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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기록 16

 

 [진우의 한숨]

 

 (진우)  답은 정해져 있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어

 

 답이 뭔데?

 

 [웃으며]  나도 너처럼 되는 거지뭐겠냐?

 

 (해효)  너희들 뭐 하냐?

 

 (진우)  네가 쟤 불렀냐?

 

 

 

 (해효)  나 불러서 유감이냐?

 

 (진우)  [작은 목소리로]  자리 바꿔

 

 (혜준)  ?

 

 (진우)  빨리빨리일어나일어나일어나

 

 (해효)  정말기분 나쁘게

 

 가만있는 나한테 왜 그래?

 

 너희 어머니 진짜 무섭더라

 

 (진우)  너 보니까 너희 어머니 생각난다

 

 내가 그날 생각하지?  아주아직도 지린다

 

 너 아주 내 동생엄마

 

 (해효)  이 새끼가 진짜

 

 (혜준)  아이그렇다고 뭘  애를 치기까지 하냐?

 

 (진우)  내가 해나한테 얼마나 맞았는지 아냐?

 

 제 오빠 닮아 갖고 아주

 

 걔가 왜 날 닮아?

 

 (진우)  아이진짜이씨미치겠다

 

 나 집에 갈래

 

 (해효)  

 

 나 오자마자 가면 뭐가 돼?

 

 너 뭐 되라고 가는 거야

 

 쟤 우리 엄마한테 엄청 당했나 보다

 

 (해효)  저래 갖고 해나랑  계속 만날 수 있겠냐?

 

 살도 빠진 거 같아

 

 엄청 힘든가 봐

 

 (해효)  넌 안 힘들어?

 

 진짜 정하랑 헤어질 수 있어?

 

 [잔잔한 음악]

 

 아직 현실감이 안 느껴져

 

 (혜준)  자주 만나지 못했잖아

 

 지금도 여느 때랑 똑같이  언제든 연락하면 만날 수 있을 거 같아

 

 그러다 마지막 정하 얼굴 생각하면

 

 [한숨 쉬며]  힘들어져

 

 너무 미안해

 

 정하

 

 널 위해 헤어지겠다고 한 걸 거야

 

 그런 걸까?

 

 (해효)  지금 정하 선택하면  네가 감당해야 될 것들이 너무 많잖아

 

 잃을 수도 있고

 

 (혜준)  [한숨 쉬며]  근데 계속 그런 생각이 들어

 

 사랑하는 사람 하나 못 지키면서

 

 내가 누구를 위로하며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겠다는 건가

 

 날 사랑하고 날 지지해 주는 사람들도

 

 내가 정하를 지켰듯이

 

 자신들도 지켜 주리라 믿지 않을까?

 

 진심은 통하는 거니까

 

 (정하)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날의 작은 움직임도  다 기억하고 있다

 

 잘 지냈어?

 

 잘 지내려고 하고 있어

 

 (정하)  축하해이번 작품 잘된 거

 

 중간에 시끄러운 일 많아서

 

 시청률 떨어져서 마음 졸였는데

 

 역시 사혜준은 될놈될이야

 

 [옅은 웃음]

 

 이제 비 그쳤나 봐

 

 여기 도착했을 때 그쳐 있었어

 

 답답하다

 

 [정하가 안전벨트를 딸깍 푼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안전벨트를 딸깍 푼다]

 

 [차 문이 탁 닫힌다]

 

 [혜준의 한숨]

 

 (혜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미리 복선 깔거든?

 

 넌 그런 것도 없이  바로 헤어지자 그러냐?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려 줘야  고칠 거 아니야

 

 잘못한 거 없어

 

 근데 왜 갑자기 해고해?

 

 - 억울해?  - (혜준억울해

 

 누군가를 보호하고 책임지고 싶은 건  전근대적 사고 아니야

 

 인간이 사랑하면 갖게 되는  보편적 감정이야

 

 보호하고 책임지고 싶어 하는 마음

 

 너무 고마웠어

 

 [옅은 한숨]

 

 전근대적 사고라고 폄하한 건

 

 내가 너한테 기대고 싶어져서 그랬어

 

 기대면 되잖아

 

 (정하)  기대는 삶에 대해서 엄청 부정적이야

 

 엄마가 떠오르거든

 

 좀 더 시간이 필요해

 

 [잔잔한 음악]

 

 예측 불가능한 사람 싫어하는데

 

 내가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거 알았어

 

 불안하게 하는 사람 싫어하는데

 

 내가 불안하게 할 수도 있다는 거  알게 됐어

 

 약속 지키는 거 좋아하는데

 

 약속 지킬 수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거

 

 알게 됐어

 

 안정 좋아하는데

 

 불안정한 것도 좋아졌어

 

 널 사랑하면서  난 계속 변하고 복잡해졌어

 

 그리고 이런 내가 좋아

 

 나도 너 만나면서  많은 것들이 성장했고 변했어

 

 넌 네 꿈을 이뤘지만

 

 난 지금 시작이잖아

 

 (정하)  우리는 타이밍이 안 맞아

 

 어긋난 타이밍을  서로 맞추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멀어질 거야

 

 노력할게

 

 내가 이래서 널 지켜 주고 싶은 거야

 

 사랑해

 

 알아

 

 이제 우리한테는

 

 (정하)  잘 헤어지는 일이 남아 있어

 

 내 꿈을 이룰 때  넌 나와 함께해 줬는데

 

 난 왜 못 하게 해?

 

 사랑해서 얻은 수많은 감정과

 

 인생에 대한 성찰

 

 그거 네가 나한테 준 거야  난 그거면 돼

 

 (정하)  너한테 아름답게 기억되고 싶어

 

 기억해 줘

 

 우리가 함께한 모든 시간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메라 셔터음]

 

 (무진)  오케이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오케이

 

 오케이좋아요

 

 이번에는  역동적으로 좀 움직여 보죠

 

 오케이

 

 [웃음]

 

 그건 자연스럽지가 않은데

 

 [웃으며]  모니터할게요

 

 (민기)  내려놔

 

 - (민기힘들 텐데응  

 

 [힘주는 신음]

 

 (영남)  작가님

 

 정면도 좋은데 측면이 더 멋있어요

 

 알아요

 

 (무진)  제가 알아서 할게요

 

 매니저세요?

 

 

 

 [웃으며]  애정이 넘치시나 봐요

 

 (무진)  이건 됐고 다른 옷 입어 보세요

 

 - (영남물 줄까?  - (민기아니야괜찮아

 

 [진우의 피곤한 신음]

 

 (영남)  너 왜 기운이 없어 보이냐?

 

 어디 아파?

 

 (진우)  [웃으며]  아니에요

 

 (무진)  다 아시는 분들이야?

 

 [진우의 옅은 웃음]

 

 혜준이 아버님이세요할아버님이시고

 

 (무진)  혜준이 아버

 

 [익살스러운 음악]

 

 혜준이?

 

 사혜준?

 

 [웃음]

 

 - 아이…  - (무진

 

 (무진)  내가 얘한테도 말했는데

 

 제가 인물 사진도 참 잘 찍고

 

 (진우)  아이돈 되는 건 그냥  뭐다 찍어요

 

 [작은 목소리로]  혜준이 찍고 싶대요

 

 [어색한 웃음]

 

 [웃음]

 

 그만둔다고 빠져 갖고  왜 말을 가로채?

 

 너 그만둬?

 

 저도 제 일 하려고요

 

 [웃으며]  언제까지 남의 밑에서 일하겠어요?

 

 (무진)  남이래

 

 [무진의 웃음]

 

 얘가 혜준이해효 믿고 이러는 거예요

 

 친구라 자기한테 올 줄 알고

 

 아버님

 

 할아버님 찍은 거 보시면

 

 제 실력을 알게 되실 겁니다

 

 [무진이 머뭇거린다]

 

 그래서 말인데 혜준 씨

 

 우리 스튜디오랑 한번 일해 볼 수 있게

 

 다리 좀 놔 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다리가 짧아서  웬만한 건 다 안 닿아요

 

 

 

 저도 짧아서 알거든요

 

 (무진)  짧아도 닿긴 다 닿는 거이렇게

 

 [무진의 웃음]

 

 아유아버님

 

 그런 식으로 거절하시면  마음이 상합니다

 

 (영남)  작가님혜준이 말고

 

 제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모델입니다

 

 5년 봅니다확 뜨는 데

 

 (진우)  말도 안 돼요아저씨

 

  3년 봅니다

 

 (민기)  진우야너 스튜디오 차리면은

 

 할아버지 무조건 거기로 갈 거야

 

 [진우의 웃음]  (무진)  아이그러시면 안 되죠어르신!

 

 공평하게

 

 (영남)  인맥으로 가야죠

 

 진우야

 

 아저씨가 혜준이 팍팍 밀어줄게

 

 [유쾌한 음악]  (진우)  감사합니다

 

 인맥이 무슨 공평한 거예요?

 

 (영남)  작가님

 

 제가 얘랑 알고 지낸 지  거의 30년이에요

 

 30년 서로 감정시간돈 들였는데

 

 세 시간도 안 본 사람이랑  똑같이 대하면 안 되죠

 

 작가님도 좋은 인맥 쌓으세요

 

 다 끼리끼리 만나는 거예요

 

 (무진)  그럼 저도 이제

 

 그 인맥에 끼워 주세요

 

 (진우)  아저씨혜준이 오늘 뭐 해요?

 

 (무진)  너 가서 일해

 

 [웃으며]  어르신중앙에 서 주세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경준)  

 

 - (민재안녕하세요  - (경준오셨어요?  [민재의 옅은 웃음]

 

 (경준)  아이전화로 말씀하시면 되지  뭘 오신다고 하세요?

 

 (민재)  에이그래도 고소라는 큰 사건인데

 

 [웃으며]  얼굴 보고 결과 보고해야죠

 

 이거 당 당길 때 드세요

 

 (경준)  아유감사합니다  [민재의 웃음]

 

 혜준이하고 재계약 때문에  저한테 잘 보이려 그러는 거죠?

 

 아니거든요?

 

 짬뽕은  그이름 좀 바꾸면 안 돼요?

 

 안 돼요!

 

 정말 형님은

 

 [민재의 멋쩍은 웃음]

 

 아니

 

 [헛기침하며]  경준 씨

 

 (민재)  고소인 측에서 고소 취하서 제출했고요

 

 [웃으며]  곧 사건 종결될 거예요

 

 사람들은 왜  팩트 폭행을 당하면 성질을 낼까요?

 

 내가 살았다면 좀 살았는데

 

 (민재)  경준 씨도 참 특이한 성격이에요

 

 [발랄한 음악]  칭찬이죠?

 

 칭찬이에요

 

 언표일치

 

 (경준)  말과 표정 좀 일치해 주세요

 

 [어색한 웃음]

 

 

 

 됐어요?

 

 '됐어요?' 빼면 됐어요

 

 점심 드셨어요같이 드실래요?

 

 [작은 목소리로]  병 주고 밥 주시네

 

 [헛기침하며]  가요

 

 (경준)  백화점에서 사신 건가?

 

 (민재)  비싼 거예요

 

 (경준)  [웃으며]  초콜릿 처음 받아 보는데

 

 [어색한 웃음]

 

 [잔잔한 음악]

 

 [한숨]  [신발을 툭 내려놓는다]

 

 [부스럭거린다]

 

 "짬뽕엔터테인먼트"

 

 (민재)  센 척하고 있지만 떨려

 

 네가 떠난다고 해도 널 잡을 거야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애숙)  혜준아

 

 너 좋아하는 김밥 쌌어

 

 (혜준)  김밥은 언제나 옳지

 

 (애숙)  뭐 보고 있었어?

 

 (혜준)  계약서

 

 

 

 정하 바쁜 거 끝났으면

 

 (애숙)  날짜 다시 잡을까?  [혜준이 젓가락을 달그락거린다]

 

 싸웠어?

 

 아니

 

 내가 싸우고 싶어도 걔가 안 싸워

 

 헤어졌어?

 

 (태수)  사혜준 이렇게 또 살아나네?

 

 얘를 어떻게 데려오지?

 

 (도하)  

 

 [문이 달칵 닫힌다]

 

 큰일 났어

 

 (태수)  저 모지리나의 모지리  [한숨]

 

 무슨 큰일?

 

 민정이 있잖아

 

 걔가 협박을 하네

 

 민정이가 누구야?

 

 [문소리가 쿵쿵 난다]

 

 (도하)  왔나 보다  내가 여기로 오라 그랬거든?

 

 들어와  [문이 달칵 열린다]

 

 [흥미로운 음악]

 

 (여자)  안녕하세요오빠들

 

 [문이 달칵 닫힌다]  (도하)  너희가 누구 덕에 밥 먹냐?

 

 (민정)  우리 누구 덕에 밥 먹어?

 

 (여자)  밥은 돈 주고 사 먹으면 되는데?

 

 덕 안 보는데?

 

 [도하의 헛웃음]

 

 (도하)  무식해!  [울리는 효과음]

 

 (태수)  너희들이 여기를 왜 오냐?

 

 (민정)  오빠가

 

 오빠하고 얘기하라는데?

 

 무슨 얘기?

 

 (민정)  내가 아무리 술집에 나가지만

 

 인간적으로 모욕하는 건  좀 너무하잖아

 

 내가 무슨 모욕을 했다고?

 

 무식하다고 했어안 했어?

 

 무식하잖아!

 

 (도하)  팩트를 말해도 모욕이냐?

 

 나만 무식해오빠도 무식하잖아!

 

 (태수)  

 

 잠깐 보자

 

 (도하)  위자료로 5억 달래

 

 [헛웃음]

 

 형이 처리해 줘

 

 대체 쟤랑 뭐 했냐?

 

 (도하)  다 형 때문이야!

 

 놀기에 제일 안전한 곳이라며?

 

 네가 이렇게 중독식으로  많이 드나들 줄 알았냐?

 

 (도하)  내가 원래 뭐든 하면 열심히 하거든

 

 데려간 형이 잘못이지 내 잘못이야?

 

 지금까지 쟤랑 했던  통화문자 다 보여 줘

 

 [도하의 한숨]

 

 녹음기 어디 있어휴대폰이야?

 

 녹취하고 있잖아

 

 [휴대전화 조작음]

 

 (태수)  이거 누구랑 해?

 

 너 혼자 해?

 

 (민정)  [웃으며]  혼자 할 리 있겠어?

 

 그동안 도하 오빠랑 나랑 함께한  행동메시지 다 공유하고 있지

 

 (태수)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어

 

 (민정)  오빠

 

 이런 스캔들 터져서 날아간  남자 배우들 보면서 배운 게 없어?

 

 이런 건 무조건 막는 거야

 

 아니면 신고해

 

 난 잃을 거 없어

 

 잃을 게 왜 없어너 감방 가야 되는데

 

 (태수)  [웃으며]  

 

 [흥미로운 음악]

 

 지금 다 녹음되고 있어

 

 [헛웃음]

 

 심심하지는 않겠다  친구들하고 같이 가니까

 

 너희 주고받은 문자사진 다 봤거든?

 

 그래

 

 타격 있겠더라근데

 

 얘가 유부남도 아니고  지금 사귀는 여친도 없는데

 

 뭐가 문제냐?

 

 

 

 술집 여자 사랑한 게 죄냐?

 

 [기가 찬 신음]

 

 [펜을 탁 내려놓는다]

 

 [입 모양으로]  꺼져

 

 [분한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녹음기 조작음]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애숙)  어디 가?

 

 (혜준)  오랜만에 도서관 가려고

 

 (애숙)  저녁 먹기 전에 들어와

 

 내일은 아침 일찍  해효네 집에 가야 돼서

 

 [그릇을 달그락거리며]  못 볼지도 몰라

 

 [식탁을 쓱쓱 닦는다]

 

 (혜준)  난 이제 엄마가

 

 해효네 집 일 그만뒀으면 좋겠어

 

 ?

 

 엄마 아들 부자야

 

 네가 부자인 거랑  엄마가 일하는 거랑 상관없는 거야

 

 (혜준)  상관있어

 

 내가 돈 벌고 싶은 이유 중에

 

 엄마 편안하게 살게  해 주고 싶은 것도 있었어

 

 너한테 신세 지기 싫어

 

 (혜준)  그러다 건강 나빠지면?

 

 지금도 허리 아프고  무릎 아프다고 하잖아

 

 (애숙)  나 그런 말 한 적 없어

 

 (혜준)  일어날 때

 

 '아이고'

 

 허리 두드리는 거 많이 봤어

 

 엄마

 

 엄마가 날 사랑한다면

 

 이번만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해 줘

 

 [한숨]

 

 [잔잔한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헛기침]

 

 (정하)  그동안

 

 안정하 채널을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금 올리는 이 영상이  마지막 영상입니다

 

 

 

 영상도 많이 못 올리고

 

 무엇보다 제 가치관이 변했어요

 

 안정을 추구하는 삶에서

 

 불안정한 삶을 즐기기로 했답니다

 

 (영상 속 정하)  절 성장하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풀 메이크업"

 

 [문이 달칵 여닫힌다]

 

 [정하가 피식 웃는다]

 

 (정하)  네가 이 쿠폰의 주인공일지 몰랐어

 

 오늘 스케줄 뭐야?

 

 스케줄 없어

 

 근데 이걸 왜 했어?

 

 (해효)  

 

 핑계?

 

 네가 나 만나기 불편해할까 봐

 

 불편하긴 해

 

 [옅은 웃음]

 

 그래도 먹고살아야지  일을 마다하지는 않을 거야

 

 (해효)  역시 안정하다

 

 (정하)  오늘 쿠폰 나중에 써

 

 다음 작품 정해졌어?

 

 아니군대 가려고

 

 

 

 [멋쩍게 웃으며]  군대

 

 가긴 가야지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탁 펼친다]

 

 (혜준)

 

 [밝은 음악]  (진우)

 

 (혜준)

 

 [피식 웃는다]

 

 [친구들이 대화한다]

 

 [진우의 힘주는 숨소리]  [혜준이 말한다]

 

 [진우의 힘주는 신음]  [해효의 다급한 신음]

 

 (진우)  혜준아저기

 

 [친구들의 탄성]

 

 (혜준)  해효 잘하네

 

 [진우와 해효의 탄성]

 

 [진우의 힘주는 신음]

 

 [해효의 당황한 신음]

 

 [해효와 혜준의 웃음]

 

 [혜준의 힘주는 숨소리]

 

 [해효의 아쉬운 신음]

 

 [진우의 신난 탄성]

 

 [진우가 말한다]

 

 [진우가 숨을 카 내뱉는다]

 

 너희들 안 바쁘냐?

 

 (진우)  계속 밤에 호출이다?

 

 (혜준)  호출할 때마다 나오는 너는 뭐냐?

 

 너희들은 스타잖아나랑 같냐?

 

 내가 무슨 스타냐스타는 혜준이지

 

 가만있는 거 봐저거

 

 (진우)  [웃으며]  자기도 자기가 스타인 줄 아는 거야

 

 다음에는 뭐 하냐?

 

 다음에?

 

 글쎄

 

 워커홀릭이 웬 '글쎄'?

 

 군대 갈까 봐

 

 (진우)  미친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혜준)  왜 말이 안 돼?

 

 (진우)  그렇게 전에 가라 그럴 때는 안 가더니

 

 지금 가면 돈 손해가 얼마인데  왜 가갑자기?

 

 (혜준)  계속 생각하고 있지군대는

 

 갑자기겠냐?

 

 나도 그래그건

 

 너야 지금 가도 되지만  혜준이는 다르잖아

 

 (진우)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야 된다고

 

 전에도 내가 말했잖아

 

 (해효)  돈도 돈이지만  군대 갔다 오면 서른이잖아

 

 그럼 더 이상  청춘 역할은 못 하지 않겠냐?

 

 (진우)  나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혜준이 정도 톱스타면  1년에 얼마 벌어?

 

 난 모르지톱스타가 아니니까

 

 난 말하고 싶지 않아

 

 돈 빌려 달라고 안 할게말해 봐

 

 (혜준)  집에 가야겠다

 

 내일 홍보 대사 위촉식 가야 돼서  아침 일찍 일어나야 돼

 

 먼저 가

 

 (해효)  얘랑 얘기 좀 하다 갈게

 

 간다

 

 나 왜?

 

 따라와  [잔잔한 음악]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혜준)  꿈을 이뤘고

 

 숙제 하나는 남았다

 

 (혜준)  숙제는 빨리할수록 마음이 편해진다

 

 (애숙)  혜준이가 일 관두라고 하는데  어떡하지?

 

 (영남)  뭘 어떡해?

 

 관둬야지

 

 (애숙)  ?

 

 (영남)  걔가 우리 빚도 갚아 주고

 

 집 사 줘서 월세도 안 내게 해 줬는데

 

 말 들어야지

 

 참 현실적이야당신은

 

 (애숙)  옛날에 혜준이한테 그런 거 민망해서  인정하기 힘들 텐데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애숙)  

 

 너 언제 들어왔어?

 

 지금

 

 우리 가족회의 좀 해요

 

 날짜 잡아서 알려 주세요

 

 가족회의 할 일 있어?

 

 (영남)  뭔데?

 

 그때 말씀드릴게요

 

 [문이 탁 닫힌다]  (애숙)  무슨 일이지?

 

 [영남의 의아한 신음]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손님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술 취한 말투로]  우리 엄마가 너한테 심하게 했어도

 

 미워하지 마

 

 안 미워해

 

 해나 어머니시잖아

 

 

 

 넌 나보다 해나가 먼저야?

 

 먼저지그럼

 

 네가 먼저냐

 

 [진우가 숨을 카 내뱉는다]

 

 (해효)  난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널 지지할 거야

 

 당연한 걸 갖고  겁나 폼 재고 말하고 있어

 

 어디 가는 놈처럼

 

 여기까지

 

 최대한 내 마음을 정제해서  품위 있게 말한 거고

 

 너 아까 좀 재수 없었거든?

 

 뭐가?

 

 혜준이는 군대 나중에 가도  난 지금 가도 된다고?

 

 (해효)  

 

 난 못 떠서 지금 가도 된다는 거야?

 

 (진우)  아유이래야 원해효지

 

 어이구우리 해효!

 

 마음 상했어요?

 

 형아가 잘못했어요술 한잔하세요

 

 [진우가 술을 조르르 따른다]  그따위로 또 말해라

 

 (진우)  [웃으며]  그따위로 또 말할게요

 

 나도 한잔 줘

 

 [문이 달칵 닫힌다]

 

 [다가오는 발걸음]

 

 [냉장고 문이 달칵 열린다]

 

 [해효가 달그락거린다]  - 너 술 마셨어?  - (해효마셨어

 

 [냉장고 문이 탁 닫힌다]

 

 (이영)  누구 만났어?

 

 (해효)  애들 만났어혜준이랑 진우

 

 [해효가 뚜껑을 탁 내려놓는다]  네 친구들?

 

 [해효가 물을 조르르 따른다]  

 

 (이영)  너 대단하다엄마는 이해가 안 돼

 

 혜준이 보면 속 안 뒤집혀?

 

 [숨을 하 내뱉는다]

 

 뒤집혀화도 나

 

 (해효)  '열심히정말 열심히 했는데  왜 난 이 정도밖에 안 되나?'

 

 '내가 쟤보다 부족한 게 뭔가?'

 

 아무리 봐도 없어

 

 전에 혜준이랑 나랑 어디를 가잖아?

 

 그럼 나한테 관심이 집중됐었어

 

 근데 지금은 아니야

 

 기분 어떨 거 같아?

 

 근데 엄마

 

 난 내가 좋아

 

 내가 후진 인간은 아니더라고

 

 [차분한 음악]

 

 혜준이 잘되기를 바랐고

 

 잘돼서 진심으로 기뻐해 줬어

 

 혜준이랑 연결해서 열등감 안 가졌고

 

 나도 될 거라는 희망 아직도 갖고 있어

 

 엄마 아들 잘 키웠어

 

 엄마 실패하지 않았어

 

 [한숨]

 

 (태경)  아까는 흐림이었는데

 

 지금은 맑음 같은데?

 

 (이영)  내가 자식을 아주 잘 키웠어

 

 해효는 성품이 아주 훌륭해

 

 잘 안되니까 합리화시키는 거야?

 

 [생각하는 숨소리]  [밝은 음악]

 

 해효 매니지먼트 회사 계약 끝나면

 

 내가 전면으로 나서야 되겠어

 

 공부나 더 하라 그래

 

 석사 학위라도 있어야  학교에 자리를 주잖아

 

 [고민하는 숨소리]

 

 영원해 엔터테인먼트

 

 어때?

 

 (이영)  내 이름이랑 애들 이름이랑  한 자씩 합친 거야

 

 [웃으며]  해나는 회사 고문 변호사

 

 (태경)  암튼

 

 포기를 몰라어유

 

 자식을 어떻게 포기해?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해효)  너 남의 방에서 뭐 하냐?

 

 (해나)  내 방에는 텔레비전이 없고

 

 아래층에는 내려가기 싫고

 

 진우랑 지금 헤어졌어

 

 [TV 전원 종료음]  [해나가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오빠는 중립이야

 

 중립이라는 건 엄마 편이라는 거야

 

 (해나)  오빠가 엄마 영향 엄청 받고

 

 그 영향 아래에 있는 거 알아

 

 - 넌 아니야?  - (해나아니야!

 

 더 심해

 

 [한숨]

 

 (해나)  엄마랑 백화점 가고 싶어

 

 내 일상을 되찾고 싶어

 

 네가 어떤 선택을 해도  오빠는 지지해 줄게

 

 (해나)  그 소리  진우 오빠한테도 한 거 아니야?

 

 (해효)  맞아

 

 선택은 너희들 몫이고

 

 응원하는 건 내 몫이야

 

 [잔잔한 음악]  [한숨]

 

 [새가 지저귄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왔어?

 

 - 안전벨트 매  - (해나맞는다

 

 (해나)  오빠 스튜디오 차리는 데  내가 도와줄 건 없어?

 

 공부 열심히 해서 너 변호사 돼

 

 [웃음]

 

 그게 어떻게 오빠를 도와주는 거야?

 

 그럼 서로 바쁘니까

 

 못 만나도 덜 힘들잖아

 

 우리 왜 못 만나?

 

 이제 네 일상으로 돌아가

 

 (진우)  우리 서로 사랑했잖아

 

 그거면 된 거야

 

 우리가 지금

 

 부모님이나 주변 환경을 무시하면서  서로를 선택할 만큼

 

 강하지 못하잖아

 

 [떨리는 숨소리]

 

 울지 말고

 

 [해나가 훌쩍인다]

 

 안 울어

 

 [밝은 음악]

 

 [팬들의 환호성]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1)  봐 주세요!

 

 (2)  오빠!

 

 [팬들이 저마다 외친다]

 

 (민재)  수여식 끝나고  OVN '프로연예인터뷰 있어

 

 (사회자)  이제 곧  수여식이 진행될 예정이오니

 

 내빈 여러분들께서는  자리에 착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리포터)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대박 행진 중이십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시청자분들께서  사랑해 주셔서 가능한 일이었어요

 

 (혜준)  또 함께 일한 제작진분들과  배우분들 모두가 잘해서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리포터)  마지막으로 우리 팬분들에게

 

 앞으로의 활동 계획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직 정해진 건 없습니다

 

 현재를 즐겁게 지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경미)  언니!

 

 (애숙)  

 

 [경미의 가쁜 숨소리]  오늘 반찬 해 오는 날이구나?

 

 (경미)  갈치찜 해 달라 그래서  양념 해 왔거든

 

 [달그락거리며]  다슬기국거리하고

 

 (애숙)  여기서

 

 해효 엄마 어디 있어?

 

 오늘까지만 하고 관두려고

 

 싫증 났어?

 

 (경미)  아니

 

 진우가 못 하게 해계속 징징대서

 

 심심풀이로 시작한 건데

 

 애 빈정 상하면서까지 해야 되나 싶어

 

 아휴혜준이만 그러는 거 아니구나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이영)  

 

 오셨어요?

 

 (경미)  갈치찜 지금 올려놨어요다슬기국도

 

 (이영)  좀 있다 해야  저녁에 먹기 딱 좋은데

 

 (경미)  그만두기로 한 거 잘했어

 

 다른 사람 구해 보셔야 될 거 같아요

 

 전 이제 못 하게 됐어요

 

 (이영)  진우 얘기 들었나 보다

 

 [달그락거리며]  알았어요그동안 애쓰셨습니다

 

 (경미)  잡지도 않네?

 

 (경미)  안녕히 계세요

 

 (이영)  너무 섭섭해하지 마세요

 

 진우 어머니도 저 같은 입장이면  똑같이 하셨을 거예요

 

 [흥미로운 음악]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네요

 

 (경미)  '섭섭'은 뭐고 '똑같이'는 뭐예요?

 

 진우한테 얘기 들으신 거 아니세요?

 

 (경미)  진우가 그만두라고 해서  자존심 상했구나?

 

 근데 말을 이상하게 하네?

 

 (경미)  얘기 들었어요

 

 (이영)  아무렇지도 않네뭐지?

 

 저야말로 해효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경미)  우리 진우가 내가 힘들까 봐

 

 제 건강 생각해서  그만두라고 한 거니까

 

 [웃으며]  자존심 상한 건 알겠는데

 

 말은 우리 똑바로 해요  [경미의 웃음]

 

 그럼 안녕히 계세요

 

 [피곤한 신음을 내뱉으며]  아유

 

 참  [문이 달칵 닫힌다]

 

 뭐야?

 

 [인덕션 조작음]

 

 [다가오는 발걸음]

 

 [태블릿 PC 조작음]

 

 (애숙)  갈치찜 다 돼서 제가 껐어요

 

 (이영)  고마워

 

 진우 엄마 갈 때까지 기다렸다 나왔어

 

 저기

 

 ?

 

 아니에요나중에 말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안 하면 더 궁금하잖아

 

 

 

 아무래도 일 그만 다녀야 될 거 같아요

 

 [태블릿 PC를 툭 내려놓으며]  왜 그래나한테?

 

 시간 드릴게요사람 구해 보세요

 

 (이영)  진우 엄마랑 나 골탕 먹이려고 짰어?

 

 진우 엄마 관두는 건  아쉽지만 참을 수 있는데

 

 혜준 엄마 관두는 건 못 참아

 

 (애숙)  그래서 저도 웬만하면 다니려고 했는데

 

 혜준이가

 

 [한숨]  (이영)  혜준이 나오면 질 수밖에 없다

 

 관두라고 해요고생한다고

 

 (이영)  자기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돈 많이 준다고 해도  안 먹히는 거 알아근데

 

 혜준이만 중요하고  난 자기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애숙)  뭐래누가 보면 사귀는 줄 알겠네

 

 저 오늘 빨리 일 끝내고 갈게요

 

 (이영)  마음대로 해

 

 관두는 것만 하지 마

 

 [한숨]  [밝은 음악]

 

 (장만)  아니이게 누구야?

 

 이제 일 끝났냐?

 

 (장만)  형은 신수 좋네

 

 훤해내 말 듣기를 잘했지?

 

 (영남)  반백수야

 

 아직 일 많지 않아아버지

 

 (장만)  잘될 거야앞으로

 

 혜준이한테처럼 초 치지 말아

 

 (영남)  안 그래

 

 [장만의 웃음]

 

 이거

 

 (장만)  뭔데?

 

 (영남)  아버지 광고한 건강 음료인데 주더라고

 

 너 주려고 챙겨 놨지

 

 잘 먹을게

 

 우리 집 가서  같이 밥 먹자고 하려고 해도

 

 오늘 가족회의 있어서

 

 (경준)  아빠

 

 (영남)  어어

 

 (경준)  안녕하세요

 

 (장만)  경준이 장가 안 가냐?

 

 (경준)  요즘 미혼들한테  그런 거 물어보면 벌금 물어요

 

 만 원부터 시작이에요

 

 (장만)  [놀라며]  안 물을게

 

 - (경준물으셨잖아요주세요  - (장만엄마야

 

 (장만)  나 간다

 

 [함께 웃는다]

 

 - (장만잘 가  - (경준들어가세요

 

 - (장만들어가  - (영남

 

 - (장만고마워형  - (영남

 

 (경준)  아빠 멋있다

 

 (영남)  그래원래 멋있었어아빠

 

 [문이 덜컥 닫힌다]  [스위치를 딸깍 끈다]

 

 - (경준씻었냐?  - (혜준

 

 [경준의 헛기침]

 

 (경준)  너 오늘 왜 가족회의 하자고 했어?

 

 나한테만 먼저 말해 봐

 

 (혜준)  ?

 

 (경준)  아니

 

 혹시 너 할아버지 차 사 주려 그러냐?

 

 (혜준)  할아버지 차 사 달래?

 

 (경준)  아니난 그냥

 

 네가 아버지 지금 차 바꿔 주려고  가족회의 소집한 줄 알았지

 

 (혜준)  그건 그냥 바꿔 주면 되지  왜 회의까지 소집해?

 

 (경준)  그래?

 

 [경준의 헛기침]

 

 (혜준)  형이 갖고 싶은 거 아니야?

 

 (경준)  새끼

 

 [웃으며]  내가 무슨 차야월급쟁이가

 

 [헛기침]

 

  SUV 좋더라

 

 (혜준)  돈 벌어 타

 

 - 돈 언제 벌어?  - (혜준벌고 있잖아

 

 혜준아

 

 너한테는 금융 컨설턴트가 꼭 필요해

 

 (경준)  돈은 굴리는 걸 잘해야 돼

 

 너 이 집 산 거?  그거 좋은 투자 아니다

 

 해효네 집 쪽 샀어야지  언제 재건축될 줄 알고?

 

 해효네 쪽 집 사려면 대출받아야 됐어

 

 원래 대출받아 사는 거야집은

 

 [못마땅한 숨소리]

 

 (혜준)  빚지는 거 싫어

 

 아빠가 그러잖아

 

 가만있어도  하루 지나면 이자는 움직인다고

 

 [한숨]

 

 나 공부하면 안 돼?

 

 공부해그걸 왜 나한테 허락 맡아?

 

 형이 알아서 해야지

 

 나 회사 다니기 싫어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네 자식으로 입양되고 싶어

 

 [웃으며]  어유

 

 (경준)  [한숨 쉬며]  부러워서 그래올라가서 밥 먹자

 

 [경준의 한숨]

 

 [호로록 소리가 난다]

 

 (민기)  오랜만에 식구들끼리  다 모여서 밥 먹고?

 

 가족회의 자주 하면 좋겠다  [혜준의 옅은 웃음]

 

 무슨 일이야?

 

 (애숙)  그래궁금하다

 

 뭐야갑자기?

 

 군대 가려고

 

 (민기)  영장 나왔어?

 

 (혜준)  아니

 

 (경준)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

 

 왜 지금 가려고 해?

 

 (혜준)  어차피 가야 되잖아

 

 얘 가라 그럴 때 안 가고  이제 안 가야 될 때 간다 그러네?

 

 (애숙)  결과적으로  가라 그럴 때 안 가서 잘됐잖아

 

 [경준의 다급한 신음]

 

 (경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지금 노 저을 때야

 

 군대 갔다 오면 너 흐름 끊겨

 

 무슨 흐름?

 

 (경준)  ?

 

 아이그래짜장면 먹다가

 

 누가 와서 나갔다 들어와

 

 그 짜장면 다시 먹고 싶어?  안 먹고 싶어?

 

 불어 터져 안 먹고 싶지

 

 (혜준)  예를 들어도 어디서

 

 내가 짜장면이야?

 

 (경준)  너 단기간 확 뜬 데다

 

 팬덤도 아직 강력하지 않잖아

 

 갔다 오면 너 훅 가서

 

 맨땅에 헤딩부터  다시 시작해야 될지도 몰라

 

 (애숙)  그런 거보다

 

 네가 이렇게 이루기까지  많이 힘들었잖아

 

 이제야 인정받아서 사람들한테  사랑도 많이 받고 즐거웠잖아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즐기다  군대 갔으면 좋겠어

 

 (영남)  군대 갔다 오면

 

 이제 청춘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청춘이 꼭 20대만은 아니잖아

 

 (민기)  그건 맞아

 

 할아버지 70대인데 청춘이다

 

 - 할아버지  - (영남아버지

 

 [민기의 웃음]

 

 근데 너

 

 (경준)  우리가 반대하면 안 갈 거야?

 

 아니

 

 (경준)  네 마음대로 할 거면서  왜 우리한테 물어?

 

 (혜준)  내가 언제 물었어간다고 했지

 

 (애숙)  너 은근히 독재 스타일이야  [경준의 한숨]

 

 당신 닮았어

 

 왜 가만히 있는 나한테 그래?

 

 쟤 봐 봐

 

 (애숙)  맨날 통보하잖아

 

 자기가 결정 다 해 놓고

 

 (민기)  경준이 나 닮고

 

 혜준이는 영남이 닮은 거냐?

 

 - 아니야!  - (영남아니야

 

 아빠는 왜 아니야내가 닮은 게 싫어?

 

 너는 왜 아니야나 닮은 게 싫어?

 

 내가 볼 때는 아빠가 오버야

 

 (경준)  혜준이가 아빠 닮았다 그러면?

 

 얼씨구나 해야지  얘가 우리 집 권력 1순위인데

 

 너는 어디서

 

 (혜준)  내가 왜 권력 1순위야?

 

 할아버지 계시는데

 

 (경준)  모든 권력은 돈에서 나오는 거야

 

 [헛기침]

 

 [영남의 힘주는 숨소리]  어디 가?

 

 (영남)  다 끝났잖아

 

 아빠

 

 아빠는 내가  아빠 닮았다 그러면 좋았겠지?

 

 날 닮아 뭐 하냐?

 

 엄마 닮아야 좋지

 

 [아련한 음악]

 

 [애숙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아니…  [문이 탁 닫힌다]

 

 [한숨]

 

 (애숙)  당신 때문에 분위기 엉망 됐잖아

 

 진심도 아니면서 말은 좋다

 

 날 닮으라고?

 

 진짜야

 

 혜준이가 날 닮았냐?

 

 아버지하고 자기 닮았지

 

 당신 닮은 데 많아

 

 됐어

 

 쟤는

 

 날 닮지 않아서 잘된 거야

 

 [한숨]

 

 (영남)  앞으로도 아버지처럼  해맑게 사는 게 좋아

 

 [혜준이 그릇을 달그락거린다]

 

 [쟁반을 탁 내려놓는다]

 

 너 아빠 미워하는 거 아니지?

 

 내가 왜 아빠를 미워해?

 

 아빠는 아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우리한테 했어

 

 '우리'?

 

 아니

 

 (경준)  나도 편애받는 거 부담스러웠어

 

 어떨 때는 네가 부럽더라

 

 자유로웠잖아

 

 [경준이 입소리를 쩝 낸다]

 

 (혜준)  결과적으로 보면 그랬을 수도 있겠다

 

 근데 아빠랑 거리감 있는 건 있어

 

 친밀감이라는 게 쌓이는 거잖아

 

 하루아침에 친하자 해서  생기는 거 아니잖아

 

 [혜준이 부스럭거린다]

 

 [혜준과 경준이 그릇을 달그락거린다]

 

 [한숨]

 

 (영상 속 배우)  그래바람이라 치자

 

 어차피 어머니가 정해 준 여자랑

 

 [영상 속 배우가 말한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혜준)

 

 [태블릿 PC 조작음]

 

 [한숨]

 

 [문이 탁 닫힌다]  어유깜짝아

 

 (민재)  어유어유

 

 너 왜왜 이 시간에 왔어?

 

 (치영)  놓고 간 거 있어서

 

 내일 올 때 들고 들어가면 되지

 

 상한단 말이에요

 

 치영아

 

 (민재)  

 

 다시 배우 할 생각 진짜 없어?

 

 없어요

 

 먹는 거 포기하는 것도 싫고

 

 대사 외우기도 싫어

 

 내일 혜준이네 집 일찍 가

 

 형이 오지 말래

 

 (치영)  자기 차 타고 온대요

 

 형 아직 재계약 안 했죠?

 

 형이 자기 혼자 움직일 때 많아요

 

 대표님긴장하세요

 

 - (치영갈게요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면 되지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멋쩍은 숨소리]

 

 "안정하스튜디오"

 

 [잠금장치를 철커덕 연다]

 

 [정하가 열쇠를 잘그락 넣는다]

 

 (진아)  

 

 제가 너무 일찍 왔나요?

 

 진서우 씨 소개로 예약한  이진아예요

 

 아니에요  제가 더 일찍 나왔어야 했어요

 

 진서우 씨면

 

 , '최초의 인간'에 출연했었잖아요

 

 

 

 들어가시죠

 

 (진아)  

 

 (정하)  마음에 드세요?

 

 (진아)  [웃으며]  

 

 (정하)  

 

 근데

 

 진서우 씨가 절 어떻게 알고  추천해 주셨대요?

 

 사혜준 씨가 부탁했다고 하던데요?

 

 (진아)  안정하 씨랑 사귄 거 아니에요?

 

 여자 친구라 그랬던 거 같은데?

 

 [웃으며]  아니에요

 

 네가 계약 안 한다고 해도  너에 대한 응원은 계속할 거야

 

 군대 갈래

 

 [의아한 신음]

 

 더 미룰 수도 있어

 

 내년에 가도 돼

 

 (민재)  너 광고 재계약 앞둔 것만 일곱 개야

 

 마크 제임스 감독  시나리오 보내 준다고 했어

 

 내년에 할리우드 진출할 수도 있어

 

 정리해 줘

 

 내가 널 어떻게 말리겠니?

 

 근데 왜 지금이야?

 

 지금이 가장 빠른 때니까

 

 사혜준이라는 이름 얻었어

 

 2년 공백

 

 두렵지 않아

 

 [한숨]

 

 군대 다녀와서 다시 얘기하자

 

 (혜준)  누나

 

 생각해 봤는데

 

 짜장보다는 짬뽕이야

 

 ?

 

 [밝은 음악]

 

 계약 기간은 군대 포함해서 3

 

 어때?

 

 [옅은 웃음]

 

 4, 3  7

 

 - 비용 회사 부담  - (민재

 

 (장 매니저)  이사님왜 전화 안 받으세요?

 

 엘리베이터 안이라서  안 터졌나 봐?

 

 김수만 기자한테 연락 왔는데

 

 뭐라는데?

 

 도하 아버님 빚투 확인한다면서  [긴장되는 음악]

 

 (장 매니저)  제보가 많대요

 

 잠깐 기다리라고기사 쓰지 말라고 해

 

 [휴대전화 진동음]  알겠습니다

 

 [한숨]

 

 도하야

 

 형 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기사 봤어?

 

 벌써 기사 났어?

 

 김수만 얘 진짜이씨

 

 (태수)  자신이 쓴 기사가  엄청 마음에 드시나 봐요?

 

 오랜만이에요이사님

 

 (태수)  김 기자님 소식은 항상 기사로 봐서

 

 맨날 보는 사람 같아요

 

 (수만)  제 기사가 사람들 주목을 끌긴 끌죠

 

 도하

 

 나랑 상관없어요

 

 (태수)  나는 도하 망하면  다른 연예인으로 갈아타면 되는데

 

 근데 타깃을 잘못 정했어요

 

 박도하한테 피해 주고 싶지는 않아요

 

 (수만)  이사님은 남한테 피해 주는 거  마음 안 아파하잖아요

 

 (태수)  김 기자님은  나 같은 사람이 아니잖아요

 

 나 같은 사람 되고 싶어?

 

 [한숨]

 

 (해효)  할 말 있어별마당으로 와

 

 책 보고 있을게

 

 [슬픈 음악]

 

 우리 나가자

 

 책 좀 더 보고

 

 미안나 먼저 갈게

 

 (해효)  무슨 일 있어?

 

 (정하)  아니

 

 (해효)  근데 왜 갑자기 집에 가겠대?

 

 (정하)  미안해

 

 근데 할 말 있다 그러지 않았어뭔데?

 

 (해효)  별거 아니야

 

 (정하)  뭔데?

 

 군대 간다고

 

 전에 말했잖아

 

 (해효)  내일 가

 

 말했지전에?

 

 (정하)  [웃으며]  

 

 버스 왔다미안

 

 [버스가 끼익 멈춘다]

 

 [버스 문이 스르륵 닫힌다]

 

 [캔을 쉭 딴다]

 

 [정하가 캔을 탁 내려놓는다]

 

 [TV 전원음]

 

 (TV 속 혜준)  무엇보다 시청자분들께서  사랑해 주셔서 가능한 일이었어요

 

 또 함께 일한 제작진분들과  배우분들 모두가 잘해서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TV 속 리포터)  마지막으로 우리 팬분들에게

 

 앞으로의 활동 계획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직 정해진 건 없습니다

 

 현재를 즐겁게 지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TV 속 리포터)  지금까지 사혜준 씨와 함께했던  '프로연예'였습니다

 

 [TV 전원 종료음]

 

 (정하)  편하다

 

 [한숨]

 

 [해효가 물건을 탁 내려놓는다]

 

 [TV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이영)  무슨 촬영인데 포항까지 내려가?

 

 내일 올라와서 말해 줄게

 

 알았어

 

 엄마

 

 ?

 

 [TV 전원 종료음]

 

 [이영의 웃음]  [잔잔한 음악]

 

 알았어

 

 엄마네 좋은 성품에  가치를 두기로 했어

 

 사랑해

 

 [피식 웃으며]  나도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해효)  나 해병대 간다

 

 훈련소 앞 이발소 왔어

 

 (진우)

 

 (해효)

 

 (진우)  너 진짜야?

 

 (진우)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얘는 왜 전화를 안 받아?

 

 촬영 중인가?

 

 [의아해하는 숨소리]

 

 (이영)  암튼 깔끔해

 

 정리하고 나갔네?

 

 (이영)  '투 엄마'?

 

 [탁 집는다]

 

 나한테 쓴 거네?

 

 [아련한 음악]  (해효)  엄마

 

 내 힘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오만을 깨 주신 엄마

 

 이제는 부모님의 배경도

 

 내가 가진 힘이라는 걸 인정합니다

 

 [버스 문이 스르륵 닫힌다]

 

 군대 가는 건 저 혼자만의 결정입니다

 

 해병대 지원했어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해효)

 

 [편지를 만지작거린다]  [당황한 숨소리]

 

 [이영의 떨리는 숨소리]

 

 [흐느낀다]

 

 (진우)  하이

 

 (혜준)  하이

 

 (진우)  뭐 하냐?

 

 (혜준)  나 군대 가기 전에  너 옷 줄 거 정리하고 있었어

 

 (진우)  이건 명품이네?

 

 (혜준)  너 스튜디오 오픈하는 날 입으라고

 

 (진우)  고맙다친구야

 

 이것만 있는 줄 아냐?

 

 뭐가 또 있어?

 

 (혜준)  스튜디오에 필요한 거 사

 

 (진우)  혜준아!

 

 [웃으며]  역시 네가 센스가 있어

 

 아이선물은 현금이 최고지

 

 아줌마아저씨 오셨냐?

 

 (진우)  군대를 그렇게 안 가고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경준)  그래너처럼 군대 빨리 갔다 왔으면  얼마나 좋아?

 

 (진우)  그렇지

 

 쟤는 진짜 가라 할 때는  그렇게 안 가고  [진리의 웃음]

 

 이제 와서 간다는 건 무슨

 

 [경준이 말한다]

 

 (경준)  스물하나딱 들어가야 하는데

 

 (진리)  오빠  [물을 조르르 따른다]

 

 빛이 나주위가 다

 

 [진리의 탄성]  [피식 웃는다]

 

 우리 엄마가 왔어야 했는데

 

 (장만)  너희 엄마 왔으면  이 정도에서 안 끝나지

 

 사진 찍자고 난리 났다

 

 [장만과 진리의 웃음]

 

 아버지한 말씀 하시죠

 

 한 말씀 할 게 뭐가 있어?

 

 나야 이렇게 다 모이면 좋지

 

 (경준)  할아버지의 위상이  1년 사이에 많이 올라가셨네요

 

 넌 그런 말을 지금 꼭 하고 싶니?

 

 (민기)  괜찮아

 

 맞는 말인데

 

 (진우)  아저씨

 

 어깨는 괜찮으세요?

 

 내 어깨?

 

 [물을 조르르 따른다]

 

 (영남)  내 어깨야

 

 항상 튼튼하지

 

 [우두둑거린다]

 

 [영남의 아파하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애숙)  튼튼하지 않은 거 다 알아

 

 재수술 전까지 간 것도 알아

 

 나도 알아

 

 나도 알아

 

 (진리)  아저씨우리 다 알아요

 

 (영남)  너는 말하지 말라니까

 

 (경준)  왜 나만 모르는 거야?  온 동네 다 아는데

 

 [애숙이 피식 웃는다]  (민기)  이제 먹자

 

 [진리의 신난 탄성]  [민기의 헛기침]

 

 (진리)  오빠한마디 해

 

 오빠 군대 가면 이렇게 모이는 것도  몇 년 있어야 되잖아

 

 (진우)  휴가 있어

 

 넌 오빠 군대 보내 봤으면서  왜 모르는 척해?

 

 (진리)  혜준 오빠 목소리 들으려 그랬지

 

 (경준)  요즘 군대는 휴대폰도 할 수 있어

 

 나 때 비하면 천국이야

 

 (진우)  아이천국이죠

 

 우리는 외부랑 아주 단절된  군 복무를 했잖아

 

 (경준)  그렇지

 

 군대 얘기 하면  우리도 빠질 수 없다

 

 맞아

 

 (장만)  우리 때는 30개월이었어  너희들은 18개월이잖아

 

 (진우)  아빠아빠 21개월이었어

 

 [사람들의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차분한 음악]

 

 [한숨]

 

 [휴대전화 알림음]

 

 (도하)  나도 군대 갈까 봐

 

 [한숨 쉬며]  아니면

 

 형하고 헤어질까 봐

 

 김수만 기자 형하고 친했잖아

 

 근데 형을 공격하잖아

 

 너를 공격하는 거야내가 아니라

 

 너를 질투하고 시기해서

 

 기자가 날 왜 질투해?

 

 부러우니까

 

 [한숨]

 

 사람들이 인정을 안 해

 

 (도하)  난 꽁으로 된 줄 알아

 

 아버지 때문에 얼마나 개고생했는데

 

 생물학적 부모라는 걸로 엮어서  날 보내 버리잖아

 

 [익살스러운 음악]  다 네가 잘생겨서 그래

 

 (태수)  노력해서 얻은 것만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거든

 

 얼굴은 노력으로 잘생겨진 게 아니잖아

 

 암만 노력해 봐

 

 얻을 수 없는 건 얻을 수 없어

 

 그건

 

 맞아

 

 성형해도 나 같은 외모는 나올 수 없어

 

 그럼

 

 그럼 군대는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는 거야

 

 (태수)  혜준이 군대 가면 네 세상이야

 

 혜준이 군대 갔다 오잖아?

 

 풋풋한 느낌 다 사라져

 

 너는 어차피 풋풋한 느낌 다 사라질 때  군대 갈 거니까 괜찮아

 

 [잔잔한 음악]

 

 (청소부)  미안한데

 

 사인해 줄 수 있어요?

 

 (혜준)  

 

 [멋쩍게 웃으며]  뭐가 미안하세요?

 

 (청소부)  혼자 있는 시간  방해하고 싶지는 않은데

 

 우리 손주가 엄청 좋아해요

 

 그 녀석 기쁘게 해 주고 싶어서

 

 미안해요

 

 (혜준)  손자분 이름이 뭐예요?

 

 (청소부)  김힘찬요

 

 [청소부의 웃음]

 

 고맙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헛기침]

 

 안녕하세요사혜준입니다

 

 (혜준)  여긴 제 방이에요

 

 어릴 때 갖고 싶은 1순위가  제 방이었어요

 

 [차분한 음악]

 

 그 꿈을 얼마 전에 이뤘습니다

 

 [옅은 웃음]

 

 방이 생기니까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더라고요

 

 지금까지 나에게 있어  가장 감사한 사람들이 누구인가

 

 [옅은 웃음]

 

 여러분입니다

 

 저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사회가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순기능에  감사하게 됐습니다

 

 육군에 입대해서

 

 국가에 대한 의무를

 

 몸 건강히또 묵묵히  잘 수행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옅은 웃음]

 

 [밝은 음악]

 

 고객님 명단 다시 정리 좀 해 놔

 

 지금 방송국 들어갔다가  5시까지 숍으로 갈게

 

 오늘 촬영한 건 언제 방송해?

 

 (정하)  2주 후에

 

 [전화벨이 울린다]

 

 (정하)  수빈아지금 PD님 전화 들어온다

 

 

 

 [터치 패드 조작음]

 

 안정하입니다

 

 야외 촬영요?

 

 가능하죠

 

 (민재)  우리가 먼저 가 있어야 돼

 

 (혜준)  걱정 마, 30분 일찍 왔어

 

 [민재의 안도하는 숨소리]

 

 그렇게 좋아?

 

 (민재)  너무 신나

 

 '미안해 사랑해작가님 작품을  얼마나 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하게 된다

 

 (혜준)  수다 너무 떨지 마

 

 할아버지 시상식 가야 돼

 

 미리 말씀드려 놨어  한 시간 뒤에 일어나야 된다고

 

 일 잘하네?

 

 (혜준)  마음에 들어

 

 들어가시죠

 

 [긴장한 숨소리]

 

 (강사)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리스타트 아카데미 시상식

 

 다음은 공로상 시상이 있겠습니다

 

 (경준)  할아버지떨려요?  [강사가 진행한다]

 

 괜찮아

 

 (애숙)  물 드릴까요?

 

 (민기)  아니야화장실 가면 안 돼

 

 (혜준)  저 왔어요

 

 (강사)  특히 이광고주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오늘 공로상의 주인공이 되셨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사민기 선생님!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강사의 옅은 웃음]

 

 (강사)  저희 리스타트 아카데미의  최고령 스타이십니다

 

 여러분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기)  저는 인생을

 

 허투루 살았습니다

 

 근데 운이 좋아서

 

 우리 아들을 낳았습니다

 

 저 때문에 제 아들이  엄청 고생했습니다

 

 영남아

 

 아빠가

 

 복권 당첨되면 주려고 했는데

 

 당첨이 안 된다

 

 [사람들의 웃음]

 

 [잔잔한 음악]

 

 [민기의 웃음]

 

 (민기)  이제는

 

 허투루 살면 안 된다는 걸 압니다

 

 하루하루

 

 누구보다 내 아들 영남이에게

 

 살아온 만큼 저도 갚으려고 합니다

 

 죽을 때까지  갚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갚겠습니다

 

 이 상을

 

 내 아들 영남이에게

 

 바칩니다

 

 [영남이 흐느낀다]

 

 (애숙)  그만 울어

 

 [훌쩍인다]

 

 뭐 얼마나 울었다고

 

 시상식장에서부터 계속 이러잖아

 

 엄청 불효자 같잖아

 

 [어깨에 손을 탁 올리며]  요즘 당신 아버님한테 잘하잖아

 

 [훌쩍인다]

 

 혜준이는 뭐 해?

 

 혜준이는 왜 찾아?

 

 [한숨]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영남)  할 얘기 있어

 

 뭔데?

 

 미안해

 

 너무 후회돼

 

 너 힘들 때

 

 아빠가 힘이 돼 주고  응원해 주지 못해서

 

 [영남의 한숨]

 

 다 지난 일이야

 

 아빠가

 

 [한숨 쉬며]  열등감이 있어서 그랬어

 

 (영남)  제일 후회되는 건

 

 너한테 손댄 거야

 

 네가 미워서 그런 거 아니야

 

 뒷받침해 주고 싶은데

 

 해 줄 능력이 안 되니까

 

 나한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어

 

 [잔잔한 음악]

 

 네가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잘났고

 

 대단하니까

 

 지레 겁먹었어

 

 [떨리는 숨소리]

 

 나도 미안해

 

 네가 나한테 뭐가 미안해?

 

 (영남)  잘한 거밖에 없어

 

 고등학교 졸업 이후 네 용돈

 

 네가 벌어 썼잖아

 

 [떨리는 숨소리]

 

 아빠 미워한 적 많아

 

 괜찮아

 

 아빠 미워해도 돼

 

 (영남)  아빠가 잘못했는데

 

 미안해하지 마

 

 [울먹이며]  아빠가

 

 날 위해 그랬다는 거 알아

 

 그거 알면 됐어

 

 (영남)  아빠 그건 진짜야

 

 말이 서툴러서 그렇지

 

 [코를 훌쩍인다]

 

 [코를 훌쩍인다]

 

 이렇게 말해 주니까 다 풀려

 

 (혜준)  이제라도 아빠가 인정해 주니까  마음이 편해져

 

 나 아빠한테 인정받고 싶었어

 

 [코를 훌쩍인다]

 

 [숨을 씁 들이켠다]

 

 이럴 때는 한번 안아야 되나?

 

 - (혜준안는 건 아닌 거 같아  - (영남그래그건 아니다

 

 [코를 훌쩍인다]

 

 [웃음]

 

 [울음 섞인 웃음]

 

 [코를 훌쩍인다]  (혜준)  20대에는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과도기적인 시기다

 

 (이영)  어디 가?

 

 (해효)  애들하고 잠깐 보기로 했어

 

 너희들은 참 여전하다

 

 부럽지?

 

 [함께 웃는다]

 

 (이영)  

 

 갈게

 

 (혜준)  이제 30대의 시작이다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나이가 찾아왔다

 

 다소곳하게 앉아 있다?

 

 [피식 웃는다]  (혜준)  거기 너 지정석이냐?

 

 (진우)  아닙니다앉으시죠

 

 왜 그래?

 

 그냥 잘해 주는 거야

 

 (혜준)  그냥 왜 잘해 주는데?

 

 (진우)  

 

 우리 스튜디오에서  개인 촬영 하면 안 돼?

 

 

 

 [밝은 음악]  - 진짜?  - (혜준

 

 뭐가 이렇게 쉬워?

 

 사진 촬영 하는 게 뭐가 어렵다고

 

 (해효)  그러게뭐가 어려워서 말을 못 하냐?

 

 나도 해 줄게

 

 (진우)  아니미친놈들아

 

 너희 몸값이 얼마인데  뭐다 해 준다 그래?

 

 - (해효얘 어떻게 된 거 아니냐?  - (혜준그러게

 

 우리가 너한테 내야 돼

 

 그렇구나

 

 (해효)  넌 머리 많이 자랐다?

 

 (혜준)  넌 나랑 제대한 지  얼마나 차이 난다고

 

 자기가 꼭 위라는 거  확인하고 싶어 한다니까?

 

 확인하고 싶어

 

 (해효)  너희들 내 몸 보여 줄까?

 

 - (진우싫어싫어싫어  - (혜준진짜

 

 (진우)  뭐 하는 거야?

 

 (해효)  나 요즘 액션스쿨 다니면서  엄청 좋아졌단 말이야보여 줄게

 

 (진우)  저리 가저리 가저리 가

 

 - (진우뭐 하는 거야?  - (혜준아이나도 봤어

 

 (해효)  너도 같이하자

 

 (혜준)  난 멜로 찍어서  근육 너무 많으면 안 돼

 

 - (해효멜로는 몸이야  - (혜준멜로는 눈빛이야

 

 - (해효무슨보여 줄게  - (해효뭘 보여 줘?

 

 (해효)  하나!

 

 (진우)  아이좋다

 

 - (해효!  - (진우!

 

 - (진우이게 다 한 거야?  - (혜준끝이야다 한 거야?

 

 - (해효) 402개인데  - (혜준보여 준다며

 

 - (진우, 400을 거기에 왜 더해?  - (혜준뭐냐?

 

 [밝은 음악]  [촬영장이 분주하다]

 

 "사혜준"

 

 [스태프가 헤어스프레이를 칙 뿌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수빈)  우리 말고 딴 촬영도 있나 봐

 

 (정하)   PD님 오시기 전에  먼저 가서 좀 둘러보자

 

 (수빈)  

 

 [함께 피식 웃는다]

 

 (수빈)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다

 

 [새가 지저귄다]

 

 (혜준)  ?

 

 너 이 신발

 

 (정하)  [웃으며]  이 신발 너무 편해

 

 너 촌스럽게

 

 헤어졌다고 선물받은 신발  신지 말라는 건 아니지?

 

 아니지

 

 (정하)  내가 미련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혹은 내가 못 잊어서 이 신발을  신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혜준)  너 짧은 시간에 생각도 많이 하고  말도 많이 한다

 

 그래서 싫어?

 

 싫지는 않아

 

 [피식 웃는다]

 

 (정하)  군대 갔다 언제 온 거야?

 

 (혜준)  넌 나 제대한 줄도 몰랐냐?

 

 방송에 엄청 나왔을 텐데

 

 (정하)  요즘 내가 연예 프로를 못 보거든

 

 먹고사는 게 바빠서

 

 - (혜준말은 잘한다  말도 잘하지

 

 [혜준의 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혜준)  넌 아직도 한 마디를 안 진다

 

 (정하)  한 마디를 지면 열 마디를 져서  한 마디를 안 져

 

 (혜준)  [웃으며]  지금도 지고 살지는 않겠구나?

 

 (정하)  맨날 지고 살아

 

 (혜준)  진짜 오랜만이다

 

 잘 지냈냐?

 

 (정하)  똑같지

 

 (혜준)  숍은 어때?

 

 (정하)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어

 

 [혜준이 말한다]

 

 올래?  [정하의 웃음]

 

 (혜준)  거절한다

 

 [혜준과 정하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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