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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3

 

 [흥미로운 음악]  (쌤) 아, 싫다고!

 

 (민니) 아, 그냥  아귀찜이랑 해산물찜 시키라고!

 

 (쌤) 나 매운 거 못 먹는다고  너는 네 생각만 해, 애가?

 

 야, 아무거나 좀 먹자, 어?

 

 나 오늘 한 끼도 못 먹었어

 

 (현민) 가만

 

 오늘 한스 알바비 받아서  한턱 쏘기로 한 거 아님?

 

 맞는다, 맞는다

 

 야, 한스 돈 생겼을 때  홀랑 벗겨 먹자, 어?  [웃음소리 효과음]

 

 (민니) 완전 개이득!

 

 야, 얘들아, 우리 뭐 먹을래?

 

 (민니) 음, 다들 원하는 게  다 다르니까

 

 그냥 뷔페 어때?

 

 학교 앞에 새로 생긴 데 괜찮다던데

 

 - (쌤) 아유, 좋아, 좋아, 좋아  - (현민) 콜, 콜, 콜, 좋아!  [세완이 호응한다]

 

 얘들아, 얘들아, 큰일 났어, 큰일!

 

 북한이 미사일 쐈대  뉴스 봤어, 너희들?

 

 [TV 전원음]

 

 (뉴스 속 앵커1) 연산  후도반도 일대에서

 

 오전 6시 17분에  우리 군에 포착됐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뉴스 속 앵커2)  우리 조선의 혁명 무력은

 

 엄숙히 경고한 대로

 

 서울이건 인천이건 부산이건  [익살스러운 효과음]

 

 역적 패당이 숨어 있는

 

 남조선의 모든 것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것을…

 

 저, 저것 봐

 

 [뉴스 속 앵커2가 말한다]  남조선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린다잖아!

 

 전쟁 날 건가 봐, 우리

 

 아이, 오버 떨긴

 

 괜찮아, 전쟁 안 나

 

 (현민) 아이, 쟤네 뻑하면 저래

 

 핵 실험에, 미사일 쏘고…

 

 (카슨) 아, 북한 얘기하니까

 

 평양냉면 먹고 싶다  [웃음소리 효과음]

 

 (쌤) 아이, 무슨 소리야?

 

 냉면은 함흥냉면이지

 

 갈비랑 탁 싸서 먹으면, 카!

 

 (제이미) 얘들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지금 전쟁 날지도 모르는데…

 

 어머, 웬일이야?

 

 장장 커플 이혼한대  지금 기사 뜨고 난리야

 

 (현민) 진짜? 봐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저마다 말한다]

 

 (제이미) 야, 너희  지금 이러고 있을 때 아니야!

 

 북한이 미사일 쏴서 남조선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린다잖아, 지금

 

 야, 느그들

 

 (정 여사) 머리 깜고 머리끄뎅이  내가 치우라고 했냐, 안 했냐?

 

 수챗구녕이 다 막혀 가지고  욕실이 물바다가 됐잖여!  [웃음소리 효과음]

 

 노란 머리끄뎅이 누구여, 어?

 

 누구여, 누…

 

 응, 잡았다, 잉

 

 어이  [익살스러운 효과음]

 

 너지?

 

 (카슨) 아유, 기숙사에 노랑머리가  저밖에 없어요?

 

 아, 왜 나한테만 뭐라 그래요?

 

 날 잡고 머리 깜는  드러운 노랑머리는 너뿐이잖여  [웃음소리 효과음]

 

 날 잡고 머리 감는 건 사실인데요

 

 (카슨) 일주일째  머리 안 감았어요, 응?

 

 한번 맡아 보세요  [정 여사의 당황한 신음]

 

 [날렵한 효과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정 여사) 오메, 오메, 오메

 

 오메, 머리에서 발 냄새가 나냐, 아  [웃음소리 효과음]

 

 하여간 내가 아주 그냥 잡히기만 혀 봐  내가 아주 그냥, 어?

 

 이놈의 기숙사를 그냥 내가

 

 -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겨  - (뉴스 속 앵커2) 불바다로 만들 것을

 

 [정 여사의 못마땅한 신음]  (뉴스 속 앵커2) 엄숙히 경고한다

 

 아, 전쟁 날지도 모른다는데  도대체 왜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흥미로운 효과음]

 

 (여자) 얼굴에 광이 나세요, 자매님

 

 - (학생1) 아니에요, 죄송해요  - (남자1) 네, 네

 

 (여자) 자매님  조상님 덕을 보실 수 있는…

 

 (남자1) 아, 저, 어

 

 [영어] 실례합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한국어] 저요?

 

 스웨덴에서 왔는데요?

 

 - 한국말 엄청 잘하시네요?  - (남자1) [웃으며] 잘하시네

 

 쪼끔 하는 편이긴 한데  [웃음소리 효과음]

 

 - (여자) 어, '쪼끔'  - (한스) 아직 멀었죠, 뭐, 네  [남자1의 웃음]

 

 [여자의 탄성]  (남자1) 아, 예, 아, 예

 

 근데 무슨 용건으로?

 

 (여자) 저희는 외국인분들을 위한  [흥미로운 음악]

 

 한국어 교재를 연구하는 학생들이에요

 

 아, 오, 좋은 일 하시네요?

 

 (남자1) 혹시  시간 잠깐 괜찮으시면, 그

 

 인터뷰에 응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의미심장한 음악]

 

 (여자) 이렇게 한국말 잘하시는 분  찾기가 진짜 어렵거든요

 

 (남자1) 아, 예

 

 [째깍거리는 효과음]

 

 (한스) 네, 뭐, 오래 안 걸리죠?  [웃음소리 효과음]

 

 [남자1의 웃음]  - (여자) 네, 오래 안 걸려요  - (한스) 하시죠

 

 (남자1) 어, 어, 우선, 그

 

 '가장 한국적이다'라는  느낌이 드는 한국말은?

 

 '가장 한국적이다'?

 

 (한스) 음, 저는

 

 개인적으로, 아

 

 이 '효'라는 말이 너무 좋아요

 

 [남자1의 탄성]  그냥 뭐, '러브', '리스펙트' 정도

 

 [고풍스러운 음악]  영어로 번역이 아예 안 되는

 

 정말 엄청난 개념이에요

 

 - (여자) 어머, 대박  - (남자1) 이야, 대박

 

 - (여자) 정말 대단하시다  - (남자1) 오, 이야  [한스의 웃음]

 

 (여자) 한국말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까지  완벽하게 이해하시는 거죠, 이 정도면

 

 아니, 도대체  한국에 몇 년을 계셨길래?

 

 좀 됐죠

 

 [익살스러운 효과음]  쥐꼬리만큼

 

 (여자) 어머, 쥐꼬리, 쥐꼬리, 쥐꼬리  [한스와 남자1의 웃음]

 

 (남자1) 어, 우리, 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혹시 차 한잔 마시면서  얘기를 좀 더 나눌 수 있을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고민하는 숨소리]

 

 친구들이 기다리긴 하는데

 

 (여자) 베푸실 수 있으시겠어요?

 

 [웃음소리 효과음]

 

 네, 뭐, 잠깐이면

 

 (한스) 가시죠

 

 - (남자1) 아, 예, 자, 예  - (여자) 잠깐, '원 미닛'  [웃음소리 효과음]

 

 - (정 여사) 응, 그렇지  - (청소원1) 아유, 저, 쌍피까지

 

 (정 여사) 오메, 오메, 됐어

 

 (청소원2) 아유,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안 붙냐?  [노크 소리가 들린다]

 

 (제이미) 안녕하세요

 

 [청소원들의 다급한 신음]

 

 [청소원들의 어색한 웃음]

 

 우리 도박한 거 아니여

 

 점심 내기로, 재미로 친 겨  [웃음소리 효과음]

 

 (제이미) 네, 여기가 전쟁 나면 숨는…

 

 뭐더라?

 

 (청소원2) 방공호?

 

 네, 그거 맞죠?

 

 (청소원1) 아, 그런가?

 

 전쟁이 나 봤어야 알지  [정 여사의 웃음]

 

 (제이미) 저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 계속하세요

 

 - (청소원2) 어, 아니야  - (청소원1) 우리가 뭣을 했다고

 

 (정 여사) 얼른 가, 그려, 가

 

 (청소원1) 잘 가

 

 (정 여사) 아이고, 잘생겼어

 

 [청소원1이 호응한다]  [청소원2의 탄성]

 

 오메, 이것이 뭣이여?  [웃음소리 효과음]

 

 누가 그런 겨?

 

 걸린 줄 알고 깜짝 놀라 갖고 그랬지

 

 (청소원2) 아, 애들 또  기어들어 올라, 어?

 

 문 닫아걸고 와

 

 아유, 안 뒤야!

 

 저거 망가져 가지고  밖에서밖에 안 열린단 말이여

 

 (정 여사) 저거 안 잠기게  잘 공궈 놔야 뒤야

 

 [청소원들이 호응한다]

 

 (한스) 저한테 막 화를 내시는 거예요

 

 학생을 제압할 때, 뭐  자기 발을 밟았다고 그랬나?

 

 종로에서 뺨 맞고

 

 [남자1이 호응한다]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꼴이네요  그렇죠?

 

 네

 

 근데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예요  [호루라기 효과음]

 

 화풀이가 아니라

 

 (여자) 어머머  난 전혀 몰랐어요, 어머  [웃음소리 효과음]

 

 [여자의 웃음]  (남자1) 그러게, 그러게

 

 [함께 웃는다]

 

 한국 사람인 저보다 낫네요

 

 [사람들의 웃음]

 

 얼굴도 한국 사람처럼  성형을 한번 해 볼까 싶기도 하고

 

 [웃음소리 효과음]  [웃음]

 

 성형하실 필요 전혀 없어요, 아유

 

 (여자) 관상이 너무 좋으세요  [남자1의 탄성]

 

 그런 소리 많이 들었어요  [웃음소리 효과음]

 

 어휴, 근데

 

 '근데'? 왜요?

 

 최근에 무슨 안 좋은 일 있으셨죠?

 

 (남자1) 주변에, 그  돌아가신 분 계시는지…

 

 (한스) 네? 그걸 어떻게…

 

 [흥미로운 음악]  [여자의 한숨]

 

 할머…

 

 니는 아니고  [웃음소리 효과음]

 

 할아버지

 

 - 네, 맞아요!  - (남자1) 맞아

 

 (한스) 할아버지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어요

 

 제가 할아버지 돌아가실 때  한국에 있어서

 

 임종도 못 했거든요

 

 (여자) 그래서  한스 님 할아버님이 한이 맺히셔서

 

 한스 님 주변을  계속, 계속 맴돌고 다니세요  [종이 울리는 효과음]

 

 (남자1) 아유, 아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 제 주변을요?  - (여자) 예

 

 (남자1) 예, 그

 

 한국 전통문화 중에  그, 제사라는 거 아시죠?

 

 아이, 당연히 알죠

 

 어떤 사람들은 뭐, 제사가  귀신을 섬기는 미신이라고 뭐라 하지만

 

 저는 제사라는 건 조상을 추억하고

 

 (한스) 가족 간의 친목을 다지는

 

 정말 좋은 의미를 가진  진짜 훌륭한 문화유산이라고 봐요

 

 정말 대단하다

 

 [여자와 한스의 웃음]  [남자1의 탄성]

 

 한스 님

 

 (여자) 이 기회에  할아버님과 추억을 다시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서  제사 한번 올리시는 게 어떠실까요?

 

 - 해야지  - (여자) 저희가

 

 - 함께 도와드리겠습니다  - (남자1) 아유, 해야 돼, 해야 돼

 

 근데 스웨덴에서 돌아가셨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한국에서 제사를 지내도 돼요?

 

 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그럼요

 

 아니, 이민 가서도  제사 지내는데요, 왜

 

 아, 그래요?

 

 아, 정말 고맙습니다

 

 어떡하면 되나요?

 

 [사이렌이 울린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제이미) 어, 이게 뭐지?

 

 혹시 전쟁?

 

 [무거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주리) 아, 짜릿해

 

 [테리스의 탄성]  자기, 이런 데 어떻게 알고  오자고 한 거야?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테리스) 아주 스페셜하지?

 

 전부터 여기서  꼭 한번 해 보고 싶었거든

 

 으, 변태  [테리스의 웃음]

 

 우리 온수 매트  가지러 온 거 아니었어?

 

 자기 이러려고 오자고 한 거지?

 

 다음엔 옥상 어때, 응?

 

 벌써 급흥분?

 

 [웃음소리 효과음]  [주리의 웃음]

 

 [문소리가 난다]  (세완) 떼먹을 게 없어서  불쌍한 알바들 돈을 떼먹냐?

 

 이 나쁜 새끼야  [함께 놀란다]

 

 아, 이걸 언제 다 치워? 씨, 쯧

 

 [익살스러운 효과음]  얘는 왜 안 와?

 

 호출한 지 10분 다 돼 가는데  이씨, 쯧

 

 이게 죽으려고

 

 (현민) [헐떡거리며]  야, 10분 안 됐지?

 

 [세완의 한숨]  계약 위반 아니다?

 

 2초 오버

 

 [웃음소리 효과음]  어휴, 네가 기숙사 살기가 싫구나?

 

 확 신고한다?

 

 아, 진짜 징하게 부려 먹는다

 

 (현민) 아, 뭐 시킬 건데, 또?  뭐 해, 뭐!

 

 (세완) 나도 시간 없으니까  빨리빨리 하자

 

 저기 쌓아 놓은 박스랑…

 

 (제이미) 얘들아, 큰일 났어

 

 전쟁 났어, 밖의 저 소리 들리지?

 

 뭐야?

 

 얘 지금 사이렌 소리 듣고  진짜 전쟁 난 줄 아는 거야?

 

 야, 야, 야, 진정해, 진정, 워, 워!

 

 그래, '워'!  [웃음소리 효과음]

 

 아, 하필 내가  한국에 오자마자 전쟁이라니

 

 (제이미) 하, 전화는 왜 안 되는 거야?

 

 '오, 마이 갓, 오, 맘'

 

 (세완) 제이미, 전쟁 난 거 아니야

 

 오늘 민방위 훈련 하는 날이잖아  민방위 훈련

 

 민방위 훈련?

 

 [익살스러운 음악]  정기적으로  재난 대피 훈련 하는 거 있어

 

 봐, 사이렌 소리도 멈췄잖아

 

 (제이미) 진짜, 진짜로  전쟁 난 거 아니야?

 

 아유, 오버는

 

 [낮은 목소리로]  '전화는 왜 안 받는 거야?'

 

 '오, 맘, 맘', 씨  [웃음소리 효과음]

 

 너, 그쪽에 박스 쌓아 놓은 거  다 체크하고, 책도

 

 (현민) 와, 이거 둘이 언제 다 해?

 

 둘이라니?

 

 난 설명만 해 주고 가는 거야

 

 네가 다 하는 거야, 정신 차려

 

 와, 인성 오나전 찰지고 오지다, 너

 

 [웃음소리 효과음]

 

 얘들아, 이거 왜 문이 안 열리지?

 

 - (현민) 뭐?  - 어?  [긴장되는 음악]

 

 [문이 덜커덕거린다]

 

 (세완) 아, 왜 이렇게 안 열려?

 

 (현민) 아이, 꼼짝을 안 하네?

 

 아, 완전 꽉 잠겼나 봐, 이씨

 

 (제이미) 전쟁 난 줄 알고  들어오면서 꼭 닫았지

 

 [웃음소리 효과음]  (세완) 바깥에 연락해서  좀 열어 달라고 해야지, 뭐

 

 뭐야, 왜 전화가 안 돼?

 

 야

 

 야, 야, 야, 큰일 났다  여기 신호가 아예 안 잡혀

 

 (현민) 에이, 요새  핸드폰 안 터지는 데가 어디 있어?  [세완의 당황한 신음]

 

 여기 있네?  [웃음소리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아이씨

 

 (세완) 가만

 

 그럼 우리 여기 갇힌 거네?

 

 (제이미) 설마

 

 '설마'?

 

 문은 꼼짝도 안 하고  핸드폰도 안 터지고

 

 내일부터 주말이라  사람들 출근도 안 하는데

 

 그러면 문 열어 줄  가능성도 없는데 '설마'

 

 [짜증 섞인 신음]

 

 아, 진짜

 

 미안, 난 문 고장 난 줄도 모르고…

 

 아, 그럼 월요일 돼서  누가 구해 줄 때까지

 

 (현민) 주말 내내  여기 갇혀 있어야 되는 거야?

 

 월요일이라고  누가 온다는 보장은 있냐고

 

 [세완의 한숨]  (제이미) 낮에 보니까  청소하시는 분들 여기 계시던데?

 

 이제 안 와

 

 아줌마들 맨날 여기서  내기 화투 한다고

 

 내가 아까 신고했어, 씨

 

 (현민) 아이고, 큰일 했네, 큰일 했어

 

 너 맨날 신고해 대다가  언젠가 네 발등 찍을 줄 알았다, 내가

 

 [웃음소리 효과음]  (세완) 아, 빨리 경찰서 가야 한다고!

 

 알바비 떼먹고 토낀  사장 새끼 잡혀 가지고

 

 오늘 저녁까지  꼭 오랬단 말이야, 피해자들

 

 [익살스러운 음악]

 

 비켜

 

 오늘 못 가면  보상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저기요, 저기요, 살려 주세요!  [친구들이 저마다 외친다]

 

 - (제이미) 저기요, 살려 주세요!  - (현민) 살려 주세요!

 

 얘들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현민) 야, 테리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아, 여기 시, 시원해서  가끔 낮잠 자러 오거든?

 

 근데 뭐야, 무슨 일 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민니) 음! 우리 택이 저 콧날 봐

 

 저 얼굴은 아무도 못 당하지

 

 역시 어남택

 

 어차피 덕선이 남편은 택이야!

 

 (학생2) 뭔 소리야? 무조건 어남류지

 

 우리 정환이 팔 근육 못 봤니?

 

 내가 덕선이라면  저 팔 근육에 안기고 싶을걸?

 

 야, 내가 누구니?

 

 중딩 때부터 한국 드라마 보면서  한국말 배운 사람이라고  [학생2의 헛웃음]

 

 무조건 택이야, 택이!

 

 (학생2) 웃기지 마  난 초딩 때부터 봤다고

 

 [민니의 못마땅한 숨소리]  어딜 감히 우리 정환이한테

 

 야!

 

 이미 몇 년 전에 어남택으로  다 끝난 거 갖고 왜 싸우고 난리야?  [웃음소리 효과음]

 

 (카슨) 근데 얘는  민니 너랑 같은 과야?

 

 (민니) 얘? 나랑 고딩 친구인데

 

 맨날 나 따라다니더니

 

 [학생2의 기가 찬 숨소리]  유학까지 따라온 거야

 

 헐, 웃기시네

 

 내가 먼저 K 콘텐츠학과 간다니까  자기가 따라와 놓고

 

 뭐래? 네가 따라온 거잖아!

 

 - (학생2) 네가 따라온 거야!  - (카슨) 야!

 

 (카슨) 둘 다 태국 사람인데  왜 한국말로 싸우냐고

 

 어유, 씨, 다 알아들으니까 짜증 나네  [웃음소리 효과음]

 

 (학생2) [태국어] 뭐가 문제야?  왜 끼어드는 건데?  [익살스러운 음악]

 

 성질이 고약해, 조심해

 

 [웃음소리 효과음]

 

 [한국어]  뭐냐? 너희 나 씹은 거 아니지?

 

 (카슨) 아이씨

 

 [익살스러운 효과음]  배고파서 말이 안 나온다, 아유

 

 (학생2) 이거라도 먹을래? 먹던 건데

 

 (카슨) [놀라며] 와, 생큐!

 

 (쌤) 오, 생큐! 음!  [웃음소리 효과음]

 

 야, 씨, 뭐 하는 짓이야!

 

 선생님! 진정하고 좀만 참으세요

 

 (쌤) 뷔페가 기다리고 있다고  정신 차려

 

 뷔페! 뷔페!

 

 뷔페?  [웃음소리 효과음]

 

 [한숨]

 

 아, 배고파

 

 애들은 한스 한턱 쏘러 가는 거  먹으러 갔을 텐데  [테리스의 한숨]

 

 (현민) 아,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이러다 진짜 굶어 죽겠다!

 

 (테리스) 야, 몇 끼 안 먹는다고, 어?  죽기야 하겠어?

 

 연애 한 번 못 해 보고

 

 이런 데서  허무하게 죽게 될 줄 알았으면

 

 (현민) 에이, 씨

 

 주리 씨한테 좋아한다고  고백이라도 한번 해 볼 걸 그랬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진짜 후회스럽다

 

 (테리스) 그러게 내가 뭐랬어, 응?

 

 그냥 대시하라고

 

 아이씨, 그렇게 말해도 우물쭈물대더니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옆에서 자꾸  주리 씨 더럽게 못생겼다고

 

 [긴장되는 음악]  (현민) 완전 성괴라 그러고

 

 (테리스) 뭐? 내가 언제!

 

 딱 남자 등골 빼먹는  꽃뱀 된장녀처럼 생겼다고

 

 (현민) 남자관계 엄청 복잡하고

 

 성질도 완전 개더럽게 생겼다고

 

 아, 네가 자꾸 그러는 바람에…

 

 (테리스) 네가 하도 빌빌대니까, 어?  [익살스러운 음악]

 

 정신 차리라고 그런 거지!

 

 (현민) 결정적으로

 

 네가 주리 씨랑 나랑  연결시켜 준다고 갔다가

 

 이미 다른 남자 있는 거 같다 그랬잖아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고

 

 완전 바람둥이 개날라리라고!

 

 (테리스) 와, 너 그냥 막장이라고, 어?

 

 [주리의 성난 신음]  [웃음소리 효과음]

 

 (현민) 어, 주리 씨?

 

 어, 주리 씨가 여길 어떻게…

 

 [고풍스러운 음악]

 

 (한스) 씁, 근데

 

 제사상이 너무 간단하지 않아요?

 

 전이랑 나물도 없고

 

 떡이랑 약과도 없고

 

 너무 설렁설렁 하는 거 같은데?

 

 가짓수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이게 정성이 중요한 거죠  [여자가 호응한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멀리 한국까지 오시는데

 

 (한스) 이거밖에  못 드신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마음이 아픈데요?

 

 많은 음식이 중요한 게 절대 아닙니다

 

 (남자1) 어른께서  살아생전에 좋아한 음식

 

 그거 올린다는 마음이면  아주 추, 충분합니다

 

 (한스) 생전에 좋아하시던 거요?

 

 그럼 우리 할아버지가  플레스클레그를 엄청 좋아하셨거든요

 

 - (남자1) 예?  - 플레시레이크?  [웃음소리 효과음]

 

 스웨덴 음식인데요  아, 그걸 올리면 딱 좋겠는데?

 

 스웨덴 음식을 여기서 어떻게 구해요?

 

 그렇죠?

 

 하, 어떡하지?  [흥미로운 음악]

 

 아, 맞는다

 

 저, 플레스클레그가  한국 족발이랑 비슷하거든요?

 

 (한스) 그걸로 하면 되겠다

 

 여기 주변에 족발 가게 없어요?

 

 (여자) 아이, 아니  우리는 안 시켜 먹어 봐서 모르죠  [남자1이 구시렁댄다]

 

 (한스) 아, 배달 앱으로 주문하면 돼요

 

 족발값은 제가 낼게요

 

 [웃음소리 효과음]  [웃음]

 

 [꼬르륵 소리가 난다]

 

 [힘겨운 목소리로]  아, 난 더 이상은 안 될 거 같아

 

 아, 좀만 참아

 

 야, 빨리 전화해 봐

 

 - 한스 이 새끼 어디까지 왔는지  - (쌤) 하, 알았어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야, 한스

 

 언제 와? 여기 난리도 아니야

 

 어? 야  [통화 종료음]

 

 야, 이씨, 끊어? 씨

 

 (쌤) 이게…

 

 [메시지 수신음이 연신 울린다]  이거 뭐야?

 

 (민니) 어?

 

 (쌤) 뭐야?

 

 '우리 할아버지한테  제사 지내는 중이니까'

 

 '좀 있다 연락할게'?

 

 헐, 이거 뭐야?

 

 야, 이거 그거 아니야?  '도를 아십니까'

 

 (쌤) 아, 그  제사 지내게 해 놓고 돈 뜯어먹는

 

 사이비 종교 같은 그 사기꾼들?

 

 아, 한스 얘 낚인 거 맞지?

 

 (쌤) 에이, 설마

 

 한국 잘 안다고 똑똑한 척

 

 에이, 그렇게 다 하면서  그런 데 속겠어?

 

 그러게, 처음 한국 온 외국인이나 속지

 

 나도 맨 처음 와서 아무것도 모를 때  속아서 갔던 적 있거든

 

 [화면을 톡톡 치며] 맞네, 딱 이렇게…

 

 어?  [긴장되는 음악]

 

 여기 내가 갔던 데 같은데?

 

 (민니) [놀라며] 맞아, 맞아

 

 요 뒤의 한복 입은 놈!

 

 아, 이 새끼가 바로  나한테 사기 친 놈이야!

 

 아, 진짜?

 

 야, 그러면  그놈이 아직도 그러고 있는 거야?

 

 아, 실화임?

 

 [민니의 놀란 신음]

 

 이 새끼가…

 

 (민니) 아, 다시 보니까 또 열받네?

 

 근데 여기 어딘지 알 거 같아

 

 (쌤) 뭐야, 뭐야, 어디야, 어디야?

 

 한스 이 새끼, 어?

 

 알바비 받은 거 다 털리기 전에  빨리 가서 구출해 와야지, 어?

 

 야, 씨, 맞아

 

 야, 우리 뷔페가 걸려 있는 거네!  [웃음소리 효과음]

 

 아, 어디야, 어디!

 

 [의미심장한 음악]  아, 그게, 건대 쪽?

 

 아니, 신촌?

 

 아! 기억이 안 나

 

 [쌤이 혀를 쯧 찬다]

 

 근데 그 근처에 가면  어디인지 딱 알 거 같아

 

 가만, 아, 이 사진 자세히 보면  [흥미진진한 음악]

 

 [생각하는 숨소리]

 

 창 너머 교회 탑 같은 거 보이지?

 

 그 뒤에 점만 하게 글자 보이지?

 

 교회 이름 중에 정 자 들어가는 거

 

 [생각하는 숨소리]

 

 나 이거 찾을 수 있을 거 같아  기다려 봐

 

 (주리) 네 여친이 된장녀에 꽃뱀에  날라리라서 좋니, 좋아?  [익살스러운 음악]

 

 (테리스) 아이, 그게 아니라…

 

 (주리) 딴건 다 그렇다 쳐

 

 성괴가 뭐니, 성괴가?  그게 제일 기분 나빠

 

 네가 내 얼굴 갈아엎는 데  돈 한 푼 보태 줬어? 씨

 

 (테리스) 아, 그게 아니라고

 

 자기야, 어, 진정해, 어?  내 말 좀 들어 봐

 

 [테리스의 아파하는 신음]  (현민) 뭘 들어? 이 나쁜 자식아  네가 인간이니?

 

 [웃음소리 효과음]  내가 주리 씨를 그렇게  짝사랑하고 있는 거 빤히 알면서

 

 어떻게 가로챌 수가 있냐고

 

 명색이 절친이라는 놈이  이 쓰레기 새끼야!

 

 (테리스) 아이씨, 야, 그게 아니라고!

 

 아니, 난 너랑 연결시켜 주려고 했다고

 

 근데 너보다  내가 좋다고 덤비는데 어쩌라고!

 

 (주리) 아, 내가 먼저 덤볐다고?

 

 이게 진짜, 씨  [웃음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강아지 좋아하냐고 묻길래  '네' 그랬더니

 

 자기가 술 취하면 개 된다고  보여 주겠다고 꼬셔 가지고  [테리스의 아파하는 신음]

 

 밤새 소주 다섯 병을  먹인 놈이 누군데! 씨

 

 (현민) 와, 이거 진짜 나쁜 놈이네?  [웃음소리 효과음]

 

 아예 처음부터 가로채려고  작정을 하고 있었네

 

 [테리스의 힘겨운 신음]  넌 인간도 아니다, 진짜!

 

 (테리스) 뭐, 뭐, 뭐!

 

 야, 그렇게 좋으면  네가 대시를 했으면 되잖아

 

 쪼다처럼 빌빌대다 뺏긴 게  뭐가 자랑이라고

 

 (세완) 아유, 정신없어, 쯧

 

 뭐야? 그러니까

 

 현민이가 주리 씨를 짝사랑했는데

 

 테리스가 연결해 준다고 나서서

 

 근데 그거를 가로채서  지금 주리 씨랑 동거하고 있다 이거지?

 

 (현민) 아, 그래  완전 인간 말종 아니냐?

 

 아유, 나, 야

 

 솔직히 네가 멍청하고 찌질한 거야

 

 (테리스) 좋아하면서  대시도 못 하는 놈이

 

 무슨 할 말이 있어?

 

 다른 놈이 채 갈 수 있는 거잖아  나 아니라도

 

 근데 내가 나쁜 놈이야?

 

 참, 야, 너희들 어떻게 생각해, 어?

 

 하긴, 뺏긴 놈이 바보지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진 놈이 무슨 할 말이 있겠냐?

 

 (현민) 약육강식의 세상?

 

 그럼 인간이 동물하고 뭐가 달라?

 

 도덕과 윤리가 왜 필요하냐고

 

 친구가 왜 필요하고  우정이 왜 중요하냐고, 어?

 

 야, 제이미, 넌 어떻게 생각해, 어?

 

 음, 내 생각엔

 

 [긴장되는 음악]

 

 (제이미) 현민이 네 말도 맞고

 

 테리스 말도 맞는 거 같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테리스) 아, 지금  그런 애매한 소리 하지 말고

 

 네 입장을 얘기하라고!

 

 그러니까

 

 현민이랑 테리스 둘 다  똑같이 이분을 좋아하는 거잖아

 

 그럼…  [긴장되는 음악]

 

 (제이미) [영어] 솔로몬의 말처럼

 

 [한국어] 반반 쪼개서 나누면 되겠네

 

 [지직 소리가 난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직 소리가 난다]

 

 [어이없는 숨소리]

 

 (주리) 하, 대박

 

 나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웃음소리 효과음]

 

 - (테리스) 그럼 나 위쪽  - (현민) 야, 그럼 난…

 

 (세완) 이것들이 어디서  사람을 물건 취급 해?

 

 - 확 그냥, 쯧  - (제이미) 미안

 

 난 그냥 농담으로…

 

 [한숨]

 

 넌 농담 같은 거 안 어울려, 몰라?  [웃음소리 효과음]

 

 그리고 농담할 게 따로 있지

 

 성희롱에, 인격 모독에

 

 너 여기서 나가면

 

 국가 인권 위원회에  확 신고해 버릴 거야

 

 바보, 아래쪽 골랐어야지

 

 난 히프가 장난이 아니거든  [웃음소리 효과음]

 

 (현민) 어, 이거 뭐야?

 

 (테리스) 어? 누가  과일주 담가 놓은 거 같은데?

 

 (세완) 이거 청소 아줌마들이  숨겨 놓은 거 같은데?

 

 [고풍스러운 음악]

 

 [웃음소리 효과음]

 

 [웃음]

 

 할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남자1) 아, 예, 예, 인제, 저  빨리빨리 저, 제사 시작합시다

 

 [여자가 호응한다]  (한스) 네, 그럴게요

 

 (남자1) 예

 

 잠깐만요  [긴장되는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남자1) 아이, 왜, 왜 또?

 

 아무래도 이 복장이  좀 마음에 걸려서요

 

 (한스) 이렇게 할아버지를 맞이하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요

 

 아니, 그럼 지금 어떡하나요?

 

 (한스) 저기 저분 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웃음소리 효과음]

 

 (친구들) ♪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

 

 [친구들이 노래한다]  (세완) 아, 알겠다고, 아이씨

 

 (친구들) ♪ 쭉쭉쭉쭉 ♪

 

 [세완의 짜증 섞인 신음]  (주리) 아, 빨리 마셔, 벌주 빨리 마셔

 

 (세완) [술 취한 목소리로] 제이미

 

 나 대신 좀 마셔 줘

 

 아니, 나 안 돼

 

 (제이미) 그게…

 

 나 사실 아까부터 터질 거 같아

 

 (테리스) 야, 그냥  저쪽 가서 싸면 되잖아  [웃음소리 효과음]

 

 그걸 왜 참고 앉아 있어?

 

 (제이미) 내가 좀 예민해서  사람들 있는 데서 잘 안되잖아

 

 야, 아무도 안 봐

 

 그냥 가서 해, 우리 안 볼게

 

 아이, 그래도 사람들 있는데 어떻게…

 

 그럼 여기 다 보는 데서  싸는 건 괜찮고?

 

 빨리 가서 해, 그냥

 

 [난감한 숨소리]

 

 - (세완) 안 본다고  - (테리스) 안 봐

 

 (현민) 아, 신경 끌 테니까 가서 봐

 

 - 그래도…  - (세완) 안 본다고!

 

 소리는, 소리는 어쩔 거야?

 

 [웃음소리 효과음]  와, 와!

 

 (친구들) ♪ 냇물아 퍼져라  멀리멀리 퍼져라 ♪

 

 ♪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

 

 [웃음소리 효과음]  ♪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어라 ♪

 

 (현민) 한 번 더!

 

 [친구들이 노래한다]  내가 살다 살다 별짓을 다 한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비장한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꼬르륵 소리가 난다]

 

 (쌤) 하, 어디야?

 

 여기 맞아? 어느 방이야?

 

 아, 여기 맞아!

 

 씁, 어느 문이더라?

 

 (민니) 다 그게 그거 같아

 

 아이고, 아버지

 

 너무 배고파 앞이 안 보여

 

 (쌤) 에헤, 에헤  [웃음소리 효과음]

 

 일로 와, 일로 와, 일로, 응  [카슨의 힘겨운 신음]

 

 [한스가 숨을 하 내뱉는다]

 

 (여자) 자, 자, 자  한 번만 빨리하시면 됩니다

 

 - (여자) 빨리요, 빨리  - (남자1) 예, 예  [한스가 호응한다]

 

 [사람들이 대화한다]  아, 절하는 자세는 괜찮아요?

 

 - 어유, 완벽하세요  - (한스) 안 틀렸어요?

 

 완벽해, 자, 자  [웃음소리 효과음]

 

 - (남자1) 빨리빨리 합시다, 제발 좀  - 네

 

 저, 저  사람들 기다리고 있잖아요, 저기, 예?

 

 그래요, 저분들  비행기 시간 늦어 가지고

 

 - 빨리 가셔야 돼요  - (남자1) 그럼, 그럼, 응

 

 네  [헛기침]

 

 (남자1) 아, 자

 

 (여자) 자  [남자1이 숨을 후 내뱉는다]

 

 [긴장되는 효과음]  어? 맞는다

 

 (여자) 또, 또, 또, 또  또, 또, 또, 또 뭐요!  [웃음소리 효과음]

 

 저기, 원래 제사 땐

 

 문을 열어 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여자의 기가 찬 숨소리]  (한스) 그래야 조상님이  들어오실 수 있잖아요

 

 (남자1) 문 열어!

 

 (여자) 문 좀 열어 주세요  [남자1의 성난 신음]

 

 (쌤) 어, 야, 한스!  잠깐만, 한스, 한스  [흥미진진한 음악]

 

 헤이, 동작 그만, 스톱, 스톱

 

 (한스) 너희들 여기 어떻게 알고 왔어?

 

 - (쌤) 자, 동작 그만  - (카슨) 야, 이 사람들 사기꾼이야!

 

 (카슨) 어? 바보야  조상님이 어쩌고 하면서

 

 제사 핑계로 사기 치는 거라고!

 

 (쌤) 그래! 야, 한국 잘 안다고  잘난 척은 다 하더니

 

 - 이런 건 왜 몰라, 어?  - (한스) 뭐야, 진짜야?

 

 - (여자) 아, 아니에요  - 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야?

 

 (쌤) 뭐 하긴, 우리 얘 친구거든?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외국인들 눈탱이를 치고 그래?  [여자가 변명한다]

 

 나라 망신인 거 몰라!

 

 [여자의 당황한 신음]  [웃음소리 효과음]

 

 야, 야, 야, 알바비  아직 안 털렸지, 어?

 

 (한스) 맞는다  저 족발은 내가 산 건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민니) 빨리 내 돈  내놓으라고, 이 새끼야!  [남자2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2) 아유, 정말!

 

 아유, 도대체 뭔 소리야, 난 모른다고!

 

 네가 그 돌팔이한테 소개한 거잖아

 

 관상 좋아진다고 수술하라고!  [웃음소리 효과음]

 

 (남자2) 아이,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

 

 아, 관상 좋아…

 

 [웃으며] 어유, 야, 이뻐졌다, 야

 

 (민니) 아이씨, 그때 넣은 필러 빼느라  얼마나 개고생한 줄 알아?

 

 그리고 나랑 사귀면서

 

 내 친구랑 양다리 걸쳤다며  이 개새끼야!

 

 (카슨) 아, 또 무슨 소리야, 사귀다니!

 

 (민니) 제사 지내고  한 일주일 이 새끼랑 사귀었거든  [남자2의 헛웃음]

 

 아, 씨발 놈아  빨리 돈 내놔, 빨리, 빨리!  [웃음소리 효과음]

 

 [풀벌레 울음]

 

 [웃음소리 효과음]

 

 (세완) 가지가지 한다, 진짜

 

 [제이미가 피식 웃는다]

 

 [세완이 피식 웃는다]

 

 (세완) 이제 웃기도 하네?

 

 [세완이 피식 웃는다]

 

 술 먹고 좀 진정됐냐?

 

 아까는 금방 죽을 것처럼  오두방정을 떨고 난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전화가 왜 안 되지?'

 

 '오, 마이 갓, 오, 맘'

 

 (제이미) 야, 그땐 진짜  전쟁 난 줄 알고 그랬고

 

 (세완) 으응

 

 미국에서 한국 관련 뉴스 보면  금방이라도 전쟁 날 거 같거든

 

 쯧, 하긴

 

 한국 사람들은 전쟁 안 나도  사는 게 매일 전쟁이지, 뭐

 

 죽어라 공부하고, 죽어라 일하고

 

 죽어라 술 마시고

 

 다 전쟁이다, 전쟁

 

 [피식 웃는다]

 

 그런가?

 

 [잔잔한 음악]  (세완) 넌 전쟁 나는 게  그렇게 무서워?

 

 (제이미) 그럼 죽을 수도 있는데  안 무섭냐?

 

 (세완) 음…

 

 네 인생은 좀 살 만했나 보다

 

 죽는 게 그렇게 무서운 거 보면

 

 나는 전쟁 같은 거, 죽는 거

 

 그런 거 하나도 안 무서운데

 

 그…

 

 빌어먹을 사장 새끼한테  내 알바비 떼인 게 더 무섭다, 씨

 

 겁나 빡세게 일했는데

 

 난 내일 지구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

 

 차라리 한 방에  다 끝나 버렸으면 싶을 때도 많고

 

 아침에 눈 뜨는 게  죽기보다 싫은 날도 많고

 

 (현민) 아, 추워

 

 아, 왜 이렇게 추운 거야?  [웃음소리 효과음]

 

 [신비로운 음악]

 

 [종이 울리는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한스) 할아버지, 오셨어요?

 

 (한스 조부)  한국까지 오느라 좀 고생은 했다만

 

 너 덕분에 오늘 잘 먹었다

 

 (한스) 어?

 

 근데 할아버지  어떻게 한국말을 하세요?

 

 네 꿈이니까  [웃음소리 효과음]

 

 아무튼 이 먼 데서도  네 할아비 기억해 주다니 고맙다, 야

 

 당연하죠

 

 할아버지께서  절 얼마나 아껴 주셨는데요

 

 (한스 조부) 그럼, 그럼

 

 손주 열두 명 중에 널 제일 사랑했지

 

 귀여운 우리 리암

 

 리암은 둘째 형이잖아요  [웃음소리 효과음]

 

 [한스 조부의 당황한 신음]

 

 (한스 조부) 미안하다, 잠시 헷갈렸다

 

 사랑한다, 피터  [익살스러운 효과음]

 

 피터는 셋째 이모 아들이잖아요  [웃음소리 효과음]

 

 전 한스요, 한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면서

 

 (한스) 설마  제 이름도 모르시는 거예요?

 

 할아버지 너무해!

 

 [흥미로운 음악]

 

 [웃음소리 효과음]

 

 [화재 감지기 작동음]

 

 (한스) 할아버지 나빠요

 

 족발값 물어내요, 자, 빨리!  [웃음소리 효과음]

 

 네 이놈!

 

 이게 버르장머리 없이…

 

 [한스 조부의 힘주는 신음]  [한스의 놀란 신음]

 

 [화재 경보음]  뭐야?

 

 아, 꿈이었잖아

 

 무슨 소리지?

 

 (학생3) 불이야, 불이야!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학생들) 불이야!

 

 (학생4) 지하실에 불난 거 같아!  [긴장되는 효과음]

 

 [사이렌이 울린다]  (학생5) 불이야, 불이야!

 

 (쌤) 한 열 명? 열세 명 정도  덩치들이 동시에 덤비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내가 확 돌려서 돌려 차기로  이렇게 딱 한 명 보내고, 어?

 

 동시에 한 명  이렇게 빡 업어 치는데, 어?

 

 야, 근데 귀가 너무 빨개, 지금

 

 허언증 말기다, 말기, 심각해

 

 [웃음소리 효과음]  아무튼 한스는 나 아니었으면

 

 그 사기꾼들한테  아주 이렇게 탈탈 털렸어요, 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쌤) 큰일 날 뻔했다고, 응?

 

 (교수) 제이미, 빨리, 일로 들어와

 

 (제이미) 저기, 교수님, 근데 여기는…

 

 [문이 쾅 닫힌다]  어, 저기…

 

 (교수) 야, 기숙사에는  조용히 얘기할 데가 왜 이렇게 없냐?

 

 어디 다친 데 없고?

 

 자네가 16시간 27분 동안  실종되는 바람에

 

 자네 모친이 난리가 나서

 

 그냥 전용기 타고 오신다고 했어

 

 심지어 미국 대사관에서도  나한테 계속 연락이 오고

 

 어이구, 야

 

 좀 전에 어머니랑 통화해서  이제 괜찮아요

 

 (교수) 월드 스타 중의 슈퍼 월드 스타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바바라 휴스턴의 아들이

 

 한국에 극비리에 와 있는데  무슨 일 나 봐

 

 자네 모친한테 내 모든 걸 걸고  약속을 했거든

 

 자네가 우리 학교 와서 공부하는 거

 

 절대로 절대로 비밀 지키고  안전하게 잘 관리하겠다고 말이야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까  내가 얼마나…

 

 저도 최선을 다해 조용히, 조심히  잘 다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야, 한국말 너무 잘하네

 

 (교수) 그, 다섯 살 때  한국에서 입양 간 걸로 아는데

 

 어떻게 이렇게 한국말을 잘해?

 

 어머니께서 어렸을 때부터

 

 너는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말 잊으면 안 된다고

 

 계속 공부시켜 주셨어요

 

 (교수) 대단하다

 

 역시 월드 스타는 급이 다르다

 

 이러니까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배우로  매년 뽑히시지, 안 그래?

 

 아카데미상도 여러 번 받으셨지?

 

 아, 네

 

 참

 

 근데 자네가 갇혀 있었던 데가  어디라고 했어?

 

 여긴데요  [웃음소리 효과음]

 

 (교수) 어, 여기야?

 

 [교수의 헛웃음]

 

 [코를 킁킁거리며]  어유, 냄새

 

 어떤 놈이 여기다가 오줌을 쌌네?

 

 [웃음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완) 전화 좀 받으라고

 

 사인받아서 빨리 교수님 드려야 되는데

 

 너희 제이미 못 봤어, 제이미?

 

 (쌤) 아니, 못 봤는데

 

 얜 맨날 없어져, 이상해, 애가

 

 야, 또 지하 창고 간 거 아니야?

 

 오줌 싸러  [웃음소리 효과음]

 

 바보냐, 거기를 또 가게?

 

 내가 당분간은 아무도  그쪽 근처도 못 가게 해 놨다, 쯧

 

 [휴대전화 조작음]

 

 [쿵쿵 소리가 연신 들린다]  [웃음소리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 (교수) 살려 주세요!  - (제이미) 살려 주세요!

 

 (교수) 아니, 문을 왜 안 잠그셨대?  아, 나 진짜

 

 (뉴스 속 앵커1)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통화 연결음]

 

 [의미심장한 음악]  (세완) 아,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아, 이 새끼는?

 

 [휴대전화 조작음]  도대체 뭐 하냐? 하, 진짜

 

 (뉴스 속 앵커1) 검찰은  이번 마약 밀매를…

 

 (세완) 아, 받으라고

 

 좀 받아라, 받아라, 아

 

 (뉴스 속 앵커1) 서울 소재 대학교  외국인 기숙사를 대상으로…

 

 (세완) 아, 왜 이렇게…  뭐 하고 다니냐, 진짜?

 

 [세완의 답답한 신음]

 

 [유쾌한 음악]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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