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3
[흥미로운 음악] (쌤) 아, 싫다고!
(민니) 아, 그냥 아귀찜이랑 해산물찜 시키라고!
(쌤) 나 매운 거 못 먹는다고 너는 네 생각만 해, 애가?
야, 아무거나 좀 먹자, 어?
나 오늘 한 끼도 못 먹었어
(현민) 가만
오늘 한스 알바비 받아서 한턱 쏘기로 한 거 아님?
맞는다, 맞는다
야, 한스 돈 생겼을 때 홀랑 벗겨 먹자, 어? [웃음소리 효과음]
(민니) 완전 개이득!
야, 얘들아, 우리 뭐 먹을래?
(민니) 음, 다들 원하는 게 다 다르니까
그냥 뷔페 어때?
학교 앞에 새로 생긴 데 괜찮다던데
- (쌤) 아유, 좋아, 좋아, 좋아 - (현민) 콜, 콜, 콜, 좋아! [세완이 호응한다]
얘들아, 얘들아, 큰일 났어, 큰일!
북한이 미사일 쐈대 뉴스 봤어, 너희들?
[TV 전원음]
(뉴스 속 앵커1) 연산 후도반도 일대에서
오전 6시 17분에 우리 군에 포착됐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뉴스 속 앵커2) 우리 조선의 혁명 무력은
엄숙히 경고한 대로
서울이건 인천이건 부산이건 [익살스러운 효과음]
역적 패당이 숨어 있는
남조선의 모든 것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것을…
저, 저것 봐
[뉴스 속 앵커2가 말한다] 남조선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린다잖아!
전쟁 날 건가 봐, 우리
아이, 오버 떨긴
괜찮아, 전쟁 안 나
(현민) 아이, 쟤네 뻑하면 저래
핵 실험에, 미사일 쏘고…
(카슨) 아, 북한 얘기하니까
평양냉면 먹고 싶다 [웃음소리 효과음]
(쌤) 아이, 무슨 소리야?
냉면은 함흥냉면이지
갈비랑 탁 싸서 먹으면, 카!
(제이미) 얘들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지금 전쟁 날지도 모르는데…
어머, 웬일이야?
장장 커플 이혼한대 지금 기사 뜨고 난리야
(현민) 진짜? 봐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저마다 말한다]
(제이미) 야, 너희 지금 이러고 있을 때 아니야!
북한이 미사일 쏴서 남조선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린다잖아, 지금
야, 느그들
(정 여사) 머리 깜고 머리끄뎅이 내가 치우라고 했냐, 안 했냐?
수챗구녕이 다 막혀 가지고 욕실이 물바다가 됐잖여! [웃음소리 효과음]
노란 머리끄뎅이 누구여, 어?
누구여, 누…
응, 잡았다, 잉
어이 [익살스러운 효과음]
너지?
(카슨) 아유, 기숙사에 노랑머리가 저밖에 없어요?
아, 왜 나한테만 뭐라 그래요?
날 잡고 머리 깜는 드러운 노랑머리는 너뿐이잖여 [웃음소리 효과음]
날 잡고 머리 감는 건 사실인데요
(카슨) 일주일째 머리 안 감았어요, 응?
한번 맡아 보세요 [정 여사의 당황한 신음]
[날렵한 효과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정 여사) 오메, 오메, 오메
오메, 머리에서 발 냄새가 나냐, 아 [웃음소리 효과음]
하여간 내가 아주 그냥 잡히기만 혀 봐 내가 아주 그냥, 어?
이놈의 기숙사를 그냥 내가
-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겨 - (뉴스 속 앵커2) 불바다로 만들 것을
[정 여사의 못마땅한 신음] (뉴스 속 앵커2) 엄숙히 경고한다
아, 전쟁 날지도 모른다는데 도대체 왜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흥미로운 효과음]
(여자) 얼굴에 광이 나세요, 자매님
- (학생1) 아니에요, 죄송해요 - (남자1) 네, 네
(여자) 자매님 조상님 덕을 보실 수 있는…
(남자1) 아, 저, 어
[영어] 실례합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한국어] 저요?
스웨덴에서 왔는데요?
- 한국말 엄청 잘하시네요? - (남자1) [웃으며] 잘하시네
쪼끔 하는 편이긴 한데 [웃음소리 효과음]
- (여자) 어, '쪼끔' - (한스) 아직 멀었죠, 뭐, 네 [남자1의 웃음]
[여자의 탄성] (남자1) 아, 예, 아, 예
근데 무슨 용건으로?
(여자) 저희는 외국인분들을 위한 [흥미로운 음악]
한국어 교재를 연구하는 학생들이에요
아, 오, 좋은 일 하시네요?
(남자1) 혹시 시간 잠깐 괜찮으시면, 그
인터뷰에 응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의미심장한 음악]
(여자) 이렇게 한국말 잘하시는 분 찾기가 진짜 어렵거든요
(남자1) 아, 예
[째깍거리는 효과음]
(한스) 네, 뭐, 오래 안 걸리죠? [웃음소리 효과음]
[남자1의 웃음] - (여자) 네, 오래 안 걸려요 - (한스) 하시죠
(남자1) 어, 어, 우선, 그
'가장 한국적이다'라는 느낌이 드는 한국말은?
'가장 한국적이다'?
(한스) 음, 저는
개인적으로, 아
이 '효'라는 말이 너무 좋아요
[남자1의 탄성] 그냥 뭐, '러브', '리스펙트' 정도
[고풍스러운 음악] 영어로 번역이 아예 안 되는
정말 엄청난 개념이에요
- (여자) 어머, 대박 - (남자1) 이야, 대박
- (여자) 정말 대단하시다 - (남자1) 오, 이야 [한스의 웃음]
(여자) 한국말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까지 완벽하게 이해하시는 거죠, 이 정도면
아니, 도대체 한국에 몇 년을 계셨길래?
좀 됐죠
[익살스러운 효과음] 쥐꼬리만큼
(여자) 어머, 쥐꼬리, 쥐꼬리, 쥐꼬리 [한스와 남자1의 웃음]
(남자1) 어, 우리, 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혹시 차 한잔 마시면서 얘기를 좀 더 나눌 수 있을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고민하는 숨소리]
친구들이 기다리긴 하는데
(여자) 베푸실 수 있으시겠어요?
[웃음소리 효과음]
네, 뭐, 잠깐이면
(한스) 가시죠
- (남자1) 아, 예, 자, 예 - (여자) 잠깐, '원 미닛' [웃음소리 효과음]
- (정 여사) 응, 그렇지 - (청소원1) 아유, 저, 쌍피까지
(정 여사) 오메, 오메, 됐어
(청소원2) 아유,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안 붙냐? [노크 소리가 들린다]
(제이미) 안녕하세요
[청소원들의 다급한 신음]
[청소원들의 어색한 웃음]
우리 도박한 거 아니여
점심 내기로, 재미로 친 겨 [웃음소리 효과음]
(제이미) 네, 여기가 전쟁 나면 숨는…
뭐더라?
(청소원2) 방공호?
네, 그거 맞죠?
(청소원1) 아, 그런가?
전쟁이 나 봤어야 알지 [정 여사의 웃음]
(제이미) 저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 계속하세요
- (청소원2) 어, 아니야 - (청소원1) 우리가 뭣을 했다고
(정 여사) 얼른 가, 그려, 가
(청소원1) 잘 가
(정 여사) 아이고, 잘생겼어
[청소원1이 호응한다] [청소원2의 탄성]
오메, 이것이 뭣이여? [웃음소리 효과음]
누가 그런 겨?
걸린 줄 알고 깜짝 놀라 갖고 그랬지
(청소원2) 아, 애들 또 기어들어 올라, 어?
문 닫아걸고 와
아유, 안 뒤야!
저거 망가져 가지고 밖에서밖에 안 열린단 말이여
(정 여사) 저거 안 잠기게 잘 공궈 놔야 뒤야
[청소원들이 호응한다]
(한스) 저한테 막 화를 내시는 거예요
학생을 제압할 때, 뭐 자기 발을 밟았다고 그랬나?
종로에서 뺨 맞고
[남자1이 호응한다]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꼴이네요 그렇죠?
네
근데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예요 [호루라기 효과음]
화풀이가 아니라
(여자) 어머머 난 전혀 몰랐어요, 어머 [웃음소리 효과음]
[여자의 웃음] (남자1) 그러게, 그러게
[함께 웃는다]
한국 사람인 저보다 낫네요
[사람들의 웃음]
얼굴도 한국 사람처럼 성형을 한번 해 볼까 싶기도 하고
[웃음소리 효과음] [웃음]
성형하실 필요 전혀 없어요, 아유
(여자) 관상이 너무 좋으세요 [남자1의 탄성]
그런 소리 많이 들었어요 [웃음소리 효과음]
어휴, 근데
'근데'? 왜요?
최근에 무슨 안 좋은 일 있으셨죠?
(남자1) 주변에, 그 돌아가신 분 계시는지…
(한스) 네? 그걸 어떻게…
[흥미로운 음악] [여자의 한숨]
할머…
니는 아니고 [웃음소리 효과음]
할아버지
- 네, 맞아요! - (남자1) 맞아
(한스) 할아버지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어요
제가 할아버지 돌아가실 때 한국에 있어서
임종도 못 했거든요
(여자) 그래서 한스 님 할아버님이 한이 맺히셔서
한스 님 주변을 계속, 계속 맴돌고 다니세요 [종이 울리는 효과음]
(남자1) 아유, 아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 제 주변을요? - (여자) 예
(남자1) 예, 그
한국 전통문화 중에 그, 제사라는 거 아시죠?
아이, 당연히 알죠
어떤 사람들은 뭐, 제사가 귀신을 섬기는 미신이라고 뭐라 하지만
저는 제사라는 건 조상을 추억하고
(한스) 가족 간의 친목을 다지는
정말 좋은 의미를 가진 진짜 훌륭한 문화유산이라고 봐요
정말 대단하다
[여자와 한스의 웃음] [남자1의 탄성]
한스 님
(여자) 이 기회에 할아버님과 추억을 다시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서 제사 한번 올리시는 게 어떠실까요?
- 해야지 - (여자) 저희가
- 함께 도와드리겠습니다 - (남자1) 아유, 해야 돼, 해야 돼
근데 스웨덴에서 돌아가셨는데 [의미심장한 음악]
한국에서 제사를 지내도 돼요?
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그럼요
아니, 이민 가서도 제사 지내는데요, 왜
아, 그래요?
아, 정말 고맙습니다
어떡하면 되나요?
[사이렌이 울린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제이미) 어, 이게 뭐지?
혹시 전쟁?
[무거운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주리) 아, 짜릿해
[테리스의 탄성] 자기, 이런 데 어떻게 알고 오자고 한 거야?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테리스) 아주 스페셜하지?
전부터 여기서 꼭 한번 해 보고 싶었거든
으, 변태 [테리스의 웃음]
우리 온수 매트 가지러 온 거 아니었어?
자기 이러려고 오자고 한 거지?
다음엔 옥상 어때, 응?
벌써 급흥분?
[웃음소리 효과음] [주리의 웃음]
[문소리가 난다] (세완) 떼먹을 게 없어서 불쌍한 알바들 돈을 떼먹냐?
이 나쁜 새끼야 [함께 놀란다]
아, 이걸 언제 다 치워? 씨, 쯧
[익살스러운 효과음] 얘는 왜 안 와?
호출한 지 10분 다 돼 가는데 이씨, 쯧
이게 죽으려고
(현민) [헐떡거리며] 야, 10분 안 됐지?
[세완의 한숨] 계약 위반 아니다?
2초 오버
[웃음소리 효과음] 어휴, 네가 기숙사 살기가 싫구나?
확 신고한다?
아, 진짜 징하게 부려 먹는다
(현민) 아, 뭐 시킬 건데, 또? 뭐 해, 뭐!
(세완) 나도 시간 없으니까 빨리빨리 하자
저기 쌓아 놓은 박스랑…
(제이미) 얘들아, 큰일 났어
전쟁 났어, 밖의 저 소리 들리지?
뭐야?
얘 지금 사이렌 소리 듣고 진짜 전쟁 난 줄 아는 거야?
야, 야, 야, 진정해, 진정, 워, 워!
그래, '워'! [웃음소리 효과음]
아, 하필 내가 한국에 오자마자 전쟁이라니
(제이미) 하, 전화는 왜 안 되는 거야?
'오, 마이 갓, 오, 맘'
(세완) 제이미, 전쟁 난 거 아니야
오늘 민방위 훈련 하는 날이잖아 민방위 훈련
민방위 훈련?
[익살스러운 음악] 정기적으로 재난 대피 훈련 하는 거 있어
봐, 사이렌 소리도 멈췄잖아
(제이미) 진짜, 진짜로 전쟁 난 거 아니야?
아유, 오버는
[낮은 목소리로] '전화는 왜 안 받는 거야?'
'오, 맘, 맘', 씨 [웃음소리 효과음]
너, 그쪽에 박스 쌓아 놓은 거 다 체크하고, 책도
(현민) 와, 이거 둘이 언제 다 해?
둘이라니?
난 설명만 해 주고 가는 거야
네가 다 하는 거야, 정신 차려
와, 인성 오나전 찰지고 오지다, 너
[웃음소리 효과음]
얘들아, 이거 왜 문이 안 열리지?
- (현민) 뭐? - 어? [긴장되는 음악]
[문이 덜커덕거린다]
(세완) 아, 왜 이렇게 안 열려?
(현민) 아이, 꼼짝을 안 하네?
아, 완전 꽉 잠겼나 봐, 이씨
(제이미) 전쟁 난 줄 알고 들어오면서 꼭 닫았지
[웃음소리 효과음] (세완) 바깥에 연락해서 좀 열어 달라고 해야지, 뭐
뭐야, 왜 전화가 안 돼?
야
야, 야, 야, 큰일 났다 여기 신호가 아예 안 잡혀
(현민) 에이, 요새 핸드폰 안 터지는 데가 어디 있어? [세완의 당황한 신음]
여기 있네? [웃음소리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아이씨
(세완) 가만
그럼 우리 여기 갇힌 거네?
(제이미) 설마
'설마'?
문은 꼼짝도 안 하고 핸드폰도 안 터지고
내일부터 주말이라 사람들 출근도 안 하는데
그러면 문 열어 줄 가능성도 없는데 '설마'
[짜증 섞인 신음]
아, 진짜
미안, 난 문 고장 난 줄도 모르고…
아, 그럼 월요일 돼서 누가 구해 줄 때까지
(현민) 주말 내내 여기 갇혀 있어야 되는 거야?
월요일이라고 누가 온다는 보장은 있냐고
[세완의 한숨] (제이미) 낮에 보니까 청소하시는 분들 여기 계시던데?
이제 안 와
아줌마들 맨날 여기서 내기 화투 한다고
내가 아까 신고했어, 씨
(현민) 아이고, 큰일 했네, 큰일 했어
너 맨날 신고해 대다가 언젠가 네 발등 찍을 줄 알았다, 내가
[웃음소리 효과음] (세완) 아, 빨리 경찰서 가야 한다고!
알바비 떼먹고 토낀 사장 새끼 잡혀 가지고
오늘 저녁까지 꼭 오랬단 말이야, 피해자들
[익살스러운 음악]
비켜
오늘 못 가면 보상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저기요, 저기요, 살려 주세요! [친구들이 저마다 외친다]
- (제이미) 저기요, 살려 주세요! - (현민) 살려 주세요!
얘들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현민) 야, 테리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아, 여기 시, 시원해서 가끔 낮잠 자러 오거든?
근데 뭐야, 무슨 일 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민니) 음! 우리 택이 저 콧날 봐
저 얼굴은 아무도 못 당하지
역시 어남택
어차피 덕선이 남편은 택이야!
(학생2) 뭔 소리야? 무조건 어남류지
우리 정환이 팔 근육 못 봤니?
내가 덕선이라면 저 팔 근육에 안기고 싶을걸?
야, 내가 누구니?
중딩 때부터 한국 드라마 보면서 한국말 배운 사람이라고 [학생2의 헛웃음]
무조건 택이야, 택이!
(학생2) 웃기지 마 난 초딩 때부터 봤다고
[민니의 못마땅한 숨소리] 어딜 감히 우리 정환이한테
야!
이미 몇 년 전에 어남택으로 다 끝난 거 갖고 왜 싸우고 난리야? [웃음소리 효과음]
(카슨) 근데 얘는 민니 너랑 같은 과야?
(민니) 얘? 나랑 고딩 친구인데
맨날 나 따라다니더니
[학생2의 기가 찬 숨소리] 유학까지 따라온 거야
헐, 웃기시네
내가 먼저 K 콘텐츠학과 간다니까 자기가 따라와 놓고
뭐래? 네가 따라온 거잖아!
- (학생2) 네가 따라온 거야! - (카슨) 야!
(카슨) 둘 다 태국 사람인데 왜 한국말로 싸우냐고
어유, 씨, 다 알아들으니까 짜증 나네 [웃음소리 효과음]
(학생2) [태국어] 뭐가 문제야? 왜 끼어드는 건데? [익살스러운 음악]
성질이 고약해, 조심해
[웃음소리 효과음]
[한국어] 뭐냐? 너희 나 씹은 거 아니지?
(카슨) 아이씨
[익살스러운 효과음] 배고파서 말이 안 나온다, 아유
(학생2) 이거라도 먹을래? 먹던 건데
(카슨) [놀라며] 와, 생큐!
(쌤) 오, 생큐! 음! [웃음소리 효과음]
야, 씨, 뭐 하는 짓이야!
선생님! 진정하고 좀만 참으세요
(쌤) 뷔페가 기다리고 있다고 정신 차려
뷔페! 뷔페!
뷔페? [웃음소리 효과음]
[한숨]
아, 배고파
애들은 한스 한턱 쏘러 가는 거 먹으러 갔을 텐데 [테리스의 한숨]
(현민) 아,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이러다 진짜 굶어 죽겠다!
(테리스) 야, 몇 끼 안 먹는다고, 어? 죽기야 하겠어?
연애 한 번 못 해 보고
이런 데서 허무하게 죽게 될 줄 알았으면
(현민) 에이, 씨
주리 씨한테 좋아한다고 고백이라도 한번 해 볼 걸 그랬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 진짜 후회스럽다
(테리스) 그러게 내가 뭐랬어, 응?
그냥 대시하라고
아이씨, 그렇게 말해도 우물쭈물대더니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옆에서 자꾸 주리 씨 더럽게 못생겼다고
[긴장되는 음악] (현민) 완전 성괴라 그러고
(테리스) 뭐? 내가 언제!
딱 남자 등골 빼먹는 꽃뱀 된장녀처럼 생겼다고
(현민) 남자관계 엄청 복잡하고
성질도 완전 개더럽게 생겼다고
아, 네가 자꾸 그러는 바람에…
(테리스) 네가 하도 빌빌대니까, 어? [익살스러운 음악]
정신 차리라고 그런 거지!
(현민) 결정적으로
네가 주리 씨랑 나랑 연결시켜 준다고 갔다가
이미 다른 남자 있는 거 같다 그랬잖아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고
완전 바람둥이 개날라리라고!
(테리스) 와, 너 그냥 막장이라고, 어?
[주리의 성난 신음] [웃음소리 효과음]
(현민) 어, 주리 씨?
어, 주리 씨가 여길 어떻게…
[고풍스러운 음악]
(한스) 씁, 근데
제사상이 너무 간단하지 않아요?
전이랑 나물도 없고
떡이랑 약과도 없고
너무 설렁설렁 하는 거 같은데?
가짓수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이게 정성이 중요한 거죠 [여자가 호응한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멀리 한국까지 오시는데
(한스) 이거밖에 못 드신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마음이 아픈데요?
많은 음식이 중요한 게 절대 아닙니다
(남자1) 어른께서 살아생전에 좋아한 음식
그거 올린다는 마음이면 아주 추, 충분합니다
(한스) 생전에 좋아하시던 거요?
그럼 우리 할아버지가 플레스클레그를 엄청 좋아하셨거든요
- (남자1) 예? - 플레시레이크? [웃음소리 효과음]
스웨덴 음식인데요 아, 그걸 올리면 딱 좋겠는데?
스웨덴 음식을 여기서 어떻게 구해요?
그렇죠?
하, 어떡하지? [흥미로운 음악]
아, 맞는다
저, 플레스클레그가 한국 족발이랑 비슷하거든요?
(한스) 그걸로 하면 되겠다
여기 주변에 족발 가게 없어요?
(여자) 아이, 아니 우리는 안 시켜 먹어 봐서 모르죠 [남자1이 구시렁댄다]
(한스) 아, 배달 앱으로 주문하면 돼요
족발값은 제가 낼게요
[웃음소리 효과음] [웃음]
[꼬르륵 소리가 난다]
[힘겨운 목소리로] 아, 난 더 이상은 안 될 거 같아
아, 좀만 참아
야, 빨리 전화해 봐
- 한스 이 새끼 어디까지 왔는지 - (쌤) 하, 알았어 [통화 연결음]
여보세요, 야, 한스
언제 와? 여기 난리도 아니야
어? 야 [통화 종료음]
야, 이씨, 끊어? 씨
(쌤) 이게…
[메시지 수신음이 연신 울린다] 이거 뭐야?
(민니) 어?
(쌤) 뭐야?
'우리 할아버지한테 제사 지내는 중이니까'
'좀 있다 연락할게'?
헐, 이거 뭐야?
야, 이거 그거 아니야? '도를 아십니까'
(쌤) 아, 그 제사 지내게 해 놓고 돈 뜯어먹는
사이비 종교 같은 그 사기꾼들?
아, 한스 얘 낚인 거 맞지?
(쌤) 에이, 설마
한국 잘 안다고 똑똑한 척
에이, 그렇게 다 하면서 그런 데 속겠어?
그러게, 처음 한국 온 외국인이나 속지
나도 맨 처음 와서 아무것도 모를 때 속아서 갔던 적 있거든
[화면을 톡톡 치며] 맞네, 딱 이렇게…
어? [긴장되는 음악]
여기 내가 갔던 데 같은데?
(민니) [놀라며] 맞아, 맞아
요 뒤의 한복 입은 놈!
아, 이 새끼가 바로 나한테 사기 친 놈이야!
아, 진짜?
야, 그러면 그놈이 아직도 그러고 있는 거야?
아, 실화임?
[민니의 놀란 신음]
이 새끼가…
(민니) 아, 다시 보니까 또 열받네?
근데 여기 어딘지 알 거 같아
(쌤) 뭐야, 뭐야, 어디야, 어디야?
한스 이 새끼, 어?
알바비 받은 거 다 털리기 전에 빨리 가서 구출해 와야지, 어?
야, 씨, 맞아
야, 우리 뷔페가 걸려 있는 거네! [웃음소리 효과음]
아, 어디야, 어디!
[의미심장한 음악] 아, 그게, 건대 쪽?
아니, 신촌?
아! 기억이 안 나
[쌤이 혀를 쯧 찬다]
근데 그 근처에 가면 어디인지 딱 알 거 같아
가만, 아, 이 사진 자세히 보면 [흥미진진한 음악]
[생각하는 숨소리]
창 너머 교회 탑 같은 거 보이지?
그 뒤에 점만 하게 글자 보이지?
교회 이름 중에 정 자 들어가는 거
[생각하는 숨소리]
나 이거 찾을 수 있을 거 같아 기다려 봐
(주리) 네 여친이 된장녀에 꽃뱀에 날라리라서 좋니, 좋아? [익살스러운 음악]
(테리스) 아이, 그게 아니라…
(주리) 딴건 다 그렇다 쳐
성괴가 뭐니, 성괴가? 그게 제일 기분 나빠
네가 내 얼굴 갈아엎는 데 돈 한 푼 보태 줬어? 씨
(테리스) 아, 그게 아니라고
자기야, 어, 진정해, 어? 내 말 좀 들어 봐
[테리스의 아파하는 신음] (현민) 뭘 들어? 이 나쁜 자식아 네가 인간이니?
[웃음소리 효과음] 내가 주리 씨를 그렇게 짝사랑하고 있는 거 빤히 알면서
어떻게 가로챌 수가 있냐고
명색이 절친이라는 놈이 이 쓰레기 새끼야!
(테리스) 아이씨, 야, 그게 아니라고!
아니, 난 너랑 연결시켜 주려고 했다고
근데 너보다 내가 좋다고 덤비는데 어쩌라고!
(주리) 아, 내가 먼저 덤볐다고?
이게 진짜, 씨 [웃음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강아지 좋아하냐고 묻길래 '네' 그랬더니
자기가 술 취하면 개 된다고 보여 주겠다고 꼬셔 가지고 [테리스의 아파하는 신음]
밤새 소주 다섯 병을 먹인 놈이 누군데! 씨
(현민) 와, 이거 진짜 나쁜 놈이네? [웃음소리 효과음]
아예 처음부터 가로채려고 작정을 하고 있었네
[테리스의 힘겨운 신음] 넌 인간도 아니다, 진짜!
(테리스) 뭐, 뭐, 뭐!
야, 그렇게 좋으면 네가 대시를 했으면 되잖아
쪼다처럼 빌빌대다 뺏긴 게 뭐가 자랑이라고
(세완) 아유, 정신없어, 쯧
뭐야? 그러니까
현민이가 주리 씨를 짝사랑했는데
테리스가 연결해 준다고 나서서
근데 그거를 가로채서 지금 주리 씨랑 동거하고 있다 이거지?
(현민) 아, 그래 완전 인간 말종 아니냐?
아유, 나, 야
솔직히 네가 멍청하고 찌질한 거야
(테리스) 좋아하면서 대시도 못 하는 놈이
무슨 할 말이 있어?
다른 놈이 채 갈 수 있는 거잖아 나 아니라도
근데 내가 나쁜 놈이야?
참, 야, 너희들 어떻게 생각해, 어?
하긴, 뺏긴 놈이 바보지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진 놈이 무슨 할 말이 있겠냐?
(현민) 약육강식의 세상?
그럼 인간이 동물하고 뭐가 달라?
도덕과 윤리가 왜 필요하냐고
친구가 왜 필요하고 우정이 왜 중요하냐고, 어?
야, 제이미, 넌 어떻게 생각해, 어?
음, 내 생각엔
[긴장되는 음악]
(제이미) 현민이 네 말도 맞고
테리스 말도 맞는 거 같아
[익살스러운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테리스) 아, 지금 그런 애매한 소리 하지 말고
네 입장을 얘기하라고!
그러니까
현민이랑 테리스 둘 다 똑같이 이분을 좋아하는 거잖아
그럼… [긴장되는 음악]
(제이미) [영어] 솔로몬의 말처럼
[한국어] 반반 쪼개서 나누면 되겠네
[지직 소리가 난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지직 소리가 난다]
[어이없는 숨소리]
(주리) 하, 대박
나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웃음소리 효과음]
- (테리스) 그럼 나 위쪽 - (현민) 야, 그럼 난…
(세완) 이것들이 어디서 사람을 물건 취급 해?
- 확 그냥, 쯧 - (제이미) 미안
난 그냥 농담으로…
[한숨]
넌 농담 같은 거 안 어울려, 몰라? [웃음소리 효과음]
그리고 농담할 게 따로 있지
성희롱에, 인격 모독에
너 여기서 나가면
국가 인권 위원회에 확 신고해 버릴 거야
바보, 아래쪽 골랐어야지
난 히프가 장난이 아니거든 [웃음소리 효과음]
(현민) 어, 이거 뭐야?
(테리스) 어? 누가 과일주 담가 놓은 거 같은데?
(세완) 이거 청소 아줌마들이 숨겨 놓은 거 같은데?
[고풍스러운 음악]
[웃음소리 효과음]
[웃음]
할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남자1) 아, 예, 예, 인제, 저 빨리빨리 저, 제사 시작합시다
[여자가 호응한다] (한스) 네, 그럴게요
(남자1) 예
잠깐만요 [긴장되는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남자1) 아이, 왜, 왜 또?
아무래도 이 복장이 좀 마음에 걸려서요
(한스) 이렇게 할아버지를 맞이하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요
아니, 그럼 지금 어떡하나요?
(한스) 저기 저분 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웃음소리 효과음]
(친구들) ♪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
[친구들이 노래한다] (세완) 아, 알겠다고, 아이씨
(친구들) ♪ 쭉쭉쭉쭉 ♪
[세완의 짜증 섞인 신음] (주리) 아, 빨리 마셔, 벌주 빨리 마셔
(세완) [술 취한 목소리로] 제이미
나 대신 좀 마셔 줘
아니, 나 안 돼
(제이미) 그게…
나 사실 아까부터 터질 거 같아
(테리스) 야, 그냥 저쪽 가서 싸면 되잖아 [웃음소리 효과음]
그걸 왜 참고 앉아 있어?
(제이미) 내가 좀 예민해서 사람들 있는 데서 잘 안되잖아
야, 아무도 안 봐
그냥 가서 해, 우리 안 볼게
아이, 그래도 사람들 있는데 어떻게…
그럼 여기 다 보는 데서 싸는 건 괜찮고?
빨리 가서 해, 그냥
[난감한 숨소리]
- (세완) 안 본다고 - (테리스) 안 봐
(현민) 아, 신경 끌 테니까 가서 봐
- 그래도… - (세완) 안 본다고!
소리는, 소리는 어쩔 거야?
[웃음소리 효과음] 와, 와!
(친구들) ♪ 냇물아 퍼져라 멀리멀리 퍼져라 ♪
♪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
[웃음소리 효과음] ♪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어라 ♪
(현민) 한 번 더!
[친구들이 노래한다] 내가 살다 살다 별짓을 다 한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비장한 효과음]
[흥미로운 음악] [꼬르륵 소리가 난다]
(쌤) 하, 어디야?
여기 맞아? 어느 방이야?
아, 여기 맞아!
씁, 어느 문이더라?
(민니) 다 그게 그거 같아
아이고, 아버지
너무 배고파 앞이 안 보여
(쌤) 에헤, 에헤 [웃음소리 효과음]
일로 와, 일로 와, 일로, 응 [카슨의 힘겨운 신음]
[한스가 숨을 하 내뱉는다]
(여자) 자, 자, 자 한 번만 빨리하시면 됩니다
- (여자) 빨리요, 빨리 - (남자1) 예, 예 [한스가 호응한다]
[사람들이 대화한다] 아, 절하는 자세는 괜찮아요?
- 어유, 완벽하세요 - (한스) 안 틀렸어요?
완벽해, 자, 자 [웃음소리 효과음]
- (남자1) 빨리빨리 합시다, 제발 좀 - 네
저, 저 사람들 기다리고 있잖아요, 저기, 예?
그래요, 저분들 비행기 시간 늦어 가지고
- 빨리 가셔야 돼요 - (남자1) 그럼, 그럼, 응
네 [헛기침]
(남자1) 아, 자
(여자) 자 [남자1이 숨을 후 내뱉는다]
[긴장되는 효과음] 어? 맞는다
(여자) 또, 또, 또, 또 또, 또, 또, 또 뭐요! [웃음소리 효과음]
저기, 원래 제사 땐
문을 열어 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여자의 기가 찬 숨소리] (한스) 그래야 조상님이 들어오실 수 있잖아요
(남자1) 문 열어!
(여자) 문 좀 열어 주세요 [남자1의 성난 신음]
(쌤) 어, 야, 한스! 잠깐만, 한스, 한스 [흥미진진한 음악]
헤이, 동작 그만, 스톱, 스톱
(한스) 너희들 여기 어떻게 알고 왔어?
- (쌤) 자, 동작 그만 - (카슨) 야, 이 사람들 사기꾼이야!
(카슨) 어? 바보야 조상님이 어쩌고 하면서
제사 핑계로 사기 치는 거라고!
(쌤) 그래! 야, 한국 잘 안다고 잘난 척은 다 하더니
- 이런 건 왜 몰라, 어? - (한스) 뭐야, 진짜야?
- (여자) 아, 아니에요 - 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야?
(쌤) 뭐 하긴, 우리 얘 친구거든?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외국인들 눈탱이를 치고 그래? [여자가 변명한다]
나라 망신인 거 몰라!
[여자의 당황한 신음] [웃음소리 효과음]
야, 야, 야, 알바비 아직 안 털렸지, 어?
(한스) 맞는다 저 족발은 내가 산 건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민니) 빨리 내 돈 내놓으라고, 이 새끼야! [남자2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2) 아유, 정말!
아유, 도대체 뭔 소리야, 난 모른다고!
네가 그 돌팔이한테 소개한 거잖아
관상 좋아진다고 수술하라고! [웃음소리 효과음]
(남자2) 아이,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
아, 관상 좋아…
[웃으며] 어유, 야, 이뻐졌다, 야
(민니) 아이씨, 그때 넣은 필러 빼느라 얼마나 개고생한 줄 알아?
그리고 나랑 사귀면서
내 친구랑 양다리 걸쳤다며 이 개새끼야!
(카슨) 아, 또 무슨 소리야, 사귀다니!
(민니) 제사 지내고 한 일주일 이 새끼랑 사귀었거든 [남자2의 헛웃음]
아, 씨발 놈아 빨리 돈 내놔, 빨리, 빨리! [웃음소리 효과음]
[풀벌레 울음]
[웃음소리 효과음]
(세완) 가지가지 한다, 진짜
[제이미가 피식 웃는다]
[세완이 피식 웃는다]
(세완) 이제 웃기도 하네?
[세완이 피식 웃는다]
술 먹고 좀 진정됐냐?
아까는 금방 죽을 것처럼 오두방정을 떨고 난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전화가 왜 안 되지?'
'오, 마이 갓, 오, 맘'
(제이미) 야, 그땐 진짜 전쟁 난 줄 알고 그랬고
(세완) 으응
미국에서 한국 관련 뉴스 보면 금방이라도 전쟁 날 거 같거든
쯧, 하긴
한국 사람들은 전쟁 안 나도 사는 게 매일 전쟁이지, 뭐
죽어라 공부하고, 죽어라 일하고
죽어라 술 마시고
다 전쟁이다, 전쟁
[피식 웃는다]
그런가?
[잔잔한 음악] (세완) 넌 전쟁 나는 게 그렇게 무서워?
(제이미) 그럼 죽을 수도 있는데 안 무섭냐?
(세완) 음…
네 인생은 좀 살 만했나 보다
죽는 게 그렇게 무서운 거 보면
나는 전쟁 같은 거, 죽는 거
그런 거 하나도 안 무서운데
그…
빌어먹을 사장 새끼한테 내 알바비 떼인 게 더 무섭다, 씨
겁나 빡세게 일했는데
난 내일 지구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
차라리 한 방에 다 끝나 버렸으면 싶을 때도 많고
아침에 눈 뜨는 게 죽기보다 싫은 날도 많고
(현민) 아, 추워
아, 왜 이렇게 추운 거야? [웃음소리 효과음]
[신비로운 음악]
[종이 울리는 효과음]
[웃음소리 효과음]
(한스) 할아버지, 오셨어요?
(한스 조부) 한국까지 오느라 좀 고생은 했다만
너 덕분에 오늘 잘 먹었다
(한스) 어?
근데 할아버지 어떻게 한국말을 하세요?
네 꿈이니까 [웃음소리 효과음]
아무튼 이 먼 데서도 네 할아비 기억해 주다니 고맙다, 야
당연하죠
할아버지께서 절 얼마나 아껴 주셨는데요
(한스 조부) 그럼, 그럼
손주 열두 명 중에 널 제일 사랑했지
귀여운 우리 리암
리암은 둘째 형이잖아요 [웃음소리 효과음]
[한스 조부의 당황한 신음]
(한스 조부) 미안하다, 잠시 헷갈렸다
사랑한다, 피터 [익살스러운 효과음]
피터는 셋째 이모 아들이잖아요 [웃음소리 효과음]
전 한스요, 한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면서
(한스) 설마 제 이름도 모르시는 거예요?
할아버지 너무해!
[흥미로운 음악]
[웃음소리 효과음]
[화재 감지기 작동음]
(한스) 할아버지 나빠요
족발값 물어내요, 자, 빨리! [웃음소리 효과음]
네 이놈!
이게 버르장머리 없이…
[한스 조부의 힘주는 신음] [한스의 놀란 신음]
[화재 경보음] 뭐야?
아, 꿈이었잖아
무슨 소리지?
(학생3) 불이야, 불이야!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학생들) 불이야!
(학생4) 지하실에 불난 거 같아! [긴장되는 효과음]
[사이렌이 울린다] (학생5) 불이야, 불이야!
(쌤) 한 열 명? 열세 명 정도 덩치들이 동시에 덤비는데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내가 확 돌려서 돌려 차기로 이렇게 딱 한 명 보내고, 어?
동시에 한 명 이렇게 빡 업어 치는데, 어?
야, 근데 귀가 너무 빨개, 지금
허언증 말기다, 말기, 심각해
[웃음소리 효과음] 아무튼 한스는 나 아니었으면
그 사기꾼들한테 아주 이렇게 탈탈 털렸어요, 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쌤) 큰일 날 뻔했다고, 응?
(교수) 제이미, 빨리, 일로 들어와
(제이미) 저기, 교수님, 근데 여기는…
[문이 쾅 닫힌다] 어, 저기…
(교수) 야, 기숙사에는 조용히 얘기할 데가 왜 이렇게 없냐?
어디 다친 데 없고?
자네가 16시간 27분 동안 실종되는 바람에
자네 모친이 난리가 나서
그냥 전용기 타고 오신다고 했어
심지어 미국 대사관에서도 나한테 계속 연락이 오고
어이구, 야
좀 전에 어머니랑 통화해서 이제 괜찮아요
(교수) 월드 스타 중의 슈퍼 월드 스타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바바라 휴스턴의 아들이
한국에 극비리에 와 있는데 무슨 일 나 봐
자네 모친한테 내 모든 걸 걸고 약속을 했거든
자네가 우리 학교 와서 공부하는 거
절대로 절대로 비밀 지키고 안전하게 잘 관리하겠다고 말이야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까 내가 얼마나…
저도 최선을 다해 조용히, 조심히 잘 다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야, 한국말 너무 잘하네
(교수) 그, 다섯 살 때 한국에서 입양 간 걸로 아는데
어떻게 이렇게 한국말을 잘해?
어머니께서 어렸을 때부터
너는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말 잊으면 안 된다고
계속 공부시켜 주셨어요
(교수) 대단하다
역시 월드 스타는 급이 다르다
이러니까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배우로 매년 뽑히시지, 안 그래?
아카데미상도 여러 번 받으셨지?
아, 네
참
근데 자네가 갇혀 있었던 데가 어디라고 했어?
여긴데요 [웃음소리 효과음]
(교수) 어, 여기야?
[교수의 헛웃음]
[코를 킁킁거리며] 어유, 냄새
어떤 놈이 여기다가 오줌을 쌌네?
[웃음소리 효과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세완) 전화 좀 받으라고
사인받아서 빨리 교수님 드려야 되는데
너희 제이미 못 봤어, 제이미?
(쌤) 아니, 못 봤는데
얜 맨날 없어져, 이상해, 애가
야, 또 지하 창고 간 거 아니야?
오줌 싸러 [웃음소리 효과음]
바보냐, 거기를 또 가게?
내가 당분간은 아무도 그쪽 근처도 못 가게 해 놨다, 쯧
[휴대전화 조작음]
[쿵쿵 소리가 연신 들린다] [웃음소리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 (교수) 살려 주세요! - (제이미) 살려 주세요!
(교수) 아니, 문을 왜 안 잠그셨대? 아, 나 진짜
(뉴스 속 앵커1)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통화 연결음]
[의미심장한 음악] (세완) 아,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아, 이 새끼는?
[휴대전화 조작음] 도대체 뭐 하냐? 하, 진짜
(뉴스 속 앵커1) 검찰은 이번 마약 밀매를…
(세완) 아, 받으라고
좀 받아라, 받아라, 아
(뉴스 속 앵커1) 서울 소재 대학교 외국인 기숙사를 대상으로…
(세완) 아, 왜 이렇게… 뭐 하고 다니냐, 진짜?
[세완의 답답한 신음]
[유쾌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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