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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코지만 괜찮아 7

 

 [문영이 울먹이는 소리가 들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문영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문영이 흐느낀다]

 

 [문영이 흐느낀다]

 

 고문영

 

 고문영

 

 [문영이 울부짖는다]

 

 도망가

 

 도망가

 

 - 괜찮아고문영  - (문영도망가

 

 [슬픈 음악]  - (문영도망가제발 도망가빨리  꿈이야

 

 당장 꺼져!

 

 [문영이 흐느낀다]

 

 (문영)  당장 꺼져

 

 당장 꺼져

 

 [문영이 엉엉 운다]

 

 그래안 갈게

 

 [새가 지저귄다]

 

 왜 여기 있어?

 

 밤새 열이 좀 있길래

 

 (문영)  그래서 나 눕혀 놓고 의사 놀이 했니?

 

 누워 있어

 

 형 알바 데려다주고 약 사 올 테니까

 

 난 잘못한 거 없어

 

 그 여자가 자꾸 엄마 행세 하길래

 

 우리 엄만 죽었다고 한 게 다야

 

 그래알았어

 

 [차분한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개가 왈왈 짖는 효과음]

 

 (상태)  성진성진성진프라자  미추리 보건소

 

 성진프라자성진프라자성진프라자  미추리 보보건소

 

 [계속 중얼거린다]

 

 그만 외우고 빨리 씻어

 

 (강태)  오늘은 내가 재수네 데려다줄 테니까  같이 나가자

 

 혼자혼자 갈 수 있어혼자

 

 (강태)  아는데 나도 시내 나갈 일 있어서 그래

 

 괜찮은 병원 안 가?

 

 [흥미진진한 음악]

 

 나 오늘

 

 땡땡이칠 거야

 

 (영상 속 은자)  !

 

 [흥미진진한 음악]  (지왕)  뒤로 좀 돌려 봐

 

 ()  네  [마우스 클릭음]

 

 (지왕)  이 환자 컨버전 가능성 있으니까

 

 당분간 보호 관찰 하면서  경과를 좀 지켜봅시다

 

 (의료진들)  

 

 (의사1)  근데 원장님

 

 이번엔 고문영 선생에 대한 조치도  취하셔야 될 거 같은데요

 

 환자한테 뭐라고 한 건지  일단 한번 들어 보고

 

 ()  , '당신 딸은 죽었다'

 

 대놓고 얘기했겠죠

 

 그 충격에 쓰러지신 거고

 

 고문영 선생이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문강태 보호사가  슬쩍 언질 줬을 수도 있죠

 

 둘이 친하잖아요

 

 안 친해

 

 환자 정보 함부로 떠들 사람  아닌 거 아시잖아요

 

 (민석)  어쨌든 고문영 선생이  우리 병원 오고 나서부터

 

 지뢰 터지듯이 뭔가 계속 터지는데

 

 그냥 두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의사2)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저도요

 

 [지왕의 생각하는 숨소리]

 

 제발 그 비듬 좀 그만 날리시고  결정을 내려 주시죠

 

 [숨을 들이켠다]

 

 일단 진위 파악되기 전까지

 

 환자들 동화 수업은  잠시 중단하는 걸로 합시다

 

 (의료진들)  

 

 그럼 이제 해산할까요?

 

 문강태 보호사 나 좀 보잔다고 해요

 

 오늘 오프 냈는데요?

 

 (행자)  집에 일이 좀 있다고  아침 일찍 연락이 와서요

 

 그래?

 

 (지왕)  [다리를 탁탁 치며]  으음...

 

 (강태)  재수네서 알바하는 거

 

 그만두는 게 어떨까?

 

 형이 여기 내려와서  하는 일이 갑자기 많아졌잖아

 

 병원에서 벽화도 그리지  재수네서 피자도 팔지

 

 이제 삽화까지 그리면

 

 ...

 

 너무 바쁜데?

 

 바쁜 건 나쁜 게 아니지

 

 나쁜 건 아니지

 

 근데 아플 순 있지

 

 몸이 막 여기저기 아파서

 

 개 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

 

 (상태)  아프면 밤에 개 소리를 내

 

 나는 아닌데  너는 잘 때 개 소리를 내

 

 

 

 안녕하세요

 

 낑  [강태의 헛웃음]

 

 내가...

 

 내가 그래?

 

 (강태)  이상하다

 

 나 아픈 데 없는데

 

 이제 알바도 거의 안 하는데

 

 나 진짜 안 아픈데

 

 마음이 아파서

 

 (상태)  몸은 정직해서

 

 아프면 눈물이 나지요

 

 근데 마음은 거거짓말쟁이라  아파도 조용하지요

 

 그러다가 잠이 들면 그때서야

 

 남몰래 개 소리를 내며 운답니다

 

 

 

 [문영이 흐느낀다]

 

 이 책이 그렇게 재밌어?

 

 , '봄날', '봄날의 개'

 

 고문영 작가님고문영 글

 

 (상태)  '옛날 옛날에'

 

 [문이 탁 열린다]

 

 아직 오픈 안 했는...  [문이 탁 닫힌다]

 

 (재수)  이씨...

 

 나한테 상의도 없이  그 여자 집에 쏠랑 들어가 놓고  [휴대전화 진동음]

 

 이렇게 나타나면 내가 아주 좋아할...

 

 [휴대전화 조작음]

 

 (강태)  여보세요?

 

 

 

 나중에 얘기하자

 

 - (강태예  나중에나중에 언제?  [문이 탁 열린다]

 

 (재수)  나 기다린다!

 

 [문이 덜컹 닫힌다]

 

 (상태)  안녕재수 씨  [재수의 놀란 신음]

 

 아이고아이고왔어요형님아이고

 

 컨디션이 좀 안 좋습니다

 

 (상인)  아니

 

 애 컨디션이 언제부터 어떻게  어느 정도로 안 좋은 건지

 

 시시콜콜하게  얘기 좀 한번 해 봐요!

 

 내 전화를 안 받는 게  영 감이 안 좋다니까?  [한숨]

 

 나 밤새도록 걱정해 가지고...

 

 빨리 연락드리라고 할게요

 

 이만 끊겠습니다

 

 ...

 

 뭐 이렇게 앞뒤 여백 없이  이렇게 단칼이냐?

 

 아유인정머리 없는 새끼

 

 그렇죠

 

 사람이 좀  헐렁한 매력이 있으면 좋은데

 

 (승재)  너무 빡빡해서 아쉬워요

 

 피지컬은 진짜 내 스타일인데

 

 [익살스러운 음악]  (상인)  ...

 

 넌 어떻게 삼시 세끼 눈칫밥을  이렇게 매일 잡수시는데

 

 그렇게 눈치가 없냐?

 

 [상인이 식탁을 쾅 친다]

 

 그러게요

 

 제가 눈치가 있었으면

 

 대표님 믿고 여기까지 안 왔을 텐데

 

 미안하다

 

 내가 죄인이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상인)  나 그문영이한테 갔다 올 테니까

 

 너 여기 계산하고?

 

 어디 카페 가서  라테라도 한잔하고 있어

 

 (승재)  ?

 

 [문이 드르륵 열린다]

 

 다녀오세요대표님!

 

 저 양아치 새끼진짜

 

 이참에 라인을 그냥 갈아타?

 

 그래속 타는 놈이 우물 파야지

 

 [힘주는 신음]  [차 문을 탁 닫는다]

 

 [엔진이 덜덜거린다]

 

 [엔진이 덜덜거린다]

 

 [엔진이 덜덜거린다]

 

 맘마미아!

 

 ...

 

 [엔진이 덜덜거린다]

 

 (상인)  컴 온!

 

 [휴대전화 진동음]

 

 [몽환적인 음악]

 

 (희재)  넌 날 닮아서 긴 머리가 잘 어울려

 

 절대 자르지 마

 

 지겨운데

 

 (희재)  엄마 말 잘 들어야지

 

 대답해

 

 대답해!

 

 ...

 

 엄마

 

 [어두운 음악]

 

 (희재)  [울먹이며]  제발

 

 살려 줘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쨍그랑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놀란 숨소리]

 

 [거친 숨소리]

 

 [문이 쾅 열린다]

 

 [상인의 거친 숨소리]

 

 (상인)  문영아

 

 괜찮아?

 

 자르고 싶은데

 

 잘라지지가 않아

 

 뭐가?

 

 엄마

 

 [의미심장한 음악]

 

 너 설마...

 

 또 그 환영에 눌린 거야?

 

 언제부터?

 

 언제 다시 시작됐어?

 

 여기 온 첫날

 

 [한숨]

 

 (상인)  너 여기 있으면 안 돼

 

 나랑 당장 서울 올라가

 

 (문영)  경고하는데 당장 내 물건에서 손 떼

 

 나도 경고하는데!

 

 (상인)  너 기절시켜서라도  내가 끌고 갈 거니까 나 막지 마?

 

 너 그 환영에 다시 눌리기 시작하면

 

 어떻게 망가질지 내가 뻔히 아는데

 

 너 절대 그냥 여기 못 둬

 

 빨간 구두가 어쩌네 하면서

 

 그 보호사랑 여기 내려왔을 때부터  내가 어쩐지 불안하다 했어?

 

 애초에 너희들 둘은 엮이지 말아...

 

 [문영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상인의 거친 숨소리]

 

 네 옆에서 10년이야

 

 이 정도 감은 있어

 

 따라와

 

 - (문영!  - 따라와!

 

 - (문영이거 놔!  - 빨리 가

 

 (문영)  이거 안 놔?

 

 진짜 죽고 싶어?

 

 (상인)  그래나 죽고 넌 살자

 

 그러니까 이 집에서 나가야 된다고

 

 가자아유  [문영의 힘주는 숨소리]

 

 [상인의 아파하는 신음]

 

 - (상인아유진짜  - (문영절대 안 나가

 

 - (상인이거 놔  - (문영안 가

 

 - (상인이거 놔!  - 절대 안 나가

 

 가야 된다니까

 

 - (문영!  - 빨리 놔

 

 [문영과 상인의 힘주는 신음]

 

 (강태)  지금 뭐 하는 거야!

 

 [상인의 거친 숨소리]

 

 (상인)  삼자는 빠져

 

 나랑 문영이 우리 둘 사이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상인의 당황한 탄성]

 

 [장엄한 음악]

 

 [익살스러운 음악]

 

 [상인의 당황한 신음]

 

 이제 좀 떨어지죠

 

 ...

 

 나 얘 데리고 나갈 거니까

 

 (상인)  당신도 빨리 짐 챙겨서  나가요빨리!

 

 가자문영아

 

 [아파하는 신음]

 

 나 지금 쳤어?

 

 빨리 쫓아내

 

 (상인)  넌 어디서 약한 척이야?

 

 싫다는 사람  억지로 끌어내는 건 폭력인데

 

 - (상인?  - 당신이 먼저 썼으니까 상관없겠지?

 

 [상인의 어이없는 웃음]

 

 [흥미진진한 음악]  [상인의 아파하는 탄성]

 

 (상인)  아파!

 

 [헛웃음]  [상인의 아파하는 탄성]

 

 [상인의 아파하는 탄성]

 

 (상인)  저기요저기요!

 

 문영아

 

 지금 네 옆에 있는 그 사람은  널 잘 몰라!

 

 널 케어하고 마크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고!

 

 문영아!

 

 ...

 

 [상인의 한숨]

 

 [상인의 힘겨운 신음]

 

 [상인의 짜증 섞인 신음]

 

 (강태)  혼자 있을 땐 문 잠그고 있어

 

 - 아무나 들어왔다가...  - (문영해코지당하겠니?

 

 내가?

 

 해치면 해쳤지

 

 그래도 잠가

 

 (강태)  방심이 무서운 거라며

 

 네가 그랬잖아

 

 해열제

 

 (문영)  열받을 때마다 이딴 거 먹었으면

 

 난 벌써 약물 중독이야

 

 약으론 못 식혀

 

 그럼 바람으로 식혀

 

 [부드러운 음악]

 

 [갈매기 울음]

 

 [문영이 콧노래를 부른다]

 

 마음에 들어네 처방전

 

 가고 싶은 덴?

 

 (문영)  모텔

 

 [옅은 한숨]

 

 먹고 싶은 건?

 

 (문영)  

 

 [타이어 마찰음]

 

 이럴래?

 

 알았어

 

 오늘은 주치의 처방에 따를게

 

 나 뭐 먹일래?

 

 (상태)  고맙습니다맛있게 드세요

 

 - (재수형님  - (상태

 

 룩 앳 미

 

 (상태)  룩 앳 미 아니고 컴 온컴 온

 

 오는 거 컴 온인데컴 온

 

 나중에의 그 나중이란  언제를 가리키는 말일까?

 

 죽기 전에 언젠가

 

 [익살스러운 음악]  죽기 전?

 

 

 

 말도 안 돼

 

 우리가 함께해 온 세월이 얼만데

 

 절대 그럴 리 없어

 

 세월이 얼만데천 원? 2천 원?

 

 내 나이 고작 열여섯에

 

 강태랑 형님을 처음 만났어

 

 (상태)  재수통닭

 

 그래난 통닭집 아들

 

 강태는 상주하는 알바

 

 내가 한 살 위였지만 걘 나한테  한 번도 형님이라 불러 주지 않았어

 

 닭 다리도 늘 두 쪽 다 형님만 챙겼어

 

 난 닭난 닭 다리만 먹어  난 닭 다리만

 

 부러웠어

 

 나도 강태 같은 동생 갖고 싶었어

 

 '형이라고 불러이 새끼야이랬더니

 

 '난 형은 더 필요 없어그러더라

 

 내가내가 진짜 형이야내가

 

 (재수)  그때 알았어

 

 '...'

 

 '이 새끼는 형이 아니라  친구가 필요한 놈이로구나'

 

 나도 친구가 필요한 놈인데

 

 (문영)  맛있어

 

 내가 아픈 게 아니라 고픈 거였네

 

 먹으니까 눈에 살기가 살살 도는 게  이제 좀 살 거 같아

 

 안 익었어

 

 (문영)  괜찮아속에 열이 많아서

 

 난 먹이 앞에선 제어가 안 돼

 

 먹어도 먹어도 배고파

 

 속이 텅 빈 깡통이라 그런가?

 

 [강태의 헛기침]

 

 미안

 

 그때 내가...

 

 헛소리했어

 

 사실인데

 

 (강태)  아니

 

 너 깡통 아니야

 

 아니면?

 

 ...

 

 깡패?

 

 [어색한 웃음]

 

 먹어탄다

 

 [익살스러운 음악]

 

 (재수)  형도 알겠지만

 

 그때부터 쭉 닭만 팔았어

 

 통닭에찜닭에닭강정에  닭봉에닭발까지

 

 내가 왜 그랬을 거 같아?

 

 닭 대가리  [닭 울음 효과음]

 

 만 안 팔았지  닭 대닭 대가리만 안 팔았지

 

 그렇지

 

 - 닭 대가리는 못 팔지  - (상태못 팔아

 

 팔기 싫었어닭 냄새 지겨웠어

 

 그렇지만 닭 장사만큼 빨리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업종 없었어

 

 내 친구가 언제 어디로 뜰지 몰라서  그래서 닭만 팔았어

 

 근데 이번엔 뭔가 느낌이 달랐어

 

 (재수)  왠지 성진시에 정착할 것만 같았어

 

 그래서 있는 돈없는 돈  다 끌어모아서 대출받고

 

 비로소 업종을 바꿨어닭과 안녕 했어

 

 근데 걔는...  [익살스러운 음악]

 

 [울먹이며]  나랑 안녕 했어

 

 ?

 

 15년 지기 나보다

 

 그 고문영 사이코가 더 좋으니까!

 

 - 아닌데  - (재수아니기는!

 

 (상태)  나 때문인데

 

 내가내가 작가님하고  계약을 해서 강강태가 온 건데

 

 원 플러스 원으로원으로?

 

 형님도 강태 너무 믿지 마

 

 그러다 내 꼴 난다

 

 내 꼴?

 

 닭 쫓던 개!

 

 ?

 

 [개가 깨갱거리는 효과음]  [재수가 흐느낀다]

 

 ...

 

 시끄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시끄럽게 해서

 

 작가님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문영)  근데 넌 왜 안 먹고 계속 나만 줘?

 

 별로 배가 안 고파서

 

 여자랑 자 봤어?

 

 [문영의 놀란 신음]

 

 - (문영아직?  - 갈매기살 먹다 말고 무슨 헛소리야?

 

 당최 욕구란 게 없잖아

 

 (문영)  먹고 싶은 것도갖고 싶은 것도

 

 그렇다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이  매사 시큰둥

 

 - 시큰둥이 아니라  - (문영아니라 뭐?

 

 [한숨]

 

 참는 거야

 

 왜 참아?

 

 누구나 너처럼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진 않아

 

 참지 마

 

 그게 뭐어려워?

 

 [신비로운 음악]

 

 네 안전핀

 

 내가 뽑아 줄까?

 

 궁금해

 

 네가 안 참고 터지면 어떻게 될지

 

 (주리)  별아

 

 박지환 환자 그낙상 요주의니까

 

 밤 동안 배변배뇨 보조  꼭 해 드려야 되고

 

 오차용 보호사한테는  인계 사항 잘 전달했으니까

 

 둘 다 라운딩 때 꼼꼼히 봐 주고

 

 알겠습니다

 

 (주리)  그리고 김정미 환자 디프레션...  [휴대전화 알림음]

 

 잠시만

 

 (재수)  형님 멀쩡히 출근 잘했는데 왜?

 

 [휴대전화 알림음]

 

 고문영 출판사 직원이랑  아주 희희낙락 짜증 나...

 

 누구예요?

 

 아니야아무것도

 

 어디까지 했지?

 

 ()  김정미 환자분요

 

 설명이 좀 장황했는데

 

 쉽게 요약을 하자면

 

 이상인 대표의 뮤즈가  고문영 작가님이시라면

 

 아트 디렉터인 저의 뮤즈는

 

 문상태 작가님이시다이거죠

 

 [계속 쓱쓱 그린다]

 

 

 

 ...

 

 그래서 그...

 

 작가님 차기작에 좀 도움이 될 만한

 

 [알람이 울린다]  일러스트 레퍼런스를  제가 좀 뽑아 왔...

 

 [휴대전화 조작음]

 

 - 어디 가세요?  - (상태퇴근퇴근퇴근합니다

 

 (상태)  남의남의남의 영업장에서  다른 업무 얘기는 난센스

 

 [익살스러운 음악]  우리우리우리

 

 우리 업무 얘기는  나나중에나중에

 

 나중은 죽기 전에 언젠가

 

 재수 씨

 

 이거 선물

 

 - (재수가요형님  - (상태안녕히 계세요!

 

 [승재의 한숨]

 

 무슨 그림이에요?

 

 닭 쫓던  [닭 울음 효과음]

 

 (재수)  개요  [개가 깨갱거리는 효과음]

 

 (문영)  근데 우리 왜 걸어?

 

 (강태)  ?

 

 경치 좋은 데 걸으면 좋잖아

 

 머리도 맑아지고기분도 나아지고

 

 그래난 다리만 아픈데  시간도 아깝고

 

 - (강태그럼 갈까?  - 업어 줄래?

 

 ?

 

 (강태)  형이 집에 잘 가고 있나?

 

 혼자 잘 가네

 

 안 돼...

 

 (문영)  그러니까 나한테만 집중해

 

 알았어

 

 [흥미진진한 음악]

 

 (강태)  빨리 내놔

 

 그만해

 

 ...

 

 나 품은 거야?

 

 [휴대전화 진동음]

 

 - 주리야  - (강태

 

 고문영?

 

 과감하신 내 동거인이  난감한 상황에 처해서

 

 내가 대신 받았어?

 

 아니오늘 갑자기 오프를 냈길래

 

 ...

 

 나랑 놀려고 하루 쉬었어

 

 끊어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한숨]

 

 나 때문에 걱정돼서 병원까지 짼 거야?

 

 열 식혀 준다고 데리고 나와서  데이트까지 하고?

 

 누가 데이트래?

 

 그럼 오늘 이건 다 뭐야?

 

 썸이야?

 

 (문영)  간본 거야찔러봤니?

 

 데리고 논 거야?

 

 좋아

 

 사귀자

 

 꺼져

 

 [차분한 음악]

 

 - ?  - (강태꺼져

 

 너한테 그 소리를  몇 번 들었는 줄 알아?

 

 어젯밤에도예전 그날에도

 

 그래서?

 

 어젯밤엔 그 소리가

 

 가지 말란 소리처럼 들렸어

 

 (강태)  예전엔 도망쳤지만

 

 오늘은

 

 같이 있어 줘야 될 거 같아서

 

 그게 다야

 

 (상인)  아유

 

 고문영 이거이 매정한 거이거

 

 내가 10년 동안 네 보호자 노릇 하면서  내 간이며 쓸개며 아주

 

 그냥 다 썩어 문드러졌는데

 

 고작 몇 번 스친  그 보호사 놈이랑 편먹고

 

 날 내쫓냐나를?

 

 너희들 인간미 없는 것들끼리  아주 그냥 잘 살아 봐라

 

 나는!

 

 이 지구상에서 제일로 인정 많고

 

 제일로 착한 여자랑 그냥...

 

 (여자)  [술 취한 목소리로]  에잇...

 

 [흥미진진한 음악]  시끄럽네!

 

 [익살스러운 음악]  아유

 

 짝사랑 힘들어서 못 해 먹겠네!

 

 !

 

 [주리의 웃음]

 

 짝사랑하다가

 

 망가진 여자 처음 보나 본데

 

 오빠

 

 [반짝이는 효과음]

 

 (주리)  

 

 나는 안 되고

 

 그년은 될까?

 

 나도

 

 욕할 수 있고

 

 나도

 

 성깔대로 다 때려 부수고  지랄할 수 있고

 

 나도

 

 착한 척 안 할 수 있고

 

 나도

 

 나쁜 년 할 수 있는데

 

 아유아닙니다

 

 나쁜 년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주리)  당신이 뭘까

 

 뭔데 끼어들까?

 

 저는 그  이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아동 문학 출판사 상상이상의 대표

 

 이상인입니다

 

 [웃음]

 

 (상인)  하하

 

 [익살스러운 음악]  [상인의 신음]

 

 [상인의 어이없는 숨소리]

 

 [상인의 아파하는 신음]

 

 너 때문이네

 

 울지 마세요

 

 혹시 저저 아세요?

 

 (주리)  네가 고문영을 말렸어야지

 

 그럼 걔가 여기 안 오고

 

 그럼 걔네 둘이 안 만나고

 

 그럼 내가 이 꼴이 안 났겠지

 

 이게 다

 

 이상인 대표

 

 너 때문이네

 

 [흥미진진한 음악]

 

 가만있어 봐이 목소리 이거...

 

 혹시...

 

 (주리)  여보세요?

 

 내 눈물

 

 (주리)  대표님저 괜찮은 병원  남주리 간호사인데요

 

 [주리의 술 취한 신음]

 

 남주리 간호사?

 

 !

 

 [주리의 술 취한 신음]

 

 [문영이 콧노래를 부른다]

 

 [차분한 음악]

 

 (강태)  예전엔 도망쳤지만

 

 오늘은

 

 같이 있어 줘야 될 거 같아서

 

 ?

 

 아니야

 

 [문영이 입바람을 하 분다]

 

 (문영)  어제

 

 악몽을 꿨어

 

 내 악몽엔 늘 엄마가 나와

 

 그 꿈을 꾸고 나면

 

 기분이 진짜 엿같아

 

 근데 오늘은

 

 썩 괜찮아

 

 [문영의 옅은 웃음]

 

 [문영이 콧노래를 부른다]

 

 (정태)  !

 

 왜 없애는데?

 

 이 수업 골 때려서  진짜 좋았는데이씨

 

 나는 없어질 줄 알았다

 

 선생의 사상이 의심스러웠어  수업 태도도 불량하고

 

 (정태)  아이고교육감이세요?

 

 영감이다이놈아씨  [정태의 신음]

 

 (정태)  머리 좀 때리지 마

 

 - (정태아씨  골 때리는 게 좋다며

 

 (아름)  아씨나 숙제 다 했는데

 

 이 수업 없어지면 안 되는데

 

 아씨이번엔 진짜  선생님한테 칭찬받을 자신 있었는데

 

 숙제 검사 못 받아서 죽은  귀신이 붙었냐?

 

 왜 이렇게 아침부터 그냥  훌쩍훌쩍 울고 그래재수 없게

 

 (정태)  아줌만 왜 우리 아름 씨한테  아침부터 욕하고 지랄이신데?

 

 (선해)  너희들...

 

 통했느냐?

 

 (정태)  가요아름 씨

 

 상종하지 말자고요?

 

 저거 조만간 일 치겠는데?

 

 [갈매기 울음]

 

 [통화 연결음]

 

 밥은?

 

 (상태)  계란프라이깍두기소시지 3개  되된장찌개

 

 지금은 뭐 해?

 

 (상태)  그냥 앉아 있어

 

 작가님은?

 

 (상태)  그냥 앉아 있어

 

 (강태)  ?

 

 - 오빠  - (상태

 

 - 오늘은 그냥 놀자  - (상태

 

 [연필을 탁 내려놓는다]

 

 [중얼거린다]

 

 [강태가 똑똑 노크한다]

 

 (지왕)  

 

 어제 저 찾으셨다고...

 

 (지왕)  뭐 물어볼 게 좀 있어서

 

 [지왕의 한숨]

 

 고문영 작가 애인 있나?

 

 [익살스러운 음악]

 

 잘 모르겠습니다

 

 (지왕)  내가 늦둥이 아들놈이 하나 있는데

 

 소개 한번 해 줘 볼까 하고

 

 걱정 마

 

 걔는 외탁해서 나랑 영 딴판이야

 

 어떻게해 줘말아?

 

 그걸 왜 저한테...

 

 같이 살잖아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강태)  ...

 

 다음부턴 따로 오자  쓸데없는 오해 생겨

 

 (문영)  몇 시에 끝나?  같이 가자기다릴게

 

 (상태)  작가님 차 휘발유입니까?  경유입니까이거...

 

 [웃음]

 

 내가 사람 속을 하도 오래 들여다봐서

 

 이제 눈빛만 봐도  대충 스토리가 읽히고 좀 그래

 

 어제 왜 쉬었어?

 

 몸이 좀 안 좋았습니다

 

 고문영 선생이?

 

 

 

 선별 간호사 말로는

 

 강은자 환자가 엄마처럼 굴면서  귀찮게 했다던데

 

 혹시 그거 때문에?

 

 [무거운 음악]

 

 고문영 선생도

 

 강은자 환자를  잠시 엄마로 착각하는 거 같았습니다

 

 (지왕)  고문영 선생의 모친

 

 도희재 작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지왕)  연재 중인 소설의  마지막 권을 탈고한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

 

 그렇게 실종된 지 5년 후에  사망 신고 됐고

 

 늘 한 발이 느리시네

 

 (지왕)  살아 있다아니다

 

 그 당시 한참 시끄러웠지

 

 살아 있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지왕)  아니그랬다면

 

 '서쪽 마녀'의 최후를 궁금해하는  나 같은 독자들을

 

 무려 20년 가까이 애태우진 않았겠지

 

 내 악몽엔 늘 엄마가 나와

 

 (지왕)  충격이 아마 컸을 거야  많이 그리울 거고

 

 그래서 다른 사람을  엄마로 잠깐 착각했을 수도 있지

 

 (강태)  그게 만약

 

 그리움이 아니라

 

 두려움이면요?

 

 [어두운 음악]

 

 (대환)  아내요?

 

 아주 지적이고

 

 우아하고

 

 딸애를 끔찍이 사랑했죠

 

 아주 끔찍이

 

 매일 밤 자장가로

 

 '클레멘타인'을 불러 줬어요

 

 그 여잔

 

 그 노래의 진짜 의미를

 

 알고나 부른 걸까요?

 

 [한숨]

 

 [한숨]

 

 [강태의 한숨]

 

 [웃음]

 

 수간호사님

 

 (행자)  아이고?

 

 동화 수업 중단되니까 서운해?

 

 아니요

 

 환자들은 은근 서운한가 봐

 

 신선하고 재밌었대

 

 재밌어요

 

 고문영 작가 동화  시간 되실 때 한번 읽어 보세요

 

 아니난 그쪽 감성 아니야

 

 난 잔인한 치정물 아니면  호러물이 좋아

 

 [강태의 옅은 웃음]

 

 안정실에 물 좀 갖다드릴게요

 

 그래수고해잘 챙겨 드려

 

 물 좀 드릴까요?

 

 ...

 

 따님요

 

 (강태)  저 한번 만나 보라고 하셨잖아요

 

 다음에 면회 오면 그때...

 

 (은자)  우리 딸

 

 [차분한 음악]

 

 죽었어요

 

 엄마

 

 죽은 애를 총각이 어떻게 만나요?

 

 나도 못 만나는데

 

 ()  쌤  [민석의 놀란 신음]

 

 [환자들의 환호]  (민석)  아유...

 

 ()  강은자 환자 컨버전 했어요

 

 (민석)  ?

 

 안정실이죠?

 

 - 네  - (민석가죠

 

 (은자)  이 숄

 

 엄청 비싼 거예요

 

 수억을 주고도 못 사

 

 내 평생

 

 이런 비싼 걸 받아 봤어야지

 

 먹고 죽으려 해도 없는 형편에

 

 엄마 생일 선물이랍시고

 

 자기 한 달 월급을 털어서

 

 사 왔더라고요

 

 이걸

 

 [슬픈 음악]

 

 (은자)  이게 얼마야?

 

 ...

 

 [은자의 놀란 신음]

 

 아유당장 너 환불해!

 

 어찌나 열불 나고 복장이 터지던지

 

 등짝을 막 후려쳐 버렸어요내가

 

 아유!

 

 나한테나 같은 년한테  이런 명품이 가당키나 해?

 

 엄마 이러는 거

 

 진짜 지겹고 지친다

 

 [문이 탁 열린다]

 

 다른 건 별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막

 

 (은자)  나도 너같이 철없는 자식은 필요 없어!

 

 너 같은 자식은 필요 없다고

 

 그래 버렸네

 

 [자동차 경적]  [타이어 마찰음]

 

 (은자)  그게 마지막일 줄 알았으면

 

 절대...

 

 그런 독한 말은 안 했지내가

 

 절대

 

 [은자가 흐느낀다]

 

 - (강태 모강태야  - (어린 강태?

 

 (강태 모)  너는 죽을 때까지 형 옆에 있어야 돼

 

 엄마가

 

 너 그러라고 낳았어

 

 [강태 모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

 

 [은자가 흐느낀다]

 

 (은자)  [울며]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은자가 가슴을 탁탁 친다]

 

 어유등신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강태가 문을 쾅쾅 두드린다]

 

 [문이 쾅쾅 울린다]

 

 [강태의 한숨]

 

 [강태의 한숨]

 

 (재수)  ?

 

 뭔데 사람 성질도 못 내게  분위기를 잡아 대

 

 너도 누워

 

 

 

 재수야

 

 (재수)  ?

 

 우리 엄마도

 

 저 위에서

 

 나한테 미안해하고 있을까?

 

 가슴 치면서

 

 후회하고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냐?

 

 [차분한 음악]

 

 

 

 [울먹인다]

 

 아니

 

 (재수)  어머니!

 

 우리 강태한테 왜 그랬어요!

 

 상태 형만 아들입니까?

 

 아픈 자식만 자식이에요?

 

 왜 애를 차별해서  애가 덜 크게 만들어요!

 

 미친놈

 

 [강태의 한숨]

 

 거기서 딱 60년만 기다려요

 

 (재수)  제가 어머니 만나면!

 

 아주 그냥 콱 씨...

 

 (순덕)  아주 그냥 뭐?

 

 아이고

 

 세상 어미 다 죄인이지

 

 아무리 그래도 너희 엄마는 좀 봐드려

 

 그 시절에 남편 없이  여자 혼자 애 키우는 거?

 

 하이고

 

 딸 하나 둔 나도  골백번은 도망치고 싶었는데

 

 너희 엄마는  사내애를 둘씩이나 건사했어

 

 거기다가 상태 걔는 또 좀 유별나?

 

 [순덕이 캔 맥주를 쉭 딴다]

 

 네가 여태 형 보호자로 살아 봐서  잘 알 거 아니야?

 

 그게 얼마나 힘들고 막막한지

 

 !

 

 우리끼리만 한잔하십시다!

 

 [순덕의 시원한 숨소리]

 

 [훌쩍인다]

 

 [문이 달칵 열린다]

 

 (순덕)  아이고화상  [문이 달칵 닫힌다]

 

 이제 정신이 좀 들어?

 

 강태 왔다가 방금 갔어

 

 왜 왔대혼자 왔어뭐래?

 

 [혀를 찬다]

 

 이러고 좋아서 애가 타는데

 

 (순덕)  어제는 왜 애먼 놈 등판에  업혀 오셨대?

 

 업혀?

 

 (주리)  내가?

 

 그래모르는 게 약이다

 

 차라리 기억하지 마그게 나아

 

 [주리의 시원한 신음]

 

 [문이 달칵 열린다]  [순덕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익살스러운 음악]

 

 (상인)  아동 문학 출판사 상상이상의 대표

 

 [상인의 신음]

 

 ...

 

 [상인의 거친 숨소리]  (주리)  이 대표님?

 

 (상인)  

 

 당신이 책임져!  [상인의 아파하는 탄성]

 

 [주리의 힘주는 탄성]

 

 !

 

 [괴로워하는 신음]

 

 (주리)  미쳤다진짜

 

 [괴로워하는 비명]

 

 [강태가 코를 훌쩍인다]

 

 [휴대전화 알림음이 연신 울린다]  (문영)

 

 [잔잔한 음악]  (문영)

 

 (문영)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웃음]

 

 [풀벌레 울음]

 

 [힘주는 숨소리]

 

 왜 이제 와!

 

 왜 여기서 자?

 

 (문영)  네가 기다리라며이씨

 

 [냄새를 킁킁 맡는다]

 

 술 마셨어?

 

 누구랑?

 

 설마 호박씨?

 

 호박씨 말고

 

 양계장집 아들 조재수 씨랑

 

 (강태)  환갑 넘은 우렁 각시님

 

 인터넷 정모 했니?

 

 [웃음]

 

 정모

 

 [강태의 웃음]  [문영의 헛웃음]

 

 얘 취했네

 

 (강태)  

 

 아깐 좀 취했는데

 

 택시 기사님이  밤엔 여기까지 절대 안 간다고

 

 여기 무섭고 재수 없어서

 

 원래 안 가는 데라고  중간에 내리라잖아

 

 그래서 한참 걸었더니 술이 좀 깼네

 

 그럼 나랑 더 마시자

 

 (강태)  됐어지금 딱 좋아

 

 (문영)  난 마시고 싶은데

 

 (강태)  안 돼

 

 넌 적당히가 없잖아

 

 나도 취하고 너도 취하면

 

 큰일 나

 

 (문영)  ?

 

 내가 덮칠까 봐 겁나?

 

 - (강태!  - !  [따뜻한 음악]

 

 적당히 까불어

 

 너 나 때렸냐?

 

 넌 칼로 그었지

 

 

 

 취하니까 잘 받아친다?

 

 [강태의 웃음]

 

 (문영)  ...

 

 안전핀 확 빼 버리고 싶다

 

 눈 감아 봐

 

 눈은 왜?

 

 감아 봐얼른

 

 어디서 본 건 있어 가지고

 

 [문영의 헛기침]

 

 

 

 (강태)  눈 떠

 

 뭐야이 거지 깽깽이 같은 건?

 

 (강태)  악몽 인형

 

 잘 때 손에 쥐고 자면

 

 얘가 이 망태 바구니에 악몽을 담아서

 

 밤새 먹어 치워 준대

 

 그럼 편하게 잘 수 있어

 

 유치하게

 

 오늘 집에서 가져온 거야

 

 원래 우리 형 거거든

 

 뭐야중고야?

 

 한 땀 한 땀 내가 만들었어

 

 [헛기침]

 

 핸드메이드라면 뭐

 

 얘 이름은 망태

 

 (문영)  설마...

 

 강태상태

 

 그래서 망태는 아니지?

 

 [옅은 웃음]

 

 우리

 

 삼 형제거든

 

 소름

 

 [웃음]

 

 사실은

 

 우리 형도 너처럼 악몽을 꿔

 

 [잔잔한 음악]

 

 엄마 돌아가신 날

 

 그때부터 계속

 

 [상태의 신음]

 

 [신음]

 

 (강태)  형이 괴로워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

 

 고작

 

 이딴 인형 하나 만들어 보는 거밖에

 

 

 

 자세히 보니까 귀엽네

 

 - 탐나?  - (문영탐나

 

 (강태)  그래

 

 잘 자

 

 [강태의 힘주는 숨소리]

 

 망태

 

 [강태의 힘주는 숨소리]

 

 (강태)  

 

 ?

 

 진짜 자?

 

 아휴...

 

 (상태)  술 냄술 냄새  소속상해속상...

 

 술 냄새아유술 냄새!

 

 [강태의 힘주는 신음]

 

 [웃음]  [상태의 괴로운 신음]

 

 (강태)  

 

 우리 언제 짬뽕 먹으러 가자

 

 엄마랑 셋이 갔던 데

 

 - (상태시장통 입구?  - 

 

 [강태의 힘주는 신음]

 

 형이 거기 짬뽕 좋아했잖아

 

 (상태)  아닌데네가네가

 

 네가 좋아했는데네가

 

 아니야

 

 - 형이 맨날...  - (상태땡초 넣고홍합 넣고

 

 국물이 끝내줘요

 

 '맨날 맨날 먹고 싶어엄마'

 

 (상태)  이렇게 졸라 갖고 엄마가 맨날

 

 장날 때마다  그짬뽕 사 준 건데  [잔잔한 음악]

 

 매운데 맛있어맛있어

 

 (어린 강태)  짬뽕은 매운데 맛있다?

 

 맛있어서 또 먹게 돼

 

 (강태 모)  짬뽕이다

 

 감사합니다

 

 - (강태 모얼른 먹어  - (어린 강태?

 

 아니엄마는?

 

 엄만 배 안 고픈데?

 

 얼른 먹어  [어린 상태가 캑캑거린다]

 

 - 매워매워  - (강태 모매워?

 

 얼른 물물 마셔물  [어린 상태의 다급한 신음]

 

 [어린 상태의 거친 숨소리]

 

 (강태 모)  비가 진짜 많이 온다

 

 감기 걸려괜찮아?

 

 강태뭐 해?

 

 강태야빨리 와비 오잖아

 

 강태야빨리 와

 

 (강태 모)  얼른!

 

 [어린 상태의 탄성]  뭐야다 젖었잖아

 

 얼른 집에 가자가서 옷 갈아입자

 

 (어린 상태)  [웃으며]  조심해

 

 (강태 모)  우리 강태 내일도 짬뽕 먹을까?

 

 (어린 상태)  짬뽕?

 

 (상태)  진짜 5킬로엄청 노력...  콜라 안 돼요밥 안 돼요

 

 5킬로, 5킬로 뺐잖아엄청 대단해요  [차분한 음악]

 

 배고파엄마?

 

 엄마 말씀 잘 들어야지

 

 엄마 말씀 잘잘 들어야지

 

 엄마 말씀 잘 들어야 좋은 사람이지  그렇지

 

 엄마는 머리 꼭대기에 있으니까  엄마는

 

 엄만 머리 꼭대기엄마는 머리 꼭대기

 

 단무지 안 돼콜라 안 돼

 

 이쁜 내 새끼

 

 (강태 모)  엄마가 많이 미안해

 

 (강태)  [울먹이며]  

 

 (상태)  ?

 

 [강태가 흐느낀다]

 

 엄마 보고 싶다

 

 (상태)  

 

 나도 짬뽕 먹고 싶다

 

 오늘 짬뽕 먹...

 

 [강태가 흐느낀다]

 

 [인형이 툭 떨어진다]

 

 (아름)  강은자 아줌마 쓰러진 게  다 쌤 탓이라고

 

 막 다들 욕하고 그러는데요

 

 저는 진짜 욕 안 했어요

 

 사실 그 아줌마도 정상은 아니잖아요

 

 죽은 딸이 사 준 숄을  맨날 걸치고 다니면서

 

 부잣집 사모님 코스프레나 하고

 

 - (문영이 망할 영감탱이  저는...

 

 (문영)  비켜

 

 (아름)  !

 

 [울먹이며]  나 또 쳤어

 

 [문영이 씩씩거린다]

 

 대박

 

 비상비상

 

 [거친 숨소리]

 

 (차용)  완전 큰일 났어요

 

 어떡하냐진짜

 

 - (왜요?  - (주리무슨 일인데?

 

 (행자)  조용조용조용

 

 정숙!

 

 지금 환자들 동요하라고 광고하니?

 

 어디서 함부로 비상 소리가 나와!

 

 (차용)  고문영 선생요

 

 자기 수업 없앤 거 모르고 왔나 봐요

 

 지금 원장님 잡아 족친다고  눈이 막 이래

 

 (행자)  연락 안 했어?

 

 안 했니?

 

 ()  왜 안 했어요?

 

 - ?  - (친하잖아요

 

 (주리)  안 친하다고...  [행자가 데스크를 탁탁 친다]

 

 (행자)  [데스크를 탁탁 치며]  잠깐만잠깐

 

 잠깐만잠깐잠깐만

 

 그러니까

 

 고문영 선생한테  오늘 동화 수업 하러 올 필요 없다고

 

 아무도 미리 말 안 해 준 거네?

 

 정신 안 차려?

 

 (차용)  벽 보고 안 거지

 

 진짜 개빡치겠다

 

 (강태)  제가 가 볼게요

 

 (지왕)  제가 소싯적에 마라톤을 했는데

 

 무릎에 염증이 생겼어요

 

 그럼 좀 쉬어 줘야 되는데  기어이 또 뛰러 나갔네

 

 [지왕의 웃음]

 

 아휴

 

 그러다 연골 다 망가지고철심 박고

 

 이젠 오래 걷는 것도 힘들어요

 

 잘 걷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달리려고 하지 마요나처럼

 

 [지왕의 힘주는 신음]

 

 아휴아프면 쉬고 슬프면 울고

 

 그렇게 좀 주저앉아 있어도 돼요

 

 그러다 보면

 

 다시 달릴 수 있는 날이 꼭 옵니다

 

 아마 따님도 응원할 거예요

 

 (문영)  이 망할 영감탱이

 

 나한테 말도 없이 수업을 없애?  [지왕의 당황한 신음]

 

 아이씨

 

 아씨저 영감이 약을 먹었나  왜 이렇게 빨라

 

 [어두운 음악]

 

 (강태)  고문영 선생님!

 

 잠깐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저랑 같이 병실로...

 

 (은자)  미안해요

 

 내가 귀찮게 해서 곤란했죠?  [어두운 음악]

 

 곤란 정도가 아니라

 

 잘렸어요

 

 

 

 어떻게 보상할래요?

 

 [은자의 당황한 신음]

 

 (문영)  ...

 

 비싼 거네?

 

 [놀란 신음]

 

 탐난다

 

 (은자)  그거는...

 

 (문영)  이거 나 줘요아줌마

 

 [긴장되는 음악]

 

 미안하다면서

 

 그럼 보상을 해야죠

 

 그게 진정한 사과 아닌가?

 

 [한숨]

 

 이리

 

 (은자)  가져요

 

 난 충분히 오래 멨어

 

 생큐

 

 [몽환적인 음악]

 

 보호사님

 

 (강태)  

 

 이제 좀 어깨가 가볍네요

 

 (강태)  안 더워?

 

 목에 땀띠 날 거 같은데

 

 (문영)  패션은 고생이고 고집이야

 

 [강태가 살짝 웃는다]

 

 (강태)  형이 요즘 빠져 있는 네 동화가 있어

 

 (문영)  알아

 

 '봄날의 개'

 

 [개가 왈왈 짖는 효과음]  [따뜻한 음악]

 

 (상태)  '옛날 옛날에'

 

 '자기 마음을 꽁꽁 잘 숨기는  어린 개가 한 마리 있있었습니다'

 

 '정자나무 밑에 묶여 살던 개는  꼬리도 잘 흔들고'  [개가 왈왈 짖는 효과음]

 

 '재롱도 잘 부려서 마을 사람들에게  봄날의 개라고 불렸지요'

 

 '그런데 낮에는  아이들과 한창 잘 놀던 개가'

 

 '밤만 되면 낑낑 하고'  [개가 깨갱거리는 효과음]

 

 '몰래 우는우는 게 아니겠어요?'

 

 '사실 봄날의 개는'

 

 '묶인묶인 목줄을 끊고'

 

 '봄의 들판을  마음껏 뛰어놀고 싶었답니다'  [개가 왈왈 짖는 효과음]

 

 '하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밤마다 슬프게 울어 댔죠'  [개가 깨갱거리는 효과음]

 

 ''

 

 '어느 날 봄날의 개에게  마음이 속삭이듯 물었어요'

 

 '너는 왜 목줄을 끊고  도망가지 않니?'

 

 '그러자 봄날의 개가 말했습니다'

 

 (강태)  '나는 너무 오래 묶여 있어서'  [잔잔한 음악]

 

 '목줄 끊는 법을 잊어버렸어'

 

 잘했어고문영

 

 뭐가?

 

 네가 끊을 수 있게 도와줬잖아

 

 [부드러운 음악]

 

 (대환)  너도

 

 [어두운 음악]

 

 너희 엄마처럼 될 거야

 

 절대

 

 못 벗어나

 

 아니

 

 난 달라

 

 [문영이 서랍을 쓱 연다]

 

 [가위질 소리가 난다]

 

 [밤새 울음]

 

 ...

 

 머리가...

 

 나 목줄 잘랐어

 

 [함께 웃는다]

 

 ['클레멘타인콧노래가 들려온다]

 

 [차분한 음악]

 

 [어두운 음악]

 

 ['클레멘타인콧노래가 들려온다]

 

 다 됐어

 

 [잔잔한 음악]

 

 [숨을 깊게 내뱉는다]

 

 나 어때?

 

 [차분한 음악]

 

 이쁘다

 

 (문영)  내가 너무 예뻐

 

 나도 너희 형이랑 똑같아

 

 긴 머리가 이쁜데

 

 왜 잘랐지왜 그랬지?

 

 (지왕)  씹어

 

 왜 거짓말을 했을까?

 

 뭔가 구린내가 나병원 곳곳에서

 

 (대환)  그 여자가

 

 죽었는데

 

 여기에 있어

 

 (문영)  안전핀과 폭탄

 

 넌 잘 참고난 잘 터트리고

 

 (남자)  사진 한 장만 좀 찍어 주시겠어요?

 

 (문영)  내가 한 번씩 웃어 줄 때마다  책이 한 권씩 더 팔린대

 

 (강태)  작가가 글만 잘 쓰면 됐지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질투해?

 

 질투는 무슨

 

 (상태)  양보?

 

 필요한 사람한테 다 줘 버리면

 

 나한텐 뭐가 남지?

 


.사이코지만 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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