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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코지만 괜찮아 15

 

 [몽환적인 음악]  [상태가 중얼거린다]

 

 진짜 이상하네?

 

 상태 군이랑 같이 놀러 오라고  불러 놓고는

 

 (희재)  고문영 작가가 없네?

 

 (상태)  문영이?

 

 문영이

 

 문영이 화해했나강태

 

 화해

 

 이러면 계획이 틀어지는데

 

 문영이도 나란히 같이 재워야 재밌는데

 

 뽀뽀했나

 

 아이귀여워

 

 [어두운 음악]  (상태)  머리 만지지 마머리

 

 머리 만지지 마!  머리 만지지 마머리 만지

 

 만지지 마

 

 [중얼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 지금 어디…  - (희재문 보호사

 

 [긴장되는 음악]

 

 [희재의 웃음]

 

 문 보호사는 맨날 형만 찾더라?

 

 

 

 

 

 (희재)  

 

 [희재의 웃음]

 

 어디로 가면 돼?

 

 저주받은 성

 

 [어두운 음악]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강태)  

 

 !

 

 

 

 [웃음]

 

 (희재)  

 

 뭐야그 눈빛?

 

 아주 날 씹어 먹겠네?

 

 마음에 들어

 

 형한테 무슨 짓 했어?

 

 [옅은 탄성]

 

 걱정 마죽이지 않았으니까

 

 안정제 살짝 먹였으니까  좀 있다 일어날 거야

 

 (희재)  근데 너무 아쉽다

 

 문영이도 여기 눕혀 놓고  네가 누굴 택할지

 

 나 너무 보고 싶었는데

 

 네가 빼돌렸니?

 

 이러는 이유가 뭐야?

 

 대체 우리한테 왜!

 

 (희재)  네가 내 딸을 망가트렸잖아

 

 ?

 

 (희재)  내가 만든 가장 완벽한 작품이었는데

 

 너 때문에 변질이 됐어

 

 딸이

 

 작품이야?

 

 [웃음]

 

 나랑 영 안 닮았지?

 

 (희재)  안 닮아 보이게  여러 번 손을 대서 그렇지

 

 걔 눈입  내가 다 물려줬어

 

 얼굴머리카락영혼까지

 

 싹 다 내가 가꾸고 다듬어서 만들어 낸  내 작품이라고

 

 문영인

 

 당신 게 아니야

 

 걘 작품이 아니라 사람이야

 

 사람이라고!

 

 [어두운 음악]  아이씨

 

 네가 자꾸 이러니까  걔가 점점 더 망가지잖아!

 

 (희재)  실패작은 곧 폐기 처분인데

 

 [웃음]

 

 나도 그렇게까지 하긴 싫어

 

 여태 공들인 게 아까워서

 

 대신 기회를 줄게

 

 형이랑 멀리 도망쳐

 

 최대한 문영이한테서 멀리

 

 아니

 

 절대 그렇게 안 해

 

 내가 그럴 줄 알았어

 

 (희재)  그러면 내가 또 다른 기회를 줄까?

 

 나를 죽여

 

 나를 죽이면 넌 복수를 하게 되는 거고

 

 네 손에 죽은 나를 보면서  문영인 본연의 모습을 되찾겠지

 

 그럼 결국 너흰 악연의 굴레에서  못 벗어날 테고

 

 결국

 

 당신이 원하던 결말이

 

 이거였어?

 

 그렇지

 

 에브리바디 비 해피

 

 모두의 해피 엔딩

 

 [웃음]

 

 포기해

 

 ?

 

 당신이 꿈꾸는 그 엿같은 엔딩

 

 절대 안 와

 

 (강태)  내가 문영이  [희재의 괴로운 신음]

 

 절대 포기 안 할 거니까

 

 [괴로운 신음]

 

 네 엄마가 죽은 게 걔 때문인데도?

 

 (희재)  들어 볼래너무 재밌는데

 

 여기서 처음 봤어너희 엄마

 

 [쓱쓱 글 쓰는 소리가 들린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안녕하세요

 

 인력 사무소 소개로 일하러

 

 (희재)  알아서 일하세요

 

 

 

 그럼

 

 [어두운 음악]

 

 [쓱쓱 터는 소리가 들린다]

 

 

 

 너 거기서 뭐 해?

 

 날개가 부러진 새는

 

 어차피 못 날아요

 

 (강태 모)  ?

 

 [신비로운 음악]

 

 죽여야겠죠?

 

 (강태 모)  어차피 날지 못하는 새니까

 

 죽이는 게 낫다고 그러는데

 

 기특하네

 

 (강태 모)  저기

 

 저희 큰애가 다니는 병원이 있거든요

 

 아줌마

 

 ?

 

 수고했어요

 

 

 

 [문이 달칵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신음]

 

 [콜록거린다]

 

 [어린 강태의 떨리는 숨소리]

 

 [울먹인다]

 

 [희재의 웃음]

 

 고작

 

 그딴 이유로

 

 죽였어?

 

 겨우

 

 그 한마디 때문에

 

 우리 엄마를 죽였어?

 

 내 딸을 정신병자 취급 했다니까?

 

 감히 주제넘게

 

 [웃음]

 

 [희재의 신음]  [강태가 울먹인다]

 

 (희재)  [힘겨운 목소리로]  그래

 

 그래죽여

 

 [웃으며]  절대

 

 절대 약해지지 마

 

 [힘겨운 신음]

 

 (문영)  그래도  [차분한 음악]

 

 엄마는

 

 [희재의 거친 신음]

 

 엄마니까

 

 [콜록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희재의 힘주는 신음]

 

 [강태의 신음]

 

 [희재가 숨을 몰아쉰다]

 

 [아파하는 숨소리]

 

 겁쟁이

 

 [강태의 거친 숨소리]

 

 [차분한 음악]

 

 [희재가 거친 숨을 내뱉는다]

 

 (희재)  이래서 난 약한 사람이 싫더라

 

 근데

 

 나랑 문영인 너희들이랑 달라

 

 ?  [달려오는 발걸음]

 

 [문영의 거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문영)  개소리하지 마

 

 이제야 왔구나

 

 (희재)  부정해도 소용없어

 

 넌 엄마랑 같은 피가 흘러

 

 아니

 

 난 당신 같은 괴물이랑은 달라!

 

 [놀란 숨소리]

 

 (강태)  만약 나비가 나타나도

 

 절대 죽이지 마

 

 [차분한 음악]  넌 그러면 안 돼

 

 나랑

 

 약속했잖아

 

 이러지 않기로

 

 [문영의 놀란 숨소리]

 

 

 

 왜 이래

 

 (문영)  정신 차려

 

 문강태

 

 문강태정신 차려

 

 문강태!

 

 (희재)  머리를 자른다고 나한테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니?

 

 [울먹이며]  일어나

 

 제발 일어나

 

 (문영)  문강태  [문영의 비명]

 

 (희재)  그러게!

 

 엄마 말을 잘 들었어야지

 

 우리 딸아가

 

 아가

 

 [문영의 놀란 숨소리]

 

 [문영의 떨리는 신음]

 

 [상태의 힘주는 신음]

 

 [상태의 거친 숨소리]  [희재의 신음]

 

 (상태)  내 동생들 괴괴롭히지 마

 

 내 동내 동생들 괴롭히지 마!  [무거운 음악]

 

 [거친 숨소리]

 

 - (지왕아이고수고하셨습니다  - (형사1) 

 

 (지왕)  아휴

 

 뒤통수를 세게 맞았나 보네아휴

 

 좋아하지 마

 

 결국 내가 다 이겼으니까

 

 쟤들절대로 같이 못 있어

 

 내가 그렇게 만들었거든

 

 그건 끝까지 가 봐야 알지

 

 아니

 

 (희재)  인간은

 

 너무 약해

 

 그래서 아픈 거야

 

 당신네 환자들처럼

 

 행자야

 

 약하니까 같이 있는 거야

 

 이렇게 서로

 

 기대 사는 게 인간이야

 

 넌 언제 인간이 되니

 

 (형사1)  이제 가시죠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지왕)  도대체 박옥란은 어떻게 한 거야?

 

 [의미심장한 음악]

 

 그 여자

 

 

 

 참 연기 잘했었는데

 

 ['클레멘타인콧노래가 들려온다]

 

 (희재)  새벽병실 앞 복도에서

 

 '클레멘타인'을 부르며 걷는다

 

 도희재 작가의 성에 찾아가

 

 []

 

 문영이의 생일을 축하해 준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

 

 (희재)  서재로 들어가

 

 나비가 든 봉투를 책상에 놓아둔다

 

 박옥란 님

 

 공연이 끝났으니까  무대에서 퇴장을 해야지

 

 [의미심장한 음악]

 

 어디서 또 다른 공연을  한창 하고 있지 않을까?

 

 너도 이제 그만

 

 퇴장해라

 

 (지왕)  가시죠

 

 [사이렌이 울린다]

 

 (문영)  정말 잠든 거 맞죠?

 

 일어나는 거죠?

 

 

 

 못 일어나면

 

 로미오처럼 확 따라 죽게?

 

 못 일어날 수도 있어?

 

 [웃음]

 

 고용량 아티반을 맞긴 했는데

 

 수액 놨으니까  몇 시간 뒤면 깨어날 거야

 

 너무 걱정 말아

 

 (상태)  괜찮아요?

 

 내 동생 괘괜찮아?

 

 어  그냥 잠든 거니까 너무 걱정 말아

 

 수간호사 아줌마  진짜 나쁜 사람나쁜 사람

 

 내 동생들도 막 괴롭히고  나한테 거거짓말하고

 

 (상태)  나 여기 뒤통수도  여기 마만지고

 

 잘 혼내 줬어

 

 상태가 저 두 사람을 살린 거야

 

 참 장하다장해

 

 [지왕의 웃음]  내가내가 살렸어  내내가내가

 

 (상태)  내가 살렸어내가

 

 내가내가  내가 살렸어내가

 

 [문영의 떨리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넌 매번

 

 나 때문에 다치네

 

 (문영)  [울먹이며]  미안해

 

 미안해

 

 부정해도 소용없어

 

 넌 엄마랑 같은 피가 흘러

 

 나랑 있으면

 

 넌 결국 불행해져

 

 (문영)  미안해

 

 (상인)  좀 제발 좀 전화 좀…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아유진짜 미쳐 버리겠네진짜  [통화 연결음]

 

 왜 아무도 전화를 안 받아

 

 이거 진짜 무슨  사달이 난 거 아니야이거?

 

 - 진짜 돌겠네진짜씨  - (형사2) …  [통화 연결음]

 

 [형사2가 책상을 쾅쾅 친다]

 

 (형사2)  이봐요지금 조사받는 사람 태도가

 

 (상인)  정말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저기

 

 굉장히 위급한 상황에 놓인  애가 있어 가지고요

 

 잠시만요

 

 (형사2)  아니당신 코가 석 자인데  지금 누가 누굴 걱정해요?

 

 아니중앙선 침범해서  불법 유턴 한 것도 모자라서

 

 차 세우라는데도 무시하고  계속 과속으로 도주하다가?

 

 고라니까지 칠 뻔하고 말이야!

 

 [책상을 쾅 치며]  아유진짜!

 

 (상인)  지금 그깟 고라니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요!

 

 지금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고 있는  판국인데지금

 

 - (승재대표님!  - (상인승재야

 

 대체 무슨 일이에요?

 

 주리 씨

 

 (승재)  불법 유턴에속도위반에도주에

 

 로드킬 직전까지 간 거면

 

 거의 국정원 요원이  추격전 하는 수준인데

 

 아니대체 무슨 생쇼를  혼자 하신 거예요?

 

 (상인)  아이그건 뭐넌 알 거 없고

 

 주리 씨잠시만

 

 강태 씨랑 문영이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확실해요?

 

 재수 오빠한테 연락 왔어요

 

 아무 일 없다고걱정하지 말라고

 

 [안도하는 한숨]

 

 근데 무슨 일 때문에 그래요?

 

 주리 씨

 

 평범하게 사는 게  참 힘든 사람들이 있네요

 

 [잔잔한 음악]  (상인)  

 

 어느 못된 신이 모든 불행을  걔네들한테만 몰빵한 거 같아서

 

 불쌍하고

 

 속상하고 막

 

 열불이 막 나고 그래요

 

 (주리)  

 

 불행 총량의 법칙

 

 사람마다 할당된  불행과 행복의 총량이 있대요

 

 지금 불행을 다 몰아서 쓰는 거면

 

 이젠 앞으로 행복만 남았네

 

 부디 그랬으면 좋겠네요

 

 (승재)  아씨느끼하고 오글거려

 

 탄산수 원샷하고 싶다

 

 (상태)  그래 가지고 내가  자자고 일어났는데자고 일어났는데

 

 그 나쁜 수간호사 아줌마가  우리 문영이 머리채를 이렇게 막 잡고

 

 이쪽 손으로는 펜으로 강태  여기를 이렇게

 

 - 찌르려고 해서  - (재수찌르려고 해서

 

 (재수)  형님이 빡이 쳐서  [상태가 중얼거린다]

 

 그 여자의 뒤통수를  동화책으로 빡 쳤다

 

 결국 우리의 용감한 형님이  걔네 둘을 살렸다

 

 형님나 여덟 번 들어서 다 외웠어

 

 장하지?

 

 장해?

 

 장해

 

 [따뜻한 음악]

 

 형님이 짱이야

 

 - 짱  - (상태

 

 (상태)  !

 

 아휴그나저나 얘는  걱정돼서 달려왔더니

 

 잠자는 공주도 아니고

 

 언제까지 처자는 거야

 

 뽀뽀

 

 (재수)  ?

 

 잠자잠자는 공주는  뽀뽀를 해야지 깨지뽀뽀

 

 [재수의 웃음]  - (상태뽀뽀머리 뒤를 딱!  - (재수!

 

 [차분한 음악]

 

 [강태가 털썩 넘어진다]

 

 잘 잤어?

 

 

 

 너무 오래 잤나 봐

 

 엄청 긴 꿈을 꿨는데

 

 진짜 악몽이었어

 

 (문영)  꿈 아니야

 

 내려와

 

 할 얘기 있어

 

 (문영)  이젠 좀 믿겨져?

 

 여기서 분명히 일어난 일이야

 

 불과 반나절 전에

 

 [어두운 음악]

 

 [거친 숨소리]

 

 [놀란 숨소리]

 

 (문영)  [울먹이며]  제발 일어나

 

 문강태일어나!

 

 다 끝났어

 

 우린 살았고

 

 

 

 그 여잔 잡혔고

 

 진실은 이제 곧 밝혀질 거고

 

 (문영)  나가 줘라

 

 여기서 나가

 

 네 말대로 나 깡통 아니야

 

 나도 감정 있어

 

 그래서 절대 못 잊어

 

 나 때문에 너랑 오빠가  여기서 겪은 끔찍한 일들

 

 평생 못 잊을 거야

 

 아마 너도

 

 날 볼 때마다 괴로울 거고

 

 [차분한 음악]

 

 잊지 말고

 

 이겨 내면 되잖아

 

 (강태)  그래야

 

 영혼이 자라는

 

 어른이 된다며

 

 그냥 우리 다

 

 긴 악몽을 꿨다고 생각하자

 

 나 그럴 자신 있어

 

 연기 그만해

 

 (문영)  아픈데 안 아픈 척

 

 괴로운데 괜찮은 척

 

 그런 연기

 

 이제 넌 오빠가 아니라

 

 내 앞에서 하게 될 거야

 

 그런 가면 쓴 네 얼굴 보면서

 

 난 점점 눈치를 볼 거고

 

 숨이 막히고

 

 괴로워하겠지

 

 그렇게 살기 싫어

 

 그래서 부탁하는 거야

 

 내일 오빠랑 여기서 나가 줘

 

 

 

 진심이야?

 

 

 

 (문영)  나 그냥 혼자 살고 싶어

 

 예전처럼

 

 잘했어고문영

 

 잘했어

 

 [갈매기 울음]

 

 [상인의 피곤한 신음]

 

 (순덕)  둘 다 얼굴이 왜 그래?

 

 어젯밤에 잠들 못 잤어?

 

 뭐 좀 생각할

 

 밤에 일이 있어 가지고

 

 혹시요

 

 (승재)  어제 고문영 작가님이랑 문강태 씨랑

 

 서로 난투극이라도 벌였어요?

 

 [재수가 젓가락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아니

 

 어제 대표님은 난데없이  경찰서에 가 계시고

 

 재수 씨는 가게도 내팽개치고  작가님 작업실로 달려가시고

 

 [승재의 의아한 숨소리]

 

 그럼 거기서 뭔가  엄청 큰 사건이 있었다는 거 아닌가?

 

 - 맞아요?  - (순덕그게 정말이야?

 

 [상인의 웃음]  [익살스러운 음악]

 

 아니에요

 

 그 둘이  조금 심하게 다투긴 했는데

 

 금방금방금방금방  금방 화해했더라고요

 

 [재수의 웃음]  (상인)  아이고저기우리 문영이가

 

 이 성깔이 아주 고약하고  까탈스러워 가지고

 

 영 비위 맞추기가 어려워요

 

 우리 막 그문강태 씨가 아마  좀 애 좀 먹을 겁니다

 

 (재수)  아유강태를 잘 모르시네

 

 걔가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예요?  [상인의 옅은 탄성]

 

 사람 막 홀려 가지고  이렇게 조종하는 재주가 있다니까?

 

 고 작가님한테 간 빼 먹히지 말라고  좀 전해 줘요

 

 (상인)  [재수를 탁탁 치며]  아유그럴게요

 

 그럼 뭐둘이 천생연분이네

 

 (순덕)  국 식는다어여 먹어  [저마다 호응한다]

 

 거짓말인 거 같은데

 

 [상인의 헛기침]

 

 (강태)  

 

 

 

 [상태의 옅은 신음]

 

 너 괜찮아?

 

 괜찮아?  너 괜찮아?

 

 잠은잠은 푹 잤어?

 

 손은?  이제 피피 안 나?

 

 (상태)  안 아안 아파?

 

 아파

 

 너무 아파서

 

 죽을 거 같아

 

 안 돼안 돼그러면  벼병원 가야 돼

 

 (상태)  병원병원병원병원

 

 [상태의 의아한 신음]

 

 고마워

 

 우리 다 구해 줘서

 

 근데

 

 근데

 

 왜 그랬지?

 

 수간호사님은 원래 착한 사람인데

 

 왜 나나쁜 짓을 했지?

 

 [난처한 숨소리]

 

 그 여잔

 

 착한 척하는

 

 진짜 나쁜 사람이었어

 

 (강태)  자긴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게

 

 너무 싫대

 

 , '서쪽마녀'

 

 [어두운 음악]  (상태)  그 책에도 나와

 

 행복한 사람들을  계속해서 죽이는 여자 살인마

 

 그게 서서쪽마녀인데

 

 그 책 형도 읽었어?

 

 누가 병실에 두고 가서  읽읽었어읽었어

 

 (상태)  다 읽은 건 아니고  63페이지까지 읽었는데

 

 완전 핵핵노잼핵노잼

 

 그래

 

 재미없으니까 읽지 마

 

 수간호사님도 그 서쪽마녀처럼  엄청 나쁜 사람이야?

 

 (강태)  

 

 나한테 두둘리 엄마도  선물해 줬는데

 

 그럼

 

 그럼 저 둘리 엄마는 어떡하지?

 

 내가 이따 나가면서 버릴게

 

 버려

 

 (상태)  아니아니버리버리지 마

 

 나쁜 사람이 준 건데 그냥 버려

 

 안 돼둘리 엄마는  잘못한 게 없어

 

 준 사람이 나쁘지  둘리 엄마는 안 나빠

 

 얘는 자잘못한 거 없어

 

 버리지 마안 돼

 

 그래

 

 걘 죄가 없어

 

 나쁜 사람은 따로 있지

 

 (상태)  안 버려  안안 버려안 버려

 

 안 버려

 

 놀랐놀랐지미안

 

 안 버려  안 돼안 돼안 버려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강태)  일어났어?

 

 국 끓여 놨으니까  배고프면 챙겨 먹어

 

 나 병원 갔다 올게

 

 [한숨]

 

 (강태)  

 

 만약에 문영이가

 

 이 집에서 나가라고 하면 어떡할래?

 

 우리 가족가족인데  같이 살아야지?

 

 그래도 나가라고 하면?

 

 나갈 수는 있지

 

 그래그래그래도 문영이는  데데리고 나가야지

 

 ?

 

 우리만우리만 나가면  문영이는 혼자야혼자

 

 걔는 호혼자 있으면

 

 심심해

 

 맨날 맨날 심심하다고 놀아 달래

 

 그래도

 

 우리 둘만 나가라고 하면?

 

 배 째

 

 [잔잔한 음악]  (상태)  '배 째하면 다다 이겨

 

 '배 째하면 다 이겨

 

 '배 째하면 이겨이겨

 

 배 째안 나가  [웃음]

 

 배 째배 째안 나가

 

 배 째배 째안 나가배 째

 

 [한숨]

 

 (지왕)  

 

 벌써 다른 병원으로 또 튀려고?

 

 아니요

 

 이제 쉬려고요

 

 [웃음]

 

 우리 통했다

 

 (지왕)  나 병원 관두고 앞으로 쭉 놀려고

 

 같이 놀까?

 

 저 놀 사람 있어서

 

 고민하는 척이라도 좀 해 줘라

 

 혹시

 

 이번 일 때문에

 

 물러나시는 거예요?

 

 원장으로서  응당 책임도 져야 되고

 

 (지왕)  등잔 밑도 못 보는 주제에

 

 사람 마음 더 들여다볼 자신도 없고

 

 [지왕의 한숨]

 

 그럼

 

 마지막이다 생각하시고

 

 저 한 번만 상담해 주시면 안 돼요?

 

 그래

 

 어디 들어와 봐

 

 [옅은 한숨]

 

 (상태)  왔어?

 

 밥 먹어

 

 강태가 계계란국 해 놨어  계란국 엄청 맛있어엄청

 

 근데 나는 더덮밥이 더 맛있어서

 

 그거그거 먹었어

 

 

 

 근데 머머리  머리 괜찮아머리?

 

 그 나쁜 아줌마가 어저께  네 머리채 확 잡아당겼는데

 

 많이 빠졌어?

 

 행복한 게 싫어서 괴롭혔대

 

 그 아줌마 진짜 나빠진짜

 

 나 그숙제 검사  숙제 검사해야 되는데숙제 검사

 

 표정표정 그리기 연습  엄청 많이 했어엄청

 

 내가 보여보여 줄까?

 

 (문영)  오빠

 

 그 숙제

 

 안 해도 돼

 

 (상태)  ?

 

 우리 동화책

 

 - 안 낼 거야  - (상태?

 

 [차분한 음악]  (상태)  

 

 왜지?  왜 안왜 안 내지?

 

 (문영)  내기 싫어졌어

 

 그리고

 

 강태 병원에서 돌아오면  이 집에서 나가 줘라

 

 나랑 한 삽화 계약은 파기야

 

 계약계약 파계약 파기면  세세 배인데세 배

 

 벌금벌금 세 배

 

 (문영)  원하는 대로 다 줄게

 

 오늘 중으로 나가 줘

 

 (상태)  배 째!

 

 몰라몰라몰라배 째

 

 배 째몰라

 

 몰라몰라배 째

 

 '배 째하면 다 이겨

 

 안 돼못 나가못 나가배 째

 

 [강태의 한숨]

 

 솔직히

 

 괜찮을 자신이 없어요

 

 도희재

 

 그 여자가 저한테 한 말들

 

 표정행동들

 

 [잔잔한 음악]  (강태)  그걸 생각하면

 

 억울하게 죽은 엄마랑

 

 숨어서 그걸 다 지켜본 형이

 

 자꾸 머릿속에 그려져서

 

 숨이 잘 안 쉬어져요

 

 그런 주제에

 

 다 이겨 낼 수 있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문영이한테

 

 근데

 

 문영이가

 

 속아 주질 않아요

 

 [한숨]

 

 같이 있으면 죽을 거같이 괴롭고

 

 헤어지면 또 괴로워서 죽을 거 같고

 

 어차피 이래저래 죽을 거 같으면

 

 같이 있다 죽는 게 낫지 않아?

 

 솔직히

 

 도희재랑 둘이 있었을 때  확 죽이고 싶었지?

 

 [희재의 신음]

 

 그래

 

 그래죽여

 

 - 네  - (지왕근데 왜 안 죽였어?

 

 문영이가

 

 생각나서요

 

 그래그거야

 

 (지왕)  보면 괴로운 그 얼굴이

 

 그렇게 자넬 또

 

 살리기도 하는 거야

 

 펑 터질 뻔한 거

 

 단단히 붙들어 준 거라고

 

 [문이 덜컥 여닫힌다]

 

 (상인)  이게 다 뭐야?

 

 문영아너 진짜 왜 이러니?

 

 (문영)  왜 이러긴

 

 어제 다 전화로 얘기했잖아  나 이제 동화 안 쓸 거라고

 

 [상인의 한숨]

 

 오케이좋아

 

 동화 그만큼 썼으면  뭐질릴 때도 됐어

 

 그러면 이참에 아예 그

 

 장르를 갈아타 보자

 

 

 

 작가님의 성향을 살려서요

 

 (승재)  범죄 소설이나 아니면 스릴러

 

 호러무협

 

 치정

 

 아니면 19금 에로

 

 - (상인어  - (문영절필

 

 (문영)  나 이제 글 안 쓸 거야

 

 앞으로 쭉 계속 죽을 때까지 놀 거야

 

 아니야

 

 아니야문영아?

 

 [상인의 난처한 숨소리]

 

 (상인)  [작은 소리로]  너 이번 일 때문에

 

 충격받아서 그런 거면 뭐

 

  1년쯤 푹 쉬다가

 

 (문영)  대표님

 

 

 

 이제 더 이상 쓰고 싶은 동화가 없어

 

 그래서 그래

 

 이 집도 이제 팔 거야

 

 그러니까 내 앞에서 그만 삐대고

 

 승재 씨 데리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

 

 이제 당신은 자유야

 

 아니야아니야

 

 고문영 없는 상상이상은  상상할 수가 없고

 

 고문영이 없는 이상인은  그 어떤 이상도 펼칠 수가 없는데

 

 그깟 자유가 다 무슨 소용이야?

 

 문영아제발내가 잘할게?  한 번만?

 

 징징대지 마잠 못 자서 골 아파

 

 나 잘 거니까 꺼져  [상인의 절망하는 숨소리]

 

 [상인의 초조한 숨소리]

 

 이번에는 진짜로 절필하실 건가 봐요

 

 (승재)  이번 기회에 저희도  그냥 다른 작가님이랑 계약해서

 

 내가 뭐그깟 책 팔아 가지고  내 돈 벌려고 그러는 줄 알아?

 

 

 

 [한숨]  문영이한테 동화는

 

 [잔잔한 음악]  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야?

 

 (상인)  쟤 입이고 숨구멍이라고

 

 그런데 그걸 안 하겠다는 거는

 

 그냥 혼자서 그냥 콱  죽어 버리겠다는 거야그냥?

 

 [한숨]

 

 - (강태원장님  

 

 아까 같이 놀자고 하신 거요

 

 또 무슨 딜을 하려고?

 

 가끔 놀러 올 테니까

 

 병원 화단에 묘목 하나만 심어도 돼요?

 

 묘목나쁠 거 없지

 

 무슨 나무 심을 건데?

 

 (강태)  호두나무나 은행나무

 

 (지왕)  은행나무 하지 마똥 냄새 나

 

 [어두운 음악]

 

 [울먹인다]

 

 [문영의 신음]  (희재)  그러게!

 

 (희재)  왜 데려왔어!  [문영의 비명]

 

 (희재)  아가

 

 [울먹인다]

 

 악몽 꾸는 거 같길래

 

 빨리 짐 싸서 나가오늘 중으로

 

 난 망태만 있으면 돼

 

 이제 강태는 필요 없어

 

 (문영)  맞는다

 

 넌 누구한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싫댔지?

 

 잘됐네

 

 나가빨리

 

 

 

 진짜 혼자 살 거야?

 

 나 여태 혼자 잘 살았어

 

 나 같은 건 원래  사람들 속에 같이 못 살아

 

 따로 격리돼 살아야 된다고

 

 - ?  - (문영그렇게 태어났으니까

 

 (강태)  고문영

 

 너 이제 혼자 못 살아

 

 왜 못 살아?

 

 따뜻한 게 뭔지

 

 배부른 게 뭔지

 

 이젠 알았으니까

 

 [잔잔한 음악]

 

 그러니까

 

 너도 그냥 인정해

 

 ?

 

 (강태)  이쁨받고 싶어 하는

 

 어린애인 거

 

 (문영)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짐 싸서 나가

 

 내가 옛날얘기 하나 해 줄까?

 

 (문영)  하지 마

 

 옛날 옛날에

 

 (문영)  닥쳐

 

 (강태)  가난하지만 의좋은 형제가 살았어

 

 [잔잔한 음악]

 

 추수철이 돼서 쌀을 수확했는데

 

 형은 동생네 살림이 걱정돼서

 

 밤에 몰래 쌀가마니를 짊어지고

 

 동생 집 앞에 가져다 놨지

 

 같은 날 동생도

 

 식구가 많은 형네를 위해서

 

 자기의 쌀가마니를 짊어지고

 

 형 집 앞마당에 몰래 내려다 놨어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당연히 쌀가마니가  각자 마당에 그대로 있었겠지?

 

 이상하다 생각한 형제는

 

 밤에 또 쌀가마니를 짊어지고 가서

 

 서로의 집에 내려놨어

 

 그렇게 몇 날 며칠을

 

 서로 계속 반복했지

 

 이 동화의 교훈이 뭔지 알아?

 

 의좋은 형제는

 

 꼭 한집에서 살아야  개고생을 안 한다

 

 [문영과 강태가 살짝 웃는다]

 

 재밌지?

 

 (문영)  

 

 같잖아서

 

 그딴 것도 교훈이라고

 

 우리 형이 한 해석이야

 

 (강태)  

 

 우리 형제가 싫어?

 

 [잔잔한 음악]

 

 좋아하잖아

 

 아니야?

 

 우리 괜히 헛걸음해서 고생하지 말자

 

 어디든 상관없으니까

 

 같이만 있자

 

 ?

 

 고문영

 

 대답 좀 해

 

 얘기 좀 하자니까?

 

 제발 똥고집 그만 부려!

 

 너 지금 나한테 소리쳤어?

 

 [강태의 헛기침]

 

 아니

 

 내 목소리가 원래  [흥미진진한 음악]

 

 (강태)  이 방에서 더 많이 울리네

 

 피곤하면 쉴래?

 

 쉬어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TV에서 만화 소리가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열린다]

 

 (상태)  얘기했했어?

 

 (강태)  

 

 근데 더 안 좋아진 거 같아

 

 형이 시시킨 대로 했어?

 

 '의좋은 형제는'

 

 (강태)  '한집에 살아야'

 

 '개고생을 안 한다했지

 

 재미없게 얘기했지네가  재재미없게

 

 (상태)  똑같똑같은 얘기도  재미없게 하는 사람 있다니까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문강태 핵노잼

 

 '이제 나는 죽는다'  [만화 속 캐릭터가 똑같이 말한다]

 

 '한도 많고탈도 많고  말도 많고아직 먹을 것도 많은데'

 

 '아이고내 처청춘아  청춘청춘아'

 

 (강태)  아유어려워

 

 - 모르겠다  - (상태재미가 없으니까

 

 인기가 없지인기가?

 

 (상태)  솔직히 인기는

 

 블랙핑크가 많지솔직히

 

 ♪ 뚜두뚜두 ♪

 

 ♪ 뚜두뚜두… ♪

 

 [밤새 울음]

 

 [놀란 신음]

 

 (상태)  우아

 

 왜 혼자 와문영이 불렀어?

 

 (상태)  근데 대답은 안 했지

 

 오빠오빠가 말하는데 예의 없게?

 

 [상태의 탄성]

 

 (강태)  밥 먹어

 

 네가 좋아하는 메추리알이랑  계란말이

 

 얘기 좀 해

 

 언제 나갈 거야?

 

 밥부터 먹어

 

 너 계속 굶었잖아

 

 지금 우렁 각시 놀이 하니?

 

 (문영)  

 

 원래 너희 집으로

 

 - 못 가  - (문영?

 

 수도가

 

 터졌어  [차분한 음악]

 

 (문영)  ?

 

 거기 지금 물바다라

 

 며칠 공사해야 돼

 

 [강태의 한숨]

 

 [통화 연결음]

 

 전데요

 

 혹시 통화 가능하세요?

 

 ()  선배

 

 원장님 퇴임하시는 거

 

 환자들한테  얘기해야 되는 거 아닐까요?

 

 대충 분위기로 눈치 다 챈 거 같은데

 

 이 사람저 사람 다 관두고  괜히 병원 분위기 어수선한데

 

 지금 그런 얘기까지 하면  환자들 동요해서 안 돼

 

 라고 원장님이 말씀하셨어

 

 (민석)  그래도 뭐  [문이 탁 열린다]

 

 퇴임식 그런 거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요?

 

 (지왕)  아유뭐 영광스러운 퇴임이라고  [문이 달칵 닫힌다]

 

 자격이 안 돼서 나가는 건데

 

 다들 교대 시간 됐지?

 

 (의료진들)  

 

 (지왕)  같이 밥이나 먹으러나 가자

 

 저 전화 한 통만 하고 갈게요

 

 ?

 

 (주리)  문영아너무 미안한데

 

 부탁 하나만 해도 돼?

 

 아니안 돼

 

 (주리)  엄마가 아파

 

 [한숨]

 

 엄마가 몸이 너무 아파서  오늘 월차까지 냈는데

 

 목소리 들어 보니까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걱정이 돼 가지고

 

 상인 씨랑 승재 씨는  세미나 가서 계속 전화 안 받고

 

 나는 오늘 나이트 근무라

 

 그럼 문강태한테 하면 되겠네

 

 너무 미안한데

 

 네가 가 주면 안 될까?

 

 (주리)  아무리 아줌마지만 같은 여자가  간호해 주는 게 편할 거 같아서

 

 안 될까?

 

 안 돼  너희 엄마 부탁을 왜 나한테 해?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차 문을 탁 닫는다]

 

 [한숨]

 

 [순덕의 웃음]  [문이 탁 열린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문이 탁 닫힌다]

 

 (순덕)  왔어?

 

 아픈 거 맞아요?

 

 나보다 더 생기 있어 보이는데

 

 이 나이 돼 봐안 아픈 데가 있나

 

 [무릎을 탁탁 친다]  이 무릎도 쑤시고

 

 팔다리 마디마디가 저려서  잠도 안 와  [TV 전원음]

 

 [순덕의 힘주는 신음]

 

 (문영)  아이씨이 남주리 호박씨 같은 게

 

 남의 귀한 딸 욕하지 말고  일로 와서 이거나 먹어

 

 (순덕)  

 

 며칠 굶었다고 해서

 

 [순덕이 뚜껑을 달그락거린다]

 

 밥 말고 일부러 누룽지 끓였어

 

 

 

 앉아

 

 이럴 때는 속아 주는 척하고 먹는 거야

 

 네 그 얄팍한 배 속 채우자고

 

 지금 몇 사람이  머리를 맞댔는 줄 알아?

 

 [따뜻한 음악]

 

 [통화 연결음]

 

 전데요

 

 혹시 통화 가능하세요?

 

 왜요?

 

 또 무슨 일인데

 

 나 이제 막  막 심장 막 쫄리려 그래

 

 

 

 그게 아니라

 

 좀 민망한 부탁이 하나 있는데

 

 민망?

 

 (주리)  그럼 그냥 엄마가 내일 오후 반차를 내

 

 (순덕)  그러지

 

 강태한테 문영이 걔 뭐 좋아하는지  문자로 찍어 보내라 그래

 

 (상인)  

 

 안 그래도 애가  저요즘에 글도 안 쓰지

 

 밥도 안 먹지밖에도 안 나가지

 

 아휴진짜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다고요

 

 아유정말 다들 감사합니다

 

 (순덕)  아이고자네 때문이 아니야

 

 우리 강태가 부탁하는 거라  들어주는 거지

 

 [순덕과 상인의 웃음]

 

 그러면 저는 먹을 거 말고  다른 씹을 걸 준비할게요

 

 뭐요?

 

 [통화 연결음]

 

 재수 씨

 

 나 유승재인데요

 

 혹시 내일 저녁에

 

 입 털 시간 좀 있으세요?

 

 (승재)  

 

 저 좋아하는 거 같아요  [함께 웃는다]

 

 진짠데

 

 (순덕)  아이고

 

 얼른 앉아서 먹어

 

 (순덕)  앉아앉아

 

 

 

 얼른 먹어

 

 [숟가락을 잘그락 든다]

 

 (문영)  아씨열라 개뜨거워

 

 

 

 [아파하는 숨소리]

 

 그 이쁜 입에서 왜 개소리가 나와?

 

 후후 불어서 천천히 먹어

 

 입천장 홀라당 데지 말고

 

 [입바람을 후후 분다]

 

 (순덕)  참 별일이지

 

 어젯밤에

 

 강태가 이 대표한테 전화해서

 

 너 제발 밥 좀 먹게 해 달라고  부탁했어

 

 나한테 직접 연락하기는 민망했겠지

 

 주리 생각하면 자기가 어떻게 나한테

 

 문영이 네 밥을 차려 달라고  부탁했겠어

 

 근데 아줌마가 다 차렸잖아요

 

 그러니까내가 호구지

 

 [웃음]

 

 (순덕)  

 

 [잔잔한 음악]

 

 왜 다들

 

 나한테 잘해 줘요?

 

 (문영)  아무 상관도 없는데

 

 이뻐서

 

 (순덕)  생긴 것도 이쁘고먹는 것도 이쁘고

 

 우리 강태처럼

 

 가진 거 없어도 마음씨 착한 애  좋아해 주는 것도 이뻐서?

 

 [옅은 웃음]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재수)  배고파

 

 저도 밥 주세요

 

 [갈매기 울음]

 

 [강태의 힘주는 숨소리]

 

 이게 이제 우우리 엄마 나무야?

 

 (강태)  

 

 엄마 보고 싶을 때마다

 

 여기 와서 이 나무 보면 돼

 

 그렇구나

 

 엄마

 

 이게이게  우리 새 가가족사진이에요

 

 (상태)  가운데 있는 애가  얘가 문영이예뻐요

 

 [잔잔한 음악]  찰랑찰랑 긴 머리가 더 예쁜데

 

 강태가 잘라도  이렇게이렇게 잘라 놨어

 

 엄마

 

 

 

 잘 컸지?

 

 너 잘 컸어

 

 나도 잘잘 컸고

 

 엄마는 이제부터 무럭무럭 잘 크고

 

 내가 앞으로

 

 형 잘 지킬게

 

 엄마

 

 (상태)  나 지지키라고 너 낳은 거 아니야

 

 

 

 돌보라고 나낳은 거 아니야

 

 동생은

 

 그러라고  엄마가 낳아 준 게 아니야

 

 원래는 형이 동생을 지키는 거야

 

 그래서 그날도 나쁜 아줌마 뒤통수

 

 내가내가 쳤어

 

 너는 처잘 때 내가  내가 널 지켰어지켰어

 

 [웃음]

 

 [훌쩍인다]

 

 그러네

 

 나 지키라고

 

 형이 있는 거였네

 

 근데 너도 이제 어른이니까  너는 네가 지켜

 

 나는나는 이제 바바빠

 

 엄마안녕!

 

 [강태가 훌쩍인다]

 

 엄마

 

 들었지?

 

 [웃음]

 

 [강태가 삽을 쓱 든다]

 

 (강태)  같이 가!

 

 [웃음]

 

 근데 난 솔직히 나는

 

 가끔 걔가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의심을 한다니까?

 

 애가 너무 냉정하고 무심해

 

 맞아

 

 (문영)  그 특유의 가짜 같은 표정

 

 너무 재수 없어

 

 (재수)  그렇지?

 

 [익살스러운 음악]  어유근데 걔가

 

 허파에 바람도 들었다?

 

 걔가 지난번에 우리 가게 와서  뭐라 그런 줄 알아?

 

 세렝게티

 

 [웃으며]  세렝세렝게티

 

 세렝세렝게티가 어디인 줄 알아?

 

 나는 무슨무슨 스파게티인 줄

 

 세렝게티아프리카

 

 아프리카저 끝의 아프리카야

 

 걔 여권도 없는 애가

 

 거길 놀러 가고 싶다고아이고

 

 미친 거지아주 그냥

 

 그게 왜 미친 거지?

 

 ?

 

 (문영)  세렝게티 놀러 가고 싶다는 게  왜 미친 거냐고

 

 ?  [재수의 놀란 신음]

 

 아씨깜짝이야

 

 (문영)  아이고

 

 어디 갔갔다 와?

 

 오빠

 

 (상태)  어유술 냄새

 

 [문영의 웃음]

 

 오빠

 

 강태한테 물어봐 줄래?

 

 (문영)  내일은 또 어떤 핑계로 안 나갈 거냐고

 

 그 집에 가 보니까

 

 수도관 안 터졌던데

 

 배 째

 

 [웃음]

 

 - 진짜 짼다?  - (상태

 

 (상태)  이거

 

 이거숙제 검사

 

 숙제하지 말랬잖아

 

 나 제 동화 안 쓴다니까?

 

 (문영)  중단

 

 아니

 

 절필

 

 이 숙제 검사를 받아야  내가 진짜

 

 삽화 작가가 되지

 

 그러니까 검사해

 

 (문영)  똥고집

 

 고문영 작가님이 글 안 써도  나는 다른 짝꿍이랑 동화책

 

 만들 거야

 

 계속 그림 그릴 거야

 

 [놀란 신음]

 

 이 오빠 지조도 없어

 

 개나 소나 짝꿍 만드네?

 

 개랑개랑  개랑 소랑은 짝꿍이 안 되지

 

 나는 사사람인데

 

 [웃음]

 

 그래어디 한번 봐 봐

 

 (문영)  졸라맨에서 얼마나 발전했나

 

 [탄성]

 

 (상태)  

 

 보세요보세요?

 

 행복한 표정!

 

 [잔잔한 음악]  '좋아하는 애가 생겼어'  하면하면서

 

 웃었어웃었어

 

 요거요거 보세요웃었어

 

 강태강태  우리우리우리 강태 행복한 표정

 

 보세요

 

 가짜가짜가짜가짜 아니고  요거 지진짜 행복한 표정

 

 우리 강강태 행복한 표정

 

 처음 보고 그그렸어

 

 [상태의 신난 신음]

 

 [상태가 입소리를 똑똑 낸다]

 

 여기여기여기여기

 

 행복한 표정인데 왜 울지?

 

 이뻐서

 

 너무 이뻐서

 

 이거 갖고 싶어?

 

 (문영)  

 

 탐나

 

 나 이거 줘라

 

 양보

 

 나 진짜진짜

 

 동화책 내고내고 싶은데

 

 (상태)  동화책 나오면

 

 우리우리 엄마한테 가서  자자랑하고 싶은데

 

 나도 작가님이라고

 

 엄마?

 

 

 

 우리 엄마 나무  괜찮은 병원에 있어

 

 (상태)  엄마 나무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미행했어

 

 넌 납치가 취미니까

 

 난 미행으로 할까 봐

 

 [문영의 한숨]  [강태의 웃음]

 

 재밌냐?

 

 재미는 없어도

 

 멋있게 보이고는 싶어

 

 내가 계속 노력할게

 

 내가

 

 어떻게든 이겨 내고

 

 감당해 볼 테니까

 

 이제 나

 

 [잔잔한 음악]  그만 밀어내고

 

 좀 받아 줘라

 

 ?

 

 [멀어지는 발걸음]

 

 그럼 이건

 

 이건 어떻게 보상할래?

 

 [한숨]

 

 다치게 한 건

 

 미안해

 

 사랑해!

 

 사랑해고문영

 

 [당황한 신음]

 

 사랑한다고

 

 [흥미진진한 음악]

 

 (강태)  사랑한다니까?

 

 [한숨]

 

 진짜 너무너무 사랑해!

 

 사랑한다는데 왜 도망쳐!

 

 !

 

 사랑해!

 

 고문영

 

 거기

 

 고문영사랑해!

 

 (선해)  저쯤 되면

 

 - (강태사랑해!  - (선해입원해야 되는 거 아닌가?

 

 우리 문 보호사 참 많이 변했네

 

 사랑의 힘이지파워 오브 러브

 

 [함께 웃는다]

 

 [한숨]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강태)  고문영

 

 사랑해

 

 그거 아니야?

 

 다른 거야?

 

 말을 좀 해 봐

 

 그놈의 '사랑해한 번만 더 해

 

 입을 확!

 

 [한숨]

 

 입을 확 뭐?

 

 이렇게?

 

 [문영의 놀란 숨소리]

 

 [부드러운 음악]

 

 (상태)  나도 이제 진짜 작가가  되고되고 싶어진짜 작가

 

 (상태)  안 돼안 돼안 돼  보지 마보지 마안 돼

 

 - (문영나가  - (강태내가 왜 외부인이야?

 

 (강태)  [술 취한 목소리로]  자기들끼리 동화 만든다고

 

 나를 왕따를 시켰어

 

 (희재)  걔들이 언제까지  네 옆에 있어 줄 거 같니?

 

 넌 절대로 날 못 지워

 

 (문영)  내 마지막 원고

 

 폐기 처분을 하든 출간을 하든  알아서 해

 

 (문영)  정말 안 아팠으면 좋겠어

 

 미안해

 


.사이코지만 괜찮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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