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사이코지만 괜찮아 11

 

 [부드러운 음악]

 

 (강태)  전에 못 준 게 있어서

 

 [울먹인다]

 

 (강태)  나 우리 형 하나로 충분해

 

 충분히 힘들고 벅차니까 제발!

 

 내 엿같은 인생 그만 흔들고

 

 꺼져

 

 ['클레멘타인콧노래가 들려온다]

 

 [어두운 음악]  ['클레멘타인콧노래를 부른다]

 

 박옥란 환자는?  그 환자 지금 어디 있어?

 

 (주리)  어떡하죠?  아무래도 이스케이프 같은데

 

 (행자)  빨리 인근 경찰서에 연락 돌려빨리

 

 - (행자일로 와  - (

 

 []

 

 [어두운 음악]

 

 (옥란)  ♪ 해피 버스데이 투 유 ♪

 

 [옅은 웃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자동차 시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차 한 잔 마시자고 이 밤중에  그 차림으로 여기까지 왔을 린 없고

 

 [잔을 잘그락거리며]  뭐예요용건이?

 

 [물을 조르르 따른다]

 

 [의미심장한 음악]

 

 (문영)  이씨...

 

 [숨을 씁 들이켠다]

 

 좋다

 

 오래된 책 냄새

 

 다 말라 죽었네?

 

 죽은 건 버려야지

 

 [어두운 음악]  함부로 손대지 말지?

 

 여기 왜 왔어요?

 

 선생님

 

 외로울까 봐

 

 [긴장되는 음악]

 

 [타이어 마찰음]

 

 [타이어 마찰음]

 

 (강태)  고문영

 

 문영아

 

 (옥란)  오늘

 

 당신 아빠가 날 죽이려고 했다?

 

 [어두운 음악]  내가 괴물이래

 

 괴물은 다 죽여야 된다면서

 

 그때 딸도 같이 죽였어야 됐다고

 

 한바탕 난리 쳤는데

 

 몰랐죠?

 

 - 그래서?  - (옥란너무하잖아

 

 (옥란)  아빠라는 작자가 자기 딸 생일날

 

 [옥란의 헛웃음]

 

 그게 할 소리냐고

 

 그래서 내가 선생님 위로도 할 겸

 

 생일 축하도 해 줄 겸 왔지

 

 오늘 같은 날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

 

 아줌마가 왜?

 

 (옥란)  팬이야

 

 선생님 엄마 팬

 

 예쁘다

 

 말했을 텐데

 

 내 거에 손대지 말라고

 

 [긴장되는 음악]

 

 (옥란)  닮았다?

 

 나도

 

 누가 내 거 손대는 거 싫은데

 

 [어두운 음악]

 

 [긴박한 음악]

 

 고문영!

 

 (강태)  고문영!

 

 ...

 

 고문영

 

 (문영)  문강태?

 

 [차분한 음악]

 

 [문영의 놀란 숨소리]

 

 [거친 숨소리]

 

 [잔잔한 음악]

 

 다행이다

 

 다행이야

 

 [강태의 안도하는 숨소리]

 

 다행이야

 

 괜찮아?

 

 어디 다친...

 

 (문영)  ...

 

 - 박옥란 그 아줌마가  - (강태어디 있어?

 

 (강태)  그 환자 어디 있냐고

 

 - 갔어  - (강태언제어디로?

 

 언제 갔냐니까!

 

 방금

 

 

 

 (문영)  그 도망친 환자 잡으러 온 거야?

 

 나 때문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차분한 음악]  그러니까 난

 

 너희 형한테도 밀리고

 

 환자한테도 밀리는 3순위였네

 

 고문영

 

 [신발을 탁탁 벗는다]

 

 [거친 숨소리]

 

 환자 쫓아서 달려온 주제에  나는 왜 끌어안고 지랄이야

 

 [거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문영의 성난 숨소리]

 

 (강태)  제발 충동적으로 저지르기 전에  속으로 셋까지만 세

 

 - 하나  - (옥란어머

 

 손 괜찮아요?

 

 - 둘  - (옥란피 난다

 

 - 어떡해  - (문영

 

 [옅은 웃음]

 

 반납

 

 나가

 

 [문영의 한숨]

 

 참지 말고 콱 찔러서  여기에 눕혀 놨어야 됐나

 

 [노크 소리가 들린다]

 

 얘기 좀 해

 

 왜 손을 감아내 손이 아프대?

 

 (문영)  이깟 손바닥 좀 찢어진 거  아무렇지도 않아

 

 '우린 악연이다'

 

 '엿같은 인생 흔들지 말고 꺼져라'

 

 네가 지껄인 그 헛소리가 훨씬!

 

 훨씬

 

 아프다고

 

 나 깡통 아니라며

 

 근데 왜 속이 텅 빈 깡통 취급 해?

 

 내가 오늘 중요한 날이라고 했잖아

 

 나 혼자 있기 싫다고 했잖아!

 

 [문영의 거친 숨소리]

 

 스스로 통제가 안 될 땐

 

 셋까지만 세

 

 하나

 

 (문영)  

 

 - 셋  - (강태

 

 [잔잔한 음악]

 

 [문영의 옅은 신음]

 

 생일 축하해

 

 보고 싶었어

 

 왜 빨개져?

 

 더워서

 

 (문영)  [웃으며]  너무 덥다그렇지?

 

 너도 엄청 빨개

 

 ...

 

 나 아파

 

 너 뜨거워

 

 (지왕)  문 보호사 연락 왔는데

 

 박옥란 환자가  고 작가 집엘 왔다 갔나 봐

 

 아니거길 왜...

 

 (지왕)  차차 알아봐야지

 

 마지막 동선 경찰에 연락해 줘

 

 (민석)  , CCTV 확인 결과 나오는 대로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혹시 그새벽에라도  귀원할 수도 있으니까

 

 자리 비우지 말고

 

 외부 라운딩 간간이 좀 하고

 

 [별과 차용이 대답한다]  (민석)  알겠습니다

 

 머리통은 괜찮아?

 

 짱돌로 얻어터졌는데 괜찮겠어요?

 

 산재 처리나 해 줘요

 

 (지왕)  그래그럼

 

 산재 처리 하는 김에  사표 처리도 생각해 보자

 

 [별과 민석의 웃음]

 

 - (차용...  - (들어가세요

 

 (민석)  들어가십시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상태)  뜨거뜨거뜨거뜨거뜨거운 거

 

 뜨거운 거 조심뜨거운 거 조심

 

 뜨거운 거뜨거운 거 조심  뜨거운 거 조심

 

 [다급한 숨소리]

 

 [입바람을 호호 분다]

 

 (재수)  [흥얼거리며]  형님형님형님

 

 (상태)  재수재수 씨

 

 (재수)  뭐야왜 이제 밥을 먹어?

 

 야식이야?

 

 (상태)  강태 오면 같이 먹으려고  차참았는데

 

 오늘 병원에 비상 터졌어비상

 

 누구 잡으러 출동 나가서 오늘 못 와

 

 출동출동 나갔어

 

 (재수)  그래서 이 재수가 출동했잖수?

 

 맛있겠네?

 

 - 한 입만  - (상태안 돼안 돼

 

 (상태)  이거 내내 거야?

 

 한 입이 두 입 되고  두 입이 세세 입 되고

 

 바늘 도둑 소소도둑 되지?  안 돼내 거야

 

 (재수)  

 

 맞는다

 

 뭐야이거  요 앞에 이거 떨어져 있던데?

 

 그거 망망태

 

 - 망태?  - (상태

 

 (재수)  망태 할아버지 할 때 망태?

 

 (상태)  할아버지 말고 강태 동생

 

 [익살스러운 음악]  상태강태망태우리는

 

 삼 형제야삼 형제

 

 [헛웃음]

 

 어이없어

 

 이 못생긴 헝겊 쪼가리가  왜 형님 동생이야?

 

 10년 넘게 붕어 똥처럼  붙어 다닌 게 난데

 

 (재수)  이왕 삼 형제 하는 거

 

 나 끼워 줘

 

 상태강태 사이에 재수

 

 재수 끼워 줘

 

 재수 없어

 

 [어이없는 숨소리]  (상태)  재수는 남이야

 

 성도 다르지  피피도 안 섞였지호적에도 없지

 

 그럼 남이지가족 아니지

 

 어디서 감히?

 

 (재수)  '어디서 감히'?

 

 - (재수재수 끼워 줘!  - 안 돼안 돼안 돼안 돼

 

 (상태)  뜨거운 거 있을 때 장난하면 안 돼

 

 - (재수재수 좀 끼워 줘!  - 안 돼재수

 

 - (재수아이!  - 망태야뜨거워

 

 [강태의 힘겨운 숨소리]

 

 (문영)  일로 와욕조에 얼음물 해 놨어

 

 [힘겨운 신음]

 

 얼음물은 왜?

 

 열나니까 식혀야지

 

 나도 영화에서 다 봤어  얼른 벗고 들어와

 

 [헛웃음]

 

 [따뜻한 음악]  장미꽃도 띄워 줘?

 

 됐어물수건이나 줘

 

 그 아줌마

 

 병원에서 탈출한 거야?

 

 혹시

 

 무슨 말 했어?

 

 나 외로울까 봐 생일 축하해 주러 왔대

 

 우리 엄마 팬이래

 

 ?

 

 오늘 병원에서 죽을 뻔했다던데?

 

 왜 그런 거야?

 

 환자들끼리 종종 그런 일 있어

 

 네가 신경 쓸 일 아니야

 

 [강태의 한숨]

 

 [잔잔한 음악]

 

 좋다

 

 뭐가?

 

 아플 때

 

 옆에서 누가 돌봐 주는 거

 

 처음이야

 

 [콧바람을 흥 뱉는다]

 

 [칙칙 뿌린다]

 

 [힘겨운 숨소리]

 

 [주리의 어색한 웃음]

 

 주리 씨굿 모닝

 

 [상인의 당황한 신음]

 

 (상인)  출근하세요?

 

 (주리)  죄송해요

 

 생각해 보니 제가 민폐 끼쳐 놓고  이제야 사과를 하네요

 

 (상인)  아유

 

 아유우리가 남도 아니고  한 지붕 밑에 살면 식구인데

 

 에이민폐는 무슨

 

 (주리)  이거

 

 이게 뭐예요?

 

 세차비요

 

 [잔잔한 음악]

 

 받아 주세요

 

 ...

 

 이런 기분이구나

 

 ?

 

 (상인)  아니우리 문영이가 사고 칠 때마다

 

 내가 이돈다발 가득 담긴  꿀물 박스부터 내밀었었거든요

 

 이야...

 

 그때 상대방 기분이 딱 이랬겠구나

 

 뿌린 대로 거두리라

 

 [한숨]

 

 우리

 

 이 돈으로 같이 밥 사 먹읍시다

 

 그럼 내가 뭐퉁쳐 줄게

 

 [상인의 웃음]

 

 [새가 지저귄다]

 

 이씨

 

 [신발을 탁탁 신는다]

 

 [잔잔한 음악]

 

 간 줄 알았잖아

 

 가긴 어딜 가?

 

 열은?

 

 이제 내렸어

 

 하루 만에?

 

 이씨꾀병이었지?

 

 아니

 

 상사병

 

 [함께 웃는다]

 

 잠깐 얘기 좀 하자

 

 (문영)  뭔데할 얘기가?

 

 (강태)  형에 대한 거야

 

 아씨그놈의 형

 

 형한텐

 

 트라우마가 있어

 

 트라우마?

 

 어릴 때 우리가 성진시를 떠난 것도

 

 봄마다 도망치듯  여기저기 떠돌게 된 것도

 

 다 그거 때문이야

 

 우리 엄마는

 

 살해됐어

 

 [어두운 음악]

 

 그걸 본 유일한 목격자가

 

 형이야

 

 [강태 모의 신음]

 

 (어린 상태)  나비가 말하면

 

 나도 죽인댔어

 

 [울며]  쫓아와서

 

 죽인댔어

 

 (강태)  무서워서 도망쳤어

 

 난 고작 열두 살이었고

 

 우릴 지켜 줄 어른은  [어린 강태가 재촉한다]

 

 아무도 없었거든

 

 그때부터야

 

 나비가 날아드는 봄만 되면

 

 형은

 

 [의미심장한 음악]

 

 엄마가 죽던 그날 밤의 악몽을 꿔

 

 [긴장되는 효과음]

 

 (어린 상태)  나비

 

 나비

 

 [어린 상태의 거친 신음]

 

 [상태의 비명]

 

 [재수의 놀란 탄성]  (상태)  나비나비나비나비나비

 

 - (강태왜 그래?  - (상태나비나비나비나비

 

 - (강태형  - (상태나비나비나비나비

 

 [상태가 중얼거린다]

 

 (강태)  나비가 쫓아와 죽일 거니까

 

 나비가 나 죽인댔어나비가 나  나나 죽인대

 

 (강태)  다른 데로 멀리 도망가야 된다고

 

 [상태가 계속 중얼거린다]

 

 그 고통을 20년 가까이

 

 형이 혼자 끌어안고 있어

 

 그래서 형 옆엔

 

 내가 꼭 있어야 돼

 

 근데

 

 그런 형을 두고도

 

 나는 너랑 자꾸 놀고 싶어

 

 (강태)  네가 전에 그랬지?

 

 운명이 별거냐고

 

 필요할 때 내 앞에 나타나 주면  그게 운명이라며

 

 나는

 

 네가 필요해

 

 [부드러운 음악]

 

 [한숨]

 

 내가

 

 형 옆에 있을 테니까

 

 넌 그냥

 

 내 옆에 있어

 

 그러지

 

 [상태가 흥얼거린다]

 

 ♪ 꽃이고 ♪

 

 [휴대전화 진동음]  ♪ 꽃이고 ♪

 

 

 

 (강태)  밥은?

 

 김치콩나물국에 말아 먹었어

 

 범인은 잡았어?  범인?

 

 범인 아니고 환자

 

 (상태)  환자잡았어?

 

 못 찾았어

 

 그럼 어어떡해  그럼 어어떡해?

 

 그건 형이 걱정 안 해도 돼

 

 [밝은 음악]  오늘 저녁 먹지 말고 기다려  일찍 들어갈게

 

 

 

 일찍일찍 온일찍 온대오늘일찍

 

 (행자)  검사 금방 끝나니까

 

 그냥 아무 걱정 하지 마시고요  잘 다녀오세요

 

 출발하시죠

 

 다녀오세요

 

 아이고

 

 브레인 튜머 재발은 아니어야 될 텐데  걱정이네요

 

 (행자)  20년 가까이 저 몸으로 버틴 것도  기적이야

 

 경찰에선 뭐래박옥란 환자

 

 (주리)  어젯밤에 오지산 하산로 입구  CCTV에서 발견된 게 마지막 행적이래요

 

 그 이후의 행방은 더 찾아봐야 되고요

 

 그래?

 

 그럼 일단 그 환자 베드 정리하고  물품 챙겨서 인계 넘겨

 

 입원 대기 환자 받아야 되니까

 

 벌써요?

 

 다시 돌아올 수도 있잖아요

 

 이제 못 와

 

 (강태)  안녕

 

 [흥미진진한 음악]

 

 저기

 

 (주리)  박옥란 환자 베드랑  상두함 정리해야 되는데

 

 - 벌써?  - (주리

 

 수간호사님이  대기 환자 받아야 된다고 하셔서

 

 (선해)  안 오는 건가?

 

 [한숨]

 

 못 오는 건가?

 

 ...

 

 키우던 멍멍이가 집을 나가도  몇 날 며칠을 찾는 척하는 게

 

 인정머리인데

 

 수간호사 보기완 다르게  되게 매정하다

 

 (강태)  경찰이 계속 찾고 있어요

 

 ...

 

 (선해)  

 

 "주요 증상우울증"

 

 감사합니다

 

 변했네?  [흥미진진한 음악]

 

 ?

 

 웃는 게

 

 예뻐졌다

 

 박옥란이가 왕년에  무명 연극배우였다면서?

 

 성형도 막 여러 번이나 하고

 

 (필옹)  같은 병실 쓰는 유선해가 그러던데

 

 - 아이뭐야  - (필옹요 한두 달 새에

 

 걔가 좀 이상하더래

 

 (필옹)  뻑하면 연기 연습한다고

 

 거울 보고 실실 쪼개질 않나

 

 밤새 그냥 중얼중얼 뭘 외워 대질 않나

 

 아니아직도 자기가 그냥  연극배우인 줄 알더래

 

 [의미심장한 음악]  연기 연습이라

 

 [의아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책을 탁 내려놓는다]

 

 어제 참기를 참 잘했어

 

 [부드러운 음악]

 

 [한숨]

 

 [강태의 한숨]

 

 아유

 

 (지왕)  ?

 

 슬슬 본색 나온다?

 

 죄송합니다

 

 (지왕)  어디서 잤어?

 

 (강태)  ?

 

 죽상이던 얼굴이  하룻밤 새 훤해졌는데

 

 (지왕)  잠자리가 바뀌었나 봐?

 

 [강태가 캐비닛 문을 탁 닫는다]  환자 찾으러 가서  깨만 볶다 온 거 아니야?

 

 아니요그런 거 아닌데...

 

 근데 거긴 왜 갔을까

 

 [흥미진진한 음악]

 

 ...

 

 너무 걱정도 되고

 

 생일 축하나 해 주러?

 

 아니요

 

 꼭 그러려고 간 건 아닌데  제가...

 

 (지왕)  아니박옥란 환자

 

 왜 거기 갔냐고

 

 아니생일 축하나 해 주러  탈원까지 했을 리는 없는데

 

 그랬으면 좋겠어요

 

 생일 축하나 해 주자고 간 거였으면

 

 [차분한 음악]

 

 우리한테 더 이상

 

 아무 일도 없었으면

 

 그랬으면 좋겠어요

 

 [한숨]

 

 그래서 말인데

 

 원장님

 

 [흥미진진한 음악]

 

 (문영)  얘부터 얘까지 싹 다 포장해 줘요

 

 (재수)  이걸 전부 다...

 

 이거 전부 다 말씀입니깝쇼?

 

 포장하는 동안

 

 여기 알바생이랑 잠깐 얘기 좀

 

 형님!

 

 우리 작가님이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 봐

 

 냉큼 와서 앉아 봐

 

 다시 집에 들어와

 

 작업 시작해야지

 

 (문영)  오빠가 준 이 그림

 

 준 거 아니고 버버린 거

 

 그래버린 이 그림을 보고

 

 내가 드디어 차기작의 영감을 얻었다?  대박이지?

 

 [익살스러운 음악]

 

 그래서 뭘 쓸 거냐면

 

 (문영)  얘네 셋이 각자 자신의 잃어버린  뭔가를 찾아서

 

 어딘가 멀리 여행을 떠나는 얘기인데

 

 재밌겠다

 

 그렇지?

 

 [탄성]

 

 역시 우린 환상의 짝꿍이야

 

 재밌겠다  가갖고 싶어저거

 

 (아이1)  칭칭

 

 

 

 [아이1이 재밌게 논다]

 

 (상태)  ...

 

 (지왕)  ...

 

 나비는 절대 안 그린다 고집하길래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엄청난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네

 

 근데 왜 갑자기 나한테  그 얘길 털어놓는 거야?

 

 트라우마는

 

 피하지 말고 마주 봐야 된다면서요

 

 [잔잔한 음악]

 

 형이 직면할 수 있게

 

 원장님이 도와주세요

 

 자넨 날 믿나?

 

 (지왕)  이 바닥에 소문이 짜해

 

 오지왕은 괴짜가 아니라 가짜라고

 

 어차피 가짜면

 

 금방 들켜요

 

 우리 형한테

 

 [지왕의 웃음]

 

 (문영)  일방적인 계약 파기는  위약금 세 배알지?

 

 위약금  그그런 글자 없었는데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위약 조항은 피차 상호 간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문영)  구두 합의가 충분 성립 되는  암묵적인 룰이라고

 

 언더스탠드?

 

 [익살스러운 음악]

 

 표정 보니 알아들었네

 

 ?

 

 아니야  나나는 아무것도 아안 받았어

 

 캠핑카도 안 받았고

 

 (문영)  상주 조건으로 그동안  우리 집에서 먹고 자고 싼 게

 

 자그마치 얼만데

 

 그거 세 배로 물든지

 

 삽화를 그리든지 택해

 

 택해?

 

 (문영)  

 

 강태 몫까지 더블이겠네

 

 여섯 배

 

 여섯 배?

 

 [휴대전화 진동음]  [문이 탁 닫힌다]

 

 

 

 고문영 작가님 사람 참 괜찮더라

 

 갑자기 왜 이래?

 

 너 알지?

 

 내가 통 크고 화끈한 사람  겁나 좋아하는 거

 

 그랬나?  [재수가 숨을 들이켠다]

 

 (재수)  딱 내 스타일이야

 

 근데 뭐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성적으로 끌린다는 얘긴 절대 아니야

 

 누가 뭐래도 나한텐 네가 1순위니까

 

 근데 너한텐 내가 몇 순위일까?

 

 3순위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얜 또 뭘 하고 다니는 거야?

 

 [발랄한 음악]  [상태가 흥얼거린다]

 

 (문영)  삽화도 안 그린다위약금도 안 준다

 

 - (상태안녕나무야  - (문영그럼 배 째라는 거지?

 

 - (상태상쾌한 아침이지?  - 갑을 관계를 떠나서

 

 [상태가 흥얼거린다]  (문영)  우린 짝꿍이잖아오빠 내 팬이잖아

 

 어떻게 팬심이 변해?

 

 오빠약속은 말이야

 

 코 풀고 버리는 휴지가 아니에요?

 

 에이씨문상태!

 

 (상태)  강태 안 줘

 

 안 줘절대 안 줘강태

 

 강태는 주고받는 물건이 아니야

 

 물건이 아니고 내내 동생이지

 

 그래그냥 동생이지

 

 작가님 거 아니야

 

 오빠 것도 아니지

 

 (상태)  내 동내 동생은 내내 거야

 

 문강태는 문강태 거야

 

 (상태)  내 거야내가내가 친형이야

 

 그놈의 형!

 

 (상태)  작가작가님은 남이야  남

 

 - !  - (상태!

 

 - (문영그놈의 형  

 

 - (상태에이  - (문영에이씨  [선생님이 말한다]

 

 - (아이2) 저기 싸운다  - (상태욕하면 안 되지어른이

 

 - (아이3) 선생님저기 싸워요  - (상태세 살 버릇 여든 간다?  [선생님이 말한다]

 

 (상태)  안녕안녕하세요

 

 - (아이2) 아저씨싸웠어요?  - (상태아니야

 

 (상태)  싸운 거싸운 거는 아니야

 

 (아이2)  왜 싸웠어요?

 

 (상태)  그냥 싸운 건 아니지만  의견이 다를 뿐이지

 

 난 정말 최선을 다했어

 

 어떤 최선?

 

 정중하게 부탁도 하고  논리정연하게 설득도 했지

 

 부탁설득이 아니라 공갈 협박이겠지

 

 통화했니?

 

 그걸 확인해 봐야 알아?

 

 그럼 지금 내 심정이 어떤지도 알겠네

 

 어떤데?

 

 '제발 따님을 저에게 주십시오'

 

 허락받으러 다니는 사윗감 돼 버린  심정이야

 

 - 그래?  - (문영그래

 

 근데

 

 [익살스러운 음악]

 

 허락 못 받으면

 

 우리 같이 못 살아

 

 (강태)  내 친구 재수도

 

 형이랑 가까워지는 데  10년쯤 걸렸지아마?

 

 10?

 

 일단 기다려

 

 - 10년을미쳤어?  - (강태아니

 

 [흥미진진한 음악]  이거 스테이션 두고 올 동안  기다리라고

 

 (문영)  저게

 

 [한숨]

 

 (문영)  진짜 10년 걸렸어?  아니지농담이지?

 

 - (강태) 10년은 무슨  - (문영그렇지?

 

 넌 형한테 찍혔으니까 더 걸리겠지

 

 [문영의 한숨]

 

 난 절대 못 기다려  안 해못 해!

 

 형한테 나는

 

 유일한 가족이야

 

 (강태)  그런 나를

 

 너한테 뺏기고 혼자가 될까 봐

 

 형이 두려워하고 있어

 

 그럼 어떡해

 

 우리가 믿게 해 줘야지

 

 [잔잔한 음악]

 

 - (문영?  - 날 뺏기는 게 아니라

 

 함께 있어 줄 한 명이  더 생기는 거라고

 

 남이 아니라 우리가 되는 거라고

 

 믿게 해 줘야지

 

 해 줄 거지?

 

 해 보지

 

 (강태)  그리고

 

 혼자 있을 때 문단속 잘해

 

 절대 아무나 함부로 문 열어 주지 말고

 

 알았어?

 

 그러지

 

 [옅은 웃음]

 

 (강태)  착하네

 

 대박

 

 (차용)  이 피자는 다 뭐예요?

 

 그래서 고대환 환자 경과가 어떻대요?

 

 하필 브레인 튜머가

 

 (민석)  뇌심부 전두엽까지 전이됐어요

 

 (행자)  담당의는 뭐래수술은 가능하대?

 

 (민석)  아니요이젠 어렵대요

 

 [별의 한숨]  [무거운 음악]

 

 어떡해요고대환 환자

 

 (행자)  [한숨 쉬며]  아이고

 

 [한숨]

 

 어디 가?

 

 나 약속 있어바로 퇴근이야

 

 (순덕)  누구랑 약속인데 반차까지 냈어?

 

 상인 씨갈게

 

 잠깐만잠깐만

 

 [발랄한 음악]  뭐야싫어나 안 해

 

 (순덕)  가만있어  [주리의 당황한 신음]

 

 - (주리싫어  데이트씩이나 가면서

 

 뭐라도 찍어 바르고 나가야 예의지

 

 맨얼굴로 무슨 똥배짱이야

 

 [주리가 웅얼거린다]

 

 (순덕)  

 

 

 

 어때?

 

 너무 이뻐

 

 아주 화사하니 입술에 봄이 내려앉았네

 

 이따 집에서 봐  [순덕의 웃음]

 

 최대한 늦게 와!

 

 [문이 탁 닫힌다]

 

 화장했다

 

 맨날 하는데

 

 [상인의 웃음]

 

 (상인)  하긴 뭐하든 안 하든

 

 원체 매일같이 이쁘시니까

 

 문영이요

 

 (주리)  아버지 말고 다른 가족은 없겠죠?

 

 가까운 친척이라든지

 

 (상인)  ...

 

 돌봐 줄 어른이 옆에 있었더라면

 

 좀 다르게 컸겠죠

 

 

 

 왜요?

 

 고 교수님 검사 결과가  많이 안 좋습니까?

 

 혹시 뇌종양 재발한 거예요?

 

 ...

 

 아무래도 수술이  더 이상은 힘들 거 같아요

 

 [한숨]

 

 어쩔 수 없죠

 

 제가 애 컨디션 봐 가면서  잘 말해 볼게요

 

 혹시 강태 씨가요

 

 저기주리 씨

 

 ?

 

 문강태고문영 말고

 

 남주리이상인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 볼까요?

 

 (상인)  ...

 

 걔들은 뭐자기들끼리  잘 놀라 그러고

 

 나는 남주리라는 사람에 대해서  되게 궁금한 게 많은데

 

 ...

 

 [발랄한 음악]  언제부터 그렇게  분홍색 립스틱이 잘 어울렸는지...

 

 왜 술만 마시면  또 다른 인격체가 막 튀어나오는 건지

 

 그리고

 

 대체 욕은 어디서 배워서  그렇게 막 찰지게 막 잘하시는지

 

 [함께 웃는다]

 

 (주리)  저는...

 

 ...

 

 - 중학교 때  - (상인

 

 아빠한테 조기 교육으로 술을 배웠어요

 

 (상인)  아유그럼 주량이 어떻게 되죠?

 

 [돈통을 달그락거린다]

 

 위약위약금 세세 배

 

 강태 것까지 여섯 배

 

 내 전전 재산은...

 

 (강태)  

 

 (상태)  

 

 (강태)  더운데 안에서 뭐 해?

 

 (상태)  [자물쇠를 달칵 잠그며]  

 

 

 

 [상태가 지퍼를 직 닫는다]

 

 [코를 훌쩍이며]  ...

 

 오늘 가게에서 별일 없었어?

 

 

 

 재수 씨가 돈 많이 벌었다고  팁 줬어

 

  3만 원

 

 [옅은 웃음]

 

 손님이 준 건 팁  사장님이 준 건 보너스

 

 보너스 3만 원보너스

 

 (강태)  ...  [따뜻한 음악]

 

 누가 피자를 엄청 많이 사 갔나 보네?

 

 ...

 

 (상태)  고문영 작가님

 

 부자야부자  어엄청이야

 

 (강태)  작가님이 거길 왔었어?

 

 [TV에서 만화 소리가 흘러나온다]  (상태)  피자집에 피자 사러 왔지

 

 피자집에 감자 안 사러 왔지

 

 당연한 걸 묻지?

 

 ...

 

 왜 왔어?

 

 (승재)  작가님 혼자 계시면 걱정된다고

 

 당분간 저더러 여기서 지내라고...

 

 이 대표가?

 

 아니요문강태 씨가요

 

 [신비로운 음악]

 

 거기 서 있지 말고 여기 와서 앉아

 

 문강태 씨가요  대표님한테 전화해서요

 

 저 파견 근무 가게 해도 되냐고  부탁했대요

 

 걔가 그랬어?

 

 작가님 차기작 아이템 잡혔다고  대표님도 막 좋아하시면서

 

 (승재)  저더러 당분간 여기서  업무 서포트하라고 하셨어요

 

 그래?

 

 (승재)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한테...

 

 필요한 건 됐고

 

 나 물어볼 게 하나 있는데

 

 뭐든지

 

 어젯밤에 여길 누가 찾아왔거든?

 

 엄마 팬이라는 사람이

 

 (문영)  그것도 하필

 

 내 생일날

 

 이상하지?

 

 전혀 안 이상한데

 

 - ?  - (승재

 

 예전에  H.O.T. 토니 오빠 팬이었을 때요

 

 식구들 생일까지  제가 다 챙겼었거든요

 

 [흥미진진한 음악]  (승재)  그래서 선물 사 들고

 

 막 숙소 앞에서 삐대다가  매니저들한테 욕 개먹고

 

 그리고 해체한 후에는

 

 오빠들 흔적 찾아서  막 여기저기 막 쏘다니고

 

 (문영)  ...

 

 그래?

 

 근데 H.O.T.

 

 너 몇 살이니?

 

 안녕히 주무세요

 

 나보다 어린 거 맞아?

 

 (상태)  '나는나는 아침밥을 먹었다'  [만화 속 캐릭터가 똑같이 말한다]

 

 '그리고 점심밥을 먹었다'

 

 '저녁을 조금밖에 못 먹었다'

 

 '밤에 배배가 고팠다'

 

 '왜 내 얘기는 없어?'

 

 [TV에서 만화 소리가 흘러나온다]

 

 

 

 (강태)  고길동은

 

 쟤들 맨날 구박하면서 왜 같이 살아?

 

 (상태)  보호자니까  어어른이니까

 

 그래도 쟤들이  자기 진짜 가족도 아니잖아

 

 성도 다르고  성도 다르고피도 안 섞이고

 

 호적에도 없으니까  나남이지

 

 남인데 왜 한집에 데리고 살지?

 

 보호자니까  어어른이니까

 

 형도

 

 어른이지?

 

 문상태

 

  35

 

 84년생 쥐띠보기보다 어리지만

 

 애는 아니야

 

 그렇지어른이지

 

 남도 가족으로 받아 줄 수 있는  고길동 같은 어른

 

 [잔잔한 음악]

 

 ...

 

 그거 알아?

 

 나도

 

 어른이 되려고

 

 되게 노력하는 중이야

 

 (상태)  동생도 어어른 될 수 있어

 

 노력하면 돼노력하면 되지

 

 노력노력이 중중요해노력

 

 [옅은 탄성]

 

 (지왕)  ...

 

 다음 주쯤이면 얼추 끝나겠네

 

 거의거의  좀 있으면 거의 다 그렸어

 

 좀 있으면 완성디 엔드

 

 [호응하는 신음]

 

 ...

 

 근데

 

 나 어얼마 줍니까?

 

 (상태)  이거 하하는 거 봐서  나 얼얼마 줍니까?

 

 나 다 그린 날 돈 받고 싶은데

 

 어라

 

 근데 꽃밭에 나비가 없네?

 

 [흥미진진한 음악]

 

 나비는 안 그리는데

 

 내가 애초에 우리 정원을  똑같이 그림으로 옮겨 달라고

 

 (지왕)  의뢰를 했잖아

 

 바깥에 나비가 저렇게 많은데  여긴 한 마리도 없는 게 말이 돼?

 

 그러니까 미완성이지

 

 그리다 만 거

 

 나비는 싫은싫은데

 

 그리그리기 싫싫은데

 

 싫으면 그리지 마  돈도 받지 말고

 

 나도 미완성 싫어

 

 (상태)  ...

 

 좀만...

 

 ...

 

 솔직히 다 그린 건데거의

 

 ...

 

 ...

 

 ...

 

 [오리 울음]

 

 오지왕 사사기꾼  거거짓말쟁이 오지왕

 

 목소리목소리는 착하고  얼굴도 착하지만

 

 거짓말쟁이거짓말쟁이

 

 믿을 사람 하나 없다니까?

 

 오래 기다렸어?

 

 가자

 

 (강태)  물감은 왜 다 들고 왔어?

 

 그림 아직 다 안 그렸잖아

 

 안 그려

 

 ?

 

 안 그리니까 안안 그려

 

 [강태의 한숨]

 

 그러니까 왜 안 그려?  거의 다 해 놓고

 

 안 그려안 그려  안안 그린다고

 

 나비는 안 그안 그릴 거야  아안 그려

 

 (강태)  얘기 좀 해

 

 거기 서 봐 봐

 

 

 

 [상태의 속상한 신음]

 

 [어두운 음악]

 

 (강태)  일어나 봐

 

 일어나얘기 좀 해

 

 !

 

 이제 그림도 안 그리고  병원에도 안 가고

 

 (강태)  원장님도 다신 안 보겠다는  이유가 뭐야!

 

 [한숨]

 

 이렇게 계속 입 다물고  애처럼 투정만 부릴 거야?

 

 형 어른이라며!

 

 일어나빨리

 

 셋 센다

 

 하나

 

 

 

 - (강태셋  원장님 사기꾼거짓말쟁이

 

 (상태)  보이스보이스 피싱보다  더더 나빠!

 

 다 그리면 돈 준다고  야약속했는데

 

 왜 안 줘왜 안 줘

 

 (강태)  이제 도망가지 마도망 못 가

 

 - (상태안 돼안 돼놔  얘기해빨리

 

 - 나 갈 거야  - (강태얘기하라고

 

 (상태)  싫어갈 거야비켜

 

 (강태)  피하지 말고 얘길 해야 알지!

 

 - (상태놔  얘길 해 봐빨리!

 

 [상태의 힘주는 신음]  [강태의 아파하는 탄성]

 

 [상태의 아파하는 신음]

 

 (강태)  아프지?

 

 맞으니까 아프지?

 

 [무거운 음악]  나도 아파이빨 자국 난 거!

 

 (상태)  때렸어

 

 형을형을 때렸어

 

 동생이 형을 때렸어

 

 형도 나 때렸잖아

 

 예전에 형이 연필로 찍어서  뒤통수에 땜빵 났을 때도 엄청 아팠고

 

 (강태)  형이 밀어서 책상 모서리에  옆구리 찧었을 땐

 

 누워서 자지도 못했어

 

 나는 뭐맞는 게 좋아서  늘 참는 줄 알아?

 

 나도 이제 못 참아안 참는다고!

 

 (상태)  참아참을 땐 속으로 셋을 세

 

 하나

 

 싫어형이나 세!

 

 말 들어내가 네 형이야!

 

 형이면 형답게 좀 굴어!

 

 아니

 

 소리쳤어?

 

 (상태)  감히감히감히

 

 동생이 혀형한테 소리쳤어?

 

 너 소리소리소리쳤어

 

 소리쳤어소리소리소리소리  [잔잔한 음악]

 

 [상태의 힘주는 신음]

 

 너 혼나 볼래?  [강태의 당황한 탄성]

 

 [상태의 힘주는 신음]

 

 [상태와 강태의 거친 신음]

 

 [강태가 말한다]

 

 [상태의 힘주는 신음]  [강태의 신음]

 

 (상태)  너 일로 와너 일로 와  너

 

 너 일로 와

 

 너 진짜 혼나 볼래?  [강태의 신음]

 

 [상태의 힘주는 신음]

 

 [강태의 아파하는 신음]

 

 [웃음]

 

 너 혹시 나 몰래 죽을 날 받아 놨니?

 

 그래서 막 나가는 거야?

 

 형한테 맞을 땐 속이 편했는데

 

 [잔잔한 음악]  막상 치고받고 하니까

 

 (재수)  거봐

 

 네 마음이 더 아프지?

 

 아니

 

 속이 후련해

 

 [웃음]

 

 [강태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

 

 (재수)  사이코 바이러스 위력 참 대단하다

 

 어떻게 이렇게 딴 놈이 되냐

 

 (강태)  재수야

 

 누구세요저 아세요?

 

 

 

 원래 이런 애야

 

 [힘주며]  문강태는 문강태 거

 

 [재수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

 

 (주리)  따끔따끔해요

 

 (상태)  강태는 동생도 아니야

 

 동생내 동생 아니야

 

 그러게

 

 손톱 쓰는 거는 반칙이지

 

 강태 그렇게 안 봤는데 치사하네

 

 반칙

 

 (주리)  근데 아까 보니까  강태 씨가 더 많이 맞았...

 

 동생 아니야이제 남이야

 

 

 

 - 남이야?  - (상태

 

 그럼

 

 엄마가 강태 씨 데려다가  엄마 아들 삼으면 되겠다그렇지?

 

 (순덕)  어유그러면 나야 좋지

 

 상태야고맙다

 

 강태 이제 내 아들 할게

 

 근데...

 

 남이야

 

 [휴대전화 진동음]

 

 (문영)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강태)  재수야

 

 [잔잔한 음악]  서운해도 네가 좀 이해해 줘라

 

 나랑 형

 

 너무 오래 서로만 보고 살아왔잖아

 

 이제 우리도

 

 남이랑 어울려 사는 법을 배워야지

 

 근데 왜 꼭 그 남이

 

 고문영인데?

 

 내가 아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니까

 

 그 사람부터 시작해 보려고

 

 [휴대전화 진동음]  (문영)

 

 (문영)  이씨

 

 씹을 거면 읽지를 말든가

 

 [문영의 한숨]

 

 망태 괜히 돌려줬나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문영)  !

 

 [놀란 숨소리]

 

 [한숨]

 

 아무나 문 열어 주지 말랬지?

 

 (강태)  말 듣겠다며

 

 이런 건 왜 들고나와?

 

 왜 왔어?

 

 배고프다며

 

 나가자

 

 진짜 말 안 해 줄 거야?

 

 얼굴 왜 그러냐고

 

 싸웠어

 

 환자랑?

 

 그럼 잘리겠지?

 

 아니면 누구?

 

 - 네가 알면?  - (문영가서 패 줘야지

 

 형이야

 

 상태 오빠?

 

 네가 형을 팼어?

 

 팬 게 아니라 싸웠다고

 

 맞은 건 내가 더 맞았고

 

 [문영의 한숨]

 

 남이 아니라 우리가 된다는 걸  믿게 해 주자며

 

 근데 치고받고 싸워?

 

 (문영)  앞으로 어떡할 거야?

 

 생각 중

 

 행동하기 전에 생각이라는 걸  먼저 하라며네가

 

 본능에 충실한 건  죄가 아니라며네가

 

 그냥 고백해

 

 무슨 고백?

 

 난 고문영이 좋다  없으면 못 산다

 

 형이 나 좀 살려 줘라

 

 심플하잖아

 

 

 

 고문영이 좋아

 

 [부드러운 음악]

 

 이렇게 말하면

 

 형이 뭐라 그럴까

 

 (문영)  넌 언제쯤

 

 형 신경 안 쓰고 너만 볼래?

 

 [옅은 웃음]

 

 네 꿈은 없었어?

 

 하고 싶었던 거

 

 (강태)  ...

 

 세 개 정도 있었는데

 

 그중의 두 개는 벌써 이뤘어

 

 두 개가 뭔데?

 

 이사 말고 여행

 

 놀러 가는 거

 

 그리고?

 

 형이랑 치고받고 싸우는 거

 

 [무거운 음악]

 

 [웃음]

 

 (강태)  시시하지?

 

 근데 나

 

 미치게 좋았어

 

 이제 좀

 

 남들처럼 사는 거 같아

 

 아직 못 이룬 하나는 뭔데?

 

 (문영)  오늘 나한테 달려와 준 정성을 봐서

 

 그거 내가 들어줄게

 

 안 돼

 

 어차피 늦었어

 

 뭔데 늦어?

 

 [대화 소리가 들린다]

 

 (강태)  교복 입고 학교 가는 거

 

 [발랄한 음악]

 

 [문영의 탄성]

 

 (재수)  일어나

 

 빨리 먹어이거?

 

 [학생들이 대화한다]

 

 [강태의 졸린 신음]

 

 (재수)  뭐야어디 가?

 

 너 어디 가인마?

 

 문강태!

 

 너 어디 가새끼야!

 

 [신호등 알림음]

 

 [강태의 헛기침]

 

 (강태)  

 

 저기요저기...

 

 ...

 

 저기...

 

 (상태)  문강태!  [강태의 신음]

 

 너 오늘도 학교 땡땡이쳤지

 

 - (상태일로 와일로 와일로 와  - (강태야자만 쨌어

 

 (상태)  뭘 야자만 째넌 왜

 

 학교 안 가면서 맨날  교복 입고 다니냐?

 

 (강태)  회사 안 갔어...

 

 (상태)  ?

 

 [힘주는 신음]

 

 [강태의 한숨]

 

 진짜 짜증 나진짜

 

 저기요!

 

 앞의 단발머리

 

 하지 마

 

 (상태)  제 동생이 할 얘기가  있다고 하는데 잠시만 좀

 

 (강태)  [작은 소리로]  문상태하지 마진짜

 

 (상태)  온다

 

 온다

 

 남자답게 멋있게

 

 ...

 

 ...

 

 저기

 

 나 너 알아

 

 학교에서 봤어

 

 [부드러운 음악]

 

 너 안대

 

 ...

 

 (상태)  축하해

 

 [강태의 웃음]

 

 잘해

 

 [헤 웃는다]

 

 (강태)  ...

 

 (상태)  ?

 

 ?

 

 (강태)  쟤가 너무 좋아

 

 [편안한 음악]

 

 좋아해

 

 좋아해...

 

 (상태)  ?

 

 [상태가 중얼거린다]

 

 '행복'

 

 (상태)  '하다'

 

 강태가

 

 행복...

 

 하다

 

 우리 강우리 강태가

 

 우리 강태가 행복하다

 

 

 

 

 

 

 

 [훌쩍이며]  우리 강태...

 

 [상태가 중얼거린다]

 

 행복하다행복하다

 

 어떡해처음 봤어처음

 

 우리우리 강태 처음 봤어처음

 

 너 눈깔이가 왜 이렇게 퀭해?

 

 대표님저 이 집이랑  기가 안 맞나 봐요  [상인의 기분 좋은 숨소리]

 

 밤새 가위눌리고  막 온몸이 으슬으슬하고

 

 여기저기 막 쑤시고

 

 아유됐고

 

 우리 문영이 어디 있어?

 

 서재요  [상인의 웃음]

 

 [손가락을 딱 튕긴다]

 

 (상인)  이야!

 

 이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우리 고 작가!

 

 이게 대체 얼마 만이야?

 

 이번엔 또 어떤 아이템일까  [문영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내가 밤새 설레서 잠을 못 잤다니까

 

 [웃음]

 

 아니보나 마나  기가 막힌 작품이겠지?

 

 잠깐만잠깐만

 

 나 마음의 준비 좀 하고

 

 됐다말해 봐뭐야?

 

 이거야  [상인의 설레는 숨소리]

 

 [혀를 딱 튕긴다]

 

 [흥미진진한 음악]

 

 [상인의 웃음]

 

 이건 뭐...

 

 '꼬마 자동차 붕붕같은 유인가?

 

 스토리는 구상 중

 

 - 제목은?  - (문영미정

 

 - 메시지는?  - (문영아직

 

 탈고 예정은?

 

 언젠가

 

 [웃음]

 

 (상인)  그러니까 아직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네

 

 아마도

 

 [한숨]

 

 삽화 작가는 누구?

 

 내 짝꿍

 

 [돈통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강태)  잠시만 비켜 주세요!

 

 [휴대전화 진동음]

 

 [쭉 빠는 소리가 들린다]

 

 [시원한 숨소리]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 무슨...  - (상태밥은?

 

 밥은?

 

 [잔잔한 음악]

 

 응급 환자 때문에 못 먹었네

 

 배고배고파?

 

 엄청

 

 (상태)  위아패밀리 레스토랑 여섯 시까지 와  위아패밀리 레스토랑

 

 문영아

 

 - 문영아?  - (문영나 아이템 안 바꿔

 

 (상인)  아니야아니야그게 아니고

 

 너희 아버지...

 

 뇌종양이 재발했는데

 

 수술하기 힘든 부위라

 

 딱히 손을 쓸 수가 없다네

 

 아빠는 예전에 죽었어

 

 내가 열두 살 때

 

 이미 죽고 껍데기만 남은 사람이야

 

 [어두운 음악]  [한숨]

 

 문영아

 

 너희 아버지는 머리가 아파

 

 (상인)  그래서 기억도 엉망진창이고

 

 몸도마음도 분리가 돼서  멋대로 움직일 때도 있어

 

 그런 아버지라도

 

 어쩔 수 없는

 

 유일한 네 가족이야

 

 가족?

 

 나 원래 고아야

 

 고문영

 

 (문영)  나 피곤해

 

 [문영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숨]

 

 [통화 연결음]

 

 어디야?

 

 나 배고파같이 밥 먹자

 

 나도 끼워 줘나도 갈래  거기 어디인데?

 

 왜 안 돼!

 

 (상태)  기다려기다려

 

 어른 먼저 먹고 먹어야지  어른어른 먼저어른?

 

 손도 닦았어손도?

 

 이거이거 닦고 먹어

 

 [잔잔한 음악]

 

 맛있었어?  배불러?

 

 (강태)  엄청

 

 배 터질 거 같다

 

 (상태)  배 터배 터지면 안 돼  배 터지면 안 되지

 

 배 터지면 죽어죽어?

 

 (상태)  용돈

 

 손님이 주는 건 팁  사장님이 주는 건 보너스

 

 형이 주는 건  요용돈

 

 과소비는 만악의 근원이야  아껴 써아껴?

 

 모자라면 형이형이 또 줄게?  걱정하지 마

 

 고마워

 

 아껴 쓸게

 

 나도 사 줘

 

 (문영)  이씨

 

 ...

 

 (문영)  사 달라고!

 

 나도 사 줘나도 사 달라니까?

 

 에이씨  [문이 달칵 열린다]

 

 나는 왜 안 사 줘나도 사 줘!

 

 손님!

 

 (강태)  얼마예요?

 

 [문영의 거친 숨소리]

 

 그럼 나도 용돈 줘

 

 (문영)  난 용돈 줄 사람도 없고  같이 밥 먹어 줄 가족도 없어

 

 나 이제 진짜 고아야

 

 가자집에

 

 (강태)  

 

 나도 오빠 같은 오빠 갖고 싶다고!

 

 [갈매기 울음]

 

 빨리 와문강태!

 

 [한숨]

 

 고문영!

 

 [밝은 음악]

 

 (상태)  고문영...

 

 고문영빨리 와!

 

 고문영빨리 와

 

 둘 다 안 와?

 

 고문영문강태  둘 다 빨리 안 와?

 

 [옅은 웃음]

 

 빨리

 

 (강태)  

 

 '미운 오리 새끼'라는 동화 알지?

 

 (상태)  

 

 다른다른 오리들이

 

 미운 오리를 막 차별차별해

 

 자기랑 다르게 생겼다고  왕왕따시켜왕따

 

 그래서 너무 외로우니까

 

 결국 가족 곁을 떠나잖아

 

 [잔잔한 음악]

 

 (상태)  고문영계단에서 뛰지 마  다쳐위험위험해?

 

 (강태)  뛰지 좀 마

 

 (강태)  만약에 엄마가

 

 미운 오리를 끝까지 사랑해 줬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태)  그럼그럼 안 떠났지?

 

 (강태)  어른이 잘 품어 주면

 

 오리든 백조든

 

 [오리 울음]  (강태)  다 같이 한집에 잘 살 수 있어

 

 [상태가 오리를 어른다]

 

 (상태)  오리야오리

 

 너희들싸우면 안 돼?  [닭 울음]

 

 (강태)  형은

 

 남도 품을 수 있는 어른이지?

 

 (상태)  

 

 나 어...

 

 어른이야어른어른

 

 고길동 같은 어어른  고길동 같은...

 

 [강태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부드러운 음악]

 

 (문영)  같은 호적에 올라야만 가족인 줄 알아?

 

 가족은!

 

 (상태)  하나

 

 (문영)  가족사진을 찍으면 가족이 돼

 

 (문영)  난 저런 애들이랑 동물이 제일 싫어

 

 (강태)  사랑해 달라 조르니까

 

 (강태)  빨리

 

 (강태)  애틋하잖아

 

 (상태)  또 나비가 나타나면  어어떡하지?

 

 (필옹)  과거 속에 계속 갇혀 있으면 안 돼

 

 (상태)  갇히면 무문 열고 나가면 되는데

 

 (필옹)  문이 안 보이거든

 

 (강태)  이제 남들 사는 것처럼

 

 살고 싶어졌는데

 


.사이코지만 괜찮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