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기록 15
"안정하스튜디오"
[의미심장한 음악]
[잠금장치가 철커덕거린다]
[통화 연결음]
[한숨]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벨 소리]
[수만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전화 안 받으세요?
[휴대전화 벨 소리가 뚝 끊긴다]
기자님하고 얘기할 시간 줄잖아요
출장 있어요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
저도 단도직입적인 거 좋아해요
[피식 웃는다]
(정하) 근데 메이크업을 잘하시네요
[당황해서 웃으며] 뭐, 별로 한 거 없는데요?
(정하) 별로 한 거 없는데 이 정도면, 씁
조금만 더 하면 아주 예쁘실 거 같아요
물론 지금도 예쁘시지만
[정하가 컵을 탁 집는다]
[웃음]
감사합니다
(정하) 응, 살구색 아이섀도를 하면 완전 러블리할 거 같아요
오늘은 좀 그렇고
언제 시간 되시면 메이크업하러 오세요
지금 영업하시는 거예요?
오세요, 지인 DC 해 드릴게요, 10%
사혜준 씨랑 사귄 지는 얼마나 됐어요?
사귄 적 없는데요?
안정하 씨 집에서 나오는 사진 찍혔어요, 사혜준 씨
이거 정식 취재인가요?
(수만) 취재죠
취재에 녹취는 기본이니까
녹취할게요
[의미심장한 음악]
(정하) 기자님이나 저나 나중에 다른 소리 하면 안 되잖아요
사혜준 씨는
제가 메이크업을 해 주는 연예인 중의 한 분이세요
물론 나이가 같다는 공통점이 있어
친구 같은 기분이 있었던 건 맞습니다
[민재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민재) 배우 사혜준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A 씨는
연인 관계가 아니다
사혜준 메이크업 스태프… [휴대전화 진동음]
[한숨]
[휴대전화를 탁 집는다]
네, 형님
[마우스 휠 조작음] (경준) 예, 대표님
아, 이런 기사 하나 못 막고 뭐 하세요?
아, 제가 아니라고 했는데 낸 걸 어떡해요?
(경준) 어떡하긴?
해결하셔야 될 분이 어떡하냐고 하시면 어떡해요?
알았어요, 지금부터 해결할게요
[한숨] (민재) 아, 할 일도 많은데 경준 씨까지…
저 반성문 썼어요
웬일이에요?
사과문 쓰는 대상을 내 인생이라고 놓고 썼어요
내가 내 인생한테 잘못한 거 엄청 많거든요
뭐래?
뭐, 뭐라고요?
[웃으며] 아, 알았다고요
갖다주세요, 변호사 줄게요
네
[통화 종료음]
[한숨 쉬며] 어유, 정말 시어머니 하나 생겼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음, 스태프로 함께
[휴대전화 진동음] 일한 지…
[짜증 섞인 신음]
이분은 또 왜입니, 왜입니까, 응?
[민재의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민재) 네
어, 나 혜준이 기사 봤는데
왜 아직까지 반박 기사 안 올라와?
[테이블을 탁 치며] 아, 정말
신경 끄세요
어떻게 신경을 꺼? 나 혜준이 데려올 건데
[흥미로운 음악]
나한테 올 때까지는 잘 좀 케어해 줘
[한숨]
아니, 날 얼마나 무시하면
대놓고 데려오겠다는 얘기를 해요?
(태수) 말로 자꾸자꾸 뱉어 놔야 절대 안 된다는 일도
'뭐, 될 수도 있겠다'로 변하잖아
빨리 반박 기사나 올려
반박 기사 빨리 올리면 올릴수록 유리해
혜준이한테 물어봐야 돼요
걔한테 물어보면 그러라고 하겠어?
공개 연애 한다고 하지
잘 아시네요
(태수) 김 기자 벼르고 있어
이거보다 더 센 거 준비한다고
쉽게 생각하지 마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태블릿 PC 조작음]
남자 친구 얘기냐고요?
맞아요
[태블릿 PC 조작음] (수만) 이때 고백하려고 했었잖아요
여자 친구인 거
근데 정지아 씨가 먼저 선수 치는 바람에 말 돌렸잖아요
제 채널을 구독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어요
[수만의 한숨]
(수만) 전 정하 씨 편이에요
사혜준 씨가 뜨고 나서 변했죠?
뭐, 이전과는 다른 위치가 됐잖아요
사혜준 씨 그런 사람 아니에요
[헛웃음]
아, 뭐, 이렇게까지 실드 쳐 주는 이유가 뭐예요?
(정하) 기자님이야말로 절 버림받은 여자로 만드시려는 이유가 뭐예요?
정지아 씨 나랑 인터뷰했을 때
[긴장되는 음악] 사혜준 씨 아직 잊지 못하는 눈치였어요
(수만) 얼마나 좋아하면 얼굴, 실명 다 까고 인터뷰를 해 줬겠어요?
지금 정지아 씨하고 사혜준 씨는 급이 맞아요
두 사람 다시 이어지면 주변 사람들 다 환영할 거예요
[옅은 웃음]
인터뷰 기술이 좋으신 거 같아요
(정하) 기분 충분히 상했고
사혜준 씨에 대해 안 좋은 말 하고 싶게 만드시네요
다음에는 꼭 예약하고 들러 주세요
기자님 이미지도 컨설팅해 드릴 수 있어요
[전화벨이 울린다]
[터치 패드 조작음] (해효) 어
너 뭐 하냐?
(해효) 필라테스 가는 중이야
넌 오늘 정하 만난다며?
[한숨 쉬며] 못 만났어
그래서 너 만날까 하고
내가 정하 대용이냐?
네가 대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해효) 작작 좀 해라
[문이 달칵 여닫힌다]
[피식 웃는다]
[혜준의 한숨]
(도하) 너도 여기 오는 거 보니까 뜨긴 떴다?
너도 여전하다
여기 오는 걸로 뜬 거 확인하는 거 보니까
난 여전하지
넌 뭐, 나랑 크게 다른 인간이냐?
다른 인간이라고 한 적 없어
[도하의 한숨]
너랑 나랑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냐?
(도하) 난 네가 하도 잘난 척해서
나랑 다른 인간인 줄 알았는데
너도 닥치니까 내 마음 알겠지?
[어두운 음악]
재빨리 반박 기사 냈더라?
정하랑 열애 기사에
반박 기사?
[웃음]
그래
네가 아니라 매니저가
너 모르게 했다 그래야지
(도하) 사혜준 학습 능력 좋아
[옅은 한숨]
[문이 달칵 여닫힌다]
[휴대전화 조작음]
(해효) 왜 옷 안 갈아입었어?
(혜준) 짬뽕 가 봐야 돼
(해효) 오늘 풀로 쉰다며?
너 기사 못 봤냐?
아는 척해야 되냐?
(해효) 할 말이 없어서 가만있는 중이야
정하는 뭐라냐?
(혜준) 연락이 안 돼
정하한테 얘기도 안 하고 반박 기사 낸 거야?
그걸 알아봐야 되는데 누나가 전화를 안 받아
그동안 인사도 못 드리고 해서 들렀어요
[민재의 멋쩍은 웃음]
저 요즘 안절부절입니다
(본부장) 위에서 뭐라고 할지…
아직은 잠잠하세요
워낙에 단시간에 스타가 돼서 그런지
견제도 심하고 소리도 크네요
열애설도 너무 많고
거기다가 여러 가지 추문에
(본부장) 아, 바른 청년 이미지 때문에 우리가 쓴 건데
언론 관리 좀 하세요
이렇게 안 좋은 기사들 쏟아져 나오면서
우리 기업 이미지하고 연관될까 봐 염려스러워요
(민재)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명예 훼손으로 고소했어요
안녕
안녕은…
[한숨 쉬며] 제가 지금 안녕하겠어요?
(태수) 광고는 잃기 싫은가 보다
이제 아주 제대로 돈독 올랐어
[한숨] 좋아, 매니저 다 됐어
(민재) 혜준이 믿고 처음 광고 모델로 써 주셨는데
혹시 폐 끼칠까 봐 그러죠 돈이 아니라
여긴 왜 오셨어요?
혜준이 밀려나면 우리 도하 디밀어야지
(태수) 건전하고 건강한 박도하
밀려나는 게 아니라 밀어 버리려는 거 아니에요?
(민재) 아, 이러면서 왜 혜준이를 맡겠다는 거예요?
(태수) 혜준이는 스타로서 증명이 됐잖아
[어두운 음악] 걔한테 떠도는 추문? 거짓이잖아
추세라는 걸 막지는 못해
지금 고꾸라지면 내가 건져 주겠다는 거야
[헛웃음]
그런 심오한 뜻이 있었던 거예요?
(태수) 민재 씨까지 같이 우리 회사로 받아 줄 수 있어
혼자서는 못 해
혜준이 재계약했어?
아, 못 했구나
(태수) 그런 거야
애들 키워 봐야 자기들 잘나 큰 줄 알아
내가 왜 이렇게 됐겠어?
믿음? 뭐, 신뢰?
사랑?
이딴 거 결국 돈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야
이 대표님 그렇게 사세요 전 제 방식대로 살아요
혜준이가 민재 씨 공 알아줄 거 같아?
여기 온 거 알아?
(태수) 반박 기사 낸 거 혜준이한테 허락 못 받았지?
이제 두 사람 균열 시작이야
대표님 뜻대로 안 돼요
우리 끈끈하다고요
(혜준) 왜 누나 마음대로 기사를 냈어?
(민재) 반박 기사는 시간 싸움이야
빠를수록 유리해, 알아보니까
좋아
기사 내기 전에 내 의사는 그렇다 치고
정하한테 미리 언질은 줬어?
정하, 이해할 거야
(민재) 누구보다 영리한 애야
내 상황에 맞춰 정하 삶이 침해받는 게 싫어
(민재) 아는데
[한숨]
나도 내 일을 해야 되잖아
매니저로서 널 보호하는 게 제일 우선이잖아
누나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는데
내 입장에서는 이 상황에서 정하를 보호하는 게 제일 우선이야
[민재의 한숨]
[무거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알림음]
[휴대전화 벨 소리]
[휴대전화 벨 소리가 뚝 끊긴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어, 해효야
(해효) 혜준이 만났는데 너 연락 안 된다고 해서
연락할 거야
(해효) 너 어디인데?
집
(해효) 왜 벌써 집에 들어가 있어?
하, 엄마 온대
내 전화는 받으면서 혜준이 전화는 왜 안 받았어?
일찍도 따진다
(해효) 내 전화도 안 받아야지
내가 걱정돼서 너희 집 앞으로 가잖아
[차분한 음악]
넌 참 좋은 친구야
(해효) 그걸 이제 알았냐?
(혜준) 사랑하는데 미안하다고 하는 건 뭘까?
(정하) 음…
더 잘해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그런 거 아닐까?
(혜준) 더 잘해 주면 되지
왜 미안하다는 말을 해?
난 절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거야
[휴대전화 진동음]
(정하) '미안하다는 말을 절대 하지 않겠다'
그는 그 말을 지키지 못했다
[정하가 흥얼거린다]
(정하) 우리는 그때만 해도
사랑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 [한숨]
[통화 연결음]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한숨]
[한숨]
[기어 조작음]
(TV 속 혜준) '최초의 인간'은 재벌 3세들의 경영권 다툼을 그린
기업 드라마면서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애숙의 옅은 웃음]
[TV 속 리포터가 질문한다] (애숙) 쟤는 어떻게 저런 말을
천연덕스럽게 하지?
집에서 보던 애가 아니야
(영남) 아, 그러니까 됐잖아
[TV 속 혜준이 대답한다] 뭐라고?
아, 스타 됐다고
[소파를 탁 치며] 그래, 그렇게 인정을 해
(영남) 아유, 씁
그 고소한 건 어떻게 됐나?
아까 물어보려다 말았어
이 대표가 해결되면 말해 주겠지
경준이 말대로 큰 회사면 안심이 되겠는데
잘할 수 있나?
[한숨 쉬며] 나도 걱정되긴 해
[문이 달칵 열린다]
(애숙) 어, 아버님, 어디 가세요?
(민기) 어, 학원에서 할 말 있대
[애숙이 호응한다] 가
(애숙) 당신 뭐 해?
뭘 뭐 해?
(애숙) 아버님 나가신다잖아
그래서?
뭘 '그래서'야? 아버님 모셔다드려
아, 당신까지 왜 그래?
[달그락 소리가 난다]
요즘 경기 안 좋지?
(애숙) 혜준 아빠, 일 없어서 속 끓는 거 같아
내색은 안 하지만
[애숙의 만족스러운 신음]
에라, 모르겠다! 씨
[경미의 거친 숨소리]
(경미) 일이 없는 게 아니라
오빠 어깨 더 쓰면 안 된대
진우 아빠가 오빠 빼놓고 일 다녀
[잔잔한 음악]
(애숙) 아버님 연세 높으셔
당신 후회한다?
나는 엄마 아버지 살아 계시면 내가 진짜 잘해 줄 텐데
당신은 아직 기회가 있어
아버지 운전하다가 계속 그러면 어떡해?
(애숙) 그럼 어때?
어떡하든 다시 내 일을 해야지
괜찮아, 내가 벌잖아
(애숙) 내가 버는 걸로 우리 생활할 수 있어
(민기) 아, 빨리 나와, 늦어
아이씨, 참, 쯧
[영남의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강사의 웃음]
- (강사) 이거 좀 드세요 - (영남) 아…
이제 아드님이 진짜 매니저 하시나 봐요
(강사) 하시던 일은 어떡하시고…
(영남) 아, 뭐, 그, 제가 알아서 할게요
오늘은 무슨 일입니까?
그럼 정식 매니저는 아니라는 말씀이시네요
[멋쩍은 웃음]
오늘은 일은 아니고
우리랑 전속 계약 하시자고요
(민기) 어, 그, 전속 계약이면은
어떻게 되는 건데요?
(강사) 우리 에이전시하고만 일하셔야죠
대신 철저하게 관리해 드리겠습니다
(영남) 지금도 여기서 일 받아서 하는데 뭐가 달라요?
여기 계약서요
(민기) 네가 봐
아…
(강사) 가장 중요한 조건은 6 대 4
[웃으며]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해 드릴게요
아드님이 생업 놔두고 사 선생님 따라다니지 않으셔도 돼요
[민기의 생각하는 숨소리]
(민기) 그, 계약 안 하면은 어떻게 되는 거야?
뭐, 그럼 전처럼 해야죠
[강사의 어색한 웃음] 그럼 난 전처럼 할래
(민기) 우리 아들이 매니저 하는 게 좋아
아이, 아드님하고 저희 매니지먼트하고는
질적으로 달라요, 사 선생님
(강사) 우리는 프로잖아요
(민기) 우리 아들이 편해
가자, 일 있으면 연락해
[강사의 당황한 신음]
아드님은 왜 아무 말씀도 안 하세요?
아버지가 말씀하시는데 뭐라고 말을 해요?
[잔잔한 음악] 야
너 그런 말도 할 줄 아냐?
무슨 말?
(민기) 너 지금 되게 내 말 잘 듣는 것처럼 말한다?
아, 이제부터 한번 해 보려고
싫어?
아이, 싫지는 않지만
너무 갑자기 그러니까 무서워, 야
아버지도 전번에 그래 갖고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아유, 또 시작이시다
알았어요, 알았어요, 알았어요
(영남) 아이, 좀 시끄러워요
(민기) 어, 잘했다, 시끄러워요
(민기) 음악 좀 들어도 돼?
(영남) 들어
틀어 주면 안 돼?
[못마땅한 신음]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혜준이 스위치를 딸깍 켠다]
[한숨]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어, 혜준아
'어, 혜준아'?
속 썩인 거치고는 너무 목소리가 밝다
(혜준) 일부러 그래? [피식 웃는다]
공격적이시네
바람맞혀서 미안해
- 어디야? - (정하) 집 [정하의 옅은 웃음]
그럼 내가 갈까?
[초인종이 울린다]
엄마다
우리 엄마는 타이밍을 참 잘 맞추는 거 같아
[정하의 웃음] [한숨]
어머니 오신다고 하셨구나
오늘 여러 가지로 꼬인다
그러게
[멋쩍은 웃음]
빨리 문 열어 드려
[통화 종료음] [성란이 문을 쿵쿵 두드린다]
나가요
[도어 록 작동음]
(정하) 이게 뭐야?
뭐긴
(성란) [힘주며] 너희 집에서 며칠 있다 가려고
[성란이 캐리어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애숙) 다들 식사하시라고 해
[수저를 잘그락 내려놓는다]
나 오늘 월차인데
(경준) [수저를 잘그락거리며] 쉬는 날인데
계속 밥 날라
(애숙) 밥 먹으려면 밥 날라야지
그동안 네가 너무 편하게 산 거지
(경준) 밥 다 차려 놨는데 혜준이는 뭐 해?
그, 차려 놓은 밥 먹으러 오기도 힘드냐!
[혀를 쯧 찬다]
[잔잔한 음악]
[입바람을 후 분다]
[붓을 탁 내려놓는다]
[헤어드라이어 작동음]
[헤어드라이어 작동음이 뚝 끊긴다]
(성란) 이 된장 어디서 났어? 산 거 아닌데
아빠가 부쳐 줬어
[헛웃음]
[숟가락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이런 데 넘어갔어?
[성란이 젓가락을 달그락 집는다]
뭘 넘어가? 아빠잖아
(성란) 내가 너 키우느라고 별 고생 다 했는데 넌…
네 아빠를 더 생각하더라?
저 짐은 뭐야?
며칠 있다 갈 거야
[컵을 탁 집는다]
[정하가 호로록거린다]
너 제대로 잡았더라?
뭘 잡아?
왜 멀쩡한 회사 관두고 헤어 숍 다니나 했더니
사혜준 때문에 그런 거야?
[무거운 음악] 무슨 말이야?
(성란) 기사 난 거 다 봤어
넌 역시 내 딸이야
너 같은 똑똑이가 대책 없이 회사를 관둘 리가 없지
오해했어, 엄마가
엄마!
다온이가 완전 사혜준 팬이야
사인 하나 받아 줘라
(성란) 여자 친구 남동생한테 그 정도는 해 주겠지
사인받을 수 있는 사이긴 해
일하는 사이니까
(정하) 근데 내가 안 할 거야
그 사인으로 엄마가 얼마나 많은 상상을 하겠어?
[젓가락을 달그락 집는다]
[민기가 국을 후루룩 먹는다]
[민기의 만족스러운 숨소리]
(애숙) 너무 좋다 점심, 저녁 다 같이 식사하니까
(경준) 어쩌다 하니까 좋은 거야 맨날 그래 봐
엄마 밥하기 힘들어서 싫다 그럴걸?
(민기) 넌 왜 매사에 그렇게 부정적이야?
(영남) 부정적인 게 아니라 제 엄마 힘들까 봐 하는 말이지
(경준) 아빠 이제 정신 차렸나 보다
나 사경준이야!
아빠 큰아들
[함께 웃는다]
(애숙) 응, 정하
이번 주말에 우리 집에서 밥 먹자고 해
엄마가 솜씨 발휘해 볼게
좋아, 말해 볼게
야, 지금 이 시기에 같이 식사하는 게 과연 좋은 선택일까?
(애숙) 무슨 말이야?
[경준이 웅얼거린다] 하지 마
알았어
(민기) 약점 잡혔냐?
네가 웬일로 혜준이 말에 금방 알았다 그러냐?
(혜준) 형이
철이 들었나 봐요
(영남) 우리 집에 철드는 사람 많네
아버지부터
(민기) 사람 변하냐?
원래 그런 사람인데 네가 몰라본 거지
아버님, 감사해요
[편안한 음악] 뭐가?
(애숙) 경준 아빠 취직했잖아요 아버님 매니저로
아이고, 오버는
지금 일도 없어
(혜준) 근데 아빠가 매니저를 할 수 있나?
(영남) 내가 왜 못 해?
(혜준) 매니저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돼
'지금 이 사람이 필요한 게 뭔가?'
알아서 해 주는 거
나 사람 마음 잘 읽어
- (경준) 아빠가? - (애숙) 당신이? [민기가 의아해한다]
[민기의 답답한 신음] [경준과 애숙의 웃음]
(영남) 진짜 잘 읽는데?
- (애숙) 알았어, 더 먹어 - (민기) 그, 그래, 먹자
[민기의 탄성]
[민기의 헛기침]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영남) 저기, 야
너 어떻게 됐어?
이 대표 말로는 고소한다 그랬는데 그러고 소식이 없어서
시간이 걸리는 일이야
(영남) 그게 다야?
아, 좀 자세하게 얘기해 봐
자세히 말할 게 없어
(경준) 아, 혜준이 걔가 순둥순둥해서 다 넘어가는 거 같아도
어떤 건 되게 까탈스럽게 굴어
아, 제깟 놈이 까탈스러워 봤자야
너
아빠한테 유감 있냐?
아니
아빠가 전에 너한테 그런 건…
(혜준) 다 잘되라고 기 팍팍 죽였지
이해해
(영남) 아, 이해한다면서 '기 팍팍 죽였지' 그러면
그게 뭐야?
뭐긴?
아빠 캐릭터 잘 안다는 거지
[한숨]
이제 내 방 가도 돼?
가
아이고 [문이 달칵 열린다]
아직도 못 잊은 거야?
[문이 달칵 닫힌다]
[한숨 쉬며] 하긴
나도 못 잊었는데
네가 잊기를 바라는 게 무리지
[입소리를 쩝 낸다]
[영남의 한숨]
(이영) 밥 먹었어?
[문이 탁 닫힌다] - (해효) 어 - (이영) 누구랑?
(해효) 혼자
- (이영) 같이 밥 먹을 사람 없어? - (해효) 아니
(이영) 엄마
조금이라도 너한테 말 붙이려고 하고 있잖아
엄마가 지금까지 나한테 한 행동
날 사랑해서 했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아니야
[무거운 음악] (해효) 엄마는 엄마의 인생이
훨씬 중요한 사람이야
내가 상처받든 말든
엄마의 인생이 빛나면 되는 사람이야
네 인생하고 엄마 인생하고 나누니까 그렇지
내가 빛나면 너도 빛나고
(이영) 네가 빛나면 엄마도 빛나는 거야
엄마가 널 나처럼 생각한 게 잘못이야?
(해효) 엄마는 엄마고 난 나잖아
엄마랑 나랑 성장 배경부터 다르잖아
왜 같다고 생각해?
(이영) 널 나만큼 사랑하니까
누구보다 빛나게 해 주고 싶으니까
네가 내 안에 있을 때부터 결정했으니까
그 약발 이제 안 먹혀
[문이 달칵 여닫힌다] [한숨]
[안경을 탁 내려놓는다]
[힘주는 숨소리]
[문이 달칵 닫힌다]
왜 이렇게 놀라?
나만 보면 손이 올라가잖아
(이영) 얼마나 아프다고
(태경) 아픈 게 문제가 아니라 두려움이 생기잖아
(이영) 당신도 두려움이 생기긴 하니?
아이, 대체 애들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한숨] [입소리를 쩝 낸다]
말하면 비웃을 거잖아
이제껏 집에서 뭐 했냐고 할 거잖아
[익살스러운 음악]
다 당신 때문이야
이제는 자다가 일어나도 내 탓이라고 하겠다
어, 다 당신 탓이야
(이영) 하, 어디서부터 바꿔야 될지 모르겠어
아니, 정확히 알아
해효 공립 초등학교 입학부터야
좋아
해효는 알겠는데 해나는 뭐야?
(태경) 이상한 놈 사귀어?
해효 초등학교랑 연관 있는?
(해나) 오빠
[다가오는 발걸음] (진우) 응
(해나) 많이 기다렸지?
(진우) 아니, 배고프지?
오빠가 너 좋아하는 데 데려갈게
가자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세트 메뉴 점심 세트, 저녁 세트, 특별 세트"
(해나) 너무 비싸
너 여기 어머니랑 자주 왔잖아
(해나) 그때는 엄마가 돈 냈잖아
(진우) 네가 언제부터 돈 따지고 밥 먹었니?
[피식 웃는다]
[잔잔한 음악] [고민하는 숨소리]
그냥 나가자
(진우) 들어오기 전에 말했어야지
[웃으며] 너 들어올 때는 가만히 있었잖아
메뉴판의 가격을 보는 순간
현실 자각했어
(진우) 나랑 만나면
이런 현실이랑 살아야 돼
슬픈 얘기 하고 싶지 않아
너한테 내 현실은 슬픈 거야
[휴대전화 조작음]
[성란이 코를 드르렁 곤다]
[성란이 새근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혜준) 엄마가 이번 주말에 우리 집에서 밥 먹자고 하신다
어머니 가셨어?
[성란이 코를 드르렁 곤다]
(정하) 식사 초대 고마워
며칠 있다 가신대
[휴대전화 조작음] (혜준)
[문이 달칵 열린다]
(정하) 밥하는 거야?
(성란) 밥 내가 언제 안 했어?
두부 없더라
밑에 편의점에서 파는데
[휴대전화 진동음]
(성란) 일찍부터 누가 전화해?
음, 내가 편의점 가야겠네
- 어 - (혜준) 밖에 나가 봐
뭐?
밖에 나가 보시라고요
[문이 달칵 열린다]
[신발을 탁 내려놓는다]
[문이 달칵 닫힌다]
뭐야?
야, 이거 대박이다!
사혜준!
[성란의 웃음] 엄마!
(성란) 안 사귄다며!
사귀어도 아주 정신없이 사귀네!
하, 왜 남의 걸…
네가 난 년은 난 년이다
[탄성]
엄마는 얼굴만 반반하고 실속 없는 남자 만나 개고생했는데
(성란) [웃으며] 넌 아니네
헤어져도 빈손으로 헤어지지는 않겠어
[무거운 음악] [성란의 웃음]
아…
정말 엄마는 하나도 안 변하는구나?
하, 천박해
돈 좀 빌려줘
자식한테 부모가
'천박해' 소리까지 들었으면 막장이잖아
어차피 막장인 거
막장으로 끝내자
"링크"
(경준) 어? 아웃뉴스잖아
이 기자 그 기자네?
아이, 시청률 2.1% 떨어진 거 갖고 무슨 대폭 하락이야?
[경준의 어이없는 신음]
(민재) 아, 맞네
찾느라 고생했어요
(경준) [한숨 쉬며] 대표님
기사 봤어요, 이 기자 그 기자 맞죠?
맞아요
아이, 무슨 혜준이 때문에 시청률이 떨어져요?
얘기가 지지부진하니까 떨어졌지
내가 어제 다운받아 봤는데
본방으로 좀 보세요
(경준) 본방 봐도
우리 집에는 시청률 측정하는 거 안 달아서 소용없거든요?
아이, 대체 왜 이런 기사가 계속 나오는 거예요?
드라마 보면 소속사에서 기사도 막고 막 그러던데
대표님 그런 능력 없어요?
없어요, 반성문이나 주세요
[한숨]
(경준) 아주 모범적인 반성문입니다
(민재) 칭찬은 남이 해 주는 거예요
(경준) 벌써 가시게요?
혜준이 촬영장 가 봐야 돼요
계속 시청률 떨어지는데 현장 분위기 좋겠어요?
수고하세요
[밝은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밝은 음악]
운명이 있나
(감독) 오케이, 컷!
(제작진들) 수고하셨습니다
- (혜준) 누나 온다 하지 않았어? - (치영) 잠깐 화장실 갔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스태프1) 하, 방송 2주 남겨 놓고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사혜준 때문에, 하
(스태프2) 이제 캐스팅하려면 배우들 뒷조사해야 돼
온갖 지저분한 일에 다 끌려 나오잖아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스태프1) 감독님이 점잖으니까 말을 안 하는 건데
얼마나 속이 상하겠니?
(스태프2) 하, 사혜준 그렇게 안 봤는데
(민재) 그렇게 안 봤는데
죄송합니다
사혜준 씨가 요즘 구설수가 많은 건
소속사 대표인 다 저의 불찰입니다
[스태프들의 당황한 숨소리]
(스태프1) [어색하게 웃으며] 예, 가 볼게요
빨리 가
[문소리가 탁 난다] 아…
예의상으로도 미안하다는 말 안 하시네, 참
아, 김 기자, 진짜
[짜증 섞인 신음]
[사무실이 분주하다]
[한숨]
하, 진짜
- (수만) 팀장님! - 어? 어
저 변호사한테 물어봤는데
명예 훼손 판결 날 확률 높다고 합의가 좋겠대요
그래, 합의해
(수만) 아, 팀장님
아이, 회사 법무 팀에서 사혜준네랑 얘기하면 안 돼요?
이게 회사 소송이냐? 법무 팀까지 나서게
너 그러다 위에 알려지면 책상 빼야 돼
팀장님
[의미심장한 음악]
[헛웃음]
아이씨, 언제는 더 세게 가라며!
[경찰서 안이 분주하다]
경사님
[형사의 한숨] (수만) 사혜준 문자 메시지 넘겨요, 저한테
(형사) 이거 갖고 가
거래할래요?
(치영) 형 기사 또 떴다
무슨 기사인데?
형 때문에 시청률 떨어진다고
(혜준) 아침하고 똑같은 기사잖아
똑같은 기사면 괜찮아?
[답답한 신음]
(민재) 그러지 말고
[작은 목소리로] 문자 메시지 풀자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어
아직 더 참을 수 있어
(혜준) 이번 일 끝나면 좀 쉴래
웬일이야? 쉬라고 해도 안 쉬더니
(민재) 들어온 작품 많아, 차기작 검토 안 해?
안 해
(치영) 형은 강철 멘탈인가 봐
(혜준) 내가? 아닌데
흔들리지를 않잖아
누가 흔들리지 않는대?
밤마다 운다
진짜?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형이 또 밤마다 우니까
낮에는 웃는 거야
그것도 멋져
[잔잔한 음악] 리스펙트
[피식 웃는다]
[한숨]
[정하가 물을 조르르 따른다]
(혜준) 꽃말이 뭔지 알아?
행복을 주는 나무
(정하) 비현실적인 거 같아
네가 이 안에서 운전하고 있는 거
[혜준과 정하의 웃음]
지금 우리가 같이 있는 것도 현실인지 되게 헷갈려
지금을 기록하고 싶어
[웃으며]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함께 웃는다]
[도어 록 조작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한숨] [어린 정하와 성란의 웃음]
(성란) 우리 정하
이제 혼자 머리도 감을 수 있네?
[함께 웃는다]
가만있어, 엄마가 로션 발라 줄게
이야, 이야 [어린 정하의 힘주는 신음]
[함께 웃는다]
똥글똥글, 똥글똥글
똥글똥글, 똥글똥글 [어린 정하의 웃음]
(정하) 그때 느꼈던 따뜻함
엄마를 용서할 이유는
[성란이 말한다] 이거 하나로 충분하다
[함께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민재) 어, 정하야
언니
혜준이 스케줄 언제 비어요?
할 얘기 있어요
(혜준) 너 만나기 진짜 어렵다
어
그날 미안해, 기다리게 해서
(혜준) 벌써 몇 번째 미안하다 그래, 그걸로?
괜찮아
[옅은 웃음]
계속 전화 통화만 하다가 만나니까 좋다
[정하의 옅은 웃음]
(정하) 나도
나 이제 네 말대로 좀 쉬려고
(혜준) 계속 일만 했어
불안했거든
이 자리까지 어떻게 왔니,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하게 행동해서 왔지
[정하가 피식 웃는다]
이성적이고
남에게 폐 안 끼치고
누구보다 연기 열정이 강했어
그렇게 들으니까 근사하다
그걸 알아줘서 고마워
아…
오늘은 '미안해' 아니고 '고마워'네
사랑해
[피식 웃는다]
우리 헤어지자
[잔잔한 음악]
왜?
[떨리는 숨소리]
사랑하면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말 기억해?
[한숨]
나 만나면서
미안하다고 몇 번 말한 줄 알아?
미안해
[한숨]
네가 그 말 할 때마다
난 왜
하, '네가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지 모르겠어
(정하) 내가 아는 사혜준은
자기가 한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니까
네 감정까지 고스란히 내가 받는 거
이제 안 할래
널 사랑하기 전 일상으로 돌아갈래
[한숨]
[코를 훌쩍인다]
(정하)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전해 줘
왜?
데려다줄게
괜찮아
(정하) 이제
그만
[잔잔한 음악]
[탁 소리가 울린다]
야, 3만 겨우 넘었다
(영상 속 유튜버) 전보다 사혜준 인기 많이 떨어졌네
안 좋은 얘기 계속 도배되는데 버틸 수가 없지
'사혜준 그만 좀 우려먹어라'?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게 죄냐?'
'사랑의 문자든 아니든 뭔 상관이여?'
뭐, '허위 사실 유포로 사혜준은 고소해라'?
이거 문자 내용 밝혀지면 사혜준 끝이에요
아, 진짜 보여 줘, 진짜?
(영상 속 유튜버) 아나, 이거 진짜 보여 줄 수도 없고, 진짜
아이, 안타깝네, 아주
[버튼을 달칵 누른다]
[긴장되는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민재가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문이 달칵 닫힌다]
(민기) 어?
너 웬일이야?
(혜준) 오늘 하루 다 쉬는 날이야
엄마 없어?
엄마 오늘 일 나갔어
근데 왜 기운이 없어?
[멋쩍게 웃으며] 아, 그냥
[호응한다]
그, 정하 좋아하지?
(민기) 우리 집에서 밥 먹는 거
좋아해
근데 시간을 다시 정해야 돼
그날 바쁘대?
어
많이 바쁜가 봐
[민기가 호응한다] [옅은 웃음]
[차분한 음악]
[한숨]
[마우스 휠 조작음]
(태호) 이, 사혜준네는 이미지뉴스 최강이랑 친한가 봐?
씁, 계속 단독 주네, 얘네한테?
넌 뭐 없냐?
사혜준네에서 고소당한 거 말이에요
(태호) 아, 점심을 되게 짜게 먹었나 봐
아, 물 마셔야겠다
[흥미로운 음악]
[테이블을 탁 친다] [한숨]
(수만) 내가 늦은 거 아닌데?
만나자고 해서 놀라지는 않았어?
(지아) 반말하시는 건 여전하시네?
처음에 되게 거슬렸었어요
지아 씨 처음부터 호감이라 내 식으로 친근감 표현한 거예요
저에 대한 호감 가지는 분이라 법조인으로 조언 드리자면
합의하시는 게 좋아요
그렇다고 하더라
(지아)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
합의 진행할까요?
아직 결정 못 했어
왜 그렇게 혜준이한테 적대적이에요?
난 얄팍한 사람 딱 질색이야
(수만) 에이준 이태수 이사 회사 망할 때 쌩까고
지금 짬뽕 대표랑 날았잖아
하, 언니
(지아) [웃으며] 언니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네
왜?
(지아) 사실 관계를 잘못 알고 있어요
이태수 대표님이 혜준이 모델비 계속 떼먹어 갖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물론 본인이 회사가 잘되면 준다고 했죠
뭐?
그때 내가 사기꾼이라고 했는데 내 말 안 듣고…
아, 마, 말도 안 돼
(지아) 제가 계속 언니 기사 체크하고 있거든요?
더 때리고 싶으신가 본데
그러다 경합범으로 더 세게 처벌받을 수 있어요
회사에서 언니 보호해 주지 않아요
판결받으면 나가라고 할걸요?
의욕에 넘친 개인 일탈로 조직에 해 끼쳤다고
합의하고 싶으시면 연락해 주세요
[한숨]
(종업원) 어서 오세요
(태수) 혹시 여자 혼자 계신 분…
역시
술 마실 줄 아네, 김 기자
술은 낮술이 최고지
응
드세요
일은
잘 풀려요?
그럴 리가 있겠어요?
회사에서 쌩까요
안타깝다
잘 해결될 거예요
(태수) 아니면 나와서 유튜버 해요
그동안 습득한 연예계 뒷얘기만 쫙 풀어도 대박 나지
안 날 거 아시잖아요
나기는 힘들지
(태수) 그쪽도 워낙 경쟁이 심하니까
근데 왜 대박 날 거라고 사람 부추겨요?
[의미심장한 음악]
[웃으며] 씁, 우리 김 기자님 오늘 예민하네?
(태수) 고소당한 후유증이 크구나
김수만의 긴 인생을 보면 별거 아니야
[헛기침]
(태수) 싸하다
왜 거짓말했어요?
사혜준이 이사님 배신한 거 아니잖아
(수만) 이사님 알아봤더니 유명하더라?
신인 모델들 돈 떼먹는 걸로!
내가 배신했다는 말은 안 했잖아 뺏겼다 그랬지
내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잖아
[헛웃음] (태수) 나는 '반성했다'
'혜준이한테 잘해 주고 싶다 다시 데려와서' 그랬잖아
김 기자가 자신이 듣고 싶은 대로 듣고 해석한 걸 갖고
나한테 뒤집어씌우면 안 되지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이
가해자인데 피해자 행세 하는 거야!
(태수) 진정해, 왜 갑자기
사회 정의 부르짖는 투사 코스프레를 하고 그러지?
이사님
영화 '베테랑' 봤어?
봤어
뭐…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이거?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기자가 우스워!
[흥미진진한 음악]
(수만) 내가 에이준 박살 낼 거야
박도하?
내가 계속 조질 거야
술값 내
돈 없어, 나
와, 개또라이다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도하) 너 나 피해 다니냐?
내가 널 왜 피해 다니겠냐?
(도하) 촬영 안 하냐?
(해효) 끝났어
하, 너희 잘나가다가 꼴좋게 됐다, 사혜준 때문에
(도하) 시청률 팍 떨어졌더라
(해효) 재미가 없어서 떨어진 거야
한결같이 실드 치네, 해효야
(도하) 난 너랑 내가 한 뼘은 가까워진 거 같은데 아니냐?
서로 바닥을 봤잖아
아, 갑자기 운동하기 싫어지네 너 보니까
너 나랑 같이 놀자
내가 좋은 데 데려갈게
[노랫소리가 울린다]
(해효) 좋은 데가 여기야?
(도하) 익숙해지면 정말 좋다
프라이빗해
[문이 스르륵 열린다] [여자의 놀란 신음]
(여자1) 오랜만이다, 오빠
아유, 섭섭하다, 진짜
[문이 탁 닫힌다]
(여자2) 나 안 보고 싶었어?
난 갈게
(여자1) 오빠
왜 그래요?
우리가 마음에 안 들어?
제가 할 일이 있어서
(도하) 야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애숙) 어? 해나 있었구나
학교 쉬는 날이야?
아줌마
외로워요
[웃음]
연애라도 해
맨날 학교, 집, 도서관 하지 말고
[한숨]
돼지같이 살쪄 갖고 엄마한테 복수하고 싶어요
[웃음]
넌 엄마를 너 자신처럼 사랑하는구나
제가요?
(애숙) 살 갑자기 찌면 건강에 안 좋잖아
그거 너 자신한테 나쁘게 하는 건데
엄마한테 나쁘게 하는 거라고 생각하잖아
자식한테 모든 걸 다 건다 그러는 거 헛수고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네
[해나의 한숨]
그러게요
생각보다 더 깊숙이 엄마랑 연결돼 있는 거 같아요
(애숙)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피하지 말고 엄마랑 얘기해
자꾸자꾸 얘기하면 약해질 수밖에 없어, 부모는
(해나) 엄마
설득 안 돼
[한숨]
졌어
다른 작전이야?
백기 투항 하고 설득해 보려고?
[한숨]
(해나) 이것도 안 되는구나
진짜 엄마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야?
없어
[차분한 음악]
[이영의 한숨]
[키보드를 탁탁 누른다]
[해효가 키보드를 탁 누른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민재) 혜준아
피곤해?
[힘주는 숨소리]
오늘 일정 없잖아
나 사고 쳤어
[의미심장한 음악]
(정현) 오늘 아주 신선한 뉴스를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김수만 기자
김 기자가 사혜준 씨에 대한 소식을 제일 먼저 전했었는데요
네
(수만) 그래서 그런지 제 전공을
사혜준이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정현) [웃으며] 네
(수만) 사혜준 씨 측에서 보내온 문자 메시지 전문입니다
진작 공개했더라면
많은 억측과 악플을 받지 않았어도 됐는데요
고 찰리 정 씨에 대한 사혜준 씨의 존중이
드러나 보이는 행동이었습니다
(TV 속 수만) 사혜준 전공자로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TV 속 혜리) [웃으며] 해결돼서 다행이네요
(TV 속 정현) 네, 앞으로도 사혜준 씨에 대한 따뜻한 소식 기대하겠습니다
(TV 속 수만) 알겠습니다
[TV 전원 종료음]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민재) 너한테 미리 말하지 않은 건
네가 못 하게 할 거 아니까… [다가오는 발걸음]
[문이 달칵 열린다] (경준) 혜준아
아, 대표님 와 계셨네 [민재가 호응한다]
또 대책 회의 하시는 거예요?
(민재) 무슨 대책 회의요?
(경준) 아니, '핫이슈톡톡' 방송 나가고
게시판 개판이에요
사혜준, 어? 자기 욕먹기 싫다고 개인 문자 공개했다고
좋은 말도 있겠죠?
좋은 말도 많죠
근데 왜 나쁜 말을 말해요?
(경준) 좋은 말은 이슈가 안 되잖아요
이런 일이 있으면 나랑 의논을 하지
아이, 문자를 풀더라도 이렇게 풀면 안 되지
아, 형님은 뭐가 그렇게 맨날 못마땅해요?
(혜준) [한숨 쉬며] 계속 똑같은 패턴인 거 같아
터지고 반박하면 정리되는 게 아니라 다른 논란이 오고
그래서 기다리자고 했던 거야
[무거운 음악]
난 지금 이 선택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민재) 우리 아직 재계약 전이야
네가 무슨 선택을 하든
받아들일게
(태수) 아, 김수만
아, 얘는 진짜 적으로 두면 안 되는 애인데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형!
[도하의 가쁜 숨소리] [문이 탁 닫힌다]
(도하) 김수만 기자 형이랑 맨날 붙어 다닌 기자 아니야?
군대 기사가 왜 나?
도하야
(태수) 도하야
걱정 마, 형이 다 알아서 할 거니까
너는 운동이나 해 다음 작품 준비해야지
하, 씨
형 믿어도 돼?
(태수) 믿어도 되지
형 믿어
(지아) 정지아예요
저도 안정하 씨에게 메이크업받을 수 있나요? [잔잔한 음악]
[문이 달칵 열린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힘주는 숨소리]
(지아) 오늘 오후에 재판 있어요 [정하의 고민하는 신음]
부드러우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 어떠세요?
좋아요
(지아) 저하고 혜준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친구니까
남녀 사이에 친구가 돼요?
더구나 전 여친이?
(정하) 쿨하지 못해서 전 못 할 거 같은데
정하 씨 신경 쓰이면 안 만날게요
아니요
저도 이제 전 여친이에요
(직원) 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지아 아직 안 왔어, 법원 들어갔대
(혜준) 언제 왔어, 누나는?
(민재) 좀 전에
네 스케줄 정리하고 있어
중요한 거 빼고는 다 안 잡을게
(혜준) 어
재계약에 관한 건 다음 주에 정리하자
[생각하는 숨소리]
아, 미안
(지아) 좀 늦었어요
간단한 거였는데 변수가 생겼어요
오늘 오시라고 한 건
김수만 기자가 합의를 요청해 왔어요
(민재) 어떻게 할래?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합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지아) 내가 김 기자 겪어 봤는데 나쁜 사람 아니고
너에 대한 초기 정보가 잘못 입력돼서 그런 기사들을 쓴 거 같아
(혜준) 합의 진행해
(지아) 김 기자 쪽에서 합의서 초안 보내면 팀장님 컨펌 받고 보여 줄게
네가 합당하다고 생각하면 최종 날인 절차 밟을게
고맙다
[옅은 웃음]
(지아) 저…
다른 얘기 좀 할래?
(지아) 우리도 이제 스물여덟이다
[웃으며] 너 처음 만났을 때 스무 살이었는데
[잔잔한 음악]
많은 일이 있었어
(지아) 넌 내 청춘의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기억으로 기록될 거야
(혜준) 고맙다
(지아) 이제 진짜 널 떠난다, 심정적으로
굿바이
정하 씨 만났어
좋은 친구더라, 동갑이고
너랑 상관없이 친구 하고 싶어
[슬픈 음악]
(정하) 사랑하면
미안하다는 말
절대 하지 않겠다는 말 기억해?
(정하) 바쁘잖아, 나한테 신경 쓸 시간 없잖아
(혜준) 미안해
문자 답도 제때 못 해서
(혜준) 함께 있는 시간 많이 못 내서 미안해
(혜준) 미안해, 정하야
길게 설명하려면 만나야 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정하) 뭐가 또 미안해?
(정하) 나 만나면서
미안하다고 몇 번 말한 줄 알아?
네가 그 말 할 때마다
난 왜
'네가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지 모르겠어
[훌쩍인다]
[흐느낀다]
[잠금장치를 철커덕 잠근다]
- 안 바빠? - (혜준) 안 바빠
촬영 다 끝났어
[당황한 숨소리]
여긴 왜 왔어?
난 너랑 못 헤어져
[밝은 음악]
(정하) 넌 네 꿈을 잃었지만
난 지금 시작이잖아
미안해
응원해 주지 못해서
나 아빠한테 인정받고 싶었어
(해효) 엄마 아들 잘 키웠어
엄마 실패하지 않았어
사혜준이라는 이름 얻었어
(혜준) 정리해 줘
(정하) 기억해 줘
우리가 함께한 모든 시간
.청춘기록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