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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백서 5

 

 [새가 지저귄다]

 

 [중얼거린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숨을 씁 들이켠다]  아이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찬이 코를 훌쩍인다]

 

 (수찬왜 그렇게 쳐다봐?

 

 이제야 나한테 반한 거야?

 

 그런 끔찍한 말 하지 말고

 

 준형이가 갑자기 여기 왜 온 거야?

 

 아니결혼식 때문에  자문 구하러 왔다고 몇 번을 말해?

 

 당신이 결혼식장에 대해서  뭘 안다고

 

 당신한테 자문을 구하러 와?  말이 안 되잖아

 

 준형이가 여기까지 왔을 때는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는 거야

 

 (수찬아유정말당신 전생

 

 아이고안 봐도 뻔하다

 

 갑자기 전생은 무슨?

 

 아니지금 생사람 잡고

 

 (수찬없는 죄도 불게 만들고

 

 딱 일본 순사 같아서 그래

 

 진짜 준형이가  결혼식장 때문에 왔다고?

 

 아유준형이가 온 게 아니라  나은이가 데려온 거야

 

 (수찬예식장 선정에  힘 좀 보태 달라고

 

 그래서 내가 딱  구원 투수로 등판을 해서

 

 나은이를 도와준 거지

 

 그러면 준형이가 말한  모두를 만족시킬

 

 결혼식 아이디어는 뭔데?

 

 [흥미로운 음악]

 

 아니그걸 왜 나한테 물어?  나도 몰라

 

 나도 당신 구원 투수로 부를게

 

 [어이없는 숨소리]  (달영말해 봐뭔데?

 

 아니무슨 구원 투수가 시리야?  물으면 딱 대답하게

 

 구원 투수가  뭔지도 모르면서아이고

 

 구원 투수가 뭔지  내가 왜 몰라?

 

 필요할 때 나서서 도와주는 거잖아

 

 몰라몰라아이

 

 어디 가아이

 

 (달영아는 거 말하고 나가!

 

 ?

 

 진짜

 

 [숨을 씁 들이켠다]

 

 [익살스러운 음악]

 

 (나은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결혼과 연애는  확실히 다르다는 거다

 

 [편안한 음악]

 

 (준형김나은

 

 나랑 결혼하자

 

 (나은처음엔 결혼도

 

 연애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했지만

 

 결혼 준비를 시작하자마자  깨달았다

 

 연애는 오늘의 우리가 행복한 데

 

 초점을 맞추고 진행되는 거라면  [수연이 말한다]

 

 결혼은 미래의 우리가 행복한 데에

 

 포커스를 맞추고  진행해야 한다는 걸

 

 결혼에 필요한 게 뭔지 알았다면

 

 이제는 실전에 적용해야 할 때

 

 [비장한 음악]

 

 (나은축제는 끝났고

 

 [한숨]

 

 전쟁은 시작됐다

 

 [야구 중계가 흘러나온다]

 

 (TV 속 캐스터홈에서!  [비장한 숨을 내뱉는다]

 

 홈에서 볼 흘렀어요세이프!

 

 더블 스틸 성공

 

 (달영어디 전쟁 나가?

 

 [야구 중계가 연신 흘러나온다]

 

 원래 인생이 총성 없는 전쟁터잖아

 

 술이 덜 깼어?

 

 누룽지 좀 끓여 줘?

 

 [멋쩍은 숨소리]

 

 , '이제 진지하게  결혼 준비에 임할 때다'

 

 이렇게  마인드 컨트롤 좀 하는 거지

 

 (달영) [버럭 하며그러면  여태 장난으로 했어?

 

 도대체 뭐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야?

 

 이제 '스드메'

 

 그러니까  스튜디오 웨딩드레스 숍

 

 (나은메이크업할 곳은 다 정했고

 

 오늘은 오빠랑  예식장 보러 가기로 했어

 

 예식장?

 

 (나은응  오빠가 생각해 둔 호텔이랑

 

 우리 회사 임직원 전용 컨벤션 홀  두 군데 돌아보려고

 

 우리 하객이  300명 정도라고 했지?

 

 (수찬

 

 (달영준형이네는  하객이 얼마나 된다니?

 

 엄청 많겠지?

 

 하기는

 

 바깥사돈이 대기업 임원이시니까  엄청나겠지

 

 화환도 많이 들어올 테고

 

 이거 양가 비교되는 거  아닌가 몰라

 

 아이당신이  그 회사만 안 그만뒀어도

 

 (수찬아이고  야네 엄마 또 시작됐다아참

 

 (달영내가 괜히 그래?

 

 식장 앞에 양가 나란히 서 있으면  딱 비교되니까 그러지

 

 아니그게 그렇게 걸리면  그냥 스몰 웨딩으로 해

 

 (수찬가족끼리 단출하게

 

 (나은나도 스몰 웨딩은 좋아

 

 가족끼리 여행 겸 제주도 가서

 

 우리끼리 결혼식 하는 건 어때?

 

 [달영의 못마땅한 숨소리]  [아파한다]

 

 엄마아프잖아

 

 아프라고 때리지그럼  살찌라고 때려?

 

 (달영그동안 축의금에  갖다 바친 돈이 얼마인데

 

 스몰 웨딩 소리가 나와?

 

 둘 다 한 번만 더  그런 소리 하기만 해 봐

 

 아니스몰 웨딩은 아빠가 먼저

 

 그래이 결혼은 말이야

 

 네 엄마 말대로  그실속 있게 가자?

 

 (달영그럼결혼식에 돈 써 봤자

 

 카드사랑 우리만 기억한다더라

 

 [피식 웃는다]

 

 그런 이야기는 또 어디서 들었대?

 

 엄마가 그냥 하는 말 아니라

 

 알았어엄마

 

 (나은어차피 나도 결혼식만큼은  합리적으로 하려고 했어

 

 이제는 축제는 끝났으니까  실속을 차려야지

 

 그렇지

 

 [비장한 음악]

 

 [공 날아오는 효과음]

 

 [편안한 음악]  [놀란 숨소리]

 

 (플래너한번 올라와 걸어 보세요

 

 우리나라 호텔 중에서

 

 여기가 본식 사진이  제일 잘 나와요

 

 지금은 조명도 다 안 켜지고  홀 장식도 안 돼서

 

 좀 심플해 보이지만

 

 본식 당일에는  느낌이 확 달라지실 거예요

 

 [준형의 탄성]

 

 (준형여기 진짜 완벽하다

 

 [놀란 숨소리]

 

 [한숨]

 

 [준형의 탄성]

 

 (플래너결혼식은  하루에 두 팀만 할 수 있고

 

 예식끼리 3시간 텀을 둬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고 차분하게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호텔에는  전문 예식 진행 팀이 있어서

 

 예식 진행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고요

 

 (플래너이 호텔이  예비부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신부 대기실이에요

 

 전문 플로리스트가  생화로 차락 장식하고

 

 여기에 조명까지  완벽하게 팍 세팅되거든요

 

 여기가 제가 가 본 결혼식장 중에

 

 제일 퍼펙트한 신부 대기실이에요  [말소리가 아득해진다]

 

 [반짝거리는 효과음]

 

 [돈통 열리는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알림 효과음]

 

 [피식 웃는다]

 

 [한숨]

 

 (준형나 방금

 

 저기 자기 앉아 있는 거  상상했는데

 

 대박

 

 [어색한 웃음]

 

 자기 지금 엄청 좋은데

 

 (준형유난 떨지 말고

 

 결혼식은 실속 있게 하자고  약속한 것 때문에

 

 내적 갈등 하고 있는 거  엄청 티 나

 

 아닌데그런 거?

 

 자기야

 

 (준형우리 결혼식에 힘을 주고  다른 데 힘을 빼자

 

 객관적으로 보나주관적으로 보나  여기 너무 좋잖아

 

 아이좋긴 한데

 

 호텔 예약이  그렇게 쉬운 것도 아니잖아

 

 (플래너맞아요

 

 원래 호텔 예식을 하려면

 

 최소 10개월 전에는  예약하셔야 하거든요

 

 근데 이번에 운 좋게  예약 취소가 나와서

 

 두 분이 보러 오신 건데

 

 온 우주가 우리를 도와주네

 

 [나은의 어색한 웃음]  (플래너지금 예약 안 하시면  다른 분이 채 갈 거예요

 

 오신 김에 계약금 걸고 가세요

 

 

 

 (나은잠깐만

 

 내가 추천한 곳도 가 봐야지

 

 [익살스러운 음악]

 

 여기였다

 

 뭐가?

 

 내가 처음으로  오빠랑 결혼하고 싶다고

 

 사람들한테 말한 곳이

 

 (나은여기서 결혼식을 보는데

 

 저 단상에 오빠랑 내가  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딱 드는 거야

 

 그리고 그날 운명처럼

 

 오빠가 나한테 프러포즈를 했고

 

 완전 대박이지?

 

 [나은의 흡족한 숨소리]

 

 난 이 예식장이랑 우리랑  뭔가 운명 같아

 

 오빠가 호텔을 먼저 봐서  여기가 눈에 안 찰 수도 있는데

 

 여기 전용 이벤트 업체 불러서  꾸미면 엄청 대박이야

 

 [편안한 음악]

 

 내가 여기서 결혼식 하는 거  많이 봤잖아

 

 본식 당일에 생화 장식 꾸미고  [반짝이는 효과음]

 

 포토 테이블이랑  추가로 몇 가지의 데코 해 놓고

 

 스크린에 영상 띄우고

 

 저기 특수 연출까지 해 놓으면

 

 진짜 퍼펙트하다니까?

 

 고급지면서 캐주얼한 느낌도 나고

 

 상상해 봐?

 

 [발랄한 음악]

 

 [준형의 한숨]

 

 [달그락거리는 소리]

 

 (나은여기가 하이라이트

 

 내가 가 본 결혼식 뷔페 중에서  여기가 제일 나아

 

 일반 결혼식 뷔페처럼  헛배 부른 느낌이 아니라

 

 진짜 맛있다니까

 

 오늘은 운 좋게 행사가 있어서

 

 특별히 시식도 가능하다니까

 

 (준형자기야잠깐만

 

 우리 밥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진 말자

 

 하객들이 결혼식에  밥 먹으러 오는 것도 아니고

 

 나는 밥보다는

 

 이 분위기에 포커스를  좀 맞췄으면 좋겠어

 

 분위기?

 

 (준형

 

 뭔가 이웅장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동시 예식을 하고 싶어

 

 동시 예식이라면

 

 결혼식 하는 홀에서  식사도 같이 하는?

 

 (준형

 

 나는 결혼식 도중에 하객들이  밥 먹으러 왔다 갔다 하는

 

 그런 그부산스러움이 별로야

 

 (나은잘됐네

 

 여기 3층에도 동시 예식 가능해

 

 아니그냥 그 호텔에서  결혼식 하면 되지

 

 분위기나 느낌은  그 호텔이 좋은 건 나도 인정

 

 근데 그 호텔은 너무 교통지옥이야

 

 (나은오빠도 예전에  그 호텔 결혼식 갔을 때

 

 주차할 데 없어서 뱅뱅 돌았다고  나한테 뭐라 했었잖아

 

 기억 안 나?

 

 (준형아이그때는  내가 늦게 가서 그런 거지

 

 일찍 갔으면 자리 많았지

 

 그럼 사람들한테 일찍 오라고 해?  주차하기 쉽게?

 

 그러면 그교통 편한 호텔로  다시 찾아보자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꼭 호텔이어야 해?

 

 - 응  - (나은?

 

 난 어디든  교통 편하고 식사 맛있고

 

 홀 적당하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나은오빠는 왜

 

 우리가 꼭 호텔에서  결혼해야 하는 건지

 

 그 이유를 말해 줘

 

 그야 나는 원래부터  호텔에서 결혼하고 싶었으니까

 

 그러니까 왜?

 

 (나은만약에 우리가  호텔에서 결혼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나도 두말없이  오빠가 하자는 대로 할게

 

 그러니까  제대로 된 이유를 말해 봐

 

 (민우그냥 포기해  그냥 포기하면 편해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준형아니아직 기회는 남았어

 

 예식장 최종 결정일은 내일이야

 

 그러니까 너도 생각 좀 해 봐

 

 내가 호텔에서 결혼해야 될 이유

 

 [버튼 조작음]

 

 [민우의 가쁜 숨소리]

 

 [버튼 조작음]

 

 (민우그럼 넌 애초에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려는  이유가 없는데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었던 거야?

 

 ?

 

 아니그러고 싶어서

 

 그래야 할 거 같으니까

 

 그러려고 했으니까

 

 우아브라보

 

 (민우논리가  아주 주옥같다?

 

 '100분 토론나가면  1분 만에 그냥 싹 다 털리겠어

 

 진짜 주옥같아아이참

 

 (준형그딴 소리 그만하고

 

 호텔에서 결혼해야 될  이유나 생각해 봐

 

 아유

 

 내일까지 나은이  설득해야 한단 말이야

 

 [한숨]

 

 

 

 너 이유를 찾는 것보다  내가 더 빠른 방법 알려 줄까?

 

 (준형뭔데?

 

 (민우너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

 

 일단 호텔에다 계약금 싹 다 걸어

 

 그다음에 '꼭 하고 싶어서 그랬다'  '미안하다', ?

 

 '이 비용은 내가 다 지불하겠다'  하고 싹싹 빌어

 

 그럼 나은 씨가 어떻게 하겠냐?

 

 계약금 날릴 바에야  그냥 호텔에서 결혼하겠지

 

 해결책 참 주옥같다

 

 (준형네 덕에  내 인생도 주옥같아지겠고

 

 (민우아이  좆 같은 자식아진짜

 

 논리적으로 딸리니까 그렇지

 

 나은 씨가 컨벤션 홀에서  예식해야 하는 이유는

 

 이렇게 세상 강력한 마당에  아유

 

 아니교통 편하고 음식 맛있는 게  결혼식의 전부야?

 

 (준형내 결혼식이  하객 맞춤용이 될 순 없어

 

 아니운명적이라고 했다면서?

 

 [편안한 음악]

 

 (나은여기서 결혼식을 보는데

 

 저 단상에 오빠랑 내가  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딱 드는 거야

 

 (나은그리고 그날 운명처럼

 

 오빠가 나한테 프러포즈를 했고

 

 (민우세상에 이걸 이길 만한  스토리가 어디 있냐

 

 있긴 하다

 

 뭔데?

 

 할머니 유언쯤 되면  이길 수 있겠다

 

 우리 할머니 살아 계셔

 

 원래 유언은  살아 있을 때 하는 거야

 

 (민우죽은 자는 말이 없어요

 

 그러니까 너 지금  빨리 할머니한테 가 가지고

 

 나 결혼하고 싶은데  꼭 호텔에서 해야 된다고

 

 그렇게 말해

 

 [준형이 분노한다]

 

 뭐야불가살이야자기가

 

 말을 해 줘도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민우의 한숨]

 

 (민우내 카톡을  확인 안 하시겠다?

 

 그러면은  확인하게 하는 방법이 있지

 

 [휴대전화 조작음]

 

 [준형이 힘준다]

 

 [휴대전화 진동음]

 

 [희선의 짜증 섞인 한숨]

 

 사진?

 

 [희선의 고민하는 숨소리]

 

 (희선아이

 

 [희선의 놀란 숨소리]

 

 아이씨!  [익살스러운 음악]

 

 (민우이봐이봐

 

 내 카톡 여태 안 보다가  사진 보내니까

 

 [짜증 섞인 숨소리]  무슨 사진인가 궁금해서  카톡 보네

 

 내 이럴 줄 알았어

 

 언제 시간 돼요?

 

 이렇게 친구 하자고 질척거리는데

 

 밥 한번 먹어요희선 친구

 

 [휴대전화 조작음]

 

 (희선) '언제'…

 

 아니야아니야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누군데 그래?

 

 [놀란 숨소리]  ?

 

 (희선아이친구가

 

 밥 먹자고  [희선의 멋쩍은 웃음]

 

 여자요남자요?

 

 (나은그런 걸 뭘 물어?  당연히 여자지

 

 (수연왜요왜요?  남자일 수도 있죠

 

 (나은아니야

 

 이 언니는  남자 이제 안 만난다고 했어

 

 내가 언제 안 만난다고 했어?

 

 다 따져서 만날 거라 그랬지

 

 조건요?

 

 (희선내가 이 첫 결혼은

 

 정말 사람만 보고 해서 실패했거든

 

 그래서 이젠 다 따져서 만날 거야

 

 이 껍데기목소리  돈집안성격 다 따져서

 

 정우성 미만 잡

 

 (수연안 만나겠다는 거네요

 

 내 말이

 

 (희선다시 말해 줄까?  내가 안 만나겠다는 게 아니라

 

 (수연선배님  그식장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나은의 한숨]  잘 다녀왔는데

 

 (나은오빠랑 의견이 갈려

 

 오빠는 호텔에서  결혼하고 싶어 하고

 

 나는 컨벤션 홀이면  적당하다고 생각하거든

 

 선배님은 호텔보다  컨벤션 홀이 더 좋아요?

 

 나도 좋기야 호텔이 훨씬 좋지

 

 근데 비싸잖아

 

 생화 장식에 축포에 라이브 연주에  식대까지 하면

 

 억은 우습다

 

 [희선의 한숨]  [수연이 고민한다]

 

 (수연아이그래도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이잖아요

 

 어차피 뭐결혼식 비용은

 

 들어온 축의금으로  다 커버된다고 하니까

 

 이왕이면 돈 좀 더 들여서

 

 안 돼

 

 [익살스러운 음악]

 

 (희선) '이왕이면 병'  그거 진짜 위험한 거야

 

 '이왕이면 병'?

 

 [희선의 한숨]

 

 원래 첫 차로 레이 사려던 사람이

 

 '이왕이면 조금 더 큰 차 살까?'

 

 '이왕이면  조금 더 안전한 차 살까?'

 

 이러다가 벤츠로  할부 긁고 있는 거야

 

 (희선결혼식도 똑같아

 

 '이왕이면 국산보단 수입 드레스?'

 

 '이왕이면 예식장보단 호텔 홀?'

 

 이렇게  '이왕이면이왕이면이왕이면'

 

 이러다 보면 한도 끝도 없어

 

 (나은맞아보다 보면  눈은 점점 높아진다니까

 

 아유우리 똑순이 김나은

 

 그리고 하객 입장에서도

 

 호텔보다는 컨벤션 홀이 훨씬 낫고

 

 왜요?

 

 [익살스러운 음악]

 

 생각해 봐일단 좋은 호텔들은  다 오르막에 있잖아

 

 노보텔신라워커힐반얀트리

 

 (희선힐 신고 갔다가

 

 셔틀 못 타면 죽음이야  [수연의 한숨]

 

 평지에 있는 호텔들은  다 교통지옥이고

 

 그렇지

 

 그리고 왠지  호텔에서 결혼한다고 하면

 

 축의금에 5만 원이라도  더 넣어야 될 것 같잖아?

 

 (희선근데  자기들이 고급 떠는데

 

 왜 내 피 같은 5만 원을  더 써야 되냐고

 

 아주 성질머리가 나거든

 

 (나은그래서 내가  모든 걸 다 고려해서

 

 컨벤션 홀에서 하기로 한 거지

 

 그러면 컨벤션 홀로  결정 난 거예요?

 

 , 90%?

 

 (나은사실 오빠한테는  우리가 호텔에서 결혼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서  날 설득해 달라고 했는데

 

 우리가 호텔에서 결혼할  이유가 없잖아?

 

 (희선그래도  준형 씨 너무 만만하게 보지 마

 

 눈에 불 켜고 이유를 찾으면  뭐라도 나오겠지

 

 [입소리를 쩝 낸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내가 마지막 한 방은 남겨 뒀지

 

 (수연?

 

 [자동차 엔진 가속음]

 

 아니아버님이  호텔 결혼식은 반대하신다고?

 

 [익살스러운 음악]

 

 (나은호텔에서 결혼하고 싶은  오빠 마음도 이해가 가서

 

 엄마 아빠한테

 

 호텔에서 결혼식 올리는 거  어떠냐고 물어봤는데

 

 갑자기 아빠가 반대하셔서

 

 진짜 우리 아빠

 

 아니아버님은 왜 갑자기  반대를 하시는 건데?

 

 시골에서 친척분들이  차 대절해서 올라오시는데

 

 스테이크로 대접해야 하는 게  영 마음에 걸리시나 봐

 

 (나은어른들은 스테이크에 대한  호불호가 심하잖아

 

 그리고 또 차도 오래 타고  올라오시는데

 

 느끼한 음식보다는  자극적인 음식이 더 당기고

 

 어떻게 하지?

 

 (준형이렇게 흘러가면 안 되는데

 

 (미숙넉넉하게 보증 인원은  한 800명으로 해 놔 봐

 

 청첩장 돌리지 않아도

 

 꼭 소식 듣고  오시는 분들 계시니까  [휴대전화 조작음]

 

 오신 손님들 헛걸음질하지 않게

 

 [카메라 셔터음]  식장은?

 

 (준형알아보고 있어

 

 그동안 너희 둘이  알아서 한다 그래서

 

 엄마가 따로 간섭하지 않은 건  알고 있지?

 

 이제 간섭하실 건가 보네?  복선 까시는 거 보니까

 

 아휴

 

 (준형아니복선을 까셨으면  얼른 본론부터 말씀하셔야지

 

 [기가 찬 숨소리]

 

 장난치지 말고 진지하게 들어

 

 [준형의 웃음]

 

 (미숙하객 리스트 보면 알겠지만

 

 결혼식 날 아빠 회사 분들  집안 어른들 다 오실 거야

 

 아빠 체면 깎이지 않게  결혼식 준비 제대로 해야 돼

 

 아빠 체면집안 평판?

 

 (미숙그럼

 

 결혼식은  너희들 둘의 축제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의 사회생활  연장선상이기도 해

 

 아빠 체면집안 평판을 생각하면

 

 [흥미진진한 음악]

 

 우리가 고급 호텔에서  격식 있게 결혼식을 올려야겠지?

 

 당연하지

 

 결혼식은 최대한 진중하고  엄숙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오케이

 

 엄마가 처음으로 나한테

 

 결혼식에 대해서  코멘트하는 거니까

 

 (준형내가 가슴 깊이 새겨서

 

 [숨을 씁 들이켠다]  꼭 결혼식 호텔에서 할게

 

 (나은오빠혹시

 

 우리가 호텔에서 결혼해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 생각해 봤어?

 

 ?

 

 그게 있으면 내가 아빠를  설득이라도 해 보게

 

 (준형여기서 내가 어떻게

 

 우리 아빠 체면 때문이라고  말을 해

 

 (나은게임 오버

 

 [땡땡 치는 효과음]

 

 아니우리 둘의 결혼식이니까

 

 (준형최대한 우리 둘의 의견에  포커스를 맞춰야 되는 거 아닐까?

 

 우리 지난번에  그 경제권 사건 이후로

 

 주변에 휘둘리지 않기로 했잖아

 

 그게 맞는데

 

 자식으로서  아빠 의견을 무시하자니

 

 그것도 불효하는 거 같아서

 

 그렇지

 

 무턱대고 아버님 의견을  무시할 순 없지

 

 그럼 오빠우리 그냥

 

 아버님을 설득하러 가자

 

 [비장한 음악]  ?

 

 아버님만 설득시키면  된다는 거잖아

 

 자기는 이미 호텔 결혼식에  찬성을 한 거고

 

 그렇지

 

 그럼 내가 아빠한테 전화해 볼게

 

 혹시 퇴근하셨을 수도  있으니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휴대전화 진동음]  [수찬이 흥얼거린다]

 

 [통화 종료음]

 

 전화를 안 받으시네

 

 (나은오빠괜히 가서  헛걸음질하지 말고

 

 아빠랑 나중에 따로 약속을 잡자

 

 우선 집하고 부동산 먼저 가 보자

 

 (준형안 계시면  그때 다시 생각하고

 

 이런 문제는 시간 끌면  더 긴장되고 꼬여

 

 마음먹었을 때  빨리 가서 해결하는 게 나아

 

 부동산부터 가 보자

 

 [자동차 시동음]

 

 [풀벌레 울음]

 

 으쌰

 

 [수찬의 한숨]

 

 (나은아빠

 

 (수찬아유

 

 (준형아버님

 

 아니연락도 없이  둘이 무슨 일이냐?

 

 아빠왜 전화를 안 받으셔?

 

 (수찬온지 몰랐지

 

 - (나은응  잘 지내셨어요?

 

 (수찬그럼잘 지냈지

 

 근데 그거 어떻게 하냐?

 

 너희 엄마  상가 번영회 모임 나갔는데

 

 어차피 아버님 뵈러 온 거여서  상관없습니다

 

 (준형어머님께는  따로 인사드릴게요

 

 (수찬?

 

 (나은?  아빠 아직 식사 안 하셨구나

 

 그럼 우리 나가서 먹자

 

 아빠랑 내가 여기 정리할 테니까

 

 오빠는 나가서  식당 자리 잡고 있어

 

 (수찬아이뭘 정리를 해?

 

 여기서 한 젓가락씩 하면 되지

 

 사람이 셋인데  라면 하나로 어떻게 먹어?

 

 (수찬아이참

 

 짜잔

 

 [탄성]

 

 [준형과 수찬의 웃음]

 

 

 

 [어색한 웃음]

 

 (수찬라면 붇겠다  어서들 먹자고

 

 [수찬이 숨을 하 내뱉는다]

 

 아이고

 

 [수찬의 한숨]

 

 (준형아버님  저희 결혼 허락해 주십시오

 

 결혼을 이제야  허락받으러 온 거야?

 

 (수찬?  애 한 둘 낳고 오지 그랬어?

 

 그럼 허락이 훨씬 쉬웠을 텐데

 

 (준형아니요

 

 결혼 허락이 아니고요

 

 호텔에서 결혼식 하게  허락해 달라고요

 

 [익살스러운 음악]

 

 호텔 결혼식?

 

 내가 말했어

 

 (나은아빠가 호텔 결혼보다

 

 우리 회사 임직원 전용  컨벤션 홀에서 하는 걸

 

 더 원한다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수찬

 

 (준형아버님이 반대하시는  이유도 충분히 납득이 가서

 

 제가 대안을 준비해 왔습니다

 

 대안?

 

 스테이크가 마음에 안 드시면

 

 저희 하객들 전부 다  한정식 코스로 바꾸겠습니다

 

 (준형괜찮으시죠아버님?  [한숨]

 

 [어이없는 숨소리]

 

 아니내가 식사 메뉴 때문에  딸 호텔 결혼식을 반대한다고?

 

 [수찬의 어이없는 숨소리]

 

 (수찬밥투정도 아주  다이내믹하게들 한다아이고

 

 아니메뉴 때문이 아니세요?

 

 아빠는 메뉴도 그렇지만

 

 교통 때문에 반대하신 거거든

 

 (나은호텔 위치가 강남이고  또 차도 막히고

 

 또 어른들은저  발레나 이런 게 익숙지 않으셔서

 

 아빠는 그게 마음에 걸리신 건데

 

 그냥 사실대로 말해

 

 [입소리를 쩝 낸다]

 

 미안오빠

 

 사실 그게

 

 하객 수 때문에 그랬어  밥 때문이 아니라

 

 하객 수요?

 

 [수찬의 착잡한 한숨]

 

 [착잡한 한숨]

 

 [수찬의 개운한 숨소리]

 

 여러모로  대기업 다니는 바깥사돈하고

 

 (수찬부동산 하는 내가  식장에서 비교될 거 아니야

 

 [차분한 음악]  직업에서부터

 

 하객 수화환 숫자까지

 

 아유아버님비교라니요  그런 말씀 마세요

 

 아이다른 사람 얘기면은  뭐그런 거에 신경을 쓰나?

 

 (수찬) '세상 오지랖이다'  그러면서 혀를 찼겠지만

 

 그래도 또 내 자식 얘기니까  맘이 안 그래

 

 화환 개수하객 수  이런 거 별게 아닌 거 같아도

 

 혼주들의 세계에서는

 

 그동안 살아온  그게 훈장 같은 거거든

 

 아휴

 

 [수찬의 한숨]

 

 [혀를 쯧 찬다]

 

 [수찬의 개운한 숨소리]

 

 행여 그런 걸로  식장에서 비교될까 걱정되고

 

 또 그걸로 우리 딸이 어디 가서  무시당할까도 싶고

 

 별생각 다 들어

 

 (준형그런 걸로  나은이가 무시당하거나

 

 비교당할 일 절대 없을 거예요

 

 제가 그렇게 두지도 않고요

 

 알지아는데 마음이 그래

 

 (수찬그래서 혹시  나은이네 회사 예식장으로 하면은

 

 사람들 앞에서  '우리 딸이 대기업 들어갔다'

 

 자랑도 하고 싶고

 

 그래서 내가 고집을 부렸어

 

 [혀를 쯧 찬다]

 

 [나은의 한숨]

 

 나은이가 자기 아비  면 세워 주려고

 

 다른 핑계 댄 모양인데

 

 노인네가 주책이지아휴

 

 아이아버님주책이라니요

 

 (준형저희가 미처 그런 부분까지  신경 못 쓴 건데요

 

 결혼하는 데 정신이 팔려서

 

 홀만 보고 하객이나 뭐이런

 

 [수찬이 의아해한다]

 

 ?

 

 좋은 생각이 났어요

 

 [함께 대화한다]

 

 (달영?

 

 (여자1) ?

 

 (달영아휴이 양반  또 불 켜 놓고 그냥 갔나 보네

 

 [함께 한숨을 내쉰다]  (여자2) 그러게

 

 (달영먼저들 들어가 있어  나 금방 갈게

 

 - (여자3) 빨리 와요  - (여자1) 천천히 와응  [달영이 호응한다]

 

 [달영의 웃음]

 

 [못마땅한 한숨]

 

 - (수찬아유  - (달영?

 

 (준형어머님오셨어요?

 

 (달영아니연락도 없이  여기까지 웬일이야?

 

 (나은엄마

 

 준형이 오면 전화를 주지 않고

 

 (준형아니저희 그냥  잠깐 지나가는 길에 들렀어요

 

 (달영어  [달영의 웃음]

 

 아니근데  왜 애들 라면을 주고 그래?

 

 요 앞에 나가서  고기라도 사 먹여야지

 

 오는 줄 몰랐어나도아유

 

 (준형어머님잠깐만요

 

 - 일단 여기 좀 앉으세요  - (달영

 

 [달영이 힘준다]

 

 제가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거든요

 

 갑자기 무슨 좋은 아이디어?

 

 하객 수도 줄이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혼식 아이디어요

 

 엄마그런 게 있어?

 

 (달영역시  이머리 좋은 애들은 달라

 

 다 대안이 있다니까

 

 (수찬아니근데  그 아이디어가 도대체 뭐야?

 

 [흥미진진한 음악]

 

 저희 결혼식을요

 

 [기대하는 웃음]

 

 스몰  [말소리가 울린다]

 

 스몰

 

 (준형스몰  [늘어지는 효과음]

 

 스몰

 

 오빠!

 

 [나은의 다급한 숨소리]

 

 (준형) [놀라며?

 

 [익살스러운 음악]  (나은앉아서 얘기해앉아서  왜 이렇게 서 있어?

 

 라면 다 불었다

 

 (수찬야  우리 고기 먹으러 가자고기

 

 당신상가 번영회는 끝났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달영지나가다 여기  불 켜져 있길래 잠깐 들른 거야

 

 아이고정신 사납게 하지 말고  [달영이 탁탁 두드린다]

 

 앉아서 준형이 하는 말 들어

 

 (수찬알았어아이고

 

 [칼로 쓱 베는 효과음]

 

 (달영말해 봐준형아

 

 그러니까요어머니그게

 

 (나은미안많이 당황스러웠지?

 

 (준형아니전혀

 

 오히려 좋았어

 

 아버님께서 저렇게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니까

 

 왠지 훨씬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결혼식 할 때 신경 써야 될 게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구나 싶고

 

 그냥 호텔 결혼식 했으면  깔끔했을 텐데

 

 (나은괜히 실속이네뭐네  호들갑 떨어서

 

 오빠한테도 미안하고  아빠한테도 미안하네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에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준형이제라도 알았으니까  결혼식 할 때

 

 아버님 어머님 신경 쓰이지 않게  세심하게 살필 수 있잖아

 

 그럼 됐지

 

 자기도 너무 신경 쓰지 마

 

 [준형의 한숨]

 

 (수찬?

 

 아니집에 안 가고  왜 다시 돌아왔어?

 

 (나은나도 한잔 줘

 

 [나은의 한숨]

 

 (수찬아유

 

 [조르르 따르는 소리]

 

 

 

 [한숨]

 

 하객 수 신경 쓰지 마

 

 신경 안 써

 

 다 널 위해서 한 말이니까  너나 신경 쓰지 말아

 

 하객이나 화환이  살아온 훈장이라고?

 

 (나은그럼 내가

 

 화환 100개 보낼게

 

 [수찬이 어이없어한다]  하객 수도 오빠네랑 맞춰서  하객 알바 쓸게

 

 아빠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내가 다 아니까

 

 훈장은 내가 달아 줄게

 

 내가 100개든 1,000개든  훈장 달아 줄 테니까

 

 기죽지 마

 

 [어이없는 숨소리]

 

 진심이야

 

 [울먹이며아빠랑 엄마는 나한테

 

 누구랑 비교도 안 되는  대단한 사람이야

 

 (나은그러니까  어디 가서 기죽거나

 

 누구랑 비교할 필요 없어

 

 울지 말아

 

 (수찬여기서 울면  둘 다 초라해지는 거야

 

 (나은

 

 [나은이 숨을 가다듬는다]

 

 [한숨]

 

 (수찬오늘부터 여기다  훈장 여러 개 달고 다닐 거니까

 

 이제 어디 가서  기죽지 않아도 되겠다

 

 [수찬의 털털한 웃음]

 

 [수찬의 한숨]

 

 [편안한 음악]  [한숨]

 

 근데 너 혹시 돈 때문에  호텔 결혼식 반대한 거야?

 

 꼭 돈 때문이라기보다

 

 그 예식장이 현실적으로  우리한테 베스트여서

 

 돈 때문이면  호텔 결혼식 그냥 해도 돼

 

 (수찬네 엄마가  너 시집갈 때 보태 준다고

 

 돈 많이 모아 놨으니까

 

 그래?

 

 근데 왜 나한테 안 줘?

 

 ?

 

 하나만 해

 

 (수찬감동을 줄 거면  감동만 주고

 

 돈을 탐할 거면 돈만 탐하고

 

 [나은이 피식 웃는다]

 

 (나은아빠  그래서 그 돈은 어디 있어?

 

 [수찬의 웃음]

 

 [웃음]  (수찬아이고

 

 ?

 

 결혼식을 컨벤션 홀에서 하겠다고?

 

 [나은이네 회사  임직원 전용 컨벤션 홀인데

 

 우리한테 의미도 있고

 

 (준형보니까 괜찮더라고

 

 엄마 카톡으로  홀 링크랑 사진이랑 보냈거든

 

 한번 봐 봐

 

 엄마도 보시면 만족하실 거야

 

 예식장은 나은이가 정한 거지?

 

 아니우리 둘이 심사숙고해서  결정한 건데?

 

 아까까지만 해도  결혼식은 호텔에서 하겠다던 네가

 

 (미숙이렇게 갑자기  돌변한 거 보면

 

 나은이가 밀어붙인 거지

 

 아이아니라니까

 

 (준형나도  처음엔 호텔이 좋았는데  [한숨]

 

 그 컨벤션 홀 보고 나니까

 

 전혀 호텔에서  결혼할 이유가 없어

 

 (미숙왜 없어?  네 아빠 체면이 있는데!

 

 내가 엄마 입장도 알고  아빠 체면도 알겠는데

 

 (준형단순히 그 이유 때문에  온갖 실용적인 이유를 무시하고

 

 호텔에서 결혼할 수는 없어

 

 이건 나은이랑 나랑의 결혼이니까

 

 우리 둘의 의견이  제일 우선시돼야 되는 거잖아

 

 엄마 의견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 홀에서 아주 격식 있고  예의 있게 결혼식을 할 거야

 

 절대 아빠 체면이나

 

 우리 집 평판에  흠가는 일 없을 테니까

 

 그냥 넘어가 줘라

 

 이번에 넘어가면 다음번에는?

 

 다음부터는  엄마 의견 적극 수용이지

 

 적극 수용?

 

 확실해?

 

 [비장한 음악]

 

 (준형

 

 [입소리를 쩝 낸다]

 

 그래그럼  [한숨]

 

 결혼식장은  너희들이 정한 대로 하고

 

 (미숙이번엔 함 들어갈 차례지?

 

 함은 내 맘대로 하는 거고?

 

 ?

 

 나은이가 아직 우리 집 수준을  잘 모르는 모양인데

 

 이참에 제대로 알려 줘야겠네

 

 (준형응  [긴장되는 웃음]

 

 [한숨]

 

 [경쾌한 음악]

 

 (달영아니상견례 때  이 예단 예물은

 

 간단하게 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

 

 이게 간소한 거야?

 

 [성내며가격표까지  떡하니 붙여 보냈구먼

 

 '이 수준에 맞춰서  예단을 보내라'?

 

 (달영상견례 끝나고 그랬잖아

 

 준형이 엄마 만만치 않다고

 

 (희선원래 그런 분이  내 시어머니가 되신 건지

 

 시어머니가 돼서  그런 분이 된 건지

 

 아무도 몰라

 

 (나은예단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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