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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사관 구해령  17

 

 [아련한 음악]

 

 (이림)  내가 누구한테 존대하는 게  익숙지가 않아서

 

 - (이림요  - (해령옳지

 

 (해령)  그럼 저 같은 여인을 대할 때는  어찌 부르셔야 하겠습니까?

 

 낭자?

 

 [매미가 요란하게 운다]

 

 (은임)  구 권지!

 

 (해령)  ?

 

 [해령의 웃음]

 

 [은임의 웃음]

 

 [은임의 옅은 웃음]

 

 (아란)  요새 구 권지 얼굴이 말이 아니라  [아란이 술을 쪼르르 따른다]

 

 어디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지요

 

 저희 어머니가 아끼는 거  몰래 가져온 겁니다

 

 쭉쭉 드십시오

 

 (해령)  직필  [저마다 호응한다]

 

 [은임이 숨을 하 내뱉는다]

 

 송 권지는요?

 

 안 그래도 집에 가 봤는데

 

 안 계신다고 해서

 

 (아란)  혹시 구 권지는 알고 계십니까?

 

 송 권지랑 저하 어떻게 된 건지?

 

 (은임)  아이송 권지가  아무 일도 없었다고 했잖습니까

 

 그래도 이상하잖습니까?

 

 [한숨 쉬며]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란)  이게 뭡니까남들한테 욕만 먹고

 

 여사 자리는 어떻게 될지 모르고

 

 저는 알 거 같습니다

 

 송 권지 마음

 

 왜 그런 때 있지 않습니까?

 

 남들이 뭐라 생각하든  앞날이 어찌 되든

 

 그냥 내가 원하는 대로  해 버리고 싶은 순간요

 

 송 권지는 놓치고 싶지  않았던 거 아닐까요?

 

 자기 자신한테 솔직하게

 

 아휴기껏 저 위로해 주러  오셨는데 제가 또 참...

 

 [은임의 옅은 웃음]  (해령)  오늘은

 

 우리 먹고 마십시다

 

 (아란)  구 권지도  대군이고 뭐고 잊어버리십시오

 

 [함께 웃는다]

 

 (해령)  직필

 

 (함께)  직필!

 

 [저마다 숨을 하 내뱉는다]

 

 (설금)  대군?

 

 [익살스러운 음악]

 

 (설금)  대군이라니무슨 대군요?

 

 [당황한 웃음]

 

 [어색하게 웃으며]  김 대군박 대군?

 

 저기 저...

 

 주상 전하의 아들내미  말할 때의 그 대군?

 

 (해령)  저기설금아...

 

 (설금)  아유잠깐잠깐만  아잠깐만...

 

 그러면 그혹시 그때 그

 

 머리 위로 후광이 촤라라라라 빛나고

 

 보는 것만으로도  3 4일 행복해지던 그 선비님이

 

 대군마마셨습니까?  [설금의 질겁하는 신음]

 

 [설금의 당황한 신음]  [아란과 해령의 난처한 한숨]

 

 (설금)  물이 없는 바다

 

 뻐꾸기 날리던 이 서리

 

 그게 다그게 다...

 

 [설금의 질겁하는 신음]

 

 (해령)  어유워워설금아설금아  [설금의 정신 나간 신음]

 

 설금아설금아진정일단 진정

 

 [해령이 숨을 후후 내뱉는다]  [설금이 심호흡한다]

 

 (설금)  광주댁광주댁!  [흥미진진한 음악]

 

 [설금의 다급한 신음]  (해령)  !

 

 (은임)  뭐야이거?

 

 - (아란어떡합니까  - (은임진짜

 

 - (아란때리십시오  - (은임!

 

 (아란과 은임)  진짜...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우원)  마마

 

 (세자빈)  오늘 하루만

 

 그냥 누이로  대해 주시면 안 됩니까오라버니?

 

 [애잔한 음악]

 

 하여튼 무심하십니다

 

 - (우원?  - 괜찮냐고 묻지도 않으세요?

 

 [우원의 옅은 신음]

 

 괜찮지 않은 걸 아는데

 

 물어서 무엇 하느냐?

 

 저 안 괜찮습니다

 

 가만히 있다가는  뭐라도 깨부술 거 같아서  [우원의 옅은 한숨]

 

 못 참겠어서 나왔습니다

 

 (우원)  우희야

 

 송 권지도 세자 저하도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세자빈)  압니다

 

 저하 성격에  아무 일도 없었을 거라는 거

 

 [우원의 옅은 한숨]

 

 그래서 더 화가 나는 겁니다

 

 (세자빈)  저와는 말 한마디 섞기 불편해하시는  그 대단한 세자 저하께서

 

 그 아이에게 밤새  곁을 내어 주신 거 아닙니까

 

 [우원의 한숨]  (세자빈)  근데요제가 제일 미운 건

 

 그 여사도 저하도 아닙니다

 

 - (우원그럼?  - 아버지입니다

 

 그 여사를 삼간택에 넣은 것도

 

 (세자빈)  저하를 억지로 혼인시킨 것도

 

 세자빈 되기 싫다고  울고불고하는 어린 딸을

 

 기어코 궐로 끌고 간 것도

 

 죄다 우리 아버지

 

 좌의정 민익평 대감

 

 (우원)  우희야

 

 그때는

 

 네가 세자빈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미안하다오라비가

 

 [옅은 웃음]

 

 그때 알았으면요?

 

 제 손 잡고 도망이라도 치셨겠습니까?

 

 천하의 모범 선비께서?

 

 [우원의 한숨]

 

 (세자빈)  그 송사희라는 애

 

 아버지한테

 

 해코지나 안 당하게 해 주세요

 

 그래

 

 (시행)  아이홍문관은 할 일도 없어?

 

 저리 좀 가?  남 일에 신경 끄고

 

 [사관들이 저마다 인사한다]

 

 어유내가 진짜 장옷이라도  뒤집어쓰고 출근을 하든가 해야지

 

 다들 내 얼굴만 보면  '저하랑 송 서리랑 무슨 일이야?'

 

 아주 그냥 쿵기덕 더러러러러  입방아질이야짜증 나게

 

 (홍익)  어휴말도 마십시오

 

 저는 어제 성균관 김 박사님이  집 앞까지 찾아왔다니까요?

 

 궁금해서 잠이 안 온다고

 

 (시행)  [한숨 쉬며]  송 서리는 오늘도 병가야?

 

 (경묵)  그게 어디 진짜 병가겠습니까?  쪽팔려서 못 나오는 거지

 

 (장군)  여기저기서 여사들  다 내쫓으라고 난리인데

 

 무슨 면목으로 입궐을 합니까?

 

 (시행)  어휴

 

 (길승)  혹시 모르니까  이따가 병문안이라도 좀 가 봐

 

 맛있는 거 좀 사 들고

 

 [길승의 깊은 한숨]

 

 (도승지)  성균관 직강 박송현이  올린 상소이옵니다

 

 근자에 들어  예문관의 기강이 해이해진 탓에

 

 여사들에 관한 추문이  궐 안을 어지럽히고 있으니...

 

 (이진)  다음

 

 [도승지의 헛기침]  [종이가 사락거린다]

 

 (도승지)  사헌부 지평 조승열의 상소이옵니다

 

 여사 제도의 폐단이  나날이 극심해져...

 

 (이진)  다음

 

 (도승지)  [작게 한숨 쉬며]  사간원 정언 김명선의 상소이옵니다

 

 예문관 여사 송사희는

 

 문란한 행실로 사관의 명예를...

 

 (이진)  다음

 

 (대사헌)  저하신하들이 충심으로  올린 상소문입니다

 

 어찌하여 듣지도 않으려 하십니까?

 

 (부제학)  궐 안팎에서 여사들에 대한  부정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사 제도 폐지에 대해  논의해 봐야 할 때입니다

 

 (대제학)  아니 되옵니다

 

 여사 제도는 규문 안의 법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주상 전하께서 윤허하신...

 

 (대신)  대체 여사가 무슨 법도를  바로 세웠단 말입니까?

 

 다들 입을 다무시오!

 

 [옅은 한숨]

 

 사흘 전에는  [무거운 음악]

 

 강화도로 들어오던  세선들이 풍랑을 만나

 

  2,500석과 인부 서른이  수몰되었습니다

 

 또 어제는 도성 밖의 화재로

 

 (이진)  23채의 민가가 불타고  다섯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데도 경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궐 안의 추문을  캐내는 것뿐입니까?

 

 [우원의 옅은 한숨]

 

 (이진)  그래요

 

 그리도 누군가를 지탄해야겠다면  내게 하십시오

 

 내가 일방적으로  마음을 품고 벌인 일입니다

 

 내 여인이 되면 무엇이든 해 주겠다

 

 밤새 송 권지를 겁박하고 회유하며  붙잡아 뒀습니다

 

 그게 그날 밤 있었던 일입니다

 

 [이진의 한숨]

 

 저하어찌어찌 계집 하나를 감싸려

 

 (부제학)  그런 오명을 쓰고자 하십니까?

 

 확인되지도 않은 일로

 

 한 사람에게 평생의 낙인을  찍으려 한 건 경들입니다

 

 (이진)  그러니 말들 해 보십시오

 

 그 여사가 아니라

 

 나의 행실에 대해서도  똑같이 손가락질해 보라는 말입니다

 

 [대신들의 옅은 한숨]

 

 (이태)  일국의 세자가  동생의 삼간택 후보를 탐내다니

 

 세상에 그런 추잡한 소문이  또 어디 있느냐?

 

 과인이 부끄러워서  차마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어

 

 (도승지)  전하그것은 사실이 아니오라...

 

 (이태)  사실이든 아니든  그런 얘기가 떠도는 것 자체만으로

 

 왕실의 체면이  바닥에 떨어졌다는 말이다!

 

 자네는 어디서 그런 요망한 계집을  신붓감이랍시고 데려온 것이야?

 

 송구합니다전하  [이태의 못마땅한 한숨]

 

 (이태)  됐다

 

 도원의 혼례고 자시고 싹 다 물리거라

 

 전부 없던 일로 해

 

 전하삼간택이 코앞인데  이이제 와서 어찌...

 

 (이태)  하면 이렇게 시끄러운 마당에  국혼을 감행하라는 뜻이냐?

 

 진정 이 나라 왕실이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어야  만족하겠느냐?

 

 [도승지의 난처한 헛기침]  (이태)  다시는 이 일이 거론되지 않도록

 

 최대한 조용히 수습하거라

 

 [이태의 한숨]

 

 어서 물러가라!

 

 [익평의 옅은 한숨]

 

 [못마땅한 한숨]

 

 (이조 정랑)  야무진 척은 저 혼자 다 하더니...

 

 분수에 넘치는 일을 벌이니까  몸이 이리 탈이 나지

 

 하여간순 헛똑똑이야헛똑똑

 

 [이조 정랑의 못마땅한 신음]

 

 [이조 정랑의 속상한 한숨]

 

 [이조 정랑이 혀를 쯧 찬다]  (집사)  영감마님아씨께 손님이 오셨습니다

 

 (이조 정랑)  얘가 지금 누구 만날 정신이야?  돌아가라 해

 

 (집사)  그것이좌상 대감이신데...

 

 [이조 정랑의 당황한 신음]

 

 [사희의 힘겨운 숨소리]

 

 여기 계십시오

 

 [풀벌레 울음]

 

 [한숨]

 

 [옅은 한숨]

 

 (익평)  심한 열병을 앓고 있다 들었네

 

 내의원에서 특별히  지어 온 것이네받게

 

 (익평)  그간 내가 너무 무심했어

 

 자네가 저하한테  마음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간택에는 올리지 않았을 것을...

 

 지금 제게

 

 사과를 하시는 겁니까?

 

 [입소리를 쩝 낸다]

 

 내 불찰을 인정하는 것이네

 

 (익평)  몸조리 잘하시게

 

 (사희)  차라리 벌을 주십시오

 

 [의미심장한 음악]

 

 예문관에서 쫓아내든  죄를 만들어 유배를 보내든

 

 내키는 대로 해 보시라는 말입니다

 

 [비웃음]

 

 자네는 내 사람이네

 

 그러니 한 번쯤은  목숨을 살려 주는 것이야

 

 [못마땅한 한숨]

 

 [옅은 한숨]

 

 어찌 됐느냐?

 

 (김 내관)  좌상이 찾아오기는 했으나

 

 약첩만 전해 주고  조용히 돌아갔다 합니다

 

 그래당분간은 계속 지켜보거라

 

 (김 내관)  

 

 [애절한 음악]

 

 열한 살 때 처음으로  연서를 받았습니다

 

 (사희)  어느 재상댁 도령이었는데  뜬금없이 청혼을 해 왔어요

 

 '첫눈에 반했으니 내 여인이 되어라'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주겠다'

 

 해서 제가 어찌했는지 아십니까?

 

 틀린 글자를 죄다 고쳐서  돌려보냈습니다

 

 여색을 탐하기 전에  학식부터 갖추라고요

 

 [이진과 사희의 옅은 웃음]

 

 (사희)  그리고 그날 밤

 

 아버지께 피가 나도록  종아리를 맞았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제게 주어진 삶이 어떤 것인지를요

 

 해서 차라리 이름 모를  필부의 자식이길 바랐겠지

 

 가진 건 없어도 자유롭게

 

 가진 건 없어도

 

 자유롭게

 

 네 삶도 나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겠지

 

 (사희)  저하

 

 제가 간택이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제가 부부인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심사 때 상을 엎는 한이 있더라도

 

 좌상의 뜻대로 되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걱정 마십시오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다

 

 그자가 네게 어떤 짓을 할지 몰라

 

 죗값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새들이 짹짹 지저귄다]

 

 (삼보)  그걸 왜 힘을 줘그거를  살살살해야지살살

 

 그것 다...  다 떨어지잖아다 떨어지잖아

 

 [박 나인의 당황한 신음]

 

 (최 나인)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삼보의 못마땅한 신음]  [박 나인의 놀란 신음]

 

 (삼보)  뭐 하나 맡기면 제대로 하는 게 없어  다들전부 다...

 

 (최 나인)  됐다됐다됐다됐다  [삼보의 못마땅한 신음]

 

 - (박 나인이거요이거  - (삼보그걸 참...

 

 [박 나인이 혼잣말한다]  (삼보)  수를 제대로 천천히천천히?

 

 한 발한 발한 걸음씩...  그거 건드리지 말라니까?

 

 에이그답답해 죽겠네정말  다답답해 죽겠어

 

 (최 나인)  이렇게 하는 거네

 

 - (삼보내 봐이리로 내 봐  - (박 나인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삼보)  얘네들이... 이걸 못 해

 

 - (이림뭘 하고 있느냐?  - (삼보조용히 하십시오

 

 (삼보)  마마께서 깨어나시기 전에...

 

 [익살스러운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삼보)  마마!  [삼보와 나인들이 웃는다]

 

 생신을 감축드립니다마마!

 

 [밝은 음악]  (나인들)  감축드립니다!

 

 [삼보와 나인들의 신난 탄성]  [징이 댕 울린다]

 

 (최 나인)  축하합니다!

 

 [징과 태평소가 요란하게 울린다]

 

 감축드립니다!

 

 (삼보)  마마!

 

 [징과 태평소가 연신 요란하게 울린다]

 

 (최 나인)  [흥얼거리며]  에헤라디야놀아 보자

 

 [삼보와 나인들의 신난 탄성]

 

 [징과 태평소가 연신 요란하게 울린다]

 

 [삼보의 옅은 신음]

 

 [삼보가 살짝 웃는다]

 

 매년 있는 생일인데  뭘 결채까지 다 준비했느냐?

 

 이번이 어디 보통 생신입니까?

 

 도원 대군마마의 스무 번째 생신인데?

 

 (삼보)  일단 아침 끼니는  간단하게 잡수십시오

 

 이따 점심에 대비마마께서

 

 아주 그냥 어마어마한  생신상을 보내 줄 테니

 

 배는 그때 가서 채워야지요  [삼보의 신난 웃음]

 

 쓰읍

 

 그래고맙다

 

 너희도

 

 (이림)  맛있다

 

 (삼보)  [웃으며]  국물

 

 [이림의 만족스러운 신음]

 

 (최 상궁)  대군마마

 

 [문이 달칵 닫힌다]

 

 (이림)  대비마마

 

 생일을 축하드립니다도원

 

 (이림)  감사합니다

 

 (대비 임씨)  오늘 하루 이 할미에게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무거운 음악]

 

 (대비 임씨)  인사 올리거라

 

 희영군 이겸이시다

 

 희영군이라면 아바마마께 폐위된...

 

 (해령)  폐주?

 

 [무거운 음악]  [삼보가 술을 쪼르르 따른다]

 

 - (이태도원까지 데리고?  - (상선

 

 [한숨]

 

 또 그놈을 보러 간 게로군

 

 혹시라도 좌상이

 

 - 이 일을 모르게 하라  - (상선전하

 

 [문이 달칵 여닫힌다]  [이태의 한숨]

 

 [비밀스러운 음악]

 

 "금일 묘시  도원 대군이 대비와 출궁"

 

 (대비 임씨)  내 정성껏 차린다고 차렸는데

 

 이리 보니 참으로 조촐합니다

 

 (이림)  아닙니다  함께해 주신 것만으로도 아주 기쁩니다

 

 (대비 임씨)  이리 좋은 날

 

 도원의 짝이 함께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대비 임씨)  혼례가 무산된 건 너무 괘념치 마세요

 

 이 할미가 머지않은 날

 

 우리 도원에게 꼭 맞는  규수를 찾아 주겠습니다

 

 아니요마마

 

 소자 이제 혼인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비 임씨)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한 사람의 낭군이 된다는 건

 

 그 여인의 모든 삶까지  품어 주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하나 소자는 아직 그러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대비 임씨)  그리 섭한 말 하지 마세요

 

 이 땅에 도원처럼 의젓하고  속 깊은 사내가 또 어디 있다고요?

 

 그렇지 않은가구 권지?

 

 (해령)  ?

 

 (대비 임씨)  자네도 녹서당에 입시를 해 봐서  봤을 것 아닌가?

 

 우리 도원이 얼마나 훌륭한 낭군감인지

 

 [잔잔한 음악]

 

 (해령)  

 

 훌륭한 낭군감이십니다

 

 그 어떤 여인에게도

 

 모자람이 없으십니다

 

 (대비 임씨)  보세요사관도 저리 말하지 않습니까?

 

 말이 나온 김에  자네도 와서 축하주를 나누세

 

 - (이림마마...  - 아닙니다제가 어찌 감히...

 

 (대비 임씨)  왕실의 어른인 내가 허락하는 일이네

 

 신하가 대군에게  그 정도도 못 하겠는가?

 

 생신을 감축드리옵니다마마

 

 자네도 한 잔 받으시게

 

 고맙다구 권지

 

 [옅은 한숨]

 

 (해령)  하면

 

 이만 들어가 보십시오

 

 (이림)  불편해하지 말거라

 

 네가 사관이고 내가 궐에 사는 이상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잖아

 

 그럴 때마다 이렇게  굳어 있는 모습

 

 보기 싫다

 

 조심하고 있는 겁니다

 

 무심결에라도  제가 마마를 전처럼 대할까 봐요

 

 조심하는 게 그거야?

 

 어떤 여인에게도 아깝지 않다는 말로  내 속을 긁어 놓는 거?

 

 그럼 제가 거기서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마마께서 마음에 품은 여인은 저니까

 

 아무에게도 내어 주지 말라고 할까요?

 

 [애절한 음악]

 

 (해령)  말씀대로 전 사관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내전 입시를 할 거고

 

 마마를 뵈어야 합니다

 

 그래서

 

 노력 중입니다

 

 마마의 마음이 어떤지

 

 제 마음이 어떤지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난 너한테 최선을 다했고

 

 미련은 없어

 

 (이림)  그러니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해 줘

 

 나도 노력하고 있으니까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풀벌레 울음]

 

 (재경)  사헌부 장령 구재경입니다

 

 (대비 임씨)  자네가

 

 주상의 마지막 편지를  전했다던 그 제자라지?

 

 (재경)  

 

 자네의 배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는지 알고 있나?

 

 [무거운 음악]

 

 자네가

 

 반정의 명분을 만들어 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냐는 말일세!

 

 (재경)  마마...

 

 어찌 그런 짓을 해 놓고

 

 이리 뻔뻔하게  내 앞에 나설 수가 있는 것인가?

 

 자네가 죽인 거나 다름없네

 

 주상도 서래원 사람들도!

 

 그 창창한 목숨들이

 

 하룻밤 사이에 도륙당했어

 

 [떨리는 숨소리]

 

 (모화)  대비마마그 일은

 

 거사가 끝난 뒤  하문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대비 임씨의 못마땅한 한숨]

 

 (모화)  저도 아직 구재경이 저지른 일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 죗값을 치르겠다고  제 발로 절 찾아온 사람입니다

 

 이만 믿어 주십시오

 

 죗값?

 

 그 긴 세월 동안 뭘 하고 이제 와서?

 

 청국에서 숨어 지냈다고 합니다

 

 조선에 와서는 김일목의 사초를  백방으로 찾아다녔고요

 

 저자도 사초의 존재를  알고 있단 말인가?

 

 하나 아직 찾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대비 임씨의 옅은 한숨]

 

 (대비 임씨)  내 잠시 저자를 곁에 둘 것이야

 

 하나도원이  왕위에 오를 때까지만일세

 

 (모화)  

 

 [무거운 음악]

 

 [풀벌레 울음]

 

 아바마마?

 

 (이림)  아바마마

 

 림아

 

 [한숨]

 

 [풀벌레 울음]

 

 [사각거리는 소리가 난다]

 

 [종이가 바스락거린다]

 

 [이림의 답답한 한숨]

 

 (이림)  왜 밖에 나와 있느냐?

 

 [해령의 헛기침]

 

 (해령)  안에서는

 

 나인들이 자고 있어서요

 

 또 흉몽을 꾸셨습니까?

 

 허 내관님께  약을 좀 대령하라고 할까요?

 

 아니그런 건 아니고

 

 [해령의 옅은 한숨]

 

 (이림)  좀 이상하지 않으냐?

 

 마마께서  날 폐주의 무덤에 데려온 거

 

 이런 건 무엄한 여인이 아니면  대답해 주지 않으니까

 

 [한숨]

 

 

 

 저도 좀 의아했습니다

 

 (해령)  대군마마께서 폐주의 묘제를  지내는 게 흔한 일도 아니고

 

 또 그럴 이유도 없으시니까요

 

 [옅은 한숨]

 

 신경 쓰이십니까?

 

 (이림)  

 

 오늘이 폐주의 스무 번째 기일이라면

 

 내가 태어나던 날

 

 그 사람이 죽었다는 뜻이니까

 

 [애잔한 음악]  [해령의 옅은 한숨]

 

 혹시 넌 폐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느냐?

 

 그땐 저도 어렸어서

 

 (해령)  백성들을 괴롭게 했다

 

 사교에 빠져 살았다

 

 이 정도밖에는 알지 못합니다

 

 (해령)  대군마마께서는 폐주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으십니까?

 

 그래도 궐에서 자라셨는데요

 

 어려서 귀띔으로 들은 적은 있다

 

 (이림)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림)  얘기를 들어 줘서 고맙다

 

 어서 가서 쉬거라

 

 (해령)  

 

 이제 괜찮다

 

 (이림)  네가 녹서당에 오면서부터

 

 나쁜 꿈은 한 번도 꾼 적이 없어

 

 그러니 이제 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애잔한 음악]

 

 [한숨]

 

 [옅은 한숨]

 

 오라버니?

 

 [비밀스러운 음악]

 

 (해령)  혹 아시는 분입니까?

 

 (재경)  이만 쉬거라

 

 [활시위가 빠드득거린다]

 

 (무관들)  기습이다!  [화살이 연신 휙휙 날아온다]

 

 [이림의 힘겨운 신음]  - (삼보마마!  - (해령마마

 

 [나인들의 비명]

 

 (삼보)  마마!

 

 마마!

 

 [삼보의 다급한 신음]

 

 [화살이 탁 꽂힌다]  [무관1의 아파하는 신음]

 

 [화살이 연신 휙 날아온다]

 

 [화살이 휙 날아온다]  [삼보의 겁먹은 신음]

 

 (삼보)  이리 나오시오얼른 나오시오이리로

 

 [화살이 연신 휙휙 날아온다]  [삼보의 겁먹은 신음]

 

 (삼보)  마마!  [무관2의 아파하는 신음]

 

 [최 상궁의 놀란 숨소리]  마마!

 

 [해령의 놀란 신음]  [삼보의 걱정 섞인 신음]

 

 (삼보)  마마!  [최 나인의 놀란 신음]

 

 [삼보의 놀란 신음]

 

 (삼보)  마마!  [최 나인의 겁먹은 신음]

 

 [화살이 연신 휙휙 날아온다]

 

 (삼보)  마마이쪽요이쪽!

 

 [삼보의 다급한 신음]

 

 [애절한 음악]

 

 [화살이 연신 휙휙 날아온다]

 

 (삼보)  마마이쪽!

 

 마마이쪽으로 오십시오마마

 

 [나인들의 겁먹은 신음]

 

 [해령의 겁먹은 신음]

 

 [화살이 연신 휙휙 날아온다]

 

 [화살이 픽 날아간다]

 

 끝났나 봅니다마마

 

 (이림)  괜찮으냐?

 

 (해령)  저는 괜찮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해령)  마마마마!

 

 - (해령허 내관님마마!  - (삼보마마!

 

 이리 좀 와 보시게!  마마께서 다치셨네!

 

 (삼보)  이리 좀 와 보시게!

 

 마마정신을 잃으시면 안 됩니다  [해령의 울먹이는 숨소리]

 

 - (해령마마...  - (삼보마마마마!

 

 (이진)  지금 뭐라 하였느냐?

 

 (도승지)  환궁 길에 기습을 당하셔서  대군마마께서...

 

 훈련대장을 데려오거라

 

 내 직접 도원을 데리러 갈 것이야

 

 (김 내관)  저하아니 되옵니다

 

 - (도승지저하저하저하  - (김 내관저하...

 

 자네가 정신이 나간 게 틀림이 없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어찌 감히 이 나라 대군에게  활을 겨눌 생각을 해?

 

 [이태의 한숨]

 

 (이태)  좌상이 이 나라 조정을 좀먹고

 

 정사를 주무르는 동안에도

 

 그것이 자네의 충심이라 생각하고  눈감아 주었다

 

 한데 상전의 성은을  이딴 식으로 갚느냐?

 

 그런 짓을 해 놓고도  내가 그냥 넘어갈 줄 알았어?

 

 어찌 과인이 묻는데도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야!

 

 전하

 

 도원 대군은

 

 폐주의 적장자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제게 그 사실을 숨기고  여태껏 살려 두신 사정은 모르겠으나

 

 신이 보기에 도원 대군은

 

 살아 있을 이유도  살아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 (이태좌상!  - 대비가!

 

 폐주의 무덤에  도원 대군을 데려갔습니다

 

 이게 진정 무슨 뜻인지 모르십니까?

 

 전하에 대한 역심입니다!

 

 서래원 잔당들을 이끌고 있는 대비가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태의 분노에 찬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헛기침]

 

 - (시행?  - (장군기습왕실 행차에?

 

 (홍익)  저하께서 지금 훈련도감 무관들  쫙 이끌고 내려가셨다니까요?

 

 (우원)  구 권지는구 권지는 어찌 되었느냐?

 

 (홍익)  대군마마랑 무관 몇 명 빼고  다친 사람은 없다고...

 

 [사관들의 안도하는 한숨]

 

 (시행)  아이근데 요즘 산적들은  간이 뭐배 밖으로 나온 거야?

 

 어떻게 왕실 행차에...  미친 거 아니야?

 

 (홍익)  그게...

 

 - 산적이 아닌 거 같답니다  - (시행?

 

 (홍익)  짐짝에는 손도 안 대고

 

 대군마마한테만 활을 막 쏴 댔다고요

 

 [은임과 아란의 놀란 숨소리]

 

 (경묵)  그럼 처음부터  대군마마를 노린 기습이라고?

 

 (홍익)  예  [시행의 놀란 숨소리]

 

 (장군)  아니...

 

 (삼보)  [흐느끼며]  아이고마마

 

 아유조금만 참으십시오마마

 

 아유어떡해괜찮으십니까?

 

 괜찮으십니까마마?

 

 (해령)  이건 저한테 주시고  들어가서 도우십시오

 

 [삼보가 흐느낀다]

 

 [애절한 음악]

 

 [상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화살이 휙 날아온다]  [해령의 놀란 신음]

 

 화살촉이

 

 뭉툭해

 

 [의미심장한 음악]

 

 [무관들이 힘겹게 신음한다]

 

 [무관들이 연신 힘겹게 신음한다]

 

 [무관들이 힘겹게 신음한다]

 

 [해령의 가쁜 숨소리]

 

 (이진)  이랴!

 

 [말이 히힝 운다]

 

 [이진의 다급한 숨소리]  (삼보와 최 상궁)  세자 저하

 

 대군마마께선 괜찮으신가?

 

 (삼보)  처소에서 휴식을 지금...

 

 [삼보의 안타까운 한숨]

 

 [어두운 음악]

 

 - (이진림아  - (이림형님

 

 (이진)  아니야편히 있거라

 

 (이림)  정사를 보셔야 할 분이  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이진)  내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네가 이렇게...

 

 [이진의 속상한 한숨]

 

 (이진)  의원은 뭐라더냐?

 

 화살에 맞은 상처는 깊지 않으나

 

 낙마하면서  여기저기 다치시는 바람에...

 

 [이진의 속상한 한숨]  (이림)  전 괜찮습니다

 

 저보다 마마께서 많이 놀라셨을 테니  먼저 모시고 올라가 주십시오

 

 (이진)  아니내 당분간 여기 있을 것이다

 

 네가 다 나은 걸 지켜본 후에

 

 널 이렇게 만든 놈들을 잡아서  엄벌에 처할 것이야

 

 그때 나와 같이 궁으로 돌아가자

 

 - (이림형님...  - (이진내가 괜찮지 않아서 그렇다!

 

 (해령)  대군마마여사 구해령입니다

 

 들어도 되겠습니까?

 

 대군이 회복 중이다  사관은 물러가거라

 

 (해령)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림)  이게 무엇이냐?

 

 그자들의 목적은  마마를 시해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진)  뭐라?

 

 [비밀스러운 음악]

 

 (해령)  마마와 무관들이 맞았던 화살입니다

 

 화살촉이 일부러 갈아 놓은 듯이  뭉툭하고 짧습니다

 

 민간에서 만든 화살은  더러 이리 조악한 것들도 있다

 

 화살뿐만이 아닙니다

 

 활에도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해령)  활시위가 턱없이 얇고  또 느슨하게 풀려 있습니다

 

 속도를 줄이고 관통력을 낮추기 위해서

 

 개량을 한 것이로군

 

 (해령)  또한 호위하던 무관들도

 

 전부 팔다리에만 부상을 입었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왕실 행차를 기습할 정도의 자객들이

 

 제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의  급소 한 번을 맞추지 못하고

 

 이렇게 조악한 화살과 느슨한 각궁으로  공격을 해 왔다는 게요

 

 처음부터 누군가를

 

 죽일 생각은 없었던 거야

 

 (해령)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이건 기습이 아니라

 

 기습을 하는 시늉만 한 거라고요

 

 [옅은 한숨]

 

 정사에는 관심도 없이 살아온  순진한 아이다

 

 대체 누가 뭘 위해서  이런 짓을 했다는 말이냐?

 

 이유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제가

 

 폐주의 무덤에 다녀왔다는 것

 

 [저마다 숨을 하 내뱉는다]

 

 (대제학)  거참주상 전하도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대감을 뭐로 보고  그런 누명을 씌우신다는 말입니까?

 

 20년을 충심으로 모셨더니  돌아오는 건 의심이니아휴쯧쯧

 

 (도승지)  한데 전 이번 기습의 배후가 누구인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도원 대군은 정치적 기반도 없는  잔약한 왕족이 아닙니까?

 

 그런 자를 건드려서  무엇을 얻는다고요?

 

 (우의정)  그게...

 

 난 주상 전하의 계략이 아닐까 하네만

 

 그렇지 않은가?

 

 예전부터 전하께서는  도원 대군을 유독 싫어하셨네

 

 이름만 들어도 불같이 화를 내시고

 

 왕실에선 나와선 안 될  종자가 나왔다고 공공연히 욕도 하시고

 

 (대사헌)  하긴 전하의 성정을 생각하면

 

 못 할 일도 아니지요

 

 (익평)  아니요

 

 주상은 그런 일을 벌일 만한 배포도

 

 그런 수를 생각할 만한  지혜도 없습니다

 

 (도승지)  [한숨 쉬며]  하긴...

 

 [옅은 한숨]

 

 (대비 임씨)  내 면목이 없습니다

 

 괜히 도원을 데리고 나와  이런 일을 당하게 했으니

 

 (이진)  아닙니다

 

 제가 행차를 더 면밀히  살폈어야 하는데

 

 송구합니다  [대비 임씨와 이진의 한숨]

 

 (이진)  하나 이제 폐주의 제사를 지내는 건

 

 그만하십시오할마마마

 

 알고 계셨습니까?

 

 해마다 이날이면  이곳 행궁에 나오시질 않습니까?

 

 기일이라는 걸  미루어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알면서 왜 그만두라고 하십니까?

 

 (대비 임씨)  희영군은 내 배로 낳은 내 자식입니다

 

 어미가 1년에 한 번 아들 무덤에

 

 밥상 차려 주는 것이  무슨 허물이라고요?

 

 저도 폐주를  좋은 숙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나 사사로운 감정으로  죄인을 대해서는 안 됩니다

 

 더군다나 폐주는  주상 전하께서 사사하신

 

 대역죄인이 아닙니까?

 

 [무거운 음악]

 

 세자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세상에 떠도는 말이  전부 진실은 아닙니다

 

 이만 나가 보세요

 

 마마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풀벌레 울음]

 

 [한숨]

 

 [한숨]

 

 [사책을 탁 덮는다]

 

 [필통을 달그락 정리한다]

 

 (해령)  마마

 

 주무십니까?

 

 [문이 달칵 닫힌다]

 

 기다리고 있었다

 

 찾아올 거 같아서

 

 [에절한 음악]

 

 (해령)  이렇게 걸으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몸이 성치도 않으신데

 

 (이림)  아무렇지도 않다

 

 지금 당장 널 업고  한양까지 뛰어갈 수 있을 정도야

 

 [해령의 옅은 웃음]

 

 (이림)  너도

 

 잠이 오질 않는 거지?

 

 오늘 일 때문에

 

 (해령)  

 

 아무리 생각을 해도  정리가 되질 않습니다

 

 평생 정사에는 관심도 없으셨고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만한 분도 아니신데

 

 왜 이런 일에 휘말리셨는지요

 

 (해령)  혹시 오늘처럼  누군가에게 위협을 당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던 적 있으십니까?

 

 한 번 있었다

 

 의금부에 찾아갔을 때

 

 제가 마마를 약방으로  모시고 갔던 날 말씀이십니까?

 

 (이림)  그래그날 밤

 

 (해령)  마마께선 의금부에  왜 찾아가셨는데요?

 

 '호담선생전'이라는  서책을 쫓고 있었다

 

 (이림)  지금은 금서가 되어서 구할 수 없는데

 

 이 행궁에서 호담이라는  이름을 본 적이 있거든

 

 '호담과 영안'

 

 '이곳에서 길을 내다'

 

 [긴장되는 음악]

 

 그리 적힌 비석을

 

 '호담과 영안'

 

 혹시 그 영안이라는 이름

 

 '옥빛 영' '눈 안자를 썼습니까?

 

 어찌 알았느냐?

 

 우두종서를 지은 사람이니까요

 

 이게 무엇이냐?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도입니다

 

 "우두종서영안"

 

 전부 연결되어 있습니다

 

 호담과 영안저에게 우두종서를  전해 준 그 의녀님도요

 

 (이림)  그 의녀는 사라졌다고 하지 않았느냐?

 

 (해령)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젯밤 이곳에 오신 걸  제가 보았습니다

 

 마마그 비석  어딜 가면 볼 수 있습니까?

 

 (이림)  없어졌다

 

 내가 다시 가 보니까  전부 사라지고 없었어

 

 허 내관은 그게 꿈이라는데...

 

 ...

 

 림아

 

 (해령)  마마

 

 [이림의 옅은 한숨]

 

 [비장한 음악]

 

 꿈이 아니었어

 

 (어린 해령)  나리는 누구십니까?

 

 (이겸)  ?

 

 호담이라 부르거라호담 선생

 

 [이겸의 옅은 웃음]

 

 (이겸)  

 

 [이겸의 옅은 웃음]

 

 (해령)  폐주

 

 희영군 이겸

 

 호담?

 

 [애잔한 음악]

 

 (이림)  화살을 맞고 돌아왔습니다  괜찮은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모화)  좌상이 기습을 주도했다는  소문이 퍼졌다지

 

 (재경)  이제 둘의 관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태)  어떤 놈의 짓이냐?

 

 (익평)  전하께서는 이미  그 범인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대비 임씨)  왜 그 화살이 도원의 심장을  뚫지 못했을까 탄식하고 계시겠지요

 

 나와의 약조를 잊지 마세요주상

 

 (해령)  사초를 내지 않은 사관

 

 김일목 사관에 대해  들어 본 적 있으십니까?

 

 (우의정)  흔적 한 번 찾지 못했네  무슨 수로 찾아냈겠나?

 

 (재경)  내일 아침에 청나라로 가는  배편을 알아봐 주마

 

 (이림)  20년 전에 쓰인 사초가  남아 있다는 뜻이냐?

 

 (재경)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살아남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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