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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사관 구해령  12

 

 [비밀스러운 음악]

 

 [삼보의 힘주는 신음]

 

 (이림)  전하께서 왜 이러시는 것이냐?

 

 대비전 문안이라니?

 

 20년 동안 한 번도  날 부르신 적이 없었어

 

 그걸 제가 어찌 압니까?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 헷갈리는데저도

 

 (삼보)  빨리 입으십시오  시간 없습니다

 

 [이림의 한숨]

 

 (이림)  구해령!

 

 - 네가 여기 왜?  - (해령대비전 입시요

 

 마마도요?

 

 [삼보의 다급한 숨소리]

 

 (삼보)  아이뭐 하고 계십니까?

 

 빨리빨리요아이...

 

 [해령의 놀란 신음]  [삼보의 다급한 숨소리]

 

 (삼보)  [가쁜 숨을 내쉬며]  아유마마아유...

 

 늦었어늦었어  당장 빨리 가시죠늦었어

 

 [이태의 한숨]

 

 [삼보의 다급한 신음]

 

 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다더냐?

 

 명절에도 내관 하나 보내고 말던  양반이 갑자기 문안 인사라니?

 

 [문이 달칵 열린다]  (최 상궁)  벌써 밖에 와 기다리고 계신다 합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천천히 하거라

 

 이대로 새벽이슬을  좀 맞는 것도 나쁘지 않지

 

 [잔잔한 음악]  [이태의 한숨]

 

 [새가 지저귄다]

 

 [이태의 초조한 숨소리]

 

 [이태의 한숨]

 

 [이태의 한숨]

 

 (최 상궁)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송구합니다

 

 이제 안으로 드시지요

 

 [이태의 못마땅한 숨소리]

 

 (상선)  어서 따르지 않고 뭐 하는 게냐?

 

 (해령)  ?

 

 (삼보)  ...

 

 들어가 봐

 

 [문이 달칵 닫힌다]

 

 대비마마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주상도 옥체 평안하셨지요?

 

 모두 대비마마 덕분입니다

 

 앉으시지요

 

 [이태의 옅은 한숨]

 

 (이태)  혹 제가 너무 일찍 찾아와  마마의 단잠을 방해한 건 아닌지요?

 

 (대비 임씨)  그럴 리가요

 

 그저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내 생일에도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든  주상이 아니었습니까?

 

 (이태)  송구합니다

 

 그간 나랏일이 너무 바빠  대비전을 자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해합니다

 

 세자가 대리청정을 하며  정사를 돌본다 해도

 

 (대비 임씨)  주상은 주상 나름대로

 

 할 일이 있었겠지요

 

 (이태)  마마께서 이리  서운한 기색을 내비치시니

 

 그동안의 무심함에  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이제부터는 문안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매일 아침 이 시간마다 마마를  찾아뵈옵고 인사를 올릴까 하는데

 

 어찌 생각하십니까?

 

 자식이 부모에게 문안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도리지요

 

 (대비 임씨)  물리치지 않겠습니다

 

 매일 아침 이 시각에  대비전에 드세요

 

 [비밀스러운 음악]

 

 (상선)  전하조반 드실 시간이옵니다

 

 이만 침전으로 가시지요

 

 (이태)  아니

 

 내 오늘은 경연에도 들 생각이다

 

 바로 조강을 시작하라

 

 (상선)  아직 진시까지  반 시진도 넘게 남았사옵니다

 

 경연관들도  채 입궐하지 아니했을 터인데...

 

 (이태)  하면 사람을 보내  불러들이면 될 것 아니냐?

 

 국본을 가르치는 자리에  어디 습강도 없이 정시에 오려고 해?

 

 (상선)  그리하겠사옵니다전하

 

 (이태)  세자도 경연을 귀찮다 생각 말고  성실히 임하거라

 

 내가 네 나이 때는 아침에 눈뜨자마자  식사도 거르고 조강부터 했느니라

 

 (이진)  명심하겠습니다

 

 (이태)  

 

 요새 좌상도 경연에 드느냐?

 

 하루도 거르지 않습니다

 

 [이태의 옅은 한숨]

 

 도원

 

 (익평)  주의에 이른바 군왕이 삼가야 할  여섯 가지 폐단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남을 이기기를  좋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허물을 듣기를  부끄러워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언변으로 둘러대는 것

 

 네 번째는 총명을 자랑하는 것

 

 다섯 번째는 위엄으로 겁을 주는 것

 

 여섯 번째는 성격이 괴팍하고  고집이 센 것을 말합니다

 

 하여 이 여섯 가지 폐단을  '군상육폐'라 부릅니다

 

 듣자 하니 과인의 지난날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구나

 

 하면 내 묻고 싶다

 

 과인은 그 육폐 중에  어느 것에 해당하느냐?

 

 (이태)  허심탄회하게 한번 말해 보거라

 

 그래야 과인도 반성을 하고  고쳐 나갈 것이 아니냐?

 

 (우의정)  전하어찌 그런 걸 물으십니까?

 

 소신 20년간 전하를 모시면서

 

 육폐에 해당하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대제학)  부디 아무것도  반성하지 마시옵소서

 

 [이태의 만족스러운 신음]

 

 (이태)  도원도 그리 생각하느냐?

 

 (이림)  ?

 

 저는...

 

 (이림)  저는 전하께서

 

 여섯 가지 중에  세 가지에 해당한다 생각합니다

 

 [긴장되는 음악]

 

 지금 세 가지라 하였느냐?

 

 여섯 중에 셋?

 

 (이림)  

 

 여섯 중에 셋입니다

 

 [이태가 피식 웃는다]

 

 (이태)  도원이 보기에  과인이 그리 부족한 임금이더냐?

 

 군상육폐는 군주의  흠을 잡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새겨 경계해야 할  여섯 가지를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태)  하면 왜 세 가지인지  마땅한 연유를 말해 보거라

 

 (이림)  첫째로는

 

 사관들의 입시를 놓고  신하들과 힘겨루기를 하셨으니

 

 남을 이기기 좋아하는  호승인에 해당하시고

 

 둘째로는

 

 승정원을 시켜  사관들을 감찰하고자 하셨으니

 

 위엄으로 신하를 누르는  여위엄에 해당하시고

 

 셋째로는

 

 여사의 입시에 진노하시어  하옥까지 시켰다가

 

 다시 묘시부터 입시를 시켜 괴롭히시니

 

 너그럽지 못하고 까다로운 태도

 

 자강복에 해당하십니다

 

 [한숨]

 

 [이태가 껄껄 웃는다]

 

 (이태)  그래도원이 과인을 닮아  아주 솔직하구나

 

 과연 이 나라의 대군답다대군다워!

 

 [이태의 호탕한 웃음]

 

 (대제학)  아주 성격이 시원시원하신 게

 

 전하를 쏙 빼닮으셨습니다  [대제학의 웃음]

 

 [대신들이 웃는다]

 

 [대신들이 웃는다]

 

 마마!

 

 (삼보)  지금 제정신이십니까?

 

 여기가 어느 안전이라고

 

 육폐여섯 중에 셋?

 

 아바마마께서 잘못하신 건  사실이잖느냐?

 

 그리고 먼저 허심탄회하게  말해 보라고 하신 건 아바마마다

 

 그게 진짜  말 그대로의 허심탄회겠습니까?

 

 '내가 아무리 물어봐도  없다고 말해라'의 그 허심탄회지

 

 어쩜 그렇게 천지 분간을 못 하십니까?

 

 어쨌든 칭찬받고 끝냈으니까...

 

 그것도 진짜 칭찬이 아니지요

 

 '일단 지금은 넘어가지마는  너 나중에 두고 보자'

 

 [익살스러운 효과음]  요래요래 눈빛으로  요래 말씀하셨습니다

 

 눈빛으로!

 

 (삼보)  전하께서 뒤끝이  천리장성만리장성인 거 모르십니까?

 

 아유내 팔자야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내관이 되어서...

 

 (삼보)  아유내 팔자야

 

 어이구내 팔자

 

 (이림)  삼보야

 

 그래서 아까 내가 그 말 할 때

 

 구해령 표정은 어땠느냐?

 

 [익살스러운 효과음]

 

 막 감동받은 표정?

 

 멋져서 반한 표정?

 

 [삼보가 혀를 끌끌 찬다]  (이림)  ?

 

 말 안 해 줘?

 

 어떤 표정이었냐고!

 

 삼보야!

 

 (이진)  전하아까 도원의 말은  너그러이 이해해 주십시오

 

 경연에 나온 것도  대신들을 마주하는 것도 처음이다 보니

 

 혈기에 그만 실수를 했나 봅니다

 

 (이태)  편들 것 없다

 

 이때다 싶어 구구절절 쏟아 내는 것이

 

 - (이태여태껏 어찌 참았나 싶어  - (이진전하...

 

 잘못했다는 뜻이 아니다

 

 염정 소설이나 쓸 줄 아는  한심한 놈인 줄 알았더니

 

 제법 식견과 배포가 있어

 

 핏줄은 속일 수가 없는 게야

 

 [비밀스러운 음악]

 

 (이태)  당분간 정사는 내가 볼 터이니  넌 쉬고 있거라

 

 빈궁한테 찾아가서  얼굴이라도 좀 비추고

 

 전하

 

 (해령)  하면 저도 이만 예문관으로...

 

 (이태)  따라오거라

 

 오늘부터 과인의 곁에서  입시하기로 한 것을 잊었느냐?

 

 (해령)  그게 무슨...

 

 [해령의 놀란 숨소리]

 

 아니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언제요?

 

 ?

 

 (상선)  어서 따라오시게

 

 (상선)  콩밥 한 술을 드시고 있네

 

 동치미 국물을 드시고 있네

 

 도라지나물을... 이 아니라  [익살스러운 효과음]

 

 [흥미진진한 음악]  숙주나물을 드시고 있네

 

 [해령의 못마땅한 한숨]  (상선)  콩밥 한 술을 드시고 있네

 

 더덕 산적을 드시고 있네

 

 숙주나물을 드시고 있네

 

 시금치나물을 드시고 있네

 

 고사리나물을...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육을 드시고 있네

 

 동치미 국물 드시고 있네

 

 계란을 드시고 있네

 

 [배가 부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태의 한숨]

 

 [익살스러운 음악]  [이태의 힘겨운 신음]

 

 [이태의 힘겨운 신음]

 

 [이태의 힘겨운 신음]

 

 [이태의 힘겨운 신음]

 

 [이태의 개운한 신음]

 

 [개운한 신음]

 

 [이태의 한숨]

 

 [이태의 만족스러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덜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상선의 헛기침]

 

 (상선)  전의감  [익살스러운 효과음]

 

 [놀란 신음]  [사책이 툭 떨어진다]

 

 [흥미로운 음악]

 

 [해령의 힘겨운 숨소리]

 

 [숨을 푸 내뱉는다]

 

 (해령)  전의감이...

 

 "대조전"

 

 저기 있다

 

 (은임)  구 권지!

 

 (시행)  구 서리 좋은 아침

 

 좋은 아침은 개나 주시고

 

 내전 입시를 허락한다는 게  이런 뜻이었습니까?

 

 하루 종일 전하 곁에 있는 거요?

 

 [큰 소리로]  그것도 저 혼자?

 

 어때?

 

 눈뜨자마자  전하 용안 뵈니까 너무 좋지?

 

 [어이없는 웃음]

 

 제가 지금 뭐 하다 왔는지 아십니까?

 

 (해령)  새벽부터 눈도 못 뜨고 끌려 나와서

 

 전하 똥 치우다가!

 

 [해령의 서러운 신음]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겁니까?

 

 (경묵)  저거 버르장머리 봐라?

 

 !

 

 그걸 왜 우리 양 봉교님한테 따져?

 

 전하께서 사관 이겨 보겠다고?  똥고집 부리고 계신 거를

 

 사관을 이긴다고요?

 

 (길승)  구 서리 잡혀가 있는 동안  일이 좀 있었어

 

 우리 예문관과 전하의  이 은은한 기 싸움이랄까?  [은임의 코웃음]

 

 (은임)  전혀 은은하지 않았거든요?

 

 코피 터지고 머리 뜯기고 울고불고...

 

 아주 시정잡배 패싸움이 따로 없었구먼

 

 그래서 지금 구 권지가 딱 찍힌 겁니다

 

 (아란)  여기저기서 입시 못 하게 했다고  상소는 올라오지

 

 한림은 못 건드리지

 

 그러니까 만만한 구 권지한테

 

 '어디 한번 입시하다 죽어 봐라'  그러시는 거라고요

 

 [해령의 한숨]  (장군)  근데구 서리

 

 이것도 잘 생각해 보면 좋은 일이야

 

 주상 전하 곁에 딱 붙어서  하루 종일 입시할 수가 있잖아

 

 이게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거든?

 

 그게 어딜 봐서 기회입니까고문이지

 

 (홍익)  어허고문도 달게 받으면 약이다

 

 옛날에 우리 작은할아버지는  장 열 대 맞으신 뒤로

 

 머리털이 숭숭 나셔 가지고  상투 다시 틀었다는 거 아니야

 

 10년 만에

 

 (시행)  아무튼구 서리

 

 이거는 우리 예문관의 자존심과  너희 여사들의 미래가 걸린 전쟁이야

 

 [책상을 탁 치며]  입시하다 거품 물고 쓰러질지언정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전하가 백기 드시는 그날까지

 

 몰아쳐라구 서리

 

 직필!

 

 (한림들)  직필!

 

 (시행)  여러분더 크게직필!

 

 (함께)  직필!

 

 (시행)  함성 시작!

 

 [한림들의 함성]

 

 (이태)  [혀를 쯧쯧 차며]  첩에게 빠져 조강지처를 핍박하다니

 

 아주 몹쓸 놈이구나

 

 풍속을 해한 김용선에게  장 백 대의 벌을 내리고

 

 본처가 이혼을 원한다면  들어주어라

 

 (도승지)  전하

 

 (이태)  아니그거 말고

 

 저거부터 읽어라저거부터

 

 (도승지)  

 

 [도승지의 옅은 한숨]

 

 [도승지의 옅은 신음]

 

 이번엔 경기도 관찰사 박봉조가

 

 구휼의 폐단에 대해  아뢴 상소문이옵니다

 

 (도승지)  펴게

 

 [놀란 숨소리]

 

 [도승지의 헛기침]

 

 (도승지)  '신 박봉조가 경기도에서 넉 달 동안'

 

 '55 7,852명의 백성들에게'

 

 '2 5,200석의 공물을 진휼한바'

 

 '그 지역을 아뢰면'

 

 [도승지의 헛기침]

 

 , '광주 580'

 

 '여주 896'

 

 '파주 642'

 

 '수원 1,234'

 

 '부평 561'

 

 '인천 949'

 

 '남양 727'

 

 그리 말해서 어느 세월에 다 듣겠느냐?

 

 단숨에 읽어라단숨에

 

 (도승지)  전하  [해령의 망연자실한 숨소리]

 

 [도승지의 옅은 신음]

 

 '풍덕 675통진 556'

 

 '고양 722안산 853김포 691'

 

 저기영감  [도승지가 연신 상소문을 읽는다]

 

 '용인 845양주 787'

 

 (도승지)  '죽산 699안성 728'

 

 영감  [도승지의 헛기침]

 

 (해령)  제가 말을 놓쳐서 그러는데

 

 [버벅대며]  파주가 육백 몇 석이라고요?

 

 (도승지)  [중얼거리며]  파주파주...

 

 파주파주...

 

 파주 642석일세

 

 , '2,866'

 

 (해령)  저기...

 

 - 이번엔 또 뭔가?  - (해령저 실은

 

 제가 수원부터  하나도 적지를 못해서...

 

 [익살스러운 효과음]  [대신들이 수군거린다]

 

 [비웃음]

 

 이번엔 놓치지 말고 적게

 

 (해령)  

 

 (도승지)  '수원 1,234'

 

 '부평 561'

 

 [이진의 옅은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저하

 

 [한숨]

 

 오늘은 동궁전을 비울 것이다  돌아가거라

 

 (사희)  잠행을 가시는 겁니까?

 

 [밝은 음악]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후련한 한숨]

 

 (상인)  나리

 

 나리우리 거 좀 구경하고 가세요  [이진의 웃음]

 

 좋은 거 많아요

 

 마님들이 아주 그냥 껌뻑 죽어요!  [이진과 상인의 웃음]

 

 - (이진아이그러십니까?  - (상인어서 보세요

 

 (이진)  뭐가 있나 한번 봅시다

 

 (상인)  요 비녀 어떠세요?  [이진의 호응하는 신음]

 

 [아이1의 탄성]

 

 (이진)  

 

 [이진의 탄식]

 

 [아이2의 기합]  [막대가 달칵거린다]

 

 [아이2의 신난 외침]

 

 [아이들의 아까운 신음]

 

 [아이들이 막대를 연신 던진다]

 

 [아이3의 환호성]  (이진)  이야

 

 [이진의 날쌘 신음]

 

 [옅은 웃음]

 

 [사희의 헛기침]

 

 (이진)  이게 쉬운 게 아니다?

 

 네가 해 보거라

 

 [사희의 웃음]  [이진의 놀란 신음]

 

 [사희와 이진의 옅은 웃음]

 

 [사희의 우쭐대는 신음]  [아이4의 안타까운 신음]

 

 (이진)  그래

 

 [엽전이 절그럭거린다]

 

 ...

 

 - (이진하나  - (아이1) 감사합니다

 

 [이진의 호응하는 신음]  (아이2)  감사합니다

 

 - (아이3) 감사합니다  - (아이4) 감사합니다

 

 - (이진그래응  - (아이5) 감사합니다

 

 [이진이 피식 웃는다]

 

 [이진의 헛기침]

 

 [이진이 술을 후룩 마신다]

 

 [이진이 숨을 카 내뱉는다]

 

 [이진이 술잔을 탁 내려놓는다]  [사희의 옅은 웃음]

 

 (이진)  [멋쩍게 웃으며]  왜 그리 보는 것이냐?

 

 낯설어서요

 

 처음 봤습니다

 

 저하께서 웃으시는 모습

 

 [이진의 옅은 웃음]

 

 궐 밖으로 나오신 게  그리도 좋으신 겁니까?

 

 (이진)  [피식 웃으며]  좋다고 하면

 

 [작은 소리로]  세자가 정사는 팽개치고  외출을 즐긴다고 적을 것이냐?

 

 [사희의 옅은 웃음]

 

 단 한 글자도 적을 생각 없습니다  오늘 일은

 

 [이진의 옅은 웃음]

 

 (이진)  주변을 둘러보아라

 

 여기서는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아

 

 그러니 이곳에서는  내가 지켜야 할 품위도 없고

 

 경계해야 할 당색도 없고

 

 국본이니 뭐니  그런 무서운 말들도 없다

 

 난 그저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이야

 

 (이진)  조금 비싼 옷을 입은  [이진과 사희의 옅은 웃음]

 

 [잔잔한 음악]

 

 [사희의 한숨]  (이진)  난 궐이 아니라 사가에서 자랐다

 

 아무것도 모르고 산이며 들에서  뛰어놀던 시절이 있었어

 

 그때 내 꿈은

 

 [피식 웃으며]  장군이 되어 전장을 누비는 거였지

 

 다른 이유는 없었어

 

 그저 커다란 검은 말이 갖고 싶어서

 

 [사희와 이진의 옅은 웃음]

 

 지금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이지만

 

 궐 밖에 나오면  그 희미한 향취가 느껴져

 

 해서 잠행을 핑계로  한 번씩 나와 보는 것이다

 

 함영군의 장남 이진을 잊지 않으려고

 

 [이진의 후련한 한숨]

 

 [이진의 권하는 신음]

 

 [이진의 옅은 웃음]

 

 [이진이 숨을 카 내뱉는다]

 

 주모여기 계산 좀 해 주시게

 

 (주모)  두 냥입니다  [이진의 호응하는 신음]

 

 (이진)  여기 있소  [엽전이 잘그락거린다]

 

 [풀벌레 울음]

 

 [이진의 호응하는 신음]

 

 (이진)  

 

 [이진의 건네는 신음]

 

 이게 무엇입니까?

 

 이거 아까 방물포에서 산 것이다

 

 구경만 하고 그냥 지나치기가 뭐해서

 

 (이진)  너무 약소해서 성에 차지 않느냐?

 

 [옅은 한숨]

 

 왜 제게 묻지 않으십니까?

 

 제가 잠행을 따르겠다 했을 때

 

 얼마든지 뿌리칠 수 있으셨습니다

 

 (사희)  한데도 절 데리고 나오신 건

 

 제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가 아닙니까?

 

 대체 구 권지가 뭘 듣고 뭘 적었길래

 

 전하께서 그리도 화를 내시는지

 

 확인하고 싶으신 것 아닙니까?

 

 [옅은 한숨]

 

 [애잔한 음악]

 

 이만 들어가거라

 

 [해령의 지친 숨소리]

 

 [못마땅한 숨소리]

 

 [해령의 지친 숨소리]

 

 [해령의 힘겨운 한숨]

 

 [해령의 힘겨운 신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우원)  많이 힘들었느냐?

 

 [해령의 멋쩍은 신음]

 

 (해령)  아직 안 가셨습니까?

 

 (우원)  여기

 

 내일 올라갈 상소와 숙배할 관원들의  이름을 모두 적어 놓았다

 

 [해령의 놀란 숨소리]

 

 (우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이거 조금이 아니라  엄청 도움 되겠는데요?

 

 감사합니다  역시 민 봉교님밖에 없습니다

 

 [잔잔한 음악]

 

 [해령의 아파하는 숨소리]

 

 (우원)  붓을 너무 세게 잡아 그런 것이다

 

 글을 빠르게 쓰는 것만이  사관의 요령이 아니야

 

 손에 힘은 빼고 팔의 힘으로

 

 새기는 것이 아니라  흘러간다는 느낌으로

 

 그리 쓰는 법을 익히거라

 

 앞으로는 붓을 쥐는 일이  더 많아질 테니까

 

 앞으로요?

 

 민 봉교님께서는 저에게 사관으로서의  앞날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해령)  입궐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의금부 옥사를 다녀왔습니다

 

 한 반년 뒤에는

 

 저기 멀리 제주도로  유배를 가 있지 않을까요?

 

 다시는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지부 상소를 하신 것처럼요?

 

 이야기 들었습니다

 

 (해령)  고맙습니다

 

 이건 제가...

 

 미안하다

 

 이런 고초를 겪게 해서

 

 (우원)  여기서 물러나고 싶다고 해도

 

 이해해

 

 아무도 원망하지 않을 거야

 

 저 전생에 진짜 청개구리였나 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진짜 한번 끝장을 보고 싶어지는데요?

 

 구 권지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전하께서 절 이렇게 괴롭히시는 건

 

 예문관 때문이 아닙니다

 

 그리고 뭐제가 전하 앞에서는  파리 목숨일지는 몰라도

 

 이 체력이며 근성이며  지지 않을 자신 있거든요

 

 어디 덤빌 테면 한번 덤벼 보시죠

 

 (우원)  ...  [우원의 한숨]

 

 참으로 무엄한 언사로구나

 

 모르셨습니까?

 

 이거 제 특기입니다

 

 버르장머리 없이 굴기  하지 말라는 거 하기

 

 되로 받은 거 말로 돌려주기

 

 [우원의 헛웃음]

 

 (우원)  자랑이냐?

 

 (해령)  

 

 [해령의 웃음]  [우원의 옅은 웃음]

 

 - (해령감사합니다  - (우원아니다

 

 (박 나인)  마마이만 잠자리에 드십시오

 

 이리 늦게까지 서책을 읽으시면

 

 저희가 허 내관님한테 혼이 납니다

 

 (이림)  허 내관이 너희를 혼내면

 

 나도 허 내관 혼내지

 

 그리고

 

 너희는 날 도와줘야 할 입장 아니냐?

 

 내가 경연에서 말을 잘할수록

 

 전하께서 날 예뻐하시게 될 거고

 

 그럼 언젠간

 

 내가 사가에 나가 살 수 있도록  윤허를 해 주실 테고

 

 그럼 나도 구해령이랑 혼인을 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나인들의 코웃음]  [이림의 행복한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림의 헛기침]

 

 (이림)  그러니까 어쨌든  내가 이렇게 공부를 해야

 

 너희도 나도

 

 이 갑갑한 녹서당 생활을  청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방해하지 말고

 

 하면 내일 꼭 허 내관님을  혼내 주셔야 합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주상의 변덕이야 놀라울 일도 아니다만

 

 (대비 임씨)  의외로구나

 

 그동안 제대로 된 스승 하나  붙여 주지 않았던 도원을

 

 직접 경연장까지 데려갔다?

 

 (최 상궁)  뿐만 아닙니다

 

 대군마마께서 전하의 잘못을 지적하는  직언을 하셨음에도

 

 다그치지 않고  크게 칭찬을 하셨다 합니다

 

 혹 그 자리에 좌상도 있었다더냐?

 

 (최 상궁)  

 

 [고민스러운 신음]

 

 (상선)  전하기침하실 시간이옵니다

 

 [이태의 피곤한 신음]

 

 [이태의 옅은 신음]

 

 [피곤한 신음]

 

 [풀벌레 울음]  [이태의 하품]

 

 [이태의 피곤한 신음]

 

 [이태의 옅은 신음]

 

 (삼보)  마마

 

 (대제학)  제왕의 도는 학문을 근본으로 하지만

 

 또한 좌우에서 필위하는 힘에  의지하는 법이기도 합니다

 

 송나라 인종 때 두연이...

 

 [익살스러운 효과음]

 

 (대제학)  [큰 소리로]  송나라 인종 때 두연이

 

 궁중에서 내린 은지를  수십 차례 봉환하자

 

 [익살스러운 효과음]

 

 (대제학)  [더 큰 소리로]  인종이 구양수에게

 

 '짐은 궁중에서  은상에 관한 일이 있으면'

 

 '두연의 반대로 그만둔 적이 많다'  하였습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진의 옅은 한숨]

 

 (이진)  전하

 

 ...  [헛기침]

 

 과인은 잠든 것이 아니다

 

 (이태)  그냥 눈을 감고 있었느니라!

 

 [이태의 헛기침]

 

 (이태)  대제학은 계속하거라

 

 (대제학)  

 

 두연처럼 훌륭한 신하는  [익살스러운 효과음]

 

 왕의 잘못이 싹트려 할 때  능히 그치게 할 수 있는 것이며

 

 [풀벌레 울음]

 

 (상선)  전하인시 반 각이옵니다

 

 [이태의 피곤한 신음]

 

 전하벌써 여사가 들었사온데...

 

 저 계집은 잠도 없다더냐?

 

 [밝은 음악]

 

 [한숨]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도승지)  하직숙배이옵니다

 

 (도승지)  다음

 

 이번엔 사은숙배이옵니다

 

 (이태)  [한숨 쉬며]  대체 언제까지...

 

 일각만 좀 쉬자일각만!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친 한숨]

 

 [옅은 한숨]

 

 (이태)  전국 팔도에서 관리라는 관리는  다 올라온 것이냐?

 

 어째 숙배 행렬이 끝나지가 않아?

 

 (도승지)  얼마 전에 인사이동이 있었던지라...

 

 내의원에 탕약을  하나 더 올리라 할까요?

 

 (이태)  탕약 가지고 세월이 어찌 되겠느냐?

 

  10년만 젊었어도  이런 꼴은 안 당하는 건데

 

 안 되겠다

 

 이제는 담판을 지어야겠어

 

 [비장한 한숨]

 

 (이림)  참새  [참새 울음 효과음]

 

 참새  [참새 울음 효과음]

 

 [아름다운 음악]

 

 참새  [참새 울음 효과음]

 

 자꾸 참새라고 하실 겁니까?

 

 귀엽잖아참새

 

 작고 정겹고 몽실몽실하고

 

 [어이없는 한숨]  [이림의 옅은 웃음]

 

 (해령)  제가 어디를 봐서 몽실몽실합니까?

 

 타고나길 세련되고 고고하게 타고난...

 

 [익살스러운 효과음]

 

 (이림)  아침 못 먹었지?  새벽부터 입궐하느라고

 

 여기 담벼락 밑에  내 먹을 걸 좀 가져다 두마

 

 시간 날 때마다 와서 챙겨 먹거라

 

 고맙습니다  [이림의 옅은 웃음]

 

 (도승지)  구 권지!

 

 (해령)  도승지 영감

 

 (도승지)  아이어디 갔다 온 거야빨리빨리

 

 (이태)  이리 와서 앉거라

 

 지긋지긋하지도 않느냐?

 

 (이태)  임금과의 술자리다

 

 단 한 번만이라도  사관이 아니라 신하로서 날 대해 보라

 

 - 하오나...  - (이태?

 

 선진들이 사관은  신하도 아니라 가르치더냐?

 

 [한숨 쉬며]  들어라

 

 (이태)  이걸 마시고 너도 나도  본분을 내려놓는 것이다

 

 ?

 

 - 전하  - (이태어허

 

 (이태)  임금이 주는 술은 거절하는 게 아니다

 

 제가

 

 술이 좀 많이 셉니다

 

 저를 취하게 하실 생각이시라면

 

 소용없습니다

 

 (이태)  하면 대체 어떻게 해야  입을 열 것이냐?

 

 옥에 가둬 놔도 무덤덤

 

 2 3일 붙들어 매고 괴롭혀도 무덤덤

 

 술을 먹여도 무덤덤

 

 너는 염치가 없는 게야  눈치가 없는 게야?

 

 (이태)  내가 그날 일로 이리 애태우는 걸  너는 정녕 모르느냐?

 

 알고 있습니다

 

 아는데 왜...

 

 (이태)  [분노하며]  왜 아득바득 임금을 이겨 먹으려고 해?

 

 이건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사관의 도리를 지키느냐  저버리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놈의 사관 타령은...

 

 사관은 뭐천지 신령이 점지해 주는  벼슬인 줄 아느냐?

 

 (이태)  옛날에 전란이 있었을 때는

 

 사초를 버리고 도망간 사관도 있었다

 

 자기 먼저 살겠다고

 

 

 

 해서 그자들은 예문관에서 파직되었고

 

 아직까지도 사초를 버린 사관으로  두고두고 기억되지 않습니까?

 

 그뿐만이 아니다

 

 명종 대왕 때는 사초를 지키는 대신에

 

 권력에 편승한 사관도 있었어

 

 대신들에게 사책의 내용을  다 말해 주는 대가로

 

 정승 부럽지 않게 호사를 누렸다

 

 하오나 그자는  무고한 자들을 죽게 만들었고

 

 [엄숙한 음악]  당대의 사관들은  그를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음흉스럽고 사악하고'

 

 '험악하고 사납고  탐욕스럽고 방자하며'

 

 '음란하고 편벽되었다'

 

 어쩜 그렇게 말끝마다 따박따박

 

 (이태)  [한숨 쉬며]  좋다

 

 정녕 네가 무엇을 적었는지  말할 수 없다면

 

 말하지 말거라

 

 나도 더 이상 묻지 않을 것이다

 

 대신

 

 지우거라군말 없이

 

 불에 태우든 물에 헹구든

 

 아무도 모르게 혼자 쓴 사책이니

 

 또 아무도 모르게  혼자 지우라는 말이다

 

 내 그 비밀은 무덤까지 가져가겠다

 

 (이태)  아니면 네가 원하는 것은  내가 무엇이든지 들어주마

 

 재물을 원한다면 금은보화를 내려 주고

 

 신랑감을 원한다면 팔도를 뒤져  천하일색의 선비를 찾아 주고

 

 정녕 네년이

 

 과인을 화병으로 죽게 할 셈이냐?

 

 [분노에 찬 숨소리]

 

 진정

 

 제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주실 겁니까?

 

 - (치국양 봉교님  - (시행?

 

 (치국)  저 승정원에서 교지를 받아 왔는데요

 

 (시행)  그런데?

 

 [한숨 쉬며]  이게

 

 전하께서 예문관에  친히 내리는 교지라는데

 

 전하께서?

 

 "직필"

 

 (홍익)  교지우리한테?

 

 무슨 내용인데?

 

 (치국)  [한숨 쉬며]  무서워서 아직 못 열어 봤습니다

 

 만약에 우리 다 잘리는 거면

 

 양 봉교님 평생 저주할 거...

 

 [경묵의 겁먹은 신음]

 

 재수 없게

 

 [시행의 긴장한 숨소리]

 

 [시행의 깊은 한숨]

 

 [잔잔한 음악]  (이태)  과인이 사기의 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예문관을 핍박하였으니

 

 이는 실로 군왕의 폐단이오  부끄러운 처사다

 

 하나  [이태의 한숨]

 

 사관들은 어명에도 굴하지 않고

 

 기개로써 그 소임을 지키니

 

 어찌 과인이  탄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과인은 명한다'

 

 '사관은 앞으로 그 어떤 자리에도  윤허 없이 입시할 수 있으며'

 

 [아란의 놀란 숨소리]

 

 '사관의 입시를 막는 자는'

 

 '과인의 엄정한 추국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권지들의 놀란 숨소리]

 

 (경묵)  구해령 이 또라이...

 

 [장군의 놀란 신음]

 

 무슨 짓을 한 거야?

 

 [사관들의 웃음과 박수]

 

 [사관들이 연신 웃는다]  [은임과 아란의 벅찬 신음]

 

 (시행)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예문관"

 

 [은임과 아란의 반가운 신음]

 

 [권지들이 환호한다]

 

 (은임)  구 권지!

 

 [권지들이 연신 환호한다]

 

 (장군)  구 서리

 

 (함께)  구 서리구 서리!

 

 구 서리!  [해령의 환호성]

 

 구 서리구 서리!

 

 구 서리!

 

 요망한 계집 같으니

 

 (해령)  진정 제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주실 겁니까?

 

 (이태)  그래무엇이든 좋다

 

 내 왕위만 빼고 무엇이든 줄 것이다

 

 저는

 

 그날의 사초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애초에 아무것도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거운 음악]

 

 엿듣고자 한 것은 사실이나

 

 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해서

 

 아무것도 쓰지 못했습니다

 

 (이태)  하나 넌 그때 분명 사책을...

 

 (해령)  비어 있더라도 사책은 사책이니까요

 

 네 이년

 

 하면 여태 빈 서책을 가지고  과인을 우롱했다는 말이냐?

 

 어허참으로 기가 막힌 계집이로다

 

 (이태)  그래그간 임금을  가지고 논 재미가 어떻더냐?

 

 궁지에 몰아넣은 쥐 새끼처럼  그렇게 내 모습을 구경해 온 것이냐?

 

 아니요

 

 저는 전하에게서  훌륭한 군왕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태)  뭐라?

 

 (해령)  예로부터 훌륭한 사관은  군왕을 두려워하지 않고

 

 훌륭한 군왕은  사관을 두려워한다 했습니다

 

 제가 본 전하의 모습은

 

 품계도 없는 여사의 사필을  두려워하시고

 

 유생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시며

 

 잘못된 어명은 거두고

 

 힘이나 지위로  저를 겁박하시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대화로써  제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하시는

 

 아주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차분한 음악]

 

 그리고 저는 그 좋은 모습을 그대로

 

 이 사책에 적을 것입니다

 

 그러니전하

 

 사관을 미워하지만은 마십시오

 

 사관은 전하의 허물만  적는 자들이 아닙니다

 

 사관이 늘 전하의 곁에  있으려고 하는 연유는

 

 사필을 내세워  전하를 감시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전하의 좋은 말과 행동을 역사에 남겨

 

 후현들이 보고 배우도록  하는 데에도 있습니다

 

 결국 사관들도

 

 전하의 백성이고

 

 전하의 신하입니다

 

 감히 청하건대

 

 더는 사관을 멀리하지 말아 주십시오

 

 이것이 저의 단 한 가지 소원입니다

 

 [한숨]

 

 [기특한 웃음]

 

 [술을 조르르 따른다]

 

 어디서 그런 게  굴러들어 왔는지...

 

 [감탄하는 웃음]

 

 [옅은 한숨]

 

 [풀벌레 울음]

 

 (모화)  그분이

 

 직접 여기로 오시겠다는구나

 

 채비하거라의주로 가 봐야겠다

 

 (이백)  

 

 직필!

 

 (함께)  직필!

 

 [시행이 숨을 카 내뱉는다]  [해령의 웃음]

 

 [저마다 숨을 카 내뱉는다]

 

 (길승)  달다

 

 [아란과 사희가 대화한다]

 

 (시행)  구 서리

 

 사실 나는 너 처음 봤을 때부터

 

 얘는 뭔가  키워 볼 만하겠다 싶었어?

 

 너희 알지?

 

 저하께서 '일식을 막을  방도가 무엇이냐?' 했더니

 

 얘가 '그거는 제갈량이  살아 돌아와도 못 막는데요?'

 

 이딴 시권을 낸 거  [한림들의 웃음]

 

 그게 바로 사관이거든

 

 직필 아니니?

 

 (은임)  실컷 괴롭혀 놓고

 

 이제 와서 무슨 소리입니까?

 

 키울 거면 진작에 잘해 주시든가

 

 (시행)  사랑이 어떻게  한 가지 종류만 있니?

 

 이 말랑말랑한 것도 있고

 

 좀 까칠까칠한 것도 있고  그런 거지?

 

 아무튼 구 서리너는  너는 내가 이만큼 키운 거야?

 

 - (시행나한테 잘해야 돼?  - (해령알겠습니다

 

 (시행)  그래장하다우리 구 서리  [시행이 술을 조르르 따른다]

 

 칼같이 퇴궐하더니  [시행이 중얼거린다]

 

 겨우 저놈들이랑 술이나 퍼마시려고?

 

 [해령이 숨을 카 내뱉는다]  [시행의 옅은 웃음]

 

 (홍익)  뭘 그렇게 보고 있냐?

 

 [익살스러운 음악]

 

 (치국)  봉교님봉교님!  [홍익의 웃음]

 

 - (시행?  - (치국누가 왔는지 좀 보십시오

 

 (시행)  이 서이 서리...  [해령의 놀란 신음]

 

 너 그때 그렇게 도망가고  처음 본다이 의리도 없는 자식아

 

 (장군)  일단 앉아앉아

 

 그래도 그날 같이 고생했는데

 

 술 한잔은 받아야지

 

 (시행)  그럴까?  [장군의 옅은 웃음]

 

 그래그래그래  [한림들의 웃음]

 

 [시행의 웃음]  (서권)  아이저기 다른 자리도 많은데...

 

 - 한 잔 주십시오  - (시행알았어알았어

 

 (시행)  우리가 이렇게 마음이 넓다?

 

 도망간 놈도 다 술도 따라 주고?  [시행이 술을 쪼르륵 따른다]

 

 [시행의 권하는 신음]

 

 (시행)  어때?

 

 이 양 봉교님의 특제 혼돈주

 

 목구녕이 막 화르르  타오르는 게 죽이지?

 

 마이 묵어그래

 

 작작 멕여그래  [한림들의 웃음]

 

 [이림이 술을 욱 뱉는다]

 

 - 대체 여긴 왜 오신 겁니까?  - (이림지나가는 길에

 

 이거 석 잔만 마셔도  마마는 저승 가십니다

 

 앞으로는 그냥 저한테 주십시오

 

 에이그래도 내가 어떻게 너한테...  [경묵이 숨을 카 내뱉는다]

 

 (장군)  아이근데 이 서리  너 그 번쩍번쩍한 옷차림은 뭐냐?

 

 그새 어디 좋은 집에  장가라도 갔나 봐  [장군의 웃음]

 

 (이림)  그런 게 아니라

 

 ...

 

 집에 원래 돈이 좀 많아서  [홍익의 감탄하는 숨소리]

 

 (경묵)  그 중인이 돈이 많아 봤자  얼마나 많겠냐?

 

 그냥 졸부지졸부?  [한림들의 웃음]

 

 (홍익)  이 서리나한테도 한 잔 받아

 

 [홍익의 옅은 신음]

 

 [홍익의 흐뭇한 웃음]

 

 [홍익과 장군의 웃음]

 

 (장군)  [웃으며]  아이고

 

 (시행)  잘 먹네  [한림들의 감탄하는 신음]

 

 (홍익)  

 

 (해령)  아이고뭘 그렇게 급하게 주십니까?

 

 면신례도 아니고...

 

 모르는 소리!

 

 (홍익)  얘가 언제 또 양반한테 술을 받아 봐?  영광으로 알아야지

 

 안 그래이 서리?  [홍익과 장군의 웃음]

 

 (시행)  영광이지  [홍익의 장난스러운 신음]

 

 [장군의 옅은 웃음]

 

 [해령의 걱정스러운 신음]

 

 (해령)  빈속에빈속에 그렇게 먹으면  안 좋지 않습니까?

 

 (홍익)  어허안주 먹을 시간이 없어요!

 

 [경묵의 못마땅한 신음]  (시행)  없어요

 

 [홍익의 재촉하는 신음]

 

 (해령)  영상 대감!

 

 [한림들의 다급한 신음]  (홍익)  아이고영상 대감

 

 [흥미진진한 음악]  [한림들의 옅은 신음]

 

 (홍익)  눈깔이 삐었냐?  저게 어떻게 영상 대감이야?

 

 그래요?

 

 되게 닮아 보이셨는데  [홍익의 못마땅한 신음]

 

 [한림들의 힘겨운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홍익)  아유넌 또 그새 그걸 다 마셨어?

 

 하여튼 성균관 안 나온 애들은  이렇게 참을성이 없어요

 

 !

 

 (해령)  아이고우상 대감

 

 [한림들의 다급한 신음]

 

 (홍익)  죽을래우상 대감...  [익살스러운 효과음]

 

 난 네가 가끔 무서워

 

 아이다 먹어네가 가져가  아니술을 먹고 싶으면 달라고...

 

 (시행)  무서운 애네  우리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어?

 

 (장군)  아유앉아앉아  [한림들이 구시렁댄다]

 

 (시행)  !

 

 우리가 이제 술도 좀 먹었겠다

 

 배도 부르겠다

 

 이 흥겹고 정겨운 자리에  무언가 좀 썰렁하지 않니?

 

 (함께)  손길승!  [치국의 추임새]

 

 손길승!  [치국의 추임새]

 

 [함께 '손길승'을 외친다]  [길승의 난처한 신음]

 

 (길승)  아유무슨  애들 앞에서 노래를 시킵니까?

 

 (시행)  얘들아목소리가 작단다  [길승의 난처한 신음]

 

 [함께 환호한다]

 

 [함께 '손길승'을 외친다]  [길승의 옅은 신음]

 

 (길승)  좋은 날이니까  [길승의 웃음]

 

 (길승)  ♪ 잔자자자자잔자 ♪

 

 (한림들)  ♪ 잔자자자자잔자 ♪

 

 (길승)  ♪ 까투리 ♪

 

 [권지들이 환호한다]

 

 ♪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

 

 (함께)  ♪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

 

 ♪ 후여후여 ♪

 

 ♪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

 

 ♪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

 

 [잔잔한 음악]  ♪ 전라도라 지리산으로  꿩 사냥을 나간다 ♪

 

 ♪ 지리산을 올라 무등산을 넘어 ♪

 

 ♪ 나주 금성산 당도하니 ♪

 

 ♪ 까투리 한 마리 후드득하니 ♪

 

 ♪ 매방울이 떨렁 ♪

 

 ♪ 후여후여허허 ♪

 

 ♪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

 

 ♪ 후여후여 ♪

 

 (홍익)  양 봉교님!  [함께 환호한다]

 

 (시행)  ♪ 한 많은... ♪

 

 [모두 폭소한다]

 

 (이림)  거봐그러면서 무슨 날 데려다준다고

 

 마마께서 다섯 잔이나 드셨잖습니까?

 

 나 다섯 잔 먹는 동안  너 다섯 병 먹었거든?

 

 ...

 

 하면 이만 들어가 보십시오

 

 내일 뵙겠습니다

 

 [애틋한 음악]

 

 (이림)  잠깐만

 

 [이림의 힘겨운 숨소리]

 

 [옅은 한숨]

 

 나는

 

 이 나라의 대군이니라

 

 ...

 

 어서!

 

 [피식 웃는다]

 

 [해령의 옅은 웃음]

 

 (해령)  어서!

 

 [해령의 한숨]

 

 좋기는 좋구나

 

 [해령의 힘겨운 신음]

 

 아이고뭐 이리 딱딱하냐

 

 [해령의 옅은 신음]

 

 (이림)  왜 나와 있는 것이냐?

 

 답답해서?

 

 따뜻한 꿀물이다

 

 이걸 마시면 속이 좀 편해질 거야

 

 어디 아픈 것이냐?

 

 ?

 

 '원컨대'

 

 '내 사랑'

 

 '오래오래 살아서'

 

 '영원히 내 주인 되어 주소서'

 

 [애틋한 음악]

 

 (이진)  왜 조선에 왔는지를 묻거라

 

 - (아란서양 오랑캐는 처음 봅니다  - (홍익희한하게 생겼다

 

 (모화)  어렵게 조선을 찾아오신 분입니다

 

 (대비 임씨)  그자의 입에서  서래원 이야기가 나온다면

 

 좌상이 가만있지 않을 걸세  [총성]

 

 (대제학)  누군가의 비호가 있는 건  아니겠습니까?

 

 궐 안에도 천주쟁이가 있다면

 

 (서권)  저에겐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믿음입니다

 

 (이림)  어쩌란 말이냐좋은 걸

 

 (해령)  익숙해지십시오이런 거

 

 (서양 오랑캐)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난다

 

 (이림)  그럼 법란서는 왕이 없는 나라야?

 

 (해령)  근데 어떻게 여기서 만납니까?  저희 집인데

 

 (서양 오랑캐)  혹시 '새벽이 오는 곳어딘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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