일 좋은 거 같아
(정하) 아, 내 이름 걸고 하는 거 좀 쑥스러워
네 브랜드 갖고 싶다며?
'안정하'만큼 널 잘 표현해 주는 네이밍이 어디 있니?
그래도 별로야
"안정하스튜디오"
[새가 지저귄다]
[문이 달칵 닫힌다]
(혜준) 축하해, 안정하스튜디오
(정하) [놀라며] 잘 키울게
냉장고도 너무 고마워
더 많이 도와줬어야 됐는데 미안
사극이라 지방 촬영 했잖아
피곤할 텐데 짬짬이 도와줘서 너무 고마워
(혜준) 마음에 들어?
(정하) 아니, 너무 마음에 들어
[정하의 웃음]
아, 이건 아빠가 보내 줬어
(혜준) 음, 여기랑 어울린다
이것도 아버님이 그렸어?
(정하) 아니, 이건 해효가 줬어
많이 도와줬어
밥 사 줘야겠다
[웃음] (혜준) 나 대신 도와줘서
(정하) 내가 차 타는 데까지 데려다주면 안 돼?
- 안 돼 - (정하) 왜?
내가 널 또 데려다주고 싶으니까
잘 가
자기 전에 문자할게
꼭 해, 가족회의 되게 궁금해
[정하의 옅은 웃음]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피식 웃는다]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영남) 이제 가라
우리 집 식구들한테는 비밀이다
(장만) 왜 숨겨야 돼?
평생 가족들 위해 쉬어 본 적 없이 일하다 다친 거야
당연한 거 갖고 무슨 생색이야?
(장만) 차라리 잘됐어, 이제 쉬어
혜준이 돈도 잘 버는데 뭐 하러 일하러 다녀?
혜준이한테 빌붙어 살려면 나 죽어 버릴 거야
형
내가 우리 아버지 원망을 얼마나 했냐?
근데 아버지처럼 살라고?
[영남이 혀를 쯧 찬다]
이, 자잘하게 먹는 거 사 줘 봐야 고마운지도 몰라
[헛기침]
목돈 만들어서 그냥 탁 내놓는 게 낫겠어
으응? [노크 소리가 들린다]
- (경준) 할아버지 - (민기) 왜?
[경준의 힘주는 숨소리]
저, 혜준이한테 이사 가자고 하세요
(경준) 혜준이가 할아버지 말이라면 잘 듣잖아요
무슨 이사? 어디로?
씁, 저, 멀리 갈 건 없고 그, 해효네 집 있는 데로
같은 한남동이잖아요
아, 거긴 엄청 비싸잖아
제가 이것저것 다 계산해 봤는데 [민기가 호응한다]
갈 수 있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경준의 놀란 신음]
아, 뭐, 왜?
아
뭐 해?
넌, 하, 잘 때 씻으면 되지 들어오자마자 씻냐? 쯧
(혜준) 이제는 씻는 거 갖고 시비냐?
(경준) 나와, 회의해야지, 할아버지
[헛기침] (혜준) 우선
회의 시작 전에 형이 나 때문에 무슨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고 싶어
(경준) 그럼 아주 자잘한 거부터 얘기할게
회사 사람들한테 식사비 지출할 때 많아
은근 바라, 사혜준 형이라고 [한숨]
근데 실질적으로 네가 돈 잘 번다고 해서
뭐, 나한테 오는 건 없잖아
아빠는?
난 없어
(경준) 아이, 뭐가 없어?
아빠가 그랬잖아
그, 주위 사람들이 '혜준이한테 뭐, 용돈 안 받냐?'
어? 뭐, '이사 안 가냐?' 그, 난리라며
(애숙) 나한테도 그러는데 그런 거에 왜 스트레스를 받아?
엄마는 원래 고상한 사람이잖아, 열외야
(경준) 아, 해효네 도우미 이제 나가지 마
하, 넌 꼭 내 일 갖고 하라, 하지 말라 하더라?
(애숙) 내가 언제 너 은행 다니는 거 갖고 가라, 가지 말라 하디?
엄마가 고생하는 거 같으니까 그러지
이 정도 고생 안 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애숙) 그래서 이 회의 하자고 한 이유가 뭐야?
[한숨]
(경준) 쯧, 아이, 뭐
지점장님이 혜준이랑 식사 자리 잡으래
(민기) 이사 가자고 하자며?
해효네 집 근처로
[민기의 한숨]
[애숙의 한숨]
(애숙) 혜준이가 집을 사든 뭘 하든
우리가 얘기할 건 아니라고 봐
더구나 가족회의에서 왜 그런 얘기를 해?
자기가 번 돈 자기가 알아서 쓰겠지
가족이잖아, 그리고 다들 조금의 피해도 보고 있잖아
(영남) 아, 이제 일어나자 그, 쓸데없는 소리들 하지 말고
(혜준) 빚 갚을게요
우리 집 빚 [잔잔한 음악]
(경준) 야, 엄마 아빠 빚을 왜 네가 갚아?
아이, 부모 빚을 왜 자식이 갚아?
우리 집이 그거 때문에 망한 집안인데
야, 그거 갚을 돈 있으면 이사 가
맞아
(애숙) 우리 돈 갚을 거 있으면
너 집 사서 나가, 강남으로
엄마는 경준이도 전에 독립하는 거 찬성했었어
너 자기 방 없이 자라게 해서 너무 미안해
반지하 있잖아
거기다 내 방 만들려고
(혜준) 내 계획은
빚을 갚고
이 집을 사고
내 방은 만든다
(경준) 야
그건 별로 안 좋은 투자야
투자는 모름지기…
(민기) 네가 가르치는 건 아니다
사기도 당했으면서
[당황한 숨소리]
(혜준) 불만 있어?
(경준) 아니, 없어
잘했어
올바른 결정이십니다
아, 그, 우리 지점장님께서 같이 식사하자고 하시는데
언제 시간 됩니까?
자식이 빚 갚아 준다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착잡하냐?
(애숙) 당신은 안 그래?
나도 그래
(애숙) 근데 경준이 얄밉지 않냐?
아까 말하는 거 들었지?
부모 빚을 왜 자식이 갚냐며
아주 칼같이 나누더라
(영남) 거…
걔도 속마음은 안 그래
(애숙) 어유, 경준이
[아파하는 신음]
어, 어머, 어머, 미안해
많이 아파?
어유, 병원에 가라니까
- 아, 갔었어 - (애숙) 뭐래?
괜찮대
(애숙) 으응, 맨날 괜찮다는데 왜 이렇게 아프니?
혜준이 방 공사도 해 줘야 되는데
할 수 있겠어?
아, 그것도 못 하면 죽어야지
(애숙) 죽는다는 말 농담처럼 쓰지 마
말이 씨가 돼, 몰라?
건강 조심할 나이에 왜 그런 말을 써?
내가 죽을까 봐 걱정되니?
(애숙) 어유! 하 [아파하는 신음]
엄살 좀 그만 떨어
당신이 불 좀 꺼
[애숙의 힘주는 신음]
[아파하는 숨소리]
[애숙의 한숨]
내일 장만 씨 불러서 혜준이 방 견적 내
하루라도 빨리 방 만들어 줘
[영남이 스위치를 탁 끈다]
[영남의 힘주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한숨]
[영남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혜준) 가족회의 결과
나 이제 방 생긴다
(정하)
[한숨]
[밝은 음악]
(혜준) 나 괜찮아?
(민재) 너야 항상 멋있지
(혜준) 떨린다 제임스 감독님 만날 생각 하니까
(민재) 즐겨, 날마다 네 인생 최고 갱신하고 있으니까
(혜리) 수만 씨는 찰리 정 이야기 어디서 들었어?
엄청 디테일하던데?
[피식 웃는다]
운이 좋았어요
사혜준을 경찰서에서 직접 봤으니까
(정현) 진짜 그럼 둘이 사귄 거야?
[피식 웃는다]
(혜준) [영어] 감독님 작품은 다 좋아해요
'아일랜드 타운'을 제일 좋아하고요
(제임스) 어떤 점이 좋던가요?
[밝은 음악]
[혜준이 숨을 하 내뱉는다]
(혜준)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런 기본적인 질문을 주제 의식에 자연스럽게 녹여
무엇이 주제인지 드러내지 않아서 좋았어요
그랬군요
내 의도가 적중했네요
(제임스) 전 영화가 주제 의식에
너무 함몰되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저한테만 보낸 러브 레터를 받은 느낌이었어요
이번에 준비하는 작품 꼭 같이 일하고 싶어요
(제임스) 시나리오 완성되면 보낼게요
[웃으며] 정말 감사합니다
(제임스) 네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해요
만나 뵙게 돼서 정말 좋았어요
(제임스) 그럼 기대하고 있을게요
좋은 작품이 될 겁니다
(정현) [한국어] 디자이너 고 찰리 정 씨의 사망은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발표가 났는데요 [의미심장한 음악]
그 후 찰리 정 씨의 은밀한 러브 스토리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 기자님?
(수만) 네
어, 남자 모델들과 많은 염문설이 있었어요
네, 신인에서 톱 모델에 이르기까지 그의 뮤즈로 낙점되면
지속적으로 사랑을 갈구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정현) 네
그중 요즘 핫한 배우 A 씨도 있다면서요?
어, 핫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핫하죠
어, 성공하기 전 찰리 정 씨와 아주 각별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TV 속 수만) 이, 찰리 정 씨 브랜드 컬렉션마다 무대에 섰고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합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누가 봐도 사혜준이네, 핫한 A 씨는
(TV 속 정현) A 씨가 누구인지 엄청 궁금해지는데요? [입소리를 씁 낸다]
다음 이슈는 조금 뒤에… [TV 전원음]
(이영) [웃으며] 어머!
웬 튤립?
(애숙) 그냥 샀어요
꽃 보면 좋잖아요, 기분 전환도 되고
나 위로해 주는 거야?
(애숙) 네, 위로해 주는 거예요
힘드시죠? 다 압니다, 저도
[웃으며] 위로는 무슨
꽃이 이뻐서 샀어요
(이영) 지금 저 위로할 처지가 아니시네요
이렇게 금방 상황이 변하나?
좀 전에 방송에서 혜준이 얘기인 거 같은 얘기 하더라?
혜준이인 거 알려지면 힘든 일 생기겠어
(애숙) 힘든 일이야 매번 생기는데요, 뭐
자기가 잘 알아서 하겠죠
(이영) [헛웃음 치며] 자기는 연예계에 너무 관심이 없다
우리 해효한테 이런 일 터지면 난 잘 해결할 거야
[떨떠름하게 웃으며] 대체 뭔데요?
(애숙) 나도 잘할 수 있을지 모르잖아요
혜준이가 남자를 사랑한대
[헛웃음]
아, 사랑하는데 남자, 여자 성별이 무슨 상관이에요?
[당황해서 웃으며] 어머
(이영) 아유, 굉장히 많이 열려 있구나, 혜준 엄마
그런데 세상에는 혜준 엄마만큼 열려 있는 사람 많지 않아
혜준이는 사귀는 여자 있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 해 본 말이에요
(애숙) 허, 방송 이상하다
어떤 방송이에요?
아…
(차장) 어, 사 주임
저기…
아휴, 아이, 아니다
말씀하세요, 혜준이 얘기죠?
사 주임도 아는구나
(차장) 하, 어떡하니
근데 진짜 성 소수자야?
[의미심장한 음악] 그게 무슨 말이세요?
(차장) 안다며, 방송에서도 그러던데?
지금 인터넷 커뮤마다 다 그 얘기야
아이, 걔가 성 소수자면 전 소수자 중의 소수자예요
성 소수자 중의 소수자면…
(차장) [놀라며] 어머나
(경준) [웃으며] 아이, 차장님
걔 여자 친구 계속 있었어요
저 같은 모솔이 아니라고요
모솔이었어?
[웃으며] 어쩐지
아, 진짜 사생활을 지킬 수가 없네
나도 사 주임에 대한 많은 정보는 듣고 싶지 않아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한숨]
(민재) 3시에 북경TV랑 하는 인터뷰 질문지 왔어
- (민재) 문자 보낼게 - (혜준) 응
[휴대전화 진동음]
(민재) 읽어 봐
영어로 진행될 거니까 해석 안 해 줘도 되지?
(치영) 형은 좋겠다
영어도 잘하고, 일어도 잘하고
그냥 좋아졌어? 공부했잖아, 쟤는
(민재) 씁, 아, 근데
기자들이 왜 이렇게 많이 전화를 했었지?
뭔 일 있나?
[의미심장한 음악] (혜준) 나도 부재중 전화 많네?
[휴대전화 진동음]
(민재) 어?
[휴대전화 진동음] 네, 최 기자님
(혜준) 어, 진우야
(민재) 아, 그래요? 그 방송 못 봤는데요
뭐라 그랬는데요?
유튜버가 내 얘기를 한다고?
뭐, 할 수도 있지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그런 기사 쓰시면 안 돼요
(민재) 왜 그런 말이 돌았지?
언제?
저녁에?
(민재) 알았어요, 좀 알아볼게요 [혜준의 한숨]
(혜준) 알았어, 볼게
누나
(민재) 어, 어, 나도 들었어
우선 넌 진정하고 다음 스케줄 가자
난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 좀 할게
아, 응
자, 자, 조금만, 조금만
아, 잠깐만, 조금만 더, 조금만!
자, 10만! 여러분
(영상 속 유튜버) 야, 10만 넘었습니다, 10만
[헛기침하며] 여러분
그, 찰리 정이 성 소수자인 건 다들 아시죠?
이분이 몇십 년 동안 해 먹었잖아요, 디자이너를
그동안 이분을 거쳐 간 모델이 몇 명이야, 응?
그중의 하나가 사혜준이다
사혜준이한테 공 엄청 들였을 거예요, 예
(영상 속 유튜버) 아이, 뭘 잡혀가요?
아이, 내가, 뭐 둘이 사귀었다 그랬어요?
아니, 이 정도 상황이면 정황상 우리가 유추해 볼 수 있잖아요
사혜준이 지금까지 열애설 난 적 없잖아요
그렇게 잘생겼는데
그, 이상하잖아, 응?
취향이 다르면 모를까, 어?
(민재) 미친놈!
[영상 속 유튜버의 웃음] [민재의 한숨]
야, 세상이 왜 이렇게 됐냐?
정확하지도 않는 사실을 이렇게 말해도 돼?
(경준) 이건 고소해야 돼
[마우스 휠 조작음]
(애숙) '모델 때부터 유명했다잖아'
'스폰받았겠지, 100%'
아, 그만 읽어, 그걸 왜 읽어?
뭔지 알아야 대처를 할 거 아니야
더러워서 듣지를 못하겠네 [문이 달칵 닫힌다]
(민기) 혜준이한테 무슨 문제 있어?
(영남) 아버지 알 거 없어
(민기) 아, 뭔데? 나도 같이 좀 보자
(애숙) 아버님 모르시는 게 좋아요 기분만 나빠요
(영남) 경준아, 어떻게 하면 좋냐?
네가 우리 집 브레인이잖아
[한숨]
혜준이 소속사부터 옮겨야 돼
(경준) 큰 소속사면 이럴 때 디펜스 엄청 잘해 줄 텐데, 쯧
난 이 대표 마음에 드는데
그, 사람은 좋던데
[문이 달칵 열린다] (경준) 일 못하고 사람 좋은 게
그, 제일 안 좋은 거야 [문이 달칵 닫힌다]
(애숙) 혜준아
다들 안 자고 뭐 해?
(애숙) 걱정돼서
(혜준) 야, 너희 소속사는 저런 거 싹 다 고소 못 하냐?
봤어, 다들?
응, 봤어
아니, 저런 흉한 소리를…
(애숙) 확인되지도 않은 소리 막 해도 되니?
걱정하지 마, 대책 세우고 있어
나 좀 쉰다
(애숙) 어, 그래, 쉬어, 쉬어
[경준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스타 됐다고 좋아하더니 이게 뭐야? 쯧
아빠
근데 혜준이 진짜 그 사람이랑 아무 일 없었겠지?
너 맞고 싶냐?
아빠 요즘 나에 대한 애정이 좀 식은 거 같아
섭섭하다
[경준의 한숨]
[영남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찰리 정 씨의 사망 원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수사 결과가 마무리됐습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TV 속 정현) 하지만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다음 소식입니다
[해나의 한숨]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해나) 혜준 오빠 어떡해?
[TV 전원음]
사실이 아니니까 잘 해결될 거야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이영) [한숨 쉬며] 너도 여기 와 있네?
(해나) 혜준 오빠 뉴스 보고 궁금해서
엄마는 요즘 잠이 안 와
[헛웃음]
엄마 잠 안 온다고 나까지 괴롭히냐?
내가 잠 못 자는 원인이 누구인데?
하, 혜준이랑 드라마 꼭 같이 해야 돼?
[해나의 놀란 숨소리]
(해나) 혜준이 오빠랑 드라마도 같이 해?
[웃으며] 잘됐다, 묻어갈 수 있잖아
아유, 이씨
(이영) 넌 오빠가 묻어가는 신세가 된 게 잘된 거야?
아…
(해나) [헛기침하며] 화장실 좀 쓸게
[이영의 한숨]
(해효) 엄마 [문이 달칵 열린다]
그냥 좀 믿어 주면 안 될까?
[문이 달칵 닫힌다]
[휴대전화 진동음]
진우가 이 밤에 왜 해나한테 전화하니?
연락할 일이 있나 보지
네가 받아 봐
(진우) 너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아!
오빠랑 결혼하면 어떨지 궁금해진다고 했잖아
[긴장되는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왜 말이 없어?
삐졌어? [놀란 신음]
[해나의 다급한 신음]
[통화 종료음] [해나의 당황한 숨소리]
엄마
[해나의 난감한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난감한 숨소리]
스톱
[숨을 고른다]
[심호흡한다]
내일 얘기하자
(해나) 무슨 말을 들었는데?
[못마땅한 숨소리]
[심호흡한다]
난 자식한테
절대로 폭력을 쓰지 않아
[이영이 심호흡한다]
[불안한 숨소리] [문이 달칵 닫힌다]
[떨리는 목소리로] 오빠
진우 이 자식
죽여 버릴 거야!
유 기자님, 제가 내일 찾아뵐게요
(민재) 그러니까 자초지종 말씀드릴게요
제 얘기 듣고 기사 쓰세요 단독 달게 해 드릴게요
네
[웃음]
네
[통화 종료음]
[민재의 한숨]
[지친 신음]
[민재의 답답한 신음]
[중얼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아, 뭐야, 또 이 인간은?
[한숨]
여보세요
(태수) 아휴, 힘들지?
매니저 선배로서 내가 해결책을 알려 줄게
언제 만날 수 있어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태수) 이 대표
사람은 있잖아
자신에게 맞는 그릇이 있다?
혜준이는
씁, 이 대표가 품기에는 너무 커
아유, 징그러워
걔를 제가 왜 품어요, 다 큰 애를?
(태수) 은유법도 몰라?
몰라요
직설법만 알아요
(민재) 혜준이랑 찰리 정 얘기
대표님이 아웃뉴스 김 기자한테 이상하게 했어요?
김 기…
난 그 기자 잘 알지도 못해
(민재) 그 기자는 잘 안다고 한다던…
(태수) 그거 따지고 있을 때냐고, 지금
혜준이 일 수습 못 해, 이민재 씨는
혜준이 사이즈가 커지면 문제도 커져
이쯤에서
나한테 넘기는 게 어때?
[헛웃음] 입 다물어
대표님한테 기대를 건 내가 잘못이지 누구를 탓하겠어요?
혜준이 메이크업이랑 사귀지?
[의미심장한 음악]
자, 생각해 봐, 팁 하나 줄게
그거 터트리면 되잖아
(태수) 적어도 성 소수자에서는 벗어나잖아
- 자, 그다음에는… - (민재) 됐어요
대표님 뜻대로는 안 될 거예요
(태수) 유튜버들이 톱스타 거론하는 순간 조회 수 폭발이야
조회 수는 돈이야
고소해 봐야 걔네 눈 하나 깜짝 안 해
고소 진행되는 동안 어그로 끌잖아? 돈 더 벌어
돈 버는 방법 중에 제일 쉬운 게
남의 이름 이용하는 거야
응? 연예인은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야
이제 시작이야, 혜준이도
잘 생각해 봐
(장만) 이따 애들 보내고 밤까지는 내가 남아서 할게
아, 뭘 그렇게까지 해?
돈 많이 줬잖아, 혜준이가
(영남) [웃으며] 참 나
(장만) 빨리 만들어 주고 싶어서 그래
아,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혜준이 여자 친구 있잖아
(장만) 아주 공개 연애를 해
그래야 그딴 개소리가 쏙 들어가지
[한숨]
[차분한 음악] 야, 내 자식 좋자고 어떻게 남의 자식 끌어들이냐?
[영남이 혀를 쯧 찬다]
[영남의 못마땅한 신음]
(정하) 보세요, 언니
(민재) 하, 쯧
마음에 든다
고마워
혜준이는 뭐 하고 있어요?
스케줄 소화하고 있어
(민재) 광고 찍고 있어
연락 안 했어?
(정하) 아…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고소하기로 했어요
나도 고소는 할 거야 이번에 악플 싹 다 모아서
[옅은 한숨]
혜준이한테 여자 친구 있다는 게 알려지면
잠잠해질까?
언니
혜준이가 잘되는 일이라면 전 뭐든 해요
(혜준) 안 돼
(민재) 나도 안 된다고 했어
- 너하고 정하 열애설… - (혜준) 방법이 있을 거야
(혜준) 정하의 일상은 지켜 주고 싶어
나하고 엮이는 순간 걔 힘들어져
알아, 나도 그렇게 말했어
안 한다고
(민재) 해효는 어디서 만나기로 했어?
[휴대전화 조작음] (혜준) 곧 올 거야
[초인종이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
(지아) 안녕하세요
김수만 기자님 맞으시죠?
맞아요, 정지아 씨?
(지아) 네
사혜준 씨 전 여자 친구 정지아입니다
원해효 씨한테 얘기 들었어요
안녕
(해효) 안녕하세요, 누나
(민재) 어, 오늘은 일 없어?
없어요
요즘 맨날 놀아요, 필라테스 하면서
[마우스 조작음]
[옅은 웃음]
(정하) 음…
'고백'이라고 섬네일 거니까 되게 거창한 거 같네요
별거 아니에요
남자 친구 얘기냐고요?
맞아요
[휴대전화 진동음]
어
오늘 기자 만났어, 기사 나올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지아가 나한테 찾아왔었어
[슬픈 음악]
(진우) 그 인터뷰 정하가 보면 어떡하냐?
(서우) 완전 사랑꾼이네?
더 갖고 싶어
(정하) 왜 나 혼자 여러 가지 생각 들게 만들어?
(혜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악플을 안다는 거 자체가
자존감이 떨어져
(경미) 크고 좋은 소속사 들어가야 돼
혜준이하고 매니저 계약이 언제까지 되어 있어요?
(민재) 너희 연애한다고 기사 낸대
기사 나오면 이미지 어떡할 거야?
(정하) 굳건하다고 믿었다
믿음은 사랑보다 훨씬 더 나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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